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현대 아반떼 XD 기아 쎄라토 GM대우 라세티 르.. 2004-01-28
남은 카드는 4장. 많은 이들이 들었다 놓은 듯 꽤나 낡아 모서리 한쪽 끝이 들리고 보풀도 일어난 카드가 하나. 그 옆에는 파릇파릇 땟물도 훤한 3장이 모여 있다. 낡은 카드는 실패 확률이 적지만 한몫 단단히 잡기에는 역부족. 조금 질린 감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다른 카드를 집어들기도 쉽지 않다. 잘만 걸린다면 후회하지 않을 판돈이 보장되지만 모험에는 언제나 실패라는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를 뽑아든다 해도 크게 밑질 것 없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낡은 카드를 집어드는 결과가 눈에 훤한 도박. 현대 아반떼 XD가 최선이며 최고가 되어버린 국산 준중형 세단 시장이 꼭 그러하다. 경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김빠져하지 말기를. 이제부터는 좀더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뜻밖의 운동성능을 자랑하는 GM대우 라세티와 기동성 만점의 르노삼성 SM3이 건재하고 아반떼 XD의 뼈대를 물려받아 지난해 말 태어난 기아의 신성 쎄라토가 하이루프 세단이라는 신개념 컨셉트 아래 준중형차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람한 세단 트리오와 선이 고운 SM3 준중형 세단 4대 라이벌 전에는 현대 아반떼 XD 1.5 골드를 포함해 한결같이 1.5X 엔진의 최상급 트림 모델이 나섰다. 선택장비를 포함한 차값은 1천388만 원(아반떼 XD)에서 1천628만 원(GM대우 라세티)까지 천차만별. 조수석 에어백과 사이드백의 세이프티 패키지, 전자동 에어컨 등을 더한 기아 쎄라토 1.5 골드와 르노삼성 SM3 LE는 각각 1천464만 원, 1천500만 원이다. 경쟁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보니 아무래도 갓 태어난 쎄라토에 꽂히는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 쎄라토는 용맹스런 얼굴과 도어 핸들을 가로지르며 깊게 파인 캐릭터라인, 하이루프 실루엣이 멋스럽고 전체적인 비례감과 조화도 흠잡을 데 없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세단 라인업의 일체감이 부족하지만 이는 여느 경쟁자도 마찬가지. 아반떼 XD는 블랙 베젤 램프와 부채꼴 그릴로 얼굴을 스포티하게 가다듬었지만 비대한 덩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무게도 경쟁 모델 중 가장 무거운 1천230kg. 보수적이고 강건한 느낌이 물씬한 라세티의 스타일링은 피닌파리나의 솜씨.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기준 삼아 볼륨감 있게 흐르는 트렁크리드 처리나 바짝 올라붙은 벨트라인에서 아반떼 XD에 대한 경쟁의식을 엿볼 수 있지만 군살 없이 당기고 조인 몸매는 한결 다부진 인상이다. 한껏 멋을 부린 라이벌의 틈바구니에서 SM3의 선 곱고 심플한 보디라인은 왜소해 보일 지경. 매끈하고 단정한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 차다!’ 싶은 강렬한 흡인력은 부족하다. 효율성·완성도·안락함·공간의 4색 대결 아반떼 XD는 인테리어와 실내공간의 파격적인 수준 향상으로 준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온 장본인. 대한민국 대표 세그먼트의 기준을 세운 만큼 나머지 3대와의 비교를 통해 ‘난도질’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아반떼 XD의 넉넉한 공간은 신선한 맛이 떨어질지언정 그다지 걸고넘어질 부분도 없는, 여전히 잘 만든 인테리어다. 센터페시아는 짜임새가 좋고 스위치 구성도 효율적이다. 투박한 시프트기어가 눈에 거슬리지만 가죽을 덧댄 스티어링 휠은 손안에 착착 감겨들고 팔꿈치에 와 닿는 도어트림의 부드러운 촉감과 좌우 공간감도 굳이 흠잡을 이유가 없다. 세부항목의 성적을 B+ 정도로 유지하는 무난함이야말로 아반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닛산 블루버드 실피에 바탕을 둔 SM3은 중형차급 공간이 표준으로 자리잡은 준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케이스. 좌우 너비나 뒷좌석 레그룸 등은 도저히 경쟁 모델과 맞대어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 SM3의 실내는 오히려 컴팩트 세단이 품기에 딱 좋은 만큼의 크기를 갖추고 있고 부족한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가 가뿐히 커버해준다. 우드그레인으로 단장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여전히 일품이고 트렁크 넓이는 동급 모델 중 단연 으뜸 수준이다. 라세티는 아반떼의 기준에 가장 가까운 모델이다. 앞뒤 헤드룸과 어깨공간은 용호상박, 시트 포지션이 낮은 뒷좌석 레그룸과 안락함은 오히려 앞선 느낌이다. 빛 반사를 줄이기 위해 검은색 합성수지 재질을 모자처럼 얹은 대시보드 디자인이 이채롭고 깔끔하게 정리된 반원 타입의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흡족하다. 바깥으로 크롬라인을 두르고 푸른빛을 띠는 두툼한 띠로 속도영역을 구분한 큼지막한 속도계는 시인성과 화려함에서 경쟁자를 압도한다. 도어포켓과 글러브박스 밑의 수납함 등 플라스틱 내장재의 끝마무리가 거칠고 트렁크는 좌우 폭에 비해 바닥이 높아 보기보다 쓰임새가 떨어지는 편. 후발주자 쎄라토는 이전 스펙트라에 비해 놀랍도록 발전해 공간, 짜임새, 편의장비 등 거의 모든 항목에 걸쳐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저력을 보인다. 지붕을 한껏 올린 하이루프 컨셉트 덕분에 헤드룸은 물론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체감공간의 여유가 유난히 돋보이고 단단한 가죽시트의 안락함도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앞좌석에 틸팅 헤드레스트까지 갖추고 뒷자리에는 목이나 겨우 받칠 만한 시트 일체형 머리받침을 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헤드레스트는 머리를 편안하게 받쳐주는 역할 외에도 후방충돌 때 목이 뒤로 젖혀지는 것을 막는 2차 안전장비의 역할까지 해내야 한다. 비교 모델 중 분리형 헤드레스트를 갖춘 차는 라세티가 유일했다. 최근의 준중형차에는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수준의 공간과 편의장비가 철철 넘쳐난다. 전동 사이드미러나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등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장비. 옵션으로 마련된 전자동 에어컨은 하나같이 쓰임새가 좋고 유해가스 차단기능(AQS)도 갖추고 있다. SM3은 2004년형부터 (수동)에어컨을 기본으로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승차감·기동성·핸들링의 뚜렷한 차이 준중형 세단 라이벌의 프로필은 유달리 튀는 차 없이 고만고만하다. 1.5X DOHC 엔진과 4단 AT, FF 구동계를 조합하고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 전형적인 컴팩트카 레이아웃에 핸들링과 승차감 향상에 유리한 하체를 버무려 패밀리 세단의 영역까지 넘본다. 이런 플랫폼 구성 또한 아반떼 XD가 세운 잣대. 준중형 세단의 기수는 데뷔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달리기를 보여준다.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 VVT를 더한 아반떼 XD의 1.5X DOHC 엔진은 저속 영역의 힘이 부족하지만 2천rpm부터 탄력을 받아 4천600rpm 무렵까지 꾸준한 토크를 이끌어낸다. 4천rpm대로 접어들면서 출력이 떨어져 고회전 영역 사용이 부담스러웠던 이전 유닛을 떠올리면 VVT가 큰 도움이 된 셈이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궁합은 경쟁 모델 중 가장 뛰어난 편. 응답성이 빠르고 킥다운과 기어간 연결감도 손색없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단연 돋보이지만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주춤거리는 엉덩이가 거친 채찍질을 마다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세련된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소프트한 서스펜션 때문에 스포티한 달리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다. 쎄라토는 아반떼 XD의 플랫폼을 빌려쓰고 있지만 주행성격은 천차만별이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경쾌한 출발이 가장 큰 차이점. 아반떼의 VVT에 ‘C’자 하나 더했을 뿐인 1.5X DOHC 107마력 엔진은 몸에 군살이 빠진 덕분인지 출발이 비교적 매끄럽고 가볍다. 전체적인 출력 특성에 별 차이가 없지만 4단 AT의 성능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변속 과정에서 허둥대는가 하면 어딘지 모르게 힘을 허투루 낭비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내리막 와인딩 로드를 감아 도는 동안 거동 변화에 촉각을 세워야 했던 아반떼 XD와 달리 쎄라토의 몸놀림은 한결 믿음직하다. 노면 변화에 따른 서스펜션의 피드백이 적절하고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무르지도 않은 탄력이 돋보인다. 용인의 와인딩 로드에서 확인한 라세티의 핸들링은 기대 이상의 소득이었다. 바깥쪽 프론트 휠로 무게가 잔뜩 실린 내리막 코너링에서도 든든히 노면을 붙들고 돌아나가는 모습에는 짜릿한 희열까지 느끼게 된다. 균형감 있는 밸런스와 탄탄한 서스펜션이 역동적인 핸들링을 돕고 듬직한 체구와 달리 노즈 반응도 제법 민첩한 편이다. 1.5X DOHC 106마력 E텍-Ⅱ 엔진을 이끄는 4단 AT는 ‘P-R-N-D-2-1’의 계단식 구성으로 운전 재미를 더하지만 3단이나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롤링과 피칭이 적고 승차감이 안락하지만 작은 요철에도 차가 ‘텅, 텅’ 튀고 진동이 울리는 등 서스펜션의 세련미는 부족한 편. SM3은 직접적인 엔진 반응이 돋보이고 차체가 작은 만큼 기동성과 노즈 반응도 가장 경쾌하다. 4천300rpm에서 13.8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1.5X DOHC 엔진은 약한 저회전 토크가 가장 큰 단점. 특히 가파른 언덕길을 오를 때면 답답함을 토로하기 십상이다. 반면 4천~5천rpm대의 고회전 영역에서 박력 넘치게 뿜어지는 토크는 경쟁차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버들가지처럼 몸을 추스르며 부드럽고 끈끈하게 연이은 코너를 공략해나가는 모습도 SM3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진미. 작은 차의 기민함과 중고속 엔진회전수를 넘나드는 스포티한 달리기를 즐기기에는 SM3이 최선의 선택이다. 승차감과 핸들링, 기동성과 안정감에 있어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4대를 모아놓고 승패를 가늠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부진 달리기만 놓고 보면 쎄라토와 라세티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상향 평준화된 아반떼 XD의 재능도 녹록치 않다. ‘인차일치’(人車一致)의 일체감과 기동성, 인테리어의 완성도만 따지자면 SM3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선택 가능한 카드는 모두 4장. 카드 나름의 성격은 분명하고, 더하고 덜한 것을 나누면 모두 평준화된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당신은 아직도 무난한 카드를 집어드는 안정된 게임을 즐기고 싶은가? 기자라면 위험 부담이 커지기는 하지만 짜릿한 쾌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을 권하고 싶다. 현대 아반떼 XD 기아 쎄라토 GM대우 라세티 르노삼성 SM3 장점 ·스타일링, 인테리어, 주행성능의 상향 평준화 탄력있는 서스펜션 ·여유 있는 체감공간 ·다부진 핸들링 ·뒷좌석 헤드레스트 인테리어 완성도 ·경쾌한 몸놀림 단점 큰 덩치와 소프트한 하체 ·강한 개성 ·답답한 4단 AT ·여운이 남는 노면 충격 ·거친 끝마무리 답답한 저속 토크 ·좁은 뒷좌석 현대 아반떼 XD 1.5 골드 기아 쎄라토 1.5 골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25×1725×1425 4480×1735×1485 휠베이스(mm) 2610 2610 트레드(mm)(앞/뒤) 1485/1475 1495/1485 무게(kg) 1230 119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7/6000 ← 최대토크(kg·m/rpm) 13.8/4500 ←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5 ← 보어×스트로크(mm) 75.5×83.5 ← 압축비 10.0 ← 연료공급장치 - - 연료탱크크기(L) 55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모두 디스크 타이어 모두 185/65 R15 모두 195/6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46/1.581/1.0000.685/-/2.176 ←← 최종감속비 4.381 4.041 변속기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74 184 종합 주행연비(km/L) 13.4 - 연비(km/L) 12.0 12.4 Price 1,247만 원 1,349만 원 GM대우 라세티 맥스 르노삼성 SM3 LE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500×1725×1445 4510×1705×1440 휠베이스(mm) 2600 2535 트레드(mm)(앞/뒤) 1480/1480 1490/1470 무게(kg) 1130 118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6/6000 100/5600 최대토크(kg·m/rpm) 14.2/4200 13.8/43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8 1497 보어×스트로크(mm) 76.5×81.5 73.6×88.0 압축비 9.5 9.9 연료공급장치 - - 연료탱크크기(L) 60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V디스크/드럼 타이어 모두 195/55 R15 모두 185/65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75/1.568/1.0000.697/-/2.300 2.861/1.562/1.0000.697/-/2.310 최종감속비 4.111 3.827 변속기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1 180 0→시속 100km 가속(초) 12.2 - 연비(km/L) 14.0 13.8 Price 1,187만 원 1,273만 원
아우디 A6 2.7T 콰트로 & 메르세데스 벤츠.. 2004-01-27
승용차에 4WD가 꼭 필요할까?” 이번 시승을 하기 전에 누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아마 망설였을 것이다. 좋은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꼭’이라는 말 앞에서는 한번쯤 망설이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네바퀴굴림이 두바퀴굴림보다 주행성능이 뛰어난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일년 중 눈 내리는 한두 달을 위해 무게가 더 나가고 연비가 떨어지며 값도 비싼 4WD를 얹을 가치가 있을까? 때마침 시승 당일 도로는 며칠 전 내린 눈이 미처 녹지 않은 곳도 있어 4WD의 성능을 알아보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차급은 다르지만 4WD 세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차의 연속시승을 통해 내린 결론은 ‘4WD 승용차는 평소에도 탈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물론 눈이 녹은 다음 자글거리는 모래가 쌓인 아스팔트 위에서도 4WD는 TCS나 주행안정장치(ESP)로 흉내낼 수 없는 동력성능을 자랑했다. 굴림방식의 특성이 바뀌어 운전재미가 떨어진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볼멘 소리를 하기에는 4WD의 성능이 워낙 인상적이었다. 아우디 A6 2.7T 콰트로 승용 4WD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입에 오르는 메이커가 아우디다. 아우디는 지난 80년 4WD 승용차인 아우디 콰트로를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앞바퀴굴림(FF)과 네바퀴굴림(콰트로)을 고집하고 있다. 아우디가 FF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눈길에서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평탄한 곳에서도 FF가 뒷바퀴굴림(FR)보다 인간의 본능에 더 충실한 시스템이라는 것. 즉 FR 차는 코너를 돌다가 접지력이 떨어져 스핀(주로 오버스티어)이 일어나면 스티어링 휠을 거꾸로 감는 카운터 스티어를 써야 하지만 언더스티어를 보이는 FF 차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더 감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FF와 함께 아우디의 장기인 콰트로 시스템은 지난 80년 처음 선보였고, 지금은 앞뒤 구동력을 50: 50으로 나누다가 한쪽 바퀴가 접지력을 잃었을 때 전자식차동잠금장치(ELD)가 작동해 상황에 맞춰 구동력을 조절하는 5세대로 발전했다. A6은 구형 100시리즈를 잇는 중형차로 97년에 데뷔했다. 데뷔 후 6년이 지났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조금 앞서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796×1천810×1천453mm로, 지붕라인이 뒤쪽으로 완만하게 떨어져 옆에서 보면 캐빈룸이 무척 커 보인다. 트렁크 리드에 보디 색깔로 보일 듯 말 듯 달아놓은 조그마한 리어 스포일러는 보디 디자인의 실루엣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공기역학적인 특성을 높여주는 실용적인 선택이다. 트렁크는 같은 급의 중형차 가운데 최고라고 할 만큼 넓다. 앞뒤 범퍼와 도어 아랫부분에 보디와 분리된 패널을 덧붙여놓은 것에서 고급 중형차에서도 정비성을 고려하는 독일인의 합리성을 느낄 수 있다. 자연흡기에 가까운 터보 반응 인상적 생각보다 한발 앞서나가는 성능 자랑 타이어는 235/45 R17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프리머시다. 고성능과 승차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비대칭 타이어로 A6 2.7T 콰트로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V8 4.2X 엔진까지 얹을 수 있도록 설계된 엔진룸에는 컴팩트한 V6 2.7X 엔진이 자리하고 있다. 헤드 위에 붙은 아우디 엠블럼과 V6 바이터보(BITURBO) 로고 사이로 고성능 터보 차의 상징과도 같은 커다란 공기흡입관 두 개가 지나간다. 실내에서는 들리지 않던 팬 소리가 밖에서는 엔진음을 삼켜버릴 정도로 크다. 중형차답게 실내공간은 넉넉하다. 정갈한 대시보드는 요즘 아우디 차들의 공통된 모습. 계기판의 숫자만 흰색이고 정보창에 뜨는 글자나 실내 스위치에 들어오는 모든 불빛은 붉은색이다. 보라색으로 묘한 분위기를 내는 같은 그룹 내 폭스바겐 차와 달리, 아우디는 독일 고급차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 도어가 활짝 열려 타고 내리기 편하지만 도어트림에 달린 손잡이가 멀어 문을 활짝 열었을 때는 꼭 몸을 밖으로 기울여야 한다. 뒤 도어트림에도 맵 포켓을 마련해놓았고 사이드 미러의 크기는 차체 크기에 비해 조금 작은 듯하다. 아이들링 때와 가속할 때의 정숙성은 뛰어난 편이다. A6 2.7T 콰트로는 올로드 콰트로와 함께 쓰는 V6 2.7X 트윈터보 250마력 엔진을 얹고 있다. 35.7kg·m의 최대토크가 1천800rpm부터 4천500rpm까지 꾸준하게 나오고 0→시속 100km 가속 7.4초의 성능을 낸다. 출력만 놓고 보면 2.3X 엔진에 터보를 얹어 2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사브 9-5 에어로와 비슷하지만 실제 운전자가 느끼는 반응은 상당히 다르다. 9-5 에어로는 작은 배기량에 고압 싱글터보를 얹어 250마력을 내지만 A6 2.7T 콰트로는 그보다 넉넉한 2천700cc 배기량을 바탕으로 트윈터보를 얹어 같은 출력을 낸다. 따라서 터보 작동시점에서 출력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9-5 에어로와는 달리 A6 2.7T의 반응은 자연흡기 엔진에 가깝다. 250마력이란 출력 때문에 토크 스티어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1천80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오지만 2천500rpm은 되어야 터보로 인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고 차는 몸으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린다. A6 2.7T 콰트로는 고출력으로 인한 과장된 몸짓 없이 아주 부드럽게 고성능을 낸다. 콰트로는 다른 모델로 경험한 적이 있어 뛰어난 성능을 이미 알고 있던 터다. A6 2.7T 콰트로는 제법 속도를 높여 급한 코너에 도전해도 ESP 작동 없이 깨끗하게 돌아나간다. 토센 센터 디퍼렌셜은 구동력을 앞 뒤 50: 50으로 배분하지만 한쪽 바퀴가 접지력을 잃으면 전자식차동잠금장치(ELD)가 작동해 상황에 맞게 네바퀴의 구동력을 조절한다. ESP를 끄더라도 콰트로는 앞바퀴굴림과 큰 차이 없는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출력이 높은 것에 비해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럽지만 급격한 가속이나 코너링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편안하다. 높은 출력과 콰트로를 무기로 한 A6 2.7T는 직선로에서든 코너에서든 다른 차들을 순식간에 멀찌감치 따돌려버린다. 확실히 생각한 것보다 한발 앞서가는 차다. 메르세데스 벤츠 C320 4매틱 메르세데스 벤츠는 A클래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차종에 뒷바퀴굴림을 고집하는 메이커다. 80년대 중반, 캐딜락이 뒷바퀴굴림을 버리고 앞바퀴굴림으로 돌아섰을 때도 벤츠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고성능 뒷바퀴굴림에 익숙한 보수적인 럭셔리카 오너들은 뒷바퀴굴림이 아닌 벤츠를 원하지 않았고, 벤츠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우디가 승용차에 4WD를 얹은 것은 분명 벤츠에게 자극이었다. 그래서 벤츠는 1985년 E클래스에 처음으로 네바퀴굴림인 4매틱을 선보인 이후 지금은 거의 모든 모델에 4매틱 버전을 마련해두고 있다. 구동력을 50: 50으로 분배하는 콰트로와는 달리 벤츠 4매틱의 메커니즘은 좀더 복잡하다. 4매틱은 센터 디퍼렌셜에 유압식 클러치를 달고 ABS 센서를 이용해 휠스핀을 감지한다. 마른 노면에서는 통상 40: 60 정도로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미끄러운 노면이나 급한 코너에서 접지력을 잃게 되면 ABS 센서가 회전차를 감지해 유압 클러치에 신호를 보내 출력을 앞으로 보낸다. 휠스핀의 정도에 따라 클러치가 붙는 정도가 달라지고 필요에 따라 뒤 디퍼렌셜도 제어하기 때문에 앞바퀴로의 동력전달이 점진적이다. 즉 4매틱은 뒷바퀴굴림의 특성을 보이다가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 4WD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감성 자극하는 엔진과 깔끔한 핸들링 스포츠 세단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차 지난 2000년 데뷔한 3세대 C클래스는 데뷔 이듬해 독일에서 15만6천900대가 팔려 숙적 BMW 3시리즈(14만7천300대)를 제치는 등 1∼2세대에 비해 성공한 차로 평가받고 있다. C클래스는 세단과 왜건 두 가지가 나온다. 세단은 C180K와 C200K, C240, C320은 물론 고성능 모델인 C32AMG에 이르기까지 5가지 휘발유 엔진 모델과 C200CDI, C220CDI, C270CDI 세 가지 디젤 엔진 모델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C240과 C320 두 모델에 4매틱을 얹고 있다. C320 4매틱은 이미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C320과 거의 같다. V6 3.2X 218마력 엔진과 5단 AT, 앞 225/45 R17, 뒤 245/40 R17 타이어 등 기본장비도 차이가 없다. 다만 4매틱의 최고시속이 241km로 4km 낮고, 0→시속 100km 가속이 8.0초로 0.2초 느릴 뿐이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525×1천730×1천420mm로 현대 아반떼와 비슷하다. S와 E클래스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땅콩 모양의 헤드램프를 달아 앞모습은 구별이 쉽지만 리어 램프는 S나 E클래스와 거의 비슷해 차체 크기를 따지지 않으면 윗급 모델과 구분이 힘들다. 아우디가 트렁크 리드에 스포일러를 살짝 덧댄 것과는 달리 C320 4매틱은 트렁크 리드 끝 부분을 살짝 들어올렸다. 실내에 들어서면 벤츠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BMW가 신형 7, 5시리즈를 통해 파격을 시도한 반면 C나 S, E클래스는 지난 98년에 선보인 S클래스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실내 어느 곳의 디자인도 파격과는 거리가 멀고 커다란 반원형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종 게이지를 배치한 계기판은 S클래스를 쏙 빼닮았다. 다만 C클래스는 컴팩트 세단답게 윗급 모델과 달리 대시보드를 살짝 둥글려놓는 등 소형차다운 멋을 냈다. 포지션이 낮아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시트는 몸을 잘 잡아준다. 특히 C320 4매틱에는 운전자의 몸에 맞게 허리와 어깨 그리고 양쪽 날개 부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컴포트 시트가 마련되어 있다.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에어를 조절하는 스위치가 시트 옆에 불거져 나와 있어 애프터마켓 제품 같은 인상을 준다. 두툼해 보이지만 스티어링 휠의 굵기나 지름은 적당하다. 풋레스트가 약간 불확실한 것이 아쉽지만 사이드 미러는 생각보다 넓은 면적을 비춘다. 뒷좌석은 바닥을 파놓아 헤드룸이 충분하지만 도어 아랫부분의 턱이 높아 타고 내릴 때 조금 불편하다. C320 4매틱의 엔진은 상당히 직설적이다. 음색이 강해 3천500rpm을 넘기면 제법 우렁찬 소리를 낸다. 엔진음과 배기음이 분명 매혹적인 것은 아닌데, 은근히 운전자를 부추기는 그 무엇이 있다. 최대토크 31.6kg·m는 3천rpm 부근에서부터 나오지만 엔진 반응은 어느 rpm에서나 즉각적이다. 액셀이나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벤츠의 특성 그대로 무거운 편. 페달의 무거운 답력 때문일까. 브레이크 성능은 가속력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하다. 스포츠 주행을 염두에 둔 앞 225/45 R17, 뒤 245/40 R17 타이어는 뛰어난 접지력을 보이지만 잔 요철에서는 톡톡 튀는 광폭타이어의 한계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벤츠는 어느 급이든 믿음직스러운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이 인상적인데, C320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반 뒷바퀴굴림 벤츠도 끈끈한 접지력으로 주행안정장치(ESP)가 운전에 개입할 여지가 적은데, 4매틱은 ESP의 개입시점을 더 늦춘다. 어지간해서는 트랙션을 잃지 않을 뿐 아니라 접지력을 잃더라도 4매틱의 반응은 브레이크를 잡고 엔진 출력을 떨어뜨리는 ESP보다 자연스럽다. ESP를 끈 상태에서 과격한 코너를 돌아나가도 뒷바퀴굴림 차의 특성과는 조금 다른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4매틱으로 얻는 인상적인 접지력 앞에서는 뒷바퀴굴림 특성이 사라진 것을 탓할 겨를이 없다. 콰트로vs4매틱, 터보vs논터보 아우디 A6 2.7T 콰트로는 트윈터보를 얹고서도 자연흡기에 가까운 자연스런 반응이 일품이었다. V6 2.7X 엔진의 부드러운 감각에 중속 이후 터지는 시원스런 가속력은 마치 덤으로 얻은 선물 같았다. 콰트로 시스템은 아우디가 칭찬하는 앞바퀴굴림 방식의 단점까지 보완해하는 완벽에 가까운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부드러운 듯한 서스펜션도 고성능 버전인 S6이 아닌 이상 차급에 맞는 세팅으로 볼 수 있다. ‘편안하게 즐기는 고성능’이란 조금 상투적인 표현이 A6 2.7T 콰트로에 딱 맞아떨어질 듯하다. 준중형급(세계 기준으로는 컴팩트 세단) 차체에 V6 3.2X 엔진을 얹은 벤츠 C320 4매틱은 차급에 비해 넉넉한 배기량을 바탕으로 저속에서부터 넘치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엔진 반응이 굉장히 즉각적이고 가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엔진음이 운전재미를 북돋아 주었다. 벤츠 특유의 탄탄한 서스펜션과 뛰어난 핸들링 성능 위에 4매틱 시스템이 더해진 C320 4매틱 역시 ‘스포츠 세단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란 상투적인 표현을 쓰게 만든다. 그러나 이 말처럼 C320 4매틱을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듯하다. 시승 협조: 고진 모터 임포트 ☎(02)516-2468,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02)532-3421 아우디 A6 2.7T콰트로 메르세데스 벤츠 C320 4메틱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6×1810×1453 4525×1730×1420 휠베이스(mm) 2759 2715 트레드(mm)(앞/뒤) 1540/1570 1495/1465 무게(kg) 1705 157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트윈터보 V6 최고출력(마력/rpm) 250/5800 218/5700 최대토크(kg·m/rpm) 35.7/1800~4500 31.6/3000~46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배기량(cc) 2671 3199 보어×스트로크(mm) 81.0×86.4 89.9×84.0 압축비 9.3 1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0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링크/더블 위시본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35/45 R17 225/45 R17, 245/40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65/1.999/1.4071.000/0.742/4.096 3.950/2.420/1.4901.000/0.830/3.150 최종감속비 2.999 3.270 변속기 자동5단 팁트로닉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5 241 0→시속 100km 가속(초) 7.4 8.0 연비(km/L) - 8.6 Price 8,320만 원 7,650만 원
Porsche Cayenne V6 이그조틱 카에서 .. 2004-05-17
카이엔을 만나기는 이번이 세 번째. 340마력을 내는 카이엔 S나 450마력의 터보는 모양만 SUV였을 뿐 이그조틱 카(exotic car)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위로 잡아 늘린 911의 모습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고,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은 스포티한 달리기는 과연 이 차를 왜 만들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더군다나 터보는 언제 어떻게 괴수로 변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조심조심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카이엔 V6은 눈높이를 낮췄다. 그래도 동급의 경쟁차들에 꿀릴 것은 없지만, 먼저 나온 형님들보다는 덜 파워풀하고 더 싸다. 이러한 상대적 우위와 열세의 교차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거리가 될 듯 싶다. 무엇보다 포르쉐이기 때문에……. 한계 명확한 동급 최강의 V6 엔진 카이엔의 겉모습은 윗급인 S나 터보와 다를 것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로고와 캘리퍼의 색이 다른 정도. 국내에 데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흔치 않은 데다 낯선 스타일 덕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어떤 모델인가보다는 어느 메이커의 차인지 더 궁금한 눈치다. 검은색으로 마무리한 인테리어는 엔트리 급임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실내를 두르고 있는 은색의 얇은 패널은 어둠 속에 빛을 발하는 듯한 효과와 함께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5개의 원을 겹친 계기판이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의 전통적인 모습과 간결한 대시보드에서 풍기는 포르쉐만의 ‘여백미’도 여전하다. SUV답게 앞뒤 시트 공간도 넉넉하다. 뒷시트를 접으면 평소의 3배 이상 넓은 짐 공간이 생긴다. 헤드레스트를 일일이 빼야 되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접힌 시트에 꽂아 정리할 수 있게 한 센스가 돋보인다. 하지만 넓은 짐칸을 마련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간활용 장비가 눈에 띄지 않는다. 여전히 스포츠카임을 내세우고 싶은 포르쉐의 자존심이겠지만, S나 터보에 비해 SUV의 본연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지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폭스바겐에서 공급받는 V6 엔진은 투아레그나 아우디 TT 3.2에 쓰이는 유닛. 하지만 포르쉐의 손길을 거쳐 마력을 높였고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도 넓혀 동급 최강의 성능을 낸다. 공회전에서는 상당히 조용하지만 가속할 때는 듣기 좋은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카이엔 V6의 엔진은 한계가 분명하다. 남는 힘을 주체 못해 치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힘이 모자라 허덕이지 않으면서 꾸준히 밀고 나간다. S와 터보의 아련한 기억에는 분명 못 미치지만, 이 정도 무게와 크기의 차를 스트레스 없이 몰 수 있을 만큼의 필요충분한 힘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풀 드로틀을 시도해보았다. 시속 40km 단위로 차근차근 기어 변속이 이뤄지고 5단으로 바뀌는 시속 160km 부근부터는 약간 힘에 부친다 싶더니 시속 180km를 넘어서자 바늘의 움직임이 더뎌진다. 4~5단에서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을 시도하면 쉽사리 시프트다운이 이뤄지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하지만 일단 시프트다운 된 뒤에는 경쾌한 가속이 이어진다. 이런 잠깐의 간극이 불만이라면 팁트로닉 수동 모드와 친해져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SUV로서의 친숙함과 아쉬움 교차 제동성능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 시속 100km 이상에서 힘차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노즈 다이브 현상이 미약하다. 하지만 도심주행같이 밀리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민감한 반응성이 드라이버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엔진 배기량과 함께 출력이 줄었지만 핸들링 성능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단단한 하체와 275/45 R19의 커다란 타이어는 급격한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 등에서 접지력을 최대한 살려준다.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구동력을 앞뒤로 적절히 나눠주는 PTM과 이와 상호작용하는 주행안정장치 PSM 덕분에 어지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오는 불안감만 걷어낸다면 승용차 못지않은 운전감각을 살릴 수 있다. 카이엔 V6의 엔진 성능은 같은 급에서라면 몰라도 포르쉐라는 이름에 비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엔진의 한계 성능이 분명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친숙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 그러나 포르쉐만의 파워풀한 성능을 거둬내고 SUV로서의 메리트를 내세우기엔 그 급의 경쟁차들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공간활용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성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연비도 윗급과 큰 차이가 없어 유리하지 않다. 값도 S나 터보에 비해 쌀 뿐 라이벌에 비해선 만만치 않다. 카이엔 V6은 기교와 타협할 수 없는 대범함을 지닌 포르쉐의 엔트리 SUV로 ‘공신력 있는’ 달리기 성능이 돋보인다. 하지만 스포츠카이든 SUV든 어느 한 쪽에서 분명한 자랑거리를 찾고 싶은 고객들은 포르쉐라는 네임 밸류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시승 협조: 한성자동차 ☎ (02)532-3421 포르쉐 카이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트레드(mm)(앞/뒤) 1646/1662 무게(kg) 25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6000 최대토크(kg·m/rpm) 31.6/2500~5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3189 보어×스트로크(mm) 84.0×95.9 압축비 11.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75/45 R19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50/2.370/1.5601.160/0.860/0.690/3.39 최종감속비 4.56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9.7 연비(km/L) 6.3 Price 1억1,000만 원
포르쉐 카이엔 SUV의 정점! 2004-05-10
1931년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창사한 포르쉐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함께 전세계의 스포츠카 매니어들의 동경을 받는 정점에 우뚝 서있다. 특히 포르쉐는 접근하기 쉬운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역사도 가장 오랜 덕분에 아주 열광적인 고정팬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아직도 스포츠카 제작만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 포르쉐는 시장확장을 위해 용감한 결단을 내렸다. 2002년 드디어 SUV분야에 뛰어들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차를 데뷔시켰다. 그 이름은 포르쉐 카이엔(Cayenne). 이 카이엔 시리즈는 터보, S(8기통) 및 6기통의 세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2만5천 대가 생산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공격적인 스타일 돋보여 실내에서도 포르쉐 특유의 분위기 물씬 포르쉐는 ‘비싼 스포츠카’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SUV 모델인 카이엔의 값도 만만치 않다. 보급형 모델인 V6 엔진을 단 차도 한국 땅에 들어오면 1억1천만 원이나 하니까 말이다. V8 터보 엔진을 얹은 모델은 최고시속이 266km나 나오고 정지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도 5.6초! 이 시간은 어지간한 세계일류 스포츠카의 성능과 비등한 것이다. 아니 SUV가 이런 속도를 내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성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파워의 V8 터보 차는 한국 땅에서는 달릴 곳이 없다. 그래서 포르쉐의 독점대리점인 한성자동차는 지난 3월 29일 보다 실용적인 V6 모델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고맙게도 나에게 그 시승의 영광을 안겨준 것이다. 드디어 카이엔이 나의 연구소 앞에 나타났다. 포르쉐 특유의 쥐색 칠을 한 차가 주위를 압도하듯이 서있다. 우선 인상적인 것은 차 전체가 아주 스포티하고 빈틈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앞 그릴 전체가 차 전면을 ‘확’하니 3등분해 공기흡입기능을 최대화한 점이 돋보인다. 그 위에 좌우로 배열된 전조등의 디자인이 너무나 공격적이라는 점도 나를 감동킨다. “역시 포르쉐구먼!”하는 탄성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옆으로 흐르는 선을 따라가면 포르쉐의 스포츠카를 닮아 매끄럽게 흐르는 느낌의 단정한 뒷모습이 눈에 띈다. 한국의 SUV는 앞뒤에 쓸데없는 요란한 장식용 범퍼와 예비 휠 같은 것을 달아 남을 위협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그런 것들을 일체 배제한 카이엔은 SUV 모습을 한 스포츠카 그 자체였다. 하기야 국산 SUV가 거꾸로 서봐도 따라잡을 수가 없는 성능의 가지가지 중에서도 이 V6 3천189cc 250마력 엔진은 최고시속 214km를 낼 뿐 아니라 0→시속 100km 가속이 9.7초이며 최대토크도 31.6kg·m이나 되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차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실내의 모든 장치가 포르쉐의 상징적인 색깔인 쥐색과 회색 트림으로 잘 조화되어 있다. 좌석이 승용차나 스포츠카보다 높게 만들어져 있어서, 주저앉는 기분이 아니라 똑바로 앉은 자세로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운전대 앞을 장식하는 계기판의 디자인이 일품이다. 큰 원이 2개, 속도와 rpm을 알리는 계기 중앙에 자랑스런 포르쉐 마크가 박힌 아치가 자리잡고 있고, 이들 원 밑 좌우에 필요한 그밖의 계기들이 있다. 이 포르쉐 마크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면서 사라지고 그 대신 다목적 디스플레이어로 변신한다. 사실인즉 내가 시동이 걸려있는지도 모르고 시동키를 돌리려고 했을 만큼 차가 아주 조용했다. 오랜만에 자유로를 탔다. 비교적 차들이 붐비지 않아서 그야말로 자유롭게 카이엔을 몰 수 있었다. 이 V6 엔진은 연료소비와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캠샤프트에 연속 가변밸브 타이밍기능을 갖추었고 이른바 모트로닉 ME7.1.1이라는 다기능 엔진제어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이 장치가 다양한 센서를 통해 엔진상태(점화, 연료분사, 공회전 제어, 엔진 팬 제어, 캠샤프트의 위상 조절 등등)를 관할한다. 이것으로 카이엔은 온로드나 오프로드 어떠한 길에서도 매끄러운 운행이 가능해진다. 소리가 크면서도 부드러운 배기음 인상적 급커브 돌 때 주행안정장치 정확하게 작동 V6 카이엔은 새로 개발된 6단 자동변속기를 쓰고 있다. 이른바 PDOA(Porsche Drive-Off Assistant) 시스템은 자동적으로 브레이크 작동을 제어하면서 경사진 길에서 출발할 때도 안전하게 움직이게 해준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가속되기 마련이지만, 딴 차는 그저 깊이 밟으면 이에 순응하여 더 빨리 달리는데, 카이엔은 주행상황까지 아울러 판단하며 가속되기 때문에 ‘생각하며 달리는 차’라는 느낌을 주었다. 또한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면 특유의 요란한 엔진소리와 배기음이 울린다. 마치 그 옛날 미국 청년들이 엔진과 연결되어 있는 소음장치를 뺀 머플러(이것을 할리우드 머플러라 불렀다)를 달고 굉음을 내며 질주하다가 경관들의 단속대상이 되곤 했던 것을 방불케 하는 소리다. 그러나 소리가 커도 아주 부드러워 운전자에게 일종의 쾌감을 주니 다분히 젊은이들의 취향에 아첨하는 포르쉐의 의도같이 보였다. 차의 접지감각은 최고다. 인공지능 4WD시스템을 지니고 있는 덕분이다. 포르쉐가 자랑하는 PTM(Porsche Traction Management) 장치는 전자식으로 앞 차축에 38%, 뒤 차축에 62%의 표준토크를 정확히 분배해준다. 노면상태에 따라서는 구동력을 앞 또는 뒤 어느 한편으로 100%까지 집중 전달한다. PTM은 트랙션의 기능으로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센서가 속도, 횡가속, 스티어링 각 및 운전자가 밟고 있는 가속페달의 위치 등을 자동적으로 측정해 한계상황 이상의 제어능력을 제공한다. 눈길과 빗길 커브운전에 만전을 기한 것이다.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이라는 주행안정장치도 달려 있다. 이 장치는 커브를 돌 때 주행라인 안쪽으로 쏠리는 오버스티어 또는 주행라인 밖으로 쏠리는 언더스티어를 안전하게 바로잡아 준다. 센서를 통해 차의 방향, 속도와 횡방향 가속도를 감시하면서 바퀴에 선택적으로 제동을 가하여 앞서 말한 경우를 피하도록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힘없는 노약자는 말할 것 없고 마구자비로 폭주하는 경향이 있는 젊은 드라이버에게도 아주 고마운 장치이다. 나도 급커브를 도는 시험을 할 때 이 장치가 가동함을 느꼈다. ABS 이상의 기능을 이 차가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카이엔은 차체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 보통 때는 지상 높이 217mm로 달리겠지만 필요에 따라 하이 레벨인 243mm부터 로 레벨인 179mm까지 5개 레벨로 조절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화물을 많이 실었을 때 안전운전을 위해 157mm까지 차체를 내릴 수 있다. 이밖에도 PASM(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이라는 장치가 달려 있어서 도로조건과 운전 느낌에 따른 취향대로 전자식으로 지속적인 완충제어를 해주고, 컴포트(Comfort), 노멀(Normal) 및 스포츠(Sport)의 3가지 기본 완충장치 설정도 선택할 수 있다. 브레이크도 포르쉐의 911이나 복스터에 장치된 디스크와 같은 것을 쓴다. 지름 330mm, 두께 32mm나 되는 강력한 것이다. 안전장치인 에어백도 특이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충돌 때 단계적인 완충효과를 가진 2단계 가스 제너레이터가 작동하고, 커튼 타입 에어백은 루프에서 아래쪽으로 펼쳐져 사이드 윈도 부분을 커버한다. 이렇듯 완벽한 성능과 안전장치로 무장돼 있는 세계 최고의 SUV인 포르쉐 카이엔은 누가 봐도 갖고 싶은 차이지만, 가격이 억대이니 나 같은 사람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그러나 천하의 포르쉐를 소유한다는 자부심과 기쁨을 여러분들은 한번쯤 누려보시기 바란다. 시승협조: 한성자동차 ☎(02)546-3421 포르쉐 카이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트레드(mm)(앞/뒤) 1646/1662 무게(kg) 25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6000 최대토크(kg·m/rpm) 31.6/2500~5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3189 보어×스트로크(mm) 84.0×95.9 압축비 11.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75/45 R19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50/2.370/1.5601.160/0.860/0.690/3.39 최종감속비 4.560 변속기 자동6단(팁트로닉)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9.7 연비(km/L) - Price 1억1,000만 원
캐딜락 SRX 샤프한 디자인에 다이내믹한 달리기 2004-05-07
야,매트릭스 차다.”아이 손을 잡고 나온 한 30대 남자가 캐딜락 SRX를 보며 던진 말이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차는 CTS인데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앞모습은 거의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하다. 아무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차가 되었으니 영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준 CTS의 강렬한 카리스마는 고급 세단으로만 인식되었던 캐딜락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어 놓았으니 새로운 캐딜락의 전략은 적중한 듯 보인다. 럭셔리 미드사이즈 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SRX는 캐딜락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전략차종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모노코크 보디로 크로스오버카 지향해 페달조절 스위치 등 배려한 흔적 많아 신세대 캐딜락의 특징을 보여주는 샤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캐딜락 SRX는 시그마 아키텍처(architecture)라고 불리는 FR 레이아웃의 플랫폼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세단 CTS에서부터 쓰인 GM 최신의 플랫폼이다. GM은 SRX를 발표하며 일반적인 SUV라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크로스오버카라고 강조했다. 그것은 구조적인 차이, 즉 대부분 트럭 베이스의 프레임 위에 보디를 올리는 미국 SUV와 달리 세단 베이스의 일체형 모노코크 보디를 썼기 때문이다. 물론 모노코크 보디는 BMW X5, 혼다 CR-V 등 신세대 SUV의 특징으로 일찌감치 쓰여 왔지만 미국 시장의 전통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는 다소 예외적이다. 비슷하게 비교될 만한 링컨 에비에이터와 다른 성격의 차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 즉 캐딜락 SRX는 아메리칸 SUV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세계 시장을 노린다. 크로스오버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SRX는 실제 스타일에서부터 SUV로 단정하기 어려운 독특함이 묻어난다. 언뜻 왜건 같기도 하면서 차체 뒷부분으로 시선을 옮기면 생각보다 쿼터패널이 넓고 덩치가 크다. 세로로 긴 리어램프는 수공예품처럼 작은 램프를 하나하나 수놓은 것이 독창적이다. 삼각형의 유리창을 포함해 전체적인 뒷모습은 항해하는 배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CTS의 것을 응용한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심플하다. 캐딜락다운 화려함은 상당히 억제된 느낌으로 역시 변신을 위한 노력인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경향을 보여준다. 틸트 핸들은 물론 전동 스위치로 페달의 높낮이도 조절되므로 어떤 체형이라도 완벽한 운전자세를 잡게 해준다. 작지만 사려 깊은 배려는 미국 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국제적인 상품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도어 패널의 질감이 조금 떨어지고, 동반석 글로브 박스도 너무 아래로 처져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 2열 시트는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DV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띈다. 앞좌석과 독립된 오디오 시스템으로서 음악이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3열 시트는 공간이 좁은데다 다리를 세우고 앉아야 하므로 어린이나 겨우 앉겠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용도는 다양하다. 특히 시트를 접고 펴는데 버튼 하나로 전동으로 작동하는데 놀랐다. 또 하나의 버튼은 앉았을 때 등받이 각도조절용. 또한 3열 시트를 접을 때 떼어내야 하는 헤드레스트는 바닥에 별도 수납함을 만들어 여기에 넣게 했다. 그밖에 러기지 스크린을 내장해 짐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고 스페어 타이어는 하체 바닥에 매달아 놓았다. V8 엔진 풀타임 4WD의 거침없는 주행성능 DSC의 빠른 변속 돋보이고 핸들링 안정적 캐딜락 SRX는 이미 대부분의 메이커가 SUV를 내놓고, 링컨이나 폭스바겐, 포르쉐조차 SUV를 데뷔시킨 뒤 나오는 후발주자여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 차의 용도와 기능 뿐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 즉 메커니즘에서도 뒤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선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GM의 대표적인 노스스타 엔진, V8 4.6X VVT(가변 밸브 타이밍기구) 엔진은 각 실린더의 밸브 타이밍이 독립제어 되어 출력은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 315마력의 최고출력뿐 아니라 토크도 42.7kg·m로 강력하다. 또한 풀타임 4WD 시스템은 앞뒤 회전차이를 보정하는 디퍼렌셜(differential)을 넣었을 뿐 아니라 토크도 4개의 바퀴에 균등하게 배분한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한다’는 전자식 서스펜션 시스템(Magnetic Ride Control)이 하체를 튀지 못하게 다스리고 있다. 서스펜션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다듬어 신뢰성을 높여준다. 운전석에 오른다. 가죽시트는 적당히 부드럽고 사이즈가 충분해 몸을 잘 감싸준다. 사이드 서포트도 넓고 여기에 시트 벨트가 달려 매기도 무척 편하다. 앞서 말한 대로 페달의 위치까지 조절할 수 있으므로 드라이빙 포지션은 대만족이다. 센터페시아도 운전자쪽으로 기울였고 스위치도 간결해 다루기 쉽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인상적인 것은 트랜스미션이다. 수동 모드인 DSC(Drive Shift Control) 모드로 기어 레버를 툭 치면 수동기어의 스포티한 움직임을 즐길 수 있다. 변속충격이 가벼운 것은 물론 연결이 매우 활발하다. 2단 및 3단에서 커버할 수 있는 가속범위가 넓고 경쾌한 달리기를 보인다. 변속 타이밍도 무척 빨라 자동기어의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특히 시프트 다운 때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좋아 브레이크 페달 사용빈도를 줄여준다. 달리기의 자세는 안정감이 있지만 코너를 돌 때는 뒷부분이 조금 신경 쓰인다. 하지만 핸들링이 좋아 불안감은 없다.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내본 최고시속은 180km. 힘들이지 않고 꾸준하게 가속하는 동안 직진안정감이 돋보였다. 다만 시속 120km를 넘어서자 바람 소리가 커졌다. ABS와 트랙션 컨트롤을 조합한 브레이크는 중후한 맛이 있어 듬직하다. 하체는 사뿐사뿐 반응해 덩치 큰 SUV같지 않게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SRX의 특징 중 하나인 대형 선루프를 빼놓을 수 없겠다. 푸조 307SW의 천장을 가득 채운 글라스 루프를 떠올릴 만큼 커다란데 307과 달리 오픈이 된다. 선루프가 열림과 동시에 루프 위에는 바람막이가 일어서서 바람이 세차게 실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2, 3열은 물론 운전석에서도 시원한 개방감을 만끽한다. 짧은 시간 SRX와 함께 하며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없는 독특한 성격의 차라는 인상이 남았다. 그것이 크로스오버를 지향한 때문이든 아니든 앞으로의 자동차는 더욱 성격을 규정할 수 없는 복합장르로 옮겨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캐딜락 SRX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722 휠베이스(mm) 2957 트레드(mm)(앞/뒤) 1572/1580 무게(kg) 2015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15/6400 최대토크(kg·m/rpm) 42.7/44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5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5.7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35/60 R18,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20/2.215/1.6000.750/-/3.020 최종감속비 3.230 변속기 자동5단(수동 겸용)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5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 Price 8,680만 원
TOMCAR TOUR TM25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2004-04-29
극악조건의 오프로드를 위해 만들어진 차라고 하면 터프한 4WD차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경량화와 함께 구동바퀴에 충분한 트랙션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두바퀴굴림으로도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낼 수 있다. 쿼드 또는 ATV(All Terrain Vehicle)라 불리는 네 바퀴 모터사이클이나 버기가 좋은 예다. 이 달에 소개하는 톰카는 이스라엘제 오프로드용차로, ATV와 듄버기의 중간형태다. 완성도 높은 대학 동호회의 자작차 같은 느낌 톰카는 경량 스페이스 프레임에 여유 있는 지상고를 확보하고, 휠트래블이 긴 서스펜션과 험로용 타이어를 갖추어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보인다. 군용과 농업용, 산업용 장비 제조업이 모태인 톰카사(www.tomcar.com)는 1990년 설립 후 오프로드 레이스와 소형 군용차 제작, 일반용 오프로더 개발에 주력해 왔다. 외관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대학 동호회의 자작차 같다. 상당히 원시적이고 기계적이지만 나름대로의 기능미가 느껴진다. 톰카는 운전하기 까다롭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험로 전용 오프로더와 편하지만 튜닝을 하기 전에는 험로 주파력에 제한 받는 일반 SUV를 절충해 놓은 성격을 지닌다. 시판 중인 차는 투어, 어드벤처러, 아르마릴로, 스포트, 리틀풋 등 다섯 가지다. 이 가운데 리틀풋은 5세 이상의 어린이를 위한 오프로드용 카트로, 예비고객을 위한 입문용차의 성격이 짙다. 일반 카트와는 달리 속도는 느리지만 험로 주파력이 뛰어나고 원조 윌리스 지프를 축소한 듯 한 보디를 얹고 있다. 스포트는 순전히 오프로드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개발한 1인승이다. 투어와 어드벤처러, 아르마릴로는 같은 차대에 엔진, 트랜스미션 등이 조금씩 다르다. 아르마릴로는 이스라엘 군대에 납품하는 군용차로 방탄유리와 함께 지붕과 도어도 일반 화기는 관통하지 못하게 만들어졌다. 어드벤처러와 투어는 2인승 소형차다. 좁은 길에서도 기동성을 뽐내고 200kg의 화물적재능력을 갖추어 산악구조장비나 소방장비를 싣고 다닐 수 있다. 시승 행사에 동원된 차는 투어 TM25 모델로, 무게는 장비에 따라 535∼605kg이다. 가벼운 중량은 오프로드 주행에서 큰 장점이 된다. 엔진은 725cc 4행정 OHV V2(콜러사 제품), 직렬 3기통 953cc 휘발유·디젤 터보(다이하쓰용) 중에서 고를 수 있고 변속기는 V벨트를 사용하는 CVT(무단변속기)다. 3기통 953cc 다이하쓰 엔진과 CVT 얹어 다이하쓰 휘발유 엔진을 얹은 시승차는 가벼운 차체에 비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출력을 보인다. 엔진은 다소 거칠게 회전하고 토크감도 풍만하지 않지만 일상적인 오프로드 투어용으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토크와 회전영역 때문에 수동변속기를 갖추었다면 빈번하게 변속해야 했을 것이다. V벨트를 사용한 CVT는 엔진과 조화가 잘된 듯하나 감성적인 면에서는 클러치가 미끄러지는 수동기어차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위화감이 느껴진다. CVT의 조작은 전진-중립-후진의 3가지뿐이다. 오프로드 주행용으로는 충분한 성능을 내지만 스포츠성을 위해서 출력을 높이고 수동변속기를 달아 동력의 직결감을 살렸으면 좋겠다. 어드벤처러 모델은 스바루제 3기통 1천197cc 엔진에 5단 수동기어를 쓴다. 미국에 수입되지 않아 시승하지는 못했으나 파워 트레인의 구성으로 미루어 볼 때 훨씬 스포티하지 않을까 싶다. 앞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으로, 이런 형태의 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다. 스포츠카의 더블 위시본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어퍼 컨트롤암과 로어 컨트롤암의 길이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스포츠카의 경우 차 높낮이가 바뀌면 캠버가 많이 변하는데, 이는 위쪽과 아래쪽 암의 길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드는 이유는 코너링에서 차가 기울어질 때 바깥쪽 바퀴는 마이너스 캠버가 되고, 안쪽 바퀴는 캠버가 커져 타이어가 수직에 가까운 각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차는 폴리우레탄 부싱을 사이에 두고 탄성계수가 다른 스프링을 직렬로 연결해 낮은 주파수의 진동과 높은 주파수의 진동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뒤 서스펜션은 체인 드라이브의 스윙암. 모터사이클의 뒤 서스펜션과 흡사한 형태다. 혼다가 초창기에 만든 S600부터 S800의 초기모델에 쓴 것과 비슷하다. 앞쪽에는 배터리와 퓨즈박스,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 등이 자리잡고 있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드럼 방식으로 이 차의 주행여건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보인다. 최고시속이 그리 높지 않고 급제동을 반복할 일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랙 앤드 피니언식 스티어링은 차가 가벼워 파워 스티어링이 아닌데도 중량감이 지나치다는 느낌이 없다. 인테리어는 간단하다 못해 썰렁해 지게차 등의 산업장비 같은 느낌이다. 시트와 4점식 벨트, 스티어링 휠 등은 주문단계에서 원하는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오프로드를 제법 빠르게 달려 보았는데, 큰 둔덕도 상당히 부드럽게 타고 넘었다. 일반적인 차라면 충격과 함께 점프했다가 털썩 하고 착지했을 지형도 별것 아닌 것처럼 타고 넘는 모습이 일품이다. 점프할 만한 둔덕도 부드럽게 타고 넘어 스티어링의 초기반응은 빠르지만 코너에 진입하고 나서부터는 언더스티어를 보인다. 미드십이지만 구동바퀴의 트랙션을 위해 뒤쪽에 무게가 많이 실려 있어 코너 진입 전에 제동을 확실하게 해서 앞머리에 무게를 실어 주지 않으면 앞바퀴가 생각만큼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지 못한다. 차의 롤각이 바퀴의 캠버에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이다. 출력이 낮은데다 CVT를 달아 원하는 회전수를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포장도로에서 파워에 의지해 뒤를 미끄러뜨리기가 쉽지 않다. 무게중심이 낮은 탓에 하중이동도 잘 안되어 이래저래 뒤를 간단히 미끄러뜨릴 차는 아니다. 안정적이고 쉽게 다룰 수 있지만 다이내믹한 느낌은 떨어진다. 서스펜션이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험준한 지형에서도 안정되고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차가 작고 휠베이스가 짧은 것에 비해 주행안정성이 상당히 뛰어나다. 휠트래블이 크지만 험준한 지형에서 차 바닥이 돌출물에 닿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고, 바닥을 친다고 해도 주요 기기에 손상을 주는 일은 없겠다. 기계적인 구성으로 보면 톰카는 특이한 차가 아니다.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에 미드 엔진을 쓴, 듄버기 같은 차종의 전형적인 구성이다. 설계가 잘되어 있어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충분한 강성을 확보했고 차 무게에 맞게 서스펜션을 조율하여 험로 주파력이 뛰어나다. 이 정도의 차라면 국내의 중소기업에서도 충분히 개발, 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톰카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별 볼 일 없는 차라는 뜻이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에 발맞추어 대기업에서 신경 쓸 수 없는 특화된 시장에도 조금씩 눈길을 돌려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톰카 투어 TM25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2820×1650×1625 휠베이스(mm) 2007 트레드(mm)(앞/뒤) - 무게(kg) 535 승차정원(명) 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3기통 OHC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953 연료탱크크기(L) 26 Transmission 형식 CVT BODY 보디형식 버기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트레일링 암 타이어 앞/뒤 25×8-12/26×12-12(튜브식) Price -
BMW X5 막강해진 장기로 쐐기를 박다 2004-04-29
20세기 말부터 SUV 시장에 불어닥친 열풍은 ‘럭셔리화’. 1997년 벤츠가 M클래스를 내놓으며 신호탄을 던진 뒤 이듬해에 렉서스가 RX300(지금의 RX330)으로 불을 질렀고 곧이어 BMW가 가세했다. 그리고 이들의 성공은 SUV와는 인연이 없던 많은 메이커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X5는 1999년 북미 국제 오토쇼(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해 2000년 봄 미국에서 팔리기 시작했고 국내에는 그 해 10월 들어왔다. 세계적으로 SUV가 상승세가 아닌 절정에 올랐을 때 나와서 부담이 컸지만 그만큼 알찬 내용을 갖출 수 있었다. 메이커 이미지를 살려 SUV가 아닌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독특한 컨셉트를 내세워 라이벌들과 차별화를 꾀한 것도 주효했다. 키드니 그릴 키우고 헤드램프 새로 디자인 X5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자동차 전문가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야성을 강조하는 오프로더를 벗어나 세단 또는 왜건을 합성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시가지를 달려도 어색하지 않을 X5의 디자인은 새 세기 초에 큰 흐름을 잡아가는 크로스오버카의 본보기였다. 지금 봐도 X5는 잘 다듬어진 몸매를 자랑한다. BMW 세단에 익숙한 사람들의 눈에는 과체중에 톨보이형 4WD 왜건 잡종으로 보일 수도 있다. SUV의 시각에서 본다면 X5는 생김새나 성능이나 지금 유행하고 있는 고성능 SUV의 시초임에 틀림없다. 2004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 약간 커지면서 모서리가 둥글려졌고, 헤드램프 아랫부분에 3시리즈처럼 굴곡을 준 정도다. 트윈 헤드램프 디자인은 그대로 두면서 로·하이빔을 제논 램프로 단장해 가시거리가 넓어졌다. 흡기구를 키운 범퍼는 스포티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더해 맛깔스러운 디자인의 옆 발판이 새로 더해졌고 테일램프는 투명 커버로 산뜻하게 바꾸었다. 언제 봐도 매력적인 트윈 머플러가 뒷모습에 액센트를 준다. 실내로 들어서면 5시리즈 세단의 냄새가 짙다.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다. 대칭형 대시보드와 4스포크 스티어링 휠, 감촉 좋은 가죽 내장재 등이 여전히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의 AV 모니터는 데뷔 당시 오른쪽에 쏠려 있었으나 2002년형부터 가운데로 자리잡았다. 운전석이 높고 벨트라인이 낮아 시야가 시원스럽다. 좌석이 편할 뿐 아니라 까다로운 명품족의 입맛을 충족시킬 만큼 품질이 좋고 품위 있다. 무엇보다도 공간배치가 앞서 벤츠 M클래스나 포르쉐 카이엔보다 실내가 넉넉하게 느껴진다. 테일 게이트를 열면 D필러 부분 양끝에 스위치가 달려 있는데, 이것으로 뒷좌석 등받이를 90도 각도로 세울 수 있어 각지고 큰 짐을 실을 때 편리하다. 320마력 엔진으로 즐기는 파워 드라이빙 2004년형에서 주목할 부분은 파워 트레인이다. 시승차에 얹힌 V8 4.4X DOHC 엔진은 745i에 쓰이는 흡·배기 컨트롤장치 밸브트로닉을 써 최고출력이 286마력에서 320마력으로 올라갔다. 0→100km 가속시간은 7.5초에서 7초로 앞당겨졌다. 0→시속 100km 가속을 5.6초에 끝내는 무시무시한 포르쉐 카이엔 터보가 있긴 하지만, SUV로 7초라는 숫자를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4.4i를 이렇게 신체적으로 단련해 놨으니 판매가 적은 4.6iS(2002년형에 추가)를 계속 쥐고 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2004년형에서 iS 버전을 뺀 대신 V8 4.8X 엔진을 더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기대해 볼 일이다. 트랜스미션도 5단 스텝트로닉에서 6단 스텝트로닉으로 바꾸어 높아진 출력에 대응했다. 이 자동기어는 순간적으로 액셀에서 발을 뗐을 때 갑자기 기어가 변속되는 것을 막아 주는 순간감지기능을 갖추었다. 돌발상황에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기어는 그대로 유지되므로 엔진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출발은 부드럽고 고속에서 바람저항도 적어 차안은 조용하다. 여유 있게 회전하는 엔진은 어떤 회전 영역에서나 힘이 넘치고 5시리즈보다 무겁지만 버금가는 달리기 실력을 보인다. 고속에서도 지체 없이 밀어붙이는 파워에 SAV라는 컨셉트를 이해하게 된다. 시속 200km를 넘어서는 것도 잠깐이다. 특히 브레이크 성능이 포르쉐와 맞먹어 자신 있게 속도를 붙일 수 있다. 기어 변환도 자연스러워 부드럽게 달릴 수 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스티어링 휠은 직진성이 강해 다소 예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약간만 적응하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탄탄한 핸들링·포르쉐와 맞먹는 제동력 BMW X5는 무겁고 무게중심이 높다는 SUV의 약점을 지혜롭게 처리한 차다. 기어비가 완벽하고 핸들링은 SUV 중 최고라 자부할 만하다. 서스펜션은 모범적이다. 와인딩 로드에서 운전자가 그리는 회전방향에 따라 빠르게 움직여 주어 힘이 들지 않고, 고속 코너링 때도 간단한 액셀 워크로 흔들리지 않고 평형을 유지한다. 코너를 자신 있게 공략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시스템 중 하나가 풀타임 4WD다. 2004년형은 이전의 4WD 대신 ‘x드라이브’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쓰는데, 솔직히 나아진 성능을 운전자가 감지하기는 어렵다. X5의 핸들링은 워낙에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아랫급 X3에 처음 쓰인 x드라이브는 노면상황에 따라 앞뒤 토크를 적절히 나눠주는 전자제어 구동력 배분 시스템으로 할덱스 다판 클러치를 쓴다. 일상적인 주행 때는 구동력의 62%가 뒷바퀴에 전달되지만 코너에서 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재빨리 필요한 바퀴에 구동력을 보내 뉴트럴을 유지해 준다. 물리적으로 한계영역을 넘었을 때는 자세안정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가 작동해 자세를 바로 잡는다. 당연히 오프로드에서도 x드라이브는 제기능을 했다. 웬만한 비포장도로는 편안하게 달릴 수 있고 내리막에서는 HDC(Hill Descent Control)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X5는 모노코크 보디에 4WD 저속기어가 달리지 않고 네 바퀴 독립식 서스펜션,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 휠 등 기본설계가 도시형이어서 거친 험로 테스트는 이번 시승에서 제외했다. 결국 x드라이브가 부지런히 일을 할 곳은 포장된 커브길이나 빗길, 눈길인 셈이다. 데뷔 4년, 그 사이 고성능 SUV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X5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너무 무리하지 않고, 최소한의 힘을 들여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2004년형은 다이내믹한 주행이라는 BMW의 장기를 더욱 부각시켜 놓았으니 연말쯤 있을 M클래스의 대변신에도 당분간은 끄덕 없을 듯 하다. 게다가 국내 시판가는 오히려 80만 원 내린 1억1천200만 원. 2003년형 X5를 산 사람이라면 억울한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시승차 협조 : BMW코리아 (02)3441-7864 BMW X5 4.4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67×1872×1715 휠베이스(mm) 2820 트레드(mm)(앞/뒤) 모두 1575 무게(kg) 218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20/6100 최대토크(kg·m/rpm) 44.9/3700 구동계 네바퀴굴림(풀타임) 배기량(cc) 4398 보어×스트로크(mm) 92.0×82.7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93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4.10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0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8.0 Price 1억1,200만 원
BMW X5 4.4i X드라이브로 영역 넒힌 도심.. 2004-04-26
지난 2000년,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새로운 세그먼트의 탄생을 알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BMW X5가 2002년의 부분변경에 이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다시 한번 변신했다. 베스트셀러 5시리즈 세단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X5는 풀타임 4WD 구동계를 갖췄음에도 정통 오프로더보다는 스포츠 주행 중심의 도심형 비클을 지향한다. 이는 X5 데뷔 이후 쏟아져 나온 고성능, 고급 SUV들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를 형성하는 성격. 최근 등장한 포르쉐 카이엔은 아예 스포츠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베이스 모델이 된 5시리즈 세단에서 짐작할 수 있듯, X5는 스포츠 세단과 오프로더의 결합체다. 세단의 이미지가 다분한 에지 스타일링과 차분한 보디라인, 깔끔한 인테리어는 이 차가 흔히 볼 수 있는 ‘미니밴+오프로더’가 아님을 드러낸다. BMW 로고의 전통 그대로, 최상의 온로드 주행성능을 자랑해온 X5가 이제 x드라이브라는 신무기를 더한 채 우리 앞에 나타났다. 미국 스파르탄버그에서 날아온 바바리안 전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커진 키드니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 차값만 1억 원이 넘는 호사스러움을 지녔음에도, X5는 마치 내 차인 양 친숙하다. 지난해까지 1년 반 동안 본지에 연재했던 여행기 ‘X5 브레이크’를 위해 매달 한번씩 전국 방방곡곡을 함께 누볐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달렸던 도로와 그 여행길에 차곡차곡 쌓았던 기억이 생생한 동지이기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X5를 만나러 가는 마음은 그저 편하기만 했다. 돌덩이처럼 탄탄한 보디라인은 예전 그대로. 반면 얼마 전 데뷔한 X3을 의식해서인지 얼굴만큼은 크게 바꾸었다. 사이즈를 키우고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낸 키드니 그릴은 요즘 BMW 차들의 경향이기도 하다. 크고 둥근 키드니 그릴 덕에 X5의 인상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3시리즈를 닮은 헤드램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변신 포인트. 새 키드니 그릴과 썩 괜찮은 조화를 보인 헤드램프는 트윈 램프를 클리어 커버로 감싼, 특유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멀리서 앞모습만 보고도 한눈에 ‘BMW 차’임을 짐작할 수 있는 요소가 키드니 그릴만은 아닐 터. 헤드램프의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에서 묘한 고집을 느낄 수 있다. 데뷔 당시 눈길을 끈 보네트 주름은 키드니 그릴과 같은 컬러의 에어 인테이크와 어울려 한층 안정된 느낌을 준다. 범퍼 디자인은 심플해진 반면 흡기구를 좀더 키웠다. 크롬으로 마감한 사이드 스텝은 그저 단정하기만 하던 X5에 처음으로 단 ‘마초적’ 장식품. x드라이브와 더불어, 이 차가 만만찮은 오프로드 달리기 실력까지 갖췄음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아래위로 나눠 열리는 해치 게이트나 무거운 짐을 실을 때 편리한 슬라이딩 타입 짐칸 플로어는 더 이상의 손질이 필요 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와 아이디어를 이미 지니고 있었기에, X5의 뒷모습은 ‘윈드 오브 체인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인테리어의 효율적 배치는 여전 운전자 중심으로 에워싸듯 꾸민 인테리어가 유행을 이루고, 온갖 휘황찬란한 디자인과 놀라운 첨단장비들이 홍수를 이룬들 X5의 인테리어는 여전히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 ‘운전자 쪽으로 전혀 기울어지지 않은’ 센터페시아를 가운데 두고, 좌우 대칭에 가깝게 놓인 대시보드는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그 반대로 표현하자면 유행 지난 차로 여겨질 만큼 무덤덤하기까지 하다. 바로 이 평범함 속에 X5 인테리어의 진가가 숨어 있다. 표면을 거칠게 다듬은 가죽 질감은 도무지 질리지 않을 듯하고 꼭 필요한 계기만을 골라 필요한 자리에 놓아둔 배치 역시 빼어나다. 눈에 띄는 변화라 해봤자 AV 모니터의 글자체와 정보가 조금 달라진 정도. 편하면서도 기능성 좋은 시트도 그대로다. 기세 등등한 라이벌들을 생각하자면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좀더 세련되게 다듬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었다. ‘변신 강박증’을 앓고 있는 여느 메이커들과 달리 BMW는 X5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만 조금씩 손을 대는 인내력을 보여주었다. 운전석 헤드레스트는 이같은 작은 변화의 한 예다. 국내에 선보인 X5는 직렬 6기통 3.0X 225마력 유닛을 얹은 3.0i와 V8 4.4X320마력 유닛을 쓰는 4.4i 등 두 가지. 디젤 모델인 3.0d는 여전히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팔리지만, 같은 시장에 선보여온 4.6iS는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사라졌다. 시승차인 4.4i의 배기량은 예전 그대로이나 더블 바노스 시스템 덕분에 최고출력이 34마력 올라가는 등 성능은 크게 나아졌다. 새로 마련한 6단 AT 스텝트로닉과 조화를 이룬 이 엔진의 최고출력 320마력은 6천100rpm에서, 44.9kg·m에 이르는 최대토크는 3천700rpm에서 나온다. 엔진 포지션은 비교적 낮은 편. 무게중심을 낮춘 데서 이 차의 도회적인 성격이 드러난다. 후련한 추진력과 정확한 핸들링이 매력 아이들링에 이어지는 엔진음은 놀랍도록 부드럽고 조용하다. 2천rpm 안팎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데, 이 속도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면 고급 세단을 운전하듯 매끈하게 달린다. 저회전 영역에서의 넉넉한 토크와 부드러운 힘이 꽤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새 엔진과 결합한 6단 AT는 수동 모드로 옮겨 앞으로 밀면 시프트 다운되고 뒤로 잡아당기면 시프트 업되는, BMW 고유의 방식에 따라 작동한다.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 풀드로틀 하면 시속 40km를 넘어서면서 6천500rpm에서 꺾이며 2단으로 변속되고 85km에서 3단, 140km에서 4단으로 넘어간다. 레드존은 6천~6천500rpm. 시속 200km에 이르러서야 5단으로 넘어간다. 제원표상의 최고시속이 210km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6단 기어의 도움 없이도 가속은 풍성하게 이뤄지고, 시속 140~150km를 넘어선 뒤에도 고개가 젖혀질 만큼 꿈틀대는 엔진 파워가 생생하게 전해온다. 6단 레인지를 마련하면서 촘촘하게 이어진 기어비는 말끔한 변속감과 자연스러운 가속력을 이끌어낸다. X5는 애초부터 기어비를 조절해 토크를 보완하거나 스트로크 긴 오프로드용 서스펜션으로 모자란 2%를 채우는 차가 아니었다. 예전에 구형 X5를 몰고 강가의 고운 모래밭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타이어의 3분의 1쯤이 분말처럼 고운 모래에 박혀 있는 상황에서도 기어를 저속으로 내리고 액셀 페달을 서서히 밟자 무게 2톤의 거구가 마치 땅 위로 치솟듯 모래를 박차고 올라섰던 기억이 있다. X5의 주행감각은 원래 엔진 파워로 밀고 나가는 타입이다. 박진감 넘치는 고속주행 맛볼 수 있어 저회전 영역에서의 부드러움과 달리 고속으로 접어들면 초봄의 졸림이 확 달아날 정도로 파워풀한 성능을 드러낸다. 올라가는 rpm과 더불어 귓전을 울리는 배기음에는 박력이 넘치고, 4개의 타이어는 그 사운드 이상으로 후련하게 회전한다. 엔진은 숏 스트로크 구성으로 회전수를 높일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X5가 고속 코너를 빠져나올 때 마치 탱크가 지축을 울리며 달려드는 것 같았다는 사진기자의 말은 괜히 해본 소리가 아니었다. 서스펜션은 예상보다 부드러우나 버티는 힘과 접지력은 기대를 충족시켜줄 정도. 정확한 핸들링은 일정 부분 x드라이브에 힘입은 바 크다. 지금껏 포르쉐와 폭스바겐만 써온 이 전자제어 구동력 배분 시스템은 평소 구동력의 62%를 뒷바퀴에 집중시키다 코너에서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려는 순간 구동력 배분을 바꿔 뉴트럴에 가까운 균형감각을 유지해준다. 코너 공략뿐 아니라 오프로드를 달릴 때도 이 시스템의 적절한 구동력 배분은 주행안정성에 큰 도움을 준다. 떠밀 듯 우직하게 산길을 치고 올라가다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꺾을 때 바깥쪽으로 쏠리는가 싶다가도 금세 제자리를 잡아나가는 움직임은 분명 x-드라이브 덕분. 마치 위쪽은 흔들릴지언정 접시에 들러붙은 아래쪽은 미동도 않는 푸딩 같다고 할까. 다만 급코너에서의 약한 언더스티어는 집중력을 갖고 컨트롤해야 할 부분. 급경사를 내려올 때 기어를 1~2단에 맞추고 HDC(Hill Descent Control) 버튼을 누르면 어떤 상황에서도 엔진회전수는 500rpm 선에서 제어된다. 5시리즈라는 든든한 뿌리에 더블 바노스 시스템과 6단 AT의 힘을 더하고 x드라이브로 오프로드 적응력까지 키운 점은 분명 인상적인 포인트. 도심형 SAV를 지향하며 태어난 X5의 성격은 4년의 세월이 흘러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취재협조 : BMW 코리아 ☎ (02)3441-7800 BMW X5 4.4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67×1872×1715 휠베이스(mm) 2820 트레드(mm)(앞/뒤) 1578/1578 무게(kg) 212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20/6100 최대토크(kg·m/rpm) 44.9/37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398 보어×스트로크(mm) 92.0×82.7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93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170/2.340/1.5201.140/0.870/0.690/3.400 최종감속비 4.10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0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9.4 Price 1억1,200만 원
BMW X5 4.4i 얼굴과 심장 가다듬은 스포츠 .. 2004-04-14
지난 3월 국내에 상륙한 BMW X5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만났다. X5는 지난 99년 데뷔해 이듬해부터 미국에서 생산되어 큰 성공을 거둔 BMW의 첫 SUV. X5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BMW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아랫급의 프리미엄 컴팩트 SUV X3을 선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X5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엔진 라인업이 늘어나고 성능도 개선되었다. 현재 X5는 직렬 6기통 3.0X와 V8 4.4X, V8 4.8X 등 3종류의 휘발유와 3.0X 커먼레일 디젤 등 모두 4종류의 엔진을 얹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는 두 종류(V6 3.0X와 V8 4.4X)의 휘발유 모델만 수입된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X5는 지난 2000년 국내에 상륙해 올해 1월말까지 3년 동안 1천200여 대가 팔렸을 만큼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주위를 둘러보더라도 SUV를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 X5를 ‘타고싶은 차’ 상위권에 올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 한번도 타본 적이 없는 사람들까지 팬으로 끌어들이는 X5의 매력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BMW가 지닌 뛰어난 성능과 SUV의 편리함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최근 BMW 디자인의 흐름 반영한 얼굴 실내공간 넉넉하고 뒷좌석 장비도 풍부 새로운 X5는 신형 3시리즈와 비슷하게 헤드램프 아랫부분을 둥글게 다듬고 키드니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모서리를 둥글렸다. 특히 시승차인 4.4i는 그릴 안쪽의 빗살무늬를 메탈릭 컬러로 칠해 인상이 한결 밝아졌다. 안개등과 앞 범퍼 아래쪽의 공기흡입구 모양도 조금 바뀌었다. 그리 많은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X5는 크리스 뱅글이 내놓은 요즘 BMW의 스타일에 한결 다가선 모양이다. 오히려 구형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이번에는 상당히 자제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구형과 마찬가지로 X5 4.4i는 범퍼 아랫부분과 로커 패널부분에 짙은 플라스틱을 덧대놓았다. 상하기 쉬운 부위를 플라스틱으로 감싸놓은 것은 역시 독일인다운 선택. 휠 하우스 둘레와 보디 옆면에 보일 듯 말 듯 붙여놓은 몰딩은 보디의 깔끔함을 헤치지 않으면서 제 역할을 다한다. 보네트와 보디 옆면, 해치 패널에 파놓은 굵고 선명한 자국은 언제 봐도 개성 있지만 X5의 뒷모습은 아직까지도 눈에 익지 않는다. 물론 뒤로 갈수록 캐릭터 라인이 올라가고 또 키가 큰 SUV이기 때문에 뒷모습을 앞모습과 같이 경쾌하고 날렵하게 디자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쌍용 무쏘를 보더라도 그렇다). 뒤 범퍼 아랫부분에 짙은 플라스틱 패널을 덧대 차체가 들떠 보인지 않게 한 디자인은 크게 칭찬해주고 싶다. 실내는 높아진 차고를 제외하면 BMW 세단과 거의 다름없다. 베이지색으로 실내를 꾸미면서도 대시보드 위쪽을 검은색으로 처리해 눈부심을 줄인 것 역시 BMW의 전통 그대로다. 센터페시아 위쪽에 자리한 온보드 모니터가 초창기 X5에 비해 커서 눈에 잘 들어온다. 시트는 넉넉하면서도 몸을 잘 받쳐주고 센터터널이 넓지만 무릎공간을 희생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체형에 맞게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센터 암레스트 덮개가 후진할 때 팔을 걸치고 힘을 주다보면 종종 헐겁게 움직이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뒷좌석도 앞좌석 못지 않게 여유 있다. 특히 시트의 높이가 보통 SUV처럼 껑충하게 높지 않아 아늑하고, 가운데 부분의 등받이가 튀어나오지 않아 2열 중앙에 앉더라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는 햇빛가리개로 뒤 도어 윈도 쪽창까지 모두 가릴 수 있지만, 요즘 차들이 워낙 통유리를 많이 쓰다보니 쪽창이 조금 눈에 거슬린다. 2열 시트 앞 뒤 지붕에는 독특한 모양의 여닫이식 옷걸이가 자리하고 있다. 앞좌석 센터 암레스트 뒤에 에어컨 송풍구와 열선시트 스위치, 시가잭, AV 연결잭, 컵홀더 등이 마련되어 있고 뒤 시트 등받이의 각도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등 뒷좌석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풍부한 편이다. X5는 뒤 도어 좌우에도 넉넉한 포켓을 마련해 놓았다. 다만 도어포켓 위에 달린 값싸 보이는 플라스틱 재떨이는 고급스럽게 꾸민 실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도어 안쪽에 커티시 램프 대신 붙여놓은 반사 스티커는 전구가 들어오는 램프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다. X5를 타는 사람들은 X5가 SUV인 것을 알면서도 BMW 승용차다운 호쾌한 달리기 성능을 기대한다. 특히 V6 3.0X가 아니라 V8 4.4X 모델을 운전할 때는 더욱 그렇다. 기자 역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최고출력이 286마력에서 320마력으로 34마력 올라간 X5 4.4i를 만나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최고시속 210km에서도 rpm 여유 있어 HDC 얹어 오프로드에서도 마음 든든 출력이 34마력 올라간 것은 4.4X 엔진에 BMW가 자랑하는 더블 바노스 밸브 타이밍 기구를 얹은 덕택이다. 바노스 밸브 타이밍 기구는 말 그대로 저·중·고속의 상황에 맞게 밸브 타이밍을 조절해 어느 rpm에서나 엔진 효율을 높이는 장비다. 더블 바노스는 흡·배기 밸브를 모두 제어하는 것으로, M5를 통해 먼저 선보인 기술이다. 신형 엔진은 밸브 타이밍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밸브 리프트 양을 연속적으로 제어해 엔진 회전수에 따라 최적의 밸브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밸브트로닉도 갖추었다. 시동을 걸면 BMW 8기통 엔진의 호쾌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가 귓가에 울린다. 아이들링 때 엔진은 매우 정숙하지만 대략 2천500rpm을 넘어서면 BMW 특유의 웅장한 엔진음이 실내를 휘감아 돈다. 넘치는 힘은 저회전에서부터 레드존이 시작되는 6천500rpm까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X5 4.4i의 0→시속 100km 가속은 7.0초로, 2톤이 넘는 무거운 몸으로 웬만한 스포츠카 뺨치는 가속력을 자랑한다. 시승 당일 쭉 뻗은 도로에서 내본 최고시속은 BMW가 제원에서 밝힌 것과 같은 210km. 아직 힘이 남아돌지만 몇 번을 시도하더라도 X5는 정확하게 5천500rpm, 시속 210km에서 더 이상 가속되지 않는다. 레드존이 6천500rpm부터 시작되니 엔진 프로그래밍으로 시속 10km 이상 속도를 제한해놓은 것이다. 안전을 위한 설정이지만 시속 200km까지 거침없이 가속되므로 별다른 갈증은 없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스텝트로닉 AT는 5단에서 6단으로 바뀌었다. 기어 단수가 늘어나면서 기어비 사이의 간격이 촘촘해져 가속력과 연비가 모두 좋아졌다. 6단 AT와 함께 페이스리프트 된 X5가 내세우는 장점은 X드라이브 시스템이다. X드라이브는 도로상황에 따라 앞 뒤 구동력을 무단계로 나눈다. 다시 말해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 앞바퀴의 토크를 줄이고 더 많은 동력을 뒷바퀴로 보내 의도적으로 오버스티어를 일으키고, 반대로 오버스티어가 일어나면 앞바퀴에 더 많은 동력을 보내 뉴트럴한 주행곡선을 만들어낸다. 실제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연속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휘감아도 어지간해서는 접지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없다. 물론 SUV를 타면서 스포츠카처럼 노면 상태를 읽는 것은 어렵겠지만, BMW의 주행안정장치인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과 연결된 X드라이브는 운전자가 언더 혹은 오버스티어를 느끼기 이전에 이미 구동력 배분을 시작한다. X드라이브와 DSC뿐만 아니라 자동 디퍼렌셜 브레이크(ADB-X)와 코너링 브레이크(CBC)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지간해서는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해질 무렵 산 중턱에 올라 비행기가 등장하는 멋진 사진을 찍고 나니 해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산길을 내려올 때 HDC(Hill Descent Control)가 제 가치를 보여주었다. HDC 작동 버튼을 누른 후 스티어링 휠에 달린 스위치로 속도를 가장 낮게 설정하니 경사가 꽤 급한 곳에서도 최고시속이 5km를 넘지 않는다. 사람이 걷는 속도의 두 배 정도로 속도를 떨어뜨려 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노면의 굴곡에 따라 스티어링 휠만 조작하면 된다. X5는 로 기어가 없는 도심형 SUV이지만 어쩌다 오프로드를 찾더라도 마음 든든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시승을 마치면서 X5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X5는 짐 공간이 넉넉한 데다 짐칸 바닥을 앞으로 당기거나 밀 수 있어 짐 싣기가 편리하다. 그러나 바닥 자체가 두꺼운 합판으로 만들어진 탓에 밀고 당기는데 제법 큰 힘이 든다. 짐칸 바닥을 들어올린 후 앞쪽의 끈을 당기면 짐칸 아래 자리한 스페어타이어가 손쉽게 올라온다. 무거운 SUV 타이어를 들어올릴 때 매우 요긴하지만 국내에서 타이어를 직접 갈아 끼우는 X5 오너가 얼마나 될까. 하여튼 X5는 BMW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성능과 SUV의 편리함을 고루 갖춘 만능 재주꾼임에 틀림없었다. Z BMW X5 4.4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67×1872×1715 휠베이스(mm) 2820 트레드(mm)(앞/뒤) 1576/1576 무게(kg) 218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20/6100 최대토크(kg·m/rpm) 44.9/37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398 보어×스트로크(mm) 92.0×82.7 압축비 10.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93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4.10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0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8.0 Price 1억1,200만 원
SRX CADILLAC 독일차 냄새나는 주행감각 2004-03-16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 볼 때 럭셔리 SUV만큼 매력 있는 존재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판매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면서 수익성도 높은 차종이기 때문이다. 미니밴처럼 고루한 이미지도 싫고, 경트럭의 터프함도 좀 꺼려지는 사람을 위해 승용차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크로스오버카는 이제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승용차 베이스로 만든 캐딜락의 첫 SUV 캐딜락의 경우 승용차를 베이스로 한 SUV는 SRX가 첫 타자다. 캐딜락은 현재 GM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디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아버지차’라는 인상을 지우고, 고객의 연령을 낮추기 위해 수년간 무던히 애를 써 왔다. 80년대 시보레 캐벌리어를 고급화시킨 시마론을 내놓았다가 비난을 받았고 90년대 들어서는 엔트리 레벨 캐딜락인 카테라를 만들었다. 오펠 오메가를 손질한 카테라는 성능면에서 동급 유럽차와 견줄 만했으나 고급성이 떨어지고 캐딜락의 다른 모델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잔고장도 많아 판매에 성공하지 못했다. 라이벌인 링컨이 내비게이터로 럭셔리 SUV 시장에서 단번에 고객 평균연령을 낮춤과 동시에 판매를 늘리자 캐딜락은 GMC 유콘을 베이스로 한 에스컬레이드를 급조해 시장에 투입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았으나 날카로운 선을 살린 디자인을 도입하고 주행성능을 높여 점차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완벽한 무게배분, 안정된 몸놀림 캐딜락의 최근 트렌드는 풀사이즈 럭셔리 SUV인 에스컬레이드의 새 모델에 제일 먼저 반영되었고 카테라를 대체한 CTS를 통해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CTS의 시그마 플랫폼으로 만든 SRX도 날카로운 선이 기조인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다. 전체적인 비례감은 키 큰 스테이션 왜건이고, 차안에서 밖을 내다보아도 눈높이만 올라갔을 뿐 그린하우스가 작아 시야는 왜건과 비슷하다. 좌석 위치는 보통 SUV보다 낮지만 문턱이 넓어 승하차성은 그리 좋지 않다. 앞좌석은 보통 미국차보다 안락하나 횡방향 서포트가 조금 부족하고 운전자세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2열 시트의 공간은 넉넉하며 전동식으로 수납되는 3열 시트는 성인이 타기에 다소 부족하다. 대시보드는 CTS와 비슷하다. 내장재 질감과 마무리는 일제나 유럽제 라이벌에 못 미치는 감이 있으나 예전의 미국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스티어링 무게는 가벼운 편이지만 충분한 피드백을 전해 주고 직진 부근에서의 감각도 좋다. 예전 미국차에서 흔히 느낄 수 있었던, 무게감이 없고 중심이 잡히지 않은 듯 한 스티어링 감각은 찾아볼 수 없다. 캐딜락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SRX의 무게배분이 50:50에 가깝다. V6의 뒷바퀴굴림 모델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시승차는 풀 옵션에 315마력을 내는 V8 4.6X 노스스타 엔진의 AWD 모델이다. V6 뒷바퀴굴림차와 비교해 볼 기회는 없었으나 V8 엔진에 AWD 구동계를 얹고도 핸들링은 꽤 인상적이다. 재빠르지는 않지만 듬직하고 안정적이다. AWD지만 센터 디퍼렌셜에 차동제한장치가 달려 있지 않다. 아우디처럼 기계적인 구동력 제어를 기반으로 전자장치의 보조를 받는 것보다는 ABS를 응용해 제어하므로 전자장비의 의존도가 조금 더 높다. 하지만 주행감성을 해치는 느낌은 아니다. 일부 AWD차들에서 볼 수 있는 스티어링의 끈적임이 없고, 뒷바퀴굴림차를 모는 느낌과 비슷하다. SRX는 노스스타 엔진 차로는 최초로 AWD와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 VVT를 썼다. V8 엔진으로는 고회전인 6천400rpm에서 315마력의 최고출력이 나오고 42.3kg·m의 최대토크도 4천400rpm에서 분출되어 전통적인 미국형 엔진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저속에서부터 꾸준하게 가속되는 느낌이 스포츠 세단과 비슷하며 크기와 무게에 비해 핸들링도 상당히 좋아 와인딩 로드에서도 미국산 SUV를 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수용이지만 국제감각 갖추어 수동 모드를 갖춘 5단 AT와 엔진의 궁합도 좋다. 변속이 빠르고 부드럽지만 정체가 있는 구간에서는 신경질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스티어링이나 가속, 브레이킹은 라이벌보다 크게 앞서지는 않지만, 모든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CTS와 마찬가지로 독일차 냄새가 많이 나는 주행감각을 지녔다. 장비도 풍부하다. 특히 지붕면적의 절반 가량 슬라이딩되는 ‘울트라 뷰 루프’는 뒷좌석 승객에게도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노면상태를 파악해 쇼크 업소버의 작동을 실시간으로 제어함으로써 승차감을 높이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을 비롯해 많은 최신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 차의 기본가격은 4만6천300달러(약 5천560만 원), 시승차는 5만8천140달러(약 6천980만 원)짜리 풀 옵션 모델이다. 캐딜락의 브랜드 이미지가 아직까지는 라이벌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으므로 실수요자가 차를 구매하는 값은 공시가격보다 낮을지 모른다. SRX의 경쟁차종 중에는 핸들링이 뛰어난 차, 정숙성이 뛰어난 차, 스포츠성이 높은 차, 실내공간이 넓은 차도 있다. SRX는 종합점수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일반적으로 미국차는 국제경쟁력보다는 미국 내수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진다. 하지만 요즘의 캐딜락은 해외 시장에 들어맞는 제품을 내놓고 있어 머지않아 유럽 및 일본차의 좋은 맞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캐딜락 SRX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671 휠베이스(mm) 2957 트레드(mm)(앞/뒤) 1572/1580 무게(kg) 2009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15/6400 최대토크(kg·m/rpm) 42.3/4400 구동계 네바퀴굴림(AWD) 배기량(cc) 45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6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235/60 R18,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20/2.220/1.6001.000/0.760/3.020 최종감속비 3.230 변속기 자동5단 Price 1,288만 원
JEEP GRAND CHEROKEE 2.7 CRD L.. 2004-03-11
포연이 자욱한 2차대전의 전장에서 피어 난 윌리스 MB의 무용담은 60여 년 동안 지프를 지탱해온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지프가 대중의 뇌리에 깊숙이 새겨진 데는 오히려 60년대 초 등장한 스테이션 왜건 모델의 힘이 컸다. CJ-2A를 바탕으로 한 왜건형을 시작으로 62년 등장한 왜거니어와 뒤를 이은 그랜드 왜거니어(1984년)는 온·오프로드를 모두 만족시키는 성능과 쓰임새 좋은 실내로 미국 중산층의 큰 사랑을 받았다. 미국 정서에 꼭 맞는 패밀리카로 자리잡은 지프의 4WD 왜건은 모기업이 AMC에서 크라이슬러로 바뀐 지난 87년 이후 고급 왜건형 SUV로 방향을 전환해간다. 물꼬를 튼 주인공은 92년 크라이슬러 엔지니어링으로 완성된 1세대 그랜드 체로키다. 세련된 스타일에 세심한 개선 거쳐 새 플래그십 지프는 특유의 험로주파력에 승용 감각을 더 키우고 여유 있는 공간에 충분한 편의장비를 채우면서 마케팅 노선을 ‘세련된 미드 사이즈 고급 SUV’로 못박았고, 99년에는 스타일과 성능을 일신한 2세대 모델로 풀 모델 체인지해 자국 심장을 잠식한 독일과 일본의 라이벌에 맞서갔다. 럭셔리 SUV를 지향했다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여전히 본능과 같은 오프로드 본색을 감추지 못한다. 2년 전 범퍼와 그릴, 램프류 디자인을 가다듬는 가벼운 성형수술로 경직된 인상을 덜었지만 라이벌의 탁월한 승용 감각에 비할 바는 아니다. ‘지프’(Jeep) 엠블럼 속에 담긴 야성은 지울 수 없는 훈장이다. 기자가 그랜드 체로키를 만난 적이 있던가? 하지만 가물가물한 기억을 헤집지 않아도 단박에 지프임을 알 수 있다. 일곱 줄의 수직 바가 곧게 떨어지는 그릴, 타이어와 널찍이 거리를 둔 사다리꼴 휠하우스는 강인했던 선조 윌리스 MB가 물려준 자랑스런 유산. 가파른 윈드실드는 단단한 체구를 매끈하게 포장하고, 뒤로 갈수록 살포시 내려앉는 지붕선이 세련미를 더한다. 최저지상고는 210mm로 높은 편이지만 높이는 1천710mm에 불과하다. 길이 4천615mm로 작지 않은 크기지만 밑을 둥글린 뒷모습을 더해 전체적으로 날렵함이 살아 있다. 시승차는 2월 시판을 시작한 그랜드 체로키 2.7 CRD로 엔트리 트림인 라레도(Laredo)의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 가운데를 불룩 키워 입체감을 준 범퍼와 원형 안개등이 2003년형 모델부터 새 마스크로 자리잡았고 라레도에는 블랙 베젤 헤드램프가 달린다. 운전석의 도어 테두리에서 이 차의 태생을 확인한다. ‘Made in Austria ’. 그랜드 체로키 유럽형은 마그나 슈타이어 공장에서 생산되고 벤츠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2.7 CRD 역시 유럽 기능인의 손끝에서 빚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자리한 마그나 슈타이어는 4WD 시스템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벤츠 E클래스, BMW X3, 사브 9-3 컨버터블 등을 하청 생산하고 있다. T자형 대시보드를 검은 톤으로 단장한 인테리어는 최근의 럭셔리 세그먼트치고는 꽤 소박하다. 엔트리급(라레도)답게 꼭 필요한 편의장치만 갖춰 화려함을 최대한 절제한 느낌이다. 직물 소재의 전동 시트는 미끄러짐이 적고 든든한 사이드 볼스터까지 갖추고 있어 홀딩 능력이 뛰어나다. 엉덩이가 ‘푹’하고 꺼질 만큼 푹신한 쿠션과 단단한 등받이는 고급 소파가 부럽지 않을 만큼 아늑하고 야무지게 몸을 감싸준다. 전자장비와 자동제어장치가 홍수를 이루는 수입차의 관행(?)에는 벗어나지만 다이얼로 바람 세기와 온도를 손수 조절하는 수동 에어컨으로도 쾌적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앞좌석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 탓인지 등받이가 꼿꼿이 선 뒤 시트는 썩 흡족하지 않다. 리클라이닝 기능이려니 하고 등받이 모서리의 레버를 아래로 당기면 헤드레스트와 함께 고개가 ‘휘떡’ 뒤로 젖혀져 머쓱하기 십상이다. 쿠션을 들추고 시트를 눕히는(예의 레버를 당기면 된다) 간단한 시트 폴딩으로 짐 공간을 키우자 트렁크 바닥과 시트 사이의 틈을 메운 덮개가 눈길을 끈다. 잔 짐이 빠지지 않도록 한 작은 배려. 그러고 보니 밋밋한 등받이 덕분에 앞시트 등받이까지 넓힌 짐칸이 제법 평평하게 펼쳐지고, 뒤로 집힌 3개의 헤드레스트는 야외 캠핑에서 아쉬우나마 베개로 쓰기에도 그만이겠다. 두어 가지 변화가 마음을 사로잡자 미국차 특유의 투박한 끝손질도 대범한 대륙 기질로 둔갑한다. 슬며시 이 차가 가슴에 들어차기 시작한다. 명쾌한 엔진 반응과 후련한 가속에 꽂히다 플래그십 지프에게서 배어나는 메르세데스의 향기를 추적해 가면 벤츠 ML270 CDI와 함께 한 직렬 5기통 2.7X DOHC 커먼레일 디젤 터보와 자동 5단 트랜스미션이 드러난다. 독일의(醫)가 집도한 심장이식수술의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 조급하게 이그니션 키를 돌려본다. 새 심장은 우렁차게 그렁대며 배기음을 삼키고 잠을 깰 때 전해진 묵직한 떨림은 이내 정돈된 울림으로 이어진다. 시프트기어를 D 레인지에 두고 액셀 페달을 밟자 2.5톤의 왜건이 힘차고 가볍게 치닫는다. 내친김에 액셀 페달을 꾹 내지르자 2천500rpm 무렵에서 토크가 끓어오르며 호쾌한 가속이 이어지고 3천500rpm 부근의 휘파람 소리와 함께 차분하게 변속을 준비한다. 3단 이후 가속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시속 120km까지 손쉽게 도달한다. ML은 물론 C, E클래스가 함께 쓰는 WA580 5단 AT는 시프트 반응이 매끄럽고 가감속 등 주행 상황에 따른 제어능력도 뛰어나다.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과 가변 노즐 터빈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를 조합한 2.7X 디젤 터보 엔진은 1천800부터 40.8kg·m의 최대토크를 내 저속부터 힘이 실려 있고 회전수를 올릴수록 깔끔하고 안정된 고음을 토해낸다. 디젤 특성상 한계 회전수가 낮지만 탄탄한 중저속 토크와 직접적인 응답성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가뿐하고 경쾌한 순간가속을 이끌어낸다. 시속 120~150km에 이르는 고속에서도 그랜드 체로키의 화끈한 가속은 좀체 식을 줄을 모른다. 맘먹은 만큼 내달리는 주행성능을 만끽하는 동안 귓가에는 대시보드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내장재의 떨림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유격은 넉넉하고 발놀림은 묵직한 편이지만 핸들링은 깔끔하다. 프레임 보디에 일체형 서스펜션을 조합한 신체 구조를 이해하면 한결 적극적이고 짜릿한 핸들링을 만끽할 수 있다. 코일 스프링을 쓴 일체형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은 스프링 아래쪽이 무겁고 승차감이 떨어지지만 항상 일정한 캠버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는 한쪽 휠이 들리면 반대편에 무게가 쏠리는 시소 효과가 나지만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네 바퀴는 든든히 노면을 붙들고 달리는 기묘한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 평소에 리어 휠로 달리고 슬립이 일어나면 앞바퀴로 토크를 배분하는 풀타임 4WD는 코너링 때 안정적인 트랙션 변화를 보여주지만 차체가 무겁고 무게중심이 높아 조금만 세차게 다그치면 뒤쪽이 불안하게 흐르는 오버스티어 경향을 보이기 십상이다. 지프의 플래그십에는 EBD-ABS 외에는 이렇다할 주행보조장치가 없어(TCS도, ESP도 없다) 긴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바랄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주행정보를 전달하고 운전자가 책임져야 할 몫도 늘어나 원초적인 드라이빙의 감성을 만끽하기에는 그만이다. 비탈·눈밭·진창을 헤집는 오프로드 본색 내리막주행 보조장치, 힐 어시스턴트 등 오프로딩의 하이테크도 부쩍 늘어난 요즘이지만 그랜드 체로키 2.7 CRD는 수준급의 접근각(36.0°)과 이탈각(28.9°), 콰드라 트랙Ⅱ 트랜스퍼 케이스의 기본구성만으로도 오프로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시승의 마지막 코스인 경기도 양평의 유명산은 초입부터 두터운 눈밭이 양탄자처럼 깔려 있는 상태. 하지만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성큼성큼 새 길을 닦아나간다. 따스한 햇살에 눈이 살짝 녹은 진창을 헤집고 수풀과 나뭇가지의 저지를 뚫고 까마득한 정상을 향해 올라선다. 네 발의 접지력을 수시로 점검하며 오직 하나의 휠에만 구동력을 100% 집중하는 배리록(Vari-lock) 프로그래시브 액슬은 시승차에서 찾아볼 수 없다. 때때로 눈꽃의 유혹에 넘어가 가파른 비탈길의 꺼진 땅을 디딜라치면 바퀴 하나를 허공에 띄우거나 대각선 스턱에 걸려 버둥대기도 하지만 차분히 앞뒤 어디든 두 발을 디디고 올라설 자리만 마련하면 함정 탈출은 문제도 아니다. 풋 브레이크 조작 없이 로 기어의 엔진 브레이크에 의지해 내려가면 그랜드 체로키와의 진창길 데이트는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현재는 바로 과거가 되고 동시에 미래가 된다. 2.5톤의 아메리칸 럭셔리 SUV를 맘먹은 대로 요리하는 냉철한 심장에 독일의 낙인이 찍혀 있다 해도 문제삼을 이유가 없다. 최신 직분사 디젤 엔진을 품에 안은 그랜드 체로키 2.7 CRD는 두서넛의 편견을 뒷전에 날려버리고 당당히 고개를 든다. 국산과 수입의 경계가 명확한 한반도의 SUV 마당. 오버헤드 콘솔의 멀티 디스플레이는 아직 이 차가 500km 이상 달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연료 게이지는 한 눈금도 채 닳지 않았다. 공인연비 9.3kmX와 4천980만 원의 차값, 지프의 탄탄한 이미지와 벤츠 커먼레일 디젤 엔진의 명성……. 그랜드 체로키가 호쾌하게 훑고 지난 자리에 대란(大亂)을 예고하는 거센 바람이 분다. 시승협조: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02)3466-2666 지프 그랜드 체로키 2.7 CRD의 장단점 장점 ·호쾌한 가속, 뛰어난 연비 ·명쾌한 파워트레인 단점 ·한계가 분명한 코너링 ·대각선 스턱에서는 속수무책! 지프 그랜드 체로키 2.7 CRD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15×1860×1710 휠베이스(mm) 2690 트레드(mm)(앞/뒤) 1510/1510 무게(kg) 204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5기통 DOHC 디젤 최고출력(마력/rpm) 163/4000 최대토크(kg·m/rpm) 40.8/1800~26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685 보어×스트로크(mm) 88.0×88.3 압축비 18.0 연료공급/과급장치 커먼레일 직분사/터보 연료탱크크기(L) 78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리지드(4링크)/리지드(3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7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590/2.190/1.4101.000/0.830/3.160 최종감속비 3.55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90 0→시속 100km 가속(초) 10.5 연비(km/L) 9.3 Price 4,980만 원
지프 그랜드 체로키 2.7CRD 라레도 황소같은.. 2004-03-05
지프차’란 말은 나처럼 나이가 많은 세대에게는 아마도 일반 승용차보다 더욱 친근한 느낌을 줄 것이다. 가혹했던 6·25 사변 당시, 그래도 용맹한 우리 국군의 지휘관이 이 차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승리의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미국차답게 웅장한 프론트 그릴 인상적 간결하게 디자인한 계기판과 콘솔패널 지프(Jeep)란 용어는 GP(General Purpose: 일반용)에서 유래된 것으로, 밴탐의 칼 프로브스트란 기사가 설계한 원형이 1940∼41년 사이에 2천675대가 만들어졌다. 이 모델은 제2차세계대전 때 미국의 군용차로 지정되어 윌리스가 36만 대, 포드가 29만 대를 전쟁 기간 동안 생산해서 연합군 승전에 크게 기여했다. 전쟁이 끝난 뒤 윌리스는 이 지프란 브랜드 이름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용하다가 1954년에 카이저사와 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윌리스 자동차회사로 개칭한 뒤 1956년까지 55만 대의 지프를 생산했고, 지프는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111개국에 뿌려졌다. 이 4×4 네바퀴굴림방식의 시조는 ‘go-anywhere, do-anything’(어디로도 갈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이라는 표어 아래 전세계를 휩쓸었다. 1946∼65년에는 윌리스 지프 스테이션 왜건도 만들어졌고 1963년부터 91년까지는 이른바 SUV라는, 4×4 세계에 혁명을 일으킨 왜고니어(Wagoneer)가 출시되어 오늘날의 유행을 만든 원조가 된 셈이다. 아메리칸모터스(AMC)를 거쳐 이제는 크라이슬러 산하인 지프 디비전에는 3개 모델이 있다. 최초로 만들어진 지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랭글러(Wrangler), 약간 크기가 크며 4도어식으로 되어 있는 지프 체로키(Jeep Cherokee), 이보다 조금 더 큰 지프 그랜드 체로키(Jeep Grand Cherokee)다. 바로 이 그랜드 체로키가 미국을 대표하는 SUV로서, 호화판 SUV라는 새로운 판도를 개척한 모델이다. 물론 이보다도 더 호화판인 영국의 레인지로버와 비교하면 약간은 밀리는 인상이지만, 가격면에서 레인지로버는 1억 원대가 넘으니, 4천만 원대로 누른 그랜드 체로키를 생각할 때 나는 서슴지 않고 그랜드 체로키를 택할 것이다. 외견상으로 주는 인상이 결코 레인지로버에 비해 하나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 체로키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라레도(Laredo)라 부르는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리미티드(Limited)라고 이름이 붙은 휘발유 엔진을 쓴 모델이다. 오늘 내가 시승할 차는 디젤 엔진이 달린 라레도 모델이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 차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우선, 가장 인상적인 것은 크롬 도금을 한 프론트 그릴이다. 웅장하고도 힘을 과시하는 듯한 표정을 보니 곧 미국이란 나라의 위세를 상징하는 것 같다. 미국사람 취향에 걸맞게 차체는 아주 견고하게 꾸며져 있다. 전체적으로 주는 인상은 황소같은 힘에 넘치는 스타일이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올라앉았다. 역시 서양사람을 표준으로 꾸민 시트인지라 넉넉하고 편안하다. 주먹만한 동양인의 엉덩이를 올려놓은 시트는 참으로 여유로웠다. 이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실내 공간이 또한 그만큼 넓고, 눈앞의 계기판은 물론 옆의 편의시설을 담은 콘솔패널이 너무나도 간편하게 꾸며져 있다는 점이다. 라디오와 온·냉풍을 조절하는 장치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내가 타고 있는 티코와 똑같이 간편하고 단조롭다. 하기야 차값을 4천만 원대로 유지하려고 하니까 꼭 필요한 것밖에는 더할 여유가 없겠지만, 오히려 실용적이어서 호감이 간다. 유러피언 서스펜션으로 노면충격 줄이고 안전주행 도와주는 콰드라 트랙Ⅱ 달아 엔진 시동을 걸었다. 조용하게 발동한다. ‘이것이 디젤 엔진인가’ 하고 의심이 갈 정도다. 1998년에 크라이슬러는 벤츠와 합병했다. 곧이어 체로키에 얹은 것이 제3세대 커먼레일(CRD, Common Rail Direct injection) 엔진이다. 이것은 두 회사의 기술력이 접목된 새로운 엔진으로, 보통 휘발유 엔진보다도 조용하고 매끄럽다. 크라이슬러가 써온 디젤(Tdi) 엔진보다도 연료소비가 16%나 줄었으면서 힘은 그대로이며 보통주행 때의 연비는 9.3km/X라고 한다. 이 차를 끌고 자유로를 향하여 달렸다. 가속판을 밟는 감각이 너무나 가벼워서 ‘이거 외제 SUV차 맞나?’ 하고 의심이 갈 정도였다. 그 감각이 나의 14년 된 티코를 밟는 기분보다도 더 가벼워서 하는 말이다. 좀더 속력을 내보았다. 어느새 시속 100km에 도달해서 자료를 뒤져보니 벤츠의 기존 ML270 모델 엔진의 초기 가속능력을 크게 개선하여, 휘발유 엔진의 가속능력에도 뒤지지 않게 0→시속 100km 가속을 10.5초로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정말로 황소같이 가속하는 것이 아니라 제비같이 나는 기분이었다. 가속이 붙으니 꽤나 빨리 달린다. 이 5기통 2.7X 커먼레일 디젤 터보 163마력 엔진은 소리 없이 가속한다. 아직 젖어 있는 노면을 아무런 요동 없이 직진하며 순시간에 시속 150km에 도달했다. 더 이상 속력을 내지 못했으나 이 차는 시속 190km를 낼 수가 있다고 한다. 자유로를 지나 지방도로에 이르니 바닥에 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속력을 내면서 커브를 돌자마자 자동적으로 ABS가 예민하게 작동한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이 차에 얹은 컴퓨터는 참으로 부지런하게 반응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체로키의 주행안전성에 대하여, 특히 눈길이나 젖은 노면을 달릴 때 더욱 안전하게 달리는 차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콰드라 트랙Ⅱ(Quadra-TracⅡ)가 바로 그러한 안전주행을 도와주는 장치이다. 바퀴의 앞축이나 뒤축 한 축으로 차의 모든 동력을 몰아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순간적인 미끄럼 구간에서 차의 직진, 회전주행을 보장해주고,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4-로(low) 기어로 변속하지 않아도 적절하게 고속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면서도 미끄러운 도로상황에 알맞게 가변적으로 동력을 배분하는 안정장치이다. 이 차는 승용차에 버금가는 승차감도 제공한다. 앞서 말한 대로 시트의 크기가 넉넉하거니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생산한 이른바 유러피언 서스펜션을 써서 거친 노면 주행 때의 쇼크를 대폭 줄였다. 그래서 한두 번 큰 돌덩어리를 밟고 지나갔는데도 작은 웅덩이를 지나는 기분이었다. 브레이크 감각도 좋다. 가속판을 밟을 때 느꼈던 가벼운 기분과는 달리 제동을 걸 때 브레이크를 밟는 촉감은 부드럽기만 하다. 마치 테니스 공을 밟는 기분이지만 차는 지체 없이 제동에 반응한다. 안전장치에도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점이 많다. 우선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행하면 이 차의 벨트 경고 시스템이 작동해 일정 기간마다 차임과 경보장치가 작동한다. 그리고 운전석과 옆자리에 충돌 때의 충격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작동하는 이른바 멀티 스테이지 에어백이 기본장비로 달려 있어서 딴 차의 에어백과 차별화된 차원의 도움을 준다. 또 한가지, 타이어 압력 체크 시스템도 특징의 하나이다. 네 타이어에 설치되어 있는 센서가 타이어 압력이 낮거나 높을 경우에는 오버헤드 콘솔에 경고를 보낸다. 참으로 편리한 시스템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그랜드 체로키는 외견상으로나 실질면에서나 그야말로 돈값을 하는 SUV라는 사실을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Z 지프 그랜드 체로키 2.7CRD 라레도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615×1860×1710 휠베이스(mm) 2690 트레드(mm)(앞/뒤) 1510/1510 무게(kg) 204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5기통 커먼레일 디젤 터보 최고출력(마력/rpm) 163/4000 최대토크(kg·m/rpm) 40.8/1800~26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685 보어×스트로크(mm) 88.0×88.3 압축비 10.3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8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트레일링 암/3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225/7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590/2.190/1.4101.000/0.830/3.160 최종감속비 3.550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90 0→시속 100km 가속(초) 10.5 연비(km/L) 9.3 Price 4,98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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