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사촌 동생의 탄생을 축하하며 (롱텀 시승기) 2016-08-22
 ​ 전기자동차를 장려하는 한 사람으로서 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쏘울 EV는 공간효율성이 높은 박스카라 이를 선호하는 필자는 매우 만족하지만 박스카는 아무래도틈새시장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매끈한 5도어 해치백 스타일에 쏘울 EV보다 가볍고효율도 크게 개선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등장은 무척이나 반갑다.​  ​​지인의 도움으로 제주도청 전기자동차 담당 공무원 몇 분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수도권에장마 비구름이 걸려 있던 날 서울을 출발했는데, 제주도에 도착하니 하늘이 마치 지난호에 소개한 히말라야의 그것과 같을 정도로 청명했다.​​​​​​제주도는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절반 가량이 보급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면 도로에서 전기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제주도청 주차장에는 급속 및 완속을 포함해 총 6대의 충전기가 있지만, 전기자동차의 수는 이미 이를 넘어섰다.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땐 완속 충전 중인 쏘울EV 두 대와 일반 주차장에 서 있는 쏘울 EV 두 대까지 모두 네 대가 있었고, 르노삼성 SM3 Z.E. 등다른 메이커의 전기자동차도 많았다. 육지에서는 이렇게나 많은 쏘울 EV를 동시에 본 적이 없다. 제주도를 찾은 시기가 절묘하게도 현대 아이오닉일렉트릭이 출시된 직후라 혹시 이 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가졌는데, 너무나도 쉽게 이 차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제주도청 주차장에서였는데, 흰색과 오렌지색 두 대나 볼 수 있었다. 과연 제주도청 주차장은 전기자동차의 종합전시장이라 부를 만했다. ​​​​​​​장족의 발전 이룬 아이오닉 일렉트릭잠시 족보 이야기를 꺼내자면, 이번에 나온 현대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내놓은 네 번째 전기자동차다. 기아 쏘울 EV 입장에서 보면 큰아버지댁 막내아들이 태어난 것이니 사촌 동생이 태어난 셈.​​​​​현대·기아차 그룹의 첫 전기자동차는 2010년 선보인 현대 블루온으로,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소량을 일부 관공서에만 공급했다가, 2011년 말 동일한 모터와 배터리를 기아 레이에 장착해 일반 판매를시작했다. 이후 필자가 타는 쏘울 EV가 개발되어2014년 판매에 들어갔다. 한동안 현대차 브랜드로는 전기자동차가 없었던 셈인데, 이번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나오면서 현대 브랜드도 전기차를 보유하게 되었다.​전기자동차를 많이 타도록 장려하는 사람으로서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열렬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여러 번 말했듯이 주변에서 쏘울 EV의 성능에 대해서는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해주었지만, 중대형차나 SUV등 다양한 전기차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꼬집었다.​쏘울 EV는 CUV 가운데에서도 박스카라는 형태를가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쟁자가 많지 않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필자 역시 박스카가갖는 공간효율성에 반해 쏘울 EV를 선택했던 것이사실이다. 그러나 박스카는 아무래도 틈새시장을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반면 현대 아이오닉은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하고 유리창이 두 개로 구분된 게 특이하지만 보디 형태가 낯설지 않은 소형 해치백이라 훨씬 대중을 파고들기에 유리하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한 덕에 리어 와이퍼를 달지 않아도 되어 보디 스타일이 더욱 매끈하다. 참고로 필자의 쏘울 EV는 뒤 유리창이 수직에 가깝게 세워져있어 공기흐름에 불리하고 빗길 주행시에는 빗방울이 쉽게 유리창에 달라붙는다. 또한 흙먼지 길에서도 먼지가 해치게이트에 많이 달라붙는데,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그런 면에서 뒤창은 물론 해치게이트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을 것 같다.​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모터 효율이 개선되고 무게도 쏘울 EV보다 가볍다. 덕분에 상당히 뛰어난 효율을 보여준다. 2인승 마이크로 전기차 등 일부를제외하고는 양산 전기차로는 최고 수준의 전기소비효율을 보여준다. 이 부분도 상당히 고무적인데,필자는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이미 배터리와 모터는 효율 개선 폭이 얼마 남지 않아 발전의 여지가많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이 말을 한 것을 머쓱하게 만든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하이브리드 모델, 즉 엔진이있는 모델과 겸용 설계를 했다. 이는 쏘울 EV도 마찬가지다. 앞바퀴굴림 구동방식이기에 모터와 감속기가 차지하는 공간은 매우 적지만, 모터와 인버터 등 무거운 부품을 앞바퀴 축 부근에 배치해야 한다. 때문에 배터리를 바닥에 깐 전기차라 하더라도 엔진을 얹는 일반적인 차량처럼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임에도 흔히 말하는 엔진룸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아이오닉의 트렁크는 쏘울과 비교도 안 될만큼 깊긴 하지만 키가 큰 쏘울과 달리 높은 짐을싣기에는 어렵다. 특히 트렁크 좌우 공간이 생각보다 좁은데, 이는 콤팩트한 해치백 형태라 휠하우스가 트렁크공간을 상당 부분 침범한 때문으로보인다.​​​ ​​쏘울 롱텀 시승기는 이번 스무 번째를 끝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렇게 오랜 기간 롱텀 시승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전기자동차가 낯설고보급이 많이 안 된 탓에 독자들께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쏘울 EV보다 참신한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고객의 욕구와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전기차가 판매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동안 쏘울 EV 롱텀, 그리고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져준 많은 독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사진 조성규​
MERCEDES-BENZ SLC 2016-08-17
  ​ ​​이름과 외모는 변했지만 성격은 그대로SLC 시승은 이튿날 오전에 시작됐다. 예상했던 대로 이번 시승회는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물론 벤츠의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 더 집착했을 뿐이다. 사실상 벤츠가 처음 선보이는 것과 다름없는 모델이니 그럴 수밖에. 게다가 ‘S클래스’라는 이름의 무게도 있지 않은가.​SLC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메르세데스 벤츠가 설마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랬을까? 장사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 벤츠는 SLC를 믿고 있었을 것이다. SLC는 1996년 데뷔 이후 67만 대이상 팔려나간 인기 모델. 이미 하드톱 컨버터블라는 새시장을 개척하며 벤츠의 경량 로드스터로서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상태다. 즉, 굳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없을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그만큼 SLC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SLC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SLC는 지난 2012년 데뷔한 3세대 SLK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 이름은 벤츠의 새 모델명 체계를따른 결과다. GLK가 GLC로 거듭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름과 생김새는 변했지만 성격은 그대로다. 벤츠오픈톱 모델 기준에서는 여전히 작고, 가볍고, 스포티하다.​​​​인상은 크게 달라졌다. 앞뒤 램프와 범퍼, 그리고 그릴정도를 손본 변화인데 이전보다 한결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이제야 제 모습을 찾은 느낌이랄까. 사실 이전에는 2세대 SLK로부터 물려받은 유선형 루프와 남성미를 지나치게 강조한 보디가 조화롭지 못했다. 또한 이번 부분변경으로 최근 데뷔한 나머지 형제들과의 이질감도없어졌다. 벤츠의 신형 쿠페/컨버터블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그릴도 썩 잘 어울린다.​실내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한층 더 입체적인 보텀 플랫 스티어링 휠과 짧은 전자식 변속레버, 그리고 신형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커맨드) 등이 눈에 띄는 변화의 전부다. 견고한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제트 엔진 모양의 송풍구 등 벤츠의 최신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미리도입된 상태였으니 크게 손볼 곳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세한 변화들은 적지 않다. 루프가 열리지 않아트렁크를 들여다볼 일을 줄여주는 세미 오토매틱 부트세퍼레이터(트렁크에 짐이 없으면 파티션을 스스로 내린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나 신형 SL과는 달리 올릴 때는 수동)의 도입이 대표적이다. 또한 루프를 열거나 닫는 도중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변화다. 글라스 루프의 명암을 조절하는 매직 스카이 컨트롤이나 동급 최대 크기의 트렁크(225~335L) 등기존 SLK의 매력들은 그대로다.​스포츠카가 아닌, 바람을 가르는 로드스터현재 SLC에는 다섯 가지 엔진이 준비된다. 국내에는 2.0L가솔린 터보의 저출력 버전인 200과 고출력 버전인 300, 그리고 V6 3.0L 바이터보의 43(AMG)이 수입될 가능성이크다. 기자가 이번 시승회에서 경험한 모델은 SLK55 AMG를 대체하는 메르세데스-AMG SLC43. 실린더 두 개와 배기량 2,465cc를 줄여 연비를 약 10% 개선했음에도 이전과비슷한 성능을 내는, 제대로 된 다운사이징 모델이다.​최고 367마력, 53.1kg·m의 힘을 내는 V6 3.0L 바이터보 엔진은 E400, CLS400 등에 실리던 M276의 스포츠버전이다. 500의 V8 자연흡기가 400의 V6 바이터보로 대체되고, 다시 고출력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중형 이하 모델에서 400 엔진은 조금 더 스포티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대로 두기엔 워낙 포텐셜이 높은데다, 모델 성격에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C클래스나 SLC 같은 콤팩트 모델에서 더욱그랬다. 사실 SLK55 AMG도 이와 같은 이유로 63용 V85.5L 바이터보 엔진(M157)의 변종 자연흡기 디튠 버전인 M152 엔진을 얹었었다.​한편, ‘AMG 43’은 BMW M퍼포먼스나 아우디 S와 같은스포츠 모델이다. SLC43과 같은 엔진의 C450 AMG도곧 C43으로 바뀔 예정이다. 엔진 조립은 벤츠가 하지만검수는 AMG가 담당한다. 이는 메르세데스-AMG의 라인업이 더 화려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AMG는 4기통부터 12기통까지 모든 엔진 라인업을 커버한다.​​​​SLC43의 가속 감각은 굉장히 경쾌하다. SLK55 AMG에대한 기억이 단숨에 사라질 정도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7초로 0.1초 줄긴 했지만, 최대토크를 더 빨리 쏟아내기 때문에 운전이 훨씬 더 즐겁다. SLC처럼 빠른 리스폰스가 생명인 모델에게는 아주 중요한 변화다. 물론이런 느낌에는 항상 적정 회전수를 유지하는 9단 변속기도 한몫하고 있다. 덕분에 터보랙을 느낄 겨를이 없다.​만약 사운드가 C450 AMG 수준이었다면 기자는 SLK55AMG를 잊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SLK55 AMG의 웅장한 배기음은 그것만으로도 나름의 세계를 구축할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V8 자연흡기 엔진에 비교할수야 있겠냐만, SLC43의 사운드도 결코 실망할 수준은아니다. 특히 고막을 때리는 고음은 더욱 강해졌다. 분명한 건 M2, M3/M4 등에 얹히는 동급 BMW 엔진과는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포티하다는 사실이다.​그런데 SLC43의 백미는 엔진 반응이나 사운드가 아니다. 바로 핸들링이다. 이전보다 한층 더 빠릿빠릿해진 것은물론, 코너에서의 한계도 더 높아졌다. 아는 사람들은 안다. 프론트에서 약 110kg을 덜어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SLK55 AMG가 고속도로와 오르막 코너에서만 재미있는 차였다면, SLC43은 어디서든 재미있는 차다.​그러나 주행안정장치(ESP)의 세팅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서스펜션과 변속기의 일부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토록 생생한 엔진과 섀시를 두고 대체 왜 그랬을까? 아마 이것이 벤츠가 정의하는 SLC의 성격일 것이다. 즉, SLC는 이를 악물고 달리기보단 바람을 즐기는 차라는 이야기다. 벤츠가 생각하는 경량 로드스터는 스포츠카 자리를 무리하게 넘보는 경쟁자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이성과 감성의 조화벤츠 고객과 다른 브랜드 고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시승을 마친 후 홍보 담당자에게 물었다. “벤츠 고객의 특성이요? 아주 뚜렷합니다. 그들은 완벽주의자에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벤츠는 ‘최고가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있다. 벤츠가 고객을 길들였는지, 고객이 벤츠를 길들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벤츠와 벤츠 고객 모두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확실하다.​메르세데스 벤츠는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SLC를 통해서도 이런 철학을 확고하게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그 완벽의 의미가 우리의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이성을 만족시키는 대형 컨버터블과 감성을 자극하는 경량 로드스터. 그들은 시장의 기존 기준과는 상반된 접근을 통해 이성과 감성의 완벽한 균형을 꿈꾸고 있다. 허황된 디자인이나 소재가 진정한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이와, 한계를 넘어서는 성능이 제대로 된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관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들은 이번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것이 분명하니까.​​​ ​​​*글 류민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S-CLASS CABRIOLE.. 2016-08-16
​​이성과 감성의 완벽한 조화​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SLC. 이 두 차를 타러 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메르세데스 벤츠만큼 자신에 찬 브랜드가 또 있을까. 또 누가 신형 오픈 톱 두 대를 묶어서 시승회를 열 수있을까. 어떤 브랜드에게는 하나도 소중할 오픈 톱모델을 메르세데스 벤츠는 무려 5종이나 만들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GT 로드스터의 데뷔가 아직인데도 말이다.​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한 모델로 판매량을 늘린다. 높은 가격과 품질, 그리고 희소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벤츠 역시 새 모델을 쉬지 않고 쏟아내며 경쟁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벤츠가 누구보다도 많은 오픈 톱 모델을 소유하게 된 것도 바로이 때문이다.​사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자들의 도발에 끌려가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마치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는듯, 시장을 격렬하게 뒤흔들고 있다.​두 모델의 시승회는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에서열렸다. 코트다쥐르는 니스, 몬테카를로(모나코),칸, 생 트로페즈 등으로 이루어진 유럽의 전통적인 휴양지다. 눈부신 해안길과 매력적인 산길, 그리고 세계적인 유적지가 도처에 널려 있다. 우아한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활기찬 SLC를 하나로 엮기에 적합한 장소인 셈. 특히 유럽 귀족들이 사랑했었다는 생장캅페라(Saint-Jean Cap-Ferrat)의 한 유서깊은 호텔에서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배경을 장식했던 지중해의 석양과 그 순간 주위를 둘러쌌던 공기는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다.​​​​ ​45년 만에 복귀한 럭셔리 컨버터블일정은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시승으로 시작됐다. 아침 일찍 찾은 니스 공항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S클래스카브리올레가 부드러운 햇살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첫 만남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빈틈없는 비율. 언뜻 봐선 차급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균형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롤스로이스 던과 같은 경쟁자들처럼 차체를 크게 보이기 위한 억지가 없어서 좋았다. 커다란 크롬 패널이나 무의미하게 부풀린 펜더 같은 것 말이다. ​우리는 정신줄을 놓고선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또 만져봤다. 마치 아주 예쁜 핸드백이나 귀한 보석을 발견한 여자들처럼. 프리젠테이션이 곧 시작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었다. S클래스, 그것도 오픈 버전을 처음으로 마주한것이니 오죽 신이 났을까. 물론 우리만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시승회는 대개 전세계 기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수일간 같은 일정을 반복한다. 다른 차수 기자들의 행동도 우리와 비슷했으리라. 벤츠 직원들이 가벼운 미소와 함께 우리를 바라보기만 할 뿐, 재촉하지 않았던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메르세데스 벤츠에게 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아주 특별하다. 벤츠를 상징하는 S클래스의 여섯 번째 식구이자, 45년 만에 선보이는 대형 오픈 톱 모델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복귀이지만, 이 장르에 대한 기술과 이해도는 충분하다. 그간 벤츠는 S클래스의 쿠페 버전을 만들며 초호화 컨버터블 시장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쿠페와 컨버터블의 관계는 아주 긴밀하다.​메르세데스 벤츠가 이 시장으로 돌아온 이유는 간단하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 동안 무시해도 될 법했던 이들이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으니 자존심 강한 벤츠가 가만히 보고 있을 리 없다. 벤츠가 CL의 이름을 S클래스 쿠페로 되돌린 것도, 마이바흐를 서브 브랜드로 정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임무는 제원표만 봐도 쉽게 알수 있다. 자체 크기가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과 롤스로이스 던 사이를 정확하게 파고들고 있다.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5,044mm, 2,945mm(63 4매틱 기준). 벤틀리보다는 각각 238mm, 199mm 길고 롤스로이스보다는 241mm, 167mm 짧다.​이런 경쟁 구도와는 별개로, 이들 셋 모두가 시장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틀림없다.길이 5m, 휠베이스 3m 안팎의 2도어 쿠페/컨버터블은 이미 멸종했어야 하는 공룡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런 초호화 컨버터블을 양산할 수있을 만큼 영향력을 지닌 브랜드는 많지 않다.물론 그 중 가장 독보적인 건 메르세데스 벤츠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대형 모델에 특화되어 있지만, 벤츠는 A클래스도 만든다.​믿을 수 없을 만큼 정숙한 소프트톱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S클래스 쿠페를 밑바탕 삼는다.하지만 부품 공유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전체의약 40%가 전용 부품이라는 것이 벤츠 측의 설명이다. 다소 의외인 부분은 옆면과 뒷면 디자인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어 펜더와 트렁크 리드 등을 다시 만들었음에도 말이다. 이에 대해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스닉(Robert Lesnik)은 이렇게 말한다. “형태를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카브리올레는 기능적인 부분도 만족시켜야 하거든요. S클래스 쿠페의 디자인은 원래 카브리올레까지 고려된 겁니다.” 즉, 처음부터 이 둘을 다르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하지만 둘의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이 거대한 컨버터블에 어울리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으나, 카브리올레가 훨씬 여성적이다. 톱의 재질과 형태가 다르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톱을 열면 그 차이는 한층더 커진다. 차체 옆면에 너울진 아름다운 선들을 뽐내며 아주 우아한 공간을 그대로 드러낸다. 호화 요트 같다는 진부한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톱은 시속 60km 이하라면 언제든 20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리모트 키의 버튼으로도 작동된다. 움직임은 물론 부드럽다. 스스로 톱 적재공간을 확보하는 오토매틱 부트 세퍼레이터도 눈여겨 볼 특징. 트렁크에짐이 없으면 알아서 파티션을 움직인 후, 톱을 접어 넣는다. 트렁크는 이 상태에서도 골프백 두 개를 실을 수있을 정도로 넉넉하다.​​​톱의 표면은 아주 매끈하다. 골격으로 인한 주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완벽주의로 점철된 벤츠가 다른 차도 아닌 S클래스의 톱이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을까. 굴곡 잡기가 최우선 목표였다는 롤스로이스 던도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는 못 미쳐 보인다. 미안하지만, 이부분에서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은 비교대상이아니다. 벤틀리가 컨티넨탈 GT 컨버터블의 톱 씌운 사진을 극소수만 배포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톱을 씌웠을 때의 실내는 거룩할 정도로 고요하다. 소프트톱이 이 정도로 정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처음 알았다. 비결은 합성고무, 에어 타이트 등으로 구성된 3레이어 톱과 이중 접합 유리. 현장에서 만난 소프트톱 개발자도 쿠페와 같은 수준의 밀폐감을 실현했다고 쉴 새 없이 떠들었다. 레이어가 많아 두껍지만, 톱무게(50kg)는 E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그것보다 오히려10kg 가볍다. 뼈대를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의 경량소재로 빚어 무게를 덜어냈기 때문이다.​​​​오픈 상태에서의 실내도 벤츠답게 차분하다. 소음과 바람의 유입이 굉장히 적다. 속도를 높여도 머리카락만기분 좋게 찰랑거릴 정도. 윈드실드의 각도나 크기가 적당하기도 하지만, 바람의 궤적을 비트는 에어캡과 전동식 윈드 디플렉터의 역할이 크다. 목 주위에 따뜻한 바람을 뿜는 에어스카프, 시트와 팔걸이가 뜨거워지는 웜컴포트 패키지, 12개의 센서와 18개의 액추에이터로 실내 온도를 최적화하는 벤츠 최초의 지능형 공조장치 등 차가운 공기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줄 장비도 빠짐없이 갖췄다.​​​실내 구성은 S클래스 쿠페와 거의 같다. 눈에 띄는 차이는 에어스카프와 센터콘솔 안의 톱 작동 버튼 정도. 햇빛과 각종 먼지는 물론 빗물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일부분을 수정할 법도 하건만,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과 야들야들한 가죽, 그리고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 특유의 고급 장비와 소재를 모두 그대로 사용했다. 물론 S클래스/S클래스 쿠페의 실내를 고스란히 옮겨왔다는 건 S클래스카브리올레의 큰 장점이다. 디자인, 레이아웃, 소재, 조립품질 등 모든 부분의 완성도가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S클래스 카브리올레에서 소프트톱 못지않게 중요한부품은 또 있다. 좌우 리어 휠하우스, 롤 오버 바 등과엮여 있는 트렁크 격벽이다. 특징은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의 이중 패널 구조로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는 것. 짐공간 확장을 위해 가운데가 트인 구조임에도 전복시 차체 무게를 모두 버텨낼 만큼 견고하다. 카브리올레가무게와 비틀림 강성을 쿠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것도 바로 이 격벽 덕분이다.​물론 고강성 경량 차체에는 알루미늄 리어 플로어와SL(R231)을 위해 개발된 알루미늄 중공 주조 맴버도 한몫하고 있다. 참고로 롤 오버 바는 기존보다 반응이 더빠른 화약 폭발 방식(파이로테크닉)이다. 그러나 리어마운트 부근이 협소해진 까닭에 오일압 가변 서스펜션은 옵션 리스트에서 제외됐다.​​​​​벤츠가 제시하는 새 기준은 ‘균형’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현재 500, 63 4매틱(AMG),65(AMG) 등 세 종으로 나뉜다. 기자가 이번 시승에서 집중한 건 국내에서 주력 자리를 꿰찰 메르세데스-AMGS63 4매틱 카브리올레. 벤츠 V8 중 가장 강력한 5.5L 바이터보 M157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최고출력(585마력)과 최대토크(91.9kg·m)는 65만 못하지만, 0→시속100km 가속은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S클래스 카브리올레 중 가장 빠른 3.9초 만에 끊는다. 이는 S63 4매틱 쿠페와 같고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벤틀리 컨티넨탈 GT컨버터블 V12 모델보다 0.2초 빠른 기록이다.​​​​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뛰어난 가속 성능에도 불구하고 성격은 꽤 온순한 편이다. 변속기도 스포티한 DCT 대신 부드러운 7단 MCT다.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의 세팅 역시 마찬가지. 쿠페보다 반응이 한결 나긋하다. 온몸을 자극하는 정통 스포츠카가 아닌, 여유로운 주행도 즐겨야 하는고성능 컨버터블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합당한 결정이다. ​물론 벤츠의 최신 모델 대부분이 그렇듯, 피드백은 빠르고 정확하다. 게다가 S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엄연AMG의 일원이다. 물 위를 떠다니는 느낌의 대형 컨버터블들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타이어가 한계를 넘어설 때마저 아주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사운드도 AMG답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없이 상냥하지만, 스포츠모드에서는 아주 자극적이다. 벤츠 역시 S63 4매틱 카브리올레를 트랙 주행까지 즐길 수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하지만 기자는 시승의 대부분을 S63 4매틱 카브리올레가 가진 여유를 즐기는 데 사용했다. 두 눈을 부릅뜨고 달리기에는 머리 위를 스치는 바람과 반짝이는 해안길이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성능에 대한 욕구는 빠르게달릴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해소됐다. 할 수 있는데안 하는 것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벤츠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대형 컨버터블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아주 독특한 시장이다. 과시욕을 충족시키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벤츠의 접근법은 조금다르다. 허황된 디자인이나 소재 대신 균형 잡힌 완성도로 승부하고 있다. 물론 벤츠가 제시한 새 기준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확실하다. 그 누구도 흠집을 낼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사실 말이다.​​​​​* 글 류민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E300 4MATIC 2016-08-11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의 새 기준 신형 E클래스는 모든 부분에서 진화했다. 디자인, 성능, 효율 등 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특히S클래스를 넘어서는 수준의 첨단장비들이 인상적이다. E300의 4기통 엔진 완성도도 기대 이상이다.구형 V6 엔진은 잊어도 좋겠다.   ​배운 대로 했다. 버튼을 누르고 주차장 사이를 천천히지나갔다. 모니터에 빈 주차공간이 떴다. 터치패드에 손을 올려 적당한 자리를 골랐다. 그리고 명령대로 후진 기어를 넣었다. 기자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그때부터 차는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을 빙빙 돌리더니 앞으로 쓱, 다시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리더니 뒤로 쓱. 좁은 공간에서의 주차를 눈 깜짝할 새에 끝냈다. 좌우 간격도 자로 잰 듯 일정했다. 그렇게기자의 첫 경험은 끝났다. 신형 E클래스의 자동주차시스템, ‘파킹 파일럿’의 신세계가.​그동안 ‘자동 주차’라는 이름을 붙인 장비는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주차 보조장비에 불과했다. 가속과 감속 페달 또는 변속레버 등을 운전자가 조작해야 했다. 게다가 작동마저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니까, 있지만 잘쓰지 않는 유명무실한 기능이었다.​​​ ​​​​​신형 E클래스의 파킹 파일럿은 이들과 차원이 다르다.주차 자리를 스캔한 후, 명령(변속)만 내리면 끝이다.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수직(전/후진)과 수평 주차를 모두 지원한다. 주차 속도 역시 현실적이다. 적어도 뒤차에게 볼멘소리를 들을 일이 없을 정도다.​기자가 파킹 파일럿을 처음 겪은 건 지난 5월 E클래스행사에서였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기자에게는 필요 없는 장비라고 여겼다. ‘명색이 자동차 기자인데, 주차 정도는 직접 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었다. 나름 운전에 자신도 있고. 그러나 이번 시승을 통해 생각이 달라졌다. 그땐 차에게 주차를 맡기고 내릴 준비를 한다는 게 얼마나 편한 건지 미처 몰랐다.​   S클래스 수준의 완성도  ​​​가장 지능적인 비즈니스 세단.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이렇게 정의한다. ‘세계 최초’ 딱지를 달고 있는 각종 장비로 무장하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파킹 파일럿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이 차는 벤츠 라인업의 중심축인 E클래스다. 우리는 첨단장비를 걷어내고 이 차의 다른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사실 신형 E클래스의 디자인은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었다. C클래스가 S클래스의 스타일링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최근 벤츠는 자신들의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이는 핵심 모델인 C, E, S클래스의책임이 한층 더 막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츠가 이 세 모델의 방향을 비슷하게 잡고, 통일성을 강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E클래스 역시 우아한 비율과 매끈한 면을 자랑한다.‘스포일러’인 다른 형제들 때문에 신선한 느낌은 조금떨어지지만, 이전보다 한결 젊은 분위기인 것은 확실하다. 형태는 전형적인 3박스 세단이다. 일부러 루프를 낮추거나 C필러를 뒤로 당기려고 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4도어 쿠페의 원조, CLS가 있으니 무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실내는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 곡선이 너울진 대시보드와 이를 가로지르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4개의 원형 송풍구 등이 고스란히 겹친다. 장비 구성이나 레이아웃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지만, 디테일은 정반대다. 까끌까끌한 질감을 살린 우드 패널과 스티치를 넣은 촉촉한 가죽 등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첨단기술과 전통의 조화. 메르세데스 벤츠가 앞으로 점점 더 강화할 인테리어 테마다. 소재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전체적인 완성도도 S클래스 수준이다. 어디 하나 빈틈을 찾을 수가 없다. ‘최상급 오너 드리븐카’라는 성격과 E클래스 마이바흐 버전을 고려한 설정으로 추측된다. C, E, S클래스 세 모델 모두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하며 각 모델의 성격과 등급을 구분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균형감각이 뛰어난 벤츠이기에 가능했다.   세그먼트를 이끄는 리더      시승차는 E300 4매틱. 최고 245마력, 37.7kg·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기존 E300의 V6 3.5L 엔진이 252마력, 34.7kg·m를 냈으니 실린더 2개와 배기량 1.5L 가량을 덜어내면서 도 출력과 토크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셈이다. 게다가 복합연비도 이제 10.3km/L나 된다.​​회전 감각과 가속 감각은 V6 못지않게 활기차다. 멀티실린더 엔진에 누구보다 집착하는 벤츠가 6기통 대신 만든 4기통 엔진이니 어련할까. 가속 페달을 한 번만 밟아보면 벤츠가 왜 이 차에 250이 아닌 300을 붙였는지 이해할 수 있다.​참고로 4기통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엔진이다. 터보, 직분사 시스템, 듀얼 클러치/다단화 변속기 등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6기통을 대체하는 엔진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벤츠 못지않게 고집이 강한 포르쉐가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부활시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물론, 회전 감각과 가속 감각만 뛰어난 건 아니다. 실제 성능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6.3초)이 1.1초나 단축됐다는 사실이 좋은 예다. 엔진도 엔진이지만, 이런 결과에는 9단 변속기도 한몫하고 있다. 신형 변속기는 9개의 전진 기어와 민첩한 록업 클러치 등을 무기삼아 엔진의 힘을 휠에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핸들링 특성 역시 크게 달라졌다. 신형 MRA 플랫폼을쓰는 C클래스와 S클래스가 그렇듯, 과거 벤츠의 보수적인 색채가 말끔하게 사라졌다. 빠른 반응의 스티어링과 균형 잡힌 서스펜션 덕분에 움직임이 아주 매끄럽다. 앞머리는 가볍게 돌아가며, 꽁무니는 이를 잽싸게 따라붙는다. 특히 승차감을 개선하며 접지 한계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것이 인상적이다.​​​​메르세데스 벤츠의 신기술은 보통 S클래스를 통해 소개된 후, 하위 모델에 도입된다. 하지만 이번 E클래스는 유독 S클래스를 넘어서는 수준의 여러 장비를 기본 또는 옵션으로 갖추고 있다. 앞 차를 따라 스스로 달리는 반자율주행 장비의 확장판인 드라이브 파일럿, 장애물을 더 정확하게 피할 수 있게 돕는 회피 조향 어시스트, 자동주차 장치인 파킹 파일럿, 측면 충돌시 탑승자를 가운데로 밀어넣어 상해를 줄이는 프리세이프임펄스 사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벤츠의 이런 조치는어깨가 더 무거워진 E클래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E클래스는 벤츠의 중형 세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항상 세그먼트의 기준이자,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의 진보를 이끄는 리더였다. E클래스가 지금껏쌓아온 위상이 흔들릴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디자인, 성능, 효율, 장비 등 모든 부분이 눈부시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신형 E클래스는 또 한 번 프리미엄 중형세단 시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새 기준이 될 자격이충분하다.​​​​​​*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DS DS4 CROSSBACK 2016-08-09
 이젠 소형 SUV라 불러다오   얼굴을 바꾼 신형 DS4 크로스백은 일반 DS4보다 높이가 30mm 높다. 그런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될줄이야. 예전 DS4는 SUV 성격을 가미한 크로스오버였지만 형태와 성격이 조금 애매했다. 그러나 DS4 크로스백에서는 요즘 핫한 소형 SUV의 느낌이 확 살아난다. 30mm의 마법이 제대로 통했다.​​한때 두 장르의 장점을 모은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다. 승용차에서는 주로세단(혹은 해치백)과 SUV를 접목한 크로스오버들이 많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주장하는 게 있었으니, SUV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생김새와 실내 구성에서 SUV의 특성을 가미했지만 한사코 ‘크로스오버’를강조하며 SUV이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SUV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애매한 성격의 크로스오버들은 오히려 SUV 시장에 편승되고자 하는 바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소형 클래스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콤팩트 SUV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차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트로엥, 아니 이젠 DS 브랜드의 개성적인 소형 크로스오버인 DS4가 신형으로 거듭났다. 2010년 말 베일을 벗은 DS4는 2011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크로스오버 모델.  DS3가 시트로엥C3의 3도어 버전이듯이 DS4는 애초 C4의 3도어 버전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시트로엥은 DS4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쿠페의 실루엣과 지상고를 살짝높인 크로스오버 성격을 가미한 것. 그러면서도 뒤쪽 스타일을 헤치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별도의 도어를 더해 5도어가 되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나름의실용성을 챙긴 DS4는 곧바로 유럽의 많은 디자인 관련 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30mm 높이 차이가 만들어낸 변화DS4가 국내에 들어온 건 2012년 7월의 일로, 시트로엥 브랜드로는 몇 개월 앞서 처음 데뷔한 DS3에 이은두 번째 모델이었다. 2013년 초에는 DS5가 투입되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DS4 2.0이 라인업에 더해졌다. 이후 시트로엥은 글로벌 시장에서 DS를 별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켰고, 한국에서도 올해 얼굴이 바뀐 DS5와 DS3를 DS 브랜드로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6월 중순 DS4 역시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페이스리프트한 신형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DS4에는 이름이 하나 더 붙는다. 크로스백(Crossback)이 그것이다. 시트로엥은 지난해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페이스리프트된 DS4를 선보이면서 두 가지 버전을 내놓았다. 하나는 이전과 같은 일반 DS4이고 다른 하나는 지상고를 30mm 높여 조금 더 아웃도어 분위기를 낸 크로스백이다.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았던 DS4는 이참에 DS4 크로스백 한 가지로만 수입되며, 엔진 라인업도 1.6L 디젤로통일했다. 30mm의 작은 변화이지만 결과는 상당히흥미롭다. 다소 애매하게 보였던 DS4가 이젠 확실히 뜨고 있는 소형 SUV처럼 보이기 때문이다.​DS4는 DS5와 함께 DS 라인업에서 매우 독특한 성격을 지닌 차다. DS3는 3도어 해치백의 전형을 따르지만 DS4와 DS5는 마땅히 경쟁차를 떠올리기 힘들만큼 개성적이다. DS4의 크기는 유럽 기준으로 C세그먼트에 속한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현대 아반떼나i30 등이 속한 준중형 모델. 그런데 평범함을 거부한시트로엥은 DS4를 전형적인 3도어 해치백 대신 3도어처럼 보이는 5도어에 SUV 성격을 가미했다. 요즘모든 차들이 그렇듯 DS4 역시 쿠페 실루엣을 접목했는데, 실제로 보면 쿠페보다는 오히려 해치백이 연상됐다. 그러나 지상고를 조금 높이면서 이젠 제법 소형 SUV 같은 차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 ​​신형 DS4는 DS5, DS3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눈매가 좀 더 선명해지고 그릴도 최신 DS 모델의 그것으로 바뀌었다. 구형의 마스크도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의 업그레이드도 꽤 근사하다. 구형보다 강한 눈매와 그릴이 둥그스레한 보디와 썩잘 어울린다. 이는 DS5도 마찬가지로, 마치 원래부터 디자인한 것 마냥 자연스러우면서도 DS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약간 어색해 보이는DS3는 별개로 두자). 새로운 얼굴과 30mm 높인 키, 지붕에 덧댄 루프랙 외에는 구형과 큰 차이가 없다. 크로스백의 이름을 달면서 검정색으로 도색한 휠과 사이드미러 커버, 뒤쪽의 검정색 CROSSBACK 배지외에는 플라스틱 가드를 덧댄다든지 하는 과한 치장을 하지 않았다. 그들도 매끈한 차에 덕지덕지 뭔가를 덧대고 싶지는 않았을 듯. SUV적인 느낌이 좀 더강해졌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독특하고 미려하다.​반면 실내 분위기는 겉모습만큼 독특하진 않다. C4피카소만 못하지만 앞좌석의 개방감은 좋은 편. 햇빛가리개를 위쪽으로 밀어 앞 유리창의 면적을 넓힐 수있고 별도의 선루프는 없다. 시트의 앞뒤 슬라이딩과 등받이 기울기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점이 다소번거롭긴 해도 앞좌석엔 열선에 안마 기능까지 넣어놓았다.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하는 다이얼식 레버는같은 유럽산 소형 SUV인 르노삼성 QM3만큼 작동하는 데 불편하진 않다.​​ ​​​뒷문은 도어 손잡이를 D필러 부근에 숨기는 등 말끔한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에 약점이 있으니 바로 유리창이 내려가지 않는다는것. 실제로 보면 넓은 유리창이 작은 도어 아래로 내려갈 공간이 없다. 하마터면 3도어일 뻔한 차에 뒷문을 달아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이젠 창문이 내려가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한다. 유리창을 내리기 위해서는 유리창 면적을 줄이거나 창문에 파티션을 넣어야 했을 텐데, 그랬다면 지금 같이깔끔한 스타일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창문이 안내려가는 것보다는 뒤 도어가 열리는 면적이 넓지 않아 타고 내릴 때 엉덩이 쪽이 슬쩍 걸리고 도어 끝이 뾰족해 찔릴까봐 드는 심리적인 위축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러나 타고 난 뒤에는 뒷좌석 헤드룸이나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이 급에서는 흔치 않은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도 마련해놓았다.​​​​이제야 퍼즐이 제자리를 찾은 느낌신형 DS4 크로스백은 요즘 푸조와 시트로엥처럼 싱글 클러치(푸조의 MCP, 시트로엥의 ETG) 변속기를쓰지 않고 EAT6라는 당당한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유행처럼 듀얼 클러치가 늘어나는상황에서 싱글 클러치에서 다시 일반적인 AT로 돌아오는 건 시대를 역행처럼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MCP, 아니 ETA를 몰아본 이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 오토매틱이지만 반응이 매끄럽고 빠릿빠릿해 듀얼 클러치가 부럽지 않다. 학습 효과도 뛰어나 페달을 조금만 깊숙이 밟아대면 금방 회전수를 높이며 스포티한 주행에 대비한다. AT의 기본에도 충실해 2단 출발이 가능한 윈터 모드와 스포츠 모드까지 갖춰놓았다. 요즘에는 의외로 이들 기능을 생략한 AT들이 많기에 더욱 반갑다. ​​​ ​​​1.6L 디젤 엔진은 아이들링 때나 가속할 때 들리는 소음과 진동이 독일제 프리미엄 디젤의 그것 이상으로조용하고 부드럽다(사실 독일차가 좀 시끄러운 편). 저회전에서 나오는 풍성한 토크 덕에 별달리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액셀 페달을 꾹 밟아 한계치까지출력을 뽑아 쓰면 금방 120마력과 1.6L의 밑천이 드러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오히려 박력 있는 느낌마저 든다. 차고가 30mm 높아진 것은 운전할 때에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제법 SUV스러운 자세와 시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몸놀림은 크로스오버를 지향한 일반 DS4와 다를 바 없다.​저속에서 스티어링 휠이 좀 무거운 편이지만 속도를올리면 이는 안정감의 밑천이 된다. 서스펜션은 여느 시트로엥처럼 탄탄하고 코너링 성능도 납작한 승용 해치백 수준을 뛰어넘는다. 키가 커졌음에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변함이 없다. 30mm의 변화로 잃은것 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많아 보인다.사실 DS4는 자세히 뜯어보면 단점이 많은 차다. 낮은 인지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실내 마감재의 품질은프리미엄 DS 브랜드의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 보다대중차인 시트로엥이라면 문제 삼지 않을 부분도 ‘프리미엄’이라는 잣대 아래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수도있다. 조잡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스위치를 보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그러나 DS4는 이 같은 단점을 덮어버리고도 남을 만큼 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3,000만원대 후반의 값이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해치백 같은 느낌을 줄 때보단 지금처럼 소형 SUV스러울 때 사람들이 지갑을 더 쉽게 열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수많은 소형 SUV 속에서도 DS4 크로스백은 자기만의 분명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DS4가 크로스백을 통해 제자리를 찾은것 같아 반갑다. 퍼즐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고나할까.​​​ * 글 박지훈  편집장 사진 최진호​​ 
SSANGYONG KORANDO SPORTS 2.2 2016-08-08
  ​SSANGYONG KORANDO SPORTS 2.2LIMIT BREAKER​ ​​코란도 스포츠가 달린다. 풍요로운 오픈 데크를단단한 프레임에 얹고, 산을 넘고 개울을 건넌다.더 강력한 심장, 더 세밀한 미션을 달고SUV 시장을 넘본다. 코란도 스포츠가 달린다. 경계를 허문다. 한계를 돌파한다  ​​‘New Experience’. 쌍용자동차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의미심장한 울림을 남겼다. “어서 와, 픽업트럭은 처음이지?”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례적으로 길고 다채로운 시승코스를 준비한 것에 놀라며,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약 100km의 시승길에 올랐다.​겉모습만 봐서는 달라진 점을 알아채기 어려웠다. 더뉴 코란도 스포츠 2.2의 ‘더뉴’라의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기존 격자무늬 그릴이 납작한 벌집 모양으로 변했고, 넛지바와 스키드 플레이트 옵션의 컬러가 조금 바뀌었을 뿐. 쓸 만한 변화라면 센터페시아 하단에 USB충전단자가 생긴 것 정도다.​시트포지션이 코끼리 등에 올라탄 듯 높은데, 루프는더 높아서 1·2열 모두 헤드룸이 남아돌았다. 있는 힘껏 공간을 짜낸 덕에 2열 레그룸이나 등받이 각도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뒷유리에 볼을 비비고 있는 뒷좌석 헤드레스트의 노고에 감사할 일이다. 실내등이 무려LED인데, 뒷좌석 가운데에 컵홀더가 달린 암레스트도펼쳐지는데, 1열 통풍 및 온열시트와 2열 온열시트까지달려 있는데, 실내는 왜 그렇게 휑하고 초라하게 느껴졌을까. 알 수 없는 갈증이 일었다.​​​​더 커진 엔진, 더 세밀한 미션무게가 2톤에 달하는 차치고 꽤나 경쾌하게 튀어나갔다. LET(Low-End Torque) 컨셉트로 개발된 2.2L 디젤 엔진(e-XDi220)은 심성이 바지런해 최대토크를1,400rpm부터 2,800rpm까지 꾸준히 토해낸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 기존 2.0L 엔진 대비 각각 14.8%(23마력), 11%(4.1kg·m) 향상된 수치다. 기존 벤츠 5단 미션을 대신하는 새로운 아이신 6단 미션은 기민하고 매끄러운 가속의 숨은 공신이다. ​​쌍용이 기존 코란도 스포츠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U&A(Usage & Attitude)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세감면(84.6%), 4륜구동(70.4%), 적재공간(66.7%)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행성능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는데, 새로운 코란도 스포츠는 바로 그 부분을 집중 보강한 모델이다.​하지만 픽업트럭은 어디까지나 픽업트럭. 이름에 ‘스포츠’가 붙어 있다고 스포츠카일 리 있겠는가. 새로운파워트레인 역시 딱 일상주행에서 답답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지녔을 뿐이다. 추월가속 실력은 발진가속에 못 미쳤으며 댐핑 스트로크가 길어 롤링이 심했다. 코너를 빠르게 공략하려 욕심을 내면 무게가 바깥쪽 바퀴에 잔뜩 실리면서 차체가 한껏 기울어지고, 코너를 빠져나올 때쯤 깊이 수축했던 서스펜션에 반동이 생기면서 무게중심이 크게 흐트러졌다.​실용적이지만 재미없는 트럭과의 New Experience가그렇게 끝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시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오프로드에 들어서자 진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 ​가지 못할 길이 없다전날 내린 비로 길은 엉망이었다. 사이사이 공사구간도 있었다. 그러나 불안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구동방식을 사륜구동(4WD H)으로 세팅하고 임도에 들어서자, 웬만한 SUV도엄두를 못 낼 험로를 태연하게 돌파하기 시작했다. 시트포지션이 높고 숄더 라인이 낮아 주변지형을 충분히 보면서 주행할 수 있었다. 삼중구조 초강성 프레임은 ‘뒤틀림이 뭐냐’는 듯 차체를 든든하게 잡아주며 노면 충격을 받아냈다. 고속 코너링에서 웬수 같던 서스펜션은 험로에선 충격을 매끄럽게 상쇄하고 시종일관 자연스러운 거동을 도왔다.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이 차와 함께라면 가지 못할 길이 없을 것만 같았다. ​ 함께 가시밭길(?)을 헤쳐 나온 뒤로 차가 달리보였다. ‘짜식, 너 이렇게 터프한 녀석이었어?’ 어깨라도 툭툭 치고 싶었다. 저렴해 보이는 내장재, 투박한 실내 디자인이 일순 사내다운 호방함으로 느껴졌다. 이토록 호탕한 녀석에게너무 쩨쩨한 잣대를 들이댄 건 아닌지 미안하기까지 했다. 상상을 했다. 코란도 스포츠에 루프캐리어를 달고, 데크에 400kg 짐을 가득 싣고, 2톤짜리 트레일러를 끌며, 가족여행을 떠나는 모습. ​​​코란도 스포츠는 누군가에겐 그저 그런 소형트럭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오픈 데크는 누군가에겐 담배꽁초를 몰래 버릴 쓰레기통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험로도 마다하지 않는이 차는 누군가의 인생을 뜨겁게 달궈줄 동반자가될 것이며, 가로 1,600mm, 세로 1,275mm의 오픈데크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가능성이 될 것이다.​새로운 경험으로 가는 문턱은 그리 높지 않다. 코란도 스포츠의 가격은 2,168만~2,999만원. 국내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보디 온 프레임의사륜구동 모델이다. 화물차로 분류되어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밖에 되지 않으니 유지비 부담도 적다. 또한 사업자등록시 부가세 10% 환급 및 환경개선 부담금 영구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험로도 마다 않는 개척자, 코란도 스포츠는 무쏘 스포츠와 액티언 스포츠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자신만의 길을 달려간다. 그리고 이제는 SUV의대안으로 우리의 일상 깊이 파고들려 한다. 국내유일 픽업트럭의 야심만만한 눈은 현대·기아의D세그먼트 SUV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쌍용차는 ‘New Experience’라는 기치를 내걸고일상의 모험가에게 손짓한다. 이 차가 SUV와는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코란도 스포츠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어서 와, 픽업트럭은 처음이지?’​​​​*글 김성래  사진 쌍용자동차​
VOLVO XC90 지극히 새롭고 매력적인 볼보의 등장 2016-08-05
 ​볼보 디자인의 신무기, ‘토르의 망치’한때 단단한 이미지의 직선 보디를 선호했던 볼보는 2,000년대에 들어와 변화를시도했다.  이 무렵 등장한 S60과 S80, XC70 등은 분명 기존 볼보와 달랐지만 젊고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기에는 그리 충분치 않았다. 또한 유럽의 거대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대결을 펼치기에도 역부족이었다.​그런데 최근 볼보 디자인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인 수준이다.  그 변화를 주도한 것은 2012년 새로이 수석 디자이너가 된 토마스 잉엔라츠.  스코다와 폭스바겐의 포츠담 디자인 센터를 거쳐 볼보로 자리를 옮긴 잉엔라츠는 2013년 컨셉트 쿠페와2014년 XC 쿠페, 그리고 컨셉트 에스테이트로 이어지는 일련의 컨셉트카들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모두 신형 모듈러 플랫폼(Scalable Platform Architecture)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볼보일 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사용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   ​컨셉트카 세 대를 통해 예고된 디자인은 프론트 그릴의 볼보 로고를 빼면 거의 모든부분이 달라졌다.  특히나 차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헤드램프 디자인, 그 중에서도 주간주행등 형태로 큰 주목을 받았다. T자를 가로로 눕혀 놓은 듯한 모습은 기존의 어떤 헤드램프와도 달랐다.​LED 주간주행등의 형태는 최근 자동차 얼굴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 형태를 통해 브랜드와 모델의 개성을 밤낮 가리지 않고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볼보의 새로운 주간주행등은 그 형태 덕분에 ‘토르의 망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천둥신이자 전사.  그를 상징하는 무기 묠니르는 파괴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전설의 망치다.  잉엔라츠가 이끄는 볼보 디자인팀은 마치 천둥 망치라도 손에쥔 것처럼 이전의 볼보 디자인을 완전히 해체한 후 재구성했다.​ ​   ​​구형 XC90의 옆모습은 본디 왜건에 뿌리를 두었던 크로스컨트리(XC70) 계열의 영향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반면 신형은 높이가 약간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탄탄하고 풍만해졌다. 이는 새로운 노즈 디자인과 노면 가까이 뻗어내린 범퍼 덕분이다.  이에 따라 구형보다 SUV에 가까워 보이면서도 온로드 성격은 더욱 강해졌다. 반면 D필러를 타고 오르는 브레이크 램프에는 볼보 왜건 시절의 DNA가 남아 있다. 새 디자인은 볼보라는 브랜드가 처한 환경 변화를 대변한다. 1999년볼보를 사들였던 포드가 미국 경기악화로 매각을 결정한 것이 2008년. 이듬해 중국 저장질리에 18억달러(약 2조1,200억원)에 매각되었다. 당시까지 중국의 해외 브랜드 인수로는 최대 규모였다.​새로운 주인과 경영진을 맞이한 볼보는 기존 라인업을 뒤엎는 대규모 변화를 시도했다. 매각 당시에는 걱정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신형XC90 론칭 후 시장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다. 이 새로운 XC90의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볼보는 지난해 연말사상 최대의 월간 판매량(4만9,055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회복세가 두드러졌을 뿐 아니라 고급 모델인XC90이 전체 라인업 중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반응이 고무적이다. 이에 따라 볼보는 향후 4년간 연 생산능력을 80만 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이고, 그러면서도 아름답다.  이것은 공간적 제약이 있으면서도 다기능과 내구성, 여기에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까지 요구하는 자동차 디자인에 딱 들어맞는다.​ 물론 볼보는 언제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었다.  그런데 이번 XC90은 더욱 단순하면서도 몰라보게 고급스러워졌다.  한때 볼보 인테리어의 상징이던 센터 스택이 사라진 대신 대형 터치 모니터가 들어앉았다.  센터페시아의 복잡한 스위치들을 대신할 뿐 아니라 시인성이뛰어나다.  그 아래로 사용빈도가 높거나 재빨리 눌러야 하는 스위치들을 따로 배치했다.  즉, 내비게이션을 띄운 상태에서도 아래쪽으로는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실내 전체는 부드러운 가죽과 표면질감을 살린 목재, 크롬 라인으로 장식했다.  버튼이 줄어 단순해진공간을 짜임새 있게 디자인한 덕분에 답답하거나 심심해보이지 않는 것이 매력 포인트.  시트는 바닥 쿠션 연장과 사이드 서포트 조절이 가능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통풍과 히터, 다양한 안마 기능까지 담았다. 볼보의 시트는 언제나 동급 대비 돋보였지만 이번에는 홀드성과 안락함에서 클래스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은 대부분이 3열 7인승 구성이다.  2열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중간 바닥을 높이면 어린이용 좌석이 된다.3점식 벨트를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부스트 시트(바닥이 솟아오른다) 설계는 볼보의 안전 최우선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  3열은간이 의자가 아니라 2열 시트에 준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편안히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급스러움은 디테일에도 살아 있다.  엔진 스타트/스톱, 드라이브모드 스위치에는 보석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차용했다.  따뜻한 느낌의 월넛을 사용하는 인스크립션 트림 외에 R 디자인 트림에서는메탈매시로 차가우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추구했다.  T8에는 전용글라스 시프트레버가 제공되는데, 창업 100년이 넘는 스웨덴 유리공방 오레포스(Orrefors)가 제작한다.​​  ​​볼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고급스러운 엑셀런스 트림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그 어떤 볼보보다도 비싼 볼보로 국내에서는 T8에 적용된다. 비행기 1등석 수준의 안락함을 제공하기 위해 3열 시트를 없앤 4인승으로 만들고좌우 독립식 시트에 접이식 테이블과 냉장고, 전용 샴페인 잔까지 마련된다.  볼보는 이밖에도 라운지 콘솔이라 불리는 옵션을 개발했다. 조수석을 떼어낸 자리에 접이식 테이블과 대형 모니터, 신발장을 갖춰 최고급 리무진 이상의 호화로움과 안락함을 제공한다.​​​​강력하고도 청정한 차세대 심장Twincharger Inline-4볼보가 포드의 품을 떠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걱정한 것이 엔진등 파워트레인이었다.  중국 메이커들은 자본이 풍부한 대신 기술이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보는 넉넉해진 자금을 활용해 더욱 강력하면서도 깨끗한 신형 엔진 개발에 몰두했다.  여기에는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적 흐름도 크게 거들었다. 그 덕분에 4기통 유닛 하나로 다양한 출력을 커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 8기통 자리를 이제 4기통 가솔린 엔진 + 모터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이 대신한다.​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진 볼보는 4기통 엔진을 완성도 높게 다듬어낼여유를 얻었다.  그 결과물인 가솔린과 디젤 모두 직렬 4기통에 배기량은 2.0L이지만 과급기 개수와 세팅에 따라 다양한 출력이 가능하다.  디젤 직분사는 싱글 터보 190마력(D4)과 트윈 터보 225마력(D5)이 있으며 가솔린 직분사의 경우 싱글 터보 245마력(T5), 터보+수퍼차저의 트윈차저형은 320마력(T6)을 낸다.  이 트윈차저 엔진으로 앞바퀴를,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T8은 시스템출력이 무려 400마력에 이른다. 변속기는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 한 가지.​​​<  T6  T6용 엔진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트윈차저 방식이다 >​< T8  트윈차저 엔진으로 앞바퀴를,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T8은 시스템 출력이 400마력에 이른다>​T6용 엔진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트윈차저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터보차저는 고회전에서, 수퍼차저는 저회전에서 유리하다. 수퍼차저는 엔진 크랭크샤프트에서 동력을 끌어와 직접 회전시키는 방식이고, 터보차저의 경우 배기가스의 힘으로터빈을 돌리기 때문. 이 두 가지를 함께 얹어 저회전에는 수퍼차저로과급압을 빠르게 올리고,  고회전에서는 터보차저가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 바로 트윈차저다.  구조가 복잡하고 값이 비싸지는 대신 작은배기량으로 큰 출력을 얻을 수 있다. XC90 T6의 경우 2.0L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320마력에 최대토크는 40.8kg·m. 야마하가 개발했던구형 XC90용 V8 4.4L B844S 엔진과 비슷한 성능이다. 최대토크는4kg·m 가량 낮지만 토크밴드  (2,200~4,500rpm)가 한결 넓어졌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절반 가까이 낮은 km당 179g. 당연하지만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압축공기로 터보에 생기를 불어넣다Diesel Powerpulse최근의 디젤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과 터보차저가 일반화됨으로써 리터당 100마력을 넘나드는 고출력과 뛰어난 연비의 양립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4기통 2.0L 엔진으로 기존 6기통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강력한 마법, 터보차저를 보다 낮은 rpm부터 작동시킬 수 있는신기술이 필요하다. 경량화된 터빈이나 하우징 안에 가변식 날개를더하는 가변 지오메트리 구조는 이미 일반화된 기술. 볼보는 여기에완전히 새로운 솔루션 한 가지를 더했는데, 바로 파워펄스다.  XC90의 D5 엔진에는 초소형 에어 컴프레서와 압축봄베가 달려 있다.  이 컴프레서는 평소에 공기를 압축해 봄베에 담아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밸브를 열어 터빈으로 보낸다. 저회전이라 아직 약한 배기가스에 이 고압의 공기가 더해짐으로써 터빈은 보다 빠른 타이밍으로 회전을 시작한다.  볼보는 파워펄스 기술을 통해 4기통 엔진의 효율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6기통 3.0L 엔진에 버금가는, 최고출력 225마력에 최대토크48.0kg·m(1,750~2,500rpm)를 얻어냈다.​가장 강력하고도 깨끗한 SUV를 목표로Twin Engine Technology기존 볼보의 작명으로는 T8이 8기통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숫자와실린더 개수는 무관하다.  사실 이것은 볼보만의 일은 아니다.  다운사이징 바람을 불면서 엔진 크기를 전반적으로 줄여야 하는 자동차 메이커들 모두 비슷한 처지다. 이 차가 4기통이면서도 T8이라는 배지를 단 것은 8기통에 필적하는 성능을 내기 때문.  시스템출력 400마력에 토크65.3kg·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6초가 걸리지않으면서도 리터당 40km 연비에 CO₂ 배출량은 km당 59g에 불과하다.​구동방식은 뒷바퀴를 모터의 힘만으로 돌리는 e-4WD 구성이다.  앞뒤바퀴가 기계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대신 연비가 뛰어나며 구동계와 배터리 레이아웃이 자유롭다.  XC90의 T6, D5 AWD의 경우 프로펠러 샤프트와 커플러를 활용해 뒷바퀴를 굴리지만 T8은 샤프트가 지나가는 차체 중앙에 배터리팩을 대신 배치하고 뒤차축에 60kW(82마력, 24.5kg·m) 모터를 달았다.​앞바퀴를 담당하는 엔진은 트윈차저를 갖춘 가솔린 2.0L. 기본적으로는XC90 T6와 동일한 엔진이다.  크랭크샤프트에 34kW의 스타터 겸 제너레이터(CISG)를 달아 필요할 때 최대 15.3kg·m의 토크를 보탤 수 있다.XC90 T8 트윈 엔진은 출발할 때 뒷바퀴 모터로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차체를 밀어붙이고, 고성능이 필요할 때나 미끄러운 길에서는 앞엔진, 뒤 모터로 네바퀴를 굴린다.  아울러 토크벡터링 기술을 활용해보다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코너링을 지원한다. 대부분의 토크벡터링이 코너 안쪽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요잉을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이 방식은 코너 바깥쪽 바퀴에 보다 많은 토크를 배분하므로 에너지활용이나 브레이크 수명에서 유리하다.​안락한 공간을 울리는 프리미엄 사운드Bowers & Wilkins Audio프리미엄카 시장이 성장하면서 큰 변화를 맞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오디오다. 요즘은 기본 오디오 음질이 상향평준화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통합되면서 애프터마켓 시장이 거의 사라졌다.  대신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개발된 고급 옵션 오디오가 일반화되었다.  마크레빈슨, 뱅앤올룹슨(B & O), 보스, 네임 오디오 등 홈오디오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한브랜드들이 자동차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최고의 스피커 메이커로 손꼽히는 영국 바워즈 & 윌킨스(B & W)도 포함되어 있다.  XC90도어 트림의 알루미늄 그릴 속에는 노란색 스피커가 자리잡고 있는데,바로 B & W의 상징과도 같은 케블러 미드레인지에 다름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통신담당 특수작전 장교였던 존 바워즈가 로이 윌킨스와 함께 1966년 영국 워딩에 오디오 가게를 연 것이 B & W의 시작이다.  1976년 R & D 센터를 세우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79년, 드디어 오디오 역사에 이름을 남길 걸작 스피커 ‘B & W 801’이 완성되었다. B &W는 역사가 오랜 메이커가 아닌 대신 혁신적인 설계와 신소재 도입에적극적이었다. 독특한 격자형 엔클로우저 구조는 물론 케블러와 인공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스피커 진동판 등을 과감히 도입해 좋은 평가를받았다. 특히 레코딩 스튜디오에서절대적인 환영을 받아 오늘날 발매되는 클래식 음반의 80%가 B & W스피커로 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XC90에는 B & W의 케블러 미드레인지와 알루미늄 트위터 포함 19개의 스피커가 달렸다.  대시보드 중앙의 센터 스피커는 회절음을 최소화시킨다는 트위터 온 톱(tweeter ontop) 기술의 자동차 버전.  하만의 도움을 받은 앰프는 12채널 1,400W의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 ​볼보 인포테인먼트의 혁진적인 진보Sensus ConnectIT 기술 도입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볼보는 XC90과 S90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센서스 커넥트는 계기판을 대신하는 8인치, 센터페시아의 9인치 모니터로 구성된다. 터치 모니터 아래쪽에는 홈 버튼까지 달아마치 태블릿 PC를 대시보드에 이식해 놓은 듯하다.  세로형 모니터의장점은 자동차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내비게이션에서 두드러진다.  화면은 좌우 스크롤을 통해 기능/내비게이션/응용 프로그램(오디오 등)의 세 페이지를 넘나들며, 아이콘이 큼직해 직관적이며 시인성과 조작성이 뛰어나다. 디스플레이의 색상과 형식은 드라이버가 직접 세팅가능하며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Volvo safety볼보가 안전의 대명사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1959년 3점식 벨트 특허, 1964년 후방을 보도록 디자인된 유아용 시트, 1978년어린이용 부스터 시트, 1991년 SIPS(Side Impact Protection System) 등안전 관련 기술에 있어 늘 시대를 선도해온 메이커가 바로 볼보다.​신형 모듈러 플랫폼 SPA(Scalable Product Platform)를 처음 사용한XC90은 값비싼 초고장력 보론 강철을 운전석 주변과 필러에 사용했다.  단순히 보론 강철 비율을 늘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강성의소재를 적절하게 배치해 강성 향상과 경량화를 도모했다.  오랜 세월다듬어온 이런 수동적인 세이프티 기술에 더해 센서와 카메라 등으로주변 교통상황을 살펴 대응하는 능동적인 첨단 예방안전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XC90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SUV가 되었다.​예를 들어 앞차와의 거리를 살펴 속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도심에서는 차를 세우기도 하는 기능이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차선유지보조장치 LKA는 너비 2m가 넘는 큰 덩치를 좁은 차선 안에 유지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며 운전자의 실수나 졸음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BLIS와 CTA(후측면 접근 차량 경고)는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살펴 사고를 막는다.  접촉사고가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차를 멈추는시티 세이프티의 경우 이제 자동차뿐 아니라 보행자와 자전거를 주야간 가리지 않고 잡아내며,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커다란 동물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런오프 로드 프로텍션(Run-off Road Protection)은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 오프로드나 숲으로 뛰어들 경우를 상정했다. 안전벨트를 미리 당겨 운전자를 시트에 밀착시키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접고, 에어백을 작동시켜 만약의 대형 사고에서 승객 피해를 최소화한다.​​   ​First Impression하필이면 큰 비가 쏟아지던 5월 초, XC90을 받아들었다. 안전장비 시험에는 좋을지 몰라도 촬영과 시승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시승차는 320마력 트윈차저 엔진을 얹은 T6 인스크립션 트림.  그런데 실제 수입 모델과는 세부 트림과 장비가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고 플랫폼이나 엔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 기본 실력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기로 했다.​모터쇼 행사장에서만 보았던 XC90에 직접 앉아보니 우선 예상외로 큰덩치와 멋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이나 실내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볼보보다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장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이해가 된다. 이전과 구별되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인 듯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지극히 볼보답다.  쉬울 듯하면서도 까다로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디자인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T6의 트윈차저 엔진은 토크밴드가 시작되는 2,000rpm 부근에서는 수퍼차저 특유의 휘릭~ 하는 흡기음이 들린다. 소프트한 운전 상황에서도특별히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며 오히려 은근하게 전해오는 스포티함으로 아드레날린이 상승한다.  더불어 빠른 과급에 힘입어 저속부터 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단 AT와 어우러져 큰 차체를 경쾌하게 가속시키는엔진이 겨우 4기통 2.0L라는 사실이 놀랍다.  길이 5m에 육박하는 풍만한덩치에 알루미늄의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닌데도 무게는 2톤 남짓. 연속되는 코너에서 쉽게 뒤뚱거리지 않고 날렵하게 라인을 그리는 모습은볼보에 대한 기자의 선입견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XC90은 볼보가 가진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멋진 작품이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뿌리 깊은 독일차의 뻔한 선택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넉넉해진 자본을 바탕으로 진화한 볼보는 매우 신선하면서도 우아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매력으로 충만했다.  아울러 하반기에 국내에 선보일 S90을 비롯해 이후 등장할 다른모든 볼보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최진호   
PORSCHE 718 BOXSTER 2016-08-02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의 진화​예상대로, 기자의 걱정은 이번에도 기우였다. 4기통 복스터도 영락없는 포르쉐였다.신형 수평대향 4기통 터보는 이전 수평대향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기에 충분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복스터가 이름을 바꿨다. 이제 ‘718 복스터’다. 보통개명은 세대교체에 맞춘다. 그런데 이번 복스터는 부분변경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포르쉐는 이번에 수평대향 6기통 자연흡기 대신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었다. 스포츠카에게 엔진 변경은아주 중요한 이슈인 만큼 분명 이를 알릴 방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718은 1950년대 레이스 바닥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던 포르쉐의 4기통 레이스카. 4기통으로의 전환을 알리기엔 아주 그럴싸한 이름이다.​개명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분위기의 변화 폭도 꽤큰 편이다. 특징은 이전보다 조금 더 넓어 보인다는것. 터보 엔진을 위해 뒤 펜더(기존 공기흡입구는 터보에게 너무 비좁다)를 다듬은 후, 나머지 패널을 이에 맞게 수정하며 생긴 변화다. 물론 새 디자인의 앞뒤 범퍼와 램프 등 일반적인 부분변경 공식에도 착실히 따랐다. 특히 리어 스포일러 아래에 덧붙인 검정패널과 엠블럼이 인상적이다. 얼핏 클래식 911의 ‘덕테일’과 비슷해 보인다.​​ <네 개의 LED를 보석같이 밝히는 새 헤드램프> <검정 패널을 덧붙여 쫑긋 선 스포일러를 더욱 강조했다. 클래식 911의 '덕 테일'일 떠오른다> <터보 엔진을 위해 공기 흡입구를 넓혔다>​실내에도 이런저런 변화가 스몄다. 918 스파이더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과 지도 표시가 가능한 신형 계기판, 그리고 911을 통해 선보였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대시보드 어퍼 패널을새로 만든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송풍구 디자인과 크로노미터의 위치가 바뀐 게 전부인데, 그만큼의투자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겨우 리세스 커버(외부도어 핸들 안쪽 마감재) 하나를 없애기 위해 도어를다시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대시보드 어퍼 패널을 새로 만든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는가?> <계기판은 지도를 띄울 수 있는 신형이다>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완성도가 뛰어나다. 반응속도와 소프트웨어 모두 흠 잡을곳이 없다 > <918 스파이더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 다이얼 방식의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도 갖췄다>​​​뛰어난 엔진 완성도와 눈부신 밸런스시승차는 최고 300마력, 38.7kg·m의 힘을 내는 수평대향 4기통 2.0L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려 얹은 ‘일반’ 718 복스터다. 실린더 2개와 배기량 718cc를 덜어내 연비를 약 13%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무려 35마력, 10.1kg·m의 힘을 더 낸다. 배기량을 939cc 줄이며 출력을 35마력,6.1kg·m 끌어올린 2.5L 718 복스터 S보다 변화 폭이더 큰 셈이다. 포르쉐 코리아가 시승차를 S가 아닌 일반 모델을 준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움직임은 이전보다 한층 더 활기차다. 출력도 출력이지만, 힘을 내는 시점이 앞으로 당겨진 덕분이다.포르쉐는 늘 수치 차이를 실제 성능 차이로 이어간다. 718 복스터 역시 마찬가지. 718 복스터의 0→시속100km 가속 시간은 이전보다 1초 빠른 4.7초이며, 최고속도는 13km/h가 늘어난 시속 275km다.​​​​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엮인 최신 터보 엔진 대부분이그렇듯 터보랙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차를 대포처럼던져내는 론치 컨트롤 때는 물론, 일반적인 정지 가속때도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회전수부터 높인 후 클러치를 붙이기 때문이다. 물론 빠르고 정확한 변속도이런 날카로운 응답성에 한몫하고 있다.​변속기 세팅은 굉장히 스포티하다. 수동 모드에서는연료가 끊기는 7,500rpm에서도 운전자의 조작을 기다린다. 소형 터보 엔진에서 7,000rpm 이상이 무슨소용이 있겠냐만, 그건 일반 승용차용 엔진의 이야기다. 718 복스터의 엔진은 포르쉐답게 이 영역에서도부스트 1바 내외를 유지한다.​최대 부스트는 기어에 따라 1.2바에서 1.4바를 넘나든다. 드라이브 모드에 관계없이 최대 부스트를 20초간유지하는 ‘스포츠 리스폰스’ 기능도 지원한다. 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는 반응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속 페달을 뗐을 때도 스로틀 보디를 열어 부스트 0.5~6바를 유지한다(다이내믹 부스트). 마치 레이스 엔진처럼 말이다.​​​​콩 볶는 소리와 비슷한 과장된 배기 사운드를 스포츠모드에서만 지원한다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사실상 성능과는 관계없는(오히려 반응 속도에 지장을 줄수도 있는) 부분이니 이 편이 합당하다. 엔진과 배기사운드에 대한 걱정은 내려두어도 좋겠다. 4기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자극적인 사운드를 쏟아내니까. 다소 어색한 소리를 내는 911 카레라의 터보 엔진보다도 훨씬 매력적이다.​엔진 변경에 따른 의외의 수확은 바로 핸들링 개선이다. 사실 이전 복스터는 약간 무른 세팅이었다. 하지만 718 복스터는 다르다. 무게가 더 집중된 까닭에 훨씬 더 탄탄하다. 특히 코너에서는 그 어떤 경쟁자보다도 한계가 높다. 아쉬운 점이라면 4기통 특유의 느린회전 상승과 하강 속도.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난 4기통 엔진임에 틀림없지만, 아무래도 멀티 실린더 엔진의 회전 질감까지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다.​이번 718 복스터의 엔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터보가 아니라 4기통이라는 사실이다. 포르쉐 자연흡기엔진의 터보화는 이미 911 카레라로 익숙해진 상태다. 마칸 4기통이 있지 않느냐고? 어차피 다른 회사의 섀시로 만든 SUV에 다른 회사의 소형 엔진(골프의 EA888)을 얹는 게 뭐 대수일까. 나름의 전통을이어가고 있는 정식 라인업 모델에, 포르쉐가 직접개발한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얹은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사실, 포르쉐가 복스터보다 작은 4기통 미드십 로드스터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은 꽤 오래전부터 돌기시작했다. 한편에선 이 차가 914의 후속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가 아직도 진행 중인지는모르겠다. 어쨌든 718 복스터로 인해 포르쉐의 수평대향 4기통 미드십 로드스터는 현실이 되었다. 이제우리가 관심을 둬야 할 것은 앞으로 이 엔진이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느냐다.​​​​​​*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CADILLAC ATS-V vs BMW M3 vs ME.. 2016-07-29
​​    같은 곳을 바라보는 세 가지 다른 시선​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콤팩트 세단 세 대를 꼬부랑길에서 탔다.  캐딜락은 ATS-V, BMW는 M3, 메르세데스-AMG는 C63 S를 보내왔다. 다들 겨눈 과녁은 비슷하다.  하지만 공략 과정과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ATS-V는 제일 과격하고 거칠었고, M3는 백전노장답게 노련했다. C63 S는 셋 중 가장 고급스럽고 편안했다.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무려 두 달이나 걸렸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콤팩트 세단 세 대는 일정이빡빡했다. 하지만 기어이 셋의 스케줄을 맞췄다.  ‘언제’와 ‘무엇을’은 해결했다.  이제 ‘어떻게’를 고민할차례.  그 사이 일부 매체가 이미 이들을 서킷이나 일반도로 혹은 양쪽에서 저울질했다.  기존 기획과 차별화할 뾰족한 아이디어가 마땅치 않았다.  ​틈새 시장 노린 마이너리거고민 끝에 그냥 즐기기로 했다.  우선 주인공 소개부터. 이 급의 절대 강자 BMW  M3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M3와 애증의 관계인 메르세데스-AMG C63 S는자동 참전.  이 둘에 대한 승부욕을 대놓고 드러낸 캐딜락 ATS-V도 안 부르면 서운하겠지.  우린 이 세 대를 끌고 경기도의 어느 고갯길을 향했다.  최종 목적지는 굽잇길 마니아의 언더그라운드 성지인 00산.​이들은 태생적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는 마이너리거다.  섹시한 스포츠 쿠페 대신 이 차를 사는 소비자의심리는 곰곰이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흉흉한 성능을 의뭉스럽게 감추고픈 장난기도 있을 테고,  화끈한 재미를 원하되 시선을 끌고 싶지 않다는 의도 또한 영향을 미칠 테다. 제조사로선 최소한의 개발비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으니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  촬영 하루 전날 캐딜락 ATS-V를 먼저 받았다.  개인적으로 엔진이 살아 숨쉬는 ATS-V는 신차발표회이후 처음이다.  M3는 지난 겨울 BMW 윈터 드라이빙 스쿨에서 ‘옆걸음질’로 잠깐 탄 적이 있지만 AMGC63 S는 코빼기조차 본 적이 없다.​다음날 아침, 경기 모처의 접선 장소가 시끌벅적해졌다.  목청으론 어디에 내놓아도 지지 않을 ‘가왕’ 셋이모인 까닭이다.  성량으로 으뜸은 프로모션으로 스포츠 머플러까지 챙긴 BMW M3. AMG C63은 요란한비트박스로 시선을 끌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때마다 머플러로 딱총을 쏘고 콩을 볶았다.  둘의 악다구니에 캐딜락 ATS-V의 포효는 슬그머니 묻히고말았다.  ​셋은 각 브랜드 콤팩트 세단의 꼭짓점에 있는 모델이다. 그런데 세대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역사로 치면1980년대 중반에 나온 M3가 왕고참.  그리고 10년 뒤C36  AMG가 첫 울음을 터뜨렸다.  현행 M3는 2013년, C63은 지난해에 나왔다.  이 둘에 비하면 지난해데뷔한 ATS-V는 핏덩이다.  실질적 전신인 CTS-V도 2004년에서야 나온,  비교적 신상이다.​​각 브랜드의 개성 물씬한 안팎 디자인그러나 전통이 대수랴.  어차피 세대교체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과정이니까.  그러나 외모는 좀 따져봐야겠다.  M3는 겉모습으로 풍기는 자극이 가장 적다.  화려한 컬러로 튀지 않는 이상 존재감이 이전 세대만못하다.  앞뒤 범퍼와 보닛, 화끈하게 솟은 뒤 펜더 정도를 빼면 인치업한 휠을 끼운 3시리즈와 구분이 쉽지 않다.  그건 BMW의 의도일 수도 있다.​​​​​​​​반면 메르세데스-AMG C63 S는 민망할 정도로 눈에 띈다.  안 그래도 아래턱과 꽁무니에 금속빛 치장이 기본인데, 휠의 림과 차체 옆면에 시뻘건 띠까지그렸다.  캐딜락 ATS-V의 겉모습은 기본형과 뚜렷이차별했다.  보닛은 파워돔을 부풀리고 칼집을 저몄다.  꽁무니엔 스포일러와 디퓨저를 달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튀지 않고 적당한 긴장을 풍긴다.  딱 좋다. ​​​​​셋은 겉모습만큼이나 속살도 천차만별.  하지만 서로다를 뿐, 각각은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실내로고스란히 이어담았다.  M3는 외모처럼 실내 또한 3시리즈와 차별이 아쉽다.  오랜 세월 진화를 거듭하며과장과 생색의 덧없음을 깨달은 듯하다.  대신 운전자세 만큼은 끝내준다. 시트 역시 마찬가지.  딱히 화려하진 않지만 몸을 효과적으로 잘 떠받치고 감싼다.​​​​​C63 S의 실내는 다른 둘보다 확연히 고급스럽다.  겉모습처럼 ‘블링블링’한 장식을 과감하게 썼다.  그러나 절묘하게 수위를 조절해 화려하고 풍요롭되 천박하지 않다.  동급이면서도 오너들에게 “난 너희들과다르다”는 우월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울룩불룩 과격하게 빚은 스티어링 휠로 여느 C클래스가 넘볼 수 없는 방점을 찍었다. ​​​​​ ​ATS-V는 셋 중 가장 미래지향적인 실내를 자랑한다.  시동을 걸기 전 스티어링 휠 스포크와 센터페시아를보면 먹물 쏟은 것처럼 까맣다. 하지만 시동을 걸면각 버튼은 이름을 띄워 정체성을 드러낸다.  온도조절등 일부 스위치는 터치뿐 아니라 문지르는 방식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그야말로 첨단.  하지만 V만의 차별이 아쉽다.  전반적으로 색감이 칙칙한 것도. ​​​​​모두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 얹어셋의 심장은 가솔린을 마시고, 트윈 터보를 달았다는점 외에는 구성과 폐활량이 제각각이다.  우선 BMW M3의 엔진은 직렬 6기통 3.0L(2,979㏄) 트윈 터보.이전 V8 4.0L 자연흡기를 대신하는 유닛이다.  최근‘다운사이징’ 엔진이 그렇듯 이전보다 배기량을 줄이되 힘은 키워 최고출력이 431마력으로 이전보다 11마력, 최대토크는 56.1kg·m로 40% 더 높다. ​이전 V8 엔진은 레이싱카를 연상케 하는 고회전으로유명했다.  8,000rpm을 넘어설 때 고막을 찌르는 금속성 회전음은 전율 그 자체였다.  그래서 더욱 이번M3의 느낌이 궁금했다.  일단 제원과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엔진은 한층 더 이성적이다.  특히 BMW는 “터보엔진이지만 토크 밴드를 최대한 넓히고, 정점을 뒤쪽으로 밀어 자연흡기의 감성을 살렸다”고 강조한다.  ​ AMG의 경우 사실 C63이 나머지 둘과 격이 맞다.  하지만 운영 중인 시승차가 S뿐이어서 마땅한 대안이없었다.  C63 S도 이전 세대 V8의 레이아웃을 쓰되폐활량을 4.0L(3,982㏄)로 줄이고 트윈 터보를 붙인‘다운사이징’ 심장을 품었다.  AMG GT도 함께 쓴다.  두 개의 터보는 엔진의 V형 실린더 사이에 심었다.  엔진의 부피를 줄이면서 반응은 높일 묘안이다. ​​ ​​C63 S의 최고출력은 510마력으로 셋 가운데 가장 높다.  최대토크도 71.3kg·m로 압도적.  게다가 뿜는 시점이 1,750rpm으로 제일 낮다.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는 게 걸리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마력당 무게비가 3.54kg으로 셋 중 으뜸이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실내에 탁월한 스펙을 자랑하는 C63 S. 일단서류전형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가 그는 과연 실제 주행에서도 다른 두 차를 압도할 수 있을까?​ATS-V는 V6 3.6L(3,564㏄)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얹는다.  캐딜락 V 시리즈 최초의 트윈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464마력, 최대토크는 61.5kg·m로 C63 S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러나 최대토크를뿜는 회전수가 3,500rpm으로 M3(1,850rpm)과 C63S(1,750rpm)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이 같은 특성이실제 운전감각에선 어떤 차이를 낼지 궁금하다.​세 브랜드 모두 엔진의 효율이 높고 반응이 빠르며, 힘이 자연스럽게 무르익는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터보 엔진과 관련해 제조사가 강조하고 싶은 장점은소비자가 우려하는 단점과 정확히 겹친다.  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실제 재미를 결정지을 터.  변속기는 M3이 듀얼 클러치 7단, C63 S가 7단 자동,ATS-V는 8단 자동을 짝지었다.​​거친 놈, 노련한 놈, 능청스러운 놈먼저 ATS-V의 운전석에 앉았다.  수치상으로 실내공간은 M3에 이은 두 번째.  헌데 체감하는 공간은 제일 좁다.  시동을 걸자 우렁찬 기침과 함께 차체가 깨어난다.  가속이 엄청나다.  특히 초반 추진력은 공포스러울 정도. 성능 제원으로도 그렇다.  ATS-V는 0→시속 100km 가속을 3.9초에 마친다.  셋 중 가장 빠르다.M3과 C63 S는 모두 4.1로 ATS-V에 0.2초 뒤진다.​그런데 해외 매체의 계측 결과를 살펴보면, 0→시속160km 가속 시간이 셋 다 8.8초로 똑같다.  서로(혹은나머지 둘)가 얼마나 집요하게 벤치마킹하는지 엿볼수 있는 단서다.  중저속으로 제동과 가속을 반복하는이번 시승 코스에서 ATS-V의 순발력은 빛나는 장점이었다. 그런데 경주차처럼 시종일관 전투적이다. 움직임의 마디마디가 삐죽삐죽 드러난다.​​​​​때문에 나머지 둘보다 상대적으로 거칠었다.  세 차모두 양산차와 경주차의 경계를 표방하지만 좀 더 면밀히 따지면 ATS-V가 경주차 쪽에 한층 가깝게 느껴졌다.  각종 서킷에서의 계측에서 ATS-V가 보다나은 기록을 낸 비결을 알 것 같았다.   ATS-V는 세련된 매너보다 상대방을 이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후발주자 특유의 조바심이 와 닿았다. ​두 번째로 M3의 운전대를 쥐었다.  숨통을 트는 순간시속 80km로 달리는 것처럼 으르렁거린다.  다행히 실내엔 많이 여과되어 스민다.  M3가 빠른 거야 전혀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작 돋보인 장점은 노련함이었다.  사실 교과서적인 운전자세를 경험하는 순간 예감할 수 있었다.  앞서 전통과 역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취소해야 할 판이다.​BMW가 M3으로 30년 간 갈고 닦은 내공은 차의 움직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전 세대는 엔진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신형은 전반적인 균형이 환상적이다.가령 움직임은 예리하면서도 매끈했다. 스티어링은상대적으로 풍성한 정보를 머금었다. 무게중심의 이동은 투명해서 예측이 쉬웠다. 지나친 의욕으로 뻣뻣이 굳은 ATS-V와 작지만 위대한 차이였다.​​​​​각자의 개성 뚜렷해 선택도 쉬워사람의 첫인상이 3초 내에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때론 자동차도 그렇다.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쥐는 순간 느낌이 온다. C63 S에 앉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기대보다 훨씬 편안해서다. 예상대로 이 같은 느낌은 운전감각으로 이어졌다. 이전 세대 C63 AMG는꼬랑지에 불이 붙은 야생마 같았다. 한마디로 천방지축이었다. 펄펄 끓는 토크를 주체하지 못했다.​그러나 이번 C63 S는 표정을 싹 바꿨다.  혈기왕성했던 싸움꾼이 온화하고 인자한 신사로 변했달까.  하이드에서 지킬로 돌아선 것이다.  심장은 여전히 뜨겁지만 훨씬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낸다.  가속과 감속, 물리력을 휘젓는 과정이 더없이 우아하고 부드러웠다. 불쾌한 느낌은 악착같이 발라내고, 흥분과 성취감을 북돋울 요소만 남겼다. 진정한 희대의 포커페이스였다.​M3는 두 세대 전까진 과격파로 활개를 쳤다. 이전 세대엔 고회전 엔진으로 정밀기계 기술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젠 모든 요소의 균형과 조화를 꿈꾼다.ATS-V는 과거의 M3를 떠올리게 한다.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이글이글 타오른다. C63 S는 이전 세대와 극적반전을 이뤘다. 고만고만한 애들 싸움에 끼고 싶지 않다는 듯 돌연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감각을 강조했다.​개인적으로 비교시승의 승자를 결정짓는 방식이 있다. 아주 명확하고 간결하다. 집에 돌아갈 때 타고 싶은 차를 고르는 것. 이날 ATS-V와 한바탕 또 씨름하기엔 심신이 많이 지쳤다. 그렇다고 모든 긴장을 내려놓고 C63 S에 몸을 파묻긴 싫었다. 과격한 자극은 부담스럽고 지나친 친절은 원치 않는 기자를, M3가 ‘앞트임’ 시술을 받은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봤다.​                                                                                                                                      *글 김기범  사진 최진호​ 
재규어 F-페이스 2016-07-27
 “F-페이스를 디자인할 때 우리는 재규어다운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재규어라면 200m 밖에서도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나는 도로에서 F-페이스가 동급 그 어떤 모델보다도 더 눈에띌 것이라고 확신한다. 진보적이고 지향점이 분명한 이 디자인은 F-타입에서 영감을 받았다.F-페이스는 아름다움과 교양을 두루 갖췄다. 단호한 듯 보이지만 공격적이지 않다. 또한 일상생활에서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다. F-페이스는 계절과 지형에 구애받지 않는재규어 스포츠카다. 성인 5명이 타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  재규어 최초의 SUV, F-페이스를 한국에서 만났다.  F-페이스는 영락없는 재규어였다.  외모는 섹시하되 역동적이고 실내는 우아했다.  SUV다운 기동성과 실용성도 꼼꼼하게 챙겼다.  국내에는 7월 중 정식 출시된다. ​     재규어 SUV.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재규어 골수팬이라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재규어는 항상 섹시한 차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스포츠카 메이커와 럭셔리카 메이커도 SUV에 집중하고 있다.  포르쉐가카이엔으로 돈을 쓸어담는 것을 보며 배 아팠던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이젠 벤틀리와 마세라티까지 SUV를 만든다.​‘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최초의 SUV’.재규어는 F-페이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신들의영역을 확장해줄 모델이라는 뜻이다.  재규어에게F-페이스는 예정되어 있던 수순. 콤팩트 세단에서 럭셔리 세단, 그리고 스포츠카까지 갖췄으니 SUV도 하나쯤 필요했을 것이다.  현재 SUV는 자동차시장을 ‘낮은 차’와 ‘높은 차’로 양분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생각해 보면 재규어가 SUV를 이제야 선보이는 게더 이상하다.  랜드로버와 한 식구가 된 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으니 말이다. 하긴,  재규어가 쓰기에 랜드로버의 플랫폼은 개성이 너무 짙었을 것이다.  랜드로버 입장에서도 탐탁지 않았을 테고.  하지만 이제 재규어와 랜드로버에게 모듈형 플랫폼 iQ가생겼다.  iQ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회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유연하다.  F-페이스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섀시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바로이 덕분이다.  참고로 F-페이스 차체의 80%는 알루미늄. 동급 SUV 중 알루미늄을 이렇게 많이 쏟아부은 모델은 여태껏 없었다. ​​ ​​재규어가 iQ 플랫폼을 기다린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DNA를제대로 녹여내기 위해서다.  F-페이스를 관통하는 핵심은 재규어다운 역동성.  일단 외모부터가 그렇다.  F-페이스는 여느 재규어처럼늘씬하게 빠졌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 거대한 SUV에 F-타입과 같은 스포츠카의 디자인 요소들이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고.  실물을 보니 재규어의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이 F-페이스를 두고 F-타입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재규어는 강조한다.  F-페이스의 휠베이스와 휠트레드는 그 어떤재규어와도 다르다고.  즉, F-페이스만을 위해 새로 조율한 섀시를사용했다는 이야기다.  F-페이스가 SUV임에도 재규어다운 비율을뽐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급 중 프론트 액슬에서 대시보드까지의 길이가 이렇게 긴 차가 또 있을까?  만약 재규어가랜드로버의 플랫폼을 활용했더라면 이런 날렵한 분위기는 상상도할 수 없었을 것이다.​​​실내는 최신 재규어의 결정체다.  랩 어라운드 스타일 대시보드,  12.3인치 TFT 계기판,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재규어를 상징하는 요소를 모두 담았다.  물론 촉감이 고운 가죽과 알칸타라, 그리고 견고한 알루미늄 등으로 재규어 특유의 우아하되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첨단기술과 전통의 공존. 재규어는 자신의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쓸모가 없다면 SUV여야 할 당위성도 없다.  재규어도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F-페이스는 SUV의 미덕을빠짐없이 갖췄다.  특히 뒷좌석이 매력적이다.  루프 라인을 쿠페처럼 휘면서 머리 위 공간을 어쩌면 이토록넉넉하게 뽑아냈을까? 재규어는 이를 위해 자석 고정식 헤드라이너까지 동원했다.  천장 내장재를 위로 바짝 올려붙이기 위해 고정 핀 브라켓마저 떼어낸 것.  무릎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일부 트림은 전동식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갖춘다.​​​​​​트렁크 크기도 508~1,598L로 기대 이상이다.  개구부가 넓고 플로어가 낮아 짐 싣기도 편하다.  바닥 패널은앞뒷면이 대칭인데, 한쪽 면이 고무로 마감돼 자전거나 유모차처럼 바닥을 더럽힐 법한 물건을 실을 때 유용하다.  방수와 내진 처리를 거친 팔찌 타입의 스마트키(액티비티 키)도 F-페이스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서핑, MTB와 같은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굉장히 사랑받을 만한 아이템이다.​ 재규어는 F-페이스를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를 소화하는 스포츠카라고 말한다.  아스팔트 위에서의 성능은그렇다고 치자.  최신 재규어 모두가 그렇듯, 분명 짜릿한 손맛을 자랑할 테니까.  하지만 재규어의 험로 주파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F-페이스가 그들의 첫SUV이기 때문이다. ​재규어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랜드로버의 잣대를 빌려왔다.  F-페이스는 랜드로버가 신차를 들고 반드시 찾는 영국 이스트너 테스트 센터에서 혹독한 오프로드테스트를 거쳤다.  또한 두바이의 자갈 산악로와 마른수로에서도 한참을 굴렀다. 이런 혹독한 테스트는 재규어 모델로는 최초다.  참고로 F-페이스는 영상 50도의 두바이 사막과 영하 40도의 스웨덴 북부 지역에서40만km 이상의 주행 시험을 거쳤다.​​​​엔진은 V6 3.0L 디젤(30d)과 가솔린 수퍼차저(35t), 그리고 직렬 4기통 2.0L 디젤(20d) 세 가지가 준비된다.  국내 사양의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며 구동방식도모두 네바퀴굴림이다.  주력 판매 모델의 자리를 꿰찰20d는 최고 180마력, 43.9kg·m의 힘을 내며 옵션에따라 프레스티지, R-스포트, 포트폴리오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최고출력 300마력의 30d는 S와 퍼스트에디션 두 가지로, 340마력의 35t는 R-스포트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이번 촬영에 나선 F-페이스는 전세계 2,000대 한정생산되는 30d 퍼스트 에디션이다.  30d S 모델에 20인치 베놈 5-트윈 스포크 블랙 휠,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새발 격자무늬(Houndstooth) 패턴을 새긴 가죽 스포츠 시트 등의 전용 부품과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 퍼포먼스 브레이크 시스템, 서라운드 카메라, 레이저헤드업 디스플레이, 인컨트롤 터치프로 등 각종 호화장비로 치장한 모델이다.​​ F-페이스의 국내 정식 출시는 7월 중으로 예정되어있다.  모든 모델에 5년 서비스플랜 패키지가 기본으로제공될 계획이며 값은 20d 7,260만~8,040만원, 35t9,840만원, 30d 1억350만~1억640만원이다.​   
MASERATI 르반떼 2016-07-25
​​MASERATI 르반떼미션: 르반떼 타고 식재료 구해올 것    지난 5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자락과 이웃한 브레시아에서 마세라티 르반떼를 만났다.  이번 출장의 테마는 라이프스타일 체험.  우린 르반떼를 몰고 시장통을 누볐다.  이렇게 사온식재료로, 미슐랑 3스타 셰프인 마시모 부투라가 르반떼를 주제로 삼은 코스 요리를만들어 내왔다.  르반떼 이름을 붙인 자동차와 요리,  모두 잊을 수 없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범상치 않다.  올드카가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불쑥불쑥 나타났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갔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북부의 브레시아를 찾았다.  알프스산맥을 경계로 오스트리아와 이웃한 도시로서 금속공예로 유명한 지역이다.  자동차 마니아에겐 밀레밀리아의 출발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마세라티의 야심찬 성장 이끌 견인차공교롭게도 밀레밀리아 시작을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  그래서 브레시아로 연결된 아우토스트라다엔 시쳇말로 민트급 (새 것 못지않은 상태) 왕년의 명차를가득 실은 트레일러가 유독 많았다.  기자는 밀레밀리아와 상관없이 브레시아를 방문했다.  마세라티 르반떼 때문이다.  그런데 시승은 아니었다.  마세라티는 “특별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고만 귀띔했다.​​​ ​​이번 행사의 베이스캠프로 쓸 호텔은 마세라티가 통째로 빌린 듯했다.  아침 뷔페 테이블엔 뜬금없이 르반떼의 휠을 얹어 놓았다.  로비 한쪽은 마세라티 컬렉션으로 장식했다.  책꽂이엔 마세라티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듬성듬성 꽂아뒀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온통 마세라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르반떼는 호텔 주위에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르반떼는 마세라티 최초의 SUV다.  지난 3월,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갓 데뷔한 신차다.  기다림은 길었다.  마세라티는 2003년 쿠뱅컨셉트로 SUV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그러나 결실을 만나기까지는 무려 14년이나 걸렸다.  마세라티의 꿈이 영그는 사이 많은 일이있었다.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고, 모기업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와 합쳤다.​​​부정적인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마세라티는 온갖 악재 속에서도 경이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세라티의 연간 판매는 2012년만 해도 6,000대로 페라리보다 판매가 적었다.  그러나 2018년 7만 대까지 끌어올릴 참이다.  르반떼는 이 원대한 꿈을 이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주역.  마세라티는 지금 조금은 황당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가는 중이다.​​​ ​​ 개인 박물관에서 만난 왕년의 마세라티공식 프로그램은 이날 저녁부터였다.  그러나 이 먼 곳까지 날아와 하루를 빈둥거리며보내긴 싫었다.  우린 프리몬트를 타고 모데나로 향했다.​한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자동차 박물관.  치즈를 비롯해 유기농 식품을 만드는 농장 한쪽의 허름한 창고에 40대의 자동차와 60대의 모터사이클,  20대의 트랙터를 전시해 놓았다.​​이 박물관의 주인장은 움베르토 파니니.  올해 85세인 그는 마세라티 엔지니어 출신이다.  마세라티가 어렵던 시절 창고에서 쏟아져 나온 양산차와 경주차,  컨셉트카를 사들인 그의 컬렉션은 놀랍도록 화려하다.  1934년형 6C 34,  1957년형 250F 등 값을 매기기어려울 만큼 희소성이 높은 마세라티가 즐비했다.  메르세데스 300 SL 걸윙도 눈에 띄었다.​마세라티는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경주차 제작업체로 출발했다.  회사 이름은창업자 형제의 성에서 따왔다.  마세라티는1955년까지 경주차 한 우물만 팠다.  23개의챔피언십과 32회의 F1 그랑프리 등 500여개의 우승컵을 휩쓴,  소위 말해 ‘싸움닭’이었다.  그런데 1957년 250F로 월드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돌연 마음을 바꿔 양산차 제작에‘올인’했다.​마세라티가 일반 판매용 차를 개발하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호화 리무진이나 소형차에 욕심내지 않았다.  주특기인 경주차를 진화시켜 위험부담을 줄였다.  레이스카의 살벌한 성능을 밑바탕 삼되 단단히뭉친 서스펜션의 근육을 풀어 승차감을 살렸다.  옆과 뒷좌석에 누군가 태우고 이곳저곳 쏘다녀야 할 테니 실내공간을 넓히고 짐공간도 챙겼다.​​​   당시 귀족 스포츠였던 자동차 경주에서 잔뼈가 굵었던 만큼,  마세라티의 타깃은 상위몇 %의 부자.  첫 번째 결실은 경주차의 빼어난 성능과 고급차의 편안함을 겸비한 스포츠 쿠페,  3500GT였다.  오늘날 흔해빠진 무늬만 스포츠카가 아닌,  백전노장의 노하우가 담긴 진정한 스포츠카였다.  마세라티가늘 ‘스포츠’ 를 핏대 올려 강조하는 데는 다이유가 있다.​지중해의 따뜻한 바람에서 가져온 이름영광의 기억을 품은 채 잠든 왕년의 마세라티를 뒤로 하고 모데나로 향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페라리 박물관도 함께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488 GTB 시승회 이후몇 달 만에 찾은 페라리 본사 앞.  관람객이라곤 우리뿐이었던 마세라티 박물관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페라리 박물관은 버스가잇따라 쏟아내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 브레시아로 돌아왔다.  재킷을 챙겨 입고 호텔 로비에 내려오니 아침엔 보이지 않던 노랑머리 기자들로 북적였다.  우린 호텔 앞의 선착장에서 커다란 보트에 올랐다.  다국적 기자단을 태운 보트는 잔잔한 물살을 가로질러 호숫가의높직한 망루 앞에 멈춰 섰다.  마세라티가 르반떼를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야외 특설 무대였다.​​​ ​​오붓한 오두막에 반짝이는 르반떼가 한 대 서 있었다.  뭉툭한 앞머리와 거우듬하게 부푼 지붕이 투구를 연상시켰다.  마세라티 홍보 담당이 말한다.  “프리미엄 이탈리안 SUV엔 세 가지 특징이 있어요.  디자인,  특별함, 그리고 성능이죠.  르반떼는 지중해에 부는 따뜻한 바람을 뜻해요.  이 바람은 온화하다가도종종 사나워지는데,  르반떼의 성격이 딱 그렇지요. ”마세라티는 기블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르반떼를 개발했다.  그러나 모든 게 새롭다.  포장도로와 험로,  일상 주행과 실용성 등 다양한 재능을 섞고 뭉치기 위해서다.  이날 마세라티는 디자인을 설명하며 비율을 거듭 강조했다.  경주차처럼 보닛을 최대한 길게 뽑고,  캐빈은 뒤쪽으로 잔뜩 밀어냈다.  재규어가 F-페이스의 비율을 묘사한 설명과 판박이여서 흥미로웠다.​​  르반떼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매서운 눈매와 쩍 벌린 흡기구가 포악스러웠다.  반면 뒷모습은 밍숭맹숭했다.  이유가 있었다.  맷집 좋은 SUV로 효율을 높이려면 공기저항이 걸림돌이 된다.  속도에 비례해 제곱으로 늘어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르반떼는 공기저항계수(Cd)를 0.31까지 낮췄다.  SUV 가운데 가장 낮다.  꽁무니 디자인에 힘을 빼고 동글동글 다듬은 결과다.​V6 3.0L 가솔린·디젤 총 4가지 엔진마세라티는 르반떼를 개발하면서 기초부터 튼실하게 다졌다.  가령 차체는 주요 부위를 알루미늄으로짜서 무게를 줄였다.  동시에 앞뒤 무게배분은 50:50에 맞췄다.  나아가 무게중심은 이 세상의 어떤 SUV보다 낮췄다.  경주차 제작으로 잔뼈가 굵은 브랜드다운 접근방식이다. 아울러 차체 강성을 뼈대를 나눈기블리보다 20% 높였다.  험로주행을 감안한 배려다.  현재 르반떼의 엔진은 네 가지로 전부 V6 3.0L다. 가솔린과 디젤 각각 두 가지씩이다.  V6 3.0L 가솔린 직분사 트윈 터보 엔진은 430마력과 350마력 두 가지출력으로 세팅했다.  430마력 버전의 경우 출력과 토크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 엔진을 품은 르반떼는0→시속 100km 가속을 5.2초에 마친다.  최고속도는시속 264km에 달한다.​​​​가솔린 엔진은 페라리가 설계하고 만들었다.  마세라티가 ‘페라리의 심장’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 엔진은 휘발유를 200바(bar)의 고압으로 압축해 분사한다.  또한 최대토크를 2,000rpm 이하에서 뿜는다.  기블리 역시 이 엔진을 얹는데, 르반떼에 올리면서출력을 20마력 더 높였다.  최대토크는 스포츠 모드에선 59.1kg·m,  일반 모드에선 50.9kg·m이다.​350마력 버전은 좀 더 연비에 신경 쓰는 오너를위해 준비했다.  최대토크는 430마력 엔진의 일반 모드와 같은 50.9kg·m. 뿜어내는 구간은1,750~4,750rpm으로 살짝 빠듯하다.  350마력짜리르반떼 역시 빠르다.  0→시속 100km 가속을 6초 만에 해치운다.  최고속도는 시속 251km로,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들의 최고속도 자율상한선을 보란 듯이살짝 넘겼다.​이날 마세라티 홍보 담당은 “르반떼는 여느 프리미엄 SUV와 뚜렷이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근거로 기본 장비를 들었다. 르반떼는 전 모델에 ‘스카이훅’ 기술로 완성한 에어 서스펜션과 마세라티 고유의사륜구동 시스템 Q4가 기본으로 달린다.  또한 굉장히 높은 수준의 개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르반떼로 꾸밀 수 있다.​​ ​​르반떼 타고 시장 돌며 식재료 쇼핑​이어서 마세라티의 오랜 파트너,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홍보 담당이 나섰다.  르반떼는 옵션으로 가운데 몸 닿는 부위에 제냐의 실크 원단을 씌운 시트를 고를 수 있다.  그는 누에고치까지 보여주며 실크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크는 최고의 천연소재에요. 100km 길이의 실크 무게가 고작 1kg밖에 안 된답니다.  아울러 불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호텔 주위에서 심상치 않은배기음이 웅웅거렸다.  기자들이 호기심을 가득 안고로비로 몰려들었다.  어젯밤 마세라티는 이번 행사의미션을 공개했다.  마세라티는 이번 행사에 모데나에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 를 운영 중인 셰프 마시모 보투라를 초청해 저녁요리를 맡겼다.  그렇다고 기자들이 거저 먹는 건 아니었다.​​​​우린 하루 종일 르반떼를 타고 브레시아의 시장과 농장을 돌며 식재료를 구해야 했다.  호텔 주차장에서르반떼 운전석에 올랐다.  주최 측은 르반떼의 트렁크에 방문할 장소마다 쓸 장바구니와 쇼핑 리스트를준비했다. ‘삼시세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찍는 기분으로 르반떼를 몰고 나섰다.  날씨가 눈부시게 화창했다.​기자와 짝을 이룬 르반떼는 V6 3.0L 디젤 터보 엔진을 얹고 275마력을 낸다.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에도 얹는 엔진으로,  VM 모토리란 회사가 공급한다.  이 엔진은 최대토크의 90%를 2,000rpm 이하에서토해낸다.  그래서 가속 페달에 발끝만 스쳐도 힘이용솟음친다.  성능도 흠잡을 데 없다.  0→시속 100km가속을 6.9초에 마치고,  시속 230km까지 달린다.​​​​그러면 뭐하나.  첫 번째로 방문한 시장은 출발 지점으로부터 딱 15분 거리였다.  이후의 동선도 길어야하나당 30분을 넘지 않았다.  이번 출장을 오기 전 기사로 접한 르반떼를 손수 몰 생각에 굉장히 설레었는데 시승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이야.  그마저도 주최측은 “한국에선 디젤이 주력”이라며 가솔린 르반떼는 배정해주지 않았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르반떼 주제로 요리때문에 찰나의 느낌도 소중히 곱씹었다.  르반떼는 환상적인 밸런스를 뽐냈다.  덕분에 무게중심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하기 좋았다.  시야도 시원시원하다.  또한 전반적인 운전감각이 부드러웠다.  그래서 뻣뻣하고 불편한 차를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건 마세라티의 계산이기도 하다.  마세라티는 르반떼로 여성 고객의 비율을 늘릴 참이다.​​​현재 유럽에서 마세라티의 여성 고객 비율은 8%.  북미는 이보다 훨씬 많은 13%다.  전세계 고급차 업계가 눈독 들이는 중국 시장은 무려 35%나 된다.  빵빵하고 매끈한 디자인,  에르메네질도 제냐 원단을씌운 시트,  편안한 승차감 모두 궁극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미끼다.  물론 강렬한 가속감과 자극적인 사운드 등 마세라티만의 특징도 빠짐없이챙겼다.​​​ ​늦은 오후,  우린 미션을 완수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짧아서 더 아쉬운 시승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동행한 기자가 운전한 시간을  빼면 실제 기자가 운전대를 쥔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 된다. 이날 식재료 리스트는 사실 필요 없었다.  미리 약속된 상점에선 준비된 재료를 알아서 장바구니에 챙겨줬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지만 그래서 더 예능 프로그램을찍는 기분이 들었다.​​​​이날 저녁,  마시모 보투라 셰프는 우리가 공수해온오이와 오렌지,  피망,  렌틸콩 등의 재료로 만든 요리를 내왔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를 맛본 건 지난해 벤틀리 벤테이가 출장 이후 두 번째.  달인의 요리엔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창의적이다. 아울러 맛이복합적이다.  여러 풍미가 어우러져 하나의 맛을 완성한다.  그래서 씹는 내내 집중하고 음미하게 된다.  마시모 보투라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개했다.  “저처럼 모데나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엔진음만 듣고도 무슨 차종인지 맞추죠.  마세라티의 사운드는 한번 경험하면 잊을 수가 없어요.  어머니의 특제 라자니아에서 제일 맛있는 겉껍질처럼말이죠.”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라자니아의 껍질만오롯이 접시에 담아냈다. 아삭한 식감이, 왠지 르반떼를 모는 느낌과 비슷했다.​​     *글  김기범 사진 마세라티         
NISSAN MURANO 2016-07-21
엠블럼을 가리고 무라노를 탄다면 인피니티 SUV로 착각하기 쉽다.  철학이 담긴 듯한심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가 인피니티 모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기에…….   닛산 무라노는 특이한 존재다.  2002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스타일에 무척 신경 쓴SUV였다.  당시 SUV들은 박스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무라노는 뾰족한 프런트와 곡면 처리한 후면부로 유선형 승용차 감각을 물씬 풍겼다.  2007년 선보인 2세대 역시 날렵하고 매끈한 차체에 투구를 쓴 듯한 모습으로 특이한 개성을 살렸다.  2014년 모습을 드러낸 3세대 무라노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요즘 한창 개성파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맥시마 세단 디자인을 가져와 정체성을 통일했다. 맥시마 세단의 디자인을 SUV에 입히니 느낌이 색다르다. 덕분에 초대 모델부터 지녀왔던크로스오버 감성이 한결풍만해졌다.​​​ ​ ‘V 모션’ 그릴은 미래 우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데 한눈에 연관성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두 갈래로 뾰족하게갈라지는 부메랑 헤드램프가 만들어내는 톡톡 튀는 얼굴이 더 눈에 들어온다.  테일램프 역시 헤드램프와 비슷한 컨셉트로 디자인해서 개성적인뒷모습을 만드는 데 한몫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특징은 측면을 지배하는 플로팅 루프 테마. D필러를 없애고 C필러와D필러 사이 공간을 유리로 감싸서 마치 지붕이떠 있는 듯한 모양을 완성했다.  유연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다.  3.5L V6 가솔린 엔진은 들어오지 않았다.  대중 SUV 중에는 얼마 전에 선보인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와 기아 니로 정도밖에 없다.  라브4보다 한 체급 위급에서는 무라노가 처음이다.  연비만 좋게 나온다면 경쟁력은 높다.  무라노의 복합연비는 L당 11.1km. 도심은 10.2, 고속도로는 12.6km. 비슷한 크기의 가솔린 SUV 연비가 L당 7~8km 대에 머무는 것을 생각하면 꽤 좋은 연비다.  같은 3.5L모델에 비해 미국 기준으로 17% 정도 연비가 좋다.​​​​​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은 4기통 2.5L 가솔린 수퍼차저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이다.  엔진출력233마력, 최대토크 33.7kg·m에 20마력과 16.3kg·m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전체 시스템출력은 253마력으로 차의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적당히 여유를 부릴 수준은 된다.  변속기는 닛산이 주력으로 미는 무단변속기(X트로닉 CVT).CVT는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변속 패턴을 지니고 수동 모드로도 작동할 수 있다.​무라노의 하이브리드는 모터 한 개와 클러치 두 개가 결합하는 구조다.  닛산은 이를 ‘인텔리전트 듀얼 클러치 컨트롤’ 이라고 부르는데 ‘엔진-클러치-모터-변속기-클러치’ 이런 구조다.  상황에 맞게 두 개의 클러치가 작동하면서 엔진의 작동을 차단하거나 모터의 구동과 배터리 충전 등이 이뤄진다.  동력을 효과적으로 맺고 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가솔린 모델의 장점은 역시 정숙성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엔진의 작동이 부드럽고 변속충격이 없는 CVT로 동력이전달되기 때문에 가속이 매끈하다.  다만 힘차게 치고나가는 맛은 덜하다. 가속이 부드러워서 그렇기도 하고, 1,915kg에 이르는 무게를 깃털처럼 움직이게 하기에는 출력이 다소 부족해보인다.  그래도 스트레스받지 않을 정도로 무난하게속도를 올린다.​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있는듯 없는 듯 작동이 자연스럽다. 동력 계통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채기 힘들정도로 맺고 끊음이 자유롭다. 동력 흐름은 계기판이나 센터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에너지 소비량 또한 그래프로 상세하게 표시해 운전 습관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파악하기 쉽다.​네바퀴굴림이라 차체 움직임은 안정적이다.  껑충한 SUV 스타일이 아닌 낮게 깔린크로스오버 형태라 안정감이 더 크다.  달릴 때에는 무게로 찍어 눌러 접지력을 유지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롤링은 좀 있지만 자세 유지 능력이우수하고, 하체의 상하 움직임 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안에서 느끼는 흔들림이 적어 편안하다.  적당히 여유롭게 가속하고 움직임도 안정적이지만 크고 무거운차체를 움직이는 부담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체감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대형 가솔린 SUV를 탈 때 종종 이런 느낌을 받는다.​​​ ​  고급차 부럽지 않은 실내디자인이나 동력성능은 이 급에서 딱 바라는 수준을 유지한다.  그런데 실내는 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이 차가 닛산 모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눈이 부시다.  시트가 밝은 베이지 톤이라 화사하기 그지없다.  하얀색에 가까운 우드트림도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든다.  마치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 차를 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고급스럽다.  디자인 풍은 닛산 그대로이지만 소재와 색감에서 대중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센터페시아는 모니터에 기능을 통합했다.  계기판에도 클러스터를 양 옆으로 배치하고 가운데 디스플레이를 달아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공간은 앞뒤 모두 넉넉하다.  앞좌석을 운전에 편한 자세로 세팅하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공간에 한 뼘이상 여유가 있다.  ​파노라마 루프를 설치했는데도 머리공간 또한 여유롭다. 무 엇보다 시트가 편하다. 두 툼하면서 푹신한데 닛산이 자랑하는 저중력 시트를 모든 좌석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무중력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가장 편한 자세가 나온다는사실에 착안해 중력을 덜 받는 구조로 시트를 완성했다.   덕분에 고급 소파에 앉은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뒷좌석 등받이 또한 기울어지는 각도가 꽤 커서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특히 뒷좌석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스마트폰 도킹 시스템.  암레스트 뒤쪽 상단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끼워 넣을 수 있는 홈을 만들고그 밑에는 USB 커넥션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연결성이 편의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잡고 있는최근의 트렌드를 잘 따른 구성이다.​​ ​​트렁크공간도 널찍하다. 2열 등받이는 접을 때는 수동식이다. 그러나 한 번에 쉽게 접히기 때문에 수동식이라도 불편하지 않다. 이와 달리 세울 때는 트렁크 안쪽이나 운전석 왼편 대시보드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세워진다. 트렁크 도어도 전동식이라 편하게이용할 수 있다.​​ ​안전장비 또한 풍성하다.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위에서는 물론 옆까지도 보여준다. 사각지대경고 같은 일상적이 안전장비부터 전방충돌예측경고, 전방비상브레이크, 후측방경고, 이동물체감지 등 다양한 첨단 안전장비를 갖췄다.그동안 가솔린 SUV는 상품성과 완성도가 높아도 좋지 않은 연비가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디젤 문제가 불거지고 기름값이 적정선을 유지하면서가솔린 SUV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즉, 낮은 연비를 감수하고서라도 가솔린 SUV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하이브리드 SUV는 가솔린 SUV의 단점인 낮은 연비를 보완한다. 중대형급이라면 연비가 두자리 수만 되어도 만족할 수 있다. 무라노는 동급 대비상대적으로 좋은 연비와 감성적인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고급스러운 분위기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 단점이라면 5,490만원의 값인데, 받아들이기에 따라 의견이 갈릴 여지가 있다.​인피니티스러운 분위기를 내지만 정밀하게 비교한다면 인피니티 차와 100% 같은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무라노 급에서 그 정도 분위기를 낼 수 있다면 만족도는 높아진다. 오너 입장에서는 ‘닛산을 샀는데 인피니티가 따라온’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하니까.​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   길이×너비×높이      4900×1915×1690mm​             휠베이스      2825mm​         트레드 앞/뒤     1640/1640mm                   무게     1915kg​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235/65 R18​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수퍼차저+전기모터​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2488cc​              최고출력     253마력​                              (엔진 233마력/5600rpm, 전기모터 20마력)​              최대토크     엔진 33.7kg·m/3600rpm, 전기모터 16.3kg·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무단(CVT)​                   연비     11.1km/L(도심 10.2, 고속 12.4)​     에너지소비효율      5등급        CO₂ 배출량​     153g/km​                     값       5,490만원​​   *글 현성현  사진 최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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