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Lexus RX330 미국적인 승용 감각으로 고유의.. 2003-11-14
야생동물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울창한 초지, 혹은 험준한 바위산을 등지고 서 있어야 당연할 것 같던 SUV가 어느새 럭셔리 숍들이 즐비한 현란한 도심 속으로 주무대를 옮겨온 데에는 렉서스 RX330 같은 모델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도심형 럭셔리카와 전통적인 다목적 오프로더 성격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며 고유의 색깔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메이커들 가운데 렉서스는 고급 승용차 쪽으로 크게 기운 이미지로 오히려 ‘승용차의 SUV 버전’이라 불러줘도 좋을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커다란 선루프와 전동식 리어 해치 RX330이 고급 세단 같은 성격으로 승용차 고객을 끌어들여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전작 RX300의 엔진 배기량을 높여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라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 올 1월 디트로이트 오터쇼에서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이고 차체에 볼륨감을 더해 등장한 RX330은 껑충하게 높은 지상고만 제외하고는 오히려 승용차에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다. 납작하게 다듬은 보디라인과 경사가 완만한 D필러 등은 완전 승용차 감각. 여기에 외관상으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이 무척 크고 독특한 모양으로 열리는 선루프다. 벤츠 M클래스가 구형에 썼다가 떼어낸 대형 선루프가 가끔 아쉬웠는데, 반갑게도 RX330이 그보다 넓고 멋진 창을 하늘로 냈다. 3개의 유리판으로 이루어진 선루프는 먼저 앞쪽 유리가 틸팅된 다음 두세 번째 유리가 차례로 슬라이딩되어 차체로 밀려들어가면서 푸른 하늘을 받아들인다. 307SW의 글라스 루프처럼 운전자보다는 뒷좌석 승객한테 더 실감나는 장비. 춘천 근처를 지날 때 상공을 낮게 날던 헬기를 그 사이로 뚫고 본 일이나 산길 국도의 ‘낙석주의’ 안내문구에 섬뜩했던(정말 ‘낙석’이 일어난다면 머리에 바로 맞겠다는 상상 때문에) 기억이 재미나다. ‘럭셔리’를 생명의 모토로 삼은 RX330은 인테리어도 완전히 고급 승용차 분위기다. 대시보드 중앙에 날개를 펼친 듯 커다랗게 좌우대칭형으로 자리잡은 센터페시아는 메탈그레인 소재가 고급스럽고 그 아래 기어박스가 바짝 붙어 달렸다. 그 덕에 플로어 공간이 넓어져 아예 커다란 콘솔 터널을 조수석과의 사이에 가로질러 놓았다. 센터페시아에 6CD 체인저를 내장한 오디오 시스템은 유명한 마크레빈슨 제품. 햇빛가리개에 달린 화장거울에 조명 조절장치를 달고, 리어 해치를 실내에서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하는 등 일본차 특유의 꼼꼼하고 배려 깊은 장치들도 눈에 띈다. 트렁크룸 바닥의 버튼을 눌러 공구 수납함과 콘솔 을 열어 쓸 수 있게 한 것도 맘에 드는 점. 세단처럼 안락한 뒷좌석은 4:2:4로 분할되어 짐칸으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RX330이 생각하는 운전 미학은 ‘운전하고 있는 것조차 잊게 하는’ 부드러운 달리기. V6 3.3X DOHC VVT-i 230마력의 충만한 엔진을 얹었지만 시동음부터 시작해 시종일관 조용하고 스폰지처럼 안락한 달리기에 그 힘조차 실감나지 않는다.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 5단 트랜스미션의 변속 타이밍을 너무 빠르게 조정한 것인지, 시속 80km 이하의 낮은 속도에서는 토크 전달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맹숭맹숭한 분위기. 그러나 미국적 특성이 많이 고려된 이같은 주행특성은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순항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반면에 험준한 진고개에서는 오르막 가속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높은 차고 탓에 거동은 몹시 조심스러웠다. 세 차 중 스티어링 휠과 페달 감각이 가장 가벼운 것도 ‘실키 드라이브’를 고려한 특성으로 보면 될 듯하다. 렉서스 RX33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573×1844×1678mm 휠베이스 2715mm 트레드 앞/뒤 1575/1554mm 무게 1843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1.0×77.4mm 배기량 3310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230마력/5600rpm 최대토크 33.5kg·m/36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2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4.235/2.360/1.517 ④/⑤/ⓡ 1.047/0.756/3.378 최종감속비 3.478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65 R17 성능 최고시속 180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6,270만 원
BMW X3 SUV 시장 정복 노린 BMW의 신병기.. 2003-11-27
첫인상은 썩 좋다고 할 수 없었다. BMW의 완전 신형 X3 3.0i의 스티어링 휠을 잡아본 소감이었다. 당분간 시승에 투입할 수 있는 유일한 X3의 심장은 6기통 3.0X DOHC 231마력 휘발유 엔진이었다. 앞으로 2.5X 휘발유와 3.0X 디젤 터보가 나오지만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SAV로 포장한 BMW의 야심작 우리가 몰고 나온 빨강 X3은 커브에 들어갈 때에는 게을렀고 언더스티어 성향이 있었다. 그러나 X3은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SAV(Sport Activity Vehicle. 가운데에 ‘utility’를 넣어 다목적 쓰임새를 강조한 SUV와 달리 기동성 또는 활동성을 강조하고 있다)의 선두주자. 특수차의 최신 최첨단 부문 스타답게 필요한 조건을 골고루 갖추었다. 먼저 선명하고 강렬한 스타일이 눈에 띈다. 넉넉한 실내공간(BMW 3시리즈로서는)과 장비는 고급 스포츠 세단과 맞먹는다. 실력이 입증된 탁월한 파워트레인과 정교한 새 4×4 토크 분할 시스템이 뛰어난 성능을 밑받침한다. 약간 불안한 거동이 없지 않지만 잠시뿐이었다. 조금 지나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시승 코스로 달려나갔다. 해변에 가까운 산길에는 물기가 덮여 있었다. 보기보다 도로가 미끄러웠고 18인치(옵션) 타이어는 미처 열이 오르지 않아 차갑고 딱딱했다. 게다가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X3과는 좀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무게 1천835kg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처음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낯설었다. 산길에서 드러난 저력 그러나 우리는 첫인상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얼마쯤 익숙해지자 X3의 운전성, 핸들링, 접지력과 민첩성, 안락성은 영락없는 BMW였다. 역동적이고 믿음직했다. 이태리의 엘 부르고에서 가우칠에 이르는 시승 코스는 WRC 코르시카 랠리의 경기구간(SS)과 아주 흡사했다. 긴 꼬부랑길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SAV X3은 처음 15분 동안 아쉬워했던 신뢰성과 운전 재미를 완전히 되살렸다. 정오에 가까워지자 도로는 바싹 말랐다. 타이어 온도는 알맞게 올라갔고 기온은 운전하기에 좋았다. X3은 흐르듯 달렸다. 그립은 단단하고, 균형이 잘 잡힌 차체는 아주 정확한 커브 곡선을 그렸다. 핸들링은 안전했을 뿐 아니라 사람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믿음직했다. 지금까지 몰아본 동급차 가운데 롤링과 피칭 처리에 가장 뛰어났다. 스티어링은 신속·정확하고 브레이킹은 빠르면서도 힘찼다. 트랙션은 전례 없이 뛰어났다. 새로운 엑스드라이브(xDrive) 시스템이 변화를 예측하고 엔진 토크를 앞뒤 차축에 나눠준다. 이 때의 동력원은 전기 모터. DSC(주행안정장치)의 정교한 제어에 따라 센터 디퍼렌셜의 다판 클러치를 작동한다. 여기서 명심할 대목이 있다. BMW X3은 오프로더가 아니다. 아스팔트가 끝나고 구덩이, 자갈, 물과 진흙탕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나가는 승용차일 뿐. 겨울 오지에 있는 목장이나 산 속을 찾아가기에 안성맞춤인 도구다. 알맞은 신발…… 아니, 알맞은 타이어만 신고 있으면 말이다. 고속도로에서 X3은 순수한 BMW 스포츠 세단처럼 달리며 최고의 안락성과 놀라운 접지력을 자랑했다. 실내 정숙성도 나무랄 데 없었다. 제한속도를 훨씬 넘어서지 않는 한 거슬리는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시속 180km에서 최고시속 210km에 이르면 타이어와 바람 소리가 들렸다. X5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스타일 BMW X3은 젊고 역동적이며 스포티했다. 그러나 뒤쪽은 손질이 지나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앞부분이 마음에 든다. 뒤쪽은 그보다 많이 떨어졌고, 옆구리에 난 우스꽝스러운 대각선 라인은 긍정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먼저 X3은 겉모양을 X5와 다르게 디자인했다. 이것은 절대적인 조건이다. 이들 두 BMW의 SAV는 안팎의 규격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가격차는 3과 5시리즈 세단처럼 벌어졌다. 그래서 X3은 정말 싼 차가 아닐 수 없다. 특히 X5를 좋아하면서도 ‘엄청난 값’을 감당할 수 없는 고객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보네트 아래에 들어갈 세 종류의 엔진은 수동 6단, 스텝트로닉 자동 5단 트랜스미션과 연결된다. 혁신적인 엑스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과 토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엑스드라이브는 4WD 트랜스미션의 중대한 발전으로 최근 마이너 체인지한 X5에도 달렸다. 앞으로 영역을 넓혀 4WD 스포츠 세단을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사내에서 X3의 디자인과 기술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BMW 공장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에 있는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만들고 있다. 벤츠 M클래스를 만든 바로 그 조립라인이다. 럭셔리 X5에 비해 X3이 덩치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이는 100mm 짧고, 높이는 46mm가 낮으며, 너비는 17mm 좁을 뿐이다. 그래서 X3은 동일 가격대에서 라이벌이 없다. 그만큼 크고 넓은 차가 없고 그처럼 힘차고 세련된 모델을 찾기 어렵다. 카리스마가 담긴 스타일은 독특하다. 무엇보다 X3은 더 비싸고 호화로운 X5와의 경쟁을 피할 또 다른 겉모양을 갖췄다. 새로운 고객을 공략하는 데 X3의 사명이 있다. 다른 메이커를 떠나려고 하거나 새차의 구조 변화를 꿈꾸는 고객들이 BMW X3을 노리고 있다. BMW X3의 주요제원 버전 배기량 출력/마력 토크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평균연비 cc rpm kgㆍm/rpm km 초 km/ℓ X3 2.5i 2494 192/6000 24/3500 ㅡ ㅡ ㅡ X3 3.0i 2979 231/5900 29.4/3500 210/224 7.8(8.1) 8.9(8.3) X3 3.0d 2993 204/4000 30.2/1500 210/21 7.9(8.2) 11.9(11.0)
NISSAN FRONTIER 활동적인 젊은층을 위한.. 2003-10-24
소형 픽업트럭은 미국 젊은층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세그먼트다. 일제 소형 픽업은 1950년대 후반 미국에 진출했으나 초기에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80년대 중반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금은 픽업트럭 시장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58년 픽업을 미국 시장에 처음 소개한 닛산은 98년 7세대 프론티어를 미국에 소개했다. 거센 SUV 열풍 속에 크로스오버 차종이 탄생할 무렵이다. 프론티어는 무난하면서 튀지 않는 스타일링과 성능을 갖춘 차였다. 2001년 외관을 새로 다듬은 뉴 프론티어가 나왔다. 새 프론티어는 닛산 리바이벌 플랜의 초기 모델로, 외관부터 경쟁차들과 상당히 차별성이 있고 젊은층의 인기를 끌 만한 다양한 조건을 갖추었다. 구형은 마무리만 깔끔하게 다듬은 화물차 같은 인상이었으나 새 모델은 스포티하면서도 터프한 스타일링을 비롯해 신뢰도가 높고 값과 성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었다. 소형 픽업으로는 처음으로 수퍼차저를 옵션 품목에 넣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뒷좌석은 좁고 카고박스는 넓어 이번 시승차는 닛산 프론티어 4도어 크루캡 수퍼차저로 파트타임 4WD를 갖추었다. 외관은 기하학적인 디테일로 잘 정돈되어 있으면서 파워풀한 느낌이 들고, 인테리어는 스포티한 쿠페에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내외장의 마무리는 일본차답게 깔끔하다. 펜더 플레어는 덧붙인 티가 나지만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 실내 플라스틱의 질감은 고급스럽지는 않으나 소형 픽업 기준으로는 준수하고 각종 계기와 컨트롤도 쓰기 좋게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는 대시보드에서 조금 아래쪽으로 치우쳐 CD를 갈아 넣거나 스티어링 휠에 달린 리모컨으로 조작되지 않는 기능을 쓸 때는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볼륨이나 라디오 선국, CD 트랙 선정 등의 기본조작은 스티어링 휠에 달린 스위치로 할 수 있다. 앞좌석 공간은 넉넉한 편. 뒷좌석은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가장 좁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여유로우면서 편한 공간을 갖추었다. 뒷문도 활짝 열리지만 B필러와 시트 쿠션의 거리가 짧아 승하차성이 떨어지고, 레그룸도 타이트하며 등받이 각도는 수직에 가까워 별로 안락하지 않다. 승차감은 다소 딱딱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4WD 소형 픽업으로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시승차는 크루캡에 롱베드 버전이어서 숏베드형보다 화물칸이 길 뿐만 아니라 휠베이스까지 늘어나 온로드에서의 안정성과 승차감이 일반형 프론티어 4×4보다 낫다. 카고 박스는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제일 크다. 앞바퀴 접지력 다소 떨어지는 편 실내로 전해지는 소음은 잘 차음되어 있고 풀가속 때의 엔진 음색은 수퍼차저의 기계음과 어울려 스포티하다. 파워 스티어링은 무거운 편에 들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온로드에서의 피드백도 적당하다. 프리웨이 주행에서는 특별히 불만사항을 찾기 힘들지만 코너가 이어진 길에서는 몸놀림이 부담스럽다. 스티어링의 연결감은 느슨하지는 않으나 코너에 들어서면 높은 무게중심과 더불어 앞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코너 진입 초기에 반응이 느리고, 코너 전반에 걸쳐 언더스티어가 심해 와인딩 로드에서는 다른 소형 픽업보다 부담스럽다. 최근에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SUV와 픽업트럭도 상당히 좋은 핸들링을 보인다. 하지만 닛산 프론티어는 한 세대 전 경트럭의 평균 수준의 핸들링을 보인다. 수퍼차저가 달린 V6 3.3X 엔진은 자연흡기형보다 30마력 높은 2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출발 때나 시내에서 가속할 때는 적당히 민첩한 몸놀림을 보이지만 풀가속 때의 가속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인터쿨러가 없는 과급 엔진이어서 기온이 가속 성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일반적인 과급 엔진이 주는 고회전 영역의 풍부한 토크감을 그다지 느낄 수 없고, 그렇다고 저속 토크가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모든 영역에서 고른 토크를 내도록 세팅한 것인지 일반적인 과급 엔진에 기대할 만한 특정영역에서 풍만한 토크감을 맛볼 수 없다. 동력전달, 연비 등 모든 것이 보통 수준 4단 AT의 성능도 보통 수준이다. 동력전달이나 변속감은 특별히 세련되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연비는 과급 엔진에 어울리는 5∼6km/X 수준. 시내주행을 많이 하면 연비는 더 나빠진다. 동력성능과 연비면에서는 우등생 대접을 받기 어렵다. 가격경쟁력도 그리 높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 프론티어 크루캡 4×4의 기본형은 2만3천789달러(약 2천900만 원)로 도요타 타코마 더블캡 4×4 기본형보다 700달러(약 85만 원) 이상 비싸고 옵션이 많은 시승차는 2만9천57달러(약 3천500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비슷한 옵션을 갖춘 다른 소형 픽업에 비해 다소 비싸다. 가격대 성능으로 볼 때는 그리 돋보이지 않으나 높은 품질과 스포티한 스타일링,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가장 큰 화물칸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4×4 모델의 오프로드 성능은 경쟁력이 있어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에는 인기 있는 차종이다. 닛산 프론티어는 짐칸이 너무 작으면 곤란하고, 주로 혼자나 둘이 타며, 가끔씩 뒷좌석을 필요로 하면서 풀사이즈 픽업이 부담되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하지만 성능면에서 경쟁차종에 비해 뚜렷한 메리트를 찾기는 힘들다. 닛산 프론티어 크루캡 4×4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6904×1826×1704mm 휠베이스 3330mm 트레드 앞/뒤 1524/1506mm 무게 1976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수퍼차저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1.5×83.0mm 배기량 3.3ℓ 압축비 8.9 최고출력 210마력/4800rpm 최대토크 32.0kg·m/28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787/1.545/1.000 ④/⑤/ⓡ 0.694/ㅡ/2.272 최종감속비 4.363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픽업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지드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 앞/뒤 265/65 R17 값 29,057달러(약3,500만 원)
LAND ROVER FREELANDER 전통을 지키.. 2003-09-23
사막의 황제 레인지로버와 아랫급 디스커버리, 궁극적인 오프로더로 불리는 디펜더로 이루어진 랜드로버 라인업은 내구성이 뛰어난 알루미늄 보디와 거침없는 오프로드 성능을 기본으로, 귀족적인 품격까지 갖춰 고급 오프로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미국의 지프와 함께 세계 4WD 역사를 이끌어 온 랜드로버는 90년대 중반 소형 SUV 시대에 동참하고자 ‘작고 편리한 소형 SUV’ 개발에 나섰다. 개발과정에서 회사가 BMW 그룹에 흡수되었지만 소형 랜드로버 프로젝트는 꾸준히 이어졌다. 프리랜더의 개발 목표는 작고, 경쾌하게 달리며 오프로드에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는 작은 랜드로버였다. 마침내 랜드로버 창사 50주년이 되던 19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프리랜더의 양산모델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모노코크 보디, 독립 서스펜션 등 새 기술 써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랜드로버답지 않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곧 눈에 익어 친숙해졌다. 뒤늦게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판 첫해인 98년 유럽에서 4만7천여 대가 팔리는 등 유럽 최고의 인기모델로 떠올랐다. 프리랜더는 가벼운 차체에 1.8X 휘발유와 2.0X 디젤 엔진을 얹고, 정확한 핸들링과 엔진 반응을 자랑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소형 SUV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2000년 랜드로버는 BMW에서 포드로 넘어갔지만 컨셉트와 디자인, 기본 메커니즘은 여러 메이커에 영향을 주었다. 미국시장의 터주대감 포드가 이스케이프를 개발할 때 프리랜더를 본보기로 삼았다. 이 때문에 이스케이프와 자매차인 머큐리의 ‘마리너(Mariner)’도 엔진 배치와 메커니즘이 프리랜더와 비슷하다. 스타일 레인지로버의 굵고 힘찬 보디라인은 아랫급 프리랜더에 그대로 이어졌다. 심플한 디자인은 신선하면서도 랜드로버 분위기가 잘 살아 있다. 헤드램프가 길고 범퍼가 우람해 차체가 그리 높지 않은데도 불끈 올라선 모습이다. 깔끔하고 균형 잡힌 몸매는 SUV 명문가 출신답다. 숏보디 3도어는 소프트톱과 하드톱을 달 수 있고, 롱보디 5도어는 하드톱 한 가지다. 윗급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가 그렇듯이 프리랜더 역시 수백 가지의 순정 액세서리 파츠가 나와 있어 기본모델이 초라해 보인다. 헤드램프 가드와 범퍼 안개등, 언더커버, 강성 사이드 스텝, 스크래치를 막는 보디 프로텍터 등을 더하면 한결 우람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무광의 검정색 플라스틱 앞 범퍼는 펜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뒤 범퍼와 펜더 역시 같은 모습이다. 오프로드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지만 두터운 사이드 가니시가 달려야 제맛이 난다. 앞모습은 심플하지만 뒷모습은 값싼 차 이미지가 남아 있어 아쉽다. 인테리어 실내는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와 달리 젊은 분위기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디자인에 내용물도 아기자기하다. 대시보드 위에는 조각조각 나누어진 논 슬립 패드가 덮여 웬만한 물건을 올려 놓아도 움직이지 않는다. 차체가 출렁거리는 오프로드에서도 물건이 제자리에 붙어 있도록 한 친절한 아이디어다. 패드는 따로따로 떼어낼 수 있어 청소하기도 편리하다. 온로드를 염두에 둔 컨셉트가 실내 곳곳에서 배어난다. 윗급 디스커버리의 스티어링 휠은 오프로딩 때 엄지손가락이 림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단면을 럭비공 모양으로 만든 반면 프리랜더는 평범한 모양이다. 벨트라인과 A필러 기울기가 적당하고, 시트 포지션이 높아 답답함이 없지만 두터운 A필러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흠이다. 시트는 단순하고 밋밋하나 기능성은 뛰어나다. 타고 내릴 때 거추장스럽지 않고, 오래 앉아도 편하다. 도어가 큼지막하고 바닥이 낮아 숏보디 3도어라도 뒷자리에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 뒷자리는 아이들 자리로 넉넉한 편이지만 어른 3명이 타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차 크기를 따졌을 때는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주로 운전석 도어 아래쪽에 달리는 보네트 열림장치는 반대편 조수석 오른발 아래에 있다.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영국차의 특성이다. 보네트를 열기 위해 반대편으로 건너가 열림장치를 당기고 다시 보네트 앞으로 가야 한다. 수출형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커니즘 프리랜더에는 랜드로버에서 처음 시도한 것들이 많다. 특히 메커니즘은 이제껏 나온 랜드로버와 다른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단단한 사다리꼴 프레임 대신 쓴 일체형 모노코크 보디 구조. 오프로드에서 휠트래블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병적으로 고집해 왔던 리지드 액슬은 프리랜더에서 독립식 스트럿 타입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21세기 디자인 감각이 살아 있다’는 평가 속에 데뷔한 신형 디스커버리조차도 리지드 액슬을 고집하고 있다. 모노코크 보디답게 스티어링 구조는 볼&너트가 아닌 승용 타입의 랙&피니언 방식을 썼다.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의 영구 4WD 시스템을 믿고 로 기어를 뺐지만 내리막 주행장치(HDC)와 네 바퀴의 트랙션을 함께 컨트롤하는 4ETC는 디스커버리와 같다. 프리랜더는 개발과 동시에 BMW 그룹으로 흡수되면서 엔진이 크게 개선되었다. V6 2.5X DOHC 177마력과 BMW 기술이 들어간 커먼레일 방식의 2.0X DOHC 112마력 디젤 엔진(Td4)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BMW 320d에서 물려받은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의 2.0X DOHC 디젤 터보 엔진은 BMW가 개발한 스텝트로닉 5단 AT와 어울려 4천rpm에서 112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2000년에 등장한 뉴 프리랜더 V6와 Td4는 BMW의 스포츠와 수동 모드를 갖춘 자트코 스텝트로닉 5단 AT를 달았다.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보디 강성은 섀시와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부품의 40∼70%를 바꾸어 한층 단단해졌다. 커먼레일 엔진은 출력이 좋고 정숙성이 뛰어나 유럽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기다. 엔진 반응과 초기가속은 휘발유차가 부럽지 않다. 2001년형이 등장하면서 강성이 한층 높아진 보디는 단단한 서스펜션과 어울려 와인딩 로드에서도 안정된 몸놀림을 보인다. 수동 모드를 갖춘 스텝트로닉 5단 AT는 기어 레버를 위아래로 까딱거리며 1∼5단으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 재미가 쏠쏠하다. D레인지에서 시프트 레버를 오른쪽으로 옮기면 잠시 동안 스포츠 모드가 작동해 시프트 다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입 가이드 BMW코리아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프리랜더는 랜드로버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다. 2001년형부터는 V6 엔진을 얹기 위해 앞쪽 오버헤드를 조금 늘였고 프론트 그릴이 길어졌다. 1.8X 엔진 대신 V6 2.5X 177마력과 2.0X DOHC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 112마력 엔진으로 틀을 잡았다. 현재 팔리는 모델은 디젤 Td4 고급형(5천990만 원)과 기본형(5천290만 원), V6 휘발유 2.5 고급형(5천490만 원)과 기본형(4천790만 원) 등 4가지다. 디젤 모델이 200만 원 비싸다. 중고차는 초기에 등장한 1.8X 휘발유 모델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AT가 얹히지 않아 수동기어 모델만 있고 롱보디 5도어가 많다. 기본형을 기준으로 윗급 디스커버리 V8 4.0X와 프리랜더 V6 2.5X의 값 차이가 600만 원 정도여서 판매간섭이 있을 것 같지만 수요층이 다르고, 마케팅을 차별화해 각자의 판매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중고차는 2000년형 2천만 원대, 2001년형부터는 장비에 따라 3천만 원이 넘어간다. 랜드로버의 패밀리 룩에 충실한 2004년형 프리랜더 2001년 첫선을 보인 뉴 레인지로버와 2003년형 디스커버리 모두 원형 헤드램프를 달았다. 2004년형 프리랜더도 랜드로버의 패밀리 룩을 따르는 듯, 헤드램프는 곡선을 가미한 큰 틀 속에 동그란 램프들을 배치한 디자인이다. 블랙 베젤 타입으로, 뉴 디스커버리와 마찬가지로 범퍼까지 파고든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전과 같은 범퍼 일체형 프론트 그릴은 범퍼와 함께 앞쪽으로 튀어 나왔고, 양쪽 끝에 동그란 안개등을 달았다. 실내는 기본 틀을 유지한 채 내용물이 바뀌었다. 동그란 버튼이 네모로 바뀌는 등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을 써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LINCOLN AVIATOR 젊은 링컨의 이미지 메.. 2003-09-23
예전에는 유틸리티적인 성격이 강했던 SUV들이 요즘 들어 많이 부드러워지고 포장도로에서의 운전성도 좋아졌다. 거기다 실내공간이 넓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풍겨 많은 사람이 패밀리카로 고르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은 98년 풀사이즈 럭셔리 SUV 내비게이터를 발표해 높은 인기를 끌며 포드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했다. 내비게이터는 링컨의 고객 평균연령을 크게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도 많이 흡수한 효자모델이다. 외관과 실내는 내비게이터 축소판 올해 들어 내비게이터 아랫급으로 에이비에이터가 링컨 라인업에 더해졌다. 에이비에이터는 머큐리 마운티니어와 함께 포드 익스플로러를 베이스로 한다. 파워 트레인과 서스펜션 세팅을 조금 다르게 했고, 안팎 디자인과 질감을 고급스럽게 꾸몄다. 메이커에서는 에이비에이터 구매 고객 중 80% 이상이 링컨 차를 처음 사는 사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일링은 윗급 내비게이터의 축소판이다. 장중한 느낌의 디자인 덕분에 사이즈가 같은 익스플로러보다 커 보인다. 럭셔리 SUV를 지향한 만큼 외관은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있고 미국산 경트럭치고 마무리도 좋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내비게이터와 비슷하다. 좌우 대칭형 갈색 대시보드와 메탈릭 은색 플라스틱, 가짜티가 심하지 않은 우드 그레인, 밝은 크림색 가죽 등으로 단장한 실내는 미국차로는 상당히 좋은 마무리를 보인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에 달린 오디오, 공조장치, 크루즈 컨트롤 버튼은 가정용 고급 오디오 기기를 연상시킨다. 대시보드 중앙에 달린 아날로그 시계는 작지만 시인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각종 스위치와 컨트롤류의 배치가 적당하고 탄력도 있어 조작감이 괜찮은 편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조작이 다소 복잡하다. 시트 착좌감은 좋은 편이고 쿠션도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다. 앞좌석과 2열 시트의 공간은 여유로우며 포드 익스플로러, 머큐리 마운티니어와 함께 동급 SUV 중에서 3열 시트가 가장 넓다. 5인승에 어린이 2명이 더 탈 수 있는 7인승이 아니라 성인 7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 배치다. 3열 시트의 경우 체구가 큰 사람이 아니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레임 구조의 SUV는 험로 주행을 고려해 신뢰도가 높고 큰 하중에 견딜 수 있는 리지드 액슬을 뒤 서스펜션에 단다. 리지드 액슬의 상하운동과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뒤 차축 부근의 프레임이 솟아 있지만 에이비에이터의 경우 독립식 뒤 서스펜션을 사용한 덕분에 3열 시트 레그룸이 넓어졌다. 프레임 위아래에 컨트롤 암이 달리고 구동축이 프레임에 뚫린 구멍을 관통하는 방식이어서 뒤쪽의 바닥이 낮아 3열 시트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파워 트레인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 3열 시트는 사용하지 않을 때 바닥으로 접어 넣을 수 있다. 단점이라면 접힌 3열 시트의 두께 때문에 화물칸 바닥이 높다는 것이다. 프레임 구조의 SUV지만 포장도로에서의 운동성능이나 승차감에 많은 배려를 해 일상적인 드라이브에서는 충분히 편안하다. 기본구성은 포드 익스플로러와 똑같지만 서스펜션 구성부품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세팅을 달리한 데다 광폭타이어를 써서 핸들링이 정교해진 느낌이다. 무게를 고려하면 핸들링은 꽤 좋은 편이다. 하지만 별도의 프레임을 갖춘 구조에다 험로 주행을 고려한 익스플로러의 서스펜션을 기초로 해 승용차를 베이스로 한 SUV에는 뒤지는 면이 있다. 스티어링은 약간 가볍지만 중심 부근에서의 감각이 괜찮고 복원성도 나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차가 곧바로 방향전환을 하지는 않고 언더스티어 일색이다. 차 크기나 무게,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잘 설정된 캐릭터다. 승용 감각에 상당히 근접한 느낌이다. 코너링 때 가속 페달을 더 밟거나 놓는 것으로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는 작다. 브레이크는 페달의 작동감이나 반력이 적당하고 제동성능도 무난하다. 302마력을 내는 V8 4.6X 엔진은 시가지 주행이나 고속도로에서 여유로운 성능을 보인다. 연료 소모가 많고 회전 상승이 더딘 것이 흠. 게다가 5단 자동 변속기가 가끔씩 변속 지연을 보이는 등 파워 트레인 완성도가 그리 높지 못하다. 특히 긴 내리막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쓸 때 3단에서 2단으로 시프트 다운되는 사이 꽤 긴 시간 동력이 걸리지 않는다. 셀렉트 레버의 작동감도 다소 뻑뻑하다. 구동방식은 2WD와 AWD 두 가지로 험로 주행보다는 시가지 주행을 고려했다. 이런 특성은 타이어에서도 나타난다. 독립식 뒤 서스펜션의 로어암 때문에 실질적인 지상고(제원표의 지상고는 서스펜션 구성부품의 높이를 포함시키지 않는다)가 조금 낮아 극악 조건의 험로에는 어울리지 않는 차다. 랜드로버같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탐험정신을 자극하는 차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SUV로서는 방음이 잘되어 있으나 출발 때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흡기 공명음이 실내로 침투한다. 고속도로에서의 바람 가르는 소리나 노면소음은 잘 차단되어 있다.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실내 구성부품간의 잡소리가 거의 들리지는 않는다. 기본값은 3만9천500∼4만5천125달러(약 4천740만∼5천420만 원)이고 장비가 더해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내비게이터와 마찬가지로 에이비에이터도 링컨의 고객 연령 낮추기와 여성 고객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경쟁자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밖에 없는 내비게이터와 달리 미드 사이즈 럭셔리 SUV 시장에는 캐딜락 SRX를 비롯해 벤츠 M클래스, BMW X5 등 쟁쟁한 라이벌이 포진해 있는 만큼 에이비에이터의 앞날이 밝다고만은 할 수 없다. 링컨 에이비에이터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910×1930×1814mm 휠베이스 2888mm 트레드 앞/뒤 1547/1575mm 무게 2187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0.2×89.9mm 배기량 4605cc 압축비 9.9 최고출력 302마력/5750rpm 최대토크 41.4kg·m/375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22/2.29/1.54 ④/⑤/ⓡ 1.000/0.71/1.77 최종감속비 3.55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 ABS 타이어 앞/뒤 모두245/65 R17 값 ㅡ
TOYOTA 4RUNNER 미국적인 SUV로 거듭난.. 2003-08-27
자동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급화, 대형화된다. 현재의 혼다 시빅은 초대 어코드보다 크고 VW 골프도 초대모델과 현행모델의 몸집이 한 그레이드 이상 차이가 난다. 대체로 유럽차들은 선대의 성격을 지키면서 조금씩 커지는 데 반해 일본차는 이름만 물려받았을 뿐 차급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선보여 미국시장에서 착실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도요타 4러너도 마찬가지다. 큰 덩치에 비싸진 값, 각종 호화장비까지 갖춘 4러너는 3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차급으로 성장했다. 불어난 몸집에 V8 엔진 갖추어 84년 첫선을 보인 4러너는 소형 픽업의 짐칸에 파이버글라스로 된 탈착식 지붕을 씌우고 떼어낼 수 있는 뒷좌석을 갖춘 간단한 차였다. 기본적으로 유틸리티 성격이 강한 데다 값이 싸고 신뢰도가 높으며 스타일도 스포티해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처음 쓰인 엔진은 4기통 2.4X 였으나 87년 옵션으로 터보가 더해졌고 이듬해 V6 3.0X 엔진이 추가되었다. 89년에는 컴팩트 픽업과 함께 4러너도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2세대부터는 일체식 보디에 2도어와 4도어형을 갖추고 2WD 모델도 준비되었다. 96년 등장한 3세대는 도요타의 컴팩트 픽업인 타코마와 별도로 개발된 차였다. 선대는 픽업을 베이스로 했으나 이때부터는 보디 패널과 프레임 구성부품을 픽업트럭과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인 차로 만들어졌다. 픽업과 공유하는 부품은 없어도 외관 분위기는 유틸리티의 성격이 강한 트럭풍이고 오프로드 성능에도 많은 배려를 한 SUV였다. 지난해 선보인 4세대 4러너는 미드 사이즈와 풀사이즈의 중간단계로 몸집이 불어났고 V8 엔진까지 갖추었다. 휠베이스가 10cm 이상 늘어났고 무게도 100kg 정도 무거워졌다. 외관은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으로, GM의 시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하다. GM과 도요타는 서로 제휴관계를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최대 메이커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회사의 조직이 비대한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입김이 센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회사의 차들은 잡다한 디테일이 많이 쓰인 스타일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고 강한 느낌 새 4러너도 조금 부자연스러운 디테일이 보이지만 시원시원하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초대부터 3세대와 연결된 스타일링은 아니지만 유틸리티적인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보디 온 프레임의 차체에 리지드 액슬의 뒤 서스펜션 구성으로, 활동적인 성격을 갖는다. 렉서스 GX470과 플랫폼을 같이 쓰는 만큼 차체의 전반적인 품질감이 높다. 인테리어는 모던하게 다듬었으나 조금 과장된 분위기다. 공조장치 컨트롤은 게임기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언뜻 보면 로터리식이지만 실제로는 버튼식이다. 파워 윈도 스위치가 도어트림에서 상당히 아래쪽으로 배치되어 팔을 쭉 뻗어야 손이 닿지만 조작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센터콘솔에 자리잡은 컵홀더는 크기 조절을 할 수 있고 도어트림에는 생수병을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차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빈 병이나 캔을 제때 버리지 않는 미국인의 생활패턴에 잘 맞는다. 센터콘솔 뒤편에서 펼쳐지는 플라스틱 프레임에는 비닐봉지를 걸어 휴지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자잘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본 데서 일본차의 강점이 나타난다. 모든 컨트롤의 기본 배치가 잘되어 있는 데다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과 함께 높낮이가 조절되는 시트를 달아 편한 운전자세를 잡기에 좋다. 윈드실드가 다소 넓고 낮은 형상이어서 위아래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A필러가 두텁고 사이드 미러가 커서 또 그만큼의 측방사각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전반적인 시야는 동급 SUV보다 조금 답답하지만 주변사물을 살피는 데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일부 동급 차종과는 달리 3열 시트는 옵션 품목에도 없다.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은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좋아 사용하기 쉽다. 오프로드 성능도 부족함 없어 4러너에는 두 가지 엔진과 세 가지 구동방식이 쓰이는데 V6에는 파트타임 4WD, V8은 풀타임 4WD이고 두 엔진 모두 2WD를 고를 수 있다. V8 4.7X i-포스 엔진은 V6보다 출력이 낮지만 저속영역에서 풍만한 토크를 뿜어낼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견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시가지와 고속도로 주행 모두 여유로운 토크 덕분에 운전이 수월하다. 풀가속 때에도 엔진음이 부담스럽지 않으며 제법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5단 자동변속기는 엔진 특성에 어울리는 기어비를 갖추고 있으나 가끔 변속 지연을 보이고 특히 속도가 떨어졌다가 재가속을 할 때는 변속 충격과 함께 시프트 다운이 이루어진다. 때로는 정차 때도 고단 기어에 머물고 있다가 출발할 때가 되어서야 2단으로 변속된다. 스티어링 무게는 적당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탓에 승용 감각과는 차이가 있다. 반응성이 조금 떨어지고 무딘 편이지만 헐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제동 특성도 스티어링과 비슷해 날카로움은 없지만 제동력을 조절하기 쉽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경트럭으로서는 승차감이 평균 수준이고 NVH 성능은 좋은 편이다. 급가속 때를 제외하고는 엔진음이 실내에 거의 침투하지 않으나 테일 게이트 주변의 방음이 다소 부실한 듯 하다. 오프로드 성능은 동급 SUV 중에서 상위권이다. 지상고가 높고 32도의 접근각과 24도의 이탈각으로 오프로더의 체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조건이다. 4링크 리지드 액슬의 리어 서스펜션은 휠트래블이 큰 만큼 험로에서 만족스러운 접지력을 보인다. 순정 SUV로는 꽤 괜찮은 오프로드 성능을 지니고 있다. 토센 센터 디퍼렌셜과 ABS를 응용한 장비들이 험로 주행을 돕는다. BMW의 HDC와 같은 개념의 DAC(Downhill Assist Control)를 비롯해 언덕 출발을 돕는 HAC(Hill start Assist Control)는험로 주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현재는 극소수 SUV 오너들이 오프로드를 주행한다는 통계 때문에 온로드 주행성에 초점을 맞춘 SU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스팔트 위에서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베이스 가격은 2만7천55달러(약 3천246만 원)지만 풀옵션 모델인 시승차는 4만2천30달러(약 5천44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4세대 4러너는 젊은이를 위한 기능적인 SUV라는 초대모델의 컨셉트에서 상당히 멀어졌지만 젊은 시절 4러너를 탔던 사람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사회적 기반을 닦아 새 4러너를 살 고객층이 되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른다. 도요타 4러너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6×1875×1819mm 휠베이스 2789mm 트레드 앞/뒤 모두 1575mm 무게 2007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4.0×84.1mm 배기량 4664cc 압축비 9.6 최고출력 235마력/4800rpm 최대토크 44.2kg·m/34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7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520/2.042/1.400 ④/⑤/ⓡ 1.000/0.716/3.224 최종감속비 3.727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4링크,리지드 액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 ABS 타이어 앞/뒤 모두265/65 R17 값 4만2,030달러(약 5,044만 원)
푸조 307CC & 607 HDi BV6 남부 프.. 2003-12-09
랠리 코스를 달리는 기분이 들만큼 남부 프랑스의 와인딩 로드는 험난했다. 폭이 좁고 가드레일도 없는 커브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길을 하이 페이스로 달려야 하는 것이 프랑스식 주행법. 거의 사이드 미러끼리 부딪칠 정도로 교차하는데도 상대편 차는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심지어 대형 트럭이 커브 저편에서 갑자기 나타나 쏜살같이 지나가는데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 307CC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순간은 정말 랠리스트 처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데, 어느새 다이내믹한 운전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니까 프랑스차는 스티어링의 정확성을 우선한 조종성이 중시된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감쇠력이 충분해야 하고, 게다가 댐핑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 핸들링과 승차감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지향점을 동시에 얻어내는 일은 이런 환경 아래에서 단련되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시승 캠프 마련된 쌍 막씨망으로 이동해 뒷좌석 배려한 307CC, 루프 시스템 향상 최근 디자인과 메커니즘의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푸조는 새로운 병기 307CC와 607 HDi BV6 시승회를 남부 프랑스 생 막시망(Saint Maximin)에서 열었다. 기자는 지난 11월 초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취재팀과 함께 그 현장에 참여했다. 파리의 드골 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프랑스 해군기지가 있는 남부지역의 툴롱(Toulon)으로 이동했다.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 서울에서 제주 정도의 거리다. 공항에 준비된 607을 타고 밖으로 나오자 가까이 바다가 보인다. 흠, 이쪽이면 바로 지중해…… 하고 막 설레임이 이는 찰나 바다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주행코스는 내륙으로만 이어진다. 시승 캠프가 준비된 곳은 툴롱 공항에서 내륙으로 102km 떨어진 생 막시망의 호텔 ‘오텔르리 드 쿠벙 르와이얄’. 1200년대에 건축된 수도원을 개조해 만든 유서 깊은 곳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성당은 옛 모습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성당 내부에는 거대한 오르간이 인상적인데, 먼 이국의 손님을 위해 천상의 소리인 듯 장엄한 화음을 들려주었다. 어느새 밤이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브리핑을 받고 본격적인 307CC의 시승이 시작되었다. 시승코스는 포도주 저장소 ‘캐란’(Cairanne’s cellar)이란 곳을 반환점으로 하는데 왕복 400km가 넘는 장거리 코스다. 고속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도로를 달리면서 차의 특성을 충분히 맛보라는 게 푸조측의 의도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해 주변 풍광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오직 달리기에만 몰두해야 했다. 푸조는 지난 99년 선보인 206CC를 통해 쿠페 카브리올레 즉 CC 컨셉트라는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CC의 아이디어는 의외로 오래된 차에서 출발한다. 지금부터 70년 전인 1934년 푸조 401 이클립스(Eclipse)의 접히는 루프를 변형, 디자인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야말로 예술적인 이 패키지는 소형차 플랫폼과 어울려 자동차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런데 206CC가 있는데, 차급 차이가 크지 않은 307CC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수요간섭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왜 307CC가 필요한가 수긍하게 된다. 206CC는 비록 뒷좌석이 있지만 너무 좁아 타기 어렵고(실제 국내에서는 2인승으로 등록), 307CC는 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고 있다. 206CC가 젊은 커플을 겨냥한다면 307CC는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들 둔 가정의 패밀리카로 어울리겠다. 그렇다면 407CC는? 이에 대해 조제 마이에(Jose? Mailhe) 제품기술정보부장은 “407CC는 제작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307CC는 4인승을 위한 충분한 실내공간을 갖고 있고, 407 시리즈로 차체가 더 커지게 되면 푸조의 엘레강스한 디자인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7CC가 206CC와 다른 또 한가지는 하드톱의 개폐 동작을 록 해제 등의 동작 없이 버튼 하나로만 완전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 시간도 줄어 윈도 작동까지 25초만에 끝내며 시속 10km 이하로 달리면서도 조작할 수 있다. 206CC의 전동식 하드톱은 율리에즈에서 만든 것이고, 307CC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의 톱을 만든 독일 CTS사에서 제작한 것이 차이점. 한편 트렁크를 여는 방법은 607과 마찬가지. 손가락으로 307CC의 ‘0’을 누르면 되므로 재미있다. 또 리모컨 키의 트렁크 열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트렁크 크기는 쿠페 상태에서 350X 이고, 루프를 열었을 때 204X 가 된다. 짐칸은 카브리올레 상태에서도 쓸모가 있다. 버킷타입 시트와 크롬 등 스포티한 실내 날렵한 핸들링, 승차감도 훼손되지 않아 307CC는 307의 플랫폼과 휠베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뒤 오버행을 140mm 늘려 전체 길이가 커졌다. 가파른 보네트 경사와 이어지는 프론트 윈도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기능도 하는데, A필러가 조금 길어 보인다. 이는 루프가 2단계로 나뉘어 수납되는 구조상 루프 길이가 짧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오픈카에서 강성이 높은 A필러는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롤 오버 바와 함께 전복사고 때 안전판 구실을 한다. 인테리어는 버킷타입의 스포츠 시트, 가죽 스티어링 휠, 크롬으로 두른 계기판, 알루미늄 페달과 손에 착 붙는 기어레버 등 스포티함이 가득하다. 출발은 경쾌하게 이루어지고, 가속은 탄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매끄럽고,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잘 걸러지는 느낌. 핸들링은 정확하고 날렵한 307의 명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차체는 결코 허둥대지 않는다. 조종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신뢰할 만한 수준이다. 307CC의 엔진은 2.0X 한 가지인데 튜닝에 의해 136마력과 177마력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엔진은 수동 5단 기어박스와 포르쉐 팁트로닉 시스템의 자동 4단 기어박스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린더 헤드, 공기흡입, 배기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가변밸브타이밍 기구(VVT-i)를 썼다. 이미 206RC에 써 파워풀한 성능을 입증 받은 이 엔진에는 수동 5단 기어박스만 조합된다. 두 가지 엔진 모두 수동 5단 기어를 얹은 차를 운전했다. 기본형 엔진도 307CC의 보디를 다루는데 부족함은 없다. 토크도 약하지 않아 수동 5단과의 조합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전반적인 rpm영역이 조금 높게 나타나는 점은 신경이 쓰였다. 또한 고속으로 달리다 5단에서 4단으로 기어를 바꿀 때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고성능 엔진은 그 출력 차이만큼이나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와인딩 로드에서 단지 핸들링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 구간에서도 힘찬 직진가속성을 나타냈다. 시속 210km로 달렸는데도 전혀 불안감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달리기 성능과 어퍼 미들 클래스 수준의 쾌적함. 한마디로 매력적인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607 HDi, 푸조만의 특별 분진필터 달아 매력적인 수동 6단 기어, 동력성능 뛰어나 푸조의 기함 607에 새로운 디젤 엔진이 더해졌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승용 디젤이 허용되지 않아 2005년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터이지만 그 기술력과 주행특성을 앞서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유럽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영역이 매우 넓다. 607의 새로운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DW12TED4 버전의 2.2X 133마력으로 최대토크가 2000rpm에서 32kg·m을 낸다. 휘발유차와 확실히 대조되는 토크 특성이다. 환경 유해 분자를 최소화시키는 푸조만의 특별 기술인 분진필터(FAP)를 단 점이 포인트.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새로운 수동 6단 기어를 얹었다는 점이다. 607 HDi는 툴롱 공항에서 시승 캠프까지 오갈 때 타보는 것으로만 일정이 잡혀 자세히 살펴볼 여유는 없었다. 전반적인 달리기의 특징은 디젤이지만 휘발유 못지 않게 조용하고 낮은 rpm에서 강한 토크를 이끌어내므로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쾌적한 승차감과 편안한 운전이 장점. 시속 100km가 넘어도 좀처럼 rpm이 상승하지 않는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대형차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도 꽤 경쾌한 몸놀림으로 특유의 조종성을 보여준다. 수동 6단 기어는 가벼운 클러치와 함께 무척 매끄럽고 활달하게 움직였다. 607은 기본적으로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커튼식 에어백을 달고 있는데, 607 HDi에서 향상된 점은 뒤 사이드 에어백이 커튼식 에어백과 연결 작동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는 점이다. 607 HDi는 307CC만큼이나 매력이 넘치는 차다. 특히 경제성을 따지면서 편안하게 타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수동 6단 기어. 307CC에도 이 수동 6단을 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두 모델 모두 한국 시장에서 빨리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2003 포르쉐 월드 로드쇼 최상의 성능, 그 마력.. 2003-11-17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Porsche World Roadshow)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월 중순부터 2주일 동안 강원도 태백 준용 서키트에서 포르쉐 고객 및 잠재고객, 취재단 등 모두 400여 명을 대상으로 계속된 2003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올 들어 세 번째 행사. 포르쉐는 이를 위해 911 카레라 및 4, 4S, 터보, GT3 등 911 라인업을 비롯해 카이엔 S와 터보 등 포르쉐의 모든 모델을 독일 현지에서 공수해왔다. 취재팀이 태백 준용 서키트를 찾은 지난 9월 26일, 행사장에서 취재팀과 초청 고객 등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차는 모두 15대. 서키트를 가득 메운 포르쉐를 보는 순간 서울에서 4시간 넘게 달려온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포르쉐 본사에서 나온 4명의 테스트 드라이버들과 국내 공식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 직원들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열흘 넘도록 수많은 참가자들의 온갖 요구에 시달렸을 텐데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은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첫인상에서 ‘프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서키트에서 만끽한 911의 완벽한 핸들링 26일 오전 9시부터 하루종일 진행된 행사는 참가자들을 4개의 그룹으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다. 한 그룹 당 인원은 10명 안팎. 이어 모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운전자세 교육이 실시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린 드라이빙 스쿨 또는 시승 행사 참가 경험에 따르면 그룹을 나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예지만 운전자세 교육부터 따로 진행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포뮬러 BMW 및 F3 유럽 챔피언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테스트 드라이버 랄프 칼라쉐크 씨가 담당한 운전자세 교육에서 시종일관 강조된 내용은 시트를 바짝 당기고 엉덩이와 등을 최대한 밀착해 앉으라는 것. 팔을 쭉 뻗었을 때 두 손목이 스티어링 휠 맨 윗부분에 걸쳐질 정도의 간격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강사가 말한 운전자세는 일반적으로도 옳지만 무엇보다 포르쉐 운전을 위해 가장 이상적이다. 10여 분간의 운전자세 교육에 이어 그룹별로 핸들링과 슬라럼, 브레이킹, 오프로드 주행 등 4가지 드라이빙을 진행했다. 기자 그룹이 가장 먼저 받은 교육은 핸들링. 피트를 중심으로 한 태백 준용 서키트의 일부 구간에서 실시되었다. 핸들링 교육을 위해 나온 차는 911 터보와 911 카레라 C2 등 팁트로닉 모델 두 가지와 6단 수동기어를 얹은 911 카레라 C2 등 모두 세 대. 특히 수동기어를 얹은 911 카레라는 GT3 옵션을 더해 한결 탄탄해 보이는 외모를 뽐냈다. 핸들링 교육은 먼저 테스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911 카레라의 조수석에 앉아 코스를 한 바퀴 돈 다음 운전석으로 옮겨 타 두 번의 랩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다음에는 뒤따르는 911 터보를 타고 다시 세 바퀴 돌면서 핸들링 교육을 마무리했다. 기자가 고른 차는 911 카레라 6단 수동기어 버전. AT 선호 경향 탓에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수동 모델인 데다 GT3 옵션으로 하체를 다듬은 점이 마음을 끌었다. 서키트에서 맛본 911 카레라의 주행성능과 서스펜션은 그 동안 익히 알고 있던 수준 이상이었다. 돌덩이처럼 무겁던 예전 911의 클러치 감각과 달리 일반 세단을 모는 듯 부드러워진 클러치가 운전 재미를 더하는 요소. 출발과 함께 짧은 직선 구간에서 재빨리 3단까지 끌어올리며 급가속을 한 다음 브레이킹에 이어 2단으로 시프트다운, 첫 코너로 접어드는 손맛이 그만이다. 본부석 앞을 지나 제법 길게 뻗은 직선로에서 다시 급가속, 시속 170km까지 근접한 다음 속도를 떨어뜨리며 헤어핀으로 접어드는 코너에서는 강사들이 미리 지정해둔 브레이킹 및 시프트다운 포인트를 그대로 밟아나가자 마치 레이서처럼 유연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뒤이어 타본 911 터보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당연히 환상적이었지만 카레라 6단 수동기어의 손맛은 이 차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듯했다. 슬라럼과 급제동 통해 테크닉 익혀 핸들링 과정에서 포르쉐의 이름난 가속력과 짱짱한 서스펜션을 만끽한 다음 이동한 과정은 슬라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드라이빙 스쿨에서 빠짐없이 진행되는 단골 코스다. 슬라럼을 위해 마련된 차는 복스터 S. 교육을 맡은 테스트 드라이버는 슬라럼 진행에 앞서 RR(뒤 엔진, 뒷바퀴 굴림) 타입으로 엔진을 배치한 911 모델들과 달리 미드십에 엔진을 얹은 복스터 S는 앞뒤 50:50의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갖춰 슬라럼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날 슬라럼은 제법 급한 코너 구간에서 진행되었다. 직선 또는 인위적으로 만든 곡선 주로에서 주로 행하는 관행에 비춰볼 때 색다른 코스다. 그 자체로 커브길인 구간에 파일런을 빼곡이 세워둔 슬라럼 코스는 핸들링에 대한 포르쉐의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했다. 20여 개의 파일런을 지정한 방향으로 회전해 빠져나가며 왕복한 뒤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의 슬라럼 교육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복스터 S의 완벽한 접지력. 강사가 밝힌 슬라럼 기록 단축 비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평소 운전할 때보다 시트를 좀더 앞으로 당겨 앉는 것이 시야 확보 및 빠른 반응에 유리하다. 시트 포지션을 정확히 잡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포인트는 스티어링 휠을 붙잡는 자세. 차체가 리듬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하려면 3시와 9시 방향에 두 손을 고정한 채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야 한다. 실제로 두 손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슬라럼 주행을 한 기록과 두 손을 고정한 채 조작한 기록 사이에는 3초 안팎의 제법 큰 차이가 났다. 1시간 이상 진행된 슬라럼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과정은 브레이킹. ‘완벽한 브레이킹을 위해 최고속도를 향해 달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확한 브레이킹은 운전의 핵심 포인트다. 브레이킹 교육을 위해 등장한 차는 4WD 시스템을 갖춘 911 4. 터보 구동계를 베이스로 한 911 4S는 국내에 공식 수입되고 있으나 카레라 쿠페를 기본으로 한 911 4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모델이다. 브레이킹 교육은 시속 90km로 정속주행을 한 뒤 강사의 신호에 따라 급제동을 하며 스티어링을 왼쪽으로 급하게 꺾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911의 강력한 제동력과 급제동 순간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 핸들링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강사가 지적한 참가자들의 문제점은 차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믿음. 그는 차를 100% 믿고 마음껏 가속력을 즐긴 다음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을 것을 주문했다. 시선은 반드시 차가 진행하는 방향에 고정할 것. 뜻밖에도 급가속 후 마음껏 제동을 하면 할수록 911 4의 차체가 완벽한 브레이킹 능력을 보였다.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환상 시승으로 마무리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마지막 과정으로 마련된 코스는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을 통해 등장한 포르쉐의 첫 SUV 카이엔 체험. 참가자들은 태백 서키트 가운데에 꾸민 오프로드 트랙에서 카이엔의 다양한 오프로드 주파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퀴 하나가 완전히 허공에 뜬 상태에서 땅에 닿은 바퀴로 구동력을 집중하는 전자조절식 PTM의 성능도 뛰어났고, 급경사로에 멈춰선 다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뒤로 밀려나지 않는 힐클라이밍 시스템도 훌륭했다. 핵심은 에어 서스펜션 조작 버튼과 그 성능. 카이엔 터보에 기본장비로 달린 에어 서스펜션은 지난 8월 이 옵션이 빠진 카이엔 S를 경기도 유명산에서 탈 때 느꼈던 작은 아쉬움을 깨끗이 날려버릴 만큼 위력을 과시했다. 온로드, 오프로드 가릴 것 없이 최상의 주행성능을 갖췄다고 해도 좋을 정도.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운전 실력을 보여준 동반 시승과 함께 국내에서 막을 내린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대만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기계적 완성도가 절로 느껴지는 911 C2 쿠페의 기어 변속감은 ‘이래서 스포츠카는 수동기어로 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했고 911 터보의 터질 듯한 가속력은 머릿속을 뒤흔들어 놓았다. 비록 조수석 동승만이 허락되어 직접 운전대를 잡지는 못했으나 GT3의 고속주행은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다녀온 다음날 아침, 기자는 ‘제 차가 포르쉐가 아님을 망각한 채’ 터질 듯 rpm을 끌어올리고 추월과 급가속을 거듭하며 강변북로를 누볐다. 마음과 운전자세만 포르쉐일 뿐, 주인의 발길질을 이해할 수 없는 작은 차는 고통스런 비명만 질러댔다. 태백 준용 서키트에서 포르쉐와 함께 한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지만 기라성 같은 포르쉐 차들에 둘러싸여 한껏 고조되었던 기분을 가라앉히자면 좀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Peugeot 307SW 일등 패키징에 ‘인차일치’.. 2003-11-14
어느 곳에서나 뉴 페이스의 출현은 활력제 역할을 한다. 요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푸조가 그런 존재. 오랜만의 브랜드 컴백도 반갑지만 유럽에서 한창 주가상승중인 대중차 메이커로서 국내에 흔치 않은 재미난 컨셉트의 소형차들을 줄줄이 소개해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푸조 차의 본격 시판 후 개인적으로 아직 못 타본 307SW를 가을하늘 아래서 맞이하는 기분은 유달랐다. 지난해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에 빛나는 307의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국내에선 낯선 소형 왜건을 구경하며 시장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은 분명 흥미진진하다. 과거 벤츠 SL 같은 고급 스포츠카에서나 기대할 수 있었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통해 찬란한 가을 태양의 중심부를 꿰뚫어보는 일은 또 얼마나 근사할 것인가. 유리 지붕 아래 7개 시트가 도란도란 갸름하게 치켜 올라간 쐐기형 헤드램프로 푸조 신진파의 일원임을 알리고 있는 307SW는 왜건이라지만 차체 길이(4천419mm)가 아반떼 정도밖에 안 되는 소형급. 앞 유리 경사가 무척 납작하고 A필러 앞의 삼각창을 비롯해 허리 위 보디가 온통 유리로 둘러싸여 앞뒤좌우 사방의 개방감도 무척 뛰어나다. 미처 지붕까지 올려다보지 못한 첫 대면에 ‘참 시원스럽게도 뚫렸다’고 느꼈을 정도. 반면에 천장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글라스 루프는 운전자보다는 뒷좌석 승객을 위한 선물이다. 찬바람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고정식이라 한겨울에 앞 시트를 왕창 젖히고 누워 반짝이는 별밤을 쳐다보거나 그대로 첫눈을 맞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이 부담스러운 날엔 센터콘솔 뒤쪽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유리 안쪽의 덮개로 그늘을 만들 수 있다. 덮개는 3단계로 빠져나온다. 307SW가 소형 왜건임에도 실내에 7인승이나 되는 좌석을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놀라운 패키징의 승리이면서, 동시에 승객의 갑갑함을 줄여주는 이런 개방성이 한몫을 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글라스 루프에서 가까스로 눈을 떼면 7인승 실내의 아기자기한 배치와 쓰임새에 또 한번 입을 쩍 벌리게 된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 양옆, 거기다 무릎 굽어지는 부분까지 탄탄하게 잡아주는 운전석(시트 밀착감이 세 차 중 제일 좋았다)에 앉아 뒤를 돌아보면 좁은 차폭에도 3개의 시트가 제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2열과, 그 뒤로도 역시 둘로 분리된 3열 시트가 자리잡았다. 2열은 3개의 시트를 각기 따로 슬라이딩 또는 더블폴딩할 수 있고 맨 앞좌석을 뺀 5개 시트가 모두 바닥에서 떼어내진다. 사용하는 시트 수와 접고 밀어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따라 짐칸도 자유자재로 움직임은 물론. 앞좌석 등받이에 접고 펴는 미니 테이블이 달렸고 2열 가운데 시트를 접으면 4개의 컵홀더와 펜꽂이가 놓인 작은 수납 트레이로 변신한다. 도어 포켓도 상당히 넓고 운전석과 조수석 옆에 핸드폰 등을 담아두기 좋은 쪼가리 포켓을 따로 마련하는 등 생각지도 못한 수납 아이디어에 감탄이 절로 난다. 꼬리가 긴 왜건이지만 소문으로 익히 들은 307 특유의 기민하고 역동적인 운동성능은 그대로다. 해치백보다 무거워진 이 차에 2.0X DOHC 138마력 엔진이 조금 힘에 부치긴 하다. ZF 4단 팁트로닉을 D에 놓고 가속할 때 시속 130km쯤 가서 꽉찬 엔진음을 토해내며 답답증을 내색하는 정도. 그러나 엔진 힘 전달력은 아주 뛰어나 시속 120~30km 이전의 실용 영역에서는 꽤 당찬 순발력을 보이고 팁트로닉 기어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당히 민첩하고 통쾌하게 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압권인 것은 설악과 오대산을 휘감은 만만찮은 와인딩 로드와 고속 코너링에서 보여준 빼어난 핸들링 솜씨. BMW 325Ci가 자로 잰 듯 정확한 몸놀림을 자랑한다면 307은 그때그때 운전자의 시선과 생각, 호흡을 꿰뚫는 듯 한 몸이 되어 움직여주는 인차일치(人車一致)의 묘를 부린다. 그 기막힌 일체감은 직접 타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듯. 부담 없는 소형차 크기에 실내 구석구석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실용성, 분위기 있는 유리 지붕과 흡인력 뛰어난 운동 성능, 거기에 1박 2일 여행 동안 뛰어난 연비를 몸소 증명한 307SW는 이번 가을 드라이브에서 취재팀에게 단연 ‘인기 짱’이었다. 푸조 307SW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19×1757×1544mm 휠베이스 2708mm 트레드 앞/뒤 1505/1510mm 무게 1466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5.0×88.0mm 배기량 1997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138마력/6000rpm 최대토크 19.4kg·m/41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팁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2.720/1.490/1.000 ④/⑤/ⓡ 0.710/ㅡ/ㅡ 최종감속비 4.4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196km 0→시속 100km 가속 12.0초 시가지 주행연비 13.1km/ℓ 값 3,900만 원
BMW 325Ci Convertible 낭만·공간·.. 2003-11-14
`오픈카’라고 하면 당장 겉모습부터 미끈하고 화려한 본격 2인승 로드스터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실제 내차라고 생각하면 그보다는 단정하고 너무 작지 않은 차체에 뒷좌석까지 갖춘 4인승 컨버터블에 마음이 기운다. 요즘은 전동식 철제 루프를 달고 변신하는 쿠페-카블리올레 복합 모델이 유행이지만, 그래도 본색이 오픈카라면 전통의 패블릭 덮개가 더 운치 난다. 낭만의 오픈 에어링을 즐기면서 세단에 가까운 실내공간을 누리고 내키면 스포츠카처럼 쾌속질주할 수도 있는 차, 과연 있을까? 이 모든 상상을 충족시키며 정석의 답안을 제시하는 모델이 바로 BMW 3시리즈 컨버터블이다. 전자동에 밀폐력 뛰어난 소프트톱 고급 컴팩트 카의 대명사 격인 BMW 3시리즈 세단(실제로는 쿠페)을 허리 위 부분만 깔끔히 도려낸 듯한 3시리즈 컨버터블은 그 단순한 스타일링 때문에 타보기도 전에 점수를 잃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무던한 모습을 지녔기에 톱을 덮었을 때 넓은 실내를 뽑아낸다. 뒷좌석이 거의 보조의자 혹은 짐칸 개념인 보통의 2+2 컨버터블과 달리 거의 완전한 4인승. 무릎공간이 제법 넓은 뒤 시트에 별도의 헤드레스트와 팔걸이까지 지녔다. 앞모습은 영락없는 세단이지만 옆에서 보면 별다른 굴곡이나 기울기 없이 반듯하게 뒤로 뻗은 보디라인이 의외로 상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우디 A4 카브리올레처럼 오픈된 캐빈룸 주위를 빙 두른 은빛 몰딩이 유일한 장식 요소. 두터운 눈망울이 매력적인 크세논 헤드램프는 자동으로 방향을 바꾸며 야간운전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브레이크등도 상황에 따라 밝기와 크기를 달리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실내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는 상체가 완전히 제쳐지는 컨버터블만한 차가 있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3시리즈 컨버터블이 지닌 장점은 고정쇠를 죄고 풀 일조차 없이 완전 자동으로 톱을 여닫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시동을 끄지 않고 잠시 멈춘 상태, 시프트레버를 파킹(P) 모드에 집어넣지 않고도 톱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날이 더욱 추워지면 두텁고 질긴 촉감에 팽팽하게 펼쳐지는 패브릭 톱이 최고의 방음·방풍·방한 성능을 약속한다. 유리로 창을 내 뒤 시야도 투명하다. 지붕을 접어 넣은 상태에서도 꽤 넓은 트렁크룸은 톱이 빠져나간 뒤 그만큼의 공간을 넓혀 쓸 수 있어 실용적이다. 첨단 기술로 승화시킨 낭만의 소프트톱, 실용적인 공간, 여기에 덧붙여 3시리즈 컨버터블의 3대 매력으로 꼽을 강점이 바로 BMW의 자존심 자체인 완벽한 성능이다. 시승 모델인 325Ci는 부드러운 고출력을 끌어내기로 유명한 실키식스 2.5X 192마력 엔진과 매끄러운 5단 스텝트로닉을 조합해 뒷바퀴를 굴린다. 3.0X 모델도 있지만 힘이라면 이 정도로도 차고 넘친다. 자동 변속기 스텝트로닉은 수동 조작을 거의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반응하며 전 영역에서 엔진 응답성이 좋다. 325Ci의 진가는 험준하기로 유명한 강원도 오대산 진고개 길을 넘을 때 드러났다.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 솜씨와 맞물려 흘러내릴 듯한 급경사에서 연이어지는 헤어핀 코너를 가장 빨리, 파워풀하게 치고 올랐다. ‘핸들링 머신’이라는 찬사는 컨버터블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1인치의 어긋남도 없는 교과서 같은 달리기에 외려 정떨어지는 느낌마저 들 정도. 한편 스포티한 차 성격에 어울리게 세 차 중 스티어링 휠이 가장 무겁고 예민하며, 딱딱한 서스펜션이 노면 정보를 너무 미세하게 전달해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장점이며 단점이다. 1시간은 즐겁게 놀다가도 점차 피로가 누적되는 여행길에서 점점 기피대상으로 찍힐 수 있다. BMW 325C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48×1757×1372mm 휠베이스 2725mm 트레드 앞/뒤 1471/1483mm 무게 164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4.0×75.0mm 배기량 2494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192마력/6000rpm 최대토크 33.8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3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70/2.000/1.410 ④/⑤/ⓡ 1.000/0.740/4.040 최종감속비 3.2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234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7,160만 원
VOLKSWAGEN GOLFⅤ Never endin.. 2003-11-28
탄생 1974년. 2년 만에 100만 대, 다시 2년 뒤 200만 대 돌파. DOHC 엔진의 GTI 버전으로 고성능 소형 해치백, 일명 ‘핫해치’ 바람을 불러일으킴. 93년 왜건형을 더하고 96년 모든 모델에 ABS 기본 장비. 97년 아연도금 차체를 도입해 소형차의 내부식성을 한 차원 끌어올린 뒤 4WD 시스템과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으로 90년대 말을 마무리함. 지난해 2천151만7천415대로 비틀이 갖고 있던 최다 생산기록을 갱신한 뒤 올해 5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 소형 해치백 시장의 ‘월드 스탠더드’ 눈치 빠른 독자라면 금방 알아챘을 것이다. 바로 얼마 전 5세대를 발표한 ‘이 시대 소형차의 상징’ 폭스바겐 골프의 간추린 역사다. 지난해 푸조 206에 베스트셀러 자리를 내어준 사실이 충격적인 뉴스로 다가왔던 것은 골프의 아성이 그만큼 확고했다는 반증.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이 소형 해치백의 대표 모델로 골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난해가 데뷔 5년째를 맞은 4세대 골프의 퇴임 준비기간이라는 점을 들어 푸조의 섣부른 자만에 경고를 날리는 의견도 많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발표된 신형 골프는 컨셉트카나 수퍼카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며 행사기간 내내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담았다. 지난 10월 초, 유로피안 해치백의 대표이며 폭스바겐 모델 라인의 중심에 선 골프 신형을 독일 현지에서 시승할 기회가 왔다. 대형 세단 페이튼과 SUV 투아레그 개발에 이어 새 공장 건설과 벤틀리, 부가티 정비 등 최근 몇 년 사이 폭스바겐 그룹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급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느라 믿는 구석이던 소형차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런 혼란기에 그룹의 중심이 제대로 서야 미래를 향해 힘차게 발전할 수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공식 론칭 행사에서도 ‘골프는 폭스바겐 그룹의 핵심(core)’이라 표현함으로써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5세대 골프는 디자인에서부터 정상진화(正常進化)의 인상이 강하다. 인기작일수록 현행 모델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힘들어진다. 골프 1, 2세대와 3, 4세대가 마이너 체인지라고 해도 될 만큼 변화가 적었던 것도 이 때문. 타원형 헤드램프는 구형의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안의 원형 램프 2개를 두드러지게 처리해 한층 스포티하고 귀여운 인상을 자아낸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영민한 동물 캐릭터 같다고나 할까? 한편 화살촉처럼 대담하게 꺽인 C필러 디자인은 차 전체에 역동감을 더하는 포인트이며 4세대 디자인과의 가장 확실한 연결고리.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이 구형과 다르면서도 낯설지 않은 것은 페이튼과 투아레그를 닮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체 라인업을 아우르는 패밀리 디자인이 완성된 셈. 아연도금 차체는 여전히 엄청난 부식 보증(12년)을 자랑하고 고장력 강판과 레이저 용접으로 비틀림 강성 15%, 휨 강성 35%, 정적 비틀림 강성은 80%나 개선했다. 폭스바겐은 140대의 전용 로봇을 도입하고 레이저 심(laser seam) 용접을 구형의 5m에서 70m로 늘려 잡았다. 한 점씩 연결하는 스폿 용접에 비해 접합 부분이 선처럼 이어진 심 용접은 강성 확보에 유리하다. 한편 보디 패널만 탈착식으로 만든 모듈 구조의 도어 덕분에 수리비가 싼 것도 자랑거리. 커진 차체 사이즈와 각종 편의장비를 보면 소형차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30년 사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난다. 4세대와 비교해 길이 55mm, 너비 24mm, 높이 41mm가 늘어나 ‘컴팩트카’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한다. 크기와 휠베이스가 늘어났지만 기본 휠 역시 15인치(16과 17인치는 옵션)로 커져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무랄 데 없다. 안락함에 고급 장비로 무장한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소형차의 모범이 되는 수준 높은 기능성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원형 타코미터와 속도계를 좌우에 놓고 가운데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폭스바겐 스탠더드. 한층 커진 센터페시아에는 에어벤트와 오디오, 내비게이션(옵션), 공조 스위치를 그러모았고 빨간색의 스위치 조명은 여전하다. 국내 수입차에 못 달려 아쉽기만 하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높은 정밀성과 다국어 지원으로 모든 길이 낯선 초행길 시승을 완벽하게 서포트해 주었다. 초대 골프의 검소함을 무색케 한 변화는 실내공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옹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 여기에 클래스 최초의 4방향 럼버서포트를 갖췄다. 좌우 독립 온도조절식 클리마트로닉과 뒷좌석용 에어벤트도 차급에 비해 과분한 옵션. 뒷좌석 폴딩 기능은 유럽 해치백의 깊은 내공을 그대로 보여준다. 간편한 조작만으로 완성되는 넓은 화물칸은 어지간한 이사짐 정도는 뚝딱 해결할 정도. 한쪽 구석 아래에 12V 전원 단자를 준비하는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 조수석 아래의 서랍식 수납공간도 고맙다. 한편 매뉴얼을 제대로 읽지 않으면 한동안 해치게이트를 열 수 없어 쩔쩔 매게 된다. 커다란 폭스바겐 엠블럼 위쪽을 눌러 아래를 들어올리면 그 자체가 게이트 레버가 되는 구조 때문. 병따개를 겸하도록 디자인된 센터콘솔 컵홀더 칸막이와 더불어 센스가 돋보인 부분이었다. 신형 골프는 우선 두 가지 직분사 휘발유(1.4, 1.6)와 두 가지 직분사 디젤 터보(1.9, 2.0) 엔진을 얹고 나중에 4가지를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 고출력의 V5와 V6 DOHC 그리고 GTI용 터보 엔진까지 더하면 최소한 9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는 셈. 시승 행사에 나온 모델은 2.0X 휘발유 직분사 150마력(FSI)과 2.0X 직분사 디젤 터보 140마력(TDI) 그리고 1.9X 직분사 디젤 터보 105마력 등 세 가지였다. 아직 시장에 투입되지 않은 2.0X FSI는 디젤의 위세에 눌렸던 휘발유 엔진 인기회복을 겨냥한 야심작.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아이들링과 부드러운 출력 곡선에서 여성적인 가녀림이 느껴지지만 실력은 결코 만만찮다. 수동 6단 변속기로 5단에서 시속 200km를 어렵지 않게 넘긴다.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와 듀얼 인젝터를 달았고 0→시속 100km 가속 성능 8.9초에 13.8km/X 의 연비도 자랑거리.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투입될 엔진이기에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내년 말에나 수입이 가능하다니 맥이 풀린다. 5단 AT(팁트로닉) 추가가 늦어지기 때문. 차급을 가리지 않고 AT만 고집하는 국내 시장 풍토를 탓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6단 MT는 매끄럽고 확실한 조작감으로 달리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선 굵은 주행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2.0X TDI 엔진은 폭스바겐의 펌프 인젝션식 직분사 중 가장 최신 유닛. DOHC 헤드와 여섯 방향으로 연료를 뿜는 신형 인젝터를 갖췄고 가변식 터보 지오메트리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2웨이 촉매 컨버터, 드로틀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협력해 효율과 배기가스를 개선했다. 먼저 발표된 4가지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출력(140마력)에 0→시속 100km 가속 9.3초의 순발력을 보인다. 휘발유 엔진에 비해 진동은 큰 편이지만 32.7kg·m의 토크를 1천7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뿜어내며 차체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 정도 성능에 18.5km/X 의 연비라면 더 필요할 게 있을까? 경제성을 중시한 1.9X TDI 105마력은 앞선 두 엔진에 비해 여러모로 떨어지지만 뛰어난 연비(25.0km/X )를 지녀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을 발휘하는 타입. 특히 시승차에 얹힌 DSG와 궁합을 맞추며 매끄러운 달리기를 자랑했다. 디젤 모델만 선택할 수 있는 DSG는 휘발유로 선택 폭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변속 충격과 조작 속도, 연결감 등 전체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매력 덩어리였다. 5세대 골프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서스펜션. 앞쪽은 전형적인 맥퍼슨 스트럿 구조로 스테빌라이저를 댐퍼에 연결하는 특유의 구성을 이어받았지만 뒤쪽은 새로운 멀티링크 타입을 썼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이 세그먼트는 토션빔이 상식으로 통해 왔지만 폭스바겐은 승차감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과감하게 멀티링크에 도전했다. 하나의 트레일링암과 각각 조금씩 다른 각도로 배치된 3개의 레터럴 링크(캠버, 토, 스프링 링크)가 있고 댐퍼와 스프링을 따로 배치한 구조. 횡방향 힘에 대한 강성이 높아졌고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를 써 안정감을 높이면서도 개선된 승차감이 포인트. 여기에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EPS)이 어우러져 폭우가 쏟아진 시승날 악천후 속에서도 뛰어난 고속안정성을 보여주었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높은 안정감 제공 와인딩 로드를 맹렬하게 감아나가는 푸조 핸들링을 능가하지는 못해도 높은 승차감과 뛰어난 고속 안정성은 최고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다. 더구나 스포츠 주행이라면 신형 GTI가 대기하고 있으니 폭스바겐으로서는 여유만만. 180km 이상에서의 직진성과 안정성은 대형 세단 수준으로 차급의 한계를 느낄 수 없었다. 물에 젖어 미끄러워진 노면 때문에 가끔 언더스티어를 경험했지만 그 때마다 주행안정장치(ESP)가 신속하게 궤도를 수정해준다. 골프가 공식 론칭되는 8월 25일부터 얼마간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그는 잠시 ‘골프스부르스’(Golfsburg)라는 명칭을 썼다. 독일 자동차산업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5세대 골프는 작센 지방 모젤 공장과 벨기에 브뤼셀, 남아프리카 우이텐하게 등 3개 공장에서 생산되고 올 하반기에만 13만 5천 대, 내년부터는 연간 6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골프는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소형차를 개발할 때 벤치마크 대상으로 첫손에 꼽는 모델이다. 그만큼 닮고 싶고, 넘어서야 하는 큰 존재. 단순미와 높은 기능성, 달리기 성능으로 지난 30년간 유럽 소형 해치백의 역사를 대표해온 골프는 치열한 도전에 언제나 담담하고 의연하게 맞서 왔다. 그리고 이번 시승을 통해 경험한 5세대 골프 역시 지금까지의 명성을 잇기에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 골프의 신화는 계속되고 있었다. 5세대 골프 2.0 FS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204×1759×1483mm 휠베이스 2578mm 트레드 앞/뒤 1539/1528mm 무게 1299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직분사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2.5×92.8mm 배기량 1984cc 압축비 11.5 최고출력 150마력/6000rpm 최대토크 20.4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55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6단 기어비 ①/②/③ 3.780/2.270/1.520 ④/⑤/⑥/ⓡ 1.190/0.970/0.820/3.600 최종감속비 3.65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195/65 R15 성능 최고시속 206km 0→시속 100km 가속 8.9초 시가지 주행연비 13.8km/ℓ 값 ㅡ
포르쉐 월드 로드쇼 드라이빙 카리스마에 감염되다 .. 2003-11-12
15대의 포르쉐가 눈앞에 서 있다. 한성자동차가 지난 9월 15∼26일 강원도 태백준용서킷에서 개최한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 GT2, GT3, 터보 등 911시리즈와 복스터, 카이엔 등 포르쉐의 모든 모델이 독일에서 날아온 것이다. 이 행사는 올해 멕시코와 중국, 스웨덴 등에 이어 우리나라를 거친 후 오는 11월 대만에서까지 모두 5차례 열린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온 레이싱 드라이버 출신 강사 5명은 드라이빙 테크닉 전수에 이어, 포르쉐를 타고 트랙을 시속 200km 이상으로 돌며 참가자들에게 ‘포르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911 GT3과 터보 등 처음으로 공개 하루 40명씩 열흘간 400명 초청해 기자는 행사의 막바지인 지난 9월 26일에 태백준용서킷으로 달려가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 참석했다. 참가 인원은 하루 40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포르쉐 오너와 예비 고객 등 대부분 ‘포르쉐 중독자’들이다.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장소를 이동하면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기자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올바른 운전자세다. 어느 드라이빙 스쿨이나 마찬가지지만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를 몰 때는 바른 운전자세가 특히 강조된다. 몸을 시트에 밀착시키고, 팔과 다리가 살짝 구부러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피로가 덜하고 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좋다. 이어지는 핸들링 테크닉에서는 국내에서 포뮬러1800 드라이버로 활동중인 이승진이 강사로 나섰다. 교육내용은 서킷에 미리 세워둔 파일런을 따라 드라이빙하는 것으로, 먼저 강사가 모는 911 카레라 조수석에 앉아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자리를 바꿔 참가자가 직접 두 바퀴를 도는 것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태백준용서킷의 1번 코너는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 힘든 고난도의 헤어핀 코스. 여기서 속도를 올리고 소잉(sawing) 주법을 하던 기자에게 이승진 씨가 “고속에서 소잉주법은 위험하다”고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항상 일정하게 핸들을 움직이는 것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는 것.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슬로 인, 패스트 아웃을 몸소 익히는 것이 이 교육의 내용이다. 카레라에 이어 타본 911 터보는 42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과 완벽한 로드 홀딩 능력이 돋보였다. 두 번째로 만난 슬라럼 과정에서는 20~30m의 간격으로 놓인 파일런을 빠르게 주행하는 요령을 배웠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슬라럼 코스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어 직선구간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다른 코스와 달리 복스터 S가 시승차로 준비되었는데, 이는 뒤 엔진 뒷바퀴굴림(RR) 방식의 911시리즈보다 미드십 엔진의 복스터 S가 중심이동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참가자별로 랩 타입을 잰 후 조별 1위에게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강사로 나선 랄프는 일정한 스티어링 조작으로 파일런을 빠르게 통과해 약 40초만에 주파했다. 마음이 급한 참가자들은 파일런을 쓰러뜨리기도 했는데, 하나의 파일런이 쓰러질 때마다 1초의 랩타임이 추가되므로 서두르는 것보다 파일런을 정확히 피해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참가자 대부분은 여기서 43~45초 정도를 기록했다. 세 번째 브레이킹 교육은 911 카레라4를 타고 시속 80km로 달리다가 제동 표시선에서 브레이크를 최대한 세게 밟고 왼쪽으로 급히 방향을 트는 것이다. 강사로 나선 랄프는 “급제동 후 차가 내가 원하는 만큼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ABS를 비롯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브레이크를 재빨리 깊게 밟아야 하고, 동시에 방향전환도 신속해야 한다. 폭발적인 가속력 보여준 카이엔 터보 서킷에서 짜릿한 드리프트 주행 체험 카이엔의 오프로드 성능도 이번 기회에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깊은 구덩이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 코스에서 카이엔은 일부 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져도 나머지 바퀴로 험로를 탈출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천천히 앞으로 진행하자 오른쪽 앞바퀴가 푹 빠지고, 곧이어 왼쪽 뒷바퀴가 허공에 들린다. 이때 카이엔은 접지력을 잃은 바퀴의 구동력을 다른 바퀴로 보내 험로 탈출을 돕는다. 다음은 등판성능을 알아볼 차례. 오르막 경사로에서 천천히 달리던 차를 멈추고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에서 밟을 떼었는데도 카이엔은 멀쩡히 제자리에 있다. 내리막길 주행 때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저속을 유지했다. 또한 얼굴이 바닥에 닿을 듯이 심하게 기울어진 측면 경사로도 믿음직스럽게 지나갔다. 이어서 시승차로 처음 마련된 카이엔 터보를 몰고 도로로 나섰다. 카이엔 S는 가속페달을 밟은 후 약간의 타임래그 현상을 보이지만 카이엔 터보는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하며 호쾌한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카이엔 S의 340마력 엔진도 부족함이 없지만, 450마력 엔진을 얹은 카이엔 터보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부추길 만큼 무서운 성능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날 마지막 순서에서 강사들은 참가자들을 태우고 트랙을 달리며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태백준용 서킷의 특성상 최고시속은 220km를 넘기기 힘들었으나, 급코너를 드리프트로 주행하는 강사들의 ‘묘기’에 함께 탄 이들 모두 혀를 내둘렀다. 특히 차체가 높은 카이엔으로 드리프트를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드라이버로 나선 랄프는 차체를 사선으로 미끄러뜨리며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거의 모든 참가자들은 포르쉐의 성능과 강사들의 환상적인 드라이빙에 전율했고, 행사가 끝난 후 포르쉐 바이러스에 단단히 감염되고 말았다. 전세계를 돌며 퍼지고 있는 포르쉐 바이러스에는 ‘백약이 무효’. 직접 포르쉐를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86년 한성자동차에 의해 국내에 공식 소개된 포르쉐는 아직 등록대수가 300여 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년에 34대가 팔렸고 올해는 70대, 내년엔 100여 대의 판매가 예상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내년부터는 포르쉐의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진다. 한성자동차가 2004년 국내에 판매할 포르쉐 모델 13종 중에는 V6 3.2X 엔진을 얹은 카이엔(1억340만 원)과 911 카레라 4S 카브리올레, 911 터보 카브리올레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는 911 카레라 4S와 911 터보 모두 쿠페만 소개된 상태. 911 카레라 쿠페에는 수동 기어 모델이 더해진다. 특히 카이엔 S는 옵션이던 에어 서스펜션과 PCM (Porsche Communication Management)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카이엔 S를 제외한 다른 모델은 내년에도 특소세 인하 때 내린 값 그대로 살 수 있다. 포르쉐 매니아들에게는 여러모로 행복한 뉴스다.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