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TOYOTA 4RUNNER 미국적인 SUV로 거듭난.. 2003-08-27
자동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급화, 대형화된다. 현재의 혼다 시빅은 초대 어코드보다 크고 VW 골프도 초대모델과 현행모델의 몸집이 한 그레이드 이상 차이가 난다. 대체로 유럽차들은 선대의 성격을 지키면서 조금씩 커지는 데 반해 일본차는 이름만 물려받았을 뿐 차급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선보여 미국시장에서 착실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도요타 4러너도 마찬가지다. 큰 덩치에 비싸진 값, 각종 호화장비까지 갖춘 4러너는 3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차급으로 성장했다. 불어난 몸집에 V8 엔진 갖추어 84년 첫선을 보인 4러너는 소형 픽업의 짐칸에 파이버글라스로 된 탈착식 지붕을 씌우고 떼어낼 수 있는 뒷좌석을 갖춘 간단한 차였다. 기본적으로 유틸리티 성격이 강한 데다 값이 싸고 신뢰도가 높으며 스타일도 스포티해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처음 쓰인 엔진은 4기통 2.4X 였으나 87년 옵션으로 터보가 더해졌고 이듬해 V6 3.0X 엔진이 추가되었다. 89년에는 컴팩트 픽업과 함께 4러너도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2세대부터는 일체식 보디에 2도어와 4도어형을 갖추고 2WD 모델도 준비되었다. 96년 등장한 3세대는 도요타의 컴팩트 픽업인 타코마와 별도로 개발된 차였다. 선대는 픽업을 베이스로 했으나 이때부터는 보디 패널과 프레임 구성부품을 픽업트럭과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인 차로 만들어졌다. 픽업과 공유하는 부품은 없어도 외관 분위기는 유틸리티의 성격이 강한 트럭풍이고 오프로드 성능에도 많은 배려를 한 SUV였다. 지난해 선보인 4세대 4러너는 미드 사이즈와 풀사이즈의 중간단계로 몸집이 불어났고 V8 엔진까지 갖추었다. 휠베이스가 10cm 이상 늘어났고 무게도 100kg 정도 무거워졌다. 외관은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으로, GM의 시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하다. GM과 도요타는 서로 제휴관계를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최대 메이커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회사의 조직이 비대한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입김이 센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회사의 차들은 잡다한 디테일이 많이 쓰인 스타일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고 강한 느낌 새 4러너도 조금 부자연스러운 디테일이 보이지만 시원시원하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초대부터 3세대와 연결된 스타일링은 아니지만 유틸리티적인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보디 온 프레임의 차체에 리지드 액슬의 뒤 서스펜션 구성으로, 활동적인 성격을 갖는다. 렉서스 GX470과 플랫폼을 같이 쓰는 만큼 차체의 전반적인 품질감이 높다. 인테리어는 모던하게 다듬었으나 조금 과장된 분위기다. 공조장치 컨트롤은 게임기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언뜻 보면 로터리식이지만 실제로는 버튼식이다. 파워 윈도 스위치가 도어트림에서 상당히 아래쪽으로 배치되어 팔을 쭉 뻗어야 손이 닿지만 조작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센터콘솔에 자리잡은 컵홀더는 크기 조절을 할 수 있고 도어트림에는 생수병을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차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빈 병이나 캔을 제때 버리지 않는 미국인의 생활패턴에 잘 맞는다. 센터콘솔 뒤편에서 펼쳐지는 플라스틱 프레임에는 비닐봉지를 걸어 휴지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자잘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본 데서 일본차의 강점이 나타난다. 모든 컨트롤의 기본 배치가 잘되어 있는 데다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과 함께 높낮이가 조절되는 시트를 달아 편한 운전자세를 잡기에 좋다. 윈드실드가 다소 넓고 낮은 형상이어서 위아래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A필러가 두텁고 사이드 미러가 커서 또 그만큼의 측방사각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전반적인 시야는 동급 SUV보다 조금 답답하지만 주변사물을 살피는 데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일부 동급 차종과는 달리 3열 시트는 옵션 품목에도 없다.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은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좋아 사용하기 쉽다. 오프로드 성능도 부족함 없어 4러너에는 두 가지 엔진과 세 가지 구동방식이 쓰이는데 V6에는 파트타임 4WD, V8은 풀타임 4WD이고 두 엔진 모두 2WD를 고를 수 있다. V8 4.7X i-포스 엔진은 V6보다 출력이 낮지만 저속영역에서 풍만한 토크를 뿜어낼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견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시가지와 고속도로 주행 모두 여유로운 토크 덕분에 운전이 수월하다. 풀가속 때에도 엔진음이 부담스럽지 않으며 제법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5단 자동변속기는 엔진 특성에 어울리는 기어비를 갖추고 있으나 가끔 변속 지연을 보이고 특히 속도가 떨어졌다가 재가속을 할 때는 변속 충격과 함께 시프트 다운이 이루어진다. 때로는 정차 때도 고단 기어에 머물고 있다가 출발할 때가 되어서야 2단으로 변속된다. 스티어링 무게는 적당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탓에 승용 감각과는 차이가 있다. 반응성이 조금 떨어지고 무딘 편이지만 헐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제동 특성도 스티어링과 비슷해 날카로움은 없지만 제동력을 조절하기 쉽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경트럭으로서는 승차감이 평균 수준이고 NVH 성능은 좋은 편이다. 급가속 때를 제외하고는 엔진음이 실내에 거의 침투하지 않으나 테일 게이트 주변의 방음이 다소 부실한 듯 하다. 오프로드 성능은 동급 SUV 중에서 상위권이다. 지상고가 높고 32도의 접근각과 24도의 이탈각으로 오프로더의 체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조건이다. 4링크 리지드 액슬의 리어 서스펜션은 휠트래블이 큰 만큼 험로에서 만족스러운 접지력을 보인다. 순정 SUV로는 꽤 괜찮은 오프로드 성능을 지니고 있다. 토센 센터 디퍼렌셜과 ABS를 응용한 장비들이 험로 주행을 돕는다. BMW의 HDC와 같은 개념의 DAC(Downhill Assist Control)를 비롯해 언덕 출발을 돕는 HAC(Hill start Assist Control)는험로 주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현재는 극소수 SUV 오너들이 오프로드를 주행한다는 통계 때문에 온로드 주행성에 초점을 맞춘 SU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스팔트 위에서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베이스 가격은 2만7천55달러(약 3천246만 원)지만 풀옵션 모델인 시승차는 4만2천30달러(약 5천44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4세대 4러너는 젊은이를 위한 기능적인 SUV라는 초대모델의 컨셉트에서 상당히 멀어졌지만 젊은 시절 4러너를 탔던 사람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사회적 기반을 닦아 새 4러너를 살 고객층이 되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른다. 도요타 4러너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6×1875×1819mm 휠베이스 2789mm 트레드 앞/뒤 모두 1575mm 무게 2007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4.0×84.1mm 배기량 4664cc 압축비 9.6 최고출력 235마력/4800rpm 최대토크 44.2kg·m/34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7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520/2.042/1.400 ④/⑤/ⓡ 1.000/0.716/3.224 최종감속비 3.727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4링크,리지드 액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 ABS 타이어 앞/뒤 모두265/65 R17 값 4만2,030달러(약 5,044만 원)
푸조 307CC & 607 HDi BV6 남부 프.. 2003-12-09
랠리 코스를 달리는 기분이 들만큼 남부 프랑스의 와인딩 로드는 험난했다. 폭이 좁고 가드레일도 없는 커브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길을 하이 페이스로 달려야 하는 것이 프랑스식 주행법. 거의 사이드 미러끼리 부딪칠 정도로 교차하는데도 상대편 차는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심지어 대형 트럭이 커브 저편에서 갑자기 나타나 쏜살같이 지나가는데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 307CC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순간은 정말 랠리스트 처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데, 어느새 다이내믹한 운전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니까 프랑스차는 스티어링의 정확성을 우선한 조종성이 중시된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감쇠력이 충분해야 하고, 게다가 댐핑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 핸들링과 승차감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지향점을 동시에 얻어내는 일은 이런 환경 아래에서 단련되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시승 캠프 마련된 쌍 막씨망으로 이동해 뒷좌석 배려한 307CC, 루프 시스템 향상 최근 디자인과 메커니즘의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푸조는 새로운 병기 307CC와 607 HDi BV6 시승회를 남부 프랑스 생 막시망(Saint Maximin)에서 열었다. 기자는 지난 11월 초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취재팀과 함께 그 현장에 참여했다. 파리의 드골 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프랑스 해군기지가 있는 남부지역의 툴롱(Toulon)으로 이동했다.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 서울에서 제주 정도의 거리다. 공항에 준비된 607을 타고 밖으로 나오자 가까이 바다가 보인다. 흠, 이쪽이면 바로 지중해…… 하고 막 설레임이 이는 찰나 바다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주행코스는 내륙으로만 이어진다. 시승 캠프가 준비된 곳은 툴롱 공항에서 내륙으로 102km 떨어진 생 막시망의 호텔 ‘오텔르리 드 쿠벙 르와이얄’. 1200년대에 건축된 수도원을 개조해 만든 유서 깊은 곳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성당은 옛 모습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성당 내부에는 거대한 오르간이 인상적인데, 먼 이국의 손님을 위해 천상의 소리인 듯 장엄한 화음을 들려주었다. 어느새 밤이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브리핑을 받고 본격적인 307CC의 시승이 시작되었다. 시승코스는 포도주 저장소 ‘캐란’(Cairanne’s cellar)이란 곳을 반환점으로 하는데 왕복 400km가 넘는 장거리 코스다. 고속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도로를 달리면서 차의 특성을 충분히 맛보라는 게 푸조측의 의도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해 주변 풍광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오직 달리기에만 몰두해야 했다. 푸조는 지난 99년 선보인 206CC를 통해 쿠페 카브리올레 즉 CC 컨셉트라는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CC의 아이디어는 의외로 오래된 차에서 출발한다. 지금부터 70년 전인 1934년 푸조 401 이클립스(Eclipse)의 접히는 루프를 변형, 디자인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야말로 예술적인 이 패키지는 소형차 플랫폼과 어울려 자동차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런데 206CC가 있는데, 차급 차이가 크지 않은 307CC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수요간섭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왜 307CC가 필요한가 수긍하게 된다. 206CC는 비록 뒷좌석이 있지만 너무 좁아 타기 어렵고(실제 국내에서는 2인승으로 등록), 307CC는 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고 있다. 206CC가 젊은 커플을 겨냥한다면 307CC는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들 둔 가정의 패밀리카로 어울리겠다. 그렇다면 407CC는? 이에 대해 조제 마이에(Jose? Mailhe) 제품기술정보부장은 “407CC는 제작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307CC는 4인승을 위한 충분한 실내공간을 갖고 있고, 407 시리즈로 차체가 더 커지게 되면 푸조의 엘레강스한 디자인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7CC가 206CC와 다른 또 한가지는 하드톱의 개폐 동작을 록 해제 등의 동작 없이 버튼 하나로만 완전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 시간도 줄어 윈도 작동까지 25초만에 끝내며 시속 10km 이하로 달리면서도 조작할 수 있다. 206CC의 전동식 하드톱은 율리에즈에서 만든 것이고, 307CC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의 톱을 만든 독일 CTS사에서 제작한 것이 차이점. 한편 트렁크를 여는 방법은 607과 마찬가지. 손가락으로 307CC의 ‘0’을 누르면 되므로 재미있다. 또 리모컨 키의 트렁크 열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트렁크 크기는 쿠페 상태에서 350X 이고, 루프를 열었을 때 204X 가 된다. 짐칸은 카브리올레 상태에서도 쓸모가 있다. 버킷타입 시트와 크롬 등 스포티한 실내 날렵한 핸들링, 승차감도 훼손되지 않아 307CC는 307의 플랫폼과 휠베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뒤 오버행을 140mm 늘려 전체 길이가 커졌다. 가파른 보네트 경사와 이어지는 프론트 윈도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기능도 하는데, A필러가 조금 길어 보인다. 이는 루프가 2단계로 나뉘어 수납되는 구조상 루프 길이가 짧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오픈카에서 강성이 높은 A필러는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롤 오버 바와 함께 전복사고 때 안전판 구실을 한다. 인테리어는 버킷타입의 스포츠 시트, 가죽 스티어링 휠, 크롬으로 두른 계기판, 알루미늄 페달과 손에 착 붙는 기어레버 등 스포티함이 가득하다. 출발은 경쾌하게 이루어지고, 가속은 탄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매끄럽고,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잘 걸러지는 느낌. 핸들링은 정확하고 날렵한 307의 명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차체는 결코 허둥대지 않는다. 조종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신뢰할 만한 수준이다. 307CC의 엔진은 2.0X 한 가지인데 튜닝에 의해 136마력과 177마력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엔진은 수동 5단 기어박스와 포르쉐 팁트로닉 시스템의 자동 4단 기어박스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린더 헤드, 공기흡입, 배기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가변밸브타이밍 기구(VVT-i)를 썼다. 이미 206RC에 써 파워풀한 성능을 입증 받은 이 엔진에는 수동 5단 기어박스만 조합된다. 두 가지 엔진 모두 수동 5단 기어를 얹은 차를 운전했다. 기본형 엔진도 307CC의 보디를 다루는데 부족함은 없다. 토크도 약하지 않아 수동 5단과의 조합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전반적인 rpm영역이 조금 높게 나타나는 점은 신경이 쓰였다. 또한 고속으로 달리다 5단에서 4단으로 기어를 바꿀 때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고성능 엔진은 그 출력 차이만큼이나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와인딩 로드에서 단지 핸들링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 구간에서도 힘찬 직진가속성을 나타냈다. 시속 210km로 달렸는데도 전혀 불안감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달리기 성능과 어퍼 미들 클래스 수준의 쾌적함. 한마디로 매력적인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607 HDi, 푸조만의 특별 분진필터 달아 매력적인 수동 6단 기어, 동력성능 뛰어나 푸조의 기함 607에 새로운 디젤 엔진이 더해졌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승용 디젤이 허용되지 않아 2005년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터이지만 그 기술력과 주행특성을 앞서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유럽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영역이 매우 넓다. 607의 새로운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DW12TED4 버전의 2.2X 133마력으로 최대토크가 2000rpm에서 32kg·m을 낸다. 휘발유차와 확실히 대조되는 토크 특성이다. 환경 유해 분자를 최소화시키는 푸조만의 특별 기술인 분진필터(FAP)를 단 점이 포인트.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새로운 수동 6단 기어를 얹었다는 점이다. 607 HDi는 툴롱 공항에서 시승 캠프까지 오갈 때 타보는 것으로만 일정이 잡혀 자세히 살펴볼 여유는 없었다. 전반적인 달리기의 특징은 디젤이지만 휘발유 못지 않게 조용하고 낮은 rpm에서 강한 토크를 이끌어내므로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쾌적한 승차감과 편안한 운전이 장점. 시속 100km가 넘어도 좀처럼 rpm이 상승하지 않는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대형차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도 꽤 경쾌한 몸놀림으로 특유의 조종성을 보여준다. 수동 6단 기어는 가벼운 클러치와 함께 무척 매끄럽고 활달하게 움직였다. 607은 기본적으로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커튼식 에어백을 달고 있는데, 607 HDi에서 향상된 점은 뒤 사이드 에어백이 커튼식 에어백과 연결 작동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는 점이다. 607 HDi는 307CC만큼이나 매력이 넘치는 차다. 특히 경제성을 따지면서 편안하게 타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수동 6단 기어. 307CC에도 이 수동 6단을 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두 모델 모두 한국 시장에서 빨리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2003 포르쉐 월드 로드쇼 최상의 성능, 그 마력.. 2003-11-17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Porsche World Roadshow)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월 중순부터 2주일 동안 강원도 태백 준용 서키트에서 포르쉐 고객 및 잠재고객, 취재단 등 모두 400여 명을 대상으로 계속된 2003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올 들어 세 번째 행사. 포르쉐는 이를 위해 911 카레라 및 4, 4S, 터보, GT3 등 911 라인업을 비롯해 카이엔 S와 터보 등 포르쉐의 모든 모델을 독일 현지에서 공수해왔다. 취재팀이 태백 준용 서키트를 찾은 지난 9월 26일, 행사장에서 취재팀과 초청 고객 등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차는 모두 15대. 서키트를 가득 메운 포르쉐를 보는 순간 서울에서 4시간 넘게 달려온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포르쉐 본사에서 나온 4명의 테스트 드라이버들과 국내 공식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 직원들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열흘 넘도록 수많은 참가자들의 온갖 요구에 시달렸을 텐데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은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첫인상에서 ‘프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서키트에서 만끽한 911의 완벽한 핸들링 26일 오전 9시부터 하루종일 진행된 행사는 참가자들을 4개의 그룹으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다. 한 그룹 당 인원은 10명 안팎. 이어 모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운전자세 교육이 실시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린 드라이빙 스쿨 또는 시승 행사 참가 경험에 따르면 그룹을 나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예지만 운전자세 교육부터 따로 진행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포뮬러 BMW 및 F3 유럽 챔피언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테스트 드라이버 랄프 칼라쉐크 씨가 담당한 운전자세 교육에서 시종일관 강조된 내용은 시트를 바짝 당기고 엉덩이와 등을 최대한 밀착해 앉으라는 것. 팔을 쭉 뻗었을 때 두 손목이 스티어링 휠 맨 윗부분에 걸쳐질 정도의 간격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강사가 말한 운전자세는 일반적으로도 옳지만 무엇보다 포르쉐 운전을 위해 가장 이상적이다. 10여 분간의 운전자세 교육에 이어 그룹별로 핸들링과 슬라럼, 브레이킹, 오프로드 주행 등 4가지 드라이빙을 진행했다. 기자 그룹이 가장 먼저 받은 교육은 핸들링. 피트를 중심으로 한 태백 준용 서키트의 일부 구간에서 실시되었다. 핸들링 교육을 위해 나온 차는 911 터보와 911 카레라 C2 등 팁트로닉 모델 두 가지와 6단 수동기어를 얹은 911 카레라 C2 등 모두 세 대. 특히 수동기어를 얹은 911 카레라는 GT3 옵션을 더해 한결 탄탄해 보이는 외모를 뽐냈다. 핸들링 교육은 먼저 테스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911 카레라의 조수석에 앉아 코스를 한 바퀴 돈 다음 운전석으로 옮겨 타 두 번의 랩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다음에는 뒤따르는 911 터보를 타고 다시 세 바퀴 돌면서 핸들링 교육을 마무리했다. 기자가 고른 차는 911 카레라 6단 수동기어 버전. AT 선호 경향 탓에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수동 모델인 데다 GT3 옵션으로 하체를 다듬은 점이 마음을 끌었다. 서키트에서 맛본 911 카레라의 주행성능과 서스펜션은 그 동안 익히 알고 있던 수준 이상이었다. 돌덩이처럼 무겁던 예전 911의 클러치 감각과 달리 일반 세단을 모는 듯 부드러워진 클러치가 운전 재미를 더하는 요소. 출발과 함께 짧은 직선 구간에서 재빨리 3단까지 끌어올리며 급가속을 한 다음 브레이킹에 이어 2단으로 시프트다운, 첫 코너로 접어드는 손맛이 그만이다. 본부석 앞을 지나 제법 길게 뻗은 직선로에서 다시 급가속, 시속 170km까지 근접한 다음 속도를 떨어뜨리며 헤어핀으로 접어드는 코너에서는 강사들이 미리 지정해둔 브레이킹 및 시프트다운 포인트를 그대로 밟아나가자 마치 레이서처럼 유연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뒤이어 타본 911 터보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당연히 환상적이었지만 카레라 6단 수동기어의 손맛은 이 차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듯했다. 슬라럼과 급제동 통해 테크닉 익혀 핸들링 과정에서 포르쉐의 이름난 가속력과 짱짱한 서스펜션을 만끽한 다음 이동한 과정은 슬라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드라이빙 스쿨에서 빠짐없이 진행되는 단골 코스다. 슬라럼을 위해 마련된 차는 복스터 S. 교육을 맡은 테스트 드라이버는 슬라럼 진행에 앞서 RR(뒤 엔진, 뒷바퀴 굴림) 타입으로 엔진을 배치한 911 모델들과 달리 미드십에 엔진을 얹은 복스터 S는 앞뒤 50:50의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갖춰 슬라럼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날 슬라럼은 제법 급한 코너 구간에서 진행되었다. 직선 또는 인위적으로 만든 곡선 주로에서 주로 행하는 관행에 비춰볼 때 색다른 코스다. 그 자체로 커브길인 구간에 파일런을 빼곡이 세워둔 슬라럼 코스는 핸들링에 대한 포르쉐의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했다. 20여 개의 파일런을 지정한 방향으로 회전해 빠져나가며 왕복한 뒤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의 슬라럼 교육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복스터 S의 완벽한 접지력. 강사가 밝힌 슬라럼 기록 단축 비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평소 운전할 때보다 시트를 좀더 앞으로 당겨 앉는 것이 시야 확보 및 빠른 반응에 유리하다. 시트 포지션을 정확히 잡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포인트는 스티어링 휠을 붙잡는 자세. 차체가 리듬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하려면 3시와 9시 방향에 두 손을 고정한 채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야 한다. 실제로 두 손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슬라럼 주행을 한 기록과 두 손을 고정한 채 조작한 기록 사이에는 3초 안팎의 제법 큰 차이가 났다. 1시간 이상 진행된 슬라럼 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과정은 브레이킹. ‘완벽한 브레이킹을 위해 최고속도를 향해 달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확한 브레이킹은 운전의 핵심 포인트다. 브레이킹 교육을 위해 등장한 차는 4WD 시스템을 갖춘 911 4. 터보 구동계를 베이스로 한 911 4S는 국내에 공식 수입되고 있으나 카레라 쿠페를 기본으로 한 911 4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모델이다. 브레이킹 교육은 시속 90km로 정속주행을 한 뒤 강사의 신호에 따라 급제동을 하며 스티어링을 왼쪽으로 급하게 꺾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911의 강력한 제동력과 급제동 순간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 핸들링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강사가 지적한 참가자들의 문제점은 차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믿음. 그는 차를 100% 믿고 마음껏 가속력을 즐긴 다음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을 것을 주문했다. 시선은 반드시 차가 진행하는 방향에 고정할 것. 뜻밖에도 급가속 후 마음껏 제동을 하면 할수록 911 4의 차체가 완벽한 브레이킹 능력을 보였다.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환상 시승으로 마무리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마지막 과정으로 마련된 코스는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을 통해 등장한 포르쉐의 첫 SUV 카이엔 체험. 참가자들은 태백 서키트 가운데에 꾸민 오프로드 트랙에서 카이엔의 다양한 오프로드 주파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퀴 하나가 완전히 허공에 뜬 상태에서 땅에 닿은 바퀴로 구동력을 집중하는 전자조절식 PTM의 성능도 뛰어났고, 급경사로에 멈춰선 다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뒤로 밀려나지 않는 힐클라이밍 시스템도 훌륭했다. 핵심은 에어 서스펜션 조작 버튼과 그 성능. 카이엔 터보에 기본장비로 달린 에어 서스펜션은 지난 8월 이 옵션이 빠진 카이엔 S를 경기도 유명산에서 탈 때 느꼈던 작은 아쉬움을 깨끗이 날려버릴 만큼 위력을 과시했다. 온로드, 오프로드 가릴 것 없이 최상의 주행성능을 갖췄다고 해도 좋을 정도. 테스트 드라이버들의 운전 실력을 보여준 동반 시승과 함께 국내에서 막을 내린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대만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기계적 완성도가 절로 느껴지는 911 C2 쿠페의 기어 변속감은 ‘이래서 스포츠카는 수동기어로 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했고 911 터보의 터질 듯한 가속력은 머릿속을 뒤흔들어 놓았다. 비록 조수석 동승만이 허락되어 직접 운전대를 잡지는 못했으나 GT3의 고속주행은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다녀온 다음날 아침, 기자는 ‘제 차가 포르쉐가 아님을 망각한 채’ 터질 듯 rpm을 끌어올리고 추월과 급가속을 거듭하며 강변북로를 누볐다. 마음과 운전자세만 포르쉐일 뿐, 주인의 발길질을 이해할 수 없는 작은 차는 고통스런 비명만 질러댔다. 태백 준용 서키트에서 포르쉐와 함께 한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지만 기라성 같은 포르쉐 차들에 둘러싸여 한껏 고조되었던 기분을 가라앉히자면 좀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Peugeot 307SW 일등 패키징에 ‘인차일치’.. 2003-11-14
어느 곳에서나 뉴 페이스의 출현은 활력제 역할을 한다. 요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푸조가 그런 존재. 오랜만의 브랜드 컴백도 반갑지만 유럽에서 한창 주가상승중인 대중차 메이커로서 국내에 흔치 않은 재미난 컨셉트의 소형차들을 줄줄이 소개해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푸조 차의 본격 시판 후 개인적으로 아직 못 타본 307SW를 가을하늘 아래서 맞이하는 기분은 유달랐다. 지난해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에 빛나는 307의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국내에선 낯선 소형 왜건을 구경하며 시장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은 분명 흥미진진하다. 과거 벤츠 SL 같은 고급 스포츠카에서나 기대할 수 있었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통해 찬란한 가을 태양의 중심부를 꿰뚫어보는 일은 또 얼마나 근사할 것인가. 유리 지붕 아래 7개 시트가 도란도란 갸름하게 치켜 올라간 쐐기형 헤드램프로 푸조 신진파의 일원임을 알리고 있는 307SW는 왜건이라지만 차체 길이(4천419mm)가 아반떼 정도밖에 안 되는 소형급. 앞 유리 경사가 무척 납작하고 A필러 앞의 삼각창을 비롯해 허리 위 보디가 온통 유리로 둘러싸여 앞뒤좌우 사방의 개방감도 무척 뛰어나다. 미처 지붕까지 올려다보지 못한 첫 대면에 ‘참 시원스럽게도 뚫렸다’고 느꼈을 정도. 반면에 천장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글라스 루프는 운전자보다는 뒷좌석 승객을 위한 선물이다. 찬바람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고정식이라 한겨울에 앞 시트를 왕창 젖히고 누워 반짝이는 별밤을 쳐다보거나 그대로 첫눈을 맞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이 부담스러운 날엔 센터콘솔 뒤쪽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유리 안쪽의 덮개로 그늘을 만들 수 있다. 덮개는 3단계로 빠져나온다. 307SW가 소형 왜건임에도 실내에 7인승이나 되는 좌석을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놀라운 패키징의 승리이면서, 동시에 승객의 갑갑함을 줄여주는 이런 개방성이 한몫을 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글라스 루프에서 가까스로 눈을 떼면 7인승 실내의 아기자기한 배치와 쓰임새에 또 한번 입을 쩍 벌리게 된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 양옆, 거기다 무릎 굽어지는 부분까지 탄탄하게 잡아주는 운전석(시트 밀착감이 세 차 중 제일 좋았다)에 앉아 뒤를 돌아보면 좁은 차폭에도 3개의 시트가 제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2열과, 그 뒤로도 역시 둘로 분리된 3열 시트가 자리잡았다. 2열은 3개의 시트를 각기 따로 슬라이딩 또는 더블폴딩할 수 있고 맨 앞좌석을 뺀 5개 시트가 모두 바닥에서 떼어내진다. 사용하는 시트 수와 접고 밀어 공간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따라 짐칸도 자유자재로 움직임은 물론. 앞좌석 등받이에 접고 펴는 미니 테이블이 달렸고 2열 가운데 시트를 접으면 4개의 컵홀더와 펜꽂이가 놓인 작은 수납 트레이로 변신한다. 도어 포켓도 상당히 넓고 운전석과 조수석 옆에 핸드폰 등을 담아두기 좋은 쪼가리 포켓을 따로 마련하는 등 생각지도 못한 수납 아이디어에 감탄이 절로 난다. 꼬리가 긴 왜건이지만 소문으로 익히 들은 307 특유의 기민하고 역동적인 운동성능은 그대로다. 해치백보다 무거워진 이 차에 2.0X DOHC 138마력 엔진이 조금 힘에 부치긴 하다. ZF 4단 팁트로닉을 D에 놓고 가속할 때 시속 130km쯤 가서 꽉찬 엔진음을 토해내며 답답증을 내색하는 정도. 그러나 엔진 힘 전달력은 아주 뛰어나 시속 120~30km 이전의 실용 영역에서는 꽤 당찬 순발력을 보이고 팁트로닉 기어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당히 민첩하고 통쾌하게 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압권인 것은 설악과 오대산을 휘감은 만만찮은 와인딩 로드와 고속 코너링에서 보여준 빼어난 핸들링 솜씨. BMW 325Ci가 자로 잰 듯 정확한 몸놀림을 자랑한다면 307은 그때그때 운전자의 시선과 생각, 호흡을 꿰뚫는 듯 한 몸이 되어 움직여주는 인차일치(人車一致)의 묘를 부린다. 그 기막힌 일체감은 직접 타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듯. 부담 없는 소형차 크기에 실내 구석구석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실용성, 분위기 있는 유리 지붕과 흡인력 뛰어난 운동 성능, 거기에 1박 2일 여행 동안 뛰어난 연비를 몸소 증명한 307SW는 이번 가을 드라이브에서 취재팀에게 단연 ‘인기 짱’이었다. 푸조 307SW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19×1757×1544mm 휠베이스 2708mm 트레드 앞/뒤 1505/1510mm 무게 1466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5.0×88.0mm 배기량 1997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138마력/6000rpm 최대토크 19.4kg·m/41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팁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2.720/1.490/1.000 ④/⑤/ⓡ 0.710/ㅡ/ㅡ 최종감속비 4.47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바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196km 0→시속 100km 가속 12.0초 시가지 주행연비 13.1km/ℓ 값 3,900만 원
BMW 325Ci Convertible 낭만·공간·.. 2003-11-14
`오픈카’라고 하면 당장 겉모습부터 미끈하고 화려한 본격 2인승 로드스터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실제 내차라고 생각하면 그보다는 단정하고 너무 작지 않은 차체에 뒷좌석까지 갖춘 4인승 컨버터블에 마음이 기운다. 요즘은 전동식 철제 루프를 달고 변신하는 쿠페-카블리올레 복합 모델이 유행이지만, 그래도 본색이 오픈카라면 전통의 패블릭 덮개가 더 운치 난다. 낭만의 오픈 에어링을 즐기면서 세단에 가까운 실내공간을 누리고 내키면 스포츠카처럼 쾌속질주할 수도 있는 차, 과연 있을까? 이 모든 상상을 충족시키며 정석의 답안을 제시하는 모델이 바로 BMW 3시리즈 컨버터블이다. 전자동에 밀폐력 뛰어난 소프트톱 고급 컴팩트 카의 대명사 격인 BMW 3시리즈 세단(실제로는 쿠페)을 허리 위 부분만 깔끔히 도려낸 듯한 3시리즈 컨버터블은 그 단순한 스타일링 때문에 타보기도 전에 점수를 잃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무던한 모습을 지녔기에 톱을 덮었을 때 넓은 실내를 뽑아낸다. 뒷좌석이 거의 보조의자 혹은 짐칸 개념인 보통의 2+2 컨버터블과 달리 거의 완전한 4인승. 무릎공간이 제법 넓은 뒤 시트에 별도의 헤드레스트와 팔걸이까지 지녔다. 앞모습은 영락없는 세단이지만 옆에서 보면 별다른 굴곡이나 기울기 없이 반듯하게 뒤로 뻗은 보디라인이 의외로 상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우디 A4 카브리올레처럼 오픈된 캐빈룸 주위를 빙 두른 은빛 몰딩이 유일한 장식 요소. 두터운 눈망울이 매력적인 크세논 헤드램프는 자동으로 방향을 바꾸며 야간운전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브레이크등도 상황에 따라 밝기와 크기를 달리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실내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는 상체가 완전히 제쳐지는 컨버터블만한 차가 있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3시리즈 컨버터블이 지닌 장점은 고정쇠를 죄고 풀 일조차 없이 완전 자동으로 톱을 여닫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시동을 끄지 않고 잠시 멈춘 상태, 시프트레버를 파킹(P) 모드에 집어넣지 않고도 톱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날이 더욱 추워지면 두텁고 질긴 촉감에 팽팽하게 펼쳐지는 패브릭 톱이 최고의 방음·방풍·방한 성능을 약속한다. 유리로 창을 내 뒤 시야도 투명하다. 지붕을 접어 넣은 상태에서도 꽤 넓은 트렁크룸은 톱이 빠져나간 뒤 그만큼의 공간을 넓혀 쓸 수 있어 실용적이다. 첨단 기술로 승화시킨 낭만의 소프트톱, 실용적인 공간, 여기에 덧붙여 3시리즈 컨버터블의 3대 매력으로 꼽을 강점이 바로 BMW의 자존심 자체인 완벽한 성능이다. 시승 모델인 325Ci는 부드러운 고출력을 끌어내기로 유명한 실키식스 2.5X 192마력 엔진과 매끄러운 5단 스텝트로닉을 조합해 뒷바퀴를 굴린다. 3.0X 모델도 있지만 힘이라면 이 정도로도 차고 넘친다. 자동 변속기 스텝트로닉은 수동 조작을 거의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반응하며 전 영역에서 엔진 응답성이 좋다. 325Ci의 진가는 험준하기로 유명한 강원도 오대산 진고개 길을 넘을 때 드러났다. BMW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 솜씨와 맞물려 흘러내릴 듯한 급경사에서 연이어지는 헤어핀 코너를 가장 빨리, 파워풀하게 치고 올랐다. ‘핸들링 머신’이라는 찬사는 컨버터블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1인치의 어긋남도 없는 교과서 같은 달리기에 외려 정떨어지는 느낌마저 들 정도. 한편 스포티한 차 성격에 어울리게 세 차 중 스티어링 휠이 가장 무겁고 예민하며, 딱딱한 서스펜션이 노면 정보를 너무 미세하게 전달해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장점이며 단점이다. 1시간은 즐겁게 놀다가도 점차 피로가 누적되는 여행길에서 점점 기피대상으로 찍힐 수 있다. BMW 325C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448×1757×1372mm 휠베이스 2725mm 트레드 앞/뒤 1471/1483mm 무게 164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4.0×75.0mm 배기량 2494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192마력/6000rpm 최대토크 33.8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3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670/2.000/1.410 ④/⑤/ⓡ 1.000/0.740/4.040 최종감속비 3.23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205/55 R16 성능 최고시속 234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7,160만 원
VOLKSWAGEN GOLFⅤ Never endin.. 2003-11-28
탄생 1974년. 2년 만에 100만 대, 다시 2년 뒤 200만 대 돌파. DOHC 엔진의 GTI 버전으로 고성능 소형 해치백, 일명 ‘핫해치’ 바람을 불러일으킴. 93년 왜건형을 더하고 96년 모든 모델에 ABS 기본 장비. 97년 아연도금 차체를 도입해 소형차의 내부식성을 한 차원 끌어올린 뒤 4WD 시스템과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으로 90년대 말을 마무리함. 지난해 2천151만7천415대로 비틀이 갖고 있던 최다 생산기록을 갱신한 뒤 올해 5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 소형 해치백 시장의 ‘월드 스탠더드’ 눈치 빠른 독자라면 금방 알아챘을 것이다. 바로 얼마 전 5세대를 발표한 ‘이 시대 소형차의 상징’ 폭스바겐 골프의 간추린 역사다. 지난해 푸조 206에 베스트셀러 자리를 내어준 사실이 충격적인 뉴스로 다가왔던 것은 골프의 아성이 그만큼 확고했다는 반증.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이 소형 해치백의 대표 모델로 골프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난해가 데뷔 5년째를 맞은 4세대 골프의 퇴임 준비기간이라는 점을 들어 푸조의 섣부른 자만에 경고를 날리는 의견도 많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발표된 신형 골프는 컨셉트카나 수퍼카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며 행사기간 내내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담았다. 지난 10월 초, 유로피안 해치백의 대표이며 폭스바겐 모델 라인의 중심에 선 골프 신형을 독일 현지에서 시승할 기회가 왔다. 대형 세단 페이튼과 SUV 투아레그 개발에 이어 새 공장 건설과 벤틀리, 부가티 정비 등 최근 몇 년 사이 폭스바겐 그룹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급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느라 믿는 구석이던 소형차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런 혼란기에 그룹의 중심이 제대로 서야 미래를 향해 힘차게 발전할 수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공식 론칭 행사에서도 ‘골프는 폭스바겐 그룹의 핵심(core)’이라 표현함으로써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5세대 골프는 디자인에서부터 정상진화(正常進化)의 인상이 강하다. 인기작일수록 현행 모델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힘들어진다. 골프 1, 2세대와 3, 4세대가 마이너 체인지라고 해도 될 만큼 변화가 적었던 것도 이 때문. 타원형 헤드램프는 구형의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안의 원형 램프 2개를 두드러지게 처리해 한층 스포티하고 귀여운 인상을 자아낸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영민한 동물 캐릭터 같다고나 할까? 한편 화살촉처럼 대담하게 꺽인 C필러 디자인은 차 전체에 역동감을 더하는 포인트이며 4세대 디자인과의 가장 확실한 연결고리.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이 구형과 다르면서도 낯설지 않은 것은 페이튼과 투아레그를 닮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체 라인업을 아우르는 패밀리 디자인이 완성된 셈. 아연도금 차체는 여전히 엄청난 부식 보증(12년)을 자랑하고 고장력 강판과 레이저 용접으로 비틀림 강성 15%, 휨 강성 35%, 정적 비틀림 강성은 80%나 개선했다. 폭스바겐은 140대의 전용 로봇을 도입하고 레이저 심(laser seam) 용접을 구형의 5m에서 70m로 늘려 잡았다. 한 점씩 연결하는 스폿 용접에 비해 접합 부분이 선처럼 이어진 심 용접은 강성 확보에 유리하다. 한편 보디 패널만 탈착식으로 만든 모듈 구조의 도어 덕분에 수리비가 싼 것도 자랑거리. 커진 차체 사이즈와 각종 편의장비를 보면 소형차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30년 사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난다. 4세대와 비교해 길이 55mm, 너비 24mm, 높이 41mm가 늘어나 ‘컴팩트카’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한다. 크기와 휠베이스가 늘어났지만 기본 휠 역시 15인치(16과 17인치는 옵션)로 커져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무랄 데 없다. 안락함에 고급 장비로 무장한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소형차의 모범이 되는 수준 높은 기능성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원형 타코미터와 속도계를 좌우에 놓고 가운데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폭스바겐 스탠더드. 한층 커진 센터페시아에는 에어벤트와 오디오, 내비게이션(옵션), 공조 스위치를 그러모았고 빨간색의 스위치 조명은 여전하다. 국내 수입차에 못 달려 아쉽기만 하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높은 정밀성과 다국어 지원으로 모든 길이 낯선 초행길 시승을 완벽하게 서포트해 주었다. 초대 골프의 검소함을 무색케 한 변화는 실내공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옹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 여기에 클래스 최초의 4방향 럼버서포트를 갖췄다. 좌우 독립 온도조절식 클리마트로닉과 뒷좌석용 에어벤트도 차급에 비해 과분한 옵션. 뒷좌석 폴딩 기능은 유럽 해치백의 깊은 내공을 그대로 보여준다. 간편한 조작만으로 완성되는 넓은 화물칸은 어지간한 이사짐 정도는 뚝딱 해결할 정도. 한쪽 구석 아래에 12V 전원 단자를 준비하는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 조수석 아래의 서랍식 수납공간도 고맙다. 한편 매뉴얼을 제대로 읽지 않으면 한동안 해치게이트를 열 수 없어 쩔쩔 매게 된다. 커다란 폭스바겐 엠블럼 위쪽을 눌러 아래를 들어올리면 그 자체가 게이트 레버가 되는 구조 때문. 병따개를 겸하도록 디자인된 센터콘솔 컵홀더 칸막이와 더불어 센스가 돋보인 부분이었다. 신형 골프는 우선 두 가지 직분사 휘발유(1.4, 1.6)와 두 가지 직분사 디젤 터보(1.9, 2.0) 엔진을 얹고 나중에 4가지를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 고출력의 V5와 V6 DOHC 그리고 GTI용 터보 엔진까지 더하면 최소한 9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는 셈. 시승 행사에 나온 모델은 2.0X 휘발유 직분사 150마력(FSI)과 2.0X 직분사 디젤 터보 140마력(TDI) 그리고 1.9X 직분사 디젤 터보 105마력 등 세 가지였다. 아직 시장에 투입되지 않은 2.0X FSI는 디젤의 위세에 눌렸던 휘발유 엔진 인기회복을 겨냥한 야심작.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아이들링과 부드러운 출력 곡선에서 여성적인 가녀림이 느껴지지만 실력은 결코 만만찮다. 수동 6단 변속기로 5단에서 시속 200km를 어렵지 않게 넘긴다.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와 듀얼 인젝터를 달았고 0→시속 100km 가속 성능 8.9초에 13.8km/X 의 연비도 자랑거리.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투입될 엔진이기에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내년 말에나 수입이 가능하다니 맥이 풀린다. 5단 AT(팁트로닉) 추가가 늦어지기 때문. 차급을 가리지 않고 AT만 고집하는 국내 시장 풍토를 탓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6단 MT는 매끄럽고 확실한 조작감으로 달리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선 굵은 주행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2.0X TDI 엔진은 폭스바겐의 펌프 인젝션식 직분사 중 가장 최신 유닛. DOHC 헤드와 여섯 방향으로 연료를 뿜는 신형 인젝터를 갖췄고 가변식 터보 지오메트리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2웨이 촉매 컨버터, 드로틀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협력해 효율과 배기가스를 개선했다. 먼저 발표된 4가지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출력(140마력)에 0→시속 100km 가속 9.3초의 순발력을 보인다. 휘발유 엔진에 비해 진동은 큰 편이지만 32.7kg·m의 토크를 1천7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뿜어내며 차체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 정도 성능에 18.5km/X 의 연비라면 더 필요할 게 있을까? 경제성을 중시한 1.9X TDI 105마력은 앞선 두 엔진에 비해 여러모로 떨어지지만 뛰어난 연비(25.0km/X )를 지녀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을 발휘하는 타입. 특히 시승차에 얹힌 DSG와 궁합을 맞추며 매끄러운 달리기를 자랑했다. 디젤 모델만 선택할 수 있는 DSG는 휘발유로 선택 폭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변속 충격과 조작 속도, 연결감 등 전체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매력 덩어리였다. 5세대 골프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서스펜션. 앞쪽은 전형적인 맥퍼슨 스트럿 구조로 스테빌라이저를 댐퍼에 연결하는 특유의 구성을 이어받았지만 뒤쪽은 새로운 멀티링크 타입을 썼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이 세그먼트는 토션빔이 상식으로 통해 왔지만 폭스바겐은 승차감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과감하게 멀티링크에 도전했다. 하나의 트레일링암과 각각 조금씩 다른 각도로 배치된 3개의 레터럴 링크(캠버, 토, 스프링 링크)가 있고 댐퍼와 스프링을 따로 배치한 구조. 횡방향 힘에 대한 강성이 높아졌고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를 써 안정감을 높이면서도 개선된 승차감이 포인트. 여기에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EPS)이 어우러져 폭우가 쏟아진 시승날 악천후 속에서도 뛰어난 고속안정성을 보여주었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높은 안정감 제공 와인딩 로드를 맹렬하게 감아나가는 푸조 핸들링을 능가하지는 못해도 높은 승차감과 뛰어난 고속 안정성은 최고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다. 더구나 스포츠 주행이라면 신형 GTI가 대기하고 있으니 폭스바겐으로서는 여유만만. 180km 이상에서의 직진성과 안정성은 대형 세단 수준으로 차급의 한계를 느낄 수 없었다. 물에 젖어 미끄러워진 노면 때문에 가끔 언더스티어를 경험했지만 그 때마다 주행안정장치(ESP)가 신속하게 궤도를 수정해준다. 골프가 공식 론칭되는 8월 25일부터 얼마간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그는 잠시 ‘골프스부르스’(Golfsburg)라는 명칭을 썼다. 독일 자동차산업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5세대 골프는 작센 지방 모젤 공장과 벨기에 브뤼셀, 남아프리카 우이텐하게 등 3개 공장에서 생산되고 올 하반기에만 13만 5천 대, 내년부터는 연간 6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골프는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소형차를 개발할 때 벤치마크 대상으로 첫손에 꼽는 모델이다. 그만큼 닮고 싶고, 넘어서야 하는 큰 존재. 단순미와 높은 기능성, 달리기 성능으로 지난 30년간 유럽 소형 해치백의 역사를 대표해온 골프는 치열한 도전에 언제나 담담하고 의연하게 맞서 왔다. 그리고 이번 시승을 통해 경험한 5세대 골프 역시 지금까지의 명성을 잇기에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 골프의 신화는 계속되고 있었다. 5세대 골프 2.0 FSI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204×1759×1483mm 휠베이스 2578mm 트레드 앞/뒤 1539/1528mm 무게 1299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DOHC 직분사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2.5×92.8mm 배기량 1984cc 압축비 11.5 최고출력 150마력/6000rpm 최대토크 20.4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55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6단 기어비 ①/②/③ 3.780/2.270/1.520 ④/⑤/⑥/ⓡ 1.190/0.970/0.820/3.600 최종감속비 3.65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해치백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195/65 R15 성능 최고시속 206km 0→시속 100km 가속 8.9초 시가지 주행연비 13.8km/ℓ 값 ㅡ
포르쉐 월드 로드쇼 드라이빙 카리스마에 감염되다 .. 2003-11-12
15대의 포르쉐가 눈앞에 서 있다. 한성자동차가 지난 9월 15∼26일 강원도 태백준용서킷에서 개최한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 GT2, GT3, 터보 등 911시리즈와 복스터, 카이엔 등 포르쉐의 모든 모델이 독일에서 날아온 것이다. 이 행사는 올해 멕시코와 중국, 스웨덴 등에 이어 우리나라를 거친 후 오는 11월 대만에서까지 모두 5차례 열린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온 레이싱 드라이버 출신 강사 5명은 드라이빙 테크닉 전수에 이어, 포르쉐를 타고 트랙을 시속 200km 이상으로 돌며 참가자들에게 ‘포르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911 GT3과 터보 등 처음으로 공개 하루 40명씩 열흘간 400명 초청해 기자는 행사의 막바지인 지난 9월 26일에 태백준용서킷으로 달려가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 참석했다. 참가 인원은 하루 40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포르쉐 오너와 예비 고객 등 대부분 ‘포르쉐 중독자’들이다.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장소를 이동하면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기자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올바른 운전자세다. 어느 드라이빙 스쿨이나 마찬가지지만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를 몰 때는 바른 운전자세가 특히 강조된다. 몸을 시트에 밀착시키고, 팔과 다리가 살짝 구부러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피로가 덜하고 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좋다. 이어지는 핸들링 테크닉에서는 국내에서 포뮬러1800 드라이버로 활동중인 이승진이 강사로 나섰다. 교육내용은 서킷에 미리 세워둔 파일런을 따라 드라이빙하는 것으로, 먼저 강사가 모는 911 카레라 조수석에 앉아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자리를 바꿔 참가자가 직접 두 바퀴를 도는 것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태백준용서킷의 1번 코너는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 힘든 고난도의 헤어핀 코스. 여기서 속도를 올리고 소잉(sawing) 주법을 하던 기자에게 이승진 씨가 “고속에서 소잉주법은 위험하다”고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항상 일정하게 핸들을 움직이는 것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는 것.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슬로 인, 패스트 아웃을 몸소 익히는 것이 이 교육의 내용이다. 카레라에 이어 타본 911 터보는 420마력이라는 엄청난 힘과 완벽한 로드 홀딩 능력이 돋보였다. 두 번째로 만난 슬라럼 과정에서는 20~30m의 간격으로 놓인 파일런을 빠르게 주행하는 요령을 배웠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슬라럼 코스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어 직선구간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다른 코스와 달리 복스터 S가 시승차로 준비되었는데, 이는 뒤 엔진 뒷바퀴굴림(RR) 방식의 911시리즈보다 미드십 엔진의 복스터 S가 중심이동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참가자별로 랩 타입을 잰 후 조별 1위에게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강사로 나선 랄프는 일정한 스티어링 조작으로 파일런을 빠르게 통과해 약 40초만에 주파했다. 마음이 급한 참가자들은 파일런을 쓰러뜨리기도 했는데, 하나의 파일런이 쓰러질 때마다 1초의 랩타임이 추가되므로 서두르는 것보다 파일런을 정확히 피해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참가자 대부분은 여기서 43~45초 정도를 기록했다. 세 번째 브레이킹 교육은 911 카레라4를 타고 시속 80km로 달리다가 제동 표시선에서 브레이크를 최대한 세게 밟고 왼쪽으로 급히 방향을 트는 것이다. 강사로 나선 랄프는 “급제동 후 차가 내가 원하는 만큼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ABS를 비롯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브레이크를 재빨리 깊게 밟아야 하고, 동시에 방향전환도 신속해야 한다. 폭발적인 가속력 보여준 카이엔 터보 서킷에서 짜릿한 드리프트 주행 체험 카이엔의 오프로드 성능도 이번 기회에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깊은 구덩이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 코스에서 카이엔은 일부 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져도 나머지 바퀴로 험로를 탈출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천천히 앞으로 진행하자 오른쪽 앞바퀴가 푹 빠지고, 곧이어 왼쪽 뒷바퀴가 허공에 들린다. 이때 카이엔은 접지력을 잃은 바퀴의 구동력을 다른 바퀴로 보내 험로 탈출을 돕는다. 다음은 등판성능을 알아볼 차례. 오르막 경사로에서 천천히 달리던 차를 멈추고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에서 밟을 떼었는데도 카이엔은 멀쩡히 제자리에 있다. 내리막길 주행 때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저속을 유지했다. 또한 얼굴이 바닥에 닿을 듯이 심하게 기울어진 측면 경사로도 믿음직스럽게 지나갔다. 이어서 시승차로 처음 마련된 카이엔 터보를 몰고 도로로 나섰다. 카이엔 S는 가속페달을 밟은 후 약간의 타임래그 현상을 보이지만 카이엔 터보는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하며 호쾌한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카이엔 S의 340마력 엔진도 부족함이 없지만, 450마력 엔진을 얹은 카이엔 터보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부추길 만큼 무서운 성능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날 마지막 순서에서 강사들은 참가자들을 태우고 트랙을 달리며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태백준용 서킷의 특성상 최고시속은 220km를 넘기기 힘들었으나, 급코너를 드리프트로 주행하는 강사들의 ‘묘기’에 함께 탄 이들 모두 혀를 내둘렀다. 특히 차체가 높은 카이엔으로 드리프트를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드라이버로 나선 랄프는 차체를 사선으로 미끄러뜨리며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거의 모든 참가자들은 포르쉐의 성능과 강사들의 환상적인 드라이빙에 전율했고, 행사가 끝난 후 포르쉐 바이러스에 단단히 감염되고 말았다. 전세계를 돌며 퍼지고 있는 포르쉐 바이러스에는 ‘백약이 무효’. 직접 포르쉐를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86년 한성자동차에 의해 국내에 공식 소개된 포르쉐는 아직 등록대수가 300여 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년에 34대가 팔렸고 올해는 70대, 내년엔 100여 대의 판매가 예상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내년부터는 포르쉐의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진다. 한성자동차가 2004년 국내에 판매할 포르쉐 모델 13종 중에는 V6 3.2X 엔진을 얹은 카이엔(1억340만 원)과 911 카레라 4S 카브리올레, 911 터보 카브리올레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는 911 카레라 4S와 911 터보 모두 쿠페만 소개된 상태. 911 카레라 쿠페에는 수동 기어 모델이 더해진다. 특히 카이엔 S는 옵션이던 에어 서스펜션과 PCM (Porsche Communication Management)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카이엔 S를 제외한 다른 모델은 내년에도 특소세 인하 때 내린 값 그대로 살 수 있다. 포르쉐 매니아들에게는 여러모로 행복한 뉴스다.
미니 모크 순수한 ‘펀카’의 즐거움 2003-11-07
미니 모크를 보자 슬며시 웃음이 난다. 장난감 같은 외모 덕에 폭스바겐 비틀, 시트로엥 2CV, 오스틴 미니와 통하는 느낌이 있다. 그러고 보니 많이 닮았다. 이름에서 힌트를 얻은 독자도 있으리라. 미니에게서 가져온 동그란 눈매가 썩 잘 어울린다.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바뀌고 올록볼록한 얼굴이 납작해졌지만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앙증맞게 생긴 깜박이와 길쭉하고 네모난 테일램프, GB로고가 새겨져 있는 12인치 휠에서 한 핏줄임을 찾아낸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원래 미니 모크는 전장을 누빌 운명으로 태어난 차다. 당시 헬리콥터는 차를 들어올려 옮길 수 없었고 군에서는 기동성을 위해 작고 가벼운 전략적 군용차가 필요했다. 미국에서는 벤 그레고리가 만든 ‘마이티 마우스’가 전략용 군용차로 선정되었고 AMC가 4천 대의 마이티 마우스를 만들어 해병대에서 썼다. 영국의 군용차 입찰에서 BMC는 1959년 미니를 새롭게 꾸민 모크를 선보였지만 네바퀴굴림이 아니어서 탈락된다. 이를 개선해 BMC는 62년 트윈 엔진을 얹은 네바퀴굴림 버전의 모크를 소개했지만 낮은 지상고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영국군은 랜드로버 ‘스탠다드 88’에 바탕을 둔 군용차를 선택했고 이후 모크는 값싸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펀카’로 자리잡게 되었다. 공중수송을 위해 가벼운 군용차로 만들어 파워트레인과 프레임, 미니에게서 가져와 미니를 설계한 알렉 이시고니스가 만든 모크는 단순한 구조로 짜여져 있다. 문짝과 지붕이 없고 욕조 같은 보디에 성인 남자 네 명이 편하게 탈 수 있다. 스틸 모노코크 보디를 미니의 서브 프레임에 얹고 미니의 엔진과 기어박스를 그대로 썼다.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주요 부품은 미니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영국에서 잘 알려진 4기통 848cc A시리즈 엔진을 가로로 얹었다. 엔진 아래에 트랜스미션과 파이널 드라이브(최종 구동장치)를 붙이고 바깥으로 빼낸 클러치를 통해 힘을 보내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 결과 파워트레인을 위한 공간은 610mm뿐으로, 작은 차에서 넓은 실내공간을 뽑아낼 수 있었다. 모크는 1964년 영국 버밍험에 있는 BMC의 롱브리지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어 1968년 10월까지 만들어졌다. 상업적인 용도의 차로 인정받지 못해 세금을 더 내는 등 영국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BMC는 1966년 시드니에 있는 엔필드 공장으로 시설을 옮겨 1981년까지 모크를 생산했다. 호주에서 만들어진 모크는 현지 사정에 맞게 레저용 차로 바뀌었다. 1983년부터 포르투갈에서 호주판 모크가 생산되었고 1986년부터 89년까지는 영국의 로버가 다시 꾸민 모크가 나왔다. 90년에 모크의 권리는 이태리의 모터사이클 메이커 가지바에 넘어갔고, 91년부터 93년까지 이태리에서 생산되게 된다. 시승차는 가지바가 만든 미니 모크다. 영국과 호주, 포르투갈을 거쳐 이태리로 건너간 모크는 1064년∼1992년 거의 5만 대가 세상으로 굴러 나왔다. 모크는 백야드빌더가 만든 키트카와 달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지만 단순한 구조와 디자인 때문에 많은 레플리카가 만들어졌다. 엔진룸을 감싼 보네트의 굴곡과 펜더의 꺾어짐에서 오리지널 군용차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미니의 아기자기한 맛에 비하면 훨씬 남성다운 곡선을 지니고 있다. 범퍼를 대신해 앞뒤로 두른 스틸 가드가 다부진 인상을 만든다. 가드를 따라가 보니 서브 프레임과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페어 타이어를 뒤에 짊어지고 있는 고풍스러운 모습에서는 영국 클래식카의 향기가 난다. 문짝은 미닫이 방식이다. 원래 모크에는 문짝과 지붕이 없다. 시승차는 1993년에 한정생산된 하드톱이 달린 스페셜 버전. FRP 재질의 샛노란 하드톱은 볼트를 풀고 떼어내는 방식으로 혼자서는 하기 어렵다. 하드톱을 벗겨내는 데 둘이서 2분이 걸렸다. 실내는 겉보기와 다르게 넉넉한 편이다. 작은 차에서 뽑아낸 꽤 넓은 공간에 이내 감탄한다. 앞유리가 멀리 있고 넓은 삼각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시원하다. 회색 인조가죽으로 덮인 시트는 촉감이 좋고 몸에 꼭 맞는다. 벤치타입 뒷좌석을 간편하게 접어 올려 짐칸을 늘릴 수 있다. 시트벨트는 차체를 잡아주는 롤바에 붙어 있다. 계기는 모두 한가운데 몰려있다. 센터 클러스터가 유행인 오늘날의 레이아웃이 멋쩍어진다. 네모난 계기판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속도계 옆으로 수온계와 유압계가 달려있다. 비상깜박이와 전조등을 켜는 푸시버튼은 구식이지만 누르는 느낌이 정확하다. 계기판의 양옆으로 길게 이어진 작은 선반은 쓸모가 많다. 가지바 로고가 새겨져있는 고무몰딩이 덧대어져 있어 수첩이나 휴지를 놓아둬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히터는 애프터마켓에서 구해 달았다고 한다. 가을의 끝에 이른 지금, 에어컨이 없다고 불평할 필요는 없겠다. 엔진 다루기 쉽고 배기음 스포티해 커다란 보디 씌운 카트를 타는 느낌 시승차에 얹힌 4기통 998cc 엔진은 최고출력 39마력을 내는 카뷰레터 방식이다. 사실 기자는 BMC의 A시리즈 엔진을 다뤄본 적이 없어서, ‘최대토크 6.8kg·m를 내는 차라면 성능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동키를 돌려 엔진을 깨우자 이 같은 선입견이 단박에 깨져버렸다. 1X의 작은 심장이 뱉어내는 숨소리가 빳빳하고 거칠다. 대배기량 카뷰레터 엔진의 ‘푸드덕’거리는 소리와는 너무도 딴판이다. 출발을 재촉하는 듯한 소리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발끝에 힘을 주니 당차게 뛰쳐나간다. 카뷰레터 엔진의 거칠고 걸걸한 감각이 한치의 걸러짐 없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클러치 페달은 무겁고 기어변속은 다소 뻑뻑하지만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다. 정직한 반응이다. 적당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앉은 자세와 어울리게 눕혀져 있다. 림의 폭이 얇아 한 손에 쏙 들어오고 기어레버의 위치도 적당하다. 림을 잡았던 손을 잠시 내려 기어레버를 툭 치고 다시 핸들을 잡을 때의 감각이 일품이다.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의 거리도 절묘하다. 적극적인 운전을 부추기는 위치. 다소 웅크린 자세로 손발이 가는 대로 몰아붙이는 맛이 짜릿하다. 짧은 기어레버를 부지런히 옮겨가며 다부지게 몰다보면 모크의 진가가 나온다. 밟는 대로 힘차게 내뻗는 엔진은 다루기가 쉽고 4단 수동기어와 잘 어울린다. 엔진회전수를 몸으로 느껴가며 각 단을 오가는 재미가 근사하다. 2, 3단을 아우르는 구간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기대 이상. 땅바닥과 바로 붙어있는 느낌과 열린 차체가 주는 시원함이 겹쳐지면 마치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시승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섞여있고 블라인드 코너가 많은 와인딩 로드에서 이루어졌다. 의도적으로 차를 비틀어도 노면에 달라붙는 맛은 변함이 없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고 통통 튀는 고무공 같다. 요철을 만나면 충격을 흡수하지 않고 바로 뱉어낸다. 커다란 껍데기를 씌운 카트를 타는 맛이랄까? 승용차의 푹신함에 길들여져 있다면 적응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리겠다. 작고 낮은 차체에다 단단함마저 갖췄으니 본격적인 코너링을 욕심내도 될 듯하다. 하지만 아까부터 줄기차게 따라오던 뒤차에는 눈이 휘둥그레진 어린아이가 타고 있다. 흐뭇한 마음으로 그냥 즐기자. 모크는 그렇게 타야한다. 제원상 최고시속 130km에 대한 미련은 없다. 시승을 마치고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잔뜩 찌푸린 표정의 할아버지를 만났다.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지 어린 손자의 재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차를 세우니 멈칫하며 쳐다보는 할아버지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배어난다. 모크의 힘이다. 모처럼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차, 달리는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차를 만났다. 밟고 떼고 돌리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크에서 진정한 ‘재미’를 느낀다. 시승차 협조: 천장명(클래식카) ☎011-302-1249 미니 모크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3232×1440×1460mm 휠베이스 2035mm 트레드 앞/뒤 1265/1215mm 무게 630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64.58×76.2mm 배기량 998cc 압축비 8.3 최고출력 39마력/4750rpm 최대토크 6.8kg·m/2500rpm 연료공급장치 카뷰레터 연료탱크 크기 39ℓ 트랜스미션 형식 수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647/2.185/1.425 ④/⑤/ⓡ 1.00/ㅡ/3.545 최종감속비 ㅡ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컨버터블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트레일링 암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 앞/뒤 모두 145/70 SR12 성능 최고시속 130km 0→시속 100km 가속 27.9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NISSAN 350Z 날카로우면서 편안한 퓨어 스포.. 2003-11-07
검은 망토의 영웅, 쾌걸 조로는 TV시리즈와 만화 및 영화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조로는 항상 악당을 처단한 뒤 그의 칼로 날카롭게 Z라는 이니셜을 남긴다. 조로를 현대물로 각색한다면 그의 애마로 가장 잘 어울리는 차는 무엇일까? 바로 오늘 만나는 350Z가 그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Z카의 부활을 기치로 등장한 닛산 350Z의 보디 곳곳에 새겨진 Z 이미지가 조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관심은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차들이 있다. 바로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차들이다. 하지만 최근 틈새시장을 노린 차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수입차시장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닛산 350Z도 그런 까닭에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일본 내수용 페어레이디Z는 몇 대 들어왔지만 오른쪽 핸들이고, 왼쪽 핸들 모델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법규상 현지에서 오른쪽 핸들 차를 구입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350Z는 일본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된 다음 다시 국내로 수입되었다. 가까운 길을 놔두고 먼길을 돌아 온 셈이다. 국내에서 오른쪽 핸들을 타면서 겪어야 하는 불편을 상쇄하는 대가다. 갓 300마일도 뛰지 않은, 형식승인을 마치자마자 달려온 2004년형 350Z가 기자의 눈앞에 나타났다. 페어레이디Z의 5세대 모델, 신선한 변화 보디 강성 높이고 타워형 스트럿 바 달아 카리스마 넘치는 스포츠카 중에는 타고 내릴 때 스타일을 구기는(?) 경우가 많다. 좁은 도어와 낮은 시트 때문에 몸을 잔뜩 구부려야 하는데 남 보기에 매우 이상한 포즈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350Z는 적어도 그럴 우려는 없다. 보통의 고급 세단처럼 우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그럼 성능은? 물론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보통의 승용차에서 맛볼 수 없는 파워가 넘치고, 스포츠 주행을 위한 완벽한 자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350Z의 세계로 함께 가보자. 카를로스 곤 체제 이후 닛산은 르네상스로 불릴 만큼 부흥기를 맞고 있다. 2002년 7월에 등장한 닛산 페어레이디Z의 5세대 모델, 곧 350Z는 그러한 닛산의 한 상징이다. 세계에 통용되는 Z의 기호는 오랜 침묵 뒤에 부활을 완수했다. 양산 메이커에게 스포츠카는 영업수지 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명성이 더해진다. Z카는 특히 열렬한 팬들로부터의 기대가 큰 모델이고, 국내에서의 지명도도 꽤 높은 편이다. 350Z의 보디는 쿠페와 컨버터블 두 가지로 나온다. 이전 세대에는 뒷자리를 가지는 2+2 버전도 있었지만 신형은 순수한 2시터만이다. 사진으로 먼저 낯을 익힌 350Z의 실물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페어레이디에 Z 기호가 처음 붙은 1969년 태생의 초대 Z카인 S30(수출명 240Z)의 윈도 그래픽, 89년에 나온 4세대 Z32(300ZX)의 루프 라인 등으로 전통의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결코 복고적이지는 않다. 여기에 앞뒤 오버행이 매우 짧고, 보디 옆면이 훨씬 커지며 펜더부가 강조되었다. 그리고 특징적인 리어 쿼터와 테일 램프가 만드는 뒷모습은 Z카의 디자인 큐나 헤리티지를 남기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차체의 전체 길이×너비×높이는 4천310×1천815×1천315mm로 같은 2시터 스포츠카이며 라이벌인 포르쉐 복스터보다 길이는 10mm 짧고 너비는 35mm 넓다. 2천650mm의 긴 휠베이스가 인상적이다. 인테리어는 대시패널 중앙에 3개의 원형 미터가 240Z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남긴 듯하다. 2인승 공간은 비교적 여유가 있고, 각 계기와 스위치도 잘 배열되어 있다. 센터페시아의 터치형 수납함은 내비게이션을 달 수 있는 자리. 동반석에는 글로브 박스가 없고, 시트 뒤에 크고 작은 3개의 수납함이 있다. 큰 박스는 동반석 등받이를 앞으로 숙여야 하므로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하다. 스포츠카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해치백 타입으로 화물칸은 넓어 보이지만 높이가 낮고 타워형 스트럿 바를 달아 공간활용성은 떨어진다. 대신 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V6 3.5X DOHC 287마력 엔진 얹어 저속 토크 좋고 승차감도 평균 이상 2개의 시트 사이로 두툼한 센터 터널이 가로놓여 운전석의 독립된 느낌이 크다. 버킷타입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고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모든 운전계기가 선 굵은 남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차의 중심에 드라이버가 앉아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감각이 기분 좋다. 스티어링의 응답성이나 네 바퀴의 움직임을 잘 읽을 수 있다. 차체의 무게중심 또한 앞 뒤 50: 50으로 완벽하다. 엔진은 V6 3.5X DOHC로 ‘VQ’형 유닛이다. 최고출력 287마력/6천200rpm과 최대토크 37.0kg·m/4천800rpm을 낸다. 다만 일본에서는 최고출력 제한 때문에 페어레이디Z는 280마력이 된다. 이미 정평을 얻은 이 유닛은 스카이라인이나 르노 벨사티스 등에도 사용된다. 달리기 시작했을 때 엔진은 우선 저속의 토크가 좋다. 팁트로닉을 3단에 놓고 3천rpm 부근에서부터 드로틀을 열면 가속은 강렬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4천rpm부터는 호쾌한 파워가 나온다. 엔진은 경솔하게 회전수를 올리지 않는 듬직함이 있다. 고속에서 약간의 로드 노이즈와 진동이 전해지지만 확실히 보디 강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유럽차 감각이고 스포츠카로서 평균 이상의 승차감을 보여준다. 그리 힘들지 않게 가속이 이루어져 꽤 높은 속도로 달리면 스포츠카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기어박스는 수동 6단과 자동 5단 2종류. 시승차는 매뉴얼 모드를 갖춘 5단 AT로, 각 단이 고정되어 있어 한계회전수에 이르러도 마음대로 시프트 되지 않는다. AT이면서 즉각적인 감각을 가지는 트랜스미션이다. AT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기어 위치가 조금 높은 느낌이다. 기어 레버를 오른쪽으로 젖혀 사용하는 매뉴얼 모드에서 몸에 밀착되는 느낌도 조금 부족하다. 수동 기어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느낌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스피드 핸들링 정확하고 순발력 뛰어나 350Z는 알루미늄 보네트, 카본제 프로펠러 샤프트, 범퍼 소재의 일부 알루미늄화 등의 경량화를 시도하면서 보다 엄격해진 충돌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전 모델보다 100kg 정도 감량한 보디는 정말 빠르다. 자연흡기 엔진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스피드가 올라간다. 무심코 있으면 커브 앞에서 당황하는 속도에 이르기 십상이다. 최고시속은 별 의미가 없다. 언제 어느 순간이고 원하는 만큼의 속도와 순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걸로 끝이다. 도로에서는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 Z카의 컨셉트는 누구나 쉽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인딩 로드를 달려보면 이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운전하기 쉽다고 하는 그 이상의 다이내믹함을 맛볼 수 있다. 퓨어 스포츠카로서 드라이버에게 무엇을 호소해야할 것인지가 명확하다. 핸들링은 샤프한 것은 아니지만 정보를 확실히 전달하면서도 여유가 있다. 그야말로 드라이버는 여유 있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긴다. 보스제 오디오는 그런 여유를 더해준다. 웬만큼 음질에 민감한 오너라도 오디오 튜닝이 필요 없을 만큼 멋진 사운드를 낸다. 특히 등뒤에 대형 스피커가 있어 심장을 쿵쿵 울리는 사운드가 기막히다. 타이어는 앞뒤 다른 사이즈로 앞 225/50 R17, 뒤 235/50 R17을 신었다. 앞 225/45 R18, 뒤 245/45 R18 사이즈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350Z는 날카로운 동력성능을 지녔으면서도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한 350Z는 결코 뒤를 향하지 않았다는데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과거의 영광이나 역사를 과도하게 끌지 않았다. 새로운 닛산을 상징하는 것 같은 매우 적극적인 도전 자세가 당당해 보이는 이유다. 시승협조:Exotic line☎011-1742-9007 닛산 350Z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310×1815×1315mm 휠베이스 2650mm 트레드 앞/뒤 1535/1540mm 무게 1450kg 승차정원 2명 엔진 형식 V6 DOHC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5.5×81.4mm 배기량 3498cc 압축비 10.3 최고출력 287마력/6200rpm 최대토크 37.0kg·m/48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54/2.26/1.47 ④/⑤/ⓡ 1.00/0.83/2.37 최종감속비 3.36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2도어 쿠페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50 R17, 235/50 R17 성능 최고시속 240km 0→시속 100km 가속 6.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Mercedes-Benz SL350 독일에서 날아온.. 2003-10-21
1930년대의 유럽은 평온함 속에 위험한 불씨를 품고 있었다. 33년 독일 정권을 잡은 히틀러의 제3제국은 영토 확장과 게르만 민족을 정점으로 한 새로운 질서 수립이라는 목표 아래 전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과는 별도로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역사에 없던 화려한 꽃을 피웠다. 19세기 말 태어난 자동차는 20세기 초 기술적 바탕을 다지더니 1920~30년대에 이르러서는 부가티와 벤츠, 벤틀리, 들라이예 등 수많은 걸작을 쏟아냈다. 게르만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혈통임을 믿어 의심치 않은 히틀러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하는 한편 자동차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3제국의 후광과 지원을 얻은 벤츠와 아우토우니온은 수퍼차저 등 최신 기술로 무장한 경주차를 선보였다. 이들은 유럽 서키트를 초토화시켰고 그 엄청난 스피드에 놀란 유럽인들은 ‘실버 애로우’(은빛 화살)라는 닉네임을 선사했다. 스포츠 레이싱계의 전설 SL 참혹했던 2차대전이 독일과 일본의 패전으로 막을 내린 뒤 전 유럽은 복구사업에 온 힘을 기울였다. 당시 대부분의 독일 기업들이 그랬듯이 항공기용 엔진 등 수많은 전쟁 무기를 생산한 벤츠는 연합군의 감시 하에서 자동차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벤츠는 ‘실버 애로우’의 부활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벤츠는 1954년 그랑프리, 55년부터는 스포츠카 레이스에 정식으로 복귀했다. SL은 스포츠카 레이싱을 위해 1952년 완성되었다. 튜블러 프레임에 215마력의 직분사 엔진을 얹고 270km의 최고시속을 낸 300SL은 걸윙 도어를 단 매력적인 보디를 뽐내며 세계의 드림카로 자리잡았다. 유로피안 투어링카 챔피언십과 밀레밀리아를 비롯해 수많은 로드 레이스에서 활약한 300SL은 전설의 이름 ‘SL’의 시발점이 되었다. 쿠페와 오픈 로드스터 버전(SLR)이 있었던 초대 SL은 스포츠카보다는 레이싱카에 가까웠다. 하지만 50년의 세월을 지난 SL은 이제 화려한 디자인과 절정의 성능을 보여주는 호화 스포츠 로드스터로 자리잡았다. 서키트를 호령하던 ‘질주본능’에 아쉬움이 남는다고는 해도 이미 서키트는 전문 레이싱카의 무대가 된 지 오래. 오래 역사를 지닌 대부분의 고성능 모델이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1년 프랑프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SL(SL500과 SL55 AMG)은 수많은 이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우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차체는 SLK에서 발전된 신형 바리오루프를 얹음으로써 쿠페-컨버터블의 완벽한 변신이 가능해졌다. 비를 머금은 듯 찌푸린 하늘 아래서 만난 SL350은 차가워 보이는 은색 차체에 뜨거운 열정을 숨기고 있었다. 이런 초호화 스포츠 로드스터는 전 세계를 통틀어 소수의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특권.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시승차는 베이식 버전인 SL350으로 1억5천만 원이 넘는 가격표를 달았다. 완벽하고 정교한 메커니즘의 조화 패밀리룩을 철저하게 따르면서 컴팩트하고도 우아하게 완성된 SL은 톱을 씌웠을 때와 접었을 때 서로 다른 매력을 내뿜는, 완벽하게 균형 잡힌 보디라인을 보여준다. 16초 만에 작동을 끝내는 신형 바리오루프는 그 움직임 자체가 퍼포먼스다. 필러와 리어 윈도, 루프 파트가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트렁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날카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이 무색하게 너무 풍만한 엉덩이는 유일한 옥의 티다. 운전석에 앉자 속도계와 타코미터를 같은 크기로 배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기계식 시계의 문페이즈(월령 표시)처럼 미터 아래쪽을 파고든 파란색 디스플레이가 보석처럼 빛난다. 속도계를 중앙에 놓은 디자인으로는 이런 스포츠 감각을 얻기 힘들다. 타원형 에어벤트, 홀드성이 좋은 시트 디자인 모두 속도에 대한 본능을 부추기는 요소. 구형에서 처음 써 주목을 끌었던 팝업식 롤바는 SL 안전성의 상징으로 승객에게는 든든한 보디가드다. 바리오루프의 완벽한 구조 덕분에 그 아래로 235X(톱을 씌웠을 때는 317X)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운전석 뒤쪽에 수트케이스 자리가 있으니 짐 실을 걱정은 끝. 수트케이스 자리 밑과 도어 아래에도 뚜껑 있는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마음을 가다듬고 엔진을 깨우자 낮은 으르렁거림이 차 전체를 감싼다. 지난해 파리 오토살롱에서 발표된 SL350의 엔진은 벤츠 V6 3밸브 중 가장 배기량이 큰 3.7X다. 24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6단 자동 변속기 ‘시퀸트로닉’을 조합했다. 레버를 좌우로 움직여 변속하는 수동 모드는 다른 벤츠 차와 공통된다. 윗급 SL500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면 SL350은 최상의 달리기 성능을 선사한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 7.2초의 순발력은 rpm 확인을 위해 눈을 타코미터로 옮기기 힘들 만큼 강렬한 가속을 이어나간다. 5천500rpm을 넘어서도 토크 부족을 느낄 수 없고 6단 AT는 재빠르며 동력 손실이 거의 없다. 윗급보다 100kg 가까이 가벼운 몸매도 플러스 요소. 보네트와 트렁크, 도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마그네슘과 복합 소제를 써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인상적인 점은 지붕을 씌우나 접으나 별다르지 않게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과 배기음. 스포츠 주행에 어울리도록 한 의도적인 연출이다. 엉덩이에 전해지는 진동은 액셀 밟은 오른쪽 발을 은근히 자극한다. 도로를 제압하는 절정의 달리기 성능 짧은 휠베이스와 FR 구동계, 안정 지향의 서스펜션 세팅이 조화를 이룬 하체는 절정의 달리기 성능을 보여준다. 포근한 승차감과 숨막히는 가속, 격정적인 코너링이 리드미컬하게 이어지고 귓가를 울리는 배기음이 어우러지며 이 날 시승 코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어떤 차라도 극단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내리막 혹은 오르막 헤어핀에서조차 약간의 타이어 소음을 만들어낼 뿐. 이마저도 주행안정장치의 재빠른 개입에 금세 잊혀지고 만다. 너무 안정적이라 싫다면? 좀더 퓨어 스포츠에 가까운 페라리 360 모데나나 포르쉐 911 GT3으로 눈을 돌리는 수밖에. SL은 스테빌라이저가 없다. 대신 ABC(Active Body Control)라 불리는 전자제어식 댐퍼가 롤링과 피칭 등 불필요한 차체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억눌러 주행성능을 높인다. SL에 얹힌 또 하나의 첨단기술은 바로 SBC(Sensotronic Brake Control). 그 덕분에 코너 직전에서의 급격한 브레이킹은 물론 코너 도중에 감속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시승차가 간판 모델 SL500이 아니라는 점에 아쉬움이 남지만 1억5천만 원이 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로드스터를 몰며 할 투정은 아닌 듯 싶다. 아니, 액셀을 밟는 순간 아쉬움이 이미 날아가고 없었다. 반응 좋은 3.7X 엔진은 갈증을 느끼기 힘들 만큼 꾸준한 토크를 제공하고 뛰어난 서스펜션 세팅과 ABC, ESP의 조화가 스피드에 대한 욕망을 집요하게 부추긴다. 이처럼 흥분에 사로잡힌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어떤 코스도 완벽하게 요리해내는 것이 바로 SL의 매력. 뛰어난 자동차를 통해 게르만의 우수성을 입증하겠다던 히틀러의 야망이 은빛 벤츠 SL을 통해 실현되고 있었다. 시승 협조: 메르체데스 벤츠 코리아 ☎ (02)2112-2500
볼보 뉴 S80 T6 새시대를 상징하는 수퍼 세단 .. 2003-10-15
정말로 오랜만에 볼보를 타볼 기회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시승해 본 차종이 80년대에 나왔던 760시리즈였으니 말이다. 그때와 오늘날의 볼보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집스럽게 지켜오던 벽돌장같이 모난 4각형 스타일이 이젠 아주 멋진 생동감 넘치는 유선형으로 변했다. 한마디로 감개무량하다고나 할까? 볼보는 1926년, 아사 가브리엘슨과 구스타브 라슨에 의하여 창업되었다. 그런데 볼보라는 회사 이름은 그 이전에 스웨덴의 볼 베어링 회사가 이미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이 회사의 재정적인 뒷받침을 얻어 만든 것이었기에 그대로 볼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이 볼보는 라틴어의 돈다는 뜻인 ‘volvere’에서 따왔으며, 자동차 바퀴도 돌아야만 달릴 수 있는 것이니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다. 보수적인 색채 버리고 화려하게 변신 넓은 차체와 넉넉한 엔진출력 돋보여 자동차생산은 1927년 4월에 시작되어 그 첫 작품은 야콥이라 부르던 OV4였고, 4기통 2.0X 엔진으로 최고시속을 60km까지 냈다. 1920년대의 차체는 딴 나라의 자동차모양과 비슷한 4각형이고 30년대에 들어서면서 앞 그릴과 창문이 바람의 저항을 막기 위해 뒤로 기울여졌고 차 뒷면도 곡선을 그리며 내려갔지만 그릴은 여전히 세워져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드디어 앞 그릴이 옆으로 길게 뻗으며 차 전체가 유선형 모습을 지니게 된다. 그 이후 나온 PV544는 아마존이라고도 불렸는데 아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차가 볼보의 지위를 확고히 했고 1960년대에 이르러 144 및 164 모델이 나오면서 다시 앞 그릴은 두 개의 큰 타원으로 갈라진다. 74년에 240 모델이 나오면서 그릴은 볼보 특유의 긴 4각형 위를 대각선으로 한 줄이 이어지는 스타일로 확립되었다. 이 모델은 프랑스 르노와의 합작품이었다. 1975년 볼보는 네덜란드의 자동차회사인 DAF를 손에 넣는다. 재무구조가 든든해지면서 1982년 2월에는 6기통 엔진 760과 4기통 엔진을 쓰는 740을 출시한다. 이 모델이야말로 볼보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스웨덴차로서 전세계의 볼보 애호가를 꽉 붙잡아 놓았다. 보수적인 네모난 차체와 검소한 실내장치, 그러나 얄팍한 유행 따위에는 한눈을 팔지 않는 디자인 자세는 보수적인 중년층 이상의 사장족과 가족들에게 대환영을 받았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인 60년대의 볼보 광고에 ‘스웨덴 도로 중의 80%가 비포장도로인데, 10년 이상 그 도로를 달려도 끄떡없는 진동에 강한 차’라고 강조되어 있던 것이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차체가 얼마나 견고하게 만들어졌는지 직접 보라는 듯이, 10여 대의 볼보차를 차례로 쌓아올려 놓은 80년대의 홍보사진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볼보는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60년대에 선보인 스포츠카 P1800모델은 내가 미국에서 가장 갖고 싶었던 차이기도 했다. 페라리의 앞 그릴 같은 타원형으로 벌린 입과 옆으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크롬 선들은 이 차의 속도감 넘치는 스타일을 돋보이게 해줬다. 오늘날 P1800이 도로를 달려도 멋진 현대감각에 아주 걸맞은 모습이어서 그 당시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볼보도 유행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90년대의 과도기에 볼보는 포드 산하에 들어갔고 스타일과 기술면에서 화려한 변신을 한다. 그것이 집약되어 2004년형 뉴 볼보 S80이 탄생했다. 지금부터 약 10년 전까지 우리 국민들은 수입차를 타는 사람을 비애국자인양 차가운 시선으로 보았고, 국세청은 외제차를 굴리는 사람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감시대상으로 삼기까지 했다. 성능 좋은 차를 타고 싶으나 남들의 눈을 의식했던 이때 구태의연해 보이는 사각형의 볼보와 싸구려 중고차 같은 인상을 줬던 아우디는 도로를 달려도 그리 탁 튀지 않아서 일부 애호가들의 선호를 받았던 역사를 우리들은 기억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고 외제차들이 도로를 활보하고 있으며, 따라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볼보도 아우디도 이제는 획기적인 변신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은색으로 단장한 화려하고도 단정한 모습의 2004년형 볼보 뉴 S80을 보자마자,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란 “으와, 멋지다!”라는 탄성뿐이었다. 이 모델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벤츠 E320은 매끈한 스타일이지만 차의 왕자다운 볼품이 없어지고, BMW 530도 돈 많은 젊은이를 너무 의식한 디자인이어서 스포티하지만 힘이 넘쳐서 우아한 맛이 없다. 이 양자의 좋은 특징만을 모두 뽑아낸 차가 볼보 뉴 S80이다. 가격면에서도 이들보다 300∼500만 원 더 비싸다. 그렇지만 볼보의 최고작품인데다 확실히 차 자체의 안팎에 그만큼의 돈 차이보다 더 큰 장비와 정성이 가미되어 있다는 것을 뉴 S80 옆에 서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우선 차의 크기부터 다르다. 벤츠 E320은 길이×너비×높이가 4천818×1천822 1천452mm인데 BMW도 비슷한 4천805×1천800×1천445mm이다. 그런데 볼보 뉴 S80은 4천830×1천835×1천450mm이니 차 모습에 넉넉함이 보인다. 배기량은 벤츠 E320과 BMW 530이 3.2X, 3.0X이고 볼보 S80은 3.0X로 비등하지만 엔진출력이 다르다. 벤츠는 224마력이고 BMW는 193마력인데 비해 S80은 272마력이니 무려 50∼80마력 차이가 난다. 이것만으로도 볼보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한국에 시속 250km로 달릴 만한 도로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저력을 가진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기분만으로도 상당한 우월감을 느낄 수가 있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차를 굴리기 시작할 때의 감각이 일품이다. 운전대를 잡은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방음장치와 함께 그냥 소리 없이 나를 떠받쳐 모시는 기분이다. 게다가 좌석 두께도 상당히 두터워져 유럽차를 굴릴 때,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면 엉덩이에 느껴지는 진동도 이 볼보에서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더욱이 볼보의 최상급 차답게 스티어링 휠과 도어 옆에 달린 창문 전동개폐장치와 콘솔을 끼고 장식된 호두나무 색깔이 아주 짙은 갈색이어서 장식효과뿐만 아니라 아주 고급차라는 인상을 준다. 매끈한 스타일과 엔진이 조화 이루고 소리없이 떠가는 듯한 승차감이 일품 이 차의 고마운 특징은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눈앞의 계기판 디자인에서부터 시작된다. 크고 밝게 밝힌 원형 속도계와 타코미터의 둘레를 넓은 밴드로 둘렀다는 점이 돋보인다. 딴 차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붉은 바늘이 아주 선명하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우주선을 조종하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콘솔 중앙에 잘 정돈되어 장치된 편의시설 가운데서 실내온도를 좌석 좌우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다. 앞창 유리 밑을 길게 뻗은 패널 한 가운데에 낯선 것이 하나 박혀 있는데, 스위치를 누르니 점잖게 내비게이션 스크린이 위로 튀어 오른다. 이것은 TV겸용으로 차가 정지하고 있을 때만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길잡이 지도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하여 방영되면서 운전자를 편히 모신다. 내장되어 있는 지도 속의 교통정보는 1주일 전의 시설물 내용까지 담은 것으로 자유로를 통하여 시승장으로 달리는 동안 최근에 새로 장치된 속도감시 카메라의 위치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카메라 500m 앞까지 접근하자 “앞에 카메라가 있으니 속도를 줄이십시오” 하고 예쁜 여자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나는 아주 촌놈같이 탄복했다. 주요 시가지는 입체적으로 건물과 시설물이 세워져 있는 화면으로 비춰주니 너무나도 편리하다. 이 차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가 서스펜션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앞서 지적한대로 완전방음장치가 되어 있어서 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가운데, 두터운 좌석이 탄탄하게 밑을 받쳐준다(미국차의 좌석은 엉덩이가 빠지는데). 게다가 서스펜션이 안락하고 편안해서, 어떤 상태의 노면을 지나가도 요동 없이 그대로 승차감을 유지해주었다. 다시 말해 운전자와 동승자가 함께 이 차를 타고 있는 기분은 마치 가정에서 소파에 앉은 그대로 이동하는 느낌이란 말이다. 진동 적고 접지감각 뛰어나 불안감 없어 제논 헤드램프와 충격흡수장치도 돋보여 동행한 기자가 나한테 “이 차의 인상을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면……?”하고 질문하길래, 나는 서슴지 않고 “우수한 서스펜션이 받쳐주는 최고의 승차감”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차를 모는데 최고시속 200km, 250km 하는 것은 한국도로에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순항속도로 달릴 때, 차에 탄 사람에게 주는 쾌적한 승차감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차를 굴릴 때의 가속감각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추월할 때, 가능한 속도를 빨리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차는 0→시속 100km를 7.2초로 가속한다. 이 숫자는 스포츠카 수준이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밟아 보니 저력 있는 엔진이 그리 큰소리도 내지 않고 원하는 속도를 즉시 뽑아내준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도 좋다. 고속으로 달릴 때나 저속으로 달릴 때나 휠의 파워 배분이 일정하여 제아무리 초보자라 해도 불안한 감을 받지 않을 것이다. 직진성도 그렇고 타이어의 접지감각도 아주 적절하다. 진동에 강한 차라고 볼보의 특징을 이야기했지만 큰 장애물이나 요철구간을 지날 때도 차의 모든 부분에서 건들거리는 잡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볼보의 생명은 또 하나, 딴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최고로 견고한 차체구조다. 견고함은 곧 충돌사고 때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구석구석 차 앞면의 범퍼에서 시작하여 엔진 뚜껑, 루프, 도어, 차체의 바닥 그리고 뒤 범퍼에 이르기까지 12개 장소에 보강장치가 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앞좌석에는 차가 뒤로부터 추돌 당했을 때, 운전자의 목이 다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른바 WHIP (Whiplash Protection System)이라는 장치가 마련되어, 등받이가 충격을 크게 흡수해준다. 그리고 충돌사고의 25%는 측면에서 이뤄지는데, 여기에 SIPS(Side-Impact Protection System)라고 부르는 보강된 강판에다가 커튼식 사이드 에어백이 내장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앞면의 운전대와 조수대에는 큰 에어백이 당연히 마련되어 있다. 안전운전을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야간 운전 때 길 앞을 비춰주는 헤드라이트일 것이다. 90년대의 볼보는 헤드라이트가 가운데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비슷한 크기의 길고 납작한 4각형 유리판 속에 내장되어 있었다. 그런데 새로 나온 이 모델의 라이트는 멋있는 곡선을 그리며 구부러진 유리판 속에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방향지시등과 함께 들어있다. 보기만 해도 다이내믹한데 앞길을 로빔과 하이빔으로 도로의 조건에 상관없이 고르게 비쳐준다. 그리고 그라운드 라이트가 내장된 사이드미러와 함께 접근 또는 주차 때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기 때문에 캄캄한 밤에 차에서 나올 때 발을 헛디딜 위험이 없다. 이 장치는 특히 노약자에게 크게 도움될 것이다. 이밖에 자동차의 보안을 위해서 도어, 후드 및 트렁크에 감지기가 달려 있어 누군가가 차에 접근하면 경보가 울린다. 운전할 때나 정차하고 있을 때 비상사태가 일어나 구원을 요청해야 할 때 이 차 리모컨의 패닉(panic)버튼을 누르면 경보음이 발생한다. 정차하고 있을 때 괴한이 습격해오면 이것으로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다. 부녀자에게는 아주 소중한 장치가 되겠다. 요사이 건강문제도 하나의 화제인데, 지면의 오존은 인간에게 해롭다. 차의 에어컨을 돌려 실내 냉방을 하려고 할 때 볼보는 라디에이터에 프렘에어(PremAir)로 특수 코팅한 것이 있어 차 안으로 들어오는 오존의 75%를 신선한 산소로 변환시켜 준다. 이 차는 미끄러운 커브길과 산길을 달릴 때, 물론 ABS도 갖추고 있지만 여기에다가 스핀방지와 미끄럼방지 시스템(STC와 DSTC) 등도 마련되어 있어 바퀴를 도로 위에 ‘꽉’ 붙잡아 준다. 돈 값 이상의 기능을 듬뿍 담고 있는 볼보 뉴 S80이지만 나는 이 차의 절묘한 스타일에 오히려 박수를 한 번 더 보내고 싶다. 볼보 뉴 S8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30×1835×1450mm 휠베이스 2790mm 트레드 앞/뒤 1580/1560mm 무게 167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6기통 트윈터보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1.0×90.0mm 배기량 2922cc 압축비 8.5 최고출력 272마력/5400rpm 최대토크 38.8kg·m/1800~50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920/1.570/1.000 ④/⑤/ⓡ 0.700/ㅡ/2.380 최종감속비 3.2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50 R17 성능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7.2초 시가지 주행연비 8.5km/ℓ 값 8,470만 원
로버 ROVER75 고풍스런 색채 짙은 진짜 영국차.. 2003-10-15
영국 자동차 메이커로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로버와 랜드로버, MG, 재규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메이커는 80∼90년대 치열한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모두 해외에 팔렸다. 그래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에는 진짜 영국 메이커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들 가운데 영국의 품안에 들어온 메이커가 있으니 바로 로버와 MG다. BMW의 기술과 자본으로 98년에 데뷔 크롬장식 많이 써 고급차 분위기 물씬 사실 로버처럼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닌 메이커도 그리 많지 않다. 1800년대 말 자전거회사로 출발한 로버는 1904년 처음 자동차분야에 뛰어들어 대중차를 주로 만들었고 50년대부터 고급차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로버는 67년 트럭 메이커인 레일랜드에 인수되었고 이후 여러 번 회사의 주인이 바뀌다가 94년 급기야 독일 메이커인 BMW에 팔렸다. 제정상태가 나빠진 로버를 사들인 BMW는 로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4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로버가 99년 여전히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자, BMW는 랜드로버를 따로 떼어내 포드에 팔고 2000년에는 미니를 제외한 로버를 영국 벤처캐피탈회사인 피닉스 컨소시엄에 넘겼다. 로버의 생산설비와 MG의 브랜드 사용권을 사들인 피닉스 컨소시엄은 곧바로 회사 이름을 MG 로버로 바꾸고 일반 승용차는 로버, 로버의 고성능 모델은 MG의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MG 로버는 영국에 기반을 둔 하나뿐인 영국 메이커로 남아, 현재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모델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로버 75는 BMW가 로버를 인수한 뒤 당시 로버의 기함이던 800의 후속모델로 개발한 차다. 로버 800은 88년 혼다와 기술제휴해 선보인 로버의 기함으로, 최고급 모델에는 혼다의 V6 엔진을 얹었다. 엄청난 자금과 BMW의 기술이 동원된 로버의 새로운 기함 75는 BMW가 로버를 인수한 지 4년 뒤인 98년 10월 영국 버밍엄의 브리티시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당시 BMW가 야심만만하게 선보인 로버 75는 고전적인 스타일에 BMW의 신기술을 듬뿍 담고 있었다.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결과 구형 BMW 5시리즈보다 섀시 강성이 두 배나 강해졌을 정도다. 엔진은 1.8X DOHC(120마력), V6 2.0X DOHC(150마력), V6 2.5X DOHC(177마력) 휘발유와 2.0X 115마력 커먼레일 디젤을 얹고 트랜스미션은 수동 5단과 자동 5단 두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V6 2.5X 엔진을 얹은 로버 75의 최고급 모델을 한국에서 만났다. 지난 2001년 국내의 한 병행수입업체가 로버 75를 수입한 적이 있는데, 그때 들어온 두 대 가운데 하나다. 로버 75의 첫인상은 사납다. 보네트 라인이 둥근 헤드램프 위쪽을 싹둑 잘라버리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찌푸린 듯한 얼굴은 이미 25와 45까지 함께 쓰는 로버의 패밀리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로버 75의 인상은 25, 45보다 더 매섭다. 얼굴은 차갑지만 복고 디자인에 컨셉트를 맞춰 개발한 로버 75의 스타일은 상당히 부드럽고 고풍스럽다. 특히 로버 75는 ‘고급차=크롬을 많이 쓴 차’란 등식을 가장 잘 실천한 모범생이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뒤 범퍼, 윈도 주변은 물론이고 웨이스트라인과 로커패널, 도어 손잡이, 트렁크리드의 번호판 주변에도 크롬몰딩을 둘러놓았다. 심지어는 사이드 미러 커버까지 헌병들의 헬멧처럼 반짝거리는 크롬으로 뒤덮여 있다. 국산차 가운데 현대 뉴 그랜저 XG도 크롬 장식에 관해서라면 결코 뒤지지 않는데, 로버 75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테일램프 모양은 언뜻 보면 2004년형 뉴 그랜저 XG와 비슷하지만 트렁크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보디라인은 재규어를 닮았다. 영국의 설룬을 연상시킬 만큼 고급스러운 실내에서는 재규어 뉴 S타입과 닯은 센터 페시아를 비롯한 대시보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98년 브리티시 모터쇼에서 로버 75와 함께 선보였을 당시 S타입의 대시보드 디자인은 로버 75와 분명 달랐다. 그러나 지난해 초에 나온 뉴 S타입의 대시보드는 로버 75와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뉴 S타입이 로버 75를 표절한 것일까? 표절 시비를 운운하기 전에, 먼저 로버 75의 실내를 구석구석 살펴보자. 대시보드 윤곽이나 도어 트림 디자인 등에서 오히려 구형 재규어 XJ시리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로버 75와 재규어 S타입의 비슷한 인테리어는 ‘영국풍’이란 한 단어로 묶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진짜 나무로 만든 우드그레인을 두른 부드러운 곡선 모양의 대시보드는 분명 재규어 뉴 S타입의 그것과 닮았다. 고급 설룬답게 고풍스런 실내 돋보여 성능 뒷받침되는 진짜 영국차의 매력 차체 크기는 현대 뉴 EF 쏘나타와 비슷하지만 실내 크기는 쏘나타보다 조금 작은 듯하다. 그러나 도어트림과 앞좌석 뒷부분을 한눈에 봐도 움푹 들어갔을 정도로 파놓아 실제 공간은 그리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버 75의 헤드램프와 사이드 미러에서 본 타원형 모양이 실내 곳곳에 쓰인 것이 이채롭다. 송풍구와 계기판, 센터 페시아의 각종 스위치, 도어 핸들, 선바이저 안의 화장거울이나 스티어링 휠에 달린 클랙슨 스위치, 실내등이 모두 타원이다. 누가 보더라도 실내 디자인의 주제가 ‘타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크롬장식 또한 계기판이나 각종 스위치 부근, 도어 손잡이 등에 어김없이 쓰였다. 예전에 기아가 크레도스와 카니발에 얹기 위한 V6 엔진을 개발할 때 로버와 손잡았던 일이 있다. 당시 혼다 엔진을 쓰던 로버는 자체 기술로 V6 엔진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고 기아 역시 V6 엔진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이때 함께 개발한 V6 2.5X DOHC 엔진을 로버는 기함인 75에 얹었고 기아는 카니발에 얹었다. 한편 이 엔진은 랜드로버 프리랜더 2.5에도 얹힌다. 아이들링 때의 엔진은 무척 부드럽고, 차체 곳곳에 덧댄 두툼한 흡음재 덕분에 실내 정숙성은 아주 만족스럽다. 액셀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꽤 무거운 편. 최고출력 177마력/6천500rpm, 최대토크 24.4kg·m/4천rpm의 성능을 내는 로버 75의 엔진은 초기 가속력이 조금 약하지만 rpm을 올리면 곧 진득한 힘을 내기 시작한다. 하체에서 받는 느낌은 탄탄하다. 개발 당시 로버 75의 섀시 강성은 이전 모델인 로버 600보다 2.5배나 강했다. 고장력 강판의 사용률도 40%가 넘는다. 앞 스트럿, 뒤는 ‘Z액슬’이라 불리는 BMW의 멀티링크를 개량해 얹은 서스펜션 덕분에 웬만한 코너링에서도 앞바퀴굴림 방식의 로버 75는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주행감각은 독일차와 비교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지만 TCS의 세팅이 민감해 운전에 개입하는 빈도수가 많은 것이 조금 거슬린다. 시승차의 오너가 동승한 탓에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키트에서 가다듬은 로버 75의 동력성능을 마음껏 테스트해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어쩌면 부드러운 V6 2.5X 엔진을 얹은 로버 75를 과격하게 테스트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지 모른다. 로버의 모든 차들은 MG브랜드로 고성능 버전이 따로 나오기 때문이다. 로버 75를 바탕으로 1.8X 터보 160마력부터 V6 2.5X 190마력 엔진을 얹은 MG ZT가 나오고, 이것도 모자라 V8 4.6X 500마력 엔진을 얹은 MG ZT X파워 500까지 있다. MG ZT X파워 500은 최고시속 306km, 0→시속 60마일(약 97km) 가속 4.5초의 수퍼카급 성능을 낸다. 이 같은 고성능 버전의 토대가 된 로버 75의 기본기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MG 로버는 현재 고성능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영국의 유일한 자동차 메이커인 MG 로버에서 생산하는 로버 75는 분명 영국차가 아니면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 또한 로버 75는 좋든 싫든 독일 메이커의 탄탄한 기술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진짜 영국차의 체취와 독일차에 버금가는 성능. 이쯤 되면 로버 75의 매력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로버 75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50×1780×1425mm 휠베이스 2745mm 트레드 앞/뒤 1505/1505mm 무게 144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0.0×82.8mm 배기량 2497cc 압축비 10.5 최고출력 177마력/6500rpm 최대토크 24.4kg·m/40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6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470/1.950/1.250 ④/⑤/ⓡ 0.850/0.690/2.700 최종감속비 3.89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05/65 R15 성능 최고시속 215km 0→시속 100km 가속 9.5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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