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 ON ROAD IMPRE.. 2003-08-27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은 값과 품질에서 인기 있는 대중차 만들기에 앞장서 왔다. 유럽, 특히 서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나 폭스바겐 소형차들이 거리를 분주히 오간다. 하지만 일단 돈을 벌고 나면 폭스바겐 오너는 벤츠나 BMW, 포르쉐를 넘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폭스바겐 둥지를 뚫고 나온 첫 SUV 투아렉을 보자. 해외시장에서 벤츠 M클래스, BMW X5, 볼보 XC90, 렉서스 LX470,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겨루는 야심만만한 라이벌이다. SUV가 득실거리는 요즘 투아렉에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V8 엔진과 6단 AT로 무장, 0→시속 100km 가속 8.1초 투아렉에는 재미있는 특성이 버무려져 있다. 매끈한 엔진, 세단에서 빌려 온 놀라운 인테리어, 오프로더에서 넘어온 본격적인 네바퀴굴림 장치가 돋보인다. 게다가 위엄을 자랑하는 독일 라이벌들보다 값이 싸다. 물론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 않았다.(V8 1억100만 원대, V6 7천900만 원대). 거꾸로 옵션이 ‘빵빵’하다. 에어 서스펜션, 패들형 기어, 디퍼렌셜 록 등이 기본으로 들어앉았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걸까, 아니면 허투루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지 않겠다는 것일까. 입체분석 제1장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달리기 성능. 시승차에 얹힌 엔진은 아우디 A8과 A6에서 물려받은 310마력짜리 V8 4.2X DOHC다. 시동을 걸면 듣기 좋은 사운드가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한다. 배기량이 더 작은 220마력의 V6 3.2X DOHC 엔진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럭셔리 세단 페이튼의 V6과 같지만 가파른 비탈에 알맞게 오일압을 조절하는 등 오프로드형으로 개조했다. 화려한 토크를 원한다면 내년 상반기 수입되는 V10 디젤 터보를 기다리면 된다. 배기량 5.0X로 자그마치 76.5kg·m의 최대토크를 분출한다. 투아렉 V8의 달리기 성능은 형제차 포르쉐 카이엔 S를 연상시킨다. 부드럽고 시원스러우며 막힘이 없다. 2.5톤에 육박하는 거구를 마치 스포츠카를 몰 듯 가볍게 컨트롤한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다. 시속 200km에서도 힘이 남아돌 뿐 아니라 시속 230km까지 내몰아도 버거운 기색이 없다. 페이튼의 W12 6.0X 420마력 엔진을 얹은 투아렉이 내년에 나오면 고성능 SUV 무대를 평정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다. 온로드 드라이빙의 결정적인 매력은 핸들링이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의 약점을 완벽에 가깝게 처리해 고속 코너링 때도 바퀴가 재빠르게 이상적인 궤도를 그려 나갈 뿐 아니라 힘도 덜 들고 간단한 액셀 워크로 흔들리지 않고 평형을 유지한다. 카이엔 시승 때도 느껴 보지 못했던 높은 수준의 핸들링 감각은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오프로드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CDS(Continuous Damping Control) 에어 서스펜션이 온로드에서 스포츠카급의 정교한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해준다. 시프트 업이나 킥다운 때의 움직임은 정확하고 낭비가 없다. 자동 6단 트랜스미션은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시프트 포인트를 결정하는 메모리를 담고 있다. 수동 모드로 전환하려면 D레인지에서 시프트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면 된다. 핸들 뒤에 달린 패들형 기어는 왼쪽이 감속, 오른쪽이 가속이다. 시속 125km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가 바로 떨어지고 과속 방지턱을 높은 속도로 지나쳐도 노즈 다운 현상이 거의 없어 주행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억제되었지만 조수석 유리 위쪽에서 들리는 하이톤의 소음이 거슬린다. 모래나 이물질이 끼어 나는, 대수롭지 않은 소리라 해도, 만약에 그럴 확률이 높다면 이 차를 끌고 오프로드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질 것이다. 막힘 없는 가속력, 정교한 핸들링, 강력한 제동성능. 이 세 가지가 뒷받침되는 투아렉의 달리기는 SUV의 새로운 경지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오프로드에서 운전 재미가 넘치는 SUV는 많지만 온로드에서 이처럼 즐거운 SUV는 극소수에 불과해 오히려 개성으로 받아들여진다. SUV와 스포츠카는 다른 별에 사는 존재였다. 10년 전만 해도 서로 만난다는 것은 꿈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제 현실이 되어 버렸으니 이 크로스오버 세상에선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엔진 형식 V8 4.2ℓ DOHC 압축비 11.1 최고출력 310마력/6200rpm 최대토크 41.8kg·m/3000~4000rpm 연료탱크 크기 10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 4.148/2.370/1.556 ④/⑤/⑥/ⓡ 1.155/0.859/0.686/3.394 최종감속비 4.560 성능 최고시속 218km(속도제한장치) 0→시속 100km 가속 8.1초 시가지 주행연비 6.7km/ℓ
Audi Allroad quattro 타협에 앞서 .. 2003-08-25
탄생 배경 아우디 콰트로가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1980년. 아우디는 당시 오프로더나 고성능 스포츠카에 간간이 쓰여온 4WD 메커니즘을 양산 세단으로 끌어내리며 승용 4WD라는 새 장르를 알리고 나섰다. 혁신적인 콰트로 4WD를 제안한 장본인은 폭스바겐(VW) 그룹의 전 총수인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 70년대 중반 아우디는 VW에 흡수(1965)된 뒤 비틀과의 시장 간섭을 피해 중소형 이상의 고성능 차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당시 아우디 R&D 센터를 지휘하던 피에히 박사는 벤츠, BMW와 경쟁하기 위해 고속주행 성능과 안전성 높은 네바퀴굴림 스포츠 세단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피에히의 콰트로 컨셉트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80년 제네바 오토살롱을 통해 선보인 80 쿠페 바탕의 아우디 콰트로는 5기통 2.1X 터보 160마력 엔진과 앞뒤 바퀴에 절반씩 힘을 나누어 보내는 센터 디퍼렌셜을 갖추고 최고시속 222km의 놀라운 성능을 뽑아냈다. 당초 한 해 생산대수를 3천500대 미만으로 점친 피에히의 예상을 뒤엎고 판매도 계속 늘어 콰트로가 아우디 차의 주축 메커니즘으로 자리잡았다. 1980년부터 2001년 2월까지 팔린 콰트로 모델은 100만 대 이상. 독일 및 유럽 시장의 아우디 중 30%가 콰트로 4WD를 달고 도로를 누비는 셈이다. 4WD의 대중화를 앞당긴 콰트로 AWD를 갖추고도 90년대 중반까지 고집스럽게 승용차만 만들며 의구심을 자아내던 아우디는 지난 2000년 콰트로 20주년 모델 올로드 콰트로를 선보이며 ‘포링’(four ring, 아우디 엠블럼) SUV의 뒤늦은 출발을 알렸다. 왜건 섀시에 AWD 시스템으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가미한 아우디 올로드는 볼보 XC70, 스바루 포레스터는 물론 BMW X5와 벤츠 ML 등 미국 시장을 선점한 독일 라이벌의 SUV까지 경쟁 상대로 삼았다. 유럽 및 북미 RV 시장을 겨냥한 아우디의 크로스오버 컨셉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A3 베이스의 컴팩트 SUV 슈테펜볼프(2000), 2세대 A8의 방향을 제시한 럭셔리 왜건 컨셉트 아반티시모(2001)를 거쳐 지난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는 미들 사이즈 SUV 파이크스 피크 콰트로 컨셉트를 선보였다. 앞으로 2~3년 내에 슈테펜볼프와 파이크스 피크의 양산 모델로 SUV 풀 라인업을 마련할 예정. 신형 A3의 4WD 버전인 A5, VW 투아레그 메커니즘과 A8의 첨단기술을 버무린 아우디 스타일 SUV가 2005년 데뷔를 목표로 한다. 메커니즘 올로드 콰트로의 지향점은 ‘어떤 도로환경과도 타협하지 않는’(no-compromise) 올라운드 플레이어. 아우디는 코너링 안정성과 연비가 뒤떨어지는 정통 SUV의 대안으로 중형 왜건 A6 아반트를 제시하고 콰트로 AWD와 4레벨 에어 서스펜션 등의 첨단기술을 더해 올로드 콰트로를 빚어냈다. 엔진은 V6 2.7X 트윈터보 250마력과 V6 2.5X TDI 180마력을 기본으로 신형 S4용으로 개발된 V8 4.2X DOHC 300마력을 함께 쓴다. 트랜스미션은 팁트로닉 자동 5단과 로 기어를 갖춘 수동 6단 등 두 가지. 4레벨 에어 서스펜션은 앞 4링크, 뒤 더블 위시본에 에어 스프링을 달아 주행속도, 노면상황에 따라 차고를 142~208mm 사이에서 4단계로 자동 제어한다. 뉴 A8에는 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쓰이고 있다. 콰트로 AWD의 중추는 프론트·리어 액슬 사이에 놓인 토센 디퍼렌셜.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30:70~70:30으로 자유롭게 분배하며 안정성을 높인다. 스타일 & 인테리어 올로드 콰트로는 A6 아반트와 차체 안팎의 많은 부품을 공유하지만 다양한 SUV 장식을 덧붙여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길이와 폭이 모두 늘어난 5도어 왜건 보디는 단정한 얼굴과 해치게이트에 덧댄 검은색 플레이트 패널만 남겨두고 강건하게 바뀌어 좀처럼 늘씬한 A6의 실루엣을 떠올리기 어렵다. 허리 밑을 에두른 검은색 플라스틱 범퍼와 오버 펜더, 범퍼 밑을 쳐 받든 스틸 언더가드로 오프로더의 색깔을 담았고, 뒤 범퍼 아래로 살짝 내민 트윈 머플러에서 스포츠 세단의 영역까지 넘보는 당찬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먹지로 그려내듯 A6의 내용물을 고스란히 쓸어 담았다. 진한 회색 톤 실내는 가죽 내장재와 질감 좋은 원목 장식으로 고급스럽게 꾸미고 넉넉한 시트도 알맞게 내려앉아 세단이나 다름없는 운전감각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다른 캐릭터를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버무려놓은 완벽한 균형감각은 크로스오버 카 올로드 콰트로의 가장 큰 매력. 비즈니스맨을 위한 고급 승용차로 손색없고 주말이면 산과 들을 자유롭게 누비며 왜건과 SUV의 기능까지 척척 해대는 차는 세상에 흔치 않다. 차고조절 기능은 비상등 왼쪽에 마련된 두 개의 스위치를 눌러 수동으로도 제어할 수 있다. 앙증맞은 자동차 실루엣을 화살표가 찍어누르는 왼쪽 스위치가 다운, 끌어올리는 오른쪽이 업 기능으로 두 버튼을 5초 이상 함께 누르면 타이어 교환이나 하체 점검을 위해 차고를 한껏 끌어올리는 재킹업 모드로 변환된다. 글러브박스를 열어제치면 컵홀더와 펜꽂이, 메모판 등이 모습을 드러내고 쓰임새 좋은 접이식 도어포켓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트 뒤로 펼쳐진 짐칸은 시원시원한 공간과 독일차 특유의 완벽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뒤 시트 등받이에 가로질러 달린 칸막이 그릴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당겨 올려 천장에 마련된 홈에 꼽아두면 그만. 등받이를 눕혀 짐칸을 넓힌 뒤에도 뒷좌석 루프 테두리의 구멍에 꽂아 똑같이 쓸 수 있다. 하지만 차체 안팎의 화려한 꾸밈새 때문에 함부로 다루기는 조심스럽다. 뒤 시트를 접은 적재공간은 등받이가 올라가 트렁크 플로어와 반듯하게 이어지지 않고 D필러가 경사져 있어 의외로 공간활용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주행 성능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에 만나본 올로드 콰트로는 ‘왜건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의 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V6 트윈터보 엔진의 힘을 빌어 달리는 1.8톤 덩치의 폭발적인 가속과 안정된 고속주행 성능은 왜건과 SUV 어느 것도 아닌 진정한 스포츠카의 모습 그대로였다. 시판 1년을 지나 다시 찾은 올로드 콰트로의 운전석 앞에는 여전히 V6 2.7X DOHC 트윈터보 엔진이 세로로 놓여 있고 포르쉐 팁트로닉 기능을 가미한 5단 AT가 신뢰도 높은 콰트로 AWD에 충만한 힘을 전달한다. 힘찬 V6 엔진의 잠을 깨우기에 앞서 경험에서 우러나온 무의식의 명령으로 시트를 한껏 낮추고 스티어링 휠 가까이로 당겨 앉아본다. 출발가속은 굼뜨지만 발걸음을 떼고 난 뒤부터 득달같이 달려나가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네바퀴굴림 구동계나 에어 서스펜션을 더하느라 무거워진 차체에 대한 부담은 기우에 불과하다. 35.7kg·m의 힘찬 토크가 1천800~4천500rpm의 넓은 영역에서 뿜어져 나와 스트레스 없는 경쾌한 가속을 만끽할 수 있다. 기어 레버를 D레인지 아래 S모드로 옮기면 변속 타이밍을 3천200~3천500rpm까지 끌고 올라가는 DSP(Dynamic Shift Program)가 작동해 스포티한 달리기를 이끌어낸다. 5단 AT의 팁트로닉 기능은 M(Manual, 수동)모드뿐 아니라 D와 S모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부지런히 스티어링 휠의 팁트로닉 스위치를 누르는 동안 나란히 달리던 차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고 차창 밖 풍경이 흐릿한 덩어리로 뭉쳐진다.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추월가속으로 도로를 정복했다는 자아도취는 그러나, 굽이진 도로를 만나는 순간 무참히 깨져버린다. 온로드는 물론 비포장도로에 대한 욕심까지 담은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여느 독일차와 달리 노면에 따라 차체를 흔들어대고 핸들링 성능까지 무디게 만들었다. 피드백이 더딘 스티어링도 다른 아우디 모델들의 묵직하고 빈틈없는 반응과는 다른 모습. 이런 아쉬움은 차고를 한껏 올리고 오프로드를 헤집을 때 자연스레 사라진다. 올로드 콰트로의 당찬 발걸음은 험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볍게 떨쳐낼 수 있을 만큼 믿음직하다. 구입 가이드 아우디 공식 수입 딜러인 고진모터임포트는 지난해 6월 새차발표회를 갖고 올로드 콰트로의 국내 시판에 들어갔다. 수입 모델은 V6 2.7X 트윈터보 250마력의 2.7T 한 가지. 올로드 콰트로는 볼보 크로스컨트리를 맞상대로 수입 럭셔리 SUV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국내 수입차 시장을 노크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6~12월 판매대수는 23대로 같은 기간 74대나 팔린 크로스컨트리의 질주를 저지하지 못했다. 지난 5월까지 올해 두 차의 성적은 각각 18, 33대로 격차가 줄었지만 전세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천만 원 이상 비싼 차값과 뒤늦은 시장 투입으로 인한 약한 인지도가 올로드 콰트로의 부진 원인. 고진모터임포트는 V6 2.5X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2.5 TDI를 선보일 올 10월을 승부처로 삼고, 함께 들여올 RS6과 함께 스포츠 마케팅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5단 AT와 매치한 올로드 콰트로 2.5 TDI는 1천500~2천500rpm에서 최대토크 37.7kg·m를 내고 최고시속 205km, 0→시속 100km 가속 10.2초로 휘발유 엔진의 2.7T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문의: 고진모터스 ☎ (02)516-2468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2.7T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10×1850×1504mm 휠베이스 2757mm 트레드 앞/뒤 1574/1585mm 무게 182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트윈터보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1.0×86.4mm 배기량 2671cc 압축비 9.3 최고출력 250마력/5800rpm 최대토크 35.7kg·m/1800~4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65/1.999/1.407 ④/⑤/ⓡ 1.000/0.742/4.096 최종감속비 4.37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4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55 R17 성능 최고시속 234km 0→시속 100km 가속 7.7초 시가지 주행연비 7.9km/ℓ 값 8,700만 원
JEEP WRANGLER RUBICON EDITION .. 2003-07-24
지프에 대한 필자의 첫 추억은 초등학생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필자의 아버지는 건설회사에 근무했는데, 업무용차로 지프가 나왔다. 구형 코란도의 원조격인 신진 지프였다. 이 차는 지프를 타 본적이 없던 내게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전해 주었다. 높은 좌석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기분은 정말 새로웠고,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음색은 터프한 지프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소도구로 작용했다. 인테리어에서는 지름이 상당히 큰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2개의 기어 레버, 철제 대시보드 중간 아래쪽에 자리잡은 간단한 계기판, 그 옆에 노출된 히터 등이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차로 오프로드를 지난 것은 단 한 번뿐이었으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랭글러는 캐릭터가 분명한 몇 안 되는 차 미국에 온 후 처음 산 차도 95년형 지프 랭글러였다. 지프 모델 중 그랜드 체로키가 제일 잘 팔리지만 전통에 가장 충실한 모델은 랭글러다. 랭글러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 있는 수입차로 적지 않은 오프로드 팬들이 드림카 목록에 올려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리지널 지프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랭글러는 현재 생산 중인 자동차 가운데 캐릭터가 가장 분명한 그룹에 속한다. 2차대전 이후 개량을 거듭해온 CJ 시리즈를 대체하며 1986년 등장한 랭글러는 사각 헤드램프를 달고, 모서리를 세워 모던한 스타일링을 갖추었다. 이 때문에 초창기부터 원형 헤드라이트만을 단 CJ에 익숙한 일부 지프 매니아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97년 나온 2세대 랭글러는 원형 헤드라이트로 돌아왔다. 2세대 랭글러는 리프 스프링 대신 코일 스프링을 쓰고 승용차와 비슷한 인테리어를 갖추면서도 오리지널 지프의 정취를 담아 내려고 노력했다. 랭글러는 오리지널 지프인 MB의 혈통을 이어받아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한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쉽지 않으나 익숙해지면 운전재미가 상당히 뛰어나다. 이번 시승차는 지프 랭글러의 최강버전인 루비콘 에디션이다. 지프 랭글러의 기본가격은 1만5천 달러(1천800만 원) 선이고 루비콘 에디션은 2만4천485달러(2천940만 원)에 팔린다. 하드톱과 AT 등 몇 가지 옵션이 더해진 시승차는 2만8천685(3천440만 원)이다. 루비콘 에디션은 190마력을 내는 직렬 6기통 4.0X 엔진과 4.0:1라는 높은 기어비의 로 레인지를 갖춘 2단 트랜스퍼 파트타임 4WD를 장비했다. 여기에 245/75 R16 타이어를 달아 험로 주파력을 높였다. 스티어링은 조금 가볍고 피드백도 부족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에서의 킥백을 고려한 세팅이라는 점에서는 구형과 맥을 같이 한다. 브레이킹을 비롯한 전반적인 핸들링 캐릭터는 구형 랭글러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더욱 세련된 느낌이다. 조금 덜렁거리는 운전감각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구형에 비해 전반적으로 온순하다. 앞뒤 리지드 액슬에 보디 온 프레임이라는 다소 원시적인 구조에 비하면 온로드 핸들링은 좋은 편이다. 길이가 짧고 키가 큰 숏보디 SUV의 특성상 움직임이 다소 과장되게 느껴져 차의 몸짓이 쉽게 전해지므로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리프 스프링 대신 5링크 코일 스프링을 썼지만 리지드 액슬인 만큼 서스펜션의 액슬 조향효과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반면에 휠베이스가 짧고 무게중심이 높아 하중 이동에 따른 조향 특성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너링 중의 가감속에 따라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넘나드는 폭이 상당히 크다. 코너링 중 약간의 가감속에도 하중이동에 따른 조향 특성이 쉽게 변하기 때문에 이 점을 활용하면 꽤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취향에 따라서는 조금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설계한 지 오래된 직렬 6기통 엔진은 배기량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토크가 풍만해 실용주행 영역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보인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이론적으로 밸런스가 우수하나 제작정밀도가 떨어지는 탓인지 랭글러의 그것은 부드럽지 않고, 고속에서 소음이 크다. 넉넉한 토크 덕분에 일상주행은 물론이고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힘 부족은 느낄 수 없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아야만 제대로 반응하고, 회전상승은 더딘 편이다. 가속 페달의 둔감함은 온로드 주행에서 다소 답답하지만 오프로드에서 출력조절이 쉬워 랭글러가 험로에 맞게 만들어진 차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4단 AT의 성능은 보통이다. 기어비는 잘 배분되어 있고 엔진과의 조합도 좋다. 랭글러는 얼마 전까지 시대에 뒤떨어진 3단 AT를 쓰다가 지난해부터 4단 자동변속기를 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셀렉트 레버의 움직임이 뻑뻑하고 변속패턴이 3단 AT와 같다. 또 오버드라이브 스위치가 대시보드에 있어 사용 편의성은 좀 떨어진다. 험로에 맞는 신체조건 갖추어 뒷자리는 좁고 흔들림이 심해 가족용으로는 부적합하고 옵션인 잠금 트렁크의 용량도 작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마무리도 좋지 않아 거슬리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동력성능이나 핸들링, 브레이킹에서도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구식설계에 기초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정밀도가 떨어지는 엔진, 타이어 소음 그리고 각진 차체로 인한 바람 소리 때문에 상당히 시끄럽다. 오프로드에서는 상황이 역전된다. 접근각과 이탈각, 장애물 돌파각 등이 커서 오프로드 주행에는 잘 맞는 신체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몸무게와 체격이 험로주행에 어울리고 튜닝파트도 많이 준비되어 있으며 차값 또한 4WD 중 제일 낮은 그룹에 속해 젊은 사람들에게는 오프로드 입문용으로 상당히 매력 있는 차다. 휠트래블이 커 굴곡이 심한 지형에서도 발군의 접지력을 발휘한다. 특히 루비콘 에디션의 록-트랙 파트타임 4WD는 2단 트랜스퍼의 저속 모드 기어비가 4.0:1인 만큼 견인력이 상당하다(일반 랭글러의 커맨드-트랙은 2.72:1). 게다가 뒷바퀴에 라커가 달려 있어 웬만한 장애물에서는 스턱될 염려가 없다. 기본으로 달린 굿이어 랭글러 MT/R 타이어는 다양한 노면에서 적당한 접지력을 보인다. 지름이 상당히 커 험준한 지형에서 공기압을 낮추어도 지상고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 둔한 엔진 반응은 큰 기어비의 로 레인지를 이용할 때 극대화된 구동력을 제어하기 쉬워 상당히 편하다. 험로에서의 뛰어난 기동성에 비해 온로드 주행성은 덜떨어진 감각이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매력이 넘친다. 말 잘 듣는 준마가 아니라 야생마 같이 약간 삐딱선을 타는 주행 캐릭터로 인한 운전재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에디션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3947×1693×1764mm 휠베이스 2373mm 트레드 앞/뒤 모두 1473mm 무게 1686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OHV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배기량 3956cc 압축비 8.8 최고출력 190마력/4600rpm 최대토크 32.4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2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84/1.57/1.00 ④/⑤/ⓡ 0.69/ㅡ/ㅡ 최종감속비 4.11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3도어 왜건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리지드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앞/뒤 245/75 R16 값 2만8,685(약 3,443만 원)
볼보의 유행통신, 벤츠·BMW 아성 뚫을까 강건함·.. 2003-07-24
차를 만나기 전에 정보를 미리 알아보는 것은 필수다. XC90을 인터넷 검색창에 띄었다. 200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ACC’(Adventure Concept Car)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이후 수많은 수상경력이 화면을 채운다. 국내에서도 이미 명성이 자자했다. 지난 5월 수입차 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합니다. 볼보에서 만드는 모든 것은 안전이라는 지상과제를 기본으로 하며 이는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볼보의 창업자 ‘구스타프 라슨’과 ‘아사 가브리엘손’이 남긴 이 말에는 볼보의 이미지가 함축되어 있다. 이 문장의 잔상이 머리에 남아서, 수많은 찬사를 들어서, 아니면 시승차가 검은색이기 때문일까? 처음 보았을 때, 무척 무뚝뚝한 인상이다. 아니 듬직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떡 벌어진 어깨가 건장하다. 주인만을 따르는, 주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 줄 것 같은 강한 믿음이 솟는다. 듬직한 외모, 심플하게 꾸민 실내 검은색의 촘촘한 프론트 그릴, A필러를 지나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V자형 보네트 라인, 불룩한 펜더까지 육체미를 전공한 남성의 이미지다. 235/65 R17의 큼직하고 두툼한 타이어까지. 높은 곳에서 누군가 나를 내려보고 있다. 첫 대면부터 압도하겠다는 의미다. ‘그래 너는 볼보에서 만든 SUV가 맞아.’ 외모와는 반대로 검은색 가죽시트에 베이지색 인테리어는 차분하다. 넓은 실내를 확보하기 위해 실내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낸, ‘콕피트 포워드 디자인’(Cock Forward Design)을 써 앞유리가 거의 뒤로 누운 모습이다. 각을 이루면서도 둥글게 아래로 처진 널찍한 대시보드는 시원하다. 손에 꼭 달라붙는 우드 그레인 스티어링 휠은 감촉이 좋고 크롬을 두른 속도계와 타코미터는 눈에 쉽게 들어온다. 편의장비의 다양성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대부분의 차에는 각종 편의장비 스위치들이 센터페시아에 모여 있다. 그런데도 XC90은 이상할 정도로 간단하다. 승객이 앉아 있는 모습과 바람의 방향을 귀여운 모양으로 그린 바람 조절 스위치는 눈에 쏙 들어오면서도 재미있다. 운전 중 이것저것 살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하다. XC90은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컴퓨터에 맡겨 자동화했다. 쿠션 좋은 가죽시트가 몸을 감싼다. 사고 순간 사방에서 터지는 에어백이 온몸을 보호해 준다. 핸들에 에어백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럼 나머지 에어백들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호기심이 발동해 도어 위쪽의 틈새를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2열 한가운데가 볼록 튀어 나왔다. 그 부분을 누르니 작은 쿠션이 나온다. 어린이용 시트다. 어른 몸에 맞춘 안전벨트는 어린이의 목을 조일 위험이 있어 자리를 돋구는 쿠션을 내장했다. 아이를 여기에 앉히면 벨트 높이가 어린이의 목 아래로 조절된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어린이에게 신경을 쓰다 보니 어른 3명이 앉았을 때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숨겨진 3열을 끄집어내는 데는 한참 걸렸다. 평상시에는 짐공간으로 쓰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도록 만든 아이디어가 매력적이다. 밟는 만큼 달려 주는 깔끔한 센스 편한 자세를 잡은 뒤 자세기억장치로 시트를 조절한다. 키를 돌리자 ‘우웅’ 하는 부드러우면서도 낮게 깔리는 엔진 소리로 대답한다. 출발 때 액셀 반응이 빠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굼뜬 출발이라고 말하면 서운해할 것 같다. 덩치에 딱 어울리게 점잖은 출발이다. 시트를 약간 높게 맞추었더니 앞이 훤하다. 시속 70km에서 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는 ‘cruise’ 버튼을 누르자 속도계 바늘이 70이라는 숫자에 멈춘다. 덩치가 커 옆에서 바짝 붙는 다른 차에 신경이 쓰일 것도 같지만 밟는 만큼 튀어 나가는 깔끔한 센스에 자신감이 생긴다. 어디에 스포츠카 없을까? 시원스럽게 뚫린 직선로에 올라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시트 안으로 쏙 파묻었던 자세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고 두 손으로 핸들을 움켜쥔 채 힘껏 액셀을 밟았다. 갑작스런 행동에 이 녀석도 긴장했나 보다. 수직으로 치솟는 rpm 게이지와 함께 순간적으로 몸이 뒤로 젖혀진다. 앞서 달리는 두 대의 차가 거슬려 추월했다. 기어가 바뀌는 진동을 느낄 새도 없이 시속 160km를 넘어선다. 별다른 반응 없이 이 만큼의 스피드를 뽑아내다니. ‘야! 이 녀석 좀 달리는데.’ 시속 180km가 넘자 조금 힘이 들어간다. 흠을 찾으려고 신경을 집중한 탓인지 조용하던 실내에 엔진음과 바람 가르는 소리가 채워진다. 고속에서 가벼운 핸들 감각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제원상의 0→시속 100km 가속은 9.3초, 최고시속은 210km. 속도계에는 260km까지 적혀 있다. 빠른 스피드의 짜릿한 쾌감을 여기서 끝내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도로 제한시속의 두 배를 넘겼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는다. 시속 190km에서 액셀 밟기를 멈춘다. 직렬 6기통 2.9X DOHC 트윈터보 엔진은 1천800∼5천rpm에서 38.8kg·m의 최대토크를, 5천100rpm에서 272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그동안 스포츠카 못지 않은 포르쉐 카이엔이나 BMW X5 4.4i에 맛들인 때문인지 순간 가속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지만, XC90급인 X5 3.0i에 비하면 손색이 없다. 직선이 끝나자마자 90도로 굽은 길이 보인다. 이런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코너링 연습을 하지 않았던가. 차를 빠르게 몰아 넣었는데도 한치의 미끄러짐이 없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 갈 길을 달린다. 출렁거림 때문에 진동이 오래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흔들리는 순간 우람한 체구를 잡아 주는 능력이 꽤 마음에 든다. 위험한 순간에 그 실력을 보여주는 RSC(Roll Stability Control)와 DSTC(Dynamic Stability and Traction Control)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네바퀴굴림의 참맛은 오프로드다. 험로를 지나는 것이 무리인 줄 알지만 일단 저지르기로 했다. 오프로드에 들어선 뒤 바로 수동 모드로 바꾸었다. XC90에 달린 AWD는 평소에는 앞바퀴에 구동력을 집중시킨다. 대신 코너링이나 미끄러운 길, 한쪽 바퀴가 조금이라도 헛돈다 싶으면 뒷바퀴 또는 그립이 살아 있는 쪽에 토크를 배분해 접지력을 유지한다. 1단 출발. 성큼성큼 큰 보폭을 옮기듯 무리가 없다. 다소 무른 승차감이 오프로드에서는 잔진동을 잡아 주어 안락하게 느껴진다. 자갈과 모래가 섞인 곳에서 조금 높은 돌을 만났다. 앞바퀴가 헛돌면서 땅이 패이기 시작한다. 로 기어가 없어 이쯤에서 물러서기로 했다. ‘사고를 접하지 않은 사람은 볼보차의 진정한 매력을 알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일부러 사고를 낼 수는 없는 일. 첨단 안전장비로 무장한 차를 편안하게 탈 수 있었다는 데 만족한다. XC90은 BMW X5 3.0i, 벤츠 ML350, 그리고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렉서스 RX330 등과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어떤 차가 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볼보 XC9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00×1900×1745mm 휠베이스 2589mm 트레드 앞/뒤 1634/1624mm 무게 2046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트윈터보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ㅡ 배기량 2922cc 압축비 8.5 최고출력 272마력/5200rpm 최대토크 38.8kg·m/1800~50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2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280/1.760/1.120 ④/⑤/ⓡ 0.790/ㅡ/2.670 최종감속비 3.69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35/65 R17 성능 최고시속 210km 0→시속 100km 가속 9.3초 시가지 주행연비 12.9km/ℓ 값 8,580만 원
BMW 325Ci ‘번지점프’만큼 짜릿하고, 그보다.. 2003-08-22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낮게 내려앉은 하늘, 얹은머리 같이 무거워 보이는 야자수 잎이 젖은 빨래처럼 휘청대고, 얼굴을 쓰다듬어 지나는 바람에선 산소 가득한 물 냄새가 난다. 그것은 7월 초, 장마전선에 붙들린 제주의 기억……. 스치는 풍경도 공기도, 사소한 감정의 일렁임 하나까지 놓치기 아까운 그곳에서 BMW 325Ci는 썩 고마운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완벽한 4인승 실내에 내키면 하늘과도 맞바꿀 수 있는 패브릭 덮개를 쓰고, 굽이진 산길과 속시원한 해안도로를 운전자의 기분 따라 잘도 맞춰 달려주는 핸들링 머신은 세상에 그리 흔치않다. 3시리즈 이미지 이은 모범생 스타일 그의 첫인상은 조금 심심했다. 7시리즈로 시작된 최근 BMW의 디자인 혁신 바람이 대단해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 모른다. 그로테스크한 Z4와 함께 있으니 더더욱 그렇기도(지난 7월 BMW 제주도 시승 행사에 준비된 차들 중 컨버터블 모델이 단 둘뿐이었다). 그러나, 3시리즈 컨버터블이 이처럼 모범생 같은 스타일링을 유지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3시리즈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1만5천 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세단 외에 스포츠 왜건, 쿠페, 컨버터블이 나오지만 장르별 성격 외에 서로 큰 거리를 두고 있지 않다. ‘시리얼 어워드 위너’(serial award winne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상을 독식하며 엔트리 럭셔리카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만큼, 고유의 장점을 가능한 한 많이 지키면서 장르를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여지를 고객에게 열어 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쿠페와 함께 마이너 체인지한 컨버터블은 지난해 먼저 바뀐 세단의 디자인을 많이 따랐다. 아이라인을 짙게 칠한 듯 눈망울이 두터워진 더블 헤드램프가 세련미를 더하고 LED 조각들이 깨알처럼 뭉쳐져 가까이서 보면 큐빅 반지처럼 반짝이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귀엽다. 보기만 예쁜 것이 아니라 크세논 전구를 단 헤드램프가 칠흙같은 밤 앞길을 환하게 밝히고, 테일램프도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 등의 밝기와 크기를 달리하는 ‘인공지능형’이다. 세단보다 약간 길고 넓고 낮게 빚어진 차체는 검은 톱을 씌우면 색깔만 차이날 뿐, 단정한 세단의 실루엣을 그린다. 톱을 벗긴 모습도 보통의 오픈카들처럼 화려한 맛이 덜한데, 아무 장식 없이 뒤만 길쭉하게 빠진 이 BMW가 오히려 ‘지붕을 생략한’ 컨버터블의 기본적인 매력을 음미하게 한다. 도어부터 미끈하게 일자로 뻗은 꽁무니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날씬이 같고, 오픈된 캐빈룸 주위로 빙 둘러쳐진 은빛 몰딩이 아우디 A4 카브리올레를 생각나게 한다. 사이드 몰딩 위의 일직선 캐릭터라인이 세모꼴 깜박이 램프와 함께 앞 펜더 위에 딱 멈춰선 모양도 재미난 요소. 톱을 여닫는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의 버튼만 누르면 톱이 완전 자동으로 움직여 앞창과의 연결 버클을 따로 풀고 걸어줄 이유도 없다. 창문 여닫힘까지 완전히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초. 손이나 물체가 끼면 유리창이 자동으로 멈추는 트랩 릴리스 기능을 갖췄다. 2도어 모델이지만 뒷좌석이 제법 넓고 승하차도 편해 지붕이 닫힌 상태에서도 4인승 구실을 곧잘 해낸다. 실내는 촉감 좋고 탄탄한 가죽시트에 은빛 몰딩 및 어두운 우드그레인 장식이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뒷좌석에 별도의 헤드레스트와 팔걸이를 지녔다. 3가지 자세를 기억하는 앞좌석은 안전벨트 내장형으로 벨트가 시트 뒤쪽에서 빨려나오고, 뒷좌석 안전벨트도 가운데로 깔끔하게 모아져 있다. 앞좌석 등받이에 그물로 된 맵 포켓도 달렸고 센터콘솔과 뒷좌석의 수납함은 드르륵 열리는 미닫이 타입. 사족이지만 이렇게 미닫이 섀시처럼 열리거나 장롱 문처럼 마주 펼쳐지는 BMW의 수납함 덮개들은 왠지 동양적인 체취가 배인 것 같아 기분 좋다. 트렁크룸은 톱이 접힌 상태에서도 상당히 넓은 편인데, 지붕을 씌우면 톱이 빠져나간 윗공간을 넓혀서 활용할 수도 있다. 오른쪽 모서리에 달린 레버를 비틀어 올리면 플라스틱 격벽이 당겨 올려지면서 짐 공간을 늘인다. CD 체인저는 트렁크 왼쪽, 공구함은 다른 BMW 차들처럼 트렁크 문 안쪽에 달려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유명한 하만 카든 제품. 요즘은 초대형 기함과 SUV 개발에 더 마음을 쏟고 있는 듯한 BMW지만, 가장 BMW다운 차는 역시 3시리즈라는 생각이다. 더욱이 2.0~3.0X 의 다양한 엔진 라인업 중에서 ‘부드러운 고출력’을 끌어내기로 유명한 실키식스 2.5X 와 3.0X 두 가지만 얹는 컨버터블은 특유의 감성적 기호와 어우러져 BMW의 역동감 넘치는 달리기 특성을 맛보기에 더없이 좋은 모델이다. 시승차는 2.5X 192마력 엔진을 얹고 매끄러운 5단 스텝트로닉을 통해 뒷바퀴를 굴린다. M3을 통해 첫선 보였던 레이싱 타입의 최신 6단 세미 AT SMG-(Sequential Manual Gearbox)는 올 하반기 판매를 시작할 때 옵션으로 달려 이번 기회에 맛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두께가 손가락 길이 정도는 되어 보이는 묵직한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올라타면 탄탄하게 몸을 조여오는 시트와 손아귀에 가득 잡히는, 지름이 작고 림이 굵은 스티어링 휠이 스포츠 주행을 부추기는 듯하다. 스텝트로닉 기어를 아예 왼쪽으로 잡아 빼 스포츠 모드에 맞추고 호기롭게 출발하면 초반부터 통쾌한 가속. 제 그림자라도 잡으려는 양 액셀 페달을 몰아대면 부드럽게, 그러나 한치의 망설임 없이 가열되는 엔진이 심장의 맥박 수와 속도를 맞춰가고 3천~4천rpm 근처에선 기분 좋은 그렁거림이 들려온다. 출발부터 ‘방방’ 대던 배기음과 어우러져 더없이 경쾌한 상태. 2.5X 실키식스 통쾌하게 달려 스티어링 휠은 상당히 무겁고 예민한 편으로 허튼 조작을 용서치 않는다. 노면의 작은 돌멩이 하나에까지 정직하게 반응하는 서스펜션과 함께, 운전자가 딴 생각을 못하고 BMW 특유의 스포츠 드라이빙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 이처럼 작고 탄탄한 BMW를 몰 때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코너 워크다. 쥐고 있던 고삐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각도만 살짝 꺾어 타이트하고 빠르게 코너를 정복하는 맛이 기막히다. 급코너 앞에 주춤대는 앞차가 있다면 멀찍이 기다렸다 도전할 것! 100m 달리기를 하듯, 큰 숨을 고른 뒤 있는 힘껏 코너를 향해 달려가는 기분은 ‘번지점프’만큼 짜릿하고, 그보다 안전하다. 325Ci의 팁트로닉 기어는 7시리즈 스티어링 칼럼에 달린 변속 패들보다 빠르게 조절되고 손맛도 좋다. 회전수를 높일수록 고조되는 엔진음과 배기 소리, 방심의 틈 없이 잔뜩 긴장한 차체 움직임이 반할 만큼 매력적이라 D레인지에 놓고 마음 풀어 달릴 수가 없다. 뜨거운 여름, 머리칼을 흩날리는 자연풍도 쾌감을 더해준다. 다만 시속 120km를 넘어서면 바람 들이치는 기세가 무서운데, 뒷좌석 때문인지 윈드 디플렉터를 달지 않아 아쉽다. 뉴 비틀 카브리올레처럼 뒤에 승객이 안 탈 경우 설치할 수 있는 간이 바람막이가 있으면 좋을 듯. 반면에 시동을 끄지 않고 잠시 멈춘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여닫히는 지붕은 갑작스런 소나기나 변덕쟁이 애인 앞에서 편리할 듯. 방음·방풍·방온 효과가 좋은 톱을 덮으면 세단처럼 고요하고 안락한 실내공간이 만들어진다. BMW 325C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48×1757×1372mm 휠베이스 2725mm 트레드 앞/뒤 1471/1483mm 무게 164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9.0×92.4mm 배기량 2494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192마력/6000rpm 최대토크 33.8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ㅡ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70/2.000/1.410 ④/⑤/ⓡ 1.000/0.740/4.040 최종감속비 3.2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234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문턱 낮춘 미래형 기함 2003-08-22
`세븐’ 하면 요즘 많은 사춘기 소녀들은 힐리스를 신고 무대를 누비는 스무살 꽃미남 가수를 떠올리겠지만,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그것은 대체로 BMW의 최정상 모델을 의미한다. 롤스로이스나 마이바흐 같은 소수 지향 브랜드를 빼놓고 보면 벤츠 S클래스와 함께 세계 최고 럭셔리 세단으로 대접받기에 손색없는 7시리즈는 오랜 세월 시장을 호령해온 카리스마에, 지난 2001년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서는 ‘미래 자동차 세상’에 한발 먼저 다가선 듯한 첨단 이미지까지 보탰다. 그리하여 까다로운 매니아들의 시각으로는 별반 매력 없는 세단의 생김새로 ‘화제의 정점’에 오르내렸던 7시리즈가 올해 라인업의 맨 밑바닥을 채웠으니 주인공이 730. 롱 휠베이스 버전으로 지난달 국내에 상륙한 730Li는 어떤 이들에게는 ‘내 눈높이로 내려온 드림카’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반갑게 관심을 산다. 파격적인 외모에 담긴 철학 찾기 ‘고수를 만났을 때는 침착해질 것.’ 엘리베이터에 적힌 ‘오늘의 경구’를 읽듯 무덤덤을 가장한 눈으로 730Li를 뚫어 본다. 국내에서 가장 긴 차체(5천169mm)와 휠베이스(3천130mm)를 지닌 덩치가 실로 놀랍다. 데뷔 후 찬반 논란에 휩싸일 만큼 충격파가 컸던 스타일링은 이제 너무 눈에 익어 좋고 싫음을 따지기도 새삼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의 모든 파격을 유쾌하게 보자’는 쪽이어서 7시리즈의 일자눈썹을 위에 얹은 물결무늬 헤드램프와 기이하게 접히는 사이드미러, 믿을 수 없게 하이테크해 보이는 뒷모습까지 모두 호의적으로 봐왔다. 이전의 BMW 세단들, 특히 7시리즈는 외모로만 보면 형식주의에 빠진 ‘꼰대’ 같은 이미지가 적지 않아 변화가 배로 즐겁기도 했다. 그런 기자를 내심 ‘고양이 앞의 쥐’처럼 쪼그라들게 만든 것은 공룡 같은 덩치도 실험성 짙은 외모도 아닌, 이 차가 새롭게 제안하고 있는 자동차와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이다. ‘나를 깨울 때는 열쇠가 아닌 버튼으로 행하라. 괜시리 오른손으로 허공을 휘젓지 마라, 운전에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손(스티어링 휠과 그 주변) 안에 들어 있다. 그 밖의 요구사항은 중앙의 단일창구(i-드라이브)를 통할 것…….’ 7시리즈를 운전하기 전, 방대한 양의 정보더미에서 건져 올린 그의 생각이란 참으로 혁신적인 것이었다. 차와 사람, 그 사이의 소통을 더 친밀하고 직접적인 것으로 바꾸어놓으려는 메커니즘적 시도는 자동차 역사에서 수없이 행해져왔지만 이처럼 한번에 많은 것을 뒤흔든 차가 또 있었나 싶다. 세상의 온갖 차들에게서 당연하게 익혀온 습성들에 갑자기 의문 부호를 붙여버린 반란자, 그의 ‘선전 선동’은 과연 미래 세상에 이로울 것인가? 기대 반, 부담 반으로 올라탄 730Li의 실내는 마치 ‘황토방’ 같은 가죽시트 색깔이 웃음을 자아냈다. 시트는 앞뒤 모두에 섬세한 조절장치가 달렸다. 운전석은 옆구리 날개까지 몸에 딱 맞게 조절할 수 있고 뒷좌석은 허벅지 부분이 자유롭게 움직여 편한 자세를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리무진만큼이나 넓은 뒷좌석은 무릎이 하나 더 들어갈 정도여서 비즈니스맨들이 접견용으로 쓰기에도 부족함 없을 정도. 앞으로 5시리즈 오너들이 눈을 높이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앞좌석의 안마기능은 요란스럽지 않고 잊을 만할 때 미세하게 작동하며 엉덩이 결림을 방지해주는 역할이 자상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손끝에 자연스레 와 닿는 은빛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통신, 엔터테인먼트, 에어컨, 내비게이션 등의 편의장비 메뉴로 연결되는 문. 레버를 돌리고 누르는 것만으로 메뉴 이동이 간단하고 모니터도 한글로 표기되어 생각보다 금세 친해질 수 있다. 센터페시아를 갈수록 복잡하게 만드는 기능들을 ‘내 컴퓨터’ 파일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자는 취지는 좋으나, 그래봐야 국내에선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CD와 DVD 플레이, 에어컨 세팅 조절 정도인 게 아쉽다. 음악 매니아들에게 센터페시아에 달린 낱장짜리 CD 플레이어와 글러브박스 위의 6 CD/DVD 체인저는 무척 고마운 장비. 센터페시아의 큼지막한 서랍형 수납함과 시원스런 컵홀더 자리도 만족스럽다. 물을 필요 없이 통합형 i-드라이브 덕분에 생긴 공간의 여유다. 벤츠 S클래스에서 시작된 시트 형상 조절 레버는 아예 유행이 되어버린 걸까? 7시리즈는 앞뒤 중앙 암레스트 세로 벽마다에 그렇게 생긴 시트 조절 레버를 달아놨다. 트렁크도 상당히 넓은 편인데, 트렁크룸으로 흉물스럽게 늘어져 있는 스키스루 백은 뭔가 깔끔한 뒤처리가 필요할 듯하다. 한편 변속 패들을 비롯해 운전에 필요한 각종 버튼과 4개나 되는 조절 레버를 주위에 거느린 멀티 스티어링 휠은 운전대 잡는 방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나 싶게, 첫눈에 위화감을 준다. 안전운전에 가장 적합하다는 3, 9시 방향에 손을 올리고 엄지와 중지를 각각 스티어링 앞과 뒷면의 시프트 업/다운 버튼에 갖다 댄다. ‘앞뒤, 업다운, 앞뒤, 업다운…’을 반복해 암기하며 머리와 손가락에 주지시키고 스티어링 안쪽에 달린 버튼들도 한번씩 눌러 자리 확인. 오른쪽에 ‘D-S-M’으로 삼각 서클을 그리고 있는 버튼은 변속기 모드 전환용인데,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으로 넘어갈 때 이 버튼을 누른 뒤 업/다운하는 것이 조금 거추장스러울 것 같다(D-N-R-P로 바꾸는 기본 레버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달렸다). 다시 타고 내릴 때의 세련된 동작을 위해서는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오른쪽 패널에 붙은 시동 버튼과 왼쪽의 파킹 버튼도 잊지 말자. 성능 충분하나 변속 순발력 떨어져 730Li를 시승한 곳은 제주도. 지난 7월 초 BMW 코리아가 1박2일간 마련한 언론 시승행사에서다. 735와 745Li, 최근의 760Li 등 7시리즈 라인업이 거의 갖춰진 행사에서 730Li를 제일 먼저 타본 것은 자칫 뒤에 탔다 느끼게 될 실망감을 염려해서였지만 기우임이 곧 판명 났다. 시승차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정원 4명을 가득 채우고 달려야 할 상황에서도 출발 후 너나없이 “차 좋군!” “잘 달리네” 하는 감탄사를 연발했으니……. 7시리즈의 가장 아래 버전 730Li가 얹고 있는 6기통 3.0X DOHC 엔진은 ‘실키 식스’라는 애칭으로 너무 유명한, BMW의 대표 심장. 1933년 역사를 시작해 70년의 세월 동안 연마를 거듭한 숙성미를 바탕으로 3, 5, 7시리즈 등 전 라인업에 거의 상징처럼 쓰이고 있다. 최고 231마력과 30.5kg·m의 토크를 발휘하고 바이 바노스(Bi-VANOS)라 부르는 흡배기 가변 밸브 타이밍과 가볍 흡기 매니폴드 기술을 담아 넓은 영역에서 힘을 낸다. 웬만큼 과격한 운전자들에게도 별로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듯 예상외의 통쾌한 가속력을 보이는 730Li는, 그러나 4천~5rpm 정도의 고회전에서 ‘웽~’하고 치닫는 엔진 소리로 배기량의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그럼에도 불편 없이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고 엔진음도 기꺼이 즐길 정도여서, 어쩌면 ‘가장 스포티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는 7시리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시프트 패들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손에 익었다. 스위치가 양쪽에 나란히 달려 있어 오른쪽 시프트레버에 길들여졌던 ‘왼손잡이’의 본성이 금세 되살아났다. 왼손으로 시프트 업/다운을 하고 오른손으로 D-S-M 모드를 바꿔 가는 기자는 남보다 유리하리라는 뿌듯함도 생겨난다. 그러나 와인딩 로드에서 빠른 가감속을 즐기기는 역부족. 회전하는 스티어링에서 한번 놓친 패들 위치를 짚어내기가 쉽지 않고,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역시 한번의 추가 버튼 작동시간이 아깝다. 길이 5m가 넘는 덩치는 결코 가볍게 볼 것이 못 되지만 솜씨 좋은 핸들링 성능 덕에 한라산 주변의 급격한 와인딩 코스를 꽤 재미나게 감아 달렸다. 급코너에서 약간의 오버스티어 경향이 나타나지만 제 코스를 잃는 법이 절대 없고, 245/55 R17 미쉐린 파일럿 프라이머시 타이어의 노면 추종성도 뛰어나 FF 세단에만 길들여진 운전자들도 자신 있게 몰아볼 만하다. 뒷좌석 승차감을 배려해 BMW 차치고는 많이 물러진 서스펜션 세팅도 눈에 띈다. 와인딩에서 노면을 치고 나가기보다 충격을 모두 흡수하며 무던히 달려내는 넉넉함이 새로웠다. 낯선 장소에서의 짧은 시승 중, 기자의 마음에 강렬히 남은 인상 하나는 남보다 차 한 대만큼은 먼저 멈추는 듯한 브레이킹 능력이다. ABS가 작동할 만큼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좌우 요동이 전혀 없이 두두둑 하고 멈춰서는 능력이 탁월하다. 차체 강성과 브레이크 시스템, 17인치 휠의 안정성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 . 올림픽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체조선수의 착지만큼이나 깨끗한 뒷맛이 안전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진다. BMW 730Li의 장단점 장점 ·넓어진 선택 폭 ·생각을 읽게 하는 혁신성 ·확실한 브레이크 단점 ·순발력 떨어지는 시프트 패들 ·고속에서 가벼운 스티어링 BMW 730L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169×1902×1492mm 휠베이스 3130mm 트레드 앞/뒤 1578/1582mm 무게 182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6기통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9.6×80.0mm 배기량 2979cc 압축비 10.2 최고출력 231마력/5900rpm 최대토크 30.5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8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④ 4.170/2.340/1.520/1.140 ⑤/⑥/ⓡ 0.870/0.690/3.400 최종감속비 3.7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25/60 R17 성능 최고시속 237km 0→시속 100km 가속 8.1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11,500만 원
메르세데스 벤츠 CLK320 쿠페 명품 이미지 완성.. 2003-08-18
메르세데스 벤츠 쿠페의 역사에서 1961년 데뷔한 250SE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코드네임 W111시리즈의 플랫폼을 이용한 250SE는 당시로는 드물게 B필러를 없앤 하드톱과 라운드 타입 뒷유리로 우아함을 뽐냈다. 벤츠 CLK 쿠페는 250SE를 떠올리게 한다. 아름다운 스타일은 보이는 모습 그대로 흠잡을 데 없고, 성능에 대해서도 완벽에 가깝다는 평이 들린다. 완벽함에서 미완성된 부분을 찾는 즐거움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경험하는 자의 특권이 아닐까? 공기저항계수 0.28의 미끈한 차체 B필러 없애 세련미와 개방감 높여 오늘날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라인업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은 땅콩 모양 헤드램프의 원조는 지난 93년 나온 ‘쿠페 스터디’다. 95년 등장한 6세대 E클래스(W210)에서 처음 실용화된 이 스타일은 9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데뷔한 CLK까지 이어졌다. 쿠페 스터디가 단순히 두 개의 원형 램프를 배치한 것과 달리, CLK는 약간의 굴곡과 단차로 멋을 부렸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팀장 부루노 사코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 수작이었다. 지난해 데뷔한 신형 CLK는 스타일을 더욱 미끈하게 다듬었다. 공기저항계수 0.28이라는 숫자를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듯한 늘씬한 모습은 구형보다 얇아진 C필러에서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B필러를 없애 개방감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42년 전 등장했던 250SE의 컨셉트를 되살리는 동시에 현대적인 세련미까지 덤으로 얻었다. 도어는 손잡이를 살짝 잡아당긴 후 활짝 여는 것이 좋다. CLK는 창틀이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의 밀폐성을 높이기 위해 문이 열릴 때 유리가 조금 내려가고, 문이 닫히면 유리가 다시 바짝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여기에다 다른 차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게 뒷유리까지 앞뒤로 살짝 움직여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어를 닫으면 CLK는 달리기 위한 준비를 갖춘다. 올라가 있던 스티어링 휠이 적당히 내려오고, 운전석과 조수석의 안전벨트는 손에 닿기 좋은 위치까지 밀려나온다.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싶게 요모조모 신경을 쓴 것이 마음에 든다. ‘쿠페의 뒷좌석은 타고 내리기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은 CLK를 타면서 달라진다. 앞좌석을 젖히는 레버를 당기면 헤드레스트가 자동으로 시트 쿠션에 밀착되는데, 이는 헤드레스트가 지나치게 높게 튀어나와 조작에 방해가 될 때를 대비한 것이다. 앞좌석을 원위치로 놓으면 헤드레스트도 자동으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다. 쿠페에서 뒷좌석의 넉넉함을 바라는 것이 사치일 수도 있지만, CLK는 성인 남자가 타도 편안할 정도의 넉넉한 2인승 뒷좌석을 마련했다. 구형보다는 길이 71mm, 너비 18mm, 높이 42mm가 늘어난 수치. 키 177cm의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와 뒷유리 사이에 두 손바닥을 끼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쿠페를 즐기는 연인들이 친구 커플을 불러 같이 타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얇은 듯한 스티어링 휠이 마음에 드는데, CLK의 것은 두께가 적당하다. 시트나 내장재의 질감은 ‘명품’이라 불러도 좋고, 동급에서 가장 고급스럽다. 그러나 앞좌석에 컵홀더가 하나밖에 없고, 수납공간이 적어 불편하다. 정숙성 뛰어난 V6 3.2X 218마력 엔진 운전자 의도 읽어내는 영특한 서스펜션 CLK의 엔진은 모두 7가지인데 우리나라에는 이 중 V6 2.6X 170마력의 CLK240과 V6 3.2X 218마력의 CLK320이 수입된다. CLK200 컴프레서(직렬 4기통 1.8X)부터 CLK55 AMG(V8 5.5X)까지 다양한 모델 중 경제성과 주행성능을 조화시킨 알짜배기 모델만 수입되는 셈이다. 더 좋은 경제성을 원한다면 2.7X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CLK270 CDI의 수입이 허용되는 2005년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승차로 나온 CLK320은 도로를 달릴 때 작은 숨소리만 낸다. B필러가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를 달았지만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철저하게 차단되고, 엔진의 흡배기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미세하게 전달되는 벨트 구동음으로 달리고 있음을 느끼는 정도. 급가속 때 커지는 소음도 거부감을 줄 정도는 아니다. 트윈 스파크 플러그를 쓴 V6 3밸브 엔진의 정숙성은 이미 완숙의 경지에 올랐다. 다만 급가속 때 반 박자 늦은 엔진 반응은 조금 의외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과급기를 단 엔진처럼 반응전달에 조금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최대토크(31.6kg·m)가 나오는 3천~4천600rpm 구간에서는 특유의 가속력을 발휘해 속도를 빠르게 높인다. 즉, 최고시속 244km를 기록하는 절대적인 성능은 모자람이 없으나 저속에서의 토크 반응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모드’를 갖춘 자동 5단 터치 시프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어느 정도 보완할 수는 있다. 주행성능을 테스트하다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트렁크를 열어보았다. 구형보다 넓어진 435X 크기의 트렁크에는 225/45 R17 사이즈의 스페어 타이어가 담겨 있다. 차체 경량화를 위해 템포러리 타이어를 갖추는 최근 추세에 비춰보면 조금 의외지만 든든한 느낌도 든다. CLK320의 주행성능은 ‘감동’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작은 충격까지 정밀하게 흡수하는 서스펜션은 도로에 착 붙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여기에다 급코너링 테스트까지 통과한다면 ‘감동의 대단원’에 마침표를 찍을 순서. 눈앞에 나타난 코너에서 핸들을 움켜잡고 급코너링을 시도했다. CLK320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스펜션의 반응을 소프트타입에서 하드타입으로 급격히 바꾸고, 차체의 쏠림 없이 머릿속에 그린 라인을 그대로 따라간다. 구형에서 더블 위시본이던 앞 서스펜션이 스트럿으로 바뀌고 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타입 그대로인데, 변화는 성공적이다. 적당한 언더스티어 특성을 갖고 있는 CLK320은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는 영특함까지 지녔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라이벌 대결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지금 CLK의 라이벌은 찾기 힘들지만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하는 BMW 6시리즈가 CLK의 강력한 적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라이벌의 대결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고객은 그 치열한 경쟁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시승협조: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02)532-3421. 벤츠 CLK320 쿠페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635×1740×1415mm 휠베이스 2715mm 트레드 앞/뒤 1525/1495mm 무게 153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V6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9.9×84.0mm 배기량 3199cc 압축비 10.0 최고출력 218마력/5500rpm 최대토크 31.6kg·m/3000~46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2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950/2.420/1.490 ④/⑤/ⓡ 1.000/0.830/3.150 최종감속비 3.2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ㅡ 타이어 앞/뒤 225/45 R17, 245/40 R17 성능 최고시속 244km 0→시속 100km 가속 7.9초 시가지 주행연비 8.0km/ℓ 값 8,800만 원
1977년형 롤스로이스 실버 레이스Ⅱ 자동차 전체가.. 2003-08-18
거의 200회나 되는 에 쓴 나의 시승기 가운데 롤스로이스를 시승해 본 것은 이번까지 합쳐서 네 번이다. 첫 번째는 1987년 11월 6일, 프랑스 파리의 TFI TV 방송국의 ‘Jeux Sans Frontieres’(국경 없는 게임)이란 90분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 그곳에 갔을 때다. 같이 출연한 우리나라 출신 가수 키메라 씨가 갖고 있던 1972년형 실버 섀도를 파리시내에서 시승해 보았다. 두 번째는 한국의 수입업자 도움으로 1989년형 실버 스퍼를 타본 것이고, 세 번째로 탄 차는 지난 2001년 삼성교통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롤스로이스가 생산한 차 중에서 가장 비싼 1955년형 리무진형이었다. 네 번째인 오늘은 태백에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 자동차경기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 한국모터사이클연맹(KMF)의 신준용 회장이 일본에서 들여온 1977년형 실버 레이스(Silver Wraith)Ⅱ를 타 보게 되었다. ‘세계에서 최고 중의 최고 차’라고 불리는 롤스로이스를 이렇게도 다양하게 시승하는 기회를 가진 나는 실로 행운아라고 아니할 수 없으리라. 로이스와 롤스의 만남으로 회사 설립 1938년 팬텀Ⅲ 개량한 레이스 내놓아 이 기사를 읽는 독자를 위해서 역시 롤스로이스사의 약력과 특징을 우선 소개해보겠다. 프레데릭 헨리 로이스는 1863년 영국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는 피터보로에 있는 기관차 공장의 견습생으로 인생을 출발했다. 1884년, 21세의 이 청년은 자본금 70파운드(약 200달러)를 갖고 로이스사를 일으켰다. 그의 작은 회사는 발전기와 전기기중기를 만들고 있었는데 외제보다도 튼튼하여 인기가 있어서 사업은 확장되어 1899년에는 자본금이 3만 파운드(약 8만 달러)에 이르는 성공을 거두었다. 1903년, 로이스는 프랑스제의 데코빌이란 중고차를 구입하여 더 이상 개량할 수 없을 정도로까지 이것저것 손보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동차의 구조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얻어 스스로 차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여 드디어 최초의 로이스차가 1904년 4월 1일에 나왔다. 2기통 1.8X 엔진을 얹은 차는 딴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조용히 움직였다. 그렇지만 자동차판매에 익숙지 못했던 로이스는 이때 훌륭한 파트너를 얻게 된다. 그의 이름은 찰스 스트워트 롤스. 롤스는 부유한 귀족 출신으로 자동차의 매력에 사로잡혀 스피드 기록 등에 도전하면서 런던에서 값비싼 수입차만을 판매하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는데 로이스의 차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다. 롤스는 곧 로이스가 제작하는 모든 차종에 롤스로이스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조건으로 로이스에 합류하여 1906년 3월에 롤스로이스주식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 때의 자본금이 6만 파운드(약 17만 달러)였다. 롤스로이스차는 2기통뿐만 아니라 3, 4기통 엔진도 만들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자동차에 얹는 엔진은 거의 모두 2기통짜리였는데 롤스로이스는 이 개념을 깨는 새로운 차원의 호화로운 자동차를 만들었다. 이것은 곧 대인기를 얻었고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열린 자동차경주까지 휩쓰는 바람에 그 성가는 날로 높아져갔다. 1904∼1907년까지 생산 총대수는 100대를 넘지 못했는데, 최초의 진정한 롤스로이스는 6기통 6.75X 40/50마력의 실버 고스트(Silver Ghost, 은빛 유령)란 이름이 붙은 차로 1906년 런던모터쇼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때 벌써 그 유명한 ‘그리스의 파르테논’을 본딴 라디에이터 그릴을 썼고 그 뒤 롤스로이스의 색다른 그릴은 세계 최고의 차라는 상징적 역할을 오늘날까지 톡톡히 해왔다. 실버 고스트는 조용한 엔진, 뛰어난 달리기, 높은 품질을 지녀 롤스로이스사는 ‘세계 최고의 차’라고 자랑스럽게 선전했다. 한편 1910년 롤스는 그가 타고 있던 라이트 복엽비행기가 불과 7m 상공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세상을 뜬다. 그러나 롤스로이스는 생산을 계속했고 1925년까지 6천 대의 실버 고스트가 만들어졌다. 성능이 좋고 차체가 견고하여 1차대전 때는 이 차가 장갑차로까지 이용되어 유명한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이 차로 큰 활약을 보였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제작에도 손대, 별도회사지만 롤스로이스의 항공엔진은 지금도 이름이 높다. 전설적인 실버 고스트가 1920년대 이후 팬텀 Ⅰ, Ⅱ, Ⅲ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1933년, 로이스마저 세상을 하직한다. 1938년에는 팬텀Ⅲ을 개량한 레이스(Wraith)가 나왔다. 2차대전 뒤인 1949년에 실버 돈(Silver Dawn), 50년엔 팬텀Ⅳ가 나왔고 92년까지 팬텀Ⅵ로 변신한다. 1955년부터 실버 클라우드 시리즈가 65년까지 Ⅰ∼Ⅲ이 생산되었고, 66년서부터 실버 섀도(Silver Shadow)가 선보였다. 이밖에 실버 스피릿, 실버 스퍼, 카마르구 등도 생산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도 롤스로이스 생산량은 많아야 1년에 1천몇백 대 수준이어서 겨우 1985년에 이르러 10만 번째 차가 나왔을 정도다. 한 대 한 대 모두가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차의 완성도는 완벽에 가까운 차원에 도달한다. 롤스로이스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원수, 귀족들이 타는 최고의 프레스티지를 가진 호화차로 군림하고 있지만 경영이 어려워져 곡절 끝에 BMW 산하에 들어갔다. 실버 레이스Ⅱ, 77년 제네바 모터쇼 데뷔 ‘구름에 달 가듯이’ 안락한 승차감이 일품 약속한 날짜에 나타난 1977년형 실버 레이스Ⅱ는 남들을 압도하는 스타일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검은 차체는 요사이 만들어진 고급차의 페인트칠과 비교해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6번이나 칠하고 굽고 또 칠하고 했으니까 페인트 칠 자체가 두툼한 층을 구성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스타일의 변경을 자주하지 않고 오랜 세월 같은 스타일링을 고집해서 70년대의 롤스로이스는 여러 모델의 모습들이 거의 비슷하다. 예를 들어 내가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타본 72년형 실버 섀도와도 이 레이스Ⅱ는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내장도 마찬가지다. 외형은 같지만 72년형 실버 섀도는 수동식인데 반해 오늘 타보는 77년형 레이스Ⅱ는 자동변속기가 컬럼식으로 운전대의 축에 달려 있다. 미국식과는 정반대인 것이 영국식(일본도 마찬가지) 교통법규와 운전석 배치 등인데 이 변속시스템만은 일본, 유럽식과도 달리 미국식을 따른 것이 약간 기이하다고 생각되었다. 이 차는 77년에 제네바모터쇼에서 데뷔했다. V8 6.75X 엔진을 얹었고 단일차체 구조다. 실버 레이스는 1938년에 최초의 모델이 나와 6기통 4.3X 엔진을 달았던 것이 1955년에 이르러 4.9X로 배기량이 늘었다. 2001년에 내가 타본 삼성교통박물관 소장의 1955년형 투어링 리무진도 실버 레이스를 대형화한 것이었다. 실버 레이스Ⅱ는 겉모습도 날씬한 몸매로 변신했고 얹은 엔진도 6.75X로 커졌다. 가속판을 살짝 건드렸는데도 차는 경차 이상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튀어나가려고 한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제동장치가 엔진에 비해서 너무나 둔하다. 한번 밟으면 제동이 걸리지 않고 오히려 더 미끄러져 나가는 기분이어서 처음 이 차를 타는 사람은 약간 불안할 것 같다. 더 강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만 제동의 반응이 온다. 앞창을 통해 보이는 길게 뻗은 엔진뚜껑 끝에는 앞서 말한 ‘파르테논 신전’ 모습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고 그 위엔 또 하나 너무나도 유명한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엠블럼이 놓여져 있다. 이것은 1911년에 젊은 몬태구가 제안한 것을 칠스 사이크스가 날개를 달고 나는 듯한 여신 모습으로 디자인한 황홀의 영혼(Spirit of Ecstasy) 상이다. 이것 하나만 갖고도 롤스로이스의 존재가치를 알리는데 충분하다. 어디를 가나 이 엠블럼은 바람을 가르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자동차 전체가 하나의 미술품이다. 차 안팎의 크고 작은 그 어느 부품을 보아도, 그것을 전담하여 만든 장인(匠人)들의 정성어린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크롬도금을 한 제아무리 작은 부품이라도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광택을 지니고 있다. 좌석은 역시 최고급 가죽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바느질하여 만들었기에 25년 이상이 지난 오늘날에도 건재하다. 특히 좌석의 쿠션감각은 오리지널 그대로 살아 있어서 앉은 촉감이 마치 구름 위에 떠받쳐져 있는 느낌이다. 이 느낌은 달릴 때 절묘한 서스펜션의 도움으로 어떠한 상태의 도로조건에서도 그야말로 ‘구름에 달 가듯이’ 내 엉덩이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않는다. 이 승차감은 영국 귀족들을 모시는 것을 기본으로 한 덕분인지 최고로 안락하다는 미국의 캐딜락과 링컨의 좌석마저도 상대가 되지 못한다. 눈앞에 일자로 길게 로즈우드 패널이 달려 있는 곳에 가장 왼쪽부터 라이트를 켜는 손잡이와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꽂는 곳이 원형모양으로 모여있고, 다음에는 10개의 자동차 각 부위의 상태를 알리는 표식이 5개씩 두 줄로 네모나게 배치되어 있다. 이어서 그 오른쪽에는 속도계, 그 다음에는 같은 크기의 큰 원반 속에 전류, 오일, 냉각수 온도 및 연료상태를 알리는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또 오른쪽에는 통풍구멍이 있고 이어서 외부온도를 알리는 계기가 붙어 있다. 이 장치는 딴 차에서는 볼 수가 없는 독특한 것이다. 그리고 시계와 통풍구멍이 나열된 다음, 작은 물품을 수납하는 콤파트먼트로 끝난다. 패널에 달린 모든 계기는 원형으로 되어 있고, 이 시스템은 고집스럽게 70∼90년대의 모든 차종에 똑같은 구조와 크기로 통일되어 있다. 최신 모델의 롤스로이스도 같은 패널모양이기에 시대에 약간은 뒤떨어진 인상을 주지만 영국인의 전통을 자랑하는 그 고집을 누가 꺾는단 말인가. 8기통 6.75X 엔진 90년대까지 사용 하이빔과 경음기, 발로 밟아서 조작 8기통 6.75X 212마력 엔진도 1968년에 팬텀Ⅵ에 얹은 뒤 90년대까지 모든 모델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엔진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제원도 공표된 것이 없다. 자동차 출고 때 엔진은 ‘충분(sufficient)하다’는 딱지 한 장만 붙이고 고객에게 넘기는 것이다. 이렇게 세부적인 제원 정보도 없이 다만 6.75X 배기량의 엔진이 달린 차로 제공되는 롤스로이스이지만 그 신용도와 애프터서비스는 세계 제일이다. 사하라사막에서 롤스로이스가 고장났다. 그 상황을 알렸더니 헬리콥터로 기술자가 곧 날아와 수리를 한 다음 “모래가 들어가서 그랬는데 엔진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다음 곧 사라졌다는 일화가 있다. 롤스로이스는 애프터서비스에도 완전무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25년 넘은 이 77년형 실버 레이스Ⅱ는 정말 경쾌하게 잘도 달린다. 배기량이 6.75X나 되기 때문인지 차를 끄는 힘이 마치 어른이 어린애를 다루는 식으로 가뿐하게 느껴진다. 달리면서 속도를 올린다. 그런데 시속 100km에 속도계의 바늘이 옮겨지자마자 “삐삐삐……”하고 경고음이 울린다. “천하의 롤스로이스가 시속 100km밖에 내지 못한다니 될 말인가” 하고 계속 더 밟아도 경고음은 꺼지지 않고 시끄럽게 자꾸만 소리를 낸다. 신경이 거슬려서 그만 속도를 낮추어 버렸으나 이 차의 능력이라면 시속 200km 가까이는 충분히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핸들에 자유도가 없어서 좌우로 조금만 틀어도 곧 반응하기 때문에 고속운전에서는 위험할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하이빔으로 헤드라이트를 조정하는 장치와 “빵빵” 하는 경적소리를 내는 장치 모두가 브레이크 페달 왼쪽 바닥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나도 옛날에 발로 밟아서 하이빔을 조정하는 미국차를 몰아 본 적이 있었는데 경적소리마저 발로 밟아서 낸다는 것은 롤스로이스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일 것이다. 이 차의 고급감을 더해주는 장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운전석과 뒷좌석을 가르는 칸막이 유리창을 운전석에서나 뒤에서 버튼 하나로 오르락내리락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이나 연인끼리 밀담을 나누고 싶을 때 이 칸막이를 올리면 앞좌석과 뒷좌석은 완전히 차단된다. 롤스로이스는 여기까지 신경을 써서 차를 만들어준다. 직진성, 접지감각, 방음 그리고 코너링 모두가 25년 된 차 같지 않고 끄떡없다. 독일의 벤츠와 BMW 등이 차를 만드는 기본철학과는 다른 영국인의 고집―성능 좋은 차보다도 품위 있는 완성된 차를 만들자는 태도에 나는 머리를 숙이면서 이 차에서 내렸다. 1977년형 롤스로이스 실버 레이스Ⅱ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270×1490×1890mm 휠베이스 3060mm 트레드 앞/뒤 1540/1540mm 무게 224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8기통 OHV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104.1×99.1mm 배기량 6750cc 압축비 9.1 최고출력 212마력/4000rpm 최대토크 ㅡ 연료공급장치 카뷰레터 연료탱크 크기 107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82/2.63/1.45 ④/⑤/ⓡ 1.00/ㅡ/4.30 최종감속비 ㅡ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 앞/뒤 모두 235/70 HR15 성능 최고시속 195km 0→시속 100km 가속 ㅡ 시가지 주행연비 3.8km/ℓ 값 ㅡ
BMW 760Li·730Li & 뉴 325Ci BM.. 2003-08-14
국내 수입차시장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BMW코리아가 매우 특별한 시승회를 마련했다. 기함 7시리즈에 새로 추가된 베이식 모델 730Li와 최상급 760Li를 비롯해 올 하반기 시판예정인 325Ci 페이스리프트, 그리고 Z4와 X5 등 주요 모델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게다가 장소는 제주도. 환상의 시승 코스에 BMW와의 만남은 충분히 기대할 만했지만 날씨가 변수였다. 장마전선의 한가운데 일정이 속해있었기 때문. 1박 2일 스케줄 대로라면 시승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아무튼 사진기자와 함께 제주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이른 아침, 세찬 비가 내렸지만 비행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이다. 760Li·730Li V12와 직렬 6기통의 차이는 깊어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전방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비가 오는가 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쾌청한 하늘을 내보이기를 몇 차례 되풀이했다. 하지만 청정지역에서의 비 개인 후 기분은 날아갈 듯 상쾌했다. 멋진 풍광 속 아스라이 뻗은 도로는 무작정 달리고싶은 욕구를 쉽게 달랠 수 없을 만치 매혹적이었다. BMW코리아는 A, B 2개의 시승 코스와 구간별 길 안내 지도인 로드맵을 준비했다. 캠프는 중문관광단지의 S호텔. 760Li와 함께 중문에서 송악~사계리 해안도로를 지나 서부관광도로(1117번 지방도), 1100도로를 돌아오는 B코스 총 82km 구간을 달렸다. 760Li는 V12 6.0X 엔진을 얹은 BMW 7시리즈의 최고봉. 이전 세대 750iL은 V12 5.4X 326마력 엔진을 얹었지만 이번 760Li의 V12 엔진은 6.0X DOHC 445마력으로 전혀 새로우면서 보다 강력하다. 또한 V12 휘발유 엔진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직접연료분사방식을 썼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7시리즈 모델과 보디 스타일의 차이는 없고 18인치 대형 휠과 사이드보디의 V12 로고가 위압적으로 번쩍인다. 실내에는 7시리즈의 선진성을 나타내는 i드라이브(Drive) 시스템과 둥근 컨트롤러가 빛난다. 여러 번 타 보았지만 여전히 낯선 느낌을 주는 운전석은 그만큼 시대를 앞서간 패키징 때문. IT시대에 사는 경영진에게 무언가 암시를 주는 듯하다. 실내는 또한 천장의 알칸타라 가죽 등 더욱 고급스런 내장재를 써 최상급 모델의 분위기를 냈고, 뒷좌석에서 TV와 DVD 등을 볼 수 있는 모니터와 이를 조정하는 앞좌석과 같은 둥근 컨트롤러를 마련했다. 모니터를 볼 때 햇빛이 신경 쓰인다면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양쪽 윈도에 준비된 선바이저를 펼치면 된다. 뒷좌석 전용 에어컨 또한 빠짐이 없다. 파워 시트는 등받이의 각도, 머리 받침의 높이, 시트 면적의 길이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조정 기능을 가지며 시트 히터, 메모리 기능도 갖추고 있다. 덧붙여 머리 받침은 좌우가 접혀 고정시키기 쉬워진다(다만 한쪽으로 머리에 힘을 주면 푹 꺼지는 단점이 있다). 최고출력 445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엔진 파워는 길이 5m, 무게 2톤이 넘는 보디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로 가속하는데 불과 5.6초만 필요로 할 뿐이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움직이다가 액셀 페달에 힘을 가하면, 과감하게 최대회전수까지 솟구치는 감각은 무리 없이 깨끗하다. 흡입공기량을 밸브에서 직접 제어하는 밸브트로닉(Valvetronic)과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인 더블 바노스(Double VANOS) 등을 쓴 첨단 엔진 기술은 시프트 바이 와이어에 힘입은 자동 6단 스텝트로닉 트랜스미션, 그리고 롤(roll)과 댐핑 모두 전자제어되는 섀시와 합쳐져 완벽한 달리기 성능을 나타낸다. 아무래도 쇼퍼 드리븐에는 아깝다. 한적한 직선도로에서 풀 드로틀을 시도하자 순식간에 속도계 바늘이 180km를 넘어선다. 시속 200km에서도 불안한 거동은 전혀 없다. 압도적인 가속성능은 그야말로 12기통의 위력을 실감하게 만들어 준다. ZF제 6단 AT는 노멀과 스포츠 외 스티어링 휠 앞뒤의 버튼으로 조작하는 매뉴얼 모드도 갖추었지만, 노멀 상태의 시프트 프로그램이 뛰어나므로 거의 필요가 없다. 760Li의 서스펜션은 EDC-C(전자제어 댐퍼 컨트롤)에 의해 노면 상황에 따라 무단계·연속적으로 댐핑을 조정한다. 따라서 대형차로는 믿기 어려운 경쾌한 거동을 보여준다. 트랙션을 높여주는 DTC(Dynamic Traction Control)와 더불어 코너에서의 안정감도 뛰어나다. 이어서 타본 730Li는 분명 힘이 부쳤다. 직렬 6기통 231마력 엔진은 훌륭하지만 7시리즈의 보디를 능숙하게 다루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가속 때는 상급 7시리즈 모델과 다르게 액셀 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들어갔고, 심장은 다소 힘에 겨운 신음을 토해냈다. 힘의 세기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핸들링은 만족스러운 부분. i드라이브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첨단 및 편의장비는 그대로다. 물론 뒷좌석용 모니터와 컨트롤러는 제외된다. 베이식 모델인 만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것. 한편 뒷좌석에 연이어 탄 사진기자는 편안함은 760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730Li와 760Li의 값 차이는 1억 2천만여 원에 이른다.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직접 운전한다면 상급 모델을, 뒷좌석에만 탄다면 아랫급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2003년형 325Ci 컨버터블 바람과 파도의 소리를 들으며 325Ci와 함께는 산록도로와 1112, 1117번 도로를 돌아오는 A코스 124km 구간을 달렸다. 변덕스런 날씨 탓에 소프트톱을 몇 번이나 벗기고 닫았는데 버튼 하나로 완벽하게 작동해 무척 편리했다. 더욱이 바람과 파도의 소리를 들으며 달리는 오픈 에어링이란! 325Ci는 지난 2001년형 모델에서 323Ci가 업그레이드된 모델로 이번에 2003년형으로 거듭났다. 헤드램프 디자인과 에어댐 주위가 보다 날렵하고 다이내믹해진 모습이고, 전체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 엔진 또한 직렬 6기통 2.5X DOHC 192마력 그대로다. 최고시속 234km, 0→시속 100km 가속 8.0초의 성능을 낸다. 기술적으로는 전방 시야를 넓힌 어댑티브 헤드라이트와 밝기를 높인 LED 리어 램프, 그리고 양쪽 윈도에 손목 등이 끼었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 트랩 릴리스 기능 등이 더해졌다. 고속 코너링 때 안정감을 높여주는 CBC(Cornering Brake Control) 기능도 새로 추가된 부분. 325Ci 컨버터블은 뛰어난 강성을 자랑하는 A필러와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롤 바(roll bar)가 오픈 때의 전복사고에 대비한다. 듀얼 에어백과 앞/뒤 사이드 에어백까지 모두 6개의 에어백을 갖추고 있어 안전대책은 충분하지만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다면 이 모두가 소용없게 된다. 오픈 주행에서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이 바로 안전벨트를 매는 일이라는 얘기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6단을 기본으로 자동 5단 및 6단 SMG(Sequential Manual Gearbox)가 옵션으로 마련된다. 시승차는 자동 5단을 얹었고, 수동 조작이 가능한 스텝트로닉 방식이다. 두툼하고 그립이 좋은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기분을 돋구고, 7시리즈와 달리 컴팩트한 보디는 보다 경쾌하게 내달린다. 코너가 연달아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 수동 모드로 기어를 바꾸며 달리는 맛이 짜릿하다. 변속은 빠르고 정확하게 걸리며 엔진 브레이크도 확실하게 반응한다. 앞 뒤 50:50의 무게 배분으로 빠른 코너링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3천500rpm에서 터지는 24.97kg·m의 최대토크는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힘으로 달리기를 돕는다. 추월가속의 순발력은 민첩하고, 단단한 서스펜션과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는 멋진 앙상블로 과격한 움직임에 대응한다. 다만 승차감이 나빠지는 것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325Ci에는 2개 팀 4명이 타고 달렸는데, 생각보다 뒷좌석이 여유있고 편안했다. 이 부분도 325Ci의 장점이 될 것이지만 ‘BMW의 특별함’은 역시 운전대를 잡았을 때 헤어나기 힘든 매력에 빠진다는 점이다. 주요 제원 BMW 760Li BMW 730L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5169×1902×1492 ← 휠베이스(mm) 3130 ← 트레드 앞/뒤(mm) 1578/1582 ← 무게(kg) 2180 1820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12 DOHC 직렬 6기통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9.0×80.0 89.6×80.0 배기량(cc) 5972 2979 압축비 11.3 10.2 최고출력(마력/rpm) 445/6000 231/5900 최대토크(kg·m/rpm) 61.16/3950 36.58/3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88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 4.17/2.34/1.52 ← ④/⑤/⑥/R 1.14/0.87/0.69/3.40 ← 최종감속비 3.15 3.73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 타이어 앞/뒤 245/50 R18 225/60 R17 성 능 최고시속(km) 250 237 0→시속 100km가속(초) 5.6 8.3 시가지 주행연비(km/ℓ) ㅡ ㅡ 값 2억3,510 1억1,150
Mercedes-Benz CL55 AMG 한여름 낮.. 2003-08-13
달콤하지만 화끈했던 한여름 낮의 단잠에서 깨어났다. 꿈과 현실의 구분이 흐릿한, 몽롱한 순간이 스멀스멀 흩어질 즈음 족히 10년은 기억 속에 자리할 몽환 같은 실재는 예의 우아함 그대로 시야에서 멀어졌다. 2003년 7월의 어느 하루, 메르체데스 벤츠 CL55 AMG와의 만남은 되살릴 수 없을 맛깔스런 오침처럼 부피 큰 아쉬움을 남기고 그렇게 끝이 났다. 속세로 내려온 천상계의 마차 90년대 메르체데스 벤츠는 격동의 시대를 보냈다. 프레스티지 세단 시장의 숙적 BMW가 건넨 금단의 열매―V12 엔진의 750iL―를 집어먹은 순간 S클래스는 순식간에 공룡(dinoSaur)으로 변모했다. ‘사상 최악의 디자인’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 자존심을 한껏 구긴 벤츠는 ‘전통과 진보의 조화’를 모토로 시급히 체질 개선에 들어갔고 95년 W210(6세대 E클래스)에서 출발한 새로운 디자인 방향은 98년의 신형 S클래스(W220)로 완성되었다. W220의 우아한 스타일링에 대한 찬사가 채 식지도 않은 이듬해 제네바 오토살롱, 벤츠는 호화 쿠페 CL을 선보이며 90년대 초 그들을 괴롭혀온 혹평에 마침표를 찍었다. S클래스의 플랫폼을 바닥에 깔고 절정에 달한 디자인 펜촉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2도어 쿠페 보디와 최고급 장비로 포장한 CL클래스에 세상은 다시 ‘바퀴 달린 것 가운데 지구상 최고’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1년 국내에도 정식 수입된 ‘지상에서 가장 고급스런 쿠페’는 그러나, 2억7천만 원에 이르는 값과 수요쪾공급의 절대부족으로 정작 지상도로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천상계의 탈것에 불과했다. 고작해야 1년에 1~2대쯤이나 팔리는 집 한 채 값의 차를 두고 독자의 열망이나 전문지 기자의 소명의식을 앞세워 수입사 측에 시승차 운영을 다그치기란 참 염치없는 일이었다. 그저 마음을 비우고 수입차 시장 환경이 나아질 10수년쯤 뒤로 예상했지만, 만남의 날은 의외로 빨리 다가왔다. 메이커조차 쉽사리 나서지 못한 CL과의 만남을 주선한 주인공은 지난 2월 포르쉐 튜너인 겜발라와 벤츠 튜너 로린저의 공식 수입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피봇 모터테크&디자인. 정통 유로피안 스타일의 튜닝카로 차별화된 수입차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호기를 지닌 이 회사는 주력상품인 로린저 S500과 SL500 에디션의 국내 시판을 기념해 선뜻 자사 전시장(피봇 모터스)에 모셔두었던 CL55 AMG를 독자를 위한 자축선물로 풀어놓았다. CL55 AMG는 V8 5.0X 엔진의 CL500을 바탕으로 메르체데스-AMG가 빚어낸 궁극의 머신이다. 1967년 창립해 70년대부터 벤츠 레이싱의 세미 워크스 팀으로 명성을 날린 AMG는 레이스에서 얻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도로용 고성능 벤츠에 이식하며 공인 튜너로 성장했다. 90년대의 협력관계를 거쳐 지난 99년 메르체데스-AMG로 이름을 바꾸고 벤츠 산하의 고성능 차 디비전으로 자리잡은 AMG는 이후 의욕적인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며 BMW M 버전, 아우디 S 라인에 맞서갔다. AMG와 손잡은 지상에서 가장 고급스런 쿠페 2000년 선보인 CL55 AMG는 지난해 베이스 모델 CL의 마이너 체인지와 더불어 디자인 일부를 개선하고 SL55, S55 AMG와 함께 쓰는 V8 5.5X 수퍼차저 500마력 엔진을 새로운 동력원으로 삼았다. 기자의 손에 주어진 스마트키의 보금자리는 2002년형 모델로 이미 C55와 CLK55 AMG로 거처를 옮긴 전 세대 V8 5.5X 수퍼차저 360마력 엔진이 유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CL55 AMG가 여전히 지상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강력한 쿠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우아한 S클래스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해 군살을 덜어내고 세련미와 관능미를 더한 CL의 스타일링은 원작을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여물대로 여문 CL의 늘씬한 실루엣은 근육질의 앞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탄력 있게 올라붙은 엉덩이가 하체를 둘러싸며 힘찬 AMG 스타일을 완성한다. 팽팽한 볼륨이 두드러진 휠아치 안에는 전자제어식 유압 스트럿과 재래식 댐퍼를 조합한 액티브 보디 컨트롤(ABC) 서스펜션을 두고 앞뒤 각각 245/40 ZR19, 275/35 ZR19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타이어가 빈틈없이 들어앉았다. 하나같이 AMG V8 엔진이 토해내는 360마력의 출력과 54.1kg·m의 억센 토크를 온몸으로 떠 안은 채 스피드 넘치는 CL55 AMG를 노면에 붙들어맬 빛나는 조연들이다. 무겁고 긴 도어를 열고 실내로 입성하자 스티어링 칼럼과 가죽시트가 앞뒤로 물러나며 운전자를 영접할 채비를 갖춘다. 무늬목 장식과 천연가죽, 알칸타라 내장재로 단장한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에는 S500 수준의 고급 편의장비가 가득하다. S클래스보다 헤드룸이 20mm 낮고 프레스티지 세단 못지않게 화려한 CL55의 운전석은 이 차가 S클래스 급의 운전환경과 세련된 감각 안에서 스포티한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 벤츠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음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운전자와 옆자리 승객을 제외한 +α의 뒷자리 동반자는 등받이 모서리에 달린 레버를 당겨 살짝 제치고 올라타면 그만. 허리를 꺾은 채 대시보드로 물러났던 앞 시트는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고 뒷사람의 무릎이 등받이에 닿으면 30mm 정도 물러나며 레그룸을 확보한다. 이그니션 키 홀에 꽂힌 스마트키를 살짝 돌리자 부드러운 시동음과 함께 트윈 머플러를 통해 번져 나오는 박력 있는 배기음이 출발을 재촉한다. 시트를 당겨 앉고 사이드 볼스터를 한껏 조여 수초 후 시작될 CL55 AMG와의 고성능 데이트를 준비한다. 액셀 페달을 지긋이 누르자 가볍게 출발하고 우아하게 미끄러져 나간다. 수퍼차저와 레이스 경량화 기술을 바탕에 깔고 신뢰성 높은 3밸브 디자인과 트윈 스파크 이그니션, 가변 흡기 매니폴드 등의 첨단기술을 버무린 V8 5.5X 엔진은 벤츠의 이미지에 걸맞은 세련된 감각과 스포티한 성능을 조화롭게 넘나든다. 다루기 편한 경량 V8 엔진의 CL55는 최고출력이 360마력에 이르는 고성능 차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품위와 세련미 잃지 않은 아름다운 고성능 점진적으로 올라간 속도계가 어느새 시속 100km를 가리키고 있지만 한치의 흔들림이 없고 잘 짜여진 실내공간에는 품위와 안락함이 여전하다. 심심한 고성능이라고? 타코미터 바늘이 2천rpm을 넘지 않았다면 분명 옳은 판단이다. 시속 60km에서 터치 시프트 5단 AT를 2단으로 고정하고 액셀 페달을 힘껏 밟는 순간 ‘덜컥’하며 머리가 젖혀지고 막힘 없이 치솟는 rpm과 함께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는 득달같은 가속이 이뤄진다. 차창 밖 풍경이 새로운 차들로 메워진 10여 초 뒤 시속 160km를 넘어가는 속도계를 확인하고는 비로소 수습에 나섰다. “휴~.” 예상한 마지노선을 너무나도 간단히 뛰어넘은 CL55의 성능에 감탄과 안도가 뒤섞인 한숨이 새어나왔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에서 반복적인 급차선 변경과 추월가속이 두어 번 이어진 뒤에야 CL55가 보여준 가슴 졸이는 고성능이 예측가능하고 즐거운 운전재미로 다가왔다. 시속 60km에서 보여준 세련된 몸놀림이 시속 120km에서도 한결같이 이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이 CL55의 고성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평탄한 도로에서 노면과 타협하며 안락한 승차감을 끌어내던 말랑말랑한 섀시는 완만한 커브가 굽이굽이 감도는 지방도로 들어서자 ABC 서스펜션의 제어 아래 금세 강건한 돌덩이처럼 탈바꿈한다. 시속 100km를 넘나들며 코너를 파고들어도, 바깥쪽으로 무게를 실어 몸을 던져봐도 나지막이 내려앉은 차체는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한 채 부드럽고 빈틈없는 핸들링으로 도로를 정복해간다. AMG가 조율한 섀시는 한계치가 높지만 이마저 넘어설 때면 주행안정장치 ESP가 즉각 진압에 나선다. CL55 AMG는 제원상 최고시속 250km(속도제한), 0→시속 100km 가속 6.0초의 성능을 내지만 3시간 여의 짧은 시승 동안 이를 온전히 받아줄 도로는 찾아내지 못했다. V8 5.5X 엔진이 품은 잠재력 중 절반도 채 끌어내지 못했지만, 폭발적이고 때론 과격하기까지 한 여느 고성능 스포츠카와 뚜렷이 구분되는 ‘아름다운 고성능’을 체험한 것은 크나큰 수확이었다. 자동차 탄생과 함께 키워온 스피드와 낭만적인 고출력에 대한 끝없는 열망. 벤츠는 이 문제를 AMG와 맞잡고 풀어내 CL55 AMG라는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시승차 협조 및 문의: 피봇 모터스 ☎ (02)6002-5000 “로린저, 겜발라와 함께 하는 업그레이드된 튜닝 문화, 기대해도 좋습니다” 이명헌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피봇 모터테크&디자인의 이명헌 사장은 인터뷰 시작과 함께 “리치 마케팅에 기본을 둔 차별화된 수입차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 사장은 또한 정식 라이선스 계약에 근간을 둔 ‘가격 정찰제와 국내 규정에 맞는 다양한 튜닝 패키지, 전국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세부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하며 “지금까지의 그레이 임포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지난 2월 포르쉐 튜너 겜발라의 수입 발표회를 열었던 피봇 모터테크&디자인은 얼마 뒤 벤츠 전문 튜너 로린저와도 공식 딜러 계약을 맺으며 수입 튜닝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컴플리트 튜닝카 및 전용 에어로파츠의 수입·판매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튜닝 파츠의 라이선스 생산과 본사 지침에 따른 퍼포먼스 튜닝까지 실시할 예정. “우선 제대로 된 세일즈 마켓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애프터서비스 시설과 전문인력 양성은 기본이지요. 전국적인 네트워크란 곧 벤츠 코리아와 한성자동차의 전시장이 자리잡은 곳이라면 로린저와 겜발라의 쇼룸도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린저, 겜발라와 함께 하는 업그레이드된 튜닝 문화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현재 피봇 모터테크&디자인이 선보인 모델은 로린저 패키지로 단장한 S500L 에디션과 SL 에디션(사진) 등 두 가지. 1억9천540만 원의 S500L은 지난 7월에 한 대 팔려 피봇 모터테크&디자인의 출고 모델 제1호로 기록되었다. SL500을 바탕으로 한 로린저 SL 에디션은 V8 5.0X 306마력 엔진과 터치 시프트 5단 AT 등 기본적인 메커니즘 구성이 베이스 모델 그대로. 앞뒤 각각 245/35 ZR19, 275/30 ZR19 사이즈 타이어에 로린저가 자랑하는 경합금 휠 LM6 시리즈를 더하고 범퍼 스포일러와 사이드 스커트로 구성된 전용 에어로 파츠 세트로 단장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물씬 살렸다. 값은 1억9천870만 원. 퍼포먼스 튜닝에 초점을 맞춘 겜발라는 인증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지만 국내 시판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봇 모터테크&디자인은 정식 인증과 더불어 체계적인 전용 튜닝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올해 안에 겜발라의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피봇 모터테크&디자인 ☎ (02)6002-3000, www.pivotmotortech.com 메르체데스 벤츠 CL55 AMG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993×1857×1398mm 휠베이스 2885mm 트레드 앞/뒤 1577/1578mm 무게 232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V8 수퍼차저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7.0×92.0mm 배기량 5439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360마력/5500rpm 최대토크 54.1kg·m/3150~4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8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588/2.186/1.405 ④/⑤/ⓡ 1.000/0.831/3.160 최종감속비 2.82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45/40 ZR19, 275/35 ZR19 성능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6.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푸조 307 2.0 유럽 베스트셀러카의 매력 확인하.. 2003-08-11
유럽 사람들의 소형 해치백 사랑은 대단하다. 특히 오늘 시승한 푸조 307이 속한 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이다. C세그먼트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해치백으로는 폭스바겐 골프, 오펠 아스트라, 포드 포커스, 푸조 307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의 소형 해치백 시장에서 오랫동안 절대강자의 지위를 누려온 차는 폭스바겐 골프였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봄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푸조 307이 데뷔하자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들은 한결같이 307의 놀라운 변신을 칭찬했고,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푸조 307은 이듬해 ‘2002 카 오브 더 이어’에 올랐다. 판매도 순조로워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골프를 제치고 베스트셀러카가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보수적인 유럽 사람들의 마음을 골프에서 307로 돌아서게 했을까. 원박스 디자인의 풍만한 스타일 자랑 개방감 뛰어나고 실내공간도 넉넉해 푸조 307은 컨셉트카 프로메테에서 보여주었던 원박스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원박스 디자인은 최근 소형차에서부터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는 새 경향. 한정된 크기(주로 길이와 너비) 안에서 실내공간을 넓히려면 톨보이 혹은 원박스 스타일이 당연한 귀결이다. 다만 둔해 보이는 원박스 스타일을 어떻게 멋진 디자인으로 빚어낼지, 키가 커지더라도 주행성능에 손실을 입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더 고심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잘 절충하는 것이 결국 한 자동차와 그 메이커의 역량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푸조 307은 이 같은 문제를 아주 멋들어지게 해결해냈다. 307의 얼굴은 아랫급 모델 206을 많이 닮았다. 한눈에 봐도 날렵한 인상을 풍기지만 보디 옆면은 앞모습과 달리 풍만하다. 쐐기(wedge) 모양으로 앞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벨트 라인과 크지 않은 옆창 면적 때문에 큰 키도 자연스럽다. 뒷모습 역시 굴곡진 보디와 어울리는 빵빵한 엉덩이를 지녔다. 운전석에 오른 첫 느낌은 현대 라비타와 비슷하다. 높은 시트 포지션과 캡포워드 스타일 덕분에 널찍이 뻗은 대시보드가 그런 느낌을 더한다. 겉에서 볼 때는 조금 풍만한 느낌을 받았을 뿐이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작은 미니밴에 가까울 정도로 여유로운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 느낌의 대부분은 높은 지붕 덕분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승객의 무릎이 닿는 도어 트림 부분을 어김없이 안으로 파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도어 암레스트가 무릎에 닿는 차들이 워낙 많아 제원표에 나온 실내 너비에 비해 좁게 느껴지는 차들이 많은 터라, 이런 배려는 실제 거주공간의 확대와 맞먹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시트는 심하게 몰아 부치더라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을 만큼 몸을 잘 잡아준다. 실내 곳곳의 품질은 예전의 프랑스차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자동차회사간 디자이너들의 이동이 잦고 특히 폭스바겐 골프의 실내가 벤치마킹의 집중대상이 되면서 최근 나온 소형차들에서는 한 두 가지쯤 골프와 닮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307의 실내에서는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예전 프랑스차들의 인테리어는 독특하지만 독일차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307에서는 그런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다. 무늬만 독일차를 닮고 품질은 떨어지는 여느 차들과는 사뭇 다르다. 공간활용도는 RV로 착각될 만큼 뛰어나다. 트렁크는 입구가 조금 높고 좁은 편이지만 뒷좌석을 두 단계(더블 폴딩)로 접으면 해치백이 아닌 차로는 흉내낼 수 없는 넉넉한 짐 공간이 생긴다. 뒷좌석 등받이가 바닥과 평평할 정도로 완전히 눕지는 않지만 큰 흠은 아니다. 종이 접기라도 하듯 평평하게 접히는 뒷좌석은 등받이가 밋밋해 승객의 안락감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실내 곳곳에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시승차는 적산거리계가 이제 170km를 가리키는 새차지만 아이들링 때에 약한 진동이 느껴진다. 아마도 길들이기 없이 바로 가혹한 테스트를 시작한 탓인 것 같다. 앞으로 쭉 뻗은 캡포워드 스타일과 높은 시트 포지션 덕에 개방감은 무척 뛰어나다. 특히 앞유리창이 많이 누운 덕분에 보통 차로는 A필러로 가려질 만한 부분에 삼각 쪽창이 나있어 시계가 더욱 좋다. 운전에 적극 개입하는 팁트로닉 AT 품질 뛰어나고 프랑스적 기질 가득해 엔진 반응은 예민한 편이다. 액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4천rpm 이후 레드존 근방까지 꾸준히 가속되고 엔진음도 경쾌하다. 무게가 1천313kg로 가벼운 편이 아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몸놀림이 가뿐하다. 속도를 높여 바람소리가 엔진소리를 넘어서기 전까지 운전석 사이드미러 부근에서 약한 풍절음이 들린다. 애써 잡아낸 흠이 이 정도이고, 직진주행성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팁트로닉 AT의 반응은 매우 인상적이다. 스포츠와 스노, 수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들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액셀 페달을 밟는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AT가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액셀 페달을 조금 깊숙이 밟아 킥다운을 했다 발을 떼면 한참이 지나도 기어가 윗단으로 변속되지 않는다. 기어가 계속 낮은 단수에 머무르기 때문에 높은 rpm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평소 AT 레버를 수동 모드에 놓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구미에 맞을 만한 세팅이다. 기어 레버를 수동으로 움직여야 할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그 반응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서스펜션의 반응도 매우 재미있다. 처음에는 조금 부드러운 듯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딱딱해진다. 저속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콱 밟으면 차체는 흔들림이 없는데 오히려 그 충격에 운전자의 몸이 들썩거릴 정도다. 비교적 탄탄한 서스펜션과 205/55 R16 사이즈의 큰 타이어 덕에 웬만한 코너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돌아나간다. 키가 보통 승용차보다 큰 것이 전혀 의식되지 않는다. 차체가 균형을 잃었을 때 자세를 다잡아주는 ESP의 작동시기는 조금 빠른 편이다. 코너링에서는 약한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이지만 브레이크 페달로 살짝 발을 옮기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순식간에 앞바퀴의 접지력이 살아난다. 앞바퀴굴림 차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나 307은 그 정도가 평균치를 웃돈다. 얼마 전에 골프를 탔던 기억을 더듬어 굳이 비교하자면 골프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반응을 보여 듬직한 느낌을 준 반면 307의 반응은 약간 유동적이다. 바꿔 말해 307은 운전자가 어느 정도 기교를 부리며 운전하기에 좋은 차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승날은 307의 에어컨 냉각 팬이 쉴새 없이 돌아갈 만큼 무더웠다. 조금 크다싶은 냉각 팬 소음은 최근 몰아본 푸조차들의 공통적인 현상인 것 같다. 그러나 폭염 속에서 307과 보낸 이틀은 307이 왜 베스트셀러카가 되었는지 납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307은 폭스바겐 골프와 맞먹는 품질과 동력성능에다 프랑스 기질이 넘쳐나는 세련된 스타일과 넓은 거주공간을 지닌 매력적인 차다. 국내에서는 고급옵션이 많이 들어간 탓에 307의 값이 골프보다 비싸지만 유럽에서는 대체로 값도 싸다. 이쯤 되면 골프의 골수 팬이 아니라면 한번쯤 흔들릴 만하지 않을까. 진정한 맞대결은 올해 말 신형 골프가 나온 뒤 시작되겠지만, 해치백의 인기 자체가 시들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는 두 차가 손을 잡고 해치백시장 규모부터 늘리고 봐야 할 것 같다. 푸조 307 2.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202×1746×1510mm 휠베이스 2608mm 트레드 앞/뒤 1505/1510mm 무게 1313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5.0×88.0mm 배기량 1997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138마력/6000rpm 최대토크 19.4kg·m/41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720/1.500/1.000 ④/⑤/ⓡ 0.710/ㅡ/2.450 최종감속비 3.65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토션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202km 0→시속 100km 가속 11.8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3,450만 원
포드 토러스 & 익스플로러 베스트셀러카로 확인한 포.. 2003-07-14
1900년 미국에는 3천만 마리의 말이 있었으나 자동차는 겨우 8천 대가 등록되어 있을 뿐이었다. 지방에서는 그 지역의 법으로 자동차가 마차와 마주쳤을 때는 정지하고 엔진을 꺼야 한다든지, 아니면 길가에 차를 세워 마차가 무사히 통과하도록 규제한 곳도 많았다. 웃지도 못할 사실이었다. 미국에서는 1893년 최초의 휘발유 엔진차가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라는 도시의 도로 위에 선보인 뒤로 무려 4천을 넘는 자동차 메이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들이 만든 차들은 털럭거리며 달리다가 도중에 멈추기도 하고 20km도 못 달리다가 아예 주저앉기도 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자동차 왕국인 미국을 이룩하는 데 모두 크게 공헌했다. 이러한 초창기에, 싼값으로 자동차를 제공한 헨리 포드의 성공은 미국 자동차역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올렸다. 그는 1863년 농장경영주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전기기사의 길을 택했다가 새로 떠오르는 자동차를 보고 자신도 이 분야에 투신하기로 결심하여 디트로이트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는 여기서 1896년, 첫 자동차 콰드리사이클을 만들었다. 포드는 1899년 윌리엄 머피의 재정원조를 얻어 디트로이트자동차회사를 일으킨다. 그런데 포드는 경주차 제조와 레이스에 열중하여 머피는 이를 억제하려고 헨리 릴랜드를 생산고문으로 초빙했고, 포드는 노발대발하여 1902년 3월에 사직하고 말았다. 포드가 떠난 뒤 이 회사가 1903년에 만들어낸 차 이름은 포드가 아닌 캐딜락이었다. 1903년에 문 열어 올해로 100주년 맞이해 토러스, 80년대 어렵던 포드 구한 구세주 포드는 1902년 새로운 재정후원자를 얻는다. 석탄 매매업으로 성공한 알렉산더 맬콤슨은 포드가 만든 차가 자동차경주에 신기록을 여러 번 낸 것을 보고 출자하기로 결심하여 1903년 6월 16일, 포드자동차제조회사가 정식으로 발족해 오늘날까지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바로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이 날이 포드자동차제조회사가 설립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또 이 시승기도 포드사가 만든 왕년의 베스트셀러 토러스와 현재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는 인기 SUV 익스플로러를 타본 이야기여서 감개가 무량하다. 헨리 포드는 1908년 T형을 내놓고 몇 해 뒤 대량생산방식으로 차값을 계속 떨어뜨리면서 1927년까지 1천500만 대 이상을 생산했다. 그가 자동차왕으로 떠오른 포드의 성공담은 널리 알려져 있어 생략한다. 제너럴 모터스, 크라이슬러와 함께 빅스리의 중심에 자리잡은 포드자동차의 재정상태가 1980년대에 불경기와 일본차의 공세에 밀려 하강선을 그리던 무렵, 구세주같이 등장한 차가 바로 토러스였다. 이름 그대로 ‘황소‘같은 성능을 가진 차로 1986년에 처음으로 출시되었다. 유럽감각의 스타일을 한 토러스 중에서 일본의 야마하가 설계한 ‘쇼군’(將軍)이란 이름이 붙은 V6 3.0X 엔진을 얹은 SHO (Super High Out= 초고출력) 모델은 그 당시 미국의 젊은이에겐 ‘꿈의 차’였던 BMW 535i의 성능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0→시속 100km 가속을 7.0초 이내로 끊는 것을 보자 너도나도 이 차에 달려들어, 토러스는 순식간에 미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처음의 모델은 6년간 제조되었고 제2세대가 92년에 등장했다. 새 토러스의 외형은 거의 그대로였으나 93년형부터 AT모델이 추가되어 미국 중형차시장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96년에 데뷔한 제3세대에 이르러 토러스는 스타일이 완전히 변했다. 요사이 흔한, 계란을 누른 것같이 차체 전체에서 직선감각이 없어지고 AT만 얹은 스포츠 세단으로 변신했다. 예리한 발놀림은 환영받았으나 차의 스타일은 일부의 불평을 샀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의 5년간 기록이 점차로 하강선을 그리게 되자, 2000년에는 좀더 세련된 스타일로 꾸며 제4세대 토러스로 재출발했다. 앞 헤드램프가 샤프하게 긴 타원형으로 변했고 전체적으로 보면 ‘황소’라기보다 ‘노루’같은 인상을 준다. 길이 5m가 넘는 대형차급 체구 자랑해 순발력 뛰어나고 든든한 안전장비 갖춰 오늘, 내 앞에 나타난 포드 토러스는 미국에서 중형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대형급에 속해 크기(길이×너비×높이)가 5천20×1천855×1천420mm나 된다. 이는 현대 에쿠스의 5천65×1천870×1천465mm, 쌍용 체어맨의 5천55×1천825×1천465mm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고 수입차의 최고봉인 벤츠 S클래스의 5천43×1천855×1천444mm, BMW 7시리즈의 5천29×1천902×1천445mm에 버금가는 크기다. 그러나 값이 3천만 원대(디럭스 기준)이니 같은 수입차로서 토러스는 1/3의 저렴한 값으로 최대의 실용적인 크기와 실내공간을 즐기게 해준다. V6 3.0X 203마력 엔진을 쓰고 있는 포드 토러스의 성능은 달리기만을 보면 딴 수입차들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약 8년 전 제2세대 토러스 시승기를 에 썼을 때보다 크기가 16cm나 길어져서 이제는 정말로 대형차같은 모습을 안팎으로 갖췄다. 차 안으로 들어가 앉으면 넓은 실내공간과 편안한 좌석에, 역시 미국차는 다르다는 인상을 새삼스럽게 받는다. 눈앞과 옆에 달린 계기와 편의장비를 보면 자동차가 갖춰야 할 기본 시스템만이 질서정연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고급모델은 이것저것 기본운전과는 관계가 없는 것들을 복잡하게 만들어 얹고 있어서 값이 자꾸만 튀고 초보운전자들을 헷갈리게 할 뿐이다. 자동차 운전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오히려 귀찮은 장치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뜻에서도 토러스는 잘 정돈된 차라 할 수 있다. 차의 서스펜션은 미국차답지 않게 스포츠카와도 같이 아주 탄탄해서 안정감을 준다. 출발 때의 미끈하고도 탄력 있는 엔진의 힘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가속된다. 바람을 일으키지 않은 채 공기를 뚫고 나가는 차체는 마치 총알과도 같다. 이 감격은 자동차 운전경력의 짧고 긴 것과는 상관없이 아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넓은 앞창 시야에다가 방음장치도 잘 갖춰 운전자의 심리를 아주 편안하게 해준다. 비상시에 대비한 ABS도 물론 달려 있어서 산길 커브운전이나 눈빗길 운전도 안심이 된다. 특히 안전운전을 위한 충돌사고 대비도 잘 되어 있다. 앞좌석에 달린 에어백은 물론 옆구리 충돌에도 앞좌석에 내장되어 있는 사이드 에어백이 옆으로 터지며 운전자를 보호한다. 차 앞에 달린 세이프티 셀은 자동차가 충돌 때 받는 충격을 분산시켜줄 뿐 아니라 그 에너지를 흡수하니, 이것도 안전운전에 크게 도움되겠다. 차값에 걸맞지 않는 전동식 틸팅 및 슬라이딩 선루프도 천장에 마련되어 있어 신선한 공기의 보급과 환기에 큰 몫을 해줄 것이다. 3천만 원대의 값으로 수입대형차의 넓고 안락한 공간과 예리한 주행성, 안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차는 포드 토러스밖에 없다. 이 차 생산도 2005년에는 끝난다 하니, 서둘러서 사는 것이 좋겠다. 수입차는 역시 타는 맛이 다르다. 익스플로러, 미국에서 인기 있는 SUV 국산차 압도하는 당당한 크기 돋보여 포드의 SUV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차다. 사실 지금 포드는 승용차보다도 SUV와 픽업 트럭 생산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포드의 SUV 생산라인은 4개 종목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그 이름 모두에 E자로 시작하는 단어가 붙어 있다. 가장 작은 SUV는 이스케이프(Escape)로 일본의 마쓰다와 공동개발했고 생산도 세계분업체제에 의한 효율화로 잘 만들어졌다. FF와 4WD 두 가지로 나오고 4기통 2.0X 127마력과 6기통 3.0X 201마력 엔진이 있다. 일본에서는 마쓰다가 ‘트리뷰트’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다음은 익스플로러(Explorer)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다. 이것은 5도어 보급형과 3도어 스포츠 그리고 픽업인 스포츠트럭 등 3차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은 210∼239마력의 여러 종류가 있다. 세 번째는 익스페디션(Expedition)이란 이름의 헤비급 SUV다. 이 모델도 미국같이 크고 작업량이 많은 나라에서는 수요가 제법 많아 아주 인기이다. 네 번째는 그야말로 거한(巨漢)이라고 표현해야 할 트럭 베이스의 엄청나게 큰 SUV인 익스커션(Excursion)이란 모델이다. 길이가 5천200mm를 넘고 232∼260마력 엔진을 얹은 익스페디션보다도 한층 더 큰 5천800mm의 길이를 갖고 V8 5.4X 255마력 또는 V10 6.8X 325마력의 엔진을 얹는, 3톤이 넘는 거구와 힘을 자랑하는 차다. 한국 사정에는 두 번째 크기의 익스플로러가 적합하리라 생각되어 이 모델이 주로 도입되었다. 내 눈앞에 나타난 익스플로러는 이 차 주위에 주차한 국산차들이 아주 꼬맹이들 같이 보일 만큼 주위를 압도하는 크기였다. “우와, 정말로 크구나!” 하는 것이 나의 첫 인상이었고 “참으로 든든하게 만들어졌군 그래” 하는 것이 두 번째 인상이었다. 오히려 ‘가장 작은 모델인 이스케이프가 좀더 한국 사정에 맞는 것이 아닐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뛰는 모든 SUV를 압도하는 왕자(王者)를 끄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 이 차를 굴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 SUV를 모는 사람의 과반수가 으스대기 좋아하는 것 같아서(큰 덩치로 고속도로의 1차선을 악착같이 달리며 뒤따라오는 차들의 시야를 가로막는 일을 서슴지 않을 뿐 아니라 쾌감마저 느끼며 달리는 것 같은 SUV를 많이 보았기에 하는 소리다) 이왕이면 이 익스플로러를 갖고 운전하면 더욱 신날(?) 것 아니겠냐 말이다. 다양한 시트 배열과 뛰어난 주행 안정성 미끄러운 길에서 자동으로 트랙션 조정 두툼한 살이 붙은 타이어와 권위 있어 보이는 앞 그릴이 인상적이다. 운전대에 앉으니 승용차보다 훨씬 높아서 마치 내가 도로를 지배하는 착각마저 든다(이래서 SUV 운전자는 으스대면서 운전하는가 보다). 좌석은 편안하고 좌석 수를 2, 3, 4, 5 및 7개로 변경 배치할 수 있어서 큰짐을 운반하거나 야외에 나가서 호텔같은 공간을 만들어 2∼3명이 편히 매트를 깔고 야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내가 시승한 익스플로러는 V6 4.0X 213마력 엔진을 쓰고 있어 큰 힘으로 딴 국산 SUV는 옆에도 못 쫓아올 만큼의 주행실력을 자랑한다. 고속주행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한 진동이 SUV의 단점인데 이 차는 그런 것과 인연이 없다. 과연 미국 최고인기 SUV답게 달리는 동안 운전하는 즐거움을 나뿐만 아니라 같이 탄 사람들까지 맛보게 해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지녔다. 특히 이 차에는 어드밴스드 트랙 조정 시스템이 있다. 운전하는 동안 차의 주행상태와 반응을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미끄러운 도로나 험한 길을 달릴 때 자동적으로 주행안전과 제어력을 유지시키는 장치다. 또한 운전자 자신도 도로면의 조건에 따라 네바퀴굴림(4WD)을 4×4 로(Low), 4×4 하이(High), 4×4 오토의 다양한 구동방식으로 택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따로 쓸 것이 많지만, 크기와 안전한 달리기에서 국산 SUV를 압도하는 왕자(王者)가 되고 싶으면 “바로 이 차를 타라”라고 권하고 싶다. 주요 제원 포드 토러스 포드 익스플로러 크기 길이×너비×높이(mm) 5020×1855×1420 4840×1880×1755 휠베이스(mm) 2755 2889 트레드 앞/뒤(mm) 1565/1560 1547/1554 무게(kg) 1515 2095 승차정원(명) 5 7 엔진 형식 V6 DOHC V6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mm) 89.0×79.5 100.4×84.4 배기량(cc) 2967 4009 압축비 9.1 9.7 최고출력(마력/rpm) 203/5650 213/5000 최대토크(kg·m/rpm) 27.7/4500 35.3/37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8 79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770/1.540/1.000 3.219/2.414/1.545 ④/⑤/⑥/R 0.690/2.260 1.000/0.750/3.070 최종감속비 3.770 3.7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더블 위시본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ABS)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15/65 R16 255/70 R16 성 능 최고시속(km) 180 171 0→시속 100km가속(초) 7.9 ㅡ 시가지 주행연비(km/ℓ) 9.4 7.01 값 4,030 6,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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