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Honda Civic Hybrid 경제성 얻으면서 .. 2003-09-22
혼다 시빅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지닌 소형차로 많은 팬을 갖고 있다. 공간효율이 좋고 나름대로 운전재미가 있는 시빅은 1973년 미국 시장에 데뷔했고 때마침 불어닥친 석유파동 덕에 큰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름값 때문에 시빅을 샀던 사람들이 점차 성능과 신뢰도에 만족하게 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소형차로 이미지를 굳혔다. 복합와류식 연소실인 CVCC(Controlled Vortex Combustion Chamber)로 연소효율을 높인 시빅은 좋은 성능, 높은 경제성과 함께 배출가스 중 유해물질을 줄인 것으로 혼다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75년 강화된 캘리포니아 배기정화법을 만족시키기 위해 백금 3원촉매 컨버터를 쓴 다른 차들과는 달리 CVCC 엔진의 시빅은 별도 장비 없이도 기준치를 만족시켰다. 1980년에 데뷔한 2세대 시빅은 당시 일본차들의 디자인 트렌드를 쫓아 상당히 직선적이고 간결한 외관을 지녔고 경제성과 성능, 신뢰도 측면에서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81년에는 4도어 세단을 더했고, 84년 데뷔한 3세대 모델은 휠베이스가 10cm 이상 늘었다. 88년부터 팔린 4세대 시빅은 네 바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달아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92년 선보인 5세대는 휠베이스가 25cm 이상 더 늘어났고 96년 6세대 모델로 바뀌었다. 7세대째인 지금 모델은 2001년 미국에 선보였고 4세대부터 썼던 네 바퀴 더블 위시본 대신 앞쪽에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달았다. 114V 배터리팩 얹고도 공간 희생 없어 지금의 시빅 라인업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두가지 동력원을 갖춘 차로 오래 전부터 많은 메이커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디젤 기관차의 경우도 엔진이 바퀴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는 방식인 만큼 하이브리드 개념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대 배기량 디젤 엔진은 다양한 운행조건에 맞춰 출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고회전에 출력 제어가 까다로운 가스터빈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을 비롯해 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쓰는 통상적인 모델들까지 다양한 방식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가 등장했다. 초기 하이브리드카는 컨셉트카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접어두고라도 두 개의 동력원과 그에 따른 에너지 공급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패키징이 어려웠던 것이다. 차에 두 가지 동력원을 달기 위해서는 실내공간을 줄이거나 화물칸을 희생할 수밖에 없어 실용성을 지키기 힘들고 배터리팩의 값과 수명도 양산화에 걸림돌이 되었다.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에 2인승의 작은 차체를 지닌 인사이트로 대응하던 혼다가 시빅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더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휘발유 엔진의 시빅과 안팎 디자인, 실내공간, 성능 등에서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시빅 하이브리드는 경제성과 환경친화성을 우선으로 개발되었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실내공간은 일반 휘발유 모델과 다름없다. 배터리팩 때문에 짐 공간을 조금 손해봤을 뿐이다. 약간 ‘사이버틱’하게 다듬은 대시보드에는 각종 계기와 스위치류를 보고 쓰기 쉽게 배치했다. 일본차답게 실내 구성부품간의 단차가 적고 좋은 마무리를 보인다. 실내에서 휘발유 모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청색 조명이 들어오는 계기판에는 일반적인 주행정보와 함께 모터가 힘을 보태는 중인지 아니면 발전기 역할을 하며 배터리를 충전시키는지를 알려주는 계기가 들어 있다. 뒷좌석 등받이 뒤쪽으로 자리잡은 120개의 1.2V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되어 모두 114V를 뽑아낸다. 배터리팩 때문에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짐 공간을 넓히거나 스키스루 기능을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일반형 시빅과 거의 같은 공간을 뽑아 쓰게 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캐빈룸 공간은 휘발유 시빅과 똑같다. 앞좌석은 여유롭지만 키 큰 운전자나 승객에 맞춰 시트를 조절할 경우 뒷좌석 발 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휘발유 차와 다름없는 운전성과 승차감 시빅 하이브리드의 장점이라면 보통 승용차와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운전성과 승차감을 들 수 있다. 오래 전 타보았던 프리우스의 경우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반응이 조금 어색했다. 반면에 시빅 하이브리드는 기본이 탄탄한 데다 엔진, 전기 모터, 그리고 CVT의 조합이 뛰어나 출력을 끌어내는 데 굴곡이 없고 반응성도 좋다. 하지만 전기 모터의 힘이 더해지는 급가속 때조차도 그리 강렬한 가속을 보이지는 않는다. 0→시속 100km 가속에 12초 정도로, 경제형 차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좀더 빠른 가속을 원한다면 시빅 Si를 사거나 일반 시빅을 튜닝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낫다. 동력원은 5천700rpm에서 85마력을 내는 1천339cc 엔진에 4천rpm에서 13.4마력을 내는 전동 모터를 결합한 구성. 시빅 하이브리드는 인사이트와 함께 IMA(integrated Motor Assist)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엔진과 모터가 병렬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두께 6cm의 전동 모터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들어간 구조이다. 트랜스미션은 수동과 CVT가 있고 시승차는 CVT 모델이었다. 서스펜션은 구형 시빅에 비해 조금 물러진 듯하고 주행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 P185/70 R14 타이어는 무난한 성능을 보인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정상온도이고 출발과 정지가 지나치게 잦지 않은 등의 특정상황에서 차를 멈추면 자동으로 엔진 시동이 꺼지는데, 이때 엔진 회전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한 어시스트를 얻기 위해 유압식 대신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을 달고 있다. 록투록 2.75턴의 스티어링은 무게와 복원력이 적당하고 노면정보를 잘 전해준다. 전반적인 운동성능은 무난하다. 스티어링의 반응성이나 직진안정성도 좋다.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 엔진이 공해물질을 많이 내뿜는 고부하 영역에서 모터의 도움으로 엔진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연소효율이 떨어지는 아이들링을 없애거나 줄임으로써 연비를 좋게 하고 공해물질 배출을 억제해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전철을 타고 스르륵 움직이는 것 같은 전기자동차의 어색한 주행감각과 달리 엔진이 회전하면서 나타내는 토크 변화와 진동 등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하이브리드카가 갖는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도요타 프리우스는 값이 비슷하고 동급의 휘발유 차보다는 당연히 비싸다. 세금공제 등의 혜택이 없다면 사서 타기에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 만한 값이다. 둘의 경쟁에서 조금 어색한 스타일링과 주행감각을 보이는 프리우스에 비해 평범한 외모에 무난한 달리기 감성을 지닌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가 조금은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10월에 신형 프리우스가 시장에 나오면 혼다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싸움은 2회전으로 접어들게 된다. 두 메이커의 경쟁과 함께 오래 전 발표된 채 시판이 미뤄진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도 대기중이다. 하이브리드카는 미래 차의 메인스트림은 아니라 해도 하나의 당당한 세그먼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Jaguar S type R 차가운 스포츠성보다 따.. 2003-07-18
재규어는 우아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춰 적지 않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50년대 르망 연승 신화 이후로는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스포츠성과 아름다움이 잘 조화된 차를 계속 만들어왔다. 개인적으로도 고급차를 산다면 정교하지만 차가운 느낌이 드는 독일차들보다는 재규어 쪽으로 마음이 쏠린다. 전성기였던 50년대를 지나며 전설적인 명차 E타입이 단종된 뒤, 재규어는 기본적으로 XJ 세단과 XJS 쿠페의 단촐한 라인업만으로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나중에 XJS 컨버터블이 더해지기는 했어도 다른 회사에 비해 보유 차종이 적고 신뢰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점차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한편 영국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인수 합병으로 점차 품질이 불안정해진 재규어는 88년 포드의 품에 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80년대 재규어 차는 잔 고장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지금은 품질이 많이 안정되어 공신력 있는 J.D. 파워 초기품질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V8에 수퍼차저 더한 고성능 버전 포드 인수 이후 라인업 확장의 여력을 갖게 된 재규어는 98년 10월 S타입을 선보이고 이듬해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링컨 LS와 플랫폼을 함께 쓰는 S타입은 재규어가 오랜만에 내놓은 중형급 세단으로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며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하는 S타입의 강점은 재규어 특유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안팎 디자인. 그 덕분에 젊은층과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끌며 재규어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 재규어는 생산대수의 절반 정도를 미국에서 팔고, 또 그 중의 절반 정도를 캘리포니아에서 소화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재규어는 포드 산하로 들어가기 전부터 미국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다. 필자는 한때 86년식 XJ6을 소유했고 그 외의 구형 재규어도 몇 번 운전해볼 기회가 있었다.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한 구형 재규어들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조금 가벼운 듯한 스티어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의외로 핸들링과 고속안정성이 좋아 인상적이었다. S타입은 이런 재규어 특유의 캐릭터를 좀더 세련되게 다듬은 느낌이다. S타입은 데뷔 당시 V6과 V8의 두 가지 엔진을 갖추고 있었고 지난해 V8에 수퍼차저를 더한 S타입 R을 선보였다. S타입 R의 겉모습은 보통의 S타입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보디컬러로 칠한 디테일이 주는 통일감과 함께 R 배지를 단 18인치 휠이 스포티한 멋을 풍긴다. 재규어 S타입은 플랫폼을 함께 쓰는 링컨 LS와 주행성격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재규어 엔지니어들이 섀시를 다듬어 차체 강성을 높이고 서스펜션 세팅도 다르지만 주행감각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반면에 고성능 버전인 S타입 R은 수퍼차저를 얹어 390마력을 내고 0→시속 60마일(96km) 가속을 5.3초 만에 해낼 뿐 아니라 아랫급에 비해 승차감의 희생을 줄이면서 핸들링 성능을 더 끌어올렸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평범한 S타입과 차이가 나지 않으나 달리기 성능은 확연히 다르다. 급가속을 하면 시트가 등을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떠밀며 수퍼차저의 기계음을 전하고 순식간에 속도가 붙는다. 어느 속도 영역을 막론하고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비슷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느낌을 주면서도 속도계 바늘이 기복 없이 꾸준하고 부드럽게 치솟는 것이 일품이다. 풀가속 때 들려오는 수퍼차저의 기계음은 가속감을 더하는 또 하나의 소품. 언더 지향의 세팅으로 역동성은 부족 정속주행 때는 상당히 조용하다. 광폭 타이어를 단 것치고는 노면 소음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고 바람 가르는 소리도 웬만한 속도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무거운 차인데다 안정감 위주의 핸들링을 갖도록 만들어져 있어 꼬불꼬불한 길을 빠르게 달릴 때 별로 민첩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속도계를 보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전자제어되는 서스펜션인 CATS(Computer Active Technology Suspension)는 반응이 빠르고 모드 전환이 부드러워 운전에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이 차는 저속에서 뒤쪽 댐퍼를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 민첩한 방향 전환을 돕고 고속에서는 앞 댐퍼를 좀더 단단히 조절해 방향 안정성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어느 속도에서나 철저한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여 민첩하고 날카로운 핸들링과는 거리가 있다. 아랫급 버전에 비해 주행 캐릭터가 달라졌다기보다 한계만 높아진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코너링 도중 가속페달을 놓았을 때 뒤가 살짝 빠져주는 세팅을 좋아하는데 재규어 S타입은 코너링중의 가감속에 따른 서스펜션 특성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이는 같은 플랫폼을 쓰는 링컨 LS, 포드 선더버드도 마찬가지다. DSC를 끄고 달려도 언더스티어 일색. 언제나 같은 수준의 언더스티어를 유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언더 지향이면서 한계가 높은 차를 억지로 몰아붙일 필요도, 이유도 없기는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강한 파워를 이용해 뒤쪽을 미끄러뜨리는 주법이 가능하긴 하지만 비슷한 출력과 크기의 BMW M5에 비하면 역동적인 핸들링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스티어링의 움직임에 따른 차의 방향 전환에 충실해 와인딩 로드에서 박력 있게 달리기에는 충분하다. 느긋하면서 온화한 성격의 감성 달리기 앞 245/40 ZR18, 뒤 275/35 ZR18의 타이어는 접지력이 뛰어나다. 초저 편평비의 타이어를 신었지만 승차감은 재규어답게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단단하다. 서스펜션은 편하게 몰 때는 패밀리 세단으로, 빠르게 달릴 때는 스포츠 세단으로 변신하는 이 차의 성격에 잘 맞아떨어진다. 스포츠카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이라면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역시 재규어’라는 감탄을 할 것이고, 스포츠카를 아는 운전자라면 승차감과 핸들링이 동시에 높은 수준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에서 ‘역시 재규어’라고 생각할 만하다. 브레이크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브렘보 제품으로 뛰어난 제동성능을 지녔다. 아우디나 BMW와 달리 초기반응이 너무 날카롭지 않으면서도 제동력 제어가 손쉽다. 6단 자동 변속기에 재규어 특유의 J시프트를 갖추고 있어 손으로 변속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6단이나 되어 각 단의 간격이 촘촘한 데다 계기판에 기어 표시가 안 되어 스포츠 주행시 기어가 몇 단에 들어가 있는지를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틈틈이 센터콘솔을 내려다봐야 한다는 점은 불만사항이다. 게다가 일부 단수에서는 표식이 가려지고 2단에 들어가 있을 때는 스포츠 모드 스위치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약간의 불편함도 있으나 나름대로의 재미도 없지 않다. 예전에 비해 셀렉트레버의 절도가 높아진 것은 바람직한 개선이다. 한편 S타입 R의 실내는 시트를 빼고 별로 달라진 곳이 없다. 일반 S타입보다 시트가 단단해 스포츠 주행에 어울린다. 뒷좌석은 널찍하다고 할 수 없으나 아늑하고 귀족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전반적으로 S타입 4.2 스포츠 패키지와 R 버전을 비교하면 BMW 540 스포츠 패키지와 M5만큼 내외장 및 성능의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다. BMW M5보다 적극적인 스포츠성에서 뒤떨어지고, S타입 4.2에 비해 외관도 두드러지게 다르지 않다. 정교하면서 차가운 감성의 M5와 약간 느긋하면서 온화한 감성의 S타입 R은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수치상의 성능이나 언더스티어 위주의 핸들링, 수동 변속기를 갖추지 않은 점 등은 M5에 뒤지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M5의 스포츠성을 위해 1만 달러를 더 투자할 것인지는 경제력보다는 취향에 따른 선택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머가 주는 특별함이 있듯 재규어만이 갖는 특별함도 있기 때문이다. 재규어 S타입 R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75×1820×1445mm 휠베이스 2910mm 트레드 앞/뒤 1540/1535mm 무게 183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수퍼차저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6.0×90.3mm 배기량 4196cc 압축비 9.1 최고출력 390마력/6100rpm 최대토크 55.2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0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6단 기어비 ①/②/③ ㅡ ④/⑤/⑥/ⓡ ㅡ 최종감속비 2.78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45/40 ZR18, 275/35 ZR18 성능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5.3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Nissan 350Z ‘고성능 경량 스포츠’ 지향한.. 2003-06-18
자동차 역사를 뒤적이다보면 기념비적인 차들을 꽤 많이 만나게 된다. 일본차 중에서는 닷산 240Z가 그 중 하나다. 일본 자동차산업이 영국차 조립생산에서 시작된 만큼 초기에는 영국적인 색채를 짙게 띄었다. 일본차가 나름대로 제 빛깔을 내기 시작한 것은 60년대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시기는 또한 일제 스포츠카의 여명기이기도 했다. 닛산 페어레이디를 비롯해 도요타 2000GT가 60년대에 만들어졌고 혼다는 스포츠카 S500으로 네바퀴 차 제작에 뛰어들어 65년에 S800을 내놓았다. 60년대 미국서 인기 끈 닷산 240Z 페어레이디라는 이름은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를 무척 감명 깊게 본 닛산 CEO의 영향으로 닷산 1000의 스포츠 버전에 처음 쓰였다. 62년 뉴욕 오토쇼에서 발표된 닷산 1500 스포츠 로드스터 또한 일본 내수명이 페어레이디였다. 이 차의 발표 장소가 뉴욕인 것은 닛산의 미국 시장 공략을 상징한다. 당시만 해도 일본차는 미국에서 그리 인정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차값이 싸긴 했지만 고객들이 아직 품질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했고 소형차가 이래저래 찬밥 취급받던 시절이었다. 반면에 스포츠카를 사는 사람들의 시각은 훨씬 개방적이었다. 피아트나 MG 등 미국의 승용차 시장에서 완전히 실패한 업체들도 스포츠카 시장에서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닷산 1500 스포츠 로드스터는 SCCA 프로덕션 클래스 레이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일본차가 미국에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스포츠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은 닛산은 여세를 몰아 닷산 510 세단을 미국에 투입했다. 닷산 510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세미 트레일링 암 서스펜션을 달고 1.6X 엔진을 얹은 경제형 차였으나 성능과 내구성도 우수해 SCCA의 각종 프로덕션 클래스 레이스와 랠리에서 활약했다. 지금도 트랙 이벤트에서 닷산 510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당시 닛산은 페어레이디의 후속 모델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들이고 있었다. 엔진을 야마하에 의뢰하고 스타일링은 BMW 507을 디자인했던 알브레츠 거츠에게 맡겼다. 야마하가 페어레이디를 위해 만든 엔진 프로토타입 엔진은 직렬 6기통 2.0X DOHC로 뛰어난 성능을 지녔으나 양산성이 조금 떨어지고 단가가 비쌌다. 그 때문에 닛산은 결국 닷산 510에 쓰인 직렬 4기통 1.6X OHC 엔진을 연장해 만든 6기통 2.4X 엔진을 페어레이디에 얹었다. 닛산과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야마하가 판권을 갖게 된 DOHC 엔진은 도요타 2000GT에 실렸다. 페어레이디라는 이름이 스포츠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닛산의 미국지사장 가타야마 유타카 씨는 미국 수출명을 닷산 240Z로 고쳤다. 닷산 240Z는 낮은 값에 고성능과 실용성을 갖춘 스포츠카로, 도요타 2000GT는 한정생산의 고성능 준 수퍼카로 미국 시장에 파고들어 일본차의 위상을 높였다. 도요타 2000GT는 도요타의 이미지 리딩 카였지만 시장에서 실패한 반면 닷산 240Z는 닛산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비슷한 값의 MG, 트라이엄프, 피아트 스포츠카보다 월등한 성능을, 그리고 성능이 비슷한 포르쉐와 재규어보다는 훨씬 싼 가격표를 달고 있는 것이 장점. 240Z는 레이스에서도 활약해 SCCA C프로덕션 클래스에서 여러 차례 내셔널 챔피언십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렇게 내용으로나 역사적인 배경으로나 닛산에게는 상당히 의미 있는 차여서 300ZX가 단종되던 1997년, 본사 차원에서 닷산 240Z를 리스토어해 미국 시장에 한정판매하기도 했다. 300ZX 이후 6년 공백 깨고 부활 초대 Z카는 2.4X 엔진으로 시장에 진입해 74년에는 2.6X로 배기량이 커졌고(당연히 차 이름도 260Z가 되었다) 75년에는 280Z(2.8X)로 엔진 사이즈가 다시 커졌다. 79년에는 파워트레인만 280Z에서 물려받았을 뿐 나머지는 완전히 새로운 280ZX가 2세대 Z카로 데뷔했고, 84년에는 3세대가 V6 엔진을 얹고 300ZX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90년부터 시판된 4세대 모델은 이전보다 많이 고급스러워지면서 차체의 비례감과 드라이빙 캐릭터가 완전히 GT 계열로 변모했다. 240Z보다 500kg 정도나 무거워졌을 뿐 아니라 값도 동급에서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는 영역에 포진해 성능은 높아도 퓨어 스포츠에서 조금 멀어진 성격을 띠었다. 시장상황에 있어서도 240Z와 300ZX가 처한 환경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SUV 시장은 계속 커졌으나 스포츠카 시장은 침체되었다. 닛산 300ZX도 97년을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단종되었다. 닛산뿐 아니라 도요타도 이 무렵 MR2와 수프라를 라인업에서 제외시켰고 다른 메이커들도 발을 뺐다. 스포츠카 시장은 그 뒤로도 별다른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몇몇 모델이 등장하며 약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스포츠카는 뒤떨어지는 실용성 때문에 시장에서 상당히 불리한 세그먼트. 순수 스포츠카보다는 스포츠성을 강하게 띠 세단이나 왜건이 주목받는 이유도 편의성과 실용성을 확보하면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가 떨어진 스포츠카들이 하나둘씩 단종되어 스포츠카 매니아들의 선택 폭이 많이 좁아진 상황에 등장한 반가운 모델이 닛산 350Z다. 닛산 350Z는 인피니티 G3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스포츠카로 인피니티 G35의 경우 럭셔리 스포츠를 지향하지만 닛산 350Z는 퓨어 스포츠로 그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 오히려 닷산 240Z의 부활이라 할 수 있는 모델. 비록 엔진은 직렬 6기통에서 V6으로 바뀌었지만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에 적당한 값의 고성능 경량 스포츠카라는 컨셉트를 그대로 이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모델 체인지를 거칠 때마다 더 크고 무겁고 비싸지는 것이 상례이지만 닛산 350Z는 97년 단종된 300ZX보다 가볍고 값도 싸졌다. 6년 정도의 공백을 두고 시장에 복귀한 만큼 Z카의 부활이라는 평에 어울리게 초대 Z카의 성격도 잘 물려받았다. 외관에서 240Z의 느낌과 함께 모던한 디테일이 잘 살아나고,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자리잡은 3개의 계기 등 실내 디자인에서도 오리지널과의 연관성을 읽을 수 있다. 퓨어 스포츠 지향한 감성적 느낌 뛰어나 닛산 차들에 두루 쓰이는 V6 3.5X 엔진은 스포츠카 성격에 맞게 튜닝되어 최고 287마력을 내고 0→시속 60마일(약 96km) 가속을 6초 이내에 해치운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니스모 튜닝파츠도 곧 미국 시장에 투입된다고 한다. 350Z에 올라타 실제로 풀 가속을 해보면 가속시간의 문제를 떠나 꽤 느낌 좋게 속도가 붙는다. 가속감이 아주 상쾌하고 가뿐해 제원표의 수치보다 감성적인 느낌이 더 좋다. 6단 수동 변속기는 기어비가 잘 나눠져 있고 조작감이 대단히 뛰어나며 클러치의 접속감도 좋다. 핸들링은 스포츠카의 이름에 걸맞게 뛰어나다. 코너 진입 때 차의 앞머리가 샤프하게 파고들며 뒷바퀴는 곧바로 그 궤적을 따라간다. 스포츠카의 캐릭터에 어울리게 스티어링의 무게도 적당히 묵직하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조향각이 재빠르게 변하고 차의 자세도 안정적이어서 웬만한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가도 미끄러짐 없이 잘 받쳐준다. 슬립할 때는 VDC가 작동해 곧바로 방향을 잡는다. 운전자가 원할 경우 VDC를 끌 수도 있다. VDC를 끄고 코너를 빠르게 달려도 상당히 안정적인 주행을 보이는 데다, 한계 부근에서의 움직임도 좋고 드라이버에게 한계가 다가옴을 인지시켜준다. 끝까지 잘 받쳐주다가 갑자기 미끄러지는 ‘막판 배신 때리기’가 없어 운전자가 상황을 예측하기 쉽다. 저속에서는 민첩하게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안정감 있게 달린다. 낮은 속도에서는 큰 토크를 이용해 파워 슬라이드를 일으키기 쉽고, 고속에서는 뉴트럴에 가까운 언더스티어를 기준으로 가속 페달의 가감에 따라 회전반경을 쉽고 재빠르게 바꿀수 있어 운전재미가 크다. 제동성능도 뛰어나고 브레이크 페달의 감각도 직접적이다.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힘 조절에 따른 제동력 제어가 쉽다. 투어링 모델인 시승차의 제동성능도 충분하지만 더욱 강력한 제동성능을 원한다면 브렘보 브레이크를 단 트랙용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 것이다. 실내 구성도 잘 짜였다. 2인승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각 계기와 스위치 배치도 논리적이다. 스포츠카인 만큼 수납공간은 승용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글러브박스는 대시보드가 아니라 조수석 뒤쪽에 자리잡았다. 용량은 작지 않으나 등받이를 앞으로 숙여야만 글러브박스를 여닫을 수 있어 조금 불편하다. 스티어링 휠은 계기판과 함께 위아래로 틸팅되어 높이를 낮춰도 계기판을 가리지 않는다. 시트는 조금 딱딱한 편이지만 강성이 높은 차체와 긴 휠베이스 덕분에 스포츠카 기준으로는 평균을 웃도는 승차감을 보인다. 차 성격에 어울리게 뒤 스트럿바를 기본으로 단 점도 특징적. 그 때문에 화물칸 용량이 넉넉해도 활용도는 떨어진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조금 큰 편이다. 엔진음은 적당히 스포티해 별로 방해되지 않지만 노면소음이 상당히 많이 침투해 프리웨이에서는 조금 시끄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혼자 탈 경우 차가 흔들릴 때마다 조수석 안전벨트 버클이 실내 벽에 부딪히는 소리를 내 신경 쓰인다. 닛산 350Z는 닷산 240Z의 컨셉트를 21세기에 맞게 부활시킨 차다. 성능과 품질, 값 등에서 흠잡을 구석이 거의 없다. 최근의 닛산 차들을 보면 한 세대 전과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인적 구성에서 크게 바뀐 것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아니라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이기로 알려졌던 예전 경영체제의 청산. 닛산 350Z를 포함한 최근의 닛산/인피니티 라인업은 같은 기술력과 제품 개발력을 가진 회사라도 경영진의 마인드에 따라 스타일과 성능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형 코란도 35인치 vs 뉴 코란도 소프트톱 33인치.. 2003-11-20
프롤로그 ‘새롭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다.’ 1996년 8월 쌍용자동차가 뉴 코란도를 선보이며 내세운 광고 카피다. 95년 말 구형 코란도가 단종된 이후 반 년이 훨씬 지나서야 새차가 등장해 뉴 코란도는 데뷔 전부터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커진 덩치에 어딘지 모르게 닮은 외관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경쟁모델인 현대 갤로퍼와 비교해 값이 꽤 비싼데도 순조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쌍용은 경쟁차보다 조금 큰 차체로 고급감을 강조하던 시절이어서 뉴 코란도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구형 코란도는 단종된 지 벌써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오프로드 관련 사이트에서는 구형 코란도에 대한 관심이 크고, 하드코어 오프로드 동호회의 경우 구형 코란도가 대부분이다. 구형 코란도가 오프로드라는 특수상황에 어울리는 하체를 갖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어떤 분야든 신형과 구형을 비교할 때는 구형의 단점을 지적하고 신형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란도’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름만 이어받았을 뿐 두 대는 완전히 다른 차다. 그 차이는 4WD SUV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도락(道樂)인 오프로드 달리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오프로드를 핥는 듯 한 바퀴의 움직임 93년형 구형 코란도 하드톱 이번 비교시승 자리에는 오프로드 동호회원의 개인 소유 튜닝카가 나섰다. 순정 상태로 비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년이 다된 차와 최근의 SUV를 맞비교할 수는 없다. 게다가 구형 코란도는 순정 상태를 찾기가 힘들고, 있다고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아 직접 비교는 더욱 어렵다. 이런 이유로 현역으로 당당하게 활동하는 차를 찾았다. 여기에 소개하는 구형 코란도는 말 그대로 ‘갈 데까지 간’ 튜닝카다. 오프로드 경기에서 심판과 코스요원으로 활동 중인 동호회 코마(COMA)팀 소속으로, 순수한 하드코어 오프로드를 위해 튜닝했다. 사실 튜닝카를 소개할 때 ‘꾸몄다’는 말이 어울리는 경우가 있고,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 차는 후자에 속한다. 껑충한 차체는 물론이고 새롭게 만들다시피 한 하체까지, 록 크롤링 대회에 나갈 경우 완전개조 부문에서 뛰어야 할 차다. 93년형 RS 모델로, 대우에서 만든 2.2X 디젤 72마력 엔진을 얹었다. 흔히 이스즈 엔진 혹은 바네트 엔진이라고 부른다. 구형 코란도에 제일 많이 올려진 엔진으로 일상적인 달리기에 큰 문제가 없고 내구성도 좋다. 실내는 93년형부터 대시보드와 계기판이 바뀌었다. 센터페시아에는 뉴 훼미리부터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반자동식 공조장치가 들어갔다. 순정 부품은 여기까지다. 처음 보았을 때 어딘지 날렵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하드톱이 지프 랭글러의 것이다. 여기에 맞춰 앞유리를 뒤로 기울이고 오픈카에 쓰이는 도어를 달았다. 모서리가 둥글고 뒤쪽 창문이 넓어져 시야가 시원스럽다. 차 전체를 무광 검정으로 칠해 단단한 인상이다. 하체는 한 마디로 살벌하다. 구형 코란도를 튜닝할 때는 판 스프링을 액슬 위로 올리는 ‘스프링 오버 액슬’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앞뒤 디퍼렌셜에서 시작되는 지상고에 변화가 없으나 차체가 10cm 이상 올라가 접근각과 이탈각, 램프각이 좋아진다. 반면 스프링의 진동 특성이 달라지고, 앞바퀴를 좌우로 미는 타이로드의 각도가 맞지 않아 세팅이 불안하면 온로드 달리기는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 판 스프링을 튜닝할 때 가장 먼저 긴 셔클로 바꾼다. 길이는 순정의 두 배 정도인 150∼180mm로 키운다. 또 M셔클이라 부르는, 바퀴가 아래로 내려갈 때 늘어나는 셔클도 쓴다. 하지만 판 스프링 구조는 링크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휠트래블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조향을 맡지 않는 뒷바퀴는 링크를 새롭게 만들고 코일 스프링으로 바꾼다. 흔들림이 없도록 최소한 3개, 많게는 5개의 링크를 넣기 때문에 하체를 새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승차도 이런 하드 코어 튜닝 작업을 충실하게 따랐다. 앞쪽은 스프링 오버 액슬을 달고 M셔클을 넣었다. 뒤쪽은 코일 스프링으로 바꾸면서 길이가 충분한 4개의 링크를 연결해 차축을 잡는다. 쇼크 업소버는 바퀴당 두 개씩을 넣어 모두 8개이고, 핸들이 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이로드에도 두 개를 달았다. 높은 실내에 올라 앉으면 하드코어 냄새를 한껏 맡을 수 있다. 헐렁거리는 기어 레버 옆으로는 노면이 보이고, 센터페시아의 공조장치 스위치와 오디오도 자리가 바뀌었다.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추어 튜닝했지만 온로드에서도 그럭저럭 달린다. 소음을 견딜 자신이 있다면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아 시내에서 교통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오프로드에서는 굳이 4WD로 전환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짧은 코스지만 바닥을 핥듯 움직이는 바퀴가 경이로운 오프로드 성능을 예상하게 했다. 6.14로 50% 가까이 커진 최종감속비는 커진 바퀴에서 생기는 저항을 충분히 견뎌냈다. 한 쪽 바퀴가 50cm 정도 되는 둔덕을 밟고 올라서면 액슬만 기울어질 뿐 차체는 거의 수평을 유지한다. 특히 멀티링크로 바꾼 뒷바퀴는 차체와 따로 움직이면서 스스로 접지 포인트를 찾아가는 느낌이었다. 순정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몸놀림 2001년형 뉴 코란도 소프트톱 뉴 코란도 튜닝카는 오프로드 동호회인 RT네이처 소속이다. 뉴 코란도가 나올 시점에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했다. 신형이기 때문에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당시 경쟁모델이었던 갤로퍼보다도 오프로드 성능이 떨어졌다. 또 새로운 차였기 때문에 이전에 썼던 튜닝 방법이 먹히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뉴 코란도는 튜닝이 어려웠다. 하지만 96년 이후 동호인을 중심으로 튜닝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서 본격적인 오프로드 튜닝카가 등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35인치 머드 타이어를 끼운 차도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반나절 정도면 33인치 타이어를 끼울 수 있게 되었다. 휠하우스에 여유가 많지 않아 순정 상태로는 30인치급 머드 타이어를 넣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높이가 2인치 커지고 너비도 늘어난 33인치 타이어를 쓸 경우 보디업이 필수다. 290SR 소프트톱 고급형인 뉴 코란도 튜닝카는 가죽시트와 CD 플레이어가 포함된 고급 오디오가 달렸다. 특이한 것은 오프로드를 위해 수동기어를 선택했다는 점. 기어 레버가 약간 뻑뻑하고 클러치의 스트로크가 긴 것을 제외하고는 엔진 회전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테크닉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 하체 튜닝은 스프링 리프트업과 보디업을 병행했다. 33인치 타이어를 끼우는 데 필요한 보디업은 좌우 10곳의 연결 포인트에 75mm 부싱을 썼다. 일반적인 우레탄이나 금속 부싱이 아니라 보디와 섀시가 이어지는 부분의 특성에 맞춰 거기에 맞는 재질을 썼다. 맨 앞쪽인 1번과 3번은 금속으로 만든 I자 형태, 2번과 4번에는 강화 고무를 써서 진동을 줄였다. 마지막 5번 역시 금속이다. 이것은 안이 빈 파이프 형태로 더 넓은 면적에 닿는다. 보디업을 한 뒤 장시간 충격을 받으면 보디 쪽 연결 부위가 움푹 들어가는 일이 흔하지만 이 차는 세심하게 튜닝한 덕분에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보디업으로 충분한 공간이 생겨 앞쪽에는 쇼크 업소버만 프로콤프 ES9000으로 바꾸고 순정 토션바를 썼다. 뒤쪽은 2인치가 올라가는 코일 스프링과 같은 쇼크 업소버를 넣었다. 33인치 타이어를 썼음에도 그렇게 높거나 위압적인 느낌이 없다. 온로드 달리기는 무난하다. 지난 주말에 오프로드에 다녀와 공기압을 20psi까지 내린 탓에 스티어링 휠이 조금 무거울 뿐, 가속되는 느낌이나 핸들링은 순정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형 코란도와 비교하면 SUV에서 승용차로 바꿔 탄 것처럼 편안하고, 5.38로 바꾼 최종감속비는 타이어 크기와 상관없이 차를 힘껏 밀어 붙인다. 오프로드에서 승차감이 좋은 것은 낮은 공기압 덕분일 수도 있지만 리지드 액슬의 구형 코란도와는 전혀 다른 하체 때문이다. 접근각 29도로 국산 SUV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한데다 출렁이는 차체와 휠트래블 성능이 떨어지는 앞쪽 서스펜션에 대한 걱정이 크다. 똑같은 코스를 지난다고 할 때 구형 코란도 쪽이 마구 밀어붙여도 될 것 같은 신뢰감이 생긴다. 반면 뉴 코란도는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온로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앞쪽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오프로드에서는 약점이 된다. 한편 넓은 트레드와 휠베이스가 유리할 때도 있다. V모양의 계곡을 지날 때, 연속된 모글을 통과할 때는 길고 폭이 넉넉한 뉴 코란도가 안정되게 지나는 경우도 있다. 또 무게가 많이 늘었으나 절대적인 출력 부족을 느낄 수 없어 힘차게 돌파하는 방법을 쓰기도 좋다. 엔진 힘이 떨어지면 반 클러치를 많이 쓰게 된다. 힘이 부족한 구형 코란도는 조금 오랫동안 클러치를 쓰면 과열되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에필로그 결론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오프로드에서의 신뢰도와 튜닝 후 성능은 구형을 따라갈 수 없다. 구형에서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더 범용적인 SUV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넓고 조용한 실내와 튜닝을 해도 안정적인 온로드 성능을 보장받았다. 여기에 부품을 구하기 쉽고 어디서나 정비가 가능하다는 것이 뉴 코란도의 장점이다. 구형 코란도는 오프로드 매니아를 위한 차가 되었다. 그들에게는 시끄럽고 퉁퉁거리는 승차감은 문제되지 않는다. ‘바위를 넘어 앞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상황에서 구형 코란도만큼 신뢰감이 높은 국산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뉴 코란도는 전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꽤 다양한 오프로드 튜닝은 물론이고 온로드와 오디오 튜닝까지 할 수 있다. 새롭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라고 했지만, 구형과 신형 모두 ‘한국인은 할 수 있다’는 코란도(KORean cAN DO)의 정신을 충실하게 잇고 있다. 시승차 협조 : 마스타지프 ORA (032)429-0626
레인지로버 4.4, 투아렉 4.2 벤츠 ML400C.. 2003-11-07
수입SUV의 인기가 시장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히 최근 나오는 럭셔리 SUV는 고급 세단만큼 화려하고 안전한데다 7인승 모델은 세금까지 싸니 굳이 세단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오늘 시승할 4대의 SUV는 세계 정상급 모델들이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폭스바겐의 야심작 투아렉, 메르세데스 벤츠의 첫 미국 생산 모델 M클래스, 그리고 BMW의 X5가 그 주인공들이다. 레인지로버, 호화장비에 선택옵션도 다양해 투아렉, 다루기 편리하지만 좌석 보완해야 1970년 데뷔한 레인지로버는 초대 모델의 색채를 간직한 몇 안 되는 모델 중의 하나다. 데뷔 후 지금까지 풀 모델 체인지가 3번 뿐으로, 그동안 얼마나 고고한 철학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켜왔는지 알 수 있다. 부분적으로 둥글게 다듬기는 했지만, 차체는 전반적으로 웅장하고 위압적이다. 호화로움만을 따져봐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따라갈 SUV를 찾기 힘들다. 요트에서 이미지를 따온 실내는 가죽과 원목의 질감, 안락함과 넉넉함에서 제값을 톡톡히 해낸다. 선택할 수 있는 가죽 종류만 6가지이고, 우드 그레인 3종류에다 4가지의 카펫 종류까지 조합하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차 꾸미기가 가능해진다. 모든 것이 호화롭고 넉넉하지만 사소한 불만사항도 몇 가지 눈에 띈다. 흔히 볼 수 없는 녹색 계열의 계기판 조명은 최대한 밝게 조작해도 불이 덜 들어온 듯한 느낌이고, 핸들 바깥쪽에 있는 클랙슨은 너무 얇아 조작하기 힘들다. 글로브 박스는 더 넓게 만들 수 없었을까. 랜드로버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인색한 크기가 아쉽다. 투아렉은 한눈에 알아차릴 만큼 ‘폭스바겐 표’ 디자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선, 잘 정돈된 인테리어, 처음 봐도 기능을 알 수 있는 편리한 스위치까지……. 게다가 램프를 켜면 계기판을 비롯한 실내조명이 환상적이다. 페이튼에서 가져온 인테리어는 대중차 이미지가 강했던 폭스바겐이지만 디자인 실력은 럭셔리카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좌석 설계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팽팽한 가죽시트는 안락함이 조금 부족하고, 뒷좌석 레그룸도 차 크기를 볼 때 더 욕심을 낼 수 있을 듯하다. 벤츠 M클래스는 몽블랑 언덕을 달리는 모습보다는 그랜드캐년을 질주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벤츠 미국 디자인센터가 디자인에 관여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철저하게 미국적인 모델이기 때문. 지금도 미국 SUV시장에서는 연간 생산 7만 대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는 M클래스가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논란거리가 된, 벤츠답지 않다는 평을 들은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짧은 오버행과 좁은 트레드, 높은 차체는 승용차와 가까워지는 요즘 SUV와는 거리가 있다. 시승에 나선 차는 벤츠 ML400CDI. 위로는 고성능 모델인 ML500과 ML55 AMG가 있고, 아래로는 ML350과 보급형 ML270CDI가 자리하므로, M클래스의 중심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죽과 호두나무 트림으로 장식한 실내는 뚜렷한 특징이 없다. 비교 모델 중 데뷔연도가 가장 빠른 탓에 고급화 경쟁에서 뒤쳐진 느낌이다. 핸들에 오디오나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달려 있지 않은 것도 M클래스가 유일하다.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다보면 불쑥 튀어나온 크루즈 컨트롤을 건드리기도 한다. M클래스는 7인승이어서 시승 모델 중 유일하게 승합차 혜택을 받는다. 그 증거물(?)인 3열 시트는 양옆으로 접을 수 있고, 뒤 시트를 완전히 뉘면 2천20X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접힌 3열 시트는 모양이 좋지 않고, 짐을 실을 때도 거슬린다는 점을 감안해야겠다. 거주성이 나쁜 3열 시트는 아예 떼고 다니는 것이 나을지도모른다. X5는 데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멋진 스타일을 뽐낸다. 특히 앞 범퍼에서 뒤 범퍼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와이드 펜더를 단 것처럼 역동적이다. 올 가을 페이스리프트 된 신형은 뉴 3시리즈처럼 헤드램프 아래를 둥글려 좀더 세련되어졌다. 위, 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해치 도어는 레인지로버와 같다. 인테리어 역시 신선하고 마무리도 훌륭하다. 부드러운 질감의 대시보드와 밀착성 좋은 가죽시트가 고급 세단의 느낌 그대로다. 트렁크에 달린 버튼은 뒷좌석을 앞뒤로 조정하는 것으로, 짐 싣는 공간을 넓히거나 줄일 때 매우 편리하다. 이는 경쟁모델에는 없는 X5만의 기능이다. 또한 트렁크 바닥이 냉장고 칸막이처럼 슬라이딩되어 짐을 싣거나 내릴 때 힘이 덜 든다. 스페어 타이어는 꺼내기 쉽도록 리프트 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ML400CDI, 파워와 정숙성 뛰어나 CDC의 제어능력 돋보이는 투아렉 한 자리에 모인 4대의 SUV는 막상막하의 주행실력을 지녔지만, 이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역시 레인지로버다. 아주 오래 전 구형 레인지로버(2세대)를 처음 탔을 때는 높은 차체가 무척 낯설었다. 신형 역시 유난히 차체가 높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오뚝이처럼 중심을 단단히 잡고 달리는 모습은 믿음직하다. BMW에서 가져온 V8 4.4X 285마력 엔진은 제원상 출력에서 투아렉보다 낮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레인지로버는 험한 길을 만날수록 진가가 드러난다. 기본 차체 높이는 1천863mm지만 오프로드 모드에서 50mm가 올라가고, 온로드 모드 때는 23mm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짐을 실을 때는 43mm까지 낮아진다. 차체를 최고로 높이고 오프로드 주행모드에 놓으면 어지간히 깊은 웅덩이도 가볍게 지나칠 수 있다. 투아렉의 부드러운 엔진은 온로드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아우디 기함 A8에서 가져온 V8 4.2X 엔진은 비교 모델 중 가장 강력한 3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진동과 소음을 철저히 억제해 운전자가 급격히 액셀 페달을 밟아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가변댐핑컨트롤(CDC) 서스펜션은 상황대처능력이 빨라 완벽에 가깝게 차체를 컨트롤한다.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고, 포장상태가 좋은 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이 적당히 단단해지므로 안심하고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서스펜션을 가장 아래로 낮추면 X5의 스포티함이 부럽지 않게 박력 있는 달리기 실력을 뽐낸다. 차체의 균형이 무너지는 급격한 코너링 때 CDC 서스펜션의 진가는 최고조에 달한다. 또한 서스펜션 강도를 취향에 따라 컴포트, 오토, 스포츠로 바꿀 수 있는 점도 돋보인다. 그러나 투아렉에도 약점은 있다. 기어를 조작하는 플립형 레버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을 만큼 위치가 낯설다. 게다가 간혹 방향지시등과 혼동되기도 한다. 어쩌면 공동개발된 카이엔처럼 스티어링 휠에 변속버튼을 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ML400CDI의 성능은 휘발유 엔진의 경쟁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시동을 걸고 난 후 작은 떨림만 있을 뿐, 달리고 있을 때는 디젤 엔진임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가속력이 시원스럽다. 터치 시프트 자동 5단 기어와 엔진의 매칭은 잘 버무린 나물처럼 맛이 기가 막히다. 액셀 페달의 가·감에 따른 반응 또한 만족스럽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뜸들이지 않고 1천700rpm 부근부터 시원스레 뻗는 느낌이다. M클래스에 얹은 5가지의 엔진 중 가장 낮은 rpm부터 최고출력(250마력)과 최대토크(57.1kg·m)를 뽑아낸 덕분이다. 강성이 뛰어난 라다 프레임과 앞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의 조화는 좋은 승차감과 핸들링으로 이어진다. 직각에 가까운 코너링도 시속 90km로 매끈하게 돌아나가는 서스펜션은 험로를 달릴 때 지나치게 출렁이는 느낌이다. 이 역시 미국 시장을 위주로 한 설계이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풀타임 4WD는 스위치를 통해 로(low)와 하이(high) 기어를 선택할 수 있다. 마이크로 센서가 토크와 브레이크를 컨트롤하는 4ETS는 주행안정장치인 ESP와 함께 노면변화에 적절히 대응한다. 오프로드 주행성능은 네 차종 중 평균 수준이다. X5, 스포티하지만 오프로드에 약해 우열 가리기 힘든 막상막하의 승부 BMW X5는 4.4 대신 3.0 모델이 나왔다. 경쟁모델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지만 시승차가 준비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주행성능은 4.4와 3.0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4.4는 정숙성과 가속성능이 경쟁모델에 전혀 뒤지지 않지만, 3.0은 엔진소음이 약간 크고, 배기량 차이만큼 고스란히 파워의 차이를 드러낸다. 물론 경쟁자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난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에서 X5 3.0의 파워가 모자란 것은 결코 아니다. BMW의 특기인 더블 바노스와 밸브트로닉 메커니즘은 낮은 rpm에서 파워를 끌어내는데 능숙하다. 일반도로에서 X5는 탄탄한 접지력과 날쌘 발놀림으로 세단의 영역을 과감히 넘본다. 앞 뒤 38 대 62로 나뉘는 구동력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배분되어 안정감 있는 주행실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승 도중 만난 진흙탕 길에서 헤매는 모습은 전혀 뜻밖이었다. 1단 기어에 넣고 액셀 페달을 살살 밟아도 차는 자꾸 밑으로 빠져들고 좀처럼 나올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로 기어가 없는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도로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변화시키는 기능은 빗길이나 약간 진창인 길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본격 오프로드 주행에는 무리가 따르는 듯하다. 얼마전 선보인 신형에는 저속 뿐 아니라 고속 코너링과 오버스티어가 일어날 때까지 관여하는 ‘X-드라이브’가 달려 있으나,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BMW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X5는 오프로드 전용차가 아님을 감안해야 실망하지 않는다. 수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고를 수 있는 수입 SUV는 BMW X5와 벤츠 M클래스, 크라이슬러 그랜드 체로키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차 구입에 앞서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만큼 모델 종류가 많아졌고 품질도 대등해졌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전통으로 완성한 성숙된 품질이 돋보이고, SUV를 처음 만든 폭스바겐은 투아렉의 완성도를 자랑할 만하다. 여기에 2.5X와 5.0X TDI 모델까지 수입된다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절정의 인기를 누려온 BMW X5로서는 긴장해야 할 시기이지만, 지금의 품질로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M클래스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같은 하드웨어적인 문제보다 감성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반나절 동안 만나본 4대의 SUV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모두 매력적이다. 어느 모델이 더 나은가는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선택의 대가가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날카로운 눈썰미가 필요한 이유다.
폭스바겐 투아렉V8 vs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HSE .. 2003-10-24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1억 원이 넘는 수입 SUV가 이제는 수두룩하다. 엔진 출력은 200마력이 우습고, SUV와는 거리가 멀었던 메이커들이 새롭게 내놓은 모델들이 여러 매체의 찬사를 나눠 갖기에 분주하다. 그리고 그들간의 경쟁은 배틀로열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VIP들 메이커에서 이런 비유를 읽으면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 대의 차를 시승해 달라는 편집부의 요청이 왔을 때 떠오른 생각은 이랬다. 오랫동안 부모님으로부터 전수 받은 비법으로 가업을 이어가는 냉면집 아들과 참신한 발상으로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낸 야심찬 젊은 냉면집 주인의 냉면을 비교하라는…. 장르가 같다고 모든 것을 수평선상에서 비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냉면 한 그릇의 비교도 어려운 데 하물며 자동차야 오죽할까. 하지만 냉면이든 자동차든, 맛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그래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폭스바겐 투아렉의 비교시승은 흥분된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값이 만만찮은 차들이니 특급호텔에서 냉면 먹는 기분을 즐기자는 생각과 함께. 두 차 모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다. 차를 세워 놓고 밖에서 보면 투아렉은 차체를 띄웠을 때, 레인지로버는 차체를 낮췄을 때가 어색해 보인다. 어색함의 정도는 레인지로버 쪽이 조금 덜하다. 겉모습만 보면 전체적으로 날렵한 인상을 주는 투아렉은 ‘키 큰 왜건’에 뿌리를 둔 크로스오버카 쪽에 가까운 느낌이다. 함께 한 레인지로버는 앞 범퍼 아래에 에어댐까지 달았지만 영락없는 오프로더의 인상이다. 덩치는 키가 큰 레인지로버가 훨씬 있어 보이지만 무게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투아렉은 알루미늄 보네트와 플라스틱 앞 펜더를 썼음에도, 스틸 소재가 차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인지로버는 알루미늄 소재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사실 빈 차 상태에서 두 차 모두 2.5톤 남짓하니, 다음 세대 모델들이 나올 때까지는 다이어트에 좀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폭스바겐과 랜드로버의 대결이지만, 엔진룸을 열어 놓으면 게임은 아우디와 BMW의 경쟁으로 바뀐다. 투아렉에는 아우디 A8에서 볼 수 있는 V8 4.2X 40밸브 엔진이 들어차 있고, 레인지로버에는 BMW M5, Z8과 같은 블록의 V8 4.4X 32밸브 엔진이 얹혔다. 가속의 정갈함은 레인지로버가 약간 좋지만 실제 몸으로 와닿는 것은 여유로운 달리기다. 연일 이어진 시승 스케줄 때문에 몸살은 좀 났어도 투아렉은 아우디 5밸브 엔진 특유의 깔끔한 반응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제원상 출력은 투아렉이, 토크는 레인지로버가 높다. 실내는 독일 세단과 정통 오프오더의 대결 투아렉의 운전석에 앉으니 거의 승용차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실내 레이아웃이나 구성이 대형 고급 세단 페이톤과 비슷하고,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잡은 시프트 패들이 반갑다. SUV에는 과분하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은근히 차 모는 재미를 쏠쏠하게 해주는 장비다. 스티어링 컬럼 쪽에 붙어 있어, 스티어링 휠이 바로 놓였을 때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스바겐이 정의한 차의 성격을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다. 첫눈에는 버튼이 많다는 생각이 들지만, 기능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 쉽게 친숙해진다. 길게 누운 유리창에 적당히 낮은 시트 덕분에 계기판과 바깥 시야에 고루 신경을 쓰게 된다. 이 역시 승용차 스타일의 운전을 염두에 둔 설계다. 시트 쿠션도 점잖다 싶을 정도로 독일산 승용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레인지로버의 운전석은 선대 모델과 비교하면 구성은 그대로이면서 겉보기 등급은 한층 높아졌다. 요트를 테마로 삼았다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소재보다 우드 그레인의 탁월한 질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실내에 은은히 감도는 BMW의 향기는 편의장비를 조작하기 위해 버튼을 누를 때조차 진하게 느껴진다. 우연히 액셀러레이터 뒤쪽 부품에서 발견한 BMW의 심볼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레인지로버를 비롯한 모든 랜드로버 모델의 특징은 오프로드 주행을 설계의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이다. 높이 앉는 자세, 시야를 최우선으로 삼아 대부분의 편의장비를 낮게 배치하는 것 등은 구석구석 바깥을 잘 보고 달려야 하는 오프로더의 전형적인 구성이다. 새 레인지로버의 대시보드는 장식이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되어 있는데, 색상이 시선을 끌어 오히려 조작해야 할 장비 쪽으로는 눈이 잘 가지 않는다. 투아렉은 가속력, 레인지로버는 견인력 중심 도로 위에서 투아렉은 시원하게 치고 나가지만 통쾌한 맛은 다소 부족하다. 대신 SUV보다는 승용차 쪽에 매우 가까운 핸들링이 인상적이다. 승차감은 스포츠, 오토, 컴포트의 3단계로 조절되는데, 차체 높이를 낮추고 서스펜션을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온로드에서는 여느 스포츠 세단 부러울 것이 없다. SUV답지 않게 가로방향으로 기울어짐이 심하지 않은 것도 운전에 안정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다. 레인지로버의 가속감은 운전자가 받는 느낌과 실제 가속되는 정도에 차이가 거의 없다. 스티어링 휠의 회전감,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반응, 승차감과 차체의 기울어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세팅해 놓은 듯 한 느낌이 든다. 확실히 전통의 깊이가 느껴진다. 오랜 시간의 시승은 아니었지만 랜드로버가 BMW 밑에 있었던 것이 여러모로 플러스가 된 듯 하다. 두 차 모두 일반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섀시를 쓰고 있지만 차체 강성은 매우 뛰어나다. 굴곡이 있는 험로에서 바퀴가 제멋대로 놀아도, 든든한 차체가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뒷받침해 준다. 레인지로버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신형에 모노코크 섀시를 썼고 투아렉은 처음부터 모노코크로 출발했다. 전통의 랜드로버나 SUV 시장에 막 뛰어든 폭스바겐이 모두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한 것은 이제는 굳이 사다리꼴 프레임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섀시 설계와 용접기술이 발달했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경량화 문제만 해결된다면 여러모로 반가운 발전이다. 두 차 모두 전자식 풀타임 4WD 시스템을 얹어 레버나 다이얼 조작만으로 굴림방식을 쉽게 바꿀 수 있다. 4WD 관련장비들 때문에 변속 레버 주변이 산만한 것은 이 정도 수준의 차들에서는 이제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투아렉이나 레인지로버 모두 수동변속 기능을 갖춘 자동변속기를 얹었는데, 투아렉의 팁트로닉이나 레인지로버의 스텝트로닉 모두 변속감이 깔끔하다. 투아렉은 D모드에서 변속 때 약간 거친 느낌을 주고 도로 경사각에 따라 약간씩 지체가 생긴다. 이는 짧은 기간 동안 가혹한 주행에 시달린 시승차만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변속 단수는 레인지로버가 5단, 투아렉이 6단. 최종감속비까지 고려하면 레인지로버가 견인력에 중점을, 투아렉이 가속력에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여유 있는 레인지로버, 딱 부러진 투아렉 유명산을 타고 오르는 비포장도로는 투아렉이 핸디캡을 안고 앞장을 섰다. 두 차 모두 온로드용 타이어를 끼운 상태였지만, 레인지로버는 M+S 타입의 전천후인데 비해 투아렉은 일반 포장도로용 타이어였다. 진흙탕이 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는 달리, 중턱까지 오르는 숲길은 적당히 젖은 노면이어서 두 차 모두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었다. 두 차가 차이를 보인 곳은 지면이 고르지 않은(모글이 심한) 긴 힐클라임 코스. 저속 기어의 작동은 기어비가 낮은 레인지로버가 좀더 무게감 있다. 인상적인 것은 키가 커서 무게중심도 높을 터인데, 레인지로버의 몸놀림은 노면 경사에 상관없이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온로드 코너링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운전자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껴도 차는 ‘걱정 말라’는 듯 의뭉스럽게 노면을 붙들고 제 갈 곳을 찾는다. 투아렉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면에 대응한다. 다양한 전자장비들이 자세를 잡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지만, 운전자도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 다분히 도전적인 드라이버가 좋아할 만한 세팅이다. 그런데 왠지 능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짜증스러운 듯, 긴 급경사 언덕에서 투아렉의 전자장비들은 조금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한다. 분명 어울리지 않는 타이어 때문인 듯 했다. 타이어를 제대로 한 번 갖춰서 다시 도전해 볼 일이다. 어쨌든 폭스바겐이 SUV 시장을 향한 첫 시도에서 이만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모델을 내놓은 것은 대단한 성과다. 자, 이렇게 해서 럭셔리 SUV 두 대가 평생 몇 번 해볼까 말까 한 고생을 함께 해 보았다. 이래저래 우열을 가리기 힘든 비교였다. 짧게 정리하면 레인지로버는 모든 면에서 여유를 추구한 노장의 넉넉함이 엿보이고, 투아렉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노력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어느 곳을 어떻게 가느냐,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두 차의 비교는 사실 오너의 스타일과 취향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그렇게 놓고 보면 투아렉은 투아렉이고, 레인지로버는 레인지로버다. ‘차가 사람을 말해 준다’는 말은 이럴 때에 써먹는 것인데, 두 메이커는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냉면 매니아들이 단골집을 찾는 이유도 아마 비슷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시승차 협조 : 폭스바겐 투아렉/고진모터스 (02)516-0033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로열오토 (02)3477-1007 주요 제원 폭스바겐 투아렉V8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HSE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754×1928×1726 4950×1924×1863 휠베이스(mm) 2855 2880 트레드 앞/뒤(mm) 1652/1668 1629/1626 무게(kg) 2464 250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8 DOHC 5밸브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풀타임) ← 보어×스트로크(mm) 84.5×93.0 92.0×82.7 배기량(cc) 4172 4398 압축비 11.1 10.1 최고출력(마력/rpm) 310/6250 285/5400 최대토크(kg·m/rpm) 41.8/3000~4000 44.9/36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100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팁트로닉 자동 5단 스텝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4.148/2.370/1.556 3.570/2.200/1.510 ④/⑤/⑥/R 1.155/0.859/3.394 1.000/0.800/ㅡ/4.100 최종감속비 4.560 3.7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더블 위시본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55/80 WR18 255/60 R18 성 능 최고시속(km) 218 208 0→시속 100km가속(초) 8.1 9.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6.7 5.5 값 10,050 14,950
VOLKSWAGEN TOUAREG V8 4.2,PORS.. 2003-09-19
영화 ‘트윈스’의 장면들. 1988년 어느 날, 미국 정부는 최고의 지성과 육체를 지닌 남자 여섯 명의 정자를 추출해 첨단 유전공학 기술로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극비실험을 진행한다. 그 결과물은 쌍둥이 형제 줄리어스(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빈센트(대니 드 비토). 완벽한 인간으로 태어난 줄리어스와 달리 열성 인자만 잔뜩 물려받은 빈센트는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는다. 훗날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된 줄리어스는 구치소에 갇혀 있던 동생 빈센트를 찾아내지만 너무도 다른 외모와 성격에 온갖 충돌이 벌어지고……. 2002년 파리 오토살롱. 독일을 대표하는 두 자동차 메이커가 첨단 자동차 기술로 빚어낸 첫 SUV를 공개한다. 한날 한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 차의 이름은 폭스바겐 투아레그와 포르쉐 카이엔. 수퍼 베스트셀러 비틀과 골프로 기초를 다진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와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메이커는 같은 플랫폼 위에서 전혀 다른 두 가지 SUV를 만들어냈다. 각 메이커의 아이덴티티 뚜렷한 스타일링 투아레그는 말할 나위 없이 폭스바겐 집안의 점잖은 얼굴을 물려받고 있다. 차체 높이를 생각하지 않고 해치 도어가 달린 뒤쪽으로 눈길만 주지 않는다면 새 기함 페이튼과 그 아래 파사트를 쏙 닮은 앞모습이다. 카이엔 역시 잔주름 하나, 작은 표정 하나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은 완벽한 포르쉐 집안의 성골. 이 급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BMW X5 역시 기본이 된 구형 5시리즈 세단과 일란성 쌍둥이에 가까운 스타일을 보여준다. 최근 데뷔한 볼보의 첫 SUV XC90 역시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볼보 스타일의 전형. 최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온 고급 SUV의 대표주자들은 한결같이 그 집안 고유의 얼굴을 물려받고 있다. 드러낼수록 알아주는 명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집안의 혈통이 묻어나는 얼굴이 구설수에 오른 차는 카이엔뿐이다. 왜 유독 카이엔인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아이덴티티가 그만큼 강렬했거나 포르쉐와 SUV가 그만큼 연결짓기 어려웠다는 뜻. 하지만 데뷔 반년을 넘긴 지금 그때의 말들은 서서히 기억 저편으로 잊혀져 가는 듯하다. 포르쉐로서는 카이엔 이상의 스타일을 SUV에 부여하기 힘들었을 터. 함께 태어난 투아레그의 ‘폭스바겐다운’ 얼굴은 ‘포르쉐다운’ 카이엔의 얼굴까지 한결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투아레그는 중후하고 세련된 신사의 향기를 전한다.전형적인 세단 타입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처음 도전하는 고급 SUV 시장에서의 리스크를 줄여줄 듯하고 큼직한 테일램프가 든든한 뒷모습을 만들어낸다. 유럽에서 가장 대중적인 메이커에서 럭셔리카 메이커로 변신중인 폭스바겐은 투아레그의 스타일에 미래의 꿈을 담았고, 포르쉐는 카이엔에 변함없는 스포츠성을 선사했다. 투아레그 인테리어의 고급성 돋보여 투아레그의 고급스런 이미지는 인테리어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페이튼과의 차별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운전석은 고급 세단의 모습 그대로다. 눈에 확 들어오는 큼직한 계기판과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폭스바겐 특유의 신뢰성을 전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안전벨트 높낮이 조절까지 전동식인 데는 할 말을 잃었다. 시원하게 펼쳐진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역시 시선을 끄는 부분. 언뜻 온갖 계기들이 복잡하게 자리잡은 듯하나 금방 손에 익는 배치를 칭찬할 만하다. 탄탄한 시트와 곳곳에 자리잡은 수납공간은 투아레그 인테리어의 또 다른 포인트. 센터페시아 위 대시보드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수납공간은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으나 다른 부분들에 비해 고급스러움이 떨어져 아쉽다. 기어박스 뒤에는 러닝기어 컨트롤과 에어 서스펜션 조작 다이얼 등이 달려 있다. 센터콘솔도 깊어 쓰임새가 좋은 편. 2열은 전체적으로 앞좌석에 비해 조금 높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센터 디퍼렌셜과 에어 컴프레서 등 하체의 모든 장비들을 위쪽으로 바짝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충분한 편이고 헤드레스트의 위치도 적당하다. 2열 가운데 헤드레스트가 지나치게 커 운전자의 룸미러 시야를 해치는 점은 불만이다. 헤드레스트 처리는 카이엔이 나은 느낌.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5개의 원이 겹쳐진 계기판, 곧추선 센터페시아, 옆구리를 든든히 붙잡는 버킷시트 등 카이엔의 인테리어는 겉모습 못지않게 포르쉐 집안의 혈통이 진하게 배어난다. 스티어링 휠 가운데 박힌 폭스바겐과 포르쉐 로고는 도저히 같아질 수 없는 이란성 쌍둥이의 성격을 단박에 보여주는 단서. 짐칸 구성은 두 차 모두 비슷하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구성과 고급성은 투아레그의 압도적인 승리. 카이엔은 스포티함과 시트의 착석감으로 승부를 걸지만 럭셔리 세단 페이튼을 만들어본 폭스바겐만큼의 고급스러움에 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론 스포츠카 메이커 고유의 성격을 지키기 위한 ‘의도적 한계 설정’일지 모른다. 투아레그는 고급 SUV 시장이 요구하는 인테리어 요소를 대부분 충족시키는 비범함을 보여주었다. 온로드, 매끈한 투아레그와 스포티한 카이엔 투아레그 V8 4.2는 아우디 A6과 A8을 거쳐 숙성된 V8 4.2X DOHC 310마력 엔진을 얹고 있다. 최고출력은 6천200rpm에서, 41.8kg·m의 최대토크는 3천~4천rpm에서 나온다. 고무 실로 빈틈없이 채우고 모든 배선을 방수처리한 엔진룸은 제대로 된 오프로더임을 과시한다. 촘촘한 기어비 구성으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 6단 AT는 카이엔과 같은 점. 다만 최종감속비(4.560)를 카이엔보다 높게 잡아 저회전 영역에서 큰 힘을 끌어낸다. 투아레그의 운전석에 앉으면 기어박스 왼쪽에 낯선 버튼이 보인다. 바로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키리스 엑세스 시스템의 핵심. 시동키를 몸에 지니고 있기만 하면 키를 꽂을 필요 없이 이 버튼을 눌러 간단히 시동을 걸고 끌 수 있다. 시동을 걸 때 키를 너무 세게 돌리거나 버튼을 힘껏 누르지 말도록. 투아레그의 엔진은 놀라우리만치 부드럽게 반응한다. 투아레그의 출발 성능은 넉넉한 토크를 내는 덩치 큰 SUV의 전형이다. 2.5톤에 가까운 거구지만 온로드 달리기는 놀라운 수준. 넘치는 힘을 즉각적으로 전해주는 견인력은 흥분까지 불러일으키고 10초 안쪽에서 0→시속 100km 가속을 끝내버린다. 눈 깜짝할 새 시속 200km에 접근하는 가속력은 SUV 달리기 성능의 끝이 과연 어디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시속 150~160km를 유지하며 한동안 달려도 실내로 새어들어오는 소음은 여전히 미약하다. 최근에 타본 고급 SUV들 가운데 가장 세단에 가까운 주행감각이다. 와인딩 로드에서도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정확한 동선을 그려내는 투아레그 핸들링은 탄탄한 서스펜션이 만들어낸 작품. 최저 160mm에서 최고 300mm까지 6단계로 오르내리는 투아레그의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상태에 따라 최적의 높이를 찾아간다. 여기에 CDS(Con-tinuous Damping Control System)를 더해 높은 둔덕을 타고 오를 때는 차체 높이를 낮추고 내려올 때는 차체를 다시 끌어올려 운전석 충격을 최소화한다. 스티어링 칼럼 좌우에 달린 패들 시프트는 카이엔의 팁트로닉 버튼보다는 조작이 편하지만 스티어링 휠이나 방향지시등을 조작할 때 자꾸 손가락에 닿았다. 투아레그의 온로드 달리기 성능이 고급 세단에 가깝다면 카이엔은 스포츠카 그 자체다. 포르쉐가 빚어낸 V8 4.5X DOHC 340마력 엔진은 배기량 차이만큼 앞선 달리기와 힘을 보여준다. 등줄기를 때리는 특유의 엔진음이 주행욕구를 부추기고 2천500rpm의 낮은 회전대에서 뿜어 나오는 42.8kg·m의 최대토크는 2.2톤의 거구를 단숨에 날렵한 스포츠카로 만들어버린다. 투아레그가 궤도를 정확히 지키며 와인딩 로드를 달린다면 포르쉐는 한 수 위의 끈적끈적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투아레그 운전석에 앉아 차분하게 시속 200km의 세계를 넘나들다 카이엔으로 옮겨 앉자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온로드에서는 카이엔의 순발력을 투아레그가 따라잡기 벅찬 느낌. 뚜렷이 구분되는 성격이 놀라울 뿐, 모두 탁월한 온로드 성능을 지녔다. 앞 6피스톤, 뒤 4피스톤 캘리퍼가 보장하는 제동력은 둘 다 베스트. 오프로드에서 제 실력 발휘한 투아레그 투아레그의 굴림방식은 풀타임 4WD. 폭스바겐은 이미 이전부터 골프와 파사트 등 승용 라인업에 네바퀴굴림 방식인 4모션을 써왔다. 4모션에 센터 디퍼렌셜 잠금 2단 트랜스퍼 케이스를 더한 투아레그는 디퍼렌셜 록을 잠그지 않았을 때 앞뒤 50:50의 토크 배분을 유지하다 미끄러지면 무단 조절형 멀티 디스크 클러치로 한쪽 바퀴에 최대 100%의 구동력을 전달한다. 이론적으로 어지간한 위기상황에서는 자력으로 벗어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빠졌지만 국내 판매 모델에는 좌우 토크 배분을 50대 50으로 고정하는 리어 디퍼렌셜 록도 달릴 예정. 센터 및 리어 디퍼렌셜 록이 작동하면 과열 등으로 인해 ESP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인위적으로 ESP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경기도 양평의 유명산은 속칭 ‘풀 블러디드’(full blooded)라 부르는 하드 코스는 아니지만 중간급 오프로드가 제법 길게 이어져 있다. 시승 전날 양동이로 퍼붓듯 폭우가 내린 터라 초입부터 온통 진창길이다. 투아레그의 차고를 245mm까지 올리고 로 기어로 맞춘 뒤 오프로드로 접어들었다. 에어 서스펜션의 명쾌한 조작감이 인상적이다. 여기저기 움푹 팬 곳이 눈에 띄는 진창길 달리기를 40여 분, 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에 관계없이 운전석에서 느끼는 롤링과 피칭을 최소화한다. 스티어링 휠 반발력도 적당해 조작이 수월하고 페달 진동도 거의 없는 편. 투아레그의 최대 등판각도는 45°. 유명산에서 마주친 급경사로는 진창을 이루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중간 부분 턱까지 무난히 치고 올라간 다음 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한참을 버티다 중단하기로 결정,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었지만 힐 스타팅 어시스턴트가 작동해 차체는 제자리에서 밀려나지 않는다. 온로드의 왕자 카이엔은 오프로드로 들어서자 조금 몸을 사리는 느낌을 준다. 에어 서스펜션 옵션이 빠진 카이엔 S가 못내 아쉽지만 그와 관계없이 로 기어로 오프로드를 오르는 동안 운전석에 전해오는 심한 흔들림은 투아레그와 분명히 다르다. 이때 카이엔 기어박스 좌우에 하나씩 달린 손잡이가 무척 요긴하게 쓰인다. 넘치는 토크를 앞세워 어지간한 코스를 문제없이 오르지만 믿음을 줄 단계는 아니다. 아무래도 포르쉐 로고는 온로드에서 더 잘 어울리기에 카이엔의 부족한 오프로드 성능이 그리 아쉽지는 않다. 오프로드 급경사 내리막에서도 기어 1단에서 시속 7~10km를 유지해 브레이크 걱정 없이 스티어링 조작만 열심히 하면 되는 투아레그가 앞섰다. 내리막 보조장치가 작동하는 투아레그의 엔진 브레이크 성능은 대단하다. 고급성과 편안한 온로드 달리기, 오프로드 주파능력은 투아레그의 몫이고 스포티함과 날렵한 온로드 가속력은 카이엔이 앞선다. 오프로드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투아레그의 흙투성이 보디에는 여전히 고급스런 자존심이 살아 있고, 카이엔의 은빛 보디는 매콤한 멕시칸 고추처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명히 구분지을 것 같다. 고급스럽게 차린 식탁에 앉을 것인가, 매콤한 고추의 뜨거운 맛에 도전할 것인가. 독일에서 온 유별난 이란성 쌍둥이 형제는 할리우드 이란성 쌍둥이들보다 하나로 뭉치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 시승 협조: 고진모터임포트 ☎ (02)516-0033 한성자동차 ☎ (02)532-3421 장점과 단점 폭스바겐 투아레그 V8 4.2 포르쉐 카이엔 S 장점 ·고급 세단 분위기 ·가벼운 몸놀림 ·파워풀한 달리기 ·스포티한 운전석 단점 ·애매한 패들 시프트 ·대시보드 수납함 ·오프로드 성능 ·심심한 인테리어 주요 제원 폭스바겐 투아렉 V8 4.2 포르쉐 카이엔S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754×1928×1726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 트레드 앞/뒤(mm) 1652/1668 1647/1662 무게(kg) 2464 224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8 DOHC ← 굴림방식 풀타임 4WD ← 보어×스트로크(mm) 84.5×93.0 93.0×83.0 배기량(cc) 4172 4511 압축비 11.1 11.5 최고출력(마력/rpm) 310/6200 340/6000 최대토크(kg·m/rpm) 41.8/3000~4000 42.8/2500~5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100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 기어비 ①/②/③ 4.148/2.370/1.556 ← ④/⑤/⑥/R 1.155/0.859/0.686/3.394 ← 최종감속비 4.560 4.1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앞/뒤 모두 255/55 R18 모두 255/55 R18 성 능 최고시속(km) 218 242 0→시속 100km가속(초) 8.1 7.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6.7 ← 값 1억 50 1억 2,650
폭스바겐 투아렉 V8 4.2 포르쉐 카이엔 S 차별.. 2003-09-09
요즘 인터넷은 지식까지 찾아준다. 인터넷 검색 창에 ‘이란성 쌍둥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니 다음과 같은 답이 나왔다. ‘2개의 난자가 2개의 정자를 만나 모태에서 발육해 태어난 쌍생아.’ 난데없이 이란성 쌍둥이를 말하는 이유는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을 대하면서 떠오른 단어였기 때문이다. 분명 함께 개발된 차인데도 어딘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묘한 두 모델.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에서 함께 데뷔한 투아렉과 카이엔은 처음부터 이란성 쌍둥이의 운명을 타고난 것일지도 모른다. 투아렉, 단정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 포르쉐 차답게 스포티한 느낌의 카이엔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한 폭스바겐이 이미지 변신에 힘을 쏟은 것은 90년대 말부터다. 9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D1’ 이라는 컨셉트카를 내놓으면서 럭셔리카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폭스바겐은 2002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컨셉트카 마젤란을 내놓고 SUV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 컨셉트카는 지난해 가을 나온 고급차 페이튼과 얼마 전 국내 시판에 들어간 투아렉으로 양산되었다. 투아렉은 카이엔과 공동개발되었으나 풍기는 분위기는 다르다. 투아렉이 단정한 폭스바겐의 이미지 위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면, 카이엔은 한눈에 포르쉐가 만든 차임을 알 수 있을 만큼 스포티하다. 눈썰미가 좋은 이들은 불룩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라든지 도어 패널에서 카이엔과의 공통점을 찾아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 것 같다. 그만큼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차별화에 성공했다. 두 차의 차이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헤드램프. 911의 것을 그대로 옮긴 듯한 카이엔과 달리 투아렉은 기함 페이튼에서 이미지를 가져왔다. 포르쉐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과 달리 폭스바겐은 럭셔리 SUV시장을 노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조금 심심해 보이는 테일램프는 두 차 모두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두 차의 차이점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검은색 인스트루먼트 패널 위에 갈색 나무 장식으로 마무리한 실내는 페이튼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고급스럽다. 시인성 높은 설계는 폭스바겐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분야로, 투아렉의 센터페시아는 좌우대칭형 설계로 이를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4WD 시스템을 수동으로 조절하는 스위치를 왼쪽에,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스위치를 오른쪽에 둠으로써 조금만 익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투아렉이 자랑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키리스 액세스(keyless access). 키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도어핸들에 달린 버튼을 눌러 문을 열 수 있고, 기어박스 옆에 달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다. 뒷좌석까지 별도의 온도조절이 가능한 4존 클리마트로닉은 경쟁 모델에 없는 첨단 장비다. 회색과 은색으로 실내를 꾸민 카이엔은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포르쉐의 유전자를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바늘 한 땀 한 땀이 보이는 가죽 장식 대시보드가 투아렉과 다른 차원의 고급스러움을 전한다. 시동을 걸자마자 출발했던 경주차의 전통을 잇기 위해, 시동키는 스티어링 휠 왼쪽에 꽂는다. 고속주행이나 오프로드에서 자세를 추스를 수 있는 센터 그립 또한 투아렉에 없는 카이엔의 고유 설계다. 그러나 비상용 소화기가 투아렉처럼 조수석 시트 아래 수납되지 않고 센터 콘솔 옆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 2열 시트는 투아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투아렉은 3열 시트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2열 시트에 좀더 넓은 면적을 할애할 수 있었을 텐데 레그룸이 넉넉하지 않다. 등받이가 고정되어 있다는 점도 거슬린다. SUV의 특성은 실내구성이 다양하다는 것으로,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장거리 여행이 더욱 편안하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목적으로 하는 카이엔과 달리 고급스럽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위주로 하는 투아렉은 설계를 다르게 해야 한다. 또한 투아렉이 목적으로 했던 ‘럭셔리 세단+스포츠카+SUV’의 개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뒷좌석의 활용도와 기능성 개선이 필요하다. 트렁크는 두 차 모두 충분한 공간을 마련했다. 555X의 공간은 비행기 기내용 가방 5~6개가 충분히 들어갈 크기여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것도 부족하다면 러기지 스크린을 치우고 그 위에 짐을 실으면 되는데, 이때 뒷좌석 승객의 안전을 위해 안전 그물망을 칠 수 있도록 했다. 투아렉은 카이엔과 다른 엔진 라인업으로 차별화했다. 휘발유 2종, 디젤 2종 등 모두 4종류의 엔진 중 우선 국내 시장에는 V6 3.2X와 V8 4.2X 등 휘발유 엔진만 수입된다. 앞으로 V10 5.0X와 V5 2.5X 등 TDI 디젤 엔진도 수입될 예정이다. 시승차로 마련된 V8 4.2X 310마력 엔진은 아우디 A8(335마력)의 것과 기본적으로 같지만 최고출력이 25마력 낮다. 투아렉의 자동 6단 기어는 기어비가 상당히 촘촘하게 설계되었다. 출발한 뒤 곧바로 2단, 3단으로 숨가쁘게 변속이 되고 시속 80km 부근에서 이미 6단으로 바뀐다. 2단에서 최고시속 90km, 3단에서 최고시속 120km를 기록할 정도로 기어는 바삐 움직인다. 운전자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빠르게 변속되는 기어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이는 빠른 순발력과 좋은 연비를 위한 세팅이므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투아렉의 최종감속비(4.560)가 카이엔(4.100)보다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카이엔 S에 얹은 V8 4.5X 엔진은 투아렉의 V8 4.2X 엔진에 비해 배기량이 불과 300cc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순발력에서 월등하다. 최대토크는 카이엔 S(42.8kg·m)와 투아렉( 41.8kg·m)이 큰 차이가 없으나, 2천500~5천5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카이엔 S가 투아렉(3천~4천rpm)보다 더 민첩하게 반응한다. 투아렉, 편안한 승차감과 오프로드 성능 돋보여 단단한 서스펜션 갖춰 온로드에서 강한 카이엔 메이커에서 제시한 데이터로는 0→시속 100km 가속에서 카이엔 S가 7.2초, 투아렉이 8.1초로 카이엔이 조금 앞선다. 또한 자동 모드 상태에서도 기어를 건드리지 않고 수동조작이 가능한 팁트로닉 변속기의 조작 편의성도 카이엔이 낫다. 투아렉은 플립(flip)을 당겨 기어를 조작하도록 했는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와이퍼 레버와 가끔 혼동되는 것이 단점이다. CDC(Continuous Damping Cont- rol) 서스펜션과 센터 디퍼렌셜 록을 단 투아렉은 오프로드를 달릴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CDC 서스펜션은 이름 그대로 연속적으로(continuous) 댐퍼의 강도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노면의 변화에도 차체가 금새 적응을 한다. 여러 군데가 패여 있는 흙길을 달린다면 서스펜션 모드를 ‘컴포트’로 맞추는 것이 좋다. ‘오토 모드’는 기본적으로 컴포트 모드에 맞춰지므로 평소에 오토 모드에 두었다가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카이엔 S의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다. V8 4.5X 340마력 엔진의 강력한 힘을 고려하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계다. 차체가 높은 탓에 속도가 오를수록 약간 불안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온로드에서의 주행안전성은 훌륭하다. 그러나 투아렉에 비해 오프로드 달리기에서 열세를 보인다. 포르쉐는 이에 대비해 에어 서스펜션을 카이엔 터보에 기본으로, 카이엔 S에 옵션으로 마련해 놓고 있다. 이 시스템은 보통 때 217mm의 지상고를 유지하다가 최소 157mm에서 최대 273mm까지 자유자재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화물을 실을 때는 차체 높이를 낮추고, 험로를 달리거나 개울을 건널 때는 차체를 높이면 된다. 또한 어떤 지상고에서도 차체 속도가 시속 210km에 이르면 가장 낮은 상태를 자동으로 맞춰준다. 투아렉 에어 서스펜션의 조절 범위는 160~300mm로, 카이엔의 것보다 훨씬 넓다. 시속 125km를 넘어서면 215mm이던 지상고가 190mm로 낮아지고, 시속 180km를 넘기면 180mm까지 낮아진다. 불과 몇 mm의 차이지만 이런 수치의 변화는 고속주행에서 안정성을 훨씬 높여준다. 에어 서스펜션의 조작 스위치는 원형 스위치를 뽑아서 돌리는 투아렉보다 버튼을 밀어서 조작하는 카이엔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중요한 도하(渡河) 능력은 에어 서스펜션의 조절성능과 직결된다. 조절범위가 큰 투아렉은 580mm의 수위까지 지날 수 있고, 카이엔은 555mm까지 가능하다. 두 차 모두 앞뒤 도어와 엔진룸까지 빈틈없이 고무실링처리한 덕분에 안심하고 물길을 헤쳐나갈 수 있다. 투아렉은 폭스바겐이 지금까지 파사트, 골프 등에 사용해온 4모션 메커니즘을 물려받았다. 평소에는 앞뒤 구동력을 50: 50으로 나누다가 필요하면 어느 한쪽 바퀴에 100%까지 집중시킬 수 있는 구조다. 카이엔은 포르쉐 트랙션 관리(PTM) 시스템에 의해 평소에 앞 38%, 뒤 62%의 구동력으로 나뉘어 움직인다. 이 시스템 역시 주행조건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힘이 100%까지 전달된다. 평소에 뒤쪽 바퀴에 더 많은 힘을 내는 카이엔은 급가속 때 머리가 쭈뼛 설 만큼 무서운 가속성능을 지녔다. 투아렉은 오프로드를 위한 비장의 무기, ‘힐 스타팅 어시스턴트’와 ‘다운 힐 어시스턴트’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45도의 경사에서도 기어를 1단에 놓고, 4WD를 ‘로’(low) 상태로 맞추면 액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한 내리막길에서 시속 20km 이하는액셀 페달을 밟지 않으면 차가 일정 속도를 유지해 안전하다. 이 장비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나 BMW X5 같이 HDC를 따로 작동하지 않고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지므로 편리하다. 시승 도중 40도에 가까운 경사로를 오르내렸으나 투아렉은 믿음직한 주행성능과 함께 진창에서 뛰어난 탈출능력까지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투아렉과 카이엔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뿐 아니라, 가릴 필요가 없는 상대다. 서로가 지향하는 목적이 다르고 목표로 하는 수요층도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플랫폼을 썼음에도 두 차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처음부터 플랫폼만 같이 쓰기로 했고, 엔진과 트랜스미션, 디자인 등의 개발과정에서 완전히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폭스바겐은 고급차 페이튼의 이미지를 최대한 이어받은 SUV를 목표로 한데 반해, 포르쉐는 지금까지 이어져온 스포티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SUV를 원한 것이다.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으나 성격과 외모가 다른 이란성 쌍둥이가 남보다 뛰어나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처음부터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그 결과, 초호화 SUV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나 도심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렉서스 RX330까지 다양한 경쟁자들과 맞서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향하는 목적은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투아렉과 카이엔은 바람직한 공동개발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다. 주요 제원 폭스바겐 투아렉 V8 4.2 포르쉐 카이엔S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754×1928×1726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 트레드 앞/뒤(mm) 1652/1668 1647/1662 무게(kg) 2464 2245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8 DOHC ← 굴림방식 풀타임 4WD ← 보어×스트로크(mm) 84.5×93.0 93.0×83.0 배기량(cc) 4172 4511 압축비 11.1 11.5 최고출력(마력/rpm) 310/6200 340/6000 최대토크(kg·m/rpm) 41.8/3000~4000 42.8/2500~5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100 ←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 기어비 ①/②/③ 4.148/2.370/1.556 ← ④/⑤/⑥/R 1.155/0.859/0.686/3.394 ← 최종감속비 4.560 4.1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앞/뒤 모두 255/55 R18 모두 255/55 R18 성 능 최고시속(km) 218 242 0→시속 100km가속(초) 8.1 7.2 시가지 주행연비(km/ℓ) 6.7 ← 값 1억 50 1억 2,650
차급별 안전장비 비교 에어백, ABS 등 옵션 잘 .. 2003-08-27
사고는 예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피치 못할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짧은 순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조치를 해야 한다. 사고를 미리 막거나 사고 때 운전자와 승객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안전장비의 목적이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안전장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새로운 품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러 명 타는 미니밴일수록 안전장비 중요해 안전장비는 크게 능동적과 수동적 장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능동적 안전장비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닥치면 이것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ABS로 불리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나 바퀴의 스핀을 감지해 구동력을 나누는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 ABS의 원리를 이용해 급코너 또는 노면마찰 상태가 고르지 못한 곳에서 좌우바퀴 회전차를 보상해 자세를 잡아 주는 코너링 브레이크 장치 등이 있다. TCS로 불리는 트랙션 컨트롤 역시 안전장비다. 코너에서 좌우 바퀴의 회전차가 생기면 차는 운전자의 의도와 달리 코너 바깥쪽이나 안쪽으로 회전해 사고날 염려가 있다. 그밖에 고속에서 갑작스런 타이어 펑크도 위험하므로 타이어의 공기압을 수시로 체크하는 센서, 차 주변에 센서를 달아 주차 때 접촉사고를 막는 장치 등이 능동적 안전장비다. 수동적 안전장비는 외부충돌 등으로 사고가 났을 때 작동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차안에 있는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충돌사고 때 승객이 핸들과 대시보드 등에 부딪쳐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줄이는 대표적인 장비가 에어백이다. 또 사고 때 순간적으로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충격을 적게 받도록 하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등이 있다. 수동적 안전장비는 보통 충돌안전장치로 불린다. 안전장비는 주로 전기동력을 이용한다. 주행안전장비 가운데 하나인 런플랫 타이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기로 작동한다. 런플랫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일정거리를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다. 그밖에 파워 윈도를 올릴 때 손이나 신체 일부가 다치는 것을 막아 주는 세이프티 윈도가 있다. 창문이 올라가다 손가락 등이 감지되면 멈추거나 다시 내려가는 장치다. 처음에는 고급 대형차에만 달렸던 이런 안전장비는 이제 경차에도 달려 나온다. 에어백은 물론이고 ABS 등 다양한 종류가 마련되어 있다. 여러 명이 타는 승합차나 미니밴은 안전이 특히 중요하므로 차를 살 때 한 번 더 살펴 보는 것이 좋다. 소형급도 사이드 에어백 고를 수 있어 기아 카렌스·엑스트랙 vs GM대우 레조 기아 카렌스Ⅱ는 1.8X와 2.0X LPG, 그리고 1.8 휘발유 모델 세 가지가 나온다. 엔진 배기량별로 기본급인 GX와 고급형인 LX 모델 두 가지가 있고 휘발유 모델은 고급형 LX 한 가지다. 값이 제일 싼 1.8 GX 모델(1천242만 원)부터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으로 달려나온다. 또 네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를 쓴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TCS 기능을 포함한 ABS 옵션을 달면 66만 원이 추가된다. 가죽 패키지와 알루미늄 휠 등 고급 옵션이 포함된 1.8 고급형인 LX 모델을 고르면 값이 1천395만 원으로 뛰지만 여기에는 ABS&TCS가 기본이다. 이 그레이드부터 다양한 안전장비를 옵션으로 달 수 있는데 후방감지지(20만 원)와 조수석 에어백, 1열 양쪽에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풀 에어백’도 옵션으로 마련했다. 값은 48만 원. 2.0X 커먼레일 디젤 엔진의 기아 엑스트랙(SUV로 승인 받았지만 본질은 카렌스와 같은 미니밴이므로 함께 비교하기로 한다)은 기본형 GX(1천508만 원)와 고급형 LX(1천620만 원) 두 가지가 나온다. 모두 앞바퀴 LSD와 ABS,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이다. 비싼 대신 안전장비가 넉넉하다. 충돌 때 안전벨트를 순간적으로 당겨서 승객과 운전자를 보호하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기능도 있다. 윗급인 LX에는 후방감지기가 옵션(21만 원)으로 달린다. 카렌스와 마찬가지로 엑스트랙도 풀 에어백(48만 원)을 고를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은 물론이고 충돌 때 앞좌석 양쪽 유리를 덮는 사이드 에어백(2, 3열 제외)이 터진다. 그레이드와 상관없이 달 수 있다. 경쟁 모델을 살펴 보자. GM대우 레조는 LPG 3종류와 휘발유 한 가지가 나온다. 모든 모델에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이다. LPG 모델은 LS와 LD, LP 세 가지가 나오고 여기서 기본형과 고급형으로 각각 나뉜다. LS와 LD는 57만 원짜리 ABS가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다. LD 모델 가운데 최고급형은 1천358만 원, 맨 윗급인 LP의 기본형은 10만 원이 비싼 1천368만 원이다. 값 차이가 별로 없지만 아랫급(LD)의 최고급형에 편의장비가 듬뿍 담겨 있는 대신 ABS가 옵션이고 윗급(LP)의 기본 모델에는 ABS가 기본이지만 편의장비가 부족하다. 꼼꼼히 따져서 꼭 필요한 장비를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LPG 모델 가운데 가장 윗급인 LP부터 조수석 에어백(28만 원)을 고를 수 있다. 카렌스, 엑스트랙과 달리 풀 에어백 옵션은 두지 않았다. 유아용 시트와 세이프티 윈도 갖춰 기아 카니발Ⅱ vs 현대 트라제 XG 기본형 트립과 고급형 랜드, 최고급 파크 등 3가지가 나오는 기아 카니발은 기본형부터 다양한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다. 1천630만 원의 트립 기본형부터 운전석 에어백이 달린다. 1열의 안전벨트는 충돌 때 순간적으로 승객과 운전자를 시트 쪽으로 잡아당기는 기능이 있다. 모든 모델이 조수석 에어백(31만 원), ABS(62만 원)를 달 수 있다. 주로 가족과 타는 미니밴인 만큼 파워 윈도를 올릴 때 어린이가 손을 다칠 것을 염려해 윈도를 올릴 때 장애물에 걸리면 다시 내려가는 세이프티 파워 윈도도 갖췄다. 그밖에 최고급형인 파크 모델(1천990만 원)은 유아용 카시트(15만 원)를 고를 수 있다. 현대 트라제 XG는 2가지 디젤 엔진에 안전·편의장비에 따라 3개 모델이 나온다. 기본형인 CRDi(1천726만 원)부터는 운전석 에어백과 1열 시트 프리텐셔너 등이 달리고 충돌 후 도어 잠금장치가 스스로 풀려 탈출을 돕는다. ABS(62만 원)는 옵션. 윗급 모델은 여기에 갖가지 편의장비를 더했다. 최고급형 VGT 골드 기본형에는 앞뒤, 양옆에 6개의 센서가 달려 주차를 돕는다. 조수석 에어백은 옵션(31만 원)이다. 골드 고급형에는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음성으로 고장이나 파손 여부를 알리는 음성경보장치까지 달려 있다.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와 필러 충격 흡수재까지 포드 윈드스타 vs 크라이슬러 보이저 포드 윈드스타는 미고속도로안전협회(NHTSA)의 전후, 측면 충돌시험에서 5년 연속 별 5개의 최고점수를 받은 유일한 미니밴이다. 주요 안전장비는 다음과 같다. ① 후방경보기는 1.8m 이내에 장애물이 있으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거리에 따라 경고음이 달라진다. ② 타이어 공기압을 수시로 체크해 차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타이어 바람이 빠지면 바로 경고한다. ③ 조수석 승객의 몸무게와 어느 정도 시트를 당겼는지를 체크해 사고 때 에어백의 폭발력을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백을 갖추었다. 덕분에 에어백으로 인한 어린이 상해사고를 줄일 수 있다. ④ 앞좌석 양쪽에 사이드 에어백이 달려 있다. ⑤ 키를 빼는 순간부터 도난경보장치가 작동한다. ⑥ 충돌사고는 연료 누출로 인한 2차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사고 때 연료펌프를 자동으로 잠가 2차 사고를 대비했다.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는 미니밴의 교과서답게 기본 뼈대가 탄탄하다. 차체가 작은 보이저와 그랜드 보이저는 안전장비에서 큰 차이가 없다. 주요 안전장비는 다음과 같다. ① 섀시의 비틀림 강성이 높고 미니밴에 까다로운 유럽의 오프셋 충돌 테스트도 만족시킨다. ② 필러마다 충격 흡수재를 넣어 실내에서 필러에 충돌해 생기는 피해를 줄였다. ③ 듀얼 에어백은 기본, 앞좌석 양옆에 사이드 에어백이 들어가 있다. ④ ABS가 기본으로 달린다. 2003년형부터 브레이크 캘리퍼를 바꿔 제동력이 20% 향상되었다. ⑤ 도어 임팩트 바도 달려 있다. ⑥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는 장애물이 있을 때 다시 문이 열리는 센서를 갖추었다. ⑦ 어린이 시트를 고정하는 고정 클립을 마련했다.
볼보 XC90 T6 vs BMW X5 3.0i 비교.. 2003-08-27
프롤로그 XC90과 X5를 한 자리에 놓고 보니… 독일과 스웨덴 메이커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그동안 볼보와 BMW를 맞비교한 적이 있었던가? BMW는 항상 벤츠의 라이벌이었고, 독일차의 아성에 가려진 볼보는 ‘안전과 품질’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며 힘겹게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새로운 경쟁무대인 SUV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일찌감치 X5로 SUV 시장을 선점한 BMW는 경쟁모델들과 당당하게 맞대결을 펼쳤지만 첨단기술을 앞세운 새 모델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 볼보 XC90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자리에 모인 BMW X5와 볼보 XC90은 메이커의 개성을 제대로 표현한 차들로 맞비교를 거부한다. X5는 중형 5시리즈가 기본, XC90은 볼보의 대표적인 플랫폼인 P2X를 베이스로 했다. 여기에 풀타임 4WD를 더하고, 차고를 높여 오프로드 주파력을 키운 공통점을 갖는다. 볼보는 가로배치 엔진에 앞바퀴굴림이 기본인 AWD이고, X5는 세로배치 엔진에 평소에는 뒷바퀴를 굴리는 AWD다. 이런 특성은 오프로드에서 서로 다른 핸들링의 맛을 제공한다. 이번에 국내에 진출한 XC90은 5기통 2.5X와 직렬 6기통 2.9X 두 가지 모델이다. 이 중 비교시승에 나온 차는 2.9X 엔진의 T6, X5는 3.0i 모델이다. 디자인 보수적인 XC90, 젊은 느낌의 X5 90년대부터 세계화 전략에 힘을 기울인 볼보는 S40과 V40 등을 선보이며 보수적인 이미지를 지워내기 시작했다. 통합 플랫폼인 P2X를 써서 고급차 S80을 선두로 다양한 차를 만들어 변신에 성공했다. ‘안전’을 모토로 한 컨셉트카 SCC가 바탕이 된 XC90은 S80의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쓰고, 크로스컨트리에서 얻은 4WD 기술을 결합시킨 SUV다. BMW X5와 벤츠 M클래스가 선점하고 있는 프리미엄급 SUV 시장의 제패를 노린 볼보의 야심작이다. 독창적인 헤드램프는 놀란 토끼눈이다. 뒤로 치켜 올라간 쐐기형 라인과 그것을 마무리짓는 지붕선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박진감 넘친다. 보네트는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범퍼를 위아래로 나누어 아래쪽에 검정 몰딩을 덧댄 모습이 SUV답다. 보네트의 굵은 주름은 50년대 아메리칸 트럭의 현대적인 해석으로 보인다. 벨트라인을 중심으로 툭 불거져 나온 옆모습은 S80에서 선보인 볼보다운 터치다. 19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X5는 BMW 고유의 디자인 특성을 따르고 있다. 익숙한 디자인은 낯선 느낌을 줄이는 역할을 하지만 ‘개성’을 살리는 수단으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고객에게는 식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 데뷔 4년째를 맞아 모델 체인지를 기다리고 있지만 특유의 카리스마와 젊은 분위기는 식지 않았다. 6월에 공개된 아랫급 X3는 다음 세대 X5의 얼굴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논란이 많아 조만간 바뀔 예정인 뉴 7시리즈와 X3의 헤드램프는 붕어빵처럼 닮아 있다. 두 차는 다음 세대 BMW의 색깔을 잘 나타내고 있어 X5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예상이 어렵지 않다. 스타일링은 제각기 뚜렷한 개성으로 뭉쳐 있어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XC90보다는 X5가 한결 젊게 느껴진다. 차체는 XC90이 133mm 길고 키와 너비도 30mm가 크다. 두 대를 나란히 세웠을 때 현대 트라제 XG 옆에 기아 카니발이 있다고 예상하면 틀리지 않는다. 인테리어 고유의 아이덴티티 녹아 있어 XC90에 오르면 부담스럽지 않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온몸을 감싼다. S80에서 보았던 대시보드 구성에 V40과 비슷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눈에 익다. 스포크와 림이 만나는 부분만 가죽으로 뒤덮여 있고, 전체를 우드 그레인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촉감이 좋아 자꾸만 만지작거리게 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땀이 배면 여지없이 미끄러질 듯 하다. 야구공 같이 두껍고 투박한 재봉선이 드러나 있던 볼보 특유의 가죽시트는 XC90에 와서 한결 촘촘하고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볼보다운 맛이 적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춘 모양새다. 캡포워드 디자인 덕에 저만치 앞으로 뻗어나간 A필러가 실제보다 넉넉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뒤로 갈수록 시트가 높아져 뒷자리에 앉아도 부담이 없지만 벨트라인이 높아 방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전동식 시트는 조절범위가 작은 것이 흠이다. 인테리어는 잠깐 타 보았던, 검정 가죽과 내장재로 뒤덮인 2.5T가 나아 보인다. 운전석에 타고 내릴 때 문턱을 넘는 듯 한 느낌은 고급차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다. BMW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한 X5는 볼보를 보고 나니 무난한 느낌이다. 여유 있는 공간과 깔끔한 내장재, 품위 있는 편의장비를 갖추었다. 갖가지 버튼을 누를 때의 감성품질이 XC90에 앞서고, 스위치 배열도 깔끔하다. 휠베이스가 XC90(2천589mm)보다 230mm나 긴 데다 너비가 넉넉해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진다. XC90가 넓은 실내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이라면 X5는 가만히 앉아서 모든 장치가 손에 와 닿는다. 인테리어는 둘 다 기본모델의 것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개인적으로는 흠집 날까 두려울 정도로 완벽하게 짜여진 XC90보다 적당히 고급스런 X5에 더 호감이 간다. 실내공간은 둘 다 패밀리카로 쓰기에 손색이 없다. 메커니즘 달리기는 XC90, 안정성은 X5 XC90은 베이스 모델 V70 AWD와 같은 메커니즘을 쓴다. 직렬 6기통 2.9X 트윈터보 엔진의 T6 모델은 5천200rpm에서 최고출력 272마력을 낸다. 최고시속은 21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는 9.3초가 걸린다. 앞바퀴굴림이 기본인 만큼 직렬 6기통 엔진을 가로로 얹었다. 4단 스텝트로닉 트랜스미션은 D레인지에서 손잡이를 왼쪽으로 빼 앞뒤로 움직여 수동 모드를 쓴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이다. XC90은 일상적인 주행에서 앞바퀴를 굴리고 급가속이나 슬립이 일어날 때는 뒷바퀴와 접지력이 살아 있는 바퀴로 출력을 보내는 AWD 방식이다. 특별한 것은 전복사고가 많은 SUV의 특성에 대비해 능동적 전복방지 시스템 ROPS를 갖춰 속도와 차체 기울어짐에 따라 트랙션을 조절한다는 점이다. 이에 맞서는 X5 장비를 살펴보면 BMW의 모든 기술을 쏟아부은 듯 하다. 330i에 얹어 성능을 인정받은 직렬 6기통 3.0X 엔진은 최대출력 225마력, 최고시속 202km, 0→시속 100km 가속 8.8초다. 제원표상의 가속력은 X5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지만 느낌은 액셀 페달이 가벼운 XC90이 빠르다. 차동제한 브레이크 ADB-X(Automatic Differential Brake)는 기본, 내리막에서 일정 속도를 유지시키는 HDC(Hill Descent Control), 자동 수평유지 장치 등이 달린다. 주행안정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와 급코너에서 휠 스핀을 막는 CBC(Cornering Brake Control) 등 전자장비가 넉넉하다. 에필로그 엔진 배치와 굴림방식의 특성은? 온로드보다는 휠 스핀이 많은 오프로드 달리기에서 엔진 배치와 굴림방식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 XC90 V6의 트랜스미션은 4단 AT. 아랫급 2.5T가 5단 스텝트로닉인 것과 대조적이다. 가로배치 직렬 6기통 엔진 때문에 트랜스미션을 놓을 때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노면이 질퍽거렸지만 핸들링은 예민하고 정확한 편이다. 최대출력 270마력을 훌쩍 넘어선 고성능 SUV의 관심은 달리기에 모아진다. 최대토크 영역이 1천800∼5천rpm로 넓지만 온로드에서는 3천rpm이 넘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페달이 푸∼욱 꺼져 들어가는 동시에 회전수가 손쉽게 3천rpm을 넘는다. XC90은 패밀리 왜건의 전형적인 서스펜션 세팅방식을 택했다. 부드럽고, 노면 요철의 충격을 부지런히 걸러내는 것이 편안함을 전해 준다. 가속할 때의 느낌은 차와 주변상황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XC90이 더 강렬하다. X5 3.0i의 승차감은 긴장감이 느껴지는 BMW 세단과 달리 부드럽다. 예리한 특유의 핸들링도 무게중심이 올라가고 휠과 타이어가 커지면서 반 발자국 물러섰지만 다양한 전자장비 덕에 제법 수준 높다. 핸들링이 약간 무뎌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BMW를 몰고 오프로드에 들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달래야 한다. 굴림방식의 기본이 다르지만 둘 다 온로드에서 약한 언더스티어 경향이 뚜렷하다. 덩치가 큰 XC90의 롤링이 더 크다. 주행안정성은 직진성이 강한 X5가 근소하게 앞서는 느낌이다. X5 3.0i는 정밀한 기계에서 느낄 수 있는 정교함으로 독일차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반면 볼보 XC90은 편안함과 튼튼함의 최고 경지에 오른 볼보차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주요 제원 볼보 XC90 T6 BMW X5 3.0i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800×1900×1745 4667×1872×1707 휠베이스(mm) 2860 2820 트레드 앞/뒤(mm) 1634/1624 1578/1578 무게(kg) 2046 2090 승차정원(명) 7 5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트윈터보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1.0×90.0 89.6×84.0 배기량(cc) 2922 2979 압축비 8.5 10.2 최고출력(마력/rpm) 272/5200 231/5900 최대토크(kg·m/rpm) 38.8/1800~5000 30.0/35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72 93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280/1.760/1.120 3.420/2.200/1.600 ④/⑤/R 0.790/ㅡ/2.670 1.000/0.750/3.030 최종감속비 3.690 4.1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 타이어 앞/뒤 모두 235/65 R17 ← 성 능 최고시속(km) 210 202 0→시속 100km가속(초) 9.3 8.8 시가지 주행연비(km/ℓ) 8.0 9.6 값 8,580 8,590
포드 이스케이프 3.0 XLT vs 지프 체로키 리미티.. 2003-08-22
미국 메이커들은 고집불통이다. 유럽 디자인과 메커니즘이 아무리 세계를 휩쓸고 다녀도 이들은 절대 흔들릴 줄 모른다. 유럽차 특유의 탄탄한 하체와 달리기 성능이 ‘21세기의 미덕’으로 여겨져도, 1주일 동안 북미 대륙을 크루즈 여행하듯 넉넉하게 달리던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하루아침에 비웃음거리로 전락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자국 시장은 미국 메이커들이 고유의 감각을 고수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빅3이라 불리는 거대 메이커의 자부심과 100여 년 동안 유럽 메이커들과 더불어 세계 자동차 역사의 중요한 한 축을 이끌어온 자신감도 이들이 유행에 따른 경거망동을 거부할 수 있는 이유다. 미국 메이커들이 부단히 다듬어온 가장 미국적인 세그먼트를 만난다. 주인공은 미국 컴팩트(미국적 기준에서다) SUV를 대표하는 포드 이스케이프 3.0 XLT와 지프 체로키 리미티드. 미국적인 분위기가 흘러 넘치는 두 브랜드가 북미에서 가장 치열한 SUV 시장에 내놓은 ‘필살기’다. 사우나처럼 푹푹 찌는 7월 중순 한낮의 땡볕에 바비큐 판처럼 달궈진 ‘메이드인 USA’의 보디는 이들이 몸담고 있는 시장의 뜨거운 선두다툼을 맛보기로 보여주는 듯하다. 미국 SUV의 전통과 변신 담은 스타일링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메이커들에게 컴팩트 SUV 시장은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의 몫으로 남겨둔 영역이었다. 차체 길이 5m 이하에다 모노코크 프레임을 써 승용차처럼 말랑말랑한 컴팩트 SUV는 미국 메이커들의 대륙기질과는 도대체 어울릴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우악스런 대형 SUV들이 과도한 연비와 비효율적인 크기 등 악재에 시달리는 동안 유럽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끄는 고급 SUV와 일본 및 한국 메이커들이 빚어낸 컴팩트 SUV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갔다. 아무리 고집이 센들 자기네 앞마당에서 제집인양 활개치는 ‘남의 집 자식들’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20세기 막바지, 빅3은 경트럭 노하우를 바탕으로 낯선 세그먼트에 손을 댔다. 이스케이프는 자회사 마쓰다의 일본 감각을 빌려 포드가 2000년 내놓은 디트로이트 오토쇼 발표작이다. 미국차의 기름기를 찾아볼 수 없는 말쑥한 보디라인이 특징. 포드 SUV 가운데 처음으로 모노코크 보디와 독립식 서스펜션을 쓴 승차감도 괜찮은 편이다. 플라스틱 인테리어와 수수한 겉모습은 이 차의 지향점을 생각할 때 정확한 설정으로 여겨진다. 칼럼식 AT 레버가 미국차임을 주장하나, 그것말고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 어디에도 미국 SUV 냄새가 짙지 않다. 이스케이프 데뷔 1년 뒤 역시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모습을 드러낸 체로키는 지프의 21세기를 보여주는 모델. 지프는 그에 앞서 왜고니어 2000과 지프스터, 버시티 등 일련의 컨셉트카를 통해 대변신을 예고했다. 왜건형 SUV의 원조인 구형의 18년 역사를 일단락하고 새로 등장한 체로키(미국명 리버티)의 인테리어는 이스케이프보다 훨씬 감각적이지만 쓰임새는 떨어진다. ‘더 이상 쓰기 불편한 자리를 찾기 어려울’ 윈도 스위치는 하루 종일 타고 다녀도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다. 시트는 생각보다 좁고 포지션도 어정쩡한 편. 원터치로 플립업 글라스와 스윙암 도어를 함께 열 수 있는 해치도어 개폐방식이 재미있다. 스타일링은 체로키가 앞서고 인테리어 쓰임새는 이스케이프가 낫다. 크라이슬러의 디자인 실력은 여전하고, 일본 메이커의 손맛을 빌린 포드의 의도도 제 역할을 한 셈이다. 움직임은 이스케이프, 힘은 체로키의 몫 시승차로 나온 포드 이스케이프는 V6 3.0X 엔진을 얹은 3.0 XLT. V6 엔진을 얹고 일본계 기술자들이 플랫폼을 다듬었지만 역시 미국차인지라 시동을 걸면 생각보다 강력한 시동음이 들려온다. 액셀 및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꽤 빡빡하고 출발가속도 무거우나 일단 움직이고 나면 기대 이상으로 경쾌한 달리기를 보여준다. 굳이 모노코크 보디와 독립식 서스펜션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승용차 못지않은 움직임이 돋보인다. 여유 있는 시트에 몸을 맡기고 액셀 페달을 눌러 밟자 한순간 시속 160km를 넘나든다. 4단 AT와 엔진의 조화가 매끈하다. 이스케이프의 핵심은 절묘한 핸들링과 뛰어난 엔진 브레이크, 컨트롤 트랙Ⅱ 4WD가 선사하는 오프로드 달리기. 시속 70km로 급코너를 파고들어도 불안감 없는 핸들링은 같은 브랜드의 스포츠 세단 몬데오를 연상케 할 만큼 안정적이다. AT의 엔진 브레이크 성능도 OK. 시프트 다운하면 타임래그 없이 곧장 속도가 떨어져 풋 브레이크 의존도를 크게 낮춰준다. 평소에 앞바퀴굴림으로 달리다 앞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뒷바퀴로의 토크 배분을 조정해 네바퀴를 굴리는 컨트롤 트랙Ⅱ 시스템은 운전석에서 다이얼을 돌려 간단히 수동전환할 수 있다. 도심형 SUV라지만 어지간한 험로도 거침없이 지난다. 그래도 좁은 산길에서 마주치기 쉬운 골 깊은 둔덕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심지에서 귀여워 보이던 체로키는 깊은 산 속으로 접어들자 숨겨두었던 야성을 드러낸다. 이스케이프의 오프로드 달리기도 기대 이상이지만 흙 묻은 타이어는 역시 체로키와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체로키 리미티드의 엔진은 V6 3.7X 210마력. 미국 고급 SUV의 간판선수 그랜드 체로키의 V8 엔진에서 실린더 2개를 떼어내고 스트로크를 90.8mm로 늘여 얹었다. 출발 가속은 이스케이프보다 한 수 위이고 이어지는 주행가속력도 체로키의 승리. SUV로서 높지 않은 공기저항계수 0.41의 체로키는 0→시속 100km 가속을 11초 안팎에 끊었다. 체로키는 프레임+모노코크의 유니 보디에 지프 최초의 독립식 서스펜션과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을 써 도심지 달리기를 염두에 둔 21세기형 SUV임이 드러난다. 언더와 오버스티어를 넘나드는 코너링 실력은 이스케이프에 조금 못 미칠 뿐 만만찮다. 오프로드 달리기를 위해 조금 낮춘 타이어 공기압은 온로드 코너링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체로키의 4WD 시스템은 ‘셀렉 트랙’. 기어레버를 당겨 뒷바퀴굴림과 파트타임 4WD, 풀타임 4WD, 기어비 2.720의 로 기어를 고를 수 있다. 로 기어를 뺀 나머지는 달리면서도 전환 가능해 쓰기 편하나 뻑뻑한 작동감이 단점. 오프로드에 접어든 체로키는 몸이 풀리기라도 한듯 넉넉한 접근각(38.1°) 및 이탈각(32.4°), 높은 후진 기어비(3.000)를 앞세워 산길을 터프하게 내달렸다. 21세기 미국 SUV의 지향점 보여줘 포드 이스케이프와 지프 체로키는 미국 컴팩트 SUV의 대표주자들이지만 성격과 스타일, 출생 배경 등 어느 것 하나 닮은 부분이 없다.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마쓰다 트리뷰트와 형제차라는 기억을 애써 지우고 바라봐도 선 굵은 미국차 스타일에 계기를 효율적으로 배치한 이스케이프의 인테리어는 기름기 뺀 컴팩트 SUV의 답안을 보여준다. 날렵한 핸들링과 온로드 주행성능에 야무진 오프로드 주파능력까지 보태 최근 SUV 경향에 잘 맞춘 모델이다. ‘7개의 라디에이터 그릴 홈+5스포크 휠+짧은 오버행=지프’라는 집안의 전통을 훌륭히 이어가면서 21세기를 향한 변신을 제대로 보여준 체로키의 실력도 대단하다. 지프의 고집을 버무린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나 차체 크기와 구형보다 늘어난 휠베이스(2천650mm)를 생각할 때 실내공간은 좀더 넓으면 좋겠다. 온로드에서 순발력 좋고 오프로드에서의 힘도 넘친다. 미국에서 여성 운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점으로 미뤄 남성적인 매력이 어필하는 듯하다. 외국 메이커들의 집중 공세에 시달리는 미국 메이커들의 현주소를 잘 볼 수 있는 세그먼트 중 하나가 바로 컴팩트 SUV다. 섬세한 디테일과 탄탄한 달리기, 과감한 스타일링과 경제성은 분명 미국차가 갖지 못한 요소.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미국 메이커들의 옹고집도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것 같다. 최소한 하루를 꼬박 함께 보낸 포드 이스케이프와 지프 체로키는 그런 느낌을 주었다. 시승 협조 :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선인자동차 ☎ (02)3442-2300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DK모터스 ☎ (02)335-7500 장점과 단점 포드 이스케이프 3.0 XLT 지프 체로키 리미티드 장점 ·깔끔한 핸들링 ·효율적인 인테리어 ·귀여운 스타일링 ·경쾌한 달리기 단점 ·무난함이 지나치면 흡인력도 약해진다 ·고속주행 때의 바람소리 ·편의성이 떨어지는 인테리어 ·좁은 실내 주요 제원 포드 이스케이프 3.0 XLT 지프 체로키 리미티드 크기 길이×너비×높이(mm) 4400×1825×1700 4496×1819×1866 휠베이스(mm) 2620 2649 트레드 앞/뒤(mm) 1550/1530 1524/1516 무게(kg) 1670 1872 승차정원(명) 5 ← 엔진 형식 V6 DOHC ←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 보어×스트로크(mm) 89.0×79.5 93.0×90.8 배기량(cc) 2967 3701 압축비 10.0 9.1 최고출력(마력/rpm) 204/5900 210/5200 최대토크(kg·m/rpm) 27.1/4700 32.1/3800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 연료탱크 크기(ℓ) 61 70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889/1.571/1.000 3.000/1.670/1.000 ④/⑤/R 0.698/ㅡ/2.310 0.750/ㅡ/3.000 최종감속비 3.770 3.727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더블 위시본/3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 타이어 앞/뒤 모두 235/70 R16 ← 성 능 최고시속(km) 186 180 0→시속 100km가속(초) ㅡ 10.8 시가지 주행연비(km/ℓ) 7.9 6.8 값 4,150 4,590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기아 카니발 월드·코리언시.. 2003-06-23
이번 달 미니밴 탐구는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와 기아 카니발이다. 크라이슬러의 미니밴은 1984년 데뷔해 미니밴이라는 장르를 처음 연 주인공이다. 기아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중 최고의 인기 모델로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벤치마킹해 98년 말 데뷔했다. 사실 그랜드 보이저와 카니발은 크기도 다를 뿐더러 엔진과 두 배가 넘는 값까지 다른 점이 너무 많아 맞비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모방이 있기에 창조가 있듯이 비록 벤치마킹으로 시작했지만 상대를 뛰어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술력은 얼마만큼 가까이 갔는지, 또 고객을 위해 얼마나 배려를 했는지 속속들이 알아보았다. 대시보드·1열 그랜드 보이저 - 운전자세 기억장치 등 편의장비 많아 카니발 - 보조시트 접으면 2열로 옮겨 갈 수 있어 그랜드 보이저의 실내는 호화로운 응접실이다. ‘다닥다닥’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앉을 시트를 찾기에 바쁜 3열 구조의 국내 미니밴과는 차원이 다르다. 곡선을 살린 화려한 대시보드는 고급 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하얀색을 넣은 계기판은 눈에 쉽게 들어온다. 계기판은 크롬테를 둘러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에 배열된 스위치의 높이가 적당해 조작하기 쉽고 센터콘솔은 물건을 쉽게 찾지 못할 만큼 크면서도 깊다. 떼어내 2열에 붙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독특한 아이디어다. 위쪽을 보니 오버헤드 콘솔이 달렸다. 처음 보는 그림이 새겨진 스위치를 눌렀다. 슬라이딩 도어가 자동으로 열린다. 뒤쪽 해치 도어도 스위치를 눌러 여닫을 수 있다. 뒤에 가서 쾅쾅거리며 닫는 시끄러움과 불편함을 해결했다. 역시 풍부한 편의장비는 수입차의 큰 매력이다. 도어트림에는 운전자의 자세를 자동으로 기억시키는 2개의 스위치가 달려 있다. 가죽을 씌운 시트는 높고 작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앉아 보니 꼭 들어맞는다. 몸을 편안히 감싸준다. 시트 옆면에는 사이드 에어백이 갖춰져 있다. 단점은 없을까. 그 넓은 공간에 풋레스트가 없다. 풋브레이크 풀림 레버도 너무 아래쪽에 있어 팔을 밑으로 쭉 뻗어 더듬거려야 한다. 자세 기억장치가 있는 반면에 고정식 헤드 레스트는 여기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 금연 열풍 때문일까. 재떨이가 너무 얕아 열어 놓은 채로 컵홀더를 쓰기 불편하다. 카니발의 베이지색 내장재는 따뜻하다. 부드러운 대시보드 역시 승용 감각이다. 기어 레버는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달린 플로어 타입이다. 칼럼식 기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의 취향을 고려했지만 칼럼식 차보다는 뒷자리 이동이 불편하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오디오, 그 옆에 늘어선 열선 스위치, 그리고 아래에는 에어컨, 히터 조절 스위치 등, 한곳에 모여 있어 시인성이 뛰어난 그랜드 보이저에 비해 산만하다. 카니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보조시트가 있다. 보조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컵홀더로 쓸 수 있고, 접은 상태에서 옆으로 제치면 2열로 옮겨 갈 수 있는 통로가 나온다. 시트가 꽉 들어찬 실내에서도 이동의 편리성을 살리기 위해 애쓴 점이 느껴진다. 글러브 박스, 도어 포켓 등 수납함은 별다른 특징이 없다. 시트는 넓고 큼지막하다. 하지만 입체감이나 쿠션, 몸을 감싸주는 맛은 떨어진다. 그래도 그랜드 보이저에 비해 나은 점은 3단으로 조절할 수 있는 헤드 레스트. 자세 기억장치나 자동 문열림 스위치 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2열 그랜드 보이저 - 위험 센서 달린 전자식 슬라이딩 도어 카니발 - 시트 180°돌리면 응접실 분위기로 변신 그랜드 보이저의 2열 역시 조금 과장되게 말해 선 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부럽다. 2열 역시나 운동장이다. 2열 시트는 고정식. 하지만 레그룸 걱정은 없다. 센터콘솔을 2열에 붙였을 경우 시트 등받이를 접고 뒷부분을 들어 올리면 이동 공간이 생긴다. 컵홀더는 가운데 팔걸이에 있거나 1열 시트 뒤에 붙어 있는 항공기 타입의 받침대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랜드 보이저는 시트 아래에 있다. 넓은 공간에 2개의 시트를 마련했으니 가능한 일이다. 타고 내릴 때 편리한 슬라이딩 도어는 미니밴의 장점 중 하나. 하지만 슬라이딩 도어에도 깊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수동으로 열 수도 있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는 전자식도 갖추었다. 문이 어설피 닫히면 자동으로 완벽하게 닫히는 기능에 입이 벌어진다. 장애물을 감지하면 다시 문이 열리는 센서도 달렸다. 작은 물체에도 반응할까. 몇 번이나 손을 댔지만 정확하다. 바닥 경사가 조금만 있어도 아이들이 여닫기는 힘들다. 이 문제를 전동식으로 해결했고, 안전을 위해 센서까지 갖춘 점은 단연 돋보인다. 카니발 2열은 3명이 앉는 구조로 가운데 시트는 보조의자 구실을 한다. 1열과 달리 기어 레버가 없어 가운데 시트도 그럭저럭 앉을 만하다. 보조시트에는 팔걸이가 없다. 접어서 3열로 가는 통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조시트의 등받이를 접어서 간이 테이블을 만들어 음료수 병이나 간단한 먹거리를 놓을 수 있다. 카니발 2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회전식 시트. 시트를 180°돌려 3열 승객과 마주볼 수 있다. 카니발 역시 그랜드 보이저와 같은 슬라이딩 도어다. 스윙 도어의 현대 트라제 XG와 비교했을 때 그렇게 편하게 느껴졌던 카니발이, 그랜드 보이저와 마주놓고 보니 문을 직접 여닫아야 한다는 것, 제대로 닫히지 않았을 때 다시 닫는 일이 왜 이리도 귀찮은 것일까. 3열 그랜드 보이저 - 쿠션 좋은 벤치형 시트 카니발 - 넉넉한 레그룸, 시트 낮아 불편 그랜드 보이저 3열은 벤치형 시트로 3명이 앉을 수 있다. 넉넉한 공간에 쿠션도 좋다. 3열 시트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리 처리. 그랜드 보이저는 무릎이 앞시트에 닿지 않는다. 특히 시트 앞쪽이 올라가 있어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끝까지 들어간다. 승객의 편의를 생각한 것도 장점. 2개의 컵홀더, 물건을 넣는 수납함, 재떨이도 따로 있다. 2열과 마찬가지로 에어컨 송풍구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쾌적하다. 헤드 레스트 역시 3개.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레일이 없고 등받이도 젖혀지지 않지만 아늑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카니발의 3열 역시 국내의 다른 미니밴이나 SUV에 비해 넓고 편안함에는 틀림없다. 등받이가 높고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레일도 깔려 레그룸도 넉넉한 편. 하지만 시트가 낮은 탓인지 보기보다 좁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면 같이 앉았던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컵홀더와 이동식 재떨이, 시거 라이터, 그랜드 보이저처럼 에어컨 송풍구도 따로 있다. 짐공간·풀플랫 그랜드 보이저 - 2, 3열 떼어낼 수 있어 카니발 - 풀플랫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 다양한 시트 배열은 미니밴의 매력. 그랜드 보이저는 시트가 고정식이지만 통째로 떼어낼 수 있다. 넣어야 할 짐이 많으면 3열 시트, 이것도 모자라다 싶으면 2열까지 떼어낸다. 시트 무게가 장난 아니지만 바퀴가 달려 있어 옮기기는 어렵지 않다. 1열만 남은 상태. 바닥의 굴곡이 없으며, 트럭 못지 않은 짐공간이 눈앞에 나타난다. 카니발의 짐공간 활용도는 크지 않다. 3열은 접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떼어낼 수도 없다. 대신 레일이 깔려 2열까지 밀면 공간이 나온다. 큰 짐보다는 여행에 필요한 가방 등을 넣는 공간이다. 대신 그랜드 보이저가 하지 못하는 풀플랫이 가능하다. 먼저 2열 시트를 15° 정도 돌린다. 그런 다음 2열 팔걸이를 틈 사이로 힘껏 밀어 넣어야 한다. 운전석 뒤쪽의 중앙 팔걸이는 잘 들어가지 않아 처리하기 힘들다. CF에 나오는 것처럼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넓은 침실이 만들어진다. 비교를 마치며 그랜드 보이저는 미니밴의 교과서다. 여유 있는 실내공간과 떼어낼 수 있는 시트, 센서가 달린 자동 슬라이딩 도어 등은 최고의 편의장비다. 2, 3열에 앉는 고객을 위해 에어컨 송풍구나 온도조절 스위치를 따로 마련한 점은 미니밴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쌓은, 작지만 감동을 주는 부분이다. 빠짐 없이 갖춘 고급장비, 넉넉한 실내는 그랜드 보이저의 돋보이는 매력이다. 지난해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1위를 했고, 최근 안전성 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기아 카니발. ‘세도나’라는 수출명으로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미니밴의 최고가 버티고 있는 미국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번에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쫓는 자의 ‘조급함’이 아닌 쫓기는 자의 ‘초조함’을 느끼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미니밴의 원조 모델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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