카라이프 - 시승기

서얼(庶孼)의 난(亂), KIA K7 2016-03-10
세대교체를 거친 기아 K7이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왔다. 동일한 섀시에 똑같은 파워트레인을 얹고도 현대, 그리고 그랜저라는 금자탑의 그늘 아래 살아야 했던 K7은 3.3L 가솔린 엔진과 2.2L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그랜저와 차별화를 선언했다. Z형상 타투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강인한 인상의 K7은 연초 들어 침체된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월 1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래 2월 1일까지 계약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으니 하루 평균 500대 이상 계약된 셈이다. 지난 2월 2일 진행된 기아 K7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춘천 라데나 CC까지 약 80km 구간을 주행하며 기대주의 면면을 살펴봤다.  K7의 겉모습만으로도 기아자동차가 내건 ‘소프트 카리스마’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정의를 예단할 수 있다. 피라냐의 이빨같이 날카롭고 촘촘한 직선으로 그려낸 음각 그릴(인탈리오 라이디에터 그릴)을 시작으로 직선이 모여 형상화된 곡면이 차체 전반을 뒤덮고 있다. 시원시원한 루프 라인과 당당한 프로포션에 Z형상 시그니처 그래픽을 담은 주간 전조등 및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아이스큐브 형태의 안개등, 직사각형 머플러까지 달아 강인하면서도 품위 있는 겉모습을 완성했다. 실내 분위기는 점잖고 공간은 풍요롭다. 부드러운 가죽과 온화한 우드그레인, 포근한 스웨이드로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열 공간을 넉넉히 확보한 상태에서도 2열 무릎공간이 한참 남아돈다. 클린뷰존, 디스플레이존, 컨트롤존의 3개 파트로 나누어 구성한 수평적인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넓은 공간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단차가 적고 소재감과 조작감이 우수한 실내는 프리미엄 브랜드 차에 필적할 만하다. 특히 볼스터 부위를 그물망 모양 퀼팅패턴을 적용한 나파 가죽시트는 착좌감 및 소재감이 우수해 만족감을 배가시킨다. 키를 지니고 다가서면 열리는 트렁크는 개폐가 편할 뿐 아니라 골프가방 4개는 족히 들어갈 만큼 넓고 깊다. 카리스마가 실종된 주행감다만 주행감 측면에선 ‘소프트 카리스마’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소프트’에 방점이 찍힌 듯한 주행감각. 시승차는 3.3 GDi 모델로 6,400rpm에서 최고출력 290마력, 5,200rpm에서 최대토크 35.0kg•m를 발휘하는 3.3L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신형 8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모델이다. 19인치 휠 기준 무게는 1,670kg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50kg 가량 무거워졌고 동력성능 면에선 최고출력 4마력, 최대토크 0.3kg•m이 줄었지만 발진가속은 여전히 가뿐하다. 기아차가 자체 개발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매끄러운 6기통 엔진에 물려 미끄러지듯 출발해 흘러가듯 달리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만들어낸다. 기존 6단 변속기 대비 저단과 고단에 각각 하나씩 기어를 추가해 부족함 없는 저속 발진과 부드러운 고속 크루징을 가능케 했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7초대.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제법 사나운 소리를 내며 튀어나가지만, 오른발에서 힘을 풀면 변속을 알아채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정숙하고 매끄러운 가속을 이어간다. 느긋한 변속으로 단수를 차곡차곡 쌓아 8단에 얹어두면 엔진은 긴장을 풀고 연비를 올리는 데 주력한다. 3.3L 가솔린 모델의 19인치 휠 기준 연비는 9.7km/L(도심 8.4, 고속 11.8). 시승구간이 고속도로 위주였던 만큼 시승차 대부분이 10.0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19인치 휠을 달고도 노면의 잔충격은 대부분 걸러낸다. 잘 닦인 도로 위를 달리노라면 왁스를 잔뜩 먹인 널빤지에 올라타서 고운 모래 위를 미끄러지는 것 같다. 차체강성이 좋아지고 서스펜션 세팅이 개선되어 고속안정성도 좋아졌다. 단단하게 조여진 하체 덕분에 고속주행시 급작스런 거동에도 쉽사리 허둥대지 않는다. 제동성능 향상을 위해 브레이크 디스크를 앞뒤 각각 1인치씩 늘려 제동력도 좋아졌다. 브레이크 페달 조작에 따른 제동력 상승치는 리니어한 편. 다만 코너링의 예리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핸들링 특성은 언더스티어. 고속 코너링에선 특히나 뭉툭하고 둔중한 느낌이다. 하지만 차체 크기나 기존 현대•기아차의 조향감각을 감안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록투록 2.8회전의 스티어링 휠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C-MDPS가 적용됐다. 마냥 안락한 주행감이 싱겁다고 느낄 때쯤 귀로 전해지는 깊은 풍미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크렐(KRELL) 프리미엄 사운드가 전해주는 ‘듣는 맛’ 덕분이다. 다양한 정보를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쓰임새가 좋다. 후측방충돌회피지원 시스템과 차선이탈경보 시스템이 주행 내내 운전자의 안전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지정 속도로 달리는 것은 물론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과속단속 구간에서 스스로 제한속도 이하로 감속해 주행하는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도 인상적이다. 뚜렷한 장단점, 가치판단은 소비자의 몫K7은 가치판단 기준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차다. 에지 있게 다듬어진 익스테리어와 고급스럽게 치장한 실내에 대한 좋은 평가와, 다소 빈약하게 느껴지는 운전하는 즐거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샤프하고 예리한 인상과 달리 마냥 부드럽고 뭉툭한 주행감을 지닌 내유외강형 세단, 기아 K7은 누군가에겐 그저 재미없고 심심한 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안락한 주행감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K7이 지닌 가치는 차고 넘친다. K7은 2.4L와 3.3L 가솔린, 2.2L 디젤 엔진을 얹는다. 가솔린 모델로 기존 준대형차 소비자를 노리는 동시에 디젤 모델을 통해 3,000만~4,000만원대 수입 디젤차 구매층까지 겨냥하고 있다. 기아차의 계약자 분석에 따른 트림별 판매비중은 2.4 가솔린 40%, 3.3 가솔린 35%, 2.2 디젤이 20%로 나타났다. 기존 모델에서 2.4 가솔린 모델 판매비중이 67%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신형 K7은 파워트레인별로 고른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전계약의 결과다. 소비자의 선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2.2 디젤과 3.3 가솔린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그랜저의 아성에 도전하는 K7의 반란, 그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이제 열쇠는 소비자의 손에 쥐어졌다.   KIA K7 3.3 GDi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 길이×너비×높이 4970×1870×1470mm 휠베이스 2855mm 트레드 앞/뒤 1602/1610mm 무게 167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45/40 R19 엔진형식 V6 가솔린밸브구성 DOHC 24밸브 배기량 3342cc 최고출력 290마력/6400rpm 최대토크 35.0kg•m/520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8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 최고시속 - 연비 9.7km/L(도심 8.4, 고속 11.8)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CO₂ 배출량 176g/km 값 3,426만/3,941만원(풀옵션)글 김성래 기자사진 기아자동차
JEEP RENEGADE, 눈 덮인 자연에서의 오픈에어.. 2016-03-08
레니게이드는 2015년 지프를 웃게 만든 주인공이다. 콤팩트한 차체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 그리고 지프의 4륜구동 시스템으로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외모는 얼핏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자동차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남성미가 넘치는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마치 ‘터프가이’를 꿈꾸는 꼬마 같다고나 할까? 두 개의 박스로 구성된 차체와 볼록 솟은 두툼한 펜더는 이 차의 인상을 한층 강하게 만든다. 7슬롯 라디에이터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는 지프의 ‘마초’ 랭글러가 떠오른다. 테일램프 중앙에 포인트를 준 X자 모양은 반항적인 느낌마저 든다. 단단한 이미지를 완성하는 차체 옆면 아래쪽의 검정색 패널들은 험로에서의 상처를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 실내공간 크기는 차체 사이즈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A필러가 운전자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공간감이 느껴지며 탁 트인 시야가 좋다. 사이드미러 사이즈도 커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다만 가끔씩 왼쪽 A필러가 시야를 가릴 때가 있으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개성 넘치는 실내. 어반 라이프와 아웃도어 라이프를 모두 고려했다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느낌의 3스포크 타입이다. 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탓인지 림의 굴곡이 많은 편은 아니다. 센터페시아 위에 붙은 로봇 눈 모양의 송풍구는 개성이 넘친다. 트렁크공간은 넉넉하며 바닥을 열어보면 탈착한 루프를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2.0L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구성. 시동을 걸면 거친 디젤음이 실내로 들려온다. 엔진 소음은 오디오 볼륨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스티어링 휠을 타고 넘어오는 진동은 어쩔 수가 없다. 터프가이의 피가 흐르는 레니게이드를 타려면 섬세함보단 곰처럼 무딘 성격이 제격이다. 서스펜션은 평소에는 단단하지만 과격한 코너링이나 급제동에서는 상당히 물러진다. 하지만 그저 그런 소형 크로스오버가 아닌, 꽤 진지한 오프로더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또한 차체가 높고 공기저항이 큰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고속안정성은 뛰어난 편이다.소형 SUV이지만 지프 혈통답게 지형설정 시스템을 갖춘다 대자연 속에서 레니게이드와 놀자사실 멀끔한 포장도로에서는 레니게이드의 진가를 알 수 없다. 레니게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바로 자연이다. 몇 년째 아웃도어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캠핑족들이 늘어가고 있다. 도심 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진정한 캠핑은 자연과 함께 할 때가 제맛이다. 오픈에어링으로 자연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캠핑을 떠날 수 있는 차가 바로 레니게이드다. 컨버터블 모델의 대부분은 지상고가 낮고 트렁크공간이 좁은 스포츠카다. 비포장을 마음껏 달리지도, 트렁크에 캠핑 장비를 싣기도 어렵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트렁크에 루프 수납공간이 따로 있어 지붕을 수납하고도 여유 있는 트렁크공간을 자랑한다. 또한 전용열쇠로 간단하게 탈착되는 루프는 여자 앞에서 형광등을 교체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들에겐 재미있는 요소다. 앞뒤 두 조각으로 나뉜 루프를 뜯어내면, 제대로 된 컨버터블 못지않은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루프를 열려면 전용 열쇠가 필요하다 오픈을 하고 속도를 높이더라도 바람이 실내로 들이치는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윈드 리플렉터가 바람을 잘 튕겨 내기 때문. 종종 컨버터블이나 로드스터를 타는 이들 중에는 실내로 바람이 들이닥쳐 톱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살랑일 정도의 기분 좋은 오픈에어링을 선사한다. 게다가 레니게이드는 엄연히 지프 혈통이다. 최근 들어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하는 스포츠카나 세단들이 많아졌지만 레니게이드에 달린 사륜구동 시스템은 험로탈출을 위한 진정한 오프로드형이다. 온로드에서도 안정감을 높여주지만 오프로드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다. 오늘 모인 3대의 차 중 아스팔트 위가 아닌 거친 험로에서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차는 레니게이드뿐이다.떼어낸 루프 패널은 전용 소프트 백에 넣어 짐공간 바닥에 보관하면 된다 도심 한복판에서는 매연과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오픈 에어링을 마음껏 즐기기가 힘들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남들보다 조금 더 깊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유유자적 즐길 수 있다. 스티어링 휠 히팅과 시트 히팅 버튼을 누르고 히터의 풍량과 오디오의 볼륨을 높인 후 겨울공기를 맘껏 들이키자. 단언컨대, 머리 위를 스치는 겨울바람을 느끼며 자연으로 떠날 때만큼 ‘짜릿한 힐링’도 흔치않다.   JEEP RENEGADE 2.0 A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길이×너비×높이 4255×1805×1695mm휠베이스 2570mm트레드 앞/뒤 1551/1553mm무게 163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55 R18, 브리지스톤 투란자 T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56cc최고출력 170마력/3750rpm최대토크 35.7kg•m/1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9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최고시속 -연비 12.3km/L(도심 11.1, 고속 14.1)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 162g/km값 3,790만~4,190만원글 안진욱 기자사진 민성필
현대차의 아이콘을 노린다, HYUNDAI IONIC 2016-03-07
과거 토요타 하면 캠리나 코롤라를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리우스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는 친환경차에 걸맞은 좋은 연비와 예쁘진 않지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토요타 브랜드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끌어올렸다. 다이내믹 드라이빙을 지향하는 BMW도 i브랜드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친환경이라는 테마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그동안 현대차에서 나온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여럿 있지만 기존 모델의 가지치기였을 뿐이었다. 이에 지구를 진심으로 생각하며 만든 자동차 아이오닉이 등장했다. 먼저 나온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까지 나올 본격적인 친환경 전용 모델이다. 한파가 절정이던 1월 20일 아이오닉의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다. 주차장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수많은 아이오닉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현대 배지가 없더라도 현대차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헥사고날 그릴을 시작으로 보닛을 지나 루프를 넘어 트렁크 리드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유려한 곡선이 눈길을 끈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4에 불과하다. 또한 트렁크에 자리잡은 리어 스포일러는 역동적인 뒤태를 완성함과 동시에 후방 난류나 와류가 발생하는 해치백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능적인 역할까지 한다. 운전석에 앉아 앞을 바라보니 시야가 넓다. 거슬릴 것 같았던 리어 듀얼 글라스도 룸미러로 보면 크게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는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친환경차의 그것답지 않게 스포티한 모양으로, 직경이 작아 손에 감기는 맛이 좋고 그립감도 훌륭하다. 대칭형 센터페시아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다. 대시보드와 매트 등 실내 곳곳에 천연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차 생색을 냈다. 실내공간은 대체로 부족하지는 않으나 뒷좌석 헤드룸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 여유롭지 못하다. 완성도 높지만 출력 한계는 아쉬워시승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을 출발해 파주 헤이리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준비되었다. 좋은 연료효율과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는 현대차의 주장을 감안해 갈 때는 일반적인 주행을, 돌아올 때는 스포티한 주행을 하기로 했다. 아이오닉은 105마력 1.6L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32kW 모터를 결합하고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성능과 연비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갖게 한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어 소리 없이 달리는 신문명을 접하는 재미가 있었다. 좋은 연비를 위해 일부러 애를 쓰지 않으며 교통의 흐름을 따라 답답하지 않게 주행했고 때로는 추월을 하며 일반적인 주행을 했다. 여유로운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서기 전 꽤나 혼잡한 도심 구간도 있었으니 주행조건이 일상과 다름없었다. 반환점에 도착했을 때 트립미터로 확인한 연비는 20.7km/L로 제원상 복합연비20.2km/L(도심 20.4, 고속 19.9)를 살짝 넘어섰다. 시승차가 17인치 휠을 장착했기에 15인치 휠을 달면 좀 더 나은 연비를 낼 듯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연비는 비슷한 배기량의 디젤차로도 고속 크루징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의 진가는 막히는 도심구간에서 빛을 발했다. 가감속을 반복하는 정체 상황에서 디젤은 시동을 켜고 끄는 것을 반복하지만(그마저도 오토스톱 기능이 있는 경우)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의 특기를 살려 엔진을 깨우지 않고 모터의 힘만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도심에서는 확실히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이 돋보였다. 잠시 파주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는 길, 액셀 페달에 힘을 실었다. 전기모터 덕분에 초반 가속은 즉각적이다. 그러나 고속주행에서는 전기모터가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순수하게 105마력 내연기관의 힘만 사용하는 것 같았다. 폭발적인 성능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추월 상황에서 앞서 달리는 차를 추월하기가 쉽지 않았다. 평범한 준중형 하이브리드카라면 수긍할 만한 성능이지만 현대차가 주장하는 스포츠 주행과는 거리가 있다.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도 변속 과정은 부드러우나 여타 듀얼 클러치처럼 변속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다. 한편, 뒤 서스펜션에 토션 빔을 사용하는 비슷한 덩치의 아반떼와 달리 아이오닉은 멀티 링크를 장착해 노면이 좋지 못한 곳에서나 코너링에서 보다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저속에서 딱딱하고 고속에서 물렁해져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서스펜션 세팅이 아닌, 저속과 고속 모두 단단하게 차체를 지탱해주는 세팅 또한 칭찬해줄 만했다. 인터넷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MDPS(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도 개선되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다만 고속에서 조금 가벼워지는 부분은 손을 보았으면 좋겠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다.” 2014년 월드컵에서 이영표 해설위원이 한 말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 말은 유효하다.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처음 만든 친환경 전용 모델임에도 더 이상 국내 소비자를 베타테스터로 삼지 않아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추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버전까지 나올 예정인 만큼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현대차 하면 쏘나타나 아반떼가 아니라 아이오닉을 먼저 떠올릴 수 있을 만큼 현대자동차의 아이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HYUNDAI IONIC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해치백, 5명 길이×너비×높이 4470×1820×1450mm 휠베이스 2700mm 트레드 앞/뒤 1549/1563mm 무게 141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 225/45 R17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전기모터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580cc 엔진 최고출력 105마력/5700rpm 엔진 최대토크 15.0kg•m/4000rpm 모터 최고출력 32kW(43.5마력)/1798~2500rpm모터 최고출력 17.3kg•m/0~1798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6단 DCT 연비 20.2km/L(도심 20.4, 고속 19.9)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CO₂ 배출량 78g/km 값 2,295만~2,755만원(세제혜택 후 기준)글 안진욱 기자사진 현대자동차
RENAULT SAMSUNG SM6, 이성과 감성을 뒤.. 2016-03-11
솔직히 조금 불안했다. 다들 못 달려서 죽은 귀신이 쓰인 사람 같았다. 30여 대의 차가 함께 달리기에는 페이스가 너무 빨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거칠었다. 어찌나 스티어링 휠을 휙휙 잡아 돌리던지, 사방에서 타이어 비명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려 퍼졌다. 굽이진 산길이라 마음은 더 불편했다. 미끄러지기 딱 좋은 ‘리버스 뱅크’ 코너도 적지 않았다. 한두 대 사고가 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였다. 여긴 르노삼성 SM6 미디어 시승회. 기자들이 테스트 드라이버로 ‘빙의’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SM6 리어 서스펜션 구조에 대한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승회의 공기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트집을 잡으려는 기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들은 시간이 갈수록 차분해졌다. 한껏 달아올라 있는 논란에 불을 당길 만한 꺼리를 찾을 수가 없었던 까닭이다. SM6는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서스펜션에 대한 논란은 그렇게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SM6에 대한 찬사가 대신했다. SM6의 몸놀림은 아주 차분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든든하게 버텼다. 시승회가 사고 없이 끝난 것도 바로 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자를 놀라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르노삼성의 태도였다. 시승 코스에 이렇게 거친 와인딩 로드를 넣다니. 마치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승회를 직선 위주로만 짜는 현대•기아차의 자세와는 딴판이었다. 만약 현대•기아차가 르노삼성과 같은 상황에서 시승회를 열었다면 한반도 끝까지 똑바로만 달렸을지도 모르겠다. 르노삼성의 손길이 닿은 글로벌 프로젝트SM6는 르노의 기함 탈리스만(Talisman)의 르노삼성 버전이다. 하지만 르노 차에 엠블럼만 바꿔 단 케이스는 아니다. 르노삼성의 손길도 적잖이 닿았다. 르노삼성은 탈리스만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디자인 파트가 좋은 예다. 르노의 핵심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탈리스만 디자인팀에 르노삼성 성주완 팀장이 함께했다.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C필러 쿼터 글라스 덕분에 차체가 늘씬해 보인다 사실 르노삼성은 몇 년 전부터 르노의 기함을 책임지고 있다. 르노삼성이 르노 라구나로 만든 3세대 SM5는 지난 2010년부터 래티튜드(Latitude)로 르노의 기함 역할을 해왔다. 일부 국가에서는 샤프란(Safrane)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했다. 중국에서 탈리스만의 엠블럼을 달고 있는 SM7 역시 현재 둥펑-르노(Dongfeng-Renault) 라인업의 꼭짓점에 올라 있다. 참고로 르노 기함의 역사는 고급 해치백이나 크로스오버 일색이었다. 1983년의 르노 25, 1992년의 샤프란, 2001년의 벨사티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르노삼성과 손을 잡은 이후부터 세단을 내세우고 있다. 르노 스스로 종지부를 찍은 건 이번 탈리스만이 처음이다. 하지만 고급 크로스오버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눈부시게 화려했던 이니셜 파리 컨셉트카와 그 양산형인 에스파스가 이를 대변한다.낮게 깔린 보닛과 헤드램프. ‘ㄷ’자 모양의 주간주행등 때문에 흉흉한 분위기다 피부 안쪽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첨단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다. 가령 SM6는 그들의 최신 모듈형 플랫폼인 CMF-CD를 베이스로 한다. 1,300MPa급 초고장력 강판을 18%나 사용해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르노와 닛산의 핵심 모델들이 사용하는 만큼 소음과 진동에 대한 대책도 확실하다. 흡음재 사용량도 기존보다 대폭 늘었다. 앞뒤 서브프레임, 승객실, 엔진룸, 전장 등을 모듈화시켜 개발 및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 또한 눈여겨볼 부분이다. SM6가 화려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설계 때문이다. 신형 탈리스만/SM6는 르노의 두웨이 공장, 르노삼성 부산 공장 등 두 곳에서 생산된다. 눈부신 안팎 완성도SM6는 르노삼성의 변화를 알리는 모델이다. 일단 외모부터가 그렇다. 기존 모델들처럼 느슨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그간의 어떤 국산 중형 세단보다도 존재감이 강하다. ‘삼엽충’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어떤 모델처럼 괴상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독일차처럼 간결하되 힘이 넘치는 스타일링이라고 하면 너무 추상적일까? 하지만 탄탄한 프로포션 만큼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오버행이 길어 다소 둔해 보이던 기존 프랑스 태생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현대 쏘나타에 비해 길이는 5mm 짧지만, 휠베이스와 너비는 각각 5mm씩 넓고 높이는 15mm 낮다. SM5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실제로도 넓고 낮지만, 보닛과 헤드램프 위치가 낮아 한층 더 스포티한 느낌이다. 점점 올라가던 코끝과 엉덩이를 다시 끌어내리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BMW 3/4시리즈, 재규어 XE/XF 등이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뒤쪽까지 쭉 뻗은 C필러 쿼터글라스 덕분에 차체도 늘씬하게 보인다.옵션으로 동급 최대 크기인 19인치 휠이 준비된다 완성도도 굉장히 뛰어나다. 작정하고 만든 티가 팍팍 난다. 특히 ‘ㄷ’자로 불빛을 밝히는 주간주행등과 납작하게 누른 앞뒤 램프, 그리고 섬세하게 다듬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이다. 보닛과 도어 등에 반듯한 선들을 그어 견고한 느낌도 냈다. 또한 지붕에 보기 싫은 몰딩도 없다. 아우디처럼 사이드와 루프 패널을 레이저 용접으로 붙였기 때문이다. 견인고리도 국산차에서는 흔치 않은 분리형이며, 휠도 동급에서 가장 큰 19인치까지 준비된다. 르노삼성은 SM6를 소개하며 경쟁자로 폭스바겐 파사트를 언급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북미형이 아닌, 유럽형 파사트 말이다. 이는 르노삼성만의 주장이 아니다. 해외 매체들도 이 두 모델을 종종 비교한다. 그런데 SM6은 파사트보다 조금 더 날렵한 인상이다. 신형 폭스바겐 CC가 나온다면 이와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SM6에서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Ⅱ는 진리다. 럭셔리카에 오른 듯한 기분이다 신선한 충격은 실내로도 이어진다. 외모도 그랬지만, SM6는 복잡한 구성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타입은 아니다. 간결한 레이아웃에 뛰어난 디테일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다. 특히 재질과 장비들이 근사하다. 가령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Ⅱ 이상을 선택하면 대시보드 앞면을 포함한 실내 구석구석이 X자 패턴으로 스티치를 넣은 나파 가죽으로 도배된다. 기존 르노삼성 모델은 물론, 국산 중형차에서는 볼 수 없던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센터페시아와 콘솔을 덮은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은 SM6 전용 부품이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를 위해 르노삼성이 특별히 제작했다. 당연히 하이패스 내장 룸미러도 한국 시장용이다. 르노와 르노삼성의 긴밀한 협력은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웰컴 라이트, 스티어링 히팅, 헤드업 디스플레이, 올어라운드 파킹센서 등 사소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 만한 편의장비들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S-링크 컨트롤러. 정전식 터치 디스플레이 때문에 쓸 일은 많지 않다 ‘S-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SM6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든다. 드라이브 모드, 멀티미디어 등은 물론, 시트와 같이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고 있어 차와의 일체감이 높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정보를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전달하기도 한다. 이것저것 만지다보면 차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역할을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S-링크는 그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다. 세로배치 8.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덕분에 조작성이 뛰어나고 화면을 위아래로 2분할해 서로 다른 메뉴를 띄울 수도 있다. 다만 인터페이스는 개선이 조금 필요해 보인다. 특히 내비게이션 화면으로의 강제 복귀가 안 되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안드로이드 기반이기 때문에 업데이트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내비게이션은 선호도가 높은 티맵이며 무손실 음원(FLAC)을 지원하니 S-링크를 선택한다면 13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 옵션을 함께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S-링크의 기능은 방대하다. 화면이 커 위아래 2분할로 나눠 쓸 수도 있다 S-링크의 막강한 존재감에는 드라이브 모드인 멀티센스의 공도 크다. 멀티센스는 차의 성격과 분위기를 쥐락펴락한다. 스포츠, 컴포트, 에코, 뉴트럴 등 4개의 모드를 지원하는데 스티어링 반발력, 댐핑 컨트롤, 파워트레인 반응 등 운전감각에 관련된 부분은 물론 엔진 사운드, 간접조명 색상, 계기판 디자인, 시트 마사지 작동여부, 공조장치 등 운전환경에 관련된 부분까지 제어한다. 가령 스포츠 모드에선 붉은색 조명, 엔진회전계 중심의 계기판, 증폭된 엔진 사운드 등으로 흉흉한 분위기를 내지만 컴포트 모드로 바꾸면 파란색 조명, 디지털 속도계 등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면서 시트의 마사지 기능이 켜진다. 모드의 세부 설정을 입맛에 맞게 바꿀 수도 있고, 취향에 맞게 처음부터 구성한 후 저장하는 퍼스널 모드도 있다. 참고로 계기판 디자인은 네 가지, 엠비언트 라이트 색상은 다섯 가지이며 시트 마사지는 반복 속도와 강도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경쾌한 1.6 TCe와 편안한 2.0 GDe.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활기찬 가속과 안정적인 거동현재 SM6는 파워트레인 구성에 따라 세 가지 모델로 나뉜다. 하반기에는 디젤 모델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다. 1.6 TCe는 최고 190마력, 26.5kg•m의 힘을 내는 1.6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는다. SM5 TCE에 올라갔던 엔진과 내용은 같지만, 최대토크가 2.0kg•m 높아졌고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내는 시점이 앞으로 당겨졌다. 무엇보다 변속기가 6단 듀얼 클러치에서 7단 듀얼 클러치로 변경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2.0 GDe는 2.0L 가솔린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 사양이다. SM5의 동급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141→150마력)과 최대토크(19.8→20.6kg•m)가 개선됐고 변속기가 무단(CVT)에서 7단 듀얼 클러치로 바뀌었다. 제원표에 적힌 2.0 GDe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9.8초. 르노삼성은 경쟁사의 동급 모델보다 가속이 더 빠르다고 자신하고 있다.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앞 유리가 아닌 투명 패널에 정보를 비추는 방식이다 반면 2.0 LPLi는 기존과 같은 구성이다. 산소센서와 인젝터만 신형으로 바뀌었을 뿐 SM5 LPLi와 스펙이 고스란히 겹친다. 최고 140마력, 19.7kg•m의 힘을 내며 일반 변속기와 비슷한 D스텝 모드를 지원하는 자트코사의 무단변속기를 달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SM5와 SM7을 통해 선보였던 도넛 봄베. LPLi 모델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시장을 생각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시승차는 1.6 TCe와 2.0 GDe. 1.6 TCe는 비교적 활기찬 가속 성능을 자랑한다. 저속부터 풍성한 토크를 쏟아내며 0→시속 100km 가속을 7.7초 만에 마친다. 기어비가 짧고 변속이 빠른 까닭에 터보랙도 거의 느낄 수 없다. 경쾌한 반응도 반응이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귓가를 맴도는 바이패스 밸브 작동소리도 적잖이 흥을 돋운다.시트는 디자인만큼 착좌감도 뛰어나다. 하차시 뒤로 50mm 움직이는 이지 엑세스도 갖췄다 반면 2.0 GDe는 편안한 감각을 내세운다. 판매를 견인할 모델이니 지극히 당연한 세팅이다. 2.0L 자연흡기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라는 흔치 않은 조합이라 저속 토크 보완을 위해 가속 페달을 굉장히 예민하게 설정했지만, 덕분에 초기 발진감이 경쾌해 빠른 반응을 선호하는 국내 실정에 잘 어울린다. 반면 브레이크는 페달을 밟는 깊이에 비례에 제동력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므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변속기의 성격은 두 모델이 비슷하다. 게트락사의 7단 듀얼 클러치는 부드러운 작동감각을 중시한 습식이다. 따라서 직결감과 변속 속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변속 충격이나 소음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변화 역시 마찬가지. 두 모델 모두 스포츠 모드에서는 반응이 빠릿빠릿해지지만, 2단계로 증폭되는 엔진 사운드의 차이는 크지 않다. 사실 현대 쏘나타, 기아 K5 등 직접적인 경쟁자에게서는 기대할 수도 없는 기능이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SM6는 보편타당성을 가장 중시하는 중형 세단 아닌가?경쟁차들보다는 조금 좁은 뒷좌석. 그러나 패밀리카로 쓰기에는 무리가 없다 스티어링(R-EPS)은 반응이 빠르고 피드백도 솔직하다. 경쟁자의 스티어링(C-EPS)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앞머리의 움직임도 상당히 활기찬 편이다. 뒤 서스펜션은 접지력 확보와 승차감에 집중한 세팅이다. 잔 진동은 조금 있지만 캐스터 값 변화에 따른 불안한 감각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 국내 일부 소비자가 이 구조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건, 순전히 현대•기아차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한때 토션 빔의 특성을 이해한 세팅이 아닌, 독립식과 같이 승차감에 집착한 세팅을 고집하면서 조종안정성이 떨어지는 차들을 시판한 적이 있다. 탈리스만과 SM6의 뒤 서스펜션 구조가 다른 건 시장 특성에 따른 차이로 보면 된다. 탈리스만은 토 조절용 액추에이터를 달아(4컨트롤) 조종 성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SM6는 접지력은 높이되 지오메트리 변화는 최소화하는 ‘Z’자 링크를 추가해(AM 링크) 승차감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참고로 AM 링크는 르노삼성이 50억원을 투자해 완성한 구조로, 30만km의 내구성을 자랑한다.트렁크는 571L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쏘나타보다 42L, K5보다 74L 크다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뒤흔드는 상품성절치부심, 권토중래. 르노삼성은 SM6 발표회를 이 두 개의 사자성어로 시작했다. 재도약을 위해 힘든 시간을 참고 자신을 갈고 닦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들은 말한다. SM6는 르노삼성의 미래와 성공 의지를 담은 모델이라고, 국내 시장 판매 3위 탈환의 열쇠가 되어 줄 모델이라고.‘SM6’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SM6는 중형 세단과 준대형 세단 시장의 경계에 서 있다. 즉 쏘나타, 그랜저, K5, K7 모두와 경쟁하겠다는 이야기다. 다소 억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처음엔 기자도 다소 무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SM6는 꽤 설득력이 높다. 중형 세단 시장을 뒤흔들 만큼 합리적이고, 준대형 세단 시장을 위협할 만큼 매력적이다. 이만큼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중형 세단과의 만남은 정말 오랜만이다. 르노삼성도 바보는 아니다. SM6의 경쟁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없었다면 아마 SM5로 선보였을 것이다. 물론 성공 여부는 시장의 반응에 달렸다. 하지만 시작은 좋다. 가격을 공개한지 10일 만에 계약 5,000대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시승회 이후에 이렇게 많은 전화를 받아본 건 처음이다. SM6가 어땠냐는 전화 말이다. 이쯤 되니 그간의 논란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마저 든다. RENAULT SAMSUNG SM6 1.6 TCe 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850×1870×1460mm휠베이스 2810mm트레드 앞/뒤 1615/1610mm무게 1420~143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AM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45/40 R19,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618cc최고출력 190마력/5750rpm최대토크 26.5kg•m/2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듀얼 클러치)0→시속 100가속 7.7초최고시속 237km/h(유럽 기준)연비(km/L) 12.3(도심 11.0, 고속 14.1)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g/km) 137g/km기본 2,754만~3,190만원시승차 3,190만원  RENAULT SAMSUNG SM6 2.0 GDe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850×1870×1460mm휠베이스 2810mm트레드 앞/뒤 1615/1610mm무게 1405~142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AM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45/40 R19,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7cc최고출력 150마력/5800rpm최대토크 20.6kg•m/44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듀얼 클러치)0→시속 100가속 9.8초최고시속 -연비(km/L) 12.0(도심 10.5, 고속 14.4)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g/km) 141g/km기본 2,376만~2,940만원시승차 2,94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최진호
JAGUAR F-TYPE S AWD, 짜릿하고 우아한 .. 2016-03-04
다행이다. F-타입 S AWD가 우리 초대에 응해줘서. 이처럼 성격이 뚜렷한 사륜구동 컨버터블이 또 있을까? F-타입 S AWD를 대체할 수 있는 모델은 흔치않다. 우아한 디자인, 짜릿한 성능, 황홀한 엔진 사운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상도 드물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림에도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클래식 스포츠카 감성의 최신 사륜구동 컨버터블. F-타입 S AWD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변함없는 후륜구동 스포츠카 감각네바퀴를 굴리는 F-타입은 2015년에 등장했다. 데뷔 목적은 명확하다. 독일제 미드십 스포츠카와 같은 안정성을 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다. 재규어는 누구보다 스포츠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 차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스릴을 유독 강조한다. 하지만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부자들이 적지 않았고, 결국 재규어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았다. 덕분에 이제 한계에 다가가기가 한층 더 쉬워졌다.  F-타입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평소 뒷바퀴만 굴린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구동력을 정확히 앞바퀴에 전달한다. 앞뒤 구동력 배분율은 스티어링 각도와 스로틀 개방각도, 그리고 트랙션 상황 등을 면밀히 살피다가 결정한다. 0:100~30:70 사이를 넘나든다. 때문에 운전감각은 뒷바퀴를 굴리는 F-타입과 큰 차이가 없다. 원한다면 엉덩이를 슬쩍슬쩍 날릴 수도 있다. 한마디로 더 완벽해졌다. 반면 인상은 조금 달라졌다. 이전보다 한결 날카로운 분위기다. 변속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붙이며 엔진 위치가 10mm 높아져 보닛을 새로 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보닛의 굴곡이 더 강렬해졌고, 방열구의 형상과 위치도 달라졌다. 개인적으로는 환영할 만한 변화다. 사실 F-타입의 얼굴은 지나치게 신사적이었다. 섹시한 옆모습과 뒷모습은 여전하다. 굳이 재규어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E-타입 이야기를 꺼낼 필요도 없다. 차에 관심 없는 사람도 알 수 있다. 롱노즈 숏데크의 비율과 납작한 꽁무니가 굉장히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뒤 펜더를 타고 트렁크 리드로 흐르는 곡선이 눈부시다. 보통 컨버터블은 쿠페에서 파생되지만 F-타입은 그 반대다. 따라서 컨버터블의 디자인이 한층 더 자연스럽다. 차체 강성 역시 마찬가지. 루프를 잘라내면서 차체가 물러지기 마련이지만 F-타입은 컨버터블부터 개발된 만큼 충분히 단단하다. 루프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 직물로 짜여졌다. 관리가 까다롭긴 하지만 작고 가볍다. 만약 하드톱을 달았다면 이를 접어넣을 공간 때문에 뇌쇄적인 뒤태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소프트톱의 장점은 또 있다. 몸놀림이 일정하다. 하드톱 컨버터블은 루프 개폐 여부에 따른 거동의 변화가 크다. 수십 kg에 달하는 철판 덩어리들이 머리 위에 펼쳐져 있을 때와 차곡차곡 포개져 차체 뒤로 들어갔을 때의 운전감각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실내는 아주 특별하다. 디테일과 구성이 모두 철저히 스포티함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일반’ 재규어와는 사뭇 다르다. 패밀리룩이라는 미명을 뒤집어 쓴, ‘공유’의 흔적이 거의 없다. 부품을 나눠 쓰기 위해 레이아웃까지 비슷하게 가져가는 일부 브랜드와는 전혀 딴판이다. 디젤 소형 해치백에서 가격이 3배 비싼 가솔린 대형 2인승 컨버터블로 옮겨 탔는데, 판박이나 다름없는 실내를 마주했을 때의 그 실망감이란……. 국내에서 판매 선두를 다툰다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차종 시승회에서 겪었던 일이다.스포티한 실내. 다른 재규어와 공유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 특별한 느낌이다 강렬한 가속과 짜릿한 손맛, 그리고 황홀한 사운드엔진을깨우면 F-타입의 분위기는 한층 더 특별해진다. 스타트버튼을 누르는 순간 쏟아져 나오는 과격한 소리와 진동이 온몸을 자극한다. 공회전 방지장치가 시동을 걸 땐 얌전한 걸 보면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정이 분명하다. 기어를 물리고 속도를 높이면 울림은 더욱 웅장해진다. 자연흡기 레이스카와 비슷한 하이 톤의 엔진 사운드와 파열음이 섞인 거칠고 낮은 톤의 배기 사운드가 캐빈룸을 사이에 두고 뒤엉킨다. 가속 감각에는 날이 바짝 서 있다. 380마력, 46.9kg•m의 힘을 노면에 온전히 전달한다. 적지 않은 출력과 토크이지만 꺼내 쓰는 데는 큰 부담이 없다. 힘을 왜곡 없이 쏟아내기 때문이다. V6 3.0L 수퍼차저 엔진은 치솟는 회전수에 비례해 힘을 점진적으로 늘린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5.1초. F-타입 R AWD보다 1.0초 느리지만 큰 아쉬움은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게가 순식간에 뒤쪽으로 실린다. 전형적인 후륜구동 스포츠카와 비슷한 감각이다. 사륜구동이라는 무기를 갖추고 이렇게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하는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꽁무니에 무게를 싣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 특히 짜릿하다. 사륜구동은 철저히 한계에 다다르기 직전이나 더 나은 가속을 위해서만 개입한다. 물론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조종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8단 자동변속기도 흠 잡을 곳이 별로 없다. 동력전달 감각이 뚜렷하고 변속시간도 꽤 짧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등장하고서도 토크컨버터 타입의 자동변속기는 계속 진화 중이다. 기어를 쉬지 않고 바꿀 때는 듀얼 클러치에 대한 아쉬움이 고개를 들기도 하지만 재규어 특유의 풍부한 몸짓과의 묘한 시너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내 잦아든다. 루프를 열어두면 바람이 꽤 들이친다. 윈드실드와 A필러의 설계가 스타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실용성에 목멘 듯한 이미지가 싫어서일까, 윈드 디플렉터도 옵션으로 빼 두었다. 그러나 재규어는 컨버터블을 제대로 만들 줄 아는 브랜드다. 시트 히터의 성능과 송풍구 설계가 기가 막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속도를 높여도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마치 반신욕을 하는 것처럼. 영하 10℃의 날씨에 루프를 열고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의 산길을 하루 종일 헤집고 다녔음에도, 기자가 아직 살아 있는 건 바로 F-타입의 이런 상냥함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잘 모르겠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스티어링 휠을 꺾을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도파민 때문이었을 지도. 기자는 이날 눈 덮인 길도 개의치 않고 F-타입의 강렬한 가속과 짜릿한 손맛, 그리고 황홀한 사운드를 정신없이 즐겼다. 한겨울 F-타입과 함께한 환상적인 하루.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JAGUAR F-TYPE S AWD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컨버터블, 2명길이×너비×높이 4470×1925×1310mm휠베이스 2620mm트레드 앞/뒤 1597/1649mm무게 1810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45/40 R19, 던롭 SP 윈터 스포트 M3엔진형식 V6 가솔린 수퍼차저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2995cc최고출력 380마력/6500rpm최대토크 46.9kg•m/3500~50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5.1초최고시속 275km연비 8.7km/L(도심 7.3, 고속 11.2)에너지소비효율 5등급CO₂ 배출량 206g/km값 1억3,76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민성필
AUDI TT ROADSTER, 진정한 낭만주의자의 트.. 2016-03-02
아버지께선 말씀하셨다. 맑고 시린 칼바람이 장송(長松)의 위용을 만든다고. 다리엔 굳은 심지를 싣고 가슴엔 푸른 꿈을 담으라고. 그리하여 비바람, 눈보라에도 굳세고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이달에 그런 차를 만났다. 아우디 TT 로드스터. 시종일관 노면을 움켜쥐는 콰트로 시스템과 언제고 하늘을 맞이할 준비가 된 캔버스톱을 가진 차. 이 차를 갖기 위해선 차값 6,050만원 그 이상이 필요하다. 완벽에 가까워진 완성도 슥삭슥삭. 연필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솜씨 좋은 디자이너의 펜 끝 놀림을 3차원 세계에 그대로 옮겨온 듯, 예리한 직선과 풍만한 곡선은 날렵한 헤드램프에서부터 볼륨감 넘치는 테일램프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며 차체를 휘감는다. 3세대 TT는 한층 더 강렬하고 샤프해졌다. 차체 구석구석 날을 세우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엔 맹수의 발톱 자국 같은 LED 라인을 더했다.  크로스 퀼팅과 스티치 마감으로 멋을 낸 시트는 앉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일단 앉고 나면 일어나기 싫을 만큼 착좌감이 훌륭하다. 럼버서포트와 사이드볼스터를 조절할 수 있어 누구에게나 몸에 착 감기는 맞춤 시트가 된다. D컷 스티어링 휠은 림이 손바닥을 향해 각을 세우고 있어 손 안쪽으로 깊이 파고든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착안한 디지털 계기판(버추얼 콕핏)은 12.3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안에 운전자가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담아낸다. 최소한의 버튼만을 갖춘 센터페시아는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친다. 제트 엔진을 형상화한 다섯 개의 송풍구는 심미성과 조작성, 그리고 시안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특히 각 송풍구 중앙에 자리한 공조장치 디스플레이는 햇빛 아래 톱을 열고 봐도 무척이나 선명하다.차세대 아우디의 실내. 입체감을 살린 대시보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흡수한 디지털 계기판이 인상적이다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TT 로드스터는 짧은 보닛 안에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품는다. 3세대에 이르러 휠베이스는 그대로 유지하며 차체 길이는 줄여 바퀴들을 네 귀퉁이로 더 밀어냈다. 스티어링 휠의 록투록은 정확히 2회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앞바퀴가 더 많이 꺾이는 가변식 스티어링 덕분에, 최소의 스티어링 조작으로도 앞머리가 가뿐하게 돌아간다.출력은 이전보다 9마력 늘었을 뿐이지만 가속 감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콰트로 시스템의 체질개선 덕분이다. TT 로드스터의 콰트로 시스템은 평소엔 앞바퀴에 더 많은 토크를 싣지만, 상황에 따른 앞뒤 토크배분이 더욱 유연해져 시종일관 뉴트럴에 가까운 감각을 만든다. 폭 245mm의 컨티넨탈 타이어가 주는 믿음직한 노면 그립감은 계절을 잊은 듯하다. 노면이 차가운 겨울철에도 코너를 좀 더 빠르게 돌아보라고 부추긴다.디지털 계기판은 운전자가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담아낸다고속안정성도 만족스럽다. 제한 최고속도도 기존 모델보다 40km/h 늘어난 시속 250km로 상향 조정되었다. 배기음은 짐승의 포효나 폭력적인 타격음과는 거리가 먼, 부드러운 바리톤 사운드다.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꿔 울림통을 키우고 왼손 중지로 시프트패들을 튕겨 기어를 두 단쯤 내려 물면,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중후한 바리톤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 추워서 더 낭만적인 오픈에어링TT 로드스터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톱을 열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과는 다른 셈법으로 사는, 특별한 사람이 되는 데 단 10초면 충분하다. 시속 50km 이하라면 언제든 작동한다. 한겨울에 톱을 열고 달리다보면 혼자만 다른 계절을 사는 기분이다. 평범한 겨울나기에 저항하는 체 게바라이자 갑남을녀들의 시선에 반항하는 제임스 딘이 된 것 같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윈드 디플렉터, 히터, 히팅 시트, 에어 스카프 등 온갖 온열장비에 의지하고 여유롭게 달리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앉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답고 착좌감이 훌륭한 시트 그러나 속도를 높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속주행시엔 주행풍이 더욱 거세게 들이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엔 열선이 없어 손마디가 시리다. 찬바람은 폭포수 같이 쏟아지는데 히터의 더운 바람은 도랑물 수준, 들이치는 칼바람에 비하면 에어스카프는 고작 성냥팔이 소녀의 입김 정도. 뒤통수가 뜨뜻해진 것은 에어스카프보다는 시기와 조롱 섞인 주변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이 미친 짓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붉게 물든 두 볼이 찬바람에 튼 건지 흥분감에 익은 건지 모를 정도로, 그리고 머리털이 바람에 일어섰는지 추위에 곤두섰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기 때문이다. TT 로드스터는 쉴 새 없이 말초신경을 자극해대는 스포츠카가 아니다. 귀곡성을 지르며 질주본능을 각성시키거나 동승자의 오장육부를 좌우앞뒤로 뒤흔들어 멀미를 일으킬 만한 차도 아니다. 과하지 않되 그 완성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디자인처럼 충분하되 넘치지 않는 달리기 실력을 가진 스포츠카다.송풍구 중앙에 자리한 공조장치 디스플레이는 햇빛 아래 톱을 열고 봐도 무척이나 선명하다 아우디 TT 로드스터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차값 그 이상이 필요하다. 같은 값으로 넓고 안락한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선택할 수도 있다. 눈, 비, 매연, 미세먼지 등 오픈에어링을 방해하는 요소는 많고 많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차들 중 TT 로드스터만큼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차도 드물다. 또한 오픈에어링이 주는 개방감과 자유로움, 수치화할 수 없는 만족감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다. TT는 영국에서 열리는 모터사이클 경주 투어리스트 트로피(Tourist Trophy)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기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겨울 오픈에어링을 부추기는 TT 로드스터는 진정한 낭만주의자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트로피(True romanticist’s Trophy)라고. 또한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신스틸러이자 청춘의 마음을 훔치는 심(心)스틸러라고.  AUDI TT ROADSTER 45 TFSI QUATTRO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컨버터블, 2명길이×너비×높이 4200×1840×1355mm휠베이스 2468mm트레드 앞/뒤 1562/1548mm무게 150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45/40 R18, 컨티넨탈 컨티스포트컨택트5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84cc최고출력 220마력/4500~6200rpm 최대토크 35.7kg•m/1600~44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듀얼 클러치)0→시속 100km 가속 5.6초최고시속 250km연비 10.0km/L(도심 9.0, 고속 11.5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77g/km값 6,050만원글 김성래 기자사진 민성필
VOLVO S60 CROSS COUNTRY D4 2016-02-29
볼보는 일반 승용차를 베이스로 차체를 조금 높여 험로주행 능력을 키운 크로스 컨트리를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키높이 모델들은 이제 제법 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지만 이 시장을 과감하게 개척한 것은 단연 볼보였다. 1997년 선보인 V70 크로스 컨트리(V70 XC)는 850 에스테이트를 개선한 1세대 V70 AWD의 키를 높이고 플라스틱 색상의 앞뒤 범퍼 및 사이드 몰딩을 덧댄 후 CROSS COUNTRY란 데칼과 V70 XC AWD란 이름을 붙인 모델이었다. 2000년 2세대에 와서는 범퍼뿐 아니라 그릴과 휠하우스까지 검정색으로 처리해 좀 더 강인한 모습이 되었고, 2003년 XC70이란 이름으로 XC 라인에 편입되었다. SUV 느낌이 강한 이 라인에서 XC70은 XC90과 아랫급 XC60 사이를 메우는 역할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크로스 컨트리 시장을 개척한 V70 XC가 이젠 XC70이 되었지만 볼보는 차고를 높이고 오프로드 대응능력을 키운 별도의 크로스 컨트리 버전을 V40에 이어 V60에도 더했다. XC와의 혼돈을 줄이기 위해 줄임말도 이전의 XC에서 CC로 바꾸었다. 여기까지는 출발점인 V70처럼 왜건의 키를 높인 것이었는데, 2015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볼보는 세단인 S60의 키를 높인 크로스 컨트리 버전을 발표했다. 처음 S60 크로스 컨트리의 사진을 보았을 때는 세단의 키를 높인 것이 과연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 궁금했다. CC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볼보의 노림수는 알겠지만 '이렇게까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러한 선입견 때문일까? 실물로 대했을 때도 처음에는 눈에 익지 않았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니 의외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S60 자체가 트렁크가 짧은 콤팩트 세단 스타일을 추구한 탓에 옆에서 보면 언뜻 BMW X6나 메르세데스 벤츠 GLE 쿠페 같은 크로스오버로 보이는 게 아닌가! 물론 이들을 위쪽에서 좀 눌러놓은 모양에 가깝기는 하지만……. 세단보다 키가 65mm 높아진 덕분에 승하차 때 일반적인 세단처럼 몸을 아래로 구겨넣는다거나 SUV처럼 올라타는 느낌 없이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다. 시트에 몸을 실으면 SUV만큼은 아니지만 일반 세단보다 훨씬 좋은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밤에 바짝 뒤따라오는 차의 헤드램프 불빛이 룸미러로 시야를 거의 괴롭히지 않는 것이 기분 좋다. 시트 높이가 웬만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SUV와 비슷하지만 운전감각은 지극히 세단스럽다. 이러한 묘한 분위기 덕분에 입 꼬리가 절로 올라가게 된다.트렁크가 짧은 S60의 스타일 때문에 언뜻 보면 위에서 살짝 누른 X6나 GLE 쿠페 같은 크로스오버로 보인다 차에서 내려 이젠 호감어린 눈빛으로 CC를 바라본다. 크로스 컨트리의 전유물인 플라스틱 가드를 휠하우스 부근에만 살짝 덧댔을 뿐, 그 어디에서도 과장된 치장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시승차를 찬찬히 살펴보니 험한 길을 많이 달린 듯 휠과 가드에 잔상처가 많다. 크로스 컨트리의 진가를 맛보려 한 운전자가 많았던 탓일까? 이 차는 AWD가 아니라 FF인데. 그러나 오프로드를 달려보니 앞서 운전한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65mm의 차이일 뿐인데 갈 수 있는 길이 확연하게 많아진다. 웬만한 오프로드를 아무렇지 않게 달리는 CC의 모습에서 FF냐 AWD냐는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린다. 어차피 사륜으로나 달릴 수 있는 하드코어를 찾는 이들은 CC에 눈길도 주지 않을 테니까.세단과 다름없는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평범한 세단보다 훨씬 매력적이다시승 모델은 지금도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5기통이 아닌, 신형 4기통 디젤을 얹은 D4다. 2.0L의 배기량에 트윈 터보를 물려 190마력의 출력과 40.8kg•m의 넉넉한 토크를 낸다. 그러면서도 8단 자동변속기로 연비까지 챙긴 볼보의 차세대 드라이브트레인이다. 0→시속 100km 가속이 세단보다 0.1초 늦은 7.7초이지만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평균연비는 15.3km/L로 세단보다 1.0km/L 낮고 최고시속은 S60의 230km에 못 미치는 210km에서 제한된다. 고속 영역에서의 가속은 S60보다 근소하게 뒤지지만 꾸준한 뒷심으로 제원상 최고속도에 손쉽게 다다른다. 8단 자동변속기는 7~8단이 오버드라이브. 표준 모드에서는 다소 빨리 기어를 올리면서 연료를 아끼는데, 낮은 rpm에서도 큰 토크 덕에 가속이 부담스럽진 않다. 반면 S 모드에서는 아이들링 때에도 회전수를 높이고 변속 타이밍을 상당히 늦게 가져간다. 이렇게 적극적인 S 모드는 흔히 말하는 스포츠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설정이다. 세단에 비해 불리한 구조임에도 고속에서 바람소리가 거슬리지 않고 코너에서도 차가 기우뚱거리는 일이 없다. 뒤 서스펜션이 세단의 독립식과 달리 트레일링 암 방식이지만 거동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키높이 모델임에도 주행감각은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S60과 별반 다르지 않다.시트 포지션이 세단보다 높아 승하차가 자연스럽다. 뒷좌석 헤드룸도 쿠페형 크로스오버보다 넉넉하다 S60 D4 CC의 값은 4,970만원으로 S60 D4(4,770만원)보다 200만원 비싸고 V60 D4 크로스 컨트리(5,220만원)보다는 250만원 싸다. S60보다 200만원을 더 투자할 가치는 차고 넘친다. 다만 트렁크 바닥이 S60처럼 평평하지 않은 건 좀 의외다. 템포러리 스페어 휠 키트 때문에 바닥이 표준형보다 120mm 높고 화물공간은 80L 적다. S60 자체가 트렁크가 큰 모델은 아닌 만큼 이 키트를 덜어내고 펑크 수리키트만 넣으면 어떨까 싶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크로스 컨트리와 비슷한 차는 스바루 아웃백이나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등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차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국내에 데뷔한 푸조 508 RXH도 바로 이런 류의 자동차다. 그리고 이런 차들은 볼보가 만든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지상고를 높이면서 플라스틱 보강재를 두르고 디자인을 기본형보다 강인하게 다듬는다. 특히 약속이라도 한 듯 대부분 왜건이나 해치백의 키를 키운다. 이런 가운데 볼보는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답게 이번에는 과감하게 세단의 키를 높였다. 19년 전부터 크로스 컨트리를 만들고 있는 볼보의 내공과 자신감이 곁들여진 결과일 것이다.템포러리 스페어 휠 키트 때문에 바닥이 표준형보다 120mm 높다 크로스 컨트리가 더해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판매도 순풍을 타고 있다. 지난해 V40과 V60, S60 등 3개 모델에 크로스 컨트리를 더한 볼보코리아는 전년 대비 42.4%나 성장한 4,238대의 차를 팔았다. 아직 크로스 컨트리 3종의 판매비중은 낮지만, 30대와 40대 개인이 주요 고객임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가능성이 꽤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틀에 박힌 SUV나 왜건형 크로스오버에 눈길이 가지 않는다면 꼭 한번 S60 크로스 컨트리를 시승해보길 바란다. VOLVO S60 CROSS COUNTRY D4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휠베이스 1735kg길이×너비×높이 4638×1899×1539mm트레드 앞/뒤 1609/1567mm(17인치 타이어 기준)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트레일링 암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무게 2040kg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35/50 R18 미쉐린 프라이머시3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69cc최고출력 190마력/4250rpm최대토크 40.8kg•m/1750~2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7초최고시속 210km연비 15.3km/L(도심 14.0, 고속 17.2) 에너지소비효율 2등급CO₂ 배출량 153g/km값 4,970만원글 박지훈 편집장사진 최진호
MINI COOPER S CLUBMAN, 크고 넉넉하게.. 2016-02-26
미니스커트, 아이패드 미니, 미니어처 등에서 말하는 미니는 작고 짧은 것을 뜻한다. 사전적 의미처럼 미니 브랜드는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 '작고 재미있는 차'를 주로 만들어왔다.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귀여운 외모로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외모와 다른 반전의 퍼포먼스로 남성들에게도 인기를 얻었다. 허나 무거운 스티어링 휠과 딱딱한 승차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속안정감과 비실용성 등으로 차는 예쁘고 매력적이지만 실제 미니 브랜드에 입문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았다. 영화 '이탈리안 잡'에서 지하철 플랫폼을 누비던 작고 당찼던 미니가 클럽맨에 와서는 길고 넓어졌다. 게다가 도어의 개수는 6개, 와이퍼도 무려 4개나 된다. 기존 미니 마니아들에겐 훌쩍 커진 미니가 마뜩잖을 수도 있겠지만 미니 브랜드가 이를 모르진 않았을 터! 도대체 미니를 왜 키웠을까? 우리 미니가 커졌어요클럽맨을 앞에서 보면 영락없는 미니, 옆에서 보면 길어진 미니이고 뒷모습은 낯설다. 미니 역사상 가장 큰 테일램프를 포함해 양문형 냉장고처럼 문을 여닫는 스플릿 도어가 특징적이다. 늘 트렁크 가운데 자리잡고 있던 커다란 미니 배지가 반으로 나뉘는 해치게이트 모양 때문에 왼쪽 가장자리에 작게 자리했다. 머플러 역시 미니는 가운데 놓인 게 익숙한데 이젠 차체 양쪽 끝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차가 커진 느낌을 주는 데 일조한다. 덩치가 커지긴 했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아역배우가 예쁘게 잘 자라 성인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느낌이랄까? 실내에서도 미니가 추구하는 아기자기한 감성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미니라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작고 귀여운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작은 스티어링 휠에서부터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동글동글한 디스플레이, 비행기 스위치처럼 생긴 각종 버튼들…….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일반적인 차가 아니라 귀엽고 장난감 같은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클럽맨은 미니다운 요소로 가득하면서도 훌쩍 커진 덕에 이젠 제법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기존의 미니 해치백은 4명이 타면 2명은 즐겁고 2명은 괴로웠다. 그러나 클럽맨은 4명 모두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뒷좌석 레그룸이 성인 남자가 타더라도 부족함이 없고 헤드룸도 여유가 있어 장거리에도 끄떡없다. 거기에 커다란 파노라마 선루프로 개방감까지 확보했다. 트렁크 역시 널찍해 유모차와 기타 짐들이 많은 아기를 둔 가족들에게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트렁크 도어 안쪽에는 수납공간이 있어 세차용품들을 넣어두기에 안성맞춤이다.길어졌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으며 여전히 미니스럽다 겉모습을 둘러보던 중 가장 눈길이 간 곳이 바로 타이어다. 보통 출고 타이어를 보면 그 모델이 지향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닛산 전기차 리프에는 에코 타이어인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가, 포르쉐 911 GT3엔 세미 슬릭 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수퍼 스포츠 컵2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클럽맨에는 브리지스톤의 스포츠 라인업인 포텐자 시리즈 중에서도 상급 모델인 S001이 끼워져 있다. 이는 단순히 커진 덩치로 인해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줄 만한 세팅이다. 격정적인 운동을 하기 전에 미리 좋은 운동화를 신겨놓은 격이다.성인 남자가 타더라도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를 앞바퀴에 전달한다. 놀라운 점은 정말 조용하다는 것. '미니' 하면 온갖 잡소리와 하부소음, 풍절음 등으로 유명한데 클럽맨은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한 후 가속 페달을 밟아 시원하게 달려도 앙칼진 엔진 사운드만을 운전자에게 들려줄 뿐이다. 거기에 ZF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도 없고 빠른 변속까지 선사한다. 과거 미니는 에프터마켓용 코일오버 서스펜션 수준으로 딱딱했다. 그만큼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적합하지만 노면이 좋지 않은 일반도로에서는 불편하고 각종 잡소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클럽맨의 서스펜션은 통통 튀지 않으면서 요철의 충격은 잘 걸러주고, 그러면서도 급격한 핸들링을 할 때엔 커진 차체를 잘 잡아준다. 사실 예전에 미니를 즐기려면 고속도로보다는 산길을 달려야 했다. 짧은 휠베이스가 코너링에는 유리했지만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불안했기 때문이다. 반면 클럽맨은 길어진 휠베이스로 독일산 세단 부럽지 않은 고속안정감을 보여준다. 고속 코너에서도 안정감 있게 라인을 타고 돌 수 있다. 살짝 무겁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려준다. 보통차보다 무겁다는 것이지,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져 이젠 여성 운전자들도 쉽게 미니를 운전할 수 있을 듯하다.트렁크공간은 뒷좌석을 접지 않더라도 넉넉하다 미니 브랜드는 기존의 마니아들 외에 더 많은 미니팬들을 확보할 생각이다. 그 중심에는 변종 같은 클럽맨이 있다. 그동안 미니는 너무 미니스러운 것을 고집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 때문에 마니아들이 미니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리쌍의 개리는 과거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래퍼였다. 그가 예능을 시작했을 때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팬들이 많았다. 그의 음악이 변할까봐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런닝맨'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여전히 개리다운 음악을 하고 있다. 래퍼의 DNA는 변하지 않은 것이다. 클럽맨 역시 차체는 커졌지만 미니의 색깔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단지 거칠고 모났던 성격을 조금 순하게 만들었을 뿐 여전히 박력이 넘친다. 게다가 넉넉한 뒷좌석과 트렁크공간으로 실용성까지 겸비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차가 되었다. 누구나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미니 클럽맨. 앞으로 미니의 바람대로 팬클럽 회원수가 늘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MINI COOPER S CLUBMAN 보디형식, 승차정원 6도어 왜건, 5명길이×너비×높이 4253×1800×1441mm휠베이스 2670mm트레드 앞/뒤 1560/1561mm무게 148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40 R18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8cc최고출력 192마력/5000rpm최대토크 28.6kg•m/12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1초최고시속 228km연비 11.7km/L(도심 10.3, 고속 14.0) CO₂ 배출량 146g/km값 4,710만원글 안진욱 기자사진 최진호
BMW 218d ACTIVE TOURER, 슈퍼맨이 돌.. 2016-02-25
이휘재는 '잘 나가는' 남자였다. 훤칠한 키, 말끔한 얼굴, 재치 있는 언변까지 갖춘 매력남이었다. 요즘 그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의 여성편력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던 것도, 그래서 '이바람'이라고 불렸던 것도 이제 다 옛일이다. 쌍둥이의 아빠가 된 그는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헐렁한 옷을 입은 채 두 아이를 돌본다. 지금 그에게 태풍처럼 몰아치던 이바람의 매력이라곤 입김만큼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슈퍼맨이 되어 여전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BMW는 '잘 나가는' 자동차를 만든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iving Pleasure)을 외쳐온 BMW는 평범해 보이는 세단도 늘 정상급 코너링 머신으로 만들어 내놨다. 그들의 확고한 철학은 탄탄한 서스펜션과 후륜구동으로 실현되고 예리한 코너링으로 완성되었다. 2014년 3월, BMW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파란 엠블럼과 어울리지 않는 신차를 공개했다. BMW 최초의 전륜구동 MPV 액티브 투어러다. 아마도 그들은 멋과 재미를 내려놓고 슈퍼맨이 된, 이휘재와 같은 차를 만들고 싶었나보다. BMW 최초의 전륜구동 MPV기아 카렌스에 키드니 그릴을 달면 이런 모습일까? 액티브 투어러의 원박스 디자인은 BMW 엠블럼을 무색하게 한다. 짧은 오버행, 코로나 링, 키드니 그릴, 호프마이스터 킨크와 L형 테일램프까지, BMW만의 디자인 요소를 잔뜩 담았지만 펑퍼짐한 몸매 탓에 한눈에 BMW인 걸 알아채긴 쉽지 않다. BMW답지 않은 외모에 놀라고 나니, MPV답지 않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또 한번 놀래킨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생계형 MPV인데 내장은 고급스러운 소재와 화려한 편의기능으로 치장돼 있다. 무릎 부분이 튀어나온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저씨가 사실은 식스팩과 새빨간 팬티를 숨기고 있는 셈이다. 마치 슈퍼맨처럼. 2세대 X1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만 새로운 스티어링 휠, 기계식 변속레버 등 최근 BMW에서 볼 수 없던 실내 파츠들은 아직도 신선하다. 디자이너는 아마도 실내 가득 햇빛을 채우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설계하며 가족들의 웃음이 차 안에 가득한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둥근 박음질로 장식된 1열 시트는 기존 BMW보다는 미니의 그것을 닮았다 인테리어에서 눈길을 떼면 넓은 공간감이 또 한번 “서프라이즈!”를 외친다. 실내공간은 성인 네 명을 태우고 장거리 크루징을 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에조차도 뒷바퀴에 더 많은 토크를 싣는 BMW가 대뜸 전륜구동 차를 만든 것도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륜구동을 채택하면 차체 중심부를 지나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필요 없고, 엔진을 가로로 배치해 실내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넉넉한 2열 좌석은 똑똑하기까지 하다. 최대 130mm까지 앞뒤로 조정할 수 있는 덕분에 적재 및 탑승공간 배분이 자유롭다. 4:2:4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는 트렁크에 자리한 버튼을 누르면 전동식으로 접히며, 스마트 액세스•전동식 트렁크 덕분에 발놀림 한 번이면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적재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공간은 평소엔 465L이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1,510L로 확장된다. 트렁크 바닥의 폴딩 플로어를 들추면 숨어 있던 70L의 추가 적재공간이 나타난다.슬라이딩 시트 기능 덕분에 앞뒤로 130mm까지 조정할 수 있다 보닛이 짧고 시트는 높은 덕분에 운전석 시야가 무척 좋다. A필러엔 쿼터글라스까지 있어 사각지대를 더욱 줄여준다. 3세대 미니와 플랫폼(UKL1)을 공유하기 때문인지 둥근 스티치가 들어간 시트 디자인도 BMW보다는 미니의 그것에 가깝다. 힙 포인트는 치마 입은 여성이나 아이가 타고 내리기에도 편한 높이. 세단보단 높고 SUV 보다는 낮다. 직렬 4기통 2.0L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B47)에 ZF 미션 대신 전륜구동 전용 아이신 8단 미션을 조합했다. 저회전 가속이 탁월한 디젤 엔진 특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소음과 진동을 잘 걸러내 실내가 쾌적하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3.6kg•m, 0→시속 100km 가속 8.9초. 짐과 사람을 가득 싣고도 가뿐하게 달릴 수 있는 힘이다.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엔진을 가로로 배치했다. 덕분에 보닛이 짧아져 운전하기 편하다 앞바퀴로 구동해도 BMW는 BMW. 겉보기엔 살림꾼이 다 됐지만 하체는 놀던 가락을 아직 못 버렸다. 몸집은 불었어도 하체가 탄탄하니 코너를 다소 거칠게 돌아도 롤링과 피칭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패밀리맨의 탈을 쓴 날라리가 되어 한바탕 삼바춤을 출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BMW는 이미 미니를 통해 전륜구동으로도 운전재미를 추구할 수 있음을 증명해왔다. 물론 전륜구동과 높은 차체가 주는 물리적 한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뒷바퀴굴림 BMW에 비하면 코너링 라인이 뭉툭하며, 편의성과 안락함을 위주로 세팅된 차인 만큼 스프츠 모드의 주행감도 다른 BMW에 비해 자극이 덜하다. 육아에 힘쓰느라 멋 부릴 겨를이 없는 이휘재처럼 안락한 주행감과 넓은 공간을 취하느라 날렵한 몸매와 예리한 코너링을 포기한 최초의 BMW, 액티브 투어러는 지난해 국내에서 1,268대가 팔렸다. 전륜구동을 단 변절자치곤 기대 이상의 성과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BMW는 앞으로 10종 이상의 앞바퀴굴림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올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2세대 X1 역시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한다.트렁크 바닥의 폴딩 플로어를 들추면 숨어 있던 70L의 추가 적재공간이 나타난다 BMW는 액티브 투어러를 런칭하며 세계적인 모델 캐롤리나 쿠르코바를 홍보대사로 삼았다. 그녀는 톱 모델인 동시에 한 아이의 엄마다. 이 차는 그녀를 꼭 닮았다. 뭇 남성들이 선망하는 섹시한 타이틀을 가졌지만, 정작 본질은 일상성과 실용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고출력 400마력이 넘는 BMW M3를 탄다면 누구라도 수퍼맨이 된 기분이겠지만, 기분일 뿐이다. 액티브 투어러를 타는 패밀리맨은 누군가의 진정한 슈퍼맨이 될 수 있다. 그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 그의 아이는 외칠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고.원박스 스타일의 디자인, 옆모습만 봐서는 기아 카렌스를 닮은 느낌이다  BMW 218d ACTIVE TOURER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MPV, 5명길이×너비×높이 4342×1800×1555mm휠베이스 2670mm트레드 앞/뒤 1557/1558mm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무게 1410kg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05/55 R17 브리지스톤 투란자 T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5cc최고출력 150마력/4000rpm최대토크 33.7kg•m/1750~2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8.9초최고시속 210km연비 17.0km/L(도심 15.6, 고속 19.1)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CO₂ 배출량 113g/km값 4,590만원글 김성래 기자사진 최진호
LOTUS EXIGE S ROADSTER AT, 퍼스트.. 2016-02-24
로터스는 괴짜다. 성능을 지상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무게, 강성, 구조 등에 집착한다. 특히 가벼운 차체에 목을 맨다. 알루미늄 섀시, FRP 패널 등으로 무게를 g단위로 덜어낸다. 장비도 반드시 필요한 것만 단다. 사실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실내만 한번 스윽 훑어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대시보드 아래쪽에 자리잡은 철제 뼈대가 바로 그 생생한 증거다.  그런 로터스가 무겁고 동력손실이 많다는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이제는 스포츠카도 시장의 요구에 발맞출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최신 스포츠카에게 자동변속기는 필수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수퍼 스포츠카도, 포르쉐 911 GT3와 같이 트랙을 위한 스포츠카도 자동변속기를 단다. 아무리 고집이 센 로터스라고 해도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여기에는 자동변속기의 기술발전도 한몫 하고 있다. 자동변속기가 이전 그대로라면 대부분의 스포츠카들은 여전히 수동변속기를 달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스포츠카 회사들이 쓰는 최신 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기만큼 가볍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엑시지의 자동변속기도 마찬가지다. 공차중량은 겨우 6kg 늘었고,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같거나(로드스터, 4.0초), 오히려 0.1초 줄었다(쿠페, 3.9초).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라기에는 믿을 수 없는 수치들이다.전자식 시프트 셀렉터와 알루미늄제 시프트패들. 생각보다 분위기가 흉흉하다 사실 로터스의 자동변속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의 에보라 IPS가 먼저였다. 하지만 GT카인 에보라와는 달리, 엑시지는 퓨어 스포츠카다. 엑시지는 현재 로터스의 핵심 모델. 이전에는 엘리스의 고성능 버전이었지만, 세대교체를 거치며 엘리스보다 길이 243mm, 휠베이스 70mm가 긴 독자 모델로 거듭났다. 엔진 역시 V6 3.5L 수퍼차저로 키웠다. 엑시지 S의 경우 무려 345마력, 40.8kg•m의 힘을 낸다. 엑시지는 현재 로터스가 양산하는 합법적인(국내 법규를 만족하는) 로드카 중 가장 강력하다. 따라서 엑시지 오토매틱이 가지는 의미는 에보라 IPS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로터스가 대중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쩌면 에보라 IPS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 모델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V6 3.5L 수퍼차저 엔진은 여전히 날카롭고 힘차다 변속기를 제외한 모든 가치와 구성은 그대로 수동 모델과 자동 모델의 눈에 띄는 차이는 변속기와 관련된 것이 전부이다. 알루미늄제 변속 레버가 솟아 있던 센터터널에는 버튼식 시프트 셀렉터가 자리를 잡았다. 전자식이기 때문에 아래쪽에는 수납공간도 생겼다. 하지만 이처럼 턱이 낮은 수납공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엑시지의 실내는 중력이 전후좌우로 요동치는 전쟁터다. 도마뱀을 넣는다고 해도 몇 초 견디지 못하고 어딘가로 날아갈 게 뻔하다. 알루미늄으로 깍은 근사한 시프트패들을 스티어링 휠이 아닌, 칼럼에 달았다는 것도 아쉽다. 길게 이어지는 코너에서 변속을 하려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외에는 일반 엑시지와 다른 게 없다. 시승차가 화려해 보이는 건 각종 옵션으로 치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제 기계에 올라타는 느낌도, 잠수함 해치의 핸들처럼 무거운 기계식 스티어링도, 도로의 이음매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서스펜션과 버킷시트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통적인 와이어 방식의 가속 페달도 모두 그대로다.간결함의 끝을 보여주는 실내. 시승차가 화려해 보이는 건 자동변속기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각종 옵션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변속기는 아이신의 6단 AT이다. 로터스가 토요타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ZF 가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BMW도 가로 배치 레이아웃에는 아이신의 변속기를 사용한다. 시프트 셀렉터는 P, R, N, D의 일반적인 구성이다. 수동 모드는 시프트패들로 진입한다. 로터스의 주행 모드인 DPM의 투어(노말) 모드에서는 6,500rpm에서 스스로 변속하지만, 스포트 모드에서는 연료가 끊기는 7,000rpm에서도 운전자의 지시를 기다린다. 기어를 내려 물면 회전수 보상도 하는데, 투어 모드에서는 회전차가 큰 경우에만 작동한다. 엔진은 변함없이 날카롭다. 스타트 모터가 크랭크를 돌리는 순간, 토요타의 엔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뾰족한 사운드를 쏟아낸다. 회전질감도 마찬가지. 상승과 하락 속도가 빠르고 끈끈하다. 출력 특성은 자연흡기 엔진에 가깝다. 치솟는 회전수에 비례해 힘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로터스가 수퍼차저를 사랑하는 건 의미 없는 수치보다 반응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루프를 달거나 떼는 작업은 정말 인간적이다. 매뉴얼에 따라 정확히 달았음에도 비가 샐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특유의 운전재미도 여전하다. 스티어링은 손끝으로 타이어의 그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고 반응도 굉장히 빠르다. 단단하고 가벼운 섀시와 정교한 서스펜션은 끊임없이 타이어를 노면에 짓누른다. 물론 차를 적극적으로 다루기엔 수동변속기가 더 좋다. 자동변속기는 저회전에서의 동력전달이 거칠고, 고회전에서의 시프트다운이 다소 버벅거린다. 하지만 변속에 신경을 끄고 스티어링 감각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대단한 장점이다. 시승차는 가죽 패키지, 시트 히터, 크루즈 컨트롤, 주차 센서 등을 갖춘 호화로운 사양이었다. 그런데 이게 서드카 또는 세컨드카를 넘어 퍼스트카로 올라가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처럼 느껴졌다. 물론 자동변속기 하나 달았다고 엑시지가 당장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로터스의 의도만큼은 성공적으로 전달됐다. 이제 수동변속기를 다루는 기술이나 수동 운전면허가 없어도 일반도로 최강의 코너링 머신을 즐길 수 있게 됐다.트랙에서만 탈 게 아니라면 엑시지는 로드스터가 답이다. 루프를 열면 운전이 더욱 짜릿해진다. 게다가 쿠페보다 로드스터가 더 가볍다  LOTUS EXIGE S ROADSTER AT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컨버터블, 2명길이×너비×높이 4052×1802×1153mm휠베이스 2370mm트레드 앞/뒤 1453/1499mm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스티어링 앞/뒤 랙 앤 피니언(논 파워)무게 1172kg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05/45 R17, 뒤 265/35 R18 피렐리 P제로 코르사엔진형식 V6 가솔린 수퍼차저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3456cc최고출력 345마력/7000rpm최대토크 40.8kg•m/4500rpm구동계 배치 미드 엔진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4.0초최고시속 233km연비 10.4km/L(도심 7.4, 고속 13.9)에너지소비효율 5등급CO₂ 배출량 222g/km값 1억4,05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최진호
HYUNDAI AVANTE, 생각이 바뀐 현대차의 산물 2016-02-22
국산차의 개선된 점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전 세대와 비교하는 것이다. 특히 많은 이들이 타는 인기 모델일 경우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 시장에서 금방 드러난다.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최근의 국산차는 새로운 세대가 나올수록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발전 속도와 범위가 빠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전 세대의 허점이 많았다는 뜻도 담고 있다. 개선할 부분이 많으면 다음에 보완된 부분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법이다. 아반떼는 현대차에서 비중이 큰 모델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쏘나타와 함께 세단 라인업의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000만 대가 넘게 팔렸을 정도로(국산차 중 최초다) 많이 팔린 글로벌 인기 모델이다. 특히 구형 MD는 끝물임에도 지난해 미국에서 쏘나타보다 많이 팔리는 인기를 누렸다. 전세계적으로 반응이 좋은데 유독 국내에서는 품질 문제가 불거져서 불명예를 뒤집어쓰기도 했다. 많이 팔리고 대중들의 관심이 큰 차종인 만큼 볼멘 목소리도 많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 비중이 얼마나 되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아반떼는 전형적인 대중차다. 현대차가 내세우는 슬로건도 ‘수퍼 노말’이다. 대중차의 기본인 대중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그걸 뛰어넘겠다는 의지라도 담은 걸까? 달리 생각하면 기본기에 충실했다는 느낌도 든다. 평범하고 무난하다는 말이 하기는 쉬워도 실제로 구현하기는 힘들다. 디자인이 눈에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들어와야 하고, 힘도 적절해야 한다. 승차감은 편안해야 하고 장치들의 사용은 어렵지 않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어디 하나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그렇기에 많이 팔리는 대중차가 더 만들기 힘들 수도 있다.헤드램프에 테두리에 주간주행등을 넣고 안개등을 아래로 뺐다 특색은 줄었지만 완성도는 높아져디자인은 이전 모델보다 단정해졌다. 이전 세대인 MD는 아반떼 역사에서 획기적인 디자인 파격이 이루어졌다. 현란한 선과 면의 조합으로 대중차답지 않게 파격적이었다. 신형 AD는 부풀어 올랐던 게 가라앉은 것처럼 차분해졌다. 거칠고 시험적인 시도에서 한 단계 성숙한, 완성도를 높인 모습이다. 육각형 싱글 프레임 그릴은 현대차만의 아이덴티티로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전 헥사고날보다 현대차 내 다른 모델과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비슷한 육각형 그릴을 쓰는 아우디와도 비슷해졌다. 특히 신형 아우디 A4와 분위기가 엇비슷하다. 개성 넘쳤던 MD를 생각하면 아반떼만의 특색이 줄어든 느낌이랄까.세련된 모양의 LED 리어램프 인테리어 역시 파격적인 MD와 달리 무난함을 추구했다. 화려함은 자제하고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품질감이 좋은 편이고 재질감이나 소재 배색 등도 적절하다. 다만 대시보드 플라스틱 질감은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시승차는 풀옵션이라 기능이 꽉꽉 차 있다. 이제 차급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 시대는 지났다. 준중형급이지만 온갖 첨단 기능을 그러모아 중형차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실내공간도 여유롭다. 그러나 뒷좌석의 경우 무릎공간은 여유가 있지만 머리공간이 조금 빠듯하다. 쿠페형 스타일 때문에 C필러 경사가 큰 탓이다. MD도 그랬었는데 AD 역시 큰 변화가 없어 다소 아쉽다. 기아 K3보다는 조금 나은 듯하지만 신체가 성숙한 다 큰 자녀들을 뒤에 태우면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겠다.아반떼 풀옵션의 실내. 재질감이나 소재 배색이 적절하다 파워트레인은 1.6L 가솔린과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한다. 1.7L 디젤과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 조합도 있다. 시승차는 가솔린 모델.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요즘은 독일차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의 엔진 사운드는 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는 조용한 차를 좋아한다. 아반떼는 그런 취향을 딱 맞춘다. 일본차가 정숙성이 좋다고 하지만 준중형급에 있어서는 국산차가 더 조용한 경우도 많다. 1.6L 엔진의 최고출력은 132마력, 최대토크는 16.4kg•m다. 가속은 매끈하다.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적당히 여유로운 힘이지만 급하게 가속을 할 때에는 어쩔 수 없는 배기량의 한계가 드러난다. 엔진 소리에도 조금 불필요한 잡음이 끼어 있다. 변속기는 일반 토크 컨버터 방식. 변속은 매끈하고 변속 속도도 빠른 편이지만 수동으로 변속할 때에는 약간의 지체 현상이 발생한다. 스포츠 주행이 아니라 추월이나 급가속 등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딱 불편함 없는 수준. 그러나 단수를 내릴 때 허용하는 엔진회전수가 예전보다 높아져 변속 유연성이 높아진 것은 반갑다.132마력의 힘을 내는 1.6L GDi 엔진 스티어링은 유연하지만 예전처럼 휙휙 돌아가지는 않는다. 전동식 스티어링(MDPS)의 이질감도 크지 않고 스티어링 반응은 중립성을 유지한다. 탄탄한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아도 축 처지거나 늘어지지도 않는다. 하체는 확실히 과거보다 단단하게 세팅됐다. 급한 움직임에서 뒤가 앞을 따라가는 능력도 좋아졌다. 이전 모델에서는 뒤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그런 불만을 의식해서 중점적으로 개선한 듯하다. 고속안정성도 높아졌고 특히 빠른 속도에서 차선을 바꿀 때 흔들림이 줄었다. 고속에서 급제동할 때 차가 요동치는 현상도 감소했다. 파워트레인은 같지만 하체 세팅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운동성능이 개선된 느낌이다. 물론 스포츠 주행성능의 향상이라기보다는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안정성 향상이다. 더불어 승차감이 좋아졌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으로, 출렁거림이 덜하고 진동을 잘 걸러내 편안하다.시트는 편안하고 센터 암레스트 덮개가 앞쪽으로 슬라이딩된다중형차 못지않게 넉넉한 뒷좌석. 헤드룸이 살짝 부족하고 전용 송풍구와 2단 열선 기능을 갖췄다 대중차 만들기의 노하우 담긴 모델대중차는 호감 가는 스타일에 편하게 탈 수 있고 편의장비를 적당히 갖추는 게 미덕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차가 보다 대중차다워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무난함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신형 아반떼는 대중차의 노하우를 아주 잘 살렸다. 구형 MD는 스타일 때문에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신형 AD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몰 수 있는 차가 된 느낌이다. 현대가 추구하는 독일차 따라하기도 아반떼에서는 적당히 자제했다. 애매한 스포츠 세단 느낌보다는 한국형(혹은 북미형) 대중차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것. 시승에 함께 나오지는 못했지만 디젤 모델의 상품성도 꽤 높다. 가솔린 모델만큼이나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힘과 연비는 훨씬 더 좋다. 소형 수입 디젤차에 눈독을 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 매력적인 모델이다.트렁크는 차급 평균적인 크기이다뒷좌석 등받이를 4:6으로 접을 수 있다(최고 등급에서만 가능) 신형 아반떼에서는 차를 만드는 현대차의 의식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만들어 놓으면 팔리겠지’에서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안 팔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본질에 대해 좀 더 고민한 티가 역력하다. 국산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잣대는 높아졌고, 수입차의 영향으로 취향은 다양해졌다. 애국심이나 가격 때문에 국산차를 고집하는 사람들의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아반떼는 이에 대응하는 현대차의 바뀐 전략을 실물로 보여준다. HYUNDAI AVANTE 1.6 GDi PREMIUM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 길이×너비×높이 4570×1800×1440mm 휠베이스 2700mm 트레드 앞/뒤 1563/1572mm무게 129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45 R17 한국 키너지 GT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591cc 최고출력 132마력/6300rpm 최대토크 16.4kg•m/485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 연비 13.1km/L(도심 11.7, 고속 15.4) 에너지소비효율 3등급 CO₂ 배출량 126g/km 기본/시승차 2,165만원(프리미엄)/2,611만원(풀옵션)글 현성현사진 최진호
스타일 가다듬은 K시리즈 준중형차, KIA K3 2016-02-19
요즘 준중형차를 보면 굳이 중형차가 필요 없을 정도로 차가 커지고 중형차에나 들어갈 법한 다양한 장비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엔진의 배기량이 중형차보다 작지만 현대나 기아차의 경우 직분사 엔진을 얹고 상대적으로 가벼워 평범한 2.0L급 중형차 정도의 성능은 충분히 낸다. 뒷좌석에 어르신을 주로 모실 게 아니라면 준중형차를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굳이 많은 이들이 중형차를 타는 이유는 차 자체의 상품성이나 거주성의 확연한 우위 때문이라기보다는 남들이 다 타는 무난한 차급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장의 차가 대부분 중형차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준중형차는 보다 젊은 사람들이 타는 차가 되었고, 그 덕분에 요즘 준중형차는 상당히 젊은 분위기를 머금고 있다.  최신 패밀리룩 적용하고 뒷모습 가다듬어현대 아반떼의 대항마인 기아 K3가 출시 3년이 지나면서 페이스리프트되었다. 얼굴은 좀 더 최근의 기아차스러워졌다. 신형 K5나 카니발처럼 헤드램프가 그릴까지 연장되었고 앞 범퍼를 다듬으면서 좌우에 공기흡입구를 더했다. 뒷모습에서는 다소 큰 느낌을 주었던 리어램프를 슬림하게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즉, LED 가이드의 두께를 줄이고 후진등을 아래로 길게 깔아 램프의 크기가 주는 부담을 줄였다. 뒤 범퍼 하단부 역시 앞 범퍼처럼 좀 더 차분한 느낌으로 다듬었다. 전반적으로 전작의 급진적인 톤을 낮추면서 세련미를 높였는데, 아반떼의 진화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여전히 젊은 분위기의 실내. D컷 스티어링 휠을 기본으로 달고 카본 무늬 패턴과 세부적인 스위치류를 개선했다 실내에서는 큰 변화 없이 버튼류 등을 소소하게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D컷 모양의 스티어링 휠을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는데, 사실 이러한 휠은 보기에는 좋지만 평범한 준중형차에서는 기능적인 메리트가 크지 않다. 시승차는 1.6 가솔린 노블레스(2,095만원)에 내비게이션과 주차조향보조 시스템 등을 적용한 2,315만원짜리 풀옵션이다. 덕분에 웬만한 장비는 모두 갖추고 있어 중형차가 전혀 부럽지 않다. 국산차에서는 인색한 뒷좌석 등받이 6:4 분할은 물론 뒷좌석 히팅, 센터 암레스트 등을 갖췄지만 가격표를 살펴보니 2,095만원짜리 노블레스 트림에만 달린다. 분할시트나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정도는 그 이하 등급에도 넣는 게 낫지 않을까? 차급으로는 당연하지만 실내의 플라스틱 비중은 높은 편이다. A필러나 도어트림 등 실내 곳곳에 플라스틱이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품질감이 나쁘지 않다. 수납공간은 넉넉한 편이긴 하나 운전석 뒷좌석에는 포켓이 없다. 데뷔 때부터 동급 최초로 운전석 이지 억세스 기능(승하차시 시트가 뒤로 밀리는 기능)을 갖췄지만 스티어링 휠까지 지원하진 않아 반쪽짜리 기능일 뿐이다. 그밖에 통풍시트, 측후방경보 시스템 등 편의 및 안전장비는 차고 넘친다.3개의 헤드레스트와 3점식 벨트, 별도의 송풍구와 2단 열선 시트를 갖춘 뒷좌석 뒷좌석 거주성은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릎공간이 넉넉하고 바닥도 거의 평평하지만 스타일 때문인지 헤드룸은 상대적으로 인색하다. 센터 암레스트는 스키스루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2단 열선과 뒷좌석 전용 송풍구까지 갖췄다(물론 노블레스만의 장비). 트렁크공간은 동급 대비 넉넉한 편으로, 열리는 부분이 넓고 바닥이 낮아 활용성이 좋다. 신형 아반떼처럼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뒷부분에 머무르면 트렁크가 열리는 기능을 지원하는데 활용도가 그리 큰 장비는 아니다.1.6L 가솔린 직분사 132마력 엔진. K3를 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심장은 신형 아반떼와 같은 1.6L 가솔린 직분사 132마력 엔진. 제원상 구형보다 마력과 토크가 약간 줄고 연비는 아주 조금 좋아졌으나 별다른 의미 없는 수치놀음일 뿐이다. 급가속시 레드존인 6,500rpm에 가까운 시점까지 팽팽 돌아가는 엔진은 평범한 준중형차의 그것으로는 만족스러울 만큼 활기차다. 엔진음 자체는 무미건조하지만 진동을 잘 걸러낸다. 배기량의 한계로 토크는 옅지만 회전수를 높이면 힘 부족은 느껴지지 않으며, 운전자만 탔을 때 시속 200km 정도까지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 빔의 평범한 구성으로 예전의 국산차처럼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요철을 지났을 때의 2차 울렁임이 거의 없으며 웬만한 코너에서도 거동이 불안해지지 않는다. 215/45 R17 사이즈의 한국 옵티모 H426는 OE 타이어임에도 겨울철 나쁘지 않은 그립을 보여주었다.뒷좌석 6:4 폴딩은 최상급인 노블레스 트림에서만 가능하다 단 AT는 변속이 매끈하며 수동으로 기어를 바꿀 때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다만 다운시프트 때 약간의 움찔거림은 어쩔 수 없는 모양. 노말, 에코, 스포츠의 세 가지 주행모드 역시 각 모드별 차이가 예전보다 선명해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확실하게 변속 타이밍을 늦게 잡으며 활기차게 움직이고 에코 모드에서는 그 반대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연비는 고속도로 정속주행시 20km/L를 내기도 하고 시내에서 가감속을 일삼을 경우 10km/L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승 기간 400km를 달린 평균연비는 표시연비보다 높은 15.8km/L를 기록했다.트렁크는 개구부가 넓고 짐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K3는 기아를 대표하는 준중형차다. SUV를 제외한 승용차 라인에서 경차인 모닝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볼륨 모델이다. 예전 쎄라토나 포르테 시절에는 아반떼와의 격차가 제법 컸으나 지금은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신형 아반떼는 K3보다 최신 모델이고 2.0L 엔진이나 일부 고급 장비도 더 얹고 있지만 그건 아주 고급 모델에서나 선택 가능한 옵션일 뿐, 일반적인 중간 등급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특히 K3는 개인적으로 좀 부담스러웠던 뒷모습이 개선되어 매우 반갑고 앞모습도 꽤 그럴싸해졌다. 그레이드 및 가격을 평범하게 분류한 아반떼와 달리 K3는 장비를 달리 한 같은 값의 트렌디 3개 모델을 운영하는 등 가격 및 장비 구성 면에서 좀 더 세분화되어 있다. 결국 취향의 문제일 뿐 아반떼나 K3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비슷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KIA K3 1.6 GASOLINE NOBLESSE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560×1780×1435mm휠베이스 2700mm트레드 앞/뒤 1560/1570mm무게 127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타이어 215/45 R17 한국 옵티모 H426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591cc최고출력 132마력/6300rpm최대토크 16.4kg•m/48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자동 6단연비 13.2km/L(도심 11.8, 고속 15.4)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 131g/km기본/시승차 2,095만/2,315만원글 박지훈 편집장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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