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현대 테라칸 JX290 vs 쌍용 렉스턴 RX5 E.. 2004-02-04
국내 럭셔리 SUV시장은 현대 테라칸과 쌍용 렉스턴, 기아 쏘렌토까지 3파전 양상을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낮은 쏘렌토를 빼면 사실상 테라칸과 렉스턴이 맞수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판매실적으로 본 두 차의 대결에서는 4만552대가 팔린 렉스턴이 2만1천967대가 팔린 테라칸을 압도했다. 인테리어 화사하게 단장한 테라칸 렉스턴의 새 컬러와 장비 돋보여 테라칸과 렉스턴을 나란히 놓고 보면 국산 SUV의 현재와 미래를 보는 것 같다. 각진 외모의 테라칸과 둥글둥글한 렉스턴의 디자인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테라칸은 아직까지는 SUV시장에서 통할 외모지만 신선한 느낌이 부족하고, 렉스턴의 디자인은 상당히 앞서가는 느낌을 준다. 특히 렉스턴에 추가된 흑포도주색 투톤 컬러는 고급스러운 차의 이미지를 더욱 빛내준다. 대개의 국산 SUV가 무채색의 단조로운 컬러밖에 준비하지 않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크롬 도금 그릴과 펜더 장식, 실버 컬러의 루프랙을 더한 렉스턴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테라칸과 렉스턴은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 실내 분위기 개선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두 차의 접근방식이 정반대인 점이 흥미롭다. 구형 테라칸은 인테리어가 검은색 일변도여서 분위기가 어둡고 실내가 좁아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모델 체인지에서는 베이지색 대시보드와 크림색 가죽시트, 갈색 유광 우드 그레인을 더해 화사한 분위기로 변신했다. 쉽게 때가 타는 크림색 시트가 신경 쓰인다면 회색 실내를 고르면 된다. 렉스턴은 블랙 톤을 유지했지만 테라칸과 반대로, 갈색 유광 우드 그레인을 짙은 고동색의 무광 우드 그레인으로 바꾸었다. 구형 렉스턴은 호화로움이 지나쳐 인테리어가 어지럽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바뀌었다. 특히 질감이 좋아진 가죽시트는 쌍용 체어맨의 것을 연상케 할 정도이고, 라이트를 켜지 않아도 옥색으로 빛을 발하는 계기판도 마음에 든다. 두 차 모두 단순한 색상 변화보다는 컬러의 조화에 중점을 두어 완성도를 높인 점이 돋보인다. 실내구성과 패키징은 전반적으로 렉스턴이 우세를 보인다. 럭셔리 SUV일수록 2열 시트의 안락성이 중요한데, 렉스턴의 2열 시트는 거의 수평으로 뉘어지므로 장거리 여행 때 특히 편안하다. 테라칸은 원래의 위치에서 10.5°만 뒤로 눕혀지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간단한 조작으로 평평하게 눕힐 수 있는 3열 시트와 트렁크 아래 사물 수납함은 렉스턴만의 돋보이는 장점. 렉스턴의 3열 헤드레스트는 모양을 개선했다고 하나 높이 조절 폭이 테라칸의 것보다 좁다. 이번 시승의 초점은 엔진성능의 변화다. 테라칸은 뉴 렉스턴이 데뷔하기 약 보름 전에 출력을 높인 2004년형 모델을 선보이며 선수를 쳤다. 구형 테라칸에 얹은 150마력 엔진의 힘은 결코 부족한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현대는 뉴 렉스턴을 철저하게 의식한 듯 신형 테라칸 4WD 모델의 출력을 15마력 높이고, 2WD 모델은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10마력만 올렸다. 또한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고성능’ 이미지를 심는다는 이유로 2.5X 103마력 엔진을 없앴다. 그동안 갤로퍼의 2.5X 엔진을 그대로 얹어 제품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때문이다. 테라칸의 달라진 힘은 커먼레일 연료압력을 1천400바(bar)에서 1천600바로 키운 데서 나온다. 이는 3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을 단 뉴 렉스턴에 대응한 것으로, 피스톤과 실린더헤드 포트 및 배기캠 설계를 개선해 출력을 165마력으로 키웠다. 그러나 커먼레일의 노즐 분사각을 150°에서 158°로 키우고 압축비를 줄였음에도 정숙성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특히 급가속 때 귀를 멍하게 하는 부밍(booming) 현상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테라칸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응답성’이다. 렉스턴 엔진보다 5마력 뒤지지만 토크가 3.0kg·m 높기 때문에 초반 가속력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낫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비교적 낮은 엔진회전수인 1천800rpm 부근부터 곧바로 계기판 바늘이 올라가 3천rpm까지 빠르게 치솟는다. 자동 4단 기어는 수동 모드를 갖추지 않았으나 미끄러짐 없이 재빠르게 변속을 이어간다. 대신 렉스턴처럼 수동 모드가 없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를 걸려면 홀드 모드를 켜거나 기어를 2단으로 내려야 한다. 이 부분은 기어를 살짝 건드려 1단부터 4단까지 바꿀 수 있는 렉스턴이 확실히 낫다. 테라칸, 응답성 뛰어나지만 소음 큰 편 렉스턴, 순발력보다는 경제성에서 우위 렉스턴에 얹은 XDi 2.7X 엔진은 구형 엔진과 마찬가지로 벤츠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쌍용차로는 처음 선보이는 커먼레일 디젤 터보 엔진인 데다, 구형보다 무려 50마력이나 올라간 출력은 SUV 매니아들의 구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벤츠 M270CDI의 엔진보다 배기량이 불과 11cc 크지만 출력은 7마력이 더 높다. 벤츠가 준 보약을 먹고 힘이 든든해진 렉스턴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가속력을 보여준다. 액셀 페달을 밟은 운전자가 무안할 정도로 굼뜬 반응을 보였던 구형과는 완전히 다르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테라칸보다 약간 늦은 2천rpm부터 반응하지만 이내 무섭게 돌진한다. 즉, 초반 가속력은 상대적으로 뒤지지만 중저속 이후 가속력은 뛰어나다. 엔진 소음도 테라칸보다는 조용하다. 엔진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것이 벤츠로부터 물려받은 T-트로닉 기어다. 이름은 달라졌지만 벤츠가 사용하는 터치 시프트 기어와 메커니즘이 같다. T-트로닉 기어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한 조작으로 수동 모드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어를 내릴 때는 왼쪽으로, 올릴 때는 오른쪽으로 살짝 밀면 되므로 상당히 편리하고, 엔진 브레이크의 작동 시점도 정확하다. 그러나 자동 모드에서 엔진과의 매칭은 좀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벤츠 ML270CDI와 비교해볼 때 기어 변속 시점이 느려 체감 가속력이 떨어진다. 대신 연비는 테라칸의 10.0km/X보다 높은 10.4km/X로 1등급의 경제성을 자랑한다. 테라칸과 렉스턴은 이번 모델 체인지를 통해 디젤 엔진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고, 올해부터 강화된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그러나 주행성능 평가는 엇갈린다. 렉스턴은 서스펜션이 부드럽다 못해 출렁일 정도다. 출력을 50마력 높였다면 당연히 서스펜션 세팅도 바꿔야 하지만,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듯하다. 코너를 조금 빠르게 돌거나 급하게 차선을 바꾸면 차체가 기우뚱거리고, 급정거 때는 차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노즈 다이브 현상도 심하다. 쌍용은 국산 SUV 중 처음으로 주행안정장치(ESP)를 달았다고 자랑하지만 서스펜션을 조금 단단하게 세팅해야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테라칸도 부드럽기는 마찬가지지만 균형을 잡아주는 능력은 앞선다. 서스펜션은 충격을 받았을 때 움츠러들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는데, 테라칸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동작이 렉스턴보다 빠르고 자연스럽다. 그러나 오프로드를 달리기에는 서스펜션이 무른 편이다. 국내 SUV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새차의 1/3 정도를 SUV가 차지했고, 올해에는 수입 SUV 종류도 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모델 체인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 테라칸과 렉스턴이 세계 시장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럭셔리 SUV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Z 현대 테라칸 JX290 쌍용 렉스턴 RX5 ED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75×1860×1795 4795×1870×1865 휠베이스(mm) 2750 2820 트레드(mm)(앞/뒤) 1530/1530 1550/1540 무게(kg) 2130 2120 승차정원(명) 7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 터보 직렬 5기통 커먼레일 디젤 터보 최고출력(마력/rpm) 165/3800 170/4000 최대토크(kg·m/rpm) 36.0/2000 34.7/1800~32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배기량(cc) 2902 2696 보어×스트로크(mm) 97.1×98.0 89.9×84.0 압축비 19.5 1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5 8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볼 너트(파워)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55/65 R16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04/1.531/1.0000.750/-/3.030 3.392/2.708/1.4861.000/0.830/3.100 최종감속비 4.222 3.026 변속기 자동4단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68 170 0→시속 100km 가속(초) - 13.2 연비(km/L) 10.0 10.4 Price 3,070만 원 3,656만 원
Volvo XC90 T6 vs Lexus RX330 .. 2004-02-19
2002년 6월 5일. 새벽녘 침대에서 눈을 뜰 때 입가에 괜한 미소가 흘렀다. 누워서 올려다보는 침실 천장이 한순간 짙푸른 그라운드로 변하고, 천장 한가운데에 매달린 동그란 전등갓도 ‘피버노바’로 바뀐 듯했다. 전날에 목격했던, 48년 만에 거둔 월드컵 첫 승의 감격과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딱 1년 뒤인 올해 6월 5일. 그 날의 기분에야 비할 수 있을까만, 기자는 다시 한번 묘한 긴장과 흥분 속에서 잠을 깼다. 지난해 창립 75주년을 맞은 볼보가 처음으로 내놓은 SUV XC90을 만나기로 한 날. TV는 이른 아침부터 1년 전 월드컵 장면을 연신 보여주고, 하늘은 쨍하니 개어 있었다. 오늘 시승에는 XC90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가운데 하나인 렉서스 RX330이 동행할 예정이다. 볼보의 미래형 이미지 담아낸 스타일링 21세기에 접어들었어도, 제아무리 스타일링이 많이 바뀌었다 해도, 볼보는 여전히 안전의 대명사다. 세계인들의 뇌리에 그토록 깊숙이 자기만의 이미지를 새겨 넣은 메이커가 또 있을까. 어지간히 알려진 대로 볼보(volvo)는 ‘나는 구른다’는 뜻의 라틴어. 그 이름처럼 지금까지 만들어진 1천241만여 대의 차들 가운데 70% 정도가 아직 지구 곳곳을 굴러다니고 있다. 각진 보디와 7대의 144 모델을 쌓아올렸던 70년대 광고는 ‘볼보=무쇠덩어리’라는 등식을 완성시킨 대표적인 이미지였다. 지난 98년 컨셉트카 ECC를 기본으로 등장한 새 기함 S80은 볼보의 21세기 플랜을 보여주었다. 겉모습에서나 인테리어에서나 모서리는 죄다 사라지고 물결치듯 유연한 디자인이 그 자리를 메웠다. 스웨덴과 미국, 스페인 등 세 곳에 자리잡은 볼보 디자인센터는 이후 S60 등을 내놓으며 70여 년 만의 변신을 성공시켰다. 지금까지 선보인 변신의 절정은 XC90. 라이벌인 BMW X5나 렉서스 RX330보다 차체 길이와 높이, 너비가 모두 큰 거구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사선이 그어진 볼보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눈에 익은 모양. 그 양옆에 놓인 크세논 헤드램프의 곡선이 독특하지만 전체적인 앞모습은 낯익은 실루엣을 그려낸다. 도어 위쪽의 불거진 곡선은 S80이나 S60에서 본 그대로이고, C필러 뒤쪽을 에워싼 세로형 테일램프는 볼보 왜건에서 자주 보았던 타입이다. RX330은 XC90의 가장 큰 라이벌인 동시에 극과 극의 인상을 담고 있다. 쐐기형으로 뽑아낸 앞모습은 뭉툭한 XC90과 정반대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낮게 깔린 보디라인 역시 그만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급경사를 이룬 D필러는 RX330을 승용차의 SUV 버전처럼 보이게 한다. XC90은 왜건의 이미지를, RX330은 세단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사실 XC90의 스타일링은 BMW X5를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느낌을 준다. 특이하게 꺾인 D필러가 그렇고 탄탄한 디자인 컨셉트가 그렇다. 아래위로 나눠 열리는 해치게이트 방식도 X5에서 눈에 익은 것. 한편 운전감각과 편의성과 꼼꼼한 패키징에서는 RX330을 염두에 둔 듯하다. 볼보 관계자들 역시 일찌감치 X5와 RX330을 경쟁자로 지목해 XC90의 지향점을 공식 확인하기도 했다. XC90의 인테리어는 한마디로 SUV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볼 만한 구경거리다. 볼보 브랜드에 대한 인상까지 바뀔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대시보드 등 운전석은 센터페시아의 경사각을 한층 키우고 각종 스위치를 간결하게 배치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시트에 앉은 사람의 형상을 응용한 풍향 조절 버튼은 시트 모양을 본뜬 벤츠의 시트 조절 스위치처럼 ‘볼보만의 포인트’로 자리잡은 굿 디자인. 인대시 타입 6매 CD 체인저는 쓰기 좋고 사운드도 빵빵하다. 큼직한 도어 포켓과 단순한 모양의 글러브박스도 생각 외로 넓다. 운전석보다는 2열 시트가, 2열보다는 3열 시트가 더욱 진한 감동을 주는 것이 XC90 인테리어의 매력이다. 평범해 보이는 2열 시트의 비밀은 중앙에 자리한 부스터 쿠션에 숨어 있다. 아이들이 앉을 때는 허벅지 받침부분을 위로 올려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센터콘솔을 떼어낸 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바짝 끌어당길 수도 있다. 1열에 앉은 아빠와 엄마, 그 사이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 아이가 깔깔거리며 즐기는 드라이브라……. 너덧 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자동차 여행을 해본 가족이라면 금방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여행 스케치’ 아닌가. XC90이 7인승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3열 시트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바닥으로 완벽하게 숨어버리는 3열 시트 수납방식이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다. 짐칸 바닥 앞부분을 들어올리면 1, 2열 시트 못지않은 크기의 등받이와 헤드레스트가 등장한다. 그럼 시트 바닥은? 일으켜 세운 등받이 아래에 삐죽 보이는 고리를 앞으로 잡아당기기만 하면 3열 시트 조립이 완성된다. 3열 시트를 감쪽같이 숨긴 뒤 2열 시트까지 접어 넣으면 자전거 2대를 실을 수 있는 짐칸이 만들어진다. XC90의 인테리어는 오랜 세월 왜건을 통해 갈고 닦은 볼보의 인테리어 노하우와 모기업 포드의 미국적 실용주의가 어울린 합작품!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 ‘올해의 차’에 선정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후련한 달리기에서 넘치는 힘 느껴져 시승차로 나온 XC90 T6은 직렬 6기통 2.9X DOHC 272마력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특히 38.7kg·m의 최대토크가 1천800~5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나와 거의 출발과 동시에 후련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엔진룸에 숨겨둔 힘을 느낄 수 있는 시동음은 적당히 걸러져 들린다. 볼보의 계기판은 큰 특징이 없어도 보기에 좋고 정보도 눈에 잘 들어오는 편.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되는 시프트레버 인디케이터가 디지털 시계 바로 옆에 붙어 있어 기어를 수동 모드로 옮겼을 때는 간혹 헷갈려 보일 수 있겠다. 인디케이터를 아예 따로 떼어놓았으면 더 보기 좋았을 듯. 4단 AT 레버를 D레인지에 맞추고 액셀 페달을 밟자 2톤이 넘는 거구가 뜻밖에도 가볍게 첫걸음을 내디딘다. 가벼운 출발 뒤에는 그대로 힘찬 달리기. 스포츠카의 고속주행은 도로와 하나가 된 듯한 흥분을 불러오는 데 반해 이 급의 고성능 SUV가 선사하는 달리기 성능은 도로의 지배자라도 된 듯 박력이 넘친다. rpm이 올라감에 따라 볼보 특유의 터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 고속에서는 제법 강하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불편한 ‘잡음’은 절대 아니니 걱정하지 말 것. 최고출력이 나오는 5천100rpm을 기준으로 할 때 1단에서 시속 60km에 도달하고 2단에서 115km를 넘어선다. 3단에서는 이미 시속 165km를 쉽게 지나치고 4단으로 레버를 옮기면 2천rpm에서 시속 100km, 2천500rpm에서 시속 120km를 돌파하고 순식간에 시속 185km를 넘어선다. 가속이 빨라 오히려 무덤덤하게 느껴질 정도. 크로스컨트리 등 볼보 차의 시트는 무난한 듯하면서도 운전자의 몸을 잘 붙잡아주는데, 이는 XC90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트랙션 컨트롤(TRACS)과 전복예방 시스템(RSC)은 콘티넨탈 프리미엄 콘택트 타이어와 함께 코너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고 차체를 이끈다. ABS의 확실한 제동력도 믿을 만하다. 굴곡진 보디 때문에 방해를 받는 사이드미러 시야는 요즘 볼보 차를 탈 때 종종 느끼는 낯설음. 저속에서 부드러웠던 스티어링 휠은 고속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가볍게 느껴진다. 렉서스 타입의 완성 보여준 RX330 RX330은 수많은 도심형 SUV들 사이에서 나름의 영역을 만들어왔다. 박력 있는 보디 대신 여성스런 이미지를 꾸며왔고, 후련한 달리기보다는 날랜 움직임에 치중했다. 실내공간 넓히기보다 꾸미기에 재미를 붙인 것도 독특한 성격. RX300의 뒤를 이어 올 1월 데뷔한 RX330은 업그레이드된 엔진과 스타일링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3월 국내에 소개된 뒤 불과 석 달 동안 191대가 팔려 수입 SUV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1~5월에 161대가 팔린 BMW X5 3.0i. 이들은 모두 XC90의 버거운 싸움을 예고하는 강자들이다. 구형의 우드그레인 대신 메탈그레인으로 마무리한 센터페시아는 한결 깔끔한 인상을 주고 미닫이 방식으로 바꾼 센터콘솔 덮개까지 버튼으로 작동된다. 반면 SC430 및 GS300처럼 분리형으로 만든 계기판은 보기에 예쁘지만 시인성은 그리 좋지 않다. 디테일을 꼼꼼히 챙겼지만 인테리어는 평이한 타입. 5인승 2열 시트 구성이라 질감 좋은 시트와 단단한 마무리 외에 별다른 개성을 찾기 어렵다. 6:4 분할 접이식 2열 시트의 암레스트도 컵홀더와 작은 수납공간으로 간단하게 꾸몄다. 2열 시트 등받이 뒤에 달린 3개의 베이비시트 고정용 고리는 미국차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장비. RX330의 가장 큰 볼거리는 3개의 유리판이 묘하게 겹치면서 틸팅되는 선루프와 전동식 해치 도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짐칸 바닥 구성도 돋보인다. V6 3.3X DOHC VVT-i 233마력 엔진은 렉서스다운 조용한 시동음으로 운전자를 맞이한다. 33.5kg·m/3천600rpm의 토크를 바탕으로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강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여느 렉서스 차와 조금 다른 감각을 보인다. 서울을 빠져나가 영종도를 향해 달리는 인천공항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어김없이 스포츠 세단 못지않은 안정된 달리기 실력을 드러낸다. RX330의 제 맛은 제원표 상의 최고시속(180km)보다 도로를 달리면서 몸으로 느껴지는 재빠른 움직임. 0→시속 100km 가속 8초의 순발력을 달리는 내내 느낄 수 있다. 시승차의 타이어 이상으로 인해 코너링에서 제 실력을 맘껏 발휘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 상반된 성격으로 흥미 더하는 라이벌 XC90의 품질과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포르쉐의 첫 SUV 카이엔처럼, XC90 역시 볼보의 첫 SUV임에도 깊이 숙성된 맛을 지니고 있다. 오랜 세월 실력을 쌓은 메이커에게 새로 도전하는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나 서투름 따위는 남의 일인가 보다.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를 듬뿍 담아낸 XC90의 인테리어를 보면서 ‘디자이너들이 참 재미있게 일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뜻 왜건처럼 보이는 겉모습은 오히려 왜건으로 명성을 쌓은 볼보답다. 렉서스 RX330은 또 어떤가. RX300 시절부터 도심형 SUV의 답안으로 여겨져 온 내공은 세월이 흐르고 모델이 바뀐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겉모습은 여전히 도시 풍경에 잘 어울린다. 이런 점이 조용하게 내뿜는 고성능과 어울려 렉서스만의 개성을 만들어낸다. XC90을 비롯한 경쟁자들이 언제나 RX330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XC90 T6과 RX330의 값은 2천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XC90 2.5T로 눈길을 돌리면 값 차이는 1천500만 원 정도로 줄어든다. 두 차는 어차피 수입 SUV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여야 할 운명. 완벽하게 다른 성격과 스타일링, 디자인 컨셉트를 지녔으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비교 대상에 놓이게 될 것이다. 상반된 스타일의 경쟁자가 벌이는 시합은 흥미를 고조시키기 마련. 1년 전 붉은 6월처럼, 긴장된 마음으로 관람석에 앉아 그라운드를 지켜볼 일만 남았다. 시승 협조 : 볼보자동차 코리아 ☎ (02)3781-3800 한국도요타자동차 ☎ (02)553-3621 장점과 단점 볼보 XC90 T6 렉서스 RX330 장점 ·감탄할 아이디어로 담아낸 인테리어 ·주체할 수 없는 힘 ·렉서스만의 감각 가득한 실내 ·조용한 고성능 단점 ·무덤덤한 손 맛 ·가벼운 스티어링 휠 ·너무 짙은 세단의 향기 ·모범생 이미지 주요 제원 볼보 XC90 T6 렉서스 RX330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798×1897×1783 4739×1845×1680 휠베이스(mm) 2859 2715 트레드 앞/뒤(mm) 1634/1624 1575/1555 무게(kg) 2046 1845 승차정원(명) 7 5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터보 V6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ㅡ 81.0×77.4 배기량(cc) 2922 3310 압축비 8.5 10.8 최고출력(마력/rpm) 272/5100 233/5600 최대토크(kg·m/rpm) 38.7/1500~4500 33.5/36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72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280/1.760/1.120 4.235/2.360/1.517 ④/⑤/R 0.790/ㅡ/2.670 1.047/0.756/3.378 최종감속비 3.690 3.478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듀얼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35/65 R17 235/55 R18 성 능 최고시속(km) 210 180 0→시속 100km가속(초) 9.3 8.0 시가지 주행연비(km/ℓ) 12.9 7.4 값 8,580 6,240
현대 스타렉스 리무진 VS GM 스타크래프트 쉐비 밴 .. 2004-02-19
컨버전 밴은 승합차의 기본 모델을 베이스로 전문 개조회사가 겉모습과 실내를 다시 꾸며 파는 차를 말한다. 보통 지붕을 높이고 실내를 호화롭게 꾸미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들이 많이 타는 차로 알려져 있다. 여러 스태프가 함께 타고 편안하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차로 컨버전 밴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리에서 컨버전 밴을 만나면 우선 그 압도적인 크기에 주눅이 들면서도, 짙게 선팅한 윈도 너머로 ‘누가 타고 있을까’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수입차가 전부이던 국내 컨버전 밴 시장에 지난해 10월 말 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리무진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개조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컨버전 밴을 생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현대는 그동안 스타렉스 리무진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홍보자세로 일관했다. 그 이유는 시승 뒤에야 현대 관계자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어렵게 마련한 스타렉스 리무진의 시승 자리에 손님 한 분(?)을 초대했다. 스타크래프트 쉐비 밴이 그 주인공으로, 현대가 스타렉스 리무진을 개발할 때 참고를 많이 했던 컨버전 밴이다. 물론 미국의 풀사이즈 밴을 기본으로 만든 스타크래프트 밴과 미니밴급인 스타렉스 리무진을 맞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미니밴의 교과서’로 불리는 크라이슬러의 캐러밴처럼, ‘컨버전 밴의 대명사’ 격인 스타크래프트 밴과 스타렉스 리무진을 같이 놓고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해 두 차의 만남을 주선했다. 겉모습 스타렉스 리무진은 무엇보다 달라진 지붕이 눈에 띈다. FRP를 이용해 30cm 이상 높인 지붕이 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굳이 스타크래프트 쉐비 밴과 비교하면 차체가 작은 스타렉스 리무진의 지붕이 조금 높아 보이지만, 따로 놓고 바라봤을 때는 별로 어색하지 않다. 스타렉스 리무진은 에어댐 일체형의 커다란 앞 범퍼와 볼륨감 있는 사이드 스커트, 오버 펜더, 사이드 스텝 등을 써 베이스 모델인 스타렉스 점보보다 풍채가 당당하다. 앞 범퍼는 지난해 부산 모터쇼에 선보였던 모델의 범퍼가 훨씬 멋있었는데, 양산되며 밋밋하게 바뀌어 아쉽다. “모터쇼 모델의 범퍼는 지상고가 너무 낮아 새로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현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차 모두 지붕 높여 당당한 풍채 자랑 GM 스타크래프드 쉐비 밴은 2002년형으로, 한국쪽 수입선인 천우모터스의 가장 값비싼 모델이며 주력차종이다. 풀사이즈 밴을 기본으로 높이를 한껏 키웠지만 워낙 차체가 커서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다. 시보레 특유의 앞모습은 보수적이면서도 시원하고, 덩치에 걸맞지 않게 범퍼 아래 자리한 조그마한 안개등이 애교 있다. 차체 옆구리에는 스타크래프트 밴의 전형적인 데코레이션 테이프가 붙어 있고, 아랫부분에 두른 사이드 스커트는 짙은 황금색 보디와 잘 어울린다. 승객이 드나드는 옆·뒤 도어는 모두 큼직하다. 6: 4 비율로 열리는 스윙 도어는 개방 면적이 넓고, 뒷도어는 스타렉스 리무진보다 훨씬 편리하다. 전체적인 마무리는 개조회사의 손길이 닿은 차치고는 깔끔하다. 다만 도어 손잡이가 값싼 플라스틱인 점이 마음에 걸린다. 실내 스타렉스 리무진은 에쿠스의 것과 같은 유광 우드 그레인을 써 실내 분위기가 화사하다. 도어 양옆에 달린 스피커도 같은 재질의 우드 그레인으로 감싸는 등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려 애썼다. 센터콘솔 자리에 스타크래프트 밴처럼 냉온장고와 사물함이 있어 편리하지만 워크스루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원목으로 만든 사물함은 우드 그레인의 색깔과 맞지 않아 조금 어색하다. 스타렉스 리무진의 값은 스타크래프트 밴의 반값에 불과하지만 시장은 겹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기 컨버전 밴의 공식을 따르는 것이 판매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다. 그래서인지 스타렉스 리무진의 실내는 스타크래프트 밴의 실내 분위기와 거의 같다. 승객석에 오르면 가죽으로 감싼 독립식 2열 시트와 3인용 3열 시트가 눈에 들어오고, 시트에 몸을 묻으면 스타크래프트 밴 못지 않게 아늑하다. 내장재 재질과 시트의 감촉은 다르지만 실내 분위기는 스타크래프트 밴 그대로다. 2열 시트 위에 자리한 13인치 TV 양옆에는 DVD와 VTR이 있고, 지붕 가운데를 원목으로 감싸고 양옆에 은은한 빛을 내는 무드램프를 두어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창에는 커튼이 달려 있고, 2열과 3열 시트 앞 바닥에는 원목 간이 테이블을 꼽을 수 있는 홈이 패어 있다. 각각의 시트 옆에는 컵홀더와 시거잭, 재떨이가 있고, 3열 시트 뒤에는 옷걸이를 두는 등 컨버전 밴의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다만 슬라이딩식 옆도어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해치며 승합차 분위기를 만든다. 위로 열리는 뒷도어도 마찬가지. 기술적인 문제로 사라진 스타렉스 점보 모델의 스윙도어가 아쉽다. 슬라이딩 도어를 스윙 방식으로 바꾸기 힘들었다면, 슬라이딩 도어를 열었을 때 문이 고정되는 장치 정도는 마련해두어야 하지 않았을까? 경사진 곳에서 저절로 문이 닫혀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의 공식 따른 스타렉스 리무진 스타크래프트 밴은 키가 크고 지상고가 높아 2단으로 된 스텝을 밟고 올라야 하지만 일단 좌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시원스럽다. 단순한 모양의 대시보드는 오래된 티가 나지만 보수적인 겉모습과 조화를 이룬다. 굳이 흠을 잡자면 풋 레스트가 없는 정도랄까? 센터콘솔에 사물함과 냉온장고가 달려 있고, 문제없이 앞뒤를 오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독립식 2열 시트에 오르면 여유로움과 호화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안락한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양옆에 큼지막한 창이 달려 있어 개방감도 좋다. 3열 시트와 마주보게 돌릴 수 있어 쓸모가 크지만 이를 위해 전동기능을 생략한 것이 조금 아쉽다. 3열 시트 역시 넉넉하고 아늑하다. 다만 시트를 눕혀 침대를 만들었을 때 바닥이 평평하도록 넓적하게 디자인해 2열 시트보다 안락함은 떨어진다. 스타크래프트 밴의 실내는 장거리 여행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3차원 입체조명을 쓴 무드램프를 켜면 분위기가 그만이다. 키 177cm인 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도 머리만 약간 숙이면 불편하지 않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지붕이 높다. 각 시트 천장에는 에어컨 송풍구와 사물함이 달려있고, 옆창 커튼도 기본이다. 거의 모든 좌석에 열선이 들어 있는 전동 시트를 갖춰 승객을 위한 배려가 넘쳐난다. 주행성능 먼저 스타렉스 리무진의 시동을 걸고 달려보았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2톤이 넘는 차가 묵직하게 움직인다. 무게가 점보 모델의 기본형보다 300kg쯤이나 늘었으니 60kg인 사람 5명을 더 태우고 달리는 격이다. 더군다나 스타렉스 리무진에는 AT만 준비되어 달릴 때 박차고 나가는 느낌이 스타렉스보다 못하다. 다만 2천rpm이라는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디젤 엔진의 특성 때문에 몸으로 느끼는 둔함은 덜한 편이고, 연비도 일반 스타렉스(9.0km/X)에 비해 그다지 나쁘지 않다(8.2km/X).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로는 언덕길도 무난하게 오르고,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꺾어도 차체 요동이 적다. 보통 지붕을 높인 컨버전 밴은 고속으로 달릴 때 맞바람을 많이 받아 운전석에서 풍절음을 크게 느끼지만 스타렉스 리무진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다만 바닥과 도어에 합판과 보조 카페트를 덧댔음에도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크게 들린다. 뒷시트에서는 디젤 엔진의 소음이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지지만 요철을 지날 때마다 윈도에 매단 커튼이 차체와 부딪치는 소리가 거슬린다. 소음 큰 스타렉스, 출렁이는 스타크래프트 밴 V8 5.7X 엔진을 얹은 스타크래프트 쉐비 밴은 시동을 걸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워낙 토크가 커 액셀 페달에 살짝 힘을 줘도 육중한 덩치가 움찔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rpm 게이지가 없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낮은 rpm에서 힘이 넘쳐나고 rpm을 높여 달려도 휘발유 엔진 특유의 뻗어나가는 맛을 보여준다. 엔진음이 고속에서도 워낙 조용하다보니 스타렉스 리무진과 달리 바람소리가 오히려 크게 들리지만, 사이드 미러가 크고 지붕이 높기 때문에 이 정도 소음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꺾을 때는 차체가 꽤 출렁거린다. 보통 미국의 풀사이즈 세단을 몰다보면 부드러운 서스펜션 때문에 ‘배를 모든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데, 쉐비 밴은 배 중에서도 엄청나게 큰배를 모는 기분이다. 개조 밴이면서도 요철 구간에서 잡소리가 적게 들리는 점이 돋보인다. 스타크래프트사의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님을 새삼 실감한다. 다시 자리를 바꿔 뒷좌석에 오르니 시트가 크고 포근해 몸이 파묻혔다는 느낌이 든다. 아련히 들리는 엔진음은 딱 우등고속버스 수준이다. 커다란 차체를 실감하게 만드는 시트와 레그룸, 헤드룸 공간 등이 넘칠 정도로 넉넉하다. 비교시승을 마치며 비교시승을 하기 전 기자는 스타렉스 리무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현대가 만든 컨버전 밴이 과연 어떤 수준인지, 왜 V6 3.0X LPG 엔진을 쓰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국내 수입 컨버전 밴의 대부분이 휘발유 엔진을 경제적인 LPG로 개조해 쓰기 때문이다. 덧붙여 4천300만 원이라는 비싼 차값도 조금은 의아했다. 이 같은 궁금증은 시승에 동행한 소상특장팀 윤성호 대리의 설명으로 풀 수 있었다. 2월부터 스타렉스 리무진은 테라칸에 쓰인 2.9X 커먼레일 디젤 엔진과 V6 3.0X LPG 엔진을 새로 얹는다. 이렇게 되면 힘과 정숙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또 2월부터 판매되는 9인승 모델은 7인승 모델과 달리 특소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차값이 500만 원 이상 떨어질(3천750만 원대) 전망이다. 요즘 국내의 고급 SUV에 풀옵션을 갖출 경우 차값이 3천만 원을 넘어서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값이다. 현대가 지난해 10월 스타렉스 리무진을 내놓고도 홍보에 소극적이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월부터는 9인승 커먼레일 디젤 엔진 모델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예상했던 바대로, 두 차의 맞비교는 스타렉스 리무진의 열세였다. 덩치부터 차이 나는 데다 컨버전 밴 전문회사의 차와 현대의 한 부서가 원가절감에 골몰하며 1년간 만든 컨버전 밴의 수준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짧은 기간 동안 이 정도의 차를 만들어낸 것은 강명한 선생이 이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대로, 현대 특유의 뚝심과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에는 좀더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 엉성하게 붙인 사이드 스텝이나 실내 원목·대시보드 색의 부조화, 도어 트림의 질감 등은 큰 돈 들이지 않아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최근 현대 소상특장팀은 스타렉스 리무진 외에 활어차를 내놓는 등 틈새 차종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참에 스타렉스를 이용해 캠핑카 성격의 RV를 개발할 계획은 없는지? 별다른 강자가 없는 국내 캠핑카 시장에서라면, 스타렉스 가지치기 모델의 입지가 더 커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시승협조 : 천우모터스 ☎(02)792-0666 주요 제원 차종 : 현대 스타렉스 리무진 : GM 스타크래프트 쉐비 밴 크기 길이×너비×높이(mm) : 5135×1905×2280 : 5630×2040×2420 휠베이스(mm) : 3080 : 3430 트레드 앞/뒤(mm) : 1570/1545 : ― 무게(kg) : 2225 : 2715 승차정원(명) : 7 : 9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 : V8 OHV 굴림방식 : 뒷바퀴굴림 : ← 보어×스트로크(mm) : 91.1×95.0 : 101.6×88.3 배기량(cc) : 2476 : 5730 압축비 : 21.0 : 9.4 최고출력(마력/rpm) : 103/3800 : 255/4600 최대토크(kg·m/rpm) : 24.0/2000 : 44.9/2800 연료공급장치 : 기계식 연료분사 :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X) : 65 : 130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4단 : ← 기어비 ①/②/③ : 2.804/1.531/1.000 : 3.060/1.630/1.000 ④/⑤/R : 0.753/ - /2.393 : 0.700/ - /2.290 최종감속비 : 4.220 : 3.7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 미니밴 : 풀사이즈밴 스티어링 :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 : 더블 위시본 : ← 뒤 : 리지드 : 리지드 액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드럼(ABS) : ← 타이어 앞/뒤 : 모두 225/60 R16 : 모두 255/70 R15 성능 최고시속(km) : 145 : 160 0→시속 100km 가속(초) : ― : ― 시가지 주행연비 : 8.2 : 5.5 값(만 원) : 4,300 : 7,600 스타렉스 리무진이 나오기까지 스타크래프트 밴이 국내 컨버전 밴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상황에서 현대가 관심을 보이고 나선 것은 지난 99년 서울 모터쇼를 통해서였다. 당시 서울 모터쇼의 현대 부스에 등장한 ‘스타렉스 컨버전’은 스타크래프트사의 도움을 받아 만든 차였다. 따라서 겉모습과 실내가 스타크래프트 밴을 빼닮았고, 부품도 스타크래프트사의 것을 대부분 가져다 썼다. 현대는 ‘스타렉스 컨버전’을 양산할 예정이었으나 IMF와 맞물리면서 계획 자체를 보류했다. 이 계획을 다시 살려낸 것은 현대자동차에서 소형 특장차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소상특장팀이다. 시장 상황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던 지난 2000년 10월, 현대 소상특장팀은 스타렉스 컨버전 밴의 개발에 들어갔고 지난해 9월 부산 모터쇼에 ‘스타렉스 리무진’을 선보였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에 양산된 스타렉스 리무진은 범퍼 모양과 인테리어의 나무 색깔이 바뀌는 등 부산모터쇼에 나온 모델과 달라, 개발 팀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부품 대부분은 현대자동차 협력업체가 생산했고, 원목이나 커튼 등은 직접 수입해 썼다. 조립은 울산 현대 공장에서 주로 하고, 몇몇 부품은 택배로 받아 화성출고센터에서 직접 달았다.
현대 테라칸 JX290 vs 쌍용 렉스턴 RX290 .. 2004-02-19
조금 가벼운 얘기지만,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영화로 ‘디지몬’이 있다. 거두절미하고 이 만화영화의 초점은 ‘진화’. 디지몬이라는 꼬마 몬스터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몸집이 커지고 힘도 강해진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기의 파괴력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현대 테라칸과 쌍용 렉스턴을 보면서 디지몬을 떠올린 것은 두 메이커의 간판 SUV 역시 ‘커지고 쎄지는’ 진화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차가 추구하는 바는 조금 달라 보인다. 테라칸은 패션보다 우직한 힘을, 렉스턴은 힘도 적당히 키워가면서 세련된 매무새를 강조한다. 가을비 내리는 10월 중순 만난 테라칸과 렉스턴. 서울 외곽의 한적한 오프로드에서 얼굴을 맞댄 두 호적수는 최고급 모델에 자동기어를 달고 나왔다. 엔진은 모두 2.9X. 테라칸이 커먼레일(CRDi) 방식의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인 데 반해 렉스턴은 직렬 5기통 디젤 터보를 얹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 달 간격을 두고 데뷔한 두 차는 고급 SUV시장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150마력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 엔진으로 무장한 테라칸 JX290과 무쏘 윗급의 럭셔리 SUV 렉스턴 RX290을 번갈아 타면서 국내 최고급 SUV들의 이모저모를 점검해 보았다. 외모는 렉스턴, 인테리어는 테라칸이 앞서 테라칸과 렉스턴의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우람한 테라칸의 보디라인은 전체적으로 중후하다. 커다란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두툼한 사이드 가니시, 그리고 투박한 뒷모습에서 현대 SUV의 맏형다운 우직함이 묻어 나온다. 그러나 고급 SUV를 지향한 테라칸만의 개성을 찾기는 어렵다. 렉서스 RX300과 트라제 XG의 그림자가 진하게 투영되어 참신한 맛이 약하다. 마무리가 깔끔한 헤드램프와 보네트 라인, 리어 스포일러 등은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SUV 전문메이커 쌍용의 품에서 태어난 렉스턴은 고급스럽고 당당하다. 국내 SUV 중 가장 큰 차체와 넓은 휠베이스가 안정적이다. 가로줄의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룬 프로젝션 헤드램프, 그리고 두툼한 앞 범퍼가 수려한 얼굴을 만든다. 투톤 처리한 옆모습은 조금 심심하지만, 간결하면서 다부진 뒷모습과 유연한 조화를 이룬다. 겉으로 드러나는 품격 면에서는 기품을 갖춘 렉스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인테리어는 두 차 모두 승용차의 안락함과 미니밴의 요소를 접목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질과 마무리는 테라칸, 7인승 시트의 안락성은 렉스턴이 우수하고, 편의장비와 옵션 등의 패키징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테라칸과 렉스턴은 둘 다 중대형 승용차의 품위와 미니밴의 실용성을 담으려고 애썼다. 테라칸 최고급 JX290 골드는 ABS, 듀얼 에어백, 뒷바퀴 차동제한장치(LSD) 등의 안전장비를 기본으로 갖추었고, 가죽시트와 우드 그레인, 열선내장 파워 시트(1열), 선루프, CDP, 자동 헤드라이트 등이 기본이다. 렉스턴 RX290 역시 운전석 에어백과 파워 시트, 후방장애물 감지센서,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을 기본품목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조수석과 사이드 에어백, ABS, 전동식 선루프는 옵션으로 돌려 테라칸과 대조를 보인다. 테라칸의 파워 대 렉스턴의 듬직함 실내에서 눈에 띄는 차이는 우드 그레인과 시트의 재질, 그리고 3열 시트의 안락성이다. 7인승 테라칸과 렉스턴의 시트 배열은 2+3+2. 다양한 레이아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죽시트와 우드 그레인은 테라칸이 앞선다. 번들거리는 것이 거슬리기는 해도 값싸 보이는 렉스턴의 재질보다 낫다. 기어 레버와 도어패널 주변에 은색 커버를 씌운 렉스턴의 마감 수준은 고급스러운 외모를 생각할 때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2열 시트 앞쪽에 마련한 컵홀더, 3열 시트 양쪽의 통풍구 조절 스위치, 2중으로 여닫을 수 있는 해치 게이트 등이 돋보인다. 페트병이 들어가는 운전석 도어 포켓은 테라칸에 없는 아이디어. 특히 헤드룸이 넉넉한 렉스턴의 3열 시트는 테라칸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시트 맨 뒤쪽의 그물망(테라칸)과 사물함(렉스턴)은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잘한 공구와 자동차용품을 보관하기에는 렉스턴 것이 유용할 듯하다. 이밖에 사소한 차이일 수 있으나 뒷문에 우퍼 2개를 더 넣어 8개의 스피커를 배치한 렉스턴 오디오의 음질이 더 좋다. 2.9X 엔진을 얹은 테라칸과 렉스턴의 달리기 실력은? 우선 수출용 카니발에 얹히는 델파이 커먼레일 시스템으로 무장한 테라칸의 2.9X DOHC 디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출발과 가속이 화끈하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0kg·m로 순발력이 좋고 빠른 엔진반응을 보인다. 트랜스미션과 기어비의 매칭도 이상적이어서 꾸준하게 솟구치는 파워가 만족스럽다. ABS 가 달린 브레이크의 응답성도 모자람이 없고, 억제된 롤링과 피칭 역시 칭찬할 만하다. 디젤 엔진의 소음 억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나 갤로퍼, 싼타페, 테라칸으로 이어지는 현대 SUV의 운동성능은 원숙해진 느낌이다. 옵션인 액티브 네바퀴굴림을 달고 나온 테라칸은 오프로드에서 안정감 있게 달려주었다. 국산차 중 처음으로 쓴 액티브 4WD는 전자제어식 트랜스퍼(ATT: Active Torque Transfer)를 통해 일상적인 주행 때 뒷바퀴를 굴리고, 앞뒤 바퀴의 속도차이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네바퀴를 굴리는 시스템이다. 험로와 고속주행 때 안전성이 높은 이 시스템은 풀타임 방식보다 연비가 좋다. 하지만 가파른 내리막에서 써본 테라칸의 로 기어는 파트타임 방식의 4L 1단과 비교할 때 속도가 너무 빠르다. 오프로드를 자주 찾는 이들에게는 불안한 요인이 될 수 있겠다. 렉스턴과 같은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타입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205mm의 최저지상고는 웬만한 둔덕과 웅덩이를 가볍게 타고 넘는다. 테라칸의 커먼레일 디젤보다 한 달 먼저 나온 렉스턴의 동력성능은 ‘듬직함’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무쏘와 함께 쓰는 직렬 5기통 2.9X 디젤 터보 엔진은 기본적인 성능과 내구성, 정숙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4기통 엔진에 비해 진동이 적고, 토크가 꾸준하게 나온다는 것도 장점이다. 같은 배기량의 테라칸과 단순 비교할 때 렉스턴의 최대 120마력, 최고출력 25.5kg·m 엔진은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가속 초기에 나타나는 엔진반응도 무겁다. 그러나 3레인지로 출발하면 금세 탄력이 붙고, 중고속 이상에서는 특유의 진득함으로 내뻗는 맛이 남다르다. 조작이 손쉬운 스텝게이트식 자동 4단 기어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테라칸에 비해 출렁거리는 편이지만 렉스턴의 주행감각은 고급 SUV로 흠잡을 데 없다. 특히 급커브를 빠져나간 뒤 자세를 추스르는 솜씨가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잘 다듬어진 더블 위시본, 5링크 서스펜션은 이미 성능을 인정받은 무쏘만큼 편안하다. 얌전한 외모와 달리 오프로더로서의 기질도 충분히 갖췄다. 버튼조작으로 손쉽게 전환되는 굴림방식은 실제 오프로드 주행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긴 언덕과 내리막, 깊게 패인 길을 달리면서 쌍용 SUV의 진화된 오프로드 주파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mm의 최저지상고는 웬만큼 험한 길이 아니라면 모자람이 없는 높이다. 고급 SUV시장 삼파전 예고 국내 최고 SUV의 자리를 놓고 맞붙은 테라칸과 렉스턴은 현대와 쌍용의 대표주자로서 손색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이전 모델보다 상당히 진화된 두 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우리의 SUV시장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나 두 차의 개성이 확실한 만큼 단순한 맞대결로 승패를 가리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뚜렷하게 나타나는 ‘힘과 기품’의 차이 중 어느 쪽을 높이 사느냐에 달렸다. 즉 150마력 파워가 돋보이는 테라칸과 단정하고 품격 높은 렉스턴 중에 무엇을 고를 것인가는 고객의 취향에 달렸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테라칸과 렉스턴만의 순위 다툼은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데뷔한 지 9개월이 지나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테라칸과 갓 선보인 렉스턴은 생산이 따라주지 못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지만, 곧 출시될 기아 쏘렌토의 위협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쌍용은 2.9X 디젤 터보 엔진을 개량한 130마력짜리 렉스턴을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고급 SUV시장의 전투는 이제 치열한 삼파전을 앞두고 있다.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vs 현대 아반떼 XD 해치백 .. 2004-05-06
준중형급 해치백 모델의 비교는 각 메이커들이 해치백이라는 장르를 바라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어떤 취향의 소비자들을 염두에 두고 세단과 차별화를 시도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이런 배경을 두고, GM대우 라세티 해치백을 맞이하며 기아 쎄라토 해치백이 나올 때까지 유일한 경쟁모델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 되는 현대 아반떼 XD 해치백과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메이커의 시승차로 준비된 라세티 해치백과 달리, 별도의 시승차가 운영되지 않는 아반떼 XD 해치백은 오너의 차를 수배해 마련했다. XD 해치백 시승차는 아쉽게도 VVT 엔진을 얹은 신형이 아닌 2002년식 XD 스포츠였다. 차의 상태와 오너 취향에 맞게 손본 부분들을 감안해 두 차의 비교 포인트는 해치백 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뒷좌석과 트렁크의 구성 및 활용도, 그리고 핸들링을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주행특성에 맞춰졌다. 세단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라세티 해치백 XD 해치백, 모험을 최소화한 느낌 역력해 해치백은 스포티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스포츠카는 아니다. 특히 1.5X급 준중형차는 여러모로 실속을 챙기지 않을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한 차다. 이율배반적인 가치가 공존하는 장르와 차급인 만큼, 두 모델이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라세티 해치백은 세단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GM대우는 누비라 D5의 가장 큰 실패요인이 스타일이라고 자체적으로 분석한 듯하다. 자동차 디자인계의 흥행보증수표인 주지아로가 다시 한번 GM대우와 손을 잡았고,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트렁크 공간을 과감히 잘라냈다. 반면 XD 해치백은 모험을 최소화한 느낌이 역력하다. XD의 섀시로 몇가지 크로스오버 차종들을 내놓기로 한 상황에서, 세단을 기본으로 한 차는 실용성을 높인 해치백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적은 개발비로 가짓수를 늘리는 편리한 방법의 산물인 것이다. 이런 차이는 실내 구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운전석 높이는 라세티 해치백이 더 높아서, 스포티한 느낌의 대시보드와는 달리 편안한 느낌을 준다. 센터콘솔의 높이도 높고 기어 레버도 길어, 여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이나 기어의 조작감은 XD 해치백이 조금 더 스포티하다. 페달의 느낌까지 부드럽게 만든 라세티 해치백보다 차를 모는 즐거움이 약간 더 크다. 앞좌석의 편의장비나 수납공간구성은 비슷한 편이지만, 글로브 박스 냉장기능이나 글로브 박스 아래에 작은 공간을 더한 라세티 해치백은 나중에 나온 차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내장재의 재질감은 두 차가 막상막하로 그저 그런 수준이다. 두 차 모두 유럽 럭셔리 메이커들에는 못미쳐도, 일본의 마이너 메이커들이나 미국의 대중차들보다는 낫다. 대시보드 구성은 두 차의 차이가 커서, 디자인만 놓고 보면 라세티 해치백은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XD 해치백은 약간 위압적이고 정석을 거스르지 않는 세단의 느낌이다. 은색 장식들의 재질이 썩 좋지는 않아도, 대시보드 위에 가죽질감의 소프트 스킨을 더한 라세티 해치백의 시각적 질감이 조금 나아보인다. 디자인과 스위치 배치를 바꾼 신형 XD 해치백의 새 패널은 색감과 재질감이 구형만 못하다. 라세티 해치백은 뒷좌석 공간 여유있어 트렁크 마무리는 XD 해치백이 한 수 위 해치백에 있어 특히 신경써서 보아야 할 부분은 운전석 이후의 뒤쪽 공간이다. 라세티 해치백 뒷좌석은 XD 스포츠보다 약간 높이 앉게 되지만, 머리 위 공간에 여유가 있다. 등받이가 상대적으로 약간 더 세워져 있다는 것이 약점이 되지 않는다. 쿠션은 약간 가벼운 푹신함이 느껴지고, 적당한 굴곡이 있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심리적으로는 XD 스포츠보다 폭이 좁게 느껴지지만, 실제 차이는 크지 않다. 무릎 공간도 더 넉넉하다. 높은 앞좌석 덕분에 발을 놓을 공간도 답답하지 않다. XD 스포츠는 엉덩이 부분을 파놓아 약간 깊숙이 앉게 되어있다. 좌석에 굴곡이 적고, 쿠션도 평범하다. 시트 표면의 직물재질은 깔끔하고 건강한 느낌이다. 3명이 앉았을 때에 가운데 앉은 사람이 홀대받는 기분은 덜할 듯하다. 등받이는 라세티 해치백에 비해 누워있는데, 해치 경첩 부분이 약간 앞쪽으로 나와있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 때문에 머리 위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무릎이나 발을 놓는 공간은 여유가 적어 아쉽다. 두 차 모두 접이식 팔걸이를 갖고 있고, XD 해치백 시승차에는 없지만 신형 XD 해치백에는 뒷좌석 컵홀더가 추가되었다. 트렁크 공간은 XD 해치백이 더 깊다. 라세티 해치백은 차체 뒤쪽을 둥글게 처리했고 오버행이 짧아 절대공간에서 불리하다. 두 차 모두 RV와 같은 다양한 수납공간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마련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라세티 해치백은 작은 크기의 비상용 타이어를 써서 남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처리했고, XD 해치백은 트렁크 바닥의 양쪽 구석에 작은 수납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등받이는 모두 6대4 비율로 나뉘어 접히지만, XD 해치백은 더블폴딩이 되고 등받이를 접었을 때에 트렁크 바닥과 같은 높이가 된다. 라세티 해치백은 등받이를 접었을 때 넓어지는 적재공간이 XD 해치백보다 크지만, 트렁크 바닥과 단차가 생긴다. 라세티 해치백도 비교적 마무리는 좋은 편이지만, 기능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꾸밈새는 먼저 나온 XD 해치백이 한 수 위다. 이어서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 본다. 라세티 해치백의 E-TECⅡ 1.5X 엔진은 가변흡기시스템(VIS)을 이용해 회전수 상승에 관계없이 토크감이 고른 편이다. 전반적으로 고르게 가속되는 것은 좋지만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토크가 부족하고, 기어비의 한계로 고속에서는 속도증가가 둔해지는 시점이 너무 빨리 찾아온다. 10년이 넘도록 대우차들의 속도를 붙여나가는 감각은 MT차보다 AT차가 나았다. 라세티 해치백의 MT는 그래도 나은 축에 들지만, 손톱만큼의 아쉬움은 남는다. XD 해치백 시승차는 가변밸브타이밍(VVT) 기술이 쓰인 신형 엔진이 아닌 구형 엔진을 얹었고, 기초적인 흡배기 튜닝과 서스펜션 튜닝을 더한 상태라 라세티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었다. 엔진은 길이 잘 들어 최적의 상태였지만,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거칠어지고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토크감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기어비는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엔진소리와 진동은 너무 일찍 거칠어지기 시작힌다. 양면성 지닌 라세티 해치백의 부드러움 안정적인 운전감각이 XD 해치백의 매력 운전감각을 비교하면, 라세티 해치백의 장점은 운전과 관련된 모든 부분이 부드럽다는 것이다. 부드러움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한데도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늘 1/4 박자씩 늦게 따라온다. 노면조건이 좋은 상태에서는 차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차체를 바로잡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코너를 빠져나올 때에는 차체보다 핸들의 회복이 약간 늦다. 불만의 근원은 차체강성에 비해 무르게 세팅된 서스펜션이다. 밥상은 잘 차려져 있는데 정작 상다리가 부실한 셈이다. 운전의 긴장감과 부담을 싫어하는 운전자들에게 어울릴 만한 세팅이지만, 조금만 스포티한 느낌을 살리면 달리기를 즐기기 원하는 운전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여러 부분에서 스포티한 맛이 살짝 배어있는 것이 XD 스포츠의 장점이다. 해치백 모델에만 기본으로 달리는 스트럿 바는 스티어링 반응을 조금 더 정교하게 해 준다. 같은 코너를 라세티 해치백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돌아나갈 수 있지만, 차체 뒷부분이 제자리를 찾는 속도가 느린 것이 조금 불만스럽다. 줄어드는 데에는 소극적이고 늘어나는 데에는 적극적인 서스펜션 스트로크 탓이다. 전반적으로는 무난함 위에 적당한 긴장감이 더해진 핸들링을 보여준다. 음식 맛은 괜찮아도 단골로 삼기에는 적당치 않은 식당이라고나 할까, 딱히 좋다고 할 만한 부분은 뚜렷하지 않지만 나쁘다고 할 만한 부분도 찾기 힘들다. 라세티 해치백은 누비라 D5를 거쳐 2세대로 접어든 GM대우의 준중형 해치백으로, 뛰어난 스타일을 비롯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은 노하우가 잘 반영되어 있다. 다만 실패요인을 보완하는 데 치중해, 트렁크의 활용이나 달리기 면에서 해치백의 묘미는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상대적으로 XD 해치백은 구조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깔끔한 마무리와 활용도, 그리고 안정적인 운전감각이 매력이다. 설계단계부터 폭넓게 생각하고 절묘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현대가 가진 장점이다. 구조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다음 세대 모델에서는 많이 개선될 것이다 현대 아반떼 XD 1.5 스포츠(2002년형) GM 대우 라세티 해치백 1.5 맥스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95×1720×1425 4295×1725×1445 휠베이스(mm) 2610 2600 트레드(mm)(앞/뒤) 1485/1475 1480/1480 무게(kg) 1167 114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02/5800 106/6000 최대토크(kg?m/rpm) 13.6/3000 14.2/42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1495 1498 보어×스트로크(mm) 75.5×83.5 76.5×81.5 압축비 10.0 9.5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55 6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듀얼링크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195/60 R15 모두 195/55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15/2.053/1.3931.061/0.837/3.250 3.545/2.158/1.4781.129/0.886/3.333 최종감속비 3.460 3.060 변속기 수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89 183 0→시속 100km 가속(초) - - 연비(km/L) 15.5 14.5 Price 1,042만 원 1,383만 원
BMW 325xi vs 330i 수용과 배척 사이를.. 2004-04-23
일란성 쌍둥이와 복제인간의 차이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복제인간은 일란성 쌍둥이와 달리 시간차를 두고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다. 복제인간은 일란성 쌍둥이에 비해 비유전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일란성 쌍둥이도 자라온 환경 등에 의해 성격이나 취미 등은 달라질 수 있지만, 둘 사이의 공통점은 그렇지 않은 점보다 훨씬 많다. 반면 복제인간은 겉모습이 비슷할지언정 완전히 다른 존재. 쉽게 말해 슈마허를 복제해도 그와 같이 드라이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닮은꼴 인간은 탄생하지 않는다. 325xi와 330i는 겉보기엔 영락없는 일란성 쌍둥이다. 배기량이 조금 차이나는 것과 구동방식이 다른 것은 쌍둥이라도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필요충분조건에 불과하다.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 이 두 녀석이 전혀 다른 속내를 가진 복제인간이었다는 것을……. 다부진 스타일과 간결한 인테리어 스포티한 실버의 325xi와 그림자를 드리운 듯 조금 짙은 붉은색 330i. 초봄의 쌀쌀한 찬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대비되듯 서로 다른 컬러의 겉옷을 차려 입었다. 커다란 키드니 그릴과 물결치는 듯한 라인이 역동성을 더하는 헤드램프, 다부지고 탄탄한 몸매는 이들이 한 형제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형제에게는 엄연히 서열이 있는 법. 형님에 해당하는 330i는 M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Ⅱ로 치장했다. 앞뒤 범퍼의 모양이 좀더 스포티하고 리어 스포일러와 화려한 모양의 더블 스포크 휠을 갖췄다. 동생뻘인 325xi는 덜 과격한 패키지Ⅰ을 달았다. 모양은 틀릴지언정 둘 사이의 스포티한 멋은 받아들이는 사람 취향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3시리즈의 인테리어는 균형 잡히고 단순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다 갖췄다. BMW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걸맞은 수준. 하지만 컴팩트 럭셔리 세단의 최고수이고 비싼 값을 생각하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감출 길 없다. 330i의 스포츠 시트는 조금 딱딱하지만 양옆으로 불룩 솟은 버킷이 몸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양옆에서 눌리는 감각 때문에 앉은 자리가 조금 비좁게 느껴지는 것이 흠. 325xi는 일반 시트를 얹었지만 스포츠 시트 못지않게 몸을 잡아주면서도 푹신하게 파묻혀 훨씬 편안하다. 두 모델 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달고 있다.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스포티한 달리기에 도움을 주는 아담한 사이즈이면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시각적 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달리기에선 형님 만한 아우 없다 BMW 고유의 운동성능에 최강의 힘을 내세운 330i와 4WD의 안정성을 앞세운 325xi. 세대교체를 앞두고 자신들의 녹슬지 않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들은 기자에게 ‘운전의 재미’를 선사하는 아량을 맘껏 베풀었다. 330i는 직렬 6기통 2천979cc 231마력 엔진을 얹었다. 3천500rpm에서 30.6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최고시속은 247km. 그 뛰어난 달리기 성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들링에서 중저음의 묵직한 엔진음은 액셀 페달을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튀어나갈 듯이 ‘웅∼’하며 진한 공명음을 귓가에 퍼뜨린다. 정지상태에서 액셀을 꾹 밟아 급가속을 시도하니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최대토크는 3천500rpm에서 나오지만 더블 바노스 시스템 덕에 그 이하에서도 힘의 단절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경사진 고속도로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시속 200km까지 내뻗으며 옆 차선의 차들을 휙휙 뒤로 밀쳐내 버린다. 굳이 수동 모드를 쓰지 않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시속 200km를 오르내리며 4차선의 도로를 휘저어 급차선변경과 이중차로변경을 해봐도 흔들림 없는 뛰어난 안정성을 보인다. 반면 325xi는 직렬 6기통 2천725cc 192마력 엔진을 얹었다. 3천500rpm에서 25.0kg·m의 최대토크를 내고 최고시속은 231km. 325xi의 달리기 성능도 넘치면 넘쳤지 모자라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330i의 위세에 눌려 상대적으로 약간 빛이 바랬다. 배기량이 적은데다 무게까지 330i와 같아(325i보다는 15kg 무겁다) 불리한 조건. 실제로 무거운 구동계 파트 때문에 0→시속 100km 가속에서 325i보다는 0.2초, 330i에는 1.6초 뒤진다. xi시리즈의 트랜스미션은 FR 구동계에 쓰이는 GM5에 비해 3단 이후의 변속비가 커 구동계가 무거운 4WD 시스템 고유의 약점을 보완한다. 하지만 구동저항 탓에 출발할 때의 박력이 조금 떨어지고 중고속에서도 치고 나가는 맛이 덜하다. 거의 전 영역에서 시원스런 가속을 보이는 330i에 비해 325xi는 시속 160km를 넘기면 꾸준하지만 약간은 더딘 발걸음을 보인다. 325xi의 풀타임 4WD 시스템은 평소에 구동력을 앞뒤 32:68로 나누어주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배분한다. 일반 세단과 달리 미끄러운 급경사를 내려갈 때 ABS를 자동 제어해 천천히 내려가게 하는 HDC(Hill Descent Control)를 갖췄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브리지스톤의 225/45 ZR17 투란자를 신었다. 330i의 타이어는 앞 225/45 ZR17, 뒤 245/40 ZR17의 콘티넨탈 콘티 스포츠 콘택트로 뒷바퀴 굴림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서스펜션은 두 차 모두 스트럿/멀티링크 구조지만 330i는 스포츠 댐퍼/스프링으로 롤링을 줄였다. 안정과 본성, 어느 쪽 손을 들 것인가 330i는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 실력이 그대로 묻어난다. 스티어링 휠을 꺾는 대로 바로 반응을 보이며 시원스럽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전자장비 덕에 오버스티어는 거의 느낄 새가 없다. 오버스티어를 건너뛰다시피 해 스핀이 발생해도 카운터스티어 한방이면 바로 자세를 추스른다.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개입이 빨라 세심한 카운터스티어가 아니더라도 2차 스핀 발생 위험은 그리 크지 않다. DSC를 꺼도 ADB(Automatic Differential Brake)나 DTC(Dynamic Traction Control)는 작동하기 때문에 꼬리가 질질 끌릴 정도로 좌우로 요동쳐도 머리만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가리킨다. 330i의 스포츠 서스펜션은 그렇게 단단하지 않고 유연한 반응을 보인다. 325xi의 핸들링은 BMW의 이단아로 불러도 될 만큼 다른 특성을 보인다. ‘핸들링 머신’의 대표로 불리는 330i에 비하면 무디고 느린 편. 하지만 시승 장소의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를 평소보다 빠른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로 돌아나가도 어지간해서는 흔들림이 없다. 4WD 시스템만으로도 웬만한 코너는 버텨낼 수 있기 때문에 DSC의 개입 시점이 상당히 늦다. 헤어핀 코너에서 꼬리가 밖으로 밀려나가더라도 바로 제자리를 찾으며 정확하게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잡는다. 마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 스티어링 휠만 잘 잡고 있으면 차는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DSC를 끄고 같은 코스를 공략해보았다. FR의 특성이 조금 살아나긴 하지만 꼬리가 미끄러지는 시점이 좀 빨라지고 그 정도만 커질 뿐 안정된 달리기는 그대로. 그립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안심하고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안정성은 느린 반응을 불러와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을 조금 해친다. 넓은 공터에서 325xi를 한계 상황으로 몰아붙였다. 고속 슬라럼에서도 출렁거림을 최대한 자제하며 바로바로 자세를 다잡는다. 시속 90∼100km로 달린 뒤 스티어링 휠을 급하게 꺾어 180°회전을 시도하니 네 바퀴를 땅에 착 붙인 채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DSC를 끈 후에야 겨우 스핀을 유도할 수 있었다. 4WD의 장점이 노면을 가리지 않는 안정된 접지력 확보임을 생각해 보면 이번 테스트는 325xi에 어느 정도 불리한 조건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마르고 평탄한 길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성능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한겨울이나 젖은 노면에서의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325xi, 잃은 만큼 얻는 것도 크다 BMW의 4WD 세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87년 퍼거슨 4WD를 얹고 iX 배지를 단 3시리즈가 선보였다. 하지만 FR과 너무 다른 특성 탓에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BMW의 4WD 시스템은 X5로 빛을 보았고 승용차 시장에 4WD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xi라는 이름으로 다시 3시리즈에 이식되었다. BMW 325xi는 4WD 시스템을 얹음으로써 가속력과 날카로운 핸들링에서 손해를 봤다. BMW 매니아에게는 어찌 보면 심심하다 못해 실망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높게 설정된 한계 상황에서 보여주는 더할 나위 없는 안정감은 4WD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이다. 325xi의 가치는 눈비가 잦고 커브가 많은 우리나라 도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반면 330i는 BMW 고유의 특성에 강력한 힘을 더해 운전의 최대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차에 사람을 맞춰야 하지만 이후의 운전 재미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력을 안고 있다. 단골 시승 손님인 BMW 3시리즈에게서 뭔가 새로운 맛을 찾아내기 위한 이번 시승은, 스쳐간 길에 온갖 희한한 스키드마크를 그려낼 만큼 다른 때보다 혹독하게 치러졌다. 하지만 3시리즈 가문의 두 형제는 용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쌍둥이 형제, 아니 복제 BMW를, 기자는 테스트한 것이 아니라 내심 즐긴 것이 확실하다. 취재 협조: BMW 코리아 ☎ (02)3441-7800 BMW 325xi BMW 330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71×1739×1434 4471×1739×1415 휠베이스(mm) 2725 ← 트레드(mm)(앞/뒤) 1471/1481 1471/1483 무게(kg) 1540 ←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 최고출력(마력/rpm) 192/6000 231/5900 최대토크(kg?m/rpm) 25.0/3500 30.6/3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498 2979 보어×스트로크(mm) 84.0×75.0 84.0×89.6 압축비 10.5 10.2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63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P225/45 ZR17 P225/45 ZR17, 245/40 Z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450/2.210/1.5901.000/0.760/3.170 3.670/2.000/1.4101.000/0.740/4.100 최종감속비 3.460 3.380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1 247 0→시속 100km 가속(초) 8.6 7.0 연비(km/L) 8.9 9.2 Price 6,690만 원 6,880만 원
규격 확대 이상의 의미를 확인하다 ①시승기 - .. 2004-04-21
국내 경자동차 시장은 육체적 급성장, 열정과 격정의 뒤엉킴 속에 자아가 무르익는 청소년기처럼 제2의 탄생을 위한 변화의 물줄기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2008년 규격 확대가 결정되고 현대-기아 트윈스(아토스와 비스토)가 단종되어 GM대우 마티즈Ⅱ만이 생존해 있는, 방황과 모색의 시기. 앞으로 4년의 유예기간을 둔 ‘질풍노도’의 도로에 2008년 이후의 기준에 맞춘 미래형 경차 기아 모닝이 모습을 드러냈다. 1X 엔진의 모닝은 앞으로 4년 동안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서 틈새 아닌 틈새 모델로 살아야 하고 등록세·취득세 면제,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없다. 차세대 경자동차의 조산(早産) 이유는 대한민국 유일의 경차 마티즈Ⅱ와의 만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구(新舊) 경차를 구분하는 기준은 ‘너비 10cm와 배기량 200cc’ 차이. 부담 없이 가벼운 차(輕車)와 수출 시장을 겨냥한 유로피안 서브 미니를 구별하는 잣대는 눈보다 몸이 먼저 느끼는 주행감각과 체감공간, 감성품질과 완성도 등에 있다. 한국과 유럽형 경차의 도토리 키 재기 기아 모닝은 유럽 세그먼트 A를 겨냥한 수출전략형 모델답게 지난해 9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다. 엔트리카 또는 서브 미니 클래스로도 불리는 이 시장은 3X 카로 유명한 폭스바겐 루포와 르노 트윙고, 오펠 아질라, 스즈키 왜건 R+ 등이 포진해 있고 최근에는 2003년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의 주인공인 피아트 판다까지 가세한, 녹록치 않은 별들의 전쟁터다. 유럽 기준의 경차―라고 해도 유럽에는 별도의 경차 규격이 없다―를 지향한 모닝의 우선 과제가 허우대 키우기보다 유럽인의 입맛을 만족시킬 품질 향상이라는 점은 불 보듯 훤한 일. 실제로 모닝과 그 전작인 기아 비스토, GM대우 마티즈Ⅱ의 신체조건을 비교해보면 국내 메이커가 주장하는 한국형 경차와 유로피안 서브 미니의 차이(표 참조)는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 수준에 불과하다. 모닝의 휠베이스는 마티즈Ⅱ보다 30mm 길고 비스토보다 10mm 짧다. 하지만 너비는 두 차보다 100mm가 더 넓다. 기아의 세그먼트 A카와 GM대우의 코리언 스탠더드를 마주 세워놓고 보면 한 뼘 너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와 닿는다. 왕방울 만한 눈동자의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프론트 마스크를 가득 메운 큼직한 헤드램프와 바짝 치켜올린 벨트라인이 모닝의 부피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요인. 뒤로 갈수록 살포시 내려앉는 루프라인과 쿼터 글라스 부근에서 가파르게 솟아오르는 윈도 그래픽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세련미가 돋보인다. 그러나 엉덩이의 빈자리를 채우듯 대책 없이 크기만 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도무지 얼굴과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기 어렵다. 앞뒤 모습의 부조화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부재만 아니라면 전체적인 스타일은 비례감이 뛰어나고 작은 차답게 암팡진 느낌도 물씬해 꽤 매력적이다. 완성도와 품질감에서 모닝이 앞서간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마티즈Ⅱ의 앙증맞은 스타일은 여전히 강력한 구매 포인트다. 투톤 컬러의 컬러 팩 옵션으로 화사한 하늘빛 옷까지 걸쳐 입은 시승차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질 지경. 원을 일관된 모티브로 삼고 동글동글하게 다듬은 스타일링의 완성도는 모닝에 비할 바가 아니고 GM대우만의 색깔도 분명하다. 하지만 리어 윈도의 높이와 너비가 좁아 뒷시야가 떨어지고 모닝에 비해 여닫는 느낌이 가벼운 도어와 해치게이트도 측면·후방 충돌을 생각할 때 게름직한 맘을 지우기 어렵다. 웰빙 인기에 편승한 경차의 거듭나기 시승차는 모닝 SLX 스페셜과 마티즈Ⅱ 베스트 고급형. 4단 AT(마티즈Ⅱ는 CVT)와 에어컨 등 선택장비를 더한 차값은 각각 977만 원, 904만 원으로 1.3~1.5X 급 소형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맨 아랫급 모델에 에어컨과 자동 변속기, 파워 스티어링 휠 정도로 선택품목을 간소화해도 지출 규모는 700만~800만 원대에 육박해 ‘싼값에 탄다’는 경차만의 메리트는 이미 퇴색된 셈이다. 경차 메이커들은 최근 홀로 타는 일이 잦은 젊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그들의 입맛 맞추기에 골몰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잘한 소품이 많은 여성 오너의 생활 패턴에 맞춰 인테리어를 감각적으로 단장하고 다양한 수납공간과 편의장비를 마련하는 등 변화의 초점은 실내공간, 특히 운전석에 맞추어지게 마련. 더구나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붐까지 더해져 ‘작은 차, 큰 기쁨’을 주장하는 경차의 인테리어는 나날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두 차 모두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트림 등을 고급 인조가죽으로 마감하고 파스텔 톤의 연한 하늘색과 베이지 컬러로 아늑함을 더했다. 크기가 작아 허벅지를 온전히 받쳐주지 못하는 마티즈Ⅱ와 달리 모닝의 앞좌석 시트는 쿠션이 윗급 소형차만큼 넓고 등받이도 넉넉해 한결 안락하다. 모닝의 최대 강점은 체감공간의 여유와 뛰어난 마무리. 특히 깔끔하고 탄탄하게 마감된 인테리어는 품질감이 뛰어난 현대 클릭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흡족한 웃음이 배어나게 한다. 수납공간은 스티어링 칼럼 주위(2곳)와 조수석 쿠션 아래, 2단 글러브박스와 도어포켓 등 운전석 주변에 넘쳐나고 심지어는 뒷시트 쿠션 아래에도 쌈짓돈을 넣어둘 만한 은밀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현대 클릭을 꼭 닮은 기어레버와 듀얼 컵홀더, 선글라스 케이스 등은 변함없는 폭스바겐 풍. 고유색이 모자란 디자인은 아쉽지만 유럽 차에 견줘도 손색없는 깔끔한 마무리와 감성품질까지 더했으니, 나름대로 성공적인 벤치마킹인 셈이다. 앞쪽에 대부분의 자리를 내준 이상 너른 뒷좌석까지 기대하기는 무리. 시트 포지션이 높아 무릎공간이 아주 못 견딜 만큼 비좁지는 않아도 장시간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좀이 쑤시기 십상이다. 분리형 뒤 헤드레스트는 머리 전체보다 목 언저리를 가볍게 받쳐줄 정도. 두 차 모두 템포러리 스페어타이어로 부피를 줄였지만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지 못하다. 2명 이상을 추가로 태울 일이 적다면 뒷자리 등받이를 나누어 접거나 더블 폴딩해 적재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편이 낫겠다. 마티즈Ⅱ는 겉모습처럼 깜찍하고 발랄한 인테리어가 매력적이지만 뒷마무리가 허술해 감성품질의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수납공간의 부피는 조금씩 부족하고 대시보드는 지나치게 황량하다. 각 단수에 착착 감겨 들어가지 못하는 CVT나 선반을 떼고 달 때마다 불안하게 덜렁거리는 뒤 스피커 패널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 탄탄한 핸들링의 모닝, 마티즈Ⅱ는 경쾌함 돋보여 모닝은 차 안팎에 묻어나는 감성은 물론 주행감각마저 영락없는 유럽풍이다. 단단하고 암팡진 몸놀림은 많은 부품을 공유한 현대 클릭의 그것과도 닮았다. 탄탄한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 서스펜션이 조율하는 핸들링에서 작은 차답지 않은 듬직함이 돋보이고, 매끄러운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차체가 작은 만큼 노면상황에 대한 반응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편이지만 가볍게 튀어 오르기 십상이던 예전 경차 느낌은 아니다. S자 코스와 블라인드 코너가 이어지는 내리막 와인딩 로드를 시속 70~80km 정도로 덤벼들어도 안정감을 잃지 않을 만큼, 다부진 하체가 뒷받침하는 코너링과 시속 120km 이상에서도 차분하게 달리는 고속주행 안정감은 분명 경차 이상의 실력이다. 세련된 핸들링, 탄탄한 승차감, 여기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며 원하는 만큼 멈춰서는 브레이크 성능까지……. 자동차의 기본덕목을 두루 갖춘 소형차가 등장했다는 사실에 모닝의 스티어링 휠을 잡는 일이 즐겁다. 100점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운동성능에 비해 1.0X 61마력 엔진이 이끄는 답답한 달리기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엔진 반응이 즉각적이지만 가뿐한 출발이 꾸준한 가속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배기량이 겨우 200cc 정도 늘어났을 뿐인 아기 같은 심장에 175/50 R15 크기의 초대형(?) 신발까지 신겨 놓았으니 맘먹은 만큼 내달리기는 진작에 포기할 일. 더딘 가속에 답답증이 생겨 액셀 페달을 거칠게 짓눌러도 허약한 엔진이 비명만 지를 뿐 좀처럼 시원한 펀치력을 맛볼 수 없다. 시속 80km까지는 제법 매끄럽게 탄력을 붙여가지만 발걸음이 무겁고 토크가 약해 확실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섣불리 추월을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본다면 평탄한 도로에서 시속 120km까지, 내리막길에서는 시속 140km까지도 이르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을 만나면 하염없이 떨어지는 속도계 바늘을 보며 한숨을 내쉬어야 한다. 유럽풍 서브 미니의 굼뜬 발놀림에 비해 3기통 799cc 52마력 엔진을 얹은 GM대우의 경차 지존은 가속이 한결 경쾌하고 기동성도 뛰어나다. 노면 진동을 온몸으로 소화하듯 가볍게 들썩이는 차체가 아쉽지만 도로의 빈자리를 가볍게 파고드는 핸들링은 여전히 상쾌하고, 시속 120km까지의 가감속도 체격에 꼭 알맞을 만큼 자유롭다. CVT에서 들려오는 듯한 거친 쇳소리, 여전히 예쁘장한 속도계만 마련한 채 타코미터를 내쳐둔 계기판 등 마티즈Ⅱ에 꼬리표처럼 달려 있는 단점은 올 연말 등장할 후속 모델 M200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굳이 최근의 웰빙 열풍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고객은 조금이라도 품질이 나은 제품을 집어들게 마련이다. 메이커나 고객 모두 경차를 싼 맛에 탄다는 편견은 이제 버릴 때도 되었다. 1X 경차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가물은 국내 엔트리카 시장에 이제야 구매가치가 충분한 제품이 선보였다는 사실 때문. 모닝의 탄생이 늦가을 끝에 잠시동안 한여름의 낭만을 선사하는 북미대륙의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기아 모닝 SLX 스페셜 GM대우 마티즈2 베스트 고급형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495×1595×1480 3495×1495×1485 휠베이스(mm) 2370 2340 트레드(mm)(앞/뒤) 1400/1385 1315/1280 무게(kg) 885 81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직렬 3기통 최고출력(마력/rpm) 61/5600 52/6000 최대토크(kg?m/rpm) 8.8/4500 7.3/35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999 796 보어×스트로크(mm) 66.0×73.0 68.5×72.0 압축비 10.0 9.3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35 ←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맥퍼슨 스트럿/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 타이어 모두 175/50 R15 모두 175/60 R13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914/1.525/1.0000.725/-/2.642 2.031~0.460(전진)2.031~1.460(후진) 최종감속비 3.977 1.543/5.132 변속기 자동4단 CVT Performance 최고시속(km) 142 144 0→시속 100km 가속(초) - - 연비(km/L) 15.5 17.1 Price 840만 원 828만 원
GM대우 마티즈Ⅱ vs 기아 모닝 vs GM대우 칼.. 2004-04-01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동차시장은 장기적인 판매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일하게 판매가 늘고있는 것은 세제혜택이 있는 경차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그랬듯 경차 바로 윗급인 소형차시장은 가장 저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시장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경차와 소형차 사이의 틈새시장에 뛰어들게 된 기아 모닝은 그 입지만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업그레이드된 경차의 모습을 갖고 태어났지만 2008년까지는 경차혜택을 받지 못하는 모닝이 과연 어떤 장점을 내세워 시장의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갈지 알아보기 위해, 현재의 경차와 차세대 경차 그리고 가장 작은 배기량의 소형차를 한 자리에 모았다. 시승을 위해 모인 GM대우 마티즈II, 기아 모닝 그리고 GM대우 칼로스V는 공교롭게도 약 200cc씩 배기량이 차이 난다. 시승의 초점은 각 모델의 실용성과 운전특성, 그리고 현 시점에서의 가치에 맞췄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차들의 값은 가장 싼 모델과 가장 비싼 모델의 차이가 79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예비오너들에게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시승차의 모델등급과 선택장비에 따른 값은 에 정리했고, 시승차의 주요장비는 에 비교해 놓았다. GM대우 마티즈Ⅱ 오래 되었지만 고유의 매력은 여전하다 1990년대 중반에 설계된 마티즈가 아직까지 인기를 잃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귀여운 디자인도 큰 역할을 했지만, 뼈대에서 치장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균형이 잡힌 차이기 때문이다. 장비들을 최신감각에 맞게 개선하고 내장재의 재질과 품질만 손본다면 같은 모습으로 앞으로 몇 년은 더 나와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봐줄 만 했던 내장재도, 감성품질 높이기 경쟁이 치열한 지금에 와서는 값싸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장비도 고급화되어 이제는 무슨 장비를 더해야 할지 찾아보아야 할 정도로 호화판이 되었지만, 오래된 설계가 갖는 한계 때문에 더 이상 장비를 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부족한 실내 수납공간이나 사용하기 불편한 트렁크에서 이런 한계는 쉽게 드러난다. 실내는 짧은 거리를 달리는 기본적인 교통수단이라는 경차의 기본목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좌석은 크기나 쿠션 모두 평범하고, 몸을 잘 잡아주지 못한다. 정도는 앞좌석보다 뒷좌석이 심하다. 하지만 운전석의 높이나 시야는 일반 승용차보다 편하고, 핸들과 페달의 각도는 일반 승용차에 가까워 부담이 적다. 시승차는 선택장비를 거의 대부분 갖춘 고급 모델이라 아쉬움은 크지 않다. 애써 아쉬운 점을 찾자면 부족한 뒷좌석 무릎공간과 좁은 트렁크 입구, 부실한 트렁크 내부의 마무리 정도다. 6대 4 비율로 나뉘어 더블 폴딩되는 뒷좌석이나 앞뒤 파워 윈도, 6CD 체인저 등은 소형차에서도 고급형이나 되어야 볼 수 있는 편의장비다. 마티즈Ⅱ에서 가장 흡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달리기 성능이다. 세련미는 약간 부족하지만 안정적일 뿐 아니라 활기차다. 3기통 엔진의 회전감은 좋게 말하면 박력 있고 나쁘게 말하면 거칠다. 0.8X의 배기량은 이 정도 크기 차에 필요한 최소한의 힘을 내지만, 달린다는 느낌을 뚜렷하게 전해준다. 스트로크가 긴 엔진이라 뚝심이 좋은 것도 힘 부족이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에어컨을 켰을 때 힘이 뚝 떨어지는 것과 실내로 엔진음이 지나치게 또렷하게 들려오는 것은 흠이다. 핸들은 고속으로 갈수록 가벼워지고 중간 부분에서 ‘노는 느낌’이 더해지지만, 비교적 안정감이 있다. 서스펜션 세팅이 마티즈Ⅰ보다 부드러워졌어도, 핸들링은 여전히 제법 스포티하다. 코너를 돌 때 차체가 기울지만 불안감은 크지 않고, 마티즈I에서 느껴졌던 급제동할 때의 피시테일 현상도 사라졌다. CVT는 잘만 몰면 연비 좋고 부드럽게 달릴 수 있는 장치이긴 하지만, 몰기 재미있는 차 마티즈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전락시킨다. 기어 단수가 구분되어있지 않은 탓에 액셀러레이터만으로 차의 가속정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빨리 가속하기 위해 액셀 페달을 꾹 밟아도 회전수 상승과 함께 차가 튀어나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출력에 비해 폭이 넓은 타이어는 CVT와 함께 엔진의 힘을 많이 뺏는다. 마티즈Ⅱ가 사소한 부분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경차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래된 차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관점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아도 경차 테두리 안의 마티즈Ⅱ는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기아 모닝 경차라 하기에 아까울 정도의 세련미 엔진부터 섀시까지 완벽하게 새로운 경차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놓고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을 포기했던 기아. 그때의 아쉬움이 남았는지, 10년이 지난 지금 기아는 모닝이라는 이름을 되살렸다. 이름은 같아도 현대의 품에서 만든 새차는 예전의 그 차와는 완전히 다르다. 비스토의 각을 살린 듯한 겉모습과 현대 클릭을 줄여놓은 듯한 속모습에서 그 혈통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차인 만큼 설계나 품질에 대한 기대수준은 있었지만, 모닝은 그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내장재의 재질감이나 마무리는 차급에 비해 우수하다. 하드 스킨의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표면처리나 소재선택을 잘 해 고급스러워 보인다. 구석구석 절묘하게 자리잡은 실용적인 수납공간들은 일본 경차를 연상시킨다. 베이지와 연갈색의 투톤 내장재는 차분하면서 깔끔한 느낌을 준다. 가죽 시트와 함께 때가 묻는 것을 염려해야 할 정도다. 내장재 색깔과 따로 노는 검은색 핸들은 옥의 티다. 차폭은 지금의 경차규격보다 10cm 넓지만, 실내폭은 마티즈Ⅱ보다 6cm 정도 넓다. 어른 엄지손가락 길이만큼의 사소한 차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여유는 제법 크다. 티코에서 마티즈로 갈아탔을 때의 편안함과 비슷한 정도다. 앞좌석은 마티즈Ⅱ와 비슷한 높이로 머리 위 공간에 적당한 여유가 있다. 지붕 선이 뒤쪽으로 가면서 약간 낮아지지만, 의외로 뒷좌석 머리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은 적당한 굴곡에 약간 탄탄한 쿠션이 어우러져 편안하다. 특히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등받이와, 뒷시야를 고려해 내렸을 때 등받이 윗부분으로 파고들도록 설계한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편의성을 높인 배려다. 트렁크는 안쪽 공간을 휠 하우스가 파고들어 마티즈Ⅱ와 비교해 공간적인 차이는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정리한 것이 매력이다. 재질이나 마무리는 요즘 팔리고있는 국산 소형차들보다 고급스럽다. 트렁크 아래에 따로 마련된 수납공간도 실용적이다. 1.0X 엔진은 수출용 아토스와 비스토에 쓰였던 것을 개선한 것이다. 가속하며 느껴지는 힘은 예전의 경차들보다 썩 나은 것은 아니지만 답답함은 덜하다. 몸무게 820kg에 0.8X 엔진을 얹은 마티즈Ⅱ나 885kg에 1.0X 엔진을 얹은 모닝 모두 힘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지만, 평지에서의 가속성능이나 달리면서 느껴지는 여유는 200cc의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4단 AT는 오버드라이브 기능이 있어 편리하고, 에어컨을 켰을 때 느껴지는 힘의 부족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코너 돌 때의 안정감도 우수하고, 핸들링 특성도 좋아 차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조절하기가 쉽다. 수동변속기 차라면 운전재미가 쏠쏠하겠다. 브레이크는 처음 밟았을 때의 반응이 강해서, 급제동할 때에 차 앞쪽이 가라앉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앞좌석 열선기능까지 갖춰놓은 것을 보니 차급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차세대 경차라고는 하지만 가볍게 탈 차는 아닌 셈이다. 모닝의 포인트는 당분간 고급스러운 경차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잘 만든 소형차라는 데에 맞춰야 할 것 같다. GM대우 칼로스V 1.2 승부수는 여성적 운전감각과 넉넉한 공간 대우가 GM과 결별한 뒤에 만들었던 차들은 진보적인 스타일과는 달리 보수적인 성격의 차들이 많았다. 개발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에서 회사의 주인이 GM으로 바뀐 칼로스도 이런 예전 대우차의 성격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 시승차로 마련된 것은 5도어 해치백인 칼로스V다. 세단과 해치백의 두 가지 차체로 만들어지는 칼로스 중 1.2X 엔진은 해치백에만 얹힌다. 시승차의 실내는 기본 모델에 가까운 만큼, 선택장비를 넉넉히 갖추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치장은 거의 배제되어 있다. 미니 MPV라는 개발 컨셉트에서도 잘 드러나 있듯, 실내공간은 평범한 소형차 수준을 넘어서는 넉넉함이 느껴진다. 앞좌석 머리 위는 선택장비인 선루프가 공간을 차지하지만 다른 차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좌석의 쿠션은 함께 나온 차들 중 가장 폭신하고, 뒷좌석 무릎공간이나 어깨공간도 넉넉하다. 실내 분위기를 여유롭게 하는 데에는 단순한 입체로 구성된 내장부품도 한몫 한다. 그러나 몇몇 요소는 단순화가 지나쳐 억지스러워 보이고, 도어 내장재의 모양이 어색해 어딘가 모르게 산만한 느낌도 든다. 가장 아쉬운 것은 감성품질이다. 저가형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장재의 재질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트렁크 공간은 폭과 길이가 비교적 여유 있지만 감성품질이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뒷좌석 등받이는 6대 4 비율로 나뉘어 접히지만, 더블 폴딩을 하려면 의자 전체를 들어올려야 한다. 아직 더블 폴딩 기능이 없는 소형차도 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다.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과 진동은 다른 두 차들보다 부드럽고 조용하다. 엔진 회전수가 3천500rpm을 넘어서면 엔진 소리가 커지지만 거슬리지는 않는다. 4단 자동변속기의 반응도 비교적 부드럽고, 페달에 가하는 압력에 따라 의도하는 대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가속감은 부드럽고 꾸준해서, 실제 가속성능보다 더 잘 달리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1톤에 가까운 차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절대적인 힘이 부족한 탓에, 언덕에서는 수시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오버드라이브 버튼이 없는 대신 기어 단수를 고정해주는 홀드 기능이 있지만, 스위치가 기어 레버 옆에 낮게 깔려있어 조작이 불편하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작동감도 부드럽다. 브레이크 페달은 밟는 만큼 고르게 속도가 줄어든다. 핸들은 가볍게 움직이지만 핸들링은 민첩성이 떨어진다. 서스펜션은 승차감 중심으로 무르게 다듬은 탓에 코너에서 버텨주는 힘이 약하다. 실제적인 안정성과는 별개로 심리적인 안정감이 떨어진다. 스포티한 겉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운전감각이다. 경차가 너무 고급스러워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형차의 저가형 모델인 칼로스V 1.2가 위축되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차가 갖지 못하는 여유와 부드러움, 그리고 여성적인 운전감각은 칼로스V만의 장점이다. 종합평가 ‘모닝 데뷔’에 긴장해야 할 차급은 소형차 모닝의 데뷔를 놓고 긴장해야 할 것은 경차가 아니라 소형차다. 크기가 경차규격에 가깝다고 해서 그동안 경차를 바라보던 시선 그대로 모닝을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부에 와 닿는 경차혜택을 접어두고라도, 모닝은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다. 모델의 수명을 다해가는 마티즈Ⅱ는 세련된 맛이 조금 부족하긴 해도 나이를 뛰어넘는 나름대로의 저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까지 이어질 마티즈와 모닝 사이의 신경전은 올해 말 선보일 마티즈Ⅱ의 후속 모델이 나온 이후에 본격화될 것이다. 칼로스V 1.2는 감성품질은 떨어져도 넉넉한 공간과 부드러운 달리기로 승부를 건다. 소형차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그대로 지니고도 값은 경차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 프라이드의 경제형 모델로 나왔던 프라이드 팝을 연상시킨다. 이유야 어떻든, 비슷한 값에 비슷한 장비를 갖춘 차들이 크기만 다른 것에서 소비자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시각과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드는 메이커의 제품정책과 정부의 제도도 문제다. 일본의 경차가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으면서도 잘 팔리는 것은 그만한 크기의 차를 원하는 사람이 많고, 그만한 차가 필요한 여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의 경차규격은 사회적 환경을 어떻게 고려해 정해졌으며, 우리의 자동차문화는 어떤 의미로 경차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때다. Z 시승차의 모델등급과 선택장비에 따른 값 모델명 선택장비 금액 GM대우 마티즈 II 베스트 고급형 (기본가 706만 원) E3CVT 114만 원 컬러팩 25만 원 에어컨(필수) 51만 원 무선시동 리코콘 키 11만 원 6CD 체인저 36만 원   합계 943만 원 기아 모닝 SLX 스페셜 (기본가 728만 원) 4단 자동변속기 112만 원 에어컨(필수) 54만 원 15인치 알루미늄 휠 30만 원 MP3 CDP 53만 원   합계 977만 원 GM대우 칼로스V 1.2 이코노 다이아몬드 (기본가 784만 원) 4단 자동변속기 139만 원 에어컨(필수) 64만 원 전동식 선루프 35만 원   합계 1천22만원 (표 2) 시승차에 달린 주요 편의장비 비교 편의장비 GM대우 마티즈 II 기아모닝 GM대우 칼로스V 1.2 베스트 고급형 SLX 스페셜 이코노 다이아몬드 에어백 운전석 운전석 운전석 CDP 1딘+6CD체인저 2딘+MP3 기능 2딘 스피커 4 4+2(트위터) 4+2(트위터) 파워 윈도 앞,뒤 앞,뒤 앞 전동 사이드미러 동반석 운전석,동반석 X 안전벨트 높이조절 X O O 등받이 뒤 포켓 동반석 운전석,동반석 동반석 등받이 옆 포켓 O O O 운전석 팔걸이 O X O 동반석 밑 사물함 X O X 앞좌석 컵홀더 2(고정식) 2(고정식) 2(수납식) 뒷좌석 컵홀더 X 1 1 앞좌석 열선 X O X 핸즈프리 O O O 뒷좌석 폴딩 6대 4 분할 6대 4 분할 6대 4 분할(등받이만)   더블폴딩 더블폴딩 더블폴딩 앞좌석 매트고정고리 X O(고리) O(핀) GM대우 마티즈2 베스트 고급형 기아 모닝 SLX 스페셜 GM대우 칼로스V1.2 이코노 다이아몬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3495×1495×1485 3495×1590×1480 3895×1670×1495 휠베이스(mm) 2340 2370 2480 트레드(mm)(앞/뒤) 1315/1280 1400/1385 1450/1410 무게(kg) 820 885 995 승차정원(명) 5 ← ←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3기통 직렬 4기통 ← 최고출력(마력/rpm) 52/6000 61/5600 71/5400 최대토크(kg?m/rpm) 7.3/3500 8.8/4500 10.6/43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 배기량(cc) 796 999 1150 보어×스트로크(mm) 68.5×72.0 66.0×73.0 68.5×78.0 압축비 9.3 10.0 9.3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 연료탱크크기(L) 35 ← 45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토션빔 ← ←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 ← 타이어 모두 175/60 R13 모두 175/50 R15 모두 185/60 R14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031~0.460(전진)2.031~1.460(후진) 2.914/1.525/1.0000.725/-/2.642 2.875/1.568/1.0000.697/-/2.300 최종감속비 1.543/5.312 3.977 4.105 변속기 무단변속기(CVT) 자동4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144 149 152 0→시속 100km 가속(초) - 16.9 - 연비(km/L) 17.0 15.5 14.3 Price 943만 원 977만 원 1,022만 원
FORD MONDEO 2.5 GHIA VS VW PA.. 2004-03-09
몬데오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여름. 풀 모델 체인지의 약발이 무뎌져 수수해진 겉모습, 물렁물렁하고 약간은 어설픈 미국차에 대한 편견, 수입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싼 값……. 이런 이미지들이 한데 모여 그저 그런 차일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단 하루를 함께 보낸 뒤 생각이 달라졌다. 특히 단단한 하체와 뛰어난 핸들링은 몬데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킨 결정타.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쓸 만한 인재를 찾은 느낌이 아직 생생한데 몬데오와의 두 번째 만남이 이루어졌다. 모자라는 엔진 힘이 약간의 불만이었던 몬데오가 이번에는 V6 2.5X 엔진을 얹고 등장했다. 강력해진 몬데오의 성능을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비교 대상을 찾았다. 이럴 때 공통분모를 최적화시키지 못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쉬운데, 상대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고심 끝에 결정한 모델이 폭스바겐 파사트 1.8T.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수입 세단 중 차체 크기나 엔진 성능 등이 가장 근접해 있을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비교 가치도 충분했다. 호리호리한 몬데오와 풍만한 파사트 2004년형 몬데오는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 모양이 조금 바뀌었다. 2.0 모델과의 차별화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휠 하우스를 꽉 채운 18인치의 커다란 휠 정도. 93년 데뷔해 풀 모델 체인지할 때까지 7년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완전한 변신을 시도하기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인다. 모델 체인지 당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뉴 에지 디자인은 이제 수수하고 평범해 보인다. 오히려 눈에 익어 자연스럽고 질리지 않는 무난함이 국산 중형차를 보는 느낌. 파사트는 96년 등장한 4세대가 2000년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아우디 A4와 함께 쓰는 플랫폼은 그대로지만 디자인과 장비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앞으로 불거져 나와 범퍼로 이어지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는 파사트만의 개성. 근본이 아우디에 있는 만큼 루프라인을 비롯해 곳곳에서 아우디의 컬러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이제는 폭스바겐 특유의 다부지고 탄탄한 몸매에 동화되어 아우디를 운운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처럼 느껴진다. 루프 가운데서부터 리어데크로 둥글게 이어지는 라인을 지닌 파사트와 평범하게 쭉 뻗었다가 각을 이루며 꺾어지는 몬데오의 옆모습은 확연히 다른 개성을 보인다. 하지만 C필러 부분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윈도우 라인이 만들어내는 쿼터 글라스의 형상에서 마치 경쟁을 예견한 듯 공통점이 발견된다. 파사트는 뒷도어 글라스에 분할 바가 없어 더 깨끗한 시야를 만들고 쿼터글라스가 C필러를 거의 메워 전체적으로 확 뚫린 느낌을 준다. 둥글둥글하고 풍만한 스타일의 파사트와 이에 비해 날카로운 직선이 살아 있어 조금은 날렵하고 호리호리해 보이는 몬데오. 언뜻 보기에는 파사트가 좀더 커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몬데오가 27mm 길고 64mm 넓다. 반면에 키는 파사트 쪽이 32mm 더 크다. 감성과 정교함이 대비되는 인테리어 몬데오와 파사트의 실내는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딱 적당한 크기로 여유가 있고, 앞뒤 모두 레그룸은 넉넉하다. 하지만 뒷좌석에 어른 3명이 앉기에는 가운데 사람이 불편하다. 파사트는 도어의 열림 각도가 커서 타고 내리기 편하다. 다분히 유럽풍인 몬데오의 인테리어는 검은색으로 단정하게 마무리했고 곳곳에 짙은 우드그레인을 넣어 화려함을 더했다. 감성품질에 있어서는 파사트보다 한 수 위. 눈에 잘 띄는 큼지막한 스위치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해 쓰기 편하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여러 가지 경고등을 가운데로 모아 눈에 잘 들어온다. 센터페시아에 가까이 붙은 시프트레버 때문에 오디오 스위치를 누르기는 좀 불편하다. 손이 별로 갈 일 없는 오토 에어컨과 자리를 바꾸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께에 붙어 있는 오디오 컨트롤 스위치에 익숙해지면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송풍구 재질과 컵홀더의 거친 마무리는 옥의 티. 시트는 가죽 커버가 조금 미끈거리기는 하지만, 허리와 엉덩이가 깊숙이 빠져드는 자세로 확실하고 편안하게 몸을 잡아준다. 파사트의 인테리어는 치밀함으로 요약된다. 정리정돈이 잘되어 빈틈없고 깔끔한 데다 쓰기에도 불편이 없다. 하지만 모범답안 같은 정교함으로 화려한 맛은 좀 떨어진다. 계기판 레이아웃이 깔끔하고 트립 컴퓨터는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하지만 경고등이 속도계와 타코미터 안에 자리잡아 산만한 느낌. 밝은 아이보리색으로 마감한 천장은 회색인 몬데오보다 밝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질감 좋은 가죽시트는 약간 딱딱했던 몬데오보다 포근하고 부드럽게 몸을 감싼다. 두 차 모두 트렁크룸이 제법 넓고 깊은 데다 분할식으로 접히는 뒷시트 덕에 공간을 좀더 넓혀 쓸 수 있다. 하지만 트렁크 바닥이 더 낮고 뒷시트도 많이 접히는 파사트 쪽이 활용성은 더 높다. 서로 다른 가속 특성에 핸들링은 기본 V6 2.5X 170마력인 몬데오의 엔진은 파사트의 1.8X 150마력보다 수치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가파르게 상승하는 몬데오의 토크곡선은 4천250rpm에서 22.4kg·m를 기록하는 데 비해, 5밸브 헤드에 터보를 더한 파사트는 1천750rpm부터 거의 모든 영역에서 20.6kg·m의 평탄한 토크를 뿜어낸다. 파사트의 넓은 토크밴드와 120kg 정도 가벼운 차체는 작은 배기량의 한계를 이겨내기에 충분하다. 몬데오에 올라 키를 꽂았다. 경쾌한 시동음이 이내 잦아들며 조용해진다. 아이들링 소음은 일단 합격점. 미국차에서는 보기 힘든 수동 겸용 AT가 유럽 태생임을 말해준다. 듀라시프트 5트로닉(Durashift 5-tronic)이라 불리는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에도 가감속 스위치를 두어 운전 재미가 한결 낫다. 다만 레버와 변속 스위치의 시프트 업/다운 방향이 서로 달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액셀 페달을 지그시 밟고 출발하자 배기량에서 오는 힘의 여유보다 묵직함이 앞선다. 약간은 힘이 들어가는 무거운 페달도 이러한 느낌에 한몫 더한다. 초기 가속은 약간 더디지만 rpm이 올라가고 탄력을 받으면 토크 상승이 느껴지며 거침없이 쭉 뻗어나간다. 수동 겸용 AT는 엔진 힘을 잘 받쳐 안정된 달리기 감각을 보이지만 낮은 단수에서는 약간의 변속충격이 있다. 수동 모드에서 변속 타이밍이 반 박자 늦긴 하지만 운전 재미를 느끼기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몬데오의 뛰어난 핸들링 실력은 여전했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만으로는 못 미더워서 넓은 공터에서 고속 슬라럼과 급코너링을 시도했다. 단단한 서스펜션에 ESP와 225/40 R18 타이어를 더해 정확히 원하는 코스를 밟아가는 것이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수준.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운전 재미를 더한다. 폭이 넓고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는 몬데오의 스포츠성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지만 노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스티어링 휠을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파사트의 1.8X 엔진은 몬데오 2.5X 엔진에 맞서 전혀 밀리지 않는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조금 과장하자면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토크가 나오기 시작해 레드라인까지 이어진다. 배기량의 한계로 폭발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최적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느낌. 초반의 강한 힘이 평탄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치고 올라가는 맛을 기대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4기통 엔진의 박력과 터보가 더해져 몬데오에 비해 거칠고 가속할 때 조금 시끄러운 편이지만 취향에 따라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 팁트로닉 5단 AT는 반응이 빠르고 변속 충격이 적어 한결 부드러운 달리기를 이끌어낸다. 수동 모드 외에 4, 3, 2 레인지를 따로 두어 편한 대로 쓸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띈다. 핸들링에 있어서는 파사트 또한 독일차의 본성을 숨길 수 없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운전자의 뜻하는 바를 잘 읽어내면서도 은근히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것이 몬데오와의 차이. 달리기 성능에 이어 브레이킹 능력도 수준급이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에서 급제동을 해도 둘 다 흐트러지거나 미끄러짐 없이 잘 추스른다. 몬데오가 부드럽고 매끈하게 서는 반면 파사트는 ABS의 진동과 소음이 큰 것이 흠이다. 지향점 다르지만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몬데오와 파사트는 패밀리 세단이며 미들 설룬으로 같은 급에 속하지만 지향점은 서로 다르다. 몬데오가 확고히 C 세그먼트를 지키고 있다면 파사트는 넓은 엔진 베리에이션을 바탕으로 D 세그먼트까지 커버한다. 몬데오 윗급과 파사트 아랫급 모델이 경쟁의 동일선상에 있는 셈. 국내에서 몬데오 2.5의 값은 3천850만 원이고 파사트 1.8T는 4천150만 원. ESP, 크루즈컨트롤, 후방감지장치,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눈부심 방지 룸미러, 헤드램프 워셔, 레인센서 등은 몬데오 2.5에만 있다. 일단 편의장비나 옵션에 있어서는 몬데오 2.5가 파사트 2.8급. 몬데오와 파사트의 연비는 각각 9.2(2등급), 9.4km/X(4등급)로 비슷하지만 배기량을 고려하면 몬데오가 훨씬 효율이 높다. 하지만 세금에 있어서는 700cc나 적은 파사트가 유리하다. 국내 시장에서 몬데오의 맞상대를 찾기는 힘들다. 틈새를 잘 파고들었다는 의미. 하지만 고급차 위주로 형성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틈새의 유리함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값 대비 가치가 뛰어난 몬데오 2.5는 가격경쟁력에 운전 재미까지 더해 한층 매력이 커졌다. 수입차 시장이 보편화되면 이 차를 국산 중형차 타듯 타게 될 날도 올지 모른다. 그러나 실속 있는 개성파의 선택이냐, 싼 맛에 타는 차냐의 양갈래 평가는 몬데오가 그 때까지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아직도 튀는 외모의 패션카나 대형 고급차가 주종을 이룬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 아래에서 ‘흠잡을 데 없는 무난함’은 많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장점보다는 스스로의 설자리를 애매하게 만들어 버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쉽다. 패밀리 세단의 표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와 기본기를 갖춘 파사트 역시 이러한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시승협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02)3442-2300 고진모터임포트 ☎(02)516-0033 포드 몬데오 2.5 폭스바겐 파사트 1.8T 장점 ·값 대비 가치 ·넓고 확 트인 시야   ·뛰어난 핸들링 ·초반부터 경쾌한 달리기 단점 ·센터페이시아를 가리는 시프트레버 ·부족한 편의장비   ·혼란 빚는 수동 모드의 변속 방향 ·진동과 소음이 큰 ABS 포드 몬데오 2.5 폭스바겐 파사트 1.8T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30×1810×1430 4703×1746×1462 휠베이스(mm) 2754 2703 트레드(mm)(앞/뒤) 1523/1538 1515/1515 무게(kg) 1520 1398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직렬 4기통 DOHC 5밸브 최고출력(마력/rpm) 170/6000 150/5700 최대토크(kg·m/rpm) 22.4/4250 20.6/175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2495 1781 보어×스트로크(mm) 81.6×79.5 81.0×86.4 압축비 9.8 9.5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전자식 분사/터보 연료탱크크기(L) 58.5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멀티링크/토션 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P225/40 R18 모두 P20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801/2.131/1.3640.935/0.685/2.970 3.660/1.990/1.4001.000/0.740/4.090 최종감속비 3.712 4.379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 215 0→시속 100km 가속(초) - 10.5 연비(km/L) 9.2 9.4 Price 3,850만 원 4,150만 원
AUDI A8L 4.2 QUATTRO VS JAGU.. 2004-03-09
제2차 세계대전의 하이라이트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롬멜 장군과 몽고메리 원수간의 라이벌전이다.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은 교활할 정도로 놀라운 전술과 상상을 뛰어넘는 기동력으로 연합군을 유린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8월, 롬멜 대전차군단의 기습을 역기회로 삼아 역사적인 ‘엘 알라메인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국의 몽고메리 원수는 ‘사막의 생쥐’로 불린 기만전술의 대가. 그들의 대결은 여우와 생쥐라는 별명대로, 단순한 전술다툼을 뛰어넘어 놀라운 두뇌싸움으로 기록되었다. 롬멜은 히틀러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던 측근인 동시에 히틀러에 대한 맹종을 거부했던 인물이고, 오만에 가까운 자존심을 가졌다는 몽고메리는 8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군인으로서의 삶을 고집했다. 한 사람의 군인으로서도 그들은 다분히 라이벌이었던 셈. 섀시의 정수, 알루미늄 모노코크 21세기에 재현된 게르만 여우와 앵글로색슨 생쥐의 대결. 오늘의 전장(戰場)은 사막이 아닌 세계 곳곳의 도로이고, 앞세운 무기는 전차가 아니라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로 무장한 럭셔리 세단이다. 피 튀는 끔찍한 현장이 목격된 바는 없으나, 21세기판 영·독 대결은 몽고메리와 롬멜의 대결보다 치열하면 치열했지 결코 만만한 싸움은 아닌 듯하다. 지난 2월 국내 시판을 시작한 아우디 A8L 4.2 콰트로(이하 A8 4.2)는 명실상부한 아우디의 기함. 차체 길이만 5m가 넘는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인테리어, 놀라운 달리기 성능, 콰트로 특유의 안정된 퍼포먼스 등 이 차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지만 비장의 무기는 역시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으로 불리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다.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이 세그먼트에서는 물론 승용 세단 전체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우디만의 필살기이기도 하다. 일세를 풍미해온 A8 4.2가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 상대는 역시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로 무장한 영국 럭셔리 세단의 간판스타 재규어 XJ8 4.2. 이미 지난 1950년대 등장해 60년대 재규어 D타입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몇몇 고성능 차에 쓰이기 시작한 알루미늄 모노코크는, 하지만 대량생산의 어려움과 높은 제작비 등의 단점 때문에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신세가 되었다. 이를 되살려낸 차가 아우디 A8과 혼다 NSX.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는 강철보다 가볍고 재활용이 수월하며 녹이 잘 슬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강성 유지가 어려운 데다 용접과 접착 등의 가공도 쉽지 않아 섀시 기술의 정수로 여겨진다. A8L 4.2 콰트로의 앞 도어를 열면 프레임 아래쪽에 동그란 ASF 로고가 박혀 있다.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 A8보다 훨씬 많은 3천180개의 리벳으로 정교하게 조립한 재규어 XJ8 4.2의 트렁크를 열면 촘촘하게 박힌 리벳들이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듯 모습을 드러낸다. 혈통이 다르고 스타일과 성격이 판이하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제대로 맞닥뜨린 라이벌다운 모습. 수리를 위해 차를 들어올릴 때조차 많은 지지점으로 힘을 분산시켜야 하는 등 설계에서 관리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섬세함은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A8L 4.2 콰트로와 XJ8 4.2의 도어를 열면 루프와 맞닿아 있는 B필러 윗부분이 강철 섀시를 지닌 대부분의 다른 차들에 비해 훨씬 두껍고 둥글게 만들어졌음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강성은 좋아도 특정 지점에 순간적인 힘을 받을 때 약해지는 알루미늄의 성격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진의 노력이 묻어나는 부분. A8L 4.2는 로봇처럼 완벽한 이미지 갖춰 A8 4.2의 첫인상은 튀지 않는 듯하면서도 로봇 같은 ‘기계 느낌’. 떡 벌어진 앞모습 양 모서리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장방형 헤드램프에서부터 높은 벨트라인을 그려내며 거의 일직선으로 쭉 뻗은 옆구리, 헤드램프와 닮은꼴을 이루는 테일램프에 이르기까지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게르만 전사의 이미지. 여기에 빗살 모양으로 뻗어나간 알루미늄 휠과 휠하우스를 가득 메운 19인치 타이어는 범접할 수 없는 완벽주의를 마음껏 뽐낸다. 트집 잡듯 아쉬운 부분을 굳이 들춰내자면 미적인 터치가 약하다는 정도. 라이벌의 약점을 절대 놓치지 않는 재규어 XJ8 4.2.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XJ 시리즈의 보디라인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68년 데뷔 이후 영국을 대표해온 럭셔리 세단다운 우아함. 복고적인 듀얼 라운드 헤드램프는 차분한 인상을 심어주고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옆 라인은 5m가 넘는 체구를 단아한 모습으로 정리한다. 테일램프 위로 살짝 접어놓은 주름과 길게 뽑아낸 특유의 트렁크리드 역시 XJ만의 매력 포인트. A8 4.2의 겉모습에서는 독일차만의 완벽성을 100% 맛볼 수 있고, XJ8 4.2의 보디라인에서는 ‘왜 아직도 영국차인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챙길 수 있다. A8 4.2의 운전석 인테리어는 첨단 메커니즘과 디자인의 전시장 같다.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와 있는 센터페시아에는 수동 겸용 6단 AT를 비롯해 A8의 자랑인 MMI(Multi Media Interface) 조작 버튼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질감에서부터 계기 배치, 조작감에 이르기까지 정교함과 고급성이 뚝뚝 배어난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오디오 리모컨은 다이얼 타입. 일반적으로 쓰는 버튼식에 비해 겉보기에는 다분히 ‘아날로그’스러우나, 실제 운전하면서 써보면 그 편리함이 만만찮다. 등받이 어깨부분 각도까지 미세하게 조절되고, 마치 두루마리처럼 돌돌 펼쳐져 나오는 허벅지 받침은 시트마저 첨단으로 만들어놓았다. 대시보드에 수납되거나 펼쳐져 나올 때 MMI용 7인치 모니터가 보여준 조금 거친 움직임은, 빈틈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A8 4.2 운전석에서는 뜻밖의 사건이었다.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한 XJ8 4.2 뒷좌석만 놓고 보면 A8 4.2는 완벽한 쇼퍼드리븐카다. 시승차인 롱보디 버전과 기본형의 차체 길이 차이는 130mm. 하지만 앞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내도 어지간한 대형 세단만큼의 레그룸을 지켜내는 뒷좌석은 광활하기까지 하다.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시트와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도어 유리창 햇빛가리개, 4존 공조 시스템은 기함다운 장비. 공간과 시트 질감은 최상급이나 운전석에 비해 뒷좌석 편의장비는 인색한 편이다. 한편 이만한 뒷좌석 공간을 확보하고도 500X짜리 트렁크룸을 만들어낸 공간 쪼개기 비법이 궁금할 따름. 질감을 살려낸 원목과 가죽으로 마무리한 XJ8 4.2의 운전석에서는 고고한 전통미가 흠씬 풍겨난다. 브리티시 그린 컬러 재규어 로고를 중앙에 박아놓은 4스포크 스티어링 휠부터가 “웰컴 투 더 재규어 월드!”라고 맞아주는 것 같다. 항공기 계기판처럼 화려한 게이지들이 운전자를 향해 배치된 A8 4.2와 달리 XJ8 4.2의 계기판은 rpm 게이지와 속도계, 연료계 및 온도계를 세 개의 작은 원에 묶어둔 복고풍. 대시보드 가운데의 아날로그 시계는 XJ8과 완벽한 궁합을 과시한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각종 계기류들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스위치가 하나 있으니, 그 이름 ‘VALET’ 스위치. ‘발렛 파킹’을 위해 주차요원에게 키를 맡길 때 이 스위치를 누르면 귀중품을 넣어둔 글러브박스와 센터콘솔, 트렁크가 모두 잠겨버린다. 이만하면 XJ에 어울리는 상류사회 문화와 법도를 새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XJ8 4.2의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은 편.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조금은 좁게까지 느껴질 정도지만 몸을 받쳐주는 느낌이 제법 훌륭하고, 어깨선까지 올라온 벨트라인 덕에 아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공간이 모자란 대신 팔걸이에 마련한 오디오와 공조장치 리모컨 등 뒷좌석 편의장비는 넉넉한 편. TV 모니터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는 단자까지 꼼꼼히 갖췄다. 마치 고급 카펫처럼 폭신한 매트는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기 위한 소품. 타이트한 실내공간만큼 XJ8 4.2의 트렁크룸도 여유롭지는 않다. 구형에 비해 27% 넓혔다고는 하나 바닥이 높고, 긴 트렁크리드에 비해 깊지도 않은 수준. 안정감과 신뢰감은 A8L 4.2의 모든 것 A8 4.2의 6단 AT 오른쪽에는 묘하게 생긴 ‘스타트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키리스 엔트리 방식이라, 시동키를 몸이나 차에 지니고만 있으면 이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다. 특별한 재미를 주는 장비. 부드러운 시동음에 이은 출발가속에서 힘이 느껴진다. A8 4.2를 이끄는 엔진은 V8 4.2X 335마력 유닛. 넘치는 힘을 억지로 참기라도 하듯 믿음직하게 나아가지만,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에 대한 기대만큼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기어를 수동 모드로 전환해 2단으로 내린 뒤 급가속하자 목이 젖혀질 정도의 탄성을 드러낸다. 길이 5m 이상에 차체 무게만 2톤에 가까운 거구를 생각하면 소름 돋을 실력이다. 몇 차례 반복 측정한 A8 4.2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평균 7초로, 도로사정 등을 감안할 때 제원표 상의 성능(6.4초)에 견줄 만한 기록이다. 액셀 페달을 밟고 있으면 금세 시속 180km를 넘어서고, 3천500rpm에서 나오는 43.8kg·m의 든든한 토크 덕에 가속 스트레스를 느낄 틈조차 없다. 쉴새없이 반복한 급차선 변경과 원선회 테스트에서도 A8 4.2는 눈 하나 깜짝 않는 안정감을 발휘한다. 독일 고급 세단이 대개 그렇듯, 마음껏 몰아붙여도 걱정 없으리라는 신뢰감이 절로 든다. 이제는 ‘차가 모든 상황에 알아서 대처한다’는 구구절절한 설명조차 할 필요가 없을 듯. A8 4.2의 255/40 ZR19 사이즈 피렐리 P-제로 로소 타이어는 대표적인 고성능 세단용 제품. 부드러운 컴파운드와 직진주행성을 강조한 트레드 패턴으로 고속주행 때 대단한 성능을 보이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접지력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눈이 내린 지 오래되지 않은 도로 컨디션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와인딩 로드에 접어들었으나,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액셀 페달을 연신 짓눌러 밟을 정도로 A8 4.2의 안정감은 뛰어났다. 시속 80~100km로 좁은 와인딩 로드를 달리다 기어를 급히 2단으로 내리며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를 공략해도 희미한 타이어 마찰음만 들릴 뿐 운전석은 평온하기만 하다. 스티어링 휠 뒤쪽 좌우에 달린 플리퍼는 위치나 구성(오른쪽을 당기면 기어 단수가 올라가고, 왼쪽을 당기면 내려간다) 모두 베스트. 차체가 긴데도 급코너에서 뒤쪽이 밀려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중형 세단 못지않은 움직임이나 콰트로 버전의 공통점인 질척거리는 듯, 혹은 끈적거리는 듯한 발걸음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는 부분. 약간씩 언더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핸들링 안정감은 아우디 콰트로의 명성 그대로다. 전통과 첨단이 맞붙은 영·독 대접전 XJ8 4.2는 235/50 ZR18 사이즈 피렐리 P6000 타이어를 끼우고 등장했다. A8 4.2에 비하면 평범한 듯하나 이 역시 만만찮은 성능을 자랑하는 고급 세단용 고성능 타이어. 스티어링 휠 지름은 A8 4.2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작은 계기판과 예스런 맛이 살아 있는 대시보드 때문인지 컴팩트해 보인다. XJ8 4.2의 6단 AT는 수동 기능을 갖추지도 않았고 당연히 플리퍼나 팁트로닉 같은 첨단장비도 눈에 띄지 않는다. 말하자면 라이벌에 비해 정직한 운전석 구조를 지닌 셈. XJ8 4.2의 주행성능은 운전석 장비의 시각적 느낌 그대로다. 시속 60~70km를 유지하며 급차선 변경을 반복하자 어느 순간 차체 뒤쪽의 추종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차체가 긴데다 트렁크리드마저 긴 뒷바퀴굴림 세단이니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 하지만 이같은 성격에 적응하고 나면, XJ8 4.2는 근래 보기 드문 운전 재미를 선사한다. 1천800kg인 차체 무게를 생각하면 V8 4.2X 300마력 엔진의 힘을 무시할 수 없을 처지지만, 알루미늄 섀시와 전자제어식 에어 서스펜션은 은빛 보디를 완벽한 밸런스의 세계로 이끈다. 6단 AT와 어울려 뽑아낸 직진가속력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멈춰주는 4채널 ABS의 제동력이 있기에 그 맛을 더한다. A8 4.2가 달린 곳과 같은 와인딩 로드에서 XJ8 4.2는 두 차의 스타일링만큼이나 다른 달리기 성격을 드러낸다. 부드러운 듯 탄탄하게, 무른 듯 날카롭게, 허둥대는 듯 침착하게 연이어 펼쳐진 급코너를 공략하는 솜씨에서 1950~60년대 레이싱 무대를 주름잡던 재규어다운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A8 4.2가 끈끈한 접지력을 자랑한다면, XJ8 4.2는 탁탁 튀는 듯하면서도 트랙을 놓치지 않는 경쾌한 발놀림을 내세운다. 가벼운 발걸음은 매끄러운 구동계 조화와 함께 XJ8 4.2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인디케이트 없이 손끝으로만 J게이트 6단 AT의 기어 단수를 감지하도록 강요하는 재규어의 ‘전통에 매달린 고집’은 불만. 수동 기어 부럽지 않은 변속감과 재미있는 조작감으로 참아보려 애써봐도 불편함은 숨길 수 없다. 두 알루미늄 기함은 뒷좌석에서는 운전석의 재미를, 운전석에서는 뒷좌석의 여유로움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21세기에 마주친 영국과 독일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기함 대결’의 우열은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벌인 여우와 생쥐의 대결만큼이나 극적이고 뜨겁다. A8 4.2의 완벽한 제어능력과 빈틈없는 인테리어도 놀랍고, 우아한 보디라인 속에 숨긴 XJ8 4.2의 경쾌한 발놀림과 끝내주는 손맛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첨단은 전통이 있기에 빛나고, 전통은 첨단의 홍수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 취재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재규어 코리아 ☎ (02)3781-3830 아우디 A8L 4.2 콰트로 재규어 XJ8 4.2 장점 ·엄청난 첨단장비 ·경쾌한 달리기   ·앞선 주행안정감 ·부드러운 보디라인 단점 ·무거운 발걸음 ·모자란 실내공간   ·넓기만 한 뒷좌석 ·라이벌에 뒤진 디테일 A8L 4.2 콰트로 재규어 XJ8 4.2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81×1894×1455 5090×1868×1448 휠베이스(mm) 3074 3034 트레드(mm)(앞/뒤) 1629/1615 1556/1546 무게(kg) 1830 1800 승차정원(명) 4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5밸브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35/6500 300/6000 최대토크(kg·m/rpm) 43.9/3500 42.8/41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172 4196 보어×스트로크(mm) 84.5×93.0 86.0×90.3 압축비 11.0 ←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분사 ← 연료탱크크기(L) 90 85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4링크/멀티링크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55/40 ZR19 모두 235/50 Z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4.171/2.340/1.5211.143/0.867/0.691/3.317 4.171/2.340/1.5211.143/0.867/0.691/3.403 최종감속비 3.403 3.070 변속기 자동6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50(제한) ← 0→시속 100km 가속(초) 6.4 6.6 연비(km/L) - 8.0 Price 1억6,690만 원 1억2,950만 원
렉서스 ES330 vs 푸조 607 3.0 지향점 .. 2004-03-05
미국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일본차가 한국 수입차시장을 흔들어놓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져 작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업계가 술렁였다. 그 주인공은 렉서스였다. 올해 1월 들어 판매대수가 뚝 떨어지며 ‘3개월 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잠시 동안이나마 렉서스가 IMF 이후 수입차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BMW를 왕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놀라운 사건이었다. 도시형 SUV인 RX330과 가족용 세단인 ES330의 판매가 큰 역할을 했고, 그 중에서도 ES330은 단일차종 최다판매의 기록을 세우며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작년 수입차시장에서 또 하나의 뉴스메이커는 푸조였다. IMF 경제위기와 함께 1998년 철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판매를 재개한 푸조는, 판매차종이 적다는 약점을 안고도 순식간에 4/4분기에 시장점유율 중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푸조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알리기와 차종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그 정점에 서 있는 것은 기함인 607이다. 수입차시장 특수성이 만들어낸 묘한 맞수 개념이나 접근방법에서 뚜렷한 차이 보여 나름대로 큰 관심거리가 되어버린 두 브랜드의 두 차가 한 자리에 모였다. ES330은 렉서스 브랜드의 여러 모델들 중 허리 정도에 해당하고, 607은 푸조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최고급 모델이다. 브랜드 이미지나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가지고는 두 차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두 차는 한국 수입차시장의 특수성이 만들어낸 묘한 맞수인 셈이다. 큰 관점에서 보면 두 차는 모두 준대형 준고급차에 속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내 시장에서 두 차가 노리는 고객층의 교집합 범위도 비교적 넓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두 차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원래 목표로 했던 시장이다. ES330은 미국을, 607은 유럽 중에서도 프랑스를 가장 큰 목표시장으로 삼고 개발되었다. 그만큼 차의 개념설정이나 접근방법의 차이는 뚜렷하다. 뒤에 이어질 본격적인 시승기를 통해 그 차이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브랜드를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ES330은 렉서스의 다른 차들과는 차이가 있다. 렉서스가 도요타에서 만든 고급 브랜드이긴 하지만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ES330은 도요타의 대중용 중형차인 캠리의 렉서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EF 쏘나타를 고급스럽게 만든 그랜저 XG와 비슷하다. ES330이 렉서스의 세단들 중 유일한 앞바퀴굴림 모델이라는 점 역시 렉서스의 지향점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ES330은 렉서스의 경쟁상대인 여느 고급 브랜드들의 동급차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607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프랑스 제1의 브랜드가 만드는 기함 모델이라는 상징적 의미다. 기함은 플래그십(flagship)이라는 영어에서 온 말로, 서양의 해군에서 함대기(旗)를 달고 사령관이 탄 배를 뜻한다. 지상전과 달리 해상전에서는 사령관이 맨 앞에 나서서 전투를 지휘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자동차에서 한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이끄는 모델을 기함이라고 하는 것은 이 의미를 빌려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07의 ‘기함’이라는 위치는 다른 고급 브랜드에서 나온 비슷한 크기의 모델들과 비교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수입차시장의 베스트셀러인 ES330과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푸조의 기함 607의 비교는 서로의 개성이 어떻게 다른지, 소비자가 선택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다. ES330은 들뜨고 607은 가라앉은 느낌 내장재의 고급스러움 두 차 모두 부족해 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앞모습은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큰 디자인 요소다. 헤드라이트 끝부분이 보네트를 깊숙이 파고 들어간 것은 두 모델의 공통점이다. 최신 트렌드에 대한 해석이 메이커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다르게 나온 것이 흥미롭다. 그러나 스타일의 접근방법을 미술분야에 비유하자면 ES330은 조소에, 607은 조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주제와 덩어리를 가지고 ES330은 갖춰진 뼈대에 고급스러움을 더해나갔다면 607은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섬세하게 깎아나간 느낌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두 차를 따로 놓고 보면 ES330이 훨씬 커 보이지만, 나란히 있을 때에는 거의 비슷해 보인다. 수치상으로 비교해 보면 오히려 607쪽이 약간 큰 것을 알 수 있다. ES330은 대륙지향적인 아웃라인과 볼륨이 미국적이지만 작은 부분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하는 전형적인 일본식 디자인 성향도 엿보인다. 607은 전체적으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세부적인 단순함과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우아함을 만들어낸다. 전반적으로 ES330은 들뜬 느낌이고 607은 차분히 가라앉은 느낌이다. 두 차 모두 밖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주제가 실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보통수준 이상의 내공을 지닌 메이커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 앞부분을 살펴보면, ES330은 보수적이지만 실내 전체에 흐르는 은은한 곡선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고,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과 함께 차에 탄 사람이 여유를 느끼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607은 공간활용보다는 조형미와 장식적인 면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는 젊은 디자인의 가구를 놓은 거실과 같은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절제된 선과 양감을 밑바탕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다만 정돈된 T자형 대시보드 한가운데에 들어앉은 타원형 센터페시아는 과장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실내 색은 ES330이 내장재와 가죽시트 모두 검은색에 짙은 갈색 우드그레인을 더했고, 607은 검은 내장재에 갈색계통의 가죽시트를 갖춰 비교적 밝은 갈색인 우드그레인과 잘 맞는다. 내장재의 고급스러움이 약간 부족한 것은 두 차 모두 아쉬운 부분이지만 시트의 고급스러움은 촉감이나 바느질 모두 수준급인 607쪽이 두드러진다. ES330은 두툼한 시트 쿠션의 폭신함이 돋보인다. 편안함의 기준은 미국과 유럽이 사뭇 다른 탓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607의 시트가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다. 뒤쪽으로 자리를 옮겨보면, 607은 등받이 각도가 몸을 기대기 좋게 기울어져 있고 엉덩이 아래와 등 뒤의 파여진 부분도 가볍게 몸을 잡아주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편안함에 있어서는 휴식공간이라 해도 좋을 정도여서, 가족용 세단은 물론 쇼퍼 드리븐카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차에 뒷자리를 위한 송풍구가 없는 것은 아이러니다. 밋밋한 각도로 기울어진 C필러 때문에 시야는 조금 답답하고, 머리 위의 천장을 움푹 들어가게 처리하긴 했지만 공간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등받이를 나누어 접을 수 있는 기능은 유럽차라면 당연한 요소다.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가 마련되어 있는 ES330에서 상대적으로 고급차다운 배려를 느낄 수 있지만 좌석의 높이나 등받이 각도, 앞좌석과의 거리 등은 조금 부자연스럽다. 운전자 중심의 가족용 세단이 설계의 기본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에 타고 내릴 때 머리 부분의 걸리적거림은 607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고, 약간 파묻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옆 시야와 시트 쿠션의 편안함이 점수를 딴다. 머리받침 뒤쪽의 선반에는 어린이용 의자를 고정시킬 수 있는 고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미국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국내에서는 실용성 평가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차 밖으로 나와 먼저 엔진룸을 비교해 본다. 엔진룸은 대부분의 부품을 플라스틱 커버로 감싼 607쪽이 깔끔해 보인다. 엔진룸 커버는 소음을 줄여주지만 정비할 때에 불편한 것이 흠이다. 607은 중요한 점검부분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해 불편함을 줄였다. ES330은 엔진 헤드 위에만 커버가 씌워져 있어 상대적으로 어수선해 보이지만, 정비하기 편리하도록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정비성 높은 엔진룸 배치는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듣는 이유 중 하나다. ES330의 엔진은 배기량 3.3X로 3단계 가변흡기 시스템(ACIS-V)과 가변 밸브타이밍 장치(VVT-i), 전자식 드로틀 조절장치(ETCS-i) 등 다양한 전자장치가 더해져 228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시승차로 마련된 607의 엔진은 ES330보다 배기량이 10%쯤 작은 3.0X로 최고출력은 210마력이다. 배기량의 열세를 감안하면 출력은 많이 모자라는 수준이 아니지만, 체감출력에 영향을 미치는 토크는 29.1kg·m으로 33.2kg·m인 ES330보다 가속감의 여유가 덜한 원인이 된다. 회전감각은 두 차가 사뭇 다른데, ES330은 가볍고 호쾌한 느낌이고 607은 진지하고 정교한 느낌이다. 가볍고 호쾌한 느낌 주는 ES330의 엔진 607은 푸조의 스포티한 핸들링 살아있어 변속기는 ES330이 계단식 변속 게이트의 자동 5단이고, 607은 수동변속기능이 있는 팁트로닉 자동 4단이다. 최근 자동변속기의 단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가속감을 좋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가장 큰 목표는 연료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런 의도가 반영된 수퍼 ECT 변속기 덕분에 ES330은 엔진 배기량에 비해 탁월한 10.2km/X의 공인연비를 보여준다. 절대적인 수치상으로는 배기량이 작은 607의 공인연비가 9.9km/X로 열세지만 조금 무거운 차체를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607은 전통적인 푸조의 스포티한 핸들링이 잘 살아있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포츠와 자동의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자동모드에서는 주행상태에 따라 컴퓨터가 능동적으로 서스펜션의 반응을 여러 단계로 조절해준다. 비교적 정확하고 깔끔하게 운전자의 의도를 살려 움직여주는 것은 고맙지만, 고급차가 갖춰야 할 ‘+α’의 카리스마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것은 한 메이커의 최상위 모델로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달리면서 ‘이 차가 고급차구나’라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는 것은 보는 입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좋다’ 이상의 그 무엇을 줄 수 있어야 고급차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시승차의 타이어는 225/50 R17 크기의 피렐리 P6000. 제원표에 225/55 R17로 나와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ES330의 운전감각은 미국차의 부드러움과 일본차의 가벼움이 적당히 버무려져 있다. 부드러운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탓에,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서스펜션은 가장 부드러운 컴포트 모드에 놓으면 출렁이는 듯하고 가장 단단한 스포츠 모드에서는 여유롭게 느껴진다. 타이어는 215/60 R16 크기의 미쉐린 에너지 MXV4 플러스로, 편평비에서 승차감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핸들링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ES330도 칭찬을 하기에 모자람이 있다. 의도한 대로 몸을 놀리기는 해도 정확함이 약간 부족하고, 핵심을 꿰뚫어보면 일반적인 가족용 세단들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시내에서 일상적인 주행만 반복한다면 이런 밋밋함이 편안함처럼 느껴질지 모를 일이다. 엔진 소리의 경우 ES330은 렉서스 특유의 조용함이 돋보인다. 차가 달리는 중에도 회전수나 변속여부에 상관없이 무엇이 돌아가고 있는지 느끼기 힘들 정도로 진동이 작다. 엔진 소리는 가볍게 실내로 전해지는데, 0.28의 낮은 공기저항계수에 힘입어 시속 140km 정도까지 풍절음이 낮은 수준에 머문다. 607의 실내로 들려오는 소리는 주행소음보다 엔진 소리가 강조되어있다. ES330보다는 들려오는 양이 많지만 차분하게 걸러져 들어오고, 중후함보다는 박진감 쪽에 가깝다. 정리하면, 푸조 607은 정통 유럽감각의 세단으로 안팎의 디자인에서 동적인 성능에 이르는 모든 부분들이 고르게 조화를 이룬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유럽산 차라는 점을 상기하고 독일산 차와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있다. 한편 그랜저의 가벼운 감각을 좋아했던 오너들이 수입차로 업그레이드한다면 ES330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차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수입차로서는 차의 크기나 장비에 비해 매우 경쟁력 있는 값을 제시하고 있다. 잘 팔리는 물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값만큼,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한 크기와 장비를 갖춘 두 차의 성격과 가격 차이를 과연 메이커들은 어떤 가치의 차이로 소비자들에게 알려나갈지 궁금해진다. 뒤늦게 경쟁에 나선 푸조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렉서스 ES330 P그레이드 푸조 607 3.0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855×1810×1455 4875×1830×1460 휠베이스(mm) 2720 2800 트레드(mm)(앞/뒤) 1545/1535 1540/1535 무게(kg) 1560 1580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 최고출력(마력/rpm) 228/5600 210/6000 최대토크(kg·m/rpm) 33.2/3600 29.1/375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3311 2946 보어×스트로크(mm) 91.9×83.1 87.0×82.6 압축비 10.2 9.9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크기(L) 70 8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모두 스트럿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15/60 R16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820/2.194/1.4110.973/0.703/3.141 3.131/1.707/1.1520.829/-/2.959 최종감속비 3.478 3.450 변속기 자동5단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9 232 0→시속 100km 가속(초) - 9.9 연비(km/L) 10.2 9.4 Price 5,580만 원 7,040만 원
A6 2.7T quattro & Allroad qu.. 2004-02-24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1년에 몇 차례씩 청첩장을 받아들게 된다. 만약 15년 지기 오랜 친구의 늦장가 소식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인사라도 주고받다 보면 예식장은 그야말로 시골장터 분위기. 이 모든 소란은 신랑신부의 등장과 더불어 단숨에 가라앉는다. 새신랑은 이미 대학시절 이태원에서 산 가죽점퍼 한 벌로 네 차례의 겨울을 버티던 그가 아니고, 새신부 역시 대학 후문 근처에서 장만한 ‘짝퉁’ 패션으로 자신만만해하던 그녀가 아니다. 메이크업에 웨딩드레스, 턱시도를 받쳐입은 그들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하객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옷은 날개다.’ 트윈터보로 무장한 ‘아우디 트윈 스타’가 서로 다른 옷을 차려입고 한국 땅을 밟았다. 주인공은 아우디 중형 세단의 간판스타 A6 2.7T 콰트로와 고성능 ‘아반트’ 올로드 콰트로 2.7T. 콰트로 시스템의 자극적인 맛을 서로 다른 그릇에 담아낸 이들은 아우디의 걸작이라 부르기에 모자람 없는 차들이다. 세단과 왜건 가운데 아우디 중형 승용차를 위한 날개가 되어줄 옷은 과연 무엇일까. 부드러운 A6과 남성미 넘치는 올로드 콰트로 이번 만남을 주선한 이는 지난 12월 중순 국내 시판에 들어간 A6 2.7T 콰트로. 1968년 등장한 앞바퀴굴림 세단 아우디 100에 뿌리를 둔 A6은 매끈한 보디 스타일링과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 고감도 엔진에 완벽한 서스펜션까지 고루 갖춰 아우디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보디라인은 같은 엔진을 얹은 동지 올로드 콰트로 2.7T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꼭 닮은 눈(헤드라이트)……. 얼굴만 놓고 보면 이들은 분명 일란성 쌍둥이다. A6 2.7T 콰트로의 스타일링은 솔직 담백하다. 억지 꾸밈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은 오랫동안 곁에 있어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다. 2.7T 콰트로의 포인트는 트렁크리드 끄트머리에 살짝 올려붙인 립 스포일러.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TT 로드스터의 엉덩이를 떠올리게 한다. 차분한 듯 스포티한 라인은 ‘아우디 승용 라인업 가운데 가장 예쁜 차’라는 명성을 확인시켜준다. 범퍼를 중심으로 나눠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파이크스피크와 누볼라리 콰트로 등 지난해 선보였던 컨셉트카를 닮았다.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과 망설임이 앞서는 까닭은 아마도 A6 스타일링에 대한 익숙함 때문인 듯. 고성능 ‘아반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올로드 콰트로 2.7T 스타일링은 A6에 비해 훨씬 남성적이다. 언뜻 꼭 닮은 듯한 앞모습도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눈매는 같으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A6보다 거칠고, 범퍼 아래에 덧댄 프로텍터는 A6이 갖지 못한 오프로드 본능을 드러낸다. 불끈 솟아오른 오버펜더와 올로드 콰트로 특유의 이중 휠에는 마초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A6 2.7T와 올로드 콰트로 2.7T는 겉모습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많이 닮았다. 도어를 열면 3스포크(A6)와 4스포크로 스타일을 달리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오나, 두 차 인테리어의 차이점 역시 거기까지. 3스포크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이 큰 탓인지, A6쪽이 한결 스포티해 보인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타입은 옵션에 포함된 내용이니 이 또한 큰 차이점이라 보기 어렵다. 4단계로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 버튼과 미세하게 다른 시트가 두 차를 구분짓는 단서. 탄탄한 서스펜션의 풋워크 돋보여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은 앞바퀴굴림 방식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착에서 출발한다. 두 차에 얹힌 시스템은 지난 97년 선보인 5세대. 풀타임 4WD에 종합 차체제어 시스템 ESP를 쓰는 등 새 기술을 더했으나 그 근원은 센터 디퍼렌셜에 토센 LSD를 얹은 2세대 콰트로(86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토크 센싱(torque sensing)의 줄임말 토센에 차동제어장치(LSD)를 더한 이 시스템은 웜 휠과 웜 기어, 스퍼 기어 등의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지만 응답성이 좋고 사이즈를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어 콰트로 시스템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 토크를 앞뒤 50:50으로 나누고 언제 어디서든 한쪽 바퀴가 헛돌면 반대쪽으로 더 많은 토크를 보내는 방식. 프론트와 리어 액슬 사이에 놓인 토센 디퍼렌셜은 최대 78%의 구동력을 회전수가 적은 쪽으로 전달해 한결 안정적인 코너링을 실현한다. 앞뒤 구동력 분배의 융통성은 30:70~70:30까지. A6 2.7T 콰트로와 올르드 콰트로 2.7T는 보여주기 위한 차가 아니다. 아우디 차가 대개 그렇듯 이들 역시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직접 타봐야 무덤덤한 스타일링 속에 감춰둔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우선 A6의 운전석에 앉아 출발. 바삐 변속을 해가며 액셀 페달 밟은 발에 힘을 주자 날쌘 반응을 보인다. 아랫급 A6 2.4 콰트로에 비해 변속 타이밍은 빠른 편. V6 DOHC 5밸브 트윈터보 2.7X 250마력 엔진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직선 구간에서 만만찮은 가속력을 드러낸다. 서너 차례 테스트 결과 A6 2.7T 콰트로의 0→시속 100km 가속은 평균 7~8초. 제원표 상의 성능(7.4초)과 일치한다. 이어진 원선회 및 급선회 테스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4매틱과 같은 뒷바퀴굴림 베이스의 4WD 방식과는 또 다른 풋워크를 드러낸다. 라인 추종성은 올로드 콰트로에 조금은 못 미치는 듯하나 한결 가볍게 내딛는 움직임이 운전 재미를 더한다. ‘왜건의 탈을 쓴 스포츠카’ 올로드 콰트로 2.7T는 A6에 비해 묵직하다. AT 레버를 S 레인지로 옮기면 변속 타이밍을 3천500rpm 부근으로 끌어올려 한결 스포티하게 달린다. 원선회 테스트에서도 A6 세단 못지않은 버티기 실력으로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다른 타이어 (A6 비대칭 미쉐린 vs 올로드콰트로 대칭 던롭)도 미세한 차이의 주요 원인. 큰 흥분을 느끼지 않은 채 이들을 맞았지만 A6과 올로드 콰트로는 이미 강렬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전에 타본 아우디 차들도 늘 이런 식이었다. 닮은 듯 서로 다른 콰트로 달리기 경기도 용인의 와인딩 로드는 좁고 가파른 데다 헤어핀에 가까운 급커브가 곳곳에 숨어 있어 어지간한 하체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코스. 물론 시속 30km 이하의 저속으로 통과할 때를 말하는 게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지 않고 시프트다운과 핸들링만으로 차체를 컨트롤하기에는 A6과 올로드 콰트로에게도 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 곳에서 콰트로 시스템과 튼튼한 하체를 확인하기로 했다. A6 2.7T 콰트로의 자신감은 직진 가속력에 이어 와인딩 로드 주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기대 이상이고 팁트로닉 버튼의 쓰임새도 무척 좋은 편. 헤어핀 수준으로 파고드는 경사로에서 가속을 늦추지 않자 코너 바깥쪽으로 슬립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금세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ESP는 너무 적극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타이밍을 놓칠 만큼 늦게 개입하지도 않는다. 안정감 면에서야 반 박자 빠른 ESP의 개입이 앞서겠으나 ‘펀 투 드라이빙’(fun to driving) 측면에서는 운전자에게 ‘몸소 버티는 재미’를 선사하는 감각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대신 나중에는 운전이 아닌, 운동하는 기분이 들 수 있으므로 아우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전에 체력부터 관리할 것. 차체 움직임이 조금 무거운 듯해도 에어 서스펜션을 뺀 플로어 팬 전체를 공유한 모델인 이상 올로드 콰트로의 전반적인 운전감각은 A6과 비슷하다. 1천800~4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마구 뿜어 나오는 35.7kg·m의 최대토크는 마음껏 도로를 휘젓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올로드 콰트로의 듬직한 직진 달리기는 대단하나, 핸들링에서는 무거운 차체의 한계를 어쩔 수 없이 드러낸다. A6보다 부드러운 시트도 운전감각 차별화에 한몫 한 요인. A6에 비해 롤링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편이고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조금 못 미친다. A6보다 크게 높은 최종감속비(2.909 vs 4.379)는 올로드 콰트로의 지향점을 분명히 규정짓는다. 같은 뼈대를 지녔어도 지향점을 달리 하면 결과물은 이렇게 달리 나온다. A6 2.7T 콰트로의 전신인 아우디 100에 콰트로 시스템이 얹힌 지도 햇수로 13년째인 만큼, 그 명성과 세월만으로도 성능을 확신하기에 모자라지 않을 법하다. 한편 올로드 콰트로의 모태는 코너링 안정성이 떨어지는 정통 왜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던 A6 아반트. 여기에 4WD와 4레벨 에어 서스펜션을 더한 올로드 콰트로는 무시할 수 없는 신뢰감을 쌓았다. 끈질기게 파고든 A6 2.7T 콰트로는 매서웠고, 부드러운 듯 듬직하게 버틴 올로드 콰트로 2.7T는 마음까지 편하게 해주었다. 날렵한 A6 2.7T 콰트로가 처녀 시절 연못가에 벗어두었다 나무꾼에게 빼앗긴 선녀의 날개옷이라면, 안정감 있는 올로드 콰트로 2.7T는 아이 셋을 품에 안고 다시 하늘로 올라갈 때 나무꾼의 아내가 입었던 날개옷에 견줄까. 세단과 왜건은 결국 보이는 차이만 클 뿐, 모두 아우디에 어울리는 옷들이었다. 취재 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아우디 A6 2.7T 콰트로 장점 ·깔끔한 스타일 ·날카로운 핸들링 단점 ·가벼운 몸놀림 ·강력한 라이벌들 올로드 콰트로 2.7T 장점 ·묵직한 주행성능 ·멀티 플레이어 단점 ·무거운 코너링 ·한국에서 왜건으로 살기 A6 2.7T 콰트로 올로드 콰트로 2.7T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6×1810×1453 4810×1852×1529~1595 휠베이스(mm) 2759 2760 트레드(mm)(앞/뒤) 1540/1569 1586/1597 무게(kg) 1705 179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5밸브 ← 최고출력(마력/rpm) 250/5800 ← 최대토크(kg·m/rpm) 35.7/1800~4500 ←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배기량(cc) 2671 ← 보어×스트로크(mm) 81.0×86.4 ← 압축비 9.3 ← 연료공급장치 -/트윈터보 ← 연료탱크크기(L) 70 ←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멀티링크/더블 위시본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 타이어 모두 235/45 R17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3.665/1.999/1.4071.000/0.742/4.096 ←← 최종감속비 2.909 4.379 변속기 자동5단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5 234 0→시속 100km 가속(초) 7.4 7.7 연비(km/L) - 7.9 Price 미정 8,7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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