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vs 현대 아반떼 XD 해치백 .. 2004-05-06
준중형급 해치백 모델의 비교는 각 메이커들이 해치백이라는 장르를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어떤 취향의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세단과 차별화를 시도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이런 배경을 두고, GM대우 라세티 해치백을 맞이하며 기아 쎄라토 해치백이 나올 때까지 유일한 경쟁모델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 되는 현대 아반떼 XD 해치백과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메이커의 시승차로 준비된 라세티 해치백과 달리, 별도의 시승차가 운영되지 않는 아반떼 XD 해치백은 오너의 차를 수배해 마련했다. XD 해치백 시승차는 아쉽게도 VVT 엔진을 얹은 신형이 아닌 2002년식 XD 스포츠였다. 차의 상태와 오너 취향에 맞게 손본 부분들을 감안해 두 차의 비교 포인트는 해치백 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뒷좌석과 트렁크의 구성 및 활용도, 그리고 핸들링을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주행특성에 맞춰졌다. 세단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라세티 해치백 XD 해치백, 모험을 최소화한 느낌 역력해 해치백은 스포티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스포츠카는 아니다. 특히 1.5X급 준중형차는 여러모로 실속을 챙기지 않을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한 차다. 이율배반적인 가치가 공존하는 장르와 차급인 만큼, 두 모델이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라세티 해치백은 세단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GM대우는 누비라 D5의 가장 큰 실패요인이 스타일이라고 자체적으로 분석한 듯하다. 자동차 디자인계의 흥행보증수표인 주지아로가 다시 한번 GM대우와 손을 잡았고,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트렁크 공간을 과감히 잘라냈다. 반면 XD 해치백은 모험을 최소화한 느낌이 역력하다. XD의 섀시로 몇가지 크로스오버 차종들을 내놓기로 한 상황에서, 세단을 기본으로 한 차는 실용성을 높인 해치백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적은 개발비로 가짓수를 늘리는 편리한 방법의 산물인 것이다. 이런 차이는 실내 구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운전석 높이는 라세티 해치백이 더 높아서, 스포티한 느낌의 대시보드와는 달리 편안한 느낌을 준다. 센터콘솔의 높이도 높고 기어 레버도 길어, 여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이나 기어의 조작감은 XD 해치백이 조금 더 스포티하다. 페달의 느낌까지 부드럽게 만든 라세티 해치백보다 차를 모는 즐거움이 약간 더 크다. 앞좌석의 편의장비나 수납공간구성은 비슷한 편이지만, 글로브 박스 냉장기능이나 글로브 박스 아래에 작은 공간을 더한 라세티 해치백은 나중에 나온 차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내장재의 재질감은 두 차가 막상막하로 그저 그런 수준이다. 두 차 모두 유럽 럭셔리 메이커들에는 못미쳐도, 일본의 마이너 메이커들이나 미국의 대중차들보다는 낫다. 대시보드 구성은 두 차의 차이가 커서, 디자인만 놓고 보면 라세티 해치백은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XD 해치백은 약간 위압적이고 정석을 거스르지 않는 세단의 느낌이다. 은색 장식들의 재질이 썩 좋지는 않아도, 대시보드 위에 가죽질감의 소프트 스킨을 더한 라세티 해치백의 시각적 질감이 조금 나아보인다. 디자인과 스위치 배치를 바꾼 신형 XD 해치백의 새 패널은 색감과 재질감이 구형만 못하다. 라세티 해치백은 뒷좌석 공간 여유있어 트렁크 마무리는 XD 해치백이 한 수 위 해치백에 있어 특히 신경써서 보아야 할 부분은 운전석 이후의 뒤쪽 공간이다. 라세티 해치백 뒷좌석은 XD 스포츠보다 약간 높이 앉게 되지만, 머리 위 공간에 여유가 있다. 등받이가 상대적으로 약간 더 세워져 있다는 것이 약점이 되지 않는다. 쿠션은 약간 가벼운 푹신함이 느껴지고, 적당한 굴곡이 있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심리적으로는 XD 스포츠보다 폭이 좁게 느껴지지만, 실제 차이는 크지 않다. 무릎 공간도 더 넉넉하다. 높은 앞좌석 덕분에 발을 놓을 공간도 답답하지 않다. XD 스포츠는 엉덩이 부분을 파놓아 약간 깊숙이 앉게 되어있다. 좌석에 굴곡이 적고, 쿠션도 평범하다. 시트 표면의 직물재질은 깔끔하고 건강한 느낌이다. 3명이 앉았을 때에 가운데 앉은 사람이 홀대받는 기분은 덜할 듯하다. 등받이는 라세티 해치백에 비해 누워있는데, 해치 경첩 부분이 약간 앞쪽으로 나와있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 때문에 머리 위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무릎이나 발을 놓는 공간은 여유가 적어 아쉽다. 두 차 모두 접이식 팔걸이를 갖고 있고, XD 해치백 시승차에는 없지만 신형 XD 해치백에는 뒷좌석 컵홀더가 추가되었다. 트렁크 공간은 XD 해치백이 더 깊다. 라세티 해치백은 차체 뒤쪽을 둥글게 처리했고 오버행이 짧아 절대공간에서 불리하다. 두 차 모두 RV와 같은 다양한 수납공간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마련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라세티 해치백은 작은 크기의 비상용 타이어를 써서 남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처리했고, XD 해치백은 트렁크 바닥의 양쪽 구석에 작은 수납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등받이는 모두 6대4 비율로 나뉘어 접히지만, XD 해치백은 더블폴딩이 되고 등받이를 접었을 때에 트렁크 바닥과 같은 높이가 된다. 라세티 해치백은 등받이를 접었을 때 넓어지는 적재공간이 XD 해치백보다 크지만, 트렁크 바닥과 단차가 생긴다. 라세티 해치백도 비교적 마무리는 좋은 편이지만, 기능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꾸밈새는 먼저 나온 XD 해치백이 한 수 위다. 이어서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 본다. 라세티 해치백의 E-TECⅡ 1.5X 엔진은 가변흡기시스템(VIS)을 이용해 회전수 상승에 관계없이 토크감이 고른 편이다. 전반적으로 고르게 가속되는 것은 좋지만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토크가 부족하고, 기어비의 한계로 고속에서는 속도증가가 둔해지는 시점이 너무 빨리 찾아온다. 10년이 넘도록 대우차들의 속도를 붙여나가는 감각은 MT차보다 AT차가 나았다. 라세티 해치백의 MT는 그래도 나은 축에 들지만, 손톱만큼의 아쉬움은 남는다. XD 해치백 시승차는 가변밸브타이밍(VVT) 기술이 쓰인 신형 엔진이 아닌 구형 엔진을 얹었고, 기초적인 흡배기 튜닝과 서스펜션 튜닝을 더한 상태라 라세티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었다. 엔진은 길이 잘 들어 최적의 상태였지만,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거칠어지고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토크감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기어비는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엔진소리와 진동은 너무 일찍 거칠어지기 시작힌다. 양면성 지닌 라세티 해치백의 부드러움 안정적인 운전감각이 XD 해치백의 매력 운전감각을 비교하면, 라세티 해치백의 장점은 운전과 관련된 모든 부분이 부드럽다는 것이다. 부드러움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한데도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늘 1/4 박자씩 늦게 따라온다. 노면조건이 좋은 상태에서는 차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차체를 바로잡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코너를 빠져나올 때에는 차체보다 핸들의 회복이 약간 늦다. 불만의 근원은 차체강성에 비해 무르게 세팅된 서스펜션이다. 밥상은 잘 차려져 있는데 정작 상다리가 부실한 셈이다. 운전의 긴장감과 부담을 싫어하는 운전자들에게 어울릴 만한 세팅이지만, 조금만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면 달리기를 즐기기 원하는 운전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여러 부분에서 스포티한 맛이 살짝 배어있는 것이 XD 스포츠의 장점이다. 해치백 모델에만 기본으로 달리는 스트럿 바는 스티어링 반응을 조금 더 정교하게 해 준다. 같은 코너를 라세티 해치백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돌아나갈 수 있지만, 차체 뒷부분이 제자리를 찾는 속도가 느린 것이 조금 불만스럽다. 줄어드는 데에는 소극적이고 늘어나는 데에는 적극적인 서스펜션 스트로크 탓이다. 전반적으로는 무난함 위에 적당한 긴장감이 더해진 핸들링을 보여준다. 음식 맛은 괜찮아도 단골로 삼기에는 적당치 않은 식당이라고나 할까, 딱히 좋다고 할 만한 부분은 뚜렷하지 않지만 나쁘다고 할 만한 부분도 찾기 힘들다. 라세티 해치백은 누비라 D5를 거쳐 2세대로 접어든 GM대우의 준중형 해치백으로, 뛰어난 스타일을 비롯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은 노하우가 잘 반영되어 있다. 다만 실패요인을 보완하는 데 치중해, 트렁크의 활용이나 달리기 면에서 해치백의 묘미는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상대적으로 XD 해치백은 구조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깔끔한 마무리와 활용도, 그리고 안정적인 운전감각이 매력이다. 설계단계부터 폭넓게 생각하고 절묘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현대가 가진 장점이다. 구조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다음 세대 모델에서는 많이 개선될 것이다 현대 아반떼 XD 1.5 스포츠(2002년형) GM 대우 라세티 해치백 1.5 맥스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95×1720×1425 4295×1725×1445 휠베이스(mm) 2610 2600 트레드(mm)(앞/뒤) 1485/1475 1480/1480 무게(kg) 1167 114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2/5800 106/6000 최대토크(kg?m/rpm) 13.6/3000 14.2/42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5 1498 보어×스트로크(mm) 75.5×83.5 76.5×81.5 압축비 10.0 9.5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55 6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195/60 R15 모두 195/55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15/2.053/1.3931.061/0.837/3.250 3.545/2.158/1.4781.129/0.886/3.333 최종감속비 3.460 3.060 변속기 수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9 183 0→시속 100km 가속(초) - - 연비(km/L) 15.5 14.5 Price 1,042만 원 1,383만 원
BMW 325xi vs 330i 수용과 배척 사이를.. 2004-04-23
일란성 쌍둥이와 복제인간의 차이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복제인간은 일란성 쌍둥이와 달리 시간차를 두고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다. 복제인간은 일란성 쌍둥이에 비해 비유전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일란성 쌍둥이도 자라온 환경 등에 의해 성격이나 취미 등은 달라질 수 있지만, 둘 사이의 공통점은 그렇지 않은 점보다 훨씬 많다. 반면 복제인간은 겉모습이 비슷할지언정 완전히 다른 존재. 쉽게 말해 슈마허를 복제해도 그와 같이 드라이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닮은꼴 인간은 탄생하지 않는다. 325xi와 330i는 겉보기엔 영락없는 일란성 쌍둥이다. 배기량이 조금 차이나는 것과 구동방식이 다른 것은 쌍둥이라도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필요충분조건에 불과하다.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 이 두 녀석이 전혀 다른 속내를 가진 복제인간이었다는 것을……. 다부진 스타일과 간결한 인테리어 스포티한 실버의 325xi와 그림자를 드리운 듯 조금 짙은 붉은색 330i. 초봄의 쌀쌀한 찬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대비되듯 서로 다른 컬러의 겉옷을 차려 입었다. 커다란 키드니 그릴과 물결치는 듯한 라인이 역동성을 더하는 헤드램프, 다부지고 탄탄한 몸매는 이들이 한 형제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형제에게는 엄연히 서열이 있는 법. 형님에 해당하는 330i는 M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Ⅱ로 치장했다. 앞뒤 범퍼의 모양이 좀더 스포티하고 리어 스포일러와 화려한 모양의 더블 스포크 휠을 갖췄다. 동생뻘인 325xi는 덜 과격한 패키지Ⅰ을 달았다. 모양은 틀릴지언정 둘 사이의 스포티한 멋은 받아들이는 사람 취향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3시리즈의 인테리어는 균형 잡히고 단순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다 갖췄다. BMW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걸맞은 수준. 하지만 컴팩트 럭셔리 세단의 최고수이고 비싼 값을 생각하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감출 길 없다. 330i의 스포츠 시트는 조금 딱딱하지만 양옆으로 불룩 솟은 버킷이 몸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양옆에서 눌리는 감각 때문에 앉은 자리가 조금 비좁게 느껴지는 것이 흠. 325xi는 일반 시트를 얹었지만 스포츠 시트 못지않게 몸을 잡아주면서도 푹신하게 파묻혀 훨씬 편안하다. 두 모델 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달고 있다.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아담한 사이즈이면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시각적 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달리기에선 형님 만한 아우 없다 BMW 고유의 운동성능에 최강의 힘을 내세운 330i와 4WD의 안정성을 앞세운 325xi. 세대교체를 앞두고 자신들의 녹슬지 않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들은 기자에게 ‘운전의 재미’를 선사하는 아량을 맘껏 베풀었다. 330i는 직렬 6기통 2천979cc 231마력 엔진을 얹었다. 3천500rpm에서 30.6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최고시속은 247km. 그 뛰어난 달리기 성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들링에서 중저음의 묵직한 엔진음은 액셀 페달을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튀어나갈 듯이 ‘웅∼’하며 진한 공명음을 귓가에 퍼뜨린다. 정지상태에서 액셀을 꾹 밟아 급가속을 시도하니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최대토크는 3천500rpm에서 나오지만 더블 바노스 시스템 덕에 그 이하에서도 힘의 단절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경사진 고속도로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시속 200km까지 내뻗으며 옆 차선의 차들을 휙휙 뒤로 밀쳐내 버린다. 굳이 수동 모드를 쓰지 않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시속 200km를 오르내리며 4차선의 도로를 휘저어 급차선변경과 이중차로변경을 해봐도 흔들림 없는 뛰어난 안정성을 보인다. 반면 325xi는 직렬 6기통 2천725cc 192마력 엔진을 얹었다. 3천500rpm에서 25.0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최고시속은 231km. 325xi의 달리기 성능도 넘치면 넘쳤지 모자라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330i의 위세에 눌려 상대적으로 약간 빛이 바랬다. 배기량이 적은데다 무게까지 330i와 같아(325i보다는 15kg 무겁다) 불리한 조건. 실제로 무거운 구동계 파트 때문에 0→시속 100km 가속에서 325i보다는 0.2초, 330i에는 1.6초 뒤진다. xi시리즈의 트랜스미션은 FR 구동계에 쓰이는 GM5에 비해 3단 이후의 변속비가 커 구동계가 무거운 4WD 시스템 고유의 약점을 보완한다. 하지만 구동저항 탓에 출발할 때의 박력이 조금 떨어지고 중고속에서도 치고 나가는 맛이 덜하다. 거의 전 영역에서 시원스런 가속을 보이는 330i에 비해 325xi는 시속 160km를 넘기면 꾸준하지만 약간은 더딘 발걸음을 보인다. 325xi의 풀타임 4WD 시스템은 평소에 구동력을 앞뒤 32:68로 나누어주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배분한다. 일반 세단과 달리 미끄러운 급경사를 내려갈 때 ABS를 자동 제어해 천천히 내려가게 하는 HDC(Hill Descent Control)를 갖췄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브리지스톤의 225/45 ZR17 투란자를 신었다. 330i의 타이어는 앞 225/45 ZR17, 뒤 245/40 ZR17의 콘티넨탈 콘티 스포츠 콘택트로 뒷바퀴 굴림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서스펜션은 두 차 모두 스트럿/멀티링크 구조지만 330i는 스포츠 댐퍼/스프링으로 롤링을 줄였다. 안정과 본성, 어느 쪽 손을 들 것인가 330i는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 실력이 그대로 묻어난다. 스티어링 휠을 꺾는 대로 바로 반응을 보이며 시원스럽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전자장비 덕에 오버스티어는 거의 느낄 새가 없다. 오버스티어를 건너뛰다시피 해 스핀이 발생해도 카운터스티어 한방이면 바로 자세를 추스른다.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개입이 빨라 세심한 카운터스티어가 아니더라도 2차 스핀 발생 위험은 그리 크지 않다. DSC를 꺼도 ADB(Automatic Differential Brake)나 DTC(Dynamic Traction Control)는 작동하기 때문에 꼬리가 질질 끌릴 정도로 좌우로 요동쳐도 머리만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가리킨다. 330i의 스포츠 서스펜션은 그렇게 단단하지 않고 유연한 반응을 보인다. 325xi의 핸들링은 BMW의 이단아로 불러도 될 만큼 다른 특성을 보인다. ‘핸들링 머신’의 대표로 불리는 330i에 비하면 무디고 느린 편. 하지만 시승 장소의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를 평소보다 빠른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로 돌아나가도 어지간해서는 흔들림이 없다. 4WD 시스템만으로도 웬만한 코너는 버텨낼 수 있기 때문에 DSC의 개입 시점이 상당히 늦다. 헤어핀 코너에서 꼬리가 밖으로 밀려나가더라도 바로 제자리를 찾으며 정확하게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잡는다. 마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 스티어링 휠만 잘 잡고 있으면 차는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DSC를 끄고 같은 코스를 공략해보았다. FR의 특성이 조금 살아나긴 하지만 꼬리가 미끄러지는 시점이 좀 빨라지고 그 정도만 커질 뿐 안정된 달리기는 그대로. 그립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안심하고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안정성은 느린 반응을 불러와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을 조금 해친다. 넓은 공터에서 325xi를 한계 상황으로 몰아붙였다. 고속 슬라럼에서도 출렁거림을 최대한 자제하며 바로바로 자세를 다잡는다. 시속 90∼100km로 달린 뒤 스티어링 휠을 급하게 꺾어 180°회전을 시도하니 네 바퀴를 땅에 착 붙인 채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DSC를 끈 후에야 겨우 스핀을 유도할 수 있었다. 4WD의 장점이 노면을 가리지 않는 안정된 접지력 확보임을 생각해 보면 이번 테스트는 325xi에 어느 정도 불리한 조건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마르고 평탄한 길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성능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한겨울이나 젖은 노면에서의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325xi, 잃은 만큼 얻는 것도 크다 BMW의 4WD 세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87년 퍼거슨 4WD를 얹고 iX 배지를 단 3시리즈가 선보였다. 하지만 FR과 너무 다른 특성 탓에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BMW의 4WD 시스템은 X5로 빛을 보았고 승용차 시장에 4WD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xi라는 이름으로 다시 3시리즈에 이식되었다. BMW 325xi는 4WD 시스템을 얹음으로써 가속력과 날카로운 핸들링에서 손해를 봤다. BMW 매니아에게는 어찌 보면 심심하다 못해 실망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높게 설정된 한계 상황에서 보여주는 더할 나위 없는 안정감은 4WD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이다. 325xi의 가치는 눈비가 잦고 커브가 많은 우리나라 도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반면 330i는 BMW 고유의 특성에 강력한 힘을 더해 운전의 최대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차에 사람을 맞춰야 하지만 이후의 운전 재미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력을 안고 있다. 단골 시승 손님인 BMW 3시리즈에게서 뭔가 새로운 맛을 찾아내기 위한 이번 시승은, 스쳐간 길에 온갖 희한한 스키드마크를 그려낼 만큼 다른 때보다 혹독하게 치러졌다. 하지만 3시리즈 가문의 두 형제는 용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쌍둥이 형제, 아니 복제 BMW를, 기자는 테스트한 것이 아니라 내심 즐긴 것이 확실하다. 취재 협조: BMW 코리아 ☎ (02)3441-7800 BMW 325xi BMW 330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71×1739×1434 4471×1739×1415 휠베이스(mm) 2725 ← 트레드(mm)(앞/뒤) 1471/1481 1471/1483 무게(kg) 1540 ←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92/6000 231/5900 최대토크(kg?m/rpm) 25.0/3500 30.6/3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498 2979 보어×스트로크(mm) 84.0×75.0 84.0×89.6 압축비 10.5 10.2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63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P225/45 ZR17 P225/45 ZR17, 245/40 Z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50/2.210/1.5901.000/0.760/3.170 3.670/2.000/1.4101.000/0.740/4.100 최종감속비 3.460 3.380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1 247 0→시속 100km 가속(초) 8.6 7.0 연비(km/L) 8.9 9.2 Price 6,690만 원 6,880만 원
규격 확대 이상의 의미를 확인하다 ①시승기 - .. 2004-04-21
국내 경자동차 시장은 육체적 급성장, 열정과 격정의 뒤엉킴 속에 자아가 무르익는 청소년기처럼 제2의 탄생을 위한 변화의 물줄기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2008년 규격 확대가 결정되고 현대-기아 트윈스(아토스와 비스토)가 단종되어 GM대우 마티즈Ⅱ만이 생존해 있는, 방황과 모색의 시기. 앞으로 4년의 유예기간을 둔 ‘질풍노도’의 도로에 2008년 이후의 기준에 맞춘 미래형 경차 기아 모닝이 모습을 드러냈다. 1X 엔진의 모닝은 앞으로 4년 동안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서 틈새 아닌 틈새 모델로 살아야 하고 등록세·취득세 면제,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없다. 차세대 경자동차의 조산(早産) 이유는 대한민국 유일의 경차 마티즈Ⅱ와의 만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구(新舊) 경차를 구분하는 기준은 ‘너비 10cm와 배기량 200cc’ 차이. 부담 없이 가벼운 차(輕車)와 수출 시장을 겨냥한 유로피안 서브 미니를 구별하는 잣대는 눈보다 몸이 먼저 느끼는 주행감각과 체감공간, 감성품질과 완성도 등에 있다. 한국과 유럽형 경차의 도토리 키 재기 기아 모닝은 유럽 세그먼트 A를 겨냥한 수출전략형 모델답게 지난해 9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다. 엔트리카 또는 서브 미니 클래스로도 불리는 이 시장은 3X 카로 유명한 폭스바겐 루포와 르노 트윙고, 오펠 아질라, 스즈키 왜건 R+ 등이 포진해 있고 최근에는 2003년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의 주인공인 피아트 판다까지 가세한, 녹록치 않은 별들의 전쟁터다. 유럽 기준의 경차―라고 해도 유럽에는 별도의 경차 규격이 없다―를 지향한 모닝의 우선 과제가 허우대 키우기보다 유럽인의 입맛을 만족시킬 품질 향상이라는 점은 불 보듯 훤한 일. 실제로 모닝과 그 전작인 기아 비스토, GM대우 마티즈Ⅱ의 신체조건을 비교해보면 국내 메이커가 주장하는 한국형 경차와 유로피안 서브 미니의 차이(표 참조)는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 수준에 불과하다. 모닝의 휠베이스는 마티즈Ⅱ보다 30mm 길고 비스토보다 10mm 짧다. 하지만 너비는 두 차보다 100mm가 더 넓다. 기아의 세그먼트 A카와 GM대우의 코리언 스탠더드를 마주 세워놓고 보면 한 뼘 너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와 닿는다. 왕방울 만한 눈동자의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프론트 마스크를 가득 메운 큼직한 헤드램프와 바짝 치켜올린 벨트라인이 모닝의 부피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요인. 뒤로 갈수록 살포시 내려앉는 루프라인과 쿼터 글라스 부근에서 가파르게 솟아오르는 윈도 그래픽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세련미가 돋보인다. 그러나 엉덩이의 빈자리를 채우듯 대책 없이 크기만 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도무지 얼굴과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기 어렵다. 앞뒤 모습의 부조화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부재만 아니라면 전체적인 스타일은 비례감이 뛰어나고 작은 차답게 암팡진 느낌도 물씬해 꽤 매력적이다. 완성도와 품질감에서 모닝이 앞서간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마티즈Ⅱ의 앙증맞은 스타일은 여전히 강력한 구매 포인트다. 투톤 컬러의 컬러 팩 옵션으로 화사한 하늘빛 옷까지 걸쳐 입은 시승차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질 지경. 원을 일관된 모티브로 삼고 동글동글하게 다듬은 스타일링의 완성도는 모닝에 비할 바가 아니고 GM대우만의 색깔도 분명하다. 하지만 리어 윈도의 높이와 너비가 좁아 뒷시야가 떨어지고 모닝에 비해 여닫는 느낌이 가벼운 도어와 해치게이트도 측면·후방 충돌을 생각할 때 게름직한 맘을 지우기 어렵다. 웰빙 인기에 편승한 경차의 거듭나기 시승차는 모닝 SLX 스페셜과 마티즈Ⅱ 베스트 고급형. 4단 AT(마티즈Ⅱ는 CVT)와 에어컨 등 선택장비를 더한 차값은 각각 977만 원, 904만 원으로 1.3~1.5X 급 소형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맨 아랫급 모델에 에어컨과 자동 변속기, 파워 스티어링 휠 정도로 선택품목을 간소화해도 지출 규모는 700만~800만 원대에 육박해 ‘싼값에 탄다’는 경차만의 메리트는 이미 퇴색된 셈이다. 경차 메이커들은 최근 홀로 타는 일이 잦은 젊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그들의 입맛 맞추기에 골몰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잘한 소품이 많은 여성 오너의 생활 패턴에 맞춰 인테리어를 감각적으로 단장하고 다양한 수납공간과 편의장비를 마련하는 등 변화의 초점은 실내공간, 특히 운전석에 맞추어지게 마련. 더구나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붐까지 더해져 ‘작은 차, 큰 기쁨’을 주장하는 경차의 인테리어는 나날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두 차 모두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트림 등을 고급 인조가죽으로 마감하고 파스텔 톤의 연한 하늘색과 베이지 컬러로 아늑함을 더했다. 크기가 작아 허벅지를 온전히 받쳐주지 못하는 마티즈Ⅱ와 달리 모닝의 앞좌석 시트는 쿠션이 윗급 소형차만큼 넓고 등받이도 넉넉해 한결 안락하다. 모닝의 최대 강점은 체감공간의 여유와 뛰어난 마무리. 특히 깔끔하고 탄탄하게 마감된 인테리어는 품질감이 뛰어난 현대 클릭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흡족한 웃음이 배어나게 한다. 수납공간은 스티어링 칼럼 주위(2곳)와 조수석 쿠션 아래, 2단 글러브박스와 도어포켓 등 운전석 주변에 넘쳐나고 심지어는 뒷시트 쿠션 아래에도 쌈짓돈을 넣어둘 만한 은밀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현대 클릭을 꼭 닮은 기어레버와 듀얼 컵홀더, 선글라스 케이스 등은 변함없는 폭스바겐 풍. 고유색이 모자란 디자인은 아쉽지만 유럽 차에 견줘도 손색없는 깔끔한 마무리와 감성품질까지 더했으니, 나름대로 성공적인 벤치마킹인 셈이다. 앞쪽에 대부분의 자리를 내준 이상 너른 뒷좌석까지 기대하기는 무리. 시트 포지션이 높아 무릎공간이 아주 못 견딜 만큼 비좁지는 않아도 장시간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좀이 쑤시기 십상이다. 분리형 뒤 헤드레스트는 머리 전체보다 목 언저리를 가볍게 받쳐줄 정도. 두 차 모두 템포러리 스페어타이어로 부피를 줄였지만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지 못하다. 2명 이상을 추가로 태울 일이 적다면 뒷자리 등받이를 나누어 접거나 더블 폴딩해 적재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 마티즈Ⅱ는 겉모습처럼 깜찍하고 발랄한 인테리어가 매력적이지만 뒷마무리가 허술해 감성품질의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수납공간의 부피는 조금씩 부족하고 대시보드는 지나치게 황량하다. 각 단수에 착착 감겨 들어가지 못하는 CVT나 선반을 떼고 달 때마다 불안하게 덜렁거리는 뒤 스피커 패널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 탄탄한 핸들링의 모닝, 마티즈Ⅱ는 경쾌함 돋보여 모닝은 차 안팎에 묻어나는 감성은 물론 주행감각마저 영락없는 유럽풍이다. 단단하고 암팡진 몸놀림은 많은 부품을 공유한 현대 클릭의 그것과도 닮았다. 탄탄한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 서스펜션이 조율하는 핸들링에서 작은 차답지 않은 듬직함이 돋보이고, 매끄러운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차체가 작은 만큼 노면상황에 대한 반응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편이지만 가볍게 튀어 오르기 십상이던 예전 경차 느낌은 아니다. S자 코스와 블라인드 코너가 이어지는 내리막 와인딩 로드를 시속 70~80km 정도로 덤벼들어도 안정감을 잃지 않을 만큼, 다부진 하체가 뒷받침하는 코너링과 시속 120km 이상에서도 차분하게 달리는 고속주행 안정감은 분명 경차 이상의 실력이다. 세련된 핸들링, 탄탄한 승차감, 여기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며 원하는 만큼 멈춰서는 브레이크 성능까지……. 자동차의 기본덕목을 두루 갖춘 소형차가 등장했다는 사실에 모닝의 스티어링 휠을 잡는 일이 즐겁다. 100점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운동성능에 비해 1.0X 61마력 엔진이 이끄는 답답한 달리기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엔진 반응이 즉각적이지만 가뿐한 출발이 꾸준한 가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배기량이 겨우 200cc 정도 늘어났을 뿐인 아기 같은 심장에 175/50 R15 크기의 초대형(?) 신발까지 신겨 놓았으니 맘먹은 만큼 내달리기는 진작에 포기할 일. 더딘 가속에 답답증이 생겨 액셀 페달을 거칠게 짓눌러도 허약한 엔진이 비명만 지를 뿐 좀처럼 시원한 펀치력을 맛볼 수 없다. 시속 80km까지는 제법 매끄럽게 탄력을 붙여가지만 발걸음이 무겁고 토크가 약해 확실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섣불리 추월을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본다면 평탄한 도로에서 시속 120km까지, 내리막길에서는 시속 140km까지도 이르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을 만나면 하염없이 떨어지는 속도계 바늘을 보며 한숨을 내쉬어야 한다. 유럽풍 서브 미니의 굼뜬 발놀림에 비해 3기통 799cc 52마력 엔진을 얹은 GM대우의 경차 지존은 가속이 한결 경쾌하고 기동성도 뛰어나다. 노면 진동을 온몸으로 소화하듯 가볍게 들썩이는 차체가 아쉽지만 도로의 빈자리를 가볍게 파고드는 핸들링은 여전히 상쾌하고, 시속 120km까지의 가감속도 체격에 꼭 알맞을 만큼 자유롭다. CVT에서 들려오는 듯한 거친 쇳소리, 여전히 예쁘장한 속도계만 마련한 채 타코미터를 내쳐둔 계기판 등 마티즈Ⅱ에 꼬리표처럼 달려 있는 단점은 올 연말 등장할 후속 모델 M200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굳이 최근의 웰빙 열풍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고객은 조금이라도 품질이 나은 제품을 집어들게 마련이다. 메이커나 고객 모두 경차를 싼 맛에 탄다는 편견은 이제 버릴 때도 되었다. 1X 경차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가물은 국내 엔트리카 시장에 이제야 구매가치가 충분한 제품이 선보였다는 사실 때문. 모닝의 탄생이 늦가을 끝에 잠시동안 한여름의 낭만을 선사하는 북미대륙의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기아 모닝 SLX 스페셜 GM대우 마티즈2 베스트 고급형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495×1595×1480 3495×1495×1485 휠베이스(mm) 2370 2340 트레드(mm)(앞/뒤) 1400/1385 1315/1280 무게(kg) 885 81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직렬 3기통 최고출력(마력/rpm) 61/5600 52/6000 최대토크(kg?m/rpm) 8.8/4500 7.3/35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999 796 보어×스트로크(mm) 66.0×73.0 68.5×72.0 압축비 10.0 9.3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35 ←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맥퍼슨 스트럿/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 타이어 모두 175/50 R15 모두 175/60 R13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914/1.525/1.0000.725/-/2.642 2.031~0.460(전진)2.031~1.460(후진) 최종감속비 3.977 1.543/5.132 변속기 자동4단 CVT Performance 최고시속(km) 142 144 0→시속 100km 가속(초) - - 연비(km/L) 15.5 17.1 Price 840만 원 828만 원
GM대우 마티즈Ⅱ vs 기아 모닝 vs GM대우 칼.. 2004-04-01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동차시장은 장기적인 판매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일하게 판매가 늘고있는 것은 세제혜택이 있는 경차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그랬듯 경차 바로 윗급인 소형차시장은 가장 저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경차와 소형차 사이의 틈새시장에 뛰어들게 된 기아 모닝은 그 입지만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업그레이드된 경차의 모습을 갖고 태어났지만 2008년까지는 경차혜택을 받지 못하는 모닝이 과연 어떤 장점을 내세워 시장의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갈지 알아보기 위해, 현재의 경차와 차세대 경차 그리고 가장 작은 배기량의 소형차를 한 자리에 모았다. 시승을 위해 모인 GM대우 마티즈II, 기아 모닝 그리고 GM대우 칼로스V는 공교롭게도 약 200cc씩 배기량이 차이 난다. 시승의 초점은 각 모델의 실용성과 운전특성, 그리고 현 시점에서의 가치에 맞췄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차들의 값은 가장 싼 모델과 가장 비싼 모델의 차이가 79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예비오너들에게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시승차의 모델등급과 선택장비에 따른 값은 에 정리했고, 시승차의 주요장비는 에 비교해 놓았다. GM대우 마티즈Ⅱ 오래 되었지만 고유의 매력은 여전하다 1990년대 중반에 설계된 마티즈가 아직까지 인기를 잃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귀여운 디자인도 큰 역할을 했지만, 뼈대에서 치장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균형이 잡힌 차이기 때문이다. 장비들을 최신감각에 맞게 개선하고 내장재의 재질과 품질만 손본다면 같은 모습으로 앞으로 몇 년은 더 나와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봐줄 만 했던 내장재도, 감성품질 높이기 경쟁이 치열한 지금에 와서는 값싸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장비도 고급화되어 이제는 무슨 장비를 더해야 할지 찾아보아야 할 정도로 호화판이 되었지만, 오래된 설계가 갖는 한계 때문에 더 이상 장비를 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부족한 실내 수납공간이나 사용하기 불편한 트렁크에서 이런 한계는 쉽게 드러난다. 실내는 짧은 거리를 달리는 기본적인 교통수단이라는 경차의 기본목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좌석은 크기나 쿠션 모두 평범하고, 몸을 잘 잡아주지 못한다. 정도는 앞좌석보다 뒷좌석이 심하다. 하지만 운전석의 높이나 시야는 일반 승용차보다 편하고, 핸들과 페달의 각도는 일반 승용차에 가까워 부담이 적다. 시승차는 선택장비를 거의 대부분 갖춘 고급 모델이라 아쉬움은 크지 않다. 애써 아쉬운 점을 찾자면 부족한 뒷좌석 무릎공간과 좁은 트렁크 입구, 부실한 트렁크 내부의 마무리 정도다. 6대 4 비율로 나뉘어 더블 폴딩되는 뒷좌석이나 앞뒤 파워 윈도, 6CD 체인저 등은 소형차에서도 고급형이나 되어야 볼 수 있는 편의장비다. 마티즈Ⅱ에서 가장 흡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달리기 성능이다. 세련미는 약간 부족하지만 안정적일 뿐 아니라 활기차다. 3기통 엔진의 회전감은 좋게 말하면 박력 있고 나쁘게 말하면 거칠다. 0.8X의 배기량은 이 정도 크기 차에 필요한 최소한의 힘을 내지만, 달린다는 느낌을 뚜렷하게 전해준다. 스트로크가 긴 엔진이라 뚝심이 좋은 것도 힘 부족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에어컨을 켰을 때 힘이 뚝 떨어지는 것과 실내로 엔진음이 지나치게 또렷하게 들려오는 것은 흠이다. 핸들은 고속으로 갈수록 가벼워지고 중간 부분에서 ‘노는 느낌’이 더해지지만, 비교적 안정감이 있다. 서스펜션 세팅이 마티즈Ⅰ보다 부드러워졌어도, 핸들링은 여전히 제법 스포티하다. 코너를 돌 때 차체가 기울지만 불안감은 크지 않고, 마티즈I에서 느껴졌던 급제동할 때의 피시테일 현상도 사라졌다. CVT는 잘만 몰면 연비 좋고 부드럽게 달릴 수 있는 장치이긴 하지만, 몰기 재미있는 차 마티즈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전락시킨다. 기어 단수가 구분되어있지 않은 탓에 액셀러레이터만으로 차의 가속정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빨리 가속하기 위해 액셀 페달을 꾹 밟아도 회전수 상승과 함께 차가 튀어나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출력에 비해 폭이 넓은 타이어는 CVT와 함께 엔진의 힘을 많이 뺏는다. 마티즈Ⅱ가 사소한 부분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경차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래된 차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관점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아도 경차 테두리 안의 마티즈Ⅱ는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기아 모닝 경차라 하기에 아까울 정도의 세련미 엔진부터 섀시까지 완벽하게 새로운 경차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놓고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을 포기했던 기아. 그때의 아쉬움이 남았는지, 10년이 지난 지금 기아는 모닝이라는 이름을 되살렸다. 이름은 같아도 현대의 품에서 만든 새차는 예전의 그 차와는 완전히 다르다. 비스토의 각을 살린 듯한 겉모습과 현대 클릭을 줄여놓은 듯한 속모습에서 그 혈통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차인 만큼 설계나 품질에 대한 기대수준은 있었지만, 모닝은 그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내장재의 재질감이나 마무리는 차급에 비해 우수하다. 하드 스킨의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표면처리나 소재선택을 잘 해 고급스러워 보인다. 구석구석 절묘하게 자리잡은 실용적인 수납공간들은 일본 경차를 연상시킨다. 베이지와 연갈색의 투톤 내장재는 차분하면서 깔끔한 느낌을 준다. 가죽 시트와 함께 때가 묻는 것을 염려해야 할 정도다. 내장재 색깔과 따로 노는 검은색 핸들은 옥의 티다. 차폭은 지금의 경차규격보다 10cm 넓지만, 실내폭은 마티즈Ⅱ보다 6cm 정도 넓다. 어른 엄지손가락 길이만큼의 사소한 차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여유는 제법 크다. 티코에서 마티즈로 갈아탔을 때의 편안함과 비슷한 정도다. 앞좌석은 마티즈Ⅱ와 비슷한 높이로 머리 위 공간에 적당한 여유가 있다. 지붕 선이 뒤쪽으로 가면서 약간 낮아지지만, 의외로 뒷좌석 머리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은 적당한 굴곡에 약간 탄탄한 쿠션이 어우러져 편안하다. 특히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등받이와, 뒷시야를 고려해 내렸을 때 등받이 윗부분으로 파고들도록 설계한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편의성을 높인 배려다. 트렁크는 안쪽 공간을 휠 하우스가 파고들어 마티즈Ⅱ와 비교해 공간적인 차이는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정리한 것이 매력이다. 재질이나 마무리는 요즘 팔리고있는 국산 소형차들보다 고급스럽다. 트렁크 아래에 따로 마련된 수납공간도 실용적이다. 1.0X 엔진은 수출용 아토스와 비스토에 쓰였던 것을 개선한 것이다. 가속하며 느껴지는 힘은 예전의 경차들보다 썩 나은 것은 아니지만 답답함은 덜하다. 몸무게 820kg에 0.8X 엔진을 얹은 마티즈Ⅱ나 885kg에 1.0X 엔진을 얹은 모닝 모두 힘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지만, 평지에서의 가속성능이나 달리면서 느껴지는 여유는 200cc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4단 AT는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있어 편리하고, 에어컨을 켰을 때 느껴지는 힘의 부족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코너 돌 때의 안정감도 우수하고, 핸들링 특성도 좋아 차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조절하기가 쉽다. 수동변속기 차라면 운전재미가 쏠쏠하겠다. 브레이크는 처음 밟았을 때의 반응이 강해서, 급제동할 때에 차 앞쪽이 가라앉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앞좌석 열선기능까지 갖춰놓은 것을 보니 차급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차세대 경차라고는 하지만 가볍게 탈 차는 아닌 셈이다. 모닝의 포인트는 당분간 고급스러운 경차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잘 만든 소형차라는 데에 맞춰야 할 것 같다. GM대우 칼로스V 1.2 승부수는 여성적 운전감각과 넉넉한 공간 대우가 GM과 결별한 뒤에 만들었던 차들은 진보적인 스타일과는 달리 보수적인 성격의 차들이 많았다. 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에서 회사의 주인이 GM으로 바뀐 칼로스도 이런 예전 대우차의 성격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 시승차로 마련된 것은 5도어 해치백인 칼로스V다. 세단과 해치백의 두 가지 차체로 만들어지는 칼로스 중 1.2X 엔진은 해치백에만 얹힌다. 시승차의 실내는 기본 모델에 가까운 만큼, 선택장비를 넉넉히 갖추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치장은 거의 배제되어 있다. 미니 MPV라는 개발 컨셉트에서도 잘 드러나 있듯, 실내공간은 평범한 소형차 수준을 넘어서는 넉넉함이 느껴진다. 앞좌석 머리 위는 선택장비인 선루프가 공간을 차지하지만 다른 차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좌석의 쿠션은 함께 나온 차들 중 가장 폭신하고, 뒷좌석 무릎공간이나 어깨공간도 넉넉하다. 실내 분위기를 여유롭게 하는 데에는 단순한 입체로 구성된 내장부품도 한몫 한다. 그러나 몇몇 요소는 단순화가 지나쳐 억지스러워 보이고, 도어 내장재의 모양이 어색해 어딘가 모르게 산만한 느낌도 든다. 가장 아쉬운 것은 감성품질이다. 저가형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장재의 재질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트렁크 공간은 폭과 길이가 비교적 여유 있지만 감성품질이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뒷좌석 등받이는 6대 4 비율로 나뉘어 접히지만, 더블 폴딩을 하려면 의자 전체를 들어올려야 한다. 아직 더블 폴딩 기능이 없는 소형차도 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다.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과 진동은 다른 두 차들보다 부드럽고 조용하다. 엔진 회전수가 3천500rpm을 넘어서면 엔진 소리가 커지지만 거슬리지는 않는다. 4단 자동변속기의 반응도 비교적 부드럽고, 페달에 가하는 압력에 따라 의도하는 대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가속감은 부드럽고 꾸준해서, 실제 가속성능보다 더 잘 달리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1톤에 가까운 차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절대적인 힘이 부족한 탓에, 언덕에서는 수시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오버드라이브 버튼이 없는 대신 기어 단수를 고정해주는 홀드 기능이 있지만, 스위치가 기어 레버 옆에 낮게 깔려있어 조작이 불편하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작동감도 부드럽다. 브레이크 페달은 밟는 만큼 고르게 속도가 줄어든다. 핸들은 가볍게 움직이지만 핸들링은 민첩성이 떨어진다. 서스펜션은 승차감 중심으로 무르게 다듬은 탓에 코너에서 버텨주는 힘이 약하다. 실제적인 안정성과는 별개로 심리적인 안정감이 떨어진다. 스포티한 겉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운전감각이다. 경차가 너무 고급스러워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형차의 저가형 모델인 칼로스V 1.2가 위축되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차가 갖지 못하는 여유와 부드러움, 그리고 여성적인 운전감각은 칼로스V만의 장점이다. 종합평가 ‘모닝 데뷔’에 긴장해야 할 차급은 소형차 모닝의 데뷔를 놓고 긴장해야 할 것은 경차가 아니라 소형차다. 크기가 경차규격에 가깝다고 해서 그동안 경차를 바라보던 시선 그대로 모닝을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부에 와 닿는 경차혜택을 접어두고라도, 모닝은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다. 모델의 수명을 다해가는 마티즈Ⅱ는 세련된 맛이 조금 부족하긴 해도 나이를 뛰어넘는 나름대로의 저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까지 이어질 마티즈와 모닝 사이의 신경전은 올해 말 선보일 마티즈Ⅱ의 후속 모델이 나온 이후에 본격화될 것이다. 칼로스V 1.2는 감성품질은 떨어져도 넉넉한 공간과 부드러운 달리기로 승부를 건다. 소형차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그대로 지니고도 값은 경차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 프라이드의 경제형 모델로 나왔던 프라이드 팝을 연상시킨다. 이유야 어떻든, 비슷한 값에 비슷한 장비를 갖춘 차들이 크기만 다른 것에서 소비자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시각과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드는 메이커의 제품정책과 정부의 제도도 문제다. 일본의 경차가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으면서도 잘 팔리는 것은 그만한 크기의 차를 원하는 사람이 많고, 그만한 차가 필요한 여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의 경차규격은 사회적 환경을 어떻게 고려해 정해졌으며, 우리의 자동차문화는 어떤 의미로 경차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때다. Z 시승차의 모델등급과 선택장비에 따른 값 모델명 선택장비 금액 GM대우 마티즈 II 베스트 고급형 (기본가 706만 원) E3CVT 114만 원 컬러팩 25만 원 에어컨(필수) 51만 원 무선시동 리코콘 키 11만 원 6CD 체인저 36만 원   합계 943만 원 기아 모닝 SLX 스페셜 (기본가 728만 원) 4단 자동변속기 112만 원 에어컨(필수) 54만 원 15인치 알루미늄 휠 30만 원 MP3 CDP 53만 원   합계 977만 원 GM대우 칼로스V 1.2 이코노 다이아몬드 (기본가 784만 원) 4단 자동변속기 139만 원 에어컨(필수) 64만 원 전동식 선루프 35만 원   합계 1천22만원 (표 2) 시승차에 달린 주요 편의장비 비교 편의장비 GM대우 마티즈 II 기아모닝 GM대우 칼로스V 1.2 베스트 고급형 SLX 스페셜 이코노 다이아몬드 에어백 운전석 운전석 운전석 CDP 1딘+6CD체인저 2딘+MP3 기능 2딘 스피커 4 4+2(트위터) 4+2(트위터) 파워 윈도 앞,뒤 앞,뒤 앞 전동 사이드미러 동반석 운전석,동반석 X 안전벨트 높이조절 X O O 등받이 뒤 포켓 동반석 운전석,동반석 동반석 등받이 옆 포켓 O O O 운전석 팔걸이 O X O 동반석 밑 사물함 X O X 앞좌석 컵홀더 2(고정식) 2(고정식) 2(수납식) 뒷좌석 컵홀더 X 1 1 앞좌석 열선 X O X 핸즈프리 O O O 뒷좌석 폴딩 6대 4 분할 6대 4 분할 6대 4 분할(등받이만)   더블폴딩 더블폴딩 더블폴딩 앞좌석 매트고정고리 X O(고리) O(핀) GM대우 마티즈2 베스트 고급형 기아 모닝 SLX 스페셜 GM대우 칼로스V1.2 이코노 다이아몬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495×1495×1485 3495×1590×1480 3895×1670×1495 휠베이스(mm) 2340 2370 2480 트레드(mm)(앞/뒤) 1315/1280 1400/1385 1450/1410 무게(kg) 820 885 995 승차정원(명) 5 ←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3기통 직렬 4기통 ← 최고출력(마력/rpm) 52/6000 61/5600 71/5400 최대토크(kg?m/rpm) 7.3/3500 8.8/4500 10.6/43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 배기량(cc) 796 999 1150 보어×스트로크(mm) 68.5×72.0 66.0×73.0 68.5×78.0 압축비 9.3 10.0 9.3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 연료탱크크기(L) 35 ← 45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토션빔 ← ←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 ← 타이어 모두 175/60 R13 모두 175/50 R15 모두 185/60 R14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031~0.460(전진)2.031~1.460(후진) 2.914/1.525/1.0000.725/-/2.642 2.875/1.568/1.0000.697/-/2.300 최종감속비 1.543/5.312 3.977 4.105 변속기 무단변속기(CVT)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44 149 152 0→시속 100km 가속(초) - 16.9 - 연비(km/L) 17.0 15.5 14.3 Price 943만 원 977만 원 1,022만 원
FORD MONDEO 2.5 GHIA VS VW PA.. 2004-03-09
몬데오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여름. 풀 모델 체인지의 약발이 무뎌져 수수해진 겉모습, 물렁물렁하고 약간은 어설픈 미국차에 대한 편견, 수입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싼 값……. 이런 이미지들이 한데 모여 그저 그런 차일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단 하루를 함께 보낸 뒤 생각이 달라졌다. 특히 단단한 하체와 뛰어난 핸들링은 몬데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킨 결정타.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쓸 만한 인재를 찾은 느낌이 아직 생생한데 몬데오와의 두 번째 만남이 이루어졌다. 모자라는 엔진 힘이 약간의 불만이었던 몬데오가 이번에는 V6 2.5X 엔진을 얹고 등장했다. 강력해진 몬데오의 성능을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비교 대상을 찾았다. 이럴 때 공통분모를 최적화시키지 못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쉬운데, 상대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고심 끝에 결정한 모델이 폭스바겐 파사트 1.8T.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수입 세단 중 차체 크기나 엔진 성능 등이 가장 근접해 있을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비교 가치도 충분했다. 호리호리한 몬데오와 풍만한 파사트 2004년형 몬데오는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 모양이 조금 바뀌었다. 2.0 모델과의 차별화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휠 하우스를 꽉 채운 18인치의 커다란 휠 정도. 93년 데뷔해 풀 모델 체인지할 때까지 7년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완전한 변신을 시도하기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인다. 모델 체인지 당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뉴 에지 디자인은 이제 수수하고 평범해 보인다. 오히려 눈에 익어 자연스럽고 질리지 않는 무난함이 국산 중형차를 보는 느낌. 파사트는 96년 등장한 4세대가 2000년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아우디 A4와 함께 쓰는 플랫폼은 그대로지만 디자인과 장비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앞으로 불거져 나와 범퍼로 이어지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는 파사트만의 개성. 근본이 아우디에 있는 만큼 루프라인을 비롯해 곳곳에서 아우디의 컬러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이제는 폭스바겐 특유의 다부지고 탄탄한 몸매에 동화되어 아우디를 운운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처럼 느껴진다. 루프 가운데서부터 리어데크로 둥글게 이어지는 라인을 지닌 파사트와 평범하게 쭉 뻗었다가 각을 이루며 꺾어지는 몬데오의 옆모습은 확연히 다른 개성을 보인다. 하지만 C필러 부분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윈도우 라인이 만들어내는 쿼터 글라스의 형상에서 마치 경쟁을 예견한 듯 공통점이 발견된다. 파사트는 뒷도어 글라스에 분할 바가 없어 더 깨끗한 시야를 만들고 쿼터글라스가 C필러를 거의 메워 전체적으로 확 뚫린 느낌을 준다. 둥글둥글하고 풍만한 스타일의 파사트와 이에 비해 날카로운 직선이 살아 있어 조금은 날렵하고 호리호리해 보이는 몬데오. 언뜻 보기에는 파사트가 좀더 커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몬데오가 27mm 길고 64mm 넓다. 반면에 키는 파사트 쪽이 32mm 더 크다. 감성과 정교함이 대비되는 인테리어 몬데오와 파사트의 실내는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딱 적당한 크기로 여유가 있고, 앞뒤 모두 레그룸은 넉넉하다. 하지만 뒷좌석에 어른 3명이 앉기에는 가운데 사람이 불편하다. 파사트는 도어의 열림 각도가 커서 타고 내리기 편하다. 다분히 유럽풍인 몬데오의 인테리어는 검은색으로 단정하게 마무리했고 곳곳에 짙은 우드그레인을 넣어 화려함을 더했다. 감성품질에 있어서는 파사트보다 한 수 위. 눈에 잘 띄는 큼지막한 스위치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해 쓰기 편하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여러 가지 경고등을 가운데로 모아 눈에 잘 들어온다. 센터페시아에 가까이 붙은 시프트레버 때문에 오디오 스위치를 누르기는 좀 불편하다. 손이 별로 갈 일 없는 오토 에어컨과 자리를 바꾸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께에 붙어 있는 오디오 컨트롤 스위치에 익숙해지면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송풍구 재질과 컵홀더의 거친 마무리는 옥의 티. 시트는 가죽 커버가 조금 미끈거리기는 하지만, 허리와 엉덩이가 깊숙이 빠져드는 자세로 확실하고 편안하게 몸을 잡아준다. 파사트의 인테리어는 치밀함으로 요약된다. 정리정돈이 잘되어 빈틈없고 깔끔한 데다 쓰기에도 불편이 없다. 하지만 모범답안 같은 정교함으로 화려한 맛은 좀 떨어진다. 계기판 레이아웃이 깔끔하고 트립 컴퓨터는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하지만 경고등이 속도계와 타코미터 안에 자리잡아 산만한 느낌. 밝은 아이보리색으로 마감한 천장은 회색인 몬데오보다 밝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질감 좋은 가죽시트는 약간 딱딱했던 몬데오보다 포근하고 부드럽게 몸을 감싼다. 두 차 모두 트렁크룸이 제법 넓고 깊은 데다 분할식으로 접히는 뒷시트 덕에 공간을 좀더 넓혀 쓸 수 있다. 하지만 트렁크 바닥이 더 낮고 뒷시트도 많이 접히는 파사트 쪽이 활용성은 더 높다. 서로 다른 가속 특성에 핸들링은 기본 V6 2.5X 170마력인 몬데오의 엔진은 파사트의 1.8X 150마력보다 수치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가파르게 상승하는 몬데오의 토크곡선은 4천250rpm에서 22.4kg·m를 기록하는 데 비해, 5밸브 헤드에 터보를 더한 파사트는 1천750rpm부터 거의 모든 영역에서 20.6kg·m의 평탄한 토크를 뿜어낸다. 파사트의 넓은 토크밴드와 120kg 정도 가벼운 차체는 작은 배기량의 한계를 이겨내기에 충분하다. 몬데오에 올라 키를 꽂았다. 경쾌한 시동음이 이내 잦아들며 조용해진다. 아이들링 소음은 일단 합격점. 미국차에서는 보기 힘든 수동 겸용 AT가 유럽 태생임을 말해준다. 듀라시프트 5트로닉(Durashift 5-tronic)이라 불리는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에도 가감속 스위치를 두어 운전 재미가 한결 낫다. 다만 레버와 변속 스위치의 시프트 업/다운 방향이 서로 달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액셀 페달을 지그시 밟고 출발하자 배기량에서 오는 힘의 여유보다 묵직함이 앞선다. 약간은 힘이 들어가는 무거운 페달도 이러한 느낌에 한몫 더한다. 초기 가속은 약간 더디지만 rpm이 올라가고 탄력을 받으면 토크 상승이 느껴지며 거침없이 쭉 뻗어나간다. 수동 겸용 AT는 엔진 힘을 잘 받쳐 안정된 달리기 감각을 보이지만 낮은 단수에서는 약간의 변속충격이 있다. 수동 모드에서 변속 타이밍이 반 박자 늦긴 하지만 운전 재미를 느끼기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몬데오의 뛰어난 핸들링 실력은 여전했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만으로는 못 미더워서 넓은 공터에서 고속 슬라럼과 급코너링을 시도했다. 단단한 서스펜션에 ESP와 225/40 R18 타이어를 더해 정확히 원하는 코스를 밟아가는 것이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수준.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운전 재미를 더한다. 폭이 넓고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는 몬데오의 스포츠성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지만 노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스티어링 휠을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파사트의 1.8X 엔진은 몬데오 2.5X 엔진에 맞서 전혀 밀리지 않는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조금 과장하자면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토크가 나오기 시작해 레드라인까지 이어진다. 배기량의 한계로 폭발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최적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느낌. 초반의 강한 힘이 평탄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치고 올라가는 맛을 기대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4기통 엔진의 박력과 터보가 더해져 몬데오에 비해 거칠고 가속할 때 조금 시끄러운 편이지만 취향에 따라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 팁트로닉 5단 AT는 반응이 빠르고 변속 충격이 적어 한결 부드러운 달리기를 이끌어낸다. 수동 모드 외에 4, 3, 2 레인지를 따로 두어 편한 대로 쓸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띈다. 핸들링에 있어서는 파사트 또한 독일차의 본성을 숨길 수 없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운전자의 뜻하는 바를 잘 읽어내면서도 은근히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것이 몬데오와의 차이. 달리기 성능에 이어 브레이킹 능력도 수준급이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에서 급제동을 해도 둘 다 흐트러지거나 미끄러짐 없이 잘 추스른다. 몬데오가 부드럽고 매끈하게 서는 반면 파사트는 ABS의 진동과 소음이 큰 것이 흠이다. 지향점 다르지만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몬데오와 파사트는 패밀리 세단이며 미들 설룬으로 같은 급에 속하지만 지향점은 서로 다르다. 몬데오가 확고히 C 세그먼트를 지키고 있다면 파사트는 넓은 엔진 베리에이션을 바탕으로 D 세그먼트까지 커버한다. 몬데오 윗급과 파사트 아랫급 모델이 경쟁의 동일선상에 있는 셈. 국내에서 몬데오 2.5의 값은 3천850만 원이고 파사트 1.8T는 4천150만 원. ESP, 크루즈컨트롤, 후방감지장치,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눈부심 방지 룸미러, 헤드램프 워셔, 레인센서 등은 몬데오 2.5에만 있다. 일단 편의장비나 옵션에 있어서는 몬데오 2.5가 파사트 2.8급. 몬데오와 파사트의 연비는 각각 9.2(2등급), 9.4km/X(4등급)로 비슷하지만 배기량을 고려하면 몬데오가 훨씬 효율이 높다. 하지만 세금에 있어서는 700cc나 적은 파사트가 유리하다. 국내 시장에서 몬데오의 맞상대를 찾기는 힘들다. 틈새를 잘 파고들었다는 의미. 하지만 고급차 위주로 형성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틈새의 유리함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값 대비 가치가 뛰어난 몬데오 2.5는 가격경쟁력에 운전 재미까지 더해 한층 매력이 커졌다. 수입차 시장이 보편화되면 이 차를 국산 중형차 타듯 타게 될 날도 올지 모른다. 그러나 실속 있는 개성파의 선택이냐, 싼 맛에 타는 차냐의 양갈래 평가는 몬데오가 그 때까지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아직도 튀는 외모의 패션카나 대형 고급차가 주종을 이룬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 아래에서 ‘흠잡을 데 없는 무난함’은 많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장점보다는 스스로의 설자리를 애매하게 만들어 버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쉽다. 패밀리 세단의 표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와 기본기를 갖춘 파사트 역시 이러한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시승협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02)3442-2300 고진모터임포트 ☎(02)516-0033 포드 몬데오 2.5 폭스바겐 파사트 1.8T 장점 ·값 대비 가치 ·넓고 확 트인 시야   ·뛰어난 핸들링 ·초반부터 경쾌한 달리기 단점 ·센터페이시아를 가리는 시프트레버 ·부족한 편의장비   ·혼란 빚는 수동 모드의 변속 방향 ·진동과 소음이 큰 ABS 포드 몬데오 2.5 폭스바겐 파사트 1.8T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30×1810×1430 4703×1746×1462 휠베이스(mm) 2754 2703 트레드(mm)(앞/뒤) 1523/1538 1515/1515 무게(kg) 1520 1398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직렬 4기통 DOHC 5밸브 최고출력(마력/rpm) 170/6000 150/5700 최대토크(kg·m/rpm) 22.4/4250 20.6/175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2495 1781 보어×스트로크(mm) 81.6×79.5 81.0×86.4 압축비 9.8 9.5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전자식 분사/터보 연료탱크크기(L) 58.5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멀티링크/토션 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P225/40 R18 모두 P20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801/2.131/1.3640.935/0.685/2.970 3.660/1.990/1.4001.000/0.740/4.090 최종감속비 3.712 4.379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 215 0→시속 100km 가속(초) - 10.5 연비(km/L) 9.2 9.4 Price 3,850만 원 4,150만 원
AUDI A8L 4.2 QUATTRO VS JAGU.. 2004-03-09
제2차 세계대전의 하이라이트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롬멜 장군과 몽고메리 원수간의 라이벌전이다.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은 교활할 정도로 놀라운 전술과 상상을 뛰어넘는 기동력으로 연합군을 유린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8월, 롬멜 대전차군단의 기습을 역기회로 삼아 역사적인 ‘엘 알라메인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국의 몽고메리 원수는 ‘사막의 생쥐’로 불린 기만전술의 대가. 그들의 대결은 여우와 생쥐라는 별명대로, 단순한 전술다툼을 뛰어넘어 놀라운 두뇌싸움으로 기록되었다. 롬멜은 히틀러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던 측근인 동시에 히틀러에 대한 맹종을 거부했던 인물이고, 오만에 가까운 자존심을 가졌다는 몽고메리는 8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군인으로서의 삶을 고집했다. 한 사람의 군인으로서도 그들은 다분히 라이벌이었던 셈. 섀시의 정수, 알루미늄 모노코크 21세기에 재현된 게르만 여우와 앵글로색슨 생쥐의 대결. 오늘의 전장(戰場)은 사막이 아닌 세계 곳곳의 도로이고, 앞세운 무기는 전차가 아니라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로 무장한 럭셔리 세단이다. 피 튀는 끔찍한 현장이 목격된 바는 없으나, 21세기판 영·독 대결은 몽고메리와 롬멜의 대결보다 치열하면 치열했지 결코 만만한 싸움은 아닌 듯하다. 지난 2월 국내 시판을 시작한 아우디 A8L 4.2 콰트로(이하 A8 4.2)는 명실상부한 아우디의 기함. 차체 길이만 5m가 넘는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인테리어, 놀라운 달리기 성능, 콰트로 특유의 안정된 퍼포먼스 등 이 차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지만 비장의 무기는 역시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으로 불리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다.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이 세그먼트에서는 물론 승용 세단 전체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우디만의 필살기이기도 하다. 일세를 풍미해온 A8 4.2가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 상대는 역시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로 무장한 영국 럭셔리 세단의 간판스타 재규어 XJ8 4.2. 이미 지난 1950년대 등장해 60년대 재규어 D타입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몇몇 고성능 차에 쓰이기 시작한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하지만 대량생산의 어려움과 높은 제작비 등의 단점 때문에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신세가 되었다. 이를 되살려낸 차가 아우디 A8과 혼다 NSX.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는 강철보다 가볍고 재활용이 수월하며 녹이 잘 슬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강성 유지가 어려운 데다 용접과 접착 등의 가공도 쉽지 않아 섀시 기술의 정수로 여겨진다. A8L 4.2 콰트로의 앞 도어를 열면 프레임 아래쪽에 동그란 ASF 로고가 박혀 있다.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 A8보다 훨씬 많은 3천180개의 리벳으로 정교하게 조립한 재규어 XJ8 4.2의 트렁크를 열면 촘촘하게 박힌 리벳들이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듯 모습을 드러낸다. 혈통이 다르고 스타일과 성격이 판이하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제대로 맞닥뜨린 라이벌다운 모습. 수리를 위해 차를 들어올릴 때조차 많은 지지점으로 힘을 분산시켜야 하는 등 설계에서 관리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섬세함은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A8L 4.2 콰트로와 XJ8 4.2의 도어를 열면 루프와 맞닿아 있는 B필러 윗부분이 강철 섀시를 지닌 대부분의 다른 차들에 비해 훨씬 두껍고 둥글게 만들어졌음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강성은 좋아도 특정 지점에 순간적인 힘을 받을 때 약해지는 알루미늄의 성격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진의 노력이 묻어나는 부분. A8L 4.2는 로봇처럼 완벽한 이미지 갖춰 A8 4.2의 첫인상은 튀지 않는 듯하면서도 로봇 같은 ‘기계 느낌’. 떡 벌어진 앞모습 양 모서리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장방형 헤드램프에서부터 높은 벨트라인을 그려내며 거의 일직선으로 쭉 뻗은 옆구리, 헤드램프와 닮은꼴을 이루는 테일램프에 이르기까지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게르만 전사의 이미지. 여기에 빗살 모양으로 뻗어나간 알루미늄 휠과 휠하우스를 가득 메운 19인치 타이어는 범접할 수 없는 완벽주의를 마음껏 뽐낸다. 트집 잡듯 아쉬운 부분을 굳이 들춰내자면 미적인 터치가 약하다는 정도. 라이벌의 약점을 절대 놓치지 않는 재규어 XJ8 4.2.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XJ 시리즈의 보디라인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68년 데뷔 이후 영국을 대표해온 럭셔리 세단다운 우아함. 복고적인 듀얼 라운드 헤드램프는 차분한 인상을 심어주고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옆 라인은 5m가 넘는 체구를 단아한 모습으로 정리한다. 테일램프 위로 살짝 접어놓은 주름과 길게 뽑아낸 특유의 트렁크리드 역시 XJ만의 매력 포인트. A8 4.2의 겉모습에서는 독일차만의 완벽성을 100% 맛볼 수 있고, XJ8 4.2의 보디라인에서는 ‘왜 아직도 영국차인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챙길 수 있다. A8 4.2의 운전석 인테리어는 첨단 메커니즘과 디자인의 전시장 같다.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와 있는 센터페시아에는 수동 겸용 6단 AT를 비롯해 A8의 자랑인 MMI(Multi Media Interface) 조작 버튼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질감에서부터 계기 배치, 조작감에 이르기까지 정교함과 고급성이 뚝뚝 배어난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오디오 리모컨은 다이얼 타입. 일반적으로 쓰는 버튼식에 비해 겉보기에는 다분히 ‘아날로그’스러우나, 실제 운전하면서 써보면 그 편리함이 만만찮다. 등받이 어깨부분 각도까지 미세하게 조절되고, 마치 두루마리처럼 돌돌 펼쳐져 나오는 허벅지 받침은 시트마저 첨단으로 만들어놓았다. 대시보드에 수납되거나 펼쳐져 나올 때 MMI용 7인치 모니터가 보여준 조금 거친 움직임은, 빈틈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A8 4.2 운전석에서는 뜻밖의 사건이었다.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한 XJ8 4.2 뒷좌석만 놓고 보면 A8 4.2는 완벽한 쇼퍼드리븐카다. 시승차인 롱보디 버전과 기본형의 차체 길이 차이는 130mm. 하지만 앞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내도 어지간한 대형 세단만큼의 레그룸을 지켜내는 뒷좌석은 광활하기까지 하다.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시트와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도어 유리창 햇빛가리개, 4존 공조 시스템은 기함다운 장비. 공간과 시트 질감은 최상급이나 운전석에 비해 뒷좌석 편의장비는 인색한 편이다. 한편 이만한 뒷좌석 공간을 확보하고도 500X짜리 트렁크룸을 만들어낸 공간 쪼개기 비법이 궁금할 따름. 질감을 살려낸 원목과 가죽으로 마무리한 XJ8 4.2의 운전석에서는 고고한 전통미가 흠씬 풍겨난다. 브리티시 그린 컬러 재규어 로고를 중앙에 박아놓은 4스포크 스티어링 휠부터가 “웰컴 투 더 재규어 월드!”라고 맞아주는 것 같다. 항공기 계기판처럼 화려한 게이지들이 운전자를 향해 배치된 A8 4.2와 달리 XJ8 4.2의 계기판은 rpm 게이지와 속도계, 연료계 및 온도계를 세 개의 작은 원에 묶어둔 복고풍. 대시보드 가운데의 아날로그 시계는 XJ8과 완벽한 궁합을 과시한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각종 계기류들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스위치가 하나 있으니, 그 이름 ‘VALET’ 스위치. ‘발렛 파킹’을 위해 주차요원에게 키를 맡길 때 이 스위치를 누르면 귀중품을 넣어둔 글러브박스와 센터콘솔, 트렁크가 모두 잠겨버린다. 이만하면 XJ에 어울리는 상류사회 문화와 법도를 새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XJ8 4.2의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은 편.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조금은 좁게까지 느껴질 정도지만 몸을 받쳐주는 느낌이 제법 훌륭하고, 어깨선까지 올라온 벨트라인 덕에 아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공간이 모자란 대신 팔걸이에 마련한 오디오와 공조장치 리모컨 등 뒷좌석 편의장비는 넉넉한 편. TV 모니터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는 단자까지 꼼꼼히 갖췄다. 마치 고급 카펫처럼 폭신한 매트는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기 위한 소품. 타이트한 실내공간만큼 XJ8 4.2의 트렁크룸도 여유롭지는 않다. 구형에 비해 27% 넓혔다고는 하나 바닥이 높고, 긴 트렁크리드에 비해 깊지도 않은 수준. 안정감과 신뢰감은 A8L 4.2의 모든 것 A8 4.2의 6단 AT 오른쪽에는 묘하게 생긴 ‘스타트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키리스 엔트리 방식이라, 시동키를 몸이나 차에 지니고만 있으면 이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다. 특별한 재미를 주는 장비. 부드러운 시동음에 이은 출발가속에서 힘이 느껴진다. A8 4.2를 이끄는 엔진은 V8 4.2X 335마력 유닛. 넘치는 힘을 억지로 참기라도 하듯 믿음직하게 나아가지만,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에 대한 기대만큼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기어를 수동 모드로 전환해 2단으로 내린 뒤 급가속하자 목이 젖혀질 정도의 탄성을 드러낸다. 길이 5m 이상에 차체 무게만 2톤에 가까운 거구를 생각하면 소름 돋을 실력이다. 몇 차례 반복 측정한 A8 4.2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평균 7초로, 도로사정 등을 감안할 때 제원표 상의 성능(6.4초)에 견줄 만한 기록이다. 액셀 페달을 밟고 있으면 금세 시속 180km를 넘어서고, 3천500rpm에서 나오는 43.8kg·m의 든든한 토크 덕에 가속 스트레스를 느낄 틈조차 없다. 쉴새없이 반복한 급차선 변경과 원선회 테스트에서도 A8 4.2는 눈 하나 깜짝 않는 안정감을 발휘한다. 독일 고급 세단이 대개 그렇듯, 마음껏 몰아붙여도 걱정 없으리라는 신뢰감이 절로 든다. 이제는 ‘차가 모든 상황에 알아서 대처한다’는 구구절절한 설명조차 할 필요가 없을 듯. A8 4.2의 255/40 ZR19 사이즈 피렐리 P-제로 로소 타이어는 대표적인 고성능 세단용 제품. 부드러운 컴파운드와 직진주행성을 강조한 트레드 패턴으로 고속주행 때 대단한 성능을 보이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접지력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눈이 내린 지 오래되지 않은 도로 컨디션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와인딩 로드에 접어들었으나,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액셀 페달을 연신 짓눌러 밟을 정도로 A8 4.2의 안정감은 뛰어났다. 시속 80~100km로 좁은 와인딩 로드를 달리다 기어를 급히 2단으로 내리며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를 공략해도 희미한 타이어 마찰음만 들릴 뿐 운전석은 평온하기만 하다. 스티어링 휠 뒤쪽 좌우에 달린 플리퍼는 위치나 구성(오른쪽을 당기면 기어 단수가 올라가고, 왼쪽을 당기면 내려간다) 모두 베스트. 차체가 긴데도 급코너에서 뒤쪽이 밀려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중형 세단 못지않은 움직임이나 콰트로 버전의 공통점인 질척거리는 듯, 혹은 끈적거리는 듯한 발걸음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는 부분. 약간씩 언더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핸들링 안정감은 아우디 콰트로의 명성 그대로다. 전통과 첨단이 맞붙은 영·독 대접전 XJ8 4.2는 235/50 ZR18 사이즈 피렐리 P6000 타이어를 끼우고 등장했다. A8 4.2에 비하면 평범한 듯하나 이 역시 만만찮은 성능을 자랑하는 고급 세단용 고성능 타이어. 스티어링 휠 지름은 A8 4.2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작은 계기판과 예스런 맛이 살아 있는 대시보드 때문인지 컴팩트해 보인다. XJ8 4.2의 6단 AT는 수동 기능을 갖추지도 않았고 당연히 플리퍼나 팁트로닉 같은 첨단장비도 눈에 띄지 않는다. 말하자면 라이벌에 비해 정직한 운전석 구조를 지닌 셈. XJ8 4.2의 주행성능은 운전석 장비의 시각적 느낌 그대로다. 시속 60~70km를 유지하며 급차선 변경을 반복하자 어느 순간 차체 뒤쪽의 추종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차체가 긴데다 트렁크리드마저 긴 뒷바퀴굴림 세단이니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 하지만 이같은 성격에 적응하고 나면, XJ8 4.2는 근래 보기 드문 운전 재미를 선사한다. 1천800kg인 차체 무게를 생각하면 V8 4.2X 300마력 엔진의 힘을 무시할 수 없을 처지지만, 알루미늄 섀시와 전자제어식 에어 서스펜션은 은빛 보디를 완벽한 밸런스의 세계로 이끈다. 6단 AT와 어울려 뽑아낸 직진가속력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멈춰주는 4채널 ABS의 제동력이 있기에 그 맛을 더한다. A8 4.2가 달린 곳과 같은 와인딩 로드에서 XJ8 4.2는 두 차의 스타일링만큼이나 다른 달리기 성격을 드러낸다. 부드러운 듯 탄탄하게, 무른 듯 날카롭게, 허둥대는 듯 침착하게 연이어 펼쳐진 급코너를 공략하는 솜씨에서 1950~60년대 레이싱 무대를 주름잡던 재규어다운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A8 4.2가 끈끈한 접지력을 자랑한다면, XJ8 4.2는 탁탁 튀는 듯하면서도 트랙을 놓치지 않는 경쾌한 발놀림을 내세운다. 가벼운 발걸음은 매끄러운 구동계 조화와 함께 XJ8 4.2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인디케이트 없이 손끝으로만 J게이트 6단 AT의 기어 단수를 감지하도록 강요하는 재규어의 ‘전통에 매달린 고집’은 불만. 수동 기어 부럽지 않은 변속감과 재미있는 조작감으로 참아보려 애써봐도 불편함은 숨길 수 없다. 두 알루미늄 기함은 뒷좌석에서는 운전석의 재미를, 운전석에서는 뒷좌석의 여유로움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21세기에 마주친 영국과 독일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기함 대결’의 우열은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벌인 여우와 생쥐의 대결만큼이나 극적이고 뜨겁다. A8 4.2의 완벽한 제어능력과 빈틈없는 인테리어도 놀랍고, 우아한 보디라인 속에 숨긴 XJ8 4.2의 경쾌한 발놀림과 끝내주는 손맛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첨단은 전통이 있기에 빛나고, 전통은 첨단의 홍수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 취재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재규어 코리아 ☎ (02)3781-3830 아우디 A8L 4.2 콰트로 재규어 XJ8 4.2 장점 ·엄청난 첨단장비 ·경쾌한 달리기   ·앞선 주행안정감 ·부드러운 보디라인 단점 ·무거운 발걸음 ·모자란 실내공간   ·넓기만 한 뒷좌석 ·라이벌에 뒤진 디테일 A8L 4.2 콰트로 재규어 XJ8 4.2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81×1894×1455 5090×1868×1448 휠베이스(mm) 3074 3034 트레드(mm)(앞/뒤) 1629/1615 1556/1546 무게(kg) 1830 1800 승차정원(명) 4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5밸브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35/6500 300/6000 최대토크(kg·m/rpm) 43.9/3500 42.8/41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172 4196 보어×스트로크(mm) 84.5×93.0 86.0×90.3 압축비 11.0 ←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90 85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55/40 ZR19 모두 235/50 Z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317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3.403 3.070 변속기 자동6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제한) ← 0→시속 100km 가속(초) 6.4 6.6 연비(km/L) - 8.0 Price 1억6,690만 원 1억2,950만 원
렉서스 ES330 vs 푸조 607 3.0 지향점 .. 2004-03-05
미국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일본차가 한국 수입차시장을 흔들어놓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져 작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업계가 술렁였다. 그 주인공은 렉서스였다. 올해 1월 들어 판매대수가 뚝 떨어지며 ‘3개월 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잠시 동안이나마 렉서스가 IMF 이후 수입차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BMW를 왕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도시형 SUV인 RX330과 가족용 세단인 ES330의 판매가 큰 역할을 했고, 그 중에서도 ES330은 단일차종 최다판매의 기록을 세우며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작년 수입차시장에서 또 하나의 뉴스메이커는 푸조였다. IMF 경제위기와 함께 1998년 철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판매를 재개한 푸조는, 판매차종이 적다는 약점을 안고도 순식간에 4/4분기에 시장점유율 중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푸조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알리기와 차종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그 정점에 서 있는 것은 기함인 607이다. 수입차시장 특수성이 만들어낸 묘한 맞수 개념이나 접근방법에서 뚜렷한 차이 보여 나름대로 큰 관심거리가 되어버린 두 브랜드의 두 차가 한 자리에 모였다. ES330은 렉서스 브랜드의 여러 모델들 중 허리 정도에 해당하고, 607은 푸조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최고급 모델이다. 브랜드 이미지나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가지고는 두 차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두 차는 한국 수입차시장의 특수성이 만들어낸 묘한 맞수인 셈이다. 큰 관점에서 보면 두 차는 모두 준대형 준고급차에 속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내 시장에서 두 차가 노리는 고객층의 교집합 범위도 비교적 넓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두 차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원래 목표로 했던 시장이다. ES330은 미국을, 607은 유럽 중에서도 프랑스를 가장 큰 목표시장으로 삼고 개발되었다. 그만큼 차의 개념설정이나 접근방법의 차이는 뚜렷하다. 뒤에 이어질 본격적인 시승기를 통해 그 차이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브랜드를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ES330은 렉서스의 다른 차들과는 차이가 있다. 렉서스가 도요타에서 만든 고급 브랜드이긴 하지만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ES330은 도요타의 대중용 중형차인 캠리의 렉서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EF 쏘나타를 고급스럽게 만든 그랜저 XG와 비슷하다. ES330이 렉서스의 세단들 중 유일한 앞바퀴굴림 모델이라는 점 역시 렉서스의 지향점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ES330은 렉서스의 경쟁상대인 여느 고급 브랜드들의 동급차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607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프랑스 제1의 브랜드가 만드는 기함 모델이라는 상징적 의미다. 기함은 플래그십(flagship)이라는 영어에서 온 말로, 서양의 해군에서 함대기(旗)를 달고 사령관이 탄 배를 뜻한다. 지상전과 달리 해상전에서는 사령관이 맨 앞에 나서서 전투를 지휘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자동차에서 한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이끄는 모델을 기함이라고 하는 것은 이 의미를 빌려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07의 ‘기함’이라는 위치는 다른 고급 브랜드에서 나온 비슷한 크기의 모델들과 비교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수입차시장의 베스트셀러인 ES330과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푸조의 기함 607의 비교는 서로의 개성이 어떻게 다른지, 소비자가 선택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다. ES330은 들뜨고 607은 가라앉은 느낌 내장재의 고급스러움 두 차 모두 부족해 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앞모습은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큰 디자인 요소다. 헤드라이트 끝부분이 보네트를 깊숙이 파고 들어간 것은 두 모델의 공통점이다. 최신 트렌드에 대한 해석이 메이커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다르게 나온 것이 흥미롭다. 그러나 스타일의 접근방법을 미술분야에 비유하자면 ES330은 조소에, 607은 조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주제와 덩어리를 가지고 ES330은 갖춰진 뼈대에 고급스러움을 더해나갔다면 607은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섬세하게 깎아나간 느낌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두 차를 따로 놓고 보면 ES330이 훨씬 커 보이지만, 나란히 있을 때에는 거의 비슷해 보인다. 수치상으로 비교해 보면 오히려 607쪽이 약간 큰 것을 알 수 있다. ES330은 대륙지향적인 아웃라인과 볼륨이 미국적이지만 작은 부분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하는 전형적인 일본식 디자인 성향도 엿보인다. 607은 전체적으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세부적인 단순함과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우아함을 만들어낸다. 전반적으로 ES330은 들뜬 느낌이고 607은 차분히 가라앉은 느낌이다. 두 차 모두 밖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주제가 실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보통수준 이상의 내공을 지닌 메이커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 앞부분을 살펴보면, ES330은 보수적이지만 실내 전체에 흐르는 은은한 곡선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고,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과 함께 차에 탄 사람이 여유를 느끼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607은 공간활용보다는 조형미와 장식적인 면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는 젊은 디자인의 가구를 놓은 거실과 같은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절제된 선과 양감을 밑바탕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다만 정돈된 T자형 대시보드 한가운데에 들어앉은 타원형 센터페시아는 과장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실내 색은 ES330이 내장재와 가죽시트 모두 검은색에 짙은 갈색 우드그레인을 더했고, 607은 검은 내장재에 갈색계통의 가죽시트를 갖춰 비교적 밝은 갈색인 우드그레인과 잘 맞는다. 내장재의 고급스러움이 약간 부족한 것은 두 차 모두 아쉬운 부분이지만 시트의 고급스러움은 촉감이나 바느질 모두 수준급인 607쪽이 두드러진다. ES330은 두툼한 시트 쿠션의 폭신함이 돋보인다. 편안함의 기준은 미국과 유럽이 사뭇 다른 탓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607의 시트가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다. 뒤쪽으로 자리를 옮겨보면, 607은 등받이 각도가 몸을 기대기 좋게 기울어져 있고 엉덩이 아래와 등 뒤의 파여진 부분도 가볍게 몸을 잡아주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편안함에 있어서는 휴식공간이라 해도 좋을 정도여서, 가족용 세단은 물론 쇼퍼 드리븐카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차에 뒷자리를 위한 송풍구가 없는 것은 아이러니다. 밋밋한 각도로 기울어진 C필러 때문에 시야는 조금 답답하고, 머리 위의 천장을 움푹 들어가게 처리하긴 했지만 공간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등받이를 나누어 접을 수 있는 기능은 유럽차라면 당연한 요소다.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가 마련되어 있는 ES330에서 상대적으로 고급차다운 배려를 느낄 수 있지만 좌석의 높이나 등받이 각도, 앞좌석과의 거리 등은 조금 부자연스럽다. 운전자 중심의 가족용 세단이 설계의 기본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에 타고 내릴 때 머리 부분의 걸리적거림은 607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고, 약간 파묻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옆 시야와 시트 쿠션의 편안함이 점수를 딴다. 머리받침 뒤쪽의 선반에는 어린이용 의자를 고정시킬 수 있는 고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미국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국내에서는 실용성 평가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차 밖으로 나와 먼저 엔진룸을 비교해 본다. 엔진룸은 대부분의 부품을 플라스틱 커버로 감싼 607쪽이 깔끔해 보인다. 엔진룸 커버는 소음을 줄여주지만 정비할 때에 불편한 것이 흠이다. 607은 중요한 점검부분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해 불편함을 줄였다. ES330은 엔진 헤드 위에만 커버가 씌워져 있어 상대적으로 어수선해 보이지만, 정비하기 편리하도록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정비성 높은 엔진룸 배치는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듣는 이유 중 하나다. ES330의 엔진은 배기량 3.3X로 3단계 가변흡기 시스템(ACIS-V)과 가변 밸브타이밍 장치(VVT-i), 전자식 드로틀 조절장치(ETCS-i) 등 다양한 전자장치가 더해져 228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시승차로 마련된 607의 엔진은 ES330보다 배기량이 10%쯤 작은 3.0X로 최고출력은 210마력이다. 배기량의 열세를 감안하면 출력은 많이 모자라는 수준이 아니지만, 체감출력에 영향을 미치는 토크는 29.1kg·m으로 33.2kg·m인 ES330보다 가속감의 여유가 덜한 원인이 된다. 회전감각은 두 차가 사뭇 다른데, ES330은 가볍고 호쾌한 느낌이고 607은 진지하고 정교한 느낌이다. 가볍고 호쾌한 느낌 주는 ES330의 엔진 607은 푸조의 스포티한 핸들링 살아있어 변속기는 ES330이 계단식 변속 게이트의 자동 5단이고, 607은 수동변속기능이 있는 팁트로닉 자동 4단이다. 최근 자동변속기의 단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가속감을 좋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가장 큰 목표는 연료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 의도가 반영된 수퍼 ECT 변속기 덕분에 ES330은 엔진 배기량에 비해 탁월한 10.2km/X의 공인연비를 보여준다.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는 배기량이 작은 607의 공인연비가 9.9km/X로 열세지만 조금 무거운 차체를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607은 전통적인 푸조의 스포티한 핸들링이 잘 살아있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포츠와 자동의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자동모드에서는 주행상태에 따라 컴퓨터가 능동적으로 서스펜션의 반응을 여러 단계로 조절해준다. 비교적 정확하고 깔끔하게 운전자의 의도를 살려 움직여주는 것은 고맙지만, 고급차가 갖춰야 할 ‘+α’의 카리스마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것은 한 메이커의 최상위 모델로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달리면서 ‘이 차가 고급차구나’라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는 것은 보는 입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좋다’ 이상의 그 무엇을 줄 수 있어야 고급차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시승차의 타이어는 225/50 R17 크기의 피렐리 P6000. 제원표에 225/55 R17로 나와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ES330의 운전감각은 미국차의 부드러움과 일본차의 가벼움이 적당히 버무려져 있다. 부드러운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탓에,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서스펜션은 가장 부드러운 컴포트 모드에 놓으면 출렁이는 듯하고 가장 단단한 스포츠 모드에서는 여유롭게 느껴진다. 타이어는 215/60 R16 크기의 미쉐린 에너지 MXV4 플러스로, 편평비에서 승차감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핸들링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ES330도 칭찬을 하기에 모자람이 있다. 의도한 대로 몸을 놀리기는 해도 정확함이 약간 부족하고, 핵심을 꿰뚫어보면 일반적인 가족용 세단들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시내에서 일상적인 주행만 반복한다면 이런 밋밋함이 편안함처럼 느껴질지 모를 일이다. 엔진 소리의 경우 ES330은 렉서스 특유의 조용함이 돋보인다. 차가 달리는 중에도 회전수나 변속여부에 상관없이 무엇이 돌아가고 있는지 느끼기 힘들 정도로 진동이 작다. 엔진 소리는 가볍게 실내로 전해지는데, 0.28의 낮은 공기저항계수에 힘입어 시속 140km 정도까지 풍절음이 낮은 수준에 머문다. 607의 실내로 들려오는 소리는 주행소음보다 엔진 소리가 강조되어있다. ES330보다는 들려오는 양이 많지만 차분하게 걸러져 들어오고, 중후함보다는 박진감 쪽에 가깝다. 정리하면, 푸조 607은 정통 유럽감각의 세단으로 안팎의 디자인에서 동적인 성능에 이르는 모든 부분들이 고르게 조화를 이룬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유럽산 차라는 점을 상기하고 독일산 차와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있다. 한편 그랜저의 가벼운 감각을 좋아했던 오너들이 수입차로 업그레이드한다면 ES330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차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수입차로서는 차의 크기나 장비에 비해 매우 경쟁력 있는 값을 제시하고 있다. 잘 팔리는 물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값만큼,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한 크기와 장비를 갖춘 두 차의 성격과 가격 차이를 과연 메이커들은 어떤 가치의 차이로 소비자들에게 알려나갈지 궁금해진다. 뒤늦게 경쟁에 나선 푸조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렉서스 ES330 P그레이드 푸조 607 3.0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855×1810×1455 4875×1830×1460 휠베이스(mm) 2720 2800 트레드(mm)(앞/뒤) 1545/1535 1540/1535 무게(kg) 1560 158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 최고출력(마력/rpm) 228/5600 210/6000 최대토크(kg·m/rpm) 33.2/3600 29.1/375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3311 2946 보어×스트로크(mm) 91.9×83.1 87.0×82.6 압축비 10.2 9.9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0 8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15/60 R16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820/2.194/1.4110.973/0.703/3.141 3.131/1.707/1.1520.829/-/2.959 최종감속비 3.478 3.450 변속기 자동5단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9 232 0→시속 100km 가속(초) - 9.9 연비(km/L) 10.2 9.4 Price 5,580만 원 7,040만 원
A6 2.7T quattro & Allroad qu.. 2004-02-24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1년에 몇 차례씩 청첩장을 받아들게 된다. 만약 15년 지기 오랜 친구의 늦장가 소식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인사라도 주고받다 보면 예식장은 그야말로 시골장터 분위기. 이 모든 소란은 신랑신부의 등장과 더불어 단숨에 가라앉는다. 새신랑은 이미 대학시절 이태원에서 산 가죽점퍼 한 벌로 네 차례의 겨울을 버티던 그가 아니고, 새신부 역시 대학 후문 근처에서 장만한 ‘짝퉁’ 패션으로 자신만만해하던 그녀가 아니다. 메이크업에 웨딩드레스, 턱시도를 받쳐입은 그들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하객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옷은 날개다.’ 트윈터보로 무장한 ‘아우디 트윈 스타’가 서로 다른 옷을 차려입고 한국 땅을 밟았다. 주인공은 아우디 중형 세단의 간판스타 A6 2.7T 콰트로와 고성능 ‘아반트’ 올로드 콰트로 2.7T. 콰트로 시스템의 자극적인 맛을 서로 다른 그릇에 담아낸 이들은 아우디의 걸작이라 부르기에 모자람 없는 차들이다. 세단과 왜건 가운데 아우디 중형 승용차를 위한 날개가 되어줄 옷은 과연 무엇일까. 부드러운 A6과 남성미 넘치는 올로드 콰트로 이번 만남을 주선한 이는 지난 12월 중순 국내 시판에 들어간 A6 2.7T 콰트로. 1968년 등장한 앞바퀴굴림 세단 아우디 100에 뿌리를 둔 A6은 매끈한 보디 스타일링과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 고감도 엔진에 완벽한 서스펜션까지 고루 갖춰 아우디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보디라인은 같은 엔진을 얹은 동지 올로드 콰트로 2.7T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꼭 닮은 눈(헤드라이트)……. 얼굴만 놓고 보면 이들은 분명 일란성 쌍둥이다. A6 2.7T 콰트로의 스타일링은 솔직 담백하다. 억지 꾸밈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은 오랫동안 곁에 있어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다. 2.7T 콰트로의 포인트는 트렁크리드 끄트머리에 살짝 올려붙인 립 스포일러.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TT 로드스터의 엉덩이를 떠올리게 한다. 차분한 듯 스포티한 라인은 ‘아우디 승용 라인업 가운데 가장 예쁜 차’라는 명성을 확인시켜준다. 범퍼를 중심으로 나눠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파이크스피크와 누볼라리 콰트로 등 지난해 선보였던 컨셉트카를 닮았다.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과 망설임이 앞서는 까닭은 아마도 A6 스타일링에 대한 익숙함 때문인 듯. 고성능 ‘아반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올로드 콰트로 2.7T 스타일링은 A6에 비해 훨씬 남성적이다. 언뜻 꼭 닮은 듯한 앞모습도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눈매는 같으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A6보다 거칠고, 범퍼 아래에 덧댄 프로텍터는 A6이 갖지 못한 오프로드 본능을 드러낸다. 불끈 솟아오른 오버펜더와 올로드 콰트로 특유의 이중 휠에는 마초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A6 2.7T와 올로드 콰트로 2.7T는 겉모습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많이 닮았다. 도어를 열면 3스포크(A6)와 4스포크로 스타일을 달리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오나, 두 차 인테리어의 차이점 역시 거기까지. 3스포크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이 큰 탓인지, A6쪽이 한결 스포티해 보인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타입은 옵션에 포함된 내용이니 이 또한 큰 차이점이라 보기 어렵다. 4단계로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 버튼과 미세하게 다른 시트가 두 차를 구분짓는 단서. 탄탄한 서스펜션의 풋워크 돋보여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은 앞바퀴굴림 방식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착에서 출발한다. 두 차에 얹힌 시스템은 지난 97년 선보인 5세대. 풀타임 4WD에 종합 차체제어 시스템 ESP를 쓰는 등 새 기술을 더했으나 그 근원은 센터 디퍼렌셜에 토센 LSD를 얹은 2세대 콰트로(86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토크 센싱(torque sensing)의 줄임말 토센에 차동제어장치(LSD)를 더한 이 시스템은 웜 휠과 웜 기어, 스퍼 기어 등의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지만 응답성이 좋고 사이즈를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어 콰트로 시스템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 토크를 앞뒤 50:50으로 나누고 언제 어디서든 한쪽 바퀴가 헛돌면 반대쪽으로 더 많은 토크를 보내는 방식. 프론트와 리어 액슬 사이에 놓인 토센 디퍼렌셜은 최대 78%의 구동력을 회전수가 적은 쪽으로 전달해 한결 안정적인 코너링을 실현한다. 앞뒤 구동력 분배의 융통성은 30:70~70:30까지. A6 2.7T 콰트로와 올르드 콰트로 2.7T는 보여주기 위한 차가 아니다. 아우디 차가 대개 그렇듯 이들 역시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직접 타봐야 무덤덤한 스타일링 속에 감춰둔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우선 A6의 운전석에 앉아 출발. 바삐 변속을 해가며 액셀 페달 밟은 발에 힘을 주자 날쌘 반응을 보인다. 아랫급 A6 2.4 콰트로에 비해 변속 타이밍은 빠른 편. V6 DOHC 5밸브 트윈터보 2.7X 250마력 엔진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직선 구간에서 만만찮은 가속력을 드러낸다. 서너 차례 테스트 결과 A6 2.7T 콰트로의 0→시속 100km 가속은 평균 7~8초. 제원표 상의 성능(7.4초)과 일치한다. 이어진 원선회 및 급선회 테스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4매틱과 같은 뒷바퀴굴림 베이스의 4WD 방식과는 또 다른 풋워크를 드러낸다. 라인 추종성은 올로드 콰트로에 조금은 못 미치는 듯하나 한결 가볍게 내딛는 움직임이 운전 재미를 더한다. ‘왜건의 탈을 쓴 스포츠카’ 올로드 콰트로 2.7T는 A6에 비해 묵직하다. AT 레버를 S 레인지로 옮기면 변속 타이밍을 3천500rpm 부근으로 끌어올려 한결 스포티하게 달린다. 원선회 테스트에서도 A6 세단 못지않은 버티기 실력으로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다른 타이어 (A6 비대칭 미쉐린 vs 올로드콰트로 대칭 던롭)도 미세한 차이의 주요 원인. 큰 흥분을 느끼지 않은 채 이들을 맞았지만 A6과 올로드 콰트로는 이미 강렬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전에 타본 아우디 차들도 늘 이런 식이었다. 닮은 듯 서로 다른 콰트로 달리기 경기도 용인의 와인딩 로드는 좁고 가파른 데다 헤어핀에 가까운 급커브가 곳곳에 숨어 있어 어지간한 하체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코스. 물론 시속 30km 이하의 저속으로 통과할 때를 말하는 게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지 않고 시프트다운과 핸들링만으로 차체를 컨트롤하기에는 A6과 올로드 콰트로에게도 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 곳에서 콰트로 시스템과 튼튼한 하체를 확인하기로 했다. A6 2.7T 콰트로의 자신감은 직진 가속력에 이어 와인딩 로드 주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기대 이상이고 팁트로닉 버튼의 쓰임새도 무척 좋은 편. 헤어핀 수준으로 파고드는 경사로에서 가속을 늦추지 않자 코너 바깥쪽으로 슬립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금세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ESP는 너무 적극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타이밍을 놓칠 만큼 늦게 개입하지도 않는다. 안정감 면에서야 반 박자 빠른 ESP의 개입이 앞서겠으나 ‘펀 투 드라이빙’(fun to driving) 측면에서는 운전자에게 ‘몸소 버티는 재미’를 선사하는 감각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대신 나중에는 운전이 아닌, 운동하는 기분이 들 수 있으므로 아우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전에 체력부터 관리할 것. 차체 움직임이 조금 무거운 듯해도 에어 서스펜션을 뺀 플로어 팬 전체를 공유한 모델인 이상 올로드 콰트로의 전반적인 운전감각은 A6과 비슷하다. 1천800~4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마구 뿜어 나오는 35.7kg·m의 최대토크는 마음껏 도로를 휘젓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올로드 콰트로의 듬직한 직진 달리기는 대단하나, 핸들링에서는 무거운 차체의 한계를 어쩔 수 없이 드러낸다. A6보다 부드러운 시트도 운전감각 차별화에 한몫 한 요인. A6에 비해 롤링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편이고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조금 못 미친다. A6보다 크게 높은 최종감속비(2.909 vs 4.379)는 올로드 콰트로의 지향점을 분명히 규정짓는다. 같은 뼈대를 지녔어도 지향점을 달리 하면 결과물은 이렇게 달리 나온다. A6 2.7T 콰트로의 전신인 아우디 100에 콰트로 시스템이 얹힌 지도 햇수로 13년째인 만큼, 그 명성과 세월만으로도 성능을 확신하기에 모자라지 않을 법하다. 한편 올로드 콰트로의 모태는 코너링 안정성이 떨어지는 정통 왜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던 A6 아반트. 여기에 4WD와 4레벨 에어 서스펜션을 더한 올로드 콰트로는 무시할 수 없는 신뢰감을 쌓았다. 끈질기게 파고든 A6 2.7T 콰트로는 매서웠고, 부드러운 듯 듬직하게 버틴 올로드 콰트로 2.7T는 마음까지 편하게 해주었다. 날렵한 A6 2.7T 콰트로가 처녀 시절 연못가에 벗어두었다 나무꾼에게 빼앗긴 선녀의 날개옷이라면, 안정감 있는 올로드 콰트로 2.7T는 아이 셋을 품에 안고 다시 하늘로 올라갈 때 나무꾼의 아내가 입었던 날개옷에 견줄까. 세단과 왜건은 결국 보이는 차이만 클 뿐, 모두 아우디에 어울리는 옷들이었다. 취재 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아우디 A6 2.7T 콰트로 장점 ·깔끔한 스타일 ·날카로운 핸들링 단점 ·가벼운 몸놀림 ·강력한 라이벌들 올로드 콰트로 2.7T 장점 ·묵직한 주행성능 ·멀티 플레이어 단점 ·무거운 코너링 ·한국에서 왜건으로 살기 A6 2.7T 콰트로 올로드 콰트로 2.7T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6×1810×1453 4810×1852×1529~1595 휠베이스(mm) 2759 2760 트레드(mm)(앞/뒤) 1540/1569 1586/1597 무게(kg) 1705 179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5밸브 ← 최고출력(마력/rpm) 250/5800 ← 최대토크(kg·m/rpm) 35.7/1800~4500 ←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배기량(cc) 2671 ← 보어×스트로크(mm) 81.0×86.4 ← 압축비 9.3 ← 연료공급장치 -/트윈터보 ← 연료탱크크기(L) 70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멀티링크/더블 위시본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35/45 R17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65/1.999/1.4071.000/0.742/4.096 ←← 최종감속비 2.909 4.379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5 234 0→시속 100km 가속(초) 7.4 7.7 연비(km/L) - 7.9 Price 미정 8,700만 원
AUDI A4 3.0 QUATTRO / MERCEDES.. 2004-01-14
패밀리룩이 일반화된 유럽 메이커 중에서도 아우디는 유별나다. 형제간의 닮음이 이상할 리 없지만 아우디 차가 줄지어선 주차장을 보면 재빨리 차종을 구별해내기 힘들 정도. 철저한 패밀리룩 유지와 지나친 개성을 배제하는 무난함은 아우디의 오랜 디자인 정책이었다. 지금의 A4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00년 말. 피터 슈라이어가 이끄는 디자인 팀은 앞서 발표된 A6을 모범답안 삼아 새로운 컴팩트 세단을 완성했다. 커진 차체는 구형의 부드러운 곡선 대신 단단한 느낌으로 마무리되었고 캐빈룸을 키우느라 오버행은 한층 짧아졌다. 차체 양옆의 쿼터패널과 범퍼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라인은 A6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 애완견 바셋하운드의 큰 귀처럼 옆부분을 덮은 보디패널은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A4에 와서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진 데다 눈에 익어 이제는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 큰 변신 포인트는 많아진 직선과 한층 뚜렷해진 캐릭터라인. 여기에 짧고 높은 트렁크와 5스포크 17인치 휠이 어우러져 스포티함을 맘껏 풍겨내고 있다. ‘평범한 외모에 담긴 비범한 달리기’로 표현되는 A4의 성격은 인테리어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선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2개의 커다란 원형 미터 사이에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단 스탠더드 레이아웃. 하지만 운전자를 향해 비스듬히 배치된 미터와 둘레의 크롬몰딩 장식, 팁트로닉 시프트 스위치가 달린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달리기도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시트는 사이드 서포트가 커 세 모델 중 홀딩 능력이 가장 좋고 히프 포인트가 낮아 스포츠 드라이빙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환경을 만든다. 쓰기 편한 컵홀더 위치 등 편의성도 소홀하지 않다. 이번 시승에 참여한 모델은 V6 3.0X 5밸브 엔진을 얹은 A4 3.0 콰트로. 구형의 배기량을 2.8X 에서 3.0X 로 키우고 5개의 흡배기 밸브 타이밍을 적절하게 제어해 얻어낸 최고출력은 218마력. 새로운 알루미늄 엔진 블록과 경량 피스톤, 밸런스 샤프트, 가변식 흡기 매니폴드로 무장하고 높은 반응성과 고성능, 저 배기가스를 실현한 신형 엔진이다. 여기에 5단 AT 팁트로닉과 4WD 콰트로 시스템을 연결한 탄탄한 구동계를 완성했다. 4WD 메르세데스 벤츠라면 대부분이 고전적인 오프로더 G클래스와 SUV M클래스를 떠올리겠지만 이미 1986년 중형 세단 300 시리즈에 4WD 4매틱을 선보인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C클래스부터 E와 S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4매틱이 32가지나 된다. 이번 시승에 참가한 모델은 컴팩트한 C클래스에 강력한 V6 엔진과 4WD 시스템을 얹은 C320 4매틱. 얼마 전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기대주다. C클래스는 같은 해 등장한 A4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단정하지만 활동적인 A4와 달리 컴팩트한 차체임에도 왠지 모를 중후함을 풍기는 것은 벤츠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감 때문일까? 그러면서도 날렵한 보네트와 역동적인 루프라인, 삼각형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등 스포티한 요소가 가득하다. 최근 들어 가장 달라진 부분은 헤드램프. 커버를 투명하게 바꾸고 램프 디자인도 바꿔 한층 신선해졌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변화지만 실제 느껴지는 차이는 크다. 알루미늄 트림을 쓴 시승차의 아방가르드 패키지는 인테리어 느낌을 경쾌하게 만든다. 엘레강스의 우드그레인에 비해 이 쪽이 차급과 성격에 어울려 보인다. 대형 속도계가 중간에 자리잡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시인성이 뛰어나고 4스포크 스티어링은 그립감이 좋다. 하지만 스티어링과 센터페시아의 수많은 스위치 중에는 무선전화, 내비게이션 등 국내에서 쓸 수 없는 기능이 너무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 시승차는 쿠션이 단단한 컴포트 시트에 공기를 넣고 뺄 수 있는 에어 쳄버 4개(옵션)를 갖춰 좀더 완벽한 운전자세를 도왔다. 엔진은 이 날 모인 세 대 중 가장 배기량이 큰 V6 3.2X. 트윈 스파크+3밸브의 고전적인 구성이지만 218마력의 큰 힘으로 C클래스를 이끈다. 4매틱은 M클래스용을 개발했던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만든 풀타임 방식. 센터 디퍼렌셜이 토크를 항상 40:60으로 나누고 네바퀴 브레이크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4ETS가 LSD 기능을 대신한다. 스핀하는 바퀴의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그립이 남은 바퀴로 힘을 보내는 원리. 4매틱 등장에 발맞춰 앞 서스펜션을 새롭게 다듬었다. 데뷔한 지 가장 오래된 파사트는 반대로 가장 먼저 변신을 앞둔 모델이기도 하다. A4 플랫폼을 바탕으로 1996년 풀 모델 체인지했을 때의 모습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실용성 넘치는 폭스바겐 기함에서 아우디 색채가 강한 세련된 모습으로의 변신. 2000년 A4가 풀 체인지할 때 뒤따라 변신하지 않은 것은 새로운 고급 세단 페이튼의 준비작업 때문이었다. A6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중형 세단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디자인을 중후하게 다듬고 새로운 심장(W8 엔진)을 얹어 넓은 영역을 담당하도록 했다. 그릴을 키우고 디자인을 다듬은 파사트는 ‘베이비 페이튼’이라고 불릴 만큼 얼굴이 닮았다. 보디라인은 구형 그대로지만 앞뒤를 많이 손보고 크롬 몰딩을 적극적으로 써 중형 세단에 어울리는 품위를 얻어냈다. 실내, 특히 대시보드의 기본구성은 A4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본받을 만한 깔끔한 마무리와 아기자기한 구성, 다채로운 색상의 조명은 폭스바겐 인테리어의 특징. 타이트한 실내공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중후한 분위기는 중형 세단 클래스까지 커버하기 위한 변신이지만 어딘지 아쉬움이 남는다. 편안함을 추구한 시트 디자인과 높은 히프 포인트에서는 파사트만의 성격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가운데를 누벅 가죽으로 처리한 시트는 엉덩이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아 좋고 센터페시아에 내장한 6CD 체인저는 공간활용성을 높여주는 선택. 엔진은 아우디 구형 A4에 얹었던 V6 2.8X DOHC 5밸브 193마력을 그대로 쓰고 있다. 폭스바겐은 파사트를 만들면서 VR6(뱅크각 15°의 2.8X 유닛) 대신 아우디 계열을 선택했다. 그 덕분에 발전된 4WD 시스템 콰트로도 함께 가져올 수 있었다. 폭스바겐은 이전에 자신들이 썼던 싱크로나 콰트로 대신 ‘4모션’이라는 새 이름을 만들어 달았다. 넓은 시장을 커버해야 하는 파사트는 엔진 라인업이 최소 1.6X부터 시작되고 BMW 5시리즈/벤츠 E클래스와의 경쟁을 위해 W8 4.0X까지 얹는다. V6의 변속기는 5단 AT 팁트로닉 한 가지. 오른쪽에 매뉴얼 모드를 준비한 시프트게이트는 A4와 비슷하지만 위치가 조금 다르다. 뒤쪽에 토션 빔을 쓰는 앞바퀴굴림 버전과 달리 4모션은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얹는다. Driving Impression 시승 전날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여느 시승 때라면 밤새 쌓이는 눈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잠을 설쳤겠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네바퀴 굴림의 강자들이 모였기 때문. 예상보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눈은 대부분 녹아버렸지만 흙과 먼지로 더러워진 노면과 타이어 그립을 낮추는 차가운 날씨는 이들을 시험하기에 부족함 없는 환경이었다. 자동차 역사에서 4WD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세 가지 있다. 네덜란드의 4WD 선구자 스파이커와 2차대전의 영웅 지프, 그리고 승용 4WD를 대표하는 아우디. 굳이 ABC 순서가 아니라고 해도 네바퀴굴림 세단을 이야기하면서 아우디를 첫손에 꼽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콰트로라는 이름이 등장한 80년대 초만 해도 4WD는 험로를 느릿느릿 달리는 오프로더만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WRC에 홀연히 등장한 아우디 스포츠 콰트로는 눈 쌓인 몬테카를로 산길과 핀란드의 설원, 아프리카 사막을 아우르는 놀라운 주행성능으로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승용차에 얹기 위한 아우디의 꾸준한 노력이 지금의 콰트로 시스템으로 정착된 것. 다른 듯 같은 점 바라보는 세 모델 A4 3.0의 V6 3.0X 5밸브는 이전의 2.8X 형에서 발전된 최신 유닛. 늘어난 배기량 덕분에 넉넉해진 토크는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를 통해 평탄한 커브를 그린다. 엔진 반응이 매끄럽고 팁트로닉과의 오랜 조합도 뛰어난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포르쉐에 비해 더딘 변속기 반응은 승용차용 세팅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스티어링 스포크에 달린 변속 스위치는 편하고 재빠른 조작을 가능케 한다. 다만 코너링 중에는 버튼보다 시프트레버를 쓰는 쪽이 편하다. 전자식 록 기구가 달린 기계식 토센(TORSEN, Torque Sensing의 약자) 디퍼렌셜은 웜 기어의 조합을 통해 앞뒤 토크를 평소 50:50으로 나누다가 상황에 따라 33:67~67:33으로 비율을 바꾼다. 앞뒤 모두 235/45 R17 사이즈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접지력은 세 차 중 가장 단단한 서스펜션, 콰트로 시스템과 맞물려 놀라운 코너링 성능을 완성한다. 요철 통과 등 승차감에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선이 가는 느낌에 비해 코너링 성능은 놀랄 만하다. 특히 코너에서의 차체 안정성은 자연스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든다. 페달 압력에 따라 정확한 움직임을 보이는 브레이크 시스템도 인상적. A4가 빠르고 안정적이라면 C320 4매틱은 파워풀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보여준다. C클래스의 안정적인 FR 구동계와 서스펜션에 4WD 시스템을 더해 새로운 영역으로 올라선 느낌. V6 3.2X 엔진은 12개 적은 밸브 개수에 아랑곳 않고 배기량 우위에서 오는 강한 토크를 바탕으로 운전자 의도에 맞춰 빠르게 회전수를 오르내린다. 좌우로 움직여 변속하는 5단 AT는 절도감 있을 뿐 아니라 손에 익으면 생각보다 조작도 간편하다. 스티어링 감각은 지나치게 가볍지만 더할 나위 없는 운동성능이 운전 재미를 더한다. 급차선 변경에서는 옆 차선이 잡아당긴다고 느껴질 정도. 마그나 슈타이어사가 전통적인 FR의 운동성능과 안정성을 양립시키기 위해 설정한 앞뒤 토크 배분은 40:60. LSD 대신 브레이크로 차체를 제어하는 4ETS가 달렸고 주행안정장치 ESP는 안전성을 최우선해 급코너에서 속도를 확실하게 줄여버린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광폭 타이어와 4매틱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ESP를 꺼버리자. 파사트 V6 4모션은 A4―지금은 풀 모델 체인지되었지만―와 같은 메커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성격을 보인다. 차분하고 중후한 외모에 높은 시트 포인트와 안정된 스티어링 감각을 지녔고 철저한 방음대책 덕분에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다. 배기량이 가장 작은 2.7X 엔진은 출력에서 뒤쳐지지만 부드러운 반응으로 다루기가 쉽고 팁트로닉, 콰트로 시스템과도 잘 어울린다. 출발할 때의 반응은 묵직하지만 중속 이후에서의 순발력과 추월가속은 초반의 걱정을 잠재우고도 남는다. 폭 205mm의 타이어는 급코너에서 나지막한 비명을 지르고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 때문에 롤링도 큰 편이지만 한계영역이 높아 자세를 잃는 법은 없다. 충격흡수력이 뛰어난 댐퍼는 초반에 부드럽지만 눌릴수록 점점 단단해지는 느낌. 달리기 특성에서 A4, C320과는 지향점이 다른 느낌이다.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보다 부드럽고 안정된 달리기를 목표로 하면서도 드라이버의 요구에 충실하게 대응하는 전천후 달리기가 파사트의 매력이다. 다양화되고 있는 4WD 세단의 세계 4WD 명가에서 태어난 A4는 오랜 명성에 걸맞은 콰트로 시스템과 최신 V6 엔진,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이 어우러져 완벽에 가까운 고속 코너링을 보여준다. C320 4매틱의 강렬한 스포츠 드라이빙은 토크 풍부한 V6 엔진과 FR 특성의 4매틱 시스템이 선사하는 C클래스의 새로운 매력. 이들과 달리 파사트는 파워나 스포츠 드라이빙보다는 빼어난 승차감과 정숙성을 선사한다. 공교롭게도 아우디와 벤츠, 폭스바겐은 각각 4WD, FR, FF 구동계의 대표 메이커.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세 대의 4WD 세단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앞으로 네바퀴굴림 컴팩트 세단의 경쟁이 한층 거세어지리라는 사실. 볼보에서 300마력의 강력한 터보 엔진을 얹은 S60R을 선보였고 BMW 325xi도 얼마 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의 3색 대결은 올 하반기에 이르러 좀더 다채로운 색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4 3.0 콰트로 장점 ·탄탄한 고속 코너링 ·정교하게 반응하는 브레이크 단점 ·형제들과 구분하기 힘든 얼굴 ·요철에서 튀는 서스펜션 C320 4매틱 장점 ·파워풀한 스포츠 드라이빙 ·치밀하고 재빠른 5단 AT 단점 ·놀고 있는 버튼이 너무 많다 ·너무 가벼운 스티어링 파사트 4모션 장점 ·뛰어난 정숙성과 안락감 ·내장식 CD 체인저 단점 ·지나치게 중후한 디자인 ·아쉬운 출력과 토크 A4 4.0 콰트로 C320 4매틱 파사트 V6 4모션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47×1766×1428 4525×1730×1420 4703×1746×1462 휠베이스(mm) 2650 2715 2703 트레드(mm)(앞/뒤) 1528/1526 1495/1465 1510/1510 무게(kg) 1560 1575 1574 승차정원(명) 5 ←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5밸브 V6 SOHC 3밸브 V6 DOHC 5밸브 최고출력(마력/rpm) 218/6300 218/5700 193/6000 최대토크(kg?m/rpm) 30.6/3200 31.6/3000~4250 5/3200 굴림방식 4WD ← ← 배기량(cc) 2976 3139 2792 보어×스트로크(mm) 82.5×92.8 89.9×84.0 82.5×86.4 압축비 10.5 10.0 10.6 연료공급/과급장치 - - - 연료탱크크기(L) 70 62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뒤 4링크/더블 위시본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멀티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 타이어 모두 235/45 R17 225/45 R17,245/40 R17 모두 20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65/1.999/1.4071.000/0.742/4.091 3.950/2.420/1.0001.000/0.830/3.150 3.665/1.999/1.4071.000/0.742/4.091 최종감속비 3.091 3.270 3.091 변속기 자동5단 ←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8 241 233 0→시속 100km 가속(초) 8.7 8.0 9.8 연비(km/L) 8.9 8.6 9.8 Price 6,600만 원 7,650만 원 5,300만 원
현대 아반떼 XD 기아 쎄라토 GM대우 라세티 르.. 2004-01-28
남은 카드는 4장. 많은 이들이 들었다 놓은 듯 꽤나 낡아 모서리 한쪽 끝이 들리고 보풀도 일어난 카드가 하나. 그 옆에는 파릇파릇 땟물도 훤한 3장이 모여 있다. 낡은 카드는 실패 확률이 적지만 한몫 단단히 잡기에는 역부족. 조금 질린 감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다른 카드를 집어들기도 쉽지 않다. 잘만 걸린다면 후회하지 않을 판돈이 보장되지만 모험에는 언제나 실패라는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를 뽑아든다 해도 크게 밑질 것 없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낡은 카드를 집어드는 결과가 눈에 훤한 도박. 현대 아반떼 XD가 최선이며 최고가 되어버린 국산 준중형 세단 시장이 꼭 그러하다. 경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김빠져하지 말기를. 이제부터는 좀더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뜻밖의 운동성능을 자랑하는 GM대우 라세티와 기동성 만점의 르노삼성 SM3이 건재하고 아반떼 XD의 뼈대를 물려받아 지난해 말 태어난 기아의 신성 쎄라토가 하이루프 세단이라는 신개념 컨셉트 아래 준중형차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람한 세단 트리오와 선이 고운 SM3 준중형 세단 4대 라이벌 전에는 현대 아반떼 XD 1.5 골드를 포함해 한결같이 1.5X 엔진의 최상급 트림 모델이 나섰다. 선택장비를 포함한 차값은 1천388만 원(아반떼 XD)에서 1천628만 원(GM대우 라세티)까지 천차만별. 조수석 에어백과 사이드백의 세이프티 패키지, 전자동 에어컨 등을 더한 기아 쎄라토 1.5 골드와 르노삼성 SM3 LE는 각각 1천464만 원, 1천500만 원이다. 경쟁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보니 아무래도 갓 태어난 쎄라토에 꽂히는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쎄라토는 용맹스런 얼굴과 도어 핸들을 가로지르며 깊게 파인 캐릭터라인, 하이루프 실루엣이 멋스럽고 전체적인 비례감과 조화도 흠잡을 데 없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세단 라인업의 일체감이 부족하지만 이는 여느 경쟁자도 마찬가지. 아반떼 XD는 블랙 베젤 램프와 부채꼴 그릴로 얼굴을 스포티하게 가다듬었지만 비대한 덩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무게도 경쟁 모델 중 가장 무거운 1천230kg. 보수적이고 강건한 느낌이 물씬한 라세티의 스타일링은 피닌파리나의 솜씨.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기준 삼아 볼륨감 있게 흐르는 트렁크리드 처리나 바짝 올라붙은 벨트라인에서 아반떼 XD에 대한 경쟁의식을 엿볼 수 있지만 군살 없이 당기고 조인 몸매는 한결 다부진 인상이다. 한껏 멋을 부린 라이벌의 틈바구니에서 SM3의 선 곱고 심플한 보디라인은 왜소해 보일 지경. 매끈하고 단정한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 차다!’ 싶은 강렬한 흡인력은 부족하다. 효율성·완성도·안락함·공간의 4색 대결 아반떼 XD는 인테리어와 실내공간의 파격적인 수준 향상으로 준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온 장본인. 대한민국 대표 세그먼트의 기준을 세운 만큼 나머지 3대와의 비교를 통해 ‘난도질’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아반떼 XD의 넉넉한 공간은 신선한 맛이 떨어질지언정 그다지 걸고넘어질 부분도 없는, 여전히 잘 만든 인테리어다. 센터페시아는 짜임새가 좋고 스위치 구성도 효율적이다. 투박한 시프트기어가 눈에 거슬리지만 가죽을 덧댄 스티어링 휠은 손안에 착착 감겨들고 팔꿈치에 와 닿는 도어트림의 부드러운 촉감과 좌우 공간감도 굳이 흠잡을 이유가 없다. 세부항목의 성적을 B+ 정도로 유지하는 무난함이야말로 아반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닛산 블루버드 실피에 바탕을 둔 SM3은 중형차급 공간이 표준으로 자리잡은 준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케이스. 좌우 너비나 뒷좌석 레그룸 등은 도저히 경쟁 모델과 맞대어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 SM3의 실내는 오히려 컴팩트 세단이 품기에 딱 좋은 만큼의 크기를 갖추고 있고 부족한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가 가뿐히 커버해준다. 우드그레인으로 단장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여전히 일품이고 트렁크 넓이는 동급 모델 중 단연 으뜸 수준이다. 라세티는 아반떼의 기준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다. 앞뒤 헤드룸과 어깨공간은 용호상박, 시트 포지션이 낮은 뒷좌석 레그룸과 안락함은 오히려 앞선 느낌이다. 빛 반사를 줄이기 위해 검은색 합성수지 재질을 모자처럼 얹은 대시보드 디자인이 이채롭고 깔끔하게 정리된 반원 타입의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흡족하다. 바깥으로 크롬라인을 두르고 푸른빛을 띠는 두툼한 띠로 속도영역을 구분한 큼지막한 속도계는 시인성과 화려함에서 경쟁자를 압도한다. 도어포켓과 글러브박스 밑의 수납함 등 플라스틱 내장재의 끝마무리가 거칠고 트렁크는 좌우 폭에 비해 바닥이 높아 보기보다 쓰임새가 떨어지는 편. 후발주자 쎄라토는 이전 스펙트라에 비해 놀랍도록 발전해 공간, 짜임새, 편의장비 등 거의 모든 항목에 걸쳐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저력을 보인다. 지붕을 한껏 올린 하이루프 컨셉트 덕분에 헤드룸은 물론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체감공간의 여유가 유난히 돋보이고 단단한 가죽시트의 안락함도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앞좌석에 틸팅 헤드레스트까지 갖추고 뒷자리에는 목이나 겨우 받칠 만한 시트 일체형 머리받침을 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헤드레스트는 머리를 편안하게 받쳐주는 역할 외에도 후방충돌 때 목이 뒤로 젖혀지는 것을 막는 2차 안전장비의 역할까지 해내야 한다. 비교 모델 중 분리형 헤드레스트를 갖춘 차는 라세티가 유일했다. 최근의 준중형차에는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수준의 공간과 편의장비가 철철 넘쳐난다. 전동 사이드미러나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등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장비. 옵션으로 마련된 전자동 에어컨은 하나같이 쓰임새가 좋고 유해가스 차단기능(AQS)도 갖추고 있다. SM3은 2004년형부터 (수동)에어컨을 기본으로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승차감·기동성·핸들링의 뚜렷한 차이 준중형 세단 라이벌의 프로필은 유달리 튀는 차 없이 고만고만하다. 1.5X DOHC 엔진과 4단 AT, FF 구동계를 조합하고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 전형적인 컴팩트카 레이아웃에 핸들링과 승차감 향상에 유리한 하체를 버무려 패밀리 세단의 영역까지 넘본다. 이런 플랫폼 구성 또한 아반떼 XD가 세운 잣대. 준중형 세단의 기수는 데뷔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달리기를 보여준다.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 VVT를 더한 아반떼 XD의 1.5X DOHC 엔진은 저속 영역의 힘이 부족하지만 2천rpm부터 탄력을 받아 4천600rpm 무렵까지 꾸준한 토크를 이끌어낸다. 4천rpm대로 접어들면서 출력이 떨어져 고회전 영역 사용이 부담스러웠던 이전 유닛을 떠올리면 VVT가 큰 도움이 된 셈이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궁합은 경쟁 모델 중 가장 뛰어난 편. 응답성이 빠르고 킥다운과 기어간 연결감도 손색없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단연 돋보이지만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주춤거리는 엉덩이가 거친 채찍질을 마다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세련된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소프트한 서스펜션 때문에 스포티한 달리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다. 쎄라토는 아반떼 XD의 플랫폼을 빌려쓰고 있지만 주행성격은 천차만별이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경쾌한 출발이 가장 큰 차이점. 아반떼의 VVT에 ‘C’자 하나 더했을 뿐인 1.5X DOHC 107마력 엔진은 몸에 군살이 빠진 덕분인지 출발이 비교적 매끄럽고 가볍다. 전체적인 출력 특성에 별 차이가 없지만 4단 AT의 성능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변속 과정에서 허둥대는가 하면 어딘지 모르게 힘을 허투루 낭비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내리막 와인딩 로드를 감아 도는 동안 거동 변화에 촉각을 세워야 했던 아반떼 XD와 달리 쎄라토의 몸놀림은 한결 믿음직하다. 노면 변화에 따른 서스펜션의 피드백이 적절하고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무르지도 않은 탄력이 돋보인다. 용인의 와인딩 로드에서 확인한 라세티의 핸들링은 기대 이상의 소득이었다. 바깥쪽 프론트 휠로 무게가 잔뜩 실린 내리막 코너링에서도 든든히 노면을 붙들고 돌아나가는 모습에는 짜릿한 희열까지 느끼게 된다. 균형감 있는 밸런스와 탄탄한 서스펜션이 역동적인 핸들링을 돕고 듬직한 체구와 달리 노즈 반응도 제법 민첩한 편이다. 1.5X DOHC 106마력 E텍-Ⅱ 엔진을 이끄는 4단 AT는 ‘P-R-N-D-2-1’의 계단식 구성으로 운전 재미를 더하지만 3단이나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롤링과 피칭이 적고 승차감이 안락하지만 작은 요철에도 차가 ‘텅, 텅’ 튀고 진동이 울리는 등 서스펜션의 세련미는 부족한 편. SM3은 직접적인 엔진 반응이 돋보이고 차체가 작은 만큼 기동성과 노즈 반응도 가장 경쾌하다. 4천300rpm에서 13.8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1.5X DOHC 엔진은 약한 저회전 토크가 가장 큰 단점. 특히 가파른 언덕길을 오를 때면 답답함을 토로하기 십상이다. 반면 4천~5천rpm대의 고회전 영역에서 박력 넘치게 뿜어지는 토크는 경쟁차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버들가지처럼 몸을 추스르며 부드럽고 끈끈하게 연이은 코너를 공략해나가는 모습도 SM3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진미. 작은 차의 기민함과 중고속 엔진회전수를 넘나드는 스포티한 달리기를 즐기기에는 SM3이 최선의 선택이다. 승차감과 핸들링, 기동성과 안정감에 있어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4대를 모아놓고 승패를 가늠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부진 달리기만 놓고 보면 쎄라토와 라세티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상향 평준화된 아반떼 XD의 재능도 녹록치 않다. ‘인차일치’(人車一致)의 일체감과 기동성, 인테리어의 완성도만 따지자면 SM3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선택 가능한 카드는 모두 4장. 카드 나름의 성격은 분명하고, 더하고 덜한 것을 나누면 모두 평준화된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당신은 아직도 무난한 카드를 집어드는 안정된 게임을 즐기고 싶은가? 기자라면 위험 부담이 커지기는 하지만 짜릿한 쾌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을 권하고 싶다. 현대 아반떼 XD 기아 쎄라토 GM대우 라세티 르노삼성 SM3 장점 ·스타일링, 인테리어, 주행성능의 상향 평준화 탄력있는 서스펜션 ·여유 있는 체감공간 ·다부진 핸들링 ·뒷좌석 헤드레스트 인테리어 완성도 ·경쾌한 몸놀림 단점 큰 덩치와 소프트한 하체 ·강한 개성 ·답답한 4단 AT ·여운이 남는 노면 충격 ·거친 끝마무리 답답한 저속 토크 ·좁은 뒷좌석 현대 아반떼 XD 1.5 골드 기아 쎄라토 1.5 골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25×1725×1425 4480×1735×1485 휠베이스(mm) 2610 2610 트레드(mm)(앞/뒤) 1485/1475 1495/1485 무게(kg) 1230 119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7/6000 ← 최대토크(kg·m/rpm) 13.8/4500 ←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5 ← 보어×스트로크(mm) 75.5×83.5 ← 압축비 10.0 ← 연료공급장치 - - 연료탱크크기(L) 55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모두 디스크 타이어 모두 185/65 R15 모두 195/6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46/1.581/1.0000.685/-/2.176 ←← 최종감속비 4.381 4.041 변속기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74 184 종합 주행연비(km/L) 13.4 - 연비(km/L) 12.0 12.4 Price 1,247만 원 1,349만 원 GM대우 라세티 맥스 르노삼성 SM3 LE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00×1725×1445 4510×1705×1440 휠베이스(mm) 2600 2535 트레드(mm)(앞/뒤) 1480/1480 1490/1470 무게(kg) 1130 118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6/6000 100/5600 최대토크(kg·m/rpm) 14.2/4200 13.8/43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8 1497 보어×스트로크(mm) 76.5×81.5 73.6×88.0 압축비 9.5 9.9 연료공급장치 - - 연료탱크크기(L) 60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V디스크/드럼 타이어 모두 195/55 R15 모두 185/65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75/1.568/1.0000.697/-/2.300 2.861/1.562/1.0000.697/-/2.310 최종감속비 4.111 3.827 변속기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1 180 0→시속 100km 가속(초) 12.2 - 연비(km/L) 14.0 13.8 Price 1,187만 원 1,273만 원
아우디 A6 2.7T 콰트로 & 메르세데스 벤츠.. 2004-01-27
승용차에 4WD가 꼭 필요할까?” 이번 시승을 하기 전에 누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아마 망설였을 것이다. 좋은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꼭’이라는 말 앞에서는 한번쯤 망설이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네바퀴굴림이 두바퀴굴림보다 주행성능이 뛰어난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일년 중 눈 내리는 한두 달을 위해 무게가 더 나가고 연비가 떨어지며 값도 비싼 4WD를 얹을 가치가 있을까? 때마침 시승 당일 도로는 며칠 전 내린 눈이 미처 녹지 않은 곳도 있어 4WD의 성능을 알아보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차급은 다르지만 4WD 세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차의 연속시승을 통해 내린 결론은 ‘4WD 승용차는 평소에도 탈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물론 눈이 녹은 다음 자글거리는 모래가 쌓인 아스팔트 위에서도 4WD는 TCS나 주행안정장치(ESP)로 흉내낼 수 없는 동력성능을 자랑했다. 굴림방식의 특성이 바뀌어 운전재미가 떨어진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볼멘 소리를 하기에는 4WD의 성능이 워낙 인상적이었다. 아우디 A6 2.7T 콰트로 승용 4WD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입에 오르는 메이커가 아우디다. 아우디는 지난 80년 4WD 승용차인 아우디 콰트로를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앞바퀴굴림(FF)과 네바퀴굴림(콰트로)을 고집하고 있다. 아우디가 FF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눈길에서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평탄한 곳에서도 FF가 뒷바퀴굴림(FR)보다 인간의 본능에 더 충실한 시스템이라는 것. 즉 FR 차는 코너를 돌다가 접지력이 떨어져 스핀(주로 오버스티어)이 일어나면 스티어링 휠을 거꾸로 감는 카운터 스티어를 써야 하지만 언더스티어를 보이는 FF 차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더 감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FF와 함께 아우디의 장기인 콰트로 시스템은 지난 80년 처음 선보였고, 지금은 앞뒤 구동력을 50: 50으로 나누다가 한쪽 바퀴가 접지력을 잃었을 때 전자식차동잠금장치(ELD)가 작동해 상황에 맞춰 구동력을 조절하는 5세대로 발전했다. A6은 구형 100시리즈를 잇는 중형차로 97년에 데뷔했다. 데뷔 후 6년이 지났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조금 앞서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796×1천810×1천453mm로, 지붕라인이 뒤쪽으로 완만하게 떨어져 옆에서 보면 캐빈룸이 무척 커 보인다. 트렁크 리드에 보디 색깔로 보일 듯 말 듯 달아놓은 조그마한 리어 스포일러는 보디 디자인의 실루엣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공기역학적인 특성을 높여주는 실용적인 선택이다. 트렁크는 같은 급의 중형차 가운데 최고라고 할 만큼 넓다. 앞뒤 범퍼와 도어 아랫부분에 보디와 분리된 패널을 덧붙여놓은 것에서 고급 중형차에서도 정비성을 고려하는 독일인의 합리성을 느낄 수 있다. 자연흡기에 가까운 터보 반응 인상적 생각보다 한발 앞서나가는 성능 자랑 타이어는 235/45 R17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프리머시다. 고성능과 승차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비대칭 타이어로 A6 2.7T 콰트로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V8 4.2X 엔진까지 얹을 수 있도록 설계된 엔진룸에는 컴팩트한 V6 2.7X 엔진이 자리하고 있다. 헤드 위에 붙은 아우디 엠블럼과 V6 바이터보(BITURBO) 로고 사이로 고성능 터보 차의 상징과도 같은 커다란 공기흡입관 두 개가 지나간다. 실내에서는 들리지 않던 팬 소리가 밖에서는 엔진음을 삼켜버릴 정도로 크다. 중형차답게 실내공간은 넉넉하다. 정갈한 대시보드는 요즘 아우디 차들의 공통된 모습. 계기판의 숫자만 흰색이고 정보창에 뜨는 글자나 실내 스위치에 들어오는 모든 불빛은 붉은색이다. 보라색으로 묘한 분위기를 내는 같은 그룹 내 폭스바겐 차와 달리, 아우디는 독일 고급차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 도어가 활짝 열려 타고 내리기 편하지만 도어트림에 달린 손잡이가 멀어 문을 활짝 열었을 때는 꼭 몸을 밖으로 기울여야 한다. 뒤 도어트림에도 맵 포켓을 마련해놓았고 사이드 미러의 크기는 차체 크기에 비해 조금 작은 듯하다. 아이들링 때와 가속할 때의 정숙성은 뛰어난 편이다. A6 2.7T 콰트로는 올로드 콰트로와 함께 쓰는 V6 2.7X 트윈터보 250마력 엔진을 얹고 있다. 35.7kg·m의 최대토크가 1천800rpm부터 4천500rpm까지 꾸준하게 나오고 0→시속 100km 가속 7.4초의 성능을 낸다. 출력만 놓고 보면 2.3X 엔진에 터보를 얹어 2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사브 9-5 에어로와 비슷하지만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반응은 상당히 다르다. 9-5 에어로는 작은 배기량에 고압 싱글터보를 얹어 250마력을 내지만 A6 2.7T 콰트로는 그보다 넉넉한 2천700cc 배기량을 바탕으로 트윈터보를 얹어 같은 출력을 낸다. 따라서 터보 작동시점에서 출력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9-5 에어로와는 달리 A6 2.7T의 반응은 자연흡기 엔진에 가깝다. 250마력이란 출력 때문에 토크 스티어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1천80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오지만 2천500rpm은 되어야 터보로 인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고 차는 몸으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린다. A6 2.7T 콰트로는 고출력으로 인한 과장된 몸짓 없이 아주 부드럽게 고성능을 낸다. 콰트로는 다른 모델로 경험한 적이 있어 뛰어난 성능을 이미 알고 있던 터다. A6 2.7T 콰트로는 제법 속도를 높여 급한 코너에 도전해도 ESP 작동 없이 깨끗하게 돌아나간다. 토센 센터 디퍼렌셜은 구동력을 앞 뒤 50: 50으로 배분하지만 한쪽 바퀴가 접지력을 잃으면 전자식차동잠금장치(ELD)가 작동해 상황에 맞게 네바퀴의 구동력을 조절한다. ESP를 끄더라도 콰트로는 앞바퀴굴림과 큰 차이 없는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출력이 높은 것에 비해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럽지만 급격한 가속이나 코너링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편안하다. 높은 출력과 콰트로를 무기로 한 A6 2.7T는 직선로에서든 코너에서든 다른 차들을 순식간에 멀찌감치 따돌려버린다. 확실히 생각한 것보다 한발 앞서가는 차다. 메르세데스 벤츠 C320 4매틱 메르세데스 벤츠는 A클래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차종에 뒷바퀴굴림을 고집하는 메이커다. 80년대 중반, 캐딜락이 뒷바퀴굴림을 버리고 앞바퀴굴림으로 돌아섰을 때도 벤츠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고성능 뒷바퀴굴림에 익숙한 보수적인 럭셔리카 오너들은 뒷바퀴굴림이 아닌 벤츠를 원하지 않았고, 벤츠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우디가 승용차에 4WD를 얹은 것은 분명 벤츠에게 자극이었다. 그래서 벤츠는 1985년 E클래스에 처음으로 네바퀴굴림인 4매틱을 선보인 이후 지금은 거의 모든 모델에 4매틱 버전을 마련해두고 있다. 구동력을 50: 50으로 분배하는 콰트로와는 달리 벤츠 4매틱의 메커니즘은 좀더 복잡하다. 4매틱은 센터 디퍼렌셜에 유압식 클러치를 달고 ABS 센서를 이용해 휠스핀을 감지한다. 마른 노면에서는 통상 40: 60 정도로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미끄러운 노면이나 급한 코너에서 접지력을 잃게 되면 ABS 센서가 회전차를 감지해 유압 클러치에 신호를 보내 출력을 앞으로 보낸다. 휠스핀의 정도에 따라 클러치가 붙는 정도가 달라지고 필요에 따라 뒤 디퍼렌셜도 제어하기 때문에 앞바퀴로의 동력전달이 점진적이다. 즉 4매틱은 뒷바퀴굴림의 특성을 보이다가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 4WD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감성 자극하는 엔진과 깔끔한 핸들링 스포츠 세단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차 지난 2000년 데뷔한 3세대 C클래스는 데뷔 이듬해 독일에서 15만6천900대가 팔려 숙적 BMW 3시리즈(14만7천300대)를 제치는 등 1∼2세대에 비해 성공한 차로 평가받고 있다. C클래스는 세단과 왜건 두 가지가 나온다. 세단은 C180K와 C200K, C240, C320은 물론 고성능 모델인 C32AMG에 이르기까지 5가지 휘발유 엔진 모델과 C200CDI, C220CDI, C270CDI 세 가지 디젤 엔진 모델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C240과 C320 두 모델에 4매틱을 얹고 있다. C320 4매틱은 이미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C320과 거의 같다. V6 3.2X 218마력 엔진과 5단 AT, 앞 225/45 R17, 뒤 245/40 R17 타이어 등 기본장비도 차이가 없다. 다만 4매틱의 최고시속이 241km로 4km 낮고, 0→시속 100km 가속이 8.0초로 0.2초 느릴 뿐이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525×1천730×1천420mm로 현대 아반떼와 비슷하다. S와 E클래스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땅콩 모양의 헤드램프를 달아 앞모습은 구별이 쉽지만 리어 램프는 S나 E클래스와 거의 비슷해 차체 크기를 따지지 않으면 윗급 모델과 구분이 힘들다. 아우디가 트렁크 리드에 스포일러를 살짝 덧댄 것과는 달리 C320 4매틱은 트렁크 리드 끝 부분을 살짝 들어올렸다. 실내에 들어서면 벤츠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BMW가 신형 7, 5시리즈를 통해 파격을 시도한 반면 C나 S, E클래스는 지난 98년에 선보인 S클래스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실내 어느 곳의 디자인도 파격과는 거리가 멀고 커다란 반원형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종 게이지를 배치한 계기판은 S클래스를 쏙 빼닮았다. 다만 C클래스는 컴팩트 세단답게 윗급 모델과 달리 대시보드를 살짝 둥글려놓는 등 소형차다운 멋을 냈다. 포지션이 낮아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시트는 몸을 잘 잡아준다. 특히 C320 4매틱에는 운전자의 몸에 맞게 허리와 어깨 그리고 양쪽 날개 부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컴포트 시트가 마련되어 있다.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에어를 조절하는 스위치가 시트 옆에 불거져 나와 있어 애프터마켓 제품 같은 인상을 준다. 두툼해 보이지만 스티어링 휠의 굵기나 지름은 적당하다. 풋레스트가 약간 불확실한 것이 아쉽지만 사이드 미러는 생각보다 넓은 면적을 비춘다. 뒷좌석은 바닥을 파놓아 헤드룸이 충분하지만 도어 아랫부분의 턱이 높아 타고 내릴 때 조금 불편하다. C320 4매틱의 엔진은 상당히 직설적이다. 음색이 강해 3천500rpm을 넘기면 제법 우렁찬 소리를 낸다. 엔진음과 배기음이 분명 매혹적인 것은 아닌데, 은근히 운전자를 부추기는 그 무엇이 있다. 최대토크 31.6kg·m는 3천rpm 부근에서부터 나오지만 엔진 반응은 어느 rpm에서나 즉각적이다. 액셀이나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벤츠의 특성 그대로 무거운 편. 페달의 무거운 답력 때문일까. 브레이크 성능은 가속력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하다. 스포츠 주행을 염두에 둔 앞 225/45 R17, 뒤 245/40 R17 타이어는 뛰어난 접지력을 보이지만 잔 요철에서는 톡톡 튀는 광폭타이어의 한계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벤츠는 어느 급이든 믿음직스러운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이 인상적인데, C320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반 뒷바퀴굴림 벤츠도 끈끈한 접지력으로 주행안정장치(ESP)가 운전에 개입할 여지가 적은데, 4매틱은 ESP의 개입시점을 더 늦춘다. 어지간해서는 트랙션을 잃지 않을 뿐 아니라 접지력을 잃더라도 4매틱의 반응은 브레이크를 잡고 엔진 출력을 떨어뜨리는 ESP보다 자연스럽다. ESP를 끈 상태에서 과격한 코너를 돌아나가도 뒷바퀴굴림 차의 특성과는 조금 다른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4매틱으로 얻는 인상적인 접지력 앞에서는 뒷바퀴굴림 특성이 사라진 것을 탓할 겨를이 없다. 콰트로vs4매틱, 터보vs논터보 아우디 A6 2.7T 콰트로는 트윈터보를 얹고서도 자연흡기에 가까운 자연스런 반응이 일품이었다. V6 2.7X 엔진의 부드러운 감각에 중속 이후 터지는 시원스런 가속력은 마치 덤으로 얻은 선물 같았다. 콰트로 시스템은 아우디가 칭찬하는 앞바퀴굴림 방식의 단점까지 보완해하는 완벽에 가까운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부드러운 듯한 서스펜션도 고성능 버전인 S6이 아닌 이상 차급에 맞는 세팅으로 볼 수 있다. ‘편안하게 즐기는 고성능’이란 조금 상투적인 표현이 A6 2.7T 콰트로에 딱 맞아떨어질 듯하다. 준중형급(세계 기준으로는 컴팩트 세단) 차체에 V6 3.2X 엔진을 얹은 벤츠 C320 4매틱은 차급에 비해 넉넉한 배기량을 바탕으로 저속에서부터 넘치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엔진 반응이 굉장히 즉각적이고 가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엔진음이 운전재미를 북돋아 주었다. 벤츠 특유의 탄탄한 서스펜션과 뛰어난 핸들링 성능 위에 4매틱 시스템이 더해진 C320 4매틱 역시 ‘스포츠 세단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란 상투적인 표현을 쓰게 만든다. 그러나 이 말처럼 C320 4매틱을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듯하다. 시승 협조: 고진 모터 임포트 ☎(02)516-2468,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02)532-3421 아우디 A6 2.7T콰트로 메르세데스 벤츠 C320 4메틱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6×1810×1453 4525×1730×1420 휠베이스(mm) 2759 2715 트레드(mm)(앞/뒤) 1540/1570 1495/1465 무게(kg) 1705 157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트윈터보 V6 최고출력(마력/rpm) 250/5800 218/5700 최대토크(kg·m/rpm) 35.7/1800~4500 31.6/3000~46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배기량(cc) 2671 3199 보어×스트로크(mm) 81.0×86.4 89.9×84.0 압축비 9.3 1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0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링크/더블 위시본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35/45 R17 225/45 R17, 245/40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65/1.999/1.4071.000/0.742/4.096 3.950/2.420/1.4901.000/0.830/3.150 최종감속비 2.999 3.270 변속기 자동5단 팁트로닉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5 241 0→시속 100km 가속(초) 7.4 8.0 연비(km/L) - 8.6 Price 8,320만 원 7,650만 원
Porsche Cayenne V6 이그조틱 카에서 .. 2004-05-17
카이엔을 만나기는 이번이 세 번째. 340마력을 내는 카이엔 S나 450마력의 터보는 모양만 SUV였을 뿐 이그조틱 카(exotic car)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위로 잡아 늘린 911의 모습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고,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은 스포티한 달리기는 과연 이 차를 왜 만들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더군다나 터보는 언제 어떻게 괴수로 변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조심조심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카이엔 V6은 눈높이를 낮췄다. 그래도 동급의 경쟁차들에 꿀릴 것은 없지만, 먼저 나온 형님들보다는 덜 파워풀하고 더 싸다. 이러한 상대적 우위와 열세의 교차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거리가 될 듯 싶다. 무엇보다 포르쉐이기 때문에……. 한계 명확한 동급 최강의 V6 엔진 카이엔의 겉모습은 윗급인 S나 터보와 다를 것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로고와 캘리퍼의 색이 다른 정도. 국내에 데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흔치 않은 데다 낯선 스타일 덕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어떤 모델인가보다는 어느 메이커의 차인지 더 궁금한 눈치다. 검은색으로 마무리한 인테리어는 엔트리 급임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실내를 두르고 있는 은색의 얇은 패널은 어둠 속에 빛을 발하는 듯한 효과와 함께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5개의 원을 겹친 계기판이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의 전통적인 모습과 간결한 대시보드에서 풍기는 포르쉐만의 ‘여백미’도 여전하다. SUV답게 앞뒤 시트 공간도 넉넉하다. 뒷시트를 접으면 평소의 3배 이상 넓은 짐 공간이 생긴다. 헤드레스트를 일일이 빼야 되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접힌 시트에 꽂아 정리할 수 있게 한 센스가 돋보인다. 하지만 넓은 짐칸을 마련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간활용 장비가 눈에 띄지 않는다. 여전히 스포츠카임을 내세우고 싶은 포르쉐의 자존심이겠지만, S나 터보에 비해 SUV의 본연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지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폭스바겐에서 공급받는 V6 엔진은 투아레그나 아우디 TT 3.2에 쓰이는 유닛. 하지만 포르쉐의 손길을 거쳐 마력을 높였고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도 넓혀 동급 최강의 성능을 낸다. 공회전에서는 상당히 조용하지만 가속할 때는 듣기 좋은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카이엔 V6의 엔진은 한계가 분명하다. 남는 힘을 주체 못해 치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힘이 모자라 허덕이지 않으면서 꾸준히 밀고 나간다. S와 터보의 아련한 기억에는 분명 못 미치지만, 이 정도 무게와 크기의 차를 스트레스 없이 몰 수 있을 만큼의 필요충분한 힘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풀 드로틀을 시도해보았다. 시속 40km 단위로 차근차근 기어 변속이 이뤄지고 5단으로 바뀌는 시속 160km 부근부터는 약간 힘에 부친다 싶더니 시속 180km를 넘어서자 바늘의 움직임이 더뎌진다. 4~5단에서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을 시도하면 쉽사리 시프트다운이 이뤄지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하지만 일단 시프트다운 된 뒤에는 경쾌한 가속이 이어진다. 이런 잠깐의 간극이 불만이라면 팁트로닉 수동 모드와 친해져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SUV로서의 친숙함과 아쉬움 교차 제동성능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 시속 100km 이상에서 힘차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노즈 다이브 현상이 미약하다. 하지만 도심주행같이 밀리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민감한 반응성이 드라이버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엔진 배기량과 함께 출력이 줄었지만 핸들링 성능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단단한 하체와 275/45 R19의 커다란 타이어는 급격한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 등에서 접지력을 최대한 살려준다.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구동력을 앞뒤로 적절히 나눠주는 PTM과 이와 상호작용하는 주행안정장치 PSM 덕분에 어지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오는 불안감만 걷어낸다면 승용차 못지않은 운전감각을 살릴 수 있다. 카이엔 V6의 엔진 성능은 같은 급에서라면 몰라도 포르쉐라는 이름에 비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엔진의 한계 성능이 분명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친숙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 그러나 포르쉐만의 파워풀한 성능을 거둬내고 SUV로서의 메리트를 내세우기엔 그 급의 경쟁차들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공간활용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성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연비도 윗급과 큰 차이가 없어 유리하지 않다. 값도 S나 터보에 비해 쌀 뿐 라이벌에 비해선 만만치 않다. 카이엔 V6은 기교와 타협할 수 없는 대범함을 지닌 포르쉐의 엔트리 SUV로 ‘공신력 있는’ 달리기 성능이 돋보인다. 하지만 스포츠카이든 SUV든 어느 한 쪽에서 분명한 자랑거리를 찾고 싶은 고객들은 포르쉐라는 네임 밸류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시승 협조: 한성자동차 ☎ (02)532-3421 포르쉐 카이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트레드(mm)(앞/뒤) 1646/1662 무게(kg) 25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6000 최대토크(kg·m/rpm) 31.6/2500~5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3189 보어×스트로크(mm) 84.0×95.9 압축비 11.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75/45 R19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50/2.370/1.5601.160/0.860/0.690/3.39 최종감속비 4.56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9.7 연비(km/L) 6.3 Price 1억1,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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