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Lincoln Aviator 링컨 변화의 현주소를 .. 2004-02-12
새해 벽두를 화려하게 장식한 북미국제오토쇼(통칭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빅3의 부스를 장식한 다양한 새차와 컨셉트카로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고전을 거듭하던 몇몇 브랜드도 이런 분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링컨은 포드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라이벌 캐딜락(GM)에 비해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인기 모델로 자리잡은 LS와 달리 컨티넨탈 단종과 타운카의 노후로 구심점을 잃은 지 오래. 이 때 등장한 것이 익스퍼디션을 바탕으로 태어난 풀사이즈 SUV 내비게이터(1997년)다. 고급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캐딜락과의 경쟁에 선봉장이 되었지만 이듬해 등장한 에스컬레이드에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단 시장에서의 열세를 인정한 링컨은 계속 트럭 시장(픽업트럭과 SUV, 미니밴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 2002년 익스플로러를 바탕으로 한 에이비에이터를 발표했다. 익스플로러 바탕의 고급 SUV 현재 에이비에이터는 LS와 함께 링컨을 이끌어 나가는 ‘투톱’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베이스 모델이며 미국 SUV 시장의 오랜 베스트셀러 익스플로러를 든든한 후광으로 업고 2002년 풀 모델 체인지된 후 지난해 약 2만6천 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에이비에이터의 존재는 최근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링컨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에이비에이터는 내비게이터에서 물려받은 사다리꼴 헤드램프와 대형 수직 그릴로 브랜드의 개성을 한껏 살리고 있다. 범퍼 프로텍터와 승하차 편의성을 높여주는 사이드 스텝은 미국 SUV의 전형적인 모습. 미국적 감성의 대형 브레이크 램프가 뒷모습을 장식한다. 규정 차이 때문에 수입 모델 범퍼에 더한 깜박이는 거슬리는 부분.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버스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사이드미러는 아래쪽에 깜박이를 내장했고 그 빛이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비스듬히 핀을 달았다. 대형 사이드미러는 시야가 넓은 대신 고속에서 바람소리를 만들어내는 단점이 있다. 인테리어는 고급차다운 품위와 여유 그리고 공간활용성이 돋보인다. 앞뒤 2개 열에 캡틴 시트, 3열에 벤치 시트를 갖춘 6인승으로 어지간한 대가족을 커버한다. 더구나 3열 공간도 충분하고 2열 시트는 간편한 더블폴딩 시스템을 갖췄다. 2열은 레버 하나로 등받이 각도조절, 접기와 접어 세우기 등 3가지 동작을 해결하고 등받이가 간단히 접히는 3열 시트는 화물칸 활용성을 높인다. 전동식 럼버서포트를 갖추고도 정작 등받이 각도만 수동으로 조작하는 1열 전동 시트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큰 차체를 고려해 시트뿐 아니라 패달 위치도 전동으로 움직여 어떤 운전자라도 베스트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 기본 화물공간은 595X이고 최대 2천313X까지 넓어진다. 다만 대형 센터콘솔을 탈착식으로 만들고 화물칸 바닥을 평평하게 처리했으면 싶다. 검은 바탕에 항상 조명이 들어오는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나다. 옵티트론 미터처럼 밑에서 반사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검은 바탕에 조명을 단 바늘과 계기를 올린 단순한 구성이지만 정보전달능력은 탁월하다. 밤에 헤드램프를 켜면 바늘을 제외한 나며지 조명을 줄여 운전에 방해되지 않도록 했다. 조작성을 우선시한 커다란 버튼은 운전중에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아메리칸 월넛 우드와 최고급 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도 수지 부품의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와 잘 열리지만 닫기는 힘든 오디오 커버가 눈에 거슬려 아쉬움을 남긴다. 반면 엉덩이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냉난방 통풍 시트와 좌우 온도를 따로 조절하는 공조장치는 누구나 반길만한 장비. 다기능 스티어링 휠에 달린 온도와 팬 속도 스위치는 온도변화에 민감한 운전자들을 만족시킨다. 호쾌한 달리기 자랑하는 구동계 가변식 흡기 매니폴드를 갖춘 V8 4.6X DOHC 304마력 엔진은 에이비에이터의 거구를 가볍게 이끈다. 41.1kg·m의 최대토크와 풀타임 4WD 시스템의 조합은 0→시속 100km 가속 10초의 순발력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가속력은 중속 영역까지 이어지다가 시속 160km을 넘어서면 빠르게 둔화된다. 큰 덩치가 만들어내는 공기저항과 2천260kg의 무게가 최고시속을 유럽 출신 라이벌들에 뒤쳐지는 180km로 묶어놓은 것. 슬립 현상이나 변속충격이 거의 없는 5단 AT는 변속제어도 나무랄 데 없어 오른발 움직임에 따라 차체를 정확하게 이끈다. 하지만 신나게 달리다 보면 어느새 줄어든 연료 게이지에 충격을 받기 십상. 시승중에 기록한 3.7km/X의 연비(공인연비는 6.0km/X)는 세계적으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싸다는 국내 시장에서 결정적인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스티어링 감각은 이전 미국차에서 느껴지던 애매함이 없고 파워 어시스트도 알맞다. ZF 서보트로닉 시스템을 얹은 결과. 중립 부근에서의 유격이 거의 없고 양손 움직임을 정확하게 앞바퀴로 전한다. 더구나 파워풀한 엔진과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이 어우러져 완성해내는 거침없는 달리기가 인상적이다. 익스플로러에서 가져온 앞뒤 독립식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SUV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세팅으로 오프로드 성능을 어느 정도 희생했다. 대신 온로드에 철저하게 대응함으로써 링컨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췄다. 제동력 배분장치를 갖춘 브레이크는 매끄러운 반응과 함께 에이비에이터를 제어하기에 부족함 없다. 요즘 고급차 기본장비로 여겨지는 주행안정장치는 어드밴스 트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결합된 RSC(Roll Stability Control)는 차의 상태를 미리 측정해 에이비에이터처럼 무게중심이 높은 차가 처하기 쉬운 전복 위험을 방지해준다. 사고가 났을 때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가 벨트를 조이고 듀얼 에어백과 커튼식 에어백이 승객을 감싼다. 에이비에이터는 미국산 고급 세단의 달리기와 미니밴의 넓은 공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빠르게 고급화되고 있는 SUV가 링컨에게는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이 되고 있는 셈. 세계 시장을 위한 직분사 디젤 엔진의 확보, 고급차에 어울리는 세심한 배려와 깔끔한 마무리만 더한다면 이런 링컨의 꿈도 결코 머지않아 보인다. 링컨 에이비에이터의 장단점 장점 ·호쾌한 주행성능 ·여유 있는 실내공간 단점 ·경이적인 먹성(연비)   ·아쉬운 마무리 링컨 에비에이터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10×1880×1815 휠베이스(mm) 2889 트레드(mm)(앞/뒤) 1545/1555 무게(kg) 2260 승차정원(명) 6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04/5750 최대토크(kg·m/rpm) 41.1/3250 구동계 4WD 배기량(cc) 4601 보어×스트로크(mm) 90.2×90.0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85.2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45/6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220/2.290/1.5401.000/0.710/3.070 최종감속비 3.55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0 0→시속 100km 가속(초) 10 연비(km/L) 6.0 Price 7,690만 원
Land Rover 2004 Freelander V6 .. 2004-02-25
오프로드 매니아들 가운데 랜드로버 팬들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축적된 기술과 앞선 장비들로 채워낸 고성능 SUV를 앞다퉈 내놓고 있으나, 산길에서 두어 번쯤 길을 잃고 헤매본 경험이 있는 골수 매니아들은 어지간하면 랜드로버를 첫손가락에 꼽곤 한다. 이들은 “온로드 고속주행 때는 다른 차에 밀릴지 모르지만, 한발 앞을 장담할 수 없는 험로에 접어들면 랜드로버를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4WD 첫 에어 서스펜션과 알루미늄 V8 엔진, 세계 최초의 4채널 ABS, 완벽한 차체 컨트롤을 자랑하는 HDC(Hill Decent Control) 등 지구촌 구석구석의 오프로드를 누비며 갈고 닦은 랜드로버의 기술력도 그렇거니와 세계대전의 포연과 곳곳의 정글 랠리를 꿰뚫어온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등 쟁쟁한 모델들도 랜드로버의 ‘오프로더다움’을 한껏 뒷받침해온 전통. 그러나 오지로 파고들수록 목에 힘을 주던 랜드로버도 시대의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지난 199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한 프리랜더는 정통을 벗어난 최초의 랜드로버였다. 예전의 모자람 덜어낸 스타일링 변신 2004년형 프리랜더 시승 스케줄이 잡힌 날은 하필이면 근 한 달만에 눈이 내린 추운 날씨였다. 오전부터 흩뿌리기 시작한 눈발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달리는 차의 윈드실드를 덮쳐오듯이 제법 굵어졌고, 도로에 내려앉은 눈은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반쯤 녹고 반쯤은 살얼음으로 변해갔다. 랜드로버 로고를 십분 감안하더라도 시승 컨디션은 최악이다. 구형 프리랜더를 마지막으로 타본 것이 벌써 3년여 전. 묵직한 온로드 달리기와 가뿐한 오프로드 주파능력은 지금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입력되어 있으나, 거친 플라스틱 질감만이 존재하던 대시보드와 심심하다 못해 무덤덤하기까지 했던 스타일링의 추억도 함께 남아 있다. 하얀 설경 속에서 새빨간 프리랜더를 다시 만났다. 3년 새 이뤄낸 변화는 눈 내린 세상과 보디컬러의 대비만큼이나 선명하다. 심심하던 앞모습은 현란할 지경으로 달라졌다. 패밀리룩을 이뤘음에도 윗급 형제 차들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헤드램프 구성은 아쉬워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앞 범퍼 타입은 변함없지만, 이 또한 달라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 디자인만큼이나 멋을 부렸다. 한껏 치장한 앞모습은 범퍼 양끝에 하나씩 단단히 박아둔 안개등으로 마무리. 오버펜더를 강조한 옆모습과 스페어타이어 위로 불쑥 솟은 브레이크등이 돋보이는 뒷모습 등 얼굴을 뺀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구형 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번호판 아래에 씌어 있는 차 이름 글자체 정도. 비록 몸매는 예전 그대로일지라도 헤어스타일 바꾸고 화장만 고치면 엄청난 변신을 할 수 있다. 3년 만에 만난 프리랜더가 딱 그랬다. 인테리어 업그레이드 분명히 느껴져 랜드로버 차들의 공통점은 무게감. 장점도 단점도 되는 이 느낌은 도어 여닫는 데서부터 주행성능에 이르기까지 차의 안팎을 관통하고 있다. 막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프리랜더의 도어는 컴팩트 SUV라는 세그먼트가 무색할 만큼 묵직하다. 강철판처럼 무겁게 열리고 “철커덕” 소리를 내며 단호하게 닫힌다. SUV치고 경사각이 큰 A필러는 좋은 스타일을 만들어낸 대신 운전석 헤드룸을 조금 갑갑하게 했다. 계기판 양옆을 둘러친 메탈그레인 장식은 인테리어의 주요 포인트. 인대시 타입 CD 체인저 내장 오디오와 한결 풍성해진 센터페시아도 “나 업그레이드했어요!” 라며 고개를 들이민다. 대시보드 상단의 컵홀더는 보기에 재미있고 쓰기도 편하나 오프로드에서 음료수가 쏟아졌을 때의 ‘초대형사고’를 자꾸만 상상하게 한다. 속도계와 rpm 게이지를 양옆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 온도계와 연료계를 끼워 넣은 계기판 구성은 이전보다 나아졌어도 시인성은 그저 그런 정도. 연녹색 계기판 조명은 무난하다. 계기 게이지를 둘러싼 크롬 테두리는 새로 마련한 스텝트로닉 5단 AT 아래 원형 테두리와의 통일성을 염두에 둔 설정. 아우디 TT보다 앞서 했으면 참신할 뻔했다. 올려둔 왼발에 힘을 실어준 독특한 풋레스트에서는 흙냄새가 물씬하고, 장식인 줄만 알았던 오디오 옆 메탈그레인 바는 훌륭한 무릎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오프로더 유전자는 이렇게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 흔한 전동식 시트조절 버튼도 찾아볼 수 없고, 손끝만 닿으면 스르르 작동하는 전자장비도 남의 일이다. 등받이 각도는 시트 아래의 다이얼을 돌려 조절해야 하고, 공조장치의 외부공기 유입/차단 버튼을 누르면 ‘기기깅’거리는 거친 작동음이 들려온다. 전자장비 천국인 요즘, 프리랜더의 기계적인 느낌이 역설적으로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2열 시트는 생각보다 넓고 승차감도 좋은 편. 짐칸을 넓힐 때 시트를 2단으로 접어 올리기도 무척 쉽다. 다만, 짐칸 바닥에 우퍼와 함께 내장된 공구상자 잠금장치를 열기가 만만찮다. 상자 뚜껑의 잠금·열림 표지마저 반대로 되어 있어 잭 등의 공구를 구경하기도 전에 팔 힘이 모두 빠져버리는 줄 알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별 것 아닌 디테일이 차의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한다. V6 엔진과 스텝트로닉 5단 AT의 듬직한 성능 운전석 포지션은 아주 높다. 반면에 시트와 마주한 대시보드는 일반적인 SUV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무척 낮은 탓에 운전석에 앉으면 오디오와 공조장치 등 온갖 계기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자세가 된다. 자칫 시야가 흐트러질 수도 있을 듯. 곱살한 외모와 달리 V6 2.5X 177마력 엔진의 굵직한 아이들링에서 남성미가 느껴진다. 기어를 수동 모드로 옮겨 1단에 놓고 출발하니 액셀 페달이 여간 무겁지 않다. 종아리에 힘줄이 솟을 만큼 무거운 액셀 페달은 흙길이나 빙판길 스타트 때 스핀 가능성을 줄인다. 이 또한 ‘필드’에서 연마해온 랜드로버의 경험과 내공. 롱 스트로크 엔진답게 저회전 영역에서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직진가속력이 꽤 매력적이다. 시속 140km쯤은 문제없다. 무거운 액셀에 비하면 5단 AT의 응답성은 상당히 빠르고 정확한 편. 기어비 간격이 넉넉해 바쁜 변속 없이도 편안한 달리기를 이끌어낼 수 있으나 변속 충격이 조금 느껴진다. 빙판길임에도, 무겁게만 느껴지던 발걸음은 한순간 믿음직한 뜀박질로 돌변한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순환도로는 상당한 와인딩 코스로 이름난 시승 장소. 스포츠카나 고성능 세단을 몰고 헤어핀과 S자 커브가 산재한 이 곳을 내달린 적은 몇 차례 있었어도 SUV로 달린 기억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눈 덮인 와인딩 로드를 ‘접수’한 프리랜더의 달리기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차체가 높을 뿐 아니라 시트 포지션마저 높은데도 시속 60~90km의 속도로 커브를 파고들 때의 안정감이 제법이다. 앞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 코일 스프링 방식인 서스펜션과 사이즈를 키운 225/55 R17 미쉐린 싱크론 4×4 대칭형 타이어로 완성한 접지력은 운전자에게 상당한 성취감을 선사한다. 생각보다 하드한 롱 스트로크 서스펜션은 웬만한 도로조건을 소화해낸 요소. 루프랙과 사이드미러에서 들려오는 풍절음이 조금 거슬리지만 3천500rpm을 넘어서면서 엔진은 눈에 띄게 부드러워진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몸이 앞으로 쏠릴 만큼 강하게 걸리는 엔진 브레이크와 해질 무렵 빙판으로 변한 서울 강남의 청계산 급경사에서 확인한 HDC 실력도 좋았다. 시프트레버를 1단에 놓고 HDC 스위치를 누르면 차는 시속 7km 안팎의 속도를 유지해 브레이크나 액셀 페달을 밟을 필요 없이 스티어링에만 집중할 수 있다. 후진 기어를 넣자 눈에 젖은 유리창을 감지해 절로 움직이는 뒤쪽 와이퍼가 뿌듯한 즐거움을 더한다. 프리랜더의 숨은 특징 중 하나는 앞 타이어 너머로 랙과 피니언의 접합점이 훤히 보일 만큼 높이 달린 조향축. 일반적으로는 조향축이 차체 아래쪽에 내려가 있게 마련인데, 프리랜더의 너클 암은 상당히 위쪽에 올라붙어 타이로드와 릴레이로드 등 조향축 전체가 가로로 놓인 엔진 헤드부 바로 뒤를 지나가게 되어 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오프로드에 시달려도 조향축이 망가질 위험은 없겠다. 3년 만에 만난 프리랜더는 랜드로버 집안의 전통과 요즘의 시대적 요구를 버무릴 줄 아는 센스를 ‘드디어’ 보여주었다. 구형의 모자란 2%를 빠짐없이 메우고 나니 예전엔 미처 몰랐던 또 다른 무언가를 바라게 된다. 2004년형 프리랜더는 충분히 진보했으나 2005년형에 대한 기다림을 여운처럼 남겨두었다. 랜드로버 매니아들이 당분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다. 랜드로버 프리랜더 V6 2.5의 장단점 장점 ·한결 나아진 스타일 ·쓰기 좋은 인테리어 ·주행안정감 단점 ·2% 모자란 흡인력 ·무거운 발걸음   ·손끝이 아쉬운 디테일 랜드로버 프리랜더 V6 2.5 5도어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50×1800×1800 휠베이스(mm) 2555 트레드(mm)(앞/뒤) 1535/1545 무게(kg) 189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7/6250 최대토크(kg·m/rpm) 24.4/40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497 보어×스트로크(mm) 80.0×82.8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64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6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74/1.948/1.2470.854/0.685/2.714 최종감속비 3.66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2 0→시속 100km 가속(초) 10.1 연비(km/L) 7.7 Price 5,290만 원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 소형 SUV의 왕자 2004-02-06
1877년 영국 자전거 메이커로 출발한 스탈리 서튼은 같은 해에 회사 이름을 로버로 바꾸고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시작하다가 1904년부터 자동차 메이커로 변신했다. 긴 세월 동안 영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재편성되고 통합하는 여파를 받아 레일랜드 그룹에 소속되어 1970년대부터 국영기업의 길을 걷기도 했다. 그 이후 로버와 랜드로버로 나눠지면서 일본 혼다와 손을 잡았다가 66년 BMW에 매수되었다. 그런데 다시 2000년에 이르러 랜드로버는 미국 포드에게 매각되었다. 그리하여 현재는 재규어, 애스턴마틴과 함께 포드 산하에 있다. 오늘날의 랜드로버는 SUV 붐을 일으킨 네바퀴굴림의 상징적인 개척자로서 2차대전 종전 뒤 실로 55년이란 역사를 자랑하는 전문 메이커다. 97년 등장 후 처음으로 마이너 체인지 앞 범퍼와 그릴 바꾸고 편의장비 더해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가장 컴팩트한 SUV는 97년 등장했다. 이름하여 프리랜더. 그러나 크기는 제법 커서 5도어 ES모델은 국산차인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다. 최고급 모델인 ES는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스타일로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옛날에는 자연 풍경과 동화하려고 은녹색 칠을 한 SUV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요즘에는 자연 속에서보다는 도심에서 사용하는 기회가 더 많아서 남의 눈에 튀어 보이기 위해 붉은 색이 가장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영국의 고집스런 제작태도가 반영되어 이 차가 처음 출시된 이후 기본장비에는 변함이 없고, 다만 매년 조금씩 안팎을 개량해 더 편리한 차로 선보이고 있다. 차의 크기를 싼타페와 비교해보자. 프리랜더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450×1천800×1천800mm이고, 싼타페는 4천500×1천800×1천675mm다. 따라서 프리랜더는 길이가 싼타페보다 짧지만 높이가 커서 실내공간에 여유가 있다. 게다가 운전석 앞의 패널이 아주 낮게 깔려 있어서 앞좌석 시야가 넓어 참으로 ‘전망대 차’를 모는 기분이다. 새 모델은 대시보드 위쪽에 컵홀더를 마련하는 등 편의장비를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외형에서는 앞 범퍼와 그릴이 새로워졌고, 뒤의 백업 라이트를 범퍼에서부터 뒷바퀴 위의 펜더가 트렁크쪽으로 구부러진 양쪽 면 위로 옮겨 붙여 눈에 잘 띄도록 했다. 또 17인치 크기의 휠로 바뀐 것도 인상적이다. 이 차에 얹은 엔진의 출력이 177마력이니 힘찬 주행감도 느낄 수 있으리라. 뉴 프리랜더에는 디젤 엔진도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차의 V6 2.5X 엔진은 그 옛날 로버75에 썼던 것을 프리랜더용으로 튠업한 것인데 이 정도 출력이면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 충분한 주파성능을 낼 수 있다. 좌석은 보통 승용차 것보다는 좌고(坐高)가 높아서 보다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좌석이 위로 붙어 있어서 차안에 들어가 앉으면 사방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더욱이 앞 시야도 넓기 때문에 마치 도로를 지배하는 왕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차는 V6 엔진의 넉넉한 힘으로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출발한다. 두툼한 운전대의 휠 감촉이 좋다. 눈앞의 계기판도 이전과 약간 달라졌다. 구형은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큰 원을 그리며 중앙에 자리잡고 앙쪽 구석에 연료계와 온도계가 작은 원으로 박혀 있었는데, 신형은 연료계와 온도계가 가운데로 자리를 옮겨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뉴 프리랜더에는 또 한가지 딴 차에 없는 장치가 있다. 차를 멈추고 있는 동안 음료수 컵이나 서류를 놓고 일을 볼 수 있게끔, 운전석과 조수석 앞에 50×20cm 정도 크기의 판을 달아 필요할 때 테이블 구실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참으로 신선하고도 고마운 배려다. 가속력·승차감 좋고 달릴 때 피로감 덜해 반사도가 70%나 높아진 새 헤드램프 달아 이 차에는 동급의 딴 차에서는 볼 수 없는 스텝트로닉 커맨드 시프트 5단 기어가 달려 있어, 미끄러운 노면이나 거친 땅 위도 문제없이 달리며 스포츠카 같은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뉴 프리랜더는 비스커스 커플링을 통해 구동력을 전달하는 풀타임 4WD 장치로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을 매끄럽게 변화시켜 오프로드 및 온로드 주행성능을 높여주고 있다. 접지감각에 힘마저 느껴지는 이 차 특유의 기동성은 험하고 미끄러운 산길을 오르내리고 커브를 돌 때 진가를 발휘한다. 또한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ETC), 전자식 제동 분배장치(EBD), 4채널 ABS 등이 안전운전을 돕는다. 이제는 문산으로 가는 자유로도 교통량이 많아졌고 속도감시 카메라가 거의 500~1천m 간격으로 달려 있어서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없다. 그 대신 차들을 이리저리 비껴나가는 추월 및 조작 시험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앞을 가로막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많은 차들과 난폭운전을 하는 트럭 등과 싸우는 재미도 각별했다. 이것도 뉴 프리랜더의 탁월한 기동성과 제동력 덕분에 가능했다. 순발력을 얻기 위해 저속에서 힘껏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사자가 먹이를 향해 뛰어 달리는 기분을 직감할 수 있다. 엔진이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박차고 나선다. 운전대에 앉은 나의 등받이에 전해지는 가속충격이 기분 좋다. 얻고자 하는 가속이 이뤄지면 엔진은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속도를 더 내는 데만 전념한다. 이 일련의 과정이 국산 SUV에서는 맛볼 수 없는 쾌감이다. 두터운 좌석 두께 때문에 오랜 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할 것이고, 서스펜션도 네 바퀴 모두 스트럿 방식을 써서 차대를 고루 떠받쳐 아주 편안하다. 코너링 테스트를 몇 번이고 해봤다. 급커브와 완만한 커브길 모두 탄탄하게 정복한다. 특히 급커브 코너링에서는 차가 심하게 기울어도 하등의 흔들림 없이 가는 길을 잘 붙잡아준다. 한 가지 더 특기할 것은 랜드로버사가 내놓은 고급형인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급에 쓰고 있는 콤플렉스 리플렉터 헤드램프가 이 뉴 프리랜더에도 쓰이고 있는 점이다. 이 램프의 반사경을 자세히 보니 그냥 고반사경(高反射鏡)이 아니라 복잡한 각도의 줄무늬가 그려져 있어 더 넓게 밝게 비춘다. 구형보다 반사도가 70%나 높아졌다고 한다. 야간운전 때 눈이 어두운 노인이나 초보 또는 부녀자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선루프는 채광과 통풍 두 가지 용도에 맞게 커버를 열어 실내를 환하게 하거나 환기를 위해 투명 창문까지 활짝 열어제칠 수도 있다. 비록 모습은 영국식으로 약간 보수적이지만, 이 차가 지닌 장비는 최고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 이제는 도심 운전이 주류가 되는 추세에 걸맞게 아주 컴팩트하지만 넓고 편안한 실내공간을 갖추고 안전성과 기동성이 높은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는 역시 55년간의 노력과 전통의 산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Z 랜드로버 뉴 프리랜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50×1800×1800 휠베이스(mm) 2555 트레드(mm)(앞/뒤) 1535/1545 무게(kg) 18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177/6250 최대토크(kg·m/rpm) 24.4/4000 구동계 상시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497 보어×스트로크(mm) 80.0×82.8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4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70/1.950/1.2500.850/0.690/2.710 최종감속비 3.66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2 0→시속 100km 가속(초) 10.1 연비(km/L) 7.7 Price 5,540만 원
링컨 에비에이터 유럽차에 가까운 주행감각 2004-02-06
SUV는 이제 하나의 사회 문화적 현상이다. 도로에 이렇게 큰 차들만 넘쳐나도 괜찮은가 하다가도 어느새 그것을 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BMW, 폭스바겐, 포르쉐는 물론 캐딜락도 SUV를 만드는 세상이니 링컨의 SUV라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자동차세계의 영역구분은 이제 정말 무의미해졌다는 생각이다. 링컨 에비에이터는 링컨의 첫 SUV는 아니다. 먼저 나온 내비게이터가 풀사이즈 SUV라면 에비에이터는 미드사이즈 SUV라는 점이 차이점. 그런데 실제로 보니 무척 크다는 느낌이다. 경쟁모델인 BMW X5, 렉서스 RX330, 메르세데스 벤츠 M클래스 등과 비교해보아도 큰 편이다. 그렇다면 내비게이터는 얼마나 크다는 것일까. 아무튼 우람한 덩치에서부터 미국 SUV의 특징을 드러내는 듯한데 같은 플랫폼이라는 포드 익스플로러와는 어디 하나 공통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SUV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새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링컨 에비에이터는 과연 어떤 반응을 얻을 것인가. 고급스런 디자인은 차분한 분위기로 절제 넉넉한 실내, 페달 위치도 조절할 수 있어 에비에이터(aviator)는 비행사라는 뜻. 에어로다이내믹한 스포츠 세단이 아닌 SUV의 이름으로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 운전석에 앉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원래 비행기 조종석의 위치가 지상에서 매우 높이 자리하기 때문. 전방은 물론 큼직한 사이드 미러를 통해 보는 뒤 시야도 무척 시원스럽다. 사이드 미러 아래쪽에 깜박이 램프를 달아 차선 이동 때 뒤차에게 확실한 신호를 보낸다. 또한 긴 차체에 비하면 백미러로 보는 후방 시야도 괜찮고 후방센서를 통한 경고음이 장애물을 알려주므로 걱정할 것은 없다. 스타일은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오랜 전통으로부터 이어져 온 럭셔리 세단 브랜드의 후광 덕분이다. 무엇보다 두툼하고 넓은 사이드 스텝을 달아 타고 내리기 편해서 좋다. 사이드 스텝은 루프 랙에 짐을 싣고 내릴 때도 도움이 된다. 해치 게이트는 크게 열려 쓰임새가 좋지만 조금 무거운 편이다. 대신 버튼을 눌러 유리 부분만 따로 열 수 있으므로 간단한 짐을 내리고 실을 때 편리하다. 통풍 시트는 안락하고, 다루기 쉬운 파워 시트 스위치는 정확한 운전 포지션을 잡게 해준다. 특히 페달의 높낮이도 따로 조절할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스티어링 휠에 몸을 맞추고 다리가 조금 짧다면 페달을 튀어나오게 하면 된다. 두툼한 센터 터널이 운전석과 동반석을 가로지르며 독립적인 공간 감각을 높여준다. 그 상단에 놓인 센터페시아는 오디오 부분에 덮개를 달아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전체적인 스위치류를 잘 정돈해 놓았다. 뒷좌석을 위한 공조스위치는 천장 선루프 스위치 아래에 달려 있다. 고급스러움이 너무 튀게 하지 않으려는 듯 심플한 구성이 차분하다. 베이지색 컬러 등에서부터 디자인 포인트가 볼보 분위기가 조금 나는 듯하다. 분리되는 원통형 재떨이는 쌍용 렉스턴에서 보던 것과 같다. 그런데 풋 브레이크 해제 스위치는 너무 아래쪽에 달려 몸을 많이 숙여야 하므로 다소 불편하다. 도어 패널 디자인도 깔끔하다. 파워 윈도 스위치를 센터터널 쪽으로 보낸 결과인데 대신 파워 시트 스위치를 여기에 달았다. 경험상 실제 쓰기에는 아무래도 파워 윈도 스위치가 도어 패널에 달린 것이 좋다. 도어 핸들 옆에는 두툼한 뚜껑을 지니는 수납함이 있는데 마치 금고처럼 듬직하다. 맵 포켓은 앞으로 젖힐 수는 있지만 사이즈가 조금 작다. 2열 시트는 정말 넓고 쾌적하다. 3열 시트는 공간이 그리 좁지는 않은데 무릎을 곧추 세우고 앉아야 하므로 오랫동안 타기에는 무리겠다. 아무래도 보조 시트에 가깝고 짐 싣기 위한 공간으로 비워둬야 할 것 같다. 3열 시트 뒤의 공간 또한 아이스박스를 싣기 어려울 만큼 좁기 때문이다. 물론 2, 3열 시트는 접을 수 있어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가볍게 내모는 V8 4.6X의 넉넉한 힘 비포장길 잘 달리고 승차감도 괜찮아 가죽과 나무를 섞어 만든 스티어링 휠은 무척 화려한 모양이다. 가죽의 바느질도 촘촘한 게 품질감이나 마무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다. 자동 5단 기어 레버는 세로로 각진 모양이 공격적이다. 기어가 ‘철컥’ 들어가는 느낌도 대형 SUV의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비행사라는 에비에이터의 이름을 수긍하게 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달리기 성능에 있었다. V8 4.6X DOHC 302마력 엔진의 파워를 얕본 것은 아니지만 2.3톤에 가까운 차체를 이렇게 가볍게 내몰 줄은 몰랐다. 발진 가속에서부터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움직임은 어떤 환경에서나 넉넉한 힘으로 도로를 압도해나갔다. 특히 톨게이트를 지나며 풀 드로틀을 시도했을 때는 마치 스포츠 세단처럼 날렵하게 뻗어나가며 본선에 합류했다. 덩치만 크고 털털거리는 차는 아닌 것이다. 시속 120km에 이르는 것은 그야말로 잠깐이다. 시속 160km 부근에서도 휘청거리거나 하는 움직임 없이 안정감 있게 내달렸다. 시속 100km 정도는 매우 느리게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 시속 13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바람 소리가 조금 크게 들렸다. 넉넉한 힘은 추월가속도 여유 있게 해낸다. 순발력이 부족하다면 힘든 부분인데 41.5kg.m의 강력한 토크가 뒷받침해주는 덕분이다. 더욱이 3천250rpm이라는 적절한 엔진회전수에서 터져 나와 가속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풀타임 4WD의 안정감은 비포장도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굴곡이 많은 험로에서 균형을 잃지 않음은 물론 승차감을 크게 해치지도 않았다. 서스펜션은 생각보다 단단하고 노면충격을 잘 걸러준다. 그러고 보니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유럽차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다만 경사가 급한 코너에서는 아무래도 주의가 필요하다. 무게중심이 높고 앞뒤의 균형감각도 세단에 비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링컨 에비에이터는 전반적으로 미국차답지 않은(?) 품질감과 유럽차와 비슷한 주행감각이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면서도 유럽차보다 저렴한(?) 차값이 또 하나의 매력. 가격경쟁력은 분명한 장점이 될 것 같다. 다만 덩치가 큰 만큼 조금 떨어지는 연비는 감안해야 할 부분. 어떻든 큰 기대 없이 나간 맞선 자리에서 의외로 끌리는 기분이랄까. 헤어지는 순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는 여운이 남았다. Z 링컨 에비에이터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10×1880×1815 휠베이스(mm) 2889 트레드(mm)(앞/뒤) 1545/1555 무게(kg) 2270 승차정원(명) 6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02/5750 최대토크(kg·m/rpm) 41.5/325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601 보어×스트로크(mm) 90.2×90.0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85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45/6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220/2.290/1.5401.000/0.710/3.070 최종감속비 3.73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09 0→시속 100km 가속(초) 10 연비(km/L) 6.0 Price 7,690만 원
캐딜락 SRX 독일과 일본 SUV 위협하는 ‘메이드.. 2004-02-12
캐딜락 SRX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1월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열린 2003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였다. 양산형 SRX가 처음 공개된 자리였지만 이미 2001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컨셉트카 바이존을 통해 디자인이 공개되고 에지 디자인을 쓴 캐딜락 CTS가 먼저 데뷔했던 터라 그리 낯선 느낌은 들지 않았다. CTS를 위아래로 조금 늘려놓은 듯한 SRX는 덩치 큰 북미 SUV 틈바구니에서 적당한 크기와 균형 잡힌 몸매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 1월 다시 2004년 북미국제오토쇼를 취재한 후, GM의 배려로 캐딜락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신세대 캐딜락 3인방을 연속해서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GM이 아시아 기자단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캐딜락은 2004년형 CTS와 SRX 그리고 XLR 등 3개 모델 18대.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차들이지만 기자들의 수가 많아 모든 모델을 여유 있게 시승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CTS는 V6 3.2X 엔진을 얹은 국내 수입모델과는 달리 신형 V6 3.6X VVT 엔진을 얹고 있어 성능이 궁금했고 SRX는 올해 3월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라 구미가 당겼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리고 싶은 충동을 주는 캐딜락 브랜드의 이미지 리딩카 XLR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SRX와 XLR 두 대를 선택했고, 이 달에 먼저 SRX의 시승기를, 3월호에 XLR 시승기를 싣기로 한다. 유럽과 일본 럭셔리 SUV가 경쟁 대상 균형 잡힌 몸매와 정숙한 엔진 돋보여 한겨울 매서운 바람이 살을 에던 디트로이트와는 달리 시승행사가 열린 LA 근교 캘리포니아의 날씨는 우리네 늦가을처럼 화창했다. 시승에 앞서 진행된 프리젠테이션에서 마크 라네브(Mark Laneve) 캐딜락 브랜드 사장은 “캐딜락은 2001년 이후 10개의 새로운 모델(올해 선보일 STS 포함)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서 “캐딜락의 전체 라인업 가운데 풀사이즈 세단 드빌과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는 미국 시장, CTS와 SRX, XLR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캐딜락”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신세대 캐딜락 3개 모델은 과거 캐딜락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벗어 던지고 세계 시장에 섰다. 특히 SRX는 BMW X5, 렉서스 RX330, 어큐라 MDX, 볼보 XC90, 벤츠 M클래스, 폭스바겐 투아렉, 인피니티 FX35/FX45 등 유럽과 일본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럭셔리 중형 SUV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한다. ‘아메리칸 럭셔리카로 손꼽히는 캐딜락이 과연 얼마만큼 미국 빛깔을 버리고 세계 기준에 다가선 것일까? 유럽과 일본 SUV와 같은 관점에서 대하더라도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까?’ 시승 전 머릿속에는 온갖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한나절 동안 캘리포니아 해변 옆 프리웨이와 인근 산악지대 와인딩로드를 SRX와 함께 하다보니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시승행사장에는 V6과 V8 두 가지 모두 준비되어 있었고 기자의 손에는 V8 모델의 열쇠가 주어졌다. GM이 개발한 신형 노스스타 엔진(V8 4.6X DOHC VVT)의 첫 인상은 무척 정숙하다는 것. 엔진룸을 열어놓고 아이들링 소리를 들어봐도 이전 노스스타 엔진보다 한결 조용하다. 문득 엔진룸 안쪽을 가로지르는 스트럿 바가 예사롭지 않은 SRX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SRX는 분명 중형(미드사이즈) SUV이지만 길이×너비×높이가 4천950×1천844×1천722mm로 꽤 큰 편이다. 단지 풀사이즈 SUV가 아니기 때문에 ‘미드’를 붙인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 그러나 체구에 비해 높이는 비슷한 급의 SUV보다 확실히 낮다. SRX가 SUV와 스포츠 왜건을 조화시킨 크로스오버카 바이존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앞 뒤 범퍼를 비롯해 보디 곳곳에 ‘각’이 살아있는 SRX는 캐딜락의 새 디자인을 유감없이 뽐낸다. 아래위로 길쭉한 테일램프는 과거 캐딜락의 전통적인 테일램프를 연상시킨다. 신세대 미국 SUV답게 도어도 가벼운 편. 뒤 해치 역시 가볍게 열리지만 닫을 때는 패널의 크기가 커 어쩔 수 없이 손목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 실내 역시 CTS에서 먼저 선보였던 캐딜락의 새 디자인 경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시보드의 생김새는 CTS와 거의 비슷하지만 플라스틱의 질감은 더욱 고급스러워진 느낌. 앞좌석 레그룸은 차 크기에 비해 약간 좁은 듯한데, 이는 CTS에서도 느꼈던 점이다. 시트는 넉넉하면서도 어깨부분을 잘 받쳐준다. 2열 시트의 거주성은 나무랄 데 없지만 3열 시트는 어른이 앉기 힘든 보조석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바닥에 납작하게 깔려있는 3열 시트를 펼치고 접는 것은 전동식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B필러를 가로지르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붕 대부분의 면적을 유리로 덮은 ‘울트라뷰 선루프’는 역시 뒷좌석에 앉았을 때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이 선루프는 아웃 슬라이딩 방식으로 지붕 면적의 50%가 열리는 것이 특징. 뒷좌석에는 승객을 위한 DVD 플레이어와 7인치 LCD 모니터가 자리하고 있는데, DVD를 즐기기 위해 써야 하는 헤드셋이 ‘메이드 인 차이나’다. ‘이제 캐딜락조차 중국 제품을 쓰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것도 잠깐, 중국은 이미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최근 중국은 캐딜락의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떠올랐고 GM 경영진은 캐딜락의 첫 해외생산 기지를 중국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큰 스트레스 없이 고회전 무난히 소화 유럽 SUV 못지 않은 핸들링 성능 자랑 V8 4.6X DOHC VVT 320마력 신형 노스스타 엔진은 무게 2톤의 SRX를 말 그대로 경쾌하게 이끈다. 풀 드로틀을 하면 타코미터가 순식간에 레드존인 6천500rpm까지 치솟고 어느 영역에서나 꾸준한 힘을 토해낸다. 5천rpm 이상에서는 엔진음이 귀에 거슬리기 시작하지만 고회전에서의 엔진 반응이 워낙 매끈하다보니 자꾸 높은 rpm을 쓰게 된다. 그러나 미국 SUV의 한 특징―대배기량 OHV 엔진에서 나오는 풍부한 저회전 토크―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노스스타 엔진의 최대토크(43.5kg·m)는 4천rpm이 넘어서야 나오고 가변 밸브 타이밍(VVT) 기구도 저회전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성능을 내지 못한다. 자동 5단 기어를 얹은 SRX로 시속 60마일(약 97km) 정속주행을 하면 타코미터는 2천rpm을 가리킨다. 이때는 렉서스에 버금갈 정도로 조용하지만 회전수를 2천100rpm으로 높여 시속 70마일(약 113km)에 이르면 A필러 부근에서 약한 바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속 100마일(약 161km)까지 속도를 올리더라도 바람소리는 그다지 커지지 않고 이내 엔진음에 파묻혀 버린다. 3단으로 레드존(6천500rpm)까지 가속했을 때의 속도가 꼭 시속 100마일(약 161km). 고속에서 울트라뷰 선루프로 덮인 지붕의 반을 열어도 실내에 들이치는 바람은 그리 크지 않다. 선루프를 열면 앞쪽에서 10cm쯤 솟아오르는 윈드 디플렉터가 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SRX는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AWD) 두 가지 버전이 있고 시승차는 앞뒤 무게배분이 52: 48인 AWD 모델이다. 반나절 시승 코스에는 제법 구불구불한 와인딩로드가 포함되어 있어 SRX의 핸들링 성능을 알아보기에 더없이 좋았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캐딜락이 자랑하는 주행안정시스템(스태빌리트랙), 낮은 무게중심과 앞 235/60 R18, 뒤 255/55 R18 사이즈의 타이어 덕분에 계속 이어지는 와인딩로드에서 4천∼5천rpm을 넘나들며 채찍질해도 SRX는 웬만해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SRX의 5단 AT 시프트 레버는 수동 모드에서 위아래로 +, -로 조절하는 방식. 변속감과 연결감이 좋은 편이고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의 반응속도도 빠르다. 급제동할 때 브레이크 유압의 압력을 높여주는 제동력 보조장치는 덩치 큰 SUV에서 평범한 세단보다 더 인상적인 효과를 낸다. 단단한 하체에 비해 스티어링 휠은 조금 가벼운 편. 심하게 몰아 부치면 분명 약한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이지만 이 정도면 캐딜락이 경쟁상대로 꼽는 벤츠 M클래스나 렉서스 RX330에 충분히 대적할 만하다. 반나절 동안 SRX V8 모델과 데이트를 즐긴 후 약 2시간 동안 V6 모델을 시승했다. 신형 V6 엔진은 저회전에서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 내는 평균치 토크 이상의 힘을 냈다. V6 3.6X DOHC VVT 260마력 엔진은 분명 V8보다 출력이 떨어지고 회전수를 높였을 때 더 빨리 거칠어졌다. 엔진과 섀시의 조화는 확실히 V8 모델이 한 수 위다. 시승 결과 SRX는 유럽 및 일본 SUV와 경쟁할 만한 충분한 자질이 엿보였다. 특히 GM이 자랑하는 시그마 아키텍처 플랫폼 위에 신형 노스스타 엔진을 더한 SRX는 장거리 주행에서 편안함이 돋보이는 미국 SUV의 장점에 유럽차다운 탄탄한 주행성능까지 갖추었다. SRX는 오는 3월 GM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V8 모델부터 선보이고, 내년쯤 V6 모델도 들어온다. 울트라뷰 선루프와 AWD, DVD 등 대부분의 옵션을 기본장비로 갖추고 값은 8천만 원대 후반이 될 예정. 캘리포니아에서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벌써부터 한국에서 펼쳐질 럭셔리 SUV 삼국지(미국, 유럽, 일본)를 상상해본다. 신세대 캐딜락은 이제 ‘메이드 인 USA’이기 때문에 유럽 혹은 일본차와 맞비교하기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Z 캐딜락 SRX V8 AWD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722 휠베이스(mm) 2957 트레드(mm)(앞/뒤) 1572/1580 무게(kg) 2015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VVT 최고출력(마력/rpm) 320/6400 최대토크(kg·m/rpm) 43.5/44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5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5.7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35/60 R18,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20/2.215/1.6000.750/-/3.020 최종감속비 3.23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5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 Price -
JEEP GRAND CHEROKEE 미끈한 디자인.. 2004-01-19
국내에서는 프레임 보디에 4WD 구동계를 얹은 차를 가리켜 ‘지프형차’라고 한다. 몇 년 전에는 간단하게 ‘지프’라고 했지만 지프 상표권을 갖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 이의를 제기해 지프형차로 바뀌었다. 이처럼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SUV의 대명사 지프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함부로 쓸 수 없는 귀한 이름이다. 2차대전 직전 윌리스 오버랜드사에서 개발한 지프는 전쟁기간 여러 분야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였고, 종전 후 CJ(Civilian Jeep) 시리즈로 양산되었다. 윌리스사는 숏보디인 CJ와 함께 1949년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롱보디 스테이션 왜건을 더했다. 스테이션 왜건은 63년 ‘왜고니어’ 이름을 달고 나와 롱보디 SUV의 시조가 되었다. 이후 차체를 키운 그랜드 왜고니어와 빅 체로키가 등장했고, 74년 2도어 풀사이즈 모델 체로키가 데뷔했다. 체로키는 84년에 사이즈를 줄이고 지붕을 낮춰 SUV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체로키를 바탕으로 안팎을 고급스럽게 다듬고 고급화시킨 모델이 그랜드 체로키로 93년 데뷔했다. 초기 그랜드 체로키의 개발 코드명은 ‘Z’, 현재 팔리는 모델은 99년 등장한 WJ다. 2001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체로키는 디자인을 손보고 이름도 리버티(국내명 체로키)로 바꾸어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다. 데뷔한 지 5년째로 접어든데다 뉴 레인지로버,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 등 럭셔리 SUV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랜드 체로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프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오프로드 성능은 아직도 특출하고,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로 무장한 럭셔리 SUV임에는 틀림이 없다. 국내에는 92년부터 팔리면서 다양한 모델이 굴러다니고 있다. 그동안 외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꾸준히 성능을 개선하고 편의장비를 더했다. 차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올 하반기 등장할 벤츠 뉴 M클래스(2005년형)와 같은 섀시를 쓰게 된다. ERIOR 그랜드 체로키는 정통 SUV이면서도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최저지상고가 210mm로 상당히 높지만 차고는 1천710mm로 국내에 팔리는 국산·수입 SUV를 통틀어 포르쉐 카이엔(1천699mm)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모서리를 둥글리고 윈드실드가 가파르게 누워 늘씬한 인상이다. 앞쪽에는 지프의 상징인 7개의 수직 그릴이 서 있고, 좌우에 클리어 타입의 커다란 헤드라이트가 박혀 있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모를 가졌다. 옆모습은 사다리꼴 휠하우스가 지프의 혈통임을 보여준다. 오버펜더와 사이드 가니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벨트라인이 적당히 높아 단정하다.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둥글어지는 지붕선이 전체 분위기를 날렵하게 해준다. 지붕이 높지 않아 루프 랙에 캐리어를 달아 스키나 스노보드를 싣기에도 편하다. 동급 SUV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하는 17인치 휠에는 235/65 R17 전천후 타이어를 끼워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에서도 무난한 달리기를 보인다. 하지만 열선이 들어간 검정색 사이드 미러는 럭셔리 SUV에 어울리지 않게 수동식이다. 뒷모습은 평범한 디자인으로, 스페어 타이어가 트렁크에 들어가 있어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다. 트렁크 바닥이 높고 해치 도어가 크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리어 윈도는 따로 열리기는 하지만 꽤 높이 달려 물건을 넣기가 쉽지 않다. 뒤 범퍼 아래에는 견인용 히치가 있다. 트레일러용 전기 콘센트도 기본이다. 범퍼 아래에 달린 스키드 패드는 작은 이탈각을 보완해 준다. INTERIOR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에서 돋보이는 부분이 푹신한 시트다. 특히 앞좌석은 고급 소파를 연상시킬 정도로 편안하고, 너비와 앞뒤 길이가 넉넉하다. 또 지지점이 확실해 몸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앞좌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이고 조절식 열선이 달렸다. 뒷시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편이다. 센터 암레스트가 없고 4:6으로 나뉘어 접히지만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는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단정하다. 요즘 럭셔리 SUV는 온갖 편의장비가 달리면서 많은 스위치가 늘어서 있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깔끔하다. 우드 그레인도 수직으로 곧추선 센터페시아와 도어트림 등 꼭 필요한 부분에만 썼다. 고급 승용차에 달리는 편의장비는 대부분 갖췄다. 온도조절장치는 좌우 따로 조절할 수 있다. 지프 로고가 선명한 스티어링 휠은 앞쪽에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가 있고, 뒤쪽에 오디오 스위치가 자리했다. 익숙해지면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능숙한 손놀림을 할 수 있다. 요즘 차에는 인대시 타입의 6장 CD 체인저가 들어가는 것이 유행이지만 CD가 바뀔 때마다 덜그럭거리는 소음이 난다. 그랜드 체로키는 트렁크에 10매 CD 체인저가 있고, 대시보드의 오디오에 따로 싱글 CD 플레이어가 준비되었다. 180W의 높은 출력을 내는 인피니티 골드 시스템을 써서 음악감상을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대부분의 전자장비는 오버헤드 콘솔의 스위치로 조절한다. 시동키를 빼도 얼마 동안 헤드라이트가 켜져 길을 비추는 타임 딜레이 기능, 키를 빼면 운전석이 물러나는 이지 액세스 등이 있고, 리모컨으로 문을 열 때 운전석만 열 것인지 아니면 도어 전체를 열지도 선택할 수 있다. 그랜드 체로키는 V8 4.7X 파워텍 엔진을 얹어 4천800rpm에서 238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신 럭셔리 SUV들이 작은 배기량으로 280마력 이상을 뽑아내는 것에 비하면 출력이 높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40.5kg·m나 되고 차 무게가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1.8톤밖에 되지 않아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최고시속은 190km로 그리 빠르지 않다. 하지만 정지가속과 추월가속 등은 조금 보태 스포츠카 수준이다. 신호대기에서 출발하면 어지간한 휘발유 승용차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최고속도까지 거침없이 가속된다. 막강한 가속능력은 독특한 기어비를 가진 자동 5단 트랜스미션 덕분이다. 1.67의 2단 기어비가 빠른 가속을 돕고, 3단에서 2단으로 내려갈 때는 1.50의 기어를 써서 부드럽게 변속된다. 트랜스미션 슬립이 약간 감지되지만 넉넉한 엔진 힘 때문에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그랜드 체로키의 4WD 시스템은 ‘콰드라 드라이브’다. 지프 계열에서 유일하게 풀타임 4WD를 바탕으로 하고, 트랜스퍼 케이스와 액슬을 통해 네 바퀴에 토크를 나눈다. 즉 앞뒤 바퀴의 회전차가 생길 때는 트랜스퍼에서 구동력을 더 보내고, 좌우 바퀴는 앞뒤 액슬에서 나누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한 바퀴만 땅에 닿아 있어도 엔진 출력이 100% 전달되어 차를 움직일 수 있다. 브레이크가 과열되면 쓸 수 없는 다른 SUV보다 뛰어난 점이다. 오프로드 성능은 지프의 혈통을 이은 차답게 아주 뛰어나다. 접근각은 SUV 중에서도 높은 36.7도, 뒤쪽 이탈각은 약간 작은 28.6도다. 저회전에서 큰 토크가 나오는 엔진과 3.73으로 꽤 높은 최종감속비, 여기에 로 기어비 2.71까지 더해져 오프로드 주파력은 나무랄 데 없다. 앞뒤 리지드 액슬에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을 써 온로드 승차감과 핸들링은 다른 승용형 SUV에 비해 조금 뒤지는 편. 하지만 뒤쪽에 삼각형 센터 링크가 달려 끈끈한 접지력을 보인다. 안전장비로는 ABS와 제동력 배분장치, 듀얼 및 커튼식 사이드 에어백 등이 기본으로 달린다. CHASE GUIDE 그랜드 체로키는 국내에 최고급형인 리미티드 모델이 들어온다. 한때는 직렬 6기통 4.0X 엔진의 라레도 모델도 수입되었지만 지금은 중고차 시장에서나 볼 수 있다. 리미티드는 풀옵션 모델로 6천280만 원에 팔린다. 크라이슬러의 부품회사 모파(Mopar)가 만든 순정 액세서리(범퍼 가드, 사이드 스텝, 루프 캐리어 등)를 이용해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크라이슬러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엔진계통의 주요 부품과 드라이브 샤프트, 클러치, 변속기, 앞뒤 차축 등 드라이브 트레인에 대해 7년/7만 마일(11만5천km)간 보증수리를 해준다. 2003년 1∼11월 그랜드 체로키는 138대가 팔려 SUV 중에서 RX330(594대), BMW X5 3.0(372대), 포드 이스케이프 3.0(236대), 닷지 다코타(214대)에 이어 판매 5위(138대)를 했다. 매월 꾸준하게 10∼20대가 팔린 셈이다. 오는 2월부터는 같은 그룹의 벤츠에서 만든 2.7X 커먼레일 디젤 모델이 들어온다. 배기량이 줄어들고 디젤 엔진을 얹어 값을 조금 내릴 전망이다. 유력한 경쟁자는 랜드로버 TD5 ES(고급형 6천780만 원), 벤츠 ML270 CDI(6천980만 원) 등이다. 중고차 시장에는 2003년형부터 구형인 1994년형까지 다양한 모델이 나와 있다. 값도 천차만별이어서 2002년형 리미티드의 경우 3천만 원대 중반∼4천만 원대 초반에 팔린다. 취재차 협조 :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02)2112-2655
도요타 FCHV닛산 X-트레일 FCV다이하쓰 무브 FC.. 2004-01-26
저공해차 시승 행사는 도쿄 모터쇼의 단골 이벤트다. 저공해차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전기차만으로도 독특한 느낌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모터쇼에 나온 차들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정식으로 번호판이 달린 모델이다.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 개발실에서 굴러 나온 것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몰고 나갈 수 있는 실용적인 차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승 행사에 나온 차는 모두 12대. 하이브리드카로는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양산과 판매에 성공한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 3대, 미쓰비시와 후소(Fuso)가 내놓은 버스 등 모두 5대였다. 승용 AWD에 저공해 CNG 엔진을 얹은 스바루 B4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6대는 수소연료를 쓰는 연료전지차였다. 너비 10m, 길이 250m의 코스를 왕복으로 달리면서 저공해차의 특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최고시속은 40km로 제한되었다. 도요타 FCHV 도요타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저공해차 연구에 뛰어들어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와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양산과 판매단계에 와 있다. 도요타는 1992년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소재와 부품, 제어기술 등 전반적인 개발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97년 9월 소형 SUV인 RAV4를 베이스로 한 첫 연료전지자동차(Fuel Cell Hydrogen Vehicle)를 발표했다. 이듬해는 에탄올을 개질해 수소를 만드는 FCHV-2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았고, 2001년 3월 중형급 SUV인 크루거V를 베이스로 바탕으로 한 FCHV-3를 선보였다. 이때까지는 수소를 금속분자 구조 사이에 저장하는 방법을 썼지만 같은 해 6월에 나온 FCHV-4는 자체 개발한 고압 수소탱크와 연료전지 스탁(stack)을 이용했다. 이 차로 일반도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하고 미국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2001년 10월 휘발유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FCHV-5가 발표되었다. 2002년 12월에는 FCHV-4를 바탕으로 만든 차를 미국에 2대, 일본에 4대 판매했다. 모터쇼장에서 만난 차는 이렇게 팔린 FCHV-4 중의 한 대였다. 도요타 FCHV는 생각보다 덩치가 컸다. 길이×너비×높이가 4천735×1천815×1천685mm로 현대 테라칸에 맞먹는 크기다. 연료전지와 전기모터, 2차 전지 등 무거운 부품이 많아 무게는 1천860kg으로 조금 많이 나가는 편.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보네트와 지붕, 앞 펜더, 도어 등을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공기저항을 덜기 위해 리어 스포일러를 달았다. 덕분에 SUV로는 낮은 공기저항(Cd 0.326)을 얻었다. 실내는 5명의 성인이 타기에 넉넉한 공간과 잘 짜여진 계기판 등이 돋보인다. 차에 오르면 에어컨 소리만 들릴 뿐, 시동이 걸려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액셀 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움직이지만 엔진룸 쪽에서 약한 전기모터 소리만 들릴 뿐이다. FCHV는 앞바퀴굴림으로 교류동기식 모터가 달렸다. 최고출력이 80kW(102마력)으로 부족한 느낌이지만, 최대토크가 26.5kg·m여서 힘 부족이 느껴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달리고 멈추어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제원상의 최고시속은 155km로 충분한 편. 연료전지의 출력은 90kW. 이것을 전기로 바꾸어 컨트롤러를 거쳐 모터에 전달한다. 연료전지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데,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2차 전지(니켈-수소 전지)에서 큰 힘을 끌어오고 정속주행 때는 연료전지의 전기를 이용한다.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발생하는 에너지와 연료전지에서 만든 전기 가운데 구동에 쓰고 남은 에너지는 다시 2차 전지로 보내져 비축된다. 연료전지를 비롯해 2차 전지까지 모든 전기계통을 한꺼번에 컨트롤하므로 휘발유차에 비해서는 2배 이상의 효율을 낸다. 그 덕분에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300km. 35MPa의 수소를 채워 일본의 공인연비 측정법인 10·15모드로 달렸을 때의 수치다. 현재까지 13만km 이상을 달리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도요타 FCHV는 넉넉한 중형급 SUV와 연료전지의 만남은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닛산 X-트레일 FCV 닛산이 내놓은 FCV는 소형 SUV인 X-트레일(X-trail)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길이×너비×높이가 4천465×1천765×1천790mm로 현대 싼타페보다 조금 작다. 일반 X-트레일과는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가 조금 다를 뿐이다. 닛산은 도요타보다 늦은 1996년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99년 5월 중형 왜건인 르네사를 바탕으로 에탄올을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 방식의 연료전지차를 만들어 주행시험을 시작했다. 2000년 3월 미국에서 가장 활발한 연료전지 단체인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에 참가했고, 2001년부터는 850억 엔을 5년 동안 투자해 연료전지를 공동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형 SUV X-테라를 바탕으로 한 고압수소 연료차 FCV를 선보였다. 닛산이 연료전지 파트너로 삼은 UTCFC(United Technologies Corp. Fuel Cells)는 현대자동차와도 연료전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12월에 X-트레일로 만든 FCV를 내놓으면서 일본에서 도로주행 시험에 들어갔고, 2003년 몇 대를 리스 형태로 내보냈다. 닛산 FCV는 감속기가 붙어 있는 모터를 쓰고 그 위에 인버터를 얹었다. 연료전지는 미국 UTCFC사의 것으로 최고출력은 58kW다. 주목할 것은 잉여 전기를 저장하는 2차 전지다. 닛산이 자체 개발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얇은 패드 모양이다. 연료전지의 출력이 작은 편이지만 효율이 뛰어나 달리는 느낌은 더 당차다. 모터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약간 크고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힘이 넉넉하다. 역시 앞바퀴굴림으로 연료전지가 차 바닥에 있고, 연료탱크가 휠베이스 안쪽에 달렸다. 무거운 부품이 대부분 휠베이스 안쪽에 있어 앞뒤로 끄덕이는 피칭이 적다. 최고충전압력은 35MPa로 도요타 FCHV와 같지만 최고시속은 125km, 최대 주행거리 200km 정도다. 다이하쓰 무브 FCV-K-2 다이하쓰는 세계 최초로 경차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썼다. 1993년 1월 인증을 받고 2월 주행시험을 시작했다. 다이하쓰가 자체 개발한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2차 전지와 도요타에서 가져온 연료전지 스탁을 이용한다. 톨보이 타입의 경차 무브의 차체를 그대로 이용했다. 값이 비싸지 않은 영구자석식 모터(32kW)에 CVT(무단변속기)를 연결해 앞바퀴를 굴린다. 고압 수소탱크, 연료전지, 컨버터가 하나의 모듈을 이루어 차 뒤쪽에 있고, 바닥에는 2차 전지를 넣었다. 4명이 탈 수 있는 실내는 검소하다. 시가지 주행이 편한 경차에 연료전지 시스템은 잘 어울리는 것 같지만 659cc의 배기량으로 30km/X 가까운 연비를 내는 만큼 연료전지 개발은 연비향상이 목적이 아니라 저공해 기술에 동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달리기 성능은 부족하지 않은 편. 경차여서 소음이 조금 더 들어오고, 승차인원이 많을 때는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연료전지는 어떻게 전기를 만들까? ‘Fuel Cell’은 우리말로 연료전지라고 해석되지만, 일반적인 배터리와는 개념이 다르다. 전지는 화학적 변화에 의해 전기를 만들며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 전지와 충전해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2차 전지로 나뉜다. 한편 연료전지는 수소를 계속 공급하면 끊임없이 전기를 만들 수 있어 발전기에 더 가깝다. 연료전지는 우주개발이 한창이던 60년대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로켓 연료로 쓰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면 전기와 물, 열이 발생해 우주선에서 사람이 살아가기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동차에 쓰기 위해서는 수소의 저장 방법이 문제였다. 현재는 특수 고압가스 봄베, 분자결합으로 수소를 가두는 수소저장합금, 에탄올이나 휘발유를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 주를 이룬다. 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드는 과정은 물을 전기분해 하는 것의 역순이다. 그림처럼 수소가 촉매를 지나면서 전자(e-)와 수소이온(H+)로 나뉘고, 가운데 있는 전해질이 수소이온만 통과시켜 전지 좌우에 전해차가 생겨 전기가 발생한다. 얇은 막 형태의 고분자 전해질은 안정성이 높고 작게 만들 수 있다. 연료전지 하나에 0.6V 정도의 전압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 장을 겹쳐 만든다. 완성된 하나의 모듈을 연료전지 스탁(Fuel Cell Stack)이라고 부른다.
HONDA CR-V EX ① - 도시형 컴팩트 SU.. 2004-01-16
혼다가 2004년 드디어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한국 진출에 앞장설 모델은 미국 베스트셀러 승용차 어코드와 소형 SUV CR-V다. 이 가운데 CR-V는 포드 이스케이프·마쓰다 트리뷰트, 도요타 RAV4, 시보레 트래커 등과 경쟁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이 2003년 5월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별 다섯 개를 받아 안전성을 입증한 모델이기도 하다. 먼저 들어와 있는 수입차 업체는 물론이고 현대·기아 등 국내 메이커들이 CR-V의 상륙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혼다의 고품질과 저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했다. 2003년형 CR-V가 국내에 들어올 시기는 하반기로 잡혀 있지만 애타게 기다리는 본지 독자를 위해 미리 소개하기로 한다. 시승차는 개인이 들여온 것으로, 적산거리 2만1천km가 넘은 상태다. CR-V는 혼다가 처음 만든 컴팩트 SUV로 1996년 1월 첫선을 보였고 2002년 풀 모델 체인지되어 2.0X 146마력 엔진이 2.4X 160마력으로 바뀌었다. 사이즈도 길이×너비×높이 4천537×1천782×1천682mm로 구형보다 크다. 차체가 커진 만큼 레그룸과 헤드룸, 짐공간이 넉넉해졌다. 디자인은 앞과 뒷모습을 중심으로 손질했다. 커다란 세모꼴 헤드램프를 달았고 D필러를 덮은 테일램프가 아래로 길게 내려왔다. 인테리어에서는 실용적인 센터페시아의 구성이 돋보인다. 독창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쓰임새 높여 앞모습은 검정 톤의 플라스틱 범퍼를 달아 심플하면서도 경쾌한 이미지다. 혼다 심벌이 박힌 크롬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을 썼고 보네트 위에 깊은 주름을 넣어 역동성을 살렸다. A에서 D필러로 이어진 루프 랙과 앞 범퍼에서 시작되어 휠하우스를 지나 뒤 범퍼로 이어지는 검정 몰딩이 단단한 이미지를 더한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상식을 깬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시선을 잡아끈다. 카오디오 헤드유닛을 맨 위로 올리고 그 아래 깊고 넓은 사물함을 마련했다. 에어컨 스위치는 사물함 아래에 자리 잡았다. 또 에어컨 스위치 아래에는 컵홀더와 또 하나의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재떨이 위치에는 12V 전원 연결 잭만 남겨 놓았다.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은 센터페시아 왼쪽에 비행기 조종간처럼 생긴 주차 브레이크 레버.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 달린 접이식 센터트레이를 달기 위해 센터페시아 옆으로 옮긴 것으로, 쓰기 편할 뿐 아니라 눈에 잘 띄어 레버를 당겨 놓은 채로 출발할 염려가 없다. 칼럼식 변속기 레버도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따로 달았다. 기어를 넣으려다 윈도 브러시 스위치를 건드리는 실수를 하지 않아도 되고, 오디오 스위치를 만질 때도 거치적거리지 않아서 좋다. CR-V는 북미지역 시장을 겨냥해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마련했다. 메인 스위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 왼쪽에 자리했고, 세부적인 작동은 스티어링 휠에 달린 3개의 스위치로 할 수 있다. 선루프 스위치를 크루즈 컨트롤 메인 스위치 옆에 달아 놓은 것도 특이한 점. 그러나 동반석에서는 선루프를 조절할 수 없어 불편하다. 넉넉한 실내공간은 CR-V의 가장 큰 매력이다. 운전석과 동반석의 헤드룸은 키 큰 사람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고, 넓고 높은 시야를 얻을 수 있어 운전이 편하다. 특히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의 센터트레이를 접으면 ‘워크 스루’가 가능하다. 센터페시아 앞에 장애물이 없어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를 편하게 지나 뒷좌석으로 갈 수 있다. 2열 시트도 레그룸이 넉넉한데다 시트가 높아 답답하지 않다. 대신 시트를 높이다 보니 헤드룸은 조금 좁아졌다. 짐공간은 기본이 948X, 2열 시트를 접으면 2천38X까지 늘어난다. 자전거 2대는 충분히 들어가는 공간이다. 오른쪽에 경첩이 달린 뒷문은 여닫기 편하고, 플립업 창도 있어 실용적이다. 5인승 시트의 전체적인 구성을 살펴보면 기아 스포티지와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열과 2열의 높이가 다른 점이나 2열 시트의 헤드 레스트를 떼지 않고 시트 전체를 접어 올릴 수 있게 만든 점 등이다. 2열 시트 뒤쪽 끈을 당겨 시트 전체를 접는 방식은 스포티지와 똑같다. 1열 시트 안쪽에는 팔걸이를 달았고, 6:4의 비율로 접히는 2열 시트는 앞뒤로 슬라이딩되어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 2열 시트의 중앙 승객을 위해 천장에서 끌어내리는 3점식 안전벨트를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다. FF 기반 4WD 방식으로 안정감 키워 CR-V는 혼다 ‘글로벌 스몰 카’(GSC) 플랫폼을 기초로 만든 SUV다. GSC 플랫폼은 시빅과 어큐라 RSX에 쓰였고, 최근 선보인 혼다의 두 번째 SUV 엘리먼트의 베이스가 되었다. 승용차를 기본으로 만든 SUV들이 그렇듯 CR-V도 프레임이 없는 모노코크 보디다. 2세대 CR-V는 혼다가 99년 개발한 직렬 4기통 2천400cc i-VTEC 엔진을 얹었다. 제원에 나타난 성능은 최고출력 160마력/6천rpm, 최대토크 16.7kg·m/3천600rpm. 시동을 걸면 진동과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CR-V의 i-VTEC 엔진은 저회전이나 고회전 영역에서 고른 토크를 내기 때문에 액셀 페달의 답력이 달라져도 변덕스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정지상태에서 꾸준히 속도를 올리면 2천500rpm에서 2단, 3천rpm에서 3단, 2천500rpm에서 4단으로 변속되면서 차분하게 달려 나간다. 2천rpm 정도면 시속 80km, 2천300rpm으로 시속 100km를 충분히 소화해낸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3천600rpm 안팎에서는 시속 160km를 유지한다. 2단에서 킥다운하면 레드존이 시작되는 6천500rpm까지 치솟으면서 시속 160km까지 속도가 높아진다. 가속시간은 더디지만 2.4X 엔진을 고려하면 흠잡을 정도는 아니다. 앞바퀴굴림(FF) 방식은 급가속할 때 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쏠리는 토크 스티어 현상이 나타나지만 CR-V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CR-V는 ‘리얼타임 4WD’ 네바퀴굴림 방식을 쓴다. 보통 때는 앞바퀴굴림이지만 뒷바퀴가 미끄러지면 자동으로 힘을 보낸다. 리얼타임 4WD는 유압식 다판 클러치가 트랜스퍼 케이스에 들어 있어 뒷바퀴로 동력을 전하는 움직임이 부드럽고 빠르다. 도로조건이 정상이라면 앞바퀴굴림 방식의 승용차를 타는 것과 똑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코너링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면 순간적으로 동력을 보내 자세를 바로 잡는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빠른 편이고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시속 60km로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5m 이내에서 정지시킬 수 있고, 시속 100km에서도 10m를 벗어나지 않는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채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ABS의 움직임에 따라 원하는 방향으로 앞머리가 돌아가지만 반응은 더딘 편이다. CR-V의 성격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실용성’이다. 도시형 컴팩트 SUV라는 쓰임새에 최대한 맞추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출퇴근과 주말 나들이용으로 함께 쓰는 차를 찾는다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CR-V의 성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CR-V는 혼다 ‘글로벌 스몰 카’(GSC) 플랫폼을 기초로 만든 SUV다. GSC 플랫폼은 시빅과 어큐라 RSX에 쓰였고, 최근 선보인 혼다의 두 번째 SUV 엘리먼트의 베이스가 되었다. 승용차를 기본으로 만든 SUV들이 그렇듯 CR-V도 프레임이 없는 모노코크 보디다 혼다 CR-V 4WD EX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37×1782×1682 휠베이스(mm) 2620 트레드(mm)(앞/뒤) 1533/1538 무게(kg) 1518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160/6000 최대토크(kg·m/rpm) 16.7/36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400 보어×스트로크(mm) 87.0×99.0 압축비 9.6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58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05/7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684/1.535/0.9740.683/-/2.000 최종감속비 4.438 변속기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 0→시속 100km 가속(초) 8.1 연비(km/L) 9.4 Price 미정
DODGE DAKOTA 미국 정통 픽업의 가치가 녹.. 2003-12-26
다목적 레저용차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국내에서는 97년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기름값과 세금이 싼 미니밴, 지프형 밴의 판매가 급증했다. 에너지 정책이 바뀌어 경유와 LPG값이 인상되고, 자동차 분류기준도 변해 내년부터 7인승 차의 세금이 올라가지만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넓은 공간과 4WD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국내 수입차의 예상 판매대수는 2만 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20% 이상이 SUV다. 대형 고급 세단 일색이던 몇 년 전에 비해 엄청난 변화다. 수입 SUV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고객의 요구와 맞물려 새 모델이 다양하게 소개된 덕분이다. 지난해와 올해 수입된 RV는 10여 가지. 그 중에서 유일한 픽업모델이 닷지 다코타다. 판매는 올해 2월 시작했지만 지난해 가을 쌍용 무쏘 스포츠가 상용차 인증문제로 논란에 휩싸였을 때 특혜시비가 일면서 주목을 끌었다. 결론은 무쏘 스포츠는 2006년부터 승용차에 해당되어 특소세를 내고, 짐칸이 큰 다코타는 계속 화물차로 남게 되었다. 판매는 순조로운 편이어서 10월 말 현재 210대가 팔렸다. 다코타는 본고장 미국에서 소형 픽업트럭 1위에 오른 베스트셀러로 1986년 데뷔해 97년 모델 체인지되었다. 경쟁모델인 포드 레인저, 시보레 S-시리즈보다 덩치가 커 미드 사이즈로 구분하기도 한다. EXTERIOR 다코타의 외관은 미국 정통 픽업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픽업은 원래 작업용차지만, 소형 픽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90년대 돈 없는 젊은이들이 자가용 및 레저용차로 선택하면서 급부상했다. 이 때문에 다코타는 전통적인 픽업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미했다. 길이×너비×높이가 5천465×1천818×1천771mm로 수입 SUV와 비교해 가장 길다. 너비에 비해 차체가 길기 때문에 앞과 옆에서 볼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앞모습에는 닷지 고유의 십자그릴이 선명하고, 양쪽에 작은 헤드라이트가 바짝 붙어 있다. 어두운 회색을 칠한 범퍼 아래쪽에는 둥근 안개등이 박혀 있다. 수직인 프론트 그릴은 당당한 느낌을 준다. 많이 누운 앞유리는 둥글게 뻗은 지붕선을 타고 날렵하게 올라간다. 옆에서 보면 캐빈룸과 뒷바퀴 위의 짐칸이 완전히 떨어져 무쏘 스포츠와 확연히 다르다. 길이가 5m를 넘는데다 네모 반듯한 뒷도어는 90도 가깝게 열리기 때문에 내리기 편하다. 넉넉한 뒷좌석과 어울려 5인승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짐칸의 넓이는 2.35㎡로 상당히 넓다. 500cc급 ATV가 거뜬히 올라가고, 수상스키, MTB 등 다양한 레저장비를 실을 수 있다. 옵션으로 짐칸 덮개가 다양하게 나와 있고 미국제 하드톱도 있어 원하는 제품을 골라 달면 된다. 사진에는 미국 리어(Leer)에서 만든 일체형 덮개가 씌워져 있다. 잠금장치는 물론이고 옆창을 열어 환기시킬 수도 있다. 주차 때는 뒤쪽의 거리를 잘 계산해야 한다. INTERIOR 실내는 심플하다. 우드 그레인이나 요란한 전자장비가 없어 허전해 보이기도 하지만 품질이 좋은 편이다. 칼럼식 시프트 레버를 쓴 덕분에 넓어진 앞시트 사이에는 수납공간을 넣었다. 조절식 컵홀더와, 선글라스 등을 보관하는 사물함, 이동식 재떨이를 넣는 공간도 준비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센터콘솔. 너비와 깊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커다란 지도책이 너끈히 들어간다. 안쪽에는 12V 파워 아웃렛이 자리한다. 여기에는 핸드폰 충전기를 연결했을 때 전원선을 뽑아 낼 수 있는 홈이 있다. 센터콘솔 아래에도 CD를 꽂는 홈을 마련하는 등 미국차에서 볼 수 있는 편리성을 두루 갖췄다. 오디오는 CD 플레이어 내장식으로, 고급 인피니티 스피커 8개가 포함된다. 가죽 핸들에는 크루즈 컨트롤 조절 스위치가 달렸다. 다코타의 또 다른 장점은 뒷좌석이다. 앉았을 때의 느낌이 나쁘지 않고, 등받이가 적당히 누워 장거리 여행 때 불편하지 않다. 2개의 컵홀더가 달린 뒷좌석은 6:4로 나뉘고 간단하게 접혀 올라가 짐을 싣기 편하다. 6방향으로 조절되는 운전석을 포함해 5인승 시트는 고급 가죽을 씌웠다. PERFORMANCE·SAFETY 다코타에는 알루미늄 헤드를 쓴 V8 4.7X 235마력 매그넘 엔진이 올려진다. 견인을 많이 하는 픽업트럭의 특성에 맞춰 저속토크를 높였다. 3천200rpm에서 나오는 40.8kg·m의 큰 토크는 2톤이 넘는 차를 힘차게 끈다. 트랜스미션은 전자식 4단 AT. 4WD 시스템은 AWD를 기본으로 한다. 전자식 트랜스퍼를 달아 구동력을 자동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4WD 고속에서 네 바퀴가 직결로 연결되고 달리면서 전환할 수 있다. 4H에서 4L로 바꿀 때는 정지 또는 시속 3∼5km로 서행하면서 기어를 중립에 놓고 스위치를 돌리면 된다. 최종감속비 3.55, 로 기어비 2.72로 낮은 것은 아니지만 막강한 저회전 토크를 이용해 최고 3톤의 견인력을 자랑한다. 견인고리와 트레일러용 전원공급장치가 기본으로 달려 나온다. 안전장비도 충실하다. 네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를 쓰고 축에 걸리는 무게에 따라 제동력을 나누는 EVBP, ABS 등이 들어간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팽창력을 줄인 에어백을 넣었다. 16인치 알루미늄 휠에는 245/70 크기의 전천후 타이어를 끼웠다. 또 지상고가 230mm로 상당히 높지만 차체가 길어서 바닥 보호를 위해 플레이트를 덧댔다. 온로드 성능은 한 마디로 당차다. 앞에는 코일 스프링을 쓴 더블 위시본, 뒤에는 리프 스프링의 라이브 액슬 방식으로 탄탄한 달리기를 자랑한다. 어지간한 모노코크 구조의 승용차나 SUV는 명함을 내밀기 힘들 정도. 오프로드에서는 약간 출렁이는 느낌이 들고, 32도로 평균수준인 접근각에 비해 이탈각은 23.3로 높지 않다. 뒤쪽 디퍼렌셜에 LSD를 넣어 오프로드 성능을 보강했다. PURCHASE GUIDE 국내에서 팔리는 다코타는 쿼드캡 5인승 SLT로 고급형이다. 크라이슬러에서 판매하는 모파(Mopar)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 파이버글라스로 만든 짐칸 커버, 크롬 범퍼 가드, 미국 머슬카에 많이 쓰는 불꽃무늬 등 원하는 모양으로 꾸밀 수 있다. 값은 4천580만 원으로 소형 SUV에 속하는 포드 이스케이스(4천150만 원), 랜드로버 프리랜더 V6Xi(기본형 4천790만 원)보다 싸다. 배기량에 비해 유지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 적재량 600kg으로 1톤 미만 화물차에 속해 1년치 자동차세가 2만8천500원이다. 공인연비는 9.7km/X로 기름값이 부담스럽지만 LPG 개조를 할 수 있다. 다코타는 올 2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10월까지 렉서스 RX330(529대)과 BMW X5 3.0(335대)에 이어 201대가 팔려 3위에 올랐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중고차 시장에 차를 내놓는 사람이 드물고, 값도 3천만 원대 후반으로 싸지 않다. 취재차 협조 : 크라이슬러한국판매 (02)2112-2610
HONDA PILOT 잘 만들어진 미국형 패밀리카 .. 2003-12-26
미국 패밀리카 시장의 주류가 미니밴과 SUV로 양분된 지 오래다. 혼다는 미니밴과 SUV가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뒤에도 승용차에 주력하고 있었다. 94년 이스즈 로데오를 혼다 페스포트라는 이름으로 OEM 판매하기도 했으나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혼다가 자체 개발한 SUV를 미국 시장에 선보인 해는 97년으로 CR-V가 주인공이다. CR-V는 승용차를 기본으로 한데다 로 레인지가 없는 도시형 SUV다. 99년 미니밴 오디세이를 내놓았고, 지난해 오디세이의 플랫폼을 사용한 파일럿을 더했다. 파일럿보다 1년 앞서 나온 어큐라 MDX도 같은 플랫폼을 쓴다. MDX는 3만6천 달러(약 4천320원) 수준에서 시작되므로 가격대는 렉서스 RX330과 비슷하다. 하지만 도요타에는 렉서스 RX와 같은 플랫폼을 쓰는 하이랜더가 있어 선택의 폭이 더 넓었다. 1.7톤의 넉넉한 견인력 갖추어 파일럿은 하이랜더보다 조금 늦게 태어났고 값도 약간 비싸지만 그 차이를 극복할 만큼의 우수성을 갖추고 있다. MDX는 샤프하게 깎인 노즈와 낮게 누운 윈드실드, C필러 등으로 날렵해 보이는 대신 차가 실제보다 작아 보인다. 반면 파일럿은 꽤 커 보이는데다 실내공간도 넓다. 3명이 앉는 3열 시트는 레그룸이 조급 좁아 어른이 앉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반면 1열 시트와 2열 시트는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느낌과 각종 컨트롤의 배치는 무난하지만 다른 혼다 차에 비해서는 약간 쳐진다. 시트 쿠션도 조금 무른 느낌. 내장재의 질감이 좋고 단단한 마무리는 혼다 제품답다. 시승차는 선택장비인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추가 옵션인 후방 카메라가 달려 있다. 셀렉트 레버가 R로 전환되면 후방 카메라가 작동해 내비게이션 스크린에 테일 게이트에서 바라본 화면이 뜬다. 테일 게이트에 수도꼭지 모양으로 달린 후방 카메라는 광각인데다 가까운 곳을 비추어 바짝 주차하거나 트레일러의 견인고리를 연결할 때 아주 유용하다. 미국에서는 보트나 모터사이클, 레이스카 등을 트레일러에 싣고 끌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SUV나 픽업트럭의 견인능력이 중요시된다. 파일럿의 견인력은 1.7톤 정도로 크로스오버 SUV로는 적당한 수준이다. 견인력은 토크보다 차체 구조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프레임 형태의 차가 모노코크 차보다 좋다. 파일럿 시승차를 타는 동안 드라이빙 스쿨을 수강하기 위해 케이터햄 수퍼 세븐을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100마일 가량 떨어진 윌로우 스프링스까지 다녀왔다. 케이터햄 자체가 가벼운데다 파일럿의 토크가 여유 있어 뒤쪽에 트레일러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어코드에 견줄 만큼 잘 만든 차 240마력의 최고출력과 33.4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V6 3.5X SOHC 24밸브 엔진은 2톤에 가까운 차체를 편안하게 움직인다. 정지상태에서 60마일(시속 약 97km)까지의 가속은 7초대 후반∼8초대 초반으로 동급 SUV 중에서는 빠른 가속이다. 혼다 차답게 변속도 부드럽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칼럼식 시프트는 플로어식에 비해 조작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주로 패밀리카로 쓰이는 차인 만큼 AT 레버를 빈번하게 바꾸며 운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갖췄고 핸들링도 동급 중에서는 뛰어난 편이다. 코너 초입에서 반응이 승용차보다 느리지만 대부분의 SUV보다는 스티어링의 연결감이 좋다. 항상 일정한 수준의 언더스티어를 유지하면서 코너에서의 롤각도 크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조금 가벼운 선에서 적당하게 느껴지며 노면 피드백도 알맞다. 2톤이 넘는 차체를 감안하면 동력성능과 핸들링, 브레이킹 모두 뛰어난 수준이다. 로 레인지가 달리지 않은 AWD 방식인 만큼 험로 주파력은 한계가 있겠지만, 적당한 지상고를 갖춘데다 센터 디퍼렌셜을 잠글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험하지 않은 오프로드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낸다. 혼다 파일럿은 잘 만들어진 미국형 패밀리카로, 미드 사이즈 SUV의 어코드라 불릴 만하다. 혼다 파일럿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75×1963×1793mm 휠베이스 2700mm 트레드 앞/뒤 1684/1689mm 무게 1990kg 승차정원 8명 엔진 형식 V6 SOHC 24밸브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ㅡ 배기량 3.5ℓ 압축비 10.0 최고출력 240마력/5400rpm 최대토크 33.4kg·m/4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3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563/1.552/1.021 ④/⑤/ⓡ 0.727/0.520/1.846 최종감속비 4.428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ㅡ 타이어 앞/뒤 235/70 R16 값 ㅡ
AUDI ALLROAD QUATTRO 2.5TDI .. 2003-12-26
자동차 기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나라가 독일이다. 벤츠의 세 꼭지 별 엠블럼에는 전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최고급차 이미지가 새겨져 있고, BMW의 콩팥(키드니) 모양 그릴은 스포티한 달리기의 상징이 되었다. 아우디는 어떨까? 풀타임 네바퀴굴림인 콰트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이 먼저 떠오른다. 최근 아우디의 움직임을 볼 때 5년 안에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판이 짜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직분사, 커먼레일, 펌프 인젝션 기술 갖춘 아우디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와 미국까지 번지고 있는 디젤 승용차를 놓고 볼 때 아우디가 갖고 있는 장점은 더욱 돋보인다. 승용 디젤 엔진의 원조인 벤츠와 보쉬를 제치고 1989년에 승용차에 처음으로 직분사 디젤 엔진을 썼다. 아우디 A2와 루포 3리터카(3X의 연료로 100km를 달린다는 뜻)에 쓰인 1.2X 61마력 엔진부터 같은 집안인 폭스바겐 투아렉의 V10 5.0X TDI 313마력까지 다양한 디젤 엔진을 갖추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디젤 엔진의 직분사 시스템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3리터카에 쓰는 1.2X TDI 엔진은 펌프 인젝션 방식으로 실린더마다 고압 펌프가 달렸다. 대형급인 A8에는 V8 3.3X 225마력 커먼레일 엔진이 쓰인다. 시승을 위해 만난 올로드 콰트로에 얹은 V6 2.5X 180마력 엔진은 인젝션 펌프로 연료를 분사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현존하는 모든 방식의 디젤 엔진을 차의 특성에 맞게 쓰고 있는 셈이다. 연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차는 3기통에 무게 100kg인 1.4X 펌프 인젝션 엔진을 쓰고, 쓰임새가 무난한 차에는 일반적인 고압 인젝션 펌프를 얹는 식이다. 말 그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올로드 콰트로는 중형급인 A6 아반트(왜건)를 바탕으로 만든 차다. 실내에서 다른 점을 찾기가 힘들지만 올로드(allroad)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온·오프로드를 모두 달리기 위해 몇 가지 메커니즘을 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지상고 조절을 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 대시보드의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고, 자동으로 맞춰 놓을 수도 있다. 자동 전환을 선택하면 시속 120km 이상으로 30초 이상 달릴 때 공기저항을 줄이고 자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상고가 내려가 142mm에 맞춰진다. 시속 80km 미만으로 오프로드를 달릴 경우 최저지상고는 기본상태인 169mm에서 25mm가 올라간 194mm, 시속 35km 미만에서는 16mm를 더 올려 SUV가 부럽지 않은 208mm가 된다. 여기에 하체를 말끔하게 정리했다. V6 엔진의 좌우에서 뻗어 나온 배기 파이프는 중간쯤에서 2번 머플러를 만난다. 머플러는 보통 둥근 모양이지만 올로드 콰트로는 지상고 확보를 위해 납작하게 폈다. 여기서 갈라진 배기 파이프는 트렁크 안쪽에 바짝 붙인 테일 머플러를 통해 배기가스를 내보낸다. 덕분에 아래에서 보면 하체에 걸릴 것이 하나도 없다. 앞뒤 범퍼는 긁혀도 티 나지 않는 회색 플라스틱을 썼고, 휠하우스에는 두툼한 가드를 더했다. 도어 스텝 옆에 더해진 은색 가드는 장식 효과가 꽤 크다. 재미있는 것은 ‘ALLROAD’ 엠블럼이 선명한 타이어. 225/55 R17 타이어는 올로드 콰트로 개발 때 피렐리와 미쉐린, 굿이어 등 유명 타이어 회사들이 전용으로 만든 것이다. 트레드 블록이 두툼해 오프로드에서 꼭 필요한 수준의 접지력을 보이면서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견뎌내는 방향성 타이어다. 넉넉한 토크에서 나오는 풍요로운 감각 뛰어난 시트 활용성과 붉은 조명이 환상적인 실내, 토크 센싱(Torque sensing) 방식을 써서 전달과정에서의 손실이 전혀 없는 콰트로 시스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소개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2.5X TDI 엔진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본다. 시승 전까지 기자는 올로드 콰트로 디젤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지만 다른 차보다 더 많은 시간 시승을 한 덕분에 샅샅이 살펴볼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가 강변북로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낯선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꼭 집어서 말하기 힘들지만 여느 자동차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달리는 차들 사이를 민첩하게 빠져나갈 때의 가벼운 느낌은 휘발유차와 큰 차이가 있었다. 차가 멈춰 있을 때 들리는 소리와 신경을 곤두세우면 느껴지는 진동은 디젤 엔진이 분명하다. 또 4천500rpm부터 레드존으로 표시된 타코미터도 디젤차임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액셀 페달을 밟아 가속을 하면 휘발유 엔진보다 훨씬 조용하고, 묵직한 힘을 내면서 속도가 올라간다. 팁트로닉 5단에 고정한 채로 시속 100km에서의 회전수는 2천rpm. 37.7kg·m의 최대토크가 나오는 1천500∼2천500rpm 영역에 있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를 지긋이 밟는 것만으로 너끈하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휘발유 엔진이었다면 킥다운이 되면서 회전수가 6천rpm까지 올라가 쥐어짜는 듯 한 소리를 내면서 달릴 상황이다. 수동으로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팁트로닉이나 스포츠 모드(S)가 필요 없다고 느낄 정도다.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휘발유 모델 올로드 콰트로 2.7T도 트윈터보와 기통당 5밸브를 얹어 1천800rpm부터 35.7kg·m의 최대토크가 나오지만 이보다 낮은 회전수에서 더 큰 토크를 내는 2.5 TDI 엔진의 매력은 대단한 것이다. 진동과 소음이 커지는 고회전을 쓰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휘발유 엔진으로는 얻기 힘든 특성이다. 이질감의 정체는 다름 아니라 저회전에서 나오는, 넉넉한 토크로 인한 풍요로운 감각이다. 연료비를 생각하면 장점이 더욱 늘어난다. 2.7T는 공인연비가 X당 7.9km, 2.5TDI는 시승기간의 연비가 10km 정도였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과 장시간의 공회전, 퇴근 시간 밀리는 올림픽대로를 포함한 2시간의 시가지 주행을 한 결과다. 휘발유값이 X당 1천340원, 디젤유가 850원이니 한 달에 3천km를 뛸 경우 연료비는 각각 50만8천860원과 25만5천 원으로 거의 두 배 정도 차이 난다. 최고시속 205km, 0→시속 100km 가속 10.2초로 웬만한 휘발유 승용차는 명함도 내밀기 힘든 고성능에 연비까지 좋으니 한 마디로 완벽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런 실력을 가진 디젤 엔진에는 어떤 첨단기술이 쓰였을까? 2.5TDI 엔진은 고전적인 싱글 인젝션 펌프 방식을 쓴다. 커먼레일도 아니고 아우디·폭스바겐이 자랑하는 펌프 인젝션도 아니다. 하나의 인젝션 펌프에, 하나의 터보에, 하나의 인터쿨러를 달고 있다. 1천800바에 이르는 고압 직분사 방식이고, 회전속도에 맞춰 터빈이 조절되는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를 쓰고, 라디에이터에 육박하는 커다란 인터쿨러가 들어갔다. 6개의 구멍으로 연료를 뿜는 인젝터에는 탄력이 다른 2개의 스프링이 달려 연료를 두 번 분사한다. 커먼레일에서는 전자식 인젝터와 프로그램이 이것을 조절하지만 아우디의 2.5TDI는 이런 메커니즘의 도움 없이 훌륭한 성능을 낸다. 같은 배기량의 2.5X 커먼레일 엔진보다 소음, 진동, 연비, 출력, 배출가스 모든 면에서 앞선다. 올해 1∼10월 올로드 콰트로는 28대가 팔렸다. 경쟁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볼보 XC70의 57대에 한참 뒤지지만 2천만 원 가까운 값 차이(올로드 8천700만 원, XC70 6천820만 원)와 부족한 딜러망을 생각하면 수긍이 간다. 11월 2.5TDI가 더해짐으로써 전세는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팔리는 디젤 엔진의 SUV는 랜드로버 프리랜더와 디스커버리Ⅱ, 벤츠 ML400 CDI와 270 CDI 등 네 차종이었다. 이 중 제일 많이 팔린 차는 ML270 CDI(134대)다. 수입사인 고진모터스에서는 올로드 콰트로 2.5TDI의 경우 오디오와 휠 디자인 등을 바꾸고 값을 7천810으로 정해 적극적인 판매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왜건 타입인 점, 그리고 벤츠, BMW보다 떨어지는 인지도를 극복하면 올로드 콰트로 2.5TDI의 미래는 아주 밝다. 시승차 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02)724-0532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2.5 TD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10×1850×1504mm 휠베이스 2757mm 트레드 앞/뒤 1574/1585mm 무게 185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TDI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78.3×86.4mm 배기량 2496cc 압축비 18.5 최고출력 180마력/4000rpm 최대토크 37.7kg·m/1500~2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65/1.999/1.407 ④/⑤/ⓡ 1.000/0.742/4.096 최종감속비 3.511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4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55 R17 성능 최고시속 205km 0→시속 100km 가속 10.2초 시가지 주행연비 10.6km/ℓ 값 7,810
Audi Allroad Quattro 전천후 크로스.. 2003-12-17
요즘 새로 등장하는 차들은 이전과 달리 명확한 성격을 정의하기 힘들어졌다.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예전에는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치부되던 작은 시장이 점점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도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크로스오버’라는 이름 아래 여러 가지 차의 형태를 한데 버무려 등장한 신종 모델들 가운데, 비교적 빠르게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 시장에 정착한 것이 바로 왜건에 SUV 성격을 더한 형태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커로는 유럽 왜건의 강자 볼보(XC70, 크로스컨트리)와 일본의 스바루(포레스터, 아웃백) 그리고 왜건과 4WD 양쪽에 모두 재능을 보여온 아우디(올로드)를 손꼽을 수 있다. 디젤 엔진으로 매력 더한 크로스오버 새로운 형태의 차가 고객의 인정을 받아 시장에 정착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 왜건+SUV 형태의 장점은 승용차 감각에 실용적이면서도 어지간한 험로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천후성. 왜건과 SUV의 장점만 추리되 단점을 최대한 배제한다는,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성공 공식이다. 자칫 낯설음에 대한 거부감이 두드러지거나 단점이 부각된 경우는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왜건+SUV 모델은 볼보 크로스컨트리와 아우디 올로드 등 두 가지. 특히 왜건은 국내에서 푸대접받는 차종이다 보니 섣부른 성공을 점치기 힘들지만 시장이 작은 만큼 성장 가능성은 높다. 우선은 수입차 판매 증가가 가져다준 모델 다양화로 국내에서 탈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아우디를 공식 수입하고 있는 고진모터임포트는 올로드 콰트로 2.7X 터보 버전에 이어 최근 2.5 TDI 모델을 더했다. 단순히 올로드 콰트로가 라인업을 늘렸다는 사실보다는 국내 본격 판매를 앞둔 승용 직분사 디젤에 대한 호기심이 앞선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유럽산 디젤이 모두 SUV에 편중되었다면 올로드는 가장 승용차에 가까운 성격을 가졌기 때문. 2005년부터 시작될 국내 승용 디젤의 역사를 미리 경험한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만남이었다. 이미 2.7T 버전을 통해 경험한 올로드 콰트로는 A6 왜건의 실용성 넘치는 실내와 노면을 가리지 않는 높이조절식 에어 서스펜션이 돋보이는 모델이었다. 2.5 TDI는 여기에 첨단 직분사 디젤 엔진의 뛰어난 저회전 토크와 연비라는 장점을 더했다. 올로드 콰트로의 기본이 된 A6 왜건은 볼보 V70, 벤츠 E 에스테이트와 경쟁하는, 유럽 왜건 시장에서도 사이즈가 가장 큰 급에 속한다. 어퍼미들 클래스의 큰 차체에 기초한 넓은 트렁크 공간은 기본. 여기에 탄탄한 범퍼와 프로텍터를 더해 과격한 사용으로부터 차체를 보호하고 터프한 외모를 덤으로 얻었다. 운전석과 대시보드 디자인은 A6 왜건을 그대로 활용했다. 시인성 높은 미터 배치와 접이식 도어포켓이 마음에 쏙 들지만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보다 3스포크 디자인에 눈길이 간다. 두 가지 색을 조화시킨 시트는 전동식 럼버 서포트를 갖추고도 그리 편하지 않은 편. “왜건? 글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짐이 많을 때 한번 이용해 보길 권한다. 뒷좌석 사이도 모자라 발 아래까지 빼곡이 짐을 싣고 불편한 장거리 경험을 하고 나면 왜건에 대한 선입견이 날아갈 것이다. 뒷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화물칸은 그야말로 운동장. 평평하고 넓은 바닥에 깔끔한 정리를 위해 접이식 칸막이를 달았다. 블라인드처럼 말려 있다가 수직으로 올라가는 네트는 짐을 많이 실었을 때 꼭 필요한 장비. 급정거 등의 순간에 짐이 승객석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섬세하고 꼼꼼한 준비에서 왜건 개발에 대한 오랜 노하우가 느껴진다. 파워풀하고 순발력 넘치는 달리기 이번 시승에서 최고의 관심 대상은 역시 V6 2.5X DOHC 직분사 디젤 엔진. 2000년부터 A6에 쓰여온 아우디 V6 TDI 중 가장 파워 넘치는 유닛이다. 1989년 세계 최초의 승용 직분사 디젤을 선보였던 아우디의 기술은 현재 V8 4.0X 엔진까지 내놓은 상태. 이 엔진은 폭스바겐이 개발한 펌프 인젝션 타입 직분사 시스템(1천850바)과 2개의 가변식 터보(VGT)를 얹어 최고출력이 180마력. 37.7kg·m의 최대토크는 1천500~2천500rpm 범위에서 평탄하게 발휘된다. 변속기는 원래 6단 MT와 5단 AT가 있지만 국내 수입 모델은 5단 AT 팁트로닉뿐. 시동을 걸자 낮은 으르렁거림으로 잠을 깬다. 워낙 정숙해진 요즘 차들에 비해 소음이 약간 신경 쓰이지만 디젤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상당히 조용한 편. 벌크헤드 방진에 좀더 공을 들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소음에 비해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소음과 매끄러운 회전 사이의 묘한 위화감이 이 엔진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긴다. 올로드 2.7T(V6 2.7X 트윈터보 250마력)를 잠시 몰았던 옛 기억을 되짚으며 시승을 시작했다. 200cc 가까운 배기량 차이와 휘발유·디젤의 서로 다른 기본 성격을 감안하면 첫 인상부터 놀랍다. 활용할 수 있는 회전수 범위가 좁다고는 하지만 저회전부터 뿜어 나오는 37.7kg·m의 강력한 토크(2.7T 35.7kg m)는 휘발유 엔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반응이 빠르고 슬립이 적은 팁트로닉은 부지런히 기어를 바꾸며 그 힘을 타이어에 착실하게 전달한다. 0→시속 100km 가속 10.2초라는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순발력과 반응성이 나무랄 데 없다. 시속 100km 부근에서의 추월가속은 어지간한 휘발유 승용차를 능가할 정도. 무거운 몸집만 아니라면 쿠페에 얹는다고 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시속 150km를 넘어서도 꾸준한 가속이 이어지고 탁 트인 직선에서는 어렵지 않게 180km에 도달한다. 2.7T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파워 소스. 역시 경험하면 할수록 승용 디젤의 매력은 점점 커져만 간다. 부하가 걸린 상태, 2천~3천rpm 부근에서의 소음이 두드러지지만 톱 기어(5단)에서 고속 순항할 때의 정숙성은 인상적. 높이 조절하며 다양한 노면에 대응 기본장비로 갖춘 높이조절식 에어 서스펜션은 고속주행 성능과 험로주행을 모두 만족시킨 마법 지팡이다. 높이는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반응하기도 하지만 대시보드에 달린 스위치로도 바꿀 수 있다. 최저지상고는 142에서 208mm에 이르기까지 4단계. 한 단계가 끝난 뒤에야 다음 단계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1단계에서 4단계로 바로 가기 위해서는 기다림과 조작의 반복이라는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지상고를 끝까지 높이고 나면 어지간한 비포장 노면은 올로드를 막지 못한다. 댐퍼 세팅이 탄탄한 편이지만 잔 진동을 잘 걸러주고 고속 코너링에서도 비틀거리는 법이 없다. 1.8톤이 넘는, 결코 가볍지 않은 몸은 관성질량이 크지만 폭 225mm의 타이어 4개가 만들어내는 접지력 덕에 노면에 단단하게 고정된다. 미끄러운 길에서라면 20년 가까이 숙성된 콰트로 시스템에 맡겨버리자. 비나 눈이 내린 도로부터 바닷가 모래사장에서도 네 바퀴의 트랙션을 최대한 살려낸다. 올로드 콰트로의 험로주파 성능에 한 가닥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1.54:1의 기어비로 회전수를 낮추는 로 레인지 기어박스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6단 MT의 옵션 품목이니 이대로 만족할 수밖에. 높은 고속안정성과 재빠른 추월가속, 급코너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몸놀림 등 올로드 콰트로의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승용차 성격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름에 걸맞게 높이조절식 서스펜션과 4WD의 기능을 살려 어지간한 비포장도로를 우습게 넘나든다. 맘에 드는 책 사고 별책부록까지 챙긴 것처럼 쏠쏠한 재미가 있다. 다만 태생이 승용 왜건이다 보니 진입·탈출각의 한계가 낮아 본격 오프로드 탐사는 무리다. 7천810만 원이라는 높은 값은 올로드 콰트로의 최대 단점. 낯선 스타일과 기능에 투자하기에는 아직 국내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도전하는 고객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선사할 ‘물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취재협조: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2.5 TDI의 장단점 장점 ·온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달리기 ·실용성 넘치는 실내 단점 ·국내에는 낯선 왜건 스타일 ·녹록치 않은 값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2.5 TD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10×1850×1504mm 휠베이스 2757mm 트레드 앞/뒤 1574/1585mm 무게 185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직분사 디젤 터보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78.3×86.4mm 배기량 2496cc 압축비 18.5 최고출력 180마력/4000rpm 최대토크 37.7kg·m/1500~2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65/1.999/1.407 ④/⑤/ⓡ 1.000/0.742/4.096 최종감속비 4.37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4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55 R17 성능 최고시속 205km 0→시속 100km 가속 10.2초 시가지 주행연비 10.6km/ℓ 값 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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