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가치의 재창조, GENESIS EQ900 2016-04-27
자동차 시장은 결코 한 우물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소비자들의 경험치와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메이커들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업체들 간에 수준 차이가 줄어들고 기술력도 엇비슷해지는 ‘상향평준화’가 지속되면서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고급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고급 세단 시장은 전통적으로 몇 개의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쌓아온 그들의 철옹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 지금도 그들의 성벽은 견고하다. 하지만 후발 브랜드들의 거침없는 도전으로 그들의 독점적인 지위는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성벽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후발 주자들이 비슷한 성을 쌓아올리면서 견고함이 빛이 바래고 있는 것. 정면 돌파로 무너뜨리는 것이 힘들다면 새로운 성을 쌓아서 고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제 발로 걸어 나오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일이 결코 쉽진 않지만 새 성이 매력적이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새차현대자동차는 최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새로 만들었다. 과거부터 현대차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급차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던 터. 하지만 ‘여건의 미성숙’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오던 고급차 브랜드가 이제서야 결실을 맺었다. 그 이름은 바로 제네시스. ‘제네시스’(Genesis)는 잘 알다시피 현대차의 뒷바퀴굴림 준대형 세단의 이름이다. 2008년 1세대 BH가 처음 나왔고 2013년 2세대 DH가 바통을 이어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제네시스는 디자인이나 성능 등 뛰어난 상품성으로 시장의 반응이 좋았고 현대차 브랜드 내 고급차로도 인지도를 쌓았다. 국내는 물론이고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도 선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래저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로 제격인 이름이다.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 후 내놓은 첫 새차는 현행 제네시스 세단이 아니라 기함인 에쿠스의 후속 모델이다. 이름의 기원인 제네시스 세단도 의미는 깊지만, 기함이 고급 브랜드의 첫 차가 되는 게 모양새는 더 좋다. 이름은 에쿠스 대신 EQ900이라 부른다. 에쿠스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정통성을 나타내는 EQ에 대형급을 나타내는 900이라는 숫자를 붙였다. 해외 수출 모델은 G90이라는 이름표를 부여받았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다른 차들 역시 ‘G+숫자’로 명명할 예정으로, 기존의 제네시스 세단은 G80으로 불리게 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7년 하반기 뒷바퀴굴림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선보인 뒤 2020년까지 대형 SUV, 스포츠 쿠페, 중형 SUV 등 6개 차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제네시스 브랜드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일관되게 추구해 브랜드 정체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EQ900은 제네시스 세단과 에쿠스의 정통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크레스트 그릴을 앞세운 전면부는 제네시스 세단과 통일된 디자인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통성을 표현했다. 뒷모습에서는 에쿠스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새로우면서도 낯익다. 디자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젊은 감각’이다. 과거 중후함과 권위가 부각되던 에쿠스와 달리 대형 세단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산뜻한 느낌이다. 길이는 5.2m로 길지만 매끈하고 날렵하게 라인을 뽑아냈다. 뒷바퀴굴림을 강조하는 짧은 앞 오버행과 C필러에서 트렁크 끝단까지 쿠페처럼 미끈하게 이어지는 라인이 영락없는 스포츠 세단의 실루엣이다. C필러가 가늘어서 뒤 창문이 상대적으로 길고 넓다. 뒷좌석 승객의 시야 확보와 역동적인 디자인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이 급의 차는 너무 젊어 보이면 오히려 주요 구매층의 거부감을 사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EQ900의 젊어 보이려는 시도는 이전 에쿠스 구매층의 신뢰에 대한 확신과 함께 아래 연령대까지 시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바탕에 깔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전 구매층의 지지는 물론 30대 젊은층으로까지 고객층을 넓혔다.강렬한 인상의 풀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V6 3.8L를 넘어서는 V6 3.3L 터보EQ900의 엔진은 모두 가솔린 직분사로서 V6 3.8L, V6 3.3L 터보, V8 5.0L의 세 가지가 올라간다. 이 가운데 이번에 새로 개발되어 EQ900에 가장 먼저 얹혀진 V6 3.3L 터보는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반영한 동시에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운전석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을 젊은 운전자를 위한 배려다. 스타일뿐만 아니라 체력까지 젊어졌다. 3.3L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37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52.0kg•m. 최대토크는 낮은 영역대인 1,300rpm부터 4,500rpm까지 골고루 뿜어져 나온다. 배기량이 500cc 큰 V6 3.8L(315마력, 40.5kg•m)보다 강력한 힘이다.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다. 시승차는 V6 3.3L 터보 AWD 모델로 짙은 푸른색의 넵튠 블루 컬러의 옷을 입었다.V6 3.3L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370마력의 큰 힘을 낸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조용하다. 대형 세단의 기본기인 절대 정숙에 대단히 충실하다. 특히 EQ900은 방음과 방진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흡음재를 보강한 알로이 휠을 달고 도어는 삼중으로 몰딩을 붙였으며 모든 유리에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했다. 가속은 매끈하고 힘은 넘친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팍팍 치고 나간다. 레드존이 시작되는 6,500rpm까지 타코미터 바늘은 부드럽게 치솟는다. 변속 또한 매끄럽다. 터보랙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속이 더욱 부드럽게 느껴진다. 속도대와 회전대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로운 힘을 뿜어낸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가속 감각에서 불필요한 작동과 불쾌감이 생길 만한 요소를 모조리 억제한 느낌이다. 오로지 ‘부드럽게 발산되는 여유로운 힘’에 초점을 맞췄다. 뒷좌석 승객이 주인공이 되는 대형 고급세단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그러면서도 운전석이 결코 심심하지 않다. 이는 이전 모델인 에쿠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수평적으로 디자인한 대시보드. 차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주행모드는 스마트/스포츠/에코/인디비주얼 네 개로 나뉜다. 스마트는 주행 여건에 맞게 알아서 차의 상태를 조절한다. 평상시에는 스마트에 맞춰 놓으면 느긋하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에코 모드는 통상적으로 힘을 억제하기 마련인데 기본 파워가 넉넉하기에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스포츠는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서스펜션, 네바퀴굴림이 모두 역동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다. 스포츠 모드라고 해서 일순간 빳빳해지며 스포츠카처럼 변신하는 것은 아니다. 차체의 긴장도가 좀 더 높아진다고나 할까. 큰 차체가 좀 더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가속이 경쾌해진다.대략적인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면 바람직한 운전자세를 추천해준다 H트랙이라 부르는 네바퀴굴림은 평상시 앞뒤 50:50으로 구동력을 분배하고 상황에 따라 앞뒤 비율을 조절한다. 움직임은 매우 안정적이다. 길이가 5.2m나 되기 때문에 흔들림이나 출렁임이 클 법도 한데 하체가 탄탄히 잘 버텨낸다.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을 할 때에는 차체 크기와 길이에서 비롯되는 어쩔 수 없는 약점이 드러나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고 재빠르게 원상회복된다. 일반적으로 ‘대형 세단이기에 그르려니……’ 하고 포기하고 넘어갈 법한 부분들을 잘 개선했다. 대체적으로 주행감각이 한 체구 작은 제네시스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예전의 에쿠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스포티한 감각까지 맛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은 대체로 부드러운데 속성은 과거와는 다르다. 푹신한 출렁함에서 나오는 부드러움이 아니라 탄탄한 안정성에서 비롯된 유연함이다. 댐핑 스트로크가 짧아서 위아래로 흔들림이 덜하고 잔 진동을 잘 걸러내 불쾌한 기운을 사전에 막아낸다. 대형 세단을 탈 때의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은 그대로인데 구현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유럽차의 승차감 노하우를 제대로 파악해 수준 높게 적용했다.어라운드 뷰와 지도를 포함해 3개의 창을 띄울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와 경험최고급차에서는 디자인과 성능, 승차감도 중요하지만 이런 차에서 기대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도 중요하다. 이 말은 곧 풍부한 편의장비를 의미한다. 앞좌석에 앉든 뒷좌석이든 수많은 경험을 통해 배려받고 있고 비싼 차를 탄다는 만족감을 줘야 한다. EQ900은 그런 면에서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물론 에쿠스 시절부터 풍성한 편의장비만큼은 수입차보다 낫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는 국산 대형 세단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풍성함의 격이 달라졌다. 편의장비의 수뿐만 아니라 내용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졌다.VIP석을 릴렉스하게 조정하고 앞좌석을 접은 모습 먼저 운전석에 앉으면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체형에 맞는 운전자세를 잡아준다. 신장, 앉은키,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추천 자세로 시트가 자동으로 맞춰진다. 시트는 천공 처리한 파라임 나파가죽을 적용했고 내장재의 가죽들도 리얼 스티치를 적용한 프라임 나파가죽으로 정성스레 감쌌다. 나무와 메탈 장식은 무늬만이 아니라 실제 나무와 리얼 메탈을 사용해 질감을 끌어올렸다. 17개의 스피커를 갖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도 차의 격에 어울리는 좋은 사운드를 뿜어낸다. 대시보드 위쪽에 자리한 12.3인치 모니터 역시 크고 시원시원하다. 이 모니터와 통합 조작키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수백 가지에 이른다. 자동차가 아니라 마치 거대한 컴퓨터 같다.넉넉한 트렁크. 직물 재질과 마감은 차급에 비해 평범하다 주행조향보조 시스템을 켜면 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자동차가 알아서 차선을 맞춰 달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작동시키면 말 그대로 알아서 달린다. 이 둘을 응용해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을 완성했다. 아직은 안전을 위해 운전자의 판단을 일부러 개입시킨다. 주기적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가 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화려한 컬러로 다양한 정보를 표현한다. 주변을 비추는 카메라도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많은 공을 들여 개발한 인체공학적인 앞좌석 국산 최고급 세단의 가치 재창조뒤로 가면 쇼퍼드리븐카다운 아늑함이 느껴진다. ‘모던 에르고’라 이름 붙인 이 시트는 몸을 편안하게 받쳐주고 뒷좌석임에도 14방향으로 미세하게 각도조절이 가능해 최적의 자세를 잡을 수 있다. 동승석을 앞쪽 끝까지 밀고 등받이를 최대한 접으면 다리를 주욱 펼 수 있는 리무진 부럽지 않은 공간이 나온다. 두 개의 모니터로 다양한 미디어를 즐길 수도 있다. 앞뒤 모두 없는 것을 찾는 게 빠를 정도로 온갖 편의장비들로 가득하다.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경험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최신 대형 세단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EQ900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일반 세단으로도 쇼퍼드리븐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뒷좌석 EQ900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세계적인 고급 대형 세단의 품격이 느껴진다. 에쿠스 시절의 가치를 뛰어넘어 해외 유수 대형 세단이 주는 그것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경험을 제공한다. 예전에는 기술이나 편의장비는 엇비슷하더라도 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국산 대형차의 네임벨류가 한 단계 높아졌음이 분명하다. 이 같은 가치의 재창조야말로 새로운 고급 브랜드, 새로운 이름보다 더 EQ900을 빛나게 하는 요소다.   GENESIS EQ900 3.3 T-GDi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5205×1915×1495mm휠베이스 3160mm트레드 앞/뒤 1640/1639mm무게 2165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45/40R19, 뒤 275/40R19, 컨티넨탈 프로컨택트엔진형식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3342cc최고출력 370마력/6000rpm최대토크 52.0kg•m/1300~4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최고시속 -연비 8.2km/L(도심 7.0, 고속 10.3)에너지소비효율 5등급CO₂ 배출량 222g/km기본/시승차 7,560만원(럭셔리)/10,979만원(프레스티지 + 선루프)글 현성현, 박지훈 편집장사진 최진호
지중해에서 불어온 봄바람, SSANGYONG TIVOL.. 2016-04-18
광대가 왕이 되었다. UFC 전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는 자신을 페더급의 왕이라 칭하며, 당시 도전자였던 코너 맥그리거를 말만 많은 광대라고 폄하했다. 수위 높은 트래시 토크와 막강한 격투 실력, 높은 KO 승률을 자랑하는 도전자 코너 맥그리거는 광대의 무서움을 증명하며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 매치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왕이 된 광대는 이제 체급을 올려 라이트급 챔피언까지 노리고 있다.  막내가 왕이 되었다. 티볼리는 부침이 많았던 왕년의 SUV 명가 쌍용이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신차로, 위기의 쌍용자동차가 피운 희망의 등불이었다.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일찌감치 철이 든 티볼리는 높은 판매실적으로 가문의 기대에 화답했다. 티볼리의 2015년 국내 시장 판매량은 총 4만5,201대로 쌍용차 전체 내수판매의 4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2만4,560대 팔린 르노삼성 QM3, 1만2,727대 팔린 쉐보레 트랙스에 압승을 거두며 세그먼트 내 챔피언에 등극했다. 쌍용은 소형 SUV 시장 제패에 안주하지 않았다. 티볼리의 높이를 35mm, 길이를 245mm 키우고 무게를 50kg 불려 체급을 올린 티볼리 에어를 내놓으며,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준중형 SUV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1.7L급 디젤 SUV는 국내 준중형 SUV 시장 전체 판매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푸짐한 먹잇감이기 때문이다.날렵한 티볼리의 테일램프를 키워 넓고 각진 뒷모습에 어울리게 다듬었다 아이가 커졌어요성장호르몬 주사라도 맞은 걸까? 각진 차체와 다부진 프로포션, 팽팽한 볼륨감, 에지 있는 디테일로 버무려진 티볼리의 기존 디자인큐는 그대로지만, 어딘가 낯설다. 마치 명절날 오랜만에 만난 조카처럼 몇 달 새 훌쩍 커진 체구 때문이다. 적재공간을 늘려 만든 롱보디 모델인 만큼 풍만한 뒤태가 눈길을 끈다. 바짝 올라붙어 있던 힙 라인을 238mm 뒤로 빼고 불어난 엉덩이 살을 숨기려는 듯 D필러를 블랙아웃 처리했으며 우람해진 뒷모습에 걸맞게 테일램프도 한층 키웠다. 이와 함께 바벨 타입의 앞 범퍼로 티볼리의 인상을 더욱 강인하게 꾸미고, 색상을 달리하는 루프를 얹어 한층 세련된 분위기를 살렸다(단, 선루프 선택시 차체와 루프 색상 동일). 좌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형상화한 새의 날개 디자인은 차체 뒷면의 에어 엠블럼과 절묘한 수미쌍관을 이루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리드미컬한 캐릭터 라인과 크롬 몰딩 벨트 라인으로 길어진 차체의 어색함을 지우고 늘어난 뒤 오버행을 자연스럽게 흡수했다.개성적인 얼굴에 바벨 타입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를 달아 보다 강인하고 남성미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시승차는 내외장에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장착한 성형미인. 나쁘지 않은 본래 얼굴에 사이드 스커트, 카본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 카본 C필러 커버, 스포츠 페달 등을 더해 돈 들인 만큼 더 예뻐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티볼리를 베이스로 만든 만큼 몸집은 다른 준중형 SUV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 길이는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보다 각각 35mm/40mm 짧고, 너비는 55mm/60mm 좁으며, 휠베이스도 70mm 짧다. 하지만 720L에 이르는 기본 적재용량은 투싼(513L)과 스포티지(503L)에 비해 월등히 넓다. 단, 기본 차체가 이들보다 작다보니 뒷좌석 시트를 접었을 때의 적재공간(1,440L)은 투싼(1,503L)과 스포티지(1,492L)보다 약간 작다. 특히 티볼리보다 297L 늘어난 적재공간은 활용성이 좋다. 상하 높이조절이 가능한 러기지 보드를 적용했으며 2열 시트 폴딩시 풀 플랫(Full Flat)이 가능해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인테리어는 티볼리와 판박이. 콘솔박스 위에 마련된 트레이와 좌우 문에 마련된 4개의 대형 컵홀더가 인상적이다 인테리어는 기존 티볼리와 판박이다. 굴곡이 많고 재질감이 우수해 손에 착 감기는 천연가죽 D컷 스티어링 휠과 역동적인 느낌의 실린더 타입 계기판은 여전히 만족도가 높은 부분. 기분에 따라 계기판 컬러를 5개의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은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살가운 배려다. 넉넉하진 않지만 충분한 1•2열 승차공간과 여유로운 헤드룸도 여전하다. 티볼리와 휠베이스가 같기 때문에 탑승공간은 늘어나지 않았으나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는 2열 시트 덕분에 등받이를 최대 32.5도까지 누일 수 있어 뒷좌석 안락감이 한결 좋아졌다.티볼리보다 5도 더 젖혀져 최대 32.5도까지 조절되는 등받이 각도 덕에 뒷좌석이 더 안락해졌다 RV인 만큼 수납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글러브박스 위쪽에 마련된 트레이와 10인치 태블릿 PC를 수납할 수 있는 센터콘솔도 그대로 계승했다.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과 열선 스티어링 휠, 1•2열 히팅시트,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 다이얼 및 7인치 AVN 시스템 등 티볼리의 실용성 높은 편의장비 역시 그대로 물려받았다. 물먹는 하마가 타도 만족할 만한 10개의 컵홀더(1.5L PET병 4개, 0.5L PET병 6개 수납 가능)가 특히 인상적이며, 트렁크 내부에 220V 인버터가 추가되어 레저 활동 편의성이 한층 좋아졌다. 값은 자동변속기 기준 2,106만~2,449만원. 투싼 1.7 디젤(2,297만~2,502만원)과 스포티지 1.7 디젤(2,253만~2,449만원)보다 약 100만원 저렴할 뿐만 아니라, 티볼리와 경쟁하고 있는 QM3보다도 싸다.적재공간에 마련된 220V 인버터 준중형 SUV 시장에 던진 도전장티볼리 에어의 파워트레인은 티볼리 디젤과 똑같다.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하는 1.6L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복합연비 13.3km/L를 기록한다. 투싼과 스포티지의 1.7L 디젤은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34.7kg•m로 티볼리 에어에 비해 각각 최고출력 26마력, 최대토크 4.1kg•m가 더 높으며, 듀얼 클러치를 사용해 연료효율 또한 1.2km/L 더 높다. 소형 SUV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으로 무게가 50kg 늘어난 티볼리 에어를 끌다보니 운동성능과 연료효율에선 약간의 손해를 보는 셈. 그러나 저회전부터 두터운 토크를 내는 디젤 엔진의 특성상 티볼리에 비해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특히 티볼리 디젤 특유의 예민한 가감속 페달 반응과 저회전 영역에 토크가 집중된 엔진 세팅은 그대로다. 경쾌한 발진가속과 생각보다 옅은 추월가속 역시 티볼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차체 71.1%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주요 10개 부위에 핫프레스포밍 공법을 적용해 얻은 높은 차체강성 덕에 주행안정감은 기대 이상. 다만 리어 오버행이 늘어난 만큼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급격한 코너링에서의 몸놀림은 아무래도 티볼리보다 산만한 느낌이다. 티볼리 에어에는 주행상황 및 도로조건에 따라 세 가지 주행모드(에코, 파워, 윈터)를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기능과 스티어링 휠 감도를 3단계(컴포트, 노말, 스포트)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 기능이 들어간다. 감도 차이가 현격하지는 않지만 운전자의 만족감을 높여줄 수 있는 기능임에 틀림없다. 티볼리 에어의 또 다른 경쟁력은 4WD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2.0L 트림부터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는 투싼과 스포티지에 비교우위를 갖는 부분이다. 특히 티볼리 에어 4WD 모델에는 후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함께 적용되어 주행 안정성이 배가된다(2WD 모델에는 후륜 토션 빔 서스펜션 적용). 그뿐 아니라 보다 큰 구동력을 뒤쪽으로 전달해 자세안정성을 확보하는 록 모드(Lock Mode) 기능이 험로 및 눈길의 주행에 자신감을 더해준다.높이조절이 가능한 러기지 보드와 6:4 폴딩 시트 덕분에 적재공간 활용성이 좋다 지난 3월 5일, 코너 맥그리거는 웰터급 파이터 네이트 디아즈에 패하며 연승행진(15연승)을 마감했다. 라이트급 챔피언 안요스의 부상으로 당초 예정되었던 타이틀 매치가 불발되면서 무리하게 두 체급 월장한 것이 화근이었다. 체급을 올려 싸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다소 열세인 승객 공간과 동력성능으로 1.7L급 준중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낸 티볼리 에어가 희미한 입김으로 그칠지 한바탕 광풍이 되어 몰아칠지는 미지수. 동급 최대 적재공간, 동급 유일 4WD 옵션, 동급 최저 가격이라는 무기가 시장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도 좀 더 지켜볼 일이다.러기지 보드를 상단에 위치시키면 바닥이 풀플랫되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티볼리 에어는 로마 근교 휴양도시에서 따온 이름 ‘티볼리’에 자유, 상쾌함, 필수성을 상징하는 ‘에어’를 더해 만든 모델명이다. 티볼리 에어는 과연 그 이름처럼 지중해에서 불어온 봄바람이 되어 쌍용의 봄날을 앞당겨줄까?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사전계약 실시 3일 만에 거둔 1,000여 대의 계약실적은 산들바람 같은 소식.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 2만 대를 포함, 올해 티볼리 라인업의 글로벌 시장 연간 판매량을 9만5,00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돛은 이미 높이 올랐다. 이제 순풍만 불어오면 된다.   SSANGYONG TIVOLI AIR 4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길이×너비×높이 4440×1795×1555mm휠베이스 2600mm트레드 앞/뒤 모두 1555mm무게 144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15/45 R18, 넥센 Npriz AH8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597cc최고출력 115마력/4000rpm최대토크 30.6kg•m/1500~2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최고시속 -연비, 13.3km/L(도심 11.9, 고속 15.5)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 144g/km기본/시승차 2,106만원/2,449만원글 김성래 기자사진 임근재
PORSCHE 911 CARRERA S CABRIOLE.. 2016-04-25
 몇 번이나 그랬다. 포르쉐의 주장에는 도무지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그들은 치밀했다. 물론 아직 싱싱한 청춘이라 공랭식 엔진의 은퇴가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는 잘 모른다.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일이 아닌가. 하지만 포르쉐의 첫 SUV, 첫 세단, 첫 디젤 엔진, 첫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을 직접 보고 겪으며 매번 그들에게 설득당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포르쉐가 하는 일에 의심을 갖지 않게 됐다.  하지만 터보 엔진 911 카레라의 데뷔를 보면서 든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들의 결정이 조금 의아했다고 할까. 업계를 뒤흔드는 유명 브랜드들의 최신 터보 스포츠카 또는 고성능 터보 모델을 타보면서 ‘자연흡기처럼 빠른 반응’이라는 말이 감언이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했기 때문이다. 4기통 고성능 터보 엔진? ‘반응’에서만큼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페라리의 V8 터보 엔진조차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제아무리 포르쉐라고 해도 무작정 믿을 수는 없었다.  물론 포르쉐는 터보 엔진에 도가 튼 메이커다. 지난 42여 년의 터보 엔진 역사를 구구절절 끄집어 낼 필요는 없다. 수퍼 스포츠카들을 압박하고 있는 911 터보가 그 생생한 증거니까. 하지만 911 터보와 911 카레라의 색깔은 분명 다르다. 폭력적인 911 터보와 달리 911 카레라는 산뜻한 반응으로 즐거움을 주는 타입이다. 기자가 궁금한 건 딱 하나였다. 포르쉐가 911 카레라 고유의 성격을 버렸을까, 아니면 카레라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을까. “역시 포르쉐야.” 지난해 11월 스페인에서 신형 911 카레라를 경험하고 온 선배가 전해주는 경험담으로는 부족했다. 그런데 이달에 그 의문을 해소할 기회가 찾아왔다. 그것도 토플리스 버전인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로.기존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기에 충분한 신형 수평대향 6기통 3.0L 터보 엔진 엔진 변경을 포함한 마이너 체인지카레라 터보화가 주는 충격은 크다. 마치 자연흡기 엔진 시대의 종말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이번 911 카레라는 엔진 변경이 전부가 아닌 마이너 체인지다. 따라서 엔진 이외에도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다. 일단 분위기부터가 달라졌다. 포르쉐의 진화가 늘 그렇듯, 디자인의 변화는 대부분 기능을 따르고 있다. 인상은 한결 스포티해졌다. 액티브 에어플랩이 자리를 잡으며 범퍼 공기흡입구의 모양새가 다소 과격해졌다. 액티브 에어플랩은 냉각기로 가는 공기량을 조절하며 공기저항과 양력을 낮추는 일종의 가변식 에어로 키트다. 작동에 따라 차체에 작용하는 다운포스가 변하기 때문에 전동식 리어 스포일러와 연동된다.엔진 변경에 따라 에어벤트 디자인도 달라졌다 리어 벤트 디자인도 달라졌다. 엔진에 더 많은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얇고 기다란 에어핀을 세로로 촘촘히 심었다. 덕분에 한층 더 으스스한 분위기다. 뒤 범퍼 아래쪽에는 911 터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방열구가 생겼다. 리어 스포일러 아래쪽으로 들어와 인터쿨러를 식힌 뜨거운 공기가 이곳을 통해 빠져나간다. 911 터보에 대한 예의였을까? 911 터보의 상징인 뒤 펜더 공기흡입구까지 가져오진 않았다. 디테일도 세밀하게 조정됐다. 헤드램프에 4점식 주간주행등을 심고 테일램프 커버의 가운데를 깎아내 입체감을 살리는 한편, 앞범퍼 LED 띠를 얇게 다지고 도어핸들 안쪽 커버를 떼어내 매끈한 차체를 더 강조했다. 911 디자인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바로 이런 섬세함에 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포르쉐 디자인팀은 누구보다도 꼼꼼하고 또 계산적이다. 사실 최근의 911 카레라/카레라 S들은 데뷔와 동시에 아주 또렷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그들이 등장할 즈음이면 GTS와 같은 ‘끝물 스포츠 패키지’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이전 GTS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스포티하다. 카레라와 카레라 S가 이 정도면 이후 선보일 GTS는 어떤 분위기를 낼지 궁금하다. 실내 분위기는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새 스티어링 휠 등이 주도하고 있다. 레이아웃은 그대로라 얼핏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변화의 내용만큼은 굉장히 알차다. 사실 구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포르쉐’라서 눈감아줬던 단점 중의 하나였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았다. 그러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확실히 ‘포르쉐’답다. 해상도, 터치 인식률, 반응속도 등 하드웨어도 훌륭하고 포르쉐 TPEG 내비게이션, 애플 카플레이 등 소프트웨어도 흠잡을 데가 없다. 내비게이션 지도를 계기판 한편에 띄울 수도 있고, 주유 경고등이 켜지면 내비게이션이 ‘가까운 주유소를 안내할까요?’라고 묻기도 한다.시승차는 직경이 기본형보다 15mm 작은 GT 스티어링 휠(360mm)을 달았다 스티어링 휠은 918 스파이더에서 가져왔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선택하면 918 스파이더와 같은 로터리식 드라이브 모드가 스티어링 휠에 추가된다.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노말,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순으로 바뀌며,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20초간 파워트레인의 반응을 최적화(오버부스트)하는 스포츠 리스폰스가 작동된다. 완벽한 반응을 선사하는 신형 파워트레인신형 911 카레라와 카레라 S의 엔진은 같다. 신형 수평대향 6기통 3.0L다. 컴프레서 휠 직경만 다를 뿐(49mm/51mm) 터빈 휠과 터보차저 하우징까지 고스란히 겹친다. 물론 최대 허용 부스트는 카레라 S가 1.1바로 0.2바 높다. 배기량을 각각 0.4L, 0.8L 줄였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두 모델 모두 20마력, 6.1kg•m 개선됐다. 포르쉐는 성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스포츠카 브랜드. 아마 한계가 낮아진다면 어떤 협박에도 다운사이징을 단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911 카레라는 최고 370마력, 45.9kg•m의 힘을, 911 카레라 S는 420마력, 51.0kg•m의 힘을 낸다.918 스파이더와 같은 디자인의 드라이브 모드 컨트롤러 최대토크는 이전보다 더 빨리(1,700rpm) 나와 더 오랫동안(5,000rpm) 지속된다. 회전수에 상관없이 넉넉한 힘을 쏟아낼 수 있기에 가속감각이 보다 활기차고 운전도 한결 쉽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0.2초 줄었다. 카레라 4.2초, 카레라 S 3.9초다(PDK,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기준, 카브리올레는 +0.2초씩). 참고로 신형 911 카레라 S는 최초로 4초의 벽을 깬 카레라다. 효율 역시 개선됐다. 이전보다 연비가 약 12% 늘었다. 포르쉐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워터 펌프 작동을 제어해 구동효율과 열효율을 높이는 한편, 틈틈이 동력 전달을 차단해 구름저항을 줄이는 코스팅 기능과 정차시에 엔진의 숨통을 끊는 공회전 방지장치 등을 최대한 활용했다. 에어컨 컴프레서에도 클러치를 달아 사용하지 않을 땐 엔진과 완전히 분리될 수 있게 했다.카레라와 카레라 S의 엔진은 기본적으로 같다. 터보차저의 컴프레서 휠 직경만 2mm 차이난다 하지만 기자가 궁금했던 건 이런 수치나 가속감각이 아니다. 바로 반응이다. 최신 다운사이징 엔진이라면 더 높은 출력과 효율을 내는 건 기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형 911 카레라의 파워트레인은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자연흡기와 같은 반응’이라는 말을 붙여도 좋을 정도다. 터보랙이라고 부를 만한 감각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 지금까지 타본 어떤 터보 스포츠카보다도 경쾌하게 회전한다. 특히 리니어한 출력 특성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속 페달이 인상적이다. 코너의 정점에서 필요한 만큼의 힘을 미세하게 꺼내 쓰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다. 물론 포르쉐도 터보 엔진의 구조적인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하진 못했다. 토크가 중반부에 응축된 느낌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일부러 기어비가 1에 가까운 기어로 고정하고 저회전부터 가속을 시도하지 않는 한 이런 감각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운전자의 의도를 끊임없이 주시하다 여차하면 즉각 기어를 내려 무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가 엔진의 이런 성향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드라이브 모드 가운데를 누르면 20초간 가속력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스포츠 리스폰스가 작동한다 스포츠 리스폰스의 존재감은 사용하지 않을 때 더 뚜렷하다. 20초의 제한시간이 지나면 마치 엔진이 제 힘을 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오는 건 아니지만, 섀시와 파워트레인의 한계를 끌어낼 수 있는 ‘고수’들에겐 아주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겠다.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하면 이전처럼 연료 분사 타이밍을 바꾸고 배기 플랩을 열어 파열음을 연출한다. 하지만 사운드의 색깔은 확연히 달라졌다. 터보차저 작동음 때문에 한결 거칠어졌다. 고회전에서는 마치 쇠 빗자루로 돌바닥을 문지르는 듯한 소리를 낸다. 허용 부스트에 도달하면 터보차저의 스윙 밸브가 열리며 배기음도 더 두터워진다. 물론 다르다는 게 나쁘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연흡기 복서 엔진의 카랑카랑한 사운드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다소 낯설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중독성이 짙은 사운드임에는 틀림없다.911 전용으로 개발된 피렐리 P제로 타이어. 카레라 S의 경우 리어 휠의 폭을 0.5인치, 리어 타이어의 폭을 10mm 넓혔다 섀시에도 엔진 못지않게 큰 변화가 스몄다. 움직임은 더 날렵해지고 승차감은 더 편해졌다. 핵심은 911 GT3와 911 터보에서 가져온 리어 액슬 스티어링(카레라 S 옵션). 시속 80km 이하에서는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로 비틀어 앞머리를 코너 안쪽으로 밀어 넣고,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꺾어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후륜 조향 시스템이다. 뒷바퀴는 최대 2도까지 움직이는데 이는 앞바퀴 조향각을 10% 수정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리어 액슬 스티어링 시스템. 뒷바퀴를 최대 2도까지 비튼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에 따른 변화는 놀랍다. 골목길을 돌아나갈 때조차 꽁무니가 바깥쪽으로 빠지는 느낌이 날 정도다. 참고로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회전반경을 0.5m 줄여준다. 고속주행감이 더 나긋해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추가하면서 서스펜션을 더 부드럽게 설정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자세제어장치(PSM)에는 스포츠 모드가 추가됐다. 슬립을 더 많이 허용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개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옵션이던 전자식 댐핑 컨트롤(PASM)은 이제 기본 장비다. 그 결과 최저지상고가 10mm 낮아졌다. 대신 더 단단하고 최저 지상고도 10mm 더 낮은 PASM 스포츠 서스펜션과 필요시 차체 앞쪽을 40mm 높일 수 있는 리프트 시스템이 선택 사양으로 준비된다.카브리올레이지만 차체 강성은 차고도 넘친다. 루프를 닫았을 때는 쿠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숙성이 뛰어나다 짐작을 뛰어넘는 진화이번에도 반박의 여지는 없었다. 그렇다. 흔한 결말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게 뻔했다. 아마 포르쉐는 확신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납득하게 될 거라는 걸. 엔진 반응의 중요성은 포르쉐가 더 잘 알고 있다. 카레라에 터보 엔진을 얹기로 한 이상, 그 부분만큼은 끝장을 보겠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그런 터보 엔진을 911 카레라에 얹었다. 늘 그랬듯, 911의 진화는 짐작 이상이었다. 새 엔진도 엔진이지만, 그에 맞게 다듬은 섀시의 완성도도 눈부시게 빛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흡기 카레라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신형 터보 엔진의 완성도가 다시는 자연흡기 시절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뛰어나기에 더욱 그렇다. 손에 닿을 듯했던 자연흡기 엔진의 드림카가 하나 사라진 기분이랄까. 포르쉐가 최근 선보인, 마치 마지막 자연흡기인 듯한 911 R은 기자에게 너무 아득하기만 하다.   PORSCHE 911 CARRERA S CABRIOLET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컨버터블, 2+2명길이×너비×높이 4499×1808×1298mm 휠베이스 2450mm트레드 앞/뒤 1543/1518mm무게 1605kg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앞 245/35 R20, 뒤 305/30 R20, 피렐리 P제로엔진형식 수평대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2981cc최고출력 420마력/6500rpm최대토크 51.0kg•m/1700~5000rpm구동계 배치 뒤 엔진 뒷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PDK)0→시속 100km 가속 4.1초최고시속 306km연비 9.3km/L(도심 8.2, 고속 11.2)CO₂ 배출량 183g/km기본/시승차 1억6,490만원/2억78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임근재
LEXUS RX450h, RX의 변신은 현재진행형 2016-04-08
RX의 변신이 화려하다. 지난 모델의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다. 확 바뀐 새로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혁신’을 들먹이며 엄지를 치켜세울 게 분명하다. 그러나 나긋나긋한 렉서스만의 고유한 특성을 원한다면 변화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RX뿐만 아니라 렉서스 모든 라인업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외형 변화는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전면부의 대부분을 채운 스핀들 그릴은 이제 제법 익숙해졌지만 크기가 몰라보게 커졌다. 몸 전체에 날카로운 각이 살아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미 아랫급 NX에서 봤던 디자인이라 낯설지는 않다 해도 풍기는 인상은 강렬하다. 첫인상의 강렬함으로는 전체 SUV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든다. 길고 낮게 깔리는 자세로 인해 SUV라기보다는 크로스오버처럼 보이기도 한다. C필러와 D필러를 연결하는 하단부는 유리로 연결했다. 지붕이 떠 있는 듯한 효과와 함께 실내에서도 그만큼 시야가 확장된다.현란한 바깥 분위기와 달리 차분함이 느껴지는 실내 안으로 들어가면 현란한 바깥 분위기와 달리 차분함이 느껴진다. 원체 이전부터 고급스럽게 잘 마무리했던 실내를 더욱 보기 좋고 수준 높게 다듬었다. 12.3인치 커다란 모니터와 풀컬러 방식에 크기도 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눈에 띈다. 알루미늄과 나무를 조합해 만든 신소재도 분위기를 새롭게 한다. 요즘은 계기판을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서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 게 유행이다. 그러나 RX의 계기판은 새롭고 파격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전체적인 컨셉트와 달리 고전적이고 점잖은 편이다. 터치가 되지 않고 마우스 같은 컨트롤러로 조절하는 모니터는 시원스런 화면을 제공하지만 사용이 다소 불편하다. 공간은 만족스럽다. 차체 길이가 12cm, 휠베이스가 5cm 길어져서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앞뒤 모두 널찍한 데다 가죽의 질감이 좋고 앉았을 때의 자세도 편안하다. 특히 2열이 슬라이딩되고 등받이를 전동으로 기울일 수 있어 안락하다. 트렁크공간도 넓다. 2열을 접으면 무지하게 넓은 공간이 생긴다. 무엇보다 2열을 전동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트렁크 도어는 키를 지닌 채 엠블럼 근처에 손을 가져가면 자동으로 열린다. 안정성 커지고 디젤보다 연비 좋아요즘은 SUV 전성시대다. 특히 RX급 프리미엄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선택받으려면 남다른 강점 하나는 반드시 갖춰야 한다. RX450h의 강점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가솔린의 약점인 좋지 않은 연비를 하이브리드로 보완했다. 프리미엄 SUV의 주력 모델에서는 거의 유일한 하이브리드다.뒷좌석은 슬라이딩되고 등받이는 전동으로 기울일 수 있다 엔진은 V6 3.5L 가솔린으로 최고출력은 262마력, 최대토크는 34.2kg•m다. 여기에 더한 2개의 전기모터 출력은 각각 167마력과 68마력이고, 전체 시스템출력은 313마력이다. 출력이 만만치 않아 이만 한 덩치에 모터와 배터리를 짊어져 무거워진 무게(2,175kg)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CVT)를 쓴다.V6 3.5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313마력의 힘을 낸다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액셀 페달을 밟아도 초반에는 모터만으로 달리기 때문에 조용하게 미끄러진다. 속도가 올라가고 가속 페달을 밟는 빈도가 늘면서 엔진이 본격적으로 작동한다. 가속은 시종일관 여유롭다. 스트레스 없이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간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움직일 때는 강한 추진력이 느껴진다. 전기모터와 엔진의 역할 분담과 협력은 수시로 빠르게 이뤄진다. 에너지흐름을 나타내는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정신없을 정도다. 그만큼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적의 효율을 찾아내기 위해 복잡하게 움직인다. 물론 그 복잡함은 에너지흐름을 보지 않는 이상 운전자가 알아차리기는 힘들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과 분리, 배터리 충전 등 동력 관련 모든 과정이 아주 매끈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노말/스포츠 세 가지다. 에코는 연비 향상에 최적화된 모드이고 스포츠는 보다 힘찬 가속을 지원한다. 각 모드 차이는 제법 크다. 에코 모드는 연비 향상을 위해 힘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RX는 기본적으로 힘이 넉넉하기 때문에 맥 빠지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는 격한 역동성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힘을 체감하는 수준이다. 전기만으로 달리는 EV 모드는 잘만 활용하면 능동적으로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시속 55km 이하에서만 작동하고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속의 정체구간에서나 잠깐 잠깐 사용할 수 있다.12.3인치의 커다란 모니터. 내비와 에너지 모니터를 함께 보여준다 RX450h는 네바퀴를 굴린다. 렉서스는 이를 E-Four라고 부르는데 뒤쪽에 전기모터를 달아 필요할 때 뒷바퀴를 굴린다. 앞뒤를 연결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기 때문에 뒷좌석 바닥이 솟아오르지 않아 공간활용에 유리하다. 적극적으로 동력을 배분하기보다는 필요할 때만 네바퀴굴림의 장점만 취한다. 엔진의 힘이 앞바퀴로만 전달되는 데 따른 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다. 예컨대 급가속이나 코너에서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때 뒤쪽 바퀴를 굴려 접지력을 키워 자세를 바로잡는다. 신형에서 체감하는 큰 변화는 안정성이다. RX는 예전부터 부드럽고 푹신한 특성이 지배했다. 승차감은 아늑하고 스티어링도 유연해서 운전하기 편했다. 지금도 그런 특성을 유지하지만 안정성을 크게 키웠다. 앞쪽 서스펜션은 스태빌라이저바를 솔리드바에서 구경이 더 큰 월튜브로 바꿨고, 코일 스프링 롤을 줄였다. 뒤쪽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역시 새롭게 세팅했다. 덕분에 흔들림이나 출렁임이 줄어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커졌다. 특히 턱을 넘을 때 출렁이지 않고 자세를 잡는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승차감이나 운전 감성이 여성 지향적이라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제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역동성을 주입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성적인 주행 감성을 실현했다.운전자 쪽으로 치우친 부츠 타입의 기어노브 RX450h의 복합연비는 1L에 12.8km다. 배기량이 같은 RX350은 연비가 L당 8.9km다.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는 당연히 좋고 동급 디젤 SUV보다도 살짝 높다. 더군다나 전기모터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시내주행 연비는 복합연비를 넘어서는 13.4km/L에 이른다. 2톤이 넘는 커다란 SUV로는 대단한 수준이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 주행 연비는 만족스럽다. 일상적인 주행습관으로 운전하면 웬만해서는 공인연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시험 삼아 가속을 좀 많이 하면 연비가 공인연비에 못 미치지만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가솔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힘과 연비 모두 만족스럽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수준으로 디젤 SUV의 대안 자격이 충분하다. 신형 RX450h의 값은 이그제큐티브 트림이 8,600만원으로 구형보다 조금 내렸다. 돈을 좀 더 보태 독일산 디젤 SUV를 사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RX는 프리미엄 SUV에서 기대할 만한 것들을 대부분 갖춰 그다지 아쉬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정숙하고 안락하면서도 동급 디젤 SUV보다 좋은 연비는 450h의 경쟁력일 것이다. 아래 트림인 수프림은 7,610만원으로 윗급보다 800만원 정도 싸지만 두 트림 사이에 장비 차이가 크다. 800만원을 더 보태서 이그제큐티브 트림을 사는 게 나아 보인다.트렁크공간이 무척 넓다 큰 폭으로 바뀐 RX, 변신은 진행 중RX는 꽤 괜찮은 차다. 고급차다운 면모를 갖췄고 성능이나 품질 어느 하나 떨어지지 않는다. 렉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지도 또한 높다. RX는 전통적으로 동급 유럽산 SUV보다 안락하고 편안하면서도 값은 상대적으로 쌌다. 그러나 이제 하이브리드 버전의 경우 값이 유럽산 SUV에 근접하고 있다. 값뿐만이 아니다. 예전에는 RX가 중형 SUV 느낌이 강했지만 4세대에 와서는 한 체급 위로 여겨질 만큼 커졌다. 이처럼 렉서스는 RX의 전통적인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디자인과 성격에 계속해서 변화를 주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최근 렉서스 브랜드의 모든 차에서 공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프리미엄 브랜드에 확고한 정체성을 원하지만 렉서스는 그동안 쌓아놓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역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존에 닦아놓은 이미지마저도 흔들릴 수 있는 모험이지만 시장 확대와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과감한 행보를 시작했다. 아직 이러한 노력이 렉서스의 정체성과 인식을 모두 바꾼 것은 아니지만 한두 세대 뒤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렉서스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뀔지도 모른다. 신형 RX는 그 변화의 과정에 있는 모델이며, RX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LEXUS RX450h EXECUTIVE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길이×너비×높이 4890×1895×1705mm휠베이스 2790mm트레드 앞/뒤 1640/1630mm무게 2175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35/55 R20 미쉐린 프리미어 LTX엔진형식 V6 가솔린+전기모터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3456cc엔진 최고출력 262마력/6000rpm 모터 최고출력 MG1 167마력, MGR 68마력시스템 최고출력 313마력엔진 최대토크 34.2kg•m/46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무단(E-CVT)연비 12.8km/L(도심 13.4, 고속 12.1)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 129g/km값 8,600만원글 현성현사진 임근재
매력적인 인테리어의 소유자, 푸조 308 (롱텀 시승) 2016-03-07
약 한 달 전에 푸조 308 1.6을 새 식구로 맞이했다. 하지만 연말연시에 여러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차를 탈 기회가 많지 않았다. 며칠간 출퇴근 때 함께한 게 전부다. 심지어 이제껏 주유도 한 번 못해줬다. 출고 당시 채워져 있던 연료가 남아 있으니 말 다했다. 때문에 아직 차와 충분히 친해지지 못했다. 우리, 여러모로 서로 어색한 사이다. 그러나 그 짧은 사이에 피부에 확연하게 와 닿은 매력이 있다. 그건 바로 인테리어의 뛰어난 완성도다. 기자의 출퇴근 차였던 현대 i30(2세대)나 수차례 시승했던 폭스바겐 골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다. 디자인, 레이아웃, 소재, 조립 품질 등이 특히 눈부시다. 정말이지 탈수록 더 사랑스러워진다.  프리미엄급 완성도의 인테리어이전 시승 때도 느꼈지만 308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개성 짙은 레이아웃이다. 특히 윈드실드와 대시보드가 만나는 지점으로 계기판을 올려붙여 시선 분산을 줄이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스티어링 휠의 직경이 작아 림이 계기판을 가리는 일도 없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역할은 비슷한데, 훨씬 많은 정보를 전달하니 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햇빛 아래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도어를 열면 독특한 조형미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붙인 대시보드 어퍼 패널은 납작하게 누른 뒤 마음껏 비틀었고, 센터페시아는 센터터널과 합친 뒤 간결하게 정리했다. 이런 독특한 조형미를 시도 때도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은 재미다. 심지어 도어트림도 마치 조소 작품처럼 입체감이 뛰어나다. 소재 선택과 처리는 프리미엄 모델에 버금간다. 단언컨대 이 부분만큼은 동급에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금속성 패널을 아낌없이 사용했고, 우레탄의 표면은 사피아노 가죽처럼, 플라스틱 패널의 표면은 촉촉한 피부처럼 다듬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가 감동적이다. 가죽 품질은 둘째치더라도, 두꺼운 실로 과감하게 엮은 스티치 장식이 짜릿한 감각을 전달한다.계기판을 올려붙이고 스티어링 휠 직경을 줄인 레이아웃. 푸조는 이를 i-콕핏이라고 부른다 조립 품질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308이 왜 데뷔하자마자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간다. 솔직히 예전에 경험했던 일부 푸조는 센터터널이 좌우로 흔들리는 등 그다지 단단하게 조립돼 있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각각의 패널들이 치밀하게 맞물려 있다. 구석구석을 눌러봐도 잡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백미는 변속레버 커버다. 저마다 소재가 다른 다섯 개씩의 패널과 버튼이 치밀하게 엮여 있다. 센터페시아를 단순화한 대신 이 부분의 완성도에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공간 확보를 위해 크기를 줄인 앞 시트. 308 1.6에는 2.0과 달리 가죽 시트 옵션이 없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완성도도 흠잡을 곳이 없다. 공조장치, 트립컴퓨터, 미디어 재생, 내비게이션 등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한다. 아직 한글화가 안 된 것이 단점이긴 한데, 메뉴가 직관적이고 단순한 데다, 스마트 폰 등의 외부 기기가 보내는 한글(재생 목록, 통화 목록 등)은 전부 표시하니 크게 아쉽지는 않다. 아틀란 내비게이션과의 연계도 뛰어난 편이다. 반응과 전환 속도, 화질, 시작 메뉴 디자인 등이 모두 만족스럽다. 수입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국산 내비게이션의 조합 중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의 답답하던 푸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잊어도 좋다.뒷좌석 무릎공간은 다소 좁은 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령 편의장비는 국산차만 못하다. 기존에 타던 i30가 각종 장비를 다 때려 넣은, 이른바 ‘풀옵션’이었기에 그런 아쉬움이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가죽시트가 아니라는 점과 뒷좌석 송풍구가 제외됐다는 점은 아쉽다. 시트는 조만간 가죽을 씌워줄 업체를 수소문할 예정이다. 물론 308 1.6의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골프 1.6 TDI가 이보다 더 ‘깡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도 별로 흠잡을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뒷좌석 무릎공간은 확실히 빠듯한 편이다. 앞 시트 등받이 크기를 줄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서는 좁은 편이다. 기자는 총각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지만, 조금 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버거울 것 같다. 물론 둘이 타기에는(싱글이라고 했지 솔로라고는 안했다) 쾌적하다. 비록 크기가 작고 직물 커버를 씌운 시트이지만 착좌감도 훌륭하다. 벌써부터 체감되는 고효율출고 후 주행한 거리는 300km다. 현재 트립컴퓨터는 아직 380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하고 있다. 차를 받았을 때 53L의 연료 탱크가 가득 찬 상태였으니 L당 12km대의 연비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정확한 계산법은 아니지만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 복잡한 시내 출퇴근, 새 엔진, 트립 평균 주행속도 19km/h 등의 조건을 따져보면 준수한 수준이다. 적어도 기자가 타던 현대 i30 1.6 VGT(6단 자동)보다는 체감효율이 높다. 역시 연비 좋은 디젤 하면 푸조다. 정확한 연비와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는 길들이기를 마친 후에 할 생각이다. 사실 길들이기를 500km만 할지 1,000km를 해야 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참을 인(忍)자를 100개는 썼다.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이다. 쓰다 보니 마치 500km가 마지노선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다음호에는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듯하다.   PEOGEOT 308 (2016)총 주행거리  300km이달 주행거리300km주유비 0원I LIKE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I HATE직물 시트 커버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4255×1805×1470mm휠베이스2620mm 트레드 앞/뒤1560/1550mm무게1370kg 서스펜션 앞/뒤맥퍼슨 스트럿/토션 빔스티어링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V디스크/디스크타이어225/45 R17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밸브구성DOHC 16밸브배기량 1560cc최고출력 120마력/3500rpm최대토크 30.6kgㆍm/1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 연비(19인치 휠 기준) 16.2km/L(도심 15.2, 고속 17.7)에너지소비효율1등급 CO₂ 배출량119g/km값(기본/구입모델)2,950만/3,19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민성필
예상을 뛰어넘는 운전재미, 푸조 308 (롱텀 시승) 2016-04-07
자동차 기자는 자기 차를 탈 일이 비교적 적다. 한 달에 최소 일주일은 시승차를 타기 때문이다. 해외 출장을 가는 달이면 그 횟수는 더욱 줄어든다. 기자의 경우 한 달 평균 자차 누적 주행거리는 약 700km다. 이번 달엔 시승이 많지 않은 덕분에 308을 900km 가까이 탔고, 길들이기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던 누적 주행거리 1,000km를 넘겼다. 제작 정밀도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길들이기는 여전히 필요하다. 대량생산 제품의 특성상 설계도와 결과물 사이의 오차를 없애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정밀 금속 부품들이 엮여있는 엔진이나 변속기의 길들이기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아직도 설명서에 ‘초기에는 과격한 주행을 삼가세요’라는 식의 문구를 명시하고 있다.  길들이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누적 주행거리와 엔진회전수에 대해 크고 작은 이견들이 많다. 하지만 핵심만큼은 같다. 정교하게 조립된 상태가 어긋나지 않게 일정 기간 동안 낮은 회전수로 달리고, 그 이후에 회전수를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들이 자리잡는 과정은 두꺼운 종이를 커터 칼로 자를 때와 비슷하다. 처음에 자르고자 하는 선을 따라 칼날을 가볍게 그어두면, 이후에는 일이 수월해지는 것과 같다. 서로 맞닿은 금속 부품들이 조립한 상태 그대로 움직이면서 자리를 잡은 후 연마과정을 거치면 보다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308 1.6의 파워트레인은 조용하고 힘차며 효율이 뛰어나다 누적 주행거리가 2,000~3,000km에 도달할 때쯤엔 엔진오일을 교환해주는 것이 좋다. 각종 금속 부품이 마찰하며 생긴 금속 찌꺼기가 오일에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푸조가 권장하는 첫 오일교환 시기는 2,500km다. 길들이기의 결과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저 잘했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기자 역시 그렇게 생각하려 애쓰고 있다. 누적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연비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누적 주행거리 300km까지는 12km/L 정도를 기록하더니 500km 부근에선 13.5km/L, 80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14.5km/L를 찍고 있다. 700km쯤에서 연료를 가득 채웠을 때 주행 가능거리는 960km로 표시되었다.타면 탈수록 더 매력적인 실내. 여러모로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할 만하다 선입견을 박살내는 뛰어난 운전재미요새는 308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저 연비 좋은 출퇴근용 차라고 생각했는데, 운전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가속 감각은 제원표를 의심하게 될 정도.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308을 타기 전에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던 2세대 i30 디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1.6L로 배기량도 같고 출력도 비슷한데 어쩜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특히 변속기의 완성도가 놀랍다. 급제동과 급가속을 반복하거나 낮은 회전수에서 가속 페달을 거칠게 조작하면 가끔 머뭇거리기는 하지만, 동력 전달 감각이 굉장히 뚜렷하고 변속도 빠르다.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로도 이렇게 잘 만들 수 있는데 그동안 왜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MCP)를 고집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손끝을 자극하는 스티어링 휠의 두툼한 스티치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V8 사운드도 아주 즐겁다. 처음에는 실소가 나왔지만, 날이 갈수록 중독되고 있다. 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엔진 자체는 굉장히 정숙하다. 디젤의 달인 ‘푸조’답게 진동과 소음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다. 방전 걱정에 가끔 시동을 걸어주고 있는 i30가 마치 트럭처럼 느껴진다. 308의 백미는 역시 핸들링이다. 빠릿빠릿한 스티어링, 탄탄한 뼈대, 탱탱한 관절 등이 어우러져 굉장히 경쾌한 움직임을 만든다. 특히 뒤 서스펜션의 완성도가 놀랍다. 덕분에 진짜 토션 빔이 뭔지 깨닫고 있는 중이다. 멀티 링크와 비슷한 승차감을 내려다 조종안정성만 낮아진 현대차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구조적인 한계를 받아들이고 구조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린 느낌이다. 토션 빔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308을 타보길 바란다.누적 주행거리 700km쯤에서 첫 주유를 했다 실내는 탈수록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독특한 레이아웃이 인상적이었지만, 지금은 높은 완성도에 감동하고 있다. 특히 변속레버, 파워윈도 스위치 등의 작동감이 매력적이다. 센터터널이 높은 것도,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가 가까운 점도 마음에 든다. 헤드업 클러스터에는 이제 완전히 적응했다. 계기판이 아래쪽에 붙은 차가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주행 가능거리와 평균 연비는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나면 푸조 서비스센터에 방문할 예정이다. 얼마 전 계기판에 SERVICE라는 경고문구가 떴기 때문이다. 전동식 주차 브레이크와 관련된 문제로 추측되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라진 것을 보니 낮은 온도로 인해 케이블이 수축됐던 모양이다. 간 김에 봄맞이 점검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차들을 타봤지만, 푸조 서비스센터는 처음이다.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대기와 작업 시간이 길다고 하던데, 별 탈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으면 좋겠다.   PEUGEOT 308 (2016)총 주행거리 1,180km이달 주행거리880km주유비 5만2,000원I LIKE짜릿한 운전감각I HATE가끔 머뭇거리는 변속기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4255×1805×1470mm휠베이스2620mm 트레드 앞/뒤1560/1550mm무게1370kg 서스펜션 앞/뒤맥퍼슨 스트럿/토션 빔스티어링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V디스크/디스크타이어225/45 R17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밸브구성DOHC 16밸브배기량 1560cc최고출력 120마력/3500rpm최대토크 30.6kgㆍm/1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변속기 형식 6단 자동 연비(19인치 휠 기준) 16.2km/L(도심 15.2, 고속 17.7)에너지소비효율1등급 CO₂ 배출량119g/km값(기본/구입모델)2,950만/3,190만원글 류민 기자사진 임근재
핫해치에 대한 AMG의 해석, MERCEDES-AMG .. 2016-04-06
다운사이징이 대세라고 해도 AMG가 만든 4기통 엔진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작은 엔진에 불어넣은 폭발력과 민첩함,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근성까지 갖췄지만 그간 AMG가 추구하던 방향과는 너무 달랐다. 그런데 몇 년 전 CLA45 AMG 4매틱을 처음 봤을 때보다 이번 신형 메르세데스 AMG A45 4매틱(이하 A45)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훨씬 컸다. 디자인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성형미인? 성형괴물?토요일 저녁, 서울 강남 모처에서 담당 기자를 만나 시승차를 전달받았다. 똑같이 생긴 여자들 천지의 ‘거울미로’라 불리는 곳에서 만난 A45는 묘하게 주변 풍경과 잘 어울렸다. 특히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 아래 자리잡은 과격한 디자인의 에이프런이 그랬다. 인위적으로 세운 사람의 콧대와 비슷해 보였다고 할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리어 스포일러에서 한 번 더 경악했다. 사실 A45의 열쇠를 건네받을 때, 담당 기자와 필자 사이에는 원색적인 오프라인용 대화가 오갔다. “이거 정말 출고상태 그대로가 맞냐? 90년대 ‘양카’ 같은데?” 이런 대화 말이다. 하지만 시원시원한 디자인으로 휠하우스를 꽉 채우고 있는 휠과 이상적인 해치백 비율로 완성된 사이드 뷰는 마음에 쏙 들었다. 리어 범퍼에 꽤나 공들인 티가 나는 큼직한 디퓨저 역시 마찬가지. 경주차의 그것을 닮은 디자인 덕분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특히 디퓨저를 가로지르는 패널은 ‘뭘 좀 제대로 아는 형들’의 감성이 물씬 풍겼다.다부진 뒷모습. 하지만 리어 스포일러는 다소 지나쳐보인다 어쨌든, 담당 기자는 필자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떠났다. “겉보기와 달리 흥미로운 차예요. 재미있는 구석이 꽤 많아요.” 그 말을 들으니 이 차가 필자에게 과연 어떤 즐거움을 줄지 기대되기 시작했다. 운전석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차체 곳곳을 살펴봤다. 각 필러와 백 패널이 굉장히 두툼하다. 차체 크기에 비해 다소 높은 381마력을 버티기 위한 보강 흔적도 보인다. 딴딴하게 각이 잡힌 섀시와 함께 로고가 멋지게 새겨진 대용량 브레이크도 신뢰가 간다. 겉모습이 약간 요상하긴 하지만, A45는 누가 뭐래도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해치백 아닌가?대시보드 중앙 우레탄 패널에 카본 무늬를 씌운 건 벤츠답지 않다. 양옆을 다이나미카 천으로 마감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삭제된 것도 아쉬운 부분 실내도 다분히 메르세데스 벤츠답다. 익숙해지면 더없이 편한 촘촘한 버튼들이며 센터페시아 위에 자리잡은 큼직한 디스플레이 등이 그렇다. 착좌감이 뛰어난 버킷시트와 빨간색으로 물들인 시트 벨트 덕분에 스포티한 느낌도 상당하다. 그러나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우레탄 패널에 새겨 넣은 카본 패턴 무늬는 벤츠답지 않다. 리얼 카본 패널도 아니고 대체 이게 뭐람. 마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카본 시트지를 씌운 듯한 느낌이다.홀딩이 뛰어나고 편안한 스포츠 시트. 조금 못생긴 게 흠이다 주의: 반경 200m 안의 개들을 모두 깨울 수 있음시동을 걸면 4기통 2.0L 터보 엔진답지 않은 과격한 배기음이 뿜어져 나온다. 아무리 최신 트렌트라고는 하지만, 큰 엔진의 정제되지 않는 배기음을 흉내낸 것은 프리미엄 모델답지 못하다. 드라이빙 감성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환영받을 만한 요소겠지만, 주택가에서는 민폐다. 특히 시프트다운 때의 팝콘 튀기는 소리는 반경 200m 안의 잠들어 있는 모든 개들을 깨울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인디비주얼, 스포츠, 스포츠+ 등 네 가지다. 스포츠 모드부터는 아이들링이 높아지고 변속 타이밍이 늦춰지며 배기음도 더욱 커진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 AMG 스피드 시프트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듀얼 클러치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는데 그나마 AMG 버전 변속기의 평가가 후한 편이다. 가속 페달의 초기 반응은 약간 더디다.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크기와 성격이 비슷한 폭스바겐 골프 R의 반응과는 차이가 있으며 매끈한 가속보다 토크를 끌어당겨 손실을 줄이는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4기통 엔진 그러나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적수가 없다.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속도계 바늘이 제한속도를 넘기기 일쑤다. 젠틀한 신사와 스트리트 파이터가 공존하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전수를 올리면 올릴수록 섀시에는 활기가 돈다. 참고로 레드존은 6,200rpm 부근에서 시작된다.트윈 스크롤 터보를 사용해 뽑아내는 381마력은 4매틱으로 아주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소화해낸다. 밀리는 시내 구간이든 고속화 구간이든 지치는 기색이 없다. 아마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이 차의 능력을 30%만 활용해도 충분할 것이다. A45의 탄탄함은 와인딩 로드에서 빛을 발한다. 물론 벤츠답게 과정은 매끈하다. 패들시프트를 활용하며 코너를 빠듯하게 공략해도 타이어가 비명 한 번 지르지 않는다. 정밀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안전장비의 도움 없이도 한계가 굉장히 높다. 섀시의 밸런스는 잘 다듬어진 경주차 수준이다.커맨드 시스템도 개선됐다. 여전히 위급 모델보다 기능은 적지만 해상도가 높아지고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세련돼졌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브레이크다. 사이즈가 커서인지 몰라도 앞뒤 밸런스가 상당히 훌륭하다. 강하게 제동을 걸어도 앞이 심하게 주저앉거나 차체가 울컥대는 일이 없다. 이런 브레이크 세팅은 운전자로 하여금 위급상황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과연 레이스에서 잔뼈가 굵은 벤츠다운 세팅이다. 아쉬운 점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반응이다. 확실히 DSG, PDK 등 폭스바겐 그룹의 그것보다 반응 속도가 굼뜨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추구하는 부분이 충분히 반영된 모습이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마니아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요소이다.변속레버 아래쪽엔 드라이브 모드 레버가 생겼다 A45는 AMG의 혈통이 새롭게 해석된 모델이다. 야만성과 과격함은 기존 AMG에 비해 덜할지 몰라도 작은 자체, 작은 엔진에 불어넣은 생명력은 여전히 드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기능적으로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 모르는 에어로 키트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달리기 성능이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에 해치백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완성도 높은 섀시 밸런스는 그야말로 ‘흥미로움’ 그 자체다.   MERCEDES-AMG A45 4MATIC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 4350×1770×1435mm휠베이스 2700mm트레드 앞/뒤 1576/1560mm무게 160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4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35/40 R18, 컨티넨탈 컨티스포츠컨텍 5P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91cc최고출력 381마력/6000rpm최대토크 48.4kg•m/2250~50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7단 자동(듀얼 클러치)0→시속 100km 가속 4.2초최고시속 250km(제한)연비 9.5km/L(도심 8.4, 고속 11.2)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83g/km값 5,990만원글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사진 최진호
잘 우린 사골, KIA MOHAVE 2016-04-05
2001년 10월 마이클 조던이 돌아왔다. 돌아온 슈퍼스타는 식스맨을 자처하며 젊은 선수들을 서포트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썩어도 준치 늙어도 조던이라 했던가. 그는 곧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압도하며 스타팅멤버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그의 나이 서른여덟, 2년의 공백기를 보낸 뒤였다. 2016년 2월 기아 모하비가 돌아왔다. 지난해 9월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의 국내도입과 함께 자취를 감춘 뒤 6개월 만의 컴백이다. 혹자는 모하비를 8년이나 우려먹은 사골차라며 손가락질한다. 기아차로서도 2018년 출시예정인 텔룰라이드의 가교 역할만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이상이다. 지난 2월까지 모하비를 사전계약한 소비자는 5,700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250대가 계약된 셈이다.  모하비는 알고 보면 EXID 빰치는 역주행의 주인공이다. 출시 첫해인 2008년 월평균 판매량 742대를 기록한 뒤 판매량이 매년 하락하더니 2010년엔 400여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1년 반등을 시작해 2013년 751대, 2014년 882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월평균 1,050대가 팔렸다. 이러한 인기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SK엔카의 조사결과 지난 2월 기준 2011년식 모하비의 감가율은 37%다. 신차가격이 4,605만원이던 4WD KV300 최고급형 모델의 중고차가 평균 2,9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 이는 국내 RV 중 스포티지 R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감가율이다. 변함없이 우직하다마치 틀린그림찾기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8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하비의 안팎 변화는 단순 연식변경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소소한 수준에 그쳤다. 박시한 차체, 무뚝뚝한 인상, 우람한 부피감, 담담한 면 처리 모두 여전하다.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키드플레이트, LED 방식의 주간주행등, 안개등 주변 메시 패턴 가니시, 크롬으로 치장한 사이드미러와 알로이 휠을 장착한 게 고작. SCR 방식의 적용으로 요소수 주입구를 추가하면서 연료주입구 커버가 커진 것도 겨우 찾아냈다. 인테리어 레이아웃에도 큰 변화는 없다. 새롭게 적용된 모하비 전용 스티어링 휠과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센터페시아의 세틴 크롬 장식 및 고광택 패널 정도가 달라졌을 뿐. 모하비의 장점인 넓은 실내공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2열 공간은 풍요롭고 3열 공간은 성인 남성 둘이 탈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프레임 보디 SUV의 특성상 트렁크 바닥이 높아 기본 적재공간은 350L(7인승 기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3열 및 2열 시트를 접고 나면 1,220L의 어마어마한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신형 모하비는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JBL 사운드 시스템, UVO 2.0, 전방추돌경보 시스템, 후측방경보 시스템,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등 최신 편의 및 안전장비를 수용했다. 마치 중후한 중년남성이 속목에 애플워치를 차고 나인봇 전동휠을 타는 것처럼, 8년 우린 사골차가 스마트하기까지 하다는 건 흐뭇한 반전매력이다. 다만 기함급 SUV인 것을 감안할 때 최신 모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파워 테일게이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아이들 스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빠진 점은 아쉽다. 모하비는 기존의 S2 V6 3.0L 디젤 엔진에 요소수를 통한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SCR(선택적 촉매 환원장치)을 적용해 유로6 규정을 충족시켰다. 따라서 구입시 6,000~7,000km 주행마다 요소수를 보충하는 수고를 감안해야 한다. 동력성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최고출력(260마력)은 기존과 같고, 최대토크(57.1kg•m)는 1.1kg•m 올랐다. 변속기는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사용 중인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소리 없이 강하다시승코스는 경기도 연천군 인근 임진강 자갈뜰에서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로 오는 약 60km 구간이었다. 가장 놀라운 건 주행 중일 때는 물론이고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동과 소음 억제에 유리한 6기통 디젤을 바탕으로 휠 강성을 보강하고 흡차음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NVH(진동 및 소음)에 대비한 덕분이다. 크고 각진 차체 탓에 풍절음은 다소 있었지만, 시승 내내 억세 보이는 외관과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정숙한 주행을 이어갔다. 8단 자동변속기는 커다란 디젤 엔진을 세심하게 다스려 세단 부럽지 않은 나긋나긋한 가속감을 보였고, 1,500rpm에서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꾸준하게 속도계를 밀어올렸다. 가속성향은 부드럽지만 2.2톤이 넘는 육중한 체구를 건사하기에 넉넉한 파워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기민함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8초대. 기자단이 시승 동안 기록한 연비는 9~10km/L로 복합연비 10.2km/L에 근접했다. 주행안정성 역시 향상됐다. 앞바퀴에 유압식 리바운드 스프링을 새로 적용하고, 앞뒤 서스펜션과 쇽업소버를 튜닝한 덕분이다. 특히 직진 고속안정성이 인상적이다. 다만 무게중심이 높은 탓에 급차선 변경시 롤링이 적지 않으며, 롤과 롤 사이 단절감이 다소 불안감을 준다. 이날 시승에서는 간단한 오프로드 체험이 진행됐다. 모하비는 뒷바퀴굴림 2WD, 파트타임 4WD, AWD의 3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잦은 고장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에어 서스펜션은 빠졌지만, 뒷바퀴에 LD(Locking Differential)를 장착해 오프로드 주행 자신감은 변함없다. 기아차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AWD 모델의 비중이 전체 계약의 90%를 넘는다고 한다. 시승차 역시 3.0 디젤 프레지던트 상시 4WD 풀옵션 모델이었다. 하지만 진흙길과 자갈길로 이루어진 이날의 오프로드 코스는 모하비가 실력발휘를 하기엔 너무 싱거웠다. 마이클 조던은 코트를 떠났지만, 전설적인 활약상과 숱한 어록은 팬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모하비를 타고 온•오프로드를 헤집는 동안 문득 그가 남긴 말이 떠올랐다. “장애물을 만났다고 반드시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려움에 봉착하더라도 포기하거나 돌아서지 말라.” 우직하게 사나이의 길을 가는 역전의 노장, 모하비는 어떤 장애물 앞에서도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KIA MOHAVE 3.0 DIESEL A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7인승 길이×너비×높이 4930×1915×1810mm 휠베이스 2895mm 트레드 앞/뒤 1615/1625mm 무게 2290kg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디스크타이어 265/60 R18엔진형식 V6 디젤 직분사 터보 밸브구성 DOHC 24밸브 배기량 2959cc 최고출력 260마력/38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 최고시속 - 연비 10.2km/L(도심 9.0, 고속 12.2)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CO₂ 배출량 199g/km 기본/시승차 4,025만/4,926만원(풀옵션)글 김성래 기자사진 기아자동차
럭셔리 SUV의 새로운 기준! AUDI Q7 2016-04-26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아우디 부스의 화면에서는 연신 콰트로 랠리카의 호쾌한 주행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20년 전 WRC 경기 영상의 비호를 받으며 전시된 모델은 아우디 Q7. 2003년 디트로이트에서 컨셉트카 파이크스피드 콰트로를 통해 예고되었던, 아우디 최초의 SUV였다.  1980년대 WRC에 네바퀴굴림의 혁명을 불러왔던 콰트로 랠리카는 풀사이즈 고급 SUV의 뿌리라고 하기에는 딱히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는 고급 SUV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아우디는 콰트로 25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 미지의 블루 오션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져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폭스바겐/아우디는 포르쉐와 손잡고 대형 SUV를 위한 PL71 플랫폼을 공동 개발했는데, Q7은 형제차인 폭스바겐 투아렉, 포르쉐 카이엔에 비해 1년 늦게 데뷔했다. 그런데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Q7은 프리미엄 시장은 물론 아우디 모델 라인업 내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 이제는 인기와 인지도 면에서 아우디 라인업 1~2위를 다툴 만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프리미엄과 하이테크로 무장하다1세대 Q7의 오프로드 주행능력은 그리 탁월한 편이 아니어서 소프트로더라 불렸다. 하지만 이 차를 사는 고객 대부분은 포장도로를 벗어날 일이 없었다. 광활한 개활지나 산악도로, 진창을 누비던 전통적인 오프로더 수요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너도나도 도심 출퇴근이나 장거리 주행, 패밀리카 용도로 몰고 다녔다. 또한 초대 Q7은 동급 라이벌들에 비해 조금 더 긴 차체에 3열 시트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었는데, 주 시장인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미니밴이 사그라든 대신 좌석수를 늘린 크로스오버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아우디의 선택은 선견지명이 되었다. Q7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40만 대 이상 팔려 나갔으며 그 사이 아우디는 Q5와 Q3 등 동생들을 추가해 크로스오버 라인업을 착실하게 확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디트로이트에서 Q의 시발점이 된 Q7을 풀 모델 체인지했다. 신형 Q7은 구형에 비해 길이 37mm, 너비가 15mm 줄었다. 반면 풍만했던 보디 라인은 보다 날카로운 직선과 캐릭터 라인으로 꾸몄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디자인 요소들은 다르지 않은데 전체적인 인상은 의외로 크게 달라 보인다. 우선 역사다리꼴이었던 싱글 프레임 그릴을 보다 직선적인 육각형으로 바꾸면서 크롬 장식으로 강조하는 한편 헤드램프에는 화살표 모양의 주간주행등과 LED 매트릭스 기술을 담았다. 측면에서 보면 도어 아래쪽과 리어 펜더 부분에 캐릭터 라인을 추가하는 한편 D필러 경사를 조금 더 급하게 다듬어 차체 높이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이전에 비해 한층 날렵해졌다. 공기저항계수(Cd)는 기본 0.32,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고를 낮추면 0.31이 되며 효율 우선의 울트라 버전에서는 최대 0.30까지 떨어진다.육각형으로 더욱 강조된 싱글 프레임 그릴 휠베이스를 유지하고 차체는 줄였지만 헤드룸과 숄더룸, 니룸(무릎공간) 등 실내공간은 오히려 늘어났다. 거주성보다도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원래부터도 럭셔리 지향의 모델이었지만 이번에는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더욱 세심하게 다듬었다. 우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연결했던 ㄱ자 형태의 구성 대신 넓고 평평한 센터페시아로 바꾸고 MMI 모니터를 팝업식으로 수납했다. 기함 A8과 닮은 새 디자인 덕에 운전 시야가 넓고 시원해진 것이 반갑다. 아울러 대시보드 아래쪽과 센터페시아는 우드 트림을 활용해 더욱 화려하게 꾸몄다.운전석은 시야가 넓으면서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계기판은 TT에서 사용했던 버추얼 콕픽 기술을 도입해 12.3인치 대형 모니터로 대신했다.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 시인성과 드라이버 취향을 모두 만족시킨다. 전통적인 트윈미터 디자인은 물론 미터 사이즈를 줄여 양쪽으로 몰고 나머지 부분에 거대한 내비게이션 지도를 표시할 수도 있다. 아울러 대시보드에 MMI 모니터를 따로 달았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다. 신형 MMI 시스템은 동그란 노브와 토글 버튼 2개 외에 터치 패널로도 조정 가능하다. 대형 감응식 터치 패널은 손가락으로 글자를 써서 입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몇 가지 주요 버튼을 핫키로 따로 빼두었다. 맨 위쪽에 자리한 8개의 즐겨찾기 버튼은 라디오 프리셋뿐 아니라 각종 미디어 파일,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등록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이 한층 좋아졌다. 오디오는 35 TDI 컴포트 트림을 제외하면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558W의 15채널 앰프를 장비했으며 도어 아래에 중저음, A필러 위아래에 중/고음 스피커, 트렁크에 서브우퍼를 장비해 3차원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전체가 모니터로 구성된 버추얼 콕핏계기와 내비게이션 구성이 자유롭다 시트는 45 TDI가 7인승, 35 TDI는 5인승/7인승 선택이 가능하다. 최고급 컴포트 시트의 경우 1열 시트에 바닥 패드 연장과 사이드 서포트 조임 조절 외에도 다양한 안마 기능(웨이브, 펄스, 스트레치, 허리, 어깨)과 헤드레스트 각도조절, 히터/통풍 기능을 더해 어지간한 프레스티지 세단의 안락함을 뛰어넘는다. 2열 시트는 더블 폴딩, 3열 시트는 버튼으로 접을 수 있게 해 시트 레이아웃 변화가 손쉽다.오프로드나 리프트 모드에서는 롤과 피치 각도가 표시된다다양한 안마 기능을 갖췄다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엔진은 과급식 V6 가솔린(TFSI)과 디젤(TDI)이 준비되어 있으며 우선 국내에는 디젤 직분사 터보 두 가지가 수입된다. 배기량은 3.0L로 동일하지만 출력에 따라 35 TDI(218마력, 51.0kg•m)와 45 TDI(272마력, 61.2kg•m)로 불린다. 과급 엔진은 동일 배기량에 출력 세팅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엔진 형식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아우디는 성능에 따라 두 자리 숫자로 등급을 매기는 새로운 작명법을 사용 중이다. 이 엔진은 주철 크랭크 케이스에 헤드-크랭크 케이스 독립식 워터재킷을 사용해 압력손실을 줄였으며 2,000바의 고압 커먼레일 시스템과 수랭식 터보차저를 조합했다. 선택적 촉매필터 SCR은 위치를 엔진 가까이 옮겨 예열속도를 높이는 한편 에드블루 분사장치의 탱크용량을 24L로 키워 보충주기를 늘렸다. 배기량은 같지만 출력에 따라 35 TDI와 45 TDI 두 가지 세팅이 있다 이전보다 가볍게 설계된 드라이브트레인은 8단 팁트로닉 변속기와 콰트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토크컨버터식 변속기는 넓은 기어비 범위로 가속과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전용 댐퍼를 달아 비틀림이나 록업 작동 등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아울러 연비개선을 위해 코스팅 기능을 도입했다. 콰트로 시스템은 셀프록 기능이 있는 플라네터리식 센터 디퍼렌셜을 장비했으며 전방 디퍼렌셜을 기어박스 하우징 속에 효과적으로 통합했다. 구동배분은 기본 40:60, 상황에 따라 15:85에서 30:70으로 변화되며 록업비를 구형보다 높여 오프로드 주파성을 개선했다. 구덩이에 빠지거나 미끄러워 바퀴가 헛도는 상황이라도 슬립되는 바퀴의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해 그립이 살아 있는 쪽으로 토크를 몰아준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는 엔진과 변속기 프로필, 스티어링, 가변식 댐퍼를 통합 제어하는 기능이다. 그런데 이번 Q7에서 그 제어범위가 더욱 다양해졌다. 구동계와 댐퍼는 물론이고 엔진 사운드, 어댑티브 라이트, 4WS는 물론 ACC와 에어컨, 실내조명까지 관여한다. 오토, 다이내믹, 컴포트, 인디비주얼 외에 효율 모드가 새로 추가되었으며 에어 서스펜션을 선택할 경우 리프트와 온로드 모드가 더해져 최대 7가지 모드가 된다.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달면 지상고를 최대 245mm까지 높일 수 있다 보다 정교해진 ESC는 힐 디센트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어 시속 30km 내에서는 급경사면을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을 밟지 않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에어 서스펜션을 장비할 경우 오프로드 능력이 더욱 배가된다. 리프트 모드가 있어 지상고를 최대 245mm까지 높일 수 있는데, 이때 MMI 모니터에는 롤과 피치 각도(전방과 측면에서의 차체 기울기), 와 스티어링 타각, 차체 높이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아울러 피치와 롤 각도 최대치도 함께 기록된다. 주차 때 사용하는 360도 모니터는 차체 주변 지형을 비추어 좁고 위험한 오프로드에서 유용하다. 서스펜션에서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네바퀴 조향 시스템의 도입이다. 한때 유행했다가 사라졌던 4WS는 모터 구동으로 정교한 전자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Q7은 동급 SUV로는 처음으로 4WS를 도입해 뒷바퀴 각도를 최대 5°까지 조절한다. 시속 5~15km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꺾어 회전반경을 줄임으로써 유턴이나 주차장 등 타이트한 곳에서의 턴이 한결 편해졌다. 반면 고속에서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3.5°까지 꺾어 주행안정성을 개선한다. 4WS로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안정성을 높였다 자율주행을 향한 한 걸음최근 자동차에 도입되고 있는 다양한 운전보조 장비들은 자율운전이라는 원대한 목표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어 있다. 아우디는 이 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로 2017년 시속 60km 이하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양산차를 출시할 것이라 공언했다. 그 개발 과정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는 고스란히 Q7에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교통체증지원 시스템(Traffic Jam Assist)은 차들이 많은 도심 정체 속에서 스스로 가속하거나 제동하고, 시속 3km 이하에서는 조향까지 지원한다. 프리센스 프론트에 기능이 추가된 충돌회피 어시스트는 사고를 피해 차선을 급하게 변경하는 경우를 상정했다. 위급한 순간에 맞닥뜨려 회피조작을 할 때 운전자는 차폭이나 앞차와의 거리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Q7은 전방 센서로 앞차와의 거리를 살펴 사전에 경고를 보내고, 운전자가 회피조작을 할 경우에 스티어링 조작에 힘을 보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작동 범위는 시속 30~150km로, 대부분의 운전상황에 대응한다.교통체증지원 시스템은 저속에서 스티어링까지도 제어한다 진보된 자동주차 시스템은 이제 후방 일렬과 직각 주차는 물론 전방 직각주차까지 가능하다.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변 공간을 연속적으로 측정하며 다양한 주차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풀사이즈 SUV의 큰 덩치 때문에 주차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Q7의 신무기, 경량화아우디는 누구보다도 이른 시점부터 양산차에 알루미늄 프레임을 도입한 선구자. 하지만 SUV의 알루미늄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험로주행에 대비해야 하는 성격상 내구성과 강성 확보를 고려해야 하고, 제작비나 수리비 상승도 발목을 잡는다. 신형 Q7은 핵심 뼈대는 스틸로, 그 밖의 부분은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택했다.무게를 덜고 노면 적응력을 높아진 콰트로 시스템 하이브리드 모노코크는 고급차에서 낯설지 않은 기술이지만 보디 패널과 도어, 보닛과 트렁크만 교체하는 단순한 방식이 아니라 알루미늄 사용 비율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했다. 예를 들어 전방 충격흡수구조 일부와 벌크헤드, 필러, 그리고 좌우 도어 아래 사이드실과 리어 휠하우스는 전통적인 스틸로 제작하고 여기에 A필러 일부와 B필러, 그리고 차체 바닥 일부를 열간가공된 초고장력 강판으로 보강했다. 그밖에 바닥 대부분과 보닛, 도어 등 보디 외피 대부분은 알루미늄으로 대체했다. 기계적 성질이 다른 재료들을 효과적으로 접합하기 위해 펀치 리벳, 클린칭과 셀프 테핑 나사 등 기존 조립법 외에 강철 리벳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그 마찰열로 소재를 녹여 접합하는 방식(friction element welding)도 새로이 도입했다. 경량소재의 비율을 41%까지 늘린 덕분에 차체에서만 71kg를 다이어트했다. 아울러 앞뒤 서스펜션에서 27/40kg, 파워트레인에서 20kg, 그리고 배기 시스템에서도 19kg을 감량했다. 경량화를 향한 열망은 인테리어나 그 밖의 장비들도 변화시켰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브레이크 페달로 1kg, 시트에서 18.7kg을 덜어냈고 인스트루먼트 패널 3.5kg, 엔진 냉각계통에서도 8.7kg을 줄였다. 이 모두를 더하면 구형 대비 -325kg라는 놀라운 수치에 도달한다. 얼추 성인 4~5명에 해당되는 무게다.   Q7 35 TDI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7명길이×너비×높이 5052×1968×1741mm휠베이스 2994mm트레드 앞/뒤 1679/1691mm무게 2224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55/55 R19, 컨티넨탈 컨티스포트컨텍트엔진형식 V6 직분사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2967cc최고출력 218마력/5250~4750rpm최대토크 51.0kgㆍm/1250~30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7.1초최고시속 216km연비 11.9km/L(도심 10.8, 고속 13.7)에너지소비효율 3등급CO₂ 배출량 168g/km값 8,580~9,580만원  Q7 45 TDI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7명길이×너비×높이 5052×1968×1740mm휠베이스 2994mm트레드 앞/뒤 1679/1691mm무게 2247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85/45 R20, 피렐리 스콜피온 베르데엔진형식 V6 직분사 디젤 터보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2967cc최고출력 272마력/3250~4250rpm최대토크 61.2kgㆍm/1500~30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6.5초최고시속 234km연비 11.4km/L(도심 10.5, 고속 12.7)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76g/km값 1억1,050~1억1,230만원글 이수진 편집위원사진 최진호, 임근재
FIAT 500X, 500의 영역을 확대할 기대주 2016-03-31
피아트 500X는 소형 SUV로 분류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카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데뷔했다. 2012년 소형 MPV로 나온 500L에 이은 500 라인업의 세 번째 모델이자 5도어 해치백 형태로는 두 번째 파생 모델이다. 이탈리아 멜피에 있는 사타 공장에서 지프 레니게이드와 함께 생산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파워트레인 등 일부를 레니게이드와 공유한다. 피아트는 예로부터 소형차로 이름을 날린 메이커다. 그러나 요즘의 제품 경쟁력은 예전만 못해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 그런데 예외가 있으니 바로 피아트 500이다. 2007년에 나온 500이 히트를 치자 피아트는 2009년 지붕 일부를 걷어낼 수 있는 500C를 더했고, 이 두 모델의 다양한 스페셜 버전으로 소형차 라인업을 보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2년에는 500의 디자인 요소를 가득 담은 소형 5도어 MPV 500L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도어 소형 SUV 세그먼트의 500X까지 내놓았다. 500L과 500X는 3도어 모델인 500과는 다른 SUSW(Small US Wide) 플랫폼을 바탕에 깔고 있다.  500 해치백과는 차원이 다른 여유로움글로벌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500X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다. 앞서 나온 500L과 함께 500 라인업의 시장 확대를 담당하게 될 중요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500L보다 500X가 먼저 데뷔했는데, 아무래도 MPV보다는 소형 SUV 시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500X가 피아트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500 라인업이 BMW의 미니(MINI)처럼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작고 귀엽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망설이는 이들이 많았던 500과 500C의 영역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기대주인 셈이다.500의 특징적인 눈망울과 그릴을 그대로 가져왔다. 크로스 플러스 트림은 범퍼 아래쪽의 가드가 기본이다4×4의 강한 자신감은 뒷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500X는 한눈에 봐도 500을 떠올릴 만큼 특징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앞에서 보면 마치 500을 부풀려놓은 느낌으로, 미니 해치백과 컨트리맨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시승차는 앞뒤와 옆쪽 아래에 가드를 덧댄 크로스 플러스 모델로 좀 더 아웃도어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500X의 길이×너비×높이는 4,273×1,796×1,620mm로 500 해치백의 3,550×1,640×1,555보다는 두 체급 정도 크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귀여움과 날렵함은 그대로다. 파워트레인을 함께 쓰는 같은 체급 지프 레니게이드의 4,255×1,805×1,695mm와 비슷한 크기이지만 각이 진 레니게이드보다 한결 경쾌하게 보인다. 시승차는 브라운 빛이 도는 무광 보디컬러로 세련된 멋을 자아냈다.휠아치 주변과 도어 아래쪽에 프로텍터를 붙여 오프로드 주행에 대비했다225/45 R18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3 타이어 크로스오버 풍의 소형 SUV답게 시트 높이가 절묘해 타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면서도 시야가 좋은 게 이 카테고리 차들의 장점. 실내는 500 해치백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여유롭다. 동글동글한 곡선 기조의 외관 디자인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며, 브라운 컬러의 가죽시트는 탄탄하게 몸을 지지하면서도 마치 고풍스런 소파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아마도 독특한 가죽 컬러와 두툼한 사이드 볼스터 때문인 듯한데 실제 시트 등받이의 두께가 두껍지는 않다. 센터페시아 위쪽의 6.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다른 차에 달린다면 작은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500X에서는 실내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울린다. 조수석 앞쪽 글러브 박스는 위아래에 각각 2개가 있다. 위쪽 수납함은 안쪽에 송풍구를 달아 냉온장 기능을 지원하고 아래쪽 수납함은 깊이는 부족하지 않지만 좌우 폭이 다소 좁은 편이다. 이밖에 SD, USB, AUX를 지원하고 2단 열선시트, 전동식 주차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열선, 전자동 공조장치 등 편의장비도 알차게 꾸렸다.모든 면에서 500보다 풍요로운 실내. 꽤 많은 장비를 기본으로 갖췄다 뒷좌석의 거주성은 500 해치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여유롭지만 동급 기준으로는 평균적인 수준이다. 다만 등받이가 조금 곧추선 느낌이고 500 해치백과 같은 동그란 모양의 헤드레스트는 승객의 머리 높이와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감촉이 딱딱하다. 그래도 시트 바닥과 등받이가 평평해 가운데 좌석에 앉아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오토 다운만 지원되는 뒤 윈도는 2/3쯤밖에 안 내려가는데, 아마도 스타일을 위해 뒤창에 파티션을 넣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뒷좌석 바닥 매트에 고정 고리가 없어 쉽게 밀리는 것도 아쉬운 부분. 뒤 승객을 위한 별다른 편의장비는 없지만 뒤쪽 선루프 커튼을 직접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선루프는 앞좌석 부분만 열리며 개방면적이 동급 대비 꽤 큰 편이다. 루프를 열었을 때에도 햇빛가리개를 닫아놓을 수 있는 점이 특이하다.운전석은 물론 조수석도 8방향 전동 조절을 지원한다. 헤드레스트 모양이 500을 닮았으며 센터콘솔 덮개가 앞뒤로 슬라이딩된다소형차로는 부족함 없는 뒷좌석공간. 다만 등받이가 좀 세워져 있는 편이다  실용성과 경제성 담은 패셔너블 크로스오버시동 스위치는 당연히 버튼식이다. 그러나 열쇠 홈 안에 버튼이 자리한 것으로 보아 아랫급은 열쇠가 기본인 듯. 레니게이드에도 올라가는 2.0L 멀티젯2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은 140마력으로 레니게이드(170마력)보다는 디튠되어 있지만 최대토크는 35.7kg•m로 같다. 레니게이드처럼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세련된 도심형 외모에서 나오는 터프한 향취(?)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지만 디젤차가 으레 그렇듯 달리기 시작하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사이드미러가 차급에 비해 크고 몸집이 아담해 도심을 헤집고 다니는 게 꽤나 즐겁다.140마력의 힘을 내는 2.0L 멀티젯2 디젤 엔진 촘촘한 9단 변속기 덕에 가속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2.0L 디젤 엔진은 제법 뒷심을 발휘한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은 10초를 살짝 밑돌며 최고시속은 190km. 실제로 시속 160~170km까지는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가속할 수 있다. 시속 9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변속기가 9단에 들어가는데 1,75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고속에서는 9단으로도 충분히 가속된다. 시프트패들이 달려 있어 수동 변속도 편리하지만 단수가 워낙 많아 원하는 정도의 추진력이나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는 때론 여러 번 스위치를 눌러야 한다. 패들로 수동 변속한 다음에는 어지간해서 다시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 등 세팅 성향이 다분히 유럽적이다. 다운 시프트 때에는 회전수를 매칭하려는 듯한 동작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동력이 살짝 끊기는 느낌이 들어 내리막길에서는 순간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 같은 마음에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게 된다.변속기 노브 뒤쪽에 주행 모드 다이얼과 전동식 주차 브레이크 스위치가 자리하고 있다500X는 앞좌석 사이에 있는 다이얼을 통해 세 가지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표준은 연비와 성능을 적당히 고려한 오토 모드이고, 다이얼을 왼쪽으로 돌리면 스포츠 모드, 오른쪽으로 돌리면 미끄러운 도로나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적합한 트랙션 모드이다. 스포츠 모드에 놓으면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변속 속도가 빨라지며 속도를 낮출 때 착착 아래 단수를 재빨리 물려 엔진 브레이크를 걸거나 재가속에 대비한다. 늘 오토 모드 때보다 아랫단수를 유지하며 순항 기어인 9단으로는 변속되지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은 유럽의 소형차답게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이 나쁘진 않다. 코너링에서도 조금 높은 체구를 잊게 만들 만큼 소형차다운 활기찬 몸놀림을 보인다. 같은 소형 SUV인 지프 레니게이드보다 온로드 주행성능이 한 수 위다. 앞뒤에 각각 마련한 선루프. 앞쪽만 열리며 오픈 상태에서도 햇빛가리개를 닫을 수 있다 500X는 도심형 크로스오버를 추구하고 있으나 네바퀴굴림 덕에 험한 길도 제법 잘 헤쳐 나간다. 레니게이드처럼 본격적인 지형설정 모드는 없지만 트랙션 모드를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이 모드에서는 계기판에 앞뒤 동력전달 비율을 보여주는 등 제법 오프로더다운 분위기도 연출한다. 세련된 도시남 스타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네바퀴굴림과 조금 높은 지상고 덕에 갈 수 있는 길의 종류는 훨씬 늘어난다.트렁크 용량은 350L로 평균적인 크기다 프리몬트가 소리 소문 없이 라인업에서 사라진 후 500과 500C가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더해진 500X는 천군만마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소형 SUV의 카테고리와 2.0L 디젤 엔진, 9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네바퀴굴림까지, 요즘 뜰 만한 인기요소를 두루 갖췄다. 덕분에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500의 스타일을 이젠 넉넉한 공간과 경제성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디젤 엔진이 다소 터프하고 경쟁상대인 미니 컨트리맨처럼 실내가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젊고 발랄한 분위기만큼은 미니 못지않다. 디젤 엔진이 마음에 걸린다면 2.4L 가솔린 엔진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00과 500C만으로는 한계가 이었던 피아트가 500X란 날개를 달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FIAT 500X CROSS PLUS 2.0 MULTIJET ⅡAW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크로스오버 SUV, 5명길이×너비×높이 4273×1796×1620mm휠베이스 2570mm트레드 앞/뒤 1545/1545mm무게 1495kg서스펜션 앞/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타이어 225/45 R18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3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밸브구성 DOHC 16밸브배기량 1956cc최고출력 140마력/4000rpm최대토크 35.7kg•m/175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AWD)변속기 형식 9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9.8초최고시속 190km연비(유럽 도심 기준) 15.4km/LCO₂ 배출량(유럽 기준) 144g/km값 미정글 박지훈 편집장사진 최진호
그대에게 추천한다, TOYOTA RAV4 HYBRID 2016-04-11
자동차 전문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동차 추천을 부탁받을 때가 종종 있다. 사실 자동차를 선택할 때는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개인의 취향이 우선이다.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시승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는 대부분의 지인들에게 마음 놓고 추천할 수 있는 차다. RAV4는 1994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네 번의 진화를 거쳐 현재 4세대(XA40)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들어왔으며 둘의 겉모습은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파란색 토요타 배지를 제외하면 똑같다.  첫인상은 세련된 느낌이다. 날카로운 눈매는 토요타 배지로 자연스럽게 모아지며 앞 범퍼의 거대한 공기흡입구로 인해 소형 SUV로는 꽤 강인한 인상이다. 앞 펜더에서 출발해 도어캐치 위를 지나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선이 굵은 캐릭터 라인은 꽤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면서 다부진 느낌을 준다. 날이 서 있는 헤드램프 디자인은 리어램프 디자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다만 수도꼭지처럼 노출된 머플러는 조금 아쉽다. 실내로 들어서면 고급스러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조금 과장하면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에 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실내 전체를 최고급 가죽으로 두른 것은 아니지만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의 질감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도어 트림이나 센터페시아 중앙을 가죽으로 씌워 보기에도 근사할 뿐 아니라 손으로 전해지는 감촉도 좋다. 콤팩트 SUV이지만 넓은 실내공간을 뽑아내 앞좌석뿐만 아니라 뒷좌석도 차급 이상으로 여유롭다.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넉넉하며 특히 뒤 시트는 등받이 조절까지 가능해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트렁크공간도 평균 이상으로 커 장거리 여행 때 짐을 줄일 필요가 없을 듯하다. 다재다능한 RAV4 하이브리드지난 3월 10일에 열린 RAV4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는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을 반환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이루어졌다. 하이브리드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도심 정체구간과 고속구간, 그리고 RAV4의 움직임을 느껴볼 수 있는 와인딩 구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조절하고 시동을 켠다. 하이브리드이기에 시동 스위치를 켜더라도 곧바로 엔진이 깨어나진 않는다. 여러 대의 SUV가 EV모드로 소리 없이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하이브리드 차들에서나 가능한 풍경이다. 정체구간에서 EV 모드로 움직일 때면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있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에코 모드로 주행할 때도 그다지 답답하지 않다. 교통의 흐름을 잘 따라갈뿐더러 EV 모드에서 가솔린 엔진을 깨울 때의 이질감도 없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액셀 페달에 대한 반응속도가 재빨라진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힘을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끊임없이 조율하며 무단변속기(e-CVT)를 통해 매끄럽게 전달한다. RAV4 하이브리드는 E-four 사륜구동 시스템을 얹고 있다. 앞쪽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뒷바퀴까지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은 앞바퀴를 굴리고 뒷바퀴는 별도의 전기모터가 구동하는 방식이다. 이런 형태에서의 관건은 서로 다른 앞뒤의 파워를 효율적이고 이질감 없이 전달하는 것인데 있는데 RAV4는 이를 효율적으로 잘 해낸다. 앞바퀴와 뒷바퀴가 따로 노는 느낌이 없으며 고속안정감도 뛰어나다. 한편, 승차감은 기존의 부드러운 느낌의 토요타와는 달리 일상 주행에도 제법 단단함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통통 튀지는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으로 차체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속구간에서 불안함이 거의 없다. 서스펜션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뒤쪽에 더블 위시본을 장착한 것. 제작 단가가 비싼 더블 위시본을 선택한 것은 RAV4가 차량 움직임에 욕심을 냈다는 말. 이를 증명하듯 구불구불한 산길을 별다른 뒤뚱거림 없이 자신 있게 돌아나간다. 붕 떠 있는 차체에 편평비가 높고 사이드 월이 말랑한 에코타이어를 신겼음에도 말이다. 와인딩 코스에서 기대 이상의 거동을 보인 RAV4 하이브리드의 매력에 취해 있다 보니 뒷좌석에 던져 놓은 가방과 외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난장판이 되었다. 사실 시승 전에는 RAV4 하이브리드가 무색무취의 SUV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스피드 마니아의 피를 끓게 하는 박진감이나 최고급차의 가죽냄새를 품은 녀석은 아니다. 그러나 알찬 구성과 탄탄한 기본기에 때로는 반전의 운전재미를 선사했으며, 특히 꽉 막힌 도로에서는 전기모터로 구동하면서 기름 한 방울 쓰지 않는 알뜰함까지 보였다.곧 식구 한 명이 늘어나 중미산에 오르지 못할 내 친구, 은퇴 후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을 세워놓은 작은아버지, 무거운 첼로 케이스를 낑낑대며 메고 잠실에서 신촌까지 통학하는 어머니 친구의 딸. 이들 모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차가 바로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다.   TOYOTA RAV4 HYBRID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4605×1845×1705mm 휠베이스 2660mm 트레드 앞/뒤 1560/1560mm 무게 180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디스크 타이어 235/55 R18,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H/L 422 플러스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전기모터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2494cc 엔진 최고출력 152마력/5700rpm 엔진 최대토크 21.0kg•m/4000~4800rpm 모터 최고출력 143마력 구동계 배치 네바퀴굴림(앞 엔진+뒤 전기모터) 변속기 형식 CVT 연비 13.0km/L(도심 13.6, 고속 12.4) 에너지소비효율 3등급 CO₂ 배출량 127g/km 값 4,260만원글 안진욱 기자사진 최진호, 토요타 코리아
NISSAN LEAF, 최다판매 전기차, 한국에서의 경.. 2016-03-25
수없이 많은 차를 갈아타는 자동차 저널리스트의 일상에서도 가끔씩 소유욕을 자극하는 차가 나타날 때가 있으니, 리프가 그러했다. 2011년 2월 제네바모터쇼 취재 때 이제 막 유럽 판매를 시작한 리프를 몰고 제네바 시내를 달렸을 때의 충격이 생각난다. 다른 회사들이 아직 실험적인 성격의 전기차로 데모나 하고 있던 시절, 양산을 선언한 전기차의 완성도가 주는 충격은 굉장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13년 여름, 드디어 한국닛산이 인증과 시험을 위해 반입한 리프를 만날 수 있었다. 변변한 충전 인프라조차 없던 시절, 쪄죽지 않을 정도로만 에어컨을 켠 채 겨우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만들어내기도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2014년 드디어 리프의 한국 판매가 결정되었지만 제주도에만 한정판매하는 조건이었다. 한국닛산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다고 판단되는 곳’에만 리프를 시판한다고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기자는 2015년, 개인적인 기다림을 접고 다른 전기차를 샀다. 그렇게 전기차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듬뿍 경험한 뒤, 오늘 다시 리프를 마주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무척이나 경이로운 존재였었는데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제 이 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음이 느껴진다. 시판 당시 리프는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양산 전기차였다. 따라서 시장을 거의 독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쟁쟁한 경쟁자들로 가득하다.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전기차 시장에서 발매된 지 6년이 지난 리프의 저력이 아직도 먹힐 수 있을까?뒷좌석 뒤를 가로지르던 충전기를 소형화해 앞쪽으로 이동시킨 결과 트렁크 용량이 기존의 330에서 370L로 확대되었다 소소한 마이너 체인지들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차는 2012년 11월에 발표된 마이너 체인지 버전이다. 뒷좌석 뒤에 놓여 있던 충전기를 소형화해 앞으로 보내면서 트렁크공간이 늘어났으며, 전기차의 주요 부품을 소형 및 경량화하면서 무게도 이전보다 60kg 정도 가벼워졌다. 모터의 최대토크는 24.9kg•m로 이전의 28.6kg•m에 비해 조금 줄었으나 효율은 더 좋아졌다. 바닥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24kWh)은 그대로이지만 이런 저런 개선 덕분에 주행가능 거리도 조금 늘어났다. 가끔씩 만나는 차임에도 무척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차가 전통적인 차 만들기 방식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전기차임에도 준중형 해치백의 포맷을 그대로 지킨 공간 배치, 엔진차와 다를 바 없는 조작방식이 그러하다. 따라서 처음 운전하는 사람조차도 위화감 없이 바로 ‘전기차’를 몰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전기차를 처음 타게 되면 전혀 다른 반응 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도 차는 클리핑 없이 가만히 서 있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빼면 마치 브레이크를 밟듯 감속을 한다. 회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것은 리프도 마찬가지이지만, 액셀과 브레이크의 반응은 훨씬 엔진차 쪽에 가깝다. ‘소리’가 없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말이다.처음 출시된 2010년도에는 꽤나 진보적인 디자인의 대시보드였지만 이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달리기는 여전히 매력적2만1,000km를 달린 시승차는 완충 상태에서 130km의 주행가능 거리를 표시한다. 표시되는 주행거리는 어디까지나 외부온도와 이전의 달리기를 통해 판단한 주행거리이므로 전기차에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부분은 12개 레벨과 %로 표시되는 배터리 잔량 쪽이다. 달리기 시작하자 역시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힘찬 가속이 돋보인다. 최대토크가 약간 줄었지만 수치상 가속은 0.2초 정도 빨라졌다. 시작부터 최대토크가 왈칵 터져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체감가속은 이보다 훨씬 좋게 느껴진다. 다만 이 성능은 최근 전기차들 중에서 평균적인 수준으로, 현재 시중에는 이보다 빠른 가속을 자랑하는 전기차들이 있다. 리프는 카본파이버 같은 신소재를 쓰지 않은 전통적인 강판 프레스 모노코크 방식을 사용한다. 300kg에 이르는 배터리로 인해 무게가 1.5톤이 넘어 무겁고 둔한 차로 속단할 수 있지만, 리프의 핸들링은 꽤 준수하다. 정확히 휠베이스의 중간을 기준으로 바닥에 깐 배터리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고 차의 앞머리가 가볍게 움직인다. 진득한 트랙션으로 ‘소리 없이’ 코너를 도는 차가 주는 감흥이 여전히 색다르게 다가온다. 스티어링이 너무 가벼운 것만 제외하면 앞바퀴굴림 차 중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코너링 실력이다.덤덤한 앞 시트. 수동이지만 통풍은 된다 기본기가 좋지만 몰아붙이기보다는 에너지절약 모드를 잘 활용하는 게 전기차를 운전하는 요령이다. 주행 모드가 이전보다 세분화되어서 회생효과가 더 커지는 B모드가 생겼고, 최고효율 모드인 에코 모드는 이제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에코 모드만으로도 주행거리가 160km 정도로 늘어나는 대신 답답할 정도로 굼뜬 움직임은 감수해야 한다.보닛 안에 구동 모터와 감속기, 추가 고전압 장치와 충전기를 일체화한 EV 전용 파워트레인이 들어가면서 초기 모델과 모양이 달라졌다 시승한 날은 아직 혹한이 물러가지 않은 2월 초순. 히터를 작동시키면 주행거리가 짧아진다는 사실에도 아랑곳 않고 별 걱정 없이 틀고 다녔다. 수도권 주변에 꽤 많은 충전소가 생겼기 때문인데, 그 중에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급속 충전소도 꽤 많이 있다. 리프는 현대와 기아의 전기차와 같은 차데모(CHAdeMO) 방식이어서 국내의 모든 급속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다. 67km를 주행한 뒤 남은 배터리 잔량은 20%. 20분 가량 충전하니 배터리가 80%까지 차올랐다. 충전 커넥터를 제자리에 꽂아놓은 뒤 마음 편하게 다시 길을 나섰다.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곳곳에 있는 한 리프의 주행거리를 두고 불평할 일은 없을 듯하다.평범한 215/50 R17 사이즈의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 리프는 문제없다. 다만…최신의 전기차와 비교한다면 계기판이나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간만에 다시 만난 리프는 여전히 전기차로서의 매력과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문제라면 한국에서는 리프의 제 기능을 모두 쓸 수 없다는 것. 차량과 네트워크를 연동하는 커넥티드카 기능은 처음부터 리프의 핵심으로 강조된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는다. 계기판과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모든 정보를 영어로 쏟아내며, 가까운 충전소를 안내해야 할 내비게이션 기능은 미국의 이름 모를 동네를 비추며 에러만 띄워댄다. 차량과 통신하며 충전상태를 확인하고 냉온방을 원격 조작하는 앱인 닛산 커넥티드 EV(Nissan Connected EV)는 한국 앱스토어에서는 아예 검색조차 안 된다. 앱과 통신해야 할 차량 장치에 국내 전파 인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충전기 설치에 경쟁회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동안 닛산은 제주도에 완속 충전기 2대를 기증한 뒤 뒷짐만 지고 있다.앞 커버를 열고 충전기를 연결하면 충전된다 분명 리프는 한국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그렇다고 로컬라이징을 위한 돈과 노력을 외면한 채 덜 채워진 상품을 슬쩍 내미는 것은 할 일이 아니다. 이럴 거라면 그냥 처음부터 안 들여오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NISSAN LEAF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길이×너비×높이 4445×1770×1550mm휠베이스 2700mm트레드 앞/뒤 1530/1525mm무게 1520kg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액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15/50 R17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모터형식 AC모터최고출력 109마력(PS)최대토크 25.9kg•m구동계 배치 앞 싱글 모터 앞바퀴굴림0→시속 100km 가속 9.9초최고시속 150km연비 5.2km/kWh(도심 5.7, 고속 4.7)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132km값 5,480만원글 변성용 객원기자사진 민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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