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Sports Car Giant Test - Part 1 2014-04-04
천국에 온 걸 환영해!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에 영향을 줄까봐 계속 신경이 쓰였다. 한 시간에 두어 번 평범한 미니밴이나 해치백이 지나가는 시골길. 다른 때라면 썰렁하기까지 할 희뿌연 웨일스 산길 옆에 갑자기 나타난 원색의 차량 11대는 시골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마치 모터쇼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휘황찬란한 머신들. 넋을 잃고 차를 바라보다 중앙선을 넘은 어느 아빠의 차 뒷자리에는 얼굴이 튀어나올 기세로 옆창에 코를 박은 꼬마가 앉아 있다. 안다 꼬마야, 우리도 너처럼 흥분하고 있거든.우리 가운데 한 사람(개빈 그린)은 바로 이 매거진에 30년 동안 수퍼카 기사를 써왔다(이 사람은 12살부터 잡지에 글을 기고했다). 하지만 그 스릴은 조금도 시들지 않았다. 스티브 무디는 크런치바를 들고 있는 손으로 주위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14살 때 꿈꿨던 바로 그 장면이야!”  솔직히 우리는 이들 11대를 무슨 과학적 기준에 따라 고르지는 않았다. 그저 최근에 나온 고성능차 중에서 다시 몰아보고 싶은 모델을 모아서 똑같은 길에서 달려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차를 뽑기로 한 것이다. 모든 고성능차 카테고리의 대표를 불러야 할 의무 같은 건 없었다. 그래서 수퍼럭셔리 세단이나 고성능 왜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면 대결해야 할 라이벌도 별로 없었다. 오히려 성격이 서로 다른 차를 비교할 때 얻는 바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었다. 맥라렌 12C는 아우디 R8 V10 플러스와 거의 레이아웃이 비슷하다. 그러나 기통수가 2개 더 많다고 해서 7만파운드(약 1억2,180만원)의 웃돈을 납득해야 하는 걸까? 메르세데스 A45 AMG는 골프 GTI 퍼포먼스보다 출력이 128마력 높다. 그렇다고 네바퀴굴림과 143kg의 무게증가가 1만파운드(약 1,74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인지는 비교해 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최고의 고성능차들이 영국 웨일스 최고의 도로를 만났다. 이런 게 천국이지! 포드 피에스타 ST는 일반형 피에스타의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비싼 1만7,995파운드(약 3,471만원)나 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흥분을 불러낼 수 있는 차의 값으로는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과연 이에 맞설 라이벌이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값보다 가치에 중심을 두었다. 1만8,000파운드짜리 피에스타 ST가 값이 2배 가량 되는 차보다도 운전성능이 뛰어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천재가 된 느낌이 들 것이다. 30만파운드(약 5억2,200만원)짜리 수퍼카는 당연히 시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엄청난 흥분을 주는 차이겠지만, 스피드 경쟁에서 10만파운드(약 1억7,400만원)짜리에 져버린다면 바보가 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비교시승에서 피에스타가 페라리에 맞서는 황당한 상황이 생기게 된 것이다. 우리가 앞다투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에게 만점을 던져댔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시승 평가자들이 결정한 순위는 놀랍도록 비슷했고, 우리가 결정한 최종순위는 가격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지금부터 고성능차의 비교시승이 시작된다. 11대 중 5대는 과급(터보나 수퍼차저) 방식이며, 이따금 멍 때리는 경향이 있는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흥분을 자아내는 배기 사운드가 있는 차였다. 모든 차에는 확실한 변화와 공통점이 있었고 그들 중 어떤 것은 좋아할 수가 없는 것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일부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모인 11대의 차들은 최근 몰아본 그 어떤 스포츠카보다도 우리의 마음을 끌었던 것은 확실하다. 지면을 통해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차를 찾아내는 짜릿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 그룹 테스트 시작! F-타입이 조용한 대피선에 멈췄다. V8 수퍼차저 엔진을 끄자 달아오른 브레이크의 ‘틱틱’거리는 소리만이 고요를 깨트렸다. 식어가는 브레이크 패드의 좋지 않은 냄새가 주위를 맴돌았다. 늦은 시간이라 배가 고팠고, 햇볕에 그을리고 지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도 느껴진다. 그래도 한 바퀴 더 돌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재규어의 천둥 같은 V8이 주변의 공기를 찢어발기는 소리도 다시 한번 듣고 싶었고, 코너를 따라 호를 그리는 테일의 감각도 그리웠다. 최근의 스포츠카 중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F-타입이 이번 테스트에서 그래도 중위권엔 들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했다. 시동을 걸고 트랙션을 해제한 뒤, 패들을 수동으로 바꿨다. 3일 전 나는 웨일스를 향해 피터버러를 떠났다. 디자이너 맷 태런트가 내가 탄 포르쉐 카이맨 S의 동반석을 차지했다. 조금 더 본격적인 차들이 속속 합류했다. 페라리 F12, 911 GT3,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 맥라렌 12C 스파이더가 기다리고 있었다. 카이맨 S는 훨씬 경제적인(?) 스포츠카로 이 차들을 타기 전에 판단의 잣대가 되어줄 좋은 시료 정도의 위치였다. 진짜 재미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만파운드(약 3억4,800만원)는 필요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참이었다. 하지만 시골 뒷길을 몇 킬로미터 달리고 나니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나 분명해졌다. 4만9,000파운드(약 8,530만원)짜리 카이맨 S가 그보다 훨씬 부티 나는 수퍼카에 굴욕을 안겼다. 람보르기니보다 먼저 해치백들을 세차장에 몰아넣었다. 직원들이 먼저 해치백부터 신경 좀 써 달라고 그런 거다 카이맨 S는 너무나 뛰어난 차다. 수평대향 6기통은 반응이 상쾌할 뿐 아니라, 마치 끝이 없는 기세로 회전수가 올라갔다. 변속감과 페달 답력은 끈끈했다. 도로에서는 911 카레라보다 더 분주하게 하체가 움직였고, 그래서 그립이 더 좋았다. 한계가 어찌나 편안하게 오는지, 타이어를 조지지 않아도 모든 접지력을 손쉽게 뽑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너무나 깔끔하게 밸런스가 잡힌 차라 한계를 넘나드는 것조차 별로 겁이 나지 않았다. 아무리 거세게 밀어붙여도 잘 조율된 하체 덕분에 트랙션 컨트롤이 끼어드는 경우가 드물었다. 저속으로 돌아다녀도 이런 핸들링의 여운은 느낄 수 있다.한층 힘차게 내리밟았다. 모든 부분에서 감각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왜 그런지 스티어링만큼은 바싹 말라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이 값으로 이 차의 핸들링에 접근할 수 있는 차는 단 한 대, 포르쉐 복스터밖에 없다. 카이맨 대신 복스터라니, 모 아니면 도라는 말인가.  이때만 해도 포르쉐가 이번 비교시승의 우승 후보라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아직 몰아봐야 할 차는 10대나 남아 있었다. 셔츠를 깔끔하게 다려 입은 벤 휘트워스는 영불해협을 건너올 신형 911 GT3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서는 자지러지고도 남을 만남이었다. 과연 우리가 값이 2배인 GT3를 버리고 카이맨을 고를까? 그리고 휘트워스는 서로 다른 차에 깔맞춤할 셔츠를 따로 챙겨왔을까?웨일스 경계에 다다라 BP 주유소에 들렀다. 97 휘발유(고급유)를 넣을 마지막 장소다. 이제부터는 신호도 안 잡히는 핸드폰을 잡고 매드맥스마냥 주유소를 찾아 헤매야 할 것이다. 손세차장 일꾼들이 금방 우리 차를 에워쌌다. 다른 차들이 아직 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걸레를 훔치며 세차원들이 멋진 차라며 추켜세운다. 그때 멀리서 우레 같은 배기음 소리가 들려왔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그쪽을 바라봤다. F-타입이 우리 뒤에 바싹 다가와 멈췄다. 뒤이어 페라리, 애스턴마틴, 람보르기니가 들이닥쳤다. 주유소는 금방 난장판이 됐다. 차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스마트폰이 찰칵거렸다. 낯선 사람들이 끊임없이 스펙을 알려달라고 졸랐다. 우리 13명은 계획을 짜야 했다. 카이맨은 아직 세차를 반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슬라이딩에 들어간 F-타입. 이미 알려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의 눈에 덜 띄는 차를 골라잡아야 했다. 나는 얼른 피에스타 ST의 키를 낚아채고 도로를 익히기 위해 출발했다. 스티브 무디는 구경 나온 건설업자들과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피에스타 ST를 구색맞추기용으로 끼워 넣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인종차별 논란을 피하느라 넣긴 했는데 금방 죽어 없어지는 할리우드 영화의 흑인 배우 같은 역할. 분명히 말하겠는데 피에스타 ST는 그런 게 아니다. 굳이 흑인 배우로 이야기해야겠다면 이 차는 윌 스미스쯤 되는 녀석이다.카이맨 S를 타본 직후에 타는 피에스타 ST의 느낌이 좋을 리가 없었다. 시트 포지션은 꼿꼿이 일어서고 대시보드는 싸구려로 보였다. 차 전체에서 허술한 느낌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피에스타 ST는 걷잡을 수 없이 재미있었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릴 때에도 가속이나 제동력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스티브 무디가 페라리 F12의 도어로 다가간다 아주 가끔, 원래의 소박한 혈통을 뛰어넘는 엄청난 차가 나올 때가 있다. 피에스타 ST는 원래 자신의 형이었던 포커스 ST를 뛰어넘는 잠재력을 감춘 차다. 엔진은 발랄했고, 브레이크는 강력했으며, 스티어링에는 절묘하게 밸런스가 실려 있었다. 앞머리는 노면을 힘차게 잡고, 엉덩이를 멋지게 흔들었다. 경제적이면서도 최고의 차들에게만 허락된 스릴을 경험하고 싶다면 피에스타 ST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 세계의 관문이라 할 수 있다.시승 코스 중 가장 좋은 도로에 도달했다. 눈부신 태양이 거침없이 흐르는 텅 빈 아스팔트를 내려쬐고 있었다. 시상대 정상에 오를 후보를 가릴 구간이었다. 수퍼카가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지만 일단은 핫해치에 무대를 맡겨두기로 했다. 누군가 아벤타도르의 엔진 커버를 열었고 우리 모두 환호성을 질러대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이제 GTI 차례였다. 지난 몇 세대와 마찬가지로 7세대 골프 GTI는 여전히 2.0L 앞바퀴굴림. 하지만 토크는 6세대의 28.4kgㆍm에서 35.6kgㆍm로 크게 올랐다. 아울러 폭스바겐은 처음으로 GTI 전용의 추가 업그레이드 옵션을 내놨다. 기계식 LSD와 강화 브레이크, 10마력의 출력 향상에 980파운드(약 170만원)가 더해졌다. 시승차가 바로 그 모델이었다. 늘 이런 식이다. 영국 웨일스까지 가서 최고의 도로를 찾았는데, 어기적대는 차 한 대가 전체를 가로막는다. 뭐야, 저 차! 어, GT3네? 피에스타 ST에 이어 등장한 골프는 처음에는 밋밋하게 다가왔다. 인상적인 부분도 없고 촉감도 썩 좋은 부분이 없었다. 스티어링은 생동감이 부족했고, 성능은 충분했지만 꽉 찼다고 하기에는 미흡했다. 코너를 돌아갈 때 롤링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조금 더 본격적으로 몰아붙이니 아직 끌어낼 재미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4기통 터보는 유연했고, 펀치력이 있을 뿐 아니라 명령하면 즉각 파워를 뽑아냈다. 섀시는 유연했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페달에서 힘차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느낄 수 있었다. DSG는 작고 경쾌한 느낌과 함께 찰칵 잘 들어간다. LSD가 바로 차이를 드러냈고,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언더스티어 대신 차는 깔끔하게 코너를 돌아나갔다. 더욱 거세게 차를 몰아붙여 봤다. 웅크린 채 노면을 파고드는 앞 타이어, 따라 흐르는 뒤 타이어, 그리고 바앙-바앙-바앙 하며 변속.GTI는 0.01초 만에 변속이 가능했다. 해치백들 가운데에서도 이 차야말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모델이었다. 승차감은 아주 좋았고, 시가지의 기어변속은 매끄러웠으며, 좌석은 편안했고, 더 이상 세련될 수가 없었다. 한 대 사서 일상을 함께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훌륭한 차이지만, 독자들에게 이 차만을 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훨씬 저렴하지만 더 재미있는 피에스타 ST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카 자이언트 테스트로 발생한 비용의 일부. 이런 거 많이 있어요, 사장님 메르세데스 벤츠의 사상 첫 핫해치가 두 세계의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아름답기조차 한 레카로시트에 앉아 키를 돌리자 A45 AMG의 2.0L 터보(355마력!) 엔진이 걸쭉한 소리를 내며 공회전으로 내려앉는다.놀라운 엔진이다. 엄청난 파워만큼이나 엄청난 유연성을 가졌다. 스로틀 반응은 맥라렌을 부끄럽게 만들 지경이었다. 미처 깨닫기도 전에 도로를 박차며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치 돌바닥에 책을 떨어뜨린 것 같은 육중한 변속감이다. A45 AMG 백미러에 담긴 골프와 피에스타가 자꾸만 작아져간다. 4WD를 갖췄기에 비가 온다면 그 간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속도를 유지하고 섀시에 몸을 맡기자 앞머리 반응이 얼마나 충실한가를 알 수 있었다. 커브를 완벽하게 돌아나갈 때마다, 미세한 롤링이 남을 뿐이었다. 더 빠른 코너에서는 네바퀴굴림이 위력을 발휘했다. 뒷바퀴로 쏠린 파워가 커브에서 차를 깔끔하게 밀어냈다. 브레이크 감각은 안정되고 믿음직했다. 브레이크의 위력은 절대적이었다. 오늘 하루만 해도 12마리가 넘는 양의 목숨을 살렸다. 솔직히 말해서 이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아벤타도르와 피에스타 ST가 막상막하로 달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A45 AMG에 장점만큼이나 단점이 많다는 것이다. 값은 전혀 핫해치답지 않은 3만8,000파운드(약 6,600만원). 스티어링 감각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기어박스는 가끔씩 느기적거릴 때가 있었다. 승차감은 투박했고, 심지어 골프와 피에스타는 아무 문제없이 달리는 길에서도 퉁퉁 튀었다.최근 몇 년 동안 근사한 AMG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 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니, 기대가 산산이 부서져 버린 셈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예상이 빗나가 버린 것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이 도로에서 맥라렌 MP4-12C가 페라리 458와 맞붙은 적이 있다. 맥라렌은 완승을 거두리라 예상했고,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거꾸로 페라리가 맥라렌을 눌러버렸다. 맥라렌은 즉시 쿠페를 다시 조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 시승 이후 처음으로 몰아볼 맥라렌 12C 스파이더가 이 자리에 나왔다. 스파이더의 V8 트윈 터보는 쿠페와 동일한 616마력을 낸다(초기 버전의 592마력에서 출력이 올랐다). 스파이더이지만 카본 ‘모노셀’(Mono Cell)을 사용하는 것으로 접는 하드톱은 강성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무게증가를 40kg으로 억제했다. 카본제 맥라렌 12C는 스파이더 버전이 추가되었다. 무게는 40kg 늘었지만 강성은 그대로다 문을 열기 위해서는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된다. 더 이상 문 여는 곳을 찾기 위해 보디를 두들기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버튼을 누르자 스윙 도어가 활짝 열리면서 카본 속살을 드러냈다. 여배우의 이브닝 드레스 사이로 허벅지가 슬쩍 드러날 때 같은 느낌. 발판에 다리를 뻗으니 호화로운 좌석이 몸을 감싼다.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센터콘솔과 팔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제트엔진을 연상시키는 송풍구, 물결무늬의 깜빡이 손잡이, 연료 및 온도계에는 점잖은 회색 하이라이트가 들어가 있다. 모든 것이 힘과 가벼움과 진지함과 미래를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척 예거(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미공군 조종사)가 기록 비행 전 신중하게 장비를 점검하는 기분마저 들었다.중앙 시동 버튼을 누르자 옵션인 스포츠 배기관의 깊고 무거운 엔진 사운드가 실내를 울렸다. 패들시프터를 당겨 기어를 1단에 넣자 엔진이 자신의 태생을 증명하듯 거칠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한다. 변속할 때마다 요란하게 거친 숨을 내쉬고, 7,000rpm을 치고 올라가자 변비로 성난 로봇처럼 고함을 질렀다. 미처 반마일도 달리기 전에 나는 이 차가 얼마나 단단하고 견고한 차인지 알게 된다. 등과 손발을 통해 이 차를 모조리 느낄 수 있다. 차체를 통해 사정없이 전달되는 노면의 감각에 몸을 떤다. 12C의 스티어링은 페라리 F12보다 촉감이 좋고 자연스러웠다. 아주 약간 느리긴 하지만 여전히 빠르고 정확하며 꼭 로터스 같은 감각이 전해온다. 차가 이끄는 대로 감당 가능한 최고속도로 커브에 뛰어들었다. 코너 중간의 예상치 못한 요철을 밟고 넘으니 충격이 차체를 강타한다. 다른 차라면 오버스티어에 들어갈 정도의 반동이었지만 맥라렌은 거뜬히 흡수했고, 내 두 손은 차분히 그 자리를 지켰다. 땀 한 방울의 노력도 필요 없이 코너를 빠져나온다. 페라리의 기술책임자는 F12가 730마력을 몽땅 노면에 쏟아 부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사실이다. 출발과 동시에 브레이크를 내리밟지만 않는다면…… 문제는 사실 이런 것들이 12C 쿠페부터 원래잘하던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12C 쿠페가 잘못하는 것 또한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일부 결함은 해결됐다. 도대체 왜 넣었는지 모를 변속 예상 시스템을 없앤 것이 대표적이다(패들을 살짝 당기면 필요할지조차 모를 기어가 일제히 떴다). 패들시프터도 지금은 훨씬 가볍고 덜 거치적거린다. 부스트가 작동할 때 가속을 멈추면 급작스럽게 파워가 죽는 현상도 해결했다. 이 모두가 차량을 섬세하게 조율하는 것이 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줬다. 차를 모는 데 더욱 집중하다 보면 일부 저속 코너에서는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일 때도 있다. 페라리 458처럼 화려하게 뒤를 날리려는 경향은 없으며, 파워의 전달이 훨씬 깔끔하다. 일부러 슬라이드를 유도할 경우의 움직임은 내가 기억했던 것보다 훨씬 유순하게 이루어진다.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옵션인 카본세라믹 브레이크의 페달 감각이 아직 어정쩡했고, 스로틀 반응은 좀 더 예리할 필요가 있었다. 3,500rpm까지는 스피드가 나지 않았다가 터보가 가세해야 경이적인 가속으로 치고 나갔다. 물론 이 때에는 동반석 승객이 비명을 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가속이다.반면 기어박스는 페라리의 상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아쉬움을 남겼다. 가속 때의 변속 속도도 문제였지만, 감속시의 변속기는 아예 혼수상태로 빠져버린다. 패들을 두 번 클릭해 6단에서 4단으로 내려가려고 하면 기어는 잽싸게 5단에 들어간 후 4단으로 변속은 안하고 멍 때리고 있기 일쑤다. 여기에 터보랙이 가세하면? 가속도 해보기 전에 추월을 포기해야 하는 수퍼카의 탄생이다.마지막 불만!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는 데 10초나 더듬거려야 했다. 그마저 섀시가 트랙(Track) 모드로 들어가 있을 때만 가능했다. 트랙션을 그대로 걸어두면 지나치게 간섭하고, 해제하면 승차감이 너무 덜컹거렸다. 지난번 시승에서 맥라렌 12C는 이탈리아 라이벌과 맞붙어 참패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와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페라리 F12는 더 나은 방법을 제시했다. 단 1초 만에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고 가장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과도 조합될 수 있게 한 것이다. 차가 미친 듯이 날뛰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이건 안 하는 게 좋다. 사실 F12는 항상 트랙션 컨트롤을 걸어둬야 하는 차다. 스티어링은 너무나 황당하게 빨라 고속 코너에서 엉덩이를 뒤집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티어링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는 12기통 엔진이 덤벼들 기세였다. 730마력의 광포한 힘은 언제든 두껍고 질긴 뒤 타이어를 찢어발길 수 있다.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스티어링에 붙은 마네티노를 돌려서 각 단계를 지나쳤다. 마침내 오른쪽 엄지가 마네티노를 오른쪽 끝까지 돌린 순간, 작고 거친 삐익 소리가 울렸다. 드라이버가 주역이 되는 순간이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바늘이 순식간에 8,000rpm을 향해 치솟아 오르며 V12가 F1 머신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드라이버의 등이 등받이에 철썩 달라붙고, 스티어링 위에 달린 변속 램프가 집요하게 깜빡거린다. 그때 기어 시프트패들을 당기자 상쾌한 변속감이 전해진다. 변속을 할 때마다 충격적인 전과정이 계속 반복된다. 카본 브레이크, 기어 시프트, 엔진 등 모든 핵심 요소의 반응이 맥라렌을 압도했다.하지만 이 차의 가장 특별한 점은 코너링이었다. F12는 마치 내 무릎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같이 움직였다. 앞머리를 집요하게 잡아 돌리며 액셀 페달을 콱 밟자 엉덩이가 휙 돌아가고 회전계는 악 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맹렬한 휠스핀과 함께 차는 검은 타이어 자국을 남기며 힘차게 가속했다. 1분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정속주행을 할 때는 메르세데스 벤츠 SL이나 다름이 없었다. F12와 같은 차는 달리 없었다. F12에서 내릴 때 두 가지 불만이 나왔다. 스티어링은 좀 더 많은 감각이 필요했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에 붙여놓은 깜빡이와 와이퍼 버튼은 재앙이었다. 하지만 그거 빼고는 뭐, 어휴휴휴~. 그렇게 링 위에서 F12가 눈을 부라리고 있을 때 영화 ‘로키’의 주제가에 발맞춰 애스턴마틴 뱅퀴시가 등장했다. 영국제 뱅퀴시를 결코 무시하지 말라. 이 차는 다시 한번 DB9을 베이스로 만든 애스턴마틴이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인 카본 보디다. 덕분에 실내공간이 더 넓어졌다. 게임 끝. 계속하려면 다시 동전을 넣어라. 1990년대의 아케이드 게임 매니아들이 아벤타도르 로드스터에 오르면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 들 것이다 뱅퀴시의 성능은 대단하다. 노면 정보가 스티어링 랙을 통해 선명하게 전달됐다. 스트로크가 긴 스로틀을 깊숙이 밟자 V12의 웅장한 사운드가 울려 퍼졌다. 섀시는 충격을 흡수하고 노면을 파고들며 제동력을 증가시킨다. 코너에서는 딱성냥처럼 언제든 뒤 타이어에 연기를 피울 수 있었다.  “뱅퀴시는 DB9보다 훨씬 좋은 차다.” 편집인 필 맥내마라가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다만 이 차들 속에서는 좀 GT적인 색채가 강한 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지나치게 부드럽다는 말이다. 패들시프터의 기어변환이 너무 느슨하고 특히 레드라인에 가까워질수록 끔찍하게 버벅거렸다. 마치 두 주정뱅이가 좁은 술집 화장실을 먼저 빠져나가려고 버둥거리는 것 같았다. 좀 더 예리하고 적극적인 변속이 절실하게 필요했다.애스턴마틴을 성능으로 압도한 차는 F12만이 아니었다. 재규어 F-타입도 애스턴마틴을 길가로 밀어내는 데 일조했다. 스타일이 화려하고 더욱 신형의 모습을 한 F-타입의 가격은 뱅퀴시의 절반을 밑돌았다. 애스턴마틴이 작은 뒷좌석 2개와 더 큰 트렁크를 갖추긴 했지만, 과연 이런 특징이 고급차 시장의 반격무기가 될 수 있을까? 웨일스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 중 하나도 우리의 공격을 받았다 해가 산너머로 질 때 나는 뱅퀴시를 몰고 베트위시코에드로 들어갔다. 역시 이 차는 최고의 스포츠카 중 하나이고, 매일 몰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특권을 누리는 느낌이 들 만한 차였다. 그러나 시상대 정상에 오를 후보는 아니었다. 아니 가까이 갈 수도 없었다.이튿날의 일정을 위해 우리는 드래곤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제 꾸물거리지 말고 최종순위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 다들 휘트워스가 몰고 올 포르쉐 911 GT3를 기다리고 있었다.글 Ben Olvier, Ben Barry, Ben Pulman사진 Charlie Magee, Richard Pardon
미니밴 같은 미국산 SUV, Honda Pilot 2015-12-21
잘 팔리던 차가 풀 모델 체인지를 한 뒤 판매량이 뚝 떨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누가 봐도 명확한 경우가 있으니 그건 차가 못생겨졌을 때다. 뒤늦게 트렌드를 타려는 시도가 되었든, 일대 혁신을 추구한 경우가 되었든 수많은 결정을 거친 차가 객관적으로 못생겨지는 경우는 자동차 업계에 비일비재하며, 그 중 하나가 바로 구형인 2세대 파일럿의 변화였다.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터프하지도 않은 박스형 SUV는 볼 때마다 그 어정쩡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전성기 때 한해 15만 대가 팔리던 차가 10만 대 아래로 뚝 떨어졌을 때 혼다도 깨달았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겨도 10만 대는 팔려주는 차가 파일럿이라는 이야기도 성립된다. 미국인의 생활습관을 철저히 연구한 공간과 여유로운 장비, 높은 기계적 신뢰도에 동급 최고의 충돌안정성 덕분에 파일럿은 이제 미국 중산층 사커맘을 대변하는 차가 되었다.  2세대의 못생김에서 벗어나다다행히도 새로 나온 3세대 파일럿은 전혀 못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잘생긴 편에 속한다. 혼다 SUV의 익숙한 디자인 패턴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전면만 보았을 때는 조금 커진 CR-V 정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차의 크기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것은 측면을 보고 나서다. 20인치의 휠 사이즈조차 그다지 커 보이지 않을 정로도 루프라인이 길게 이어져 후부의 커다란 오버행에서 마무리된다. CR-V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차다. 오버행이 커다랗게 튀어나온 것은 역시 3열 시트 때문. 넉넉한 3열 시트를 넣는 것으로 미니밴이나 가능할 8명의 탑승인원을 자랑한다. 3열 시트는 물론 접고 펼 수 있으며 잠깐 앉는 용도의 간이시트가 아닌 본격적인 장거리 여행용으로도 충분하다. 구형에서는 약간 비좁다 싶던 무릎공간도 충분해져 성인 남성이 타고 여행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 단 이것은 2명이 탈 때로 한정되며, 리어 휠하우스가 좌석공간을 먹고 들어와 성인 3명이 앉기에는 아무래도 비좁은 편이다. 탑승은 의외로 쉬운 편으로, 측면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2열 시트의 한쪽이 앞으로 접히면서 진입에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 2열은 미니밴 정도의 공간감이 확보되며 넓고 평평해서 성인 3명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사방에 달린 컵홀더는 물론이고 USB 포트가 곳곳에 배치된 데서 요즘 차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구형과 신형 대시보드의 비교. 신형이 되면서 소재와 품질감이 수직 상승했다 동급 최저 수준의 품질감이 인상적이던 2세대에 비하면 신형의 내장재 질감은 황송할 정도다. 계기판과 대시보드는 현행 어코드와 CR-V의 디자인 테마를 공유한다. 다소 평범한 계기판과 콘솔에 비해 특이한 것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8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 와이파이 테더링까지 마치면 웹 브라우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앱 설치도 가능하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막혀 있어서 실제 설치는 제한적이다. 만약 안드로이드폰 화면을 그대로 표시하고 싶다면 센터콘솔 하단의 HDMI 포트를 이용하면 된다. 풍요로운 공간과 장비스티어링은 최근의 차들이 모두 그렇듯이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방식. 전반적으로 가벼운 것을 빼고는 큰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달리다보면 스티어링에 직접 개입하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인상적이다. 스티어링이 도로의 안쪽 실선이라도 밟게 되면 도로이탈방지 시스템이 가벼운 진동으로 이를 알려주며 심지어 부드럽게 스티어링을 반대로 이끌기까지 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기본이며, 추돌 상황이라 판단되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우회전 시그널을 켜면 우측 사각지대를 자동으로 화면에 비추는 레인 와치 기능은 덩치 큰 SUV에서 그 유용함이 배가된다.계기판은 단조로운 편. 모처럼의 컬러 LCD를 좀 더 활용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길이가 5m가량 되는 데다가 댐퍼 스트로크가 긴 SUV답게 느긋한 승차감이 매력이다. 거칠게 몰아붙일 이유가 적은 차이지만, 출력이 필요한 때는 넉넉한 힘으로 화답한다. V6 3.5L 엔진은 전작을 개량한 듯하지만 사실은 직분사 시스템을 넣고 새로 만든 것이다. 출력은 30마력 늘었고, 변속기는 1단이 추가된 6단. 여기에 무게를 140kg 가량 줄이면서 전체적인 운동성능이 높아졌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2초로 이전 모델에 비해 2초 가량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3리터급 SUV에 비해서도 무척 좋은 가속 능력을 가졌다. 여유로운 동력성능은 온로드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성능까지 끌어올렸다. 오프로드에 던져넣은 차는 8인승 SUV임에도 불구하고 4륜구동 시스템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런 전륜구동 기반 SUV에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험로 전용 지형반응 시스템까지 갖추었다. 노면 상태에 따라 눈/모래/진흙 모드를 골라서 달릴 수 있는 시스템은 두 배는 비싼 차에서나 손에 넣을 수 있던 기능이다. 딱히 길이랄 것도 없는 마른 하천을 달리며 오랜만에 SUV 본연의 즐거움을 만끽했다.V6 3.5L SOHC 신개발 직분사 엔진. 출력은 30마력 가까이 늘어났다 다운사이징은 어디에직접 경험한 신형 파일럿은 높은 완성도를 갖춘 차다. 구형에서 느꼈던 실망은 깨끗하게 걷어냈다. 구태를 벗어난 디자인에 훌륭한 품질감, 어지간한 미니밴을 대체하기에 충분한 사이즈와 승차감도 갖추었다. 액티브 세이프티 장비도 빠짐없이 다 넣었다. 디젤 엔진이 없는 것조차 큰 단점이 되지 않는다. 휘발유 엔진의 부드러움과 정숙성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 소비층이 충분하다는 것은 이미 이 시장의 맹주 익스플로러 판매량에서 증명한 바 있다. 유일한 걸림돌은 파워트레인 정도. 3.5L V6 엔진의 부드러운 파워와 6단 변속기의 성능은 이 차의 성격과 대단히 잘 맞긴 하지만, 이건 북미 시장의 기본 요구사항이며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이미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파일럿이 북미 시장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다운사이징용 신형 1.8L 터보 엔진이 혼다의 라인업에 곧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한국 시장에 어울리는 파워트레인이 어느 쪽일지는 두말하면 잔소리. 좋은 차에 좋은 엔진과 변속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Honda Pilot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길이×너비×높이 4955×1995×1775mm휠베이스 2820mm트레드 앞/뒤 1685/1685mm 무게 196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45/50 R20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엔진형식 V6 휘발유 직분사 i-VTEC밸브구성 SOHC 24밸브 배기량 3,471cc 최고출력 284마력/6000rpm 최대토크 36.2kg•m/4700rpm 구동계 배치 앞엔진 네바퀴 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6.2초 최고시속 - 연비 8.9km/L(도심 7.8, 고속 10.7)에너지소비효율 5등급 CO₂ 배출량 198g/km값 5,390만원글 변성용 객원기자사진 민성필
내면의 변화에 치중한 AUDI TT 2015-12-14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1994, 1988 등 연도를 달리해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 먼 과거는 아니지만 이미 잊혀져버린 당시의 문화를 보여줘서 희미해진 추억을 끄집어낸다. 100년도 아니고 고작 20여 년 전 과거가 벌써 잊혀져버린 것은 그만큼 세상이 급격하게 변해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약간 촌스러워 보이는 추억 속 이야기에 우리가 다시금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선함 덜한 안정적 변화아우디 TT가 처음 나온 때는 1998년으로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이다. 당시에는 2인승 로드스터가 한창 인기를 끌 때다. 1989년 등장한 마쓰다 미아타가 경량 로드스터 붐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BMW Z3, 포르쉐 복스터, 메르세데스 벤츠 SLK 등 독일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2인승 로드스터 전성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TT가 나왔다. 없던 차들이 우르르 쏟아지니 신세계가 열렸다. 충격과 감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로드스터 붐을 주도했던 주인공들은 세대를 바꿔가며 변해갔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멋과 완성도를 더해갔지만 왠지 처음 나왔을 당시만큼의 감동은 덜하다. 처음이 성공적이었던 차들은 대개 급격한 변화를 자제한다. 이제 겨우 3세대 정도로 아직 차곡차곡 전통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초대 모델의 틀을 유지하며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에 완성도는 높아지지만 새로운 맛은 점차 옅어진다.   신형 TT는 3세대다. TT도 처음 나왔을 때 반응이 대단했다. UFO처럼 앞뒤가 둥근 대칭형 디자인은 파격적인 동시에 독창적이었다. 당시의 밋밋하고 각진 아우디 세단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였다. TT는 아우디 역사에서 디자인 전환점이 됐다. 그리고 2세대는 1세대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세련미를 더했다. 1세대의 가장 큰 특징인 앞뒤 대칭 요소는 조금 완화됐지만 여전히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감동을 안겨줬다. 이번에 나온 3세대는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폭스바겐 그룹이 통합 플랫폼으로 밀고 있는 MQB를 새로 적용하면서도 정작 스타일은 2세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각을 세우고 선을 날카롭게 다듬는 정도에 머물러 페이스리프트처럼 보인다. 요즘 아우디는 다른 모델들도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디테일을 다듬어 세련미와 완성도를 높인다. 이러한 전략은 정체성을 이어가기는 좋은 대신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마치 왕년의 미스코리아를 보는 듯하다. 수상 당시에는 젊고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신선함 대신 원숙미를 풍기는 그런 모습이다. 사람들은 해마다 새로운 ‘진’이 누군가에 관심이 있다. 비록 새로운 진은 아니지만, 왕년의 진도 가닥이 있어서 나이가 들어도 미모는 여전하다. TT 역시 초대 모델만큼의 감흥은 덜하지만 스포츠 쿠페의 매력은 계속해서 이어간다.L자형 주간주행등이 달린 램프  헤드램프는 LED다. ‘L’자 두 개를 붙여 놓은 듯한 주간등이 새로운 표정을 만든다. 육각형으로 진화한 싱글 프레임 그릴은 각진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뒤는 각을 줬지만 큰 윤곽은 탱탱한 곡면을 살렸다. 1세대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은색 연료주입구 캡도 TT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이다. 테임램프 역시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LL’ 형태로 빛난다.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겉으로 보이는 형태는 변화를 최소화한 반면 실내는 큰 폭으로 달라졌다. 대시보드 가운데 세 개의 송풍구가 이전 세대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그 외에는 대부분 바뀌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사라졌다. 차의 등급이 낮아서 모니터가 빠졌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대신 계기판이 모니터 역할을 맡는다.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바꾼 계기판은 크기가 12.3인치나 된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MMI의 기능 조작도 담당한다. 아우디는 이를 ‘버추얼 콕핏’이라 부른다. 컴퓨터 모니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래픽도 화려하고 테마도 선택 가능하다.계기판은 완전 전자식으로 바꾸었다  ‘클래식 뷰’는 일반적인 모드로 좌우에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자리잡고 가운데 정보창이 뜨는 전통적인 형태다. ‘프로그래시브 뷰’는 타코미터와 속도계 크기가 확 줄어든 채로 좌우 구석으로 이동하고, 정보창의 비율이 커진다. 가장 신기한 부분은 내비게이션. 스크린 전체를 내비게이션이 채우기도 한다. 계기판 메뉴는 스티어링휠 버튼이나 MMI를 사용해 조절한다. 메뉴는 세부 메뉴까지 합치면 그 수가 매우 많고 상당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룬다. 그 중에는 ‘아우디 심장 박동’이라 부르는 사운드 볼륨 조절도 있다. 시동을 끌 때 특유의 짧은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데, 이 소리를 끄거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모니터뿐 아니라 각종 버튼도 확 줄었다. 공조장치 컨트롤러는 송풍구 가운데 작은 표시창이 달린 다이얼에 집어넣었다. 센터페시아에 버튼이 확 줄면서 공간도 넓어 보이고 느낌도 간결하다. 이전 세대에서 모니터 옆에 작게 달려 있던 MMI 컨트롤러는 기어레버 아래 커다랗게 자리잡았다. 사이드 브레이크가 전자식으로 바뀌어서 센터터널 부분이 한결 확 트인 느낌을 준다.멋과 함께 홀드성도 뛰어난 버킷시트  시트는 스포츠 쿠페답게 널찍한 버킷 타입으로 멋을 냈다. 단단하지만 몸을 잘 잡아줘서 편하다. 늘 궁금한 부분인데 이런 차의 뒷좌석은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 2인승 뒷좌석은 어린아이도 앉기 힘들 만큼 좁다. 트렁크에는 트렁크 해치를 닫을 때 뒷좌석에 앉은 사람 머리를 조심하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을 정도다. 안전벨트도 달려 있으니 사람이 앉으라고 만들어 놓은 자리이기는 한데 실제로는 앉을 수 없다. 버린 자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애초에 이 차를 사는 사람은 뒷좌석에 욕심이 없겠지만). 접어놓으면 꽤 넓은 공간이 나온다. 트렁크 도어는 해치 방식으로 짐을 넣고 빼기가 매우 수월하다. 높이가 있는 짐은 싣기 힘들지만 길이가 긴 짐은 충분히 들어간다.뒷좌석은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드러나는 본성 꽁무니에는 45 TFSI라고 적혀 있다. 처음에는 바뀐 숫자 해석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감이 좀 잡힌다. 가솔린 터보 2.0L 엔진은 22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5.7kg•m로 1,600~4,400rpm 구간을 커버한다. 변속기는 S-트로닉이라고 부르는 6단 더블 클러치. 아우디의 장기인 네바퀴굴림 콰트로는 당연히 들어가고, 여기에 전자식 디퍼렌셜록도 집어넣었다. 요즘 같은 출력과잉 시대에 220마력은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니다. 터보 차가 많아지면서 고출력이 횡횡하다보니 숫자에 대한 감각도 무뎌진다. 하지만 달리면 숫자가 선명해진다.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속도계 바늘이 솟구쳐 오른다. 시원스럽게 아스팔트 위를 날아가듯 미끄러진다. 0→100km/h 도달 속도는 5.6초로 아주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달리는 쾌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아울러 S-트로닉 기어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 속도도 빠르고 동력 전달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해낸다.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모두 빠르고 터보랙도 미약해서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강렬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가속할 때에는 ‘조금만 더’가 절로 튀어나온다. 4,400rpm까지 절정으로 치달은 후 토크는 급속히 떨어진다. 힘으로 미는 게 아니라 지구력으로 버티는 기분이 든다.시원스런 가속을 제공하는 220마력 엔진  주행모드는 효율•승차감•자동•다이내믹•개별 설정 다섯 가지다. 연료를 절약하는 효율 모드는 불필요한 힘 분출을 억제하기는 하지만, 급격하게 힘이 줄어드는 느낌까지는 아니다. 막 밟지만 않으면 적당히 여유롭고 만족스럽게 탈 수 있다. 승차감과 자동은 차이가 애매하다. 승차감 모드라고 해서 아주 편하지는 않다. 대신 다이내믹 모드로 들어가면 TT의 본성이 드러난다. 엔진•변속기•스티어링•콰트로 시스템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한층 예민해진다. 이때부터 가속 페달을 후려 밟으면 스포츠카를 타는 감성에 휩싸인다. 이런 차는 귀로 듣는 맛도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TT는 얌전한 편이다. 일반적인 달리기 때는 조용하고 가속할 때에는 날카롭지만 잘 정제된 엔진 소리를 내뿜는다. 전반적으로 심장을 벌렁벌렁 뛰게 하는 자극적인 사운드는 아니다. 스티어링이나 페달 감각은 빡빡하고 팽팽하기보다는 유연하면서 긴장이 살아 있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반응이 정확해서 핸들링은 정교하다. 입력한 값만큼 정확하게 방향을 돌린다. 콰트로는 상황에 맞게 토크를 나눠준다. 자세 잡는 능력이 뛰어나서 원하는 라인을 웬만해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타이어가 소리를 지를 정도로 흐트러졌다가도 빠르게 접지력을 회복하며 원상복귀한다. 코너링 때나 급차선 변경 때 점차 속도를 높여가며 버티는 능력을 테스트해보는 일도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점차 재미를 더한다. 높은 안정성에 기반한 운전의 재미를 안겨준다. 해치 게이트 덕분에 짐 넣기는 수월하다  사실 3세대 TT는 좀 진부한 느낌이 들어서 감흥이 떨어졌다. 초대 TT에 대한 향수가 새삼스럽게 피어올랐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현재를 즐겨야 한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재미있다고 정말로 1994년이나 1988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설사 그때 모습을 재연한다고 해도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을 뿐더러 과거는 추억 속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법이다. ‘응답하라!’고 외치지 말고 초대 TT는 과거의 향수로 남겨두자.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에 있어주는 차는 신형 TT니까.  AUDI TT 45 TFSI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쿠페, 4명길이×너비×높이 4200×1966×1355mm휠베이스 2468mm트레드 앞/뒤 1562/1548mm무게 140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45/40 R18 컨티넨탈 컨티스포트컨택트5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84cc최고출력 220마력/4500~6200rpm최대토크 35.7kg•m/1600~44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5.3초최고시속 250km(제한)연비 10.0km/L(도심 9.1, 고속 11.4)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76g/km값 5,750만원글 현성현(자동차 칼럼니스트)사진 최진호
LINCOLN MKX 2.7 EcoBoost AWD, .. 2016-01-14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세차게 쏟아졌다. 어쩐지 아까부터 스산하다 싶었다. 라디오에서는 오랜 가뭄을 해소해줄 반가운 손님이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었다. 빗속에서의 시승과 촬영은 여러모로 고단하다. 오늘은 처량하게 휘날리는 낙엽 때문에 마음까지 축축했다. 비가 내리기 전, 표지와 메인 이미지 촬영을 끝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몸은 고달프지만 좋은 점도 있다. 비오는 날 시승은 차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빗속을 달려보면 알 수 있다. 이 차가 고급차인지 아닌지. 고급차는 와이퍼의 움직임도 우아하다. 빗소리도 근사하게 전달한다. 또한 실내 습도 조절과 시야 확보 능력이 뛰어나다. 사실 이것저것 세세하게 따져볼 필요도 없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몸이 편하다면 고급차다.  기자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 실제로 럭셔리나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이런 부분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오늘 함께한 신형 MKX는 고급차였다. 물론 링컨이 럭셔리 브랜드니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예상을 웃돌았다. MKX는 폭우 속을 뚫고 달릴 때도 평화로운 실내를 유지했다.이중웨더스트립, 이중접합유리, 고급 가죽, 인체공학을 고려한 시트, 영리한 공조장치 등이 빛을 발했다. 특히 뛰어난 밀폐감이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빗방울이 차체를 사정없이 때리고 있었지만, 실내에는 링컨이 자랑스레 내세운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아름답게 흘렀다. 운전 또한 쉽고 편했다. 가속 페달을 팍팍 밟아도 흔들림이 없었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젖은 노면에서도 V6 터보 엔진의 응축된 힘을 유연하게 풀어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 신형 MKX는 자신이 링컨의 기대주라는 사실을 짧은 시간 안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과 그 노력의 결정체MKX가 2세대로 거듭났다. 1세대 MKX가 2006년 데뷔했으니 약 9년 만의 세대교체다. MKX는 링컨의 중형 SUV. 하지만 전임자인 에비에이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프레임 섀시에 각진 보디를 얹었던 에이비에이터와 달리 모노코크 섀시를 밑바탕 삼은 크로스오버다. 이제 아우디 Q5, 렉서스 RX, 메르세데스 벤츠 GLE 등과 경쟁한다. 말뿐인 경쟁이 아니다. 2세대로 진화하며 MKX의 상품성은 수직 상승했다. 성격 변화만 알렸던 1세대 MKX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눈부시다. 사실 최근 링컨의 기세는 예전만 못했다. 1917년 설립돼 약 80년간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로서 미국 시장을 지배해왔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간의 성공에 도취돼 일본과 유럽 브랜드에게 안방시장을 내어준 게 화근이었다. 모회사 포드의 무리한 사업 확장도 문제였다.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볼보 등을 사들여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에 도전했던 포드의 야망은 결국 아픔만을 남긴 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링컨은 미국 전용 럭셔리 브랜드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LED를 빼곡하게 채운 헤드램프와 신형 스플릿 윙 그릴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의 태도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포드는 지난 10여 년간 회사 재정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럽 브랜드들을 되팔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라인업과 개발과정을 간소화하는 ‘원포드 전략’도 시행했다. 반면 미래에 대한 투자에는 과감했다. 특히 다운사이징 엔진 개발, 섀시 통폐합 및 개량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이 스며든 좋은 예가 바로 익스플로러다. 익스플로러는 전세계 시장을 겨냥한 높은 품질, 효율을 중시한 파워트레인, 포드 특유의 넉넉한 감각 등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링컨 역시 이 같은 체질개선에 적극 동참했다. 2012년에는 회사 이름도 바꿨다. 이제 링컨이 아닌 링컨 모터 컴퍼니가 정식 명칭이다. 제품 개발 및 세일즈 팀도 다시 꾸렸다. 또한 전용 디자인 스튜디오도 새로 차렸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신 모델을 하나씩 공개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2세대 MKX를, 2014년에는 MKC를 선보였다. 앞 엠블럼 안에는 전방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변화에 대한 시장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2014년 링컨의 미국 판매는 16%가 늘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 평균 성장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링컨은 이제 막 전세계로 발을 디딘 상태. 특히 작년에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가 중요하다. 지난 몇 년 동안 무려 10억달러를 쏟아부으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으니, 한 단계 더 높이 뛰어올라야 한다. 그 도약을 이끌 모델이 바로 2세대 MKX라고 할 수 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완성도사실 이전 MKX는 일본이나 유럽의 라이벌들과 경쟁하기에는 매력이 부족했다. 단지 ‘우리도 크로스오버 SUV가 있다’라는 사실을 알리는 도구에 불과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안팎 디자인이 문제였다. 2011년, 세대교체에 가까운 대대적인 부분변경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섀시를 그대로 사용한 까닭에 다소 어색한 부분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형 MKX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링컨 새 시작의 신호탄이었던 2세대 MKZ와 같은 스타일링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핀 배치를 가로로 바꾼 새 스플릿 그릴, 주간주행등과 전조등 모두를 LED로 밝히는 헤드램프, 보닛과 펜더에 세심하게 새긴 라인 등으로 세련미를 강조했다. 이제 여느 유럽 경쟁자와 비교해도 좋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섀시도 신형인 CD4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는 빠듯한 비율이다. 신형 MKX의 자세는 전후좌우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탄력이 넘친다. 특히 커다란 루프 스포일러와 대형 LED 테일램프로 완성한 뒤태는 아우디가 울고 갈 정도로 긴장감이 높다. 자랑할 만한 장비도 여럿 눈에 띈다. 반경 3m 안에 들어서면 도어 앞바닥에 링컨 로고까지 띄우는 웰컴 라이트와 앞 엠블럼 안에 숨어 있는 전동식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견인장치가 기본이라는 사실도 내세울 만한 장점이다. 20인치나 되지만 차체가 워낙 커 존재감이 약하다 차체 크기도 키웠다. 그동안 MKC라는 동생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길이 93mm, 휠베이스 24mm를 늘였다. 그 결과 길이 4,830mm, 너비 1,935mm로 벤츠 GLE와 비슷해졌다. 아우디 Q5나 렉서스 RX보다는 한참 크다. 그런데 체감 크기는 실제를 웃돈다. 특히 바깥쪽에 붙은 램프 덕분에 차체가 굉장히 길고 넓어 보인다. 때문에 5인승이지만 7인승으로 보일 수도 있다. 반 체급 정도 작은 기아 쏘렌토도 7인승 옵션이 있으니 이런 오해가 무리는 아니다. 실내에는 여유가 넘친다. 머리 위와 무릎공간 모두 부족함이 없다. 리어 시트는 리클라이닝도 지원한다. 트렁크 역시 넉넉하다. 7인승만 한 5인승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이 정도 크기면 다소 휑한 느낌이 날 법도 한데, 짜임새가 예상보다 높다. 대시보드 위아래, 도어 트림 등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색을 바꿀 수 있는 간접조명도 심었다. 우아한 곡선이 돋보이는 실내. 단순해 보이지만 필요한 옵션은 빠짐없이 갖췄다 소재 선택도 탁월하다. 까끌까끌한 질감을 살린 나무(우드 패널)와 매끈하게 다듬은 알루미늄, 그리고 야들야들한 고급 가죽 등을 아낌없이 썼다. 심지어 대시보드를 덮은 우레탄의 표면도 섬세하게 다듬었다. 가죽과 우레탄 위를 촘촘하게 수놓은 스티치 장식은 이제 이 급에선 기본이다. 보기는 좋을지언정 사용은 불편했던 센터페시아의 터치식 버튼들은 일반적인 기계식 버튼으로 돌아왔다. 포드 코리아는 신형 MKX를 소개하며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인 레벨과의 첫 협업을 유독 강조했다. 물론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인 것은 분명하다. 오디오에 문외한인 기자조차도 황홀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디오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오디오 외에도 MKX를 빛내주는 요소들이 적지 않기 때문. 가령 전동시트는 22방향으로 움직이는 고급형이다. 요추와 허벅지 받침 조절은 물론, 통풍과 마사지 기능까지도 지원한다. 옵션가 300만원이 넘는 BMW의 컴포트 시트보다 더 편하고 기능도 많다. 계기판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다양한 안전장비도 MKX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360도 카메라, 어댑티브 헤드램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브레이크 오토홀드 등 기초적인 장비는 물론, 필요시 제동에도 개입하는 추돌방지 시스템과 차선 안쪽으로 차를 밀어넣는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도 갖춘다. 또한 뒷좌석에서는 사고시 면적을 넓혀 탑승자의 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하는 팽창식 벨트(Inflatable Belt)와 같은 흔치 않는 안전장비도 볼 수 있다. 성능, 효율, 정숙성 모두 아우른 에코부스트 엔진엔진은 V6 2.7L 에코부스트다. 이전보다 배기량을 1,032cc나 줄였지만, 터보차처를 달아 최고출력은 31마력(340마력), 최대토크는 14.3kg•m(53kg•m)나 늘렸다. 물론 복합연비는 7.6km/L로 이전 수준(7.7km/L)을 유지했다. 성능, 효율, 정숙성 모두를 만족하는 V6 2.7L 에코부스트 엔진 참고로 에코부스트는 포드가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았다고 자랑하는 다운사이징 엔진 라인업의 이름으로, 3기통 1.0L부터 V6 3.5L까지 총 7개의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렬 4기통 2.3L 버전은 현재 포드의 아이콘인 머스탱에 쓰이고, 내년 포드의 자존심인 포드 GT를 통해 선보일 2세대 V6 3.5L(550마력) 버전은 닛산 GT-R의 VR38DETT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V6 엔진의 자리에 올라서게 될 예정이다. 신형 MKX에 얹힌 V6 2.7L 버전은 굉장히 정숙하다. 진동과 소음 모두 흠잡을 곳이 없다. 디젤 엔진이 얌전해졌다지만 아직까지는 가솔린 엔진을 따라올 수 없다. 게다가 MKX는 이중차음유리를 달고 엔진룸 테두리에 고무 몰딩까지 둘렀다. 하지만 회전수를 올리면 꽤나 스포티한 소리를 낸다. ‘이게 대체 무슨 컨셉트인가?’라는 의문은 도로를 달려보면 풀린다. 저회전에서의 움직임은 나긋하지만, 고회전에서는 굉장히 자극적으로 변한다. 특히 최대토크를 뿜는 3,000rpm부터는 2톤이 넘는 무게가 무색할 만큼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넉넉한 공간과 리클라이닝 시트, 그리고 사고시 면적을 부풀려 인체를 보호하는 팽창식 벨트. 이 급에서 이만 한 패밀리카가 또 있을까? 변속기의 반응도 상당히 빠르다. 유압식임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휠에 달린 시프트패들에 곧바로 반응한다. 업 시프트는 물론 다운 시프트도 지체 없이 해치운다. 몸놀림 또한 안정적이다. 어느 정도 롤을 허용하지만, 댐퍼가 자세를 즉각적으로 다잡는다. 특히 리바운드 능력이 뛰어나 심리적인 안정감이 높고 승차감도 편하다. 무엇보다 무게중심 이동 과정이 솔직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스티어링 반응은 빠릿빠릿하다. 링컨 최초로 일정 회전을 넘기면 기어비가 변하는 어댑티브 스티어링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스포츠카만큼 날렵하진 않지만, 한 급 아래 모델을 타는 것처럼 운전이 쉽고 즐겁다. 물론 스티어링 휠의 무게도 바꿀 수 있다. 스포츠 변속 모드에서만 무겁게 설정할 수도 있다. 사실 MKX와 같이 덩치 큰 SUV일수록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의 세팅이 더 중요하다. 운동에너지가 큰 만큼, 안전과도 밀접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MKX의 사륜 구동 시스템은 험로가 아닌 빗길이나 눈길을 위해 존재한다. 때문에 지형관리 시스템은 제외됐다. 어차피 오프로드를 즐길 성격의 차도 아니긴 하다. 트렁크는 여유롭다 못해 광활하다. 뒤쪽에선 버튼으로 시트를 접을 수 있다 링컨의 도약을 이끌기에 충분한 상품성최근 포드와 링컨은 빠르게 변화해왔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캐치하고 이를 높은 완성도로 엮어내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익스플로러가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의 변화된 자세 덕분이다. MKX 역시 이런 노력으로 점철되어왔다. 이전 세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신형 MKX는 여느 동급 경쟁자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가격대비 가치까지 생각하면 그 매력은 더욱 커진다. 디젤 엔진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다. 물론 MKX가 시장의 판도를 흔들 만한 모델은 아니다. SUV 시장 성장에 주목해 빠르게 라인업을 늘려왔지만 이미 중형 SUV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설립 100주년을 앞둔 링컨이 한층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서 MKX가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LINCOLN MKX 2.7 EcoBoost A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길이×너비×높이 4830×1935×1690mm휠베이스 2848mm트레드 앞/뒤 1661/1656mm무게 219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타이어 245/50 R20 한국 벤투스 S1 노블2엔진형식 V6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2694cc최고출력 340마력/5750rpm최대토크 53.0kg•m/30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연비 7.6km/L(도심 6.6, 고속 9.3)에너지소비효율 5등급CO₂ 배출량 223g/km값 6,30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민성필
완벽한 세컨드카, PORSCHE 911 CARRERA .. 2015-12-03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와 로터스 엑시지 S. 여기 차에 미친 환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두 대의 차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911과는 에보라가, 엑시지와는 카이맨이 더 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스펙 시트만 줄줄 꿰고 있는 페이퍼 마니아는 이 비교 시승을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이 비교시승을 진행했다. 사실 우리도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적잖이 고민을 했다. 하지만 엑시지와 카이맨을 한 리스트에 넣은 적은 없었다. 그건 너무 뻔하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복스터를 물망에 올렸다. 엑시지와 붙이면 둘의 목적과 성격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테니까. 그런데 일이 꼬여버렸다. 비교시승 하루 전, 섭외해 둔 복스터 GTS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이전 시승자가 엔진오일 주입구에 가솔린을 들이부었단다.   엑시지 S는 이미 도착해 있는 상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비교대상을 바꾸기로 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911 카레라 4 GTS다. 911로 낙점한 이유는 간단했다. 엑시지 S가 3세대(시리즈 3)로 진화하며 911 카레라 S를 넘어 911 GT3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마침 GTS는 911 카레라 S와 911 GT3의 간극을 메우는 모델이 아닌가? 이 두 대를 저울질하는 건 예상보다 훨씬 더 즐거웠다.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911로의 변경이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둘 다 바쁘신 몸이라 계측기까지 동원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우열을 가리는 게 목적은 아니니 상관없다. 우리는 이 두 대의 차가 세컨드카로서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인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체감만큼은 과연 소문대로였다. 엑시지 S는 911 카레라 4 GTS와 성능 우위를 충분히 논할 수 있을 만큼 빨랐다. 우리가 원했던 둘의 지향점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도 복스터로 가정해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명확하게.  고집 센 전통 스포츠카 메이커들의 대표 모델장르를 넘나드는 융합이 미덕인 세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통 스포츠카 메이커는 기본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로터스는 그 중에서도 아주 고집이 센 존재다. 그들은 성능 이외의 가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무게, 강성, 구조 등 오로지 잘 달리는 데에만 관심을 가진다. 엑시지는 이런 로터스의 철학에 방점을 찍는 모델이다. 현재 로터스가 양산하는 합법적인(국내 법규를 만족하는) 로드카 중 가장 짜릿한 성능을 자랑한다. 엑시지는 3세대로 거듭나며 엘리스와의 연결고리를 잘라냈다. 이제 엘리스보다 길이 243mm, 휠베이스 70mm가 긴 독자 모델이다. 때문에 엘리스의 고성능 버전이었던 이전과는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 엔진 역시 V6 3.5L 수퍼차저로 키웠다. 엑시지 S의 경우 무려 345마력, 40.8kg•m의 힘을 낸다. 차체와 엔진을 키워 무게가 1,176kg까지 늘어났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경량'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니까. 로터스 특유의 운동 특성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엑시지의 주유구는 키를 꽂아 돌려서 연다  설계는 철저하게 기능을 따랐다. 스타일링마저 알루미늄으로 짠 터브(Tub, 욕조)형 섀시와 그 가운데 붙은 엔진, 그리고 네 귀퉁이의 바퀴들을 감싸는 데 충실했다. 이전보다 이미지가 한층 날카로워졌지만, 이를 논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이건 로터스니까. 구석구석 뚫어놓은 구멍들도 전부 숨통을 틔우는 용도에 불과하다. 미드십이지만 앞쪽에 짐칸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터스는 앞 후드 아래쪽 공간도 오직 성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했다. 각종 열교환기를 눕혀 단 후, 후드에 구멍을 뚫어 무게 중심과 차체 앞쪽에 몰리는 양력을 동시에 낮췄다. 대부분의 외부 패널은 무게를 1g이라도 더 덜어내기 위해 유리섬유로 제작했다.  물론 고집이라면 포르쉐도 못지않다. 911의 디자인 역시 섀시와 파워트레인 구성에 맞춘 경우다. 반세기가 넘도록 이 외모를 유지해온 것도 구조가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변한 거라고는 디테일과 프로포션 뿐이다. 포르쉐 디자인팀이 위대한 건 바로 911 때문이다.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911은 예나 지금이나 세련미가 넘친다. 911 역시 지난 세대교체 때 큰 변화를 겪었다. 휠베이스를 무려 100mm나 늘렸다. 실내공간 확장 따위가 목적이 아니다. 한계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포르쉐는 고집도 세지만 자존심도 어마어마하다. 스포츠카라는 장르에서만큼은 어떤 경쟁자에게도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다. 현행 911에 담긴 변화 역시 이런 포르쉐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911 GT3 RS 등이 상대하는 미들급 수퍼 스포츠카들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으니 차체를 키울 수밖에…….  물론 치밀한 포르쉐는 먼저 911에게 똘똘한 동생인 카이맨부터 선물했다. 그리고 911은 순수한 운전재미를 카이맨에게 넘겨줬다. 대신 911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빨라졌다. 포르쉐가 누군가? 악착같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집단 아닌가? 이번 911은 몸집을 키웠지만 무게는 평균 45kg이나 줄였다. GTS끼리 비교하면 차이는 60kg이다. 늘어난 편의 및 안전장비의 무게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감량의 폭은 더욱 커진다. 다이어트의 과정은 치열했다. 가령 보닛, 도어, 루프, 서스펜션 등은 알루미늄으로, 실내 내장제의 골격은 마그네슘으로 빚었다. 무게중심도 이전보다 5mm 이상 낮췄다. 또한 3.8L의 배기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출력을 끌어올렸다. GTS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 22마력 높은 430마력을 낸다. 배기량 1L당 출력은 약 113.1마력. 자연흡기 방식인 걸 감안하면, 수퍼 스포츠카 또는 레이스카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다.911은 이제 퓨어 스포츠카가 아니라 프리미엄 스포츠카다  퓨어 스포츠와 프리미엄 스포츠의 차이두 차의 지향점 차이는 실내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선 911은 눈부시게 화려하다. 특히 소재 선택과 조립완성도가 탁월하다. 알칸타라, 가죽, 알루미늄 등을 쏟아 부어 정교하게 다듬었다. 버튼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전통적인 5구 계기판 중 하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뀐 지 오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7인치 모니터를 포함한 'CDR+'가 기본이다.  911에서는 포르쉐 노트가 음악이라는 말도 옛말이 되었다. 수평대향 엔진의 음색이 변했다는 말이 아니다. 오디오 시스템이 음악 감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분명 BMW 3시리즈보다는 낫다. 이전 세대(코드네임 997)부터 에어컨 컴프레서 버튼을 'ON'이 아닌 'OFF'로 설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포르쉐는 이제 쾌적한 실내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휑할 정도로 간결한 실내. 스티어링 컬럼마저 고정돼 있지만, 운전자세는 정석대로 잡을 수 있다  엑시지의 도어를 열어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유는 911과 정반대다. 대시보드는 딱딱한 플라스틱이다. 그나마 아래쪽은 앙상한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시승차는 웃돈을 주고 구석구석을 가죽으로 감싼 모델인데, 이마저도 별 감흥이 없다. 눈에 보이는 장비는 계기판, 소박한 오디오 헤드유닛, 기계식 공조장치, 몇 개의 버튼 등이 전부다. 자동이라고는 파워윈도와 도어록 장치가 전부다. 아무리 퓨어 스포츠카라지만, 해도 너무 한다. 수납공간도 하나 없다. 때문에 소지품은 전부 가방에 넣고 그 가방을 어딘가에 단단히 묶어두는 것이 좋다. 무턱대고 달리다가 스마트폰이 어딘가로 날아가 박살이 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롤이 적고 한계속도가 높기 때문에 실내는 중력이 전후좌우로 요동치는 전쟁터가 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타고 내릴 때마다 탑승자를 고문하는 넓고 높은 문턱. 하지만 엑시지의 탄탄한 주행 성능이 바로 이 문턱에서 비롯된다  문턱이 넓고 높아 몸을 구겨넣어야 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일단 들어앉으면 꽤 편안하다. 운전자세도 정석대로 잡을 수 있다. 조절되는 거라고는 시트 방석 위치밖에 없는데, 거 참 신기하다. 시트 머리 부분은 위쪽과 뒤쪽 모두 여유 있다. 헬멧을 쓰고 앉았을 때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911에서 이런 형상의 시트를 원한다면 최소 470만원을 더 주고 스포츠 버킷 시트를 달아야 한다. 이처럼 성능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로터스의 철학은 몸을 운전석에 포갰을 때 비로소 피부에 와 닿는다. 심지어 엑시지는 페달 세팅도 기가 막히다.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 사이의 간격과 높이 차이가 힐 앤 토에 최적화되어 있음은 물론, 기어와 클러치가 떨어져 있을 때 엔진 반응 속도를 낮춰 회전수를 보다 정확하게 보상할 수 있게 했다. 클러치 페달의 반발력은 예상외로 약하다. 이 세계에 익숙한 이에게는 출퇴근도 부담 없을 수준. 하지만 발뒤꿈치가 제대로 처리된 드라이빙 슈즈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트가 워낙 낮은 까닭에 페달을 밟는 게 아니라 밀어내는 자세가 되기 때문이다.엑시지 오너가 911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우아하게 넣을 수 있는 맵 포켓일지도 모른다  반면 911에 들어서는 과정은 우아하다. 여느 럭셔리 쿠페와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야들야들한 소가죽 로퍼나 하이힐을 신고 올라타도 부담이 없다. PDK의 등장 이후 대부분의 911에서 클러치 페달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 이제 911 GT3마저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PDK를 단다. 또한 911에는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의 신변을 보장해줄 수납공간이 여럿 있다. 널찍한 글러브박스와 맵 포켓, 그리고 꽤 괜찮은 컵홀더가 두 개나 있다. 아울러 가방을 던져둘 수 있는 뒷좌석도 있다. 엑시지에 비해서는 광활하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짐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시트 형상이나 스티어링 휠의 각도만큼은 영락없는 포르쉐다. 엑시지보다는 긴장의 수위가 낮지만, 911 역시 제대로 된 운전자세를 만들 수 있다. 등받이를 세우고 스티어링 휠을 바로잡으면 과격한 조작도 흔들림 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 운전에 대한 몰입도를 따지자면 엑시지가 앞서겠지만, 도심과 트랙을 모두 넘나들어야 한다면 911의 압승이다.기본형 또는 고급형 시트는 일상생활에 한층 더 최적화되어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혀 다른 과정과 비슷한 결과엔진 시동은 두 차 모두 키를 비틀어서 건다. 다만 911은 레이저 센서 리모트 키를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엑시지는 전통적인 금속 키를 스티어링 칼럼 오른쪽에 꽂는다. 엑시지 S의 엔진은 생각보다 날카롭다. 스타트 모터가 크랭크를 돌리는 순간, 토요타의 엔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뾰족한 사운드가 고막을 찌른다. 회전질감도 마찬가지. 회전 상승과 하락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끈끈하다.  로터스가 수퍼차저를 사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의미 없는 수치보다는 반응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출력 특성은 자연흡기 엔진에 가깝다. 치솟는 회전수에 비례해 힘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때문에 코너에서 힘을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다. 또한 토크가 풍부해 힘을 쥐어짜던 이전보다 운전이 쉽고 편하다. 6단 수동변속기의 완성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고회전에서의 변속을 반복해도 매끈하게 기어를 맞물린다.  911 카레라 4 GTS의 엔진 사운드는 다소 아쉽다. 박력이 넘치기는 하지만, 흡기음을 강조해주는 사운드 심포저와 배기음을 키워주는 스포츠 머플러 덕분에 수평대향 엔진 특유의 건조한 사운드가 다소 희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연소 연료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내는 파열음은 다소 '오버'가 아닌가 싶다. 센터터널의 버튼으로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머플러와 달리, 과장된 흡기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나 나날이 심해지는 규제 속에서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비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헬멧을 썼을 때의 자세까지 고려한 버킷 시트. 911에 이런 시트를 달려면 최소 47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물론 출력 특성은 흠잡을 데 없다. 911 카레라 4 GTS의 3.8L 복서는 7,500rpm에서 최고출력을, 5,75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순수한 자연흡기 엔진이다.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시점부터 연료가 끊어지는 시점까지 쉼 없이 힘을 쏟아낸다. 사실 이번 GTS는 '끝물 패키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미 포르쉐는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카레라의 터보 엔진화를 예고한 상태. 따라서 이번 GTS는 일반 911 중 최후의 자연흡기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레귤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GT3만큼은 자연흡기 방식을 유지하겠지만 말이다. PDK는 운전자의 의도를 우선적으로 따른다. 퓨얼컷을 넘어서는 수준이 아니라면 지시에 따라 무조건 기어를 내려 문다. 엔진보호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클리핑이 부드러워 도심 운전도 편하다. 911 카레라 4 GTS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리어 엔진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묘안이다. 코너의 출구나 빗길에서도 가속 페달을 마음껏 밟을 수 있도록 돕는다. 험로나 눈길을 달리기 위한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엑시지는 차체 중앙에, 911은 꽁무니에 엔진을 얹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엑시지의 스티어링은 유압 펌프마저 없는 기계식이다. 때문에 주차장만 빠져 나와도 땀이 삐질삐질 난다. 거친 노면의 코너를 돌아나갈 때면 차와 힘을 합쳐 길과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굽이진 길을 연속해서 달리면 힘이 부족해 팔이 덜덜 떨릴 정도다. 하지만 속도를 붙이면 감각이 아주 투명해진다. 손끝으로 타이어의 그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반응도 굉장히 빨라진다. 직결감이 높고 피드백이 솔직하니 변수에 대한 대처가 쉽고 쾌락 역시 크다. 또한 코너에서 엔진 힘을 좀먹지 않아 가속 페달의 반응에 변화가 없다. 911 역시 서보모터를 이용해 스티어링에서 비롯되는 엔진 스트레스를 줄였다. 하지만 911은 엑시지에 비하면 아주 부드럽다. 엑시지에서 바로 옮겨 타면 운전자와 바퀴 사이에 필터를 여러 장 끼워 넣은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포르쉐는 역시 포르쉐다. 911의 스티어링은 불필요한 피드백과 필요한 피드백을 명확히 구분해 전달하며 굉장히 정교하게 반응한다. 대체 무슨 마술을 부린 건지 궁금해질 정도. 손맛은 엑시지가 더 짜릿하지만, 완성도는 911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피렐리 타이어들과 접히지 않는 사이드미러들  섀시 강성은 두 차 모두 필요충분조건을 한참 웃돈다. '오버 엔지니어링'이라는 흔한 과장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엑시지 S의 섀시는 폭력적인 엔진의 힘과 날것에 가까운 서스펜션의 반응을 유연하게 받아낸다. 또한 하이그립 드라이 타이어(피렐리 P제로 트로페오 LS)의 넘치는 그립도 제대로 활용한다. 레이스용 슬릭 타이어도 보강 없이 그대로 소화할 수 있을 정도. 섀시, 서스펜션, 타이어 사이의 균형과 한계가 워낙 뛰어난 까닭에 어지간해선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하지 않는다.엑시지 S는 언제 어디서나 빠르다. 치솟은 출력 덕분에 오르막에서도 빠르고, 가벼운 무게 덕분에 내리막에서도 빠르다. 고속 안정성도 굉장히 뛰어나다. 출력, 구동방식, 차체 크기 등 모든 조건이 우월한 911 카레라 4 GTS와 동등한 수준이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도 두 차 모두 4.0초로 정확하게 같다. 하지만 엑시지 S의 가치는 빠른 속도 또는 빠른 랩타임만이 아니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차와 함께 호흡할 때의 짜릿함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그만큼 엑시지 S는 손발을 제대로 맞추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물론 전통적인 방식의 스포츠카이기에, 조급하게 다루거나 이기려고 들면 대뜸 반발한다. 때문에 섬세한 여자를 다루듯 대화부터 시도하며 친해질 필요가 있다.엑시지에서는 꿈도 못 꿀 911의 넉넉한 공간  반면 911 카레라 4 GTS는 굉장히 순종적이다. 굳이 운전자가 차의 성격에 맞출 필요가 없다. 무리한 요구에도 최선을 다한다. 섀시가 엔진과 서스펜션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기에 어떤 조작에도 부드럽게 화답한다. 911 GT3 RS 정도면 모를까, 911이 운전자를 가린다는 말도 과거의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당연히 운전자에 따라 한계는 달라진다. 하지만 911 카레라 4 GTS는 그 범위가 굉장히 넓다. 반응과 승차감이 나긋한 쿠페와 레이스카 수준의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스포츠카 사이를 서슴없이 넘나든다. 몸집이 커지긴 했지만,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거동은 여전히 민첩하다. 속도를 붙일수록 생기가 도는 스티어링, 자잘한 충격은 거르되 차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서스펜션, 즉각적으로 힘을 쏟아내는 엔진, 운전자의 의도를 미리 읽고 반응하는 변속기, 이 모두를 지배하는 섀시 등이 911이 어떻게 스포츠카 세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완벽한 세컨드카들911과 엑시지는 이처럼 지향점이 다르다. 로터스는 퓨어 스포츠카를 고집한다. 스포츠카라는 장르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들이 담고 싶어 하는 가치는 바로 속도와 운전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이것을 작고 가벼운 차체로 실현하고 있다.반면 포르쉐는 퓨어 스포츠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프리미엄 스포츠카다. 911 GT3 RS와 같은 트랙 전용 모델만이 퓨어 스포츠로 구분될 뿐이다. 포르쉐는 점점 늘어나는 팬들의 요구를 모두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이다. 그 중에는 까다로운 취향의 부자들도 있다. 911의 가지치기 모델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포르쉐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얼마나 상반된 가치를 좇고 있는지. 하지만 포르쉐는 이를 기술로 극복하고 있다. 911은 스포츠카를 넘어 완벽한 기계를 꿈꾸고 있다.날개들. 엑시지는 고정식이고, 911은 필요할 때나 버튼을 눌러야 올라오는 전동식이다  물론 두 차의 공통점도 있다. 둘 다 완벽한 세컨드카라는 사실이다. 성격이 조금 다를 뿐이다. 엑시지 S는 늘어난 무게와 휠베이스 때문에 승차감이 아주 좋아졌다. 또한 토크가 넉넉해져 운전도 편해졌다. 여전히 빠르고 운전도 짜릿하지만, 더 이상 트랙에 갈 때만 타는 서드카가 아니다. 산길에 바람 쐬러 갈 때도 부담 없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한 스포츠카로 거듭났다. 911 카레라 4 GTS는 이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진화했다. 데일리카로도 쓸 수 있을 정도로 포용력이 넓지만, 여차하면 트랙에서 타이어를 태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엑시지보다 짜릿한 맛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911 카레라 4 GTS를 탈 때는 운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누가 타도 빠르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PORSCHE CARRERA 4 GTS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쿠페, 2명길이×너비×높이(mm) 4509×1852×1295휠베이스(mm) 2450트레드 앞/뒤(mm) 1538/1560무게(kg) 1470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45/35 R20, 뒤 305/30 R20, 피렐리 P제로엔진형식 수평대향 6기통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cc) 3800최고출력(마력/rpm) 430/7500최대토크(kg•m/rpm) 44.9/5750구동계 배치 뒤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듀얼클러치, PDK)0→시속 100km 가속(초) 4최고시속(km) 302연비(km/L) 8.2(도심 7.2, 고속 10.1)CO₂ 배출량(g/km) 217(5등급)값(만원) 1억7,130만원/2억580만원(시승차)  LOTUS EXIGE S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쿠페, 2명길이×너비×높이(mm) 4052×1802×1153휠베이스(mm) 2370트레드 앞/뒤(mm) 1453/1499무게(kg) 1176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위시본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기계식)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05/45 R17, 뒤 265/35 R18, 피렐리 P제로 트로페오 LS엔진형식 V6 수퍼차저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cc) 3456최고출력(마력/rpm) 345/7000최대토크(kg•m/rpm) 40.8/4500구동계 배치 미드십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수동0→시속 100km 가속(초) 4최고시속(km) 274연비(km/L) 9.9(도심 6.9, 고속 13.2)CO₂ 배출량(g/km) 235(5등급)값(만원) 1억2,300만원/1억3,900만원(시승차)글 류민 기자사진 최진호
JEEP RENEGADE VS MINI COUNTRYM.. 2015-12-07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좀 깊게 들여다보면 성격이 다른 라이벌들이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 환타와 미란다, 아이폰과 갤럭시 등 닮은 듯 다른 경쟁모델은 차고 넘친다. 라이벌인 듯 라이벌 아닌 라이벌 같은 이들은 자동차 시장에도 종종 등장한다. 최근 등장한 지프 레니게이드와 미니 컨트리맨 또한 그렇다. 경쟁 모델일 것 같지만, 좀 깊게 생각하면 아닌 것도 같은, 닮은 듯 다른 경쟁모델 말이다. 지프는 정통 오프로드를 추구하는 SUV 브랜드다. 사람들에게 ‘찌프’라는 단어가 오프로드 성격 강한 SUV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걸 보면 지프의 브랜드 이미지는 꽤나 단단하다. 그런 지프가 라인업에 귀염둥이 막내를 추가했다. 이름은 레니게이드.   FCA 코리아는 레니게이드를 한국 시장에 내놓으며 경쟁모델로 미니 컨트리맨을 지목했다. 네바퀴를 굴리고 디젤 엔진을 사용하며, 값도 비슷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선배모델인 컨트리맨은 FCA 코리아 입장에서 충분히 라이벌로 지목할 만한 상대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언뜻 레니게이드의 경쟁모델이 미니 컨트리맨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곱씹어볼수록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프와 미니의 판이하게 다른 브랜드 컨셉트부터 걸렸다. 미니에 뒷문을 더하고 덩치를 키워 매끈한 도로를 낮은 포복으로 질주하다가 비포장길도 좀 달릴 줄 아는 능력까지 추가했다지만, 컨트리맨은 고카트 필링을 추구하는 미니 가문의 형제 아닌가? 그렇다면 지프가 레니게이드에 오프로드의 장점을 포기하고 온로드의 달리기 감각에 집중해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말인가? 생각은 꼬리를 물기 시작했고 궁금증은 커져 갔다. 그래서 직접 몰아보기로 했다.  트렌디한 SUV와 커다란 왜건형 미니레니게이드는 독특하다. 디자인만 보면 미니나 쏘울 같은 개성만점 패션카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만하다. 터프한 지프가 귀여운 막내모델을 작정하고 만든 티가 역력하다. 크기는 작지만 윗급 체로키보다 터프하다. 박시한 차체에 울룩불룩 근육을 키웠다. 크고 각진 휠하우스에 18인치 휠을 넣어 험로 주행능력을 과시했다. FCA는 첫 군용 SUV인 윌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했다.앞모습은 누가 봐도 요즘 지프다. 일곱 개의 세로 슬롯 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가 오프로더의 맛을 강조한다. 안으로 쑥 밀어 박아넣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외부충격에 잘 버텨내기 위한 지프의 독창적인 설계구조이자 디자인 철학이다.X자 사각 테일램프가 젊은 감각이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기존 지프들과 분명 다르다. 트렌디하고 아기자기하며 키치한 맛을 풍긴다. 패션카로 분류해도 손색없을 독특함이 곳곳에 만개했다. 메이커는 레니게이드의 애칭을 프랑스 불독이라고 붙였다. 지프의 전통적인 2박스 형태의 보디 구조는 유지하면서 곡선미를 강조했으며 회색 그릴과 사이드미러, 회색몰딩 등의 소재와 X자 테일램프 등 세부적인 요소에 젊고 발랄한 맛을 더했다.지프의 전통적인 디자인에 트렌디한 감각을 더했다. 대시보드 위 고글 같은 에어벤트와 보조석 앞 대시보드 손잡이가 공존한다  최신식 막내는 시원하게 뚫린 루프에 오리지널 지프 감성을 담은 떼었다 붙일 수 있는 블랙커버를 달았다. 전용렌치 하나로 탈부착이 가능한 루프는 요령만 있으면 혼자서도 쉽게 할 만하다. 2kg이 채 안 되는 루프는 별도 커버에 넣어 뒷공간 바닥에 보관할 수 있다. 다른 지프 모델보다 콤팩트한 차체에 주름 많은 불독을 닮은 귀여운 디자인이지만 그들 특유의 터프한 구조는 여전하다. 옆에서 보면 사각형 휠하우스가 도드라진다. 오프로드에서 휠하우스의 간섭 없이 자유자재로 스티어링을 틀어대고 경사면을 오르내리기 위한 구조다. 세단이건 SUV이건 유연하게 넘실대는 라인으로 치장하기 바쁜 요즘 차들과 달리 필러와 루프 라인에 뚝뚝 떨어지도록 각을 줘 단단하고 건강한 지프의 감성을 살려냈다.편안하고 안락한 시트. 헤드레스트가 좀 크다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 쿠퍼에 비하면 거대하다. 더 이상 미니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레니게이드 옆에 선 컨트리맨은 미니다웠다. 낮은 차체와 둥그렇고 매끈한 보디 라인이 레니게이드와 비교해 너무 트렌디해 새침데기처럼 느껴질 정도. 게다가 이번 비교 모델은 얼마 전 등장한 스페셜 에디션 파크 레인이다. 18인치 검정 휠에 루프와 사이드미러를 투톤으로 치장하는 등 곳곳에 패션 포인트를 추가해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컨트리맨은 차체는 커졌지만 디자인과 레이아웃은 여전히 미니다. 미니 쿠퍼의 모든 것을 부풀렸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물론 차체도 커졌다. 커진 차체에는 뒷문까지 달았다. 앞 펜더 뒤로 미니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ALL4 배지를 붙였지만, 동그란 휠하우스와 낮은 차체가 온로드임을 암시한다.미니 쿠퍼와 같은 디자인에 좀 더 크고 길어진 테일램프. 리어 디퓨저에 머플러는 양끝으로 두 발이나 된다  실내도 미니 쿠퍼와 닮았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모니터를 따로 분류해 구성하고 모든 디자인 요소를 동그라미에서 따왔다. 클래식한 미니 감성을 강조하는 토글스위치도 크기만 좀 커졌을 뿐 그대로다. 낮은 시트포지션과 비교적 작은 직경에 손에 착 감기는 스티어링 휠, 자세 지지력 좋은 세미버킷 시트, 센터페시아에 따로 빼 둔 스포트 토글스위치 등이 고카트 필링의 운전재미를 추구하는 미니 컨셉트를 고수하고 있다.모든 게 커졌지만 실내는 미니답다. 동그라미 컨셉트와 토글스위치가 그 증거다  이제 막 등장한 레니게이드의 실내는 거의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하다. 실제로 쓸 일이 많지 않지만 조수석 앞 대시보드에 손잡이를 달아 오프로드 감성을 뽐냈고 스포츠용 고글처럼 생긴 에어벤트가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잡았다. 센터콘솔 매트에 유타 주 지도를 새겨넣고 타코미터 레드존을 모래를 뿌려놓은 듯한 그래픽으로 처리해 자유로운 맛도 더했다. 클래식하게 흑백으로 그래픽 처리한 6.5인치 모니터 위에는 1941(지프의 시작을 알린 미국산 군용차 윌리스가 2차 세계대전 중 실전 투입된 해)을 각인해 그들의 전통을 강조했다.세미 버킷 시트가 안정적인 자세를 잡아준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아 안락함은 덜하다  컨트리맨에 스포트 스위치가 있다면 레니게이드에는 셀렉-터레인 시스템이 있다. 디퍼렌셜 록 기능이 있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다이얼을 돌려 오토와 스노, 샌드, 머드 중 고를 수 있다. 달리기에 치중한 컨트리맨의 스포트 모드 대신 험로상황에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오프로드 모드를 품은 것이다. 이렇듯 둘은 내용과 구성에서부터 사뭇 달랐다.  가볍고 매끈한 달리기와 묵직하고 두툼한 감각역시나 둘은 출발점도, 지향점도 달랐다. 재미있는 운전과 재기발랄한 매력이 미니의 특징이라면 길이 아닌 곳도 길로 만드는 터프한 SUV 감각은 지프에서 돋보였다. 배기량이 비슷한 디젤 엔진과 네바퀴굴림, 비슷한 값을 빼면 닮은 구석은 찾기 힘들었다. 먼저 레니게이드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첫인상은 별로였다. 타고내리기 편하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시트포지션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운전하듯 자세가 흡족하지 않았고 정차 중 진동은 생각보다 심했다. 나름대로 귀여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은 진동이 브레이크 페달과 스티어링으로 전해졌다. 노브를 D에서 N으로 빼면 좀 나아지는 걸 보면 출고 후 우악스런 테스트에 지친 시승차의 컨디션 탓도 있는 듯싶다. 적극적으로 작동하는 오토스타트&스톱 시스템 덕분에 정차 중 진동과 소음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반응이 느리고 작동이 거칠어 적극적으로 사용할 마음은 별로 들지 않았다.2.0L 디젤 터보 엔진은 170마력의 최고출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레니게이드는 1.4L 가솔린 터보와 1.6L 디젤을 포함, 모두 6개의 엔진업을 갖췄다. 국내에는 2.4L 가솔린과 2.0L 디젤 모델이 투입된다. 2.4 가솔린은 앞바퀴를 굴리며 2.0 디젤은 네바퀴굴림을 기본으로 한다. 시승 모델은 2.0L 디젤을 얹고 170마력의 최고출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네바퀴굴림이다. 변속기는 체로키와 같은 ZF 9단 자동변속기가 호흡을 맞춘다. 이것이 반전매력일까? 레니게이드는 운전대를 잡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매력이 커져갔다. 지프 특유의 다부지고 듬직하면서 부드러운 감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묵직한 핸들링과 다부진 하체감각은 예상외로 듬직하고 든든하게 반응하며 움직였다. 체구와 걸맞지 않게 작은 장갑차를 모는 듯 묵직한 감각은 시속 150km까지 이어졌다. 높은 지상고와 오프로드에 특화된 성격이지만 아쉽지 않은 온로드 능력이 발군의 달리기 실력을 선사했다. 기대 이상으로 억제된 롤링과 바운싱이 고속에서도 편안한 운전을 도왔다.   하지만 시속 150km를 넘어서면 스티어링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스티어링은 가벼워지고 묵직하고 진득했던 하체는 슬슬 불안해졌다. 하지만 레니게이드의 컨셉트가 다이내믹 SUV는 아니니 이해할 만하다. 출발이나 주행 중 가속감도 듬직하고 부드럽기 그지없다. 반 박자 늦게 반응하는 가속 페달 감각에 치고나가는 맛은 싱겁지만 꾸준하게 속도를 높여갔다.  지프의 콤팩트 SUV는 강원도 두메산골 비포장 산길에서 더 빛나기 시작했다. 오토로 설정해둔 셀렉-터레인 시스템은 다른 모드로 옮길 필요도 없었다. 주행환경과 상황에 따라 알아서 최적화하는 덕에 자갈과 흙길을 유연하고 다부지게 타고 넘었다.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단단한 섀시가 선사하는 지프의 달달한 맛에 운전이 즐거웠다. 자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외모와 달리 지프의 막내는 길 아닌 길을 수월하게 장악해나갔다.제법 가볍게 회전수를 올리는 2.0L 디젤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43마력, 최대토크는 32.1kg•m  커다란 미니에 올랐다. 레니게이드보다 낮은 시트포지션이 좀 더 속도를 높여 달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143마력의 최고출력과 31.1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2.0L 디젤 터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스티어링 휠 뒤로 바짝 달라붙은 패들시프트로 적극적인 수동조작이 가능하고 기어노브를 왼쪽으로 젖히면 DS 모드로 돌입, 엔진회전수를 더 적극적으로 써가며 달리기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따로 달아둔 스포트 모드 토글스위치를 누르면 스티어링은 팽팽하고 탄탄하게 조여지며 좀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바퀴굴림 시스템 ALL4를 품은 컨트리맨은 미니 쿠퍼보다 여유롭고 편안하지만, 고카트 특유의 날카로운 운전재미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강력하지는 않지만 두툼한 토크 덕분에 달리기에 큰 갈증은 없었다. 레니게이드보다 낮은 차체, 가볍고 탄력 좋은 핸들링으로 앞머리를 날카롭게 틀어대며 덩치 큰 미니를 경쾌하게 다그치는 재미가 좋았다.18인치 휠이 각진 휠 하우스에서 여유롭게 움직인다. 이 또한 레니게이드다운 구성과 디자인이다미니 컨트리맨의 8스포크 18인치 블랙휠은 스페셜 에디션 모델의 핵심 아이템 중 하나다  결론은 명확해졌다. 레니게이드와 미니 컨트리맨은 라이벌이 아니다. 두 차의 성격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네바퀴굴림이지만 컨트리맨은 온로드에서 안정감을 더하기 위함이고 레니게이드는 오프로드라는 악조건에서 최적의 주파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기다. 컨트리맨은 덩치 커진 미니이지만 여전히 고카트 감각으로 제법 큰 몸집을 날렵하고 기분 좋게 움직이는 능력과 재능이 다분하다. 그에 반해 레니게이드는 운전재미와는 거리가 좀 있다. 묵직하고 안정적인 핸들링과 하체감각은 운전이 쉽고 안전성에 신뢰가 가지만, 운전재미가 커서 스티어링을 놓고 싶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 레니게이드는 터프한 SUV 지프의 DNA를 품고 모험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차다. 레니게이드라면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서 더 즐겁고 유쾌할 게 분명하고, 미니 컨트리맨이라면 오프로드보다 온로드가 더 신나고 경쾌할 것이다.    JEEP RENEGADE 2.0 A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 4255×1805×1695mm휠베이스 2570mm 트레드 앞/뒤 1551/1553mm 무게 1630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15/55 R18 브리지스톤 투란자 T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56cc최고출력 170마력/3750rpm최대토크 35.7kg•m/1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9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 최고시속 - 연비 12.3km/L(도심 11.1, 고속 14.1)에너지소비효율 3등급 CO₂ 배출량 162g/km값 3,790만~4,190만원  MINI COUNTRYMAN PARK LANE S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 4109×1789×1544mm휠베이스 2595mm 트레드 앞/뒤 1525/1551mm 무게 143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45 R18 굿이어 이피션트그립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95cc최고출력 143마력/4000rpm최대토크 31.1kg•m/1750~27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9.4초 최고시속 195km(제한) 연비 13.4km/L(도심 12, 고속 15.7)에너지소비효율 3등급 CO₂ 배출량 148g/km값 4,950만원글 이병진사진 최진호촬영협조 코코 비발디 010-5360-2113
아이에서 어른으로… MINI CLUBMAN 2015-11-20
덩치가 고만고만한 애기들도 중고등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 체격이 확연하게 갈린다. 키가 160cm대에 머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180cm를 훌쩍 넘는 건장한 청소년으로 자라기도 한다. 나이야 다들 같지만 물리적 체격은 확실하게 차이가 나고,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체격으로 뭔가 매기는 모임이 있다면, 그 안에서 위상도 확실하게 갈린다. 미니는 다들 고만고만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차를 지향한다. 미니 쿠퍼, 클럽맨, 쿠페, 로드스터 등은 크기에 차이는 좀 있지만 4m가 되지 않는 작은 차들이었다. 컨트리맨이라는 우량아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 역시 길이는 4.01m에 불과한 소형 크로스오버다. 올망졸망한 미니들도 세월이 흐르면서 쑥쑥 자랐다. 작은 크기로 그대로 있으면 좋으련만, 시장은 크고 편한 차를 원한다. 수익 앞에 장사 없다고, 많이 팔려면 보편적이고 대중적이어야 한다. 자존심을 내세워 본성을 지키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기본형인 미니 해치백의 길이는 3.72m에서 3.82m로 커졌다. 10cm나 길어졌지만, 아직까지는 미니로 봐줄 만하다. 최신 세대에 새로 나온 5도어는 3.98m로 기본형보다는 좀 더 길다. 10cm를 컨셉트로 잡은 듯, 가장 큰 컨트리맨도 10cm 늘어나 4.11m가 됐다. 미니 해치백, 컨트리맨과 달리 신형 클럽맨은 훌쩍 커졌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을 건너뛰고 고등학생이 된 것처럼 길이가 3.96m에서 4.25m로 29cm나 급성장했다. 길이만이 아니다. 폭과 휠베이스도 각각 11.7cm, 12.3cm 길어졌다. 혼자서 훌쩍 커버리니 미니 안에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컨트리맨을 제치고 클럽맨이 기함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평범하게 바뀐 승객 쪽 도어클럽맨은 미니 안에서 굉장히 독특한 차다. 미니의 뒤를 늘려 공간활용성을 높인 차인데, 도어 구조가 특이하다. 운전석 쪽은 문 한 개, 동승석 쪽은 두 개(뒤쪽 문은 크기가 작고 롤스로이스 같은 코치도어 형태다), 트렁크 두 개(좌우로 나눠 열리는데 ‘스플릿 도어’라고 한다) 등 모두 다섯 개다. 형태는 왜건이지만 차체가 4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크기라서, 뒤가 살짝 긴 해치백 정도로 보였다. 해치백도 아니고 왜건도 아닌 독자적인 차였다.반면 신형 클럽맨은 길이가 길어져서 이제 진짜 왜건처럼 보인다. 그리고 클럽맨의 생명과도 같았던 캐빈 부분의 비대칭 3도어는 평범한 4도어로 바뀌었다. 다행히도 양 옆으로 열리는 트렁크 도어는 계속해서 유지한다. 언뜻 미니 5도어와도 비슷해 보이는데, 길이가 5도어보다 27cm나 길다.헤드램프를 비롯한 앞모습은 일반 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세로형이었던 테일램프가 큼지막한 가로형으로 바뀌었다  앞모습은 일반 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범퍼의 모양이 살짝 다른 정도다. 그러나 뒷모습은 확실히 다르다. 세로형이었던 테일램프가 큼지막한 가로형으로 변했다. 이전에는 테일램프가 작고 튀지 않아서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신형은 크기도 크고 눈을 부라리는 듯한 모양이라 뒷모습에 표정을 만들어낸다. 미니다운 귀여운 표정이 아니라, 무서운 사천왕상 같은 표정이라 뒤를 따라가는 차들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특이하게도 테일램프는 미등 역할만 한다. 브레이크등은 범퍼에 따로 만들었다. 실내는 원을 주제로 하고 토글스위치로 고풍스러운 멋을 살린 미니의 디자인 컨셉트를 그대로 반영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연결성을 강조한 일반 미니와 달리,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분리했다. 센터페시아 주변은 크롬으로 둘러 버튼 모음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주목할 만한 차이는 주차 브레이크가 전자식이라는 점이다. 레버가 없어진 덕분에 센터터널 부근이 깔끔해지고 센터콘솔이 더 커졌다.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이다. 앞뒤 모두 여유롭다. 무엇보다 뒷좌석에 타기 편해서 좋다. 트렁크공간은 360L로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바닥 밑에 깊고 넓은 추가공간이 있어서 활용성이 높다. 원터치로 접히는 뒷좌석을 모두 눕히면 1,250L의 공간이 생긴다. 해치백과는 차원이 다른 왜건만의 널찍한 공간이다. 바닥도 평평하고 꽤 넓은데 성인용 MTB도 거뜬히 들어간다. 뒷좌석은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걸쇠의 길이를 달리해 각도를 조절하는 특이한 방식이다. 트렁크 도어는 양쪽으로 열리며, 닫혀 있을 때 발을 범퍼 밑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열린다. 닫는 순서는 왼쪽이 먼저, 오른쪽이 나중이다. 트렁크를 닫을 때 힘이 좀 들어가는데, 이 순서를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한두 번 더 힘을 써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원터치로 접히는 뒷자석. 모두 접으면 1,250L의 공간이 생긴다  2.0 가솔린 터보 192마력과 8단 자동엔진 구성은 가솔린과 디젤이지만 국내 시장에는 가솔린이 먼저 나온다. 가솔린은 1.5L 3기통과 2.0L 4기통 두 가지다. 쿠퍼 S의 2.0L 엔진은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는 28.5kg•m다. 미니 3•5도어 쿠퍼 S와 같은 엔진이다. 엔진 제원은 같은데 더 크고 무거우니 가속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0→시속 100km 가속은 미니 3도어가 6.7초, 5도어가 6.8초, 클럽맨은 7.1초다. 최고속도도 좀 떨어진다. 움직임의 가뿐함에 있어서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다. 클럽맨의 가속 역시 경쾌하다. 지연 현상이 덜한 트윈파워 터보 덕분에 액셀 페달을 밟는 대로 쑥쑥 속도를 올린다. 순간적인 가속은 만족스러운데,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고 지속적으로 속도를 올릴 때에는 몸무게가 늘어났다는 사실이 체감된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다. 변속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힘을 전달하지만 패들시프트가 없는 점은 아쉽다.세미버킷 타입의 1열 시트.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뒷좌석이 몰라보게 넓어졌다. 성인 남자가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클럽맨의 주행 모드는 미니 해치백과 같다. 스포츠, 미드, 그린으로 나뉘고 변속기는 D와 S로 구분한다. 그린 모드는 에너지절약에 초점을 맞춘다. 가속할 때 힘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달리기에서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힘을 낸다. 스포츠 모드는 미니의 본성을 드러낸다. 강하고 재빠르며 경쾌한 특성이 최고치에 이른다. 정확하고 예민한 스티어링 반응을 기반으로 흐트러짐 없는 움직임을 선보인다. 뒤가 길어져서 앞뒤 일체의 움직임이 살짝 무뎌진 느낌이 들지만, 짜릿한 쾌감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 승차감은 미니 전체가 그렇듯이 예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보통 차에 비해서 하체는 단단한 편이다. 매끈한 도로에서는 문제되지 않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적잖이 충격이 올라온다. 최근의 미니는 대중화를 위해 단단한 기운을 덜어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확실하게 기준을 잡지 못한 듯하다. 단단함과 편안함 사이에서 절묘한 타협점을 찾았다기보다는, 이도 저도 아니게 어정쩡하다. 은근히 크게 들리는 노면 소음도 아늑함을 방해하는 요소다.뒤 범퍼 밑에 발을 갖다대면 트렁크 문이 열리는 컴포트 엑세스 기능을 갖췄다  예전의 클럽맨은 길이는 길지만 공간활용성이 그렇게 좋은 차는 아니었다. 비좁은 미니의 뒷좌석 레그룸을 좀 더 확보했을 뿐, 짐공간에 대한 여유는 그리 크지 않았다. 공간보다는 형태의 특이성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차였다. 그런데 신형 클럽맨은 특이한 개성을 버리고 넓은 공간이라는 실용성을 택했다. 사실 이러한 클럽맨의 변화는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미니 5도어가 나왔기 때문에 클럽맨이 설 자리가 애매했던 것. 그래서 아예 컨트리맨보다 더 큰 차로 자리매김해 애매한 관계를 정리했다. 미니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중화를 추구하면서 미니만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면서 흔히 “어릴 때 귀여운 모습이 평생 가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 징그럽게 변하는 모습이 싫든 좋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금의 클럽맨이 딱 그렇다.   MINI COOPER S CLUBMAN 보디형식, 승차정원 6도어 왜건, 5명길이×너비×높이 4253×1800×1441mm휠베이스 2670mm트레드 앞/뒤 1560/1561mm무게 139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40 R18,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8cc최고출력 192마력/5000rpm최대토크 28.5kg•m/12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1초최고시속 228km연비 16.9km/L(도심 13.9, 고속 19.6)CO₂ 배출량 137g/km값 미정글 임유신 객원기자사진 민성필
NISSAN MAXIMA - 패밀리 세단, 스포츠카를 .. 2015-11-17
산의 정상이 하나라고 해도 오르는 루트는 여러 가지다. 산을 즐기는 방법 또한 등산이 될 수도, MTB가 될 수도, 아니면 그저 눈으로만 바라보는 감상이 될 수도 있다. 자동차 역시 스포츠카, 럭셔리카, 패밀리카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더라도 메이커의 개성과 주요 시장의 특성, 시대적 요구에 따라 완성된 차는 모두 제각각이다. 이것은 으레 큰 덩치에서 오는 거주성과 넉넉한 화물공간, 승차감을 위한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떠올리게 되는 패밀리 세단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바로 닛산 맥시마처럼 말이다. 대부분 안락함과 거주성을 외치는 이 시장에서 맥시마는 오래전부터 4도어 스포츠카라는 남다른 캐릭터로 승부해온 이단아이자 개성파 세단이다.   뉘르부르크링에서 다듬은 패밀리 세단한국닛산은 최근 기함 맥시마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법인을 설립한 것이 2004년으로 10년이 넘었고 1981년 데뷔한 맥시마의 역사 또한 30년을 훌쩍 넘어섰으니 상당히 뒤늦은 도입인 셈. 그만큼 국내 시장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모델이었다는 뜻인데, 이는 모델 자체의 태생과 성격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미국 기준 미드사이즈 세단(3세대부터)인 맥시마는 가격 면에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독일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과 국산 대형차 사이에 끼어 있다. 국산차에 비해서는 장비나 화려함에서, 프리미엄 콤팩트에 비해서는 브랜드 파워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위치. 하지만 이제 국내 수입차 시장도 양적으로나 다양성에서 많이 성장했고,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마저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맥시마가 발을 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7세대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헤드램프  맥시마의 역사는 1981년 블루버드의 차체를 늘이고 6기통 엔진을 얹어 수출형 닷선 810 맥시마를 만든 데서 시작되었다. 2세대부터는 그냥 맥시마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블루버드 베이스라는 점은 같았다. 독립 모델이 된 3세대부터는 차체를 키워 미드사이즈 세단이 되었다. ‘4도어 스포츠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덩치를 키우고 CVT까지 얹으면서 이런 성격을 어느 정도 포기했나 싶었지만 2008년 7세대에서 다시금 스포츠 감성에 불을 붙였다. 쿠페 느낌의 과감한 디자인이야 그렇다고 해도 이 덩치의 세단이 운동성능을 위해 길이와 휠베이스를 줄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 주요 시장인 미국의 취향을 감안하면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엔지니어 입김이 강한 닛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않을까 싶다. 서스펜션은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다듬었다.  올해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된 현행 8세대는 컨셉트나 메커니즘 면에서 7세대의 정상진화형이다. 반면 디자인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지난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선보였던 스포츠 세단 컨셉트 디자인을 기반으로 얼굴을 뜯어고쳤다. 날카롭게 날을 세운 헤드램프는 강한 인상을 주며, V모션 그릴을 대담하게 강조했다. 다이내믹하게 오르내리는 벨트 라인과 공중에 떠있는 듯 보이는 플로팅 루프 디자인은 잠깐이지만 ‘혹시 쿠페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한다. 길이는 7세대에 비해 살짝 늘어났지만 너비는 그대로이고 높이는 오히려 33mm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2,776mm로 동일. 미국에서 미들사이즈 세단이지만 국내에서는 대형 세단이다.245/45 R18 타이어  디자이너들이 제트전투기를 직접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인테리어는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운전자를 향해 7°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을 부드럽게 연결했고, 스티어링 휠은 아래를 평평하게 만든 D컷 스타일. 대시보드와 도어를 둘러친 마호가니 우드 트림에는 특이하게 장방형의 굴곡을 넣었는데, 시트의 다이아몬드 패턴과 잘 어울린다. 스티어링과 대시보드 상부, 센터터널에 일일이 박아넣은 스티칭도 감성품질을 높여주는 요소. 실내는 전반적으로 닛산보다는 인피니티에 어울릴 법하게 고급스럽다.출력을 303마력으로 높이면서 연비를 개선한 VQ35DE 엔진  306마력 VQ 엔진의 맹렬한 파워엔진은 닛산을 대표하는 VQ의 최신작 VQ35DE. V6 3.5L라는 점은 전작과 같지만 60% 이상의 부품을 새롭게 설계했다. GT-R에 쓰이는 나트륨 봉입 배기밸브로 열 배출 능력을 높이고 진동도 더욱 줄였다.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kg•m로 강력해졌으면서 연비까지 개선되었다. VQ 엔진은 예로부터 매끄러운 회전과 고성능을 갖춘 대신 연료소모가 크다는 평가였지만 신형 맥시마의 복합연비는 현대 아슬란 3.3이나 임팔라 3.6보다 높은 9.8km/L다. 37kg 가벼워진 차체와 함께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 역시 연비향상에 한 축을 담당한다. 흔히 CVT라고 하면 액셀 조작과 엔진회전수, 실제 가속감이 따로 노는 이미지가 강하다. 계기판 중앙의 파워게이지 역시 CVT에 대한 이런 비판을 의식한 닛산 나름의 해결책. 그런데 적어도 맥시마는 일반 AT와 비슷한 감각을 보여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액셀 반응성이 빠릿빠릿해질 뿐 아니라 엔진회전 상승에 거의 비례하는 느낌으로 가속된다. CVT라고 말해주지 않는다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수준.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가장 고급 트림이면서도 시프트 플리퍼가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닛산보다는 인피니티를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  물론 이 차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주행성능이다. 뒷좌석까지 안락한 큰 덩치에 세단, 게다가 앞바퀴굴림이면서도 스포츠카임을 내세우는 모델은 역사적으로도 그리 흔치 않다. 우선 액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VQ 엔진의 날뛰는 파워가 큰 차체를 급가속시킨다. 속도가 붙은 맥시마는 덩치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 스포츠카 스타일의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은 아니지만 코너에서 안정감이 뛰어나고, 스티어링을 돌렸을 때 노즈를 안쪽으로 밀어넣는 순발력도 보통 수준을 뛰어넘는다. 연속된 코너에서도 커다란 엉덩이를 흔드는 일이 거의 없고 가속시의 엔진 사운드나 탄탄한 브레이크 감각 역시 일반적인 패밀리 세단의 범주는 아니다. ‘닛산이 만들면 이런 덩치도 잘 달리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난다.시프트레버 뒤에 커맨드 컨트롤러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달렸다  FF 구동계에 303마력이면서도 토크 스티어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반면 급가속 상황에서는 앞 타이어의 그립을 한계까지 트랙션에 사용하느라 접지력 부족이 가끔 느껴진다. 앞바퀴로 구동과 조향을 모두 감당하는 FF로 303마력, 게다가 급가속이 많은 스포츠 세단이라면 한계출력에 가깝다. 9세대에서 출력을 더 높인다면 4WD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한나절 맥시마를 타고 나니 날뛰는 엔진을 다스리며 가속하고, 턱인으로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FF 4도어 세단이지만 스포티해이 차의 단점이라면 동급차에 비해 적은 뒷좌석과 트렁크공간. 400L를 살짝 넘기는 트렁크는 쏘나타보다도 적다. 스포츠라는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희생인 셈. 값은 거의 모든 장비가 다 들어간 플래티넘이면서도 4,370만원. 쉐보레 임팔라, 현대 아슬란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골프백 4개를 싣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운전의 즐거움이 더 중요한가에서 고객의 선택이 갈릴 것이다. 스포츠 지향답게 좌우 홀드성이 좋은 앞좌석  한국닛산에서는 맥시마를 출시하면서 ‘4도어 스포츠카’ 대신 ‘스포츠 세단’으로 슬쩍 슬로건을 변경했다. 아마도 세단이 왜 스포츠카인가? 하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인 듯하다. 하지만 스포츠카라는 것이 반드시 쿠페나 오픈카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4도어이지만 쿠페라 우기는 차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맥시마를 반드시 세단이라는 타이틀에 묶어놓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적어도 달리기 성능에서만큼은 맥시마는 분명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만족시키는 존재이니 말이다.  NISSAN MAXIMA PLATINUM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900×1860×1435mm휠베이스 2775mm트레드 앞/뒤 1585/1585mm무게 1640kg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45/45 R18 브리지스톤 투란자 ER33엔진형식 V6 가솔린밸브구성 DOHC 배기량 3498cc최고출력 303마력/6400rpm최대토크 36.1kgㆍm/44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무단(CVT)0→시속 100km 가속 5초대최고시속 -연비 9.8km/L(도심 8.5, 고속 12.1)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81g/km값 4,370만원글 이수진 편집위원사진 민성필
JAGUAR XE vs BMW 3 SERIES, 걸출한.. 2015-11-12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두고 가을야구가 한창이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10개 구단이 리그에 참가했다. 시즌 초반 박빙의 승부를 기대했지만, 늘 그렇듯 선수 구성과 감독의 기질 등을 바탕으로 뽑은 예상은 거의 맞아떨어지고 있다. 변수가 있어야 재미가 커지는 법인데, 올해도 삼성 라이온스가 1위로 시즌을 마감, 토너먼트 경기에 지친 도전자 팀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는 반전과 의외의 결과가 있어야 흥미로운 법이다. 무너뜨리기 쉽지 않은 절대적 존재가 늘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맥이 풀린다. 한국 프로야구에 삼성 라이온스는 그런 존재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삼성은 챔피언이었고, 올해도 도전자를 맞이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는 중이다. 몇 년간 독주 중인 챔피언 라이온스를 2인자로 끌어내릴 반전의 주인공이 나타나길 바라는 건 재미있는 경기를 보고싶은 관객의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리라.   여기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 시장에 삼성 라이온스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BMW 3시리즈다. 다이내믹, 극한의 운전재미를 외치며 오래전부터 콤팩트 세단에 올인한 BMW는 3시리즈라는 걸출한 모델로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 시장의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다. 차 좀 만들 줄 아는 쟁쟁한 경쟁 메이커들이 쟁쟁한 신예 모델과 함께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콤팩트 세단의 왕좌에 군림 중인 3시리즈에 재규어가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재규어에게 콤팩트 세단은 처음이 아니다. 포드 몬데오 섀시를 바탕으로 만든 X-타입이 있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고 2009년 역사 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근 몇 년간 라인업에 콤팩트 세단이 부재했던 재규어는 절치부심 끝에 올해 XE를 내놓았다. 6년 만이었다. XF와 XJ, F-타입 등의 모델들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재규어의 품질과 상품성을 한껏 끌어올린 후 내놓은 새 모델이라 기대는 더욱 컸다. 그리고 많은 메이커들이 그랬듯, 타도 3시리즈를 외치며 진격에 나섰다.  우아한 세련미 vs 다이내믹한 카리스마 XE의 겉모습은 누가 봐도 요즘 재규어다. 특히 크고 시원한 프론트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가 형님 XF와 많이 닮았다. J자로 휘어진 주간주행등과 날렵한 헤드램프, 크고 시원한 프론트 그릴, 커다란 공기흡입구 등이 모여 다이내믹함을 강조한다. 옆모습은 마치 쿠페 같다. C필러를 과도할 정도로 낮춰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은 멋있지만 타고 내릴 때 머리를 좀 숙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뒷자리에 앉으면 헤드룸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XF처럼 벨트 라인을 위로 바짝 끌어올린 옆모습은 다부지고 강인해 보이며 극단적인 오버행과 루프에서 트렁크로 낮게 흐르는 C필러는 쿠페 느낌을 강조한다. 대체로 평범하고 무난하게 다져낸 뒷모습에서는 F-타입 느낌도 공존한다.헤드램프 아래 LED로 'J'를 새겨 넣고 커다란 프론트 그릴과 공기흡입구를 달아 카리스마를 더했다. 형인 XF와 많이 닮은 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XE는 크롬으로 치장해 블링블링한 맛이 좋다. 프론트 그릴 테두리와 윈도 주변을 크롬으로 두른 것. 그리고 앞 펜더에 아가미를 달아 브레이크 시스템의 냉각성능과 공기흐름을 키웠으며 보닛 위 가운데를 불룩하게 만들어 요즘 재규어의 매끈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XE는 기존 모델들에 비하면 무난하고 평범한 이미지가 강하다. 엔트리급 준중형 모델인 만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함이다.키드니 그릴까지 깊게 파고든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으로 선까지 그려 넣었다. 처음엔 어색하더니 눈에 익으니 나쁘지 않아 보인다  콕 짚어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만큼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까닭에 3시리즈 LCI 모델은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속속들이 살펴보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디자인을 바꾸고 진동과 소음을 줄이면서 연비와 출력을 높인 엔진을 얹었다. 오너들에게 큰 불만거리였던 오디오 시스템도 스피커를 6개에서 9개로 늘렸고 센터콘솔 수납함에 여닫이문을 달았다. 이밖에도 개선된 내비게이션을 추가하는 등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특히 크롬으로 두른 키드니 그릴과 앞트임으로 안쪽 깊숙이 파고든 헤드램프가 제원보다 넓어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앞트임한 헤드램프의 안쪽까지 파고든 주간주행등 덕분에 착시효과는 더 강해졌다. 앞으로 길게 뽑은 보닛과 극단적인 앞 오버행이 역동적인 맛을 키운다. 앞 펜더 뒤에서 시작해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스포일러처럼 치켜오른 트렁크 끝 또한 좀 달릴 줄 아는 세단의 모습이다. BMW 디자인 중 하나인 C필러의 호프마이스터 킹크는 단정함과 날렵함이 공존한다. XE에 비해 높은 각도로 흐르는 C필러 덕분에 뒷좌석에 드나들기 쉽지만 평범한 세단 맛이 강하다. 자꾸 보면 익숙해지는 법. 이미 등장한 지 오래인 3시리즈는 더 이상 새로운 맛이 없다. 교과서적인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 그 자체다. 오히려 펜더를 부풀렸던 예전 모델보다 다이내믹한 카리스마는 힘이 빠졌다. 형님들과 디자인이 일맥상통하는 XE도 새 모델다운 신선함은 약하다. 하지만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세련된 맛이 좋다. 크기가 작아도 영국(엄밀히 말해 인도 타타 소속이지만)의 프리미엄 감성이 물씬하다.XE는 단정하고 고급스럽다. 막내이지만 영국신사 재규어의 맛이 난다320d는 직관적이고 스포티하다. 오래 쌓아온 콤팩트 세단 만들기의 내공이 느껴진다  인테리어 느낌도 사뭇 다르다. XE가 우아한 세련미를 강조했다면 320d는 직관적이고 스포티하다. 두 차 모두 실내 구성이 호화롭거나 사치스럽지는 않다. 엔트리급 모델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오히려 소재와 마감재만 놓고 보면 320d보다 XE가 더 훌륭하다. 특히 시트에 사용한 가죽 질감과 마감재 재질이 뛰어나다. 아성의 챔피언을 몰아세우기 위해 애쓰고 노력한 결과물이리라. XE의 실내구성은 간결하다.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루는 대시보드에 차분히 정리한 센터페시아를 이어붙인 듯 단정한 매무새다. 대시보드 끝단과 도어트림에 가죽과 알칸테라, 금속 소재를 적절히 섞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320d는 구성이 직관적이고 실용적이다. 필요한 기능들의 버튼과 다이얼을 다루기 쉬운 곳에 적절히 배치시켜 독일차 특유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JAGUAR XE  안락한 기본 + 각자 다른 다이내믹 우아함과 다이내믹함 정도로 디자인을 분류할 수 있는 두 차에 번갈아 올라 달려보기 시작했다. 우선 도전자 XE. 질 좋은 가죽으로 감싼 베이지색 시트는 과격한 운전에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우려될 만큼 편안하고 여유롭다. 엔진은 모두 세 가지. 180마력의 출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디젤 터보와 200마력, 28.6kg•m의 2.0L 가솔린 터보, 그리고 3.0L 가솔린 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340마력과 45.9kg•m를 내는 3.0SC S 모델이다. 시승차는 가장 많은 인기를 끌 2.0 디젤 터보 모델. 세 모델 모두 8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추며 뒷바퀴를 굴린다.BMW 320d 3시리즈의 대항마를 자청한 XE는 다양한 첨단 신기술로 무장했다. 우선 알루미늄을 대폭 쓴 하이브리드 섀시가 눈에 띈다. 가벼우면서 더 견고해진 섀시는 무게배분을 50대 50으로 나눠 주행안정감을 키웠다. 잘 달리기 위해 훌륭한 서스펜션도 달았다. 앞은 더블위시본, 뒤는 인테그럴 링크 방식이다. 구조가 복잡하고 값도 비교적 비싸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주행감각에 일조한다. 더 화끈하게 달리기 위해 재규어는 토크 벡터링과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까지 넣었다. 코너링시 필요한 바퀴에 브레이킹과 토크를 적절히 더해 더 매끈하게 돌아나가도록 돕는다. XE의 심장인 180마력짜리 2.0L 디젤 터보 엔진의 최대토크는 43.9kg•m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에 무게를 더한다. 1,750rpm부터 터지는 두툼한 토크 덕분에 초반 가속이 가뿐하고 부드럽다. 풀스로틀을 시도하면 매끈하게 엔진회전수를 높이며 화끈하게 속도를 높인다. 부드러운 회전질감은 소음과 진동을 적극적으로 억제한 메이커의 노력 덕이 크다. 스탠더드와 에코, 다이내믹, 윈터 중 주행모드를 고를 수 있는데, 스탠더드 모드의 세팅이 제법 적극적이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킥다운과 함께 엔진회전수를 올리며 속도를 높인다. 안락한 주행을 원한다면 에코 모드로도 충분하다. 스포츠 모드는 가속 페달이 더 민감해지고 엔진회전수를 오래 물고 늘어진다. 저회전 토크가 강한 세팅이지만 고회전에서도 꾸준히 힘을 내며 차를 밀어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고 명민하게 톱니를 바꿔 물었다. 최적화된 앞뒤 무게배분과 달리기 성능을 올리기 위한 각종 장비들로 무장한 XE이지만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주행감각은 부드러움이다. 고속에서 심하게 다그치면 조금씩 뒤뚱거리고 허둥대며 주행안정장치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속도(약 시속 150km 아래)에서는 뛰어난 밸런스를 유지했다. 안락하면서 적당히 다이내믹한 맛이 운전재미를 더한다. 어쩌면 320d보다 더 묵직하고 안정적인 밸런스를 품었을지도 모른다.소폭 개선된 320d의 엔진은 190마력의 출력과 40.8kg•m의 토크를 낸다  곧바로 320d 운전석에 올랐다. 인기 모델인 녀석의 파워트레인은 8단 자동변속기와 2.0L 디젤 터보.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로 뒷바퀴를 굴린다. 하드코어적인 감각으로 운전재미를 강조하던 예전 3시리즈에 대한 향수를 지닌 이들에게 요즘 3시리즈는 너무 부드럽고 순해졌다. 몇 년 전, 2시리즈 론칭 현장에서 만난 본사 엔지니어에게 부드럽고 편안해진 BMW에 대해 불만을 표한 적이 있었다. 그의 답은 명쾌했다. “누구나 단단한 차를 원하는 건 아니다. BMW는 더 많은 사람들과 운전의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부드럽고 안락한 감각이 아쉽다면 주행모드를 적절히 선택하라. 그것도 부족하다면 BMW가 제안하는 튜닝패키지를 활용하라. ”  BMW에게 디젤 소음은 소음이 아닌 사운드라고 이야기하던 거친 엔진음이 개선된 새 엔진에서 제법 줄었다. 슬슬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참고로 시승 모델은 M 스포츠 패키지. 일반 모델보다 더 낮고 단단한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그럼에도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안락하다. 노면상태를 낱낱이 읽어나가는 터프함보다 편안한 승차감에 다이내믹함을 적당히 더했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각 모드마다 주행감각이 제법 분명하게 달라져 차 한 대로 여러 차를 모는 맛이 좋다. 좀 달리고 싶다면 스포트나 스포트 플러스를 추천한다. 스티어링은 팽팽하게 긴장하고 엔진회전수는 레드존 근처까지 치솟는다. 190마력과 40kg•m가 넘는 토크는 출력에 큰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한참을 번갈아 타보며 결론을 얻었다. 두 모델 모두 기세가 팽팽하고 실력이 출중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급에 걸맞은 디자인과 상품성, 패키징을 지녔다. 값은 물론 실내 크기도 비슷하다. XE는 실내와 감성품질이 좀 더 고급스럽고 320d는 직관적이며 스포티하다. 주행감각은 둘 다 평균 이상이다. 이 체급에서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적절한 앞뒤 무게배분과 세팅으로 발군의 밸런스와 하체감각, 핸들링을 품었다. 더불어 두 모델 모두 대중친화적이다. 시장에서 더 큰 인기를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안락해진 것이다. 유연한 세팅 탓에 최고속 부근에서의 불안함도 비슷하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의 색깔이 다르다. XE는 낭창낭창하고 유연하다. 운전자가 차와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폭이 넓다. 운전 실력에 따라 색이 다른 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320d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완성도와 주행안정성으로 누구든 잘 달리고 잘 돌아나가며 편안히 즐길 수 있다. 대중에게 허용하는 한계치가 높지만 운전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너무 편안하고 평범한 세단이라서 아쉬울 수도 있다. 이쯤에서 생각해봤다. 나라면 둘 중 어떤 모델을 선택할까? 자고로 선택은 신중해야 하는 법. 고민은 아직도 현재진행중이다.  JAGUAR XE 20d portfolio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672×1850×1416mm휠베이스 2835mm트레드 앞/뒤 1607/1608mm무게 1670kg서스펜션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05/55 R17, 던롭 스포츠 바이오리스폰스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9cc최고출력 180마력/4000rpm최대토크 43.9kg•m/1750~2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8초최고시속 228km연비 14.5km/L(도심 12.6, 고속 17.6)에너지소비효율 2등급CO₂ 배출량 136g/km값 4,760만~5,510만원  BMW 320d M SPORTS PACK 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633×1811×1416mm휠베이스 2810mm트레드 앞/뒤 -무게 155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5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25/45 R18, 뒤 255/40 R18,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1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5cc최고출력 190마력/4000rpm최대토크 40.8kg•m/1750~22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2초최고시속 230km연비 16.6km/L(도심 14.9, 고속 19.4)에너지소비효율 1등급CO₂ 배출량 115g/km값 5,040만원글 이병진사진 최진호
NOBLEKLASSE CARNIVAL - 한국의 카로체.. 2015-11-11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 홀연히 등장해 주목을 끌었던 KC모터스의 커스텀 리무진 ‘노블클라쎄 카니발’이 첫 양산모델과 함께 시판에 들어갔다. 미니밴의 넓디넓은 뒷공간을 오직 두 사람의 사용을 전제로 엄청난 물량을 투입한 차다. 이 호화로운 리무진의 뒷자리를 독차지하며 달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뒷좌석에 앉아 400km를 달리며 한국 첫 카로체리아의 커스텀 리무진 ‘노블클라쎄 카니발’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하이리무진으로부터의 진화카니발이 풀 모델 체인지된 후 특이한 점은 커다란 루프탑을 얹은 ‘하이리무진’ 버전이 부쩍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 차는 기아자동차의 매장을 통해 신차로 판매하는 엄연한 정규 라인업의 상품이지만, 사실은 기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차가 아니다. 그렇다고 모닝처럼 통째로 외주를 준 것도 아니다. 이 차를 실제로 만드는 KC모터스는 기아자동차 전문 특장회사로, 기아차로부터 출고된 보통의 카니발을 받아 하이리무진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개조를 한 뒤 영업소로 다시 보내는 일을 한다. 신형 카니발의 높아진 상품성에 최근의 레저 수요 덕분에 월 500대 이상 꾸준히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고 해외 판매요청도 들어오고 있는 모양이다.  루프를 높여 공간을 확장하고 상급의 편의장비를 장착하는 하이리무진의 차별화 컨셉트는 확실하게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KC모터스는 이 정도의 차별화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커스텀의 단계를 더 심화시켜 보기로 했다. VIP를 위해 편의성을 극대화한 커스텀 리무진은 보통 일반적인 세단의 허리를 늘려 만드는 방법을 정석으로 치고 있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잖나. 더욱이 공간활용도 면에서는 미니밴 쪽이 자유도가 더 높다. 미니밴 기반의 리무진이 가격에 걸맞은 고급차로 인식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승산이 있는 장르가 분명하다.  에어 서스펜션으로 승차감 높여노블클라쎄 카니발은 그냥 봐도 보통의 카니발 하이리무진과는 다르다. 수직 핀을 세운 전용 프론트 그릴과 에어댐이 차별화 요소이긴 하지만, 여기에 블랙펄이 가미된 브라운 투톤 컬러를 적용해 하이리무진과 사뭇 다른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넘실댄다. 프론트 도어를 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1열 공간 뒤에 자리한 거대한 파티션이다. 퀼팅패턴이 들어간 시트와 스웨이드로 감싼 천장이 고급스럽긴 하지만, 이 정도가 전부다. 물론 뒷좌석 위주의 쇼퍼드리븐카이니만큼 1열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가 적은 것이 이해는 된다. 뒷좌석의 독립 공간을 위해 만들어진 파티션 덕분에 앞 시트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크지 않은 것도 단점이다.  시승차는 카니발과 같은 4기통 2.2L 디젤 202마력 엔진을 얹었지만 시동을 걸면 그 정숙성에 놀라게 된다. 하체 코팅은 물론 내장재를 덜어내며 거의 모든 부분을 새로 방음 처리한 덕분이다. 이 정도의 보강으로 이렇게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카니발에서 느껴보지 못한 중량감이다. KC모터스가 주장하는 추가 중량은 60kg 정도이지만, 주행시 실제로 느껴지는 차체의 움직임은 그 이상이다. 특히 코너링 때에는 각종 장비로 높아진 무게중심 때문에 거동특성이 꽤나 다르다. 그래도 현대•기아차의 최신형 디젤인 R엔진은 여전히 출력에 상당한 여유가 있어 늘어난 무게로 인한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은 여전히 경쾌하며, 연비에서도 하이리무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뒷좌석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 차의 본질은 바로 뒷좌석운전대를 동료에게 넘기고 뒷좌석으로 향했다. 전동 슬라이드 도어가 스르륵 열리면서 나타나는 공간은 그동안 많은 고급차를 봐온 기자로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운전석과 파티션으로 완전히 분리된 뒷좌석에 준비된 시트는 단 2개. 3열 9인승 좌석이 자리하던 공간을 모조리 비우고 단 2명을 위해 다시 꾸민 것이다.  고급 요트에서나 볼 법한 나무 바닥과 최고급 천연가죽, 스웨이드 소재의 천장 등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철철 넘친다. 곡선을 그리는 패널의 이음새는 단차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가죽은 빈틈없는 바느질로 마감 처리되어 있다. 시트는 에쿠스의 프론트 시트를 가져다 사용했지만 안락함을 위해 새롭게 형태를 만들고 최고급 가죽으로 다시 감쌌다. 여기에 전동식 레그 레스트를 장착해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처럼 자유롭게 포지션을 조절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나온 어떤 커스텀 리무진보다도 넓고 고급스럽다.  운전석과 분리된 파티션에 달린 거대한 32인치 디스플레이는 온도변화가 심한 환경에서도 내구성을 확보한 차량 전용 제품이다. 터치패드로 조작하는 안드로이드 PC와 연동되어 커다란 화면으로 언제든 웹서핑이나 영화 시청이 가능하다. TV와 PC 모두 LTE 라우터와 연결되어 달리는 와중에도 빠른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센터콘솔에 달린 8인치의 갤럭시 태블릿에는 노블클라쎄 전용 어플리케이션 LIS가 탑재되어 뒷좌석의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시트에 기대앉은 채 슬쩍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테이블이 펼쳐지는가 하면, 커피 머신이 스르르 나오며 파티션의 유리창을 올리고, 시트의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천장과 벽체에 심어진 LED 조명은 밝기는 물론 색상까지 선택 가능해 기분 내키는 대로 실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푹신한 시트에 몸을 파묻고서 커피를 한 잔 뽑은 뒤, 다리를 쭉 뻗은 채 웹 서핑을 하다 지나간 드라마를 한편 골라 본다. 드라마가 끝나갈 즈음 언뜻 커튼 사이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고서야 비로소 내가 ‘차 안’에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에어 서스펜션의 나긋나긋한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있으니 잠까지 몰려온다. 인터폰으로 운전자에게 잠시 잠을 청하겠노라고 말한 뒤 TV를 끄고 등받이를 뒤로 눕혔다. 그리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 남짓 완벽한 숙면을 취했다. 익숙한 소파에 늘어져 보낸 휴일 오후의 낮잠만큼이나 몸이 가뿐하다. 달리는 차 안에서 이런 숙면이 가능하다니…….  이제야 꽃 핀 한국 카로체리아의 결실직접 경험해본 노블클라쎄 카니발은 뛰어난 완성도를 갖춘 차였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 상상에 머무르고 말았을 설계를 현실로 강림시킨 엔지니어링, 그리고 가죽과 금속을 자유롭게 다루는 크래프트맨십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고급스런 커스텀 리무진을 완성시켰다. 국내 법규를 만족시키기 위해 충돌테스트를 거쳐 4인승 차량으로 새롭게 인증까지 받았다. 어느 하나 보통의 회사로서는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일이다. 소수의 열망이 담긴 비현실적인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카로체리아라고 부른다.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KC모터스의 전신은 국내 첫 카로체리아를 표방했던 프로토모터스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의 과감한 시도와, 그 뒤의 혹독한 시련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차가 주는 감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프로토모터스 이후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2015년 가을, 한국 최초의 카로체리아가 이루고자 했던 꿈의 결과물이 노블클라쎄라는 이름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NOBLEKLASSE CARNIVAL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미니밴, 4명길이×너비×높이 5115×1985×2040mm휠베이스 3060mm트레드 앞/뒤 1735/1742mm 무게 2260kg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에어 서스펜션)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35/55 R19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2199cc최고출력 202마력/3800rpm 최대토크 45.0kg•m/1750~275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 최고시속 -연비 10.3km/L(도심 9.4, 고속 11.5)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CO₂ 배출량 197g/km값 1억2,000만원글 변성용 객원기자사진 민성필, 최진호
MERCEDES-AMG C63, 이젠 코너링 머신이라 .. 2015-12-02
모델 체인지를 거듭하면서 63 AMG라는 차는 이제 하나의 공식이 되어버린듯하다. 메르세데스의 정중한 뒷바퀴굴림 세단을 가져다가 당대의 가장 고성능 엔진을 집어넣는 것이다. 자연흡기 V8 6.3L라는 괴물 같은 배기량의 엔진은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63이라는 이름의 강력함은 여전히 남아서 시리즈를 지탱하고 있다. 새 엔진은 본래 AMG GT를 위해 만든 V8 4.0L 트윈터보로, 드라이 섬프를 떼어내고 웨트 섬프를 단 정도가 유일한 차이점이다. AMG GT처럼 성능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가지치기한 것도 특징이다. 기본형의 476마력이라는 출력은 이미 BMW M3나 렉서스 IS-F를 추월한 것이지만 윗급인 S 모델은 510마력에 이른다. 한 가지 엔진으로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들기 쉽다는 것이 터보화의 장점이랄까?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먼 세팅시동을 걸어본다. 기존의 5.5L 엔진에서는 전작 6.3L에 비해 음량이 조금 줄어든 듯하더니 신형 4.0L 엔진에서는 완전하게 AMG 본래의 음색으로 복귀해버렸다. 크랭킹과 함께 시동을 거는 순간, 지하주차장을 뒤흔드는 이 우악스러운 사운드는 분명한 AMG다. 황급히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고 살금살금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살금살금’이 잘 되지 않는다. 가장 부드러운 주행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차는 결코 부드럽게 굴지 않는다. 엔진은 마치 예전의 6.3L처럼 껄렁거리고 단단한 댐퍼는 안 좋은 노면에서 마구 튀어오른다. 지하철 공사 구간이라도 만나면 온몸이 시트 위에서 널뛰기를 할 지경이다. 아이들 스톱 기능은 연비보다는 주변에 민폐를 덜 끼치기 위해 달린 것 같다. 신호 대기 중엔 겨우 엔진이 조용해지지만, 출발시 가속 페달은 최대한 신중하게 다루는 쪽이 좋다. 엔진이 다시 켜지며 동력이 이어지기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는데, 이때를 못 참고 페달을 꾹 밟았다간 바로 막강한 저역 토크로 차가 튕겨나가 버린다. 적어도 컴포트 모드에서는 제법 벤츠 같은 편안함이 있던 다른 63 AMG들과 비교하면 C63은 텐션이 잔뜩 올라가 있는 느낌이다.V8 4.0L 트윈터보 엔진. AMG의 아팔터바흐 공장에서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엔진이다  어르고 달래듯 차를 끌고서 즐겨 찾는 와인딩 코스에 다가갈 무렵, 가장 강력한 스포트플러스 모드를 불러내 본다. 이건 컴포트 모드가 애교로 느껴질 수준이다. 과하게 단단하다 싶던 댐퍼는 아예 돌덩어리 수준이 되어버리고 엔진은 건드리기만 해도 바늘이 튕겨 올라간다. 배기음은 거칠다 못해 이젠 팝콘처럼 튀어댄다. 마치 달리지 못해 히스테리를 부려대는 듯하다. 심호흡을 한 번 내쉰 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조사 범위를 자동으로 제어하면서 상향으로 최대 시야를 확보하는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 플러스’는 밤의 산길에서 놀라울 정도로 밝은 빛을 내뿜는다  역사상 가장 빠른 C63500마력에 가까운 차들의 가속에는 비일상적인 데가 있다. 주변의 사물이 전혀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풍경은 어지러운 속도로 뒤로 팽개쳐지고 까마득히 떨어져 있던 코너가 폭발하듯 시야에 부풀어 오른다. 풀브레이킹 후 코너에 차를 던져 넣는다. 잠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나 싶던 차는 곧 앞머리를 추스르며 깔끔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조금 일찍 가속 페달을 밟아보지만, 주행안정장치가 뒷바퀴에 더 이상의 출력이 가는 것을 막는다. 코너링을 거듭할수록 이 차의 핸들링에 대한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최신의 메르세데스가 코너링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과거에 옵션이던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이 기본장비로 들어가면서 C63의 코너링 능력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알루미늄 휠의 크기는 19인치. 그 안쪽으로 보이는 프론트 브레이크 디스크는 직경 390mm  솔직히 구형 C63은 직선에서 꿀리는 일이 없는 차였지만, 코너링에서 막강함을 자랑할 차는 아니었다. 그 방대한 출력을 다스리기 위한 언더스티어 설정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이 없는 상태와 결합하면 무지막지한 언더스티어 경향의 차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코너 바깥으로 돌진하는 차에 앉아 낑낑거리며 스티어링을 붙잡는 과정이 결코 즐거울 리 없다. 하필이면 경쟁자 대부분이 발군의 코너링을 자랑하는 시장이다보니 C63의 코너링은 비교선상에 놓기가 참혹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변했다. AMG의 배지를 단 차를 가지고 와인딩을 달리는 것이 즐거운 것은 거의 처음 경험하는 듯하다.마냥 스포티하기보다는 고성능임에도 인테리어에 ‘품격’을 부여하는 것이 AMG의 특징. 조수석보다는 운전석공간에 조금 더 여유를 부여한 C클래스의 특징도 여전하다풀 LCD 패널로 뒤덮는 대신 게이지와 LCD를 절충해 놓은 계기판  또 다른 특징이라면 엄청나게 적극적인 다운시프팅이다. 신형의 미션은 9단에 이르고 있지만, 토크컨버터식 변속기로는 이 엔진의 막대한 토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AMG는 MCT(Multi Clutch Technology) 변속기를 따로 개발해서 쓴다. 7G트로닉을 기본으로 토크컨버터를 덜어낸 대신 변속용 클러치와 출발용 습식 클러치를 따로 달아 전자적으로 제어하도록 만든 것이다. 듀얼클러치와는 다르지만 변속 타이밍이 그에 못지않게 빠르며, 특히 다운시프팅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응한다. 꽤 스포티한 설정의 차들도 다운시프팅 뒤 엔진회전수가 레드존에 가까우면 변속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차는 레드존만 치지 않는다면 운전자의 의사에 충실히 따라준다.8.4인치 모니터에는 마력 측정이나 댐퍼의 요 컨트롤 같은 AMG의 고유 드라이빙 모드도 함께 표시된다  고성능 모델조차 피하지 못하는 다운사이징 시대에 AMG라고 여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6.3L 자연흡기 엔진은 터보를 쓰는 5.5L로 바뀌더니, 신형에서는 4.0L 터보로 더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통수만큼은 여전히 8기통을 고수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모조리 6기통으로 내려가버린 지금 V8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C63의 존재가치는 훌쩍 뛰어오른다. 이 장르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V8이 얼마나 중요한지 AMG는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강력한 엔진, 적당한 휠베이스와 훌륭한 변속기,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을 갖춘 AMG C63은 역대 최강의 코너링 머신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MERCEDES-AMG C63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735×1840x1435mm휠베이스 2840mm트레드 앞/뒤 1610/1540mm 무게 1815kg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45/35 R19, 뒤 265/35 R19엔진형식 V8 가솔린 트윈터보밸브구성 DOHC 32밸브 배기량 3982cc최고출력 476마력/5500~6250rpm 최대토크 66.3kg•m/1750~4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4.1초 최고시속 290km연비 8.6km/L(도심 7.5, 고속 10.6)에너지소비효율 5등급 CO₂ 배출량 207g/km값 1억1,600만원글 변성용 객원기자사진 최진호
KIA SPORTAGE - 논란을 잠재울 뛰어난 상품성 2015-11-09
기아자동차가 개최한 신형 스포티지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이번 스포티지는 4세대. 지난 2010년 데뷔해 기아차의 간판 모델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3세대의 뒤를 잇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THE SUV’라는 수식어를 붙여 스포티지가 세계 최초의 도심형 콤팩트 SUV(1세대, 1993년)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한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신형 스포티지가 폭스바겐 티구안 등의 독일 경쟁자보다 디자인, 소재 및 편의장비 구성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내세우는 데서 그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한층 다부진 이미지와 단단한 차체신형 스포티지의 핵심은 고루 개선된 상품성이다. 더 넓고 고급스러워졌으며 기본기도 개선됐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논란이 됐던 앞모습 디자인 정도. 라디에이터 그릴을 헤드램프보다 아래로 내려달아 터프한 이미지를 살리려 했으나 약간 산만한 느낌이다. 이전 스포티지의 얼굴이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더 화젯거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헤드램프 아래 네 개의 사각렌즈는 주간주행등이 아닌, 옵션으로 제공되는 LED 안개등이다  이런 아쉬움은 한결 치밀하게 다듬은 옆모습과 뒷모습이 보완한다. 뒤쪽을 과감하게 잘라낸 창문 라인과 바짝 끌어올린 벨트 라인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낸 것은 이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펜더와 도어의 면들을 생동감 있게 다듬어 다소 밋밋했던 옆모습에 볼륨감을 살려냈다. 또한 납작 누른 테일램프와 해치 도어를 가로지르는 띠, 그리고 스키드 플레이트 등으로 긴장감을 강조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 하지만 이전보다 한층 더 다부진 분위기인 것만은 확실하다.납작하게 누른 테일램프로 긴장감을 강조했다  달라진 이미지만큼 차체도 단단해졌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18%에서 51%까지 확대하고 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14.7m에서 103m로 늘렸다. 뼈대를 만들 때 더 강한 소재들을 가져다가 더 강력하게 맞붙였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또한 앞쪽 서스펜션의 구조를 다듬고 뒤쪽 서브프레임 체결부위에 부시를 추가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아울러 엔진 마운트를 키우고 대시패드를 1피스로 바꾼 후, 플로어 재진패드 사용범위를 넓혀 진동과 소음을 고루 줄였다.실내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워졌다  실내의 변화 역시 눈부시다. 전체 레이아웃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소재가 눈에 띄게 고급스러워졌다. 이전처럼 건조한 표면을 드러낸 플라스틱 부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티어링 휠, 시트, 도어트림 등을 감싼 가죽들도 이전보다 촉촉하다. 심지어 대시보드 상단에는 스티치 장식까지 새겨 넣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신차 대부분이 그렇듯 조립 품질도 한층 개선됐다. 각각의 장비와 패널들을 단단하게 맞물렸다.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조장치 등도 기아차의 최신 버전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스마트 테일게이트 등 이 급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고급 장비도 옵션으로 준비했다.  가장 큰 변화는 운전자세다. 시트 방석을 낮추고 스티어링 휠을 세워 조금 더 안정적인 자세를 잡을 수 있게 했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압박을 줄이기 위해 방석 쿠션의 경도를 부위에 따라 다르게 하는 세심함도 엿보인다. 아울러 앞뒤 무릎공간이 한층 더 넉넉해졌다. 늘린 차체 길이 40mm 중 30mm를 앞뒤 바퀴 사이, 즉 실내에 쓴 결과다. 뒷좌석 리클라이닝 허용 범위도 5도에서 34도로 늘렸다. 편의성도 한층 개선됐다. A필러와 C필러의 두께를 줄이고 사이드미러 위치와 뒷유리 크기를 손봐 시야가 좋아졌으며 트렁크 바닥을 98mm 낮춰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했다. 플로어 하단에는 잡다한 물건과 선반을 떼어서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시트를 접었을 때의 형상도 개선했다. 14도였던 등받이 경사를 8도까지 낮춰 바닥을 더 평평하게 다졌다. 짐공간 크기는 평소 503L, 6:4 폴딩 시트를 모두 접을 경우 1,492L까지 늘어난다.  현재 공개된 파워트레인 구성은 1.7L 디젤 엔진 +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과 2.0L 디젤 엔진 + 6단 자동변속기 조합 두 가지로 나뉜다. 시승회에는 우선 출시된 2.0L 디젤 앞바퀴굴림 버전이 동원됐다. 엔진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kg•m로 2마력 높였을 뿐이다. 대신 변속기를 입체적으로 다듬었다. 기어비를 촘촘하게 조정하고 록업 클러치의 작동 시점을 당겼다. 사실상 이전과 같은 엔진에 공차중량이 50kg 이상 늘었음에도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9.6초에서 9.3초로 줄어든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워낙 빠듯하게 설계한 엔진이었던 터라 성능에는 별 불만이 없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필요충분 이상의 힘을 낸다. 다양한 노력 덕분인지 진동과 소음도 확연하게 줄었다. 연비도 만족할 만한 수준. 시승 코스가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로 짜여져 있긴 했지만 시승차의 복합연비인 13.8km/L를 훌쩍 넘긴 15.4km/L를 기록했다.  하체의 완성도는 세대교체 수준을 뛰어넘는다. 철 지난 준중형 플랫폼을 재활용했던 것과 달리, 최신 플랫폼들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전의 진화 과정대로라면 K3의 다소 어색한 스티어링 감각과 거동 특성을 답습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32비트 제어 모듈을 도입한 스티어링(C-MDPS)은 내수차별 논란과는 별개로, 비교적 매끄럽게 작동하며 무게중심도 차분하게 깔려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코너 진입과 고속주행이 두렵지 않다. 물론 불만도 있다. 가령 하체의 움직임이 현대 신형 투싼에 비해 미묘하게 낭창대는 느낌이다. 하지만 스포터지는 안팎 디테일이 더 화려하고 정교하다. 최근 현대와 기아차의 동급 모델끼리의 성격은 이런 식으로 구분된다. 우열이 아니라, 얻는 게 있으면 잃는게 있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기아차, 자신을 가져도 좋아요 최근 기아차는 다소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식 출시 전, 기자들을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로 불러 모아 신형 스포티지에 대한 사전 설명회를 진행하고, 각 매장에 전시차를 투입해 홍보 활동에 나서는 등 다소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에 유출된 신형 스포티지 3D 렌더링 이미지에 대해 네티즌의 악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시승회의 프레젠테이션에서도 기아차의 이런 초조함을 읽을 수 있었다. 무대에 오른 박병철 이사(RV 총괄 2PM)는 ‘사전 계약 7,000여 대, 세대구분 없이 고른 지지’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신형 스포티지가 순항 중임을 유난히 강조했다. 물론 파격적인 전면 디자인이 고객층을 한정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만 걱정을 덜어놓고 자신감을 가져도 좋겠다. 신형 스포티지는 앞모습에 대한 불만만으로는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상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겉모습만 보고 신형 스포티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단 한 번 타보고 말씀하세요.”   KIA SPORTAGE R 2.0 DIESEL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4480×1855×1635mm 휠베이스 2670mm 트레드 앞/뒤 1609mm/1620mm 무게 1660kg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 245/45 R19, 한국 키너지 GT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95cc 최고출력 186마력/4000rpm 최대토크 41.0kg•m/1750~275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6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9.3초 최고시속 - 연비 13.8km/L(도심 12.8, 고속 15.2) CO₂ 배출량 143g/km 값 2,179만~2,842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최진호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