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브리지스톤 투란자 GR-80 일본 프루빙 그라운드.. 2003-10-16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일본 도치기에 있는 브리지스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신제품 발표회와 성능 테스트가 열렸다. 브리지스톤 본사에서 아시아지역 5개국 기자들을 초청해 신제품 투란자 GR-80을 소개하고 직접 테스트하는 행사였다. 브리지스톤은 기본 모델 외에 고급차를 위한 투란자(Turanza)와 고성능의 포텐자(Potenza)를 만든다. 그랜드 투어링 타이어인 투란자 시리즈 ER-50과 GR-50이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GR-80은 이들의 성능을 더욱 높인 모델이다. 보도발표회와 성능 테스트로 짜여진 이번 행사에서 기자들은 GR-80의 성능과 내구성을 직접 체험했다. 고급 승용차 위한 새 투란자 시리즈 신기술로 제작해 조용하고 부드러워 고급 승용차에 쓰이는 타이어는 승차감과 고성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돌고 멈출 때의 접지력은 스포츠형 타이어에 못지않으면서도 달릴 때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야 한다. 말로는 쉽지만 실제 이 같은 장점을 끌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브리지스톤은 AQ도너츠Ⅱ 기술로 과제를 해결했다. 도너츠란 타이어의 모양과 도너츠의 모양이 일치하는데서 붙인 이름으로, 1994년에 브리지스톤이 선보인 타이어 핵심기술을 말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설계와 O-비드(타이어를 완전한 원형에 가깝게 만드는 기술), 타이어 고무에 섞어 내마모성을 키우는 L.L.카본 등 여러 가지 기술의 총칭이다. 1997년에는 세계 처음으로 열화방지 타이어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AQ 도너츠로 발전했다. 오랫동안 주행해도 표면의 고무가 딱딱해지는 것을 막는 재료가 개발되었고, 표면이 닳았을 때 안에서 그립이 좋은 층이 새로 나타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AQ 도너츠Ⅱ 기술에는 패턴 블록의 모서리를 둥글리고 모서리를 다듬은 C.S.C와 트레드 홈 벽면에 표면을 다듬어 배수성을 높인 H.E.S, 듀얼 레이어 트레드Ⅱ 기술이 더해졌다. 여기에 투란자 GR-80에서는 트레드 블록의 모양을 바꿔 소음을 줄이고, 표면 압력을 같게 만들어 접지력을 높인 사일런트 C.S.C 기술이 쓰였다. 또한 트레드와 사이드 월이 만나는 숄더 블록의 모양을 바꾸고 크게 만들어 블록의 심한 변형을 막았다. 비드 필터의 두께도 줄여 노면의 진동전달을 억제해 승차감을 부드럽게 개선했다. 이번 행사의 메인이벤트는 프루빙 그라운드에서의 테스트. 1977년에 완공되어 89년에 확장 공사를 한 브리지스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는 테스트 당일에도 여러 가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대형 트럭과 모터사이클의 테스트도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젖은 노면 서킷와 승차감 및 소음 테스트장, 고속 핸들링 코스와 내구성 테스트장, 젖은 노면 원선회장과 코너링 테스트장이 함께 있어 동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젖은 노면 원선회 주행 테스트 그룹 B에 배치 받은 한국 시승팀은 젖은 노면 원선회 주행, 젖은 노면 핸들링, 마른 노면 핸들링, 소음 및 승차감, 고속주행 순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젖은 노면 원선회 주행은 원을 따라 돌면서 타이어의 성능을 몸으로 느끼는 테스트다. 젖은 노면에서 얼마나 땅을 잘 움켜쥐고 달릴 수 있는지 알아보고 속도와 원심력에 따라 타이어의 반응이 어떻게 변하는지 체크했다. 시승차는 자동기어를 단 혼다 어코드. 기자는 두 번째로 차에 올랐다. 전 시승자의 달리기를 보니 시속 60∼70km 이상 내기가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구동력을 높이기 위해 변속기를 2단에 고정하고 출발했다. 먼저 새 타이어를 끼운 차의 특성이 느껴진다. 물이 흐르는 노면을 달리는 소음이 생각보다 낮다. 휠 하우스를 통해 나지막한 물줄기 소리만 올라올 뿐이다. 속도를 높여 시속 55km, 3천200rpm에 이르렀을 때 차체가 조금씩 바깥으로 밀려나는 게 느껴졌다. 시속 60km를 넘기자 꽁무니가 미끄러진다. 50% 닳은 GR-80을 끼운 차로 갈아탔다. 안전한 한계속도가 45km로 느껴질 만큼 그립력이 떨어진다. 원심력이 높아질수록 차를 받치는 타이어의 한계가 엿보인다. 다만 소음은 새것과 마찬가지로 낮은 편이다. 6바퀴씩 모두 12번을 돌고 트랙에서 내려왔다. 타이어를 바로 확인하니 트레드 표면이 끈끈하다. 그립력을 좋게 만들기 위해 특수 컴파운드를 넣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끄러운 노면에서 탄탄한 성능을 발휘할 만한 소재다. 젖은 노면 핸들링 테스트 시승차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GR-80이 신겨있는 도요타 캠리다. 준비된 타이어는 50% 마모가 이루어진 제품이다. 직진가속구간을 지나 코너를 빠져나오면 곧 또다른 굴곡과 헤어핀 코스가 기다리고 있는 트랙이다. 이 구간에서는 타이어의 그립력과 안정성, 반응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노면은 물을 뿌려 젖어있는 상태에 코너가 많아 그립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각 코너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와 가속 타이밍을 달리 했을 때 타이어의 반응을 중심으로 체크했다. 투란자 GR-80을 단 차로 서킷에 들어갔다. 첫 번째 랩은 코스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속 60km를 넘기지 않았다. 두 번째 랩에서는 속도를 높였다. 직선 구간을 시속 110km로 통과하고 코너 직전에서 속도를 줄여 시속 80km로 진입하자 약간의 슬립이 느껴지며 뒤가 흔들린다. 무게를 앞 타이어로 보냈지만 잘 견뎌내는 수준이다. 50% 닳은 상태를 감안한다면 그립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직진성과 소음 부분. 정말 조용하고 급격한 헤어핀에서도 부드럽게 돌아나갔다. 마른 노면 핸들링 테스트 이번 코스는 마른 노면 핸들링 테스트 구간이다. 첫 번째 파일런을 왼쪽으로 끼고 연달아 세 개를 돌아나가는 슬라럼 구간이 끝나면 큰 원을 끼고 도는 원선회 주행을 한 다음 급격한 라인수정을 마지막으로 코스가 끝난다. 마른 노면에서의 과격한 핸들링을 통해 타이어의 성능과 내구성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GR-80 새 것을 끼운 혼다 어코드가 나왔다. 출발한 뒤 마지막 파일런을 시속 60km로 감아나가 시속 80km로 원선회를 했다. 이후 가속구간을 달린 뒤 급차선 변경으로 마무리했다. 마른 노면에서는 시속 60km를 넘겨도 끈끈한 접지력을 보인다. 파일런을 끼고 돌아나가는 슬라럼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노면에 짓이겨지는 앞타이어는 “우드득” 하는 단단한 마찰음만 뱉어낼 뿐 “끼이익” 하는 날카로운 스킬음은 시속 90km로 큰 원을 따라 도는 선회주행 때나 들을 수 있었다. 스티어링의 움직임에 따라 차체가 민첩하게 움직인다. 급격한 롤링에도 땅을 잘 움켜쥐고 달리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소음 및 승차감 테스트 소음과 승차감 체험은 브리지스톤의 드라이버가 직접 운전을 하고 기자들은 동반석과 뒷자리에 나눠 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일정구간을 달려 시속 70km에 이르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어 탄력만으로 주행한다. 이때의 노면은 부드러운 아스팔트이고 에어컨과 오디오 등 소음에 영향을 주는 기기를 끈 상태. 속도가 점점 잦아들면서 이른바 패턴노이즈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차가 거의 멈추면 다시 돌아 요철구간을 통해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승차감 테스트는 표면이 갈라진 콘크리트 바닥과 벨기에형 벽돌식 바닥, 일직선 홈이 파인 레인 그루브 등 다양한 노면과 울퉁불퉁하고 거친 구간을 통과하면서 끝난다. 테스트에 쓰인 차는 벤츠 C200이고 뒷자석에 앉은 기자는 소음과 승차감에 주의를 기울였다. 패턴노이즈는 블록의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급가속 뒤 아스팔트에서 탄력주행해 엔진소음이 사라지자 패턴소음이 들려온다. 신경을 곤두세워 타이어 마찰음을 체크하니 끊어지는 느낌이 없는 부드러운 소리가 연속해서 들린다. 보통 타이어가 반복적으로 “쉬익” 하는 마찰음을 내는 데 비해 소음이 많이 억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속도가 떨어지면서 소음도 잦아드는데 시속 40km 이하에서는 특히 조용하다. 자글거리는 듯한 부담스러운 소리가 많이 사라졌다. 승차감 부분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테스트에 쓰인 차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진 차이기에 타이어만의 성능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다양한 노면을 통과하면서도 고른 승차감을 보인 점과 요철부분의 잔진동을 잘 잡아낸 것이 인상적이다. 투란자 GR-80의 소음과 승차감 부분은 충분한 합격점을 줄 만하다. 고속주행 테스트 한국기자단에게 마지막으로 마련된 기회는 고속주행 테스트다. 길이 3.9km의 고속주행 서킷은 시속 25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고 뱅크각이 50° 에 이르는 프루빙 그라운드다. 전문 테스트 드라이버가 운전석을 차지한 벤츠 S320에 올라탔다. 타이어 성능 평가보다는 컴프레서 엔진을 단 벤츠 S클래스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기분이랄까. 시속 220km로 직선구간을 달려내고 시속 200km로 뱅크에 올라섰다. 이어 속도를 줄여 젖은 노면 테스트 구간으로 진입해 똑같은 코스를 돌았다. 계기판에서 DSC 경고등이 끊임없이 깜박일 정도로 테스트차는 과격하게 돌아나갔지만 타이어는 미끄러지는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잘 따라준다. 이 테스트에는 고속용 타이어 포텐쟈가 나왔다. 고성능 세단이나 스포츠카 오너라면 욕심이 날 법하다. 아침 10시에 시작한 시승이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세 번에 걸친 직접 주행과 두 번의 체험 주행을 정리하자면 브리지스톤 GR-80의 믿음직한 성능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땅을 붙잡는 그립력과 부드러운 주행소음에 만족했다. 차에 달려있는 OEM 타이어를 바꿀 시기가 되었다면 한번 고려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새 제품은 9월부터 국내에 출시되었다. 브리지스톤은 어떤 회사? 1931년 후쿠오카현 쿠루메시에서 문을 연 브리지스톤은 86년 세계시장점유율이 9.0%에 불과했지만 99년에 이르러 미쉐린과 굿이어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9.4%를 차지하면서 매출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1년에는 모기업 파이어스톤의 대량 리콜사례로 미쉐린에 이어 2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엔초 페라리와 BMW Z4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등 고성능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F1에서 엔트리 1, 2위를 차지한 페라리 경주차도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끼우고 좋은 성적을 냈다. 브리지스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터사이클, 트럭, 버스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제품을 선보인다. 지난 6월에는 대형 점보기 에어버스에 타이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밖에 건설과 산업, 농업기계에 이르기까지 타이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제품을 만들고 산업용 고무화학제품과 스포츠 용품까지 생산중이다. 자본금은 1천251억 엔(2002년 12월 현재), 종업원 수는 1만2천500명이 넘고 세계적으로 3곳의 기술센터와 9곳의 프루빙 그라운드, 45곳의 타이어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1년 8월 한국법인을 설립해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브리지스톤은 초기 대형트럭용 타이어에 주력했지만 2002년 9월부터 포텐자와 투란자를 앞세워 국내 고성능 타이어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호 엑스타 DX 조용하게 즐기는 초고성능 타이어 .. 2003-06-13
타이어가 차의 성능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마라톤 선수에게 발이 차지하는 비중 이상이다. 아무리 튼튼한 심장을 지닌 마라톤 선수라도 발이 부실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듯이, 차의 엔진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타이어가 받쳐주지 못하면 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스포츠카나 중형차급 이상 모델에서 초고성능(UHP, 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의 역할은 차 전체의 성능을 좌우할 만큼 대단하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55시리즈 이하로서 시속 240km까지 주행 가능한 제품. 국내 초고성능 타이어는 현재 교체용 승용차 타이어시장의 약 5%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고, 일반 타이어보다 약 3~4배 비싸 메이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다. 금호타이어가 이번에 내놓은 엑스타 DX는 고성능과 고품격을 함께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되었다. 승차감 높이고 소음 크게 줄여 값 대비 성능과 경쟁력 뛰어나 엑스타 DX 시승을 위해 마련된 차는 BMW 325i. 3시리즈에는 205/55R 16부터 245/40R 17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타이어가 달리는데, 325i에 맞는 타이어 사이즈는 225/45ZR 17이다. 325i의 휠하우스를 가득 메운 엑스타 DX의 모습은 상당히 스포티하다. 물결과 구름형상을 문양화한 사이드 월 장식의 디자인 감각 역시 보통이 아니다. 트레드에는 승차감을 높이고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형적인 고속주행용 V자형 패턴에다 사이프(sipe, 트레드 표면의 미세한 홈)를 넣었다.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였다. 미끄러지듯 출발하는 감각은 최고급 승용차용 타이어에 맞먹는다. 완만한 코너에서도 부드러운 감각은 이어진다. 10여 분간의 탐색전(?)을 거치고, 약 25m 간격으로 러버콘을 배치한 후 본격적으로 주행성능 점검에 나섰다. 좌우로 레인체인지를 하는 일정한 움직임에서 엑스타 DX는 끈적한 접지력으로 차체를 이끌어 간다. 웬만해서는 한계상황에 이르지 않을 만큼 움직임이 안정되어 있다. 직진 안전성을 위한 견고한 리브(rib) 블록과 코너링 때의 그립력을 높이는 세미 그루브(semi groove)를 배치한 효과가 톡톡히 나타난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좋은 조정성능을 갖추었음에도 승차감이 상당히 부드럽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초고성능 타이어는 주행성능쪽에 초점을 맞춰 승차감을 희생시키기 마련인데, 엑스타 DX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시승에 나선 날은 한여름처럼 더웠으나 에어컨을 완전히 끄고 달렸다. 도로에서 들리는 타이어 소음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창문을 열고 귀를 쫑긋 세워보았지만 들리는 것은 오직 바람소리뿐. 정숙성에 역점을 둔 엑스타 DX 개발팀이 엑스타 수프라에 비해 촘촘한 패턴 블록을 배치하고, 저소음용 실리카 컴파운드 재질을 쓴 덕이다. 정숙성은 당당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이고, 이날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엑스타 DX는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절묘하게 조화시켰으나, 엄밀하게 따져보면 승차감에 더 무게를 둔 느낌이다. 수입 타이어에 밀려 고전하던 국내 타이어업계가 최근 초고성능 타이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준중형차부터 중형차와 대형차, 스포츠카에까지 두루 쓰일 수 있는 엑스타 DX는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1개당 값은 14만~20만 원으로 수입 타이어보다 싼 편이다.
한국타이어 XQ 옵티모 도로를 움켜쥐듯 달린다 2003-06-13
새차에 달린 순정 타이어는 수명이 상당히 길다. 그리고 국내 주행조건을 일정부분씩 골고루 충족시켜주는, 말 그대로 범용타이어다. 이 때문에 차를 바꿀 때까지 한 번도 타이어를 교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타이어의 성능을 실감할 정도로 민감하지 않아 순정 타이어에 만족하곤 한다. 그러나 순정 타이어는 일반적인 도로환경과 차, 운전자를 모두 고려한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이 무난할지 몰라도 뛰어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메이커들은 다양한 애프터마켓 제품들을 개발, 시판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타이어가 2년 동안 100억 원을 투자해 중대형 고급 승용차용 타이어로 내놓은 XQ 옵티모도 그 중 하나다. XQ 옵티모 테스트를 위해 준비된 시승차는 현대 그랜저 XG Q25. 그랜저 XG의 순정 타이어 사이즈는 205/65R 15인데 테스트를 위해 같은 크기의 XQ 옵티모를 끼운 상태였다. 한국타이어가 이번 테스트에 내놓은 타이어는 시속 240km쯤은 거뜬히 견뎌낼 수 있는 VR급이다. 지난 99년 7월 한국이 선보인 ‘블랙버드V’가 국내 VR급 타이어의 원조격이다. 고속주행성과 부드러운 승차감 돋보여 트레드 패턴 소음 적고 제동성 뛰어나 평소 시속 200km를 달릴 기회가 없다고 해서 VR급 타이어를 달 필요가 없다는 것은 짧은 생각이다.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속도가 높을수록 고속으로 달릴 때 성능이 충분히 발휘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이어는 스피드 자체보다 내구성과 안정성에 의해 등급이 평가된다. 한계속도가 높을수록 타이어의 안정성과 내구성도 따라 올라간다. 시승차를 받고 테스트 장소인 자유로로 가기 위해 우선 올림픽대로를 달렸다. 고속주행을 하면서 귀를 기울여봐도 타이어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거친 도로에서는 차의 흔들림을 미리 방지할 만큼 노면을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노면과 불규칙적으로 접촉해서 일어나는 진동 흡수능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 때문인지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자신감이 더해졌다. 그랜저 XG가 낼 수 있는 한계속도는 시속 200km. 어느새 시속 170km를 넘겼지만 차는 여전히 부드럽게 달려나갔다. 비대칭으로 이루어진 트레드 패턴은 노면과 마찰할 때 일어나는 문제점을 줄여 차의 직진성능을 고르게 유지시켜준다. 도로사정이 좋은 곳을 저속, 중속, 고속으로 한동안 누빈 뒤 확인한 XQ 옵티모의 가장 큰 특징은 승차감이 좋다는 것. 타이어와 림 사이 틈새를 줄여 접촉압의 분포를 균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유로 통일동산에서 핸들링을 시험해 보았다. 시속 40km에서 연속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으며 타이어의 그립감과 안정성을 느껴보았다. 타이어는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따라 움직여 주었고, 그립감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코너를 돌아갈 때 트레드의 컴파운드가 미끄러지면서 일어나는 비명소리도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 접지력이 좋아 차가 옆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몇 번씩 거듭되는 과격한 드리프트에도 무리 없이 따라와 주었다. 시속 80km에서의 급제동 평가에서도 타이어 밀림이 거의 없었고 우려했던 제동소음도 다른 타이어에 비해 적었다. 시승 당일은 날씨가 화창해 젖은 노면에서의 테스트는 실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4개의 넓은 그루브와 V형 패턴만 봐도 배수능력이 뛰어남을 짐작할 수 있다. 비가 많이 내릴 때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줄 것 같은 믿음직한 설계다. 부담 없는 값에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배수성이 뛰어나 ‘네 마리의 토끼를 잡는 타이어’를 원한다면 한국타이어 XQ 옵티모를 선택해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차 현대 엘란트라 GLS 2003-11-12
현대 엘란트라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보니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이다. 당시 나는 아버지의 새차를 보고 감격해, 몰아볼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번쩍번쩍 윤기가 흐르는 다이내믹한 보디를 보며 군침만 삼키곤 했던 기억이다. 그 바램이 지금에서야 이루어졌다. 아버지가 차를 바꾸면서 자연스레 내 차지가 된 것. 육군 수송장교 출신인 아버지는 차를 철저하게 관리하셨기에 팔기가 아깝다며 내게 물려주었다. 가족의 추억이 서려있는 엘란트라는 내 첫차로 훌륭했지만 뽑은 지 오래되어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정비소에 들려 “정말 새차 같다”는 정비사의 말을 듣고는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기분 좋게 세차장에 데려가 씻겨놓고 보니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데뷔 당시 최고성능 자랑한 인기차 코너링 실력 좋고 인테리어도 만족 엘란트라는 93년 당시 ‘무엇 거칠게 있으랴, 누구 따를 자 있는가!’ 라는 광고카피에 걸맞은 성능을 보였다. 최고시속 195km와 최고출력 90마력으로 동급에서는 최강이었다. 지금도 도로를 달리다보면 여기저기 눈에 띄는 엘란트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배기량 1.5, 1.6X 엔진을 얹은 엘란트라는 트랜스미션이 가속 위주로 세팅되어 있다. 그래서 시속 100km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가 3천rpm을 조금 넘겨 고정된다. 고속도로에서 요리조리 운전하기엔 참으로 재미있으나 조금 시끄럽다. 내 차에는 1.5X 엔진이 얹혀 있는데, 특히 시내에서 민첩한 몸짓을 보인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타거나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많이 높이면 조금 힘에 부친다. 서스펜션은 4바퀴 독립형이 아니지만 별 아쉬움 없이 국도를 휘감아 나갈 수 있다. 데뷔 당시엔 참으로 괜찮은 승차감과 코너링 성능을 보여주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실내 인테리어는 준중형인 차급에 비해 한 수준 높다. 이퀄라이저가 달린 2딘 오디오는 들을 만하고 에어컨, 송풍 조작장치는 로터리식이어서 쓰기 편하다. 곡선과 일직선이 적당히 어우러진 대시보드는 지금도 멋있고 계기판 조명은 눈에 쉽게 들어온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는지라 약간의 튜닝은 필요하다. 특히 오디오는 카세트 부분 성능이 나빠져서 업그레이드 1호였다. 인터넷을 뒤져 현대 그랜저에 달렸던 2딘 디지털 오디오를 달아 깨끗하게 꾸몄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감을 얻은 것이다. 2호 품목은 내비게이션. 길눈이 어두운 편이라 PDA를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달았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지 걱정이 없다. 값비싼 차를 타는 것도 좋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수많은 옵션이 달린 편리한 차를 모는 것보다는, 조금씩 차를 꾸며 나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여유가 있을 때마다 평소 바꾸고 싶었던 부분에 손대며 차에 애정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래된 차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가까운 정비소에 가서 차를 점검 받는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책임지는 차이기에 조심할수록 좋다는 생각에서다. 내 차는 이제 10년이 넘었다. 앞으로 7년은 더 탈 생각이다. 남들이 웃을 수도 있지만 점점 하나밖에 없는 차가 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요타 MR-S 맛깔스러운 스프린터 2003-11-12
도요타 MR-S는 한마디로 ‘잘 달리고 잘 서는 스프린터’다. 1톤이 넘지 않는 차 무게와 군더더기 없이 세팅된 옵션이 차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직물 시트와 절도 있는 수동 5단 기어와 한눈에 들어오는 계기판, 그립력이 뛰어난 스티어링 휠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그래, 바로 이 차야!’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포츠카에는 특별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우선 수동기어를 갖추고 드리프트나 스핀턴을 할 때 방해가 되는 ABS가 없어야 하며, 스티어링 휠은 레이싱카와 승용차의 중간크기여야 한다. 시트는 단단하고 직물로 짜여져 있어야 한다. 자동기어는 기계에 내 운명을 맡기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들고 가죽시트는 관리가 쉽다는 점 빼놓고는 실제 달릴 때 몸의 쏠림이나 미끄러짐을 잡아주지 못한다. 정확한 핸들링을 위해서 10시 10분 자세가 양쪽 가슴의 정점에 위치하는 크기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MR-S는 바로 ABS만 빼고는 모든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스프린터 조건 골고루 갖춘 매력덩어리 뛰어난 핸들링과 좋은 연비 만족스러워 MR-S의 정확한 핸들링은 차가 몸의 일부라고 느껴질 정도다. 항상 엔진회전수 3천rpm을 넘겨 스포티한 달리기를 하는데도 실제 주행연비가 10km/X 를 넘는다. 이런 경제성은 스포츠카의 성능만큼이나 매력적인 부분이다. 내차의 최고시속은 185km다. 일본 현지에서 들여와서 속도제한이 걸려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한을 푼다면 시속 210km쯤은 무난하다고 본다. 하지만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로 달리지 못할 뿐더러 달리더라도 5분을 넘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MR-S의 참맛은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다. 15초 안에 속도계의 끝에 닿은 바늘을 볼 수 있다. 내가 이 차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톱을 여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는 오픈카라는 점이다. 스프린터로서의 날카로운 가속성을 잊고 매끄럽게 운전한다면 멋진 자태를 뽐내며 하늘과 땅, 바람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연인의 미소와 더불어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다. 이 느낌만으로도 평생토록 이 차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스티어링 휠이 오른쪽에 달린 차라 다소 걱정했으나 10분 정도 달리고 나니 부담이 사라졌다. 또 평소에 쓰지 않던 왼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소위 우뇌를 개발한다는 뿌듯함(?)까지 든다. 마지막으로 MR-S는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차다. 지붕을 열고 달릴 때도 양쪽 유리창을 올리면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높이지 않고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값비싼 벤츠나 BMW 소프트톱에도 없는 열선내장 유리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미드십 엔진에 뒷바퀴굴림이라서 눈길이나 빗길에 취약하다. 또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2인승 컨버터블이라 옆자리 한 명을 빼고는 더 태울 수 없음도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체격이 큰 사람에게는 다소 무리다. 아마도 키가 180cm 이상이라면 불편할 것이다. 유지 ·정비 부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품의 조달도 그리 어렵지 않고 애프터서비스는 차를 봐주는 업소가 있어 그리 어렵진 않다. 성능 좋은 로드스터를 꿈꾸고 있다면 MR-S에 도전해 보자. 짜릿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현대 아반떼 XD GLS 속속들이 알찬 준중형차 .. 2003-10-17
차를 가지고 다닌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내 차는 현대 아반떼 XD GLS다. 학생 신분으로 처음 차를 살 때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디젤차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디젤차의 값이 워낙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아반떼 XD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친근감이 드는 내 차에 만족한다. 차는 주로 학교를 오가는 데 쓴다. 또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러갈 때나 주말 근교 드라이브 때도 이용하고 있다. 아반떼 XD는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심플하면서도 멋져 보이는 겉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선 얼굴 부분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과 범퍼 부분 새 감각의 흡기구가 세단형의 부드러운 터치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듯하다. 심플한 디자인과 실내 편의성에 만족 주행성능 무난하지만 나쁜 연비 단점 차의 내부도 꽤 괜찮은 편이다. 현대자동차는 실내 공간 넓히기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5명이 탔을 때 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좁게 느껴지지 않는 넓은 실내공간은 큰 장점이다. 뒷자리에 있는 듀얼 컵홀더와 차안의 크고 작은 수납공간 등 편의장비들도 마음에 든다. 차를 사기 전에 타던 부모님의 대형차나 중형차와는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인 승차감은 중형급 차와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준중형이라 그런지 차폭과 길이가 짧아서 주차할 때나 운전하기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될 만한 것은 기름값이다. ‘옥의 티’라고 할까? 원래 사고 싶었던 디젤차보다 기름값이 더 드는 건 당연하지만, 다니다 보니 솔직히 생각보다 연비가 나쁘게 나왔다. 하지만 매끈하게 달리는 품새를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속도를 내고 싶을 때는 기분 좋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느껴지는 엔진의 회전감각이 좋고, 저속 주행보다 고속으로 달릴 때 매끄러움을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소음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인지 쾌적성도 만족스럽다. 주변을 보면 차의 잔고장으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차는 특별히 말썽을 부리지 않아서 더욱 맘에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쌓여서인지 차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주행거리는 4만km 정도다. 친구들한테 새차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들을 만큼 깨끗하게 타려고 신경을 쓴다. 세차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차체는 물론이고 범퍼에도 눈에 보일 만한 상처 하나 없다. 지금처럼 신경 써서 관리하고 아껴서 탄다면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없이 ‘말 잘 듣는 차’가 될 듯싶다.
BMW X5 3.0i SUV의 가면을 벗으면 진정한.. 2003-10-17
평소 서울과 지방을 매주 1회 이상 오가며 장거리운전을 많이 해온 나는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눈, 비에 의해 운전제약을 많이 받아서 네바퀴굴림 차를 선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투박한 보디의 SUV보다는 미끈한 세단형을 좋아한다. 그래서 후보에 올린 차는 네바퀴굴림 승용차를 만드는 아우디와 재규어였다. 그러나 실제 타보니 재규어는 가속할 때 나는 소음과 다소 밀리는 듯한 코너링 성능이 싫었고 아우디는 다소 늦게 전달되는 가속력이 성에 차지 않았다. SUV인 렉서스 RX330은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주행소음이 적었지만 가장 중요한 코너링과 순간가속력이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 고르기가 힘들었다. 고성능 세단 이미지 믿고 BMW X5 골라 추월 가속성 뛰어나고 편의장비 많아 그때 눈에 들어왔던 차가 BMW X5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 있었고 예전부터 BMW의 가속력과 코너링을 접해 봤기 때문에 SUV인 X5도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네바퀴굴림이라 악천후 속에서도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는 판단이 들어서 X5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막상 BMW X5를 타면서 느낀 점은 특별한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 세단 BMW의 폭발적인 가속력과 정교한 코너링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나오는 힘과 달릴 때의 핸들 무게도 느끼기 힘들다. 그렇다고 가속력이나 코너링이 다른 차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시속 100∼140km 정도에서 천천히 속도가 붙으면 부드럽게 기어변속이 되면서 시속 180km에 금방 다다른다.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는다.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에서 시속 180km까지 도달하려면 허덕이기 마련인데, 이 차는 시속 100km에서 가속하는 것과 똑같이 부드럽게 속력을 올릴 수가 있다. 내가 몰아본 일본차들 중 렉서스나 혼다는 부드럽게 가속이 되지만 시속 140∼150km를 넘어서면 다소 힘들게 속도가 올라간다. 이에 반해 X5는 다소 딱딱한 가속느낌이 들지만 고속에서의 가속성이 꾸준하게 뒷받침된다. SUV인데도 코너링 성능이 매우 날카롭고 실내 편의장비가 BMW 5시리즈 중 가장 뛰어나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높은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고 손쉬운 운전으로 오프로드를 달리면서 스포츠카의 느낌도 누릴 수 있는 차가 X5이다.
중후한 남성의 멋을 풍기는 세단 기아 옵티마 LS 2003-09-17
솔직하게 말해 나는 차를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그것도 ‘여자’가 타보고 느끼는 대로 적는 것도 가치 있는 시승기가 아닌가 생각해 용기를 내본다. 내 차는 기아 옵티마 LS다. 이전에 타던 차는 현대 EF 쏘나타 GVS였는데 사정이 생겨 차를 처분하게 되었다. 그 후 아는 분으로부터 옵티마를 사게 되었다. 현대 EF 쏘나타 타다 기아 옵티마로 바꿔 연비 좋아 유지비 적게 들고 가속력 시원 우선 차를 받은 직후에는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옵티마가 맘에 들지 않았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부드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솔직히 지금도 EF 쏘나타는 무척 예뻐 보인다) 옵티마는 처음 나올 때부터 중후한 남성의 멋을 논하는 ‘남자 차’였기 때문이다. 옵티마를 처음 탈 때엔 EF 쏘나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승차감도 중형차다운 안정감이 적은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EF 쏘나타를 탈 때는 몰랐던 다른 장점들을 느끼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연비가 잘 나온다는 점이다.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EF 쏘나타에 비해 연비가 훨씬 좋아서 경제적인 면에서 나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부드럽게 꾸준히 속도가 올라가는 EF 쏘나타와 달리 단시간에 빠르게 속도가 오른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신호대기를 하다가 출발할 때 다른 차보다 잽싸게 속도를 내는 옵티마 덕분에 조금이나마 재미를 맛보고 있다. 특히, 여성운전자라고 무시하며 따라오던 옆차를 제칠 때는 통쾌할 정도다. 하지만 일정 속도가 붙은 다음 다시 가속이 될 때는 약간 힘을 덜 받아 좀 아쉽기도 하다. 운전할 때 시야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에서는 남성차로 불리는 옵티마가 여성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골목길에서 커브를 틀 때 도는 쪽으로 시야 확보가 좀 어려웠다. 넓은 차체를 감당하지 못해 주저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부분은 EF 쏘나타의 차체와 좌석이 낮은 게 이유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지금 타는 옵티마는 차체와 운전석이 조금 높으므로 키가 작은 여자들에게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느끼는 부분도 있다. 바로 코너링인데, 여러 전문가들의 시승기에선 코너링이 안정감 있다고 소개돼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EF 쏘나타와 달리 굽은 길을 달릴 때는 차체가 많이 쏠린다. 특히, 다리를 건너려고 램프를 올라갈 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EF 쏘나타는 차가 한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옵티마는 바퀴와 차체가 따로 노는 듯한 기분을 준다. 정확한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으나 옵티마를 몰 때 불안함이 좀더 크다. 마지막으로 좌석이 좀 좁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동생들을 뒷자리에 태울 때 약간 좁다고 불평을 듣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이 내가 8개월 동안 옵티마를 타면서 느낀 점들이다.
쿠페와 오픈카의 멋들어진 조화 벤츠 SLK230 2003-09-17
나는 차를 너무나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날렵한 스포츠카만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한번쯤 잘 빠진 스포츠카를 꿈꾸지만 비싼 값 때문에 평범한 승용차로 만족하는 것 같다. 진정한 매니아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꿈을 이루어야하지 않겠는가. 내 차는 독일에서 직수입한 벤츠 SLK230이다. 자동차 수입업무를 하는 가까운 분을 통해 독일 벤츠 전시장에 있던 차를 손에 넣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올 당시는 5천km를 달린 상태였다. SLK를 손에 넣을 때 함께 물망에 올렸던 모델은 BMW Z3과 포르쉐 복스터다. 다들 경량 로드스터의 범주에 속하는 모델이다. 날카로운 눈매, 상어의 지느러미를 가진 Z3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렵한 포르쉐의 핸들링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SLK만의 독특한 개성이었다. 멋진 디자인과 전동식 하드톱 만족 가속성 좋지만 고속 안전성 떨어져 SLK는 쿠페 디자인이 살아있는 오픈 로드스터다. 조작이 간편한 전동식 하드톱을 얹었기 때문에 톱을 씌우면 영락없는 쿠페다. 하드톱은 밀폐성과 내구성이 좋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아무리 고급천으로 마감하고 꼼꼼히 만들었다고 해도 소프트톱은 하드톱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진다. SLK의 하드톱은 차를 산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단단하다. 쿠페와 오픈카 두 대를 가진 듯한 기분에 뿌듯할 때가 많다. SLK의 오너가 되기 전에는 벤츠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다. 고급승용차의 안락함에 치중해 스포티한 브랜드는 아니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아는 이들의 벤츠를 타 보았지만 승차감이 물러 롤링이 심했다는 기억만 있을 뿐이었다. 더구나 내 몸은 미쓰비시 이클립스 스파이더와 도요타 수프라 에어로를 거치면서 일본 스포츠카의 단단함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벤츠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준 차가 바로 SLK230이다. 순간가속성이 좋아 중저속에서 미끈한 움직임을 보이고 서스펜션이 그리 단단하지 않아도 급격한 코너를 멋지게 탈출할 수 있다. 공회전 상태에서 내뿜는 엔진음도 벤츠승용차의 부드러운 소음과는 다르다. 나는 차를 고를 때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보다는 감성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는 편이다. SLK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 컨셉트가 멋지다. 특히 헤드라이트에서 시작하는 옆선의 미끈함과 테일램프를 중심으로 후측면에서 바라본 라인은 잔잔함 속에 들어있는 강인한 힘을 느끼게 해준다. 두 줄기 부풀어오른 보네트 라인은 너무나 유명한 전통적 디자인이다. 다자인에 손을 대기 싫어 그 흔한 스포일러도 달지 않았다. 야간 시인성을 높이고 운동특성을 높이기 위해 제논 라이트와 로린저 휠만 더했다. 단점도 있다. 2인승 스포츠카라는 한계가 있어 불편하고 스포츠모드로 운전할 때는 연비가 6km/X 정도로 나쁘다. 제원표상의 연비(10km/X)와 비교한다면 운전습관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이는 셈이다. 또 차가 묵직한 맛이 없어 고속에서의 안전성이 떨어진다. 비가 오는 날이면 불안한 기분이 더 심해지는데 같은 가격대의 승용차와 비교하더라도 묵직한 안전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SLK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은 장흥의 산길이다. 알 수 없는 답답함에 마음이 짓눌릴 때마다 SLK와 함께 찾아가는 곳이다. 선선한 늦가을에 따뜻한 히터를 틀고 톱을 오픈해서 달리는 맛이란!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산길의 굴곡을 타다보면 어지간한 스트레스는 싹 날아가 버린다. 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번쯤은 무리를 해서라도 갖고 싶은 차를 타라는 것이다. 달라진 삶이 피부로 느끼질 것이다.
기아 뉴 세피아 가속력과 내구성 좋은 2003-08-20
내차는 기아 뉴 세피아다. 지난 98년에 면허를 따고 오너드라이버 대열에 끼려고 아무 생각 없이 덜컥 사버린 차다. 남들처럼 이것저것 비교하면서 고르지 않고 단지 세피아의 이미지를 믿고 샀다. 해외 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참고했다. 선택은 쉬웠지만 차에 만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차를 좋아하는 나는 운전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현대 아토스부터 아반떼, 갤로퍼, 그레이스, GM대우 레조 등등 온갖 국산차를 몰아보면서 차에 대한 만족도도 덩달아 커진 셈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던가? 국산 소형차지만 뉴 세피아만한 차도 없다는 생각이다. 면허 따고 첫차로 골라 6년 동고동락 뛰어난 주행성능과 연비 등 장점 많아 세피아는 잘 달린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1단과 2단을 쓰는 영역은 다른 차보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3단부터의 질주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기어를 3단에 맞추고 최대토크를 써서 날쌔게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동급인 현대 아반떼와 GM대우 누비라의 다소 묵직한 맛보다 가볍고, 현대 엑센트의 통통 튀는 경쾌함보다는 무거운 편이다. 준중형차에 어울리는 느낌이다. 나는 속도가 주는 짜릿한 맛을 좋아해서 고속도로 달리기를 즐긴다. 대전에 친지가 있어 자주 내려가는 편인데 뉴 세피아는 가족들을 뒷자리에 태우고도 힘부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강원도의 긴 오르막에서는 1.5X 엔진의 한계를 드러내지만 평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에어컨을 켜면 출력손실이 몸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한여름 대낮에는 운전하기가 싫다. 코너링 성능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밋밋한 코너는 순정 서스펜션으로도 충분히 소화해낸다. 롤링이 심하지 않아 대담하게 액셀 페달을 밟을 때도 있지만 가벼운 차체에서 오는 불안함 때문에 심하게 내지르지는 못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편안하다. 오래 타서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콘솔박스에 팔을 올려놓고 손끝으로 기어를 까딱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높은 시트의 SUV가 보장하는 시원한 시야와는 다르지만 낮은 위치가 주는 안정감과 적당한 두께의 A필러도 마음에 든다. 레조 같은 미니밴의 수납공간에 비할 수는 없어도 핸드폰과 지갑을 놓는 장소가 따로 있다. 다만 컵홀더가 앞에 있지 않고 콘솔박스 안에 있어 불편하다. 시내를 다닐 때는 보통 휘발유 1X로 11~12km를 달리고 고속도로에서는 14km 이상 뛸 수 있다. 고속주행이 잦은 걸 감안하면 썩 좋은 연비다. 휘발유 엔진의 가속성을 누리려면 그에 맞는 유지비를 써야 하지만 연비가 좋아 큰 걱정은 없다. 부품의 내구성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16만km. 그동안 교환한 것은 엔진오일 같은 소모품뿐이다. 기아차가 내구성이 좋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하다. 뉴 세피아 오너로서 튼튼한 차를 칭찬해주고 싶다. 20만km를 달릴 때까지 아끼면서 탈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젊은이의 첫차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스즈키 사이드킥 바람과 함께 하늘을 이고 달리는 .. 2003-08-20
내게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뚜렷하게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차가 없어서 고속버스를 자주 타고 다니던 시절이다. 문득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검은 선글라스의 사내가 오픈 4WD를 타고 시원하게 내달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자유롭고 멋있어 보여 감동을 느꼈을 정도다. 차가 있었으면 했던 그 시절에 뚜렷하게 새겨진 그 장면이 비슷한 차를 타는 지금도 떠오르곤 한다. 차체 작아 유지비 적게 들고 기동성 뛰어나 달릴 때 바람소리 크고 승차감은 딱딱한 편 사람들은 각자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차를 고른다. 나는 ‘자유’라는 느낌을 주는 오픈카를 좋아한다. 창조성이 요구되는 디자이너라서 개성이 없고 답답한 차는 나와 맞지 않는다. 자유로움을 즐기는 성격 탓인지 항상 차를 고를 때 네바퀴굴림 차에 관심이 쏠린다. 전에 타던 차는 크라이슬러 랭글러다. 멋지고 성능 좋은 차였지만 유지비가 버거워 떠나보냈다. 랭글러의 빈자리를 메운 스즈키 사이드킥은 내 주머니를 생각해 주는 차다. 내가 스즈키 사이드킥이라는 조금은 특이한 차를 타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나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기름 먹는 하마였던 랭글러에 비해 사이드킥은 국산 준중형차 수준의 연비를 보인다. 휘발유를 쓰면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유지비 때문에 만족감이 상당히 크다. 차 길이가 짧고 차체가 작아서 기동성이 좋고 시내에서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주차의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고 지상고가 높아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가끔 떠나는 여행에서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고 네바퀴굴림으로 구동을 바꾸면 끈끈하게 땅을 움켜쥐는 성능도 매섭다. 요즘 유행하는 덩치만 큰 도심형 SUV보다 훨씬 작고 단단한 차체가 사랑스럽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불편한 점도 있다. 소프트톱을 써서 바람소리가 심하게 들리고 실내로 바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승차감이 다른 네바퀴굴림 방식의 차보다 훨씬 딱딱해서 온로드에서는 좀 튀기도 한다. 말이 좋아 고전적이지, 대시보드 디자인도 구형이다. 기아 포텐샤를 떠올리면 된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멋으로 생각된다. 열린 천장으로 하늘을 안고 달리는 그 맛에 비할 수 있을까? 산과 강을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국도에서 작은 몸을 요리조리 날쌔게 흔들고 다니는 그 느낌은 타 본 사람만 안다. 내가 차와 하나가 된 듯한 근사한 느낌이다. 사이드킥은 가족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특히 큰딸은 아내의 현대 EF 쏘나타를 타면 부드럽고 출렁거리는 승차감에 멀미하겠다고 사이드킥을 고집한다. 아기 때부터 SUV만 타서 익숙해졌는지 승용차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싫어한다. 심지어는 사이드킥을 타고 오프로드 등정을 할 때 옆자리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가족의 사이드킥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나 역시 노익장을 과시할 때까지 자유로움을 즐기고 살 것이다. 사이드킥도 항상 내 곁에 친구로 남을 것이다.
GM대우 누비라Ⅱ 넉넉한 실내를 가진 2003-07-16
오너 드라이버가 된 지 3년쯤 지났을 무렵, 차가 친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회사와 집을 오가는 교통수단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차 없이 생활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내 취미가 자리잡고 있다. 차의 매력은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에 있다. 마음에 맞는 이들과 여행을 떠날 때면 항상 내 누비라Ⅱ가 함께 한다. 이럭저럭 정도 많이 쌓여 이제는 아주 작은 변화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넓은 실내공간과 묵직한 승차감 지녀 답답한 주행성능과 나쁜 연비가 단점 GM대우 누비라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넓은 실내공간이다. 친구 5명과 여행을 다녀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몸으로 느끼는 공간이 무척이나 넓어서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뒷좌석도 마찬가지다. 타 본 사람들은 중형차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넓은 실내공간 덕에 편하게 다닌다. 승차감은 무난한 편이다. 소형차의 통통 튀는 맛보다는 중형차의 묵직한 느낌이 든다. 시트가 밋밋하지만 의외로 몸을 편안하게 받쳐주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다. 특별히 튀는 모양새가 아니라서 오래 써도 질리지 않게 생겼다. 가끔씩 앞모습을 쳐다볼 때면 순진한 개구리 같아 귀엽기까지 하다. 뒷모습은 너비가 넓어 안정적으로 보인다. 깔끔하게 다듬은 테일램프와 트렁크리드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기아 스펙트라의 날렵한 디자인과 현대 아반떼 XD의 둔해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풍긴다. 동력성능은 그저 그렇다. 1.5X 엔진을 얹은 준중형차임을 생각한다면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누비라Ⅱ가 경쟁모델에 비해 열세임은 분명하다. 출퇴근말고도 장거리 여행을 다닐 때 쓰는 차이기에 어느 정도 가속력이 필요하지만 긴 언덕이나 급경사를 만나면 속도가 뚝 떨어져버린다. 짐을 많이 싣거나 사람이 더 타면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에어컨이라도 돌릴라치면 주행상황을 봐가면서 눈치껏 해야한다. 그나마 평지에서 속도가 붙으면 꾸준히 달려주는 맛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누비라Ⅱ에는 좀더 배기량이 큰 엔진을 얹어야 할 것 같다. 세금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1.8X 엔진을 얹은 차를 구하는 게 좋겠다. 연비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더구나 내 차는 자동변속기를 달아서 기름을 가득 채우면 고속도로에서 500km 정도, 시내는 300~350km 남짓 달릴 수 있다. 기름값이 비싼 요즘은 현대 싼타페 같은 디젤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정이 많이 들어 쉽게 바꾸진 못할 것 같다. 출고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잔고장으로 속을 썩어 본 적이 없다. 머플러가 터져서 바꾼 것 외에 아직 정비소를 찾은 적이 없다. 처음 상태보다 핸들 떨림이 좀 느껴지고 기름이 좌르르 흐르던 도색이 약간 광택을 잃은 정도다. 정기적으로 엔진 오일을 갈아주기만 하는데도 아무런 고장이 없는 품질에 크게 만족한다. 누비라Ⅱ는 아이가 한 명 있는 30대 초반의 가장에게 어울리는 차다. 적당한 크기와 무난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분명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넉넉한 품으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누비라Ⅱ. 다가오는 주말에 함께 여행이나 다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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