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쌍용 뉴 렉스턴 RX5 EDi 순발력과 가속성능 눈.. 2004-01-06
쌍용 렉스턴은 튀는 디자인에 다양한 편의장비와 경제성을 지녔음에도 엔진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다. 2001년 9월 첫 모습을 드러낼 당시 120마력이던 렉스턴은 경쟁모델(현대 테라칸 150마력, 싼타페 160마력)에 비해 힘이 너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 후에 132마력 엔진을 얹은 렉스턴이 나왔지만 역시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쌍용이 4년여에 걸쳐 개발한 XDi 270 엔진을 얹은 뉴 렉스턴을 내놓은 것. 뉴 렉스턴은 속앓이를 하던 쌍용에게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할 만큼 강한 심장을 자랑한다. 뉴 렉스턴 RX5 EDi의 전체 스타일은 구형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라디에이터 그릴과 휠하우스, 깜박이 등에 크롬도금을 입혀 고급스런 느낌을 더했다. LED 계기판이 안락한 시트와 더불어 고급 세단 분위기를 낸다. 높은 출력으로 시원한 달리기 성능 보여 서스펜션 개선, 코너링 안정성도 뛰어나 운전석에 올라 운전 자세를 기억하는 메모리 시트 장치를 세팅했더니 타고 내릴 때 한결 편했다. 2열과 3열 시트 등받이에는 보드가 달려있는데 시트를 접었을 때 작은 물건이 틈새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2열 시트의 레그룸이 경쟁차종인 기아 쏘렌토에 비해 55mm 넓다고 하지만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 7인승 SUV의 가장 큰 문제는 3열인데, 헤드레스트를 바꾸는 등 손을 쓴 흔적은 보이지만 성인이 앉기에는 여전히 불편하다. 뉴 렉스턴 RX5 EDi에 얹은 XDi 270 엔진은 델파이 커먼레일 시스템을 활용해 쌍용이 독자 개발한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70마력/4천rpm, 최대토크는 34.7kg·m/1천800∼3천200rpm이다. 넉넉한 엔진 덕분에 구형에서 출발 때 느껴졌던 굼뜬 동작은 확실히 개선되었다. 시속 100km대에서도 부드러움은 유지되고, 시속 160km에서도 탄탄한 안정감을 보인다. 국내 SUV 가운데 최고라는 170마력의 출력이 가져다준 재미다. 게이트식 AT는 수동기어처럼 스포티한 맛이 있다. AT 레버를 움직이면 “탁탁”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며 절도 있게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 운전재미를 부추긴다. 벤츠제 자동 5단 기어는 이전보다 변속 느낌이 부드러워졌고 엔진 힘을 손실 없이 바퀴로 전달한다. 하체는 더블 위시본+코일 스프링 조합으로 이전과 같지만 조금 단단해진 듯하다. 큰 요철에서는 물결을 타듯 부드럽게 움직이며 충격을 흡수하지만 미세한 균열이 있는 도로 등을 지날 때는 노면 충격이 하체를 통해 차체로 직접 전달되는 느낌이다. 부드럽지만 롤이 억제된 서스펜션은 빠른 코너링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무게중심이 높은 차는 코너에 들어설 때보다 빠져나올 때 안정감을 잃기 쉬운데, 뉴 렉스턴 RX EDi의 핸들링은 평균 이상이다. 빗길, 눈길, 각도가 심한 코너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는 자세제어 프로그램(ESP)을 더해 급한 코너에서도 안정감이 돋보인다. 일반 도로를 빠져나와 자갈과 풀이 뒤엉킨 오프로드로 들어섰다. 오프로드 달리기 역시 무리가 없다. 다만 자갈밭을 지날 때는 자잘한 충격이 몸으로 느껴진다. 사실 모든 럭셔리 SVU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4천만 대의 렉스턴을 몰고 바위 둔덕을 넘거나 진흙이 깔린 늪지를 헤치며 오프로딩을 즐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차값도 값이지만 4WD 시스템이 험로 주파용이라기보다는 주행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뉴 렉스턴 RX5 EDi는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특히 새로 얹은 엔진은 분명 몸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넘치는 힘을 보여준다. 워크아웃 중임에도 새차를 내놓은 쌍용의 고민이 뉴 렉스턴 RX5 EDi 곳곳에 배어있다. 역작을 만들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음을 느낄 수 있다. Z
개성 넘치는 레저생활의 동반자 SUV와 픽업트럭의 장점.. 2004-02-19
To be or not to be, That is question’(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말이지만, 단어를 바꿔 지금도 자주 쓰인다. 무쏘 스포츠를 보았을 때 이 문장이 떠오른 것은 ‘트럭인가 승용차인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참 예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취재를 위해 자동차극장에 갔을 때 컴컴한 밤임에도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차 구경을 하느라 바빴다. 무쏘 스포츠는 쌍용이 국내에는 없는 SUT(Sports Utility Truck) 시장을 목표로 ‘P100’ 프로젝트를 세우고 45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국내 첫 승용형 픽업이다. SUT는 4∼5명이 탈 수 있는 승용차형 공간에 레저장비를 실을 수 있는 개방식 화물공간을 갖춘 차다. 국내에서는 픽업이라고 하면 짐차로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승용차로 많이 쓰인다. 미국의 전통적인 베스트셀러가 포드 F시리즈 픽업이고, GM의 실버라도가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픽업의 역사는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진자동차에서 랜드크루저 픽업을 조립·생산했고, 기아의 브리샤 픽업과 현대 포니 픽업 등이 나왔지만 세단형에 밀려 빛을 못 보고 사라졌다. 무쏘 스포츠는 맥이 끊긴 승용 픽업시장을 되살릴 기대주로 여겨지고 있다. 레저장비가 넉넉히 들어가는 데크 무쏘 스포츠는 무쏘를 기본으로 만들어 성능, 스타일 등이 무쏘와 큰 차이가 없다. 길이 4천935mm(범퍼가드 제외), 휠베이스 2천755mm로 무쏘보다 각각 275mm, 125mm 길어졌다. 얼굴은 쌍용 엠블럼 대신 세로 줄을 넣어 이등분한 그릴로 차별화했다. 새로 단 스테인리스 범퍼 가드 바가 날렵하면서도 듬직하다. 사이드 미러에 열선을 넣어 폭우 속에서 깨끗한 뒷시야를 약속하고 C필러에서 데크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시보레 애벌랜치를 떠올리는 굵직한 D필러를 달았다. 데크 롤바에 붙어 있는 코뿔소 문양의 엠블럼은 측면을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만든다. 날렵한 사이드 가니시도 멋스럽다. 측면의 다양한 장식 덕분에 트럭 냄새가 나지 않는다. 사이드 스텝은 신발에 물이 묻어도 미끄럽지 않다. 옵션으로 끼운 타이어는 255/65R16 사이즈다. 무쏘 스포츠의 최대 자랑거리는 각종 레저용품을 실을 수 있는 데크. 데크 도어를 열기 위해 뒤쪽으로 다가갔다. 왼쪽에 ‘MUSSO’, 오른쪽에 ‘SPORTS’ 로고는 옆면에 붙어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모양이다. 커다란 후방유리가 달려 뒤가 잘 보이기 때문에 달릴 때와 주차할 때 불안하지 않다. 크롬 도금 가니시와 렉스턴에 쓰인 클리어 타입의 테일램프는 간결하다. 데크 도어를 열지 않고 간단한 물건을 내릴 수 있도록 달아 놓은 발판도 깔끔하다. 승용인 만큼 400kg의 짐을 실을 수 있다는 표시가 조금 어색하다. 이 차에 얼마나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지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데크 도어가 180° 아래로 뚝 떨어질 것 같아 조심스러웠지만 90°만 열려 손을 찧을 염려가 없다. 물건을 싣거나 내릴 때 바닥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데크 바닥에는 깔개를 깔았다. 데크의 활용성이 이 차의 최대 장점인 만큼 어떤 용품을 실을 수 있을까? 자로 재어 보니 길이×너비×높이 1천180×1천475×510mm다. 대각선은 1천770mm이고 도어를 열었을 때 펴진 총 길이는 1천730mm다. 고급 자전거는 분리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분리되지 않는 자전거를 실었더니 도어가 닫히지 않는다. 따라서 대각선으로 싣는 수밖에 없다. 핸들을 왼쪽으로 틀고 넣었더니 딱 맞는다. 스노보드는 바닥에 들어가 흔들리지 않는다. 자전거와 ‘X’자 모양으로 엇갈려 집어넣었다. 차를 움직이려는 순간 자전거가 불안하다. 요철을 지날 때나 둔덕을 넘을 때 세워 놓은 자전거가 쓰러질 염려가 있다. ‘고정시켜야 할 끈을 준비해야 하나?’ 데크 네 모퉁이에 후크가 달려 있지만 무엇으로 고정시킬지 난감하다. 짐을 묶듯 보통 끈으로 자전거를 엮자니 폼이 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카메라 가방의 끈을 떼어내 후크와 자전거 앞바퀴를 연결했다. 되도록 흔들리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차를 몰로 나간다. 실내는 무쏘와 큰 차이 없어 실내는 연한 회색 톤으로 차분하게 꾸몄다. 스티어링 휠을 고급 가죽으로 둘렀고, 기어 노브는 우드 그레인이다. 비밀통화 기능을 갖춘 핸즈프리는 울릴 만큼 송·수신이 좋다. 센터페시아에는 고음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급 오디오와 CD 플레이어가 갖춰져 있다. 팔걸이로도 쓸 수 있는 센터콘솔은 CD 케이스로 쓰기에 좋다. 커버 뚜껑을 열면 영수증이나 핸드폰을 넣을 수 있는 다기능 콘솔이다. 듀얼 선바이저는 옆면에서 비치는 햇빛도 가릴 수 있다. 룸미러는 야간운전 때 눈부심을 방지하는 ECM 방식이다. 조수석 밑에 수납공간을 마련했지만 재질이 좋지 않고, 쓰임새도 크지 않을 것 같다. 2열 시트도 중앙과 사이드에 암레스트가 달려 편안하다. 그러나 사이드 암레스트는 너무 커서 공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덩치 큰 사람이 앉기에는 비좁아 보인다. 2열 시트의 가장 큰 단점은 등받이가 너무 곧추서 있다는 것. 후방유리와 간격이 거의 없는 탓에 시트 거리를 조절하는 레일을 갖추지 못했고, 등을 거의 세운 자세로 앉아야 한다. 한 마디로 뒷자리는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2열의 레그룸을 줄이는 대신 레일을 갖춰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2열 시트는 등받이가 6:4로 나뉘어 폴딩된다. 시트를 접으니 뒤쪽 벽면에 숨어 있던 사물함이 보인다. 공간이 좁고 칸막이가 없어 드라이버나 연장을 넣으면 주행 중에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다. 기본공구는 조수석 뒤 2열 시트 아래에 있고, 미관을 위해 커버로 덮었다. 쌍용차의 특징은 벤츠 엔진을 쓴다는 점이다. 1995년까지는 벤츠제 엔진을 그대로 들여와 얹었다. 이후 부품을 수입해 창원공장에서 조립하고 있으며 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의 시설유지차가 88만km를 보링 없이 달려 엔진의 내구성을 인정받았다. 무쏘 스포츠도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5기통 2.9X 디젤 터보 인터쿨러를 쓴다. 132마력 엔진이 올라간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배기가스 문제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2004년부터는 커먼레일 엔진을 쓴다는 얘기도 있다. 엔진음을 감소시키기 위해 신형 렉스턴처럼 엔진커버를 씌웠다. 공회전 때는 엔진음이 제법 들리지만 달리면 조용해지는 느낌이다. 달리기 실력은 무난한 편 남들은 휘발유차가 조용하고 편안하다고 하지만 기자로서 SUV를 주로 타다 보니 이제는 디젤차가 정겹다. 자전거를 내려놓고 달리기 성능을 테스트했다. 힘껏 액셀을 밟으니 ‘우르릉’ 하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힘차게 뛰쳐나간다. 시속 120km까지는 문제없이 달려 낸다. 레저를 즐기기 위한 차인 만큼 그 이상의 속도를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최고시속은 무쏘보다 떨어지지만 주행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마지막 걱정거리는 무쏘보다 휠베이스가 길고, 승차공간과 화물공간이 따로 있어 뱀처럼 앞과 뒤가 따로 놀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앞은 이미 돌았는데 꽁무니는 뒤로 처져 힘없이 끌려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빠르게 코너를 돌았다. 기우뚱하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는다. 프레임 보디에 데크를 얹었기 때문에 앞뒤 움직임에 큰 차이가 없다. 오프로드 달리기 실력과 산길을 오르는 능력도 뒤쳐지지 않는다.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방식의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요철을 자연스럽게 타고 넘는다. 데크에 실린 자전거도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온로드에서 모래나 자갈을 밟을 때 스티어링 휠에 전해 오는 작은 충격이 거슬린다. 픽업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어렸을 적 자주 보았던 감색 포니 픽업이 떠올라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고급차가 얼마나 많은데 그 돈 주고 트럭을 살까’라는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겉모습과 쓰임새, 달리기 성능까지 개성 넘치는 꽤 괜찮은 녀석이다. 이 녀석과 함께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면 폼도 나고 더 즐거울 것만 같다. 무쏘 스포츠 290S 최고급형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 ×높이 4935×1865×1735mm 휠베이스 2755mm 트레드 앞/뒤 1510/1520mm 무게 182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 × 스트로크 89.0×92.4mm 배기량 2874cc 압축비 22.0 최고출력 120마력/4000rpm 최대토크 25.5kg.m/2400rpm 연료공급 장치 기계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L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742/1.508/1.000 ④/⑤/ 0.708/ㅡ/2.429 최종감속비 4.88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파워) 서스펜션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림 타이어 앞/뒤 255/65R 16(옵션) 성능 최고시속 140km 0→시속 100km 가속 ㅡ 시가지 주행연비 12.0km/L 값 2.087만 원
테라칸 용평 시승회 온로드와 오프로드 성능 확인한 2004-02-19
지난 9월 3일과 4일 강원도 용평 리조트에서 테라칸 시승회가 열렸다.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SUV로 자리매김한 테라칸이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차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자동차 전문매체를 대상으로 한 이번 행사에는 지난 여름 고객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던 테라칸이 동행했다. 중국에서는 질이 좋지 않은 연료를 쓴 탓에 아이들링이 약간 불안정했지만 매연도 없고, 넉넉한 힘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번 시승에 나온 9대의 테라칸은 JX290 모델로 150마력의 2.9X 커먼레일 인터쿨러 터보 엔진을 얹었다. 국내 최대의 스키 리조트인 용평에 가기 위해 테라칸에 올랐다. 서울에서 용평을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영동고속도로 횡계IC까지 189km를 달려야 한다. 보통 때 같으면 교통량이 꽤 많았을 테지만 강원도 지역에 닥친 수해로 대관령 구간이 정상통행이 되지 않아 무척 한산했다. 원주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이 이어졌다. 테라칸은 건장한 남자 5명을 태우고도 제원상 최고시속인 168km를 냈다. 디젤차가 시속 150km를 넘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을 한 셈이다. 기본기 충실하지만 로 기어 1단 빠른 것이 흠 휴게소에서 뒷자리에 옮겨 탔다. 남자 셋이 앉기에는 비좁다는 생각이 든다. 에쿠스용 가죽시트와 내장재가 그대로 들어간 실내는 보수적인 분위기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풍절음과 주행소음이 의외로 작아 차안은 조용한 편이다. 오프로드 시승은 용평 리조트 주변의 노르딕 경기 코스에서 치러졌다. 내리막을 활강해 내려오는 일반 스키와 달리 노르딕은 눈 쌓인 오르막과 평지에서 사람의 힘으로 발을 구르고, 폴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간다. 스키를 신고 빠르게 걷거나 눈 위를 지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긴 구간은 아니지만 얼마 전 내린 비로 골이 깊게 패여 있어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4WD 전환은 스위치를 돌려서 한다. 2H에서 4H로 바꾸는 일은 시속 70km 이하에서 언제나 가능하다. 4H에서 4L로 바꿀 때는 차를 세우고 기어를 중립에 놓거나 클러치를 밟아야 한다. 로 기어뿐만 아니라 4H 상태에서도 힘은 넉넉하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과급압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갑작스레 출력이 높아져 오프로드에서 다루기가 힘들다는 선입견은 무너졌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2천rpm 부근까지 높이지 않아도 웬만한 경사는 쉽게 올라섰고, 무심코 빠진 골도 가벼운 액셀링 한두 번에 너끈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최저지상고가 높아 하체를 긁는 일도 드물고, 출렁이지 않아 자세를 제어하기가 편하다. 로 기어 1단을 넣어도 길이가 짧은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될 정도로 속도가 높았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지만 이틀에 걸쳐 여유 있게 차를 타 보니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수적인 디자인이지만 곳곳에 멋을 부린 흔적이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도 넉넉한 출력이 디젤차를 다시 보게 했다.
DODGE DURANGO SLT 픽업트럭의 진화가.. 2004-05-31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차가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이즈나 차의 성격으로 그 틈새를 메우는 경우도 있다. 1998년 첫선을 보인 닷지 듀랑고도 미드 사이즈와 풀사이즈의 중간급 몸집과 8인승이라는 점을 특성으로 내세워 틈새를 파고들었다. 다코타 픽업트럭을 베이스로 한 듀랑고는 스포티한 외관에 V8 엔진과 당시 미드 사이즈 SUV에는 없던 3열 시트를 기본으로 달았다. 초대 듀랑고는 데뷔 첫해 5.9X와 5.2X의 V8 엔진이 올려졌고 네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했다. 나중에 2WD가 더해지고, V8 4.7X 엔진이 구식 5.2X 엔진을 대체했다. 덩치 커지고 품질도 크게 좋아져 필자는 1세대 듀랑고를 시승해 본 적이 있는데, 머슬카에서나 들을 수 있는 굵고 낮으면서도 깊이 있는 엔진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차체가 크지 않아 풀사이즈 SUV처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실내공간은 넉넉했다. 하지만 윈드실드 위쪽이 낮아 시야가 조금 갑갑하고, 내외장의 질감과 마무리는 미국 경트럭 기준으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조악한 수준이었다. 외관에서도 뒤 범퍼와 차체의 갭이 너무 커서 추돌사고 피해차를 무허가 정비업소에서 대충 고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전 풀 모델 체인지된 듀랑고는 유럽차에 가까운 느낌이 들 만큼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벤츠와 크라이슬러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경트럭 분야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기본형에 올려지는 엔진이 V6 3.7X로 작아졌지만 차체 크기나 실내공간은 눈에 띄게 늘어나 풀사이즈 SUV의 세그먼트에 가깝게 보인다. 듀랑고는 기본형 ST, 고급형 SLT, 최고급형인 리미티드 등 세 그레이드로 나온다. 시승차는 210마력을 내는 V6 3.7X 엔진에 2WD인 SLT다. 구형에서 물려받은 V8 4.7X와 새로 더해진 V8 5.7X 헤미 엔진도 고를 수 있다. ‘헤미’라는 이름은 60년대 후반 크라이슬러가 반구형 연소실을 가진 V8 엔진의 머슬카를 내놓으면서 처음 쓴 것으로, 미국인의 머릿속에 고출력 V8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놓았다. 외관은 1999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 등장했던 컨셉트카 파워 왜건과 엇비슷하다. 윈드실드를 앞쪽으로 많이 밀어 실내공간이 늘어났다. 유리만 밀려 나가 운전자 앞 공간이 휑하니 넓은 차와는 달리 실내 크기는 일부 풀사이즈 SUV를 넘어선다. 인테리어의 질감과 마무리는 구형 듀랑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새 모델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구형이 너무 형편없었던 탓이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폭스바겐 골프가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면서 내장재와 질감이 탁월하게 좋아진 것에 버금간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는 딱딱한 플라스틱과 조금 번들거리는 우드 그레인이 쓰였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높낮이가 조절되는 직물시트는 쿠션이 단단하고 몸을 잘 받쳐 주며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의 배치도 잘되어 있어 체구가 작은 운전자도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경쟁차보다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어 2열 시트의 공간도 넉넉하다. 2열 시트 등받이는 40:20:40으로 분할되어 따로따로 접을 수 있으며 3열 시트는 쿠션을 앞으로 밀고 등받이를 숙이도록 되어 있다. 3열 시트는 몸집이 작은 사람이 그럭저럭 장거리 여행을 할 만하지만 좌석이 편하지는 않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가볍고, 경트럭답지 않게 반응이 빠르다. 스티어링과 브레이킹 감각이 느슨한 일반 경트럭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조금 신경질적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승용차 운전자는 차의 크기로 인한 어색함을 빼고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티어링이 향하는 곳으로 방향을 잡는 능력은 다른 SUV보다 한수 위지만 노면 피드백은 작으면서 반응은 빨라 다소 어색함이 남는다. 무게중심이 높고 서스펜션도 단단한 편인데다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가 민감해 부드럽게 조작하지 않으면 차의 움직임이 조금 거칠어진다. 승용차 운전감각을 부여하려고 신경 쓴 데서 기인한 부작용이라 생각된다. 핸들링은 꽤 타이트하며 코너링 중의 미세한 가감속에 회전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서스펜션이 조금 하드하고 무게중심이 높지만 가속 페달의 반응이 조금 두루뭉실해서 페달을 놓을 때 빠르게 감속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뉴트럴 언더’로 일관하도록 세팅되어 조금 지루하지만 안정감 있게 코너를 돌아 나간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운전영역에서 꽤 괜찮은 운동성능을 보인다. V6 엔진은 강력하지는 않으나 큰 불만 없이 탈 만하다. 4단 AT는 때때로 변속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성능을 보인다. V8 엔진에는 5단 AT가 얹힌다. 칼럼 시프트는 조작감이 다소 빡빡하다. 넉넉한 견인력을 자랑하는 듀랑고는 셀렉트 레버 끝단에 달린 버튼을 눌러 변속제어를 토/힐 모드로 바꿀 수 있다. 기아 차가 홀드 버튼으로 O/D(오버드라이브) OFF를 겸하게 만든 적이 있듯이 듀랑고도 견인 모드 버튼으로 오버드라이브를 해제하도록 되어 있어 변속을 적극적으로 하는 운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0→60마일(약 97km) 가속은 13초 내외. 느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았을 때의 반응이 다소 느리고 회전상승이 조금 무겁다. 발진가속이나 추월가속 성능이 경쟁차들에 뒤지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깊이 밟을 일이 많고 풀가속 때 엔진음이 실내로 적잖이 새어 들어온다. 그 외의 주행소음은 잘 억제되어 있다.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다른 미드 사이즈나 풀사이즈 경트럭보다 스포티하게 움직인다. 요즘의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차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듀랑고도 하이드로포밍 공법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강성을 높였다.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코너링 중 거친 노면을 지나도 차체가 공진하거나 서걱거리지 않는다. 높아진 강성 덕분에 조금 딱딱한 서스펜션으로도 괜찮은 승차감을 이끌어낸다. 구형보다 나아진 듀랑고는 잘 다듬어진 차를 좋아하는 여성과 크고 힘센 차를 좋아하는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개발되었다. V6형은 풀사이즈에 가까운 크기의 경트럭을 타면서 연비에 신경 쓰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다. 고성능 이미지는 5.7X의 헤미 엔진이 책임진다. 주행 캐릭터는 유럽적인 분위기를 띠며 전반적인 구성도 잘 짜여진 느낌이다. 크라이슬러가 경쟁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차로, 미국산 SUV 중에서는 매력 있는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미국의 기름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경트럭의 열풍에 힘입어 듀랑고도 순조로운 판매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닷지 듀랑고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01×1930×1887 휠베이스(mm) 3027 트레드(mm)(앞/뒤) 1636/1638 무게(kg) 2121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6 최고출력(마력/rpm) 210/5200 최대토크(kg·m/rpm) 32.5/4000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배기량(cc) 3701 보어×스트로크(mm) 93.0×90.8 압축비 9.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102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000/1.570/1.0000.697/-/- 최종감속비 2.700 변속기 자동4단 Price -
CADILLAC SRX vs BMW X5 4.4i v.. 2004-05-25
프롤로그 완벽한 크로스오버 캐딜락 SRX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SRX는 21세기를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캐딜락의 현재 모습이다. 대형 세단 드빌과 스빌,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가 20세기의 특성인 보수와 전통을 반영하고 있다면 스포츠 세단 CTS와 SUV SRX, 로드스터 XLR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21세기를 연 주인공들이다. 4월 국내 시판에 들어간 캐딜락 SRX의 첫인상은 ‘퓨전’(fusion) 그 자체로 크로스오버의 영역을 뛰어넘었다. 이에 반해 BMW X5는 SUV의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X5 4.4i가 시승에 불려나온 이유는 SRX와 동급 엔진을 얹었다는 점. 99년 데뷔 이래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고, 지난해 7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가치를 더욱 높였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과격함과 힘이 넘치는 최신형 SUV다. 캐딜락 SRX,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은 ‘럭셔리’라는 꾸밈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SUV들이다. 모두 배기량 4천cc가 넘는 엔진을 얹어 300마력을 웃도는 출력을 자랑하는데다 첨단장비로 무장했다. 정상급 SUV의 현주소를 알아보기에 안성맞춤인 차들이다. 익스테리어 거구에는 심플한 디자인이 어울려 캐딜락의 디자인 변신을 보여준 신호탄은 99년 선보인 컨셉트카 이보크(Evoq)와 2001년 베일을 벗은 바이존(Vizon)이다. 2도어 쿠페 이보크와 왜건형 바이존은 손을 벨 듯 날카롭게 각을 세운 에지 디자인으로, CTS의 모태가 되었다. CTS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캐딜락 변신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바이존은 캐딜락의 첫 SUV SRX로, 이보크는 로드스터 XLR로 거듭났다. SRX의 V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사각형 헤드라이트, 펜더와 보네트를 뚜렷이 나누는 각진 스타일은 CTS, XLR과 공유하는 패밀리룩이다. 곡선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극단적인 디자인이지만 CTS를 통해 눈에 익어서인지 낯설지 않다. X5나 투아렉보다 앞 오버행이 긴 롱 노즈 디자인도 튀는 얼굴을 만든다. 3시리즈를 닮은 X5와 페이튼을 빼닮은 투아렉도 각자의 가풍을 잇고 있다. 지난해 7월 페이스리프트된 X5는 헤드램프 아래에 곡선을 넣고, 범퍼의 흡기구를 키웠다. 직사각형의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쓴 투아렉은 화장하지 않은 얼굴처럼 수수하다. SRX·X5와 나란히 세워 놓으면 심심할 정도다. 하지만 2톤이 넘는 거구에는 투아렉의 디자인이 제격 아닐까. 3열 시트가 달린 SRX는 X5, 투아렉보다 훨씬 길고 낮다. SRX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950×1천845×1천685mm로 X5(4천667×1천872×1천705mm)보다 283mm 길고, 20mm 작다. 에어 서스펜션을 가장 높은 단계로 올린 투아렉(4천754×1천928×1천726mm)과 비교하면 196mm 길고, 41mm 작은 사이즈. 휠베이스도 2천957mm로 X5(2천820mm), 투아렉(2천855mm)보다 길다. 특히 3열에 탄 승객을 위해 D필러를 꼿꼿이 세우고 큰 유리창이 달려 D필러를 눕혀 균형을 잡은 X5나 투아렉보다 더욱 길어 보인다. SRX가 왜건에 가까운 이유다. SRX의 또 다른 경쟁모델인 렉서스 RX330, 볼보 XC90, 벤츠 M클래스 등과 비교해도 정통 SUV와는 거리가 멀다. 인테리어 X5·투아렉이 짜임새 있어 캐딜락 SRX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승용차처럼 높은 대시보드가 인상적이다. 승용 감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CTS와 비슷하지만 질감은 더 고급스럽다. 공간배치는 X5나 투아렉보다 훨씬 앞선다. 단추를 눌러 접거나 펼 수 있는 3열 시트에는 2명이 앉을 수 있고, 시트를 접어 넓은 짐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3열 시트는 어른이 앉기에 불편하다. SRX의 또 다른 개성은 2열 시트까지 넓게 열리는 ‘울트라 뷰 선루프’. 지붕의 절반을 열 수 있고, 선루프 앞에 10cm의 바람막이가 있어 바람을 직접 맞지 않으면서 개방감을 즐길 수 있다. 선루프를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 안전벨트는 시트 모서리에 달았다. 뒷좌석 승객은 7인치 LCD 모니터와 DVD 플레이어를 쓸 수 있다. X5와 투아렉의 인테리어를 SRX와 비교하면 미국차와 독일차의 다른 점을 읽을 수 있다. SRX는 정사각형 셀로 이루어진 투박한 송풍구와 밋밋한 계기판 등 멋부리지 않는 미국차의 특성을 보여준다. 6.5인치 모니터와 에어컨 사이에 CD 삽입구만 덩그러니 뚫려 있는 센터페시아는 고급차의 격을 떨어뜨린다. 5단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 ‘드라이버 시프트 컨트롤’을 수동 모드로 옮겼을 때 계기판에 나타나는 숫자가 너무 작은 것도 흠이다. X5 및 투아렉으로 옮겨 타면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쓰임새에 중점을 두어 질서 있게 배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꼼꼼한 독일차의 개성을 드러낸다. 화려함과 짜임새를 따진다면 투아렉에 최우수상을, X5에 우수상을 줄 만하다. 주행성능 고속과 코너링 성능 뛰어난 투아렉 아주 오랜만에 맛본 짜릿함이었다. 석 대 모두 4천cc급 엔진을 얹고, 달리기 성능을 도와주는 각종 전자장비로 무장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SRX는 V8 4.6X VVT(Variable Valve Timing) 노스스타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15마력/6천400rpm, 최대토크 42.7kg·m/4천400rpm의 성능을 낸다. 초당 1천 번 움직인다는 전자식 쇼크 업소버는 SRX의 숨은 무기. V8 4.4X DOHC 엔진의 X5는 흡·배기 컨트롤 장치인 밸브트로닉을 더해 구형(286마력)보다 강력한 320마력/6천100rpm을 낸다. 최대토크는 44.9kg·m/3천700rpm. 노면 상태에 따라 앞뒤 토크를 자동으로 나누는 x드라이브와 자세안정장치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내리막길을 ‘알아서’ 안전하게 내려오는 HDC(Hill Descent Control)을 더했다. 투아렉은 V8 4.2X DOHC 엔진으로 최고출력 310마력/6천200rpm, 최대토크 41.8kg·m/3천∼4천rpm을 낸다. 투아렉이 자랑하는 무기는 차 높이를 6단계로 조절하는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 에어 서스펜션과 센터 디퍼렌셜 록이 달린 4WD ‘4모션’이다. 직진 주행성능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갑론을박’이 될 정도로 모두 뛰어났다. SRX는 노면상태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승용차처럼 편안한 드라이빙 포지션이 인상적이다. 초기 가속성능은 X5나 투아렉보다 더딘 편이고, 4천rpm 이상의 고회전에서는 엔진 소음이 크다. X5는 액셀 페달을 밟는 대로 튀어 나가는 가속성능이 으뜸이고,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브레이크가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핸들 아래에 패들 시프트를 단 투아렉은 다른 모델에서 찾을 수 없는 운전 재미를 선사했다. 와인딩 로드에서 거칠게 몰아붙였을 때에도 가장 침착한 자세를 보였다. 특히 노면 마찰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방음처리는 충분히 칭찬 받을 만하다. 코너를 공략하는 능력에서는 X5와 투아렉이 우세했다. 시속 80km로 굴곡이 제법 심한 코너를 돌아 보았다. SRX는 뒤쪽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오버스티어를 보였고 원선회를 할 때도 언더스티어로 회전반경이 커졌다. X5는 스티어링 감각이 SRX나 투아렉보다 정교하지만 너무 가벼워 고속 코너링 때 조금 불안하다.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을 가장 낮은 단계로 내렸을 때 승용차에 버금가는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나무랄 데가 없는 성능이다. 에필로그 쓰임새와 승차감은 SRX가 한 수 위 그동안 SUV와는 거리가 멀었던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새 차종을 내놓는 것을 보면 확실히 SUV의 전성시대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이 그랬고, 사브 9-7X도 합류를 앞두고 있다. SUV라는 공통분모를 갖더라도 메이커의 성격을 담은 다른 분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퓨전의 특성이 가장 뚜렷한 SRX는 미니밴과 왜건의 쓰임새에다 승용차 승차감을 절묘하게 버무려 정통 SUV와의 경쟁을 피하고 있다. 4천cc급 모델군에서 싼값도 장점이다. 문제는 디자인. 보수적인 국내 시장에서 왜건에 가까운 SRX가 잘 받아들여질까 의문이다. X5는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지만 거센 도전자들을 막아내기에 버거워 보인다. SRX처럼 기능성을 앞세운 차들을 상대하기는 수월해 보이지만 투아렉이나 포르쉐 카이엔 앞에서는 BMW가 내세우는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구호가 쑥스럽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차다. 접착제로 붙인 듯 용접 흔적이 없는 도어 경첩이나 단차에 숨은 방음·방수고무를 확인할 것. 만날 때마다 감동을 주는 사람처럼 자꾸만 타고 싶은 차가 투아렉이다. 하지만 브랜드를 먼저 따지는 허풍선이 오너들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캐딜락 SRX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671 4667×1872×1725 4754×1928×1726 휠베이스(mm) 2957 2820 2855 트레드(mm)(앞/뒤) 1572/1580 모두 1575 1652/1668 무게(kg) 2009 2180 2464 승차정원(명) 7 5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 ← 최고출력(마력/rpm) 315/6400 320/6100 310/6200 최대토크(kg?m/rpm) 42.7/4400 44.9/3700 41.8/3000~40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풀타임) ← 배기량(cc) 4572 4398 41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92.0×82.7 84.5×93.0 압축비 10.5 ← 11.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 연료탱크크기(L) 76 93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트럿/멀티링크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V디스크/디스크(ABS)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35/60 R18, 255/55 R18 255/55 R18, 255/55 R18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420/2.220/1.6001.000/0.760/-/3.020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4.148/2.370/1.5561.155/0.857/0.686/3.394 최종감속비 3.230 4.100 4.560 변속기 자동5단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0 210 218 0→시속 100km 가속(초) - 7 8.1 연비(km/L) 12.3 8.0 6.7 Price 8,680만 원 1억1,200만 원 1억350만 원
가장 매력적인 모델은 싼타페 ④종합평가 - 어떤 차.. 2004-05-21
현대 투싼, 싼타페, EF 쏘나타, 기아 카니발 중에서 한 대를 고른다면 어떤 차를 살까. 시승팀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디젤유값이 정부 발표대로 더 인상된다면 연료비는 비슷비슷해진다고 본 A기자는 조용하고 잘 달리는 EF 쏘나타를 우선으로 뽑았고, 투싼은 덩치와 고급성이 떨어진다며 싼타페를 고른 B기자도 있었다. 두 자녀가 있고, 가끔 부모와 함께 타는 30대 중반의 C기자는 카니발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투싼, 완성도 높지만 작고 유지비 높아 오랜 의논 끝에 시승팀은 싼타페가 가장 괜찮은 차라고 결론을 내렸다. 차 크기, 실내 편의성, 쓰임새, 동력성능, 차값과 유지비를 종합한 결과다. 특히 투싼과 비교했을 때 넉넉한 실내공간과 저렴한 등록비·세금이 싼타페의 장점이다. 나온 지 4년이 넘었지만 디자인이 식상하지 않고, 편의성과 고급성도 떨어지지 않는다. SUV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이유가 있었다. 지나치게 튀는 디자인이 흠이라면 흠이다. 싼타페는 국산 SUV로는 처음으로 커먼레일 엔진을 얹었고, 2003년형부터 가변식 터보를 쓰는 VGT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성능이 더욱 높아졌다. 동급 승용차 이상의 토크와 날랜 달리기 성능은 그동안 본지에서 실시한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되었다. 시속 180km를 넘어가는 최고시속, EF 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는 가속성능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헤드룸이 낮다는 점, 2열 시트가 시승차 중에서 불편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3열 시트는 사람을 태울 목적이 아니므로 4년간 자동차세를 줄인 것만으로도 제역할을 한 것이다. 같은 장비의 투싼보다 200만 원 정도 비싼 값은 고출력 엔진과 여유로운 공간에 대한 비용이다. 한편 싼타페의 넉넉한 출력은 가장 많이 팔리는 2WD 모델에는 과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반주행 때는 출렁이는 서스펜션 세팅 때문에 승차감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엔진과의 조화를 생각할 때는 약간 무르다. 네 바퀴에 출력을 모두 전달하는 4WD 모델이 엔진과 균형이 맞으므로 이쪽을 권하고 싶다. 투싼이 뒤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완성도는 싼타페보다 낫다. 터빈과 세팅이 달라 싼타페에 비해 출력이 낮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테스트를 통해 밝혀졌다. 오히려 차의 크기와 출력의 조화, 서스펜션 세팅, 핸들링 등은 투싼이 앞선다. 미국 수출을 고려했다지만 서스펜션은 유럽형 SUV인 랜드로버 프리랜더에 버금간다. 고속으로 갈수록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확연해졌으나 탄탄한 하체 덕에 안정성은 더 좋았다. 가속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지만 최고시속은 180km를 넘었다. 휠베이스가 길어 직진 안정성도 괜찮은 편이다. 차 크기와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싼타페를 너무 닮았다’와 ‘예상보다 차체가 작다’는 데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디자인은 현대 엑센트가 베르나로, 티뷰론이 투스카니로, 아반떼가 아반떼 XD로 바뀌었을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차 크기에 대한 의견은 약간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기아 스포티지가 단종된 지 2년이 안 되었지만 싼타페가 그 자리를 메우는 동안 ‘컴팩트 SUV’에 대한 기준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싼이 나오면서 SUV가 합리적인 크기로 돌아갔다고 해야 옳다. 5명의 승객이 불편 없이 타고도 승용차보다 짐공간은 더 넓은, 소형 SUV의 장점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니밴의 쓰임새, 의외로 활용 적어 수 년째 승용차 베스트셀러로 군림해온 EF 쏘나타에 대해서는 ‘역시’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테스트에 나온 차는 기본형에 총주행거리가 꽤 되는 2001년형이었음에도 발군의 달리기 성능을 보였고, 뛰어난 핸들링이 장점이다. EF 쏘나타는 휘발유값이 적당하면 휘발유 엔진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 주는 차였다. 제아무리 첨단 커먼레일 엔진이라도 정숙성과 고속성능에서 휘발유 엔진을 앞지르지는 못한다. 하지만 실내 실용성은 SUV와 미니밴을 따라갈 수 없고, 시야도 답답하다. 수납공간도 마찬가지. 유지비 부담 또한 크다. 카니발은 장·단점에서 EF 쏘나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운동성능 테스트와 소음 등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값에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점에서 큰 덩치의 덕을 톡톡히 본다. 5명 이상이 편안하게 탈 수 있다는 데에 모두가 수긍했다. 하지만 ‘그럴 때’가 몇 번이나 될까? 한두 명이 주로 타는 카니발은 교통효율 면에서도 비합리적이다. 결론을 내리면서 엉뚱하게도 요즘 인기가 좋다는 이종 격투기가 떠올랐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모두가 대장이고 승리자지만 한자리에 모이면 각자가 싸워 온 룰이나 기술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새로 나온 투싼을 제외한 나머지 석 대는 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차들이다. 시승팀은 싼타페를 우승자의 자리에 올렸지만, 완벽한 KO승은 아니다. 나머지 석 대가 호시탐탐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심판은 소비자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공정성이 더해진 주관적인 판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차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차값은 EF 쏘나타, 유지비는 싼타페 ③경제성 .. 2004-05-20
현대 투싼의 비교대상으로 끌어낸 SUV, 승용차, 미니밴의 대표 싼타페, EF 쏘나타(이하 쏘나타), 기아 카니발은 모두 승용차로 분류된다. 하지만 등록과 유지비용은 차이가 크다. 주원인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차종 구별 때문이다. 2001년 1월 1일자로 10인승 이하를 승용차로 분류하고, 내년부터 등록세와 자동차세를 단계적으로 올려 2007년에는 승용차와 똑같아진다. 이번 시승에 나온 차를 새로 산다고 가정했을 때의 비용을 따져 보았다. 투싼과 싼타페를 제외하고는 자동기어가 달린 기본형 수준에 탁송비가 더해졌으며 차값은 현금 일시불이다. 다만 카니발은 100만 원 에누리 판매를 하므로 이 조건을 포함시켰다. 차값의 5% 정도가 할인된 것이다. 구입비용 등록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세금은 차값의 몇 %로 매기고, 준조세의 성격을 띠는 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공채 금액기준은 기준이 복잡해 차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난다. 비교 모델의 등록비용은 과 같다. 등록비용 중 차값을 뺀 부분은 비율을 잘 살펴야 한다. 등록세의 경우 승용차(투싼, 쏘나타)가 차값의 5%, 승합차는 3%다. 때문에 싼타페가 투싼보다 비싸지만 등록세는 낮다. 같은 이유로 덩치가 크고 승차인원이 많은 카니발은 넉 대 중 등록세가 가장 낮고, 승용차인 쏘나타는 투싼 다음으로 높다. 취득세는 무조건 차값의 2%를 내야 한다. 공채는 서울과 대도시에서는 도시철도채권, 기타 지역은 지역개발공채를 사야 한다. 새차를 등록할 때, 도시철도채권은 2천cc 미만 승용차(쏘나타)의 경우 차값의 12%를 사야 하고, 7인승 이상(싼타페, 카니발Ⅱ)은 차값에 상관없이 39만 원 정액을 구입해야 한다. 대체로 채권은 구입 직후 은행에 되팔므로 표에 실린 값은 채권구입비의 20% 금액이다. 다만 투싼은 지프형차로 차값의 5%가 적용되어 쏘나타보다 16만 원 이상 싸다. 차값을 수치로 비교할 때는 편의장비도 살펴야 한다. 요즘 차는 대부분 파워 윈도와 파워 핸들, 에어컨 등이 기본이다. 준중형급 승용차 이상은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이고, 중형차는 ABS도 기본인 경우가 많다. 투싼은 가장 많이 팔릴 2WD 가운데 중간급에 속한다. 등급은 MX 고급형 오토로, ABS와 앞좌석 열선시트, CDP 기능을 겸한 MP3 오디오, 풀오토 에어컨과 유해가스 차단장치가 기본이다. 여기에 선택장비인 가죽시트(69만 원)와 선루프(40만 원), 조수석 에어백(34만 원)이 더해졌다. 싼타페는 VGT 2WD 골드 기본형이다. 투싼과는 엔진만 다를 뿐 기본장비는 똑같다. 역시 가죽시트(109만 원)와 전동식 선루프(43만 원)는 선택장비다. 쏘나타는 2.0 GV 오토로 기본형에 가깝다. 그럼에도 유해가스 차단장치(AQS)가 있는 풀오토 에어컨이나 운전석 에어백, ABS, 앞좌석 열선시트가 기본이다. 카니발은 중간급인 랜드. 듀얼 에어컨과 알루미늄 휠, 리어 스포일러,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으로 달렸다. 2천만 원 넘는 차지만 ABS와 CDP 등이 옵션이다. 180만 원을 더 내면 등급이 파크로 올라가고, 풀오토 에어컨, AQS, 선루프 등이 더해진다. 하지만 ABS는 선택장비다. 등록 및 구입비용   투싼 2WD MX 고급형 자동기어 싼타페 WGT 2WD 골드 기본형 자동기어 EF 쏘나타 2.0 GV 기본형 자동기어 카니발 II 디젤랜드 자동기어 차값 18,380,000 21,010,000 15,910,000 19,100,000 (100만 원 할인금액) 선택장비 1,430,000 가죽시트+선루프+ 조수석 에어백 1,520,000 가죽시트+선루프 0 0 탁송료 168,000 168,000 90,000 45,000 차값 총계(A) 19,978,000 22,698,000 16,000,000 19,145,000 등록세 908,050 619,020 727,250 522,136 채권 182,000 78,000 349,000 78,000 취득세 363,220 412,680 290,900 348,091 기타비용(번호판,증지,등록대행비) 36,500 36,500 36,500 36,500 등록비용 소계(B) 1,489,770 1,146,200 1,403,650 984,727 총구입비용(A+B) 21,467,770 23,844,200 17,403,650 20,129,727 유지비용 차를 운행할 때 들어가는 유지비는 1년 단위로 내야 하는 자동차세와 기름값의 비중이 크다. 자동차세는 투싼과 쏘나타가 비슷하고, 7인승 싼타페와 9인승 카니발은 올해까지 승합차 기준이 적용되어 6만5천 원을 낸다. 하지만 내년에는 아래 공식에 맞춰 세금이 올라간다. 승합세액+{(승용세액-승합세액)×33/100}=2005년 세금 배기량 2천902cc인 카니발과 1천991cc인 싼타페의 세금 변화는 와 같다. 2006년이 되면 33%가 66%로 바뀌고 2007년 100%가 되어 승용차와 세금이 똑같아진다. 올해부터 2007년까지는 세금 차이가 크다. 카니발은 테라칸이나 무쏘, 렉스턴 등 다른 7인승 SUV에 비교할 수 있다. 매년 30만 원 가까이 세금이 올라 부담이 크다. 특히 5인승 투싼과 쏘나타는 7인승 싼타페와 차이가 더 벌어진다. 동급 휘발유 승용차에 비해 비싼 SUV를 고르는 이유는 단 하나, 좋은 연비와 저렴한 기름값 때문이다. 시승에 나온 넉 대의 공인연비와 연간 2만km를 주행했을 때의 기름값은 과 같다. 4월 중순 서울지역 평균 기름값을 기준으로 했고, 연비는 정부공인연비의 80%로 잡아 계산했다. 디젤차가 휘발유차에 비해 공인연비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예상했던 대로 휘발유 엔진인 쏘나타의 기름값은 투싼의 두 배를 넘었고, 연비가 떨어지는 카니발에 비해 580여만 원이 더 나왔다. 쏘나타는 카니발보다 1년 기름값이 146만 원 정도 더 든다는 말이다. 자동차세 배기량(cc)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4년 합계 투싼 1,991 517,660 ← ← ← 2,070,640 싼타페 1,991 65,000 214,378 305,256 517,660 1,102,294 EF 쏘나타 1,997 519,220 ← ← ← 2,076,880 카니발II 2,902 65,000 338,509 612,018 893,816 1,909,343 연간 2만km 주행시 2007년까지 누적 기름값 공인연비 실제연비 2004년 2005년까지 2006년까지 2007년까지 투싼 12.9 10.32 1,720,944 3,441,888 5,162,832 6,883,776 싼타페 12.0 9.6 1,849,704 3,699,408 5,549,112 7,398,816 EF 쏘나타 9.4 7.52 3,686,760 7,373,520 11,060,280 14,747,040 카니발II 10.0 8.0 2,220,000 4,440,000 6,660,000 8,880,000 결론 구입비용과 유지비용은 차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것을 하나로 모으면 아래 가 된다. 투싼을 기준으로 할 때 싼타페는 값 차이가 280만 원이지만 등록비와 세금이 저렴해 4년 후 200만 원 정도로 좁아졌다. 투싼과 쏘나타는 정반대다. 구입비용은 편의장비가 적은 쏘나타가 400만 원 정도 싸지만 4년간 굴린 후에는 380만 원 정도 더 든다. 카니발은 투싼에 비해 등록비가 저렴하고, 덩치 큰 미니밴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 현재 디젤유값은 휘발유 대비 64% 수준. 정부의 발표대로 휘발유의 85%까지 올라간다면 차값도 비싸고 연료비도 높아져 경제성이 줄어든다. 내년에 디젤 승용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유지비 때문에 비싼 SUV를 살 의미가 줄어든다. 때문에 아래의 네 차종을 놓고 고민할 사람이라면 자신의 취향을 우선한 다음 SUV냐 세단이냐를 정해야 한다. SUV나 미니밴으로 굳혔다면 값이 비싸지만 연비가 좋은 투싼을 고를 것인가, 덩치가 크고 앞으로 3년간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싼타페나 카니발을 선택할 것인가를 정하도록 한다. 참고로 새차 대비 중고차 감가상각비는 SUV가 가장 낮아 차를 되팔 때 유리하다. 구입비용 및 4년간 유지비 투싼 싼타페 EF 쏘나타 카니발II 구입비용(보험료 제외) 차값 19,978,000 22,698,000 16,000,000 19,145,000 등록비 1,489,770 1,146,200 1,403,650 984,727 소계(A) 21,467,770 23,844,200 17,403,650 19,145,000 유지비(정기 수리비,보험료 제외) 세금(2004∼2007년) 2,070,640 1,102,294 2,076,880 1,909,343 기름값(2004∼2007년) 6,883,776 7,398,816 14,747,040 8,880,000 소계(B) 8,954,416 8,501,110 16,823,920 10,799,343 총계(A+B) 30,422,186 32,345,310 34,227,570 30,919,070
New & Old SLK 200K 결혼하고 싶은 차.. 2004-06-11
내심 이런 자리가 생겼으면 하는 기대는 갖고 있었지만, 갑자기 마련된 더블 데이트가 당황스러운 것은 눈 앞에 나타난 존재들이 결코 쉬이 대할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리오 루프로 소형 하드톱 컨버터블 시대를 연, SLK 200K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차의 옛 모델과 새 모델을 함께 만나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눈이 가는 것은 비교적 익숙한 옛 모델보다는 갓 모습을 드러낸 새 모델 쪽이다. 설레는 첫 대면. 잠깐 사이에 두근거리던 가슴이 철렁 주저앉는다. 반짝 뜬 큰 눈에 또렷한 콧날의 얼굴, 적당한 굴곡과 볼륨이 있는 당당한 몸매에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진 스타일. 내가 찾는 여성의 스타일과 비교할 만한 모습의 차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나올 줄이야. 화창한 봄날, 싱글생활이 지겨운 남정네 손에 이런 차를 쥐어주다니……. 뉴 SLK 실내는 신세대 벤츠 분위기 물씬 초기가속 더디지만 달려나가는 맛 충분해 자리를 함께 한 옛 모델을 보면 화장도 하지 않은 수수한 모범생이 떠오른다. 앉아있는 모습은 다소곳하고, 어디 한 곳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이 당차다. 반면 새 모델은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멋쟁이 학생의 모습이다. 흡인력 있는 자극. 소개팅 자리라면 누구든 새 모델쪽으로 눈길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사람도 마찬가지이듯, 첫 인상이나 몇 마디 대화만으로 어울릴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옛 모델은 이미 몇 차례 타 본 기억이 있어, 새 모델에 먼저 올랐다. 아쉽게도 마련된 시간이 길지 않기에, 서둘러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지붕은 닫은 채다. 복잡한 시내에서 멋진 차와 함께 있는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대범하지 못한 탓이다. 실내는 카드의 스페이드 모양을 떠오르게 하는 화려한 센터페시아가 분위기를 적당히 띄워, 치밀한 소재와 구성의 답답함을 덜어낸다. 요즘 줄줄이 나오고 있는 신세대 메르세데스의 실내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작아진 글씨와 스위치들이 시선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MT 기능이 있는 5단 AT를 얹었지만 시내에서는 AT모드가 편하다. 묵직한 액셀러레이터 페달은 부담없이 가속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변속충격도 적고 스포티한 느낌도 살아있다. SLK 중에서도 가장 작은 엔진을 얹은 탓에 초기가속이 약간 더디지만, 꾸준하고 고르게 달려나가는 맛은 충분하다. 가속할 때 밑바닥에 깔리는 “바라랑∼”하는 배기음도 그럴싸하다. 스포티한 차를 스포티하게 몰 수 있는 와인딩 코스 앞에서 지붕을 벗겼다. 트렁크로 접혀들어가는 하드톱인 바리오 루프가 여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옛 모델과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고갯길 초입에서 변속기를 MT모드로 바꿔본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변속버튼이 새로 생겼지만, 차라리 기어 레버를 좌우로 밀고 당기는 것이 편하다. 의도한 것보다 시간차이를 두고 변속이 이루어지는 것은 옛 모델과 마찬가지지만 변속 타이밍은 빨라졌다.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바람으로 목을 감싸주는 에어 스카프 기능을 써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계속해서 이어진 코너를 돌아나오며 뼈대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든든한 섀시 덕분에 핸들링이 정확하다. 쿠션이 단단한 버킷타입 시트는 몸을 확실히 잡는다. 그런데 차를 아무리 몰아붙여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엔진 힘을 타이어가 잡아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타이어는 길바닥을 붙들고 놓을 생각을 않는다. 일부러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심한 언더스티어를 유도해도 소용이 없다. 고갯길 정상에 올라 차를 세우고 타이어부터 확인한다. 스포츠 옵션으로 꾸민 차인 듯, 오버사이즈의 17인치 휠과 폭 245mm짜리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16인치 휠과 타이어 정도가 오히려 잘 어울릴 듯하다. 두 차를 나란히 세우고 엔진룸을 살펴본다.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새 모델의 1.8X 수퍼차저 엔진은 레이아웃이 바뀌면서 수퍼차저와 흡기 라인의 위치가 바뀌었다. 최소한 엔진룸만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공들인 느낌은 옛 모델이 강하지만, 잘 정돈된 세련미는 역시 새 모델쪽이 한 수 위다. 소형 로드스터의 장점 많은 옛 모델 세월 흔적 안고 있어도 매력 느껴져 이제는 모범생을 만날 시간. 옛 모델로 자리를 옮겨본다. 아무리 당대에 좋은 평을 얻었던 차라도 갓 나온 새 모델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장재가 차급에 맞지 않게 싸보이는 것이 아쉽고, 조립정밀도도 탁월하다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부담스러움을 덮어버린 단순함은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운전자의 능력에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뜻이다. 새 모델보다 즐길 수 있는 여지는 더 큰 셈. 방금 새 모델로 올라온 길을 옛 모델로 내려가 본다. 폭 205mm의 15인치 타이어는 조금이라도 속도를 덜 줄이면 여지없이 미끄러지려 하지만, 오히려 차를 몰아가는 재미가 있다. 적당한 시점에서 작동하는 ESP 때문에 타이어의 마찰음이 걱정스럽지 않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놀림 때문인지 뒤통수를 돌아 치는 바람도 더 시원하다. 아, 생각해보니 새 모델에는 좌석 뒤의 롤바에 바람막이가 쳐져있었다. 한 세대 전의 설계인 2.0X 엔진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다. 회전감각은 거의 비슷하고, 길이 잘 든 덕분인지 새 모델보다 약간 부드러운 느낌이다. 배기음도 나긋한 것이 듣기 좋다. 가볍게 즐기는 소형 로드스터의 본질에는 더 가까운 모습이다. 움직임도 보기와는 달리 많이 놀아본 실력이다. 정말로 얕볼 수 없는 상대는 이쪽인 것 같다. MT모드에서 새 모델과 비슷한 변속반응을 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묘한 굴곡이 있는 기어 레버는 가죽으로 덮인 옛 모델이 알루미늄 느낌의 새 모델보다 손에 닿는 느낌이 좋다. 변속 프로그램은 윈터와 스포츠 두 가지뿐이지만, 오늘처럼 맑은 날씨와 깨끗한 노면이라면 딱히 불만스러울 것은 없다. 한낮의 따가운 햇볕을 피해 두 차 모두 그늘을 찾았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가르는 즐거움은 컨버터블의 시원함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힘찬 달리기로 들뜬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며, 제대로 보지 못한 트렁크를 살폈다. 놀랄 정도는 아니지만 옛 모델의 부족한 부분들이 이모저모 잘도 개선되었다. 지붕이 접힐 공간과 짐을 넣을 공간을 구분해주는 가리개는 말려 들어가는 스크린에서 플라스틱 커버로 바뀌어 더 편하고 깔끔하다. 가리개가 제 위치에 있지 않을 때에 옛 모델은 경고음만 들려 당황하기 쉽지만, 새 모델은 계기판의 디스플레이에 경고문이 표시되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짐을 넣을 공간이 늘어난 것도 반가운 일. 돌아오는 길, 옛 모델의 은근한 느낌을 즐기며 오늘의 데이트를 돌아본다. 진화의 한 세대를 넘어오며 SLK의 주행감각은 조금 더 날카로워졌고 승차감은 진지해졌으며 달리는 느낌은 강렬해졌다. 약간은 어설펐던 마무리도 크게 나무랄 곳 없이 바뀌었다. 한마디로 멋지다. 하지만 본격적인 스포츠카의 감각에 다가간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2인승 소형 컨버터블의 장점을 조금은 외면한 느낌이 든다.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어도, 옛 모델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다분히 상대적인 익숙함 때문일지 모른다. 솔직히 얘기해서, 새 SLK 같은 여자라면 결혼은 어떨지 몰라도 연애는 피하고 싶다. 속속들이 너무 노련하기 때문이다. 얘기가 지나치다고? 누가 총각 가슴에 불을 지르랬나. 메르세데스 벤츠SLK200K(구형) 메르세데스 벤츠SLK200K(신형)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995×1745×1289 4082×1777×1296 휠베이스(mm) 2400 2430 트레드(mm)(앞/뒤) 1488/1471 1530/1541 무게(kg) 1365 1705 승차정원(명) 2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수퍼차저 ← 최고출력(마력/rpm) 163/5300 163/5500 최대토크(kg?m/rpm) 23.5/2500~4800 24.5/3000~4000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배기량(cc) 1998 1796 보어×스트로크(mm) 89.9×78.7 82.0×85.0 압축비 9.5 9.5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60 70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205/60 R15, 205/60 R15 225/45 R17, 245/40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950/2.420/1.5003.950/2.420/1.500 1.000/0.830/3.1501.000/0.830/3.150 최종감속비 3.460 3.460 변속기 자동5단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3 226 0→시속 100km 가속(초) 9.2 8.3 연비(km/L) 10.4 8.8 Price 6,170만 원(2004년 4월 현재) 6,690만 원
BMW X3 3.0i 3시리즈의 피가 흐르는 스포츠.. 2004-06-09
지난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데뷔한 X3이 국내에 상륙했다. X3은 99년에 선보인 BMW의 첫 SUV X5의 아랫급으로 나온 소형 SUV다. 소형 SUV시장이 커지면서 BMW가 X5보다 체구가 작은 컴팩트 SUV를 내놓으리란 것은 일찍부터 예견되었다. 소문만 무성하던 X3의 실체가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 2003년에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다. BMW는 가을에 데뷔할 X3의 모습을 컨셉트카 엑스액티비티로 미리 선보인 후 같은 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양산형 X3을 내놓았다. 엑스액티비티가 주목받았던, B와 C필러가 없는 독특한 프레임 스트럭처 구조가 양산형 X3에서는 평범한 구조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X3의 실내외 디자인은 엑스액티비티와 거의 같다. X3 컨셉트카가 프레임 스트럭처 구조로 개방감을 높인 데 반해 엑스액티비티는 커다란 선루프로 개방감을 주었다. 직선으로 다듬은 파격적인 외모 눈길 X5보다 약간 작지만 분위기는 큰 차이 디자인면에서 BMW의 파격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는 크리스 뱅글. BMW의 새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크리스 뱅글의 디자인이 입에 오르내리면서 이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디자이너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X3의 형님뻘인 BMW X5는 99년에 데뷔해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크리스 뱅글 스타일로 다듬어졌고 X3은 처음부터 ‘뱅글 스타일’로 빚어졌다. 그의 입김이 가득 들어간 X3의 디자인은 X5는 물론 BMW의 다른 어떤 모델과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헤드램프의 눈매와 리어램프의 모양이 다른 어떤 BMW 모델과도 닮지 않았다. 보디 곳곳에는 X5와는 달리 날이 선명한 직선이 강조되고 있다. 각진 모양의 앞 뒤 범퍼는 물론 보네트와 도어에도 굵은 직선을 썼다. X5가 차체 끝 부분에 보일 듯 말 듯 얇은 몰딩을 붙여놓은 것과는 달리 X3은 휠하우스와 사이드 스텝 부분에 두툼한 몰딩을 둘렀다. 앞 뒤 범퍼는 보디 색이 아닌 플라스틱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말끔한 보디의 X5와 분위기가 다르다. X3은 위아래의 굵은 캐릭터 라인 때문에 입체적으로 보이는 옆모습도 독특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뒷모습이 가장 특징적이다. 눈매가 치켜 올라간 리어램프는 독특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른 어떤 BMW 모델과도 닮지 않았다. 뒤 범퍼 역시 앞 범퍼와 마찬가지로 각진 모습으로, 해치가 열리는 부분이 직각으로 파여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리어램프처럼 뒷부분이 올라가는 형태가 X3의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물론 C필러 뒷부분의 쿼터 글라스, 심지어 양옆 팬더에 달린 조그마한 사이드 턴 시그널 램프까지 뒤가 치켜 올라간 모양이다. 좋고 싫음을 떠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일관된 컨셉트로 디자인한 것을 알 수 있다. 시승차는 국내 시판 이전에 BMW 코리아가 수입한 데모카라 사이드 스텝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지만 시판 모델은 X5처럼 크롬을 입힌 사이드 스텝을 기본장비로 갖추고 있다. X3은 X5보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100mm, 17mm, 46mm 작다. 수치로 보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X5보다 한결 차체가 작으면서 다부져 보인다. 실내 거주성은 X5와 비교해 그다지 모자라지 않다. 무게중심 낮아 코너링 실력 뛰어나 3시리즈에 버금가는 스포티한 성능 위아래 다른 색을 쓴 투톤 대시보드는 디자인이 세련되고 정갈하다. 커다란 속도계와 타코미터 두 개가 자리잡은 계기판이나 넓은 센터페시아 등은 요즘 BMW 모델의 공통된 특징. 데모카인 시승차에는 로터리식 에어컨 조절 스위치가 달렸지만 국내 수입모델에는 전자동 에어컨이 달린다. 지붕에 커다란 선루프를 얹는 것은 요즘 나오는 SUV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X3의 파노라마 루프는 크고 작은 두 개의 유리창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개의 창을 모두 틸팅할 수 있지만 앞쪽 큰 유리창만 슬라이딩 된다. 도어 트림의 커다란 손잡이는 모양이 독특하면서 쓰임새가 좋다. 앞 뒤 시트 모두 몸을 편안하게 받쳐주지만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뒤 시트는 아쉬움을 남긴다. 액셀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으나 밟는 만큼 꾸준하게 가속되고, 고속에서의 정숙성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급가속할 때 BMW 매니아들이 ‘사운드’라고 말하는 엔진음과 배기음의 하모니는 X5의 그것보다 분명 높은 고음이다. 소음 정도는 분명 커졌지만 그 사운드가 부추기는 X3의 몸놀림은 X5의 그것보다 한결 경쾌하다. X3은 BMW가 X5를 선보이면서 내세웠던 스포츠 액티비티 비클(SAV)에 한층 더 다가선 듯하다. X5 역시 보통의 SUV로는 흉내낼 수 없는 달리기 실력을 보이지만 코너링에서는 큰 키 탓에 무게중심이 높아 세단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X5보다 무게중심이 낮은 X3은 한결 세단에 가까운 몸놀림을 보인다. 쉽게 말해 X5와 5시리즈의 격차보다 X3과 3시리즈의 차이가 작다. 낮아진 키로 인해 느끼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X3의 운동성능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데에 한몫을 한다. 어지간한 코너는 BMW의 주행안정장치인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깔끔하게 돌아나갈 수 있다. 시승 당일 직선로에서 내본 X3의 최고시속은 220km. 속도계 오차를 감안하면 리미터로 제한해놓은 최고시속(210km)과 거의 같다. 시속 200km 언저리에서 가속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시속 210km까지 가속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X3을 오프로드에서 탈 일은 많지 않겠지만 비포장길을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은 큰 매력이다. X5에도 얹힌 X3의 4WD 시스템(X드라이브)은 도로상황에 따라 앞 뒤 구동력을 무단계로 나눠 주행성을 높인다. 온로드에서 거의 개입할 여지가 없던 DSC는 비포장길에서 수시로 작동해 X3의 자세를 다잡는다. DSC를 끄고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적당히 차 꽁무니를 미끄러뜨릴 수 있다. 뒷바퀴굴림 방식에서 발전한 X드라이브 시스템은 운전상황에 따라 뒷바퀴굴림의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X3 역시 BMW 4WD 모델이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HDC를 달고 있어 경사진 내리막 비포장길에서도 마음 든든하다. X3의 값은 3.0i가 7천250만 원이고 2.5i가 6천440만 원이다. X3의 기본이 된 3시리즈, 특히 330i와 325i의 값은 각각 6천30만 원, 6천760만 원이다. 단순히 값만 놓고 보면 3시리즈를 살 값에 410만∼490만 원을 보태면 X3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물론 스포티한 세단인 330i와 SUV인 X3의 동력성능을 비교하면 330i의 승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X3 3.0i의 운동성능 역시 만만치 않다. X3의 절대적인 성능이 3시리즈보다 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X3의 넉넉한 실내공간과 노면을 가리지 않는 X드라이브 시스템은 3시리즈와 X3을 놓고 갈등하게 할만큼 매력적이다. 시승 협조: BMW 코리아 ☎(02)3441-7800 BMW X3 3.0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65×1853×1674 휠베이스(mm) 2795 트레드(mm)(앞/뒤) 1542/1542 무게(kg) 184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231/5900 최대토크(kg·m/rpm) 30.6/3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979 보어×스트로크(mm) 84.0×89.6 압축비 10.2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7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35/5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20/2.220/1.6001.000/0.750/3.030 최종감속비 3.64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0 0→시속 100km 가속(초) 8.1 연비(km/L) - Price 7,250만 원
JM MOTORS TTR2 국내 실정에 맞는 버기 .. 2004-05-28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한 4WD차의 끝은 어디일까? 아마도 버기(Buggy)가 맨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모래사막을 달릴 때는 듄(dune) 버기,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바위를 치고 오르는 록 크롤링(rock crawling) 버기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작년과 재작년 탑 크롤러 경기가 열리면서 여러 대의 버기가 만들어졌다. 이번에 시승한 TTR2는 국산 버기 1호를 만들고, 네바퀴조향기술을 응용해 버기를 제작했던 유제범·임석윤 씨가 개발했다. 이들의 얘기에 따르면 록 크롤링뿐 아니라 여러 코스가 뒤섞인 트라이얼 경기도 고려했다고 한다. 800cc 엔진과 자동기어 얹어 버기 제작은 자동차를 개발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쓰임새에 맞추어 기본 메커니즘을 정하고, 설계를 거쳐 차 만들기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결코 순조로운 과정이 아니다. 중간중간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튀어나오기 때문. 이를 수정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부품 조립이 끝난 뒤 다양한 조건에서 주행 테스트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개발 마지막 단계인 파일럿 모델이 탄생한다. TTR2의 제작과정도 위와 다르지 않았다. 설계와 구상에 한 달, 부품을 구하고 제작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점프와 바위 타기 등 과격한 테스트와 보강작업에는 3주가 소요되었다. 이렇게 완성한 버기는 섀시 및 롤케이지 역할을 하는 스틸 파이프 프레임과 네 귀퉁이로 한껏 밀려난 타이어 때문에 당당한 모습이다. TTR2는 길이×너비×높이가 3천400×1천900×1천400mm로 짧고 넓고 낮다. 납작한 모습이 모래사막을 달리는 듄 버기에 가깝지만 32인치의 앞뒤 타이어는 록 크롤링 버기 같다. 바위와 흙이 섞여 있는 국내 지형에 어울리는 한국형 버기라 할 수 있다. 실내는 꼭 필요한 장비만 갖추었다. 수온계와 전압계, 몇 가지 경고등이 나란히 붙어 있고 시동에 필요한 두세 개의 스위치가 있을 뿐이다. 케이블 방식인 자동기어 레버는 쉽게 움직이고, 2개의 버켓시트에는 4점식 벨트를 달았다. 운전 교습용 차처럼 조수석 앞에 브레이크가 달렸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구동계다. 아토스와 비스토에 올라가는 4기통 798cc 엔진과 3단 자동변속기를 세로로 얹었다. 앞바퀴굴림 방식의 아토스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가로로 얹히고 좌우로 드라이브샤프트가 나간다. TTR2는 이것을 세로로 돌리고 2개의 드라이브샤프트를 앞뒤 디퍼렌셜에 연결한 풀타임 4WD 방식이다. 트랜스퍼가 없는 간단한 구조여서 무게가 늘지 않고 제작비용도 적게 들었다. JM모터스는 이런 구조를 실용신안 신청했고, 국제 특허까지 내놓은 상태다. 감속기 역할을 하는 트랜스퍼가 없어 총감속비가 록크롤링 버기에 비해 떨어지거나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토스/비스토의 3단 AT는 종감속 기어비가 4.392로 휘발유차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또 앞뒤 디퍼렌셜에서 기어비 4.200으로 재감속이 이루어지므로 800kg의 무게와 32인치 머드 타이어를 굴리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는 타이어 사이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인치 단위로 바꾼 아토스의 타이어는 21.5인치. TTR2는 32인치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디퍼렌셜에서 다시 4.200으로 감속이 이뤄져 힘이 철철 넘친다. 최고출력 54마력(6천rpm), 최대토크 7.4kg·m(4천rpm)의 힘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론적으로 자동기어가 달린 앞바퀴굴림차 엔진을 모두 쓸 수 있어 300마력이 넘는 괴물도 나올 수 있다. TTR2의 추정 최고시속은 비스토의 절반인 70km 정도. 또 다른 장점은 앞뒤 독립식 서스펜션이다. 뒷바퀴굴림인 기아 포텐샤의 디퍼렌셜을 앞뒤에 넣고 유니버설 조인트를 이용한 드라이브샤프트를 바퀴 허브에 연결했다. 더구나 드라이브샤프트가 안쪽으로 들어가 바닥이 매끈하다. 최저지상고 48cm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설계다. 더블 위시본을 응용한 서스펜션 링크가 길고, 코일오버 방식의 스프링과 쇼크 업소버의 움직임도 크다. 불법 튜닝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대안 롤케이지와 버켓시트 때문에 올라타기가 쉽지 않지만 들어간 후에 몸을 움직이기가 어렵지 않다. 좌우 바퀴의 움직임이 보이고, 헤드라이트 대신 단 안개등에 크롬도금 커버를 씌워 영국제 키트카에 타고 있는 느낌이다. 전원을 넣고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걸면 단단하고 우렁찬 배기음이 들린다. 새로 만든 배기 매니폴드와 머플러 덕분이다. 일반도로를 달리지 않아 소음 규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품이다. 시승은 영종도에서 했다. 김포의 제작소에서 영종도까지는 트레일러를 이용해 옮겼다. 길이 3.5m 이하의 트레일러는 2종 보통면허로도 견인을 할 수 있다. 기어 레버를 D레인지로 옮기고 액셀 페달을 살짝 밟자 버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동기어를 달아 클러치나 변속 레버가 없고, 트랜스퍼도 달리지 않아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 스티어링 휠만 조작하면 된다. 손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머릿속으로 코스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만 생각하면 된다. 오프로드용 버기에 자동기어가 쓰이는 이유다. 처음 움직일 때의 느낌은 가볍다. 소형 승용차 정도의 순발력을 자랑하고, 강력한 브레이크 덕분에 쉽게 멈춘다. 험한 테스트 때도 이런 느낌은 변함이 없다. 50도 이상 기울어진 급경사 절벽을 쉽게 올라가고 내려온다. 무게중심이 낮아 절벽을 오르다 뒤집어지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는다. 점프 후 내려올 때는 무게에 따른 스프링 강도와 쇼크 업소버 감쇠력이 적당해 큰 충격이 없다. 48cm인 지상고와 평평한 하체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처음에는 바닥이 닿을까 걱정이 되지만 곧 알루미늄으로 된 차 바닥을 돌에 얹고 힘으로 밀어붙여서 넘는 록 슬라이딩(rock sliding)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바퀴가 모서리로 한껏 밀려나 접근각 80도, 이탈각은 90도가 넘기 때문이다. 고속주행 때의 안정성도 놀랍다. 휠베이스 안쪽에 엔진과 트랜스미션, 연료탱크, 운전석 등 무거운 부품이 모여 있어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질주해도 일정 수준의 언더스티어를 일으키며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앞바퀴 프리휠 허브를 풀고 드리프트를 시도해 보았지만 휠베이스가 길고 트레드가 넓어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둔덕을 점프하거나 고속 코너링을 해야 하는 랠리용 버기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이런 궁극의 오프로더를 가지려면 얼마를 투자해야 할까? 제작사에서 밝힌 프로토타입 TTR2의 값은 약 1천200만 원. 장비에 따라 값이 조금씩 달라진다. 앞뒤 디퍼렌셜을 쌍용 뉴 코란도나 무쏘의 것으로 바꾸고 에어 로커를 넣으면 300만 원 정도 더해진다. 쓰임새는 어떨까? 기자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군용인 ‘경기갑차’였다. 요즘 전투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게릴라전 형태가 많은데, 우리 군용차로는 20cm 정도의 인도 턱이나 건물 입구, 화단 등을 넘을 수 없다. TTR2에 경장갑을 두르고 기관총을 얹으면 막강한 화력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산림을 관리할 때 쓰고 농장의 트랙터 대용으로도 좋다. 하드코어 오프로더에게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프로드 튜닝이 불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SUV는 순정 상태로 또는 가벼운 튜닝을 해서 타고, 몇 사람이 공동으로 버기를 사서 하드코어 오프로드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버기는 일반도로만 달리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버기가 다양하게 나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시승차 협조 : JM모터스 (031)998-8251 JM모터스 TTR2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400×1900×1400 휠베이스(mm) 2700 트레드(mm)(앞/뒤) 모두 1720 무게(kg) 800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최고출력(마력/rpm) 54/6000 최대토크(kg·m/rpm) 7.4/40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798 보어×스트로크(mm) 68.5×72.0 압축비 9.8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20 Chassis 보디형식 버기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 타이어 모두 33/11.5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728/1.536/1.000-/-/2.222 최종감속비 4.392×4.200 변속기 자동3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70 Price 1,200만 원
PORSCHE CAYENNE V6 분명 포르쉐이고.. 2004-05-27
포르쉐하면 떠오르는 생각. ‘포르쉐는 스포츠카고, 비싸며 두 명밖에 탈 수 없다.’ 정통 스포츠카만을 고집하던 포르쉐가 SUV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포르쉐 매니아들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펄쩍 뛰었다. 하지만 포르쉐는 계획을 밀어붙여 지난해 카이엔 터보와 S를 내놓는다. 작고 야물딱진 스포츠카만을 보아 왔던 이들에게 껑충한 카이엔의 등장은 실망 그 자체였다. 하지만 카이엔은 결과적으로 포르쉐 판매를 13%나 끌어올리는 주역이 되었다. 스포츠카의 성격을 죽이지 않으면서 SUV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낸 것이 인기 비결이었다. 터보와 S 모델에 이어 지난해 11월 V6 엔진을 더했고 4월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안전장비로 신뢰감 높여 카이엔은 멀리서 보아도 분명 포르쉐다. 키가 클 뿐이다. 헤드램프는 전형적인 포르쉐 디자인이다. 돌출된 보네트 라인과 두툼한 앞뒤 펜더, 날렵하게 누운 D필러, 그리고 숨겨진 트윈 머플러에서 힘이 솟구친다. 겉모습의 차이점이라면 카이엔 터보는 브레이크 캘리퍼가 빨간색인 반면 V6는 검은색, 그리고 테일 게이트에 쓰인 로고가 다른 정도다. 짙은 회색의 실내는 차분하면서도 웅장함을 대변한다. 카이엔에 오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기어 옆의 손잡이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진다. 크기가 다른 5개의 원으로 이루어진 계기판과 기어 아래쪽 좌우로 달려 있는, 4WD 시스템을 조절하는 PTM(Porsche Traction Management) 버튼, 에어 서스펜션 기능과 컴포트·노멀·스포츠 3가지 모드로 조절할 수 있는 능동형 서스펜션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 버튼이 익숙하다. 또 센터페시아에 달린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 포르쉐 주행안정관리장치) 버튼과 6개의 에어백이 사방에서 터진다는 설명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다른 SUV에 비해 낮은 시트는 딱딱한 느낌. 2열 시트에 3명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널찍하다. 덩치에 맞게 앞좌석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뒷좌석 레그룸에 모자람이 없다. 서울에서야 자주 보지만 지방은 어디 그런가. 수입차는 구경조차 힘들다. 자동차 전문지 기자라는 장점을 살려 효도 한 번 해볼 요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나들이에 나섰다. 빨리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덩치와 다르게 아이들링 상태의 엔진음은 조용하고 부드럽다. 더 큰 놀라움이 주유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치를 넣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기름값은 내가 내겠다”며 마음껏 넣으란다. “10만 원어치요.” 한 번에 10만 원어치를 넣는 사람을 처음 보았는지 주유소 직원이 다시 확인한다. 옆에 앉은 부모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카이엔 오너 정도면 유지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휘발유 100X에 13만8천 원, 연료비가 만만치 않다. 고성능 모델과 달리 지긋한 맛 일품 V6 3천189cc 250마력 엔진은 최고시속 214km, 0→시속 100km 가속 9.7초의 성능을 낸다. 최대토크는 31.6kg·m, 트랜스미션은 수동겸 자동기어인 6단 팁트로닉이다. 하지만 터보와 S를 타본 경험이 있는 기자에게 제원표 숫자는 조금 실망스럽다. 4천511cc에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는 63.2kg·m의 터보를 탔을 때는 두려움에 떨었다. 액셀이 민감한 것인지, 발이 무딘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차에 몇 명이 탔든 온몸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힘의 진수’라는 표현 외에는 적당한 표현이 없을 지경이었다. 밟는 대로 뛰쳐나가기는 S도 마찬가지였다. 다섯 명을 태운 시승차는 부드러운 달리기를 뽐내며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카이엔 형들에 비해 튀어 나가는 맛은 없지만 솟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rpm 게이지가 바쁘게 움직인다. 지긋하게 달리는 감각에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특이한 차를 보면 경쟁심리가 발동하는지 장난을 걸어오는 차가 종종 있다. 나란히 달리던 운전자가 흘낏 곁눈질을 한다. 최고출력이 200마력이 넘는 수입 세단이다. 세단 운전자는 씩 웃으며 속도를 올려 앞지르기를 시작한다. 한판 붙자(?)는 얘기다. 이미 시승차는 시속 130km를 넘긴 상태. 마음은 굴뚝같지만 괜한 경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 강릉 톨게이트로 들어서면 얕은 오르막이 낀 쭉 뻗은 고속도로가 계속된다. 가끔 나타나는 코너는 맛배기 코스. 지긋이 액셀을 밟으니 포르쉐 특유의 배기음이 발끝을 자극한다. 세단 운전자가 곱게 가면 좋으련만 속도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신경을 건드린다. 시속 150km를 순식간에 넘어섰다. 앞에 달리는 세단이 시속 170km 정도인 것 같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한적하다. 나란히 달리기 위해 망설임 없이 액셀을 밟고 몇 초나 지났을까. 세단을 따라 잡은 순간 선배 기자의 말이 생각난다. ‘코너에서 빠른 차가 진짜지.’ 코너로 들어가는 순간 속도를 높여 앞서 나간다. 키 큰 포르쉐이기에 벨트라인 위쪽이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지만 아래쪽은 땅에 착 달라붙어 핸들을 돌리는 만큼 코너를 파고든다. 일말의 흐트러짐도 없이 제 갈 길만 갈 뿐이다. 낮은 배기음이 아직까지는 문제없다는 신호음을 보내올 뿐, 2천500∼5천500rpm의 넓은 영역에서 나오는 31.6kg·m의 최대토크는 결코 숫자 놀음이 아니다. 계기판이 딱 210km를 가리키는 순간 ‘까딱까딱’ 경쾌한 소리를 내는 팁트로닉 스위치로 속도를 줄이면서 앞길을 터 준다. 비교대상이 아니기에 어디 가서 ‘간단하게 이겼다’라는 말을 하기가 쑥스러울 뿐이다. 오프로드에서는 에어 서스펜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다. V6의 에어 서스펜션은 옵션. 평상시에는 217mm로 달리지만 노면에 따라 최고 273mm부터 가장 낮은 175mm까지 6단계로 맞출 수 있다. 1억 원이 넘는 차로 하드코어 정복의 상쾌함을 맛볼 수 있는 배짱 두둑한 오너가 있느냐는 별개로 하고, 딱딱한 스포츠카 모드에 맞추고 ‘두두둑’ 치고 나가는 비포장길이나 웬만한 깊이의 모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카이엔이 진정 포르쉐인지, 실용성에 중점을 둔 SUV 장르에 넣어도 되는지 데뷔 이후 카이엔의 아이덴티티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분명히 카이엔은 포르쉐 가족이고 빠르고 힘이 넘칠 뿐, SUV의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다. 국내 도로사정에는 힘이 넘치는 V8 터보나 S보다는 V6가 더 어울린다. 그리고 값도 싸다. 카이엔에 군침을 삼키는 사람에게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포르쉐 카이엔 V6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트레드(mm)(앞/뒤) 1646/1662 무게(kg) 25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6000 최대토크(kg·m/rpm) 31.6/2500~5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3189 보어×스트로크(mm) 84.0×95.9 압축비 11.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75/45 R19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50/2.370/1.5601.160/0.860/0.690/3.390 최종감속비 4.560 변속기 자동6단 팁트로닉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9.7 연비(km/L) - Price 1억1,000만 원
사브 뉴 9-3 에어로 컨버터블 능숙하게 바람을 다.. 2004-06-10
모처럼 맑게 개인 푸른 하늘, 하얀 뭉게구름이 그림처럼 걸린 날 사브 뉴 9-3 컨버터블과 만난다.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날씨, 노란 유채꽃밭이 넓게 펼쳐진 한강변에 선 9-3 컨버터블의 겨자색 보디가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자연을 단지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로 호흡하는 것이 오픈카의 매력임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 스카프 휘날리는 애인은 옆에 타지 않아도 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것은 이미 매혹적인 보디의 미녀와 함께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인기 높은 프리미엄 오픈카 새로운 소프트톱, 기능과 공간성 높여 사브는 지난해 뉴 9-3을 발표하며 오랫동안 지켜온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을 버리고 4도어 세단으로 변신시켰다. 터보 엔진으로 대표되는 사브는 고성능 이미지가 강한 반면 프리미엄 이미지는 약한 편.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 등 프리미엄 컴팩트카와 본격 경쟁하기에 해치백 디자인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컴팩트카 시장에서 세단에 비해 해치백 판매가 저조한 것도 이유가 되었다. 사브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2%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셈인데, 컨버터블에 대해서는 그 부족한 2%를 채우고 남음이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몇몇 나라에서 프리미엄 컨버터블 모델 중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질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21년 전인 198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사브는 초대 900을 베이스로 한 4시터 오픈카의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그리고 3년 후인 86년에 이 모델이 900 컨버터블로 첫 시판되었고, 그 뒤를 이은 모델 체인지 때마다 컨버터블은 계속 진화해왔다. 신형 9-3이 세단으로 변모한 만큼 컨버터블 역시 트렁크 부분이 뚜렷한 스타일이 되었다. 뒷모습은 크고 역동적인 리어 램프를 달아 스포티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소프트톱을 닫았을 때는 컴팩트 세단의 트렁크와 비슷한 크기를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톱은 완전 자동으로 20초만에 열려 풀 오픈이 된다. 시속 30km 이하에서는 달리면서도 개폐가 가능하다. 새로 설계된 소프트톱은 전동식 토노 커버가 먼저 위로 들려진 다음 뒤로 슬라이드 되어 수납되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 움직임 또한 멋진데 이렇게 하는 것은 단지 외관상의 목적 때문이 아니라 속도를 빨리 하고 트렁크내에 격납하는 톱의 공간을 줄여 짐칸을 넓히기 위해서다. 그리고 오픈 상태가 되면 사이드 윈도의 안쪽을 둘러싸는 U자형의 서라운드 트림이 보디컬러와 같은 색으로 실내와 차 밖의 경계선을 없애줌으로써 한층 더 해방감이 커진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뒤로 조금 좁혀지는 U자형의 서라운드 트림) 때문에 뒷좌석은 좌우 폭이 좁혀지고 있다. 때문에 옆으로 타이트하지만 레그룸에는 여유가 있어 보통으로 앉을 만하다. 운전석 주위는 기본적으로 세단과 다름없고 버킷 타입 시트를 갖춰 더 스포티한 느낌이다. 또한 시트 어깨 부분에 벨트를 내장하는 타입으로 쓰임새가 편해졌다. 묵직한 도어와 닫는 소리에서부터 무척 견고하다는 인상이다. 달리기 시작하면 더욱 단단한 보디의 강성을 느낄 수 있다. 시승차는 2.0X 터보 210마력 엔진을 얹고 에어로파츠를 단 고성능의 에어로 버전이다. 하지만 보디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 세단보다 무게가 100kg 정도 무거워진 만큼 동력성능은 어떨지 궁금한 대목. 터보 래그 없이 낮은 rpm부터 강력한 가속 가속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안정감은 향상 발진하는 순간, 약간의 터보 래그를 느꼈지만 2천rpm를 넘어서면서부터 강력한 가속이 이어진다. 킥 다운에 의지하지 않아도 과급에 의해 속도를 올려 갈 수 있는 터보의 특성이다. 낮은 회전영역에서부터 별다른 터보 래그 없이 순수한 토크의 힘을 느끼는 것이다. 저압 터보는 다루기도 쉽고 4천rpm 정도로 돌리면 충분한 속도를 얻을 수 있으므로 그리 고회전을 쓸 필요는 없다. 5단 AT의 변속감각도 좋다. 차체가 무거워진 것은 가속 때의 폭발력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승차감은 오히려 세단보다 침착한 감각이다. 오픈 보디에서 나타나기 쉬운 미세한 진동은 거의 없고 코너가 연이어진 와인딩 로드를 달려도 보디의 거동성은 차분하기만 하다. 보디의 안정성이 높은데 따라 ESP(전자식 주행안정장치)의 작동 개입도 적다. 핸들링은 앞바퀴굴림차의 특성보다는 중립적인 느낌이다. 혁신적인 리액스(ReAxs) 섀시 시스템을 써 앞바퀴뿐 아니라 뒷바퀴의 적극적인 조향성도 강화한 덕분이다. 따라서 움직임은 더욱 정확하고, 여기에 ESP 및 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CBC),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EBD), 그리고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등 첨단 전자장비가 돕는다. 살갗을 어루만지는 5월의 바람은 부드럽고, 승차감 또한 부드럽다. 톱을 열고 사이드 윈도만 올린 상태에서 시속 120km로 달려도 머리카락이 어지럽혀지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능숙하게 바람을 컨트롤하는 실력은 일찍이 사브가 항공기 만들기로부터 출발한 회사라는 것을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다. 사브 뉴 9-3 에어로 컨버터블은 고성능 모델다운 파워와 핸들링을 겸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쾌적하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역시 자동차세계에서 프리미엄 급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확인시켜 주는데, 그것은 같은 브랜드와 같은 모델 내에서라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사브 뉴 9-3 에어로 컨버터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35×1760×1435 휠베이스(mm) 2675 트레드(mm)(앞/뒤) 1506/1506 무게(kg) 1650 승차정원(명) 4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터보 최고출력(마력/rpm) 210/5300 최대토크(kg·m/rpm) 30.6/25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배기량(cc) 1998 보어×스트로크(mm) 86.0×86.0 압축비 9.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3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서스펜션 앞 스트럿 서스펜션 앞/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25/4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4.575/2.979/1.9471.317/1.000/5.024 최종감속비 2.44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5 0→시속 100km 가속(초) 9.5 연비(km/L) 8.3 Price 7,28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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