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Audi A8 3.7 Quattro 운전자와 공명하.. 2003-06-18
변신은 누구에게 있어서나 쉽지 않은 결단이다. 1988년, 아우디가 V8이라는 이름으로 대형 세단을 선보였을 때도 용기에 대한 박수만큼이나 너무 모험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미 확고부동한 위치에 서 있던 벤츠와 BMW는 당시 중형차 메이커로 인정받던 아우디에 있어 너무 어려운 경쟁상대. V8이라는 이름은 이 차에 얹은 엔진을 나타냄과 동시에 12기통을 갖추고 있던 벤츠/BMW와의 상대적 위치를 결정짓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었다. 브랜드 이미지가 갖는 한계를 인식하고 V8급의 대형 세단에 특기인 콰트로 시스템을 결합해 승부수를 띄운 것. 디자인은 날렵하면서도 권위를 살린 딱딱한 모습이었고 2년 후 롱 휠베이스 버전을 더하며 기반 다지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3세대 맞이한 도전의 역사 V8을 통해 고급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고 판단한 아우디는 2세대부터 이름을 A8(94년)로 바꾸었고, 잘 알려져 있듯이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ASF)이라는 신무기를 들고 나왔다.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콰트로 시스템의 단점을 해결하면서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한 알루미늄 프레임은 한편으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홍보수단이었다. 4WD 시스템을 얹고도 경쟁차보다 200kg 정도 가벼워 순발력과 연비가 좋았다. 보디라인도 부드러워졌고 한층 ‘아우디다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결론적으로 A8에 이르러 ‘하이테크 세단’이라는 이미지로 유럽 고급차 시장에서 기반 다지기에 성공한 아우디는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 상승이라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어냈다. 도전을 시작할 당시 많은 이들이 걱정스런 시선을 보냈지만 10여 년의 세월을 헤쳐 나온 아우디는 이제 세계를 대표하는 고급차 브랜드의 하나로 당당하게 서 있다. 그리고 지난해 맞이한 두 번째 풀 모델 체인지에서 신형 A8은 변한 듯 만 듯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섰다. 혈통을 고스란히 이은 디자인과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콰트로 시스템, V8이 주축을 이루는 엔진 라인업을 그대로 이어받은 정상적 모델 체인지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우디의 기업 이념이 바로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 아니던가? 이번 역시 꼼꼼한 메커니즘 개량과 함께 신기술 개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신형 A8의 모습은 분명 구형과 많은 연결점이 있지만 세부적인 변화 요소는 대부분 A6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앞뒤 오버행의 펜더와 범퍼 연결 부위. 늘어진 볼살처럼 어색했던 라인 처리가 A8에서 말끔하고 세련되게 바뀐 점은 환영받을 만하다. 역시 A6을 닮은 헤드램프 안에는 스티어링에 따라 빛의 방향을 바꾸는 최신 메커니즘을 담았다. 차체는 구형보다 휠베이스가 60mm 늘어났지만 쿠페 라인에 가까운 C필러와 트렁크 처리는 물론 엉덩이 위로 힘껏 올라붙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덕에 스포티한 감각을 물씬 풍기는 당당한 세단으로 거듭났다. 공기저항계수(0.27)와 트레드에서도 라이벌에 가장 앞선다. 다기능의 단순화, MMI 절제와 화려함이 공존하는 인테리어는 하이테크 장비의 전시장 같다. 인스트루먼트에 4개의 구멍을 파서 단 원형 미터는 모두 운전자 시선을 향해 절묘한 각도로 배치되어 있다. 센터페시아 한가운데 달린 팝업식 LCD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을 달지 않은 상황에서 그다지 필요치 않아 보이지만 MMI(Multi Media Interface)에 꼭 필요한 장비다. MMI는 다기능을 최소한의 스위치로 통합한 조작 시스템의 명칭으로 BMW i-드라이브와 달리 좌우 회전과 버튼 기능이 있는 원형 노브 하나와 주변 스위치로 기능을 분산한 것이 포인트. MMI가 없었다면 대시보드는 물론 루프 콘솔 공간까지 스위치로 가득 채워야 했을 것이다. 시트는 넉넉하고 안락하게 운전자를 감싸며 4방향으로 움직이는 럼버서포트(요추조절장치)가 최적의 자세를 만들어준다. 시트의 이동범위가 넓어 다양한 체형의 운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한편 B필러와 센터콘솔에 마련된 뒷좌석용 에어벤트나 접이식 도어 포켓,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시동키를 꽂고 시승 준비에 들어갔다. 엔진 시동과 함께 느껴지는 첫 느낌은 뛰어난 정숙성. 렉서스 등장과 함께 고급차에 요구되는 정숙성의 기준이 예전과는 달라졌지만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A8은 ‘절대정숙 공간’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승차는 V8 3.7X 5밸브 280마력 엔진을 얹은 A8 3.7 콰트로. 4.2X 휘발유와 최근 더한 4.0X TDI 엔진이 있으니 현재 A8의 엔트리 버전이라 할 수 있지만 280마력의 최고출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최대토크도 36.7kg·m에 이르며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와 가변 흡기 매니폴드 등에 힘입어 그 대부분을 3천~5천rpm의 넓은 대역에서 뿜어낸다. 매끄러운 회전은 강력한 방음장치와 어우러져 엔진의 존재 자체를 망각시키고 5천rpm을 넘어서도 불쾌한 진동 없이 맹렬한 엔진 회전과 멀리서 들리는 매력적인 배기음만이 느껴진다. ZF의 팁트로닉을 포르쉐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장본인이 바로 아우디였다. 아우디 세단의 스포티한 성격과 팁트로닉은 포르쉐를 뛰어넘는 절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신형 6단 팁트로닉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스티어링 휠의 변속 스위치. 스포크 뒤쪽에 달리며 오른쪽이 시프트업(+), 왼쪽이 시프트다운(-)이다. 눌렀을 때 ‘딸깍’거리는 느낌이 좋고 반응도 빨라 스포츠 주행의 동반자로 부족함이 없다. 시프트 노브를 S 위치로 놓으면 횡가속을 측정해 코너링 때 시프트업을 제한하기 때문에 출구에서 빠른 가속을 돕는다. 하이테크로 무장한 정숙 공간 달리기 성능은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되고 강인하다. 철저하게 배제된 엔진 진동과는 달리 적당한 배기음이 즐거운 운전을 돕고 넓은 토크밴드와 매끄러운 변속이 속도감을 잊게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몸으로 느껴지는 체감속도가 실제속도를 따르지 못한다. 액셀 페달을 지긋이 밟아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주변의 차들이 빠르게 뒷걸음질치기 시작한다. 페이튼과 함께 쓰는 에어 스프링은 비틀림 강성이 60%나 향상된 알루미늄 섀시, 아우디 특유의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어울려 효과적인 노면 충격흡수는 물론 안정감 넘치는 달리기를 선사한다. 여기에 네 바퀴 접지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콰트로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어지간한 와인딩 로드에서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시승날 갑작스런 비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났지만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으로 물살을 갈라도 마른 노면을 달리듯 무덤덤하기만 했다. 이 클래스가 목표로 하는 지향점은 궁극적으로 비슷하지만 그 좁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는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 A8은 S클래스나 7시리즈와는 다른 아우디만의 개성으로 그 목표에 착실하게 다가서고 있는 것 같다. 버튼으로 가득한 콕피트가 처음에 조금 부담스럽지만 익숙해지는 순간 자신의 손과 발끝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첨단 메커니즘의 하모니를 즐길 수 있다. 운전자 의지에 따라 공명하는 하이테크의 결정체. 이것이 바로 A8의 매력 포인트다. 아우디 A8 3.7 콰트로의 장단점 장점 ·안정된 달리기 ·치밀하게 제어되는 하이테크 장비 단점 ·여전히 복잡한 다기능 ·매끄럽다 못해 두덤덤한 감각 아우디 A8 3.7 콰트로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051×1894×1444mm 휠베이스 2944mm 트레드 앞/뒤 1629/1615mm 무게 177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5밸브 굴림방식 4WD 보어×스트로크 84.5×93.0mm 배기량 3697cc 압축비 11.0 최고출력 280마력/6000rpm 최대토크 36.7kg·m/375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9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④ 4.171/2.340/1.521/1.143 ⑤/⑥/ⓡ 0.867/0.691/3.403 최종감속비 3.53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모두 235/55 R17 성능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7.3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12,800만 원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 수많은 매니아 거느린 ‘살.. 2003-06-11
포르쉐 356이라니! 그것도 초록색 대한민국 번호판을 붙이고 버젓이 운행하고 있는 차라니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늘 지녀보고 싶은 차였기에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356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포르쉐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이 자연스러울 만큼 356은 포르쉐의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차다. 하지만 356의 의미를 포르쉐 역사에만 국한한다면 길이 남을 명차에 대한 커다란 결례라고 할 수 있다. 356은 단종 40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열광적 추종자를 거느린 살아있는 컬트이다. 페리 포르쉐, 1947년에 356 개발 시작해 65년 포르쉐 911에게 자리 내주고 퇴장 1931년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설립해 운영하던 포르쉐 디자인 스튜디오는 2차대전을 피해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산골마을 그뮌트에 둥지를 틀었다. 자동차에 관해서라면 아버지 못지 않은 열정과 천재성을 지녔던 페리 포르쉐는 1947년 6월, 356 프로젝트에 들어가면서 평소 꿈꾸어 오던 스포츠카를 만들 기회를 맞게 되었다. 페리의 새 프로젝트카 356은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등 많은 부품을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2차대전 전 개발해 46년 재생산에 들어간 폭스바겐 비틀에서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런 부품들을 그뮌트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었기에 이는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다시 말해서, 비틀의 부품들을 개조해 스포츠카 개념의 차를 만들어내는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마침내 48년 6월초, 베른에서 열린 스위스 그랑프리에서 폭스바겐에서 가져온 공랭식 수평대향 4기통 1천131cc 40마력 엔진을 얹은 첫 356/1 로드스터(프로토 타입)가 선보였다. 언론은 356이 폭스바겐 비틀과 아우토 우니온의 경주차를 이어주는 스포츠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의 356은 강철 파이프로 짠 스페이스 프레임에 알루미늄 보디를 얹은 미드십 형태였는데 이렇게 차를 만들면 공정이 복잡하고 제작단가가 높아 시장성이 불리해진다. 따라서 페리는 스포츠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좋은 철판을 용접해 만든 박스 섹션(ㅁ 단면) 프레임을 사용하고 엔진은 짐 공간의 확보를 위해 뒤차축 뒤로 옮겼다. 1950년 포르쉐사는 옛 근거지인 슈투트가르트의 주펜하우젠으로 돌아가 356의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크게 356(48년), 356A(55년), 356B(59년), 356C(63년)의 4세대로 나누어 볼 수 있는 356은 등장부터 퇴장까지 줄곧 기술혁신을 통해 다듬어지며 진화를 거듭했다. 1천100cc 40마력에서 시작된 엔진은 356SC에서 1천600cc 115마력에 이르렀고(경주차 버전에는 2천cc급 엔진도 있다) 쿠페, 카브리올레, 로드스터, 스피드스터 등 다양한 보디로 선보였다. 65년 포르쉐 911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날 때까지 356은 7만6천여 대가 생산되었다. 부드러운 곡선 아름다운 스피드스터 50년대 미국에 선보여 큰 인기 얻어 지금 타보려고, 아니 느껴보려고 하는 356은 스피드스터다. 스피드스터는 1954년 포르쉐의 미국 판매권을 가지고 있던 막스 호프만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356의 한 모델이다. 50년대 초반 미국의 경량스포츠카 시장에서는 영국의 MG가 선전하고 있었다. 포르쉐 356은 영국의 경량 로드스터들에 비해 값이 비싼 편이었다. 그러나 356의 성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판매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했던 호프만은 미국 시장에서 포르쉐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356의 미국내 차값을 3천 달러 이하로 맞추어 줄 것을 요구했다(52년 포르쉐 356 쿠페의 미국내 차값은 4천300달러). 이 값을 맞추는 것은 쉬운 일도,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포르쉐의 해법은 간단했다. 성능은 유지하되 차를 단순화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카브리올레를 손 본 단순한 보디가 만들어졌다. 대시보드와 계기판도 최대한 단순화되었다. 그러면서도 기능성과 미적 균형은 해치지 않았다. 윈드실드가 낮아졌고 카브리올레에 있던 옆 유리 창문은 비닐 커튼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버킷 시트의 쿠션도 최소한의 패딩만으로 처리되었다. 이렇게 하여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낮은 차체에 완만하게 둥글려진 윈드실드, 좀 빈약한 듯한 톱을 씌운 스피드스터가 탄생했다. 값은 2천995달러, MG와 재규어의 중간 수준이었다. 스피드스터는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팔려나갔다. 전통적 보디 분류의 입장에서 볼 때 스피드스터는 로드스터다. 독일에서는 스파이더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르쉐는 초기 광고 문구에서 이 차를 로드스터 혹은 스파이더라 부르는 대신 스피드스터라는 용어를 썼고 후에 이것이 공식 모델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스피드스터는 성능면에서 일반 356과 같았다. 54∼55년에는 1천500cc의 노멀과 수퍼 버전 엔진을 썼고, 55년 10월부터 시장에서 물러난 58년까지는 1천600cc의 노멀과 수퍼 엔진을 얹었다. 생산라인을 갓 벗어난 듯한 356 스피드스터 한 대가 앞에 서있다. ‘미국에서 배를 탔겠구나.’ 언뜻 생각된다. 57년 생이라는데 젊다. 허나, 나이는 있으되 허우대만 멀쩡한 자동차를 한두 대 접해본 게 아니다. 상태가 아주 좋아 보인다. 미국에서 두어 차례의 복원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엔진도 두 차례의 분해수리작업을 끝냈다. 자동차의 복원은 작업의 목표와 범위에 따라 몇몇 단계로 나뉜다. 그 중 한번의 작업은 프레임 오프(frame off) 복원이었다고 한다. 이 작업은 말 그대로 보디와 프레임을 분리하고 모든 부품을 떼어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을 모두 손보는 것으로, 그 차와 부품의 진품 비중과 정도는 작업의뢰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차체는 진한 붉은 와인색으로 96년형 포르쉐 911의 페인트를 구해 칠했다고 한다. 차체의 도장, 실내외 트림, 대시보드 등은 미국에서 작업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복원에 사용된 많은 부품은 복제품일 것이다. 하지만 단종된 지 40년 된 차의 순정부품을 구하기란 매우 어려울 뿐더러 이를 고집하는 것도 부질없다. 어쨌든 차의 복원이 산업으로 자리잡고, 이러한 차종의 부품이 복제품의 형태로라도 원활히 공급되고 있는 ‘그쪽‘의 현실에 차를 사랑하는 필자는 언제나 부러움을 느끼곤 한다. 스피드스터의 소프트톱은 그야말로 비상용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도 강렬한 햇볕과 비는 피해야 하니까. 시승날은 그야말로 지붕 없는 차를 위한 날씨였다. 당연히 톱은 좌석 뒤로 고이 접어둔 채로다. 운전석 뒤쪽에서 공랭식 수평대향 엔진이 들려주는 배기의 화음에 가슴이 뛴다. 기어를 넣고 출발해본다. 복원을 했다고는 하지만 45년이 넘은 차를 몰아붙일 수는 없다.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스티어링은 탄탄하며 유격이 과하지 않다. 가속페달의 압력은 조금 뻑뻑한 듯하다. 브레이크는 요즘의 차를 몰 듯 습관대로 사용한다면 당황할 것이다. 유압식이기는 하지만 배력장치가 없는 탓에 요즘 차들에 비해 페달 밟기가 수월치는 않으나 익숙해지면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출력 모자람 없고 코너링 성능 뛰어나 단단한 서스펜션, 요철에서 튀는 느낌 도로로 나섰다. 신록의 품을 가르며 난 구불구불한 길을 잘도 헤치며 달려준다. 엔진의 출력은 요즘 기준으로는 충분치 않지만 모자람이 없고 코너링 솜씨는 요즘의 어지간한 앞바퀴굴림 차들을 앞선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초여름의 햇빛이 뜨겁고, 지나가는 차들에서 쏟아지는 시선은 더 뜨겁다. 싱그러운 바람이 볕을 흩뜨린다. 낮은 윈드실드를 한번 때리고 머리 위에서 난류를 만들며 흩어지는 공기가 귓전에 상쾌한 공명을 전한다. 계속 달리고 싶다. 서스펜션은 상당히 단단하다. 도로의 요철 부분에서는 통통거리며 차체가 튀는 경향을 보이고 보디롤은 약간 부자연스런 면이 보인다. 불안정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의 코너에서는 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시승 후 오너의 말을 들어본즉 최신 쇼크 업소버가 달려 있다고 했다. 원래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주행중 이 차가 들려주던 배기음은 전에 타보았던 356들과 조금 다르다. 카랑카랑함이 덜 한 느낌인데, 이는 상당히 주관적이고 게다가 오래된 엔진이므로 절대적인 비교는 무의미할 것이다. 시승을 마치고 엔진룸을 찬찬히 살펴보니 57년형 356 스피드스터의 원래 엔진과는 약간 달랐다.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 부품 수급의 문제인 것이다. 필자의 기호에는 옛 자동차가 딱 맞는다. 특히 운전이 가능하면 더 그렇다. 굳이 ‘클래식’이라는 수식을 붙이지 못하는 차여도 좋다. 단순히 옛날 것을 좋아하는 차원은 아니다. 옛날 차들은 더 신경 써서 운전해야 하고 운전기술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야하며 무엇보다 그 차의 잠재력을 100% 가까이 쓸 수 있어 좋다. 요즘 차들은 그 능력을 다 써주지 못해 운전하려면 밋밋하고 미안하다. 실로 오랜만에 감상적이고 꿈결같은 운전을 경험했다. 비록 문헌에서 보아오던 성능을 제대로 다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멋진 자동차 문화의 한 면을 향유해 본 것으로도 충분할 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명차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시승차 협조: 포르쉐 매니아 클럽 코리아 ☎019-388-2492 포르쉐 356 스피드스터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3950×1670×1310mm 휠베이스 2100mm 트레드 앞/뒤 1306/1272mm 무게 855kg 승차정원 2명 엔진 형식 공랭식 수평대향 4기통 OHV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2.5×74mm 배기량 1582cc 압축비 8.5 최고출력 75마력/5000rpm 최대토크 11.9kg·m/3700rpm 연료공급장치 카뷰레터 연료탱크 크기 ㅡ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180/1.760/1.130 ④/⑤/ⓡ 0.815/ㅡ/ㅡ 최종감속비 4.42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웜 앤드 너트 서스펜션 앞/뒤 더블 트레일링 암/싱글 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모두 드럼 타이어 앞/뒤 모두 165/50 R15 성능 최고시속 ㅡ 0→시속 100km 가속 ㅡ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준중형차 대전(大戰)’ 선언한 기아의 싸움소 P제.. 2003-12-16
지난 10월 초, 제2회 부산국제모터쇼가 열린 벡스코를 찾은 취재진들은 기아자동차 부스에서 갑갑한 한숨을 내뱉어야 했다. ‘스펙트라 후속 모델이 부산국제모터쇼에 등장한다’는 소문에 먼길을 달려갔건만, 스모그 처리한 유리관 속의 주인공은 ‘쎄라토’라는 이름과 희미한 보디라인만 드러냈을 뿐 많은 이들의 기대를 매정하게도 걷어차버렸기 때문이다. 허탈한 마음을 안고 올라온 서울. TV에는 낯선 이미지 광고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이나 등장하기 시작했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잘 생긴 남자가 장발머리를 흩날리며 곁눈질을 하는가 싶더니 눈부신 헤드램프 불빛 뒤로 낯선 자동차의 실루엣이 엿보이는 광고……. 기아 LD(쎄라토의 프로젝트 명)는 올 초부터 가장 기다려진 모델이다. 자동차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정체불명의 LD 관련 자료가 넘쳐흘렀고 편집부로도 “언제쯤 나오느냐”고 묻는 독자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왔다. ‘대한민국 대표 세그먼트’로 자리잡은 준중형급은 이제 새차 등장 소문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붙들어맬 만큼 견고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 요구에 충실한 하이루프 타입 보디 지금, 쏟아지는 겨울비 속을 달려온 쎄라토가 눈앞에 서 있다. 지난 11월 5일 발표회를 갖고 공식 데뷔한 지 정확히 일주일만의 만남이다. 준중형차 시장의 비중을 감안해서인지 예상보다 빨리 북적이는 서울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시승차는 주력 모델인 1.5 CVVT 골드 세이프티 버전. 1.5X 엔진을 얹은 모델 가운데 최상급이다. 발표회장의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만났던 쎄라토는 불륨감 넘치는 풍만한 몸매와 현란하게 꾸민 얼굴로 정신을 흩어놓았다. 눈앞의 쎄라토는 그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사람이나 차나 조명발, 화장발을 조심해야 하는 법. 그렇다고 속단하지 말기를. 쎄라토의 스타일링이 “아니올시다”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쎄라토는 하이루프 타입 보디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볼륨감을 한껏 키우고 떡 벌어진 체구를 지닌 덕분인지, 바싹 다가서지 않는 한 지붕은 그리 높게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그동안 경차나 소형차를 통해 보아왔던 하이루프 타입처럼 어정쩡하지 않다. 쎄라토 스타일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또한 이 점.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라인이 부조화를 보이는 등 일부 어색한 면이 없지 않으나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준중형차 시장의 요구에 잘 어울릴 듯하다. 무난하되 오리지낼리티는 모자란 다. 무거워 보이는 앞모습에 비해 덕테일 타입으로 살짝 들어올린 트렁크리드는 경쾌하다. 날렵하게 떨어지는 C필러에서 속도감이 느껴지고, 넓은 트렁크룸 입구는 예전 스펙트라의 대표적인 단점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쎄라토의 스타일링 위로 수많은 차들이 오버랩된다. 시승 과정에서 이 차를 본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연모래색 보디 컬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쎄라토의 얼굴은 크라이슬러 세단을 연상케 하고, 헤드램프와 보네트라인에서 렉서스 차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 형태의 곡선을 그리는 옆구리 라인을 보다가 재규어를 상상했고 도톰한 뒷모습을 보면서 혼다를 생각했다. 전 세계 모든 브랜드들은 서로를 벤치마킹한다. 최근 트렌드의 장점들을 뽑아 잘 소화해낸다면 이는 결코 지적할 부분이 아니다. 도어를 여는 느낌이 좋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절도 있게 여닫히는 감이 신선하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의 마무리도 무척 좋은 편. 카렌스Ⅱ에서부터 기아의 인테리어 질감이 한 단계 좋아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쎄라토의 마무리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넉넉한 공간과 실용적인 장비 돋보여 커다란 속도계를 중심으로 rpm 게이지와 연료계 등을 단순화해 배치한 계기판은 한눈에 들어오는 타입. 스티어링 휠 역시 멋을 부리지 않았으나 손바닥에 전해오는 그립감은 마음에 든다. 손가락 닿는 위치에 정확히 달려 있는 오디오 리모컨과 핸즈프리 버튼도 제자리를 잘 잡은 듯. 옵션인 MP3/CD 플레이어 내장 오디오와 전자식 공조 시스템을 단 센터페시아도 깔끔하다. 전자식이면서도 온도 및 풍량을 다이얼로 조절할 수 있는 공조 시스템은 무척 실용적이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등 쎄라토 운전석을 에워싼 장비들의 기본 컨셉트는 ‘실용성 최우선’. 운전석 시트 아래에서 계기판 왼쪽으로 자리를 옮긴 트렁크 오픈 버튼은 패밀리 세단으로 많이 쓰일 준중형차임을 감안할 때 작은 변화로 편리함을 높인 장비다. 핸즈프리 소켓 바로 옆에 마련한 예비전원은 핸드폰 충전용으로 요긴할 것 같다. 앞뒤 유리창 김서림 제거 장치에다 덤으로 얹어준 와이퍼 결빙 제거 장치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환영받아 마땅할 듯. 쎄라토 인테리어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공간. 준중형차들 가운데 가장 앞선 차체 높이와 너비가 기대 이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특히 다른 차들보다 3cm 이상 높은 천장이 주는 체감 여유는 수치상의 차이를 뛰어넘는다. 헤드룸과 레그룸, 어깨공간이 모두 넉넉한 뒷좌석은 스키스루 내장 암레스트까지 갖춰 준중형차 시장의 요구를 충실히 따른다. 컵이나 병을 단단히 잡아주는 뒷좌석용 컵홀더도 괜찮은 장비. 반면 2.0 골드 모델에만 제공되는 6:4 분할접이식 등받이와 분리형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아쉬움을 남긴다. 시승차와 함께 한 1박2일 중 하루는 장맛비처럼 거센 겨울비가 내렸고 또 다른 하루는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였다. 일정에 쫓겨 대부분의 테스트 주행과 사진촬영을 비가 쏟아지는 날 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맑은 날이면 확인하기 어려울’ 성능까지 들춰볼 수 있었다. 탄탄한 서스펜션 앞세운 달리기 성능 쎄라토의 시동음은 놀라우리만큼 차분하다. 소음 및 진동 방지 설계에 공을 들였다는 메이커의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시동음만 놓고 본다면 소리에 민감한 국내 운전자들의 군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아반떼 XD와 같은 1.5X 107마력 엔진을 얹었지만 한결 가벼운 차체(1천190kg) 덕분인지 출발가속도 비교적 매끈하다. 도로에 들어서면서 곧바로 액셀 페달을 꾹 밟아 급가속, rpm이 순식간에 솟으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매서운 엔진음이 운전석으로 파고든다. 급가속 때 엔진 반응은 그리 빠르지 않은 편. 시속 120km까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던 속도계 바늘은 그 언저리에서 멈칫거리기만 한다. D레인지로는 어딘지 모자라고 시프트다운하면 연결감이 떨어지는 4단 AT가 불만. 2.0X 버전에 얹힌 수동 겸용 AT의 성능이 궁금하다. 일단 속도를 떨어뜨린 뒤 이번에는 저단에서부터 기어를 차근차근 올리며 정속주행. 바삐 몰아치지만 않는다면 쎄라토는 꽤 훌륭한 달리기 실력을 보여준다. 급가속 때와 달리 rpm을 여유 있게 올려가며 가속을 시도하자 시속 100km를 넘어서고도 가속력을 유지한다. 제원상 최고시속은 184km. 쏟아지는 빗속을 다른 차들과 무인감시 카메라까지 조심하며 달렸음에도 시속 175km에 그리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고회전 영역으로 접어들면서 엔진음은 오히려 침착해지고 빗길임에도 차체가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풍절음 차단도 훌륭하다. 이 정도 주행성능이면 스타일링을 좀더 예쁘게 다듬어도 좋을 걸 그랬다. 빗길이라 괜한 긴장감이 고개를 쳐들었지만, 쎄라토는 제법 급한 코너를 거침없이 내닫는다. 시트를 따라 전해오는 서스펜션의 탄력이 예사롭지 않다. 90도로 꺾이는 급코너를 찾아 코너링을 시도, 듬직한 하체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하드한 서스펜션 세팅이 인상적이다. 뒤 서스펜션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져 급코너 때 뒷바퀴의 추종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였지만, TCS를 끄고 코너를 파고들어도 차체가 조금 밀릴 뿐 별 문제가 없다. 시트는 몸을 잘 받쳐주고 스티어링 휠 컨트롤도 괜찮은 편. 기아가 밝힌 쎄라토의 주 타깃은 최근 우리 사회의 주력으로 떠오른 P세대. 쎄라토는 정치적 민주화와 정보화, 부유함을 탄생 배경으로 하는 P세대의 엔트리카를 겨냥한다. 이틀을 함께 보낸 쎄라토는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요구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쎄라토는 이미 러브콜을 날렸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P세대는 쎄라토의 러브콜에 기꺼이 답신을 보낼까? 이제 둘 사이의 애정행각을 지켜볼 차례다. 기아 쎄라토 1.5 CVVT 골드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80×1735×1470mm 휠베이스 2610mm 트레드 앞/뒤 1495/1485mm 무게 119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ㅡ 배기량 1495cc 압축비 ㅡ 최고출력 107마력/6000rpm 최대토크 13.8kg·m/4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ㅡ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846/1.581/1.000 ④/⑤/ⓡ 0.685/ㅡ/2.176 최종감속비 4.041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195/60 R15 성능 최고시속 184km 0→시속 100km 가속 ㅡ 시가지 주행연비 12.4km/ℓ 값 1,231만 원
기아 쎄라토 2.0 AT 부드러운 승차감과 만족스러.. 2003-12-15
뿔이라는 뜻의 쎄라토는 국산차 이름에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스어다. 부르기 쉬운 이름인 세라토는 스포티한 스타일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쎄라토를 처음 대하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알려진 대로 쎄라토는 현대 아반떼 XD의 플랫폼을 이용한다. 현대와 기아는 클릭 플랫폼과 아반떼 XD 플랫폼으로 3~4차종을 개발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개발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즉, 지금까지 베르나와 리오가 맡았던 소형차 분야는 위의 2가지 차종에 흡수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아반떼 XD와 쎄라토가 맡아야할 분야는 지금보다 더욱 넓어진다. 준중형차 고객뿐 아니라 소형차 고객까지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플랫폼을 쓰는 두 차종은 서로의 역할분담이 매우 중요하다. 이틀 동안 쎄라토를 시승해 보니 ‘차별화’라는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남성적이고 스포티한 느낌 강조한 디자인 차체 높여 공간 넓히고 실내 소재 고급화 우선 스타일에서 두 차의 지향점이 다르다. 아반떼 XD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이지만 쎄라토는 남성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뿔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볼륨 있는 앞 펜더가 공격적이며 강한 인상이고, 완만한 뒤창과 짧은 트렁크 리드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낸다. 여성적인 느낌을 주었던 스펙트라와는 정반대의 디자인 컨셉트다. 쎄라토가 택한 하이 루프 스타일은 넓은 실내와 뛰어난 공간활용도라는 플러스 알파를 선사한다. 헤드룸은 넓어졌지만 결코 차가 껑충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도요타 카롤라와 닛산 프리메라 등이 이런 스타일을 쓴 대표적인 모델이다. 아반떼 XD보다 차체를 45mm 높이는 한편, 시트 높이(535mm)를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높여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잭(jack)처럼 레버를 당기고 밀어서 조절하는 운전석 시트는 국산차에서는 처음으로 쓰였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느껴지지만 시트의 앞뒤 높이를 별도로 조절할 수 없으니 조금은 불편하다. 대시보드는 경쟁차 중 가장 호화롭다. 투톤으로 처리한 디자인은 쏘렌토를, 전체적인 모양은 옵티마의 것을 닮았다. 완전히 닫히는 송풍구와 쓰기 편리한 공조장치 스위치 등 마무리와 소재의 질감도 좋다. 그러나 개선할 점도 눈에 띈다. 센터 콘솔은 호화로운 다른 장비에 걸맞지 않게 너무 작고, 앞좌석용 컵홀더는 크기 조절이 안 되어 품질감이 떨어진다. 크기가 조절되는 뒷좌석용 컵홀더가 차라리 쓰기 편해 보인다. 2.0 골드에만 기본으로 있는 6: 4 분할 뒤 시트는 아반떼 XD 1.5 모델에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위로 꺾여 올라간 테일램프는 혼다 차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어서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과거 도요타 입섬을 닮은 카렌스와 렉서스 RX300을 닮은 쏘렌토가 비난의 대상이 된 것에 비하면 독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성공한 모델을 쫓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적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이다. 부드러운 변속과 안락한 승차감 인상적 급코너링에도 안정감 있는 몸놀림 보여 시승차로 준비된 모델은 2.0 골드. 준중형차에서 비중이 작은 2.0 모델을 시승차로 준비한 이유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쎄라토를 비롯해 요즘 나오는 준중형차들은 과거에 비해 덩치가 상당히 커졌다. 휠베이스만 보더라도 쎄라토(2천610mm)는 88년에 나왔던 현대 Y2 쏘나타(2천650mm)와 거의 비슷해졌고 무게는 쎄라토 2.0 AT가 1천255kg으로 Y2 쏘나타 1.8 AT(1천220kg)보다 많이 나간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많은 편의장비와 넓은 실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니 자동차 메이커들은 차의 덩치를 자꾸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덩치가 커진 준중형차에 1.5X급 엔진을 얹고 뛰어난 운동성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기아가 쎄라토의 시승차로 2.0 모델을 내세운 것은, 준중형차가 힘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깨는 동시에 한 급 위의 시장을 겨냥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쎄라토에 얹은 2.0X CVVT(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 엔진은 현대 아반떼 XD에 얹은 VVT (Variable Valve Timing) 엔진과 기본적으로 같다. 기아는 VVT 엔진을 업그레이드해 CVVT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나, 현대의 VVT나 기아의 CVVT 엔진은 출력과 토크가 모두 같다. VVT와 CVVT는 메커니즘에 차이가 있을 때만 다르게 부르는 것이 옳다. 메커니즘의 기본은 아반떼 XD가 처음 나왔을 때 얹은 2.0X 베타 엔진을 바탕으로 했는데, 당시 아반떼 XD 2.0 수동 모델의 엄청난 가속력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원하는 시점에서 필요한 만큼 터져 주는 토크는 가슴속까지 후련하게 만들었다. 시승차로 나온 2.0 AT는 부드러운 변속과 안락한 승차감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수동 모드로 바꾼 후 저단 기어에서 킥 다운을 시도할 때 응답성이 떨어지고, 가속력은 확실히 수동 기어에 못 미친다. 1.5X AT에 성인 5명이 탄다면 힘 부족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해 서스펜션을 조금 소프트하게 다듬은 느낌인데, 코너링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직선주행에서 조금씩 출렁거리던 차체는 시속 80km로 돌아나가는 급코너링에서 의외로 안정된 몸놀림을 보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라면 별다른 불만이 없을 정도로 세팅이 좋은 편이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확실하게 바퀴를 움켜쥐고, 급제동 때 차가 앞으로 쏠리는 노즈 다이브도 적다. 2.0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 스트럿 타워 바와 195/60R 15 타이어(1.5 LX 이상)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 덕분이고, 이 정도의 섀시강성이라면 서스펜션을 좀더 딱딱하게 튜닝하고 16인치 타이어를 끼워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커튼 에어백 및 사이드 에어백이 포함한 세이프티 팩은 값을 크게 낮춘 만큼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것이다. 승용차 내수 판매에서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기아로서는 쎄라토 덕분에 참으로 오랜만에 자신 있게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되었다. 멋진 스타일과 잘 달리는 모습이 ‘호타준족’으로 불리는 프로야구 선수 이종범을 떠올리게 할 정도. 그러나 기아가 여기에서 만족하지 말고 욕심을 더 부렸으면 좋겠다. 소비자들의 욕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처럼 옵션이나 모델을 더욱 세분화해 높은 기대수준을 만족시킬 의무도 국내 메이커들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를 들면 더 나은 주행성능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1.5X 모델에도 스트럿 타워 바를 옵션으로 마련하고, 서스펜션도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 중 고를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젊은 여성을 위한 레이디 스페셜 모델이나 가족여행을 위해 편의장비를 강화한 패밀리 팩을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선택 폭은 경쟁력을 높이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선의의 경쟁은 우수한 품질을 낳는다. 치열한 4파전이 벌어질 준중형차시장은 소비자들에게 ‘골라 타는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쎄라토가 국내 준중형차시장 부흥의 산파역을 맡길 기대한다. 기아 쎄라토 2.0 골드 AT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80×1735×1470mm 휠베이스 2610mm 트레드 앞/뒤 1495/1485mm 무게 125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2.0×93.5mm 배기량 1975cc 압축비 10.3 최고출력 143마력/6000rpm 최대토크 19.0kg·m/4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5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842/1.529/1.000 ④/⑤/⑥/ⓡ 0.712/ㅡ/2.480 최종감속비 3.7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듀얼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195/60 R15 성능 최고시속 200km 0→시속 100km 가속 ㅡ 시가지 주행연비 10.9km/ℓ 값 1,480만 원
쌍용 뉴 체어맨 안과 밖 모두 멋진 변신 이룬 .. 2003-11-07
쌍용자동차가 1998년 대우자동차한테 경영권을 넘겨주기 전까지, 쌍용의 김석원 회장은 자동차의 시대적인 요청과 흐름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제한된 재력 내에서 지프차 같은 코란도, 오늘날 SUV의 선구자 역할을 한 무쏘, 그리고 벤츠 엔진을 얹은 대형승용차 체어맨이라는 세 가지 차종에만 중점을 둔, 일반고객용 차를 만들어 모두 성공했다. 대우는 당시 현대 다음가는 규모로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중소형차에만 집중하다 보니 종합적인 자동차 메이커로서 구색이 갖춰지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쌍용을 그의 산하에 두기로 했다. 디자인에 과감하게 변화를 준 2세대 모델 새 헤드램프, 구형 오너라면 불만 가질 듯 이 체어맨에는 에피소드가 있다. 쌍용이 벤츠측과 합의하여 벤츠 엔진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차체 스타일은 쌍용이 디자인하여 벤츠측의 사전양해를 얻게 되어 있었다 한다. 사실은 벤츠측이 디자인해 주겠다는 것을 쌍용측이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차니까 우리 손으로 디자인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하지만 쌍용이 만든 렌더링을 벤츠측이 보고 감탄하여 단발에 ‘OK’가 나왔다고 한다. 이리하여 탄생한 체어맨은 정말로 예뻤다. 대형승용차로서 길지도 짧지도 않은 5천55mm의 길이에다가 말끔하게 다진 차체는 공기저항을 최대한 없애버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80년대의 벤츠 모양을 더욱 진화시킨 것 같은 매끈하고도 탄탄한 스타일이었다. 이 모델의 보급형엔 직렬 4기통 2.3X 150마력 엔진이 그리고 고급형에는 4기통 2.8X 197마력 엔진이 얹혀있다. 보다 더 고급형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길이 5천355mm인 리무진형이 마련되어 6기통 3.2X 220마력 엔진이 얹혀 있다. 연비도 아주 좋아 보급형은 8.8km/X, 고급형의 두 가지 차종도 7.9∼7.7km/X, 그리고 리무진형도 7.7km/X 나 되니 놀라운 일이었다. 대우왕국이 김우중 회장의 실각으로 기세가 기울어지자 다시 쌍용으로 환원되면서 체어맨의 앞 그릴은 완전히 벤츠의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졌고 그야말로 ‘벤츠의 한국모델’같이 변모하여 더욱 예뻐졌다. 물론 예쁘다는 것뿐만 아니라 안전과 기능면에서도 본고장의 벤츠차와 비견할 만한 것이었다. 그래서 국회의원과 전문직 종사자 및 부잣집 마나님까지도 선호하는 기품을 지닌 차라 하여 인기가 높았는데, 드디어 그 제1세대가 끝나고 제2세대시대가 왔다. 차의 헤드램프와 테일라이트에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일으킨 모델로, 2004년형으로 데뷔한 것이다. 우람한 현대 에쿠스보다는 경쾌한 곡선을 지니면서도 권위가 있어 보이는 제1세대의 체어맨 애호가들은 삼각형 전조등을 달고 나온 제2세대 뉴 체어맨을 보고 처음에는 깜짝 놀랬다. 내 집사람도 체어맨을 타고 있지만 TV광고에 나타난 뉴 체어맨을 보자마자 “저 차가 뉴 체어맨이라구? 참 이상하게 생겼네”라고 한다. 아마도 그 삼각형 전조등 때문인 것 같다. 하기야 기아 오피러스도 처음에 우리들한테 선보였을 때에는 그 대담한 앞 그릴이 로테스크한 인상을 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옛 모습의 단정한 체어맨을 사랑해 왔던 사람들에겐 약간 저항감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광고화면을 통한 느낌이었을 뿐이고, 실물을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외관 못지않게 더욱 고급스러워진 실내 계기판 밝아지고 중앙콘솔 제대로 손질 이 정도의 사전지식을 갖고 새로 나온 뉴 체어맨의 시승에 나섰다. 눈앞에 나타난 뉴 체어맨은 최고급형인 CM600S. 검은 차체에다가 이보다 약간 연한 쥐색으로 하체부분을 도장한 투톤 컬러의 멋진 모습이다. 언뜻 보기에는 옛 모델과 길이 차이가 없는 것 같았으나 사실은 5천55mm에서부터 5천135mm로 더 길어졌다. TV광고에서 본 인상과는 달리 삼각형 헤드램프 모양도 그리 나쁘지 않다.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를 합친 차의 앞머리 디자인은 그 차의 생명이니 만큼, 각 메이커들은 있는 지혜를 다 동원하여 만든다. 90년대에는 전조등과 그릴이 한줄로 길게 나열된 것이 유행이었는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전조등이 갈라지던가 아니면 이중 타원모양으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이 전조등이 둥근 일체형이나 아니면 상하로 층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하던데, 뉴 체어맨은 유행을 앞당긴 셈이다. 제법 차 전체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래서 뉴 체어맨의 TV광고는 ‘100년의 철학’ 개념이 투입된 차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100년까지는 못 가도 ‘10년쯤의 디자인 철학’이 살아있을 차의 외관이긴 하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차의 뒷부분 디자인이다. 테일라이트가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트렁크 뚜껑과 너무나도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아주 세련된 스타일이란 말이다. 수많은 국산차를 총망라하여 판단했을 때, 이 뉴 체어맨의 뒷부분 디자인이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뉴 체어맨의 외관이 옛 모델보다도 더욱 고급스럽게 변모한 것에 놀랬으나 차 안으로 들어가서는 다시 한번 “와”하고 소리를 질러야만 했다. 우선 차 내부의 값비싼 분위기를 만드는 우드그레인 패널의 색깔이 옛것은 너무 밝아서 약간은 싸구려 같은 인상이었는데, 지금 것은 깊이 있는 어두운 색으로 바뀌어 육중한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계기판의 각종 계기 눈금도 아주 밝아져서 좋았고 그밖의 편의시설이 모여져 있는 중앙콘솔도 잘 다듬어져 있다. 더욱이 운전석 오른편 암레스트 앞에 BMW 뉴 7시리즈가 자랑하는 컨트롤 노브가 달려 있잖은가 말이다! 그 디자인의 참신함에 놀라서 만져보니 그것은 이동용 담배재떨이였다. 이것은 재떨이 이상의 장식효과를 가진 존재이다. 실내장식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뉴 체어맨의 새 모습이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앞좌석엔 6.5인치 그리고 뒷좌석엔 7.1인치 크기의 LCD를 설치한 점이다. 이것은 국내 최초로 이용한 DVD로 일반 CD용량보다 7배 정도나 더 크니 135분짜리 영화도 그대로 볼 수도 있고, 뛰어난 화질은 물론 13개의 실내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입체음향은 마치 극장 안에 몸을 담은 기분을 준다. 1997년 10월에 탄생한 체어맨은 2003년 9월에 6년간의 세월을 거쳐 새 모델로 변신했는데, 우선 길이가 CM600S는 5천35mm에서 5천135mm로, 리무진 모델은 5천355mm에서 5천435mm로 더 길어졌다. 이것은 현대 에쿠스의 세단(5천65mm)과 리무진(5천335mm)보다 더욱 긴 스타일이다. 그동안 에쿠스와 비교하여 결코 질에서는 뒤지지 않았으나 크기에 밀리던 것을 뉴 체어맨으로 단번에 앞서게 되었으니,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승용차가 된 셈이다. 그러나 크기만 갖고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의 생명인 엔진을 비교해 봐도 성능과 효율성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뉴 체어맨과 에쿠스는 각각 3.2X와 3.5X의 배기량을 지니고 있으나, 최고출력을 보면 220마력에다 210마력으로 뉴 체어맨이 앞선다. 최대토크도 32.0kg·m와 31.0kg·m로 우세하다. 연비도 7.7km/X와 7.2km/X로 비교되니, 과연 벤츠 엔진답게 효율 좋은 것을 뉴 체어맨이 얹은 셈이다. 특히 이 벤츠 엔진은 비단처럼 부드럽고 매끄러운 작동으로 유명하다. 벤츠의 인공지능 5단 자동변속기에 연계되어 있어서 달릴 때 노면이나 경사도, 운전자의 개별적인 습관 및 기계마모의 상태 등을 모두 전자신호로 바꾸어 기억해 두었다가 주행상태에 가장 알맞게 자동기어 레버를 D위치에 걸어 놓고 가속판만 밟고 있으면 차가 알아서 달려준다는 이야기이다. 얼마나 편한지 직접 운전하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쾌감이다. 이 변속기는 기어레버가 게이트 형식이어서 초보자가 실수로 잘못 레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방지해 준다. 여기에는 또 W(Winter)와 S(Standard) 모드의 스위치가 옆에 달려 있다. W 모드는 별도의 작동형식으로 2단 출발이 가능하며 겨울철 눈길에서도 부드러운 출발을 유도한다. S 모드는 운전자의 개성(즉 가속판을 밟는 버릇)에 대응하여 변속하니까 편안하게 운전에만 전념할 수 있다. 무단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승차감 좋아져 검은 도장에 은색 투톤이 더 잘 어울릴 듯 차의 시동을 걸고 출발해 보니 정말로 저력 있는 엔진이 소리 없이 나를 끌고 간다. 진동이 전혀 없고 방음장치도 잘 되어 있어서 나만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200마력의 강력한 엔진은 노면에 나서면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차의 앞과 뒤의 무게배분이 잘되어 있어서 핸들을 잡은 손에 부담이 안 간다. 게다가 승차감이 월등하다. 이른바 IECS라는 무단전자제어 서스펜션 덕분인가 보다. 노면을 달리는 것 같지 않고 무엇인가에 매달려 공중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제법 붐비는 차들 때문에 시속 200km까지 속도를 내보지 못했으나 추월과 제동기능은 더할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 그런데 제동페달을 밟을 때 순간적으로 제동반응을 하지 않고 한번 더 밟아야 제동이 걸리는 기분이었는데 이것은 초보운전자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숙달된 운전자에게는 약간 불안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이것은 물론 페달조정으로 얼마든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으리라 이 차는 악착같이 뒷바퀴굴림 시스템을 고집한 차다. 그래서 나는 대환영이다. 요사이 어찌된 셈인지 한국에서 현대 에쿠스와 기아 오피러스같은 딴 회사의 대형차들이 모두가 앞바퀴굴림을 채용하고 있는 것에 나는 불만이다. 앞바퀴굴림은 중소형차에게는 안전한 눈길운전과 기동성 향상을 위해 필요할지 모르겠으나 산길 코너링, 급제동 및 등판능력이 뒷바퀴굴림에 뒤떨어지고 특히 승차감에 있어서도 열세인 것이다. 그래서 외국의 고급차들인 롤스로이스, 벤츠 그리고 BMW 등이 모두 뒷바퀴굴림방식을 쓰고 있다. 탁월한 승차감 면에서 앞바퀴굴림 방식은 상대가 안되고 안전운전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뉴 체어맨이 유일하게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형차 중 이렇게 뒷바퀴굴림 방식으로 설계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높이 평가하고 싶다. 끝으로 차는 잘 달려야 하지만 또 잘 멎어야 한다. 비상시의 급제동, 눈·빗길과 산길에서의 자동차컨트롤 등을 위해서 그동안 ABS에서 TCS(슬립방지), ASR(엔진출력제어를 통한 슬립방지) 등을 거쳐 이제는 ESP(슬립 및 오버 또는 언더스티어 방지)가 쓰이는 진화를 해왔다. 그런데 이 차에는 BAS라는 제동보조장치까지 부가되어 있다. 운전자가 급제동을 할 때 제동력을 신속하게 증가시켜주는 것이다. 이 장치는 노약자나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가지 나 개인의 의견을 말한다면, 시승차는 검은 도장에다 차 아랫부분에 짙은 쥐색도장을 하여 투톤 효과를 냈는데, 그 짙은 쥐색도장이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이전 모델의 은색도장이 훨씬 잘 조화되고 권위 있어 보인다. 이 쥐색페인트는 윗부분의 검은 페인트에 묻혀버려 투톤의 효과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덮어놓고 옛것을 버리는 것보다 좋은 것은 그대로 계승해도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뉴 체어맨은 멋지게 진화했다. 스타일도 길게 더 커졌고, 그전보다는 획기적인 앞 그릴의 전조등과 뒷모습의 디자인 처리로 아주 클래식하면서도 ‘100년 앞을 바라보는 철학이 담긴 차’(?)로 변신했다. 내장도 세련되었고 승차감도 더욱 좋아졌다. 금년 초에 체어맨을 구입한 내 아내가 나의 시승 이야기를 듣고 뉴 체어맨으로 차를 바꿀까 할 정도이니 말이다. 돈만 많이 준다면 나도 뉴 체어맨의 판매원으로 변신하고 싶은데 쌍용측의 생각은 어떠할는지. 쌍용 뉴 체어맨 CM600S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135×1825×1475mm 휠베이스 2900mm 트레드 앞/뒤 1550/1540mm 무게 218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9.9×84.0mm 배기량 3199cc 압축비 10.0 최고출력 220마력/5500rpm 최대토크 32.0kg·m/38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392/2.408/1.486 ④/⑤/ⓡ 1.000/0.830/3.100 최종감속비 3.026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15/60 R16 성능 최고시속 230km 0→시속 100km 가속 10.6초 시가지 주행연비 7.7km/ℓ 값 5,450
르노삼성 2004년형 SM525V 26가지의 참신한.. 2003-10-21
모처럼 내비친 새파란 하늘에 보조라도 맞추듯 말쑥한 순은색 정장을 갖춰 입고 나타난 신사. 족히 1년은 지나 마주한 주인공은 얼추 보아 달라진 모양새를 찾기 어려웠지만, 먼저 만난 이의 설명을 듣자니 ‘26가지의 새로운 매력’이 곳곳에서 뚝뚝 묻어난다고 했다. 세상의 절반이 이성-여자 혹은 남자-이라도 가슴을 흠뻑 적시는 데는 ‘필 꽂힐’ 매력 하나로 충분한 법인데, 하물며 섬겨야 할 매력이 26가지나 된다니 손도 잡기 전에 가슴부터 미어지는 기분이다. 충실하고 매력적인 변화에 애틋해지는가 하면, 딴은 보일 듯 말 듯 숨겨진 매혹의 증거들을 들춰낼 생각에 목덜미부터 야릇한 피로감이 밀려든다. 르노삼성이 내놓은 새로운 SM525V와의 만남은 이렇게 마주치기도 전에 정리하기 어려운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예의 수수함에 입체감 불어넣어 르노삼성 SM5는 뉴 EF 쏘나타 아니면 그랜저 XG이기 일쑤인 국내 중형 및 중대형차 시장의 ‘현대 일방주의’식 구조에서 꽤나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되어주었다. 닛산 맥시마 구형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믿음직한 품질에 대한 소문이 고객 입을 타고 번지면서 주목받은 SM5는 비(非) 현대 모델로는 드물게 잠재 고객을 꾸준히 늘려가는 스테디셀러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자리잡았다. 그간 SM5의 족적을 들춰보면 이만한 하드코어(hard core, 고집 센, 치료불능의) 모델도 드물다. 98년 데뷔 후 단 한번의 모델 변경도 없이 지난해 초에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았을 만큼 요지부동. 그 변화도 기껏해야 그릴에 굵고 얇은 선을 넣고 트렁크리드의 붉은 반사판을 떼어낸 정도에 그쳤으니 이쯤 되면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라 화장기 살짝 고친 이어 모델에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번 2004년형 모델은 다르다. 서투른 재주를 부리지 않은 수수한 스타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지만, 과감히 헤드램프의 눈자위를 도려내고 동그스름한 크세논 램프를 박아 싱거운 얼굴에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가운데 콧대를 도톰하게 불리고 촘촘하던 수직 줄무늬를 살짝 성글게 벌린 그릴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아도 표정의 선명함을 더하는 솜씨 좋은 성형의 흔적. 돌려세운 등에는 트렁크리드에 한층 두껍게 찍어 바른 크롬 가니시가 눈에 띄지만 이보다는 디테일한 위치 변화로 느낌을 달리하고 기능성을 높인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훨씬 마음을 잡아끈다. 앞뒤 램프 모두 클리어 타입으로 바뀐 2002년형 이후 모델은 브레이크 등이 지나치리만큼 밝고 불빛이 뒤차 운전자의 시야에 꽂히듯 비춰 야간운전, 특히 정체도로에서는 결코 뒤따라 달리고 싶지 않은 블랙리스트 중 하나였다. 난생 처음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변화를 겪은 SM5가 ‘뉴’(new)라는 붙이나마나한 수식어 대신 이어 모델로 선보인 점도 환영할 만하다. 세간에는 램프 디자인을 살짝 다듬거나 그릴 무늬 바꾼 것만으로도 떳떳하게 ‘뉴’라는 형용사를 달고 새것인 양 행세하는 얄미운 차가 제법 많다. 군더더기를 찾을 수 없는 심플한 보디 안에는 겉모습만큼이나 수수한, 어째보면 낡은 티 나는 인테리어가 여전하다. 새로 더한 마호가니 우드그레인은 적갈색의 깊이 있는 색감과 원목을 빼닮은 그윽한 나뭇결로 그럴 듯한 고급차 분위기를 낸다. 인테리어를 감싼 나무장식은 기어박스, 센터페시아와 인스트루먼트 패널 하단을 아우르고 아이섀도를 바르듯 스티어링 림의 위아래를 단장하고 마무리된다. 하지만 검은색(대시보드, 센터콘솔)과 연회색(도어트림), 짙은 베이지빛(가죽시트)을 뒤섞은 독특한 컬러 조합은 뜯어말리고 싶은 인테리어 구성. 2004년형 SM5의 26가지 새로운 매력 중 절반 이상은 실내에 오글오글 모여 있다. 편의장비를 더하고 일부는 기능을 개선해 실내공간의 쓰임새와 운전편의성을 높였다는 얘기. 레인 센싱 와이퍼, 후방경보장치 등은 국내 중대형차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 앞좌석 오버헤드 콘솔에 얹어둔 선글라스 케이스와 트렁크룸에 마련된 6장들이 CD 체인저(또는 인대시 타입 6CD 체인저를 갖춘 플래티늄 오디오)는 ‘홀로 운전’이 잦은 오너 드라이버에게 반가운 장비다. 하지만 적재공간 덮개에 마련한 손잡이나 트렁크 쇼핑백 걸이는 쓰임새가 만점일지 몰라도 운전자가 DIY 작업으로 덧붙인 듯 뒷마무리가 거칠고 플라스틱 재질도 고급감이 떨어져 차급에 어울리는 개선이 필요하다. 25가지 변화보다 강렬한 텔레매틱스의 매력 새로운 SM5는 입체감 넘치는 스타일과 풍성하게 마련한 편의장비로 분위기 쇄신에는 성공했지만 다른 차 오너들까지 꼬셔 넘기기에는 흡인력이 약하다. 그러나 시동키를 꽂고 달음질을 준비할 찰나, 센터페시아 중앙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매력이 은근한 빛을 뿌리며 사소한(?) 25가지 매력을 단숨에 잠재워버렸다. ‘지능형 정보/내비게이션’이라는 지루하게 긴 이름을 지닌 이 시스템은 다름 아닌 SK텔레콤의 ‘네이트 드라이브’를 활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텔레매틱스는 교통과 생활정보 등을 종합해 운전자에게 전송해주는 서비스센터와 단말기를 갖춘 자동차가 무선통신망(CDMA, GPS, 블루투스 등)을 통해 온갖 데이터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서비스의 하나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 안내로 막히는 곳을 최대한 피해갈 수 있도록 돕고 식당, 병원, 상가 위치 등의 생활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어 일반 내비게이션보다 몇 수 앞선 쓰임새와 실용성을 자랑한다. 목적지와 경로는 음성과 명칭(자음), 지역·업종, 전화번호, 경위도 입력 등으로 검색한 뒤 전용 휴대폰으로 정보센터가 보내주는 정보를 다운로드받는 방식. 내려받은 정보는 트렁크에 설치된 단말기에 저장되어 몇 번이고 불러 쓸 수 있고, 길 안내 도중 경로를 벗어날 경우 정보센터로 자동연결되어 새로운 경로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길 안내는 가로로 긴 스크린과 음성 두 가지 방식으로 전달한다. 안내화면이 좁고 지도 축적도 1:2만km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어 아쉽지만, 방향 바꿀 지점을 확대해 보여주고 터닝 포인트가 나타날 때까지 너덧 차례씩 나아갈 방법을 일러주어 큰 불편은 없다. 처음에는 익숙한 길 대신 엉뚱한 우회도로를 알려줘 당혹스럽지만 어지간해서는 ‘네이트 드라이브의 생각’에 동의하는 편이 좋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해 알려준다는데 밑지는 셈치고 한번쯤 믿어볼 만하지 않은가. SM525V의 탁 트인 시야와 편안한 운전자세는 여전하고 몸을 차분하게 감싸안는 가죽시트는 넉넉하고 안락한 크루징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V6 2.5X DOHC 172마력 엔진은 매끄러운 가속으로 단정한 차체를 시속 100km까지 손쉽게 이끌고,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아 최고속도에 가까운 시속 195km까지 도달하는 데도 답답한 기운을 느끼기 어렵다. V6 엔진은 3천500rpm 무렵부터 앙칼진 소음을 내뱉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아 경쾌한 운전 재미로 여기면 될 듯. 솔직한 엔진 반응과 매끈한 가속은 그대로 한없이 부드럽기만 한 경쟁 모델의 주행감각을 생각하면 SM525V는 비교적 솔직한 엔진 반응과 깔끔한 핸들링으로 재미를 더한다. 엔진은 드로틀 조작에 정확히 반응하고 2천~4천rpm까지 토크감 손실이 적어 폭넓은 영역에서 당찬 추월가속을 이끌어낸다.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은 기민한 몸놀림을 뒷받침하는 일등공신. 액티브 댐퍼 서스펜션 옵션(87만 원)을 더하면 모드(스포츠/컴포트)에 따라 안정되고 민첩한 핸들링을 즐기거나 안락한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다. 운동성능은 일상적인 주행에 딱 알맞은 정도다. 굴곡이 심한 와인딩 로드에서는 앞뒤 밸런스가 쉽게 무너져 과격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부담스럽다. 직각에 가까운 코너를 시속 60~70km 이상으로 밀어붙이면 심한 언더스티어와 함께 코너링 라인을 벗어나기 일쑤. 심한 경우에는 롤링으로 인해 코너 안쪽 뒷바퀴의 접지력이 옅어지면서 뒤꽁무니가 흐르는, 실전 감각에 가까운 드리프트를 경험할 수도 있다. 제동력을 알맞게 분배하는 EBD-ABS와 차동제한장치(LSD)로 차체 밸런스를 확보했다지만 더욱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뒤 서스펜션을 단단히 조여 안정된 접지력을 확보하고 ESP와 같은 주행안정 프로그램을 갖추는 등 좀더 발전된 엔지니어링 부문의 개선이 필요하다. 2004년형 SM525V의 구매가치를 높여준 지능형 정보/내비게이션 시스템에는 ‘보이지 않는 손’처럼 드러내지 않고 운전자를 도와주는 든든한 서비스가 하나 더 있다. 교통사고나 엔진 이상 등 운전자 능력 밖의 문제로 곤경에 처했다면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마련된 빨간 단추를 누를 것! 르노삼성과 SK텔레콤이 공들여 마련한 수호천사―긴급구난 서비스 팀―가 신속한 사고처리를 도울 것이다.
2004년형 르노삼성 SM 525V 눈매 손질하고 .. 2003-10-01
지난해 SM5는 모두 10만775대가 팔렸다. 10만9천293대가 팔린 현대 뉴 EF 쏘나타에 이어 판매 2위였다. 잠깐 동안이기는 하지만 올해 7월 현대가 노사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SM5는 현대 뉴 EF 쏘나타를 제치고 월간 판매1위 자리에 올라서기도 했다. 굳이 판매대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준중형차인 SM3이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르노삼성을 대표하고 있는 SM5가 국내 중형차시장 대표모델의 하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닛산이 만든 2세대 전의 중형차를 베이스로 한 SM5가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해외에서는 현대-기아의 중형차와 SM5의 베이스가 된 맥시마의 2세대 진화모델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세대 전의 맥시마가 여전히 현대와 기아, 그리고 GM대우의 최신 중형차와 앞을 다투고 있어,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몇 번의 변화를 거친 르노삼성의 SM5는 더 이상 2세대 전의 맥시마와 같은 차는 아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겉모습을 손본 2002년형 모델이 나온 지 꼭 1년 9개월만에 2004년형 SM5가 다시 선보였다. 이번에는 헤드램프를 손질해 눈매가 달라졌고 리어램프와 트렁크 패널도 바뀌었다. 2004년형 모델은 분명 2002년형 모델보다는 변화의 폭이 크지만 그렇다고 페이스리프트를 한 것도 아니다. 과연 르노삼성이 내세우는 ‘26가지 매력적인 변화’는 정말 매력적인 것일까. 헤드램프 모양 바꿔 새로운 분위기 내고 적갈색 우드그레인으로 실내 분위기 바꿔 2004년형 SM525V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헤드램프 안쪽에 들어간 동그란 원이다. 간혹 “BMW 닮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헤드램프 안에 두 개의 원을 넣은 BMW나 기아 스펙트라 윙, 혼다 인테그라 등과는 달리 2004년형 SM5는 헤드램프 안쪽 상향등만 동그랗게 처리했다. 원이 좀더 커지면 예전 현대 쏘나타Ⅲ같은 우스운(?) 모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본 2004년형 SM5의 눈매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어색한 느낌이 덜하다. 헤드램프 아랫부분의 모양이 바뀌면서 범퍼도 다시 디자인되었다. 예전 닛산차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범퍼 한가운데 뚫린 공기 흡기구가 2004년형 SM5에서는 사라졌다. 옆모습에서는 측면 방향지시등이 흰색으로 바뀌고 알루미늄 휠의 디자인이 달라진 것 외에는 이전 모델과 차이점이 없지만 뒷부분의 변경 폭은 조금 크다. 트렁크 패널이 바뀌면서 뒤 패널 가운데를 가로지르던 애매한 선이 없어져 한결 깔끔해졌다. 또한 리어 램프의 모양도 바뀌었고 두 램프 사이에 자리한 르노삼성의 엠블럼이 예전 삼성상용차가 생산했던 야무진에나 어울릴 만큼 큼직해졌다. 실내에서는 우드그레인이 밝은 색에서 적갈색을 띄는 마호가니 나무색으로 바뀌었다. 오버헤드 콘솔 부분에 선글라스 케이스, 스티어링 휠 가운데 크롬으로 도금한 르노삼성 엠블럼이 더해진 것도 약간의 변화. 그러나 무엇보다 센터 페시아에 달린 1딘 사이즈의 내비게이션이 눈길을 끈다. 이 내비게이션은 르노삼성이 삼성전자,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그 성능이 궁금해 기자는 일부러 르노삼성 홍보실에 시승차를 청하면서, 6장짜리 CD체인저를 내장한 플래티늄 오디오 대신 내비게이션을 달아달라고 부탁했다. 시승차로 나온 V6 2.5X 엔진을 얹은 SM525V는 중형차와 준대형차 사이에 넓게 걸쳐있는 SM5 가운데 종종 같은 배기량의 현대 뉴 그랜저 XG와 비교되는 준대형차이다. 지난해 2002년형 SM525V를 시승한 기억을 더듬으며 시동키를 돌렸다. 엔진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용하기는 매한가지. 액셀 페달을 밟으면 초기에 약간 굼뜬 것 같다가도 이내 rpm의 상승에 따라 꾸준한 가속이 이어진다. 넘칠 정도는 아니지만 넉넉한 엔진힘을 바탕으로 제법 스포티한 주행도 즐길 수 있다. 엔진음은 어느 속도에서나 바람소리를 넘어서는 일이 없다. 텔레매틱스 기능 갖춘 내비게이션 자랑 탄탄한 기본기에 더해진 각종 편의장비 SM525V의 서스펜션은 약간 부드러운 듯하지만 다른 국내 중형승용차보다는 출렁거림이 덜한 편이다. 특히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스위치를 스포츠 모드에 놓으면 얌전한 세단이 제법 탄탄한 몸놀림을 보인다.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는 코너링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예전 경험으로는 분명 SM5는 한계치에 가까운 코너링에서 심한 언더스티어를 보였지만 오늘 시승한 525V는 예전의 기억을 의심케 할 만큼 뉴트럴에 가까운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였다. 물론 서스펜션의 스위치를 스포츠 모드에 두었을 때의 반응이다. 시승 전부터 눈여겨보았던 내비게이션은 2004년형 SM525V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1딘 크기의 조그마한 화면에 현재위치가 표시되는 것은 물론이고 네이트 드라이브 센터에 연결해 교통정보를 반영한 목적지까지의 경로도 정확하게 내려 받을 수 있다. SM518부터 SM525까지 모든 모델에 옵션으로 달리는 지능형 내비게이션은 네이트 드라이브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없으면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것이 약간의 흠. 그러나 평소 네이트 드라이브를 쓰며 그 기능에 만족하면서도 지도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던 사람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장비이다. 화면을 통해 발신자의 번호나 휴대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고 최근 발신번호를 선택해 곧바로 전화를 걸 수 있는 편리한 기능도 갖추고 있다. 2004년형 SM5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르노삼성이 말하는 ‘26가지 매력적인 변화’ 가운데 SM5의 가치를 높여주는 변화도 분명 있지만 ‘2004년형’이란 딱지를 붙이기 위해, 즉 ‘변화’를 주기 위한 변화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다소 나이가 들어(?) 요즘 차들만큼 다양하지 못한 편의장비를 보강한 부분이나 요즘 중형차들의 유행을 쫓아간 부분도 눈에 띈다. CD체인저를 내장한 오디오나 지능형 내비게이션,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디의 철판을 보증기간에 넣은 것 등은 분명 2004년형 SM5의 가치를 높여주는 변화다. 또한 앞 천장에 새로 마련한 선글라스 보관함이나 핸즈 프리키트의 비밀 통화기능, 바깥 온도를 알 수 있는 온도계, 후방 경보장치, 레인 센싱 와이퍼 등은 부족했던 편의장비를 보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드램프나 범퍼 모양, 알루미늄 휠 등의 디자인을 바꾼 것은 변화를 주기 위한 변화인 듯하다. 또한 하얀색 측면 방향지시등이나 크롬으로 도금한 스티어링 휠 엠블럼, 우드그레인을 두른 스티어링 휠, 마호가니 우드그레인과 회색 내장재 등을 써 애써 어둡게 만든 것은 현대 그랜저 XG를 염두에 두고 벤치마킹한 혐의가 짙다. 그리고 트렁크 패널 안쪽 애매한 곳에 달려 그 기능이 의심스러운 트렁크 핸들은 그다지 ‘매력적인 변화’란 항목에 집어넣고 싶지 않다. 2004년형 SM5는 무덤덤한 스타일과 어쩔 수 없는 구 모델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버린 차는 아니다. 그러나 세련된 스타일과 다양한 편의장비로 유혹하는 경쟁모델을 마다하고 탄탄한 기본기에 반해 SM5를 고려하던 사람들에게는 2004년형 SM5가 매력적인 유혹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Toyota Prius 과도기적 대안 넘어 그 자체.. 2004-04-28
미래 자동차의 동력원에 대해서는 수소가 가장 유망해 보인다. 이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프로토타입이 여러 종 나와 있고 필자도 벤츠 A클래스 수소차를 잠깐 타본 적이 있다. 하지만 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충전소나 그 외의 인프라가 모두 구축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공해 차라고 인식되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항속거리가 지나치게 짧고 충전시간이 길어 실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기 전에는 당분간 비주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기차에 쓰이는 에너지도 결국은 발전소에서 나온 것이므로 무공해 차는 결코 아니다. 양산 메이커의 전기차로는 새턴에서 나온 EV1이 있었으나 값이 비싸 일반인들에게는 리스로만 제공되었고 그 차들 모두 리스기간이 끝나 회수에 들어갔다. 그 외의 자동차 회사에서도 몇 종의 전기차를 내놓았으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수 용도로 유원지나 대량 구매를 하는 회사 차로만 판매했다. 반면 두 개의 동력원을 쓰는 하이브리드카는 도요타와 혼다에서 2만여 대를 시판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오래 전부터 컨셉트카의 단골 세그먼트였다. 두 가지 동력원을 써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개념으로 주로 내연기관이나 가스터빈 엔진에 전기 모터를 조합하는 방식을 따랐다. 가스터빈 엔진의 경우 특성 자체가 자동차의 주행에 적합하지가 않다. 따라서 가스터빈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리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전기로 바퀴를 굴리는 방식의 컨셉트카가 여럿 선보였다. 디젤차도 이와 비슷했다. 대형 디젤 엔진은 속도를 조절하기 쉽지 않으므로 대용량 발전기를 돌리는 데 쓰고 여기에서 얻은 전기로 차를 움직인다.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합친 컨셉트카 중에서도 엔진은 전기를 얻는 데만 쓰고 모터로 차를 움직이는 방식이 있었지만 현재 시판중인 하이브리드카들은 모두 엔진과 전기 모터 모두를 바퀴를 굴리는 데 사용하는 페러렐 방식이다. 1.5X 76마력 엔진과 67마력 모터의 조합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카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였으나 북미 시장에 먼저 진출한 것은 혼다 인사이트다. 프리우스는 4도어 4인승인 반면 인사이트는 2도어 2인승 쿠페였다. 그러던 중 혼다는 시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했고 도요타는 얼마 전 2세대 프리우스를 내놓아 하이브리드카 대전 2차전에 들어갔다. 새 프리우스는 차체가 커지고 시스템도 개선되어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엔진은 1.5X이지만 실내공간은 미드사이즈 급이다. 혼다는 IMA(Integrated Motor Assist)라는 방식으로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들어간 얇은 두께의 모터가 힘을 보태고, 도요타는 엔진과 모터를 병렬로 연결한 구조를 쓰고 있다. 혼다는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정도이고 도요타는 엔진과 모터가 비슷하게 업무분담을 한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경우 85마력을 내는 1.3X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에 모터 힘을 더하면 93마력까지 출력이 높아진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76마력을 내는 1.5X 엔진과 67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가 차의 주행을 함께 담당한다. 후진은 전적으로 전기 모터가 맡고 완만하게 가속할 때도 모터로만 움직이는 일이 많다. 도요타 프리우스와 시빅 하이브리드 모두 정지 때는 시동이 함께 꺼져 효율이 나쁜 공회전을 막음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출가스도 줄이도록 배려되었다.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은 기본. 두 차 모두 감속 중에는 모터가 발전기로 작동해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계기판에 나타나는 CHRG/ASST를 통해 모터가 힘을 쓰는 중인지 충전중인지를 알 수 있고, 프리우스의 경우 대시보드 중앙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그런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프리우스의 경우 공회전을 하지 않고 또 모터로만 움직이는 저속주행이 많은 시내 연비가 고속도로 연비보다 좋다. 시내에서 1X 당 2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주행 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끼워 승차감이나 코너링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은 들지만 보통의 경제형 승용차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프리우스는 구형 모델에 비해 운전 감성이 한층 나아졌다. 구형은 가속감과 스티어링 감각이 조금 어색했을 뿐 아니라 제동 감각은 정말 이상했다. 속도를 줄일 때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리제너레이티브 브레이킹 시스템과 유압식 브레이크가 조합되는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 탓인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다가 다시 서서히 풀어도 차는 점점 더 강하게 감속되려는 경향을 보여 페달의 입력과 차의 거동 사이에 적잖은 차이가 있었다. 새 모델은 가감속 반응이 한층 직선적이어서 보통의 휘발유 엔진 차와 거의 다르지 않은 운전 감각을 보인다. 발진가속은 조금 굼뜬 느낌이지만 추월가속은 보통의 미드사이즈 세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범한 세단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평범한 운전 감성과 많은 장점 갖춰 경제성이 높은 차라고 해서 가속성능이나 핸들링에 특별히 뒤지는 느낌은 없다. 코너에서는 뉴트럴에 가까운 언더스티어 경향을 띠고 스티어링 휠의 무게도 적당하다. 뒤 브레이크는 드럼 방식이지만 제동 때 모터가 발전기로 작용하면서 생기는 주행 저항 탓인지 제동 용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스타일링, 주행특성, 그리고 각종 장비가 일반형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반면 프리우스는 외관 디자인이나 실내 분위기가 상당히 독특하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참신하면서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급 차종에 쓰이는 스마트키는 열쇠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차에 접근할 때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풀리고 실내에서도 버튼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어 편리하다. 인테리어 또한 SF 영화에 나온 작은 우주선 같은 분위기이면서도 인터페이스가 비교적 잘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이드 질감의 시트나 기하학적이면서 잘 정돈된 대시보드는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CVT의 셀렉트 레버는 P 레인지 대신 버튼으로 대체했는데 P 버튼을 누르고 파워 스위치로 손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와이퍼를 켜게 된 경우가 두어 번 있었다. 손의 동선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필자가 유달리 부주의한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값은 동급 휘발유차보다 높으나 정부에서 주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최근 들어 미국 내에서의 기름값이 상승세를 지속해 연비가 예전보다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전철처럼 스르륵 미끄러지듯 가속하는 느낌이 무척 이상한 데 반해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차의 주행감성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이런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일지도 모른다. 운송수단의 관점에서 본다면 하이브리드는 상당한 장점과 매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나름대로의 운전재미도 갖추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에서 수소연료전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단계라고만 보기 힘든 것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요타 프리우스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50×1725×1490 휠베이스(mm) 2700 트레드(mm)(앞/뒤) 1505/1481 무게(kg) 125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77/5000 최대토크(kg·m/rpm) 11.7/4200 구동계 앞바퀴굴림 배기량(cc) 1496 보어×스트로크(mm) 75.0×84.7 압축비 13.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45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ABS) 타이어 모두 195/55 R16 Transmission 모터형식 AC 싱크로너스 모터출력(마력/rpm) 67/1200~1540 토크(kg·m/rpm) 10.8/0~1200 배터리형식 Ni-MH(201.6V) Performance 최고시속(km) 170 0→시속 100km 가속(초) 10.9 연비(km/L) 20 Price 19,995달러(2,400만 원)
Mercury Marauder ‘머슬카의 부활’ 부.. 2004-03-15
아마도 가장 보수적인 미국 차라면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링컨 타운카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크라운 빅토리아는 FR 방식의 풀사이즈 세단일 뿐 아니라 승용차임에도 모노코크가 아닌, 보디와 분리된 프레임을 갖추고 있으며 뒤 차축도 일체식(리지드)이어서 구성으로만 보아도 상당히 보수적이다. 양산차 중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승용차는 크라운 빅토리아의 파생 모델들과 링컨 타운카밖에 없을 것이다.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는 북미 지역에서 경찰차와 택시로 널리 쓰인다. 크라운 빅토리아의 파생 차종으로는 머큐리 그랜드 마퀴스가 있다. 그랜드 마퀴스는 크라운 빅토리아를 조금 더 고급화시킨 차종일 뿐, 성능에서는 차이가 없다. 머큐리는 재작년 크라운 빅토리아를 베이스로 한 머로더를 라인업에 더했다. 머로더는 그랜드 마퀴스/크라운 빅토리아를 스포티하게 다듬은 차다. 차의 캐릭터나 마케팅 관점은 오래 전 미국에서 유행했던 머슬카의 부활이라는 컨셉트를 따랐다. 보수적인 빅토리아 세단의 스포티 버전 우선 머로더라는 이름의 역사를 살펴보자. 웬만한 미국 차의 계보를 줄줄 꿰고 있는 사람도 초대 머로더에 대해 아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필자도 포드 홍보실 직원에게서 이 차가 60년대 차 이름을 물려받았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60년대 미국에서 인기 있던 머슬카는 시보레 임팔라 SS, 포드 갤럭시 500 등이었다. 머로더라는 이름은 63년 머큐리 몬테레이, 몬클레어, 파크레인의 패스트백 버전에 처음 쓰였다. 7.0X의 대배기량에 425마력이라는 고출력을 지니고도 인기가 별로 없어 슬며시 자취를 감추었다가 69년 다시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머로더가 다시 등장했을 무렵에는 폰티액 GTO, 시보레 쉐벨 SS 등의 미드 사이즈 머슬카와 포드 머스탱, 시보레 카마로 같은 포니카가 인기를 끌고 풀사이즈 머슬카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결국 시보레는 69년 임팔라 SS를 단종시켰고 머로더도 등장 1년 만에 사라지게 되었다. 70년대 들어 석유파동을 겪으며 미국산 풀사이즈 FR 세단은 점차 사라져 90년대에는 크게 봐서 시보레 카프리스와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 두 차종만 남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시보레 카프리스의 뷰익 버전인 로드마스터가 있었고 크라운 빅토리아의 머큐리 버전인 그랜드 마퀴스도 있기는 했지만. 시보레는 94년 카프리스에 코베트 엔진을 얹고 17인치 휠을 끼우며 서스펜션을 스포티하게 손질한 임팔라 SS를 선보여 머슬카의 부활을 시도했다. 임팔라 SS는 전통적인 미국차를 선호하는 계층의 호응을 얻었으나 풀사이즈 FR 세단의 시장 자체가 그리 넓지 않았기 때문에 대단한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다. 시보레 임팔라 SS는 모태가 된 카프리스와 함께 97년 단종되었고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는 미국 유일의 풀사이즈 FR 세단으로 남게 되었다. 같은 플랫폼을 쓰는 링컨 타운카는 럭셔리 세그먼트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크라운 빅토리아의 주요 고객은 경찰과 보안당국, 사법기관(TV 시리즈 ‘X-파일’에서 멀더와 스컬리가 타고 나오는 차도 대개 크라운 빅토리아다) 그리고 택시회사이며 일반 고객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경찰차에는 냉각 성능과 전기충전 시스템, 그리고 서스펜션을 보강한 폴리스 패키지가 있고 일반 시판용에는 핸들링 패키지가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 크라운 빅토리아는 이미 시승차로 타본 적이 두 번이나 있어 비교적 친숙한 느낌을 준다. 시승차는 두 번 다 핸들링 패키지 모델이었는데도 운동성능보다는 승차감에 더 많은 신경을 쓴 차 같았다. 포드는 머큐리 머로더의 등장과 함께 크라운 빅토리아/그랜드 마퀴스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대체로 차를 개선할 때는 외관도 적지 않게 뜯어고치는 데 반해 크라운 빅토리아는 외형은 그대로 둔 채 체질 개선만 신경 쓴 점이 인상적이다. 프레임을 하이드로포밍 공법으로 제조해 강성을 높였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손질하면서 스티어링도 리서큘레이팅 볼 방식에서 랙&피니언으로 바꿔 전반적인 운동성능을 높였다. 저속 토크 약하고 고속에선 경쾌하게 달려 머큐리 머로더는 306마력을 내는 V8 4.6X DOHC 엔진을 얹고 있다. 포드 머스탱 GT에 얹는 것과 같은 엔진이고 트랜스미션은 4단 AT 한 가지뿐이다. 제원만 보면 엄청난 발진가속을 보일 것 같으나 시승차는 의외로 상당히 유약한 저속 토크를 보여서 의외였다. 3천rpm을 넘어서면 힘찬 느낌이지만 공회전 직후부터 큰 토크를 뿜어내는 다른 미국형 V8에 비하면 박진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어중간하게 막히는 교통상황에서는 가속페달 각도에 따라 토크 컨버터가 록업과 해제를 반복하면서 차가 울컥거린다. 동력 계통의 세련도는 최근 시승해 본 차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저속에서는 굼뜨고 짜증나지만 속도가 조금 올라가면 꽤 경쾌하게 달린다. 발진가속보다는 추월가속에서 힘찬 모습을 보이고, 큰 차체에 비해 스티어링 감촉이 타이트하고 핸들링과 브레이킹 성능도 좋아 보통의 미국차보다는 오히려 약간 독일차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무게가 2톤에 육박하는 승용차로는 핸들링이 꽤 날렵하다. 하이드로포밍으로 강도가 높아진 프레임, 새로 손질한 서스펜션과 랙&피니언 스티어링의 직접적인 감각에 힘입어 구형 크라운 빅토리아보다는 훨씬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 코너가 많은 와인딩 로드에서 미국산 풀사이즈 세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날렵하게 달린다. 헤어핀이 많은 구간에서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가 받쳐줘도 미국차로는 상식 밖이다 싶을 만큼 저속 토크가 떨어져 답답하고, 4단 자동 변속기의 1, 2단 기어비도 저속 영역에서 차를 잘 이끌어주지 못해 속도가 떨어진다. 섀시 강성이 높고 서스펜션의 세팅도 상당히 잘되어 있으나 동력 성능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실내는 검은색을 주로 써 외관과의 통일감을 주지만 고급스럽지도 않고 그리 스포티해 보이지도 않는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더한 유압·전압계는 그 요소만 놓고 보면 스포티하지만 차의 다른 부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좌석은 여전히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에는 너무 무르고 옆을 잡아주는 서포트 능력이 부족하다. 큰 차로 와인딩 로드를 비교적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운전 재미에 비하면 부실한 마무리와 거친 동력계통, 좋지 않은 연비 등으로 그리 매력을 찾기 힘든 차다. 물론 스포티한 성격의 풀사이즈 FR 세단은 경쟁자가 전혀 없는 시장이지만 GM과 크라이슬러도 풀사이즈 뒷바퀴굴림 차를 곧 다시 시장에 투입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고 닷지 매그넘은 벌써 양산 준비를 하고 있으니 포드도 그리 마음을 놓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 SVT(Special Vehicle Team)에서 손질해 수퍼차저를 달고 수동 변속기를 갖춘다면 그리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훨씬 재미있는 차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싶다. 머큐리 머로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385×1985×1490 휠베이스(mm) 2915 트레드(mm)(앞/뒤) 1620/1680 무게(kg) 190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06/5750 최대토크(kg·m/rpm) 43.9/425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4601 보어×스트로크(mm) 90.2×90.0 압축비 10.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7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지드(4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모두 P245/55 W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 2.820/1.500/1.0000.700/-/2.300 최종감속비 3.550 변속기 자동4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0 0→시속 100km 가속(초) 7 연비(km/L) - Price -
Volvo S40 타도 BMW 3시리즈 노린 스포.. 2004-02-10
포드가(家)의 럭셔리 부문을 아우른 조직이 프리미엄 오토모빌 그룹(PAG)이다. PAG는 휘하 각종 브랜드에 고도화하는 첨단기술을 함께 쓰는 전략(Shared Technology)을 펴고 있다. 이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태어난 최초의 볼보가 스포츠 세단 S40. 필자는 남부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시승에 참가했다. 오늘과 내일을 향한 날갯짓 볼보 마케팅 전략가들은 앞으로 1년간 딜러숍에 내놓을 폭넓고 다양한 모델과 버전을 만들고 있다. 거기서 시장 진출 제1호 차가 ‘완전 신형 S40’ 컴팩트 스포츠 세단이다. 뒤이어 지난 12월 5일 변형인 왜건이 이태리 볼로냐 모터쇼에 등장했다. 볼보의 전통을 이어받아 왜건의 이름은 V50. 그로부터 몇 달이 더 지나 S40과 V50은 배기량을 줄인 4기통 엔진을 얹고 나온다. 그 중에서도 신형 2.0X 디젤 터보는 제2세대 커먼레일 연료분사형. 포드와 PSA(푸조+시트로앵)가 공동개발한 디젤 터보의 출력은 135마력이다. 앞으로 세단과 왜건의 R 버전이 나올 전망이다. 그리고 2005년 중반에 이르면 ‘컨버터블 쿠페’(업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리트랙터블 하드톱)가 선보인다. 새로운 컨버터블을 낳기 위해 이태리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볼보가 손을 잡았다. 아울러 5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T5가 멀찌감치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네바퀴굴림(4WD) 트랜스미션과 1.6X 4기통 엔진이 어우러진다. 포드 부품으로 개발한 휘발유와 디젤 터보가 뒤를 잇는다. 그러면 S40의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이 차의 구조와 디자인. 첫눈에 볼보임을 알 수 있고, 크기를 줄인 S60이라는 인상이 짙다. 하지만 차이점도 만만치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S60을 넘어서는 매력을 느낀다. 크기는 줄었지만 새로운 균형미를 뽐내고, 차체 앞뒤의 넓은 트레드와 큼직한 휠이 눈길을 끈다. 디자인 기법이 한 차원 높아 뛰어난 겉모습과 당당한 자세가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단단하면서도 힘차고 역동적이다. 동급의 라이벌 BMW 3시리즈와 알파로메오 156에 맞서 결전에 들어갔다. 우리가 시승한 S40의 섀시와 성능에 비추어 결코 무리한 도전이 아니다. “옆에서 S40을 보면 날아가는 혜성과 같은 인상을 준다. 부드럽게 휘어진 노즈, 흘러내리는 선과 갑자기 내려꽂히는 테일이 생동하는 스피드 감각을 살려준다.” 자동차 전문가 헨리크 오토의 말이다. 안팎의 탁월한 디자인 구형과 비교할 때 완전 신형 S40은 길이가 짧아졌다. 하지만 그밖에 높이, 너비와 실내공간이 확실히 늘어났다. S40을 S60과 비교하면 한층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신형 S40의 길이는 4천468mm로 S60보다 108mm 짧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75mm 짧을 뿐이다. S40은 폭이 34mm 좁지만 높이는 24mm나 크다. 따라서 신형 S40은 구형보다 덩치가 작으면서도 실내공간은 별로 차이가 없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실내에 4명이 앉을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을 마련했다. 실내 디자인은 아주 높은 수준이고 뛰어난 품질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진보적인 면모를 자랑한다. S40은 완전히 새로운 실내 디자인을 선보였다.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전혀 새로운 해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보 디자인 팀은 ‘혁명적’ 인테리어 디자인이라 자부한다. 혁명이라는 표현이 지나치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S40의 실내는 시원한 공간 감각을 선명하게 살려낸 참신한 기법을 보여준다. 실내에 들어가면 디자인 팀이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가를 알 수 있다. 하이테크 제품인 오디오 시스템, 카메라, 컴퓨터와 아울러 북유럽의 기능적인 건축과 가구 디자인의 영향이 배어난다. 시판을 의식해 특별히 손질한 부분도 있다. 그에 따라 소재 선택과 마감질, 그리고 컬러를 골랐다. ‘얼어붙은 물’(Iced Aqua)과 같이 투명한 버전은 아주 독특한 발상이다. 보디 안에 담긴 기술을 들여다 볼 수 있어 하이테크 제품이라는 인상을 준다. 순수 알루미늄으로 만든 패널도 짙은 ‘무늬목’ 처리를 해 전체 디자인과 대조를 이룬다. 실내에 들어가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5기통 버전의 무게는 1천399에서 1천419kg. S60보다 겨우 50kg 떨어졌을 뿐이다. 볼보는 층돌안전성에서 선두를 지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볼보 S40은 성능이 입증된 SIPS와 변형 스티어링 칼럼으로 그 목적을 이루었다. 스티어링 칼럼의 변형 폭은 140mm. 가장 적절한 에어백 위치를 잡기 위해 스티어링 칼럼을 수평으로 움직인다. 그밖에 S60 및 S80과의 공통점도 있다. 가변형 페달, 2단계 에어백, 앞좌석과 뒤쪽 바깥좌석용 안전벨트 조절장치, 앞좌석 안전벨트용 충격완화장치가 있다. 흥미롭게도 S40은 라이벌에 앞서 보행자 안전을 배려했다. 보네트는 사고 충격을 흡수해 부상을 줄인다. 보디 앞쪽은 몇 개 구획으로 나누었다. 변형 과정에 서로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질도 다르다. 각기 다른 부위에 4가지 등급의 철제를 썼다. 아울러 신형 S40은 현행 S80과 마찬가지로 운전석과 조수석의 안전성이 똑같은 수준이다. 신형 S40은 마쓰다 3 및 포드 C맥스와 함께 쓰는 부품이 적지 않다. 물러나는 구형 S40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구형은 볼보가 미쓰비시와 협력해 개발했고, 네덜란드의 네드카 공장에서 올해 중반까지 생산한다. 10년 전 일본 메이커 미쓰비시, 네덜란드 당국과의 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3개 엔진과 5개 트랜스미션 시판 초기에 볼보 S40은 독자개발한 5기통 엔진에 5개 트랜스미션을 골라 달 수 있다. 수동(MT)은 5단 또는 6단(각기 기어비가 다른 2가지 버전이 있다), 그리고 5단 AT가 있다. S40의 최고 버전은 T5. 5기통 2천521cc 터보 엔진을 얹었고 최고출력 220마력/5천rpm에 최대토크 32.7kg·m/1천500~4천800rpm. 바로 아래 5기통 2천435cc가 있다. 자연흡기로 출력 170마력. 다시 그 밑에 5기통 140마력 버전이 마련되어 있다. 이들 엔진은 S60 및 일부 S80과 기본적으로 같지만 S40 용으로 손질하고 기어비가 다를 뿐이다. 그러면 어느 버전을 고를 것인가. 주로 어떤 곳에서 쓰고, 오너가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가에 따라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조합이 달라진다. 우리가 시승한 결과에 비추어 꼬부랑길을 달리며 자주 앞지르기를 하는 스포티 드라이버들에게는 주저하지 않고 5단 MT를 권하고 싶다. 반대로 날마다 장거리를 달리고 안전, 안락성과 연료 효율을 중시한다면 6단 MT 또는 AT가 바람직하다. 6단 MT에 T5 엔진이면 톱기어 2천800rpm에서 거뜬히 시속 130km(대다수 국가에서는 제한속도를 넘어서고, 스페인 고속도로에서는 알맞은 속도)를 낸다. T5 엔진은 아주 유연하고 반응이 빠르다. 그러나 6단으로 오르막길에 들어서면 가속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점은 공력 성능과는 관계없다. 차 무게가 영향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연료효율을 높이고 배기를 줄이기 위해 아주 길게 설정한 기어비가 큰 몫을 한다. 4단으로 내려가면 힘들이지 않고 경쾌하게 달린다. 엔진은 즉시 4천rpm대로 올라가 급가속이 가능하다. T5 터보 엔진은 삽시간에 4천rpm까지 올라가 깔끔한 가속력을 보이고, 톱 기어에서 최고시속 240km에 달한다. 회전대는 5천rpm. 그러나 5단 6천rpm에서도 최고시속을 낼 수 있다. 시승 코스에서 S40이 성능을 발휘하는 데 기어비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볼보는 트랜스미션 5개 버전을 마련했다. 앞으로 4기통을 더해 엔진+트랜스미션 조합이 훨씬 다양해진다. 각 버전은 표준장비로 MT와 AT 각기 하나씩을 갖췄고 옵션을 하나씩 추가했다. 도로에 나가면 5기통 3개 버전의 성능에 뚜렷한 차이가 난다. 따라서 고르기도 쉽다. 170마력 S40은 동급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럭셔리로 통한다. 완벽한 균형을 잡고 오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0→시속 100km에 8.2초(스피드형 MT), AT로는 8.9초. 최고시속은 220km. 성능보다는 안전, 안락성과 스타일에 관심이 큰 드라이버에게는 2.4X 140마력이 알맞다. 값에 비해 가치가 뛰어나다. 0→시속 100km에 9.9초, 최고시속 205km. 한편 최고의 성능을 즐기고 싶다면 S40 T5 2.5X 를 골라야 한다. 0→시속 100km 가속이 6.8초로 줄어들고 최고시속은 240km로 뛰어오른다. 그러나 최고의 성능을 즐기려면 빼어난 드라이빙 테크닉이 필요하다. 신형 S40은 동급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힌다. 탁월한 핸들링을 안락성과 멋지게 조화시켰다. 나아가 스티어링 휠은 반응이 직접적이고 정확하며 빠르다. 트랙션 컨트롤과 안정장치는 믿음직하게 작동한다. 자동장치를 끊으면 섀시와 서스펜션의 뛰어난 성능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앞바퀴굴림 볼보가 최고급 알파로메오를 부러워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S40 신형과 구형 규격 비교   신형 구형 길이 4468mm +48mm 너비 1770mm -54mm 높이 1452mm -44mm 휠베이스 2640mm -78mm 트레드 앞 1535mm -63mm 트레드 뒤 1531mm -57mm 볼보 S40 T5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68×1770×1452 휠베이스(mm) 2640 트레드(mm)(앞/뒤) 1535/1531 무게(kg) 1419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5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220/5000 최대토크(kg·m/rpm) 32.7/1500~4800 구동계 앞바퀴굴림 배기량(cc) 2521 보어×스트로크(mm) 83.0×93.2 압축비 9.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터보 연료탱크크기(L)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앞, 뒤)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390/1.910/1.270/0.9500.780/0.650/3.200 최종감속비 3.770 변속기 수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0 0→시속 100km 가속(초) 6.8 연비(km/L) 11.5 Price -
Alfa Romeo Alfa GT 알파와 베르토네가.. 2004-01-13
알파로메오는 GT로 통한다.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머리글자 GT는 아주 특별한 알파로메오의 이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때 함께 이름을 떨쳤던 페라리, 마세라티와 마찬가지로. 첫 번째 알파로메오 GT의 등장은 3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1963년. 신비의 알파로메오 스프린트를 제치고 나온 첫 GT는 당시 베르토네에서 일하던 25세의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처음 그려낸 스포츠카로 꼽힌다. 그 이름이 다시 한번 세계 자동차계의 전면에 나타났다. 이번에도 베르토네의 젊은 디자이너가 구상한 새 스포츠카. 줄리아노 비아지오가 20세기 최고의 거장 주지아로에게 도전하는 야심작이다. 디자인과 제작을 겸한 베르토네는 신형 알파 GT를 구상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디자인과 아울러 직접 생산한 완성차를 알파로메오에게 공급하려는 치밀한 계산 아래 작품을 정성껏 다듬었다. 그 뿐 아니라 주위에 이미 있는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제작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베르토네의 주방에서 요리사들은 이미 마련된 요리 재료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소재를 골라 새롭고 맛깔스런 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태리 최고 요리의 본보기였다. 156 스포츠 세단 섀시를 바탕으로 156 스포츠 왜건과 GTA의 빼어난 요소를 끌어왔다. 새로운 보디 패널과 특수 부품을 줄이고 기존 부품을 최대한 살렸다. 따라서 새차 만들기 비용과 시간은 그만큼 줄었다. 자동차 메이커를 위해 보디와 완성차를 만들고 있는 카로체리아 베르토네는 호기를 잡았다. 시설 가동을 위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베르토네의 실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인된 고속 스포츠카 모든 것이 정확히 계획대로 진행되었지만 양산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니엘레 반디에라는 알파로메오의 기회가 왔다는 것을 당장 알아보았다. 제품 컨셉트와 디자인이 맞아들었고 사업 계획에 빈틈이 없었다. 알파로메오의 제품 계획서에는 이런 GT가 없었다. 그러나 즉시 ‘진행’ 사인이 떨어졌다. 새로운 알파로메오 알파 GT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새해와 더불어 알파 GT는 딜러의 쇼룸에 진출한다. 이태리에서 차값은 2.0 JTS의 2만6천200유로(약 3천799만 원)부터 럭셔리 버전 V6 3.2의 4만2천 유로(약 6천90만 원)에 이른다. 이태리에서는 1월에 출시되고 유럽의 다른 지역은 2월, 일본과 영국 등 오른쪽 운전 지역은 3월에 들어가서 고객을 찾는다. 시판 개시와 함께 사실상 모든 기대를 충족시킨다. 먼저 파워트레인을 골라야 한다. 출력과 토크, 엔진 종류, 그리고 트랜스미션 등 선택의 폭이 넓다. 이후에도 여러 버전이 추가될 예정. 1.8 트윈 스파크 휘발유 엔진(메이커 소식통)과 등판의 왕자 V6 3.5 아우토델타(필자의 정보)가 그런 실례다. 새 알파 GT의 각종 버전을 간추려 비교해보자. 여기서 품질이 증명된 기존 부품과 아울러 시장성이 뒷받침되는 제작 전략이 돋보인다. 1.9X 디젤 터보의 6단 수동 변속기(MT)는 기술 수준과 시장의 기대를 채워준다. 알파 GT 클래스와 모든 고급 디젤차의 기준이기도 하다. 새차 판매의 약 80%를 차지한다. V6 3.2 버전이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셀레스피드의 2.0 JTS는 실속파의 사랑을 받고 1.9 M-제트 디젤 터보는 베스트셀러가 될 공산이 크다. 알파로메오는 한 해 2만 대의 신형 알파 GT를 팔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그보다 많더라도 문제는 없다. 공장시설에 융통성이 크기 때문에 수요를 맞출 수 있다. 개성적이고 정감 있는 스타일 알파로메오 156이 아니라 알파 GT를 살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스타일이 다르고 실제로 성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층 세련된 스타일과 운전 재미, 그리고 알파로메오 정신이 넘친다. 디자인의 강력한 개성, 낮은 시트 위치, 기울기가 훨씬 낮아진 윈드실드가 어울려 시장에서 맞수를 찾기 어렵다. 실내공간과 짐칸이 넉넉하다. 날씬하고 날렵한 스타일의 알파 GT는 156 스포츠 왜건보다 약 60mm 길고 18mm 더 넓다. 실내가 넓고 안락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숫자다. 뒷좌석에 184cm의 거구도 편하게 앉을 수 있어 평균을 넘어선다. 뒷좌석을 눕히면 넓은 짐칸이 생긴다. 등뒤의 큼직한 게이트만 열면 된다. 아주 실용적이고, 하루만 몰아보면 오펠의 성공작 칼리브라를 연상시키는 저력이 다가온다. GT의 스타일은 역동적인 겉모습과 선명한 개성이 돋보인다. 안팎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알파로메오로 손색이 없다. 아울러 156 GTA의 트레드와 랩어라운드 범퍼를 갖춰 훨씬 대담해 보인다. 베르토네의 세련된 기법으로 147의 매력적인 보네트에 새로운 프론트 디자인을 더해 한층 아름답다. 실내는 최신 알파로메오의 현대적이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주문에 따라 계기판을 포함한 실내를 가죽으로 덮을 수 있다.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장비는 거의 완벽하다. 고품질 보스 사운드의 하이파이 스테레오에서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크루즈 컨트롤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시승 코스에서 우리 시승 팀은 모나코의 수도 몬테카를로를 찾았다. 알파 GT 3개 버전을 넘겨받아 이태리 국경을 넘어 세계랠리선수권(WRC)의 산레모 랠리가 벌어지는 난코스로 달려갔다. 세계 정상의 랠리가 벌어지는 까다로운 스페셜 스테이지를 달리며 알파 GT를 마음껏 시험했다. 우리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최상의 알파로메오가 어우러진 상큼한 달리기가 우리를 사로잡았다. 최고 버전인 V6 3.2 엔진은 상쾌한 노래를 부르며 잽싸게 고회전대로 올라갔다. 그러면서도 앞바퀴를 통해 매끈하게 토크를 전달했다. 트랙션 컨트롤과 알파로메오 VDC를 갖춰 같은 출력의 어떤 앞바퀴굴림보다 뛰어난 성능을 뽐냈다. 고속 코너링을 할 때마다 언더스티어는 피할 수 없었지만 조정능력이 뛰어났다. 알파 GT 앞에 장애는 없었다. 액셀을 살짝 들기만 하면 횡그립을 찾으며 정확한 라인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액셀을 바닥까지 밟으면 마지막 순간에 VDC가 거들었다. 따라서 드라이버는 이상이 있을 때 자동장치에 맡기면 된다. V6 3.2와 같은 강력 버전을 이태리 고속도로에서 몰면서 운전면허를 지키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 때문에 알파 GT를 신중하게 몰아야 했지만 뛰어난 안락성과 코너를 고속으로 돌파하는 즐거움을 맛보기에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포장도로에서 섀시 그립은 믿음직했다. 실내에 약간의 소음이 들어왔다. 그러나 고속 드라이버들이 아주 좋아할 수준이었다. 제동력은 엔진보다 더 강력했다. 옵션인 18인치 타이어를 신겼을 때는 한층 든든했다. 표준형 225/45 ZR17도 상당한 수준이다. 서스펜션 세팅은 GTA를 제외한 알파로메오 156 최고 버전보다 조금 딱딱했다. 따라서 안락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GT에 기대하는 스포츠성을 살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스티어링 반응은 1세대 알파 156처럼 직접적이지 않다. 신속 정확한 반응에 불만이 없으면서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형 4기통 직분사 엔진을 얹은 2.0 JTS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출력은 3.2X 보다 훨씬 떨어지지만 최신 휘발유 엔진은 알파로메오 기준에 합당했고, 알파로메오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켰다. 기어비가 비교적 짧은 기어박스가 성능을 뒷받침한다. 셀레스피드는 한층 빠르고 매끈하며 상쾌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단수가 더 높은 기어가 아쉬웠다. 알파로메오 기술진이 셀레스피드의 6단 MT를 완성하면 갈증을 풀어주게 될 것이다. 다시 확인한 디젤 터보의 실력 1.9 M-제트 버전에 관해서는 좀더 상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디젤 엔진은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미국과 일본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로 장세는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 첫째, 디젤 터보는 동급의 휘발유 엔진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연료 효율이 높다. 둘째, 일본 메이커들은 유럽의 디젤 차 시장을 겨냥한 투자와 생산을 늘려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신 알파로메오 디젤 터보 엔진은 멀티제트(M-Jet) 커먼레일 분사형.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알파로메오의 뛰어난 4기통 휘발유 엔진과 동급의 디젤 엔진이 대등한 성능을 지녔다고 인정할 때가 되었다. 단순한 수치상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로 시승 결과를 비교한다면 더욱 그렇다. 생동감 있는 운전을 하려면 엔진 반응이 빨라야 하고, 토크가 결정적인 요인이다. 1.9X M-제트 엔진은 최고 버전 V6 3.2보다 토크(31.1kg·m)가 더 크다. 비록 출력은 150마력에 묶여 있지만 연료를 절약하고 배기를 줄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밖에도 장점이 많다(경주용 버전을 공개할 때 알려지게 될 것이다). 한편 덩치가 작은 4기통 엔진은 V6에 비해 훨씬 가볍다. 그래서 산레모 북쪽 알프스 산기슭에서 알파 GT 1.9 M-제트는 경쾌하게 꼬부랑길을 올라갔다. 옵션인 17인치 휠을 달고 산꼭대기까지 V6 3.2와 거의 대등한 속도로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두 버전은 다같이 6단 MT를 달았다. 그러나 주유소에 들어가서 확인한 연료소비량과 비용은 디젤 터보가 단연 앞섰다. 디젤 버전 1.9 M-제트를 몰 때에는 2.0 JTS나 V6 3.2와는 다르다. 기어 변환을 자주 할 필요가 없다. 중간 회전대에서 2.0 JTS는 자주 기어 변환을 해야 하지만, 디젤은 기어 변환을 하지 않고 토크에 맡기면 된다. 디젤 터보는 압축비가 높아 액셀을 뗄 때 엔진 브레이크를 쓸 수 있다. 어지간한 코너에서는 브레이크를 조금 늦게 밟거나 전혀 밟지 않고 돌아갈 수 있다. 아무튼 GT의 기어박스와 브레이크는 정확하고 힘차다. 알파 GT는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뛰어난 작품이다. 알파로메오 정신을 이해한다면 각기 취향에 맡는 버전을 고르는 일만 남아 있다. 알파로메오 알파 GT의 버전 비교 엔진 2.0 5단 셀레스피드 V6 1.9 디젤 터보 1.8 스파크 버전 JTS 3.2 M-제트 트윈 배기량 1970 3179 1910 1747 기통/밸브 4/16 6/24 4/16 4/16 출력 (마력/rpm) 165/6400 240/6200 150/4000 140/6500 토크(kg·m/rpm) 21.0/3250 30.6/4800 31.1/2000 16.6/3900 기어박스 5단 MT 6단 MT 6.7 6단 MT 5단 MT 0→시속100km 가속 8.7 6.7 9.6 미정 최고시속 216 243 209 미정 알파로메오 알파 GT 주요제원 2.0FTS/2.0FTS 셀레스피드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89×1763×1362 휠베이스(mm) 2596 트레드(mm)(앞/뒤) 1524/1510 무게(kg) 132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DOHC 최고출력(마력/rpm) 165/6400 최대토크(kg·m/rpm) 21.0/3250 구동계 앞바퀴굴림 배기량(cc) 1970 보어×스트로크(mm) 83.0×91.0 압축비 11.3 연료공급/과급장치 - 연료탱크크기(L) 63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맥퍼슨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 뒤) 205/55 R16, 205/55 Z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909/2.238/1.5201.156/0.946/-/3.909 최종감속비 3.733 변속기 5단 MT 6단 MT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6 0→시속 100km 가속(초) 8.7 연비(km/L) 8.1 Price - V6 3.2 1.9 M-제트 16V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891×1763×1355 4489×1763×1366 휠베이스(mm) 2596 ← 트레드(mm)(앞/뒤) 1524/1510 ← 무게(kg) 1410 1365 승차정원(명) 5 ←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직렬 4기통 DOHV 디젤 최고출력(마력/rpm) 240/6200 150/4000 최대토크(kg·m/rpm) 30.6/4800 31.1/20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 배기량(cc) 3179 1910 보어×스트로크(mm) 93.0×78.0 82.0×90.4 압축비 10.0 18.0 연료공급장치 - 커먼레일/터보 연료탱크크기(L) 63 ← Chassis 보디형식 2도어 쿠페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맥퍼슨 스트럿 ←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 타이어 225/45 ZR17 205/5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④/⑤/⑥/? 3.500/2.253/1.5201.161/0.971/0.818/3.545 3.800/2.235/1.3600.971/0.763/0.614/3.545 최종감속비 3.733 ← 변속기 6단 MT ←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3 209 0→시속 100km 가속(초) 6.7 9.6 연비(km/L) 11.5 18.5 Price - -
BMW 645Ci 럭셔리 정상 노린 BMW의 신무기 2003-12-16
럭셔리 시장에서 벤츠와 정상 경쟁을 벌이는 BMW가 또 다시 신병기를 내놓았다. 돌이켜보면 BMW 8시리즈는 괜찮았지만 어느 모로 보나 탁월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6시리즈라고 알려진 앞선 세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 등장한 BMW의 상급 쿠페는 그와는 전혀 다르다. 전통으로 되돌아와 원래의 6시리즈 배지의 자부심을 되살렸다. 17년 만에 부활한 6시리즈 독일 뮌헨의 BMW 본부에서 디자인+기술진은 경이로운 새차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와 씨름했다. 돌이켜보면 17년 전 BMW는 6시리즈 8만5천 대 남짓을 만들어 팔았다. 그와 같은 실적을 뛰어넘을 새차가 필요했고, 마침내 도전에 성공했다. 신형 6시리즈는 브랜드의 명성에 어울리는 당당한 럭셔리 쿠페다. 그럼에도 신형 645Ci 발표회 기자회견에서 BMW CEO 헬무트 판케 박사는 매우 신중했다. 생산 또는 판매대수 예측을 슬쩍 피하고 이렇게 말했다. “딩골핑겐에서 5 및 7시리즈와 나란히 이 차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생산방식은 대단히 융통성 있다. 거기서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차를 만들 수 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신형 6시리즈가 구형보다 훨씬 많이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판케의 예상은 결코 허풍이 아니다. 신형 6시리즈 쿠페는 겉모양이 아주 뛰어나고 실내가 넓고 장비가 풍부한 첨단 2+2 구성을 자랑한다. 디자인이 우아할 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언어가 현대적이면서도 품위를 갖추고 있다. 앞선 기술과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모델. 치밀하게 구상한 뒤 오랜 숙성기를 거친 작품이 분명하다. BMW는 7시리즈와 함께 시작한 새로운 ‘디자인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새로운 틈새 시장의 다크호스 7시리즈, Z4, 5시리즈(와 X3)를 거쳐온 BMW는 모델의 성격에 따라 독자적인 개성과 의상을 입히고 있다. 새 6시리즈는 BMW의 젊은 가족 중 제일 우아하고 세련된 모델이다. 정서적이고 아름다운 차를 찾는 시장에서 더욱 빛나고, 열성적인 고객을 끌 수 있는 저력을 지녔다. 신형 7시리즈는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와 달리 신형 6시리즈 쿠페는 처음부터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차체의 비례와 겉모습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매우 정서적이면서도 신중을 기한 6시리즈 쿠페는 합리적이고 기능적이다. 앞에 편안한 시트 2개가 있고, 뒤에는 그보다 작은 시트 2개가 있다. 짐칸은 넓고 쓸모가 있다. 처음 볼 때에는 실루엣 디자인이 미적 감각에 혼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트렁크 뚜껑이 스포일러와 하나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도로에 나가면 트렁크 디자인이 힘찬 스타일로 다가온다. 그 디자인은 우아하고 신선하며 역동적이고 새로우면서도 BMW의 개성을 잃지 않았다. 안팎이 모두 그렇다. 간단히 말해서 6시리즈의 매력을 더하는 디자인 포인트다. 완벽한 장비와 역동적인 파워 운전 성능은 어떤가? 대답은 지극히 간단하다. 신형 BMW 645Ci는 멋진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운전하기에도 멋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완전 신형 5시리즈 플랫폼을 바탕으로 태어난 6시리즈 쿠페. 645Ci는 BMW의 첨단 장비를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어보면 스티어링 기어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액티브 스티어링(AFS), 펑크가 나도 달리는 런플랫 타이어, 자동조절형 헤드램프 등이 있다. 폭넓은 옵션 가운데 SMG 기어박스를 선택한다면 아주 매끈하고 안락한 운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역동적인 액티브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 값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재래식 AT나 MT를 고를 이유가 없다. 게트락이 개발하고 M3와 3시리즈 컨버터블에 사용중인 SMG는 변속동작과 운전과 재미가 훨씬 뛰어나다. 첨단 안정장치(DSC)와 각종 전자장비가 엔진 출력과 토크를 매끈하게 뒷바퀴에 전달한다. BMW 645는 미국 고속도로나 독일의 아우토반 어디서건 말을 썩 잘 듣는다. 어떤 속도에서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운전 위치와 시야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 수준의 BMW로는 당연한 일이다. 실내장식과 장비를 완벽하게 갖출 수 있다. 다만 돈이 문제될 뿐이다. 표준장비가 아니라면 다양한 옵션 목록에서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DSC를 끊으면 V8 4.4X 엔진의 출력 333마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전자조정장비를 모두 끊으면 파워 슬라이드의 짜릿한 감동을 맛볼 수도 있다. 48.5kg·m의 토크가 뒷바퀴를 통해 노면을 박찬다. 파워와 토크는 예상을 훨씬 웃돈다.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6시리즈 쿠페는 무겁다. 스포츠카로서는 모순이 큰 한계상황의 모델이다. 그러나 상당한 수준의 무게를 지녔음에도 6시리즈 쿠페는 0→시속 100km 가속 5.6초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제한장치로 묶어놓은 최고시속은 250km. 외부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내부 디자인도 새롭지만 BMW 정신에 충실하다. 필자와 함께 모두가 그 점을 좋아하리라 믿는다. 나아가 실내를 좀더 잘 보이기 위해 BMW는 머지않아 루프를 잘라낸다. 내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카브리올레’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 많은 엔진 옵션을 바라는 고객을 위해 6기통과 함께 V12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당분간 터보 디젤 버전은 내놓지 않기로 했다. BMW 645C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1×1854×1374mm 휠베이스 2780mm 트레드 앞/뒤 1558/1592mm 무게 1690kg 승차정원 2+2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2.0×82.7mm 배기량 4398cc 압축비 10.0 최고출력 333마력/6100rpm 최대토크 45.9kg·m/36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6단 기어비 ①/②/③/ 4.055/2.396/1.582 ④/⑤/⑥/ⓡ 1.192/1.000/0.872/3.677 최종감속비 3.2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45/45 R18 성능 최고시속 250km(제한) 0→시속 100km 가속 5.6초 시가지 주행연비 8.5km/ℓ 값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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