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도요타 MR-S 맛깔스러운 스프린터 2003-11-12
도요타 MR-S는 한마디로 ‘잘 달리고 잘 서는 스프린터’다. 1톤이 넘지 않는 차 무게와 군더더기 없이 세팅된 옵션이 차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직물 시트와 절도 있는 수동 5단 기어와 한눈에 들어오는 계기판, 그립력이 뛰어난 스티어링 휠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그래, 바로 이 차야!’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포츠카에는 특별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우선 수동기어를 갖추고 드리프트나 스핀턴을 할 때 방해가 되는 ABS가 없어야 하며, 스티어링 휠은 레이싱카와 승용차의 중간크기여야 한다. 시트는 단단하고 직물로 짜여져 있어야 한다. 자동기어는 기계에 내 운명을 맡기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들고 가죽시트는 관리가 쉽다는 점 빼놓고는 실제 달릴 때 몸의 쏠림이나 미끄러짐을 잡아주지 못한다. 정확한 핸들링을 위해서 10시 10분 자세가 양쪽 가슴의 정점에 위치하는 크기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MR-S는 바로 ABS만 빼고는 모든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스프린터 조건 골고루 갖춘 매력덩어리 뛰어난 핸들링과 좋은 연비 만족스러워 MR-S의 정확한 핸들링은 차가 몸의 일부라고 느껴질 정도다. 항상 엔진회전수 3천rpm을 넘겨 스포티한 달리기를 하는데도 실제 주행연비가 10km/X 를 넘는다. 이런 경제성은 스포츠카의 성능만큼이나 매력적인 부분이다. 내차의 최고시속은 185km다. 일본 현지에서 들여와서 속도제한이 걸려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한을 푼다면 시속 210km쯤은 무난하다고 본다. 하지만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로 달리지 못할 뿐더러 달리더라도 5분을 넘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MR-S의 참맛은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다. 15초 안에 속도계의 끝에 닿은 바늘을 볼 수 있다. 내가 이 차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톱을 여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는 오픈카라는 점이다. 스프린터로서의 날카로운 가속성을 잊고 매끄럽게 운전한다면 멋진 자태를 뽐내며 하늘과 땅, 바람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연인의 미소와 더불어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다. 이 느낌만으로도 평생토록 이 차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스티어링 휠이 오른쪽에 달린 차라 다소 걱정했으나 10분 정도 달리고 나니 부담이 사라졌다. 또 평소에 쓰지 않던 왼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소위 우뇌를 개발한다는 뿌듯함(?)까지 든다. 마지막으로 MR-S는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차다. 지붕을 열고 달릴 때도 양쪽 유리창을 올리면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높이지 않고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값비싼 벤츠나 BMW 소프트톱에도 없는 열선내장 유리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미드십 엔진에 뒷바퀴굴림이라서 눈길이나 빗길에 취약하다. 또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2인승 컨버터블이라 옆자리 한 명을 빼고는 더 태울 수 없음도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체격이 큰 사람에게는 다소 무리다. 아마도 키가 180cm 이상이라면 불편할 것이다. 유지 ·정비 부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품의 조달도 그리 어렵지 않고 애프터서비스는 차를 봐주는 업소가 있어 그리 어렵진 않다. 성능 좋은 로드스터를 꿈꾸고 있다면 MR-S에 도전해 보자. 짜릿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현대 아반떼 XD GLS 속속들이 알찬 준중형차 .. 2003-10-17
차를 가지고 다닌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내 차는 현대 아반떼 XD GLS다. 학생 신분으로 처음 차를 살 때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디젤차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디젤차의 값이 워낙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아반떼 XD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친근감이 드는 내 차에 만족한다. 차는 주로 학교를 오가는 데 쓴다. 또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러갈 때나 주말 근교 드라이브 때도 이용하고 있다. 아반떼 XD는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심플하면서도 멋져 보이는 겉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선 얼굴 부분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과 범퍼 부분 새 감각의 흡기구가 세단형의 부드러운 터치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듯하다. 심플한 디자인과 실내 편의성에 만족 주행성능 무난하지만 나쁜 연비 단점 차의 내부도 꽤 괜찮은 편이다. 현대자동차는 실내 공간 넓히기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5명이 탔을 때 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좁게 느껴지지 않는 넓은 실내공간은 큰 장점이다. 뒷자리에 있는 듀얼 컵홀더와 차안의 크고 작은 수납공간 등 편의장비들도 마음에 든다. 차를 사기 전에 타던 부모님의 대형차나 중형차와는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인 승차감은 중형급 차와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준중형이라 그런지 차폭과 길이가 짧아서 주차할 때나 운전하기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될 만한 것은 기름값이다. ‘옥의 티’라고 할까? 원래 사고 싶었던 디젤차보다 기름값이 더 드는 건 당연하지만, 다니다 보니 솔직히 생각보다 연비가 나쁘게 나왔다. 하지만 매끈하게 달리는 품새를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속도를 내고 싶을 때는 기분 좋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느껴지는 엔진의 회전감각이 좋고, 저속 주행보다 고속으로 달릴 때 매끄러움을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소음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인지 쾌적성도 만족스럽다. 주변을 보면 차의 잔고장으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차는 특별히 말썽을 부리지 않아서 더욱 맘에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쌓여서인지 차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주행거리는 4만km 정도다. 친구들한테 새차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들을 만큼 깨끗하게 타려고 신경을 쓴다. 세차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차체는 물론이고 범퍼에도 눈에 보일 만한 상처 하나 없다. 지금처럼 신경 써서 관리하고 아껴서 탄다면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없이 ‘말 잘 듣는 차’가 될 듯싶다.
BMW X5 3.0i SUV의 가면을 벗으면 진정한.. 2003-10-17
평소 서울과 지방을 매주 1회 이상 오가며 장거리운전을 많이 해온 나는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눈, 비에 의해 운전제약을 많이 받아서 네바퀴굴림 차를 선호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투박한 보디의 SUV보다는 미끈한 세단형을 좋아한다. 그래서 후보에 올린 차는 네바퀴굴림 승용차를 만드는 아우디와 재규어였다. 그러나 실제 타보니 재규어는 가속할 때 나는 소음과 다소 밀리는 듯한 코너링 성능이 싫었고 아우디는 다소 늦게 전달되는 가속력이 성에 차지 않았다. SUV인 렉서스 RX330은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주행소음이 적었지만 가장 중요한 코너링과 순간가속력이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 고르기가 힘들었다. 고성능 세단 이미지 믿고 BMW X5 골라 추월 가속성 뛰어나고 편의장비 많아 그때 눈에 들어왔던 차가 BMW X5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 있었고 예전부터 BMW의 가속력과 코너링을 접해 봤기 때문에 SUV인 X5도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네바퀴굴림이라 악천후 속에서도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는 판단이 들어서 X5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막상 BMW X5를 타면서 느낀 점은 특별한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 세단 BMW의 폭발적인 가속력과 정교한 코너링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나오는 힘과 달릴 때의 핸들 무게도 느끼기 힘들다. 그렇다고 가속력이나 코너링이 다른 차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시속 100∼140km 정도에서 천천히 속도가 붙으면 부드럽게 기어변속이 되면서 시속 180km에 금방 다다른다.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는다.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에서 시속 180km까지 도달하려면 허덕이기 마련인데, 이 차는 시속 100km에서 가속하는 것과 똑같이 부드럽게 속력을 올릴 수가 있다. 내가 몰아본 일본차들 중 렉서스나 혼다는 부드럽게 가속이 되지만 시속 140∼150km를 넘어서면 다소 힘들게 속도가 올라간다. 이에 반해 X5는 다소 딱딱한 가속느낌이 들지만 고속에서의 가속성이 꾸준하게 뒷받침된다. SUV인데도 코너링 성능이 매우 날카롭고 실내 편의장비가 BMW 5시리즈 중 가장 뛰어나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높은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고 손쉬운 운전으로 오프로드를 달리면서 스포츠카의 느낌도 누릴 수 있는 차가 X5이다.
중후한 남성의 멋을 풍기는 세단 기아 옵티마 LS 2003-09-17
솔직하게 말해 나는 차를 좋아하지도,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그것도 ‘여자’가 타보고 느끼는 대로 적는 것도 가치 있는 시승기가 아닌가 생각해 용기를 내본다. 내 차는 기아 옵티마 LS다. 이전에 타던 차는 현대 EF 쏘나타 GVS였는데 사정이 생겨 차를 처분하게 되었다. 그 후 아는 분으로부터 옵티마를 사게 되었다. 현대 EF 쏘나타 타다 기아 옵티마로 바꿔 연비 좋아 유지비 적게 들고 가속력 시원 우선 차를 받은 직후에는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옵티마가 맘에 들지 않았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부드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솔직히 지금도 EF 쏘나타는 무척 예뻐 보인다) 옵티마는 처음 나올 때부터 중후한 남성의 멋을 논하는 ‘남자 차’였기 때문이다. 옵티마를 처음 탈 때엔 EF 쏘나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승차감도 중형차다운 안정감이 적은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EF 쏘나타를 탈 때는 몰랐던 다른 장점들을 느끼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연비가 잘 나온다는 점이다.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EF 쏘나타에 비해 연비가 훨씬 좋아서 경제적인 면에서 나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부드럽게 꾸준히 속도가 올라가는 EF 쏘나타와 달리 단시간에 빠르게 속도가 오른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신호대기를 하다가 출발할 때 다른 차보다 잽싸게 속도를 내는 옵티마 덕분에 조금이나마 재미를 맛보고 있다. 특히, 여성운전자라고 무시하며 따라오던 옆차를 제칠 때는 통쾌할 정도다. 하지만 일정 속도가 붙은 다음 다시 가속이 될 때는 약간 힘을 덜 받아 좀 아쉽기도 하다. 운전할 때 시야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에서는 남성차로 불리는 옵티마가 여성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전에 타던 EF 쏘나타는 골목길에서 커브를 틀 때 도는 쪽으로 시야 확보가 좀 어려웠다. 넓은 차체를 감당하지 못해 주저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부분은 EF 쏘나타의 차체와 좌석이 낮은 게 이유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지금 타는 옵티마는 차체와 운전석이 조금 높으므로 키가 작은 여자들에게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느끼는 부분도 있다. 바로 코너링인데, 여러 전문가들의 시승기에선 코너링이 안정감 있다고 소개돼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EF 쏘나타와 달리 굽은 길을 달릴 때는 차체가 많이 쏠린다. 특히, 다리를 건너려고 램프를 올라갈 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EF 쏘나타는 차가 한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옵티마는 바퀴와 차체가 따로 노는 듯한 기분을 준다. 정확한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으나 옵티마를 몰 때 불안함이 좀더 크다. 마지막으로 좌석이 좀 좁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동생들을 뒷자리에 태울 때 약간 좁다고 불평을 듣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이 내가 8개월 동안 옵티마를 타면서 느낀 점들이다.
쿠페와 오픈카의 멋들어진 조화 벤츠 SLK230 2003-09-17
나는 차를 너무나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날렵한 스포츠카만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한번쯤 잘 빠진 스포츠카를 꿈꾸지만 비싼 값 때문에 평범한 승용차로 만족하는 것 같다. 진정한 매니아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꿈을 이루어야하지 않겠는가. 내 차는 독일에서 직수입한 벤츠 SLK230이다. 자동차 수입업무를 하는 가까운 분을 통해 독일 벤츠 전시장에 있던 차를 손에 넣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올 당시는 5천km를 달린 상태였다. SLK를 손에 넣을 때 함께 물망에 올렸던 모델은 BMW Z3과 포르쉐 복스터다. 다들 경량 로드스터의 범주에 속하는 모델이다. 날카로운 눈매, 상어의 지느러미를 가진 Z3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렵한 포르쉐의 핸들링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SLK만의 독특한 개성이었다. 멋진 디자인과 전동식 하드톱 만족 가속성 좋지만 고속 안전성 떨어져 SLK는 쿠페 디자인이 살아있는 오픈 로드스터다. 조작이 간편한 전동식 하드톱을 얹었기 때문에 톱을 씌우면 영락없는 쿠페다. 하드톱은 밀폐성과 내구성이 좋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아무리 고급천으로 마감하고 꼼꼼히 만들었다고 해도 소프트톱은 하드톱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진다. SLK의 하드톱은 차를 산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단단하다. 쿠페와 오픈카 두 대를 가진 듯한 기분에 뿌듯할 때가 많다. SLK의 오너가 되기 전에는 벤츠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다. 고급승용차의 안락함에 치중해 스포티한 브랜드는 아니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아는 이들의 벤츠를 타 보았지만 승차감이 물러 롤링이 심했다는 기억만 있을 뿐이었다. 더구나 내 몸은 미쓰비시 이클립스 스파이더와 도요타 수프라 에어로를 거치면서 일본 스포츠카의 단단함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벤츠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준 차가 바로 SLK230이다. 순간가속성이 좋아 중저속에서 미끈한 움직임을 보이고 서스펜션이 그리 단단하지 않아도 급격한 코너를 멋지게 탈출할 수 있다. 공회전 상태에서 내뿜는 엔진음도 벤츠승용차의 부드러운 소음과는 다르다. 나는 차를 고를 때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보다는 감성적인 디자인을 중시하는 편이다. SLK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 컨셉트가 멋지다. 특히 헤드라이트에서 시작하는 옆선의 미끈함과 테일램프를 중심으로 후측면에서 바라본 라인은 잔잔함 속에 들어있는 강인한 힘을 느끼게 해준다. 두 줄기 부풀어오른 보네트 라인은 너무나 유명한 전통적 디자인이다. 다자인에 손을 대기 싫어 그 흔한 스포일러도 달지 않았다. 야간 시인성을 높이고 운동특성을 높이기 위해 제논 라이트와 로린저 휠만 더했다. 단점도 있다. 2인승 스포츠카라는 한계가 있어 불편하고 스포츠모드로 운전할 때는 연비가 6km/X 정도로 나쁘다. 제원표상의 연비(10km/X)와 비교한다면 운전습관에 따라 많은 변화를 보이는 셈이다. 또 차가 묵직한 맛이 없어 고속에서의 안전성이 떨어진다. 비가 오는 날이면 불안한 기분이 더 심해지는데 같은 가격대의 승용차와 비교하더라도 묵직한 안전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SLK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은 장흥의 산길이다. 알 수 없는 답답함에 마음이 짓눌릴 때마다 SLK와 함께 찾아가는 곳이다. 선선한 늦가을에 따뜻한 히터를 틀고 톱을 오픈해서 달리는 맛이란!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산길의 굴곡을 타다보면 어지간한 스트레스는 싹 날아가 버린다. 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번쯤은 무리를 해서라도 갖고 싶은 차를 타라는 것이다. 달라진 삶이 피부로 느끼질 것이다.
기아 뉴 세피아 가속력과 내구성 좋은 2003-08-20
내차는 기아 뉴 세피아다. 지난 98년에 면허를 따고 오너드라이버 대열에 끼려고 아무 생각 없이 덜컥 사버린 차다. 남들처럼 이것저것 비교하면서 고르지 않고 단지 세피아의 이미지를 믿고 샀다. 해외 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참고했다. 선택은 쉬웠지만 차에 만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차를 좋아하는 나는 운전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현대 아토스부터 아반떼, 갤로퍼, 그레이스, GM대우 레조 등등 온갖 국산차를 몰아보면서 차에 대한 만족도도 덩달아 커진 셈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던가? 국산 소형차지만 뉴 세피아만한 차도 없다는 생각이다. 면허 따고 첫차로 골라 6년 동고동락 뛰어난 주행성능과 연비 등 장점 많아 세피아는 잘 달린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1단과 2단을 쓰는 영역은 다른 차보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3단부터의 질주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기어를 3단에 맞추고 최대토크를 써서 날쌔게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동급인 현대 아반떼와 GM대우 누비라의 다소 묵직한 맛보다 가볍고, 현대 엑센트의 통통 튀는 경쾌함보다는 무거운 편이다. 준중형차에 어울리는 느낌이다. 나는 속도가 주는 짜릿한 맛을 좋아해서 고속도로 달리기를 즐긴다. 대전에 친지가 있어 자주 내려가는 편인데 뉴 세피아는 가족들을 뒷자리에 태우고도 힘부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강원도의 긴 오르막에서는 1.5X 엔진의 한계를 드러내지만 평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에어컨을 켜면 출력손실이 몸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한여름 대낮에는 운전하기가 싫다. 코너링 성능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밋밋한 코너는 순정 서스펜션으로도 충분히 소화해낸다. 롤링이 심하지 않아 대담하게 액셀 페달을 밟을 때도 있지만 가벼운 차체에서 오는 불안함 때문에 심하게 내지르지는 못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편안하다. 오래 타서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콘솔박스에 팔을 올려놓고 손끝으로 기어를 까딱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높은 시트의 SUV가 보장하는 시원한 시야와는 다르지만 낮은 위치가 주는 안정감과 적당한 두께의 A필러도 마음에 든다. 레조 같은 미니밴의 수납공간에 비할 수는 없어도 핸드폰과 지갑을 놓는 장소가 따로 있다. 다만 컵홀더가 앞에 있지 않고 콘솔박스 안에 있어 불편하다. 시내를 다닐 때는 보통 휘발유 1X로 11~12km를 달리고 고속도로에서는 14km 이상 뛸 수 있다. 고속주행이 잦은 걸 감안하면 썩 좋은 연비다. 휘발유 엔진의 가속성을 누리려면 그에 맞는 유지비를 써야 하지만 연비가 좋아 큰 걱정은 없다. 부품의 내구성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16만km. 그동안 교환한 것은 엔진오일 같은 소모품뿐이다. 기아차가 내구성이 좋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하다. 뉴 세피아 오너로서 튼튼한 차를 칭찬해주고 싶다. 20만km를 달릴 때까지 아끼면서 탈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젊은이의 첫차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스즈키 사이드킥 바람과 함께 하늘을 이고 달리는 .. 2003-08-20
내게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뚜렷하게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차가 없어서 고속버스를 자주 타고 다니던 시절이다. 문득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검은 선글라스의 사내가 오픈 4WD를 타고 시원하게 내달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자유롭고 멋있어 보여 감동을 느꼈을 정도다. 차가 있었으면 했던 그 시절에 뚜렷하게 새겨진 그 장면이 비슷한 차를 타는 지금도 떠오르곤 한다. 차체 작아 유지비 적게 들고 기동성 뛰어나 달릴 때 바람소리 크고 승차감은 딱딱한 편 사람들은 각자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차를 고른다. 나는 ‘자유’라는 느낌을 주는 오픈카를 좋아한다. 창조성이 요구되는 디자이너라서 개성이 없고 답답한 차는 나와 맞지 않는다. 자유로움을 즐기는 성격 탓인지 항상 차를 고를 때 네바퀴굴림 차에 관심이 쏠린다. 전에 타던 차는 크라이슬러 랭글러다. 멋지고 성능 좋은 차였지만 유지비가 버거워 떠나보냈다. 랭글러의 빈자리를 메운 스즈키 사이드킥은 내 주머니를 생각해 주는 차다. 내가 스즈키 사이드킥이라는 조금은 특이한 차를 타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나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기름 먹는 하마였던 랭글러에 비해 사이드킥은 국산 준중형차 수준의 연비를 보인다. 휘발유를 쓰면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유지비 때문에 만족감이 상당히 크다. 차 길이가 짧고 차체가 작아서 기동성이 좋고 시내에서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주차의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고 지상고가 높아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가끔 떠나는 여행에서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고 네바퀴굴림으로 구동을 바꾸면 끈끈하게 땅을 움켜쥐는 성능도 매섭다. 요즘 유행하는 덩치만 큰 도심형 SUV보다 훨씬 작고 단단한 차체가 사랑스럽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불편한 점도 있다. 소프트톱을 써서 바람소리가 심하게 들리고 실내로 바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승차감이 다른 네바퀴굴림 방식의 차보다 훨씬 딱딱해서 온로드에서는 좀 튀기도 한다. 말이 좋아 고전적이지, 대시보드 디자인도 구형이다. 기아 포텐샤를 떠올리면 된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멋으로 생각된다. 열린 천장으로 하늘을 안고 달리는 그 맛에 비할 수 있을까? 산과 강을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국도에서 작은 몸을 요리조리 날쌔게 흔들고 다니는 그 느낌은 타 본 사람만 안다. 내가 차와 하나가 된 듯한 근사한 느낌이다. 사이드킥은 가족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특히 큰딸은 아내의 현대 EF 쏘나타를 타면 부드럽고 출렁거리는 승차감에 멀미하겠다고 사이드킥을 고집한다. 아기 때부터 SUV만 타서 익숙해졌는지 승용차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싫어한다. 심지어는 사이드킥을 타고 오프로드 등정을 할 때 옆자리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가족의 사이드킥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나 역시 노익장을 과시할 때까지 자유로움을 즐기고 살 것이다. 사이드킥도 항상 내 곁에 친구로 남을 것이다.
GM대우 누비라Ⅱ 넉넉한 실내를 가진 2003-07-16
오너 드라이버가 된 지 3년쯤 지났을 무렵, 차가 친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회사와 집을 오가는 교통수단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차 없이 생활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내 취미가 자리잡고 있다. 차의 매력은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에 있다. 마음에 맞는 이들과 여행을 떠날 때면 항상 내 누비라Ⅱ가 함께 한다. 이럭저럭 정도 많이 쌓여 이제는 아주 작은 변화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넓은 실내공간과 묵직한 승차감 지녀 답답한 주행성능과 나쁜 연비가 단점 GM대우 누비라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넓은 실내공간이다. 친구 5명과 여행을 다녀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몸으로 느끼는 공간이 무척이나 넓어서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뒷좌석도 마찬가지다. 타 본 사람들은 중형차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넓은 실내공간 덕에 편하게 다닌다. 승차감은 무난한 편이다. 소형차의 통통 튀는 맛보다는 중형차의 묵직한 느낌이 든다. 시트가 밋밋하지만 의외로 몸을 편안하게 받쳐주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다. 특별히 튀는 모양새가 아니라서 오래 써도 질리지 않게 생겼다. 가끔씩 앞모습을 쳐다볼 때면 순진한 개구리 같아 귀엽기까지 하다. 뒷모습은 너비가 넓어 안정적으로 보인다. 깔끔하게 다듬은 테일램프와 트렁크리드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기아 스펙트라의 날렵한 디자인과 현대 아반떼 XD의 둔해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매력을 풍긴다. 동력성능은 그저 그렇다. 1.5X 엔진을 얹은 준중형차임을 생각한다면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누비라Ⅱ가 경쟁모델에 비해 열세임은 분명하다. 출퇴근말고도 장거리 여행을 다닐 때 쓰는 차이기에 어느 정도 가속력이 필요하지만 긴 언덕이나 급경사를 만나면 속도가 뚝 떨어져버린다. 짐을 많이 싣거나 사람이 더 타면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에어컨이라도 돌릴라치면 주행상황을 봐가면서 눈치껏 해야한다. 그나마 평지에서 속도가 붙으면 꾸준히 달려주는 맛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누비라Ⅱ에는 좀더 배기량이 큰 엔진을 얹어야 할 것 같다. 세금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1.8X 엔진을 얹은 차를 구하는 게 좋겠다. 연비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더구나 내 차는 자동변속기를 달아서 기름을 가득 채우면 고속도로에서 500km 정도, 시내는 300~350km 남짓 달릴 수 있다. 기름값이 비싼 요즘은 현대 싼타페 같은 디젤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정이 많이 들어 쉽게 바꾸진 못할 것 같다. 출고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잔고장으로 속을 썩어 본 적이 없다. 머플러가 터져서 바꾼 것 외에 아직 정비소를 찾은 적이 없다. 처음 상태보다 핸들 떨림이 좀 느껴지고 기름이 좌르르 흐르던 도색이 약간 광택을 잃은 정도다. 정기적으로 엔진 오일을 갈아주기만 하는데도 아무런 고장이 없는 품질에 크게 만족한다. 누비라Ⅱ는 아이가 한 명 있는 30대 초반의 가장에게 어울리는 차다. 적당한 크기와 무난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분명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넉넉한 품으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누비라Ⅱ. 다가오는 주말에 함께 여행이나 다녀올까.
미쓰비시 FTO GR 빼어난 디자인과 성능의 조화 .. 2003-07-16
나는 각이 살아있는 차를 아주 싫어한다. 미쓰비시 FTO를 손에 넣은 것도 다분히 내 취향 때문이다. 인터넷에 올라있던 사진을 보고 그만 한눈에 반해버렸다. 근육질의 탄탄한 보디와 웅장한 에어댐이 풍기는 이미지는 평소 내가 꿈꾸던 차 디자인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적당히 둥글면서도 에지가 살아있어 강인한 느낌을 주는 FTO에 반해 그 길로 달려가 차를 확인했다. 정상적인 엔진소리에 안심하고 멋진 주행성능에 즐거워했던 첫 대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멋진 에지 스타일과 뛰어난 코너링 성능 오른쪽 핸들 불편하고 승차감 딱딱한 편 내 차는 2.0X 170마력 엔진을 얹은 95년형 FTO GR이다. 이 차는 고속주행을 하는 차로 오해받기 좋게 생겼지만 사실 거의 출퇴근에 쓴다. 가끔 바쁜 시간을 쪼개어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곤 하지만 거의 경기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평소에는 실키 드라이버지만 안전한 곳에서는 적당한 가속감을 즐기곤 한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차의 한계속도까지 밟아대는 무책임한 운전은 하지 않는다.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차를 타면서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다. 차선에 대한 감이 안 와서 계속 왼쪽으로 쏠리기도 했고, 좁은 게이트를 통과할 때는 긴장해서 주먹이 쥐여졌을 정도니까. 3일쯤 지나니 적응이 되었던 것 같다. 요즘은 톨게이트와 매표구에서 가제트 팔을 쓰곤 하는데 표를 받는 이들마다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을 때가 많다. 그래도 동승자가 있어야 편한 건 사실이다. 승용차를 몰던 오너가 이 차를 처음 탄다면 딱딱한 승차감에 놀랄 것이다. 울퉁불퉁한 도로를 만나면 널뛰는 듯한 몸짓을 보여 금새 엉덩이가 아파 온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부근에 파놓은 속도감속요철을 지날 때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반면에 그만큼 코너링 성능이 뛰어나다. 남산 터널로 향하는 와인딩코스에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고도 코너를 빠져나갔다. 차를 흔들면 꿈쩍도 하지 않는 단단한 서스펜션 덕이다. 승차감을 희생하고 뛰어난 코너링 성능을 얻은 것 같다. 차를 내던지는 듯한 코너에서도 오버스티어를 보이지 않고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자동 기어를 얹었지만 포르쉐의 팁트로닉처럼 변속이 가능해 적극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아반떼 수동을 몰면서 막히는 서울 시내에 절망했었기에 세미 AT의 성능에 정말 만족하고 있다. 진정한 스포츠카를 타고 싶은 이에게는 이 차를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스페셜티카를 타고 싶은 이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벤츠나 BMW와 같은 차는 신형과 구형이 확실하게 구분된다. 반면에 이런 차는 눈에 많이 띄지 않아 ‘나만의 차’로 적당하다. 중고차 값도 많이 떨어지지 않고 정비는 안양에 FTO만 전문으로 봐주는 곳이 있어 걱정이 없다. 일본차 동호회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는다. FTO를 몰면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던 즐거운 한때가 끝나가고 있다. 식구가 늘어 승용차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내 곁을 떠나더라도 기억에 아로새겨질 녀석. 퇴근하고 꼼꼼히 세차나 해주어야겠다.
현대 유로 엑센트 디자인 멋지고 잘 달리는 2003-06-13
마삼트리오’가 엑센트 광고에 나온 적이 있다. 이수만, 이문세, 유 열이 엑센트 3가지 모델을 상징하는 광고였는데 아직도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촌스럽게 느껴지던 컬러풀한 광고에 충격을 받아서일까? 엑센트가 아직도 길거리에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빨간색 유로 엑센트 키가 내 손에 쥐어진 건 순전히 여자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세금과 유지비 때문에 소형차를 권한 아버지께서 빨간색 엑센트를 점 찍으셨다. 보험료를 생각해 아버지 명의로 차를 산 것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엑센트는 ‘초보가 처음 몰기에 이만한 차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을 주는 차다. 차를 잘 안다면 요모조모 따져보고 샀겠지만 그저 경제성과 귀여운 뒷모습에 반해 사버렸다. 그러나 가장 불편한 점이 내가 반했던 뒷모습이다. 해치백인 유로 엑센트는 해치문이 너무 무거워 열고 닫는 일이 중노동이다. 경제성과 귀여운 뒷모습에 반해 선택 고속에서는 힘 부족하지만 성능 무난 운전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엑센트는 여전히 질리지 않는 차다. 외관만 바뀐 베르나가 나왔지만 거리에서 엑센트가 더 활개치고 다니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물론 요즘 차에 비해 불편한 점도 있다. 다른 차를 타볼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데 오히려 경차가 체감공간도 더 넓고 시야가 시원하게 보인다. 내 키가 170cm인데 좁은 느낌이 드니 덩치 큰 남성들은 답답할 것 같다. 그러나 엑센트는 경차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항상 시내에서 시속 70∼80km로 다니는 내 생활패턴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3명 이상 타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가 넘어가면 힘 부족이 느껴지지만 일상적인 용도로는 정말 만족하고 있다. 엑센트의 튼튼함을 직접 몸으로 느꼈던 사고가 있었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를 가다가 시내 사거리에서 우회전하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내차를 뒤에서 갤로퍼 밴이 받아버렸다. 갤로퍼는 범퍼가 다 부서졌고 내차는 해치 부분만 찌그러졌다. 엑센트가 튼튼한 건지 갤로퍼 범퍼가 약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꽁지가 달린 차를 타는 듯한 안심이 든다. 아버지의 중형차를 운전할 때면 넓은 실내와 편안한 승차감을 느끼며 내 엑센트가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 소형차를 몰 때와 비교해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도 느낀다. 선팅을 하지 않아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엑센트를 운전하다 보면 여자라고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난 내차가 좋다. 단종된 것은 아쉽지만 엑센트 같은 차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예쁘고 아담한 차들이 도로를 수놓을 때면 기분도 좋아지지 않을까?
혼다 비트 재빠른 몸놀림과 오픈 에어링의 멋 2003-06-13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91년에 나온 혼다 비트다. 흔히 일본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면 자동차매니아라는 오해를 사곤 한다. 하지만 난 비트라는 차가 있는 줄도 몰랐던 평범한 오너드라이버다. 차를 좋아하긴 하지만 현대 아반떼의 스포티함에 만족하며 끌고 다닌 정도였다. 개성 있는 차의 오너가 된 건 올해 3월쯤 아는 형의 차를 사면서부터. 차를 좋아해 여러 대를 가지고 있는 형이 가끔 타던 비트를 넘겨준 것이다. 동호회나 중고차매장을 통해 살 때 비트의 중고차시세는 92∼95년형 모델 중 관리가 잘된 차가 1천200만 원 정도다. 일본에서 사는 값과 비교하면 너무 비싸지만 희소성 있는 차는 부르는 게 값이다. 나는 운이 좋아 싸게 살 수 있었다. 디자인 개성 있고 순간가속성 뛰어나 유지비 적게 들지만 안전성은 떨어져 비트는 특별한 차다. 법규상 경차혜택을 누리면서도 오픈 스포츠카의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배기량이 낮은데도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머리카락 휘날리며 달려나간다. 국산 소형차와 비교하면 놀라운 가속감이다. 보통 승용차에 비해 레드존이 다소 높은 8천500rpm에 이른다. 1단 기어만으로 시속 60km까지 매끄럽게 가속되는 엔진은 정말 든든하다. 마치 모터사이클을 타는 기분이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보통 2만4천 원 정도(연료탱크 24X)가 들어가는데 3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편의성과 안락함은 한마디로 ‘꽝’이다. 차체가 작아 실내공간이 너무 좁다. 2인승이라 친구가 두 명만 되어도 생이별을 해야 하고 수납공간도 정말 부족하다. 장거리 여행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 에어백 같은 장비가 전혀 없고 차가 너무 작아 불안한 기분도 든다. 소프트톱은 창문과 좀 어긋나면 비가 새고 관리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건, 운전이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핸들링과 순간가속성이 좋아 적극적인 방어운전이 가능해 작은 차체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속도계기판은 시속 140km까지 그려져 있지만 최고시속을 즐기는 차가 아니므로 이해할 수 있다. “핸들이 오른쪽에 있어 운전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타다보면 금새 익숙해진다. 내차는 수동기어라 왼손으로 변속을 하는데도 하루만에 운전이 편해졌다. 군에 있을 때 운전과 정비를 배웠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비는 직접 한다. 고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장한평 같은 곳에 가면 손볼 수 있다. 부품 수급도 크게 문제는 없다. 차를 몰고 거리에 나서면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너무 이쁘다’는 반응부터 시작해 값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 달리는 차를 세우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값비싼 대형 외제차보다 작고 귀여운 비트에 쏠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개성 있는 차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오늘도 나는 비트와 함께 행복한 카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내가 타본 ‘인상적인’ 수입차 2003-11-04
나는 흔히들 말하는 자동차광, 자동차 매니아이다. 잘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자동차과로 다시 진학했을 정도로 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3개월 남짓 대리운전을 하면서 나는 수많은 국산차와 수입차들을 몰아보았다. 물론 잠시동안 다른 사람의 차를 모는 것이었지만 새로운 차, 그것도 현재 내 능력으로 넘볼 수 없는 차를 운전할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내가 몰아본 수입차 가운데 의미 있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 차 5대를 꼽아본다. 세심함이 돋보인다 BMW 530i 우연인지 운명인지 내가 몰게된 첫 수입차는 BMW 530i다. 막상 운전석에 오르니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실내에 별다른 편의장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산차인 현대 에쿠스나 쌍용 체어맨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시동을 켜고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 ‘조금 전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자책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BMW의 가속성능은 환상 그 자체였다. 불행하게도 비가 내려 속력은 내볼 수 없었다. 하지만 ‘밟으면 밟는 데로 나간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한참을 달리다가 앞차가 급정거를 했다. 나도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뒤차가 추돌하지 않게 경고를 하기 위해 비상등 스위치를 찾았다. 하지만 좀처럼 스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보니 변속레버 밑에 달려 있었다. 위험할 때 빨리 조작할 수 있도록 스위치 위치까지 배려한 세심함이 오늘날 BMW의 명성을 만들어준 요인인 것 같다. 독특한 주행성능을 지닌 차 벤츠 C200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또 다른 수입차를 몰 수 있었다. 이번엔 벤츠였다. 그런데 내가 만난 벤츠는 생각보다 볼품 없었다. 92년형 C200으로 수입차로는 드문 기본형 모델인지 직물 시트가 깔려 있었다. 사실 가죽시트가 없는 수입차는 처음 봤다. C200의 차체는 준중형 국산차 크기다. 그래도 벤츠라고 라디에이터 그릴 위에 당당히 ‘세꼭지별’ 엠블럼을 달고 있었다. 벤츠는 역시 벤츠였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부드러운 주행성능이다. 추월하기 위해 액셀 페달을 꾹 밟으면 기어가 킥 다운되며 쏜살같이 뛰쳐나가지만 조용히 달릴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질주했다. ‘이런 게 벤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나쁜 기억은 에어컨 고장으로 창문을 모두 열고 달린 것이다. 처음엔 ‘기름 아끼려고 그러나’ 하고 생각했는데 차주는 “고장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부속이 오는데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타고 다닌다”고 했다. 수입차를 타면 이런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우 아카디아의 원조 모델 혼다 레전드 수입차를 몰 대리운전 기사를 찾는 호출에 자청해서 나갔다.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 대우 아카디아가 서 있었다. 속으로 ‘아카디아도 수입차인가’ 하면서 조금은 실망하며 운전석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술에 취한 차주가 운전석에 덩그러니 누워 있는 게 아닌가! 어쩔 수없이 차 문을 열고 “사장님, 조수석에 앉으셔야 제가 운전을 할 수 있지요” 라고 말하며 차주를 깨웠다. 그는 도무지 일어날 생각은 않고 자꾸 오른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알고 보니 스티어링 휠이 오른쪽에 있었다. 정말 놀랬다. 운전석에 올라 자세히 살펴보니 대우 아카디아가 아니라 혼다 레전드였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차였던 것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멀쩡한 차주만 이상한 사람 취급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레전드와 아카디아는 운전석 위치만 다를 뿐 너무나 똑같다. 자신만의 카라이프를 위한 차 도요다 캠리 내가 타본 차 중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두 번째 일본차가 도요다 캠리다. 차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는 현장과 마주쳤다. 우리 차례가 되었는데 왼쪽 조수석 창문으로 경찰의 음주측정기가 들어왔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차주는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음주측정기에 입을 대고 ‘훅’하고 불었다. 당연히 ‘삑’하며 음주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차주는 “세상에 조수석에 탄 사람도 술 마시면 안됩니까?”하고 반문했다. 놀란 경찰관은 그제야 차안을 살펴보고 반대편에 있는 나에게 음주측정기를 내밀었다. 한바탕 우여곡절을 겪고 난 뒤 목적지까지 가면서 차주와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그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차를 몰다보면 방금 같은 일이 흔하고 톨게이트나 주차장에 들어갈 때 불편하다”고 한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 캠리를 선택했다면서 자신처럼 직접 일본까지 가서 원하는 차를 사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정말 자신만의 카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화려함이 우리 입맛에 맞는다 링컨 LS 내가 타본 차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안락하며 각종 편의장치를 풍부하게 지닌 차를 묻는다면 링컨 LS를 꼽겠다. 처음 링컨 LS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깜짝 놀랐다. 페달에 발이 닿지 않는 것이다. 차주를 보니 별로 키도 크지 않은데 이렇게 시트를 뒤로 밀쳐놓고도 운전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대리운전을 할 때는 차주가 맞춰 놓은 시트나 후사경을 조절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페달은 밟아야하기에 ‘차주에게 양해를 구한 뒤 조금 당겨야겠다’ 생각하고 시동을 거는 순간 시트가 앞쪽으로 쭉 밀려와 정상적인 운전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시동을 끄면 시트가 뒤로 밀려 운전자가 내리기 좋게 만든 편의장비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무척 편했다. 그밖에도 내차가 아니라서 일일이 조작해 볼 순 없었지만 링컨 LS는 특이해 보이는 장비들이 많았다. 그전까지 링컨이란 차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타보니까 무척 화려했다. 편의장비가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타입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런 엉뚱한 생각도 했다. ‘뚱뚱한 사람은 링컨을 탈 때, 잘못하면 차에 끼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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