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SSANGYONG MUSSO SPORTS VS DODG.. 2003-03-08
픽업에 대한 특소세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기자는 자동차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문화의 본질인 다양성이 사라진다면 과연 그것을 제대로 된 문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무쏘 스포츠가 트럭으로 인정되어 특소세가 면제되었지만 이런 논란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픈 일이었다. SUT와 정통 픽업의 어색한 비교 사실 무쏘 스포츠와 다코타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내에서 비슷한 형태 때문에 함께 자리했을 뿐 차의 근본이나 값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무쏘 스포츠는 크로스오버의 바람을 타고 생겨난 장르 파괴자인 SUT(Sports Utility Truck)에 속한다. 그 뿌리가 무쏘에 있고 드라이브 트레인 등 많은 부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SUT는 SUV의 운전감각과 열려 있는 짐칸이 큰 장점이다. 무쏘 스포츠는 세금 절감이나 연료비를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기보다 SUV 천국인 미국에서 막 시작된 SUT로,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다코타는 정통 픽업이다. 우리 기준으로는 큰 차이지만 미국에서는 소형 픽업시장에서 몇 년간 판매 1위에 올랐다. 일반적인 2도어 3인승 싱글캡(Single Cab)이 아니라 5명이 탈 수 있는 더블캡(Double Cab)이라는 점이 다르다. 시골 농장이나 돈이 많지 않은 젊은이들이 싸게 구입해 부담 없이 타고 다니는 차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휘발유 엔진을 얹은 대형 수입차’라 수식어가 붙고, 고객도 미국과는 다를 것이다. 두 대를 비교하면 SUT와 더블캡 픽업이라는 장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무쏘의 얼굴과 보네트를 가진 무쏘 스포츠는 트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세계의 모든 SUV가 네모 상자였던 90년대 초반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무쏘를 생각하면 당연하다. 하지만 개발비와 생산 원가를 줄이기 위해 무쏘의 지붕선과 뒷도어를 그대로 쓴 탓에 뒤로 기울어진 지붕선과 수평으로 뻗은 짐칸이 단절된 느낌이다. 게다가 후방유리가 뒷도어에 맞춰 앞으로 기울어져 2열 시트의 등받이가 곧추섰다. 뒷자리에 사람을 태울 경우 고민되는 부분이다. 실내는 무쏘 그대로다. ‘ㄱ’자로 휘어지고 눈 아래로 보이는 대시보드는 우드 그레인과 어울려 승용차 같다. 딱 하나 달려 있는 컵홀더나 승용차들도 갖추기 시작한 별도의 전원 콘센트가 없고, 가죽시트와 AV 시스템, 선루프 등은 옵션으로도 고를 수 없다. 화물차 인증을 위해 정부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 쌍용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차를 사는 사람은 불만일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편의장비를 포함한 옵션이 더해졌으면 한다. 다코타는 비싼 수입차라는 선입견을 없애는 수수한 디자인이다. 다지 특유의 십자형 그릴에 씌워진 크롬만이 유일한 장식처럼 느껴지고, 보네트에서 캐빈을 거쳐 짐칸으로 이어지는 선이 안정적이다. 작은 헤드라이트는 최근의 디자인 경향을 따르지 못한 것 같아 불만이고, 4천만 원 넘는 차에 안개등이 달리지 않은 것은 의외다. 기능만을 생각한 테일램프는 무쏘 스포츠의 화려한 그것과 비교하면 한참을 뒤진다. 무쏘 스포츠가 배울 점 많은 다코타 실내도 겉모습과 다를 것 없이 간단하다. 높고 좌우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는 기능적이다. 스티어링 칼럼에 붙은 기어 레버와 풋 브레이크 덕에 거칠 것이 없는 센터콘솔 주변은 쓰기 편한 수납공간이 여기저기 늘어서 있다. 센터콘솔은 엄청나게 깊고 그 안에 별도의 파워 아웃렛이 있어 전기제품을 쓰기도 좋다. 활짝 열리는 뒷문은 타고 내리기 편하다. 곧추선 뒷유리는 디자인에 일체감을 주고, 2열 시트도 뒤로 충분히 기울어져 불편하지 않다. 가장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파워 트레인과 주행성능이다. 두 차가 가진 성능의 차이는 숫자뿐 아니라 운전 느낌까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V8 4.7X 235마력의 휘발유 엔진과 5기통 2.9X 120마력의 디젤 인터쿨러 터보 엔진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포장했느냐, 그 차가 추구하는 성격에 어울리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다코타의 실력은 월등하다.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SUV를 바탕으로 한 무쏘 스포츠의 핸들링과 승차감이 승용차에 더 가까워야 하지만 정반대였다. 다코타는 뒤 차축에 판 스프링이 들어가지만 단단한 주물 덩어리 같은 프레임과 보디 강성 덕분에 뛰어난 핸들링과 승차감을 보인다. 약간 가벼운 스티어링은 구불거리는 길에서 큰 차체를 잊게 만들고, 긴 휠베이스에도 일정한 라인을 그리는 뒷바퀴와 풀타임 4WD는 상당한 실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진 넉넉한 출력은 풍요로운 달리기를 제공하고 견인할 때도 유용할 것이다. 무쏘 스포츠는 도로의 굴곡과 둔덕을 넘을 때 스티어링과 엉덩이를 통해 전해지는 감각이 썩 좋지 않다. 예상외로 승차감이 좋은 다코타에서 곧바로 옮겨 타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무거운 핸들은 림마저 두꺼워 빠르게 코너를 빠져나가기가 부담스럽지만,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풍요로운 감각을 전해 준다. 로 기어를 넣은 상태라면 적당한 힘으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무쏘 스포츠도 괜찮을 것이다. 이런 덩치의 차를 스포츠카 몰 듯이 달리는 사람은 없기에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싼 기름값이 더 큰 장점이 된다. 다코타는 휘발유, 무쏘 스포츠는 디젤차이니 어차피 절대 비교는 할 수 없다. 무쏘 스포츠만을 놓고 볼 때 지금의 상태로도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5명의 사람과 400kg의 짐을 싣는다고 가정하면 쌍용이 개발 중이라는 커먼레일 엔진이나 렉스턴의 132마력 엔진은 얹어야 하지 않을까. 뒷좌석의 불편함과 10년이 넘은 메커니즘을 갖췄음에도 무쏘 스포츠가 인기있는 이유는 저렴한 유지비와 익숙한 디자인 때문일 것이다. 2월 중순을 기준으로 다코타는 100대가 넘는 계약을 받아 ‘대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천580만 원이라는 값과 살인적인 휘발유값에도 잘 짜여진 패키지, 넉넉한 파워 트레인과 달리기 성능이 다코타로 눈을 돌리게 한다. 무쏘 스포츠가 세계적인 SUT가 되고자 한다면 지금 넘어야 할 산은 눈앞에 있는 다코타가 아닐까. 주요 제원 차종 쌍용 무쏘 스포츠 290S 다지 다코타 SLT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935×1865×1760 5465×1818×1771 휠베이스(mm) 2755 3331 트레드 앞/뒤(mm) 1510/1520 1560/1585 무게(kg) 1820 213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 V8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9.0×92.4 93.0×86.5 배기량(cc) 2874 4701 압축비 2.0 9.3 최고출력(마력/rpm) 120/4000 235/4800 최대토크(kg·m/rpm) 25.5/2400 40.8/3800 연료공급장치 기계식 연료분사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ℓ) 75 91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741/1.508/1.000 3.000/1.670/1.000 ④/⑤/R 0.708/ ― /2.429 0.750/0.670/3.730 최종감속비 4.875 3.55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픽업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파워) ← 서스펜션 앞 더블 위시본 ← 뒤 5링크 리지드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255/65 R16 245/70 R16 성능 최고시속(km) 140 180 0→시속 100km 가속(초) ㅡ ㅡ 시가지 주행연비(km/ℓ) 12.0 9.7 값(만 원) 2,243 4.580
다지 다코타 vs 쌍용 무쏘 스포츠 넉넉함과 꾸준함의 .. 2003-03-08
국산 SUT 제1호 쌍용 무쏘 스포츠가 만만찮은 적수를 만났다. 더 이상의 경쟁자도 없는 단둘만의 맞대결은 이미 예고되었던 일. 오늘 만나는 시승차는 V8 4.7ℓ 233마력 휘발유 엔진을 얹은 2003년형 다지 다코타 쿼드 캡 SLT와 5기통 2.8ℓ 120마력 디젤 엔진을 얹은 쌍용 무쏘 스포츠 290S 최고급형이다. 둘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입장이 썩 편안하지는 않다. 이런저런 조건이 엇비슷해야 볼 만한 싸움이 되는 법인데 언뜻 보더라도 다코타 쪽이 훨씬 여유 있다. 무쏘 스포츠에게 불리해 보이는 것은 다코타가 1986년 데뷔한 뒤 97년 한차례 풀 모델 체인지되면서 픽업트럭의 ‘왕중왕전’이 끝없이 펼쳐지는 미국 시장에서 4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쥔 베테랑이기 때문. 게다가 2003년형으로 말끔하게 다듬어진 매무새가 여간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무쏘 스포츠보다 긴 차체의 다지 다코타 풀타임 4WD방식 써서 주행성능 뛰어나 그렇지만 무쏘 스포츠가 전적으로 수세에 몰린 것은 아니다. 두 차가 지금 당장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무대는 무쏘 스포츠의 홈그라운드다. 무쏘 스포츠의 베이스가 된 무쏘는 우리나라의 도로환경과 운전문화를 충분히 고려해 만든 한국 SUV의 대표주자. 무쏘 스포츠도 그 성격을 이어받아 다코타보다 친숙하다. 좁은 골목길을 달릴 때, 차들이 꽉 들어찬 주차장에서 차를 세울 때, 꽉 막힌 길에 갇혀 있을 때처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무쏘 스포츠의 기동성이 다코타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코타를 시승하는 동안 가장 어려운 일은 주차와 세차였다. 다코타의 V8 4.7ℓ 휘발유 엔진보다 훨씬 더 경제적인 무쏘 스포츠의 디젤 엔진도 무시 못할 카드 가운데 하나다. 두 차의 여러 가지 다른 점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비교는 충분히 가치 있었다. 무쏘 스포츠가 세계 SUT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고유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이미 앞서있는 모델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과감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코타의 디자인은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휑할 정도로 투박한 앞모습과 뒷모습 정도를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이는 개인적 취향에 따른 문제다. 앞모습은 다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십자형 그릴과 헤드라이트, 안개등을 빼고는 이렇다할 장식이 없다. 뒷모습도 발판 겸용으로 달아놓은 범퍼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테일램프가 전부다. 그 흔한 사이드 몰딩 하나 붙이지 않아 밋밋해 보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미끈하게 잘 빠진 모습이다. 무쏘 스포츠를 볼 때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보네트에서 시작해 지붕을 지나 짐칸의 테일 게이트로 이어지는 부자연스러운 실루엣이다.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쏘의 보디를 그대로 쓰는 바람에 억지스런 모양새가 되었다. 게다가 애매하게 둥글린 그릴과 헤드라이트 때문에 어색한 표정이 되어버린 앞모습도 무쏘 스포츠의 개성을 가리고 있다. 차라리 98년 중반 이전에 쓴 직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라이트, 각진 보네트를 되살렸다면 어땠을까. 무쏘 스포츠 디자인에서 아쉬운 점은 뒷문과 C필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무쏘 스포츠의 C필러는 무쏘의 C필러를 그대로 써서 앞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곧추서있는 뒷시트 등받이가 영 불편하다. 역시 무쏘의 보디라인을 그대로 옮긴 데 따른 부작용이다. 무쏘 스포츠, 억지스런 디자인 단점 무난하고 꾸준한 달리기 특성 보여 무쏘 스포츠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935×1천865×1천735mm로 다코타의 5천465×1천910×1천770mm보다 작다. 너비와 높이의 차이(각각 45mm, 35mm)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밖에 안되지만 길이는 어른 팔 하나만큼의 차이(530mm)를 보인다. 길이가 짧다면 실내공간이나 짐칸도 작을 수밖에 없다. 짐칸의 크기는 다지 다코타가 길이와 너비가 각각 1천610mm, 1천460mm이고, 최대 657kg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무쏘 스포츠의 짐칸은 길이와 너비가 1천180mm, 1천472mm로 다코타보다 길이가 430mm 짧다. 최대적재량도 400kg으로 다코타보다 257kg이 적다. 무쏘 스포츠의 짐칸에서 디자인 때문에 생겨난 문제점이 또 하나 발견된다. 무쏘의 벨트라인을 그대로 따르다 보니 짐칸 옆의 높이가 껑충하다. 보통 키를 가진 어른이 짐을 싣고 내리려면 까치발을 해야 한다. 다코타는 미국인들의 체형을 반영했을 텐데 짐칸 옆의 높이가 무쏘 스포츠보다 낮아 자연스럽게 짐을 싣고 꺼낼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두 차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 다코타는 거의 꾸미지 않은 검정색 톤의 일자형 대시보드를 썼고 오디오와 에어컨 스위치만 있는 간단한 구성의 센터페시아를 한가운데 달았다. 센터페시아의 왼쪽에는 4WD 전환스위치가 있어 AWD(All Wheel Drive)·4HI·4LO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르는 폭 넓은 센터콘솔에는 모두 3개의 커다란 컵홀더와 2개의 작은 수납함이 있고 팔걸이 뚜껑을 열면 30cm는 될 듯한 깊고 넓은 수납공간이 나온다. 안에는 1개의 예비 전원소켓이 들어 있어 새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무쏘 스포츠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다코다에 비해 매우 화려한 편이다. 승용차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처럼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ㄱ자로 꺾었고, 그 위에 짙은 우드 그레인을 덮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다코타와 마찬가지로 센터페시아 왼쪽에 4WD 전환스위치를 달아 2H를 기본으로 4H와 4L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컵홀더가 하나밖에 없는 등 활용성은 다코타보다 떨어진다. 다코타의 스티어링 휠에는 오토 크루즈 컨트롤 장치가 달려 미국차의 대륙적 기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루 종일 막힘 없이 달릴 수 있는 미국의 고속도로에서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비겠지만 우리나라 도로사정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다코타가 훨씬 편하다. 다코타는 레그룸이 여유 있어 아무렇게나 앉아도 편한 자세를 찾을 수 있지만 무쏘 스포츠의 시트는 딱딱하고 좁은 편이다. 또 다코타는 2열 시트의 아랫부분을 접어 올려 짐칸으로 쓸 수 있지만 무쏘 스포츠의 2열 시트는 고정되어 있다. 2열 시트에 앉았을 때의 편안한 승차감도 다코타가 우세했다. 다코타는 캐빈과 짐칸을 나누는 격벽을 직각으로 세워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가 자연스럽다. 무쏘 스포츠의 부자연스런 2열 시트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다코타는 또 뒤 도어를 직각에 가깝게 열어 젖힐 수 있어 타고 내리기 편하다. 다코타와 무쏘 스포츠의 달리기 성능을 비교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이었다. 앞서 밝힌 대로 다코타는 V8 4.7ℓ 233마력을 얹었고, 무쏘 스포츠는 5기통 2.8ℓ 120마력 디젤 엔진을 얹었다. 엔진의 형식이나 크기도 다른 데다 다코타는 휘발유 엔진이고, 무쏘 스포츠는 경유를 연료로 쓰기 때문에 비교의 대상과 기준이 서로 애매했다. 이런 차이를 고려하고 두 차의 성능을 재기 위해 교외로 나갔다. 차를 몰고 간 곳은 서울과 강원도 춘천시를 잇는 이른바 경춘국도. 서울을 출발해 45번 국도를 타고 춘천시 남산면에 자리한 경강역까지 닿을 때까지는 온로드였다. 경강역에서 마을길을 타고 3km쯤 달리면 대치고개로 향하는 비포장길이 나온다. 봉화산 기슭을 파고 도는 비포장길을 따라 대치고개를 넘으면 북한강 지류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나타난다. ‘소남이섬’이라고 부르는 이곳까지 5km 정도는 오프로드다. 대치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오프로드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인적이 드문 길이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좁은 길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수북히 쌓여 있어 두 차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에 좋은 기회였다. 다코타는 매우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지녔다. V8 4.7ℓ 233마력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어느 길에서나 만족스럽다. 특별히 급가속이 필요하지 않는 한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액셀 페달을 깊이 밟을 일이 없다. 넉넉한 힘에 풀타임 4WD를 갖춰 다부지게 달려나간다. 평범한 길이라면 2천rpm 이하의 저회전 영역에서 모두 소화해내는 능력이다. 다코타, 육중한 체구와 연비 부담스러워 무쏘 스포츠, 디자인·엔진 힘 보완해야 대치고개를 오르는 길에서 다코타는 신이 날 정도로 잘 달렸다. 차체의 지상고가 높아 웬만큼 깊은 골이 아니면 멈칫거릴 필요가 없다. 굴림방식을 4LO나 4HI로 바꾸지 않아도 될 만큼 접지력과 구동력이 뛰어나다. 눈이 수북히 쌓여 있는 길에서 잠시 섰다가 출발해도 바퀴가 눈 속을 파고들거나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는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기어를 내렸다 올리는 동작만 반복해 고개를 내려왔을 정도로 엔진 브레이크 성능도 합격점이다. 액셀페달을 밟을 때마다 “두두둥”거리는 배기음도 매력적이다. 온로드의 코너링을 대신해 소남이섬 앞의 너른 모래펄에 들어갔다. 풀타임 4WD 방식의 다코타는 속도를 높인 뒤 스티어링 휠을 급하게 돌려도 액셀 페달만 적당히 밟아주면 옆으로 심하게 미끄러지는 법이 없다. 땅을 골고루 움켜쥐고 있는 네 바퀴가 저마다의 역할을 잘한다는 증거다. 무쏘 스포츠의 달리기 성능은 부드럽고 끈기가 있다. 즉각적인 응답성은 부족하지만 인내심을 가지면 운전자의 의도를 저버리지 않는다. 어떤 길, 어떤 상황에서나 꾸준한 모습으로 달리는 초지일관된 모습이랄까. 가속 때는 액셀 페달의 깊이만큼 재빨리 오르지 않는 속도계 바늘이 답답하지만 일단 운전자가 원하는 궤도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넉넉하고 여유 있게 달린다. 무쏘 스포츠의 기본 모드인 뒷바퀴굴림으로 비포장 언덕길을 오르다보니 차체의 뒤쪽이 가벼워지고 접지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대치고개를 오를 때는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러나 모래펄에서 네바퀴굴림의 4L과 4H 모드로 원선회를 했을 때는 다코타와 마찬가지로 안정된 자세를 보였다. 다코타는 넉넉한 힘과 승용 세단처럼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 넓은 실내 및 짐칸의 크기가 매력이지만 육중한 덩치와 비싼 연료비가 부담스럽다. 미국에서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에 속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모습은 풀 사이즈보다 커 보인다. 나란히 세웠을 때 무쏘 스포츠가 작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반면 무쏘 스포츠는 디젤 엔진을 얹어 연료비 부담이 적고 차체 크기가 국내 도로환경에 알맞지만 뒷좌석과 엔진의 힘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코타와 무쏘 스포츠의 첫 번째 맞대결 결과는? 아슬한 차이로 다코타의 판정승이다. 그러나 두 차의 맞대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고 2차, 3차전으로 계속될 것이다. 진정한 승자는 우리나라의 교통 및 여가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 문화 속에 파고들어 한국 픽업트럭의 표준으로 인정받게 될 차다. 그 고지를 향해, 다코타와 무쏘 스포츠의 맞대결은 이제 시작이다. 주요 제원 차종 다지 다코타 쿼드캡 SLT 무쏘 스포츠 290S 크기 길이×너비×높이(mm) 5465×1910×1770 4935×1865×1760 휠베이스(mm) 3133 2755 트레드 앞/뒤(mm) 1560/1585 1510/1520 무게(kg) 2135 1820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8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93.0×86.5 89.0×92.4 배기량(cc) 4701 2874 압축비 9.1 22.0 최고출력(마력/rpm) 233/4800 120/4000 최대토크(kg·m/rpm) 40.5/3800 25.5/24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기계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ℓ) 91 75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000/1.670/1.000 2.742/1.508/1.000 ④/⑤/R 0.750/0.670/3.730 0.708/ ― /2.429 최종감속비 3.55 4.88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픽업 4도어 픽업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지드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V디스크/드럼 타이어 앞/뒤 245/70 R16 225/60 R16 성능 최고시속(km) 180 140 0→시속100km가속(초) ― ― 시가지 주행연비(km/ℓ) 9.7 12.0 값(만 원) 4,580 2,087
성능은 대만족, 부족한 감성이 숙제다 10년 동안 눈부.. 2003-03-08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3년 쌍용 무쏘와 기아 스포티지가 데뷔하면서 현대정공 갤로퍼와 쌍용 훼미리가 판치던 4WD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구형 코란도가 1세대, 왜건형 보디의 훼미리와 갤로퍼가 2세대였다면 무쏘, 스포티지는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각진 보디가 유선형으로 바뀌면서 도시형 SUV 시대가 열린 것이다. 90년대 후반 휘발유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사람들이 디젤차로 눈을 돌렸고, 이에 부응해 새 모델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승용차와 SUV의 경계선 무너져 각 메이커를 대표하는 석 대의 SUV를 보니 눈부시게 발전한 자동차 기술을 느낄 수 있다. 데뷔 순서로 보면 싼타페, 테라칸, 렉스턴, 쏘렌토로 이어지는 이 4세대 SUV들은 완성도는 물론이고 성능에서도 승용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자영업자나 한량(?)이 타던 차로 여겨지던 네바퀴굴림차를 일반인이 차를 살 때 고려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가장 확실하게 발전한 부분은 뛰어난 고속 주행능력과 정숙성일 것이다. 2톤에 가까운 차체를 이끌고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디젤차는 굼뜨다’라는 통념은 이제 버려야 한다. 렉스턴과 쏘렌토는 소음도 작아 ‘10년 동안 바뀐 것은 강산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렉스턴은 최고속 부근에서도 바람 소리가 적어 편안하고, 시야가 시원하다. 긴 휠베이스와 넓은 트레드 덕에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이 좋다. 덕분에 심리적 불안감이 적어 비싼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나이 든 드라이브 트레인이 걸림돌이다. 절대적인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두 대의 커먼레일 엔진 특히 싼타페의 가변 터보 방식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위축된다. 최고급차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풍요로운 감각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렉스턴의 핸들링은 SUV로는 최상급에 속한다. 피칭과 롤링이 쏘렌토보다 크지만 타이어가 노면을 끝까지 붙들면서 끈적한 달리기를 발휘, 영국 미라(MIRA)에서 다듬은 서스펜션의 진가가 나타난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앞쪽은 타이어에 걸리는 부담이 크지만, 리지드 액슬 방식의 일체식 뒷서스펜션은 세팅이 잘되어 꼬리가 흐르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다시 가속할 때는 힘찬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아쉬워진다. 현재 개발 중인 160마력급 2.7X 커먼레일 디젤 엔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렉스턴과 비교할 때 쏘렌토는 좀더 활기차다. 하지만 디자인은 개성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RX300과 비교할 때 3열 시트를 놓아 2열 시트마저 불편하게 만든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이 덕분에 자동차세를 줄일 수 있으니 중형 승용차를 타던 사람이 적당히 중후하고 적당히 잘 달리는 쏘렌토를 고르는 것은 당연하다. 힘 부족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엔진은 셋 중 최고지만 트랜스미션이 전자식인데도 유압식인 렉스턴보다 슬립이 많은 것은 의외다. 순발력과 응답성에서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어느 영역에서나 가속이 편하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제일 싼값에 전자제어식 풀타임 4WD인 ATT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가벼운 스티어링은 민첩한 핸들링에 큰 도움이 되지만 차체가 따라 주지 않는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롤링과 피칭을 억제해 셋 중 가장 스포티하지만 빠르게 차선을 바꾸거나 파일런 사이를 헤집고 달릴 때 운전자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하지는 못한다. 열을 쉽게 받지 않는 타이어는 내구성이 좋겠지만 괜찮은 서스펜션 성능을 반감시킨다. 싼타페와 티뷰론이 비슷하다? 싼타페를 타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예전 티뷰론을 타던 때의 감각이다. 순정 상태로도 꽤나 괜찮은 동력성능과 핸들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천rpm을 조금 넘은 시점에서 가속되는 느낌이 4천rpm 이상에서 나오는 티뷰론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거친 소음도 들을 만하다. 막강한 토크가 앞바퀴에만 걸리는 2WD의 특성상 토크 스티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작년 말에 탔던 싼타페 VGT 4WD의 완벽한 균형 감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연비 손실이 있더라도 4WD를 고르는 것이 좋겠다. 단단한 모노코크 보디와 독립식 서스펜션으로 인한 좋은 핸들링은 잘 만들어진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쏘렌토에 비해 부드럽지만 렉스턴보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매끈하게 차체를 붙잡는다. 촬영을 위해 들어간 돌 깔린 오프로드에서도 부드럽게 돌을 타고 넘으며 195mm의 최저지상고를 잘 활용한다. 특정 회전수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엔진을 다스릴 수 있다면 괜찮은 AWD 시스템과 함께 느긋하게 산길을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두 차와 달리 4WD 로 기어가 없어 본격적인 오프로딩이 힘들고, 경사가 급한 산길을 내려올 때 브레이크 의존도가 높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제 국산 SUV는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치로 나타내는 성능이 아니라 차를 타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감성공학의 구현이다. 이 과제는 다음 세대 SUV에 맡겨야 하는 것일까? 주요 제원 차종 현대 싼타페 2WD VGT 기아 쏘렌토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500×1845×1740 4570×1885×1735 휠베이스(mm) 2620 2710 트레드 앞/뒤(mm) 1540/1540 1580/1580 무게(kg) 1715 2010 승차정원(명) 7 ←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CRDi 직렬 4기통 DOHC 디젤 터보 CRDi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mm) 83.0×92.0 91.0×96.0 배기량(cc) 1991 2497 압축비 18.4 ㅡ 최고출력(마력/rpm) 126/4000 145/3800 최대토크(kg·m/rpm) 27.5/2000 33.0/30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5 72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 기어비 ①/②/③ 2.842/1.495/1.000 2.804/1.531/1.000 ④/⑤/R 0.731/ ― /2.720 0.705/ ― /2.393 최종감속비 4.018 4.181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파워) ← 서스펜션 앞 스트럿 더블 위시본 뒤 더블 위시본 5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225/70 R16 245/75 R16 값(만 원) 2,003~2,316 2,260~2.950 쌍용 렉스턴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85×1870×1780 휠베이스 2820 트레드 앞/뒤 1550/1540 무게 1950 승차정원 ← 엔진 형식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굴림방식 ← 보어×스트로크 98.0×92.4 배기량 2874 압축비 22.0 최고출력 132/2400 최대토크 29.5/2400 연료공급장치 기계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0 트랜스미션 형식 ← 기어비 ①/②/③ 2.741/1.508/1.000 ④/⑤/R 0.708/ㅡ/2.429 최종감속비 4.875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 스티어링 ← 서스펜션 앞/뒤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 앞/뒤 255/65 R16 값 2,276~3,392
가속은 싼타페, 정숙성은 렉스턴 예상을 뒤엎은 박빙 승.. 2003-03-08
승용차 대 RV 판매 1:1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RV(SUV+미니밴)는 트럭을 제외한 전체 자동차시장의 42.5%. 이 가운데 SUV가 24.3%로 이 시장을 리드했다. SUV는 디젤차가 주류인 데다 네바퀴굴림이라는 +α가 있고 미니밴보다 크고 고급스러운 모델이 많으며 새차도 잇달아 선보이면서 고유가시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바로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 쌍용 렉스턴과 같은 도심형 SUV들이다. 판매에서도 순서대로 1∼3위를 달리고 있는 SUV 빅3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쏟아지는 독자요청에 부흥하기 위해 편집부가 총출동했다. 쏘렌토는 무거운 차체가 핸디캡 쏘렌토 등장 이후 디젤차의 최고출력 기대치가 높아지자 현대와 쌍용이 2003년형 싼타페와 렉스턴에 튠업한 엔진을 투입했다. 지난해 먼저 선보인 2003년형 렉스턴은 인터쿨러 용량을 늘이고 흡기 효율을 높여 최고출력이 120마력에서 132마력으로 올라갔다. 올 초 나온 2003년형 싼타페는 고급형에 126마력의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 엔진이 쓰인다. 터빈에 들어가는 배기가스의 양을 제어해 회전수에 관계없이 고른 출력을 내는 방식이다. 싼타페와 렉스턴 모두 이전보다 11∼12마력 높아져 쏘렌토(145마력)와의 격차가 줄었다. 싼타페는 출력이 가장 낮지만 모노코크 보디를 써 차체가 가벼운 데다 테스트에 나온 차는 2WD여서 무게를 105kg 줄였기 때문에 마력당 무게비가 13.7kg으로 쏘렌토(13.9kg)와 비슷하다. 싼타페 디젤은 2WD 판매비중이 84.5%나 됨을 감안해 테스트차로 앞바퀴굴림 모델을 선정했다. 렉스턴의 마력당 무게비는 14.8kg으로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디젤 메커니즘의 꽃이라 불리는 커먼레일 시스템, 렉스턴은 소음에 유리한 5기통을 무기로 내세운다. 각 항목별 테스트는 어른 3명이 탄 상태에서 했고 짐은 싣지 않았다. 앞서 설명했듯이 세 차의 주행거리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싼타페와 렉스턴은 2003년형으로 주행거리는 각각 2천666km, 4천876km. 쏘렌토는 8천707km를 뛴 2002년형이다. 트랜스미션은 자동 4단으로 통일시켰다. 휘발유차 못지 않은 순발력 확인 속도에 따른 순발력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40km, 60km, 100km 등 세 단계로 나누어 도달시간을 체크하고, 마지막으로 고속에서의 추월능력을 살펴볼 시속 60→100km 항목을 더했다. 스피드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SUV나 미니밴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지만 발진가속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출발은 스톨 상태에서 했다. AT차는 브레이크를 건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다가 멈추는 시점이 있는데, 이때 엔진과 토크 컨버터 등의 반응을 보는 것을 ‘스톨 테스트’(stall test)라고 한다. D레인지 스톨 상태에서 엔진 회전수는 싼타페 2천900rpm, 쏘렌토 2천400rpm, 렉스턴 2천100rpm. 싼타페의 경우 고회전용으로 세팅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순발력을 끌어내는 데는 유리하지만 트랜스미션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가속성능은 쏘렌토가 가장 앞설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싼타페의 압승으로 끝났다. 0→시속 40km를 제외하면 전 구간에서 싼타페의 날랜 성능을 따라갈 차가 없었다. 쏘렌토와의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뒷바퀴굴림인 다른 차들과 달리 앞바퀴굴림이어서 휠 스핀이 많이 일어났음을 감안한다면 놀랄 만한 일이었다. 쏘렌토는 빠른 기어변속으로 초기가속을 최대한 끌어냈지만 3단 변속 이후 속도가 뚝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렉스턴의 경우도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렉스턴은 초기가속이 굼뜨고 일정 속도가 붙으면 힘의 여유를 찾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하지만 0→시속 60km 가속에서 볼 수 있듯이 중저속에서의 순발력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초기가속이 굼뜬 것이 아니고 출발만 한 박자 느린 것이다. 고비는 시속 80km대. 계기판 바늘이 이 지점을 넘어서면 차는 드림보가 되어 버린다. 한 템포 느린 기어 변속은 출력이 넉넉하지 못한 엔진에 오히려 잘 어울린다. 부족한 힘을 보상하려고 빠르게 변속될 경우 운전자에게 혼란만 줄 수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뽑아본 최고시속은 쏘렌토가 190km로 가장 높았다. 쏘렌토나 싼타페는 고속에서 힘의 여유도 있어 운전 자체가 즐겁게 느껴진다. 커먼레일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는 디젤차에 기대도 못했던 수확이다. 의외로 핸들링 힘든 쏘렌토 핸들링을 알아보는 200m 슬라럼 테스트(시속 40km로 진입, 3단 기어)에서는 수치보다 드라이버가 느끼는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슬라럼 통과속도와 시간은 분명 렉스턴이 제일 처졌지만, 접지력이 가장 살아 있어 안정되게 10개의 파일런 사이를 돌아 나갔다. 차체 기울어짐도 일정해 차를 컨트롤하기가 쉽다. 유명한 독일 포르쉐에서 서스펜션을 튜닝했다는 쏘렌토는 의외의 부진한 모습이었다.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을 타이어가 받쳐 주지 못해 기울어짐은 적은 대신 바퀴가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이 역력했다. 제동성능은 모두 합격점에 들었다. 앞선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2WD 상태에서 시속 80km로 정속 주행하다 급제동, 3회 반복한 결과 세 차 모두 ABS가 작동하면서 거의 뒤틀림 없이 바로 섰다. 노즈 다운 현상은 가벼운 싼타페가 가장 적었고 렉스턴은 뒤가 크게 들리면서 출발선에서 24m 떨어진 거리에서 멈추었다. 제동거리보다는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차를 얼마나 컨트롤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긴 하지만 23m 지점에 장애물이 있었다면 싼타페(제동거리 21.5m)나 쏘렌토(22m)와 운명을 달리했을지 모른다는 상상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음 테스트에서는 렉스턴이 외부 및 실내 모두 조용하게 나타나 진동과 소음이 적다는 커먼레일 엔진의 장점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차와의 세팅, 방음대책 등이 중요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싼타페는 약간의 수치 차이로 소음 항목에서 3위로 밀려났지만 실제로는 나머지 두 차보다 훨씬 시끄러웠고 고속에서는 옆 사람과의 대화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디젤유도 만만치 않게 오른 요즘은 연비도 디젤차의 중요한 항목이다. 테스트팀은 연비 측정 오차를 줄이기 위해 기름 넣는 것부터 정확성을 기했다. 보통 기름을 넣을 때 거품이 생김으로써 풀탱크 용량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유기 1단을 사용, 거품 없이 주유하는 데 신경을 썼다. 승차인원을 맞추고 가능한 한 같은 속도와 거리를 유지하며 달린 결과 싼타페(8.6km/X), 쏘렌토(7.7km/X), 렉스턴(7.2km/X) 순으로 연비가 좋게 나왔다. 마지막으로 매연 항목에서는 주행거리의 차이에 따라 싼타페(9.1%), 렉스턴(15.9%), 쏘렌토(17.5%)로 순위가 뒤집혔으나 모두 운행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인 35%(2001년 1월 1일 이후 출고차 기준 30%에 터보 허용치 5% 추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이번 테스트는 한 세대 진보한 SUV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커먼레일 기술로 무장한 싼타페와 쏘렌토가 특히 디젤차는 더 이상 굼뜬 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맨 뒤에서 두 차를 따르긴 했어도 렉스턴 역시 적당한 힘으로 묵직하게 달리며 디젤차에 대한 편견을 깼다. 외관과 실내뿐만 아니라 주행성능에서도 승용차와 SUV의 경계는 무너진 것이다. 부족한 핸들링이 키 큰 차의 숙명이라면 남은 과제는 디젤차의 소음이다. 장소 협찬 : 문막 자동차경기장 ☎ (033)732-7744 매연 테스트 협찬 : 문막공업사검사장 ☎ (033)731-4577 테스트 결과 연식(년)/총 주행거리(km) 2003/2666 2002/8707 2003/4876 가속성능(초) 0→시속 40km 0→시속 60km 0→시속 100km 시속 60→100km 2.84 5.39 13.25 8.19 2.79 5.77 14.06 9.24 3.57 6.17 15.49 10.34 최고시속(km) 185 190 175 200m 슬라럼 통과속도 (km/h)/시간(초) 67/12.16 63/12.37 60/12.98 제동거리(m,시속 80km) 21.5 22 24 외부소음(dB) 아이들링 2천rpm 85 87 83 85 81 79 실내소음 아이들링 시속 60km 84 97 77 94 83 92 연비(km/L) 8.6 7.7 7.2 매연(%) 9.1 17.5 15.9
현대 싼타페 VGT와 트라제 XG VGT 빠르고 강해진.. 2003-02-10
국내 처음으로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개발한 현대가 이번에는 전자식 가변 용량 제어방식의 VGT(Variable Geometry Turbo charger) 디젤 엔진을 선보였다. 현대는 VGT 엔진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25~26일 이틀 동안 고객 대상 시승회를 열었다.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이 행사는 성탄절인 만큼, 시승 외에도 체험단이 가족과 함께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기자는 달라진 새 엔진의 성능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성탄절날 가족을 집에 남겨두고 시승대열에 합류했다. 싼타페에 전자제어 가변 4WD 달아 고속에서 가속력 눈에 띄게 좋아져 무주리조트로 가는 길은 수월하지 않았다. 출발 전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결국 무주리조트 근처에 도착해서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다. 한꺼번에 내린 눈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길이 미끄러워져 있었다. 시승팀은 일단 도로 옆에 차를 일렬로 세웠다. 주변의 많은 차들이 체인을 바퀴에 달고 있었고, 미처 체인을 준비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도로에서 체인을 급히 구하는 모습이었다. 시승팀이 기다리는 사이에 예정된 코스를 앞서 달린 진행차에서 체인을 감지 않아도 달릴 만하다는 무전이 왔다. 시승차로 배정된 싼타페는 모두 4WD 모델이어서 걱정이 되지 않았고, 트라제 XG가 문제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별다른 어려움 없이 목적지까지 잘 달려주었다. 행사 이튿날 아침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갔다. 겉모습을 천천히 살펴보니 앞 펜더 옆에 달린 VGT 엠블럼이 없다면, 싼타페나 트라제 XG 모두 새 모델임을 구별하기 힘들겠다. 먼저 싼타페에 올랐다. 실내 역시 이전모델에 비해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시보드가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에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세미 패드 타입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세미 패드 타입은 고급스러워 보일 뿐 아니라, 충돌사고 때 무릎을 보호하는 효과가 크다. 눈길 위에서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이번에 새 엔진과 함께 선보인 전자제어 가변식 4WD의 위력이 곧바로 느껴졌다. 전자제어 가변식 4WD 시스템은 네 바퀴의 휠 속도와 가속 페달, 조향각 등의 센서 신호를 통해 노면조건과 주행상태를 판단, 전자식 다판 클러치를 정밀하게 조절해 뒷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을 변화시키는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앞바퀴굴림형 4WD 시스템에서 고속주행과 험로주행 성능을 높여주고, 노면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해주므로 ATT 방식에 비해 더욱 정밀하게 구동력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보통 때는 앞뒤 구동력 배분이 100: 0이었다가, 눈길이나 빙판길 등 도로상황이 바뀌면 자동으로 구동력이 50: 50까지 무단계로 바뀌므로 훨씬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이런 든든한 시스템을 갖춘 싼타페를 얌전히 몰아볼 수는 없었다. 차가 견딜 수 있는 한계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눈길 위에서 급차선 변경이라는 모험을 했는데,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싼타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상태에서 충분히 자세를 제어했고, ABS가 달린 브레이크의 제동성능도 만족스러웠다. VGT 엔진의 기본 메커니즘은 커먼레일 엔진과 같다. 가장 크게 개선된 부분은 터보차저의 가속성능 개선이다. 이 엔진은 터보 차저를 통과하는 배기가스의 양과 유속을 제어해 저속부터 고속까지 전구간에서 높은 동력성능을 발휘하므로 일반 커먼레일 엔진에 비해 출력과 가속성능, 연비가 좋고 유해가스 배출도 적다. VGT 엔진은 CRDi 엔진보다 11마력이 늘었으므로 수치로만 본다면 이전 엔진과 비교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처음에는 2천rpm 정도까지 그다지 달라진 부분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현대에서 자랑하는 것처럼 저속에서 토크가 커졌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고속으로 올라가면서 VGT 엔진의 위력이 드러났다. 액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서 킥다운을 시도하자, 2천500rpm 부근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속도계의 바늘이 빠르게 올라갔다. 도로에 차가 많아 최고시속을 내보지는 못했지만, 2.0ℓ CRDi 엔진으로 시속 190km를 기록했다는 오너가 있는 것을 보면 VGT 엔진의 가속력은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VGT 메커니즘을 최대한 살렸더라면 저속에서의 반응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상시 네바퀴굴림 모델인 만큼 연비는 기대에 조금 못 미쳤고, 항속거리는 550km 정도를 기록했다. 연비를 중시한다면 당연히 2WD를 골라야겠지만, 4계절 내내 안전한 주행성능을 원하는 이에게는 4WD를 권하고 싶다. 싼타페와 함께 선보인 트라제 XG 역시 고성능 VGT 엔진을 얹고, 실내공간의 활용성과 안전성까지 개선했다. 디젤 9인승 전용 시트에는 2열과 3열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딩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3열 시트에는 쿠션을 접을 수 있는 폴딩 기능과 슬라이딩 기능을 더해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기고 3열 시트 쿠션을 접은 후 슬라이딩하면 구형보다 32cm나 넓은 1m 40cm의 공간이 생긴다. 특히 원터치로 쿠션을 접을 수 있어 여성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점이 돋보인다. 트라제 XG, 2·3열 시트 활용도 개선해 휘발유차에 비해 손색없는 진동과 소음 2열 벤치시트 오른쪽에는 보조시트가 달렸고, 보조시트 사이에 있는 폴딩 레버를 누르면 시트를 쉽게 접을 수 있어 3열 승객이 타고 내리기 편리하다. 3열 시트 뒤에는 쇼핑백 걸이를 갖춰 편의성을 높였고, 3열 시트 중간부분에 안전벨트 수납공간을 만들어 사용하지 않는 안전벨트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문제는 이런 변화들을 소비자들이 좋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점이다. 구형의 9인승 시트는 비록 3열 승하차가 불편하기는 했어도, 2열 시트의 거주성이 좋았다. ‘무늬만 2인승’이지 성인 두 명이 타기에는 좁은 시트를 도어 쪽에 달린 독립형 1인승 시트가 보완했었다. 그러나 이번 모델에서는 독립형 시트가 보조 시트로 바뀜에 따라 2열 시트에 성인 3명이 앉기가 상당히 불편해진 것이다. 사실 원박스 승합차가 아니고는 6명 이상 차에 타는 일이 드물다. 그러므로 3열 승하차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2열 시트의 거주성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3열 시트에 슬라이딩 기능을 더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구형에 있던 시트 탈부착 기능은 차고가 많지 않은 국내에서 그다지 쓰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 3열 시트를 모두 앞으로 당기니 아주 넓은 화물공간이 생겼다. 이번에 선보인 트라제 XG는 16인치 알루미늄 휠(옵션)과 방열 및 제동성능이 좋은 16인치 디스크 브레이크를 앞바퀴에 달아 안전성까지 신경 썼다. 시승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트라제 XG를 타보았다. 두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의 차이는 당연하겠지만, 트라제 XG는 싼타페 4WD에 비해 확실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성인 3명과 짐을 조금 실은 상태에서의 가속력도 손색이 없었다. 칼럼 기어여서 시프트 다운하기가 좀 불편했지만, 장거리 주행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기자는 평소 LPG 차를 타고 다녀서인지 몰라도, 디젤차의 진동과 소음에 유난히 민감하다. 특히 테라칸 2.5ℓ 디젤 엔진이나 2.9ℓ 커먼레일 디젤 엔진의 소음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개발된 VGT 엔진은 그런 생각을 싹 지우게 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휘발유 엔진과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진동이 적었고, 가속력도 그만하면 세계 수준에 바짝 다가선 느낌이다. 다만 조금 비싼 차값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주요 제원 차종 현대 싼타페 VGT 현대 트라제 XG VGT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500×1845×1740 4695×1840×1710 휠베이스(mm) 2620 2830 트레드 앞/뒤(mm) 1540/1540 1565/1565 무게(kg) 1675 1890 승차정원(명) 7 9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 ←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3.0×92.0 ← 배기량(cc) 1991 ← 압축비 18.4 ← 최고출력(마력/rpm) 126/4000 ← 최대토크(kg·m/rpm) 29.5/2000 ←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5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 기어비 ①/②/③ 2.842/1.495/1.000 ← ④/⑤/R 0.703/ ― /2.720 ← 최종감속비 4.324 ←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미니밴 스티어링 랙앤드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더블 위시본 스트럿/ 세미 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 타이어 225/70 R 16 215/65 R15 성능 최고시속(km) 154 174 0→시속100km가속(초) - - 시가지 주행연비(km/ℓ) 12.1 11.6 값(만 원) 2,030 1,944
2003년형 현대 싼타페와 트라제 XG 넉넉한 힘, 다.. 2003-02-10
해마다 ‘00년형’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차가 나올 때마다 새차를 보는 반가움보다는 씁쓸함을 느끼는 것은 기자만이 감정이 아닐 것이다. 출고한 지 한 달도 안 된 새차가 하룻밤 사이에 구형이 되어 버리는가 하면 새차는 값이 수 십만 원씩 올라 고객 부담만 커진다.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테일램프, 엠블럼만 바뀐 새차 아닌 새차에 많은 이들이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새 모델을 내놓을 때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엿보여 다행이다. 인터넷 덕분에 고객의 의견이 피드백되는 통로가 생기고, 기술이 발전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말 선보인 2003년형 싼타페와 트라제 XG도 변화의 폭이 크다. 특히 주력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2.0X 디젤의 성능 변화가 상당하다. 디젤 엔진과 터보는 잘 맞는 메커니즘이다. 디젤 엔진은 공기를 압축해 온도를 높이고, 여기에 연료를 뿜어 폭발력을 얻는다. 실린더 안에서 폭발한 다음 생기는 배출가스를 이용해 바람개비(터빈 날개)를 돌리고, 여기에 연결된 다른 날개가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압축하는 것이 터보차저다. VGT 엔진에 대해 터보 엔진은 배출가스가 터빈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압력을 지니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배기량이 작거나 회전수가 낮을 경우, 또는 높은 과급압을 얻기 위해 터빈의 날개가 크다면 제 기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가 터빈 날개를 돌리는 힘을 얻기까지, 잠깐이지만 힘을 내지 못하는 현상이 생긴다. 이것을 ‘터보 래그’(Turbo Rag)라고 한다. 터보 래그는 배출가스를 이용하는 터보 엔진의 숙명이다. 반응을 빠르게 하기 위해 작은 터빈을 쓰면 압축 능력이 떨어져 출력 상승 효과가 적다. 반대로 과급압을 높이기 위해 배기량보다 큰 터빈을 쓰면 터보 래그가 심해져 회전수가 낮을 때는 힘을 쓰지 못하다가 과급압이 높아지면서 출력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운전하기 힘든 차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싼타페와 트라제 XG에 새로 올려진 VGT 엔진은 다르다.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를 쓴 이 엔진은 대형과 소형 터빈의 장점만 모은 것이나 다름없다. VGT 엔진의 핵심은 배기가스가 터빈 날개에 부딪치는 각도를 바꾸어 가스의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있다. 회전수가 낮아 압력이 떨어질 때는 가스의 유속을 올려 더해지는 압력을 높이고, 압력이 충분한 고회전에서는 입구를 넓혀 쓸데없는 저항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그 결과 넓은 회전 영역에서 고른 출력을 낸다. 배기량을 키우지 않고 달리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가변 터빈을 쓴 덕분에 출력이 116마력에서 122마력으로 올라가고, 토크는 7% 이상 늘어났다. 싼타페와 트라제 XG가 115마력에서 126마력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터보에 가변흡기 시스템을 얹는 것이 유행이다. 디젤 엔진의 원조격인 벤츠는 최근 C클래스와 E클래스 등의 커먼레일 디젤 엔진에 전자식 가변 터빈을 얹었다. 현대의 VGT 엔진이 흡기 매니폴드에서 만들어진 진공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벤츠는 터빈으로 들어가는 배출가스를 ECU에서 연료 분사량과 함께 제어하는 방식이다. 가속 빨라지고 4WD 기능도 좋아져 싼타페 VGT 4WD 2000년 6월에 등장한 싼타페는 작년에 SUV와 RV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차다. LPG와 휘발유 엔진에 이어 국내 최초로 2.0L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으면서 판매에 가속이 붙었다. 그리고 2003년형은 더욱 강한 엔진을 얹어 1위 지키기에 나섰다. 시승차와 같은 4WD에 CRDi 엔진을 얹은 차를 몰아 본 경험이 있어 새차의 달라진 성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가속력이다. 2천rpm부터 레드존인 4천500rpm까지 타코미터 바늘이 거침없이 올라간다. 시승차인 VGT 디젤 4WD 자동기어 모델은 무게가 1천820kg으로 가볍지 않지만 응축된 힘이 터져 나오듯 힘차게 차를 밀어낸다. 반응이 약간 느린 자동기어와 그립이 떨어지는 타이어가 불만스럽지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일단 회전수가 올라간 후에는 액셀 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쑥쑥 나가는 대신 초기 가속이 약해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터보의 과급압이 제대로 올라서 29.5kg·m의 최대토크가 나오는 2천rpm 이전이라고 해도 CRDi 엔진에 비해 분명 빨라졌다. 회전수가 조금만 올라가도 강하게 밀어붙이는 특성 때문에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세팅을 했다면 한층 세련된 차가 되었을 것이다. 싼타페의 4WD 시스템은 신형이 되면서 약간 바뀌었다. 시승이 이루어진 곳은 전북의 무주 리조트. 현대자동차가 VGT 엔진 시판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장에서였다. 이날 중부와 남부지방에는 상당한 양의 눈이 내려 대부분의 길이 눈밭으로 바뀌었다. 이런 곳에서는 AWD차를 탔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액셀 페달을 급하게 밟아 네 바퀴가 미끄러지지만 않는다면 웬만한 오르막은 간단히 올라간다. 2003년형에 쓰인 AWD는 센터 디퍼렌셜 구실을 하는 전자식 다판 클러치가 핸들을 꺾은 정도, 액셀의 답력 등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된다. 빙판에서 스티어링 휠을 고정하고 액셀 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꾸준한 언더스티어를 보여 차를 움직이기 편하다. 스티어링 휠을 꺾고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WRC 경주차처럼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묘기도 할 수 있다. 과격한 액셀 페달 조작만 피한다면 4계절 언제나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넉넉한 힘, 실용성도 높아졌다 트라제 XG VGT 이번 VGT 엔진으로 큰 덕을 본 차가 트라제 XG다. 무게 1천890kg으로 싼타페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9명의 승객과 짐을 실으면 부담이 크기 때문에 넉넉한 출력이 목마른 상태였다. 미니밴이지만 승용차 같은 핸들링 성능은 여전하고, 1999년 10월에 데뷔한 이후 여러 차례의 리콜을 통해 문제점도 대부분 개선되었다. 그리고 2003년형은 16인치 알루미늄 휠을 고르면 앞바퀴에 직경이 큰 브레이크 디스크가 달려 제동력도 좋다. 무주에서 서울로 오는 고속도로에서 건장한 남자 셋과 짐을 싣고도 중형 승용차 이상으로 잘 달렸다. 9인승 디젤은 시트 변화가 크다. 원래 트라제는 2열 시트 중 조수석 쪽을 접어 앞으로 당긴 다음 3열에 오르도록 되어 있다. 2열 시트는 양쪽에 헤드 레스트가 달리고 가운데는 없었다. 하지만 2003년형 9인승 디젤은 조수석 쪽 시트 등받이가 없고 두 번 접히는 방식이다. 3열로 타고 내리기가 무척 편하지만 고급 승용 미니밴을 내세운 트라제 XG에 어울리지 않는다. 트라제의 고객은 3열 시트를 많이 쓰지 않는다. 세금 절감을 이유로 트라제 9인승을 사는 것일 뿐 3열 시트에까지 사람을 태우는 경우는 적다는 말이다. 때문에 헤드 레스트가 없는 바깥쪽 2열 접이식 시트는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9인승 LPG는 그대로 두고 디젤 모델만 바꾸었는지도 의문이다. 한편 3열 시트도 슬라이딩이 된다. 버튼을 눌러 아래쪽 쿠션을 접고, 2열 시트 뒤까지 밀어 놓으면 널찍한 공간이 생기지만 완전히 떼어낼 수 있는 구형과 비교할 때 장단점이 엇갈린다. 집에 떼어낸 시트를 보관할 장소가 있다면 모를까 일반적으로는 ‘슬라이딩+폴딩’이 정답이다. 몇몇 트라제 XG 오너는 3열 시트를 떼고 2열을 뒤로 한껏 밀어서 공간을 넓게 쓰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트 배치나 활용성은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트라제 XG는 혼다 오디세이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다고 들었다. 앞뒤 도어가 좌우로 열리는 것은 승용차 감각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오디세이가 좁은 공간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슬라이딩 도어로 돌아선 것처럼 트라제 XG도 바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Mercedes-Benz E200K vs BMW 520.. 2003-05-15
제갈량과 방통, 왕건과 견훤, 케네디와 닉슨, 그래픽 카드 시장의 ATI와 엔비디아, 100m 달리기의 모리스 그린과 팀 몽고매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시작부터 웬 스무고개인가 갸우뚱거릴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라이벌’(rival)이라는 관계를 어렵지 않게 떠올렸으리라 믿는다. 라이벌이란 말 그대로 치열한 경쟁관계. 인류의 발전은 바로 이들 ‘역사의 라이벌’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라이벌의 존재는 서로에게 끊임없는 발전과 변화를 요구한다. 고통스럽기는 해도 자기발전의 밑거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자동차 세계에도 유명한 라이벌이 많다. 80년대 치열한 속도경쟁을 벌였던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요절한 천재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 미국 고급차 시장의 캐딜락과 링컨, 그리고 독일을 대표하는 고급차 브랜드 메르체데스 벤츠와 BMW 역시 그렇다. 어떤 모델이든 벤츠와 BMW를 한 장소에서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번 시승은 국내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신형 E200K가 시장 선배인 520i에게 날린 한 장의 도전장에서 시작되었다. 모두 각 차종의 엔진 라인업 맨 아래에 있는 베이식 모델. E클래스라는 이름이 처음 쓰인 것은 1993년부터지만 1947년 등장한 170에 뿌리를 두고 56년 간 6번에 이르는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한편 BMW 5시리즈는 1950년 태어난 1500 시리즈에서 시작해 1972년부터 지금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신형 E클래스(W211)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초.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새차인 셈이다. 그와 달리 5시리즈(E36)는 데뷔일자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게다가 이미 차세대 모델이 공개되어 7월에 유럽, 10월에는 미국 시장에 투입된다. 이쯤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싸워야 하는 것이 바로 ‘라이벌의 숙명’ 아닌가. 불리하다고 꼬리를 내린다면 진정한 라이벌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뒤바뀐 첫인상 지금까지는 분명 ‘벤츠=권위와 품격’ ‘BMW=스포티한 감각’이라는 공식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이제 버려야 할 듯하다. 원형 램프를 날렵하게 눕힌 E클래스의 얼굴은 우아하면서도 속도감이 느껴지고 한껏 치켜 올라간 눈매가 인상적이다. 한편 SLK와 C클래스를 이어받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과 C필러의 조화는 쿠페인 CLK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팽팽한 긴장감으로 다가선다. 권위로 가득했던 한 세대 전(W210)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반면에 5시리즈는 직선 요소가 많고 3박스 세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E200K와 함께 서 있으니 차분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헤드램프는 먹이를 노려보는 맹수의 그것처럼 날카롭고, 바짝 치켜 올라간 엉덩이가 앞을 향해 달려나갈 듯 도발적이다. 그 속에 언뜻 비치는 전위적 감각은 이미 7년 전, 오늘날의 BMW 디자인 혁명을 예고하고 있었다. 두 차는 인테리어에서도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E200K는 우아한 대시보드의 곡면을 따라 로터리와 버튼식 스위치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나무장식과 크롬몰딩이 화려함을 더한다. 하지만 모두를 감탄시켰던 E240의 은색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독특한 접이식 컵홀더가 사라져버려 아쉬움을 남긴다. BMW 520i는 ‘독일식 기능미’의 정점을 보여준다. 운전자를 향해 기울어진 넓은 센터페시아가 안정감을 주고 질서정연한 배치와 단단히 조여주는 느낌이 편안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운전자세를 만들어준다. 스위치 등의 조작 편의성은 E200K가 앞서지만 시트의 앉는 감각이나 홀드성은 520i 쪽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직렬 6기통 vs 4기통+수퍼차저 E200K 대 520i의 싸움은 엔진 경쟁으로도 대변된다. 지금까지 이 클래스에서 ‘BMW 실키식스’의 명성은 각별했다. 구조상 진동이 가장 적다는 직렬 6기통(2.2X 170마력)의 장점에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 같은 온갖 첨단기술을 더하며 숙성에 숙성을 거듭해 어퍼미들 클래스의 베이식 엔진으로는 경쟁상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벤츠는 ‘트윈 펄스’(1.8X 163마력)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직렬 4기통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튼 수퍼차저를 더해 출력을 높이면서 트윈 밸런스 샤프트를 이용해 진동을 최소화했다. 마찰이 적고 열효율이 높은 3밸브 4기통의 이점을 살려 ‘연비’라는 신무기를 연마했다. 그 결과(E클래스/5시리즈) 출력은 실키식스가 높지만(163/170마력) 토크(24.5/21.4kg·m)와 연비(11.5/10.2km/X)에서는 트윈펄스가 우위에 섰다. 하지만 차세대 520i(E60)가 지금보다 사람 하나 무게만큼 가벼워졌다니 둘의 성능경쟁은 성급한 결론을 미뤄둬야 할 듯하다. E200K의 달리기는 전형적인 벤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속에서 이상하리만큼 가벼운 스티어링 감각은 불만이지만 액셀을 밟으면 이내 묵직한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진다. 수퍼차저의 이점은 바로 터보와 달리 반응 지연(터보래그)이 없다는 점. 액셀 움직임에 따라 매끄러운 출력특성을 그려내는 트윈펄스 엔진은 4기통 1.8X이면서도 E200K의 큰 차체를 어렵지 않게 움직이고, 게다가 소음이 느껴지지 않아 놀라웠다. 이는 엔진 자체의 정숙성보다 섀시의 강성과 방음에 힘입은 결과다. 급가속에서는 수퍼차저의 ‘휘익’ 하는 소리가 종종 들리지만 보통은 6천rpm을 넘어서야 엔진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차체의 단단함은 스포츠카를 빼고 최근 타본 시승차 중 최고였다. 마치 거대한 바위덩어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비틀림을 느낄 수 없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묵직한 느낌과 안정감 역시 뛰어나고 반응이 빠른 5단 AT는 변속충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 BMW 520i는 스포츠 세단의 전형이라는 530i나 540i에 비하면 출력이 빈약하지만 달리기 특성은 그 혈통을 느끼기에 부족함 없다. 약간은 노쇠한 섀시 때문에 소음 유입이 있지만 ‘그르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달리기를 부추기면 저도 모르게 오른발에 힘이 들어간다. 자연흡기 엔진답게 일정하게 높아지는 출력특성은 토크밴드가 넓어 다루기 쉽고 반응이 빠르다. 변화 폭이 지나친 E200K와 달리 일정한 감각을 유지하는 520i의 스티어링 감각이 좋다. 섀시와 서스펜션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코너 공략에서는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빠르게 파고든 뒤 순식간에 출구를 향해 빠져나간다. BMW의 5단 AT 스텝트로닉은 수동 모드에서 4단 이후 D로 넘어가는 벤츠와 달리 1~5단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브레이크는 센서트로닉 시스템을 쓴 벤츠가 페달이 단단해 조금 다루기 힘들지만 점진적인 반응과 제동시 안정감은 두 차 모두 뛰어나다. 하지만 최고시속과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E200K의 판정승. 발전적 경쟁관계의 본보기 지금까지 베이식 모델이라면 으레 출력 부족을 이야기했지만 두 모델에서는 그런 불만을 느끼기 힘들다.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만큼 아슬아슬하게 힘을 짜내는 느낌이랄까. 두 차 모두 강렬함은 기대할 수 없지만 중속 이후부터는 시원한 가속이 이어지며 시속 180km에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모델 체인지를 거듭할수록 늘어난 덩치를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서스펜션 역시 감각의 차이일 뿐 코너링과 고속 주행성능, 승차감 모두 높은 영역에 도달했다. 모두 주행안정장치가 있지만 출력에 비해 서스펜션 능력이 넘치기 때문에 미끄러운 노면이 아니라면 이들의 활약을 경험하기 힘들다. 역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세기의 라이벌’이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는 실력들이다. 발전적인 경쟁관계란 이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520i가 데뷔한 지 오래되었고 이미 1만5천km 정도 달린 것을 감안하면 E200K로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조금 더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면 신형 520i가 수입될 때까지 기다리자. 다만 국내 수입까지는 아무리 짧게 보아도 반 년 이상 걸린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5시리즈는 요즘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매력적이다. 라이벌의 숙명은 분명 고통스럽지만 두 차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는 입장 역시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협조 : BMW 코리아 ☎ (02)3441-7800 메르체데스 벤츠 코리아 ☎ (02)2112-2500 주요 제원 메르체데스 벤츠 E200K BMW 520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820×1820×1450 4775×1800×1435 휠베이스(mm) 2855 2830 트레드 앞/뒤(mm) 1575/1570 1515/1520 무게(kg) 1530 1600 승차정원(명) 5 5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수퍼차저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2.0×85.0 72.0×80.0 배기량(cc) 1796 2171 압축비 9.5 10.7 최고출력(마력/rpm) 163/5500 170/6100 최대토크(kg·m/rpm) 24.5/3000-4000 21.4/3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70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950/2.420/1.490 3.670/2.000/1.410 ④/⑤/R 1.000/0.830/3.100 1.000/0.740/4.100 최종감속비 3.460 ←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 타이어 앞/뒤 모두 225/55 R16 모두 205/65 R15 성 능 최고시속(km) 230 220 0→시속 100km가속(초) 9.9 10.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11.5 9.2 값 6,850만 원 6,870만 원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 vs BMW 325Ci 컨버.. 2003-03-08
계절의 여왕 봄이 시작되었다.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뭔가 용트림을 하고 싶은 계절이다. 괜히 가슴이 설레는 이때, 국내에 수입되어 시판되고 있는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과 BMW 325Ci 컨버터블을 만났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만큼이나 반가웠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으나 아직 컨버터블은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코란도를 통해 오픈 에어링의 맛을 약간이라도 볼 수 있지만 아직 승용 세단을 베이스로 오픈카를 개발하지는 못했다. 시장성을 운운하기도 하지만 사실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픈카는 차체 뚜껑이 없어 B필러나 C필러가 없기 때문에 차체의 강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멋진 차를 만들기 이전에 요구되는 안전강도가 떨어지다 보니 지금껏 컨버터블은 수입차의 독무대가 되고 말았다. 개발 과정에서 컨버터블은 차체 보강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 비싼 차값이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다. V6 2.7ℓ 엔진 얹은 세브링 컨버터블 구조 독특한 수동/자동 오토스틱 갖춰 세브링은 컨버터블로는 보기 드물게 고급스러운 자태와 매끈한 몸매를 유지하면서도 파격적인 차값을 내세워 단박에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섰다. 반면 BMW 325Ci은 고급차로서의 품격에 엘레강스한 매력을 보태 더욱 화려한 럭셔리 컨버터블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사실 두 차종은 컨버터블이라는 점 빼고는 라이벌이라 하기엔 거리가 멀다. 일단 값이 두 배 가까운 차이(세브링 컨버터블 4천260만 원, 325Ci 컨버터블 7천390만 원)가 나고 컨셉트도 다르다. 그러나 자유로운 개성과 멋을 즐기는 고객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타깃이 일치한다. 봄의 기운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두 차를 교대로 타 보면서 느낌과 성능을 체크해봤다. 먼저 크라이슬러의 대표모델 시러스(다지 스트라투스)를 베이스로 개발된 세브링은 원래 컨버터블 모델의 이름이었지만 지난 2000년 현재 모델 출시 때 모든 모델을 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전 모델인 스트라투스가 일본차 킬러용이었다면 세브링은 유럽차와 상대하는 소임을 갖고 태어난 크라이슬러의 야심작이다. 국내 수입모델에 얹히는 엔진은 크라이슬러 300M에도 쓰인 V6 2.7ℓ로 5천900rpm에서 최고출력 200마력, 4천300rpm에서 최대토크가 28.5kg·m다. 트랜스미션은 300M에 사용되었던 5단 대신 시프트 레버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자동 4단 오토스틱이다. 주행소음을 줄이기 위해 A필러와 사이드 미러, 보네트, 와이퍼의 디자인을 바꾸고 차체 강도를 높이면서 흡음재도 보강했다. 또 안전성을 위해 헤드램프 광도를 25% 높이고 네 바퀴에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와 ABS, 제동력 배분장치(EBD) 등을 갖춰 코너링 때 일어날 수 있는 언더스티어 혹은 오버스티어 현상을 막아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차체는 전통적인 캡 포워드 디자인을 중심으로 유럽 스타일로 더욱 세련되게 다듬어져 있다. 매끈한 몸매가 스포츠 세단임을 강조하지만 시트는 럭셔리카처럼 고급스럽고 편안하다. 같은 가죽소재로 만들어진 스티어링 휠을 살며시 손으로 쥐어보았다. 밀착감이 좋고 굵기 또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이 적당했다. 흑백이 조화를 이룬 계기판은 깔끔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차의 각종 편의기능은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해준다. 다만, 비상등을 조작하는 스위치의 위치가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진다. 스피드웨이는 일반도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코너를 대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차의 성능(엔진, 서스펜션, 타이어 등)을 파악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다만 직선로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고 코너와 다음 코너간의 거리가 짧다는 아쉬움이 있다. 높은 엔진회전수에서도 변속 자연스러워 예상보다 언더스티어 현상 심하지 않아 소프트톱을 접고 주행을 시작해 보았다. V6 2.7ℓ 엔진이 가속되는 느낌은 상당히 경쾌하고 힘이 충분하다. 직선로에서 출발 가속성능을 알아보았다. D레인지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는 순간 앞바퀴에서 약간의 휠 스핀이 일어나며 차가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자동 4단으로 이루어진 트랜스미션은 엔진회전수 6천500rpm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변속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0→시속 100km 가속 8.8초인 제원상의 수치에 걸맞게 엔진회전수 상승이 아주 가벼웠고 조금은 고음인 배기음도 운전자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하지만 1, 2단에서의 기분 좋은 가속이 3단으로 변속되면서 계속해서 힘차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뭔가 모르게 멈칫거리는 느낌과 함께 조금 처진 듯한 달리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기어변속이 이루어질 때 트랜스미션에서 가벼운 충격이 일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매뉴얼 모드에서도 가속 때의 이런 느낌은 여전했다. 초기 가속성능은 운전자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만 초반 발휘했던 힘을 계속해서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 시프트 업이 되는 순간에 가속력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조금씩 끊기는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세브링의 매뉴얼 모드는 조금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기어 레버를 앞뒤로 움직이게 되어있지만 세브링은 왼쪽, 오른쪽으로 조작하게 되어있다. 매뉴얼 모드로 주행하는 운전자가 그다지 많지는 않겠지만 처음 조작할 때는 무척 어색할 것 같다. 대신 운전자의 몸에 익숙해지면 레버를 꺾는 독특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편안한 시트는 스포츠주행에서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붙잡아주지 못한다. 시야는 전체적으로 큰 불편이 없지만 캡 포워드 스타일로 인해 앞유리가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앞 시야가 조금 답답하다. 공기역학을 충분히 고려한 설계로 톱을 수납한 상태에서도 쌀쌀한 겨울바람이 실내로 밀어닥치지 않아 높은 난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너링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 형태의 코너로 이루어져있는 트랙을 세차게 돌았다. 앞뒤 타이어에서 스티어링 휠을 통해 잔진동이 전달되어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바퀴굴림 방식에서 오는 언더스티어 현상은 예상 밖으로 심하지 않았다. 코너 진입에서 탈출까지 앞뒤의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 썩 좋은 느낌이다. 코너링 스피드를 더 높이자 언더스티어 현상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뒷부분이 살짝 흔들리는 느낌이 있지만 차체 밸런스는 여전히 좋았다. 단, 코너링을 시작할 때 최초의 스티어링 반응감은 괜찮지만 연이은 2차, 3차에서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코너의 각이 좁은 중속, 연속코너에서 더 두드러지는데 타이어를 업그레이드하면 보완할 수 있겠다. 브레이크 성능은 대체로 좋다. 높은 스피드로 진입해서 브레이크를 밟아도 운전자가 가지는 부담은 거의 없다. 초기의 브레이크 느낌이 후반부까지 변화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 차의 무게가 앞쪽에 쏠린 앞바퀴굴림 방식의 한계로, 강하게 제동을 걸 때 차체 뒷부분이 약간 들리면서 흔들리는 현상이 있다. 기어비 잘 조합된 듯 변속과정 매끄러워 탄력 넘치는 가속, 빠르고 정확한 몸놀림 유럽차 킬러가 되고자하는 세브링의 상대 325Ci 컨버터블은 세계 시장 공략을 목표로 BMW가 개발한 야심작이다. 구형 323Ci보다 배기량을 키워 최고출력이 192마력으로 높아졌다. 튀지 않는 디자인은 BMW 세단처럼 고급스럽고 절제된 중후함이 있다. 3.4톤의 무게를 견디는 A필러, 6개의 에어백, 그리고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자리한 롤바 등이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을 보장한다. 그밖에 차의 주행안정성을 높여 주는 DSC (Dynamic Stability Control), 주차 때 차간거리를 조절해 주는 PDC(Park Distance Control), 자동시트 메모리 장치, 비의 양에 따라 와이퍼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레인 센서 등을 기본으로 갖추었다. 시승차는 인디비주얼 모델이다. BMW 인디비주얼은 특별 주문 옵션을 운전자의 개성에 맞게 고를 수 있게 해주는 판매 프로그램이다. 장인들로 구성된 인디비주얼팀은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춰 세밀한 수작업으로 차체 곳곳을 손보는데, 빛의 명암에 따라 차의 색상이 카멜레온처럼 바뀌게 할 수도 있고 최고급 원목과 가죽 내장재를 덧댈 수도 있다. 실내는 세브링보다 좁다. 대신 뒷좌석에 분리형 헤드레스트가 있고 앞좌석 뒷부분을 T자 모양으로 파내 뒷좌석 승객이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 톱을 접었을 때 자동으로 덮개가 움직이는 점도 돋보인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감싸주어 과격한 드라이빙에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밀착감이 좋고 굵기가 알맞은 스티어링 휠은 높은 품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계기판의 구조나 편의장치는 그다지 특이한 점이 없지만 인체공학을 고려한 배치가 엿보인다. 소프트톱을 접어 넣고 달리기 시작했다. 직렬 6기통 2.5ℓ 엔진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더블 바노스 시스템)가 달려 넓은 회전영역에서 경쾌한 달리기 실력을 보인다. D레인지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는 순간 무게중심이 뒤로 젖혀지며 차가 튀어나간다. 3천500rpm에서 25kg·m의 최대토크가 발휘하는 순간 가속력이 매우 거세다. 초반의 묵직한 느낌과 함께 엔진회전수가 빠르게 치솟는다. 수동/자동 5단 트랜스미션은 변속이 무척 매끄럽다. 기어비가 잘 조합된 듯 세브링과 비교할 때 배기량이 약 240cc 작지만 더 빠르면서도 꾸준한 파워를 자랑한다. 매뉴얼 모드에서 엔진회전수를 6천500rpm까지 끌어올리며 달렸다. 시프트 업 할 때마다 특유의 탄력성 넘치는 가속력이 돋보인다. 325Ci에는 트랙션 컨트롤(ASC+T)과 코너링 브레이크(CBS) 등이 통합적으로 제어되는 능동적 주행안정장치(DSC)가 달려 어떤 상태의 노면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물론, 레이서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때는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지만 일반 운전자에겐 많은 도움을 주는 장치임에 틀림없다. 밸런스가 좋은 뒷바퀴굴림 방식인 만큼 코너링 스피드를 조금씩 높여도 자연스럽게 탈출한다. 특히 스티어링 반응이 1차, 2차, 3차까지 꾸준해 자신 있게 내달릴 수 있다. 반응이 너무 빠르면 일반 운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데 325Ci 컨버터블은 적당히 빠르면서 정확했다. 브레이크는 초기에서 후반부까지 별다른 성능 변화 없이 운전자의 의도대로 작동된다. 강하고 급하게 제동을 걸어도 차체 뒷부분이 노면에 잘 밀착되는 점은 크게 칭찬해주고 싶다. 굴림방식에 따른 무게배분이 좋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서스펜션 세팅이 뛰어나다는 판단이다. 시승 결과 엔진의 배기량과 마력이 비슷한 점을 빼고 세브링과 325Ci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굴림방식이 다른 만큼 한계상황에서 보이는 주행성능 차이는 각 차의 장단점이라기보다는 특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값이 싸면서 실내공간이 넓고 부드러운 주행성을 원한다면 세브링 컨버터블을 선택해야 하고 비싼 차값과 좁은 실내를 감수하면서 다이내믹한 달리기 성능을 원한다면 325Ci 컨버터블이 제격이다. 어떤 차를 선택하든 꽃피는 춘삼월, 한번쯤 가슴을 활짝 열고 달리고 싶은 운전자에게는 후회가 없을 것이다. 단, 자유를 위해 혹은 낭만을 위해 뭇 운전자들의 부러움 반 시샘 반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면 말이다. 주요 제원 차종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 BMW 325Ci 컨버터블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921×1792×1401 4488×1757×1372 휠베이스(mm) 2696 2725 트레드 앞/뒤(mm) 1528/1528 1470/1483 무게(kg) 1602 1580 승차정원(명) 4명 ← 엔진 형식 V6 DOHC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mm) 86.0×78.5 84.0×75.0 배기량(cc) 2736 2494 압축비 9.7 10.5 최고출력(마력/rpm) 200/5900 192/6000 최대토크(kg·m/rpm) 19.2/4300 25.0/3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0.6 63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840/1.570/1.000 3.670/2.000/1.410 ④/⑤/R 0.690/ - /2.300 1.000/0.740/4.100 최종감속비 3.750 3.46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앞 205/60 R16 225/45 R17 뒤 205/60 R16 245/45 R17 성능 최고시속(km) 230 230 0→시속100km가속(초) 8.8 8.5 시가지 주행연비(km/ℓ) 9.4 8.1 값(만 원) 4,260 7,390
벤츠 뉴 S350 vs BMW 뉴 735i 오너 드라이.. 2003-02-10
프롤로그 세계 고급차시장의 각축전이 거세다. 전통적으로 고급차를 떠올리면 우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메르세데스 벤츠일 것이다. 그것도 최상급의 S클래스. 7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 된 뉴 S클래스의 공식 데뷔는 1998년 9월의 파리 오토살롱.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직전에 투입되었다. 그런데 벤츠는 S클래스보다 윗급의, 쇼퍼드리븐용 초호화 살롱 마이바흐를 발표했다. 따라서 마이바흐의 존재가 뉴 S클래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S클래스는 쇼퍼드리븐적인 필요성은 크지 않게 되었고, 최고급 퍼스널 카로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역시 고급차의 또 다른 한 축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BMW 7시리즈. 라이벌 벤츠를 타깃으로 한 데뷔 전략은 성공했지만 뉴 S클래스가 발표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뉴 7시리즈로 200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식 데뷔한다. 그런데 BMW 또한 7시리즈 윗급의 롤스로이스 팬텀을 발표했다. 마이바흐에 대응하는 것으로 어쩌면 그들의 대결은 구름 저편의 일. 한편 한때의 대중차 브랜드, 폴크스바겐이 새로운 기함 페이튼으로 도발해 오고, 아우디의 야심작 뉴 A8의 진격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새로운 알루미늄 보디의 재규어 XJ도 당당히 고급차시장에서의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럭셔리 클래스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BMW 7시리즈가 판매에서 앞서 있고, 벤츠 S클래스가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클래스는 최근 4년만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고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오늘 함께 만나는 모델은 그 중 베이식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벤츠 S350과 BMW 735i이다. 벤츠 뉴 S350 4년만에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뉴 S클래스의 특징은 엔진의 강화, 4매틱 버전(4WD)의 추가, 안전성의 향상, 실내의 고급화 등이다. 경쟁력을 높여오고 있는 라이벌들을 향한 포석이다. 우선 스타일에서 보여지는 것은 얼굴이 바뀐 것. 98년에 처음 뉴 S클래스(W220)가 등장했을 때, 이전보다 비교적 아담하고 점잖은 스타일링이 되었다. 너무 크고 강압적이라고 비판된 선대(W124)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 후 신형 C클래스가 나오면서, S클래스는 어쩐지 카리스마가 부족한 결과가 되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전통의 그릴을 보다 크게 하고, 헤드램프의 표정도 바꾸어 보다 강한 인상을 만들었다. 4년만의 페이스리프트, 엔진 강화 경쾌하고 다이내믹한 달리기 매력 실내도 더욱 화려해졌다. 대시보드의 재질을 바꾸고 스위치류의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또한 멀티컨투어(multicontour) 다이내믹 시트(코너링 때 시트의 측면 서포트를 강하게 해 운전자에게 지지력을 더해준다)도 새로 채용되었다. 시트 내부에 자동으로 팽창, 수축하는 수많은 공기실을 만들어 이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A클래스부터 시작된 벤츠의 변화는 라운드 타입의 인테리어. 타는 순간부터 위화감이 느껴졌던 이전 모델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만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스위치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특히 파워 윈도 스위치는 도어 패널 아래에 자리해 손닿기도 불편하다. 하지만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바로 엔진의 강화이다. 최상급의 S600은 마이바흐용 V12 5.5ℓ를 얹는다. 배기량은 지금까지의 5.8ℓ보다 약간 작아지지만, 트윈 터보로 무장해 마침내 500마력의 라인에 닿았다. 최대토크도 81.6 kg·m에 이른다. 한편 최소 유닛인 V6 엔진의 S320은 배기량을 3.7ℓ로 키워 이름도 S350이 되었다. 이것은 최고출력 245마력과 최대토크 35.7 kg·m를 발휘한다. 바로 오늘 만나는 모델이다. 안전 설계에서는 프리 세이프(pre-safe)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차가 스스로 사고 직전인 것을 감지해 승객과 차체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즉 안전벨트가 팽팽하게 잡아당겨지고, 시트 위치를 바로 잡아 에어백이 최대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한다. 또 선루프를 열고 있다면 자동으로 닫는다. 이 시스템은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센서들과 브레이크 보조장치(Brake Assist)의 신호를 기초로 차의 거동을 인지해 반응한다. 승차감은 역시 편안하고 조용하다. 3천rpm 이상으로 달리면, 일반적인 V6 모델 정도의 엔진음이 전해져 오지만 전반적인 정숙성은 BMW를 앞선다. 시트의 촉감도 좋고, 스티어링 휠은 이전보다 약간 묵직해지면서 노면 감각을 잘 전달한다. 1.7톤의 무게에 245마력의 힘은 충분하고, 매우 경쾌한 달리기를 보여준다. 토크 부족도 느끼지 않는다. 엔진의 힘을 언제 어디서라도 곧바로 꺼낼 수 있는 감각이 다이내믹하다. 중저속 토크가 강력한 느낌으로 빠른 가속이 이루어진다. 고속에서의 조종 안정성도 뛰어나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레일을 타듯 정확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경쾌함은 물론이고 타이어가 제대로 땅에 닿아 있는 중후함도 겸비하고 있다. 자동 5단 기어에서 매뉴얼 모드의 팁트로닉은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이고, 변속 충격도 전혀 없다. 또한 대시 패널의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서스펜션의 강약을 조절해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S350은 가속성도 뛰어나지만 매끄러운 달리기가 일품이다. 무엇보다 경쾌하고, 게다가 3.7ℓ 엔진은 S클래스의 보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 보디를 느끼게 하지 않는 핸들링, 정확한 움직임 등 오너 드라이버 전용의 S클래스에 다름아니다. BMW 뉴 735i BMW 뉴 7시리즈가 처음 베일을 벗었을 때 스타일에 대한 논쟁을 피할 수 없었고, 그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BMW의 메시지는 대형 세단이지만 쿠페처럼 날렵한 루프라인, 높은 웨이스트라인 등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것. 스타일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성능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특히 뛰어난 엔진과 완벽한 핸들링, 그리고 영리한 i-드라이브 등 혁신적인 메커니즘은 역시 BMW임을 말해준다. 첨단 하이테크 장비의 낯선 패키지 뛰어난 엔진과 완벽한 핸들링 매력 실내에서 하이테크를 구사한 독특한 장치는, 운전과 관련된 조작이 모두 스티어링 휠 주위에 모여 있다. 기어 셀렉터는 오른손으로, 주차 브레이크는 왼손으로 스위치를 누르면 된다. 엔진 스타트 또한 버튼 방식. 교차로에서 잠깐 멈출 때는 브레이크 페달로부터 다리를 떼어놓을 수도 있다. 오토 주차 기구가 자동으로 브레이크압을 더하기 때문이다. 다시 출발할 때는 액셀을 밟으면 된다. 또한 에어컨, 오디오, 서스펜션의 변환 모드 스위치 등의 컨트롤은 플로어 콘솔위의 큰 ‘마우스’로 작동한다. 마치 PC를 다루는 것과 같은 감각이다. 적당히 탄력이 주어지고 있어 익숙해지면 손의 감각으로 좋아하는 정보에 액세스 할 수 있다. 모든 메뉴는 한글로 표시되고, 국내 지형에 맞는 내비게이션은 현재 개발중이다. 전통적인 운전석 조종장치들을 없앤 이 시스템은 i- 드라이브(iDrive)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수많은 버튼과 스위치류를 단순하게 통합, 운전하는 동안의 시야를 오직 도로에만 집중시킬 수 있게 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by-wire) 시스템. 전통적인 플로어 위의 기어박스를 없앨 수 있으므로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 스위치류가 복잡한 S클래스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V8 엔진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인 더블 바노스(bi-VANOS) 시스템과 새로운 밸브트로닉(valvetronic) 기술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밸브 각도를 좀더 다양하게 제어함으로써 엔진 흡·배기를 더욱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오늘 시승 모델인 735i에는 3.6X 272마력의 V8 엔진이 얹혀 있다. S350보다 배기량이 작지만 출력은 높다. V6과 V8의 차이다. 핸들에는 또한 F1 스타일의 시퀀셜 시프트 버튼이 달려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핸들 위에 가속(+), 뒤쪽에 감속(-) 버튼이 있는데,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모두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일반 주행(D), 스포츠(S), 수동(M)으로 구분된다. S 모드는 시프트 타이밍이 변경되어 보다 스포티해진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 링크 방식으로 벤츠 S클래스에 사용되는 ABC(Active Body Control) 시스템과 비슷한 액티브 제어방식을 썼다. BMW는 이를 다이나믹 드라이브(Dynamic Drive)라 부른다. 스프링 대신 공기압을 이용하는 에어 서스펜션으로 승차감과 핸들링을 도와준다. 개별적인 유압 실린더와 스태빌라이저 바를 제어해, 코너에서의 보디 롤 저항 및 가속 때의 피칭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735i는 M5와 같이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다. 달리기는 역시 빠르고 차체의 움직임은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낸다. 게다가 노면 상황이나 차의 주행 상황에 따라, 댐퍼 감쇠 효과를 전자 제어해 주므로 쾌적함을 잃지 않는다. 그런데도 낯설다는 느낌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은 너무 앞선 패키지 때문일까. 에필로그 벤츠 S350과 BMW 735i는 럭셔리 클래스에서 오너 드라이버가 고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두 차 모두 뒷자리보다 운전석에 앉고 싶어지는 드라이버즈 카이기 때문. 문제는 어느 쪽이냐 하면 운전방식의 차이가 될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이 좋다면 벤츠일테고, 새로운 방식이 좋다면 BMW일 것이다. 편의성에서는 소프트 클로스 오토매틱 도어 시스템이나 버튼으로 트렁크를 여닫는 등 BMW가 앞서는 부분이 있고, 지나친 전자화에 대한 불안감이 BMW의 핸디캡이 되기도 한다. 사실 동력성능에 대한 차이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고, V6의 S350이 V8의 735i보다 조금 조용하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파워나 가속성, 핸들링 등은 모두 흠잡을 데 없기 때문이다. 시승협조: 한성자동차 ☎(02)532-3421 / 저먼코터스 ☎(02)554-7601 주요 제원 차종 벤츠 S350 BMW 735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5163×2092×1444 5029×1902×1492 휠베이스(mm) 3085 2990 트레드 앞/뒤(mm) 1574/1574 1586/1590 무게(kg) 1770 193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6 V8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97.0×84.0 81.2×84.0 배기량(cc) 3724 3600 압축비 10.0 10.5 최고출력(마력/rpm) 245/5700 272/6200 최대토크(kg·m/rpm) 35.6/3000~4500 36.7/37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88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 3.590/2.190/1.410 4.17/2.34/1.52 ④/⑤/R 1.000/0.830/-/3.160 1.14/0.87/0.69/3.40 최종감속비 2.820 3.64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 링크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225/60 R16 245/50 R18 성능 최고시속(km) 246 250 0→시속100km가속(초) 8.2 7.5 시가지 주행연비(km/ℓ) 9.0 10.7 값(만 원) 1억3,680 1억2,600
스포츠 세단 4강전, 최강자를 찾아라 2003-05-15
고속주행에서 진가 확인한 최강의 스포츠 세단 BMW 530i Sports Line 어느덧 BMW의 대표모델로 자리잡은 5시리즈는 72년 첫 등장해 현재 4세대를 맞고 있다. 95년에 선보인 지금 모델(E39)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성공작이며, 벤츠 E클래스만을 진정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콧대 높은 클래스 최강이다. 풀 모델 체인지 당시 3시리즈의 변화를 받아들여 새롭게 바꾼 얼굴은 매끈한 노즈와 날렵한 헤드램프 커버 안에 전통의 키드니 그릴과 더블 램프를 조화시켰다. 마이너 체인지를 거치며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링 형태의 안개등. 부드러운 루프라인과 17인치 타이어가 덩치를 잊게 하고 잘 정돈된 엉덩이가 탄탄한 몸매를 완성해준다. 시승차는 컴포트, 이그제큐티브, 스포츠 세 가지 중 에어로파츠, 스포츠 서스펜션과 시트, M버전 스티어링 휠 등을 갖춘 스포츠 라인. 개인주문형이라 국내에서 보기 드문 파란색 보디 컬러가 차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정상급 엔진과 정교한 섀시 돋보여 인스트루먼트 패널이나 대시보드 디자인은 3시리즈, 구형 7시리즈와 공통되는 부분이 많다. 시프트 게이트 주변과 대시보드에 알루미늄 장식으로 액센트를 주었고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스포티하다. 스위치가 많아 조작이 쉬운 편은 아니지만 배치가 적절하고 스포츠 시트는 허리를 적당하게 둘러싸 승객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시동키를 돌리자 직렬 6기통 3.0X DOHC 231마력 엔진이 조용하게 잠에서 깬다.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받아온 ‘실키식스’ M54 엔진은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 구조적 장점에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인 더블 바노스와 섬세한 제어장치를 결합해 넉넉한 출력과 넓은 토크밴드, 매끄러운 반응성을 갖췄다. 한편 스텝트로닉 5단 AT는 액셀 움직임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매뉴얼 모드를 갖춰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돕는다. 매끄럽고 재빠른 핸들링은 BMW의 트레이드마크. 하지만 시승 며칠 전 큰 눈이 내린 서해안 도로가 530i의 발목을 붙들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제어장치를 지녔다 해도 언 길에서는 FR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튿날 마른 노면에서 실시한 슬라럼 테스트와 고속도로 주행에서 진정한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지간한 속도의 슬라럼은 주행안정장치의 도움 없이 정교한 섀시와 서스펜션 성능만으로 매끄럽게 커버한다. 농구에서 쓰이는 ‘트리플 더블’(득점과 어시스트, 리바운드에서 두 자릿수 이상을 해낸 기록)은 선수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음을 의미한다. BMW 530i를 시승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바로 트리플 더블이었다. 이 짧은 단어로 530i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의 적절한 표현도 떠오르지 않았다. / 글·이수진 편집장 평범한 외모 속에 숨은 비범함 SAAB 9-5 2.3 TS Aero 적자생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브는 참 운이 좋은 메이커다. 자전거와 기차, 폭격기를 만들다 자동차 제작에 뛰어든 이채로운 경력부터 신앙처럼 추종하는 앞바퀴굴림+터보 엔진 구동계, 신기술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도전 등, 유행에 눈 돌리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온 사브는 존폐의 명암이 수없이 엇갈려온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금껏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 곳곳에 골수 팬을 심어놓는 뿌듯한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97년 데뷔 이후 한차례 손질을 거친 사브의 기함 9-5는 2.0L터보 150마력의 리니어(Linear), 2.3X 터보 185마력과 V6 3.0X비대칭 터보 200마력의 아크(Arc), 2.3X의 에어로(Aero) 등 3가지 모델과 세단, 왜건의 두 가지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시승차로 준비된 9-5 에어로는 25년 이상 터보 엔진을 주물러온 사브의 기술력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센트로닉으로 운전재미 높인 최강모델 2003년형 9-5 에어로는 센트로닉 5단 자동변속기를 새로 갖춰 완성도를 한층 높인 것이 특징. 메탈릭 패널로 인테리어를 꾸미고, 통풍 및 열선 기능과 두툼한 사이드 볼스터가 달린 앞 시트를 갖춰 아랫급 모델과 차별을 두었다. 사브 고유의 센터 플로어 시동키 홀은 그대로다. 250마력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 성급하게 가속 페달을 밟자 강한 토크스티어가 전해온다. TCS의 힘을 빌어 들뜬 숨을 고르고 본격적인 가속에 들어가면 엔진회전수를 따라 출력과 토크가 맹렬하게 솟구친다. 강렬하게 빨려들어가는 듯한 터보 차 특유의 짜릿한 가속특성이 전하는 체감속도는 실제 수치를 뛰어넘는다. 민첩한 드로틀 반응이 일품. 하지만 롤이 큰 서스펜션과 작은 일에도 사사건건 개입하는 ESP(주행안정장치) 때문에 한계상황에서 언더스티어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굽이진 길보다는 곧게 뻗은 고속도로와 궁합이 잘 맞는다. 매뉴얼(M) 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의 +, - 패들로 변속할 수 있는 센트로닉 변속기는 반응이 빠르고 조작이 편해 평범한 운전자를 노련한 레이서로 만든다. 스티어링을 과감하게 낚아챌 때 변속 스위치를 찾기 어렵고 변속기 인디케이터가 너무 작은 점은 불만. 아이들링 때 속삭이던 엔진음은 2천rpm을 넘어서며 분위기를 바꾸더니 4천rpm 이상에서는 제법 난폭해져 공격적인 운전을 부추긴다. 온통 흰눈으로 뒤덮여 북유럽의 정취마저 풍긴 안면도에서 9-5 에어로는 전자장비와 앞바퀴굴림의 장점을 내세워 BMW 530i와 렉서스 GS300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EBD)로 무장한 ABS 브레이크 역시 신뢰를 더하는 부분. 평범한 겉모습 뒤에 서슬 퍼런 고성능을 숨긴 9-5 에어로는 튀지 않는 준족을 원하는 오너에게 최선의 선택이다. / 글·김기범 기자 떨쳐내기 어려운 304마력의 유혹 Cadillac Seville STS 스빌이 태어난 때는 지난 1976년. 데뷔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만 해마다 4만 대 이상씩 팔리는 인기를 누린 스빌은 이후 2차례의 변신을 거쳐 지난 97년 지금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등 유럽 고성능 세단과의 경쟁을 선언한 것도 이 때다. 미국차이면서도 미국차답지 않은 성격을 갖추고 미국이 아닌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스빌 STS는 GM의 욕심을 가득 담고 있다. 스빌 STS를 이 날 경쟁에 참가시키기까지 적잖은 고민을 해야 했다. 원인은 V8 4.6X 엔진. 다른 차들과 배기량 및 출력 차이가 크지만 큰 차체를 고려할 때 실질적인 주행성능 비교에는 무리가 없으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GM이 유럽 고성능 세단을 노리고 만든 차인 만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 아메리칸 스포츠 세단의 여유와 품위 시원스레 쭉 뻗은 스빌 STS의 스타일링은 매력적이다. 높이가 낮고 폭이 넓어 상당한 안정감을 준다. 직사각형 헤드램프는 적당히 권위를 차린 듯하면서도 명료한 이미지를 남긴다. 트렁크 리드를 따라 길게 들어간 보조 브레이크등은 스빌의 특징으로 자리잡은 느낌. 휠하우스를 가득 채운 17인치 타이어에서 힘이 느껴지지만 BMW 530i 등 경쟁차와 비교해 턱없이 긴 오버행은 이 차의 스포츠성을 의심하게 하는 요소다. 시동을 걸면 켜지는 계기판이 눈길을 끈다. 다른 차들에 비해 많이 들어간 고급스러운 우드그레인은 “난, 캐딜락이야” 라고 외치는 듯하다. 시트는 두툼하고 편안한 편이지만 몸을 잡아주는 맛이 없어 스포츠 세단에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 스빌 STS의 V8 4.6X 304마력 노스스타 엔진은 무게 1천790kg의 엄청난 거구를 사뿐하게 이끈다. 최대토크는 무려 40.9kg·m. 출발도 시원하고 고속도로에서 보여주는 직진주행성능 또한 일품이다. 앞바퀴굴림 차로는 세계 최초로 단 스태빌리트랙 덕에 코너에서도 안정된 몸놀림을 보인다. 하지만 가속력이 떨어지고 코너에서 하중이 실릴 때마다 “드드득” 들려오는 스태빌리트랙 작동음은 큰 덩치의 한계다. 무거운 차체가 버겁긴 해도 스태빌리트랙은 최선의 운행조건을 만들어낸다. 특히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7천만 원대의 값으로 체험하는 V8 엔진은 스빌 STS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눈비가 많은 우리나라의 기후여건상 스빌 STS는 괜찮은 선택이다. 이틀 동안 얼어붙은 눈길을 쉼 없이 달렸어도 스빌 STS의 운전석에서만큼은 편안한 크루즈 여행이었다. 여기에다 304마력의 힘은 외면하기 힘든 유혹. 좋지 않은 연비와 동력 손실감이 아쉽지만 온가족이 함께 스키장으로 향할 때, 스빌 STS는 편안함과 여유, 고성능을 두루 갖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 글·김우성 기자 조용히 제 역할 다하는 렉서스식 고성능 Lexus GS300 렉서스 대표로 나온 GS300은 어딘가 낯익지만 독특한 인상이고, 공격적이지만 친숙한 느낌이다. ‘무색무취’의 개성은 언뜻 단점으로 여겨지지만 다수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장점도 된다. 이는 ‘완벽한 벤치마킹’이라는 일관된 테마를 십수 년 동안 갈고 닦은 렉서스의 색다른 내공이기도 하다. 한눈에 담기 벅찰 만큼 널찍한 옆모습은 렉서스 브랜드의 특징으로 자리잡은 느낌. 다분히 미국 시장을 의식한 컨셉트로 여겨진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다림질하듯 탄탄히 다져놓은 가죽과 빛깔 좋은 무늬목 장식, 가지런한 인테리어 구성은 일본차 특유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큼지막한 각종 스위치가 손끝에 쉽게 와 닿는다. 굵고 단단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적절한 페달 위치가 스포츠 드라이빙을 자극한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기어의 간격이 멀고, 세미 버킷시트는 타이트하기보다 아늑해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다. 렉서스식 스포츠 세단=‘조용한 고성능’ GS300의 직렬 6기통 3.0X DOHC 엔진은 최고출력 219마력/5천800rpm, 최대토크 30.0kg·m/3천800rpm을 낸다. 시동과 함께 스포츠 세단임을 주장하듯 박력 있는 배기음이 뒤따르지만 경쟁자에 비하면 휘파람 소리 정도로 여겨질 뿐, 렉서스의 정숙성은 여전하다. VVT-i의 도움을 받은 엔진은 중저속부터 강한 토크를 뿜어내며 폭발적이고 꾸준한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스텝게이트식 기어를 매뉴얼(M) 모드에 두면 스티어링 휠 앞뒤에 달린 버튼으로 다이내믹한 변속을 즐길 수 있다. 기어를 고정한 뒤 액셀 페달을 밟자 타코미터 바늘은 순식간에 레드존에 다가서고 엔진은 가는 쇳소리를 내며 치고 나가기 위한 변속을 요구한다. 완벽한 방음대책이 운전자의 오감을 마비시키는 사이 순식간에 가속이 이루어지는 데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시프트 다운/업을 하는 변속방법도 너무 간단해 PS2로 ‘그랑투리스모’ 게임이라도 하는 기분이다. 그러니 스포티한 성능을 운전석에서 몸소 느끼기가 어렵다. 스포츠 세단에 대한 렉서스의 해석은 ‘정숙한 스포티함’. 핸들링이 민첩하고 정확하지만 BMW 530i의 솔직하고 즉각적인 반응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만다. 하지만 독일차를 닮은 단단한 하체는 영민한 발놀림으로 와인딩 로드를 누비고 시속 160km의 고속주행에도 흔들림 없다. GS300은 안면도의 눈 덮인 도로에서 VSC와 TRC, ARS 등 하이테크 제어 시스템의 도움에도 결국 FR차의 한계를 드러내며 엉덩이를 흔들고 말았다. 하지만 태생적 한계를 감안하면 GS300의 전자제어장비는 제법 괜찮은 편. 눈길일지라도 시속 40km 이내에서 액셀 페달에 얹은 발을 떼지 않는 한 쉴 새 없이 뒷바퀴 트랙션을 조절하며 흐트러진 자세를 다잡고, 530i처럼 과로를 빌미 삼아 제 역할을 거부하는 일도 없었다. / 글·김형준 기자 저마다 개성을 자랑하는 4대의 스포츠 세단과 함께 한 이틀은 화려했다. 눈 덮인 안면도는 아름다웠고 서해안 낙조도 예술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이틀만큼은 4대의 차가 주인공이었다. BMW 530i와 렉서스 GS300은 빙판길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FR차의 체질적 약점이니 무턱대고 탓할 수는 없는 일. 오히려 온갖 전자장비들을 총동원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530i 독주 속 9-5 에어로의 추격 돋보여 빙판길에서 FR차의 기계적 약점을 극복하려는 530i와 GS300의 수많은 전자장비는 운전을 한결 편하게 만들어주고 많은 위험요소를 덜어주었지만, 편리함에 빠져 있는 사이 운전자들의 ‘자립심’은 엄청나게 약해져버렸다. 이번 겨울 드라이브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어찌되었든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장비들은 놀라운 수준이었고, 미끄러지면서도 제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리지는 않는 핸들링도 받아들일 만했다. 겨울 드라이브의 특성상 사브 9-5 2.3 TS 에어로와 캐딜락 스빌 STS 등 2대의 FF차가 힘을 내었다. 빙판길에서는 FF가 유리하다는 단순명료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고속주행에서는 얘기가 달라졌다. 530i는 눈길에서 상한 자존심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무섭게, 그러면서도 너무나 차분하게 뛰쳐나갔다. 다른 차들의 추격이 쉽지 않았을 정도. ‘완벽한 핸들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슬라럼 테스트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보인 530i는 주행성능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엔진과 브레이크, 변속기 성능과 코너링 등 주요 항목에서 가장 앞선 성능을 과시했다. 풀 체인지를 눈앞에 둔 시점임에도 530i의 스타일링과 효율적인 인테리어 짜임새는 여전히 취재팀을 만족시켰다. 사브 9-5 2.3 TS 에어로의 터보 작동감은 가슴 설레는 매력이다. 엔진과 변속기 등 구동계 평가에서 530i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값 대비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은 점이 눈에 띈다. 두툼하면서도 손에 착 들어오는 스티어링 휠 감각도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철저하게 운전자 중심으로 디자인된 운전석 인테리어는 다른 차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든 계기가 한눈에 들어왔고 각종 계기의 조작감도 좋은 편이었다. AT 레버의 위치도 적당했다. 과격한 슬라럼에서는 FF차 특유의 언더스티어 성향을 드러냈으나 주행성능은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스타일링도 강점으로 꼽혔다. 캐딜락 스빌 STS는 304마력의 최고출력, 40.9kg·m의 최대토크로 상징되는 뛰어난 눈길 주행성능과 안정된 직진가속력으로 미국 스포츠 세단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나 너무 큰 덩치와 이를 감당하기 버거운 핸들링, 상대적으로 불리한 연비 등을 지적받았다. 스타일링에서 받은 좋은 평가를 달리기 성능에서 많이 까먹은 셈. 큰 덩치와 미국 세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지만, 스빌 STS의 뒷좌석은 다른 차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두툼한 C필러 역시 스포츠 세단보다는 럭셔리 세단에 더 어울리는 타입이다. 렉서스 GS300은 경쟁차들을 상당한 차이로 따돌리며 정숙성 항목 1위를 차지했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달리는 재미에서는 손해를 보았다. 렉서스가 다듬은 정숙성은 다른 차를 운전하다 GS300의 운전석으로 옮겨 타면 시동이 꺼진 것으로 착각할 만큼 엄청난 수준이었다. 높은 완성도와 승차감은 렉서스다운 강점. 렉서스의 ‘조용한 고성능’은 경쟁차들의 박력 있는 엔진음에 묻혀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다. 전체 항목을 평가한 결과 530i와 9-5 에어로 등 2대의 유럽 스포츠 세단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완성도와 개성, 브랜드 이미지, 달리는 재미 등 여러 면에서 우월한 점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유럽차의 운전감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일 수도 있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범주에서 판단할 때, 그에 어울리는 주행성능 면에서 530i와 9-5 에어로가 한 걸음 앞서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범주를 벗어나면 저마다의 성격이 강한 이들에 대한 오늘의 단편적인 평가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등이 앞선 530i와 9-5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좀더 어울리고 상대적으로 실내공간이 넓은 스빌 STS와 GS300은 패밀리 세단의 성격이 강했다. 운전자들에겐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따른 선택이 남아 있을 뿐이다. 취재협조 : BMW 코리아 ☎ (02)3441-7800, GM 코리아 ☎ (02)3408-6351, 한국토요타자동차 ☎ (02)553-3621 스포츠 세단 평가표 구분 530i STS GS300 9-5에어로 스타일링(20) 16.75 16.75 15 16.5 품질/완성도(20) 19 17.25 18.25 18.25 시트 앞(15) 14.25 12.25 11.75 13.75 시트 뒤(10) 8.25 9.75 8.5 8.25 조작 편의/기능성(15) 13.75 12 13.5 14 승하차(10) 8 8.75 8 8.5 트렁크(10) 8.25 9.5 8.75 8.5 차체 계(100) 88.25 86.5 83.75 87.75 엔진 성능(15) 14.5 13 12.25 14 변속기(15) 14.75 12 12.5 13.75 브레이크(15) 13.75 12 12.5 13.5 코너링(20) 17.75 14.75 15.75 16.5 가속/최고시속(10) 9.25 8.25 7.25 8.75 승차감(15) 13 14 13.25 13.75 직진안전성(10) 9 9 9 8.25 달리기성능 계(100) 92 74 82.5 88.5 정숙성(10) 7.75 8.25 9.5 8.25 시야/조명(15) 13 13 12.5 13 달리는 재미(20) 18.75 15.5 14.25 17.5 값 대비 가치(20) 16.75 15.75 16.75 17.5 안전장비(20) 18.75 18 17.75 19 편의장비(15) 13 12.25 13.5 13.25 기타항목 계(100) 88 82.75 84.25 88.5 총계(300) 268.25 243.25 250.5 264.75 주요 제원 차종 BMW 530i 스포츠 라인 사브 9-5 2.3 TS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775×1800×1435 4825×1790×1475 휠베이스(mm) 2830 2703 트레드 앞/뒤(mm) 1512/1526 1522/1522 무게(kg) 1635 164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직렬 4기통 DOHC 터보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mm) 84.0×89.6 90.0×90.0 배기량(cc) 2979 2290 압축비 10.2 9.3 최고출력(마력/rpm) 231마력/5900 250마력/5300 최대토크(kg·m/rpm) 30.9kg.m/3500 35.7kg.m/19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70 75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 기어비 ①/②/③ 3.670/2.000/1.410 4.685/2.941/1.922 ④/⑤/R 1.000/0.740/4.100 1.301/1.000/3.177 최종감속비 3.460 2.44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앞-235/45 R17 뒤-255/40 R17 모두 225/45 R17 성능 최고시속(km) ㅡ ㅡ 0→시속 100km 가속(초) 7.6 8.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10.7 8.1 값(만 원) 8,590 7,390 주요 제원 차종 캐딜락 스빌 STS 렉서스 GS300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995×1905×1420 4805×1800×1445 휠베이스(mm) 2850 2800 트레드 앞/뒤(mm) 1595/1580 1535/1510 무게(kg) 1840 1685 승차정원(명) ← ← 엔진 형식 V8 DOHC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mm) 93.0×84.0 86.0×86.0 배기량(cc) 4564 2997 압축비 10.3 10.5 최고출력(마력/rpm) 304마력/6000 219마력/5800 최대토크(kg·m/rpm) 40.9kg.m/4400 30.0kg.m/3800 연료공급장치 ← ← 연료탱크 크기(ℓ) 70 75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2.960 3.357/2.180/1.424 ④/⑤/R 0.681/ㅡ/2.130 1.000/0.753/3.431 최종감속비 3.710 3.76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 ← 스티어링 ← ← 서스펜션 앞/뒤 ←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35/55 R17 모두 225/55 R16 성능 최고시속(km) ㅡ ㅡ 0→시속 100km 가속(초) 7.7 8.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6.2 8.9 값(만 원) 7,980 6,740
Mercedes-Benz E6.1 Brabus VS B.. 2003-05-15
지난 2002년 1월 데뷔한 메르체데스 벤츠 신형 E클래스(W211)와 새 세기의 첫 해에 태어난 BMW M3(E46)은 각각 중형 세단과 스포츠 쿠페의 정상에 군림하는 독일의 대표적인 명장들이다. 이들이 독일 마에스트로의 조율을 거쳐 좀더 강력하고 힘찬 모습으로 거듭났다. 기자 앞에 놓인 2대의 시승차는 벤츠 E6.1 브라부스와 BMW M3 하만. 각각 독일 전문 튜너인 브라부스와 하만의 작품으로, 드레스업 튜닝과 함께 독일 컴플리트 튜닝카를 수입하는 ‘스터디’가 들여왔다. 벤츠 E6.1 브라부스 독일 튜너들은 오랜 시간 양산차 메이커와 발맞춰 성장해왔고 소규모가 아닌 기업화·대형화된 조직으로 독일의 또 다른 자동차문화를 대표하기도 한다. 벤츠 전문 튜너로는 AMG와 브라부스가 유명하다. 하지만 AMG가 벤츠 자회사로 들어가 모터 스포츠와 스페셜 모델 개발에 주력하게 된 지금은 브라부스가 벤츠 최고의 튜너로 우뚝 섰다. 브라부스의 성격은 안락함을 포기하지 않는 ‘최고의 성능’으로 정리된다. 엔진 출력을 높일 때 터보나 수퍼차저 등의 과급기를 사용하는 대신 배기량을 키워 운전편의성을 유지하고 자체생산한 가죽으로 인테리어도 더욱 고급스럽게 꾸민다. 고객의 주문에 맞춰 노트북, 미니바, 무선 인터넷 시스템 등을 달아 스페셜 컨셉트 모델을 만들기도 한다. 엔진 튜닝 프로그램은 A클래스용 A와 C클래스 이상을 위한 자연흡기 튜닝 엔진 B, 컴프레서 엔진용 K, 디젤 엔진용 D가 마련되어 있고 늘어난 배기량을 모델 이름에 그대로 적는다. C클래스의 직렬 4기통 1.8∼2.3X 엔진 배기량을 2.6X로 키운 B2.6이나 S600의 V12 6.0X를 6.7X로 늘인 S6.2 V12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시승차인 브라부스 E6.1의 심장은 벤츠 E500에 얹은 V8 4천966cc의 보어와 스트로크를 늘려 배기량을 6천34cc로 키운 V8 6.1X 3밸브. 엔진으로 알루미늄 블록의 실린더 벽을 다듬은 뒤 새로 개발한 크랭크와 크랭크로드, 피스톤을 담았다. 벤츠 고유의 3밸브 헤드는 입구를 넓힌 뒤 특별제작한 밸브 스프링을 달았다. 또 ECU의 흡기 프로그램을 손보는 한편 K&N 에어필터를 더해 흡기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E6.1의 V8 엔진은 최고출력이 306마력에서 무려 426마력으로 수직 상승했고 최대토크 역시 63.5kg·m로 크게 올랐다. 브라부스 E6.1 V8의 제원상 성능은 최고시속 320km, 0→시속 100km 가속 4.8초로 페라리 550 마라넬로, 포르쉐 911 터보 등과 맞먹는 실력이다. 최고급차 오너를 유혹하는 여유로운 고출력 선명한 은빛 보디의 E클래스는 에어로 다이내믹 스타일의 앞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를 덧대었지만 특유의 세련미와 우아한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뒷범퍼 아래로 얼굴을 내민 트윈 머플러와 휠하우스를 가득 메운 브라부스 모노블록Ⅴ 19인치 알루미늄 휠이 426마력에 이르는 E6.1의 힘을 짐작케 한다. 도어를 열었을 때 바닥을 훤히 비춰주는 사이드 스커트 조명은 최고의 성능과 황홀한 실내를 소유할 오너에게 건네는 초대장이다. 벤츠의 내공이 담긴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브라부스의 섬세한 세공을 거쳐 황홀한 응접실로 탈바꿈했다. 대시보드에서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이르기까지 온통 파란 바탕의 질감 좋은 천연가죽이 물결치고 파노라마 선루프를 갖춘 지붕은 자외선이 차단된 은은한 하늘빛을 실내 곳곳에 받아들인다. 시동을 걸자마자 ‘원조’와의 비교를 거부하듯 등 뒤에서 묵직한 배기음이 울려댄다. 액셀 페달에 힘을 주자 벤츠 특유의 묵직한 첫걸음으로 도로를 나선다. 자, 원조에 대한 미련은 여기까지다. 물 흐르듯 부드럽던 가속감은 깊은 액셀 워킹에 순식간에 거센 파도처럼 변하고 잔잔한 V8 엔진은 가느다란 쇳소리와 함께 매끈한 차체를 열린 도로의 종착점으로 몰아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넘어 시속 330km까지 표시된 계기판의 절반을 넘어버리는 가속능력에는 고개를 절로 젓게 된다. E6.1의 진가는 핸들링에서 드러난다. 앞 4링크,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단단히 조인 하체가 롤링과 피칭을 철저히 억제하고 245/35 ZR19와 285/30 ZR19 크기의 던롭 SP9000 타이어가 최상의 접지력을 보여준다. 뉴 E클래스의 탄탄한 기본기와 브라부스의 뛰어난 조율 실력이 만들어낸 하모니는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도로와 하나되어 달리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브라부스는 여기에 ABC(Active Body Control)의 세팅을 조절해 포르쉐 복스터에 맞먹는 응답성과 다이내믹함까지 더했다. 마에스트로 브라부스가 꿈꾸는 궁극의 튜닝은 ‘여유로운 고출력’이다. 426마력의 힘이 부담스럽다면 우선 즉각적인 브레이크의 성능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앞 6피스톤과 뒤 4피스톤 캘리퍼는 360mm의 디스크 브레이크를 움켜쥐며 2톤에 가까운 거구를 순식간에 멈춰 세우고 만다. 최고출력 426마력의 E6.1 브라부스는 벤츠 오너를 위한 최상의 선물이며 안전한 보험대책이다. BMW M3 하만 자, 다음 차례는 야생마 같은 BMW의 검은색 스포츠 쿠페다. BMW M3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댄 장본인은 BMW 전문 튜너에서 종합 튜닝회사로 성장한 하만이다. BMW 튜너로는 본사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AC 슈니처와 알피나가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과격하다싶을 정도로 과감한 드레스업 파츠나 고성능 튜닝은 역시 하만을 첫손에 꼽는다. 하만의 첫 튜닝 작품은 86년 선보인 M3(E30) 터보로 터보차저를 얹어 최고출력 348마력과 최고시속 273km를 내고 0→시속 100km 를 5.1초에 끊는, 당시로는 수퍼카급 성능을 갖춘 괴물이었다. M3을 시작으로 하만은 BMW 전 차종을 위한 튜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페라리와 포르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미니에 이르기까지 작업영역을 넓혀갔다. 지난 2001년 내놓은 M3(M46) 베이스의 라구나 세카Ⅱ는 BMW 750i의 V12 5.4X 엔진 배기량을 6.1X로 키우고 ECU와 흡배기, 크랭크 샤프트, 피스톤 등을 손봐 최고출력 480마력을 낸다. 여기에 특유의 과격한 에어로 파츠와 독특한 걸윙 도어가 하만만의 색깔을 드러낸다. 파격미 겸비한 고속 로드카 하만의 M3용 엔진 튜닝 키트로는 카본 에어필터 박스와 에어클리너, 배기 매니폴드 등을 엮어 최고출력을 40마력 정도 올려주는 ‘스포트 키트 에보’(Sport kit EVO)가 있다. 하지만 시승을 위해 나온 M3 하만은 직렬 6기통 3.2X DOHC 343마력 엔진에 K&N 스포츠 에어필터를 더하는 정도의 가벼운 손질을 거쳤다. M3의 스타일링은 양산형 자체로도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한다. 불룩 솟아오른 보네트와 부푼 휠아치의 볼륨감이 두드러지고 큼지막한 에어댐은 주위 공기를 온통 빨아들여 직렬 6기통 엔진에 불어넣을 기세다. 여기에 과감한 에어로 파츠를 더한 M3 하만은 야성미에 마초 근성까지 한데 갖춘 느낌이다. 순정 범퍼에는 2피스 구조의 프론트 스포일러를 달고 헤드램프에 숯처럼 짙은 장식을 더해 마무리했다. 앞모습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은 사이드 스커트를 두른 하체를 지나 리어 스포일러가 한 뼘쯤 솟아올라 있는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며 보디 전체를 아우른다. 오버펜더 안에 빽빽이 들어찬 245/35 ZR19, 275/30 ZR19 사이즈 앞뒤 타이어에서는 숨막히는 긴장감마저 흐른다. 실내는 알루미늄 재질의 스포츠 페달 세트와 ‘하만’ 플로어 매트로 단장했지만 M3 본연의 차분한 듯 스포티한 분위기가 여전하다. 탄탄한 버킷시트에 몸을 얹고 이그니션 키를 돌리자 뒷범퍼 아래에서 차분히 잠자고 있던 2개의 듀얼 머플러가 거친 날숨을 쉰다. 대시보드 너머에서 맹수처럼 그렁대는 직렬 6기통 엔진의 아이들링음은 액셀 페달에 얹은 발을 머뭇거리게 한다. 차 밖의 사람에게 위화감을 줄 만큼 박력 넘치는 엔진음에서 M3의 잠든 야성을 짐작해본다. 기어 노브를 움켜쥐고 도로로 나섰다. M3의 클러치는 무겁고 민감하기까지 하지만 야생마를 길들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마저 남다른 재미로 느껴진다. 액셀을 살짝 밟자 움찔대며 튀어나가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더블 바노스 가변 밸브 기구를 갖춘 직렬 6기통 엔진은 2천rpm을 넘어서자 활기를 띠고 가벼운 액셀 워킹에도 시트가 등을 때리는 강력한 추진력을 보인다. 맹수의 험악스런 포효는 타코미터 바늘이 4천rpm을 넘어설 무렵부터 오히려 말끔한 고음으로 변해간다. M3의 진가는 이 때부터 시작이다. 엔진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날뛰던 말이 고분고분 운전자의 명령을 따르고 정교한 감각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힘찬 스포츠 쿠페를 도로 곳곳으로 인도한다. 탄탄한 하체가 뒷받침된 섀시는 거친 노면의 반동을 제것으로 소화한다기보다 도로를 제것으로 흡수하는 느낌이다. M3이 거침없는 성능을 발휘하기에 국내 도로는 너무 비좁다. 아니, 0→시속 100km 가속에 4.97초, 시속 80→120km의 추월가속을 5.3초에 소화하는 고속 로드카가 성능을 100% 뽑아낼 일반도로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BMW M3의 ‘3색 M마크’는 의심할 수 없는 고성능의 보증서다. 여기에 하만은 과격한 에어로 파츠와 박력 있는 배기 시스템, 뛰어난 제동력의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더해 야성미 넘치는 로드카를 절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까지 올려놓았다. 시승 협조 : 스터디 ☎ (02)566-4442
Mercedes Benz S320 VS BMW 735L.. 2003-05-15
스타일링 지난 97년까지 지나치게 비대한 덩치로 비난을 받기도 했던 S클래스는 98년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공기저항계수 0.27의 날렵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아랫급 C클래스나 얼마 전 등장한 뉴 E클래스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는 스타일은 길이 5천158mm에 이르는 거대한 덩치를 세련되게 바꿔놓았다. 앞 범퍼에서 뒤 범퍼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매끈한 보디라인은 날렵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다. S클래스의 스타일링은 세련미와 품위의 적절한 조화로 정의할 수 있다. 데뷔 당시 논란의 대상이었던 물방울 모양 헤드램프는 S클래스의 새로운 이미지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램프 전체를 커다란 커버글라스로 덮어 깔끔해 보일 뿐 아니라 예전의 권위적인 사각형에서 벗어나 한결 부드러워 보인다. C클래스와 같은 타입의 테일램프는 보디라인과 그대로 이어져 날렵한 뒷모습을 연출한다. S클래스는 사이드 미러에 달린 특유의 방향지시등까지, 벤츠 차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개성을 가득 담고 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은은한 멋은 S클래스 스타일링의 핵심요소. 7시리즈의 스타일링은 안팎을 가리지 않고 혁신적이다. 단순히 ‘진보’라고 정의하기에 너무나 큰 변화가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눈썹을 얹은 듯 독특한 방향지시등을 단 헤드램프는 BMW 특유의 램프 디자인을 변형한 것이고, 마치 덧댄 것처럼 보이는 트렁크 커버와 색다른 테일램프가 만들어낸 뒷모습, 어깨 라인을 한껏 높여 두툼해 보이는 옆구리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눈에 익은 부분이 없다. 차체 길이는 5천169mm로 S클래스보다 크다. 지난 77년 데뷔한 7시리즈는 그동안 차분하고 깔끔한 보디라인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S클래스가 사정없이 덩치를 키울 때도 2세대 7시리즈는 계속 그 스타일을 유지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뉴 7시리즈의 스타일링 변화가 ‘파격’으로 느껴지는 것은 과거의 전통 때문이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컴팩트 세단도 아닌, 기함의 디자인에 과감하게 손을 대는 자신감이 부럽다. M시리즈의 것처럼 귀마개를 하듯 감겨 올라가는 접이식 사이드 미러도 재미있다. 버튼 하나로 저절로 열리고 알아서 닫히는 트렁크 뚜껑은 아찔한 충격을 준다. 예전 7시리즈의 모습이 남아있는 부분은 독특한 타입의 C필러와 휠하우스를 가득 채운 타이어, 특유의 키드니 그릴 정도. 구형보다 훨씬 당당해 보이는 7시리즈의 새로운 스타일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조급증이 생긴다. 벤츠와 BMW는 인테리어와 스타일링 모두에서 이제 합쳐질 수 없는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주행성능 데뷔 4년째에 접어든 S320의 주행성능은 비교와 도전을 거부한다. 독특한 디자인의 스마트키를 돌리면 부드럽고 묵직한 V6 3.2X 224마력 엔진의 시동음이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힌다. 일단 벤츠 특유의 묵직한 감각으로 발걸음을 떼고 나면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코너에서 탄탄하고 직선로에서 차분하게 깔리는 서스펜션은 S320의 매력 포인트. 노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충격은 어김없이 걸러낸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급차선변경 테스트와 급코너링에서도 S클래스의 거대한 차체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시승차인 S320이 끼운 타이어는 던롭 스포트 2020 E 225/60 R16 사이즈. 시속 80km 정도의 급코너링에서는 마치 땅에 달라붙은 듯 끈끈하게 달려나간다. 이동거리가 짧고 변속충격이 전혀 없는 5단 AT와 노즈다이브 없이 정확하게 멈추는 제동력은 거센 주행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주연급 조연 배우들이다. 735Li의 시동 방법은 독특한 인테리어만큼이나 재미있다. 마치 지포 라이터처럼 생긴 ‘미래형’ 키를 스티어링 휠 오른쪽 대시 패널에 달린 키홀에 꽂은 다음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키 옆의 스타트/스톱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매끄럽게 시동이 걸리고 바로 V8 3.6X 272마력 엔진의 강력한 회전이 느껴진다. 빠르고 경쾌한 엔진 응답성은 BMW의 트레이드마크. 735Li의 가속력은 대단하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ER30 245/50 R18 사이즈. 출력이 60마력 정도 높은 윗급 745Li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735Li의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은 7.5초, 최고시속은 250km. S320보다 조금 가벼운 듯한 스티어링과 한층 딱딱한 서스펜션이 스포츠 주행을 부추긴다. 어떤 차급에나 스포츠 감각을 더하는 BMW의 특성은 735Li에서도 여전하다. 급차선변경 테스트에서도 차체는 정확하게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그러나 롤링이 조금 큰 것이 흠. BMW의 핸들링을 너무 믿은 탓인지 뒤쪽이 흔들리는 느낌을 준다. 시속 70~80km의 급코너링에서도 약한 오버스티어와 롤링이 전해왔다. 구형 7시리즈에서 느꼈던 감각과 비슷하다. S클래스나 7시리즈 수준의 차를 두고 주행성능이 좋고 나쁨을 얘기하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더라도 이는 각각의 성격으로 이해해주는 것이 나을 것이다. 부족한 점을 알고도 고치지 못할 집안 출신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타일에서 주행성능에 이르기까지 두 차는 모두 프레스티지 세단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보여준다. 선택은 1억3천여 만원의 거금을 지불할 고객의 몫이다. 인테리어 벤츠 S320 - 고급스러움이 은은히 밴 보수적 인테리어 S320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차분함’으로 요약된다.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2003년형이 최근 등장했지만 S320의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지난 98년 데뷔 당시의 이미지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우드 그레인은 질감 좋은 가죽시트와 함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첫 인상을 만든다. 최고급 세단답게 대시보드에는 수많은 첨단장비 조작 스위치가 달려있지만 쓰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만큼 배치나 기능이 효율적이라는 뜻. 스티어링 휠과 스텝게이트식 5단 AT는 벤츠 특유의 신뢰감을 전한다. 나온 지 4년이 지났어도 센터 페시아 등의 디자인이 아직까지 괜찮고 트립 컴퓨터 등 첨단장비들도 드러나지 않게 맡은 일을 해낸다. 차체에 비해 조금 부족한 수납공간과 단순한 기능의 뒷좌석 암레스트는 아쉽다. 글러브 박스 사이즈도 작은 편이고 앞좌석 아래에 마련한 작은 수납공간의 쓰임새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데뷔 당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었을 인테리어 디자인도 세월이 흐른 지금은BMW 735Li 등 경쟁차에 비해 보는 즐거움이 줄어든 편이다. 하지만 프레스티지 세단에서 중요한 것은 보는 즐거움과 현란한 장비가 아니다.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한 묵직함이 엿보인다. 가죽시트의 질감과 착석감은 자동차가 아닌 거실의 고급 소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좋다. 사이즈가 커 몸을 충실히 감쌀 뿐 아니라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딱딱하다. 운전석 허리받침 기능은 아주 좋은 편. 헤드레스트의 위치도 정확하다. 3천85mm에 이르는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넉넉한 실내공간은 프레스티지 세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 운전석을 뒤로 충분히 빼도 뒷좌석 무릎공간이 남아돈다. 전용 에어컨과 햇빛가리개, 전용 화장거울 등으로 꾸민 뒷좌석은 말 그대로 최상의 고급스러움을 갖추었다. 젊은층을 노린 차가 아니라 그런지 뒷좌석 암레스트를 내려도 요즘 어지간하면 달려나오는 스키 스루가 보이지 않는다. 옆창과 뒤 유리창의 햇빛가리개를 모두 올리고 넓은 뒷좌석에 몸을 실으면 온몸의 긴장이 절로 사라진다. S320의 인테리어는 조금 ‘구식’의 냄새를 풍기지만 억지로 새로워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세계 프레스티지 세단들의 집중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던 전통과 자신감이 곳곳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첨단장비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 태어나기도 하지만, S클래스에서 느껴지는 품위와 전통은 시대가 바뀌어도 쉽사리 변하지 않을 부분. 벤츠는 모든 것을 장점으로 만들어버린다. BMW 735Li - 미래적 세련미와 첨단 전자장비의 집합체 735Li의 인테리어는 S320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 멀찌감치 앞서가는 감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정도. 735Li 인테리어의 핵심은 BMW가 자랑하는 i-드라이브 시스템. 기어 레버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난데없이 자리잡은 이 시스템은 점차 고급화되어가는 프레스티지 세단의 미래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낯설음’은 i-드라이브 시스템의 장점인 동시에 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손에 익히기만 하면 조작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와 이제 막 디지털 세상으로 들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전해주기에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메커니즘 측면에서 735Li 인테리어의 핵심은 단연 i-드라이브 시스템에 자리를 양보하고 스티어링 휠 뒤로 물러난 시프트 바이 와이어 6단 AT다. 일반주행(D)과 스포츠(S), 수동(M) 등 3가지 모드를 갖추었고 ‘손가락 끝’으로 차를 움직이는 재미를 선사한다. 대시보드 왼쪽 끝의 작은 버튼 하나로 작동하는 주차 브레이크도 뉴 7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장비. S클래스와 달리 대시보드에 달린 6매 CD 체인저는 쓰기 편하다. CD 플레이어 옆의 내장형 전화기 쓰임새도 놀랍다. 735Li는 휠베이스가 3천130mm로 S320보다 45mm 더 길다. 넉넉한 뒷좌석은 미세하게 움직여 가장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천장에 달린 뒷좌석용 화장거울 디자인조차 전통적인 타입에서 벗어났다. 마치 여객기 조명장치처럼 만들어진 화장거울과 조명등에서 빠짐없이 미래적 감각을 넣으려는 메이커의 노력이 느껴진다. S클래스에 비해 수납공간도 다양한 편. 센터 콘솔은 속이 깊은 데다 냉방기능까지 더해 음료수 등을 넣어두기에 좋다. 새 모델답게 뒷좌석 암레스트에도 다양한 기능을 더했다. 뒤 도어 유리창 햇빛가리개까지 모두 전동식으로 움직인다. 가죽과 나무 등 고급 재료로 감싼 전자장비의 극치다. 735Li의 인테리어는 아직까지 낯설다. 분명 고급스러움이 넘쳐나지만 신기한 마음이 앞서 몸으로 천천히 느낄 틈을 내기 어렵다. S320과 맞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향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앞뒤 시트에 앉은 4명이 각각 자신에게 필요한 조절을 할 수 있는 데다 전자장비가 넘쳐나서인지, S320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달라진 세태를 발빠르게 담아내는 메이커의 센스가 돋보인다. 시승협조 : 한성자동차 ☎ (02)523-3421, BMW 코리아 ☎ (02)3441-7800 벤츠 S320 BMW 735Li 장점 ·높은 신뢰성 ·은은한 품위 ·앞선 스타일 ·첨단 전자장비 ·세련미 단점 ·미래에 서서히 대비해야 할 시점 ·너무 앞선 스타일 ·너무 많은 전자장비 주요제원 벤츠 S320 BMW 735L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5158×2092×1444 5169×2132×1492 휠베이스(mm) 3085 3130 트레드 앞/뒤(mm) 1574×1574 1586×1590 무게(kg) 1725 193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6 V8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9.9×84.0 84.0×81.2 배기량(cc) 3199 3600 압축비 10.0 10.5 최고출력(마력/rpm) 224/5600 272/6200 최대토크(kg·m/rpm) 32.1/3900 36.7/37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L) 88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 3.930/2.410/1.490 4.170/2.340/1.520 ④/⑤ 1.000/0.830 /-/3.160 1.140/0.870/0.690/3.400 최종감속비 3.070 3.64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도어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 4링크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25/60 R16 모두 245/50 R18 성능 최고시속(km) 238 250 0→시속 100km 가속(초) ㅡ 7.5 시가지 주행연비 7.7 10.7 값(달러) 1억 2,500 1억 2,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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