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포르쉐 카이엔 터보 현대인이 추구하는 가치 반영한 .. 2003-12-10
올해 초 국내 판매를 시작한 포르쉐 카이엔은 어느새 포르쉐의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포르쉐의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 내부에서 “카이엔 때문에 911과 복스터가 잘 팔리지 않는다”고 볼멘 소리를 할 정도. 도대체 어떤 이유로 ‘열정적인 드라이빙 머신’ 포르쉐를 선택하면서도 911과 복스터를 제쳐두고 SUV인 카이엔에 마음을 주는 것일까? 물론 카이엔을 단순히 ‘SUV’란 말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포르쉐는 지난 74년 911에 처음 터보 엔진을 얹은 뒤 90년 911 카레라4에 4WD 시스템을 쓰기 시작했다(물론 경주차나 한정생산 모델에는 좀더 일찍부터 썼다). 즉 카이엔 터보의 3가지 장기(터보, 4WD, SUV) 가운데 두 가지 메커니즘(터보와 4WD)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카이엔 S의 V8 4.5X 340마력 엔진에 트윈터보를 달아 최고출력 450마력을 내는 카이엔 터보는 S와 분명 성격이 다른 차다. 높아진 출력은 고스란히 온로드에서 고성능을 즐기는 데 쓰인다. 제원표의 수치만 놓고 보면 카이엔 터보의 최고출력(450마력)은 엔트리 수퍼카로 분류되는 911 터보(420마력)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스포츠카에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차체와 높은 무게중심, 불리한 공기역학 특성으로 인해 실제 성능은 수평대향 6기통 3.4X DOHC 320마력 엔진을 얹은 포르쉐 911 카레라와 비슷하다. 시승차를 타고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기 전, 신호대기 후 출발할 때부터 터보의 위력을 맛볼 수 있었다. 시내를 빠져나갈 무렵 체득한 한 가지 팁. 액셀 페달을 너무 깊게 밟아서(킥다운) 기어를 두 단 이상 내리지 말 것. 기어를 한 단만 내려도 따라올 차가 없을 만큼 충분히 가속할 수 있어서다. 만약 두 단을 내리면 트렁크에 실은 짐은 엉망이 되고 운전자 역시 가속 리듬을 타지 못하고 곧바로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야 한다. ‘내 맘대로 되는 게 있지’라는 말은 바로 이때 써야 하지 않을까. 카이엔 터보의 참 매력은 고속도로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SUV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카이엔 터보는 기자의 속도감각과 가속감각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렸다. 비슷한 성능을 내는 복스터S나 911 카레라와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이 차들은 복서 엔진이 만들어내는 엔진음과 배기음, 탄탄한 서스펜션에서 오는 긴장감이 있지만 카이엔 터보는 추월하는 차가 순식간에 사이드 미러에서 콩알만해질 만큼 가속하더라도 지나칠 정도로 편안하다. 나지막하게 울부짖는 V8 4.5X 트윈터보 엔진음과 배기음, 어느 것 하나 과장된 제스처를 취하지 않는다. 속도를 높이면서 꾸준하게 증가하는 바람소리가 신경 쓰일 정도. 많은 차들 틈바구니에서 잠깐 내본 최고시속은 230km. 속도에 따라 에어 서스펜션이 차고를 2단계로 낮추지만 앞을 가로막는 차들에 신경 쓰느라 느낄 겨를이 없다. 타코미터가 계기판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한 911, 복스터와 달리 카이엔 터보의 타코미터는 속도계 옆 평범한 자리(왼쪽)에 달려 있다. 따라서 스티어링 휠의 림에 가려 보이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레드존에 가깝게 rpm을 올려 변속하더라도 팁트로닉 스위치를 작동시킬 타이밍을 놓칠 염려가 없다. 계기판 가운데 자리한 정보패널에 큼지막한 디지털로 속도가 표시되는데, 6단 팁트로닉 AT의 기어별 최고시속이 묘하게 50km 단위로 끊어지기 때문이다. 즉 1단으로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은 55km, 2단 100km, 3단 151km, 4단 204km, 5~6단 250km 이상이다. 따라서 디지털 속도계에 나타나는 숫자를 기준으로 팁트로닉 스위치를 조작하면 변속 타이밍을 놓쳐 저절로 변속되는 불쾌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레이스를 통해 다듬어진 포르쉐의 브레이크 성능을 칭찬하는 것은 진부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저속(시속 50~100km)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시속 150~200km 혹은 그 이상의 속도에서 2.3톤이 넘는 거구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움켜잡는 브레이크 성능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제동력이 뒷받침되는 달리기 성능은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PSM 개입 없이도 끈끈한 접지력 자랑 노면상태 가리지 않는 고성능 스포츠카 서킷에 들어서면 카이엔 터보의 또 다른 장기가 빛을 발한다. 카이엔 터보의 앞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 뒤 서스펜션은 급가속할 때의 하중과 적재함의 무게를 지탱해낼 수 있도록 고안된 멀티 링크다. 웬만한 코너에서는 포르쉐의 주행안정장치(PSM, Porsche Stability Management)가 작동하지 않는다. 운전 재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PSM이 개입하는 정도를 최소화했기 때문. PSM을 끈 상태로 급코너링에 도전하더라도 어지간해서는 자세의 변화가 없지만 조금 무리를 하게 되면 언더스티어가 일어난다(마른 노면, 약간 미끄러운 상태). 급 코너를 이리저리 공략하며 rpm을 레드존 가까이 쓰다보면 이따금 기어단수가 스스로 올라가거나 반대로 단수를 낮추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약간의 오버 rpm도 허용하지 않는 세팅이 조금 아쉽지만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귀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시간이 충분치 않아 제대로 된 오프로드를 달릴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했더라도 아마 오프로드를 찾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카이엔 S나 얼마 전에 더해진 V6 3.2X 247마력 엔진을 얹은 카이엔을 타고 있었다면 주저하지 않고 오프로드로 달려갔을 것이다. 카이엔 터보는 온로드에서 최고의 가치를 발휘하는 차다. 그저 ‘마음만 먹으면 오프로드도 달릴 수 있다(물론 평균치 이상으로 잘 달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오히려 오프로드보다 평상시에 만나는 거친 노면-예를 들어 규정치보다 높은 과속방지턱이나 자갈밭-을 걱정할 필요 없는 스포츠카란 생각이 든다. 이 정도 고성능을 내면서 노면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스포츠카는 정말 흔치 않다. 그러나 스위치를 누른 후 답답할 만큼 오래 기다려야 하는 에어 서스펜션의 높낮이 조절 기능은 꼭 지적하고 싶다. 카이엔 터보는 분명 포르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폭발적인 가속력과 끈끈한 접지력, 믿음직한 핸들링 성능을 모두 갖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일가족 5명이 함께 수퍼카에 버금가는 통쾌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함께 탄 가족이 가만있을 리 없겠지만). 또한 골프백 3개가 들어가니 4개가 들어가니 아옹다옹 트렁크 크기를 다투는 대형차들을 마음껏 비웃을 수 있다. 오프로드에 불리한 온로드용 타이어를 신었지만 필요하다면 웬만한 오프로드를 너끈히 달릴 수 있다. 이쯤 되면 카이엔 터보는 그야말로 만능 스포츠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편안함에 익숙한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제대로 된 성능을 즐길 수 있는 ‘21세기형 포르쉐’. 이것이 바로 기자가 시승을 끝낸 후 결론지은 카이엔 터보의 성격이다. 카이엔 터보야말로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포르쉐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차다. 시승 협조: 한성자동차 ☎(02)546-3421 포르쉐 카이엔 터보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86×1928×1699mm 휠베이스 2855mm 트레드 앞/뒤 1647/1662mm 무게 235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트윈터보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3.0×83.0mm 배기량 4511cc 압축비 9.5 최고출력 450마력/6000rpm 최대토크 63.2kg·m/2250~475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10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팁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4.150/2.370/1.560 ④/⑤/ⓡ 1.160/0.860/0.690/3.390 최종감속비 3.7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75/45 ZR18 성능 최고시속 266km 0→시속 100km 가속 5.6초 시가지 주행연비 6.0km/ℓ 값 17,160만 원
허머 H2 탱크같이 우람하나 표범같이 날렵한 .. 2003-12-15
12월은 에 실린 나의 시승기가 200회째가 되는 달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연재될 수가 있었던 것은 첫째로 독자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둘째로는 이 꾸준히 나를 격려해 주었고, 아울러 나의 글에 대한 각계각층의 혹평에도 굽히지 않고 계속 실어준 인내와 용기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독자와 자동차생활사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지금 나의 감회는 “용케 살아 남았구나”라는 기분뿐이다. 사실 말이 200회지, 연재한 햇수로 따지자면 17년이다. 이렇게 장기간 시승기를 계속 실은 것은 전세계의 어느 자동차 잡지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고 보니 이런 기회를 준 잡지 을 나는 평생동안 머리위로 떠받쳐 갖고 다녀야만 할 것 같다. 나의 서재엔 200회의 시승기를 담은 200권이 진열되어 그 높이가 내 키의 3배나 되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나의 금자탑같이 보인다. 이 속에는 여러 가지 잊지 못할 추억도 많이 엮어져 있다. 최초의 대우 르망 시승기가 실린 때인 1987년 초에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초창기를 벗어날 무렵이어서 잡지도 얄팍했으나 점차로 무게를 더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시승기도 활기를 띠게 되었다. 200회 기념 꽃다발과 함께 나타난 H2 AM제너럴이 미 육군 작전용 차로 개발 현대의 첫 세대 그랜저 시승 때는 시속 157km를 낼 무렵에 차가 몹시 진동한다고 썼다가 잡지사가 혼이 났고, 대우 프린스가 언덕길을 못 올라간다고 썼다가 잡지사는 한번 더 큰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F1 그랑프리와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처음 소개했을 때와 모스크바 원정 기사는 히트를 쳤다. 50회 때 대우 티코를 선물 받았고,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을 현지에서 타고 왔다. 또한 롤즈로이스를 파리에서 취재하고 북유럽에서 사브로 800km의 눈길을 달렸는가 하면, 1990년대 수퍼카 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맥라렌 F1을 시승한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덕분에 세계적인 카로체리아인 이태리의 피닌파리나를 찾고 누치오 베르토네, 조르제토 쥬지아로와 친분을 맺을 수 있었다. 또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잡지인 일본 (CG)에 현재까지 3∼4개월에 한번씩 권두사를 쓰는 인연을 갖게 된 것도 고맙게 여기고 있다. 그렇다보니 나는 원래가 천문학으로 밥을 먹는 사람인데, 자동차에 관련된 일도 나의 반(半)전문직 같이 되어 SBS와 교통방송국의 단골 해설자가 되었고, 이 나라에 최초로 만든 자동차경기연맹의 회장직도 역임하는 영광을 누렸다. 200회라는 시승기를 기록하게 되어 흥분한 나머지 이렇게 길게 과거사를 늘어놓았지만, 이 모두가 자동차생활사의 고마운 배려로 이뤄진 것이니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0회 시승날, 자동차생활사는 이를 기념한다고 30송이의 붉은 장미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나에게 보내주었다.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꽃다발과 함께 200회 시승길에 올랐다. 200회째 시승을 위해 에서는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다. 일본의 CG사로부터 나한테 전화연락이 오기를 “조박사의 시승용으로 최신식 페라리를 마련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시일이 너무 촉박하여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부탁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고생 끝에 마련한 차는 그동안 한번도 타보지 못했던 허머(Hummer) H2였다. 허머는 AM제너럴이 미국 육군의 작전용 차로 개발하여 1992년부터 이 이름을 사용해 왔다. 99년에는 GM 자회사에 편입되면서 양산체제로 돌입했다. 유명한 H1이 민간인용으로도 제공되어 우람하고 공격적인 차 크기와 생김새로 많은 젊은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본의 CG 잡지사가 매년 개최하는 자동차애호가들을 위한 연례행사 ‘CG 데이’에 참가해보면 으레 국방색으로 칠한 엄청나게 큰 허머가 한두 대는 전시되어 있다. 그 차 주인이 “구하기도 힘이 들지만 미국에서 갖고 오기도 힘이 들고 너비가 너무 넓어서(2.2m나 된다) 일본 도로에서는 참으로 굴리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그래도 나는 이 차를 타고 다니면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자랑삼아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 H1보다 크기 줄이고 군용차 냄새 없애 우람하지만 운전석에서 다루기는 쉬워 허머가 미군 군용차로 제1, 제2 중동전쟁 때 ‘사막의 폭풍작전’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한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TV 화면을 통해 몇 번이나 미군 병사들을 태우고 활약하는 모습을 우리들도 보았다. 그래서인지 이 새 모델 H2는 2003년에 시판되자마자 6개월도 안되어 1만9천 대가 팔렸다. 신형 H2가 이렇게 인기인 것은 ‘전쟁터의 영웅’이기도 하지만 H1보다는 좀더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허머 H1은 정말로 한 차선을 꽉 채울 만큼 너비가 2천197mm나 되는데, 이것은 사이드 미러가 달리지 않은 너비다. 그런데 H2는 사이드 미러까지 합쳐도 2천63mm밖에 되지 않으니 70mm나 짧아진 셈이고, 휠베이스도 3천302mm에서 3천118로 184mm나 줄었다. 이것은 회전반경도 그만큼 짧아졌다는 뜻이 된다. 게다가 차체의 앞 그릴이 길게 반짝이는 크롬도금으로 되어 있어 H1이 보여주던 칙칙한 군용색 일변도 대신 아주 깔끔하게 단장한 인상을 준다. 가만히 보니 앞에 박힌 위압적이었던 헤드램프의 크기도 작게 하여 이제는 군용차의 특징 대신 오히려 화려한 SUV라는 친근감을 안겨준다. 옆에서 보는 모습은 앞뒤 창문을 거의 직각으로 세워 완전히 박스형이지만 전체 모양은 아주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경쾌한 맛마저 준다. 휠 크기는 비록 17인치지만 아주 두툼한 고무 타이어로 무장했으니 제아무리 험난한 도로라도 끄떡없이 정복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그러니까 H1과 비교해서 비록 길이가 조금 짧아졌다고는 하나 세워진 창문 설계 때문에 실내공간의 여유는 H1과 비교해서 하등의 손색이 없다. 그래서 허머사의 총지배인인 디죠반니는 “이렇게 H2가 시중에 나오자마자 엄청난 판매성공을 거둔 것은 H1의 아주 강한 내구성과 보다 더 문명화된 모습으로 축소시키는 일을 교묘하게 성사시킨 탓”이라고 털어놓았다. 외모와 크기에 관련된 H2의 놀라운 변신 이야기는 이만하고 이제 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자. 내부의 시트와 눈앞의 계기패널 등이 주는 인상은 고급 승용차 그대로다. 우선 시트의 촉감이 좋다. 미국차의 특징이 차 시트의 안락성에 있음은 정평이 나있지만 여기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변속레버의 믿음직한 ‘ㄱ’자식 구조는 마치 우주선 조종사가 된 기분을 안겨준다. 넓은 실내 공간의 온도를 조절해 줄 냉온기 통풍장치가 엄청나게 크게 운전석 앞 패널 좌우와 조수석앞 우측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 밖의 계기와 편의시설이 사각형 프레임 속에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기분 좋다. 외형도 사각형, 앞 그릴과 헤드라이트도 사각형, 사면을 둘러싼 윈도도 모두가 사각형이다. 오리지널이 군용차용으로 개발된 그대로, 하나에서 열까지 질서정연한 모습에 통일된 규율미를 느끼게된다. 시동을 걸었다. 조용히 이 황소는 잠에서 깨어난 듯 무게 있는 숨통소리를 들려준다. 자, 출발이다. 그런데 이렇게도 육중한 몸통인데도 굴러나가는 발놀림은 너무나도 경쾌하다. 미끄러지듯이 출발하는 이 차는 4WD에 어울리는 믿음직스러운 가속을 시작한다. 한가지 놀라운 점은 밖에서 보는 우람함과는 달리 운전석에 앉으니 다루기 힘들 정도로 크다는 인상은 전혀 없고, 보통 크기의 차를 조종하는 기분이다. 도로폭을 꽉 채우고 달리는 H1과는 자못 다르고 오른편의 사이드 미러까지 달려 있으니 H1과는 확연히 다른 운전 편의성이 있다. 큰 힘으로 뛰어난 온·오프로드 성능 보여 든든한 안전·편의장비 갖춘 호화로운 SUV 속력을 더욱 낼수록 탱크같이 생긴 이 차는 탱크가 아닌 표범처럼 날렵하게 달린다. 압도적인 힘이 비단 같은 숨결 속에 잠겨 있다. 브레이크도 이에 걸맞게 아주 예민하다. 이렇게 육중한 차니까 제동을 거는 데 힘깨나 들겠다고 생각하고 힘차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던 나는 그것이 큰 오산임을 깨달았다. 살짝 발 밑바닥이 페달에 닿기만 해도 이 차는 그야말로 신속하게 반응한다. 하나의 놀라운 발견이기도 하다. 엔진의 힘은 차 중의 왕자답게 GM의 표준 볼텍 6000 V8(5천967cc)로 316마력을 뽑아낸다. 최대토크도 48.8kg·m이다. 이것이 하이드로매틱 4L65-E 4단 AT와 연결되어 있어 정말 천하무적이고 운전하기 편리하다. 이 AT는 두 가지 감속비가 있어서 오르막 등판 때는 길의 장애요소를 극복하기 위하여 2.64: 1로 낮춰준다. ‘4Hi Open’은 일반적인 운전모드, ‘4Hi Locked’는 앞 뒤 토크 배분을 50: 50으로 맞추어 눈비가 내린 약간 미끄러운 노면에서 달릴 때나 어떤 물체를 끌 때 이용한다. ‘4Lo Locked’는 아주 험한 오프로드와 늪지대를 다닐 때 큰 힘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한다. 또한 싱글 휠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공회전하는 바퀴에만 제동을 걸어 미끄러운 눈길 같은데서 최대한의 구동력을 얻어낸다. 4바퀴 중에서 단 두 바퀴만 땅에 닿아있는 한 이 차는 어디서나 땅을 치고 나갈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트레일링 암과 코일 스프링으로 강성이 아주 높고 균형이 잡혀 있다. 여러 가지 장애물을 넘으려면 차의 하체부분이 손상되기 마련인데 이에 대비하여 보호판이 달려 있어 안심이다. 지면과의 차고간격이 26cm나 되기 때문에 50cm 정도의 수심을 가진 개울이나 호수는 쉽게 지나갈 수 있고 40cm 정도의 계단이나 바윗돌 같은 것도 너끈히 오르고 넘어갈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시중의 보통 오프로드차와 비교하면 상대가 안될 만큼 월등하다. 앞서 적은 인상적인 냉온방용 통풍장치는 앞좌석과 뒤에 앉은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각자의 사정에 알맞은 온도로 이중조정할 수 있고, 최대한 14℃까지의 온도차가 나게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차안의 시트 배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앞과 뒷좌석의 5인승 시트는 그대로 고정되어 있지만 뒤의 짐을 얹는 공간에도 좌석을 추가로 넣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앞의 두 좌석은 기억장치가 내장되어 이 차를 타는 사람의 신체구조에 맞는 위치를 기억해 둔다. 또 이들 좌석은 옵션으로 가죽시트를 씌울 수 있다. 그 시트와 등받이에는 열선(熱線)삽입도 가능하다. 안전장치로는 물론 앞에 두 개의 에어백이 있고 안전벨트도 적절하게 마련되어 있다. ABS와 TCS가 바퀴에 달려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이 차에 붙어 있는 ABS는 미끄러운 도로와 산길을 달릴 때 대처하는 장치이지만, 오프로드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났을 경우 이 차의 안전성과 제동거리 조정에 위력을 발휘하게 설계되어 있다. TCS도 각 바퀴마다 최대한 접지능력을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다. 허머 H2의 특징은 멀리서나 가까운 곳에서나 존재가치를 알리는 특유하고도 우람한 외모에 있다. 그리고 그 겉모습에 걸맞은 능력도 갖추고 있어 몰아보면 황소나 탱크 같은 외모와는 달리 섬세하기 짝이 없다. 가격은 1억3천만 원대로 약간 튀지만 그래도 한국에 도입된 3대가 그 자리에서 모두 팔렸다고 한다. 이 차를 끌고 다니는 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접근해 와서 “이것이 허머 신형이죠?”하고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의 지명도도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차에 대한 인식이 자못 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가격의 차라도 매끈하게 빠진 승용차보다는 우람하고 실용적이며 야성적인 오프로드차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새 시대로 한국도 접어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허머 H2를 나의 200회 시승차로 선정해준 자동차생활사에 감사 드린다. 시승 협조: 프론트나인 모터스 ☎(02)545-2170∼1R17 허머 H2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0×2063×1977mm 휠베이스 3118mm 트레드 앞/뒤 1539/1528mm 무게 2909kg 승차정원 6명 엔진 형식 V8 OHV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101.6×92.0mm 배기량 5967cc 압축비 9.4 최고출력 316마력/5200rpm 최대토크 48.8kg·m/40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12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060/1.620/1.000 ④/⑤/ⓡ 0.690/ㅡ/2.290 최종감속비 4.1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315/70 R17 성능 최고시속 ㅡ 0→시속 100km 가속 9.9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1억3,000만 원
TOYOTA SIENNAvsHONDA ODYSSEYvs.. 2003-11-20
미니밴은 미국 메이커인 크라이슬러에 의해 개척된 세그먼트다. 풀사이즈 밴과 70년대 미국 패밀리카의 대표주자였던 스테이션 왜건을 절묘하게 버무려 일반 가정의 차고에 들어가는 키에 넓은 실내공간을 갖추어 발매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미니밴과 비슷한 개념의 차는 폭스바겐(VW) 마이크로버스를 비롯한 원박스카로 이전부터 있었지만 패밀리카의 메인 스트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국 메이커들은 승용차 시장과 달리 미니밴과 SUV 등 경트럭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어 왔으나 최근 들어 일본과 유럽 메이커의 공세가 밀리고 있다. 고급 SUV 분야뿐만 아니라 미니밴 시장에서도 일본차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미국에 진출한 일제 미니밴의 신호탄은 89년 마쓰다 MPV였다. MPV는 이전의 원박스카와는 달리 크라이슬러 미니밴과 비슷한 개념의 패밀리카로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미니밴의 새 지평 연 2세대 오디세이 93년 등장한 닛산 퀘스트는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철저히 분석해서 만든 모델로 오랫동안 풀 모델 체인지 없이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머큐리 빌리저로 팔리기도 했다. 도요타는 1.5박스형 프레비아(일본 내수명 에스티마)를 투입했고 혼다는 95년 오디세이를 선보였다. 프레비아는 유선형 외관에 미니밴으로서 적당한 패키지를 갖추었으나 혼다 오디세이는 작은 차체에 뒷문도 슬라이딩 도어가 아니고 값도 비싸 눈길을 끌지 못했다. 일제 미니밴이 미국차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99년 2세대 오디세이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이전의 일제 미니밴은 좋은 평가를 받기는 했어도 크라이슬러나 포드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98년 등장한 도요타 시에나는 사이즈가 다소 작았고 닛산 퀘스트는 오래되어 경쟁력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2세대 오디세이는 크기와 값, 주행성능, 그리고 실내공간 활용도 등에서 미니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후 도요타가 시에나를 풀 모델 체인지했고 닛산도 최근 신형 퀘스트를 내놓았다. 세 차종 모두 V6 DOHC 엔진을 얹고 있다. 시에나는 최고출력 230마력을 내는 3.3X이고 퀘스트와 오디세이는 3.5X 240마력이다. 최대토크는 우연의 일치인지 셋 다 33·4kg.m로 똑같다. 운동성능은 미니밴이면서도 드라이버즈카의 자질을 갖춘 오디세이가 라이벌을 앞선다. 최근 어느 전문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오디세이를 산 필자가 “이 차는 웬만한 구형 스포츠카보다 빠르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시발점이 되어 오디세이와 포르쉐 356, 재규어 XKE를 테스트한 것이다. 그 결과 무게중심이 높고 실내공간과 편의성을 우선으로 한 오디세이가 60년대 스포츠카를 앞지르는 성능을 보였다. ‘빠르고 편한 오디세이로 갈 경우 여행의 목적지가 기억에 남고 구식 포르쉐나 재규어로 가면 여행의 모든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자동차 관련기술이 과거와 비교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품질감 뛰어난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는 승용차에 버금가는 핸들링으로 큰 차를 몰고 있다는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코너 진입이나 탈출 때의 몸놀림이 자연스럽고 스티어링 휠에 전해지는 반력도 적당하다. 브레이크도 리니어한 느낌이며 변속기의 성능도 무난해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운전감성을 연출한다. 도요타 시에나는 운동성능에 큰 차이가 없지만 감성적인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스티어링의 연결감이 느슨하지는 않지만 반응성이 다소 뒤지고 브레이크도 밟는 힘과 제동력이 정비례하지 않아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스티어링 기어비가 특별히 크게 설정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가변 기어비를 채택한 때문인지 직진 부근에서 반응성이 다소 떨어지고 코너링 도중의 미세한 수정에는 어느 정도 직접적인 반응을 보인다. 세 차종의 사이즈와 패키지는 엇비슷하다. 오디세이는 혼다 제품답게 대시보드가 낮아 앞시야가 시원하다. 대시보드와 계기판 디자인은 보수적이면서 기능적이다. 각종 스위치와 계기는 있을 만한 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어 조작이 쉽다. 라이벌과는 달리 칼럼 시프트의 AT가 달려 변속기의 조작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 자잘한 수납공간과 여분의 컵홀더를 비롯해 접히는 센터콘솔 등을 갖추고 있다. 바닥으로 완전히 접혀서 수납되는 3열 시트는 오디세이 이후 미니밴의 표준장비로 자리잡았다. 시에나와 퀘스트도 같은 방식으로 접히는 3열 시트를 갖추었다. 차이점이라면 도요타 시에나만이 40:60으로 분할 수납된다는 점이다. 시에나의 대시보드는 좌우대칭이면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 요즘 도요타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다. 혼다에 비해 전체적인 질감이 고급스럽다. 스텝 게이트의 AT 셀렉트 레버의 조작감도 좋다. 카울이 조금 높아 오디세이에 비하면 시야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작은 수납함이나 컵홀더 배치 등에서 오디세이를 앞서고, 실내 장비도 마찬가지다. 퀘스트는 실용성과 스타일 함께 살려 시에나의 실내에서는 다른 차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후발주자의 유리함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퀘스트는 컨셉트카 같은 내외장을 갖추어 평범함을 거부한 파격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어필한다. 센터미터와 함께 타원형의 센터페시아를 갖춘 대시보드는 미니밴의 실내라기보다는 SF 영화의 소품 같은 분위기다. 과감한 스타일링이면서도 전반적인 계기와 스위치 배치가 잘되어 있다. 실내 분위기에 비해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클러스터의 생김새는 다소 보수적이어서 조화가 떨어진다. 또 타원형 센터페시아에 자리잡은 오디오와 공조장치, 트립 컴퓨터 스위치가 작아 조작성이 라이벌에 뒤진다. 퀘스트 시승차에는 4단 AT가 달려 있다. 셀렉트 레버는 전진 D와 2단, 그리고 O/D OFF 스위치만 갖추고 있어 적극적인 운전보다는 승객위주의 운행을 전제로 한 차임을 상기시킨다. 2열 시트는 조금씩 다르다. 시에나는 캡틴시트와 벤치시트(8인승)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고 오디세이는 2열 시트를 좌우로 움직여 벤치시트처럼 이용하거나 독립된 좌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요타의 캡틴시트도 좌우로 움직여 벤치시트처럼 연결할 수 있지만 쓰임새와 편안함은 오디세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퀘스트의 2열 시트는 거의 평평하게 접힐 뿐만 아니라 슬라이딩 도어의 개구부가 커 큰 짐을 옮기기 편하다. 승차감은 비슷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시에나가 나은 듯 하고 소음도 세 차종 중 가장 작아 도요타의 상품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세 미니밴은 우수한 성능과 뛰어난 가치로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앞선다. 오디세이는 데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신선함을 잃지 않은 채로 미니밴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도요타 시에나는 7인승과 8인승 차체에 AWD를 비롯해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으며 승객의 편의성에 초점을 두었다. 닛산 퀘스트는 독특한 스타일링을 갖추었으면서도 실용성을 희생하지 않은 참신함이 돋보인다.
PORSCHE Cayenne Turbo 아무도 닮지.. 2003-11-28
45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 5.6초, 6포트 대형 디스크 브레이크…. 수퍼 스포츠카의 제원표가 아니다. 지금 기자 앞에 서 있는 SUV가 숨기고 있는 실력이다. ‘진정한 고성능 SUV’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이야기다. 지난 5월에 카이엔S와 카이엔 터보가 발표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이엔S는 시승을 할 기회가 있었다. BMW가 5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든 X5와 랜드로버의 기함 뉴 레인지로버가 동행하는 자리였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삼척까지 먼 길을 달리는 동안 넉넉한 출력과 탄탄한 달리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짐을 실을 수 있는 5인승 포르쉐’라고 결론을 내린 카이엔S의 온로드 성능에 홀딱 빠져 버렸다. 높은 키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코너링과 340마력 엔진이 뿜어내는 막강한 가속력, 시속 200km를 간단하게 넘어가는 최고시속은 혀를 내두를 만했다. 예상보다 빠르고 정확한 몸놀림 하지만 터보는 쉽게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다. 생산대수가 많지 않아 국내에 들여와 팔 차가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시승 기회를 만들기는 불가능했다. 태백의 준용 서키트에서 시승행사를 가졌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정해진 코스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것일 뿐, 도로를 달리며 확인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몇 차례 곡절을 겪고 나서야 어렵게 카이엔 터보를 단독 시승할 수 있었다. 반나절의 짧은 만남이었으나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카이엔 터보 시승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기자가 탔던 고출력차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계에 가깝게 성능을 테스트했던 차들 중에는 처음으로 시속 300km를 경험하게 해준 페라리 F355(380마력)가 있고, 세단은 BMW M5(400마력)가 대표적이다. 동승한 차 중에서 가장 출력이 높은 차는 일본에서 한국 나들이를 왔던 800마력의 스카이라인 GT-R이었다. 0→400m 도달에 9초가 걸리는 괴물로, 공포감을 느낀 유일한 차였다. 튜닝카와 양산차를 통틀어 300마력 정도의 출력이 나오는 차를 몰면서 빠른 스피드와 원하는 대로 돌고 멈추는 손맛에 최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고출력차들을 경험한 때문인지 300마력이라는 힘은 스포츠카와 일반 자동차를 나누는 기준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 기준을 깨 버린 차가 포르쉐 카이엔 터보다. 시승 코스를 용인 에버랜드 주변으로 잡은 것은 앞에서 적은 차들을 대부분 그곳에서 탔기에 비교적 객관적인 비교가 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우선 카이엔 터보의 제원부터 살펴보자. V8 터보 엔진은 배기량 4천511cc, 최고출력 450마력/6천rpm이고 최대토크는 2천250∼4천750rpm에서 63.2kg·m를 낸다. 압축비가 자연흡기 승용차에 맞먹는 9.5, 터보의 과급압은 0.8바 정도다. 이처럼 압축비가 높고 과급압이 낮은 엔진은 큰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처럼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카이엔 터보는 타임 래그를 거의 느낄 수 없다. 기어를 몇 단에 놓든 도로의 경사, 승차인원, 적재량 같은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저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예상보다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그 위치에 옮겨진다. 여기에 액셀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부스트를 조절해 저회전 정속주행에서는 연비를 높이고, 부하가 걸리는 고속에서는 출력을 키운다. 기어를 6단에 넣고 시속 100km로 정속주행할 때 엔진 회전수는 고작 1천800rpm. 오프로드 실력 레인지로버 못지 않아 살살 밟을 때는 카이엔S와 터보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3단 이상으로 급가속을 하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튀어 나간다. S보다 120kg 무겁지만 출력은 110마력 높아진 덕이다. 고속도로 달리기에서 유일한 스트레스는 앞을 가로막는 차들이다. 꽂히듯 멈추는 브레이크가 아니었다면 씨근덕거리는 카이엔 터보를 잠재우기 힘들었을 것이다. 굳이 시속 266km라는 제원표상의 최고시속을 확인하지 않아도 될 정도. 높게 앉는 SUV의 특성상 시야가 좋아 도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가속하는 도중에는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이다가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약한 오버스티어로 바뀌어 코너 안쪽으로 파고드는 핸들링은 ‘좀더 고속 스테이지로 데려가 달라’는 주문처럼 들렸다. 이런 카이엔 터보의 바램을 무시하고, 옆자리에 앉은 사진기자의 비명에도 귀를 막은 채 에버랜드 주변의 와인딩 로드를 힘차게 달려 보았다. 팁트로닉S 6단 기어 레버를 수동(M)으로 밀어 넣고, 2단과 3단만을 사용했다. 비대칭 트레드 패턴을 가진 피렐리 P제로 275/45 ZR19 타이어는 조금씩 비명을 지르지만 스포츠 모드에 맞춘 쇼크 업소버와 막강한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차체는 핸들을 꺾은 대로 파고든다. 2.3톤의 무게에 높이가 1천699mm인 SUV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기본적으로 코너링 한계가 높아 가속할 시기를 확실하게 정하면 속이 후련한 코너링도 어렵지 않다. 0→시속 100km 가속 5.6초의 빠른 가속력은 브레이크-핸들 조작-가속으로 이어지는 동작을 점점 더 바쁘게 한다. 최후의 순간에만 개입하는 포르쉐 주행 안정 관리(porsche stability management)와 포르쉐 트랙션 관리(porsche traction management) 시스템은 운전자의 능력을 시험하는 듯 했다. 다만 레드존을 넘어서면 기어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특징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만으로 코너를 빠져 나가려다가 울컥 앞으로 밀려가는 차체에 놀란 적이 있다. 옵션에도 없지만 카이엔 터보에 수동기어를 단다면, 국도와 고속도로에서 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오프로드에서는 어떨까? 터보 모델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이다. 차고 조절은 가장 낮은 적재 모드부터 가장 높은 오프로드 모드까지 6단계로 되어 있다. 간단하게 스위치를 눌러 지상고를 157-179-190-217(기본)-243-273mm까지 선택할 수 있다. 대체로 에어 스프링을 달면 차고를 올릴 수 있지만 스트로크가 줄어 충격 흡수력은 되려 떨어질 수 있다. 발목 정도 깊이의 모글과 돌이 널린 오프로드에서 카이엔 터보는 예상 밖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레인지로버 못지않게 부드러웠고, 2.7의 로 기어 감속비, 2단(2.37)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낮은 팁트로닉 1단 기어비(4.15) 때문에 600rpm의 낮은 엔진 회전에서 시속 1km로 꾸준하게 모글을 넘어 다녔다. 지상고를 가장 높이 올려도 조금 부족한 듯 싶은 32.4도의 접근각이 걱정될 뿐 오프로드 성능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다만 고속 주행을 위해 선택한 고성능 타이어는 트랙션 컨트롤의 작동이 무색할 정도로 오프로드 그립이 형편없었다. 막강한 엔진 힘 때문에 못 오를 곳이 없겠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시승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과연 카이엔 터보는 어떤 종류의 자동차로 나누어야 하는가. SUV로 넣자니 이렇게 빠르고 뛰어난 핸들링을 가진 차가 없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를 상대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 어쨌든 카이엔 터보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내년에는 같은 섀시로 개발한 SUV 중 마지막 모델인 아우디 파이크스피크 콰트로가 최소한 500마력이 넘는 엔진을 얹고 나온다. BMW는 X5에 4.8X 엔진을 써 360마력으로 출력을 높였다. 레인지로버조차 같은 PAG 산하 재규어의 V8 4.2X 수퍼차저 400마력 엔진을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카이엔 터보는 포르쉐다’라는 것이다. 당연한 말일지 모르지만, 애당초 포르쉐는 일상적으로 탈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목표로 한 차다. 카이엔 터보는 어떤 SUV와도 닮지 않고 경쟁할 필요도 없는, 순수한 포르쉐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786×1928×1699mm 휠베이스 2855mm 트레드 앞/뒤 1647/1662mm 무게 2355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트윈터보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3.0×83.0mm 배기량 4511cc 압축비 9.5 최고출력 450마력/6000rpm 최대토크 63.2kg·m/2250~475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100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6단 팁트로닉 기어비 ①/②/③ 4.150/2.370/1.560 ④/⑤/ⓡ 1.160/0.860/0.690/3.390 최종감속비 3.7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75/45 ZR18 성능 최고시속 266km 0→시속 100km 가속 5.6초 시가지 주행연비 6.0km/ℓ 값 17,160만 원
HUMMER H2 현실로 다가온 4×4 매니아들의 .. 2003-11-20
매스컴에서 허머를 타고 다니는 미군을 처음 보았을 때, 저런 거구를 지프 대용으로 쓴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땅덩어리가 넓으니 군인도 큰 차를 타는구나’ 하는 생각은 어린 마음에 복잡한 흔적을 남겼다. 나중에 민수용을 접했을 때도 충격은 마찬가지였다. 그 넓고 큰 차에 탈 수 있는 사람이 고작 4명이라니.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기능만을 생각한 군용차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민수용에 옮겨 놓은 점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탁월한 험로 주파능력이야 미군이 참전한 여러 전장에서 입증되었지만 일반인이 매일같이 험한 지형을 맞닥뜨릴 일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듯 한쪽으로 극단화된 비상식적인 요소가 역설적으로 매니아라는 군단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 동생격인 허머 H2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H2가 일반 픽업트럭 및 SUV의 섀시를 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H1의 극단적인 개성을 닮았으면서도 다루기 쉬운 차라면!’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온 몇 안 되는 H2 시승을 위해 차를 받는 곳으로 가는 동안에도 줄곧 그런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었다. 용형호제, 형이나 동생이나 충격적이긴 매한가지 서울 강남의 한 중고차 매장 앞에서 만난 H2는 첫눈에 두 가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첫 번째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차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H1과 비교하면 실내 활용도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점이다. 충격의 정도가 만만치 않은 탓에 ‘허허’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수치상으로 보아도 H2는 절대 작은 차가 아니다. H1에 비해 폭만 12cm 정도 좁을 뿐, 키와 길이는 오히려 더 크다. 게다가 볼륨감까지 더해져 3톤 가까운 차 무게를 쉽게 짐작하게 된다. 잘 단련된 군인 이미지의 H1과 비교하면 H2는 적당히 탄력 있는 민간인의 모습이다. H2가 H1보다 실내공간을 더 넉넉하게 쓸 수 있게 된 것은 뼈대부터 완전히 다른 차이기 때문이다. H1은 생존성과 험로 주파성, 군 장비 활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 때문에, 사다리꼴 프레임이 차체 바닥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때문에 실내에 프레임이 차지하는 부분이 툭 튀어나와 있어 공간 활용도가 매우 낮다. 물론 군용의 경우에는 프레임 위의 공간이 무전기나 각종 화기를 놓는 데 유용하지만 민간용에서는 냉장고를 운반할 때 외에는 그다지 쓰일 일이 없어 보일 정도로 넓다 못해 허전하게 느껴졌다. 반면 시보레의 풀사이즈 SUV 타호의 섀시를 이용한 H2는 사다리꼴 프레임이 박스형 구조의 차체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실내공간을 프레임이 침범하지 않은 덕분에 앞좌석 공간이 여유롭고, 뒷좌석은 가운데 앉은 사람이 발 놓기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너른 공간을 자랑한다. 차안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가죽시트와 첨단 디자인 및 소재의 내장재가 묘하게 섞여 있다. 각과 원이 조화를 이룬 대시보드는 비교적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데, 사이버 계열의 색상과는 달리 조금은 투박한 디자인에서 H1의 야전차 이미지가 풍긴다. 운전석에서 눈에 뜨이는 것 중 하나는 ㄱ자 형태의 변속 레버. 비행기의 드로틀 레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통째로 움직이는 중간크기 사과만 한 통풍구. 차의 터프한 분위기를 더해 주는 재미있는 소품이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나란히 자리잡은 시가 잭과 전원 잭 두 개도 다른 차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다. 위아래로 좁아 보이는 창문을 거쳐 시선을 위로 옮기면 큼지막한 선글라스 수납함 3개가 달린 오버헤드 콘솔이 있다. 뒷좌석에 통풍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앞좌석과 별도로 온도 조절도 할 수 있다. 웬만한 고급차와 비슷한 수준의 편의장비가 갖춰진 셈이다. 트렁크는 바닥이 평평하고 상당히 넓지만, 바닥이 높아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기는 불편할 듯 하다. 스페어 타이어가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워낙 커서 탈부착이 걱정스럽다. 원래 3열 좌석 1개를 더 갖추고 있는 6인승이지만, 시승차는 3열을 떼어낸 상태다. 2열은 7:3 비율로 등받이를 접을 수 있다. 복잡한 레버 조작 없이 방석 부분만 앞으로 접으면 자동으로 등받이 고정장치가 풀려 트렁크 바닥과 평평하게 연결된다. 덕분에 3열 좌석에 타고 내리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 보네트는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크기가 워낙 커서 한 사람이 열기에는 좀 벅차다. 앞으로 젖혀 올리는 방식과 좌우의 고정고리 등 H1의 디자인 요소와 기능을 그대로 가져왔다. 보네트 위의 방열판도 H1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H2의 것은 구멍이 나 있지 않은, 단순한 액세서리다. GM이 자랑하는 V8 6.0X 316마력 볼텍 엔진은 비교적 낮은 자세를 갖추고 엔진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차체는 무거워도 다루기 쉽고 승차감 좋아 오프로드로 향하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우르릉’ 하며 뻗어나가는 H2의 가속감은 제법 만족스럽다. 큰 배기량의 푸시로드 타입 OHV 엔진은 휘발유 엔진이면서도 디젤 엔진을 연상시키는 묵직한 저회전 토크를 자랑한다. 큰 덩치의 요상한(?) SUV에 도로 위가 웅성대는 느낌이다. 옆을 지나는 버스가 반쯤은 장난으로 시승차를 밀어붙인다. H2의 차폭이 2m가 넘으니 옆으로 피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앞으로 피하려고 속력을 내니 액셀을 조금 밟았나 싶었는데 어느 덧 속도계 바늘은 시속 130km를 넘어서 있다. 스티어링은 한 박자 늦게 반응을 보이는, 전형적인 SUV의 감각이다. 속도가 붙으면 서스펜션은 작은 요철은 무시하고 얕고 긴 요철에만 출렁출렁 여유롭게 반응한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작동감도 비교적 부드러운 편이라 전반적으로 운전은 편안했다. 기어비는 1단과 2단 사이의 간격이 제법 크게 느껴진다. 험로에서의 저속주행을 염두에 둔 세팅일텐데, 가파른 언덕에서 D모드에 놓으면 변속기가 허둥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폭이 30cm가 넘는 초광폭 타이어지만 머드 타입의 트레드 패턴 탓인지 포장도로의 급커브에서는 미끄러지는 소리가 생각보다 빨리 들린다. 숲 사이로 난 오프로드에 들어서니 넓은 차체가 길을 꽉 채운다. 굽이진 외길이 많은 우리나라 산에서는 넓은 트레드가 좋지만은 않은 듯 하다. 풀타임 4WD여서 험한 지형에서는 기어를 중립에 놓고 센터페시아에 있는 버튼을 눌러 로 레인지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로 레인지에서 내리막길을 구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제외하면 뛰어난 험로 주파성에 놀라게 된다. 짧은 오버행으로 접근각과 이탈각이 큰 것도 한몫 단단히 하지만, 낮아 보이는 프레임도 생각보다 여유있는 지상고를 확보해 주기 때문에, 거친 지형도 걱정 없이 지날 수 있다. 블록이 좁은 패턴의 전천후 타이어는 부드러운 흙에서는 쉽게 헛돌려는 경향을 보인다. H2는 이럴 때를 위한 장치로, 2단계 조절기능의 트랙션 컨트롤을 갖추고 있다. 이 장치를 달면 험로 주행시 운전자의 통제능력에 따라 컴퓨터가 개입하는 정도와 시기를 운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두 단계 모두 민감하고 정교하게 끼어 드는 느낌은 부족하지만, 화끈한 기본기가 밑받침되어 험로 돌파에 자신감이 생긴다. 태생이 험한 곳이었던 H1과는 달리 도시를 염두에 두고 만든 H2지만, 시승을 통해 덩치에 비해서는 제법 똘똘한 오프로드 성능까지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H1보다 훨씬 뛰어난 실용성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H2의 가장 큰 매력은 앞뒤 잴 것 없는 화끈함이다. 이런 H2의 매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의 시선에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과, H2를 안전히 모셔 놓을 수 있는 넉넉한 주차장이 필요할 듯 하다. 시승차 협조 : 조이오토그룹 (02)545-2171 허머 H2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0×2063×1977mm 휠베이스 3118mm 트레드 앞/뒤 1763/1763mm 무게 2909kg 승차정원 6명 엔진 형식 V8 OHV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101.6×92.0mm 배기량 5967cc 압축비 9.4 최고출력 316마력/5200rpm 최대토크 49.7kg·m/36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12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3.060/1.620/1.000 ④/⑤/ⓡ 0.690/ㅡ/2.290 최종감속비 4.100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315/70 R17 값 12,500만 원
Lexus RX330 미국적인 승용 감각으로 고유의.. 2003-11-14
야생동물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울창한 초지, 혹은 험준한 바위산을 등지고 서 있어야 당연할 것 같던 SUV가 어느새 럭셔리 숍들이 즐비한 현란한 도심 속으로 주무대를 옮겨온 데에는 렉서스 RX330 같은 모델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도심형 럭셔리카와 전통적인 다목적 오프로더 성격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며 고유의 색깔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메이커들 가운데 렉서스는 고급 승용차 쪽으로 크게 기운 이미지로 오히려 ‘승용차의 SUV 버전’이라 불러줘도 좋을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커다란 선루프와 전동식 리어 해치 RX330이 고급 세단 같은 성격으로 승용차 고객을 끌어들여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전작 RX300의 엔진 배기량을 높여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라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 올 1월 디트로이트 오터쇼에서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이고 차체에 볼륨감을 더해 등장한 RX330은 껑충하게 높은 지상고만 제외하고는 오히려 승용차에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다. 납작하게 다듬은 보디라인과 경사가 완만한 D필러 등은 완전 승용차 감각. 여기에 외관상으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이 무척 크고 독특한 모양으로 열리는 선루프다. 벤츠 M클래스가 구형에 썼다가 떼어낸 대형 선루프가 가끔 아쉬웠는데, 반갑게도 RX330이 그보다 넓고 멋진 창을 하늘로 냈다. 3개의 유리판으로 이루어진 선루프는 먼저 앞쪽 유리가 틸팅된 다음 두세 번째 유리가 차례로 슬라이딩되어 차체로 밀려들어가면서 푸른 하늘을 받아들인다. 307SW의 글라스 루프처럼 운전자보다는 뒷좌석 승객한테 더 실감나는 장비. 춘천 근처를 지날 때 상공을 낮게 날던 헬기를 그 사이로 뚫고 본 일이나 산길 국도의 ‘낙석주의’ 안내문구에 섬뜩했던(정말 ‘낙석’이 일어난다면 머리에 바로 맞겠다는 상상 때문에) 기억이 재미나다. ‘럭셔리’를 생명의 모토로 삼은 RX330은 인테리어도 완전히 고급 승용차 분위기다. 대시보드 중앙에 날개를 펼친 듯 커다랗게 좌우대칭형으로 자리잡은 센터페시아는 메탈그레인 소재가 고급스럽고 그 아래 기어박스가 바짝 붙어 달렸다. 그 덕에 플로어 공간이 넓어져 아예 커다란 콘솔 터널을 조수석과의 사이에 가로질러 놓았다. 센터페시아에 6CD 체인저를 내장한 오디오 시스템은 유명한 마크레빈슨 제품. 햇빛가리개에 달린 화장거울에 조명 조절장치를 달고, 리어 해치를 실내에서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하는 등 일본차 특유의 꼼꼼하고 배려 깊은 장치들도 눈에 띈다. 트렁크룸 바닥의 버튼을 눌러 공구 수납함과 콘솔 을 열어 쓸 수 있게 한 것도 맘에 드는 점. 세단처럼 안락한 뒷좌석은 4:2:4로 분할되어 짐칸으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RX330이 생각하는 운전 미학은 ‘운전하고 있는 것조차 잊게 하는’ 부드러운 달리기. V6 3.3X DOHC VVT-i 230마력의 충만한 엔진을 얹었지만 시동음부터 시작해 시종일관 조용하고 스폰지처럼 안락한 달리기에 그 힘조차 실감나지 않는다.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 5단 트랜스미션의 변속 타이밍을 너무 빠르게 조정한 것인지, 시속 80km 이하의 낮은 속도에서는 토크 전달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맹숭맹숭한 분위기. 그러나 미국적 특성이 많이 고려된 이같은 주행특성은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순항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반면에 험준한 진고개에서는 오르막 가속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높은 차고 탓에 거동은 몹시 조심스러웠다. 세 차 중 스티어링 휠과 페달 감각이 가장 가벼운 것도 ‘실키 드라이브’를 고려한 특성으로 보면 될 듯하다. 렉서스 RX33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573×1844×1678mm 휠베이스 2715mm 트레드 앞/뒤 1575/1554mm 무게 1843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81.0×77.4mm 배기량 3310cc 압축비 10.8 최고출력 230마력/5600rpm 최대토크 33.5kg·m/36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2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4.235/2.360/1.517 ④/⑤/ⓡ 1.047/0.756/3.378 최종감속비 3.478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225/65 R17 성능 최고시속 180km 0→시속 100km 가속 8.0초 시가지 주행연비 ㅡ 값 6,270만 원
BMW X3 SUV 시장 정복 노린 BMW의 신병기.. 2003-11-27
첫인상은 썩 좋다고 할 수 없었다. BMW의 완전 신형 X3 3.0i의 스티어링 휠을 잡아본 소감이었다. 당분간 시승에 투입할 수 있는 유일한 X3의 심장은 6기통 3.0X DOHC 231마력 휘발유 엔진이었다. 앞으로 2.5X 휘발유와 3.0X 디젤 터보가 나오지만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SAV로 포장한 BMW의 야심작 우리가 몰고 나온 빨강 X3은 커브에 들어갈 때에는 게을렀고 언더스티어 성향이 있었다. 그러나 X3은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SAV(Sport Activity Vehicle. 가운데에 ‘utility’를 넣어 다목적 쓰임새를 강조한 SUV와 달리 기동성 또는 활동성을 강조하고 있다)의 선두주자. 특수차의 최신 최첨단 부문 스타답게 필요한 조건을 골고루 갖추었다. 먼저 선명하고 강렬한 스타일이 눈에 띈다. 넉넉한 실내공간(BMW 3시리즈로서는)과 장비는 고급 스포츠 세단과 맞먹는다. 실력이 입증된 탁월한 파워트레인과 정교한 새 4×4 토크 분할 시스템이 뛰어난 성능을 밑받침한다. 약간 불안한 거동이 없지 않지만 잠시뿐이었다. 조금 지나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시승 코스로 달려나갔다. 해변에 가까운 산길에는 물기가 덮여 있었다. 보기보다 도로가 미끄러웠고 18인치(옵션) 타이어는 미처 열이 오르지 않아 차갑고 딱딱했다. 게다가 새로운 장르로 등장한 X3과는 좀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무게 1천835kg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처음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낯설었다. 산길에서 드러난 저력 그러나 우리는 첫인상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얼마쯤 익숙해지자 X3의 운전성, 핸들링, 접지력과 민첩성, 안락성은 영락없는 BMW였다. 역동적이고 믿음직했다. 이태리의 엘 부르고에서 가우칠에 이르는 시승 코스는 WRC 코르시카 랠리의 경기구간(SS)과 아주 흡사했다. 긴 꼬부랑길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SAV X3은 처음 15분 동안 아쉬워했던 신뢰성과 운전 재미를 완전히 되살렸다. 정오에 가까워지자 도로는 바싹 말랐다. 타이어 온도는 알맞게 올라갔고 기온은 운전하기에 좋았다. X3은 흐르듯 달렸다. 그립은 단단하고, 균형이 잘 잡힌 차체는 아주 정확한 커브 곡선을 그렸다. 핸들링은 안전했을 뿐 아니라 사람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믿음직했다. 지금까지 몰아본 동급차 가운데 롤링과 피칭 처리에 가장 뛰어났다. 스티어링은 신속·정확하고 브레이킹은 빠르면서도 힘찼다. 트랙션은 전례 없이 뛰어났다. 새로운 엑스드라이브(xDrive) 시스템이 변화를 예측하고 엔진 토크를 앞뒤 차축에 나눠준다. 이 때의 동력원은 전기 모터. DSC(주행안정장치)의 정교한 제어에 따라 센터 디퍼렌셜의 다판 클러치를 작동한다. 여기서 명심할 대목이 있다. BMW X3은 오프로더가 아니다. 아스팔트가 끝나고 구덩이, 자갈, 물과 진흙탕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나가는 승용차일 뿐. 겨울 오지에 있는 목장이나 산 속을 찾아가기에 안성맞춤인 도구다. 알맞은 신발…… 아니, 알맞은 타이어만 신고 있으면 말이다. 고속도로에서 X3은 순수한 BMW 스포츠 세단처럼 달리며 최고의 안락성과 놀라운 접지력을 자랑했다. 실내 정숙성도 나무랄 데 없었다. 제한속도를 훨씬 넘어서지 않는 한 거슬리는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시속 180km에서 최고시속 210km에 이르면 타이어와 바람 소리가 들렸다. X5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스타일 BMW X3은 젊고 역동적이며 스포티했다. 그러나 뒤쪽은 손질이 지나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앞부분이 마음에 든다. 뒤쪽은 그보다 많이 떨어졌고, 옆구리에 난 우스꽝스러운 대각선 라인은 긍정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먼저 X3은 겉모양을 X5와 다르게 디자인했다. 이것은 절대적인 조건이다. 이들 두 BMW의 SAV는 안팎의 규격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가격차는 3과 5시리즈 세단처럼 벌어졌다. 그래서 X3은 정말 싼 차가 아닐 수 없다. 특히 X5를 좋아하면서도 ‘엄청난 값’을 감당할 수 없는 고객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보네트 아래에 들어갈 세 종류의 엔진은 수동 6단, 스텝트로닉 자동 5단 트랜스미션과 연결된다. 혁신적인 엑스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과 토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엑스드라이브는 4WD 트랜스미션의 중대한 발전으로 최근 마이너 체인지한 X5에도 달렸다. 앞으로 영역을 넓혀 4WD 스포츠 세단을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사내에서 X3의 디자인과 기술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BMW 공장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에 있는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만들고 있다. 벤츠 M클래스를 만든 바로 그 조립라인이다. 럭셔리 X5에 비해 X3이 덩치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이는 100mm 짧고, 높이는 46mm가 낮으며, 너비는 17mm 좁을 뿐이다. 그래서 X3은 동일 가격대에서 라이벌이 없다. 그만큼 크고 넓은 차가 없고 그처럼 힘차고 세련된 모델을 찾기 어렵다. 카리스마가 담긴 스타일은 독특하다. 무엇보다 X3은 더 비싸고 호화로운 X5와의 경쟁을 피할 또 다른 겉모양을 갖췄다. 새로운 고객을 공략하는 데 X3의 사명이 있다. 다른 메이커를 떠나려고 하거나 새차의 구조 변화를 꿈꾸는 고객들이 BMW X3을 노리고 있다. BMW X3의 주요제원 버전 배기량 출력/마력 토크 최고시속 0→시속 100km 가속 평균연비 cc rpm kgㆍm/rpm km 초 km/ℓ X3 2.5i 2494 192/6000 24/3500 ㅡ ㅡ ㅡ X3 3.0i 2979 231/5900 29.4/3500 210/224 7.8(8.1) 8.9(8.3) X3 3.0d 2993 204/4000 30.2/1500 210/21 7.9(8.2) 11.9(11.0)
NISSAN FRONTIER 활동적인 젊은층을 위한.. 2003-10-24
소형 픽업트럭은 미국 젊은층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세그먼트다. 일제 소형 픽업은 1950년대 후반 미국에 진출했으나 초기에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80년대 중반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금은 픽업트럭 시장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58년 픽업을 미국 시장에 처음 소개한 닛산은 98년 7세대 프론티어를 미국에 소개했다. 거센 SUV 열풍 속에 크로스오버 차종이 탄생할 무렵이다. 프론티어는 무난하면서 튀지 않는 스타일링과 성능을 갖춘 차였다. 2001년 외관을 새로 다듬은 뉴 프론티어가 나왔다. 새 프론티어는 닛산 리바이벌 플랜의 초기 모델로, 외관부터 경쟁차들과 상당히 차별성이 있고 젊은층의 인기를 끌 만한 다양한 조건을 갖추었다. 구형은 마무리만 깔끔하게 다듬은 화물차 같은 인상이었으나 새 모델은 스포티하면서도 터프한 스타일링을 비롯해 신뢰도가 높고 값과 성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었다. 소형 픽업으로는 처음으로 수퍼차저를 옵션 품목에 넣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뒷좌석은 좁고 카고박스는 넓어 이번 시승차는 닛산 프론티어 4도어 크루캡 수퍼차저로 파트타임 4WD를 갖추었다. 외관은 기하학적인 디테일로 잘 정돈되어 있으면서 파워풀한 느낌이 들고, 인테리어는 스포티한 쿠페에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내외장의 마무리는 일본차답게 깔끔하다. 펜더 플레어는 덧붙인 티가 나지만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 실내 플라스틱의 질감은 고급스럽지는 않으나 소형 픽업 기준으로는 준수하고 각종 계기와 컨트롤도 쓰기 좋게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는 대시보드에서 조금 아래쪽으로 치우쳐 CD를 갈아 넣거나 스티어링 휠에 달린 리모컨으로 조작되지 않는 기능을 쓸 때는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볼륨이나 라디오 선국, CD 트랙 선정 등의 기본조작은 스티어링 휠에 달린 스위치로 할 수 있다. 앞좌석 공간은 넉넉한 편. 뒷좌석은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가장 좁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여유로우면서 편한 공간을 갖추었다. 뒷문도 활짝 열리지만 B필러와 시트 쿠션의 거리가 짧아 승하차성이 떨어지고, 레그룸도 타이트하며 등받이 각도는 수직에 가까워 별로 안락하지 않다. 승차감은 다소 딱딱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4WD 소형 픽업으로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시승차는 크루캡에 롱베드 버전이어서 숏베드형보다 화물칸이 길 뿐만 아니라 휠베이스까지 늘어나 온로드에서의 안정성과 승차감이 일반형 프론티어 4×4보다 낫다. 카고 박스는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제일 크다. 앞바퀴 접지력 다소 떨어지는 편 실내로 전해지는 소음은 잘 차음되어 있고 풀가속 때의 엔진 음색은 수퍼차저의 기계음과 어울려 스포티하다. 파워 스티어링은 무거운 편에 들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온로드에서의 피드백도 적당하다. 프리웨이 주행에서는 특별히 불만사항을 찾기 힘들지만 코너가 이어진 길에서는 몸놀림이 부담스럽다. 스티어링의 연결감은 느슨하지는 않으나 코너에 들어서면 높은 무게중심과 더불어 앞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코너 진입 초기에 반응이 느리고, 코너 전반에 걸쳐 언더스티어가 심해 와인딩 로드에서는 다른 소형 픽업보다 부담스럽다. 최근에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SUV와 픽업트럭도 상당히 좋은 핸들링을 보인다. 하지만 닛산 프론티어는 한 세대 전 경트럭의 평균 수준의 핸들링을 보인다. 수퍼차저가 달린 V6 3.3X 엔진은 자연흡기형보다 30마력 높은 2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출발 때나 시내에서 가속할 때는 적당히 민첩한 몸놀림을 보이지만 풀가속 때의 가속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인터쿨러가 없는 과급 엔진이어서 기온이 가속 성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일반적인 과급 엔진이 주는 고회전 영역의 풍부한 토크감을 그다지 느낄 수 없고, 그렇다고 저속 토크가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모든 영역에서 고른 토크를 내도록 세팅한 것인지 일반적인 과급 엔진에 기대할 만한 특정영역에서 풍만한 토크감을 맛볼 수 없다. 동력전달, 연비 등 모든 것이 보통 수준 4단 AT의 성능도 보통 수준이다. 동력전달이나 변속감은 특별히 세련되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연비는 과급 엔진에 어울리는 5∼6km/X 수준. 시내주행을 많이 하면 연비는 더 나빠진다. 동력성능과 연비면에서는 우등생 대접을 받기 어렵다. 가격경쟁력도 그리 높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 프론티어 크루캡 4×4의 기본형은 2만3천789달러(약 2천900만 원)로 도요타 타코마 더블캡 4×4 기본형보다 700달러(약 85만 원) 이상 비싸고 옵션이 많은 시승차는 2만9천57달러(약 3천500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비슷한 옵션을 갖춘 다른 소형 픽업에 비해 다소 비싸다. 가격대 성능으로 볼 때는 그리 돋보이지 않으나 높은 품질과 스포티한 스타일링, 크루캡 소형 픽업 중에서는 가장 큰 화물칸을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4×4 모델의 오프로드 성능은 경쟁력이 있어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에는 인기 있는 차종이다. 닛산 프론티어는 짐칸이 너무 작으면 곤란하고, 주로 혼자나 둘이 타며, 가끔씩 뒷좌석을 필요로 하면서 풀사이즈 픽업이 부담되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하지만 성능면에서 경쟁차종에 비해 뚜렷한 메리트를 찾기는 힘들다. 닛산 프론티어 크루캡 4×4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6904×1826×1704mm 휠베이스 3330mm 트레드 앞/뒤 1524/1506mm 무게 1976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6 수퍼차저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1.5×83.0mm 배기량 3.3ℓ 압축비 8.9 최고출력 210마력/4800rpm 최대토크 32.0kg·m/28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787/1.545/1.000 ④/⑤/ⓡ 0.694/ㅡ/2.272 최종감속비 4.363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픽업 스티어링 리서큘레이팅 볼(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리지드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드럼(ABS) 타이어 앞/뒤 265/65 R17 값 29,057달러(약3,500만 원)
LAND ROVER FREELANDER 전통을 지키.. 2003-09-23
사막의 황제 레인지로버와 아랫급 디스커버리, 궁극적인 오프로더로 불리는 디펜더로 이루어진 랜드로버 라인업은 내구성이 뛰어난 알루미늄 보디와 거침없는 오프로드 성능을 기본으로, 귀족적인 품격까지 갖춰 고급 오프로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미국의 지프와 함께 세계 4WD 역사를 이끌어 온 랜드로버는 90년대 중반 소형 SUV 시대에 동참하고자 ‘작고 편리한 소형 SUV’ 개발에 나섰다. 개발과정에서 회사가 BMW 그룹에 흡수되었지만 소형 랜드로버 프로젝트는 꾸준히 이어졌다. 프리랜더의 개발 목표는 작고, 경쾌하게 달리며 오프로드에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는 작은 랜드로버였다. 마침내 랜드로버 창사 50주년이 되던 19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프리랜더의 양산모델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모노코크 보디, 독립 서스펜션 등 새 기술 써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랜드로버답지 않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곧 눈에 익어 친숙해졌다. 뒤늦게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판 첫해인 98년 유럽에서 4만7천여 대가 팔리는 등 유럽 최고의 인기모델로 떠올랐다. 프리랜더는 가벼운 차체에 1.8X 휘발유와 2.0X 디젤 엔진을 얹고, 정확한 핸들링과 엔진 반응을 자랑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소형 SUV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2000년 랜드로버는 BMW에서 포드로 넘어갔지만 컨셉트와 디자인, 기본 메커니즘은 여러 메이커에 영향을 주었다. 미국시장의 터주대감 포드가 이스케이프를 개발할 때 프리랜더를 본보기로 삼았다. 이 때문에 이스케이프와 자매차인 머큐리의 ‘마리너(Mariner)’도 엔진 배치와 메커니즘이 프리랜더와 비슷하다. 스타일 레인지로버의 굵고 힘찬 보디라인은 아랫급 프리랜더에 그대로 이어졌다. 심플한 디자인은 신선하면서도 랜드로버 분위기가 잘 살아 있다. 헤드램프가 길고 범퍼가 우람해 차체가 그리 높지 않은데도 불끈 올라선 모습이다. 깔끔하고 균형 잡힌 몸매는 SUV 명문가 출신답다. 숏보디 3도어는 소프트톱과 하드톱을 달 수 있고, 롱보디 5도어는 하드톱 한 가지다. 윗급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가 그렇듯이 프리랜더 역시 수백 가지의 순정 액세서리 파츠가 나와 있어 기본모델이 초라해 보인다. 헤드램프 가드와 범퍼 안개등, 언더커버, 강성 사이드 스텝, 스크래치를 막는 보디 프로텍터 등을 더하면 한결 우람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무광의 검정색 플라스틱 앞 범퍼는 펜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뒤 범퍼와 펜더 역시 같은 모습이다. 오프로드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지만 두터운 사이드 가니시가 달려야 제맛이 난다. 앞모습은 심플하지만 뒷모습은 값싼 차 이미지가 남아 있어 아쉽다. 인테리어 실내는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와 달리 젊은 분위기다.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디자인에 내용물도 아기자기하다. 대시보드 위에는 조각조각 나누어진 논 슬립 패드가 덮여 웬만한 물건을 올려 놓아도 움직이지 않는다. 차체가 출렁거리는 오프로드에서도 물건이 제자리에 붙어 있도록 한 친절한 아이디어다. 패드는 따로따로 떼어낼 수 있어 청소하기도 편리하다. 온로드를 염두에 둔 컨셉트가 실내 곳곳에서 배어난다. 윗급 디스커버리의 스티어링 휠은 오프로딩 때 엄지손가락이 림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단면을 럭비공 모양으로 만든 반면 프리랜더는 평범한 모양이다. 벨트라인과 A필러 기울기가 적당하고, 시트 포지션이 높아 답답함이 없지만 두터운 A필러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흠이다. 시트는 단순하고 밋밋하나 기능성은 뛰어나다. 타고 내릴 때 거추장스럽지 않고, 오래 앉아도 편하다. 도어가 큼지막하고 바닥이 낮아 숏보디 3도어라도 뒷자리에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 뒷자리는 아이들 자리로 넉넉한 편이지만 어른 3명이 타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차 크기를 따졌을 때는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주로 운전석 도어 아래쪽에 달리는 보네트 열림장치는 반대편 조수석 오른발 아래에 있다.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영국차의 특성이다. 보네트를 열기 위해 반대편으로 건너가 열림장치를 당기고 다시 보네트 앞으로 가야 한다. 수출형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커니즘 프리랜더에는 랜드로버에서 처음 시도한 것들이 많다. 특히 메커니즘은 이제껏 나온 랜드로버와 다른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단단한 사다리꼴 프레임 대신 쓴 일체형 모노코크 보디 구조. 오프로드에서 휠트래블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병적으로 고집해 왔던 리지드 액슬은 프리랜더에서 독립식 스트럿 타입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21세기 디자인 감각이 살아 있다’는 평가 속에 데뷔한 신형 디스커버리조차도 리지드 액슬을 고집하고 있다. 모노코크 보디답게 스티어링 구조는 볼&너트가 아닌 승용 타입의 랙&피니언 방식을 썼다.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의 영구 4WD 시스템을 믿고 로 기어를 뺐지만 내리막 주행장치(HDC)와 네 바퀴의 트랙션을 함께 컨트롤하는 4ETC는 디스커버리와 같다. 프리랜더는 개발과 동시에 BMW 그룹으로 흡수되면서 엔진이 크게 개선되었다. V6 2.5X DOHC 177마력과 BMW 기술이 들어간 커먼레일 방식의 2.0X DOHC 112마력 디젤 엔진(Td4)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BMW 320d에서 물려받은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의 2.0X DOHC 디젤 터보 엔진은 BMW가 개발한 스텝트로닉 5단 AT와 어울려 4천rpm에서 112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2000년에 등장한 뉴 프리랜더 V6와 Td4는 BMW의 스포츠와 수동 모드를 갖춘 자트코 스텝트로닉 5단 AT를 달았다.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보디 강성은 섀시와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부품의 40∼70%를 바꾸어 한층 단단해졌다. 커먼레일 엔진은 출력이 좋고 정숙성이 뛰어나 유럽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기다. 엔진 반응과 초기가속은 휘발유차가 부럽지 않다. 2001년형이 등장하면서 강성이 한층 높아진 보디는 단단한 서스펜션과 어울려 와인딩 로드에서도 안정된 몸놀림을 보인다. 수동 모드를 갖춘 스텝트로닉 5단 AT는 기어 레버를 위아래로 까딱거리며 1∼5단으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 재미가 쏠쏠하다. D레인지에서 시프트 레버를 오른쪽으로 옮기면 잠시 동안 스포츠 모드가 작동해 시프트 다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입 가이드 BMW코리아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프리랜더는 랜드로버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다. 2001년형부터는 V6 엔진을 얹기 위해 앞쪽 오버헤드를 조금 늘였고 프론트 그릴이 길어졌다. 1.8X 엔진 대신 V6 2.5X 177마력과 2.0X DOHC 커먼레일 직분사 디젤 112마력 엔진으로 틀을 잡았다. 현재 팔리는 모델은 디젤 Td4 고급형(5천990만 원)과 기본형(5천290만 원), V6 휘발유 2.5 고급형(5천490만 원)과 기본형(4천790만 원) 등 4가지다. 디젤 모델이 200만 원 비싸다. 중고차는 초기에 등장한 1.8X 휘발유 모델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AT가 얹히지 않아 수동기어 모델만 있고 롱보디 5도어가 많다. 기본형을 기준으로 윗급 디스커버리 V8 4.0X와 프리랜더 V6 2.5X의 값 차이가 600만 원 정도여서 판매간섭이 있을 것 같지만 수요층이 다르고, 마케팅을 차별화해 각자의 판매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중고차는 2000년형 2천만 원대, 2001년형부터는 장비에 따라 3천만 원이 넘어간다. 랜드로버의 패밀리 룩에 충실한 2004년형 프리랜더 2001년 첫선을 보인 뉴 레인지로버와 2003년형 디스커버리 모두 원형 헤드램프를 달았다. 2004년형 프리랜더도 랜드로버의 패밀리 룩을 따르는 듯, 헤드램프는 곡선을 가미한 큰 틀 속에 동그란 램프들을 배치한 디자인이다. 블랙 베젤 타입으로, 뉴 디스커버리와 마찬가지로 범퍼까지 파고든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전과 같은 범퍼 일체형 프론트 그릴은 범퍼와 함께 앞쪽으로 튀어 나왔고, 양쪽 끝에 동그란 안개등을 달았다. 실내는 기본 틀을 유지한 채 내용물이 바뀌었다. 동그란 버튼이 네모로 바뀌는 등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을 써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LINCOLN AVIATOR 젊은 링컨의 이미지 메.. 2003-09-23
예전에는 유틸리티적인 성격이 강했던 SUV들이 요즘 들어 많이 부드러워지고 포장도로에서의 운전성도 좋아졌다. 거기다 실내공간이 넓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풍겨 많은 사람이 패밀리카로 고르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은 98년 풀사이즈 럭셔리 SUV 내비게이터를 발표해 높은 인기를 끌며 포드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했다. 내비게이터는 링컨의 고객 평균연령을 크게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도 많이 흡수한 효자모델이다. 외관과 실내는 내비게이터 축소판 올해 들어 내비게이터 아랫급으로 에이비에이터가 링컨 라인업에 더해졌다. 에이비에이터는 머큐리 마운티니어와 함께 포드 익스플로러를 베이스로 한다. 파워 트레인과 서스펜션 세팅을 조금 다르게 했고, 안팎 디자인과 질감을 고급스럽게 꾸몄다. 메이커에서는 에이비에이터 구매 고객 중 80% 이상이 링컨 차를 처음 사는 사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일링은 윗급 내비게이터의 축소판이다. 장중한 느낌의 디자인 덕분에 사이즈가 같은 익스플로러보다 커 보인다. 럭셔리 SUV를 지향한 만큼 외관은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있고 미국산 경트럭치고 마무리도 좋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내비게이터와 비슷하다. 좌우 대칭형 갈색 대시보드와 메탈릭 은색 플라스틱, 가짜티가 심하지 않은 우드 그레인, 밝은 크림색 가죽 등으로 단장한 실내는 미국차로는 상당히 좋은 마무리를 보인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에 달린 오디오, 공조장치, 크루즈 컨트롤 버튼은 가정용 고급 오디오 기기를 연상시킨다. 대시보드 중앙에 달린 아날로그 시계는 작지만 시인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각종 스위치와 컨트롤류의 배치가 적당하고 탄력도 있어 조작감이 괜찮은 편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조작이 다소 복잡하다. 시트 착좌감은 좋은 편이고 쿠션도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다. 앞좌석과 2열 시트의 공간은 여유로우며 포드 익스플로러, 머큐리 마운티니어와 함께 동급 SUV 중에서 3열 시트가 가장 넓다. 5인승에 어린이 2명이 더 탈 수 있는 7인승이 아니라 성인 7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 배치다. 3열 시트의 경우 체구가 큰 사람이 아니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레임 구조의 SUV는 험로 주행을 고려해 신뢰도가 높고 큰 하중에 견딜 수 있는 리지드 액슬을 뒤 서스펜션에 단다. 리지드 액슬의 상하운동과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뒤 차축 부근의 프레임이 솟아 있지만 에이비에이터의 경우 독립식 뒤 서스펜션을 사용한 덕분에 3열 시트 레그룸이 넓어졌다. 프레임 위아래에 컨트롤 암이 달리고 구동축이 프레임에 뚫린 구멍을 관통하는 방식이어서 뒤쪽의 바닥이 낮아 3열 시트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파워 트레인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 3열 시트는 사용하지 않을 때 바닥으로 접어 넣을 수 있다. 단점이라면 접힌 3열 시트의 두께 때문에 화물칸 바닥이 높다는 것이다. 프레임 구조의 SUV지만 포장도로에서의 운동성능이나 승차감에 많은 배려를 해 일상적인 드라이브에서는 충분히 편안하다. 기본구성은 포드 익스플로러와 똑같지만 서스펜션 구성부품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세팅을 달리한 데다 광폭타이어를 써서 핸들링이 정교해진 느낌이다. 무게를 고려하면 핸들링은 꽤 좋은 편이다. 하지만 별도의 프레임을 갖춘 구조에다 험로 주행을 고려한 익스플로러의 서스펜션을 기초로 해 승용차를 베이스로 한 SUV에는 뒤지는 면이 있다. 스티어링은 약간 가볍지만 중심 부근에서의 감각이 괜찮고 복원성도 나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차가 곧바로 방향전환을 하지는 않고 언더스티어 일색이다. 차 크기나 무게,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잘 설정된 캐릭터다. 승용 감각에 상당히 근접한 느낌이다. 코너링 때 가속 페달을 더 밟거나 놓는 것으로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는 작다. 브레이크는 페달의 작동감이나 반력이 적당하고 제동성능도 무난하다. 302마력을 내는 V8 4.6X 엔진은 시가지 주행이나 고속도로에서 여유로운 성능을 보인다. 연료 소모가 많고 회전 상승이 더딘 것이 흠. 게다가 5단 자동 변속기가 가끔씩 변속 지연을 보이는 등 파워 트레인 완성도가 그리 높지 못하다. 특히 긴 내리막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쓸 때 3단에서 2단으로 시프트 다운되는 사이 꽤 긴 시간 동력이 걸리지 않는다. 셀렉트 레버의 작동감도 다소 뻑뻑하다. 구동방식은 2WD와 AWD 두 가지로 험로 주행보다는 시가지 주행을 고려했다. 이런 특성은 타이어에서도 나타난다. 독립식 뒤 서스펜션의 로어암 때문에 실질적인 지상고(제원표의 지상고는 서스펜션 구성부품의 높이를 포함시키지 않는다)가 조금 낮아 극악 조건의 험로에는 어울리지 않는 차다. 랜드로버같이 고급스러우면서도 탐험정신을 자극하는 차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SUV로서는 방음이 잘되어 있으나 출발 때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흡기 공명음이 실내로 침투한다. 고속도로에서의 바람 가르는 소리나 노면소음은 잘 차단되어 있다.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실내 구성부품간의 잡소리가 거의 들리지는 않는다. 기본값은 3만9천500∼4만5천125달러(약 4천740만∼5천420만 원)이고 장비가 더해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내비게이터와 마찬가지로 에이비에이터도 링컨의 고객 연령 낮추기와 여성 고객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경쟁자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밖에 없는 내비게이터와 달리 미드 사이즈 럭셔리 SUV 시장에는 캐딜락 SRX를 비롯해 벤츠 M클래스, BMW X5 등 쟁쟁한 라이벌이 포진해 있는 만큼 에이비에이터의 앞날이 밝다고만은 할 수 없다. 링컨 에이비에이터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910×1930×1814mm 휠베이스 2888mm 트레드 앞/뒤 1547/1575mm 무게 2187kg 승차정원 7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0.2×89.9mm 배기량 4605cc 압축비 9.9 최고출력 302마력/5750rpm 최대토크 41.4kg·m/375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5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22/2.29/1.54 ④/⑤/ⓡ 1.000/0.71/1.77 최종감속비 3.55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모두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 ABS 타이어 앞/뒤 모두245/65 R17 값 ㅡ
TOYOTA 4RUNNER 미국적인 SUV로 거듭난.. 2003-08-27
자동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급화, 대형화된다. 현재의 혼다 시빅은 초대 어코드보다 크고 VW 골프도 초대모델과 현행모델의 몸집이 한 그레이드 이상 차이가 난다. 대체로 유럽차들은 선대의 성격을 지키면서 조금씩 커지는 데 반해 일본차는 이름만 물려받았을 뿐 차급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선보여 미국시장에서 착실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도요타 4러너도 마찬가지다. 큰 덩치에 비싸진 값, 각종 호화장비까지 갖춘 4러너는 3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차급으로 성장했다. 불어난 몸집에 V8 엔진 갖추어 84년 첫선을 보인 4러너는 소형 픽업의 짐칸에 파이버글라스로 된 탈착식 지붕을 씌우고 떼어낼 수 있는 뒷좌석을 갖춘 간단한 차였다. 기본적으로 유틸리티 성격이 강한 데다 값이 싸고 신뢰도가 높으며 스타일도 스포티해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처음 쓰인 엔진은 4기통 2.4X 였으나 87년 옵션으로 터보가 더해졌고 이듬해 V6 3.0X 엔진이 추가되었다. 89년에는 컴팩트 픽업과 함께 4러너도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2세대부터는 일체식 보디에 2도어와 4도어형을 갖추고 2WD 모델도 준비되었다. 96년 등장한 3세대는 도요타의 컴팩트 픽업인 타코마와 별도로 개발된 차였다. 선대는 픽업을 베이스로 했으나 이때부터는 보디 패널과 프레임 구성부품을 픽업트럭과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인 차로 만들어졌다. 픽업과 공유하는 부품은 없어도 외관 분위기는 유틸리티의 성격이 강한 트럭풍이고 오프로드 성능에도 많은 배려를 한 SUV였다. 지난해 선보인 4세대 4러너는 미드 사이즈와 풀사이즈의 중간단계로 몸집이 불어났고 V8 엔진까지 갖추었다. 휠베이스가 10cm 이상 늘어났고 무게도 100kg 정도 무거워졌다. 외관은 상당히 미국적인 느낌으로, GM의 시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하다. GM과 도요타는 서로 제휴관계를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최대 메이커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회사의 조직이 비대한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입김이 센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회사의 차들은 잡다한 디테일이 많이 쓰인 스타일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고 강한 느낌 새 4러너도 조금 부자연스러운 디테일이 보이지만 시원시원하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초대부터 3세대와 연결된 스타일링은 아니지만 유틸리티적인 느낌이 잘 살아 있다. 보디 온 프레임의 차체에 리지드 액슬의 뒤 서스펜션 구성으로, 활동적인 성격을 갖는다. 렉서스 GX470과 플랫폼을 같이 쓰는 만큼 차체의 전반적인 품질감이 높다. 인테리어는 모던하게 다듬었으나 조금 과장된 분위기다. 공조장치 컨트롤은 게임기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언뜻 보면 로터리식이지만 실제로는 버튼식이다. 파워 윈도 스위치가 도어트림에서 상당히 아래쪽으로 배치되어 팔을 쭉 뻗어야 손이 닿지만 조작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센터콘솔에 자리잡은 컵홀더는 크기 조절을 할 수 있고 도어트림에는 생수병을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차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빈 병이나 캔을 제때 버리지 않는 미국인의 생활패턴에 잘 맞는다. 센터콘솔 뒤편에서 펼쳐지는 플라스틱 프레임에는 비닐봉지를 걸어 휴지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자잘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본 데서 일본차의 강점이 나타난다. 모든 컨트롤의 기본 배치가 잘되어 있는 데다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과 함께 높낮이가 조절되는 시트를 달아 편한 운전자세를 잡기에 좋다. 윈드실드가 다소 넓고 낮은 형상이어서 위아래 시야는 조금 답답하다. A필러가 두텁고 사이드 미러가 커서 또 그만큼의 측방사각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전반적인 시야는 동급 SUV보다 조금 답답하지만 주변사물을 살피는 데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일부 동급 차종과는 달리 3열 시트는 옵션 품목에도 없다.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은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좋아 사용하기 쉽다. 오프로드 성능도 부족함 없어 4러너에는 두 가지 엔진과 세 가지 구동방식이 쓰이는데 V6에는 파트타임 4WD, V8은 풀타임 4WD이고 두 엔진 모두 2WD를 고를 수 있다. V8 4.7X i-포스 엔진은 V6보다 출력이 낮지만 저속영역에서 풍만한 토크를 뿜어낼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견인 때 진가를 발휘한다. 시가지와 고속도로 주행 모두 여유로운 토크 덕분에 운전이 수월하다. 풀가속 때에도 엔진음이 부담스럽지 않으며 제법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5단 자동변속기는 엔진 특성에 어울리는 기어비를 갖추고 있으나 가끔 변속 지연을 보이고 특히 속도가 떨어졌다가 재가속을 할 때는 변속 충격과 함께 시프트 다운이 이루어진다. 때로는 정차 때도 고단 기어에 머물고 있다가 출발할 때가 되어서야 2단으로 변속된다. 스티어링 무게는 적당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탓에 승용 감각과는 차이가 있다. 반응성이 조금 떨어지고 무딘 편이지만 헐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제동 특성도 스티어링과 비슷해 날카로움은 없지만 제동력을 조절하기 쉽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경트럭으로서는 승차감이 평균 수준이고 NVH 성능은 좋은 편이다. 급가속 때를 제외하고는 엔진음이 실내에 거의 침투하지 않으나 테일 게이트 주변의 방음이 다소 부실한 듯 하다. 오프로드 성능은 동급 SUV 중에서 상위권이다. 지상고가 높고 32도의 접근각과 24도의 이탈각으로 오프로더의 체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조건이다. 4링크 리지드 액슬의 리어 서스펜션은 휠트래블이 큰 만큼 험로에서 만족스러운 접지력을 보인다. 순정 SUV로는 꽤 괜찮은 오프로드 성능을 지니고 있다. 토센 센터 디퍼렌셜과 ABS를 응용한 장비들이 험로 주행을 돕는다. BMW의 HDC와 같은 개념의 DAC(Downhill Assist Control)를 비롯해 언덕 출발을 돕는 HAC(Hill start Assist Control)는험로 주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 현재는 극소수 SUV 오너들이 오프로드를 주행한다는 통계 때문에 온로드 주행성에 초점을 맞춘 SUV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스팔트 위에서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베이스 가격은 2만7천55달러(약 3천246만 원)지만 풀옵션 모델인 시승차는 4만2천30달러(약 5천44만 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4세대 4러너는 젊은이를 위한 기능적인 SUV라는 초대모델의 컨셉트에서 상당히 멀어졌지만 젊은 시절 4러너를 탔던 사람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사회적 기반을 닦아 새 4러너를 살 고객층이 되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른다. 도요타 4러너의 주요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4826×1875×1819mm 휠베이스 2789mm 트레드 앞/뒤 모두 1575mm 무게 2007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94.0×84.1mm 배기량 4664cc 압축비 9.6 최고출력 235마력/4800rpm 최대토크 44.2kg·m/34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7ℓ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520/2.042/1.400 ④/⑤/ⓡ 1.000/0.716/3.224 최종감속비 3.727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4링크,리지드 액슬 브레이크 앞/뒤 모두V디스크 ABS 타이어 앞/뒤 모두265/65 R17 값 4만2,030달러(약 5,044만 원)
푸조 307CC & 607 HDi BV6 남부 프.. 2003-12-09
랠리 코스를 달리는 기분이 들만큼 남부 프랑스의 와인딩 로드는 험난했다. 폭이 좁고 가드레일도 없는 커브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길을 하이 페이스로 달려야 하는 것이 프랑스식 주행법. 거의 사이드 미러끼리 부딪칠 정도로 교차하는데도 상대편 차는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심지어 대형 트럭이 커브 저편에서 갑자기 나타나 쏜살같이 지나가는데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 307CC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순간은 정말 랠리스트 처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데, 어느새 다이내믹한 운전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니까 프랑스차는 스티어링의 정확성을 우선한 조종성이 중시된다. 따라서 서스펜션의 감쇠력이 충분해야 하고, 게다가 댐핑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 핸들링과 승차감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지향점을 동시에 얻어내는 일은 이런 환경 아래에서 단련되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시승 캠프 마련된 쌍 막씨망으로 이동해 뒷좌석 배려한 307CC, 루프 시스템 향상 최근 디자인과 메커니즘의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푸조는 새로운 병기 307CC와 607 HDi BV6 시승회를 남부 프랑스 생 막시망(Saint Maximin)에서 열었다. 기자는 지난 11월 초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취재팀과 함께 그 현장에 참여했다. 파리의 드골 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프랑스 해군기지가 있는 남부지역의 툴롱(Toulon)으로 이동했다.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 서울에서 제주 정도의 거리다. 공항에 준비된 607을 타고 밖으로 나오자 가까이 바다가 보인다. 흠, 이쪽이면 바로 지중해…… 하고 막 설레임이 이는 찰나 바다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주행코스는 내륙으로만 이어진다. 시승 캠프가 준비된 곳은 툴롱 공항에서 내륙으로 102km 떨어진 생 막시망의 호텔 ‘오텔르리 드 쿠벙 르와이얄’. 1200년대에 건축된 수도원을 개조해 만든 유서 깊은 곳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성당은 옛 모습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성당 내부에는 거대한 오르간이 인상적인데, 먼 이국의 손님을 위해 천상의 소리인 듯 장엄한 화음을 들려주었다. 어느새 밤이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브리핑을 받고 본격적인 307CC의 시승이 시작되었다. 시승코스는 포도주 저장소 ‘캐란’(Cairanne’s cellar)이란 곳을 반환점으로 하는데 왕복 400km가 넘는 장거리 코스다. 고속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도로를 달리면서 차의 특성을 충분히 맛보라는 게 푸조측의 의도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해 주변 풍광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오직 달리기에만 몰두해야 했다. 푸조는 지난 99년 선보인 206CC를 통해 쿠페 카브리올레 즉 CC 컨셉트라는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CC의 아이디어는 의외로 오래된 차에서 출발한다. 지금부터 70년 전인 1934년 푸조 401 이클립스(Eclipse)의 접히는 루프를 변형, 디자인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야말로 예술적인 이 패키지는 소형차 플랫폼과 어울려 자동차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런데 206CC가 있는데, 차급 차이가 크지 않은 307CC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수요간섭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왜 307CC가 필요한가 수긍하게 된다. 206CC는 비록 뒷좌석이 있지만 너무 좁아 타기 어렵고(실제 국내에서는 2인승으로 등록), 307CC는 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고 있다. 206CC가 젊은 커플을 겨냥한다면 307CC는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들 둔 가정의 패밀리카로 어울리겠다. 그렇다면 407CC는? 이에 대해 조제 마이에(Jose? Mailhe) 제품기술정보부장은 “407CC는 제작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307CC는 4인승을 위한 충분한 실내공간을 갖고 있고, 407 시리즈로 차체가 더 커지게 되면 푸조의 엘레강스한 디자인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7CC가 206CC와 다른 또 한가지는 하드톱의 개폐 동작을 록 해제 등의 동작 없이 버튼 하나로만 완전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 시간도 줄어 윈도 작동까지 25초만에 끝내며 시속 10km 이하로 달리면서도 조작할 수 있다. 206CC의 전동식 하드톱은 율리에즈에서 만든 것이고, 307CC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의 톱을 만든 독일 CTS사에서 제작한 것이 차이점. 한편 트렁크를 여는 방법은 607과 마찬가지. 손가락으로 307CC의 ‘0’을 누르면 되므로 재미있다. 또 리모컨 키의 트렁크 열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트렁크 크기는 쿠페 상태에서 350X 이고, 루프를 열었을 때 204X 가 된다. 짐칸은 카브리올레 상태에서도 쓸모가 있다. 버킷타입 시트와 크롬 등 스포티한 실내 날렵한 핸들링, 승차감도 훼손되지 않아 307CC는 307의 플랫폼과 휠베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뒤 오버행을 140mm 늘려 전체 길이가 커졌다. 가파른 보네트 경사와 이어지는 프론트 윈도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기능도 하는데, A필러가 조금 길어 보인다. 이는 루프가 2단계로 나뉘어 수납되는 구조상 루프 길이가 짧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오픈카에서 강성이 높은 A필러는 뒷좌석 헤드레스트에 내장된 롤 오버 바와 함께 전복사고 때 안전판 구실을 한다. 인테리어는 버킷타입의 스포츠 시트, 가죽 스티어링 휠, 크롬으로 두른 계기판, 알루미늄 페달과 손에 착 붙는 기어레버 등 스포티함이 가득하다. 출발은 경쾌하게 이루어지고, 가속은 탄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매끄럽고,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잘 걸러지는 느낌. 핸들링은 정확하고 날렵한 307의 명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차체는 결코 허둥대지 않는다. 조종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신뢰할 만한 수준이다. 307CC의 엔진은 2.0X 한 가지인데 튜닝에 의해 136마력과 177마력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엔진은 수동 5단 기어박스와 포르쉐 팁트로닉 시스템의 자동 4단 기어박스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린더 헤드, 공기흡입, 배기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가변밸브타이밍 기구(VVT-i)를 썼다. 이미 206RC에 써 파워풀한 성능을 입증 받은 이 엔진에는 수동 5단 기어박스만 조합된다. 두 가지 엔진 모두 수동 5단 기어를 얹은 차를 운전했다. 기본형 엔진도 307CC의 보디를 다루는데 부족함은 없다. 토크도 약하지 않아 수동 5단과의 조합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전반적인 rpm영역이 조금 높게 나타나는 점은 신경이 쓰였다. 또한 고속으로 달리다 5단에서 4단으로 기어를 바꿀 때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고성능 엔진은 그 출력 차이만큼이나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와인딩 로드에서 단지 핸들링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 구간에서도 힘찬 직진가속성을 나타냈다. 시속 210km로 달렸는데도 전혀 불안감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달리기 성능과 어퍼 미들 클래스 수준의 쾌적함. 한마디로 매력적인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607 HDi, 푸조만의 특별 분진필터 달아 매력적인 수동 6단 기어, 동력성능 뛰어나 푸조의 기함 607에 새로운 디젤 엔진이 더해졌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승용 디젤이 허용되지 않아 2005년 이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터이지만 그 기술력과 주행특성을 앞서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유럽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영역이 매우 넓다. 607의 새로운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DW12TED4 버전의 2.2X 133마력으로 최대토크가 2000rpm에서 32kg·m을 낸다. 휘발유차와 확실히 대조되는 토크 특성이다. 환경 유해 분자를 최소화시키는 푸조만의 특별 기술인 분진필터(FAP)를 단 점이 포인트.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새로운 수동 6단 기어를 얹었다는 점이다. 607 HDi는 툴롱 공항에서 시승 캠프까지 오갈 때 타보는 것으로만 일정이 잡혀 자세히 살펴볼 여유는 없었다. 전반적인 달리기의 특징은 디젤이지만 휘발유 못지 않게 조용하고 낮은 rpm에서 강한 토크를 이끌어내므로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쾌적한 승차감과 편안한 운전이 장점. 시속 100km가 넘어도 좀처럼 rpm이 상승하지 않는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대형차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도 꽤 경쾌한 몸놀림으로 특유의 조종성을 보여준다. 수동 6단 기어는 가벼운 클러치와 함께 무척 매끄럽고 활달하게 움직였다. 607은 기본적으로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커튼식 에어백을 달고 있는데, 607 HDi에서 향상된 점은 뒤 사이드 에어백이 커튼식 에어백과 연결 작동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는 점이다. 607 HDi는 307CC만큼이나 매력이 넘치는 차다. 특히 경제성을 따지면서 편안하게 타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수동 6단 기어. 307CC에도 이 수동 6단을 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두 모델 모두 한국 시장에서 빨리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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