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AUDI A6 ①현지 시승 - ‘잉골슈타트의 역습’.. 2004-05-11
1994년 유럽 럭셔리카 무대를 양분하고 있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로 배달된 편지. 독일 남부의 변방 잉골슈타트(Ingolstadt)의 소인이 찍한 봉투 안에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의 혁신적인 프레스티지카 A8의 출산 소식과 함께 프리미엄카 시장을 향한 아우디의 출사표가 담겨 있었다. 그 후로 꼬박 10년이 흐른 2004년. 라인업의 허리에 A4와 A6을 포진하고 21세기 들어 기함 A8과 컴팩트 해치백 A3을 모델 체인지하며 독일 라이벌을 위협해온 아우디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키 플레이어를 공개했다. 코드네임 C6의 3세대 A6. 지난 97년에 이어 7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신형 A6은 최상의 퀄리티와 라이벌을 압도하는 성능으로 어퍼미들 세단 시장의 리더로 뛰어오를 채비를 마쳤다. 공식 데뷔전인 3월의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아우디의 신작은 이윽고 무대를 이태리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으로 옮겨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한 실전 모의고사에 들어갔다. 3월 중순부터 펼쳐진 ‘A6 인터내셔널 프레스 론칭’이 마지막을 향하던 무렵인 지난 4월 2일 오전 10시 33분,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도착한 기자의 눈은 수화물 컨베이어벨트를 돌고 있는 수트케이스보다 문밖에 마중 나와 있을 신형 A6의 자취부터 좇았다. 최고의 품질로 세그먼트 리더 꿈꾸다 A4를 베이스로 한 구형 A6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아우디는 후속작인 C6 프로젝트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구성하고 출세한 형님인 A8 따라잡기를 통해 세그먼트 최고의 퀄리티를 담는 데 온힘을 기울였다. 데뷔 전 무성히 떠돌던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설(說)은 한낱 소문에 불과했지만 뉴 A6의 실체는 아우디 엔지니어링의 모든 것이 집약된 ‘베이비 A8’에 다름 아니었다. 신형의 속내를 들춰보면 아우디의 허리를 책임지는 신흥 미드필더가 작은 A8로 불리는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길이, 너비, 휠베이스가 각각 120, 45, 83mm씩 늘어난 차체는 동급 최고의 크기를 자랑하고 고강성 스틸과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을 두루 섞어 짜낸 모노코크 섀시는 비틀림 강성이 이전보다 34%나 나아졌다. 튼튼한 골격을 지탱하는 하체는 앞 4링크 타입과 A8에서 가져온 사다리꼴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의 조합. 9가지에 이르던 엔진 라인업도 대폭 수정되었다. S4를 통해 선보인 컴팩트한 V8 4.2X 335마력을 우두머리로,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입김이 서린 오랜 전통의 5밸브 대신 신형 4밸브 헤드를 얹은 3가지 V6 라인업―3.2X, 2.4X 그리고 3.0X 디젤 터보―이 독일 라이벌과의 맞대결을 부추긴다. 주축 유닛은 첨단 직분사 기술로 풍부한 출력과 평탄한 토크 곡선을 얻어내고 유로4 배출가스 기준까지 만족시킨 V6 3.2X FSI 255마력(휘발유)과 V6 3.0X TDI 225마력(디젤 터보)의 2가지. 올 가을에는 보급형에 얹을 4기통 2.0X TDI를 더한다. S4가 건네준 최신 팁트로닉 6단 AT는 앞뒤 구동력을 50:50 또는 25:75~75:25 비율 사이에서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풀타임 4WD 콰트로 시스템과 손을 잡고, 앞바퀴굴림 모델에는 신형 수동 6단 변속기를 매치한다.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묵직한 노즈 반응을 제압하기 위해 투입된 서보트로닉 전동 스티어링도 흥미를 자아내는 장비. 물론 90년대 섹시 알파의 부활을 주도한 발터 드 실바가 제안하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도 빼놓지 않고 체크해야 할 중요한 변화 포인트다. 완숙하고 다이내믹한 발터 드 실바식 아우디 지난 99년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알파로메오와 피아트에서 승승장구하던 드 실바를 발빠르게 영입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아우디의 얼굴에 ‘감동’(emotion)을 불어넣을 것. 세아트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쳐 2002년부터 아우디 모터링(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의 디자인을 총괄책임지고 있는 드 실바는 파이크스피크와 누볼라리, 르망으로 이어지는 2003년의 콰트로 컨셉트카 시리즈를 통해 아우디 디자인의 역동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뉴 A6의 프론트 마스크를 장식하는 역사다리꼴 싱글 프레임 그릴은 일련의 드 실바식 컨셉트가 보여준 모습 그대로다. 보네트와 범퍼를 아우르는 V 네크라인과 어우러져 세련되고 강렬한 인상을 전하는 A6의 얼굴이 아우디의 새로운 브랜드룩으로 자리잡을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쿠페 타입의 날렵한 루프라인과 가녀린 C필러, 말끔하게 떨어지는 앞뒤 램프와 펜더의 경계선 등 구형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전체적인 스타일은 이전 아우디의 심심한 이미지를 단숨에 날려버릴 만큼 다이내믹한 힘으로 가득하고 시원한 에지라인과 풍만한 볼륨의 조화도 매끄럽다. 묵직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자 역동적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들끓었던 가슴이 전원 꺼진 기계처럼 차갑게 식어버리는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지나치게 기능성에 치우친 듯해 아쉬움을 준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ㄱ’자 모양의 패널로 한데 묶은 대시보드 디자인은 시각적 재미가 떨어질지언정 운전환경이나 편의성 면에서는 나무랄 구석이 없다. 기어박스와 MMI 터미널(컨트롤 패널)을 얹은, 넓고 높은 센터콘솔은 A8을 통해 충분히 익숙해진 레이아웃. 이밖에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전자동 듀얼 에어컨, 버튼식 시동 시스템(옵션) 등 A8과 공유하는 장비가 많은 A6의 실내는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 속도계와 유량계, 타코미터와 수온계를 짝지어두고 빗방울 형태의 크롬 테에 담아낸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는 2001년 공개되었던 아반티시모 컨셉트를 떠올리게 된다. 뛰어난 짜임새와 끝마무리에 화려함까지 더한 인테리어는 ‘퍼포먼스 비즈니스 설룬’을 목표로 하는 A6이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 하지만 MMI 모니터 오른쪽에 마련된 글러브박스 오픈 스위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착한 아우디의 지나친 호기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섬세한 V6 3.2X FSI의 매력 기자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은 말펜사 공항 한쪽에 마련된 ‘A6 라운지’에서 시승 코스가 그려진 로드맵 북을 건네 받고 테스트카가 놓인 주차장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점심나절까지는 이번 행사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빌라 에르바 호텔에 도착해야 허기진 배를 추스른 뒤 테스트 드라이브를 이어갈 수 있다. 1분 1초가 모두 허투루 보내기 아까운 시간들. 더구나 출입구 밖에는 이미 신형 A6 30대가 드라이버의 출격 사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우디가 준비한 테스트카는 모두 7가지. 최상급 모델인 A6 4.2 콰트로를 필두로 FF와 AWD 방식의 3.2 FSI, 콰트로 조합의 3.0 TDI, V6 2.4X 177마력을 얹은 앞바퀴굴림 모델이 스타팅 라인에 섰고 콰트로 디비전이 포장한 3.2 FSI와 3.0 TDI 콰트로 S라인도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태리 첫 여행의 동반자는 주력 모델 중 하나인 FF 방식의 A6 3.2 FSI. 속 깊은 트렁크―적재용량이 546X로 A8보다 46X 더 넓다―에 온 짐을 쓸어 넣고 대시보드에 수직으로 꽂힌 이그니션 키를 돌리자 나지막한 기지개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다. 클러치 페달로 전해지는 힘을 느끼며 액셀러레이터에 무게를 싣자 부드럽게 발걸음을 옮겨간다. V6 3.2X FSI 엔진은 미로 같은 공항터미널을 가까스로 탈출하고 시원한 고속도로가 펼쳐지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실력 시위를 시작한다. 6단 MT의 시프트레버가 각 단수에 착착 꽂혀 들어갈 때마다 매끄러운 가속이 이어지고 레드존에 가까운 6천rpm까지 평탄하게 이어지는 토크 곡선도 일품이다. 신형 V6 3.2X 엔진은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과 가변 흡기 매니폴드를 더해 2천400~5천500rpm에서 최대토크(33.6kg·m)의 90%를 뿜어낸다. 시프트업 타이밍도 잊은 채 가녀리고 섬세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지속되는 색다른 감각의 토크를 만끽하는 동안 속도계 바늘은 어느새 시속 140km를 가리키고 있다. 워낙 폭넓은 영역에서 충분하고 일정한 힘을 쏟아내는 데다 응답성도 뛰어나 부산스레 기어 변환을 할 일이 적다. 서보트로닉 속도감응식 전동 스티어링은 정차한 상태에서 한 손가락만으로도 ‘휙휙’ 돌아갈 만큼 가볍다. 고속에서도 스티어링 감각의 변화가 크지 않아 불안할 수도 있지만 노즈를 경쾌하게 휘저을 만큼 응답성이 좋고 2개 차선을 정신 없이 오가는 과격한 추월가속에서도 재빨리 자세를 수정할 수 있다. 앞바퀴굴림의 3.2 FSI를 코너로 몰아붙여 보면 뉴 A6의 핸들링이 얼마만큼 달라졌는지를 금세 눈치챌 수 있다. 구형의 고질적인 언더스티어나 불필요한 보디 롤은 줄어든 반면 일정한 자세를 유지한 채 머릿속에 그려둔 라인을 밟아나가면서 ESP가 개입할 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경쾌하고 세련된 몸놀림은 풀타임 4WD 콰트로 타입도 예외가 아니다. 강력하고 안정된 그립력으로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와인딩을 감아 도는 장기가 여전하지만 끈끈하고 무겁던 노즈 반응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하체는 단단한 편이지만 도로의 잔 진동이 차체 구석구석에 골고루 흡수되어 승차감도 안락한 편. 화끈한 토크로 V8 압도하는 3.0 TDI V6 3.0X 직분사 디젤 터보 225마력과 팁트로닉 6단 AT, 콰트로 4WD를 조합한 A6 3.0 TDI의 성능은 최고시속 243km, 0→시속 100km 가속 7.3초. 3.2 FSI(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6.9초)보다 뛰어나지 않지만 커먼레일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1천400rpm부터 3천250rpm까지 일정하게 뿜어내는 45.9kg·m의 토크는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다. 3.0 TDI 콰트로의 달리기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활발하고 굵직하다. 액셀 페달의 명령을 받아 타코미터 바늘이 움찔하는 순간부터 사방팔방으로 폭발하는 힘은 3천rpm을 넘어서도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테스트 코스로 잡은 코모호(Lago d’Como) 주변은 주파수 파동처럼 굽이진 구릉과 각도 큰 코너가 쉼 없이 펼쳐지는, 이태리에서도 손꼽히는 마(魔)의 도로 중 하나지만 TDI 심장을 얹은 A6은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차 두 대가 빠듯하게 지날 만큼 비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과감하게 추월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TDI의 화끈한 퍼포먼스 덕분. V6 3.0 TDI는 ‘디젤 엔진은 시끄럽고 거칠다’는 그 동안의 평가가 무색하리만큼 부드러운 반응과 안정된 밸런스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짜릿한 달리기에 한껏 매료되고도 시승 내내 답답함이 가시지 않았던 것은 회전수 활용범위가 좁은 디젤의 한계 때문. 신나게 내달릴 만하면 변속이 이뤄져 가속감이 단절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3세대 커먼레일 디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롬바르디아의 산천을 한껏 누비고 돌아왔을 즈음 이태리의 태양은 이미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묘한 흥분을 자아내는 노을을 등에 업고 마지막 테스트카인 A6 4.2 콰트로의 야무진 가죽시트에 몸을 기댄다. 목적지는 두오모 성당을 품에 안은 패션과 예술의 도시 밀라노. A8, S4가 함께 쓰는 V8 4.2X 5밸브 335마력 엔진은 약간 더딘 듯한 초기반응과 달리 3천rpm 무렵부터 박력 있게 폭발하며 아우디 럭셔리 세단을 시속 200km까지 가볍게 내몬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여전히 다루기 편하고 가볍다. 이태리에서 확인한 뉴 A6의 실력은 심상찮은 수준이다. 고급스럽고 화려하며 강렬하다. 아우디 불변의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를 구체화해 보이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곳 모두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느낌. V6 3.0X TDI 엔진의 알찬 성능, V6 3.2X FSI 유닛의 끈질긴 실력은 더욱 그렇다. 10년을 끌어온 ‘잉골슈타트의 반란’은 지금, 뉴 A6의 등장과 함께 불안을 벗고 확신을 입었다. V8 4.2 콰트로 V6 3.2 FSI V6 3.0 TDI 콰트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16×1855×1459 ← ← 휠베이스(mm) 2843 ← ← 트레드(mm)(앞/뒤) 1612/1618 ← ← 무게(kg) 1745 1540 1765 승차정원(명) 5 ← ← Drive train 엔진형식 V8 5밸브 V6 DOHC V6 DOHC 디젤 최고출력(마력/rpm) 335/6600 255/6500 225/4000 최대토크(kg?m/rpm) 42.8/3500 33.6/3250 45.9/1400~325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앞바퀴굴림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163 3123 2967 보어×스트로크(mm) 84.5×92.8 84.5×92.8 83.0×91.4 압축비 11.0 12.5 17.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직분사/- 직분사/터보 연료탱크크기(L) 80 ←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 ←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 ← 타이어 모두 225/50 R17 모두 225/55 R16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3.667/2.053/1.423/1.0650.853/0.730/3.400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3.309 3.750 3.088 변속기 자동6단 수동6단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속도제한) ← ← 0→시속 100km 가속(초) 6.1 6.9 7.3 연비(km/L) 8.6 10.3 12.0 Price - - -
DODGE VIPER GTS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 2004-04-22
1863년 남북전쟁에서 영웅이 되어 인디언 인접 국경지역으로의 전출을 자원한 존 던비 소위가 인디언들과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년 각종 영화제를 석권하며 예술적,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들소사냥 장면을 꼽고 싶다. 인디언 수우족과 존 던비가 신뢰관계를 쌓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거친 야생의 아메리카 들소 무리 사이를 질주하는 모습은 귀청을 울리는 발굽 소리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자의 눈에 아메리카 들소는 개척시대 이전, 인디언들이 살아온 아메리카대륙 본연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했다. 바이퍼 부활 자처한 아메리칸 머슬 거대한 평야를 질주하던 들소 한 마리가 바다를 건너 한국에 발을 디뎠다. 강한 심장과 근육질 몸매로 무장하고 거친 숨소리를 뿜어내는 아메리칸 머슬카의 상징 닷지 바이퍼. 미국이 아니라면 탄생 자체가 불가능했을, 그렇기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는 느낌을 주는 흔치 않은 차다. 759대 생산된 GTS 버전 중 5대를 수입한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는 희소성을 고려해 경매 방식으로 팔 예정이다. 크라이슬러가 이 차에 바이퍼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잘 알려져 있듯이 전설적인 스포츠카 코브라를 닮고 싶어서다. 캐롤 쉘비나 영국산 경량 섀시, 포드 빅블럭 V8 등 코브라의 혈통을 물려받지는 않았지만 89년 북미 오토쇼에 등장한 컨셉트카는 보는 사람 누구나 탄성을 지를 만큼 매력적인 모습으로 ‘코브라의 부활’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오픈 로드스터인 바이퍼가 코브라 후계자를 자처했다면 GTS 쿠페는 데이토나 쿠페의 뒤를 잇는다. 레이싱 버전으로 1964년 등장한 데이토나 쿠페의 루프 라인과 독특한 덕테일 등이 바이퍼 GTS 쿠페 디자인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93년 컨셉트카에 이어 96년 처음 등장한 GTS 쿠페는 레이싱 버전 GTS-R 개발 과정에서 파생되었다. 인디 경주차를 만드는 영국 레이너드가 에어로 다이내믹과 섀시 개발에 참여해 보디라인을 다듬고 엔진 출력을 높여 최고시속을 266km에서 단번에 298km(최종형은 309km)로 높였다. 바이퍼 GTS 쿠페를 처음 만난 것은 해가 지고 가로등이 서서히 불을 밝히던 3월의 어느 저녁. 눈에 잘 띄지 않는 회색 차체에 낮게 웅크린 모습이었지만 차체 중심을 가로지르는 스트라이프 무늬와 매끄러운 근육질 몸매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개성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울러 번쩍이는 17인치 휠와 알루미늄 연료캡 등 60년대 미국 서키트에서 보았음직한 고전적인 아이템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즈를 지나면 풍만한 펜더라인과 인상적인 공기 출구가 이어지고 봉긋 솟은 캐노피와 일체식 대형 리어윙이 화려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그 자체. 엄청난 두께의 도어를 열면 넓은 사이드실이 운전자를 맞는다. 곡예를 하듯 시트에 몸을 실으면 1.9m가 넘는 만만치 않은 너비에도 실내공간은 그리 여유가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자리잡은 거대한 센터터널(6단 MT가 들어 있다)과 프론트 미드십에 들어찬 V10 엔진 때문. 장식을 최소화한 단순 구성의 수지 대시보드와 인테리어 트림은 고급스럽지 않지만 기능성이 높고 파워 윈도와 에어컨, 오디오 등 충분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본격적인 버킷시트는 허리와 어깨 서포트, 헤드레스트까지 일체식. 레버 옆에 달린 작은 고무 주머니(혈압 측정기처럼 생겼다)는 럼버 서포트 조절장치다. 스트로크가 긴 클러치를 힘껏 밟고 이그니션 키를 돌려 야수의 잠자는 심장을 깨웠다. 몸 전체를 울리는 깊은 고동소리. 8.0X 엔진 혹은 초대형 수퍼 우퍼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낮은 저음이 잠들어 있던 주변 공기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한다. 수퍼카라 불리면서도 불과 6천rpm에 표시된 레드라인은 바이퍼 심장의 남다름을 보여주는 한 단면. 개발 당시 크라이슬러의 고민은 바로 V8 엔진이 가지는 한계였다. 너무 대중적인 구성으로는 사람들에게 충격파를 던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특별한 무언가가 요구되었고 밥 루츠는 픽업(램)을 위해 개발중이던 거대한 V10 OHV 엔진을 떠올렸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지만 V10 8.0X라는 의외성과 초강력 토크의 매력은 결과적으로 바이퍼의 최고 흥행요소가 되었다. 블록을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세팅을 손봐 초기 로드스터형에서 415마력을 냈고 GTS가 등장한 96년부터는 신형 캠샤프트와 헤드, 배기 매니폴드를 달아 출력을 450마력으로 높였다. 실력으로 서키트와 일반도로를 제압하다 스트로크가 긴 6단 MT를 1단에 넣고 클러치를 연결하자 기다렸다는 듯 1.5톤의 차체가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시승을 시작하고서야 느꼈지만 바이퍼는 상당히 독특한 운전자세를 요구한다. 클러치와 브레이크, 액셀 페달은 옹기종기 모여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데다 클러치 왼쪽에 풋레스트가 없어 왼발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난감하다. 바이퍼와의 첫 만남은 흥분과 불안, 기대감과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시동을 걸고 시승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결 익숙해진 운전석은 마음을 가볍게 했다. 운전 시야가 예상 밖으로 그리 낮지 않았지만 눈앞에 불룩 솟은 보네트는 약간의 압박감과 함께 좁은 길에서 차폭을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막히는 시내를 뚫고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기지개를 켜듯 웅크렸던 몸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국 차의 특성을 생각하면 고속도로야말로 바이퍼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 3단에서 액셀을 지긋이 밟는 것만으로도 눈앞에 펼쳐진 직선로를 가르며 무섭게 가속한다. 아이들링에 가까운 1천500rpm부터 넉넉한 토크를 자랑하는 V10 8.0X 엔진은 3천700rpm에서 최대토크인 67.8kg·m를 뿜어낸다. 1단 출발에서 폭 335mm의 거대한 리어 타이어를 가볍게 스핀시키는 과격한 구동계는 오른발 움직임에 따라 속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짜릿한 가속감을 선사한다. 3천rpm을 넘어선 엔진은 굉음을 질러대고 1.5톤이 조금 넘는 차체를 평지, 오르막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가속시킨다. 속도 증가에 비해 타코미터 바늘이 더디게 올라가는 낯선 감각은 큰 토크를 기어비로 잘게 쪼개 쓰는 바이퍼에서나 가능한 일. 3단 혹은 4단에 고정하고도 액셀 조작만으로 정속주행부터 추월가속까지 마음먹은 대로 달릴 수 있다. 이런 고성능은 정속주행연비 8.9km/X, 시가지 주행연비 5.5km/X라는 엄청난 연료소비 때문에 가능하다. 0.5라는 극단적인 6단 기어비는 미국 정부가 제시한 메이커별 연비 제한선을 통과하기 위해 크라이슬러가 선택한 편법 수단. 가속이 거의 안되지만 연료 계이지가 바닥을 가리킬 때 요긴하게 쓰인다. 보편타당함 부정하는 카리스마의 정점 와인딩 로드에 접어들어 속도를 줄이고 핸들링 테스트에 돌입했다.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에 앞뒤 더블 위시본을 단 바이퍼 GTS는 무거운 스티어링 감각과 함께 약간의 언더스티어 특성을 보이지만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광폭 타이어의 강력한 접지력 덕분에 타이트 코너부터 완만한 고속 코너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라인을 그린다. 0.97g를 기록한 횡가속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98년 르망 클래스 우승에 빛나는 바이퍼 GTS의 달리기 성능은 직선에서만 실력을 자랑하는 ‘반쪽짜리’가 아니다. 다만 초강력 토크를 가진 만큼 스핀을 원하지 않는다면 저속, 낮은 단수에서 급격한 액셀 조작은 금물. 앞뒤 330mm의 디스크 브레이크는 가속만큼이나 재빠른 제동력을 약속한다. 바이퍼는 압도적인 가속력에 서키트에서 갈고 다듬은 코너링 성능을 더해 90년대를 풍미한 수퍼카로서 부족함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초강력 가속성능은 ‘일반도로를 달리는 드래그 머신’으로 불릴 만하다. 주변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 미국적 감성을 바탕으로 극한의 성능을 추구한 바이퍼 GTS 쿠페는 어디선가 보았음직한 보편타당함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일본인 디자이너가 완성한 신형이 세련미에서 앞설지 모르지만 ‘아메리칸 머슬카’다운 야성미는 지금의 디자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바이퍼 GTS 쿠페는 이 순간에도 폭주하는 야성을 제압해줄 용감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승 협조: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02)3466-2666 로켓처럼 가속하는 머슬카의 제왕 글·이명목/BMW-캐스트롤 팀 감독 카레이서로 살아온 나는 레이스와 관련된 차에 관심이 높다. 그런 차를 접해보는 것 또한 매우 행복하다. 이번에 만난 닷지 바이퍼도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전 세계 759대 한정생산에 국내에는 달랑 5대밖에 들어오지 않은 차를 타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프랑스 듀퐁사가 선정한 ‘세기의 명차’ 대열에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맥라렌 F1에 이어 당당히 3위 랭크한 차, 전설적인 명차 쉘비 코브라의 후계자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바이퍼 GTS 쿠페. 이 차는 터질 듯이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은 건장한 미국 남성을 보는 것처럼, 힘이 넘쳐흘러 주체를 못할 정도의 건강미를 자랑한다.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도어 핸들을 여니 실내도 예사롭지 않다. 수동 6단 트랜스미션이 시선을 고정시키고 전체적으로 간결한 인테리어가 스포츠카답다. 오토매틱이 보편화된 나라에서 수동을 기본으로 쓰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클러치는 역시 무겁지만 8.0X에서 뿜어 나오는 괴력을 소화하려면 이 정도 클러치 답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바이퍼는 전형적인 미국차다. 스포츠카 하면 떠오르는 DOHC나 터보와는 거리가 먼 OHV 방식을 아직 고집하는 것도 미국적인 사고방식이다. 10기통 8천cc이면서 450마력밖에 안 되는 출력이 의아하지만 토크는 겨우 3천750rpm에서 67.8kg·m나 나온다. 그래서 머슬카라 하지 않던가? 운전석에 앉는데 좀 어설픈 것이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내 체형이 마른 탓도 있겠지만 시트가 크고 페달도 멀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풋레스트가 없어 왼발이 쉴 장소가 마땅치 않다. 시승 장소는 스피드웨이, 넓은 주차장, 에버랜드 주변의 곡선 주로 등을 선택했다. 가속하면서 기어 변속을 하니 몸이 앞뒤로 흔들린다.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저회전에서의 토크 발휘는 느껴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 힘이 지나쳐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이나, 점점 그 재미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800m 경주에서 F-16 전투기를 꺾었다는 명성답게 가속 페달에 발을 얹기가 무섭게 차가 튀어나간다. 달리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로켓처럼 ‘발사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먹이를 향해 순식간에 달려드는 독사의 순발력이 바로 이런 것일까 싶다. 무서운 파워에 비해 서스펜션은 의외로 소프트하다. 급코너를 돌 때는 뒤가 통통 튀기도 한다. 반면 브레이크는 매우 딱딱하면서 잘 듣는다. 미국 가 테스트한 자료를 봐도 수퍼카 중 제동거리는 최고를 자랑한다. 엄청난 가속력을 가진 차가 당연히 갖춰야 할 성능 중 하나가 아닐까? 미국인이 만든 너무나 미국적인 차 바이퍼는, 어쩌면 미국처럼 땅이 넓고 기름값 걱정 없는 나라에서나 나올 수 있는 차인 것 같다. 그러나 머리가 제쳐질 정도로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운전을 원하는 매니아라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비록 숫자가 많지 않아도 지구상에는 반드시 극소수 매니아가 존재하기에 이런 극단적이 모델이 등장하는 것 아닌가. 어떤 조건에도 굴하지 않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바이퍼의 근육질 몸매와 파워는 봄기운으로 나른한 오후를 확 날려주었다. 닷지 바이퍼 GTS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88×1923×1116 휠베이스(mm) 2243 트레드(mm)(앞/뒤) 1514/1539 무게(kg) 1549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V10 OHV 최고출력(마력/rpm) 450/5200 최대토크(kg·m/rpm) 67.8/37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7990 보어×스트로크(mm) 101.6×98.5 압축비 9.6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뒤) 275/40 ZR17, 335/35 Z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2.660/1.780/1.300/1.0000.740/0.500/- 최종감속비 3.070 변속기 수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309 0→시속 100km 가속(초) 4.0 연비(km/L) 5.5 Price -
Mercedes-Benz new SLK ①시승기 .. 2004-04-19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바로셀로나를 거친 17시간의 비행. 거의 같은 순간 제네바 오토살롱에 모습을 드러낸 벤츠 SLK의 도어를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가장 먼저 열게 된다는 흥분이라도 없었다면 4차례의 기내식을 기꺼이 소화해내지는 못했을 터였다.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서 마지막으로 갈아탄 스페인 국내선 여객기가 1시간여의 비행 끝에 당도한 목적지는 ‘지중해의 진주’ 마요르카 섬. 좁은 여객기 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풍광은 이미 일몰의 그림자 속에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진주황색 지붕을 덮어쓴 하얀 집들이랑 숲과 돌산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진 좁은 도로는 늘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이국적 정취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공항을 나서자 싸하게 맑은 공기를 담은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온다. 여객기 시트 모양 그대로 굳어버린 것만 같던 몸이 꿈틀꿈틀 깨어나는 느낌. 마요르카는, 그렇게 오감으로 다가왔다. 지중해 최고의 휴양지에서 만난 SLK 제주도보다 두 배 넓은 마요르카는 스페인 영토에서 가장 큰 섬. 지난해 인구 70만의 이 섬을 찾은 관광객 수는 무려 1천만 명이다. 연평균 7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곳의 짙푸른 하늘과 강렬한 태양을 향해 몰려든다. ‘여생을 보낼 세계 10대 휴양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마요르카는 스페인 국왕의 여름 휴가지로도 이름난 곳. 우리에게는 애국가의 작곡자인 고 안익태 선생이 생을 마친, 특별한 섬이기도 하다. 숙소인 마르다발 호텔에 도착하자 쭉 늘어선 열여덟 대의 SLK가 한국과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 국에서 찾아온 기자들을 반긴다. 벤츠가 준비한 시승차는 SLK 200K와 350, 55 AMG 등 세 가지. 여기에 6단 MT와 5단 AT, 새로 선보인 7단 AT(7G 트로닉) 등 다양한 트랜스미션을 조합해 모든 기자들이 취향 따라 시승차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시승차를 다양하게 준비했지만, 30~40명에 이르는 참가기자단의 수를 생각하면 원하는 차의 키를 확보하기 위해 치맛바람 못지않은 극성은 필수일 듯. 이번에 선보인 SLK는 1954년의 190SL, 1996년의 SLK에 이어 벤츠가 세 번째 선보인 경량 로드스터. 200과 200K, 230K, 320, 32 AMG 버전 등으로 촘촘한 엔진 라인업을 구성했던 구형과 달리 이번에 나온 2세대 SLK는 1.8X 수퍼차저와 V6 3.5X, V8 5.5X 등으로 엔진 구성을 단순화했다. 새로 선보인 V6 및 V8 엔진은 물론, 옵션으로 제공되는 세계 최초의 7단 AT인 7G 트로닉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첨단 메커니즘으로 가득하다. 시승 전날인 3월 5일 저녁, 참가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 컨퍼런스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S와 SL, SLK 클래스 프로덕트 매니저인 프랑크 크노테 씨가 강조한 SLK의 강점은 공기저항계수(Cd)를 0.32로 낮춘 날렵한 스타일링과 고감도 엔진, 빼어난 스티어링 반응 등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되었다. 이와 더불어 에어스카프를 비롯한 편의장비와 세련된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전통미와 세련미 버무린 화려한 스타일 시승 당일인 3월 6일 오전 7시. 아침햇살 속의 SLK는 수퍼카 맥라렌 SLR을 무척 닮은, 화려한 스타일링을 뽐냈다. 도회풍으로 차려입은 듯 세련미는 있되 조금은 밋밋했던 구형의 모습을 오버랩하기 힘들 정도. 보네트를 가로질러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의 스리 포인티드 스타(Three Pointed Star) 로고까지 이어진 주름은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더불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포인트. 작은 차체에 너무 크게 보이는 벤츠 로고가 조금은 부담스럽다. 갑자기 짧아지는 옆과 뒤 라인은, 멋지게 뻗쳐나간 롱 노즈 타입 보네트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 물론 이 차가 소형 로드스터임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바램은 과욕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그럼에도 ‘좀더 예뻤으면’하는 욕심이 자꾸만 나는 이유는 벤츠 차이기 때문. 어쨌건 SLK의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무척 매혹적이다. 스포티하면서도 귀엽고, 강렬하면서도 아름답다. 필자의 첫 선택은 오는 5월 국내 수입 1순위로 꼽히는 SLK 200K 5단 AT 버전. 커다란 도어를 열고 약 1.3m에 불과한 낮은 차체 안으로 기어들자 구형과 완전히 달라진 인테리어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 안팎으로 흥분의 연속! 지름이 작은 3스포크 가죽 스티어링 휠은 시동도 걸기 전부터 야성을 자극하고 운전석을 향한 트윈 서클 계기판에서는 전통미와 기능성이 함께 전해온다. 경쟁차들에 비해 세련된 대신 스포츠성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던 구형과 달리 새로 등장한 SLK의 운전석 시트는 마치 카트인 양 낮게 깔린 느낌. 적당히 탄탄한 시트는 맞춤양복처럼 두 어깨와 옆구리에 착 들러붙는다. 낮은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앞 시야는 좋은 편. 반면 나중에 느낀 일이지만, 도로 진입 때의 후측면 시야는 무척 불편했다. 시트와 미러 포지션을 조정하고 시동을 걸자 직렬 4기통 1.8X 트윈펄스 컴프레서 엔진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들링 음이 차체를 울린다. 이른 아침, 미쳐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온몸의 세포들이 일순간 뛰기 시작한다. AT 레버를 D레인지에 맞추고 액셀 페달을 밟자 몸은 바로 시트 깊숙이 밀착되었다. 총알 같은 응답성이다. 시승 코스는 오전 4시간 동안 300km에 가까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멀고도 험한 길. 첫 구간은 마르다발 호텔을 출발해 북쪽 발데모사 호텔까지의 65km로 잡았다. 출발 이후 15km 구간은 고속주행 코스. 수퍼차저와 트윈 스파크, 에어쿨링 시스템, 가변식 캠샤프트 등의 조합으로 이뤄진 트윈펄스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토크밴드다. SLK 200K의 최대토크에 접근하는 시점은 3천rpm. 5단 AT와 조화를 이룬 트윈펄스 엔진은 SLK 200K의 작은 차체를 기가 막히게 이끌었고, 5천500rpm 부근에서의 변속은 유연하기 그지없었다. 유연한 가속과 짜릿한 핸들링 즐겨 고속구간에 이어 곧장 해발 500m에 이르는 와인딩 로드로 접어들었다. 새로 다듬은 SLK의 섀시를 실컷 맛보라는 듯 헤어핀에 가까운 급코너의 연속. 벤츠는 2세대 SLK를 내놓으면서 구형의 더블 위시본 프론트 서스펜션을 맥퍼슨 스트럿으로 바꾸는 용단을 내렸다. 전통의 리서큘레이팅 볼 스티어링 또한 랙 앤 피니언으로 교체. 더블 위시본 타입에 비해 타이어에 전달되는 진동이나 상황에 따른 제동력 변경으로 인한 차체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주는 스트럿 방식 서스펜션과 무게부담을 덜어낸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의 조화로 SLK는 마요르카 북서부의 험난한 고갯길을 다람쥐처럼 내달렸다. 스티어링 기어를 휠 센터 앞쪽에 배치해 언더스티어 경향을 유도함으로써, 뒷바퀴굴림 차 특유의 오버스티어 성격을 완충하는 효과도 거뒀다. 고속도로에서 ‘쏘던’ 맛을 아직 잃지 않은 채 접어든 첫 헤어핀 코너. 흘낏 바라본 속도계 바늘은 시속 60km 부근에 머물러 있었다. 속도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함께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밀려나는 스핀아웃(spin out)에 대한 두려움이 덜컥 이는 찰나, 앞바퀴는 이미 코너 안쪽을 정교하게 공략하고 있었다. 코너를 빠져 나오자 뒤꽁무니가 바깥으로 흘러나가면서 운전석 앞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카운터 스티어에 바쁜 바로 그 순간, ESP의 개입으로 모든 상황 끝. 차체는 다시 마요르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질주를 이어간다. 이 귀엽고 섹시한 로드스터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7G 트로닉과 V6 엔진의 고급스런 고성능 19세기 건물의 질감이 생생한 발데모사 호텔에서 한숨을 돌린 뒤, 200K 6단 MT 버전으로 바꿔 타고 다시 발걸음을 서둘렀다. 두 번째 시승 코스는 최종 목적지인 포르탈스 노우스 항구까지의 103km 구간. 사진촬영 등을 감안하면 도착시간 대기가 빠듯하다. 보기만 해도 만지고 싶은 시프트 노브나 스포티한 보디라인을 생각하면 6단 MT의 스트로크는 조금 긴 편. 하지만 착착 꽂히는 맛이 산뜻하고, 엔진 반응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 사정없는 가속을 꼬드긴다. 1, 2단 변속비가 크고 3단 이후 기어비 배치가 촘촘한 세팅이라 스포티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6단 MT의 특징 중 하나. 컴프레서 엔진 특유의 굉음은 박력도 될 수 있고 부담도 될 수 있는 요소다. 롱 스트로크 엔진으로 즐기는 스포츠 드라이빙은 재미있기만 하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과속위반 딱지를 걱정하게 만들었던 SLK 350 7G 트로닉 버전은 순간가속력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벤츠 최초의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를 갖춘 완전 신형 V6과 첨단 7단 AT가 멋진 하모니를 이룬 결과다. 0→시속 100km 가속은 6단 MT보다 0.1초 빠른 5.5초. 하지만 더 강렬한 유혹은 추월가속력이다. 이 차는 시속 60→120km 가속을 단 5.1초에 끝낸다. 6단 MT의 8.7초를 저만치 따돌려놓은 수치. 2천500rpm, 시속 100km로 달리다 풀드로틀하면 순식간에 rpm이 치솟으면서 고개가 젖혀질 가속이 터져 나온다. 5초 전까지 앞을 가로막고 있던 차가 한순간 SLK 350의 사이드미러 너머로 사라짐은 물론이다. 최대토크가 뿜어 나오는 시점은 2천400~5천rpm.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엔진 회전수를 조금만 올리면 곧장 최대토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놀라운 엔진과 7G 트로닉으로 무장한 SLK 350은 훌륭했지만, 작은 엔진으로 멋지게 달린 SLK 200K의 경량 로드스터다운 맛 또한 대단했다. 200K의 매력을 온몸으로 즐기기 위한 레서피는 6단 MT. 이 또한 경량 로드스터이기 때문이다. 지구 건너편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없었더라면 지금껏 그 섬 어디에선가 방황하고 있었음에 분명한 낯선 와인딩 로드를 그렇게 운동하듯 달렸음에도 저녁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기분 좋은 나른함이 밀려들 뿐이었다. 좋은 엔진과 탄탄한 서스펜션, 훌륭한 시트에다 타고 있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스타일링까지 갖췄으니 피로감이 덜한 것도 당연한 일.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교차하는 곳. 프레드릭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열정적이고도 기묘한 사랑이 스며 있는가 하면, 중세 대성당과 수도원이 견고한 철옹성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상반된 이미지로 더욱 매력적인 지중해의 섬 마요르카는, 오픈 로드스터와 스포츠 쿠페를 넘나드는 벤츠 SLK의 첫 드라이빙을 위해 하늘이 빚어낸 가장 환상적인 무대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SLK 200K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082×1777×1296 휠베이스(mm) 2430 트레드(mm)(앞/뒤) 1530/1541 무게(kg) 1705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최고출력(마력/rpm) 163/5500 최대토크(kg·m/rpm) 24.5/3000~4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1796 보어×스트로크(mm) 82.0×85.0 압축비 9.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수퍼차저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0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950/2.420/1.5001.000/0.830/3.150 최종감속비 3.46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6 0→시속 100km 가속(초) 8.3 연비(km/L) 8.8 Price -
로린저 S500L 전문 튜너가 다듬은 세련된 스.. 2004-04-16
로린저(Lorinser)가 한국 땅에 상륙했다. 자동차 매니어라면 이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다. 벤츠 차를 좀더 멋있게 꾸미고 성능향상을 위해 튜닝하는 회사로 로린저는 AMG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존재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에 관한 법규는 함부로 차를 개조하는 것을 금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제품은 아예 벤츠의 특수한 모델로 처음부터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차로 출고된다. 그래서 벤츠라는 이름 대신 로린저란 브랜드로 제공되므로 문제가 없다. 벤츠 정비와 판매 맡으며 출발한 로린저 1981년 벤츠 스포츠 튜닝회사로 탈바꿈 1980년대에는 지금과는 양상이 달라서 벤츠를 산 고객이 AMG나 로린저형으로 개조해서 탔고, 또한 튜닝킷(tuning kit)으로도 제공되어 매니어들이 손수 자기 마음대로 휠을 바꾸고 차체 일부에 이것저것 튜닝킷을 부착할 수 있었다. 특히 로린저의 킷(kit)은 아주 공격적이고 우람하여, 나도 내 차에 이것을 달까말까하고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한국의 자동차 법규 때문에 기권한 적이 있다. 로린저 킷을 쓰면 차체의 노면으로부터 높이가 10cm 정도로 낮아지고, 화려한 휠까지 부착시키고 보면 벤츠의 육중한 차 모습에 더욱 무게가 실려 전차(tank)같은 인상이었기에 특히 젊은이들한테는 인기가 엄청났다. 세월은 다시 흐르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로린저는 차의 실내와 엔진까지 개조하게 되었다. 유행에 따라 외형 디자인도 벤츠는 공기저항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갔기 때문에 로린저의 우람했던 튜닝도 사라지고 벤츠 스타일에 부합하게 전향하여 외모가 이젠 아주 세련되게 변했다. 나는 지난 18년 동안 에 시승기를 쓰면서 한번도 로린저의 차를 타보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 상륙한 로린저 차의 수입대행업체인 (주)피봇 모터 테크&디자인의 호의로 최고급인 로린저 S500L을 시승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도 2일간이나 말이다. 그래서 우선 로린저라는 이름이 생소한 독자를 위해서 간단하게 로린저사의 약력과 특징을 소개하겠다. 로린저는 1935년, 벤츠가 자리잡고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근처에 있는 작은 도시인 바이블링겐(Waiblingen)에서 만프레드 로린저(Mnafred Lorinser)가 벤츠 차의 정비, 수리 및 판매 용역을 맡은 회사로 창업했다. 1977년, 로린저는 단순한 용역회사에서 탈피하려고 벤츠의 인기차종인 W123형(200 모델부터 280CE 모델까지)을 고객의 뜻에 따라 차별화하고 스포츠카 같은 모양으로 변신시키는 개조(튜닝)를 해 성공을 거두었다. 그 수요가 해마다 증가하는 바람에 1981년 12월 28일에 드디어 이러한 스포츠 튜닝을 아예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로 발전시켰다. 로린저는 현재 빈엔덴(Winnenden)에 본사를 두고 벤츠 차의 판매도 겸하고 있어 남부독일에서는 가장 큰 딜러로 군림하고 있다. 벤츠사는 현재 로린저 스타일로만 튜닝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다양한 고객취미에 영합하기 위하여 또 다른 스타일의 튜닝을 하는 AMG까지도 거느리고 있다. 벤츠의 상술은 대단하다. 벤츠모델뿐만 아니라 로린저와 AMG 등을 끌어들여 다양하게 벤츠를 개조한 여러 모델들을 만들어 더욱 비싸게 팔며 고객 수를 늘리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로린저는 세계적으로 50개의 수입업체에게 튜닝차와 부품을 판매해 연간 2천 대의 로린저 튜닝차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니까 고객은 완전 튜닝카를 구매해도 좋고 자기 취향에 따라 일부만 개조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물론 이들이 생산하는 모든 부품은 자랑스런 ‘made in Germany’다. 요사이 인건비 관계로 자동차회사들이 딴 나라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일이 많지만, 로린저는 그렇지 않다. 작은 부품 하나하나도 절대 독일내의 딴 회사에 맡기는 일 없이 모두 로린저 공장에서 생산한다. S500L을 기본으로 튜닝 파츠 더해 벤츠가 아닌 로린저 브랜드로 판매 로린저는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벤츠라는 고급차를 성능적으로나 미관적으로나 보다 더 고급화(upgrade)시킨 차종이라 할 수 있다. 그 방법으로 아래의 다섯 가지 분야에 걸쳐 튜닝을 한다. 이상이 로린저가 자랑하는 튜닝 분야의 특색이다. 나는 그런 로린저가 내놓은 최고의 튜닝차 로린저 S500L을 2일간이나 시승해 보는 영광을 안았단 말이다. 한국의 수입대행업자인 (주)피봇 모터 테크&디자인의 직원들은 모두가 겸손하고 친절했다. 시승에 동행하면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하는 태도가 아주 예의바르고 고맙기만 했다. 첫날에는 화려한 일식 점심까지 얻어먹었으니 나의 과거 200회가 넘는 시승 과정에서 점심 대접을 받은 일은 이번이 처음 아닌가 생각된다. 다만 약속시간을 안 지키는 점이 아쉬웠다. 로린저 S500L은 물론 벤츠 500 S시리즈를 로린저 양식으로 완전 튜닝한 것이다. 뒤에 적은 제원에서 오리지널 벤츠 S500L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이 차는 다음과 같은 로린저 부품들을 써서 튜닝했다. 이만큼의 부품이 벤츠 S500L에 들어갔으니 벤츠 대신 로린저 S500L이라는 브랜드가 당연히 붙게 되고, 이 브랜드로 한층 고급화된 벤츠 모델로 변신한 것이다. 첫날의 드라이브는 주로 복잡한 올림픽대로를 주행해 보았다. 그리 빠르지 않은 자동차들의 흐름에 편승하여 더할 나위 없이 미끈하게 달린다. 특히 저속도에서부터 가속하는 순간의 순발력이 기분 좋았다. 두 번째 시승 때는 인천국제공항 가는 길에서 속도위반 감시카메라의 눈을 각오하고 시속 200km 이상 내보았다. 오랜만에 짜릿한 센세이션을 느꼈다. 딴 차들은 그저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과연 벤츠차는 고속에서 그 본래의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인기척 없는 지방도로에서 급회전 시험을 해 보았다. 90도로 꺾는 길인데도 마치 소형차같이 반응한다. 정말 멋있고, 정말 굉장한 성능의 차이며, 정말로 갖고 싶은 차다. 나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도저히 접근하기 힘든 차이지만, 2일간의 시승으로 나의 갈증은 충분히 풀렸다. 시승 협조: 피봇 모터 테크&디자인 ☎(02)6002-3000 www.pivotmotortech.com Z 1. 컴프레서 엔진(Kompressor Engine): 수퍼차저로 출력을 높인 이 엔진은 로린저만이 갖고 있는 기술능력을 동원해 최고의 스포츠카 기분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2. 내부 튜닝: 벤츠의 무미건조한 내부를 그야말로 환상적인 실내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또한 이 차의 소유자가 지닌 개성을 나타내는 디자인도 가능하다. 3. 스포츠 머플러: 차가 달릴 때 내는 소리에 집착하는 매니어들이 많다. 로린저의 배기시스템은 로린저만이 갖고 있는 소리와 파워로 많은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는다. 4.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로린저가 명성을 날리고 있는 분야다. 80년대의 공격적인 튜닝에서 2000년대의 합리적인 디자인까지 벤츠차는 더할 나위 없이 가다듬어졌다. 5. 휠: 이것도 AMG와 인기를 양분하는 세계 최고의 화려하고도 독특한 디자인의 휠이다. 일본에서 로린저의 휠이 달린 벤츠 중고차는 나오기가 바쁘게 팔려나간다. 딴 벤츠 중고차는 재고가 많은데 말이다. 앞 범퍼(Spoiler Bumper) 좌우측 안개등(Fog Lamp, L/R) 좌우측 사이드 실(Side-Sill-Skirt, L/R) 뒤 범퍼(Rear Apro) 좌우측 펜더(Front Fender, L/R) 배기 시스템(머플러, W220 8-cyl) CL 모델같이 개조한 그릴(Grill CL-Look) 로린저 로고가 박힌 사이드 스텝(Entrance Panels) 로린저 매트(Lorinser Floor Mat Set) 로린저 합금휠(Lorinser Alloy Wheels) 앞 RS-5 8.5 18인치 오프셋 38 뒤 RS-5 9.5 18인치 오프셋 38 던롭 타이어 앞 Dunlop SP9000 245/45 R18 뒤 Dunlop SP9000 275/40 R18 로린저 S500L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63×1855×1444 휠베이스(mm) 3085 트레드(mm)(앞/뒤) 1574/1574 무게(kg) 189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최고출력(마력/rpm) 306/5600 최대토크(kg·m/rpm) 46.9/2700~425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966 보어×스트로크(mm) 97.0×84.0 압축비 10.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88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뒤) 245/45 R18, 275/4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590/2.190/1.4101.000/0.830/3.160 최종감속비 2.82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 0→시속 100km 가속(초) 6.5 연비(km/L) 6.9 Price 2억1,400만 원
메르세데스 벤츠 뉴 SLK 당당한 복고,눈부신 테.. 2004-04-16
3월 6일 새벽. 스페인 마요르카 섬의 마르다발 호텔 구석진 방에 앉아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날이 밝으면 바로 뉴 SLK와 떠나세요.’ 시승회 일정표가 속삭인다. 해는 7시 20분에 뜨고 시승은 7시 30분 시작이다. 키를 넘겨주어야 하는 시간은 오후 두어 시. 엔진이며 트랜스미션이 다양하니 타봐야 할 SLK가 많은데 시간이 너무 짧다.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잠시 운전석에 앉아보는 것만 허락해줘도 눈물나겠다’던 생각은 누구의 것이었는지조차 기억에 없다. 호텔 앞 주차장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 350과 200K 20여 대가 도열해 있다. 막 떠오른 해가 SLK의 보네트며 엉덩이를 비춘다. 빛 반 그림자 반. 정말 몰라보게 변했다. 맥라렌 SLR과 F1 머신을 닮은 외모 지붕 수납하고도 넉넉한 208X 짐칸 96년 가을 데뷔한 구형 SLK는 말쑥한 외모에 도회적인 이미지였다. 당시 BMW Z3, 아우디 TT 로드스터, 마쓰다 미아타도 그랬듯이, 쓰다듬으면 거치적거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미끈함은 소형 로드스터들의 트렌드였다. 그로부터 7년 반만에 나온 새 SLK는 근래 보아온 벤츠 차들처럼 강렬한 인상으로 바뀌었다. 강렬하다고 하면 요즘의 BMW 디자인도 만만치 않지만, 두 메이커가 추구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BMW가 오로지 미래만 보고 달려나간다면 벤츠는 두 팔 벌린 이정표처럼 과거와 미래 양쪽을 가리킨다. 예전 실버 애로우 레이싱카의 이미지를 불어넣은 수퍼카 벤츠 SLR 맥라렌이 대표적인 예. SLR의 외모에는 벤츠 매니아들이 좋아하던 라인이 살아 있고, 뉴 SLK의 스타일링도 그 연장선에서 태어났다. 시승차가 줄지어선 호텔 마당 한켠에는 벤츠 190SL과 뉴 SLK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벤츠 190SL은 걸윙도어로 유명한 300SL을 바탕으로 50년대 중반에 나온 경량 로드스터, 뉴 SLK의 할머니격이다. 벤츠는 할머니와 손자를 한자리에 불러모아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벤츠 경량 로드스터의 가계를 흐뭇하게 자랑하면서 닮은꼴을 찾아보라고 부추겼다. 뉴 SLK의 극단적으로 긴 노즈는 전통과 정통성 모두를 담고 있다. 보네트 위로는 V자 형태의 굴곡이 짙다. 단박에 F1 경주차를 연상시키는 앞모습에서 뉴 SLK의 지향점이 고성능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양쪽으로 나뉜 그릴 한 가운데에는 세꼭지별 엠블럼이 찻잔만하게 박혀 있다. 긴 노즈, 보네트의 굴곡와 함께 190SL를 닮은 부분이다. 대체로 엠블럼이 너무 크다는 반응들이었지만, 괜한 겸양이나 도식을 집어 던진 듯해 유쾌했다. ‘드로잉할 때 종이 여백이 모자랐을지도 몰라.’ 긴 노즈와 달리 짧게 올려 붙은 뒷모습을 보다 실없는 생각이 스친다. 앞은 실제보다 커보일 만큼 웅장하고 뒤는 꼭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앙증맞다. ‘롱 노즈 숏 테일’의 극명한 대비는 충분히 자극적이다. 뉴 SLK는 무난한 비례를 포기하고 어디서도 눈에 띄는 개성을 택했다. 봉긋한 지붕은 개선한 바리오루프로 덮여 있다. 철제 지붕을 접어 오픈카로 만드는 기술을 선보인 첫 메이커답게, 벤츠는 새 루프 시스템으로 한발 더 앞서 나갔다. ‘최고의 6기통’ 반열에 오른 V6 3.5X 엔진 연료효율 뛰어난 자동 7단 기어 첫선 보여 구형은 트렁크가 열리면서 지붕과 유리부분이 두 단계로 접히는 형태였지만 새 바리오루프는 지붕이 올라가면서 뒷유리가 먼저 안으로 접혀 들어간 뒤 지붕과 C필러가 마주 접히는 형태다. 덕분에 작동시간이 22초로 이전보다 3초 빠르고 트렁크 공간도 더 넉넉해졌다. 뉴 SLK의 트렁크 공간은 지붕을 닫으면 300X, 열면 208X로 이전 SLK보다 63X나 넓다. 혁신적인 겉모습만큼이나 동력계통의 변화도 크다. 5개였던 엔진이 2.0X 수퍼차저 163마력, V6 3.5X 272마력, V8 5.5X 370마력 세 가지로 줄고 전체적인 성능이 높아졌다. 새로 추가한 V6 3.5X 엔진은 지난해말 나오자마자 ‘세계 최고의 6기통’ 반열에 오른 수작이다. 이 엔진 덕에 뉴 SLK는 동급 경량 로드스터의 곁을 떠나 포르쉐 복스터와 나란히 섰다. 수치를 보면 ‘타도 복스터’의 뿌듯한 성취가 눈에 들어온다. 복스터 S의 3.2X 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31.6kg·m를 낸다. 벤츠의 V6 3.5X 엔진보다 12마력, 4.1kg·m가 낮다. 0→시속 100km 가속은 복스터S가 6.4초, SLK가 5.5초다. 아울러 AMG 버전에 쓴 V8 5.5X 엔진은 말 그대로 지존급이다. 경량 로드스터에 V8 엔진을 얹은 메이커는 벤츠가 처음이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6단과 자동 5단, 7G트로닉 세 가지. 이 가운데 벤츠가 세계에서 처음 개발해 내놓은 7단 AT 7G트로닉은 SLK350에 옵션, 55 AMG에 기본으로 달린다. 수동 6단보다 0→시속 100km 가속이 0.1초 빠른 이 ‘AT 몬스터’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앞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에서 스트럿으로, 스티어링 휠은 리서큘레이팅 볼에서 랙 앤드 피니언 방식으로 바뀌었다. 주행안정성을 높이고 무게를 줄여 좀더 날렵한 컨트롤을 이끌어내기 위한 변화다. 이밖에도 눈길을 끄는 장비로 에어스카프가 있다. 헤드레스트쪽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머리와 목 부분을 스카프처럼 감싼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겨울에도 떨지 않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니, 로드스터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사건’이다. 지중해 서부의 섬 마요르카는 유럽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로 꼽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과 맑고 친절한 기후를 품었다. 두 명의 걸출한 음악가 쇼팽과 안익태가 사랑한 섬이기도 하다. 이제 새 SLK 20여 대가 마음껏 누빈 곳으로도 기억될 시간이다. SLK 350, 어느 속도에서나 짜릿한 가속 새 엔진과 7G트로닉의 역할분담 환상적 한국 기자들에게 배정된 시승차는 7G트로닉의 SLK 350과 200K AT, MT 세 가지. 모두 250km에 이르는 시승코스는 고속주행이 가능한 직선구간과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 마을길, 헤어핀 코스가 연속되는 산악도로가 골고루 섞여 있다. 포장도로 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길의 형태가 모였다. 먼저 SLK 350에 오른다. 은색과 검정색, 원과 직선이 대비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페시아 역시 구형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훨씬 정교하게 짜 넣은 크롬장식들이 고급스러우면서 스포티하다. 낮게 놓인 시트에 몸을 완전히 밀착시키고 나니 시야 가운데로 대시보드와 유리창의 경계가 턱 걸린다. 자그마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단단히 쥐고 대시보드 너머 낯선 길을 ‘올려다본다’. 담장 너머 골목길을 깨금발로 바라보던 꼬마로 돌아간 기분. 액셀 페달을 깊게 밟는다. 누군가에 의해 벽에 확 밀어붙여진 듯한 가속감에 옛 화면 한 컷이 날아가고, 눈앞의 도로를 먹어치우는 건 시야를 아무리 멀리 두어도 순식간이다. 지붕을 연 채 달리는 데도 생각보다 부드럽게 들려오는 엔진음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V6 3.5X 엔진은 1천500rpm의 낮은 회전대에서도 최대토크의 87%를 낸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살짝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최대토크에 근접해버린다는 얘기다. 2천400rpm부터 5천rpm까지 꾸준히 터져 나오는 35.7kg·m의 최대토크는 모든 속도 영역에서 기다림의 순간을 걷어낸다. 계기바늘은 힘들이지 않고 시속 200km를 넘어서고 액셀 페달에는 여전히 여유가 남아 있다. ‘수월한 달리기’는 새 엔진과 7G트로닉의 완벽한 역할분담 덕분이다. 스티어링 휠의 변속버튼을 누르면서 F1 머신의 변속감을 상상해본다. 응답성은 어떤 수동 기어보다 즉각적이다. 차는 시속 30km에서든 160km에서든, 차체를 던지듯이 순식간에 뛰쳐나간다. 특히 낮은 기어에서도 풍성한 파워에 몸둘 바를 모를 정도. 4단까지 기어비가 높은 편이어서 일상적인 달리기 때는 5단 이상을 쓸 일도 흔치 않다. 엔진의 회전이나 변속감은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끈하다. 촘촘히 나뉜 7단 기어는 조용하고 빠른 가속감과 뛰어난 연비(10.1km/X) 모두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덕분’인지 ‘탓’인지, SLK 350은 컴팩트 로드스터다운 앙탈을 벗어 던졌다. 새 스트럿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덕분에 뉴 SLK는 웬만큼 굴곡진 길에서도 뉴트럴에 가까운 핸들링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급코너를 빠르게 뛰어들면 뒷바퀴굴림답게 오버스티어 성격이 드러난다. 이때 주행안정장치(ESP)의 개입 타이밍이 절묘하다. 벤츠 E클래스나 S클래스는 ESP 타이밍이 너무 빨라서 위급한 상황 자체를 미리 차단해버리지만, SLK의 ESP는 잠시 지켜보다가 뜯어말리는 형국이다. 뒤꽁무니가 미끄러지는가 싶을 때 바로 ESP가 작동해 차 앞부분을 살짝 틀어 차체를 바로잡는다. 아찔한 순간을 빠르고 수월하게 넘고 나면 일부러 기계적인 컨트롤의 여지를 남겨둔 듯한 SLK의 배려가 비로소 재미있게 느껴진다. 반응 빨라진 200K의 2.0X 수퍼차저 엔진 원초적인 달리기의 즐거움 전하는 6단 MT 다음은 SLK 200K AT와 MT를 몰 차례. 벤츠의 4기통 2.0X 수퍼차저 엔진은 스타트가 묵직한 편이어서 순발력이 좋은 BMW 320i의 2.2X 엔진과 종종 비교되곤 했다. 그러나 뉴 SLK를 내놓으면서 흡배기 계통을 손보고 연료효율을 80%나 높인 덕에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일 만큼 반응이 빨라졌다. 5단 AT는 수동이 필요 없다는 칭찬을 듣던 기어답게 탓할 데가 별로 없다. 1단과 2단의 기어비가 넓어 충분히 1~2단을 쓰면서 가속하면 기어비가 촘촘한 3, 4, 5단에서 스포티한 고속주행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일반 승용 5단 AT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찾기 어려울 만큼 시원하고 유연한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컴프레서 엔진의 박력 넘치는 배기음도 200K를 타는 즐거움의 하나. 수동 6단 기어는 원초적인 달리기의 재미를 짜릿하게 전한다. 스타트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꽤 긴 직선도로에서도 6단까지 쓸 일도 거의 없다. 5단에서 이미 시속 200km를 가뿐히 넘겨버리는 탓이다. 그러나 6단 기어 덕에 고속에서의 엔진 반응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액셀 응답성은 350에 버금갈 만큼 빠르고, 스티어링 휠의 정밀한 조작감에 반해 ‘핸들링 지향형’ 또는 ‘과속 지향형’ 운전자가 되는 것도 한순간이다. 모든 것이 척척 맞물려 오차 하나 없이 돌아가지만 생각보다는 기어 레버의 스트로크가 긴 것이 아쉽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벤츠는 손목만 까딱까딱 움직여 쓸 수 있는 스포츠형 기어 레버를 별도의 패키지 옵션으로 빼두었다. 로터리가 연이은 도로체계와 눈길을 빼앗는 풍광 때문에 여러 차례 시승코스를 벗어났지만 시승 종착지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길을 잃을 때마다 분주하게 새길을 찾고 설명해주는 똑똑한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국내 수입 모델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 작별인사를 하기에 썩 어울리는, 호화요트가 즐비한 포르탈스 누스 항구 앞에서 시승이 끝났다. 소형 로드스터의 한계를 간단히 뛰어넘은 SLK350은 연말, 소형 로드스터다운 재미를 꽉 채운 200K는 올 5월에 우리나라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제 한국의 SLK 예비고객들이 ‘그 날 아침’을 기다릴 차례다. Z SLK 200K SLK 350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082×1777×1296 4082×1788×1298 휠베이스(mm) 2430 ← 트레드(mm)(앞/뒤) 1530/1541 1526/1549 무게(kg) 1705 1780 승차정원(명) 2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수퍼차지 V6 최고출력(마력/rpm) 163/5500 272/6000 최대토크(kg?m/rpm) 24.5/3000~4000 35.7/2400~5000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배기량(cc) 1796 3498 보어×스트로크(mm) 82.0×85.0 92.9×86.0 압축비 9.5 10.7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0 ←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앞,뒤) 205/55 R16, 205/55 R16 225/45 R17, 245/40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⑦/? 3.950/2.420/1.500/1.0000.830/-/-/3.150 4.380/2.860/1.920/1.3701.000/0.820/0.730/3.410 최종감속비 3.460 3.060 변속기 자동5단 자동7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6 250 0→시속 100km 가속(초) 8.3 5.5 연비(km/L) 8.8 10.1 Price - -
BMW 325xi 차이점은 길 위에서 느껴 보라 2004-04-12
우리나라에서는 ‘네바퀴굴림차=SUV’라는 고정관념이 아직 큰 탓인지 반향이 기대에 미치지 않지만, 여러 수입차 브랜드들은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 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네바퀴굴림 세단을 새롭게 국내에 소개했다. 그 가운데에는 비교적 조용히 모델을 추가했던 브랜드도 있고, 주행체험행사를 펼치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이번에 시승한 BMW 325xi도 비교적 조용히 모델 라인업에 추가된 네바퀴굴림 세단 중 하나다. 자동차 선택의 기준으로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모든 소비자가 운전의 즐거움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운전의 즐거움을 원한다 하더라도 스포츠카가 아닌 이상 일상적인 용도로 평범하게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이라며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했던 BMW가 네바퀴굴림차를 내놓은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네바퀴굴림 방식의 세단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메이커들은 겨울엔 눈이, 여름엔 비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 잘 맞는 것이 네바퀴굴림 방식이라고 이야기한다. 최첨단 전자장비들을 갖춘 뒷바퀴굴림 방식의 럭셔리카들도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맞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네바퀴굴림 방식이 반드시 이런 환경에서만 제 역할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3시리즈와 차이점 찾기 힘들어 전자장치가 구동력 조절해주는 AWD 현대적인 승용차용 네바퀴굴림 기술은 앞바퀴 또는 뒷바퀴굴림차가 갖는 근본적인 주행안정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즉, 바퀴의 회전상태를 감지하고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는 현상을 통제함으로써 주행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승용차를 위한 네바퀴굴림 방식을 AWD, SUV 등 험로주행을 고려한 차를 위한 방식을 4WD라고 부르는 것 역시 이런 차이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승용차 개념의 도시형 SUV에는 AWD 방식을 쓰는 차들도 많다. AWD는 구조적인 특성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승용차용 네바퀴굴림 기술의 선구자인 아우디 콰트로처럼 기계적 구조를 기반으로 구동력을 조절하는 것과 전자장치가 브레이크 작동을 조절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BMW의 AWD는 후자쪽에 속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BMW는 1980년대 후반부터 AWD를 3시리즈와 5시리즈에 얹어왔고, 잠시 인수했던 랜드로버의 기술력을 더해 만든 X5의 AWD는 BMW가 본격적으로 SUV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신형(E46) 3시리즈를 위한 AWD의 개발에는 X5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현재 3시리즈에는 2.5X와 3.0X의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은 모델에만 선택장비로 AWD를 달 수 있는데, 국내에는 그 중에서도 2.5 모델만 수입되고 있다. 트렁크 오른쪽 귀퉁이에 자리잡은 325xi라는 모델명이 아니라면, 이 차를 뒷바퀴굴림의 325i와 구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시승차에 달린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와 225/45 R17 크기의 타이어가 끼워진 5스포크 17인치 휠은 국내 판매모델에는 325xi의 기본장비지만 해외에서는 325i 모델에도 달 수 있는 선택품목이다. 엔진룸까지 완벽하게 325i와 같은 탓에, 구조상의 차이점을 확인하기 위해 앞쪽의 하체부분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엔진룸 아래가 커버로 완전히 싸여있어 앞쪽으로 뻗은 프로펠러 샤프트와 디퍼렌셜은 확인할 수 없었고, 앞바퀴를 떼어낸 뒤에야 겨우 앞쪽 디퍼렌셜과 앞바퀴를 이어주는 드라이브 샤프트를 볼 수 있었다. 수치상 차체 높이가 일반 뒷바퀴굴림 모델보다 19mm 높지만 쉽게 눈에 뜨일 정도는 아니다. 실내에서도 일반 모델과의 차이점은 거의 발견할 수 없다. 이곳 저곳을 세심하게 살피다 겨우 발견한 것이 X5에서 볼 수 있었던 HDC 장치의 스위치 버튼이다. HDC는 내리막길에서 지나치게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속도조절 자동 브레이크 장치다. X5나 랜드로버의 모델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치라, 세단의 운전석에서 이런 버튼을 발견한다는 것은 낯선 경험이다. 어쨌든 이 버튼은 이 차에서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네바퀴굴림방식 관련 장치인 셈이다. 실내의 다른 부분들은 여느 3시리즈와 전혀 다르지 않다. 윗급인 5시리즈나 7시리즈와 달리 아직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지 않은 탓에, 운전석에 앉으면 여전히 고전적인 BMW 특유의 전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중소형급의 차임에도 10 스피커의 하만 카돈 오디오와 전동 뒷유리 햇빛가리개가 달려있다는 점도 BMW답다. 날카로움 희생하고 안정성 추구한 핸들링 BMW의 AWD는 ‘안전을 위한 보험’인 셈 결국 차이점은 길 위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주의를 기울이면, 묵직한 핸들 감각과 핸들에 아주 가볍게 전해지는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속도를 높이면 진동은 거의 사라지지만, 낮은 속도에서 무거운 듯 혹은 둔한 듯한 핸들 감각은 뒷바퀴굴림의 3시리즈와는 분명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실키 식스’의 전통을 잇는 직렬 6기통 2.5X 엔진은 매끄러운 회전과 반응이 일품이다. 일반 양산차용 자연흡기 엔진으로서는 높은 수치인 192마력의 힘은 차체 크기에 비해 약간 넘치는 수준이라 액셀러레이터를 조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급가속할 때에 느껴지는 앞 들림이 심하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앞바퀴에도 항상 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차분한 자세로 가속이 이루어진다. 평상시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비율은 38대 62로 뒷바퀴쪽의 비중이 높다. 원래 뒷바퀴굴림 방식인 3시리즈의 운동특성을 느낄 수 있도록 조절한 부분이라고 한다. 차선을 갑자기 바꿀 때나 급하게 코너를 돌 때, 차체는 균형 잡힌 움직임을 보여준다. 핸들을 조작했을 때 나타나는 BMW 특유의 칼같은 반응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밋밋한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날카로운 핸들링 특성은 조금 둔해졌지만, 조금 더 안정적으로 차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속하면서 코너를 빠져나올 때에도 뭔가가 앞바퀴의 흐름을 잡아준다는 느낌이 든다. 코너를 돌 때 차 앞부분이 움직이는 가벼운 느낌을 뒷바퀴굴림 방식의 차와 비교한다면 30% 정도 묵직한 느낌이다. BMW 3시리즈에는 주행안정성을 높여주는 전자장비인 DSC가 달려있는데, 325xi에는 여기에 덧붙여 ADB-X라는 기능이 더해져 있다. 이것은 네바퀴굴림 방식에 필요한 디퍼렌셜 잠금장치를 전자제어 브레이크가 대신하는 것으로,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해 구동력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DSC로 하여금 ABS를 작동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네 바퀴의 구르는 상태를 개별적으로 감지하고 통제하는 것으로, DSC가 꺼진 상태에서도 작동한다. 이런 장치들은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차체가 움직는 것을 최소화해준다. 테스트를 위해 DSC를 켠 상태와 끈 상태로 같은 코너를 같은 속도로 돌아본다. 마른 노면 위라서 두 상태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끈 상태에서는 차의 움직임이 약간 가벼워지고, 운전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차의 움직임을 통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의도한 대로 부담없이 차체가 움직여 나가는 것은 구동력이 앞바퀴를 통해서도 노면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시승을 마무리할 무렵, 경사진 내리막길에서 HDC를 작동시켜봤다. 덩치 크고 무거운 SUV들보다 상대적으로 내리막을 내려가는 속도가 낮은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사실 HDC는 오프로드나 비포장 험로를 달리는 SUV들에게 더욱 절실한 장치다. 325xi가 맞닥뜨릴 수 있는 주행환경을 생각해 보면 조금은 지나친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역동성을 강조하는 BMW의 세단에 네바퀴굴림장치를 단 것부터가 보험의 성격이 짙다. 325xi의 HDC는 그 보험에 선택조항을 하나 덧붙인 것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325i보다 560만 원 비싼 값(6천690만 원)은 보험료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BMW 3시리즈의 모습과 내용물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안정적인 운전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325xi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매고려사항 1순위로 꼽는 사람들에게 꽤 괜찮은 물건이다. 대신 ‘BMW 특유의 핸들 감각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BMW 골수 매니아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인 존재가 아닐 듯하다. Z 르노삼성 SM3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71×1739×1434 휠베이스(mm) 2725 트레드(mm)(앞/뒤) 1471/1481 무게(kg) 154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192/6000 최대토크(kg·m/rpm) 25.0/35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494 보어×스트로크(mm) 84.0×75.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3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25/4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2/2.22/1.601.00/0.75/3.03 최종감속비 3.23 변속기 자동5단 스텝트로닉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1 0→시속 100km 가속(초) 8.6 연비(km/L) 8.9 Price 6,690만 원
BMW Z8 본능은 감성보다 강하다 2004-04-09
지난 2000년 여름, 기자는 경기도 평택의 만도기계 주행시험장에서 BMW Z8을 타볼 수 있었다. 제한된 장소였지만 직접 시동을 걸고 그 가슴 울리는 배기음을 들으며 달렸던 기억은 좀체 잊혀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Z8과 다시 만나는 순간이다. 이번에는 트랙이 아닌 일반도로에서다. 또한 컬러도 다르다. 그때는 은회색이었지만 이번에는 붉은색이다. Z8을 만나러 달려간 곳은 부산.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거의 동시에 레드 Z8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가운 재회. 사실 국내에서도 단 4대밖에 판매되지 않은 차라 그동안 거리에서 우연이라도 한 번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영화 007 ‘언리미티드’(unlimited, 원제: The world is not enough)에서 두 동강난 Z8을 보며 얼마나 아까워했었던가……. 50년대 507의 추억 담은 미려한 스타일 인테리어는 레트로 디자인의 정수 담아 자동차를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처럼 차에 얽힌 추억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추억과 노스탤지어야말로 자동차의 영원한 주제가 아닐까.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꿈’이고, 그 꿈을 통해 위안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 하지만 누구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드림카’가 아닌가. 그런데 오늘 만나는 Z8의 오너는 바로 그 꿈을 실현한 사람이다. 이탈리안 레드를 떠올리게 하는 빨간색 보디 컬러도 오너가 직접 주문한 색상이다. ‘이왕 튀는 차, 원하는 컬러로 타자’는 생각에 과감히 골랐다고 말한다. 원하는 차를 타는데 남의 이목보다는 나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차는 지난해 4월에 주문해 6개월만에 인도 받았다. 많이 많드는 차가 아니고 모두 수공으로 작업하기때문에 생각보다 시일이 조금 오래 걸렸다. 하지만 Z8은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독일 딩골핀 공장에서 정예의 BMW 기술자들이 모여 만드는 Z8은 1년에 2천 대씩 8천 대만 만들고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명차의 반열에 들면 한정생산대수가 그 가치를 더 끌어올리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오너는 Z8을 언제까지나 소장할 계획이라 한다. “도로에 나가면 시선을 너무 끌지 않느냐”는 물음에 “내가 아니라 차에 관심을 보이는 거라 아무렇지 않다”고 말한다. Z8을 다시 보며 내심 이때 크리스 뱅글의 디자인이 정말 좋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Z8은 페라리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차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미려한 디자인이다. 그것은 50년대 전설적인 스포츠카 507의 노스탤지어를 담았기 때문이다. 롱 노즈와 짧은 프런트 오버행이 507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앞바퀴와 도어 사이에 상어아가미 모양으로 뚫려있는 에어 벤트가 507에 대한 ‘오마주’(hommage)로 장식된다. BMW가 V8 엔진을 처음 얹은 차는 54년에 발표한 502 모델이었다. BMW는 물론 독일에서도 처음 생산된 V8 엔진이었다. 이후 502에 이어 2+2의 503과 2시터의 507, 그리고 60년대 들어 만들어진 베르토네 디자인의 3200CS 등 V8이 주력인 시절이 이어진다. BMW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꼽히는 507은 유명 스타일리스트 알브레히트 게르츠가 503에 이어 디자인한 모델이었다. Z8은 바로 이 507에 경의를 표하며 만든 로드스터인 것이다. 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가면 보디컬러와 같이 온통 정열의 붉은색이 가득하다. 클래식한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스위치 하나 하나에 이르기까지 레트로 디자인의 정수가 숨쉰다. 대시보드 위 검은색 수지제의 패널은 철판이 드러난 507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원형 모델과는 달라 속도계와 회전계는 가운데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된다. 트렁크 또한 붉은 카페트가 깔려 아무 짐이나 함부로 싣기 어려울 정도다. M5의 유닛, V8 4.9X 400마력 엔진 얹어 완벽한 무게배분, 강력한 회전력 인상적 Z8은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에 같은 알루미늄의 패널을 붙여 맞춘다고 한다. 이를 통해 탄성이 절로 나오는 사치스러운 구조가 뽑아진다. 차체 무게는 1천630kg. 앞 뒤 무게비는 820: 810kg라고 하는 이상적인 것이다. 차체 길이 4천400mm, 휠베이스 2천505mm는 507의 4천380mm와 2천480mm에 가깝다. 하지만 그때보다 훨씬 커진 출력을 감당할 수 있도록 너비와 트레드를 키웠다. 엔진은 바이에른의 수퍼 세단, M5의 V8 4.9X 400마력 유닛을 가져왔다. 흡·배기 양측의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인 더블 바노스(VANOS)를 짜넣은 V8 엔진과 수동 6단 기어의 편성이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알루미늄제 멀티링크 타입. 시동 키를 ‘on’에 두고 오른쪽에 있는 스타터 버튼을 누르면 V8 엔진은 쉽게 걸린다. 별로 무겁지 않은 페달을 밟아 클러치를 이으면, Z8은 순조롭게 달리기 시작한다. 세찬 회전력과 함께 V8은 소리를 높이고 리스폰스는 한층 강력해진다. 파워, 서스펜션, 보디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핸들링이 좋으므로 정말로 빠르다. 여기에다 자세제어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와 코너에서 브레이크를 자동제어하는 CBC(Cornering Brake Control) 등이 뒷받침해주므로 안심하고 내달릴 수 있다. 기어는 1단에서 약 시속 60km, 2단으로 약 100km까지를 커버한다. 6단 시속 100km에서의 엔진 회전수가 2천250rpm 정도이므로, 특별히 하이 기어에 세팅된 것은 아니다. 항상 여력을 느끼게 하면서 즐기는 크루징인 셈이다. 마력당 무게비 4.1을 자랑하는 Z8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경량 로드스터의 그것과 더불어 폭발적인 파워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기분에 열광하게 만든다. 광안대교를 달리는 사이 잠깐의 가속으로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폭발력이 마치 총알에 다름 아니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 4.7초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최고시속은 250km에서 제한되지만 장치를 풀면 시속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제 앞 245/45 R18, 뒤 275/40 R18 사이즈. 사이드 월의 얇음을 의식할 것은 없지만 51.0kg·m에 이르는 토크의 굵기가 타이어에 전달되는 느낌이 강렬하다. Z8은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실내에 이르기까지 감성에 빠져드는 힘을 지녔다. 그러나 실제 도로 위를 달리면 감성에 빠져있기에는 질주본능이 너무 강하다. 더 나아가기 위해 꿈틀거리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차는 정말 드물다. 시승협조:동성모터스☎(051)747-7351 Z BMW Z8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00×1830×1317 휠베이스(mm) 2505 트레드(mm)(앞/뒤) 1552/1568 무게(kg) 1630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400/6600 최대토크(kg·m/rpm) 51.0/38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941 보어×스트로크(mm) 89.0×94.0 압축비 11.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3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뒤) 245/45 R18, 275/4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23/2.53/1.671.23/1.00/0.83/3.75 최종감속비 3.23 변속기 수동 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 0→시속 100km 가속(초) 4.7 연비(km/L) 6.9 Price 2억3,900만 원(국내 시판 당시)
닷지 바이퍼 GTS 쿠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2004-04-07
도로 위를 달리는 괴물이 나타났다. 울룩불룩한 근육질의 몸매를 뽐내며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역동적인 디자인과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가진 그런 괴물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바로 닷지 바이퍼다. 세기의 명차로 꼽히는 바이퍼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되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바이퍼를 5대 들여와 한국의 도로 위를 질주하게 했다. 62년 쉘비 코브라로 유럽 아성에 도전 ‘미국판 수퍼카’의 위상 높여 온 주역 바이퍼는 미국인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미국인만을 위한 차로서, 국제적인 레이스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해외 수출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코리아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국내의 카매니아들 사이에는 괴물 바이퍼의 명성이 이미 자자하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시속 310km로 달리고 있는 차의 옆을 바이퍼가 앞지르고 있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바이퍼는 개인이 들여온 차다.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내로라 하는 스포츠카들 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엔진 출력을 지닌 차들이 더러 있다. 닛산 스카이라인 GTR은 1천 마력을 넘나들고, 600∼700마력을 내는 스포츠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엄청난 괴물들 속에서 바이퍼는 ‘괴물의 제왕’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포츠카는 유럽의 위치가 확고하다. 특히 수퍼카들은 유럽의 명차들로 극히 제한되어 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등이 모두 유럽의 차들이다. 이런 수퍼카들의 경연장에 자동차산업의 초강대국인 미국은 한발 뒤쳐진 입장이었다. 미국은 별다른 명수퍼카 없이 일본에게 쫓기는 상황까지 몰렸다. 시보레 코베트나 포드 머스탱 등의 스포츠카가 있지만 수퍼카로 불리기에는 부족했다. 이 상황에서 크라이슬러는 1962년에 명스포츠카 쉘비 코브라로 유럽의 아성에 도전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불어닥친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고성능차들은 사양길에 들어섰고 고효율 저연비의 차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찾아왔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일본차들과 엔진들이 시대에 맞는 차로 인정받았다. 이즈음 크라이슬러는 닷지 400과 크라이슬러 레바론으로 어려운 로드스터시장에 다시 손을 뻗쳤다. 또한 진화한 시보레 코베트가 미국의 스포츠카시장에 많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힘을 받은 고성능 머슬카시장에 90년대 등장한 괴물 바이퍼는 ‘미국차’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닷지의 역사를 살펴보자. 닷지는 크라이슬러의 3개 디비전 중 하나다. 크라이슬러를 중심으로 닷지, 지프 등의 디비전 중 스포츠카를 중심으로 고성능 트럭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19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 닷지의 역사는 미국의 자동차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초창기의 자동차회사들이 대부분 그러했듯이 닷지도 자전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가업으로 자전거공장을 이어받은 닷지 형제는 막 시작된 자동차산업의 부품생산업체로 참여하며 자동차업계에 발을 디딘다. 이때 닷지는 포드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력 있는 자동차회사를 만들 능력을 키웠다. 당시 닷지의 부품은 포드차의 거의 모든 부분에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닷지가 독립된 차를 만드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1914년에 닷지 브라더스 주식회사를 세우고 올드 베시라는 첫차를 내놓은 닷지는 249호까지 차를 만들어갔다. 28년, 크라이슬러에 합병되며 닷지의 이름은 디비전으로 남게 되었다. 2차대전이 끝난 후에는 레드 램과 데이토나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고성능 머슬카를 생산하며 ‘미국인의 차’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카를 만드는 나라는 모터스포츠 자체를 자사의 기술력 과시와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닷지 역시 당시 미국에서 펼쳐지는 레이스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시장공략에 나섰다. IROC나 SCCA 등의 레이스와 국제적인 내구레이스를 통해 닷지의 우수성을 알렸다. 바이퍼의 형님격인 쉘비 코브라는 60년대에 미국의 머슬카를 대표하면서 뛰어난 성능으로 르망 24시간과 데이토나 24시간 등의 내구레이스를 휩쓸며 명성을 쌓았다. 크라이슬러는 8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닷지 바이퍼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당시 미국인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던 코베트와 유럽의 수퍼카들을 넘기 위해 닷지가 혁신적인 디자인과 괴력을 뿜어내는 바이퍼를 보여주자 미국인들은 이 차의 양산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91년, 가장 미국적이고 인기가 높은 자동차경주인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레이스의 페이스카로 선정되면서 바이퍼는 미국인뿐 아니라 전세계 카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인디 500이라 불리는 미국 최고의 포물러 레이스 맨 앞에 서서 포물러 머신을 리드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92년, 200대만 한정 생산한 바이퍼는 V형 10기통에 배기량이 자그마치 8.0X였다. 이때 처음 태어난 바이퍼 RT/10은 2인승 로드스터였고 이듬해에 레이스를 위한 후속모델인 바이퍼 GTS 쿠페가 공개되었다. 96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간 2세대 바이퍼 GTS 쿠페는 모두 759대만 한정생산되고 2002년 단종되었다. 근육질의 디자인과 강력한 심장이 매력 닷지 램 트럭용 V10 8.0X 개량해 얹어 바이퍼(Viper)란 미국의 사막지역에 살고 있는 독사를 의미한다. 닷지는 코브라의 전통을 이어받는 뱀 이름으로 정통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바이퍼가 생산되던 97년에는 코퍼헤드라는 미국의 살모사 이름으로 2인승 로드스터를 내놓기도 했다. 시승차는 바이퍼 GTS 쿠페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바이퍼는 전통의 진청색에 두 줄의 스트라이프를 두르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근육질의 사나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차로 변신한 것처럼 거대한 근육이 꿈틀거린다. 100m 달리기 선수가 출발대에서 자세를 잡듯,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에너지가 솟구치는 것 같다. 바이퍼의 최고 매력은 터질 듯한 근육질의 디자인과 이에 걸맞게 폭발하는 강력한 심장이다. 시동을 걸면 “부르릉 부르릉∼” 하는 특유의 음과 진동이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미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이 우렁찬 배기음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의 음색과 같은 맥락이다. 유럽이나 일본차와 가장 큰 차이를 맨 처음 느끼는 대목이다. 섬세하고 말끔한 차를 만드는 유럽이나 일본 메이커들은 이런 불안정한 소리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이 멋진 괴물을 직접 운전한다는 건 가슴 떨림 그 이상의 전율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승차는 닷지 램 트럭용 V10 7천990cc 엔진을 알루미늄으로 개량해 얹어 450마력을 낸다. 최고출력이 450마력쯤 되는데, 이를 엄청나고 대단한 수퍼카의 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유럽이나 일본차의 출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수치만 볼 때 그렇다는 뜻이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세계는 DOHC 엔진을 개발해 많은 수의 밸브를 구성하고 고회전을 사용하면서 배기량 1X당 100마력 이상의 높은 출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때 DOHC 엔진이라고 자랑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보편화가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바이퍼는 OHV 엔진을 고집해 회전수를 높이지 못하므로 배기량에 걸맞은 출력도 얻지 못한다. 고회전으로 출력을 얻는 유명 스포츠카들은 이제 엔진회전수를 1만rpm에 가깝게 올리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바이퍼는 5천500rpm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퍼는 경쟁차들과 다르게 미국차 특유의 황소 같은 힘을 낸다. 파워보다는 토크를 중시하며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힘을 내는 엔진을 추구한다. 어느 속도에서나 가속페달을 밟으면 몸이 제쳐지며 나아간다. 이 힘은 바로 토크에서 얻어진다. 순간적으로 힘을 몰아 쓰는 씨름선수도 이처럼 토크가 높아야한다. 터보차저가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가장 대표적인 엔진이지만 지속성이 짧고, 터보 작동 이전까지 토크감이 많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바이퍼의 최대토크는 무려 67.8kg·m나 된다. 3천700rpm에서 나오는 이 힘은 엔진회전수 전영역에서 고르게 발휘된다. 이 엔진의 힘은 6단 트랜스미션을 통해 타이어로 전해진다. 타이어는 앞 275/35 ZR18, 뒤 335/30 ZR18이다. 뒷바퀴굴림방식(FR)의 엄청난 성능을 타이어 사이즈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액추에이터를 이용한 도어 열림 스위치는 촉감이 매우 부드럽다. 필자의 작은 몸도 타고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시트는 앞, 뒤 슬라이드로 다리 거리만을 조정할 수 있고 시트백은 고정되어 있다. 시트백의 그대로 자세를 잡으면 발은 뻗고 상체는 상당히 눕힌 드라이빙 포지션이 된다. 페달의 위치도 모두 왼쪽으로 몰려 있다. 커다란 엔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자세를 차에 맞게 잡으면 운전이 쉽지 않다. 수퍼카는 아무나 운전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기본적으로 자세를 잡기가 쉽지 않고 모든 조작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런 불편함은 수퍼카를 자유롭게 모는 사람들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운전석은 간단하다. 운전자 앞에 메인 계기판과 대시보드 가운데에 4개의 동그란 계기판이 있고 오디오와 히터장치뿐이다. 실내에 수납공간은 거의 없다. 바이퍼를 타고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으며 스피드웨이를 질주한다. 거칠 것이 없다. 0→시속 100km 가속이 4초대에 불과한 것만으로도 질주 성능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중속 주행에도 마치 승용차처럼 가볍게 움직인다. 괴력과 실용주행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저속주행에도 승용차처럼 움직임 가벼워 코너링 중 가속하면 언더스티어 나타나 스피드웨이의 직선거리는 650m밖에 안돼 바이퍼의 고속주행능력을 시험할 수는 없었다. 제원상 최고시속은 309km이다. 실제 속도를 말하는 것이므로 고속도로에서나 속도계의 속도로는 시속 330km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속도는 시판 양산차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바이퍼의 폭발하는 스피드를 한번쯤 경험하는 것은 일생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필자는 미국차의 서스펜션 특성에 대해 안정성이 좋지 않다고 늘 생각해 왔다. 엔진은 크고 강한 반면 서스펜션은 너무나도 승차감 위주로 맞추어져 코너링 성능이 약하다는 인상을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이다. 스포츠카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바이퍼는 이런 선입견을 완전히 뒤바꿔주었다. 차체와 서스펜션의 강도가 매우 강하다. 스피드웨이의 1코너는 50R 정도의 중속코너이다. 이런 코너링 때 차는 가장 힘겨워 보인다. 바이퍼는 언더스티어가 약간 강하게 나타난다. 뒷바퀴굴림방식의 오버트랙션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인다. 파워 높은 뒷바퀴굴림방식을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서킷처럼 안전이 확보된 공간이 아니면 100% 트랙션을 발휘하는 드라이빙은 모험이다. 코너링 중 가속을 시작하면 서서히 언더스티어를 나타내고 급격한 가속으로 트랙션을 일으키면 뒤 타이어가 그립력을 잃으면서 오버스티어로 변한다. 그러나 335mm의 거대한 폭을 가진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미끄러지더라도 핸들링이 부드러워 쉽게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다. 코너링 속도가 높으면 횡가속도가 높아 몸의 쏠림이 커진다. 바이퍼의 시트는 평범해 몸의 지지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시승차의 서스펜션은 웬만한 턱을 가볍게 넘으며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으면서 착지를 일순간에 마무리짓는다.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다. 양산차의 서스펜션이라는 느낌보다 강성을 높인 튜닝용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수퍼카를 타면서 시인성, 시계성을 얘기하는 것은 무리인가? 사이드미러를 통해 후방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오른쪽 사이드미러는 반쯤 가린다. 필자의 신장이 작은 것도 한몫 한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것들은 바이퍼가 추구하는 괴력 때문에 금방 묻혀버리고 만다. 바이퍼는 이미 명차로서 많은 명성을 쌓았다. 96년에 태어나 인디 500의 페이스카로 등장한 이후 FIA GT, 데이토나 24시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등에서 화려한 전력을 쌓아왔고 아직도 레이스현장에서 미국 머슬카의 위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으며 일본의 JGTC에도 참가하면서 영역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필자의 친구이며 일본에서 이 차로 레이스를 하고 있는 드라이버는 워낙 내구성이 좋아 좀처럼 리타이어 하지 않는다며 바이퍼의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내구레이스는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내구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웬만한 자신감이 없이는 내구레이스에 도전할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바이퍼에 대한 성능검증은 여러 곳에서 이루어졌다. 프랑스 듀퐁사는 세기의 차를 선정하면서 바이퍼 GTS를 3위에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F-16 팰콘과 지상대결을 펼쳐 800m를 먼저 달려가 이긴 전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페라리 F1 머신이 유로파이터와 대결을 펼쳐 차와 비행기의 대결이 관심을 끈바 있다. 스포츠카는 타는 재미뿐 아니라 듣는 재미, 그리고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이 뛰고 흥분되어야 한다. 바이퍼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차이다. Z 닷지 바이퍼 GT3 쿠페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88×1923×1116 휠베이스(mm) 2445 트레드(mm)(앞/뒤) 1514/1539 무게(kg) 1565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V6 OHV 최고출력(마력/rpm) 450/5200 최대토크(kg·m/rpm) 67.8/37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7990 보어×스트로크(mm) 101.6×98.6 압축비 9.6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75/35 ZR18, 335/30 Z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2.680/1.780/1.3001.000/0.740/0.500/2.900 최종감속비 3.070 변속기 수동 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309 0→시속 100km 가속(초) 4.0 연비(km/L) - Price 미정
아우디 A8L 4.2 콰트로 드라이빙과 쇼퍼 드리븐.. 2004-03-05
어떤 영역에서나 스타급 반열에 오르게 되면 열렬한 팬층이 확보되는가 하면 반대하는 안티 세력도 생겨나기 마련인 모양이다. 이는 자동차 세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니아층이 있는가하면 비판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국내 수입차 가운데 아우디를 얘기할 때면 이상하게도(?) 싫어한다는 소리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경쟁차와 기본적인 기술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전제할 때 그 이유를 찾는다면 스마트한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트렌드를 따라가더라도 고집스레 지키는 기계적인 순수함이 그 이미지에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고진 모터 임포트가 지난 2월에 새로 출시한 아우디 A8L 4.2 콰트로를 보면서도 들었다. A8 표준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130mm 긴 롱 휠베이스 버전인 A8L은 아우디의 모델 중에서도 최상급인데 외모에서부터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길어진 차체는 분명 더 커 보일 법도 한데 컴팩트한 인상을 주는 것은 역시 메이커의 철학을 담은 디자인의 힘 때문이다. 휠베이스 길지만 외관에서는 차이 못 느껴 실내에 들어서면 상상 이상으로 넓은 뒷좌석 리모컨 키를 몸에 지니고 차에 다가서면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도어를 열 수 있는 것은 최근 나오는 럭셔리 세단 대부분이 채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그런데 도어를 잠그고 차를 떠날 때 문이 잘 잠겼나 확인하고 싶어 다시 차에 다가서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가까이 간 것으로 차는 키를 소지한 주인을 인식해 잠금장치를 해제하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여기에다 지문인식 메모리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도난에 대비하고 있다.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뒷좌석이 저 멀리 자리하고 있는데 놀란다. L 버전이라 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공간 여유는 상상 이상이다. 마치 스트레치드 리무진에 올라탄 느낌이다. 운전석 주위는 표준 모델과 다를 바 없다. 전자식 스위치로 대체된 파킹 브레이크와 익숙한 디자인의 팁트로닉 자동 기어박스, 그리고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MMI(Multi Media Interface) 시스템 등 전통적인 운전공간에 더해진 하이테크 기능이 운전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를테면 복잡한 계기를 능숙하게 다뤄내는 항공기 조종사의 자부심이랄까. 그런 기분을 북돋는 구성이다. 게다가 V8 4.2X 335마력, 최대토크 43.9kgm에 이르는 강력한 엔진이 숨을 고르고 있으니 어찌 듬직하지 않을까. 최고시속은 250km에서 제한되지만 0-시속 100km 가속 6.4초는 그야말로 웬만한 스포츠 세단을 능가한다. 또한 네바퀴굴림 ‘콰트로’ 시스템과 더불어 전자식주행안정시스템(ESP), 전자제어차동장치(EDL) 등이 전천후로 받쳐주므로 어떤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내달릴 수 있다. MMI는 서스펜션, 내비게이션, 오디오 기능 등을 통합 제어, 관리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되지 않는다. BMW 등 경쟁차에서는 이미 한국업체와 제휴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7인치 모니터는 팝업식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매끈하게 대시 패널의 우드 그레인 뒤로 숨어든다. 차체 길이가 커짐에 따라 무게도 50kg 정도 늘어났지만 가속성능이 줄었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다. 기본적으로 가벼운 알루미늄 보디 구조이기 때문인데 아우디의 3세대 스페이스 프레임(ASF)은 부품 수를 줄여 이전보다 더 가볍고 강해졌다. 공기저항계수 0.27의 날렵함도 그대로다. 따라서 대형차임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경쾌한 달리기의 특성은 L 버전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한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2004년형 모델부터 내리막길을 달릴 때 자동 제동 기능이 추가되었다. 내리막길에서도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정확한 핸들링과 안정적인 코너링 돋보여 에어 서스펜션으로 주행감각·승차감 좋아 서보트로닉을 단 속도감응식 스티어링 휠은 도로상황에 따른 다양한 속도에서 적절한 무게감으로 정확한 핸들링을 돕는다. 차체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코너링에서는 민첩함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A8L은 코너에서 적극성을 잃지 않는다. 강한 회전력과 더불어 무엇보다 네바퀴굴림이 받쳐주는 안정적인 균형감이 어떤 코너에서도 빈틈없는 라인을 그린다. 뒷바퀴굴림을 쓰는 고급 세단은 겨울철에 특히 취약한데 조금이라도 노E9이 얼었거나 하?면 위험한 상황에 부딪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계절적 요인에서 아우디 콰트로의 매력이 우리나라에서 빛을 발하는 이유다. L 버전이므로 뒷좌석에 타보지 않을 수 없겠다. 운전대를 바꿔 뒷좌석에 앉는다. 앞좌석에서 이어지는 두툼한 센터터널이 독립적인 공간감각을 더해주고 레그룸은 신문을 펼쳐 읽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넓다. 그래도 앞 동반석이 거추장스럽다면 도어 패널쪽 스위치를 눌러 앞으로 밀어버릴 수 있다. 물론 파워 시트를 길게 빼 눕는 자세를 만들 수도 있다. 시트는 적당히 단단한 느낌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만든다. 안락함을 강조해 너무 푹신하게 되면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된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더불어 처음에는 안락함이 떨어지는 듯하지만 오래 탈수록 편안함을 느낀다. 통풍 시트도 몸의 유연성을 도와준다. 리무진처럼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옆 차창이 멋진 시야를 만들어준다. 창밖으로 보는 풍경이 갑자기 달라진다. 뒷좌석에 타는 묘미가 이런 데 있는 걸까. 마치 고속철도의 VIP룸에 앉은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불편한 점. 센터 암레스트에 컵홀더는 있지만 리모컨 스위치가 없는 것이다. 에어컨 공조 스위치를 만지려면 앞으로 허리를 숙여야 하는데 다소 품위(?)에 맞지 않는다. 라디오 채널을 바꿀 수도 없다. 여기에 MMI 컨트롤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좀 더 편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컴포트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이 모드에서는 시스템이 낮은 속도에서 댐퍼의 압력을 줄이기 과속방지턱도 더욱 부드럽게 넘을 수 있다. 다이나믹 모드를 선택하면 스프링이 좀더 단단해지고 견고한 감쇠력을 지니게 된다. 이때는 운전석에 앉아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때의 선택이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그다지 뒷자리에 앉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쇼퍼 드리븐을 위한 L 버전은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누군가 온전히 뒷좌석에만 타기 위해 이 차를 사용한다면 무척 아까운 일일 것이다. 뒷좌석용이라 해도 가끔은 직접 운전대를 잡아야 아우디 A8L의 오너로서 어울리지 않을까? Z 아우디 A8L 4.2 콰트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81×1894×1455 휠베이스(mm) 3074 트레드(mm)(앞/뒤) 1629/1615 무게(kg) 183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35/6500 최대토크(kg·m/rpm) 43.9/35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172 보어×스트로크(mm) 84.5×93.0 압축비 11.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9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3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3.317 변속기 자동 6단 팁트로닉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 0→시속 100km 가속(초) 6.4 연비(km/L) - Price 1억7,190만 원
캐딜락 XLR 럭셔리 로드스터 시장의 새 강자 2004-03-05
GM을 이끄는 이미지 리딩 브랜드는 캐딜락이다. 캐딜락 브랜드 내에서도 가장 값이 비싸고 호화로운 차는 최고급 세단이 아니라 2도어 컨버터블이다. 캐딜락이 자랑하는 2도어 컨버터블을 이야기할 때는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진 엘도라도 컨버터블을 빼놓을 수 없다. 엘도라도 컨버터블은 1953년, V8 210마력 엔진과 AT, 가죽시트와 곡면 앞 윈도 등 온갖 호화로운 장비를 얹고 등장해 성공한 부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아이젠하워는 대통령 취임식 때 이 차를 행사차로 썼다.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이 계속되면서 캐딜락 2인승 컨버터블의 차체와 배기량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커져갔다. 그러나 1, 2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공룡 같던 미국차들의 차체와 배기량은 크게 줄어들었고 80년대에 들어서는 굴림방식도 FF(앞바퀴굴림)로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 뛰어넘어 세계 겨냥한 컨버터블 실내 깔끔하고 하드톱 밀폐감 뛰어나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앞바퀴굴림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던 80년대 초∼중반, 캐딜락 역시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앞장서서 변화의 바람을 받아들인 부분도 있었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럭셔리카=뒷바퀴굴림’이란 등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캐딜락은 보수적인 성격의 브로엄을 제외한 모든 모델을 앞바퀴굴림 방식으로 바꾸었다. 바로 이 시기(1986년)에 등장한 캐딜락의 2인승 컨버터블은 알랑테였다. 알랑테는 V8 4천100cc 170마력 엔진을 얹고 앞바퀴를 굴렸으며 럭셔리 로드스터답게 천연가죽과 10방향 전동시트, 액정 계기판, ABS 등 고급스런 장비를 많이 얹고 있었다. 뭐니뭐니해도 이태리와 미국을 오가며 만들어진 독특한 생산방식이 화젯거리였다. 알랑테의 보디는 이태리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했는데, 피닌파리나는 알랑테의 보디와 섀시까지 생산했다. 이태리에서 도색을 끝낸 보디는 비행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공수되었고, 미국에서 다시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얹어 완성되었다. 이같은 방식으로 생산되다보니 하루 생산대수는 7대에 불과했고 값도 5만 달러 이상으로 비쌌다. 그러나 캐딜락은 고급스럽고 특별한 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값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최고급 2인승 컨버터블로서는 성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캐딜락 오픈카는 권위가 문제일 뿐 지나친 힘과 속도는 오히려 ‘최고급’이라는 이미지를 해친다며 자신만만해했다. 오만함으로 비춰질 만큼 캐딜락의 넘치는 자신감 뒤에는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버티고 있었다. 미국 내에서만 차를 팔아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럭셔리카 오너들이 서서히 유럽차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80년대 후반부터 렉서스를 선두로 한 일본 메이커들이 미국 럭셔리카 시장을 크게 잠식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넉넉한 배기량과 큰 덩치, 효율과는 거리가 먼 차를 생산하던 미국 메이커들은 이제 유럽 및 일본차와 견줄 수 있는 차를 만들어내야만 했던 것이다. 바로 이즈음 나온 차가 캐딜락 스빌이다. 최근 몇 년간 캐딜락은 다시 한번 도약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유럽, 일본차와 맞비교하더라도 손색없는 차를 목표로 CTS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SUV인 SRX와 2인승 로드스터 XLR을 내놓았다. 캐딜락 XLR은 199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데뷔한 컨셉트카 이보크의 양산형이다. 이보크는 알랑테 이후 단종된 캐딜락 로드스터의 부활을 알린 신호탄이며 엣지 디자인으로 바뀐 신세대 캐딜락 스타일링의 시작점이 된 컨셉트카다. 양산형인 XLR은 변화된 시대상과 세계 시장을 향한 캐딜락의 의지를 담고 있다. 지난 달 캐딜락 SRX 시승기를 통해 밝혔듯이 기자는 GM의 초청행사로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XLR을 시승했다. 시승 행사장에서 XLR을 처음 본 순간, 사진이나 모터쇼장에서 볼 때와는 느낌이 또 달랐다. 평범한 도로 위에서 만난 XLR의 스타일은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독특했다. 헤드램프는 먼저 선보인 CTS보다 한층 날카롭고 앞, 옆, 뒤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각이 살아있지 않는 부분이 한 군데도 없다. 길이 4.5m를 조금 넘는, 그리 크지 않은 차체에 신겨놓은 235/50 R18 타이어는 보디 옆면을 꽉 채운다. XLR은 캐딜락 2인승 컨버터블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리트렉터블 하드톱을 얹고 있다. 톱을 씌우거나 벗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초로 하드톱 내장형 컨버터블의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톱을 씌웠을 때의 밀폐감은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듯하다. 엔진음 스포티하지만 배기음은 평범해 토크 커 웬만한 가속은 변속없이 가능 실내 역시 디자인의 기조는 직선이다. 세계 3대 보석 브랜드인 불가리의 도움을 받은 계기판과 스위치를 간소화한 깔끔한 대시보드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센터 터널과 도어 손잡이 부분에는 우드 그레인을 썼지만 나머지 부분에는 메탈 그레인을 써 젊은 분위기를 냈다. GT카를 지향하는 럭셔리 로드스터답게 시트는 넉넉한 편으로 히팅은 물론 냉방기능까지 담고 있다. 차 크기에 비해 무릎과 어깨공간 모두 여유롭다. XLR은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선보인 6세대 코베트 플랫폼을 함께 쓰고 엔진은 V8 4.6X DOHC 320마력 신형 노스스타를 얹었다. 알랑테 이후 10년만에 V8 엔진을 세로로 얹은 덕택에 무게배분이 앞뒤 50: 50에 가깝다. 먼저 시승한 SRX에서도 느낀 바지만 아이들링 상태에서 신형 노스스타 엔진은 꽤 정숙한 편. 그러나 rpm을 높였을 때 회전저항에서 오는 소음은 다소 신경질적이다. 날렵한 생김새 때문에 기대했던 멋진 배기음을 들을 수 없었다.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때에 따라서는 소음이 될 수도 있는 럭셔리 로드스터이지만 지나치리만큼 조용한 배기음은 왠지 맥빠진 듯한 인상을 준다. 높은 출력과 넉넉한 토크를 자랑하는 신형 노스스타 엔진은 XLR의 가벼운 차체(1천654kg)를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까지 꾸준하고 힘차게 끌고 나간다. 고속도로에서 틈이 날 때마다 제한속도 75마일(약 120km)을 무시하고 액셀 페달에 힘을 줘 내본 최고시속은 140마일(약 224km). 그래도 페달에 충분한 여유가 있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난폭한 차가 있을 때 경찰 헬기까지 띄우는 미국이니 만큼 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내본 속도다. 토크 밴드가 완만한 듯 웬만한 가속은 변속 없이도 할 수 있고 변속할 때나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작동하는 5단 AT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XLR의 앞뒤 서스펜션은 모두 더블 위시본이고 타이어는 235/50 R18 사이즈다. 타이어가 넓은 편이지만 노면을 잘 타지 않고 자잘한 충격도 잘 흡수한다. XLR에 쓰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매순간 각 서스펜션에 달린 센서를 통해 노면 상태를 측정한 다음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한다. 구불거리는 산길에 접어들어 속도를 높여 코너를 공략하면 뉴트럴에 가까운 코너링 특성을 보이고, rpm을 높여 연이어 코너를 돌면 약한 오버스티어를 느낄 수 있다. XLR의 스태빌리트랙은 거의 작동할 틈이 없었다. ‘캐딜락으로 코너를 급하게 돌아나가려면 주행안정장치가 필요하다’는 기자의 선입견에 일침을 가하는 순간이다. XLR의 고급장비 가운데 하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실제 운전 때 유용하게 쓰인다. 시승코스에 와인딩 로드가 많아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써볼 기회가 없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앞창에 현재 속도와 기어 단수, 오디오와 크루즈컨트롤 정보를 나타낸다. 앞 도로상황에서 눈을 떼지 않고 현재 속도와 기어 단수를 확인할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쓸모가 많았다. 다만 정보가 초록색으로 작게 표시되기 때문에 와인딩 로드처럼 주의가 필요한 길에서는 식별하는 데에 조금 어려움이 있다. XLR의 경쟁상대는 벤츠 SL500을 비롯해 재규어 XK8, BMW 6시리즈 컨버터블, 렉서스 SC430 등으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러나 신세대 캐딜락 2인승 로드스터 XLR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유럽, 일본산 로드스터와 같은 테스트를 받더라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안락함과 고급스러움, 뛰어난 주행성능이 자신감의 근거다. Z 캐딜락 XLR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13×1836×1279 휠베이스(mm) 2685 트레드(mm)(앞/뒤) 1572/1580 무게(kg) 1654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20/6400 최대토크(kg·m/rpm) 43.5/44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565 보어×스트로크(mm) 93.0×84.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8.1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35/50 R18, 255/5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50/2.210/1.6001.000/0.760/3.020 최종감속비 2.93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 0→시속 100km 가속(초) 5.8 연비(km/L) - Price 7만5,385달러(약 8,715만 원)
포드 몬데오 2.5 속이 알차고 맛있는 김치 같은 .. 2004-03-02
1996년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 이후 IMF 이전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포드 몬데오는 잠시동안의 공백기를 보내고 2001년에 새 모습으로 탈바꿈한 신형 모델로 다시 등장했다. 이후 2.0X 엔진을 얹은 두 개의 모델이 판매되며 포드의 막내둥이 역할을 해왔지만, 잠재력에 비해 예전만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번에 많은 부분을 개선한 2004년형 모델이 수입되면서 추가된 몬데오 2.5는 커진 심장과 성숙해진 모습으로 막내티를 벗으려는 포드의 노력이 엿보이는 모델이다. 포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국 브랜드로 각인된 탓인지, 몬데오 역시 미국차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몬데오는 국내에 수입되는 포드 브랜드의 차 중 유일한 유럽산이다. 겉모습에서 돋보이는 유럽차 감각 실내 고급스럽고 마무리도 좋아져 몬데오에서 무엇보다 유럽차 느낌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겉모습이다. 선이 살아있으면서도 양감을 지닌 몬데오의 차체는 포드의 디자인 테마인 ‘뉴 엣지 디자인’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4년형 모델로 넘어오면서 안개등을 비롯한 앞 범퍼 부분과 세부적인 장식에 변화의 손길이 더해졌다. 원형이던 안개등은 헤드라이트를 축소시켜 뒤집어 놓은 듯한 역삼각형 모양으로 바뀌었고, 2.5 모델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 둘레와 도어 핸들 등에 크롬 장식을 더했다. 언뜻 보았을 때 차의 인상이 진지해진 느낌이 드는데,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휠과 타이어 때문이다. 원피스 형식의 10 스포크 알로이 휠에는 테두리 부분에 볼트모양의 장식이 더해졌다. 타이어는 225/40 R18 사이즈의 콘티넨탈 스포트컨택트2. 패밀리 세단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낮은 편평비에 접지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스포츠 타이어다. 범상치 않은 성능을 지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5 모델은 기아(Ghia) 버전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모델이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고성능 튜닝 모델인 ST220을 제외하면 몬데오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이기도 하다. 겉모습에서는 2.0 모델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뒷 범퍼의 검은 띠에 숨겨진 파킹 센서나 사이드 미러 아래에 있는 커티시 램프, 랜드로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앞 유리 열선 등은 고급 모델다운 편의장비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훑어보면 과연 이 차가 정말 포드에서 만든 차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디자인 흐름은 물론이고 마무리나 세부 처리에 이르기까지 독일산 승용차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깔끔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디자인도 독일차를 연상시키는데,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를 두루 거친 포드의 디자인 책임자 J. 메이스의 영향이 미친 덕분이다. 고급스러워진 내장재도 주목할 만하다. 1993년에 데뷔한 구형 몬데오와는 비교하기가 무색할 정도이고, 2000년에 나온 마이너 체인지 전의 모델과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핸들과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등에 많지 않게 배치된 짙은 우드 그레인은 검은색 내장재와 잘 어울려 실내 분위기를 차분하게 해준다. 일부 버튼들에는 구시대의 값싸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있지만, 전체적인 고급스러움에 파묻혀 직접 손을 대기 전까지는 알아채기가 어렵다. 포드 엠블럼과 비슷한 타원형의 아날로그 시계도 분위기 연출에 한몫 한다. 시계의 시간조절용 바늘은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릴 때에 빨간색으로 반짝거려 이모빌라이저가 작동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인대시 방식의 6CD체인저와 오디오는 소니 제품. 다양한 음장효과와 밝은 음색, 간편한 조작법은 물론, 실내 디자인과 어우러지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은 소니의 다른 제품들과 이미지를 같이 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실내는 천장과 필러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은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시트는 가죽재질로, 미끄러짐이 적고 몸을 가볍게 잡아주는 약간 단단한 쿠션을 지녔다. 앞좌석에는 5단계로 온도조절이 가능한 열선이 내장되어 있다. 1단계로도 충분히 따뜻해서, 추운 겨울 실외에 차를 세워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5단계까지 온도를 높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뒷좌석에서는 가족용 세단으로서의 실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접이식 센터 암레스트에는 컵홀더가 달려있고, 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이용해 6대 4 비율로 등받이를 나누어 접을 수 있다. 엔진룸에는 레이스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코스워스와 공동개발한 듀라텍 V6 2.5X 170마력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 이 엔진은 몬데오의 아랫급 모델인 포커스의 고성능 버전 ST170에도 얹히는 것으로,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크기에 비해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엔진 옆의 댐퍼 마운트 주변에는 스트럿 바가 보기에도 튼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형태만 놓고 보면 철판을 넓게 프레스한 구조라서 스트럿 빔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치밀한 회전감과 토크감 돋보이는 엔진 운전재미 뛰어나지만 낮은 연비 아쉬워 시동을 거는 순간 들려오는 엔진 소리는 2.0 모델보다 정돈된 느낌이면서도 박력이 느껴진다. 워밍업격인 시내주행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고속도로로 들어서 속도를 높여본다. 회전수를 높일수록 긴장감을 더해가는 엔진음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는 오른발에 힘을 더 주게 한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엔진의 회전감과 토크감은 치밀하고 고르다.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은 반발력이 제법 있어서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데, 시내를 달릴 때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정교하게 페달을 조절하며 엔진소리의 변화를 느끼는 맛이 있다. 수동(MT) 기능이 있는 듀라시프트 5 트로닉 자동 5단 기어는 포드에서 새로 개발한 것이다. 특히 핸들 스포크에 붙어있는 변속 스위치는 국내에 들어온 비슷한 차급과 가격대의 다른 모델들에는 없는 것이다. 물론 변속 레버를 이용한 기어 단수 조절도 가능하다. 앞으로 밀면 낮은 단수로, 당기면 높은 단수로 변속되어 랠리카를 모는 기분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레버의 표면이 가죽이 아닌 연질 우레탄 소재라서 손에 닿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다. 국도로 빠져나와 코너링을 염두에 두고 달리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코너 입구에 들어서며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아랫단으로 내린 뒤 다시 가속하며 빠져나오는 과정은 차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해준다. 타이어의 뛰어난 접지력도 일품이지만, 핸들조작과 가감속에 따른 무게중심의 이동에도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는 차체는 이 차를 가족용 세단으로만 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주기에 충분하다. 급제동을 해도 차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다. 앞쪽이 심하게 가라앉지 않는 것은 균형 잡힌 서스펜션 세팅 덕분이다. 각도가 큰 코너를 빠른 속도로 가속하며 나올 때나 앞이 무겁다는 느낌이 들 뿐, 차는 가볍게 머리를 움직인다. 2.0 모델도 날카로운 핸들감각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스포츠카의 박력과는 다른 차원의 시원한 달리기다. 다만 재가속 때 가속감이 액셀러레이터 조작을 잠시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나, 기어 단수를 내릴 때에 힘이 약간 끊겼다가 변속이 이루어지는 듯한 느낌은 AT라는 태생의 한계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익숙해지면 미리 액셀러레이터를 조금 밟아 보완이 가능하지만,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힘의 공백은 운전재미의 맥을 살짝 끊어 놓는다. 그래도 굽이치는 길에 들어설 때에는 AT 모드에 놓았을 때보다 MT 모드를 선택했을 때의 변속감이 훨씬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기어를 D에 놓은 상태라면 어느 정도 허둥거림을 각오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몬데오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은 연비다. 시승을 위해 과격한 주행을 한 뒤에도 공인연비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는 차들이 있는 반면, 트립 컴퓨터 상으로 나타난 몬데오 2.5의 연비는 평균 약 7.0km/X로 공인연비인 9.3km/X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재미가 커지면 경제성이 작아진다는 자동차의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시승기를 쓰다 보면 차의 느낌과 먹을거리를 연관시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몬데오 2.5를 몰고 나서 떠오른 것은 김치였다. 김치 맛은 속 맛이다. 갖은 양념이 잘 버무려진 속이 배춧잎 사이사이를 꽉 채운 맛깔스러운 김치같은 차들이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에 늘어나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크지 않은 차체에 다양한 장비들을 실속 있게 갖추고 거기에 스포티함까지 더한 몬데오 2.5 역시 맛있는 김치처럼 반가운 차 가운데 하나다. Z 포드 몬데오 2.5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30×1810×1430 휠베이스(mm) 2754 트레드(mm)(앞/뒤) 1525/1540 무게(kg) 152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0/6000 최대토크(kg·m/rpm) 22.4/4250 구동계 앞바퀴굴림 배기량(cc) 2494 보어×스트로크(mm) 81.5×79.6 압축비 9.8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58.5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앞, 뒤) 모두 225/40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801/2.131/1.3640.935/0.685/2.970 최종감속비 3.712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10.3 연비(km/L) 9.3 Price 3,850만 원
혼다 S2000 경주차의 느낌 그대로 달린다 2004-03-02
혼다가 대중차 메이커에서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차로는 NSX를 꼽을 수 있다. NSX는 1990년 일본의 첫 본격 미드십 스포츠카로 등장해 지금까지 혼다는 물론이고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카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혼다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95년 스포츠 컨셉트카 SSM을 선보였다. 가오리를 닮은 독특한 스타일과 2.0X의 배기량으로 25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내는 엔진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혼다의 상징이었다. SSM은 98년 S2000이라는 이름의 양산차로 공개된 후 이듬해 봄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경주차처럼 간결하게 구성한 인테리어 10여 초만에 열리는 반자동 루프 얹어 기자가 S2000을 처음 타본 것은 2000년 가을이었다. 한 병행수입업자가 들여온 S2000을 타고 F3 그랑프리가 열리던 경남 창원 서킷을 달릴 기회가 있었다. 시승차는 일본에서 들여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고, 서킷을 많이 통제해 일부 구간을 왕복하며 달리는 데 그쳐야 했다. 이번에 만난 시승차는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미국형 모델이다. 2000년 출고 모델이기 때문에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그다지 나쁘지도 않다. S2000의 오너는 자신이 워낙 얌전하게 차를 몰았던 것이 오히려 걱정이라고 한다.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폭이 거의 없는데다, 경주차와 비슷한 버킷 시트가 달려 있어 앉는 동작부터 쉽지가 않다. 센터페시아에 달린 오디오는 덮개로 닫을 수 있고, 센터 콘솔 뒤쪽에는 작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사물함이 마련되어 있다. NSX의 화려한 인테리어에 비하면 너무 심심할 정도. 그러나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거의 모든 계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루프는 반자동식이다. 윈드실드와 루프가 만나는 부분에 있는 걸쇠를 풀고 나서 버튼을 누르면 10여초 만에 완전히 열린다. 루프를 수납하는 형태가 아니므로 그만큼 시간이 짧아진 것인데, 비나 눈이 오는 날씨에는 덮개를 따로 씌우면 된다. 시동키를 돌리고 대시보드 왼쪽에 달린 빨간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확실한 준비를 마친 뒤에 시동을 걸라는 의미가 아닐까? 두 번째 만남이지만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클러치 감각은 일반 세단보다 민감해 페달에서 발을 떼는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수동 기어는 스트로크가 짧고 동작이 확실한 편이어서 다루기가 쉽다. 높은 출력 뿜어내는 2.0X VTEC 엔진 핸들링 빠르지만 다루기 쉽지 않은 차 S2000의 엔진은 알루미늄 피스톤과 초경량 밸브 스프링을 써 11.7의 높은 압축비를 뿜어낸다. 혼다가 F1 경주차 개발에서 얻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이 엔진은 소리부터 범상치 않다. 공회전 상태에서는 ‘가르릉’거리다가 2천rpm 부근에 이르면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바뀐다. 이때 소리에 압도되어 rpm을 낮추면 S2000의 매력이 반감된다. S2000의 엔진은 8천rpm 이상의 고회전 영역까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rpm을 높여 써야 그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고 앞뒤 무게배분을 5대 5로 맞춘 효과는 빠른 핸들링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엔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함부로 달려들어서는 곤란하다. VTEC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5천850rpm부터 차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때문. 89년 처음 선보인 VTEC(Variable valve Timing & life Electronic Control) 엔진은 지금 여러 메이커들이 쓰는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의 원조격이다. VTEC 엔진의 특징은 저회전 영역과 고회전 영역에서 별도의 캠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저회전에서는 밸브를 천천히 조금만 열고, 고회전으로 넘어갈 때 밸브를 빠르고 크게 여는 캠을 작동해 간섭을 줄이는 방식이다. 저회전과 고회전 영역 모두 높은 출력을 뽑아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캠 작동 전환시점에서 출력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므로 다루기가 까다로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도로는 약간 젖은 듯했지만 평소처럼 시속 80km까지 가속한 다음 코너링 직전에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차 뒤쪽이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다, 다시 돌아와 도로를 자세히 살펴보니 도로가 젖은 것이 아니라 살짝 얼어있었다. 마른 노면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돌지는 않았을 것이다. 빙판 위에서 아찔한 경험을 하고 나니 S2000의 주행특성이 평범하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S2000은 뒷바퀴굴림인데다 상당히 민감한 핸들링 특성을 보여준다. 경주차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S2000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S2000은 시동 거는 방식부터 거동특성, 엔진반응까지 작은 경주차에 가깝다. 따라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벤츠 SLK, BMW Z3, 아우디 TT같은 로드스터와 비교하기가 힘들다. 아니, 비교를 거부하는 모델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혼다는 그동안 병행 수입업체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지만 오는 4월이면 혼다코리아가 정식 수입하는 모델을 볼 수 있다. 첫 타자는 중형차 어코드이고, 하반기에는 CR-V가 데뷔할 예정이다.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차종을 늘린다는 것이 혼다코리아의 전략이겠지만 국내에 있는 혼다 매니아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모델 라인업일지도 모른다. 차종은 빠른 시일 내에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겠고, 우선 순위로 S2000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는 기자 개인만의 바램이 아닐 것이다. Z 혼다 S2000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135×1750×1285 휠베이스(mm) 2400 트레드(mm)(앞/뒤) 1470/1510 무게(kg) 1240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8300 최대토크(kg·m/rpm) 22.2/75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1997 보어×스트로크(mm) 87.0×84.0 압축비 11.7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50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로드스터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 뒤) 205/55 R16, 225/50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133/2.045/1.4811.616/0.970/0.810/2.800 최종감속비 4.100 변속기 수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0 0→시속 100km 가속(초) 6.0 연비(km/L) - P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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