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재규어 F-페이스 2016-07-27
 “F-페이스를 디자인할 때 우리는 재규어다운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재규어라면 200m 밖에서도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나는 도로에서 F-페이스가 동급 그 어떤 모델보다도 더 눈에띌 것이라고 확신한다. 진보적이고 지향점이 분명한 이 디자인은 F-타입에서 영감을 받았다.F-페이스는 아름다움과 교양을 두루 갖췄다. 단호한 듯 보이지만 공격적이지 않다. 또한 일상생활에서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다. F-페이스는 계절과 지형에 구애받지 않는재규어 스포츠카다. 성인 5명이 타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Ian Callum)  재규어 최초의 SUV, F-페이스를 한국에서 만났다.  F-페이스는 영락없는 재규어였다.  외모는 섹시하되 역동적이고 실내는 우아했다.  SUV다운 기동성과 실용성도 꼼꼼하게 챙겼다.  국내에는 7월 중 정식 출시된다. ​     재규어 SUV.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재규어 골수팬이라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재규어는 항상 섹시한 차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스포츠카 메이커와 럭셔리카 메이커도 SUV에 집중하고 있다.  포르쉐가카이엔으로 돈을 쓸어담는 것을 보며 배 아팠던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이젠 벤틀리와 마세라티까지 SUV를 만든다.​‘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최초의 SUV’.재규어는 F-페이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신들의영역을 확장해줄 모델이라는 뜻이다.  재규어에게F-페이스는 예정되어 있던 수순. 콤팩트 세단에서 럭셔리 세단, 그리고 스포츠카까지 갖췄으니 SUV도 하나쯤 필요했을 것이다.  현재 SUV는 자동차시장을 ‘낮은 차’와 ‘높은 차’로 양분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생각해 보면 재규어가 SUV를 이제야 선보이는 게더 이상하다.  랜드로버와 한 식구가 된 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으니 말이다. 하긴,  재규어가 쓰기에 랜드로버의 플랫폼은 개성이 너무 짙었을 것이다.  랜드로버 입장에서도 탐탁지 않았을 테고.  하지만 이제 재규어와 랜드로버에게 모듈형 플랫폼 iQ가생겼다.  iQ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회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유연하다.  F-페이스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섀시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바로이 덕분이다.  참고로 F-페이스 차체의 80%는 알루미늄. 동급 SUV 중 알루미늄을 이렇게 많이 쏟아부은 모델은 여태껏 없었다. ​​ ​​재규어가 iQ 플랫폼을 기다린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DNA를제대로 녹여내기 위해서다.  F-페이스를 관통하는 핵심은 재규어다운 역동성.  일단 외모부터가 그렇다.  F-페이스는 여느 재규어처럼늘씬하게 빠졌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 거대한 SUV에 F-타입과 같은 스포츠카의 디자인 요소들이 이렇게 잘 어울릴 거라고.  실물을 보니 재규어의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이 F-페이스를 두고 F-타입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재규어는 강조한다.  F-페이스의 휠베이스와 휠트레드는 그 어떤재규어와도 다르다고.  즉, F-페이스만을 위해 새로 조율한 섀시를사용했다는 이야기다.  F-페이스가 SUV임에도 재규어다운 비율을뽐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급 중 프론트 액슬에서 대시보드까지의 길이가 이렇게 긴 차가 또 있을까?  만약 재규어가랜드로버의 플랫폼을 활용했더라면 이런 날렵한 분위기는 상상도할 수 없었을 것이다.​​​실내는 최신 재규어의 결정체다.  랩 어라운드 스타일 대시보드,  12.3인치 TFT 계기판,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재규어를 상징하는 요소를 모두 담았다.  물론 촉감이 고운 가죽과 알칸타라, 그리고 견고한 알루미늄 등으로 재규어 특유의 우아하되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첨단기술과 전통의 공존. 재규어는 자신의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쓸모가 없다면 SUV여야 할 당위성도 없다.  재규어도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F-페이스는 SUV의 미덕을빠짐없이 갖췄다.  특히 뒷좌석이 매력적이다.  루프 라인을 쿠페처럼 휘면서 머리 위 공간을 어쩌면 이토록넉넉하게 뽑아냈을까? 재규어는 이를 위해 자석 고정식 헤드라이너까지 동원했다.  천장 내장재를 위로 바짝 올려붙이기 위해 고정 핀 브라켓마저 떼어낸 것.  무릎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일부 트림은 전동식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갖춘다.​​​​​​트렁크 크기도 508~1,598L로 기대 이상이다.  개구부가 넓고 플로어가 낮아 짐 싣기도 편하다.  바닥 패널은앞뒷면이 대칭인데, 한쪽 면이 고무로 마감돼 자전거나 유모차처럼 바닥을 더럽힐 법한 물건을 실을 때 유용하다.  방수와 내진 처리를 거친 팔찌 타입의 스마트키(액티비티 키)도 F-페이스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서핑, MTB와 같은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굉장히 사랑받을 만한 아이템이다.​ 재규어는 F-페이스를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를 소화하는 스포츠카라고 말한다.  아스팔트 위에서의 성능은그렇다고 치자.  최신 재규어 모두가 그렇듯, 분명 짜릿한 손맛을 자랑할 테니까.  하지만 재규어의 험로 주파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F-페이스가 그들의 첫SUV이기 때문이다. ​재규어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랜드로버의 잣대를 빌려왔다.  F-페이스는 랜드로버가 신차를 들고 반드시 찾는 영국 이스트너 테스트 센터에서 혹독한 오프로드테스트를 거쳤다.  또한 두바이의 자갈 산악로와 마른수로에서도 한참을 굴렀다. 이런 혹독한 테스트는 재규어 모델로는 최초다.  참고로 F-페이스는 영상 50도의 두바이 사막과 영하 40도의 스웨덴 북부 지역에서40만km 이상의 주행 시험을 거쳤다.​​​​엔진은 V6 3.0L 디젤(30d)과 가솔린 수퍼차저(35t), 그리고 직렬 4기통 2.0L 디젤(20d) 세 가지가 준비된다.  국내 사양의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며 구동방식도모두 네바퀴굴림이다.  주력 판매 모델의 자리를 꿰찰20d는 최고 180마력, 43.9kg·m의 힘을 내며 옵션에따라 프레스티지, R-스포트, 포트폴리오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최고출력 300마력의 30d는 S와 퍼스트에디션 두 가지로, 340마력의 35t는 R-스포트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다.​이번 촬영에 나선 F-페이스는 전세계 2,000대 한정생산되는 30d 퍼스트 에디션이다.  30d S 모델에 20인치 베놈 5-트윈 스포크 블랙 휠,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새발 격자무늬(Houndstooth) 패턴을 새긴 가죽 스포츠 시트 등의 전용 부품과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 퍼포먼스 브레이크 시스템, 서라운드 카메라, 레이저헤드업 디스플레이, 인컨트롤 터치프로 등 각종 호화장비로 치장한 모델이다.​​ F-페이스의 국내 정식 출시는 7월 중으로 예정되어있다.  모든 모델에 5년 서비스플랜 패키지가 기본으로제공될 계획이며 값은 20d 7,260만~8,040만원, 35t9,840만원, 30d 1억350만~1억640만원이다.​   
MASERATI 르반떼 2016-07-25
​​MASERATI 르반떼미션: 르반떼 타고 식재료 구해올 것    지난 5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자락과 이웃한 브레시아에서 마세라티 르반떼를 만났다.  이번 출장의 테마는 라이프스타일 체험.  우린 르반떼를 몰고 시장통을 누볐다.  이렇게 사온식재료로, 미슐랑 3스타 셰프인 마시모 부투라가 르반떼를 주제로 삼은 코스 요리를만들어 내왔다.  르반떼 이름을 붙인 자동차와 요리,  모두 잊을 수 없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범상치 않다.  올드카가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불쑥불쑥 나타났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갔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북부의 브레시아를 찾았다.  알프스산맥을 경계로 오스트리아와 이웃한 도시로서 금속공예로 유명한 지역이다.  자동차 마니아에겐 밀레밀리아의 출발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마세라티의 야심찬 성장 이끌 견인차공교롭게도 밀레밀리아 시작을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  그래서 브레시아로 연결된 아우토스트라다엔 시쳇말로 민트급 (새 것 못지않은 상태) 왕년의 명차를가득 실은 트레일러가 유독 많았다.  기자는 밀레밀리아와 상관없이 브레시아를 방문했다.  마세라티 르반떼 때문이다.  그런데 시승은 아니었다.  마세라티는 “특별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고만 귀띔했다.​​​ ​​이번 행사의 베이스캠프로 쓸 호텔은 마세라티가 통째로 빌린 듯했다.  아침 뷔페 테이블엔 뜬금없이 르반떼의 휠을 얹어 놓았다.  로비 한쪽은 마세라티 컬렉션으로 장식했다.  책꽂이엔 마세라티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듬성듬성 꽂아뒀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온통 마세라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르반떼는 호텔 주위에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르반떼는 마세라티 최초의 SUV다.  지난 3월,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갓 데뷔한 신차다.  기다림은 길었다.  마세라티는 2003년 쿠뱅컨셉트로 SUV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그러나 결실을 만나기까지는 무려 14년이나 걸렸다.  마세라티의 꿈이 영그는 사이 많은 일이있었다.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고, 모기업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와 합쳤다.​​​부정적인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마세라티는 온갖 악재 속에서도 경이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세라티의 연간 판매는 2012년만 해도 6,000대로 페라리보다 판매가 적었다.  그러나 2018년 7만 대까지 끌어올릴 참이다.  르반떼는 이 원대한 꿈을 이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주역.  마세라티는 지금 조금은 황당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가는 중이다.​​​ ​​ 개인 박물관에서 만난 왕년의 마세라티공식 프로그램은 이날 저녁부터였다.  그러나 이 먼 곳까지 날아와 하루를 빈둥거리며보내긴 싫었다.  우린 프리몬트를 타고 모데나로 향했다.​한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자동차 박물관.  치즈를 비롯해 유기농 식품을 만드는 농장 한쪽의 허름한 창고에 40대의 자동차와 60대의 모터사이클,  20대의 트랙터를 전시해 놓았다.​​이 박물관의 주인장은 움베르토 파니니.  올해 85세인 그는 마세라티 엔지니어 출신이다.  마세라티가 어렵던 시절 창고에서 쏟아져 나온 양산차와 경주차,  컨셉트카를 사들인 그의 컬렉션은 놀랍도록 화려하다.  1934년형 6C 34,  1957년형 250F 등 값을 매기기어려울 만큼 희소성이 높은 마세라티가 즐비했다.  메르세데스 300 SL 걸윙도 눈에 띄었다.​마세라티는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경주차 제작업체로 출발했다.  회사 이름은창업자 형제의 성에서 따왔다.  마세라티는1955년까지 경주차 한 우물만 팠다.  23개의챔피언십과 32회의 F1 그랑프리 등 500여개의 우승컵을 휩쓴,  소위 말해 ‘싸움닭’이었다.  그런데 1957년 250F로 월드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돌연 마음을 바꿔 양산차 제작에‘올인’했다.​마세라티가 일반 판매용 차를 개발하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호화 리무진이나 소형차에 욕심내지 않았다.  주특기인 경주차를 진화시켜 위험부담을 줄였다.  레이스카의 살벌한 성능을 밑바탕 삼되 단단히뭉친 서스펜션의 근육을 풀어 승차감을 살렸다.  옆과 뒷좌석에 누군가 태우고 이곳저곳 쏘다녀야 할 테니 실내공간을 넓히고 짐공간도 챙겼다.​​​   당시 귀족 스포츠였던 자동차 경주에서 잔뼈가 굵었던 만큼,  마세라티의 타깃은 상위몇 %의 부자.  첫 번째 결실은 경주차의 빼어난 성능과 고급차의 편안함을 겸비한 스포츠 쿠페,  3500GT였다.  오늘날 흔해빠진 무늬만 스포츠카가 아닌,  백전노장의 노하우가 담긴 진정한 스포츠카였다.  마세라티가늘 ‘스포츠’ 를 핏대 올려 강조하는 데는 다이유가 있다.​지중해의 따뜻한 바람에서 가져온 이름영광의 기억을 품은 채 잠든 왕년의 마세라티를 뒤로 하고 모데나로 향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페라리 박물관도 함께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488 GTB 시승회 이후몇 달 만에 찾은 페라리 본사 앞.  관람객이라곤 우리뿐이었던 마세라티 박물관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페라리 박물관은 버스가잇따라 쏟아내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 브레시아로 돌아왔다.  재킷을 챙겨 입고 호텔 로비에 내려오니 아침엔 보이지 않던 노랑머리 기자들로 북적였다.  우린 호텔 앞의 선착장에서 커다란 보트에 올랐다.  다국적 기자단을 태운 보트는 잔잔한 물살을 가로질러 호숫가의높직한 망루 앞에 멈춰 섰다.  마세라티가 르반떼를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야외 특설 무대였다.​​​ ​​오붓한 오두막에 반짝이는 르반떼가 한 대 서 있었다.  뭉툭한 앞머리와 거우듬하게 부푼 지붕이 투구를 연상시켰다.  마세라티 홍보 담당이 말한다.  “프리미엄 이탈리안 SUV엔 세 가지 특징이 있어요.  디자인,  특별함, 그리고 성능이죠.  르반떼는 지중해에 부는 따뜻한 바람을 뜻해요.  이 바람은 온화하다가도종종 사나워지는데,  르반떼의 성격이 딱 그렇지요. ”마세라티는 기블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르반떼를 개발했다.  그러나 모든 게 새롭다.  포장도로와 험로,  일상 주행과 실용성 등 다양한 재능을 섞고 뭉치기 위해서다.  이날 마세라티는 디자인을 설명하며 비율을 거듭 강조했다.  경주차처럼 보닛을 최대한 길게 뽑고,  캐빈은 뒤쪽으로 잔뜩 밀어냈다.  재규어가 F-페이스의 비율을 묘사한 설명과 판박이여서 흥미로웠다.​​  르반떼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매서운 눈매와 쩍 벌린 흡기구가 포악스러웠다.  반면 뒷모습은 밍숭맹숭했다.  이유가 있었다.  맷집 좋은 SUV로 효율을 높이려면 공기저항이 걸림돌이 된다.  속도에 비례해 제곱으로 늘어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르반떼는 공기저항계수(Cd)를 0.31까지 낮췄다.  SUV 가운데 가장 낮다.  꽁무니 디자인에 힘을 빼고 동글동글 다듬은 결과다.​V6 3.0L 가솔린·디젤 총 4가지 엔진마세라티는 르반떼를 개발하면서 기초부터 튼실하게 다졌다.  가령 차체는 주요 부위를 알루미늄으로짜서 무게를 줄였다.  동시에 앞뒤 무게배분은 50:50에 맞췄다.  나아가 무게중심은 이 세상의 어떤 SUV보다 낮췄다.  경주차 제작으로 잔뼈가 굵은 브랜드다운 접근방식이다. 아울러 차체 강성을 뼈대를 나눈기블리보다 20% 높였다.  험로주행을 감안한 배려다.  현재 르반떼의 엔진은 네 가지로 전부 V6 3.0L다. 가솔린과 디젤 각각 두 가지씩이다.  V6 3.0L 가솔린 직분사 트윈 터보 엔진은 430마력과 350마력 두 가지출력으로 세팅했다.  430마력 버전의 경우 출력과 토크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 엔진을 품은 르반떼는0→시속 100km 가속을 5.2초에 마친다.  최고속도는시속 264km에 달한다.​​​​가솔린 엔진은 페라리가 설계하고 만들었다.  마세라티가 ‘페라리의 심장’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 엔진은 휘발유를 200바(bar)의 고압으로 압축해 분사한다.  또한 최대토크를 2,000rpm 이하에서 뿜는다.  기블리 역시 이 엔진을 얹는데, 르반떼에 올리면서출력을 20마력 더 높였다.  최대토크는 스포츠 모드에선 59.1kg·m,  일반 모드에선 50.9kg·m이다.​350마력 버전은 좀 더 연비에 신경 쓰는 오너를위해 준비했다.  최대토크는 430마력 엔진의 일반 모드와 같은 50.9kg·m. 뿜어내는 구간은1,750~4,750rpm으로 살짝 빠듯하다.  350마력짜리르반떼 역시 빠르다.  0→시속 100km 가속을 6초 만에 해치운다.  최고속도는 시속 251km로,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들의 최고속도 자율상한선을 보란 듯이살짝 넘겼다.​이날 마세라티 홍보 담당은 “르반떼는 여느 프리미엄 SUV와 뚜렷이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근거로 기본 장비를 들었다. 르반떼는 전 모델에 ‘스카이훅’ 기술로 완성한 에어 서스펜션과 마세라티 고유의사륜구동 시스템 Q4가 기본으로 달린다.  또한 굉장히 높은 수준의 개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르반떼로 꾸밀 수 있다.​​ ​​르반떼 타고 시장 돌며 식재료 쇼핑​이어서 마세라티의 오랜 파트너,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홍보 담당이 나섰다.  르반떼는 옵션으로 가운데 몸 닿는 부위에 제냐의 실크 원단을 씌운 시트를 고를 수 있다.  그는 누에고치까지 보여주며 실크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크는 최고의 천연소재에요. 100km 길이의 실크 무게가 고작 1kg밖에 안 된답니다.  아울러 불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지요.​​​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호텔 주위에서 심상치 않은배기음이 웅웅거렸다.  기자들이 호기심을 가득 안고로비로 몰려들었다.  어젯밤 마세라티는 이번 행사의미션을 공개했다.  마세라티는 이번 행사에 모데나에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 를 운영 중인 셰프 마시모 보투라를 초청해 저녁요리를 맡겼다.  그렇다고 기자들이 거저 먹는 건 아니었다.​​​​우린 하루 종일 르반떼를 타고 브레시아의 시장과 농장을 돌며 식재료를 구해야 했다.  호텔 주차장에서르반떼 운전석에 올랐다.  주최 측은 르반떼의 트렁크에 방문할 장소마다 쓸 장바구니와 쇼핑 리스트를준비했다. ‘삼시세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찍는 기분으로 르반떼를 몰고 나섰다.  날씨가 눈부시게 화창했다.​기자와 짝을 이룬 르반떼는 V6 3.0L 디젤 터보 엔진을 얹고 275마력을 낸다.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에도 얹는 엔진으로,  VM 모토리란 회사가 공급한다.  이 엔진은 최대토크의 90%를 2,000rpm 이하에서토해낸다.  그래서 가속 페달에 발끝만 스쳐도 힘이용솟음친다.  성능도 흠잡을 데 없다.  0→시속 100km가속을 6.9초에 마치고,  시속 230km까지 달린다.​​​​그러면 뭐하나.  첫 번째로 방문한 시장은 출발 지점으로부터 딱 15분 거리였다.  이후의 동선도 길어야하나당 30분을 넘지 않았다.  이번 출장을 오기 전 기사로 접한 르반떼를 손수 몰 생각에 굉장히 설레었는데 시승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이야.  그마저도 주최측은 “한국에선 디젤이 주력”이라며 가솔린 르반떼는 배정해주지 않았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르반떼 주제로 요리때문에 찰나의 느낌도 소중히 곱씹었다.  르반떼는 환상적인 밸런스를 뽐냈다.  덕분에 무게중심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하기 좋았다.  시야도 시원시원하다.  또한 전반적인 운전감각이 부드러웠다.  그래서 뻣뻣하고 불편한 차를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건 마세라티의 계산이기도 하다.  마세라티는 르반떼로 여성 고객의 비율을 늘릴 참이다.​​​현재 유럽에서 마세라티의 여성 고객 비율은 8%.  북미는 이보다 훨씬 많은 13%다.  전세계 고급차 업계가 눈독 들이는 중국 시장은 무려 35%나 된다.  빵빵하고 매끈한 디자인,  에르메네질도 제냐 원단을씌운 시트,  편안한 승차감 모두 궁극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미끼다.  물론 강렬한 가속감과 자극적인 사운드 등 마세라티만의 특징도 빠짐없이챙겼다.​​​ ​늦은 오후,  우린 미션을 완수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짧아서 더 아쉬운 시승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동행한 기자가 운전한 시간을  빼면 실제 기자가 운전대를 쥔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 된다. 이날 식재료 리스트는 사실 필요 없었다.  미리 약속된 상점에선 준비된 재료를 알아서 장바구니에 챙겨줬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지만 그래서 더 예능 프로그램을찍는 기분이 들었다.​​​​이날 저녁,  마시모 보투라 셰프는 우리가 공수해온오이와 오렌지,  피망,  렌틸콩 등의 재료로 만든 요리를 내왔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를 맛본 건 지난해 벤틀리 벤테이가 출장 이후 두 번째.  달인의 요리엔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창의적이다. 아울러 맛이복합적이다.  여러 풍미가 어우러져 하나의 맛을 완성한다.  그래서 씹는 내내 집중하고 음미하게 된다.  마시모 보투라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개했다.  “저처럼 모데나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엔진음만 듣고도 무슨 차종인지 맞추죠.  마세라티의 사운드는 한번 경험하면 잊을 수가 없어요.  어머니의 특제 라자니아에서 제일 맛있는 겉껍질처럼말이죠.”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라자니아의 껍질만오롯이 접시에 담아냈다. 아삭한 식감이, 왠지 르반떼를 모는 느낌과 비슷했다.​​     *글  김기범 사진 마세라티         
NISSAN MURANO 2016-07-21
엠블럼을 가리고 무라노를 탄다면 인피니티 SUV로 착각하기 쉽다.  철학이 담긴 듯한심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가 인피니티 모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기에…….   닛산 무라노는 특이한 존재다.  2002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스타일에 무척 신경 쓴SUV였다.  당시 SUV들은 박스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무라노는 뾰족한 프런트와 곡면 처리한 후면부로 유선형 승용차 감각을 물씬 풍겼다.  2007년 선보인 2세대 역시 날렵하고 매끈한 차체에 투구를 쓴 듯한 모습으로 특이한 개성을 살렸다.  2014년 모습을 드러낸 3세대 무라노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요즘 한창 개성파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맥시마 세단 디자인을 가져와 정체성을 통일했다. 맥시마 세단의 디자인을 SUV에 입히니 느낌이 색다르다. 덕분에 초대 모델부터 지녀왔던크로스오버 감성이 한결풍만해졌다.​​​ ​ ‘V 모션’ 그릴은 미래 우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데 한눈에 연관성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두 갈래로 뾰족하게갈라지는 부메랑 헤드램프가 만들어내는 톡톡 튀는 얼굴이 더 눈에 들어온다.  테일램프 역시 헤드램프와 비슷한 컨셉트로 디자인해서 개성적인뒷모습을 만드는 데 한몫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특징은 측면을 지배하는 플로팅 루프 테마. D필러를 없애고 C필러와D필러 사이 공간을 유리로 감싸서 마치 지붕이떠 있는 듯한 모양을 완성했다.  유연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다.  3.5L V6 가솔린 엔진은 들어오지 않았다.  대중 SUV 중에는 얼마 전에 선보인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와 기아 니로 정도밖에 없다.  라브4보다 한 체급 위급에서는 무라노가 처음이다.  연비만 좋게 나온다면 경쟁력은 높다.  무라노의 복합연비는 L당 11.1km. 도심은 10.2, 고속도로는 12.6km. 비슷한 크기의 가솔린 SUV 연비가 L당 7~8km 대에 머무는 것을 생각하면 꽤 좋은 연비다.  같은 3.5L모델에 비해 미국 기준으로 17% 정도 연비가 좋다.​​​​​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은 4기통 2.5L 가솔린 수퍼차저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이다.  엔진출력233마력, 최대토크 33.7kg·m에 20마력과 16.3kg·m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전체 시스템출력은 253마력으로 차의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적당히 여유를 부릴 수준은 된다.  변속기는 닛산이 주력으로 미는 무단변속기(X트로닉 CVT).CVT는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변속 패턴을 지니고 수동 모드로도 작동할 수 있다.​무라노의 하이브리드는 모터 한 개와 클러치 두 개가 결합하는 구조다.  닛산은 이를 ‘인텔리전트 듀얼 클러치 컨트롤’ 이라고 부르는데 ‘엔진-클러치-모터-변속기-클러치’ 이런 구조다.  상황에 맞게 두 개의 클러치가 작동하면서 엔진의 작동을 차단하거나 모터의 구동과 배터리 충전 등이 이뤄진다.  동력을 효과적으로 맺고 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가솔린 모델의 장점은 역시 정숙성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엔진의 작동이 부드럽고 변속충격이 없는 CVT로 동력이전달되기 때문에 가속이 매끈하다.  다만 힘차게 치고나가는 맛은 덜하다. 가속이 부드러워서 그렇기도 하고, 1,915kg에 이르는 무게를 깃털처럼 움직이게 하기에는 출력이 다소 부족해보인다.  그래도 스트레스받지 않을 정도로 무난하게속도를 올린다.​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있는듯 없는 듯 작동이 자연스럽다. 동력 계통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채기 힘들정도로 맺고 끊음이 자유롭다. 동력 흐름은 계기판이나 센터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에너지 소비량 또한 그래프로 상세하게 표시해 운전 습관에 따른 에너지 소비를 파악하기 쉽다.​네바퀴굴림이라 차체 움직임은 안정적이다.  껑충한 SUV 스타일이 아닌 낮게 깔린크로스오버 형태라 안정감이 더 크다.  달릴 때에는 무게로 찍어 눌러 접지력을 유지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롤링은 좀 있지만 자세 유지 능력이우수하고, 하체의 상하 움직임 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안에서 느끼는 흔들림이 적어 편안하다.  적당히 여유롭게 가속하고 움직임도 안정적이지만 크고 무거운차체를 움직이는 부담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체감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대형 가솔린 SUV를 탈 때 종종 이런 느낌을 받는다.​​​ ​  고급차 부럽지 않은 실내디자인이나 동력성능은 이 급에서 딱 바라는 수준을 유지한다.  그런데 실내는 다르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이 차가 닛산 모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눈이 부시다.  시트가 밝은 베이지 톤이라 화사하기 그지없다.  하얀색에 가까운 우드트림도 분위기를 더욱 밝게 만든다.  마치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 차를 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고급스럽다.  디자인 풍은 닛산 그대로이지만 소재와 색감에서 대중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센터페시아는 모니터에 기능을 통합했다.  계기판에도 클러스터를 양 옆으로 배치하고 가운데 디스플레이를 달아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공간은 앞뒤 모두 넉넉하다.  앞좌석을 운전에 편한 자세로 세팅하고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공간에 한 뼘이상 여유가 있다.  ​파노라마 루프를 설치했는데도 머리공간 또한 여유롭다. 무 엇보다 시트가 편하다. 두 툼하면서 푹신한데 닛산이 자랑하는 저중력 시트를 모든 좌석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무중력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가장 편한 자세가 나온다는사실에 착안해 중력을 덜 받는 구조로 시트를 완성했다.   덕분에 고급 소파에 앉은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뒷좌석 등받이 또한 기울어지는 각도가 꽤 커서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특히 뒷좌석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스마트폰 도킹 시스템.  암레스트 뒤쪽 상단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끼워 넣을 수 있는 홈을 만들고그 밑에는 USB 커넥션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연결성이 편의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잡고 있는최근의 트렌드를 잘 따른 구성이다.​​ ​​트렁크공간도 널찍하다. 2열 등받이는 접을 때는 수동식이다. 그러나 한 번에 쉽게 접히기 때문에 수동식이라도 불편하지 않다. 이와 달리 세울 때는 트렁크 안쪽이나 운전석 왼편 대시보드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세워진다. 트렁크 도어도 전동식이라 편하게이용할 수 있다.​​ ​안전장비 또한 풍성하다.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위에서는 물론 옆까지도 보여준다. 사각지대경고 같은 일상적이 안전장비부터 전방충돌예측경고, 전방비상브레이크, 후측방경고, 이동물체감지 등 다양한 첨단 안전장비를 갖췄다.그동안 가솔린 SUV는 상품성과 완성도가 높아도 좋지 않은 연비가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디젤 문제가 불거지고 기름값이 적정선을 유지하면서가솔린 SUV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즉, 낮은 연비를 감수하고서라도 가솔린 SUV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하이브리드 SUV는 가솔린 SUV의 단점인 낮은 연비를 보완한다. 중대형급이라면 연비가 두자리 수만 되어도 만족할 수 있다. 무라노는 동급 대비상대적으로 좋은 연비와 감성적인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고급스러운 분위기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 단점이라면 5,490만원의 값인데, 받아들이기에 따라 의견이 갈릴 여지가 있다.​인피니티스러운 분위기를 내지만 정밀하게 비교한다면 인피니티 차와 100% 같은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무라노 급에서 그 정도 분위기를 낼 수 있다면 만족도는 높아진다. 오너 입장에서는 ‘닛산을 샀는데 인피니티가 따라온’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하니까.​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   길이×너비×높이      4900×1915×1690mm​             휠베이스      2825mm​         트레드 앞/뒤     1640/1640mm                   무게     1915kg​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235/65 R18​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수퍼차저+전기모터​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2488cc​              최고출력     253마력​                              (엔진 233마력/5600rpm, 전기모터 20마력)​              최대토크     엔진 33.7kg·m/3600rpm, 전기모터 16.3kg·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무단(CVT)​                   연비     11.1km/L(도심 10.2, 고속 12.4)​     에너지소비효율      5등급        CO₂ 배출량​     153g/km​                     값       5,490만원​​   *글 현성현  사진 최진호 ​ 
JAGUAR XF S AWD 2016-07-21
JAGUAR XF S AWD이전 XF는 잊어라 !신형 XF는 큰 변화보단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브랜드의 영토 확장이아니라 지속성을 강화해야 하는 모델이니지극히 합당한 결정이다.  진화는눈부시다. 신형 XF로 인해 재규어 가문의위상은 분명 더 굳건해질 것이다.​​   최근 재규어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다양한 신차로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다.  성장에 불을 붙일 첫SUV도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에게가장 중요한 차는 XF다.   XF는 일명 볼륨 모델.  재규어를 상징하는 XJ나 시장을 넓힐 F-페이스 등과는달리,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한다.  재규어가 2007년타타 체제의 시작을 알리며 XF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XF는 그동안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8년간 약 28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때는 재규어 글로벌 연간 판매량의 50%를 넘기도 했다.  재규어의 모그룹타타가 100억파운드(약 16조7,852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도, F-타입과 XE, 그리고 F-페이스 등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XF덕분이다.​  한층 더 날렵하고 늘씬하게이런 XF가 세대교체를 거쳤다.  이번 변화는 ‘진화’로 요약할 수 있다.  큰 변화보단 완성도를 높이는 데집중한 것.  따라서 최근 재규어의 신차들과 같은 파격은 찾아볼 수 없다.  브랜드의 영토 확장이 아닌 지속성을 강화해야 하는 모델이니 지극히 합당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신형 XF는 완전히 새로운 차다.   XF 고유의 성격만을 유지했을 뿐이다.   겉모습 역시 마찬가지. 얄따란 눈매,  반듯한 그릴,  싹둑 잘린 엉덩이 등 XF를대표하던 디자인 요소들을 가져와 치밀하게 다듬었다.  인상은 이전보다 한결 과격하다.  재규어 최초의 풀 LED 헤드램프,  날을 바짝 세운 보닛,  정교한허니컴 패턴의 그릴 등으로 오싹한 분위기를 냈다.  신형 XF 앞에 서니 구형 XF의 생김새가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길이는 6mm 줄었지만 차체는 훨씬 늘씬해졌다.  앞오버행을 66mm 줄이고 휠베이스와 뒤 오버행을각각 51, 8mm 늘인 덕분이다.  C필러에 붙인 쿼터글라스도 이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창문 라인이 뒤쪽까지 뻗어나간 까닭에 차체가 더욱 길어 보인다.  뒷모습은 여전히 섹시한 패스트백 느낌.  이전처럼완만하게 떨어뜨린 C필러와 모서리를 쫑긋 세운 트렁크 리드로 날렵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신형 XF는 새로 설계한 알루미늄 섀시를 밑바탕 삼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알루미늄은 스틸에 비해성형이 까다롭다.  압축, 압출,  주조 등 부위에 따라성형법이 다르다.  또한 접합도 까다롭다.  다른 소재와는 물론이고 알루미늄끼리도 용접(스폿)을 할 수없다.  때문에 리베팅과 본딩 등 기존과 다른 접합법을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스틸보다 원가가 높고 가공에도 돈이 많이 든다.      재규어는 이런 문제를 규모의 경제로 해결하고 있다.  재규어의 신형 플랫폼인 iQ는 모듈형으로 설계됐다.  앞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 모델에 두루 쓰일예정이다.  현재 XE와 F-페이스가 이 플랫폼을 쓰고 있다.  알루미늄 섀시의 혜택은 수치로 바로 나타난다.  S-타입의 스틸 섀시를 활용했던 구형 XF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볍고 단단하다.  이전보다 무게는 190kg 이상 줄었고,  비틀림 강성은 28%늘었다.  참고로 이는 경쟁 모델들의 최신 버전보다도 평균 80kg가 적은 수준이다.  섀시만의 무게는282kg,  각 필러에서 뒤 펜더로 이어지는 한 조각의패널(알루미늄 모노사이드)은 6kg에 불과하다. 실내는 XF 고유 레이아웃에 재규어의 최근 스타일을 덧입혀 완성했다.  이전처럼 커다란 금속/플라스틱 패널을 붙인 대시보드에 랩어라운드 스타일과최신 디자인의 센터페시아를 조합했다.  품질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촉촉한 가죽과 알루미늄을 아낌없이 사용했고, 각 패널을 단단하게 맞물렸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센터페시아 중앙에 달았다. 디스플레이부와 컨트롤부를 애써 구분하지 않았을 뿐, 사양은 평균을 웃돈다. 시승차의 경우 12.3인치 TFT 계기판과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풀컬러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갖췄다. 재규어가 자랑하는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정확도와 처리속도, 그리고 소프트웨어 모두 흠 잡을 데가 없다. 공간 크기는 딱 E세그먼트 수준이다.  광활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시트가 낮게 깔려 머리 위 공간은 넓은 편.  이전에 비해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은27mm,  무릎공간은 24mm 늘었다.  뒷좌석은 더 안락해졌다.  C필러에 쿼터 글라스를 붙이며 리어 도어 크기를 줄이고 시트를 리어 펜더 안쪽으로 밀어넣었기때문이다.  트렁크 크기 역시 40L 커진 540L다.     시승차는 XF S AWD.  V6 3.0L 수퍼차저 엔진과 8단자동변속기가 네바퀴를 모두 굴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을 5.3초 만에 끝내는 화끈한모델이다.  XF R과 같이 제대로 된 고성능 버전은 아니지만 AMG의 43,  BMW의 M퍼포먼스처럼 최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내놓는 스포츠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참고로 F-타입 S AWD에서 가져온 이 엔진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가변 흡기매니폴드,  단조 커넥팅로드 등으로 무장하고 최고380마력,  45.9kg·m의 힘을 낸다. 차체가 무거운 만큼 가속 감각은 F-타입 S AWD보다무디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0→시속 100km가속 시간이 0.2초 느릴 뿐이다.  힘을 왜곡 없이 매끈하게 쏟아내는 수퍼차저 엔진의 특성도 고스란히 겹친다.  정작 아쉬운 건 가속 성능이 아닌 사운드다.  아주 조용한 세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F-타입 S AWD처럼 짜릿한 맛은 없다.  경쟁사 스포츠 버전들과 경쟁하려면 사운드를 조금 더 강조할 필요가 있겠다. 가속 특성은 영락없는 재규어다.  스로틀을 활짝 열면무게가 순식간에 뒤쪽으로 이동하며 아주 우아하고짜릿한 가속 감각을 선사한다.  사륜구동이라는 무기를 갖추고 이렇게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하는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꽁무니에 무게를 싣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 특히 짜릿하다.  사륜구동은 철저히 한계에 다다르기 직전이나,  더 나은 가속을 위해서만 개입한다. 8단 자동변속기는 동력전달 감각이 뚜렷하고 변속시간도 꽤 짧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등장하고서도토크컨버터 타입의 자동변속기는 계속 진화 중이다.  기어를 쉬지 않고 바꿔야 할 때는 듀얼 클러치에 대한 아쉬움이 고개를 들기도 하지만 재규어 특유의 풍부한 몸짓과의 묘한 시너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생각에 이내 잦아든다.     이제 남은 것은 차세대 XJ현재 재규어는 정신없이 달리는 중이다.  F-타입,  XE, XF,  F-페이스까지 많은 신차들을 쏟아내며 입지를강화하는 동시에 영토도 확장하고 있다.  오랜 시간칼을 갈아온 만큼 완성도도 뛰어나다.  물론 비교적높은 희소성도 이런 ‘폭풍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신형 XF는 이런 변화에 방점을 찍는 모델이다.  어떤경쟁자와 맞붙어도 좋을 만큼 상품성이 뛰어나다.  이전 XF는 잊어도 좋다. 재규어 판매를 주도했었다지만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형 XF로 인해 재규어 가문의 위상은 분명 더 굳건해질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차세대 XJ.  이번 시승을 계기로 재규어가 XJ에는 어떤 변화를 담아낼지,  그리고 그 이후어떤 노선을 선택할지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보디형식, 승차정원   4도어 세단, 5명길이×너비×높이      4954×1880×1457mm휠베이스                 2960mm트레드 앞/뒤           1605/1594mm무게                      1605/1594mm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인테그럴 링크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타이어                    245/40 R19 굳이어 이글 F1 어시메트릭 3엔진형식                 V6 수퍼차저밸브구성                 DOHC 24밸브배기량                    DOHC 24밸브최고출력                 380마력/6500rpm최대토크                 45.9kg·m/4500rpm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변속기 형식              8단 자동0→시속 100km 가속   5.3초최고시속                  250km(제한)연비                        9.3km/L(도심 7.9, 고속 11.8)에너지소비효율          4등급CO₂ 배출량             183g/km값                            9,920만원​​​*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테슬라 모델 S를 타고 일주일간 미국을 달리다 - 2부 2016-06-29
오토파일럿일단 고속에서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능이다. 내비게이션 데이터까지 결합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며 차선을 유지하며 계속 달리는 것이 주된 일이다. 이 정도라면 이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도 구현해 놓은 기술이긴 한데, 분명한 차별점은 있다. 바로 차선변경까지 한다는 점. 자동주행 상태에서는 깜빡이를 켜는 것만으로 알아서 차선변경까지 해낸다. 센서로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한 뒤 스르륵 차선을 가로지르는 차 안에 타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차선변경에는 3초가 채 걸리지 않으며 스티어링을 꺾고 복원하는 과정이 대단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다만 끊임없이 분기점을 타야 하는 미국의 고속도로에서는 완전히 방임 모드로 앉아 있을 수는 없으며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 신경 쓰면서 차선을 바꿔줘야 한다. 혹시라도 직접 조향을 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차는 잽싸게 통제권을 운전자에게 돌려준다. 자동주행 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은 불법이므로 전방주시 의무는 계속 지켜야 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스티어링에 두 손을 올린 채 텍스트와 페이스북에 열중하는 모델 S 운전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아울러서 산길에서는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곡률이 조금만 커져도 차는 비틀거리며 매우 불안정하게 달릴 뿐 아니라 블라인드 코너라도 만나면 진입 바로 전에 요란한 경고음을 내며 해제되어 버린다. 자동주차도 당연히 지원한다. 주행거리70kwh의 배터리를 얹은 70 모델의 경우 EPA 기준 386km를 달린다고 명시되어 있다. 완전충전 상태에서 시승차로 실제 달린 최대 거리는 312km로, 고속도로와 시내 주행의 비율은 대략 절반씩이었다. 충전소에 도착했을 때 잔여 주행가능 거리는 46km로 합산시 358km 가량 되는 셈. 2명이 50kg 가량의 짐을 실은 채 실내온도를 21도에 맞춘 뒤 히터와 에어컨을 모두 쓰며 연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달린 결과로는 나쁘지 않았다.일반충전가정용 전원을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트렁크에 실려 있기는 한데 실제로 쓸 일은 거의 없다. 미국의 120V 전원으로 1시간을 충전할 경우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고작 6km 남짓. 차라리 주변의 완속충전기를 찾는 편이 낫다. 대표적인 곳이 차지포인트(www.chargepoint.com)로 북미 지역에만 2만9,000개, LA 인근에만 4,000개의 상용 충전기를 깔아 놓아 충전기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충전단가는 조금씩 다르긴 한데 1kWh 기준으로 13센트(150원) 정도를 받는 곳이 대부분. 한 시간에 7kWh 정도를 충전하면 약 32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비용은 91센트(1,070원)가량 발생한다.수퍼차저 스테이션 테슬라 차량만을 위해 테슬라가 미국 각지에 마련한 전용 충전소다. 원래는 평생사용료로 2,000달러를 받는 옵션이었지만 현재는 차량 기본 가격에 포함되는 강제 옵션이 되었다. 급속 충전 표준안인 차데모나 DC콤보 대신 테슬라 전용 충전 포트를 사용하며 차량 연결시 승인 여부를 확인하므로 다른 회사 전기차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 120Kwh라는 어머어마한 충전량으로 충전하기 때문에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S도 한 시간 남짓이면 빈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다. 단,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서의 충전은 85%까지로만 제한하고 있다. 높은 전류로 과충전을 자주 할 경우 배터리의 수명 단축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장거리 여행을 위해 100% 충전을 원한다면 강제 100% 충전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는 있다.충전은 정말로 쉽고 간단하다. 충전 케이블을 뽑아서 차에 꽂으면 커넥터에 녹색불이 들어온다. 이걸로 끝이다. 심지어 플러그가 가까이 가기만 해도 차량의 충전포트 커버가 알아서 ‘달칵’ 열리기까지 한다. 기자가 찾은 충전소는 LA 인근 파운틴밸리와 컬버시티 두 곳으로, 모두 대형 쇼핑몰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길에서 모델 S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는 캘리포니아이지만 수퍼차저 스테이션 주변에서는 정말 많은 테슬라를 목격할 수 있었다. 대략 10여 대가 넘는 충전기를 마련해 놓았지만 평일 오후만 되어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항상 두 대 정도의 모델 S가 자리가 비기를 기다리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숫자로 들여다본 모델 S70/90 : 모델 S는 배터리 사이즈를 그레이드로 사용한다. 배터리 사이즈에 따라 60, 70, 85, 90으로 나뉘며, 이 숫자는 탑재 배터리의 용량을 kWh로 나타낸 것이다. 초기에는 40 모델도 기획되었으나 수요가 적여 양산되지 않았다. 현재 60과 85 모델은 단종되었으며 70이 엔트리 모델을, 90이 85의 자리를 대신한다. 조만간 100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모델명 뒤에 D가 붙는 것은 듀얼 모터 방식의 4륜구동 시스템을 뜻한다. 현재 판매하는 모델은 70, 70D 90D, P90D, P90D 루디크러스의 다섯 가지다.2WD/4WD : 모델 S는 한 개의 모터로 하나의 차축을 구동하고 양쪽 바퀴로의 동력 전달은 일반적인 디퍼렌셜 방식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는 후륜구동 방식이지만 앞바퀴 축에 별도의 모터를 장착하는 풀타임 4륜구동 모델도 있다. 4륜구동 모델은 이름에 듀얼 모터를 뜻하는 D를 붙여 구분한다. 앞뒤 구동계는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완전히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762마력 : 382마력의 70도 모자랄 바 없는 성능을 갖추었지만 이것을 뛰어넘는 고성능 모델도 준비되어 있다. 출력이 높은 모터를 장착한 고성능 모델은 앞에 P를 붙인다. 2016년 5월 기준으로 판매 중인 고성능 모델은 P90D 한 가지로 90Kwh의 배터리에 시스템출력 691마력/967Nm(98.6kg·m)의 모터를 조합한 것이다. 혹시라도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1만달러(약 1,200만원)를 더 내고 P90D 루디크러스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토크는 그대로이지만 최고출력은 무려 762마력까지 올라간다. 0→시속 100km 가속 3초, 출발 후 불과 25초 뒤에 제한속도인 시속 250km에 도달하는 성능은 수퍼 스포츠카 급이며, 세단 중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7,104개 : 모델 S는 18650이라 불리는 범용 규격의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격과 생산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이것을 444개씩 묶은 모듈 16개를 병렬로 연결한다(90D 기준). 계산대로라면 18650 배터리 7,104개를 차량 한 대에 사용하는 셈. 가장 무거운 부품이기 때문에 모듈 14개는 바닥에 깔려 있으며 2개만 앞 트렁크 뒤쪽에 수직으로 장착된다. 배터리 팩의 전체 무게는 최대 540kg에 이른다. 모든 배터리는 파나소닉과 합작으로 세운 네바다 주의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에서 만든다. LG화학도 배터리를 납품하긴 하지만 양산차에는 적용되지 않고 교체용 부품으로만 사용된다.8년 : 초기의 60kWh 모델은 8년 20만km를 보증했으나 현재의 85kWh 모델은 8년 동안 거리 무제한 보증이 따라온다. 5만km 주행시 배터리 성능이 5% 가량 저하되며 그 다음 5만km마다 추가 1%의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44,000달러 : 사고 등으로 배터리가 파손될 경우 현재의 교체비용이다. 최초의 소비자보증기간이 끝나는 2020년에는 배터리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시점에서의 교체비용은 1만달러(약 1,2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100,000대 : 2012년 발매 이래 2015년 말까지 출고된 모델 S의 총 수량.500,000톤 : 모든 모델 S의 주행거리를 토대로 판단할 때 지금까지 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2,000달러 : 모든 테슬라 차들이 공짜로 수퍼차저 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초기 60 모델에서는 2,000달러(약 240만원)에 판매하는 메이커 옵션이었으며, 나중에 가입할 때는 2,500달러를 받았다. 현재는 수퍼차저 스테이션이 필수 옵션으로 차량 가격에 포함된 상태. 미래에 발매될 ‘저렴한’ 모델3의 경우는 수퍼차저 스테이션 사용에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4G LTE : 테슬라에게 온라인 텔레매틱스는 절대적으로 빠질 수 없는 기능. LTE 기반의 데이터 모뎀을 기본 탑재하므로 통신사 한 곳이 진출국가의 파트너가 된다. 미국에서는 AT&T가 단독 파트너이며 한국에서는 KT가 낙점되었다. 내비게이션과 충전소 안내를 위한 지도 데이터는 구글을 기반으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구글맵 기반으로 길 안내가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 올레 내비라도 쓰려는 걸까?0.24 Cd : 모델 S의 공기저항계수(Cd). 양산 세단으로서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모델 S를 디자인한 프란츠 본 홀츠하우젠은 테슬라로 이적하기 전 마쓰다에서 근무했다. 어떤가? 마쓰다의 디자인이 느껴지는가? 2,239kg :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배터리를 잔뜩 얹은 테슬라는 무겁다. 듀얼 모터와 9kWh의 배터리를 탑재한 90D의 무게는 2,239kg에 달한다.624개 : 전세계에 설치된 수퍼차저 충전소 숫자. 충전소에 설치된 전용 급속 충전기는 3,708개가 보급되어 있다. 테슬라 모델3, 왜 그렇게 서두르는가?1,000달러(약 120만원)의 선금을 넣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델3의 예약 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예약 페이지가 오픈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주문수량은 40만 대를 넘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2년 뒤에 볼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힘든 차를 실물도 보지 않은 채 덜컥 예약금부터 넣어버리는 게 잘하는 짓인지는 일단 제쳐두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흥분한 고객이 아니라 서두르는 ‘회사’ 쪽이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테니까. 겉으로 티를 안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지언정 테슬라의 재무상태는 코너에 몰려 있다. 창업 이후 계속된 영업적자에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다보니 돈을 아무리 빌려도 모자랄 지경이다. 지금까지는 말을 아끼던 GM의 전 회장 밥 루츠까지 나서서 테슬라의 위태한 사업방식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사실 테슬라의 원래 계획은 이렇지가 않았다. 마진이 높은 전기 SUV인 모델 X가 제때 나와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기만 했다면 모든 게 순조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지연과 부품수급 문제로 무려 2년을 허비한 지금, 어떻게 해서든 돈을 융통할 방도를 찾아야 했다. 그러니 설익은 줄 알면서도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주행가능거리 215마일(약 346km), 오토파일럿, 수퍼차저 스테이션, 그리고 여기에 방점을 찍는 3만5,000달러(약 4,130만원). 예상대로 시장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40만 명에게서 받은 계약금 4억달러(약 4,730억원)는 큰 돈이긴 하지만 당장의 부채를 해결하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에 불과하다. 테슬라가 보고 있는 것은 그 너머다. 40만 명의 대기수요가 순순히 차를 사게 될 경우 테슬라가 확보할 매출은 140억달러(약 16조5,500억원)에 이른다. 이 어마어마한 대기수요를 들고서 테슬라는 오늘도 부지런히 은행을 뛰어다닐 것이다. 대출연장도 하고 가능하다면 융자도 더 받아야 할 테니까. 무엇보다도 테슬라는 스스로의 어마어마한 구매력을 메이저 부품사들에게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럭저럭 한해 5만 대 가량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된 테슬라이지만 이걸로 부품값을 후려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예전에는 10배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들 부품사들이 꿈쩍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사전계약 이벤트 한방으로 테슬라는 그 실적을 손에 넣었다. 이미 전세계의 부품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너나없이 덤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페어몬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단시간 내에 끌어올려야 하며, 프로토타입의 지적사항도 고쳐야 한다. 빈약하기 짝이 없는 리어 트렁크가 엄청난 공격을 받은 뒤 테슬라도 의식한 듯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한 최종 양산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는 6월 30일에 이루어질 예정. 설왕설래하던 한국 진출도 확정된 상태다. 모델3에 앞서 올해 11월 모델 S 발매를 목표로 통신 측 파트너사로 KT가 선정되었으며 딜러망 구축을 담당할 업체도 국내 대기업 한 곳으로 확정된 상태다.기자는 지난 4월 1일, 테슬라의 모델3 런칭을 유튜브 실황 중계로 지켜본 뒤, 고민 끝에 이 열병에 합류해 보기로 했다. 모델3 예약에 1,000달러를 걸어버린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년 말까지 묵혀 놓는 것은 아까운 일이지만 이건 절대 이 차가 탐이 나서도, 행여나 나중에 프리미엄 받고 팔아넘길 것을 기대해서도 아니다. 실구매자들에 전달될 모델3의 알짜배기 업데이트를 독자 여러분에게 충실히 전하기 위함이라면 믿어주실는지……·. 글, 사진변성용 객원기자 
테슬라 모델 S를 타고 일주일간 미국을 달리다 - 1부 2016-06-29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모델 S의 시승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차를 처음 겪는 사람들의 감탄만이 있을 뿐 이 차의 속살을 꼼꼼하게 들여다본 글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모델 S를 수배해 일주일 동안 서부 지역을 달려보았다. 이 차에 대해 얘기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겠지만 한정된 지면에 맞게 주요 특징들을 담아보았다. 모델3의 예약 돌풍이 전세계적으로 몰아치면서 테슬라라는 회사의 관심도가 다시 한번 수직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모델3를 타볼 수 있는 건 아무리 빨라도 2017년 말, 당장에 타볼 수 있는 차는 모델 S가 유일하다. 부품 수급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모델 X는 아직도 선금을 낸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 테슬라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은 발매 후 5년이나 지난 모델 S조차 베일에 싸인 존재나 다름없다. 공유되지 못한 상품에 대한 기대와 소문은 몸집을 불리다 못해 이제는 환상까지 만들어내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이 차를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내에서의 컨텐츠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해외 컨텐츠를 찾아보면 모델 S의 시승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차를 처음 겪는 사람들의 감탄만이 있을 뿐 이 차의 속살을 꼼꼼하게 들여다본 글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테슬라는 이미 많고 많은 전기차의 수준을 넘어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의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회사다. 이들이 정말로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도로를 많은 시간을 두고 달려보아야 한다. 고속도로와 와인딩, 비포장도로까지 달리다보면 자연스레 자동차로서의 완성도까지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주행의 필요성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사람을 태우고 히터와 에어컨을 돌리는 상태에서 이 차가 정말로 일반 전기차의 몇 배에 달하는 거리를 제대로 달려내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테슬라가 그렇게 자랑하는 급속 충전 네트워크 ‘수퍼차저’와 함께 미국의 충전 환경이 전기차를 충분히 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우선은 한국에서 차를 수배해보았다. 테슬라 아태지역 본부에 미디어용 시승차를 문의해보았지만 곤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예상했던 일이다. 결국 미국 현지의 모델 S를 직접 수배했고 그리 어렵지 않게 차를 찾을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테슬라 모델 S를 타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을 달렸다. 이 할 말 많은 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한정된 지면에 맞게 주요 특징 위주로 담아보려 한다.7만달러에 시작 우리가 받은 모델 S는 검은색 70모델이었다. 모델 S의 제품군에서는 가장 엔트리급에 위치하는 모델. 값이 7만달러(약 8,300만원)에서 시작하지만 연방정부의 보조금 7,500달러(약 9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차값을 바로 깎아주는 방식이 아니며 나중에 낼 세금에서 깎아주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화제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기본 가격에 2,500달러(약 300만원)를 추가해야만 하는데 다행히 시승차에는 장비되어 있었다.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방식과 다르게 테슬라는 철저하게 직영 매장과 직영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만 판매된다. 매장에는 브로슈어라는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고객의 견적은 즉시 이메일로 발송된다.리모트 키 키 리스 엔트리를 지원하므로 평소에는 리모트 키를 몸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 알아서 문이 열리고 잠긴다. 모델 S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이 키의 특징은 버튼이 전혀 없다는 것. 그러나 당황하지 말고 소프트키를 꾹 누르면 살짝 ‘딸깍’ 하는 느낌이 난다. 차의 지붕에 해당하는 부분을 두 번 클릭하면 문이 열리고 한 번만 클릭하면 다시 잠긴다. 오래 누르고 있으면 차의 모든 유리창이 내려간다. 앞과 뒤의 트렁크를 열고 싶으면 해당 부분을 누르고 있으면 된다.도어 핸들 평소에는 숨어 있다 키를 가진 사람이 근처로 다가가면 스르륵 튀어나온다. 가끔 도어 핸들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맨손으로 슬쩍 건드리면 된다. 문제는 이것의 감도다. 작은 터치에도 바로 반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여러 번 손잡이를 꾹꾹 눌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승차만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오다가다 만난 다른 모델 S 사용자들도 손잡이를 꾹꾹 누르며 투덜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트렁크뒤 트렁크는 물론이고 앞 트렁크도 있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구성. 테슬라는 이것을 프렁크(Frunk)라고 부른다. 뒷좌석 시트를 접을 경우 화물공간은 987L까지 확대된다.  센터 페시아당신이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쓴다면 17인치 모니터는 형편없이 작은 크기겠지만 이것이 자동차에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잘해봐야 10인치 남짓의 화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센터콘솔에 떡하니 자리잡은 17인치 모니터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실제로 보면 그 거대함에 기가 질릴 정도. 자동차를 제어하는 모든 기능이 터치스크린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센터페시아의 물리 버튼은 비상등 스위치와 글로브박스 오픈 버튼 달랑 두 개뿐이다. 버튼이 빼곡히 들어선 센터콘솔에 익숙한 사람들은 만들다 만 차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계기판 또한 당연히 LCD 패널이다.  유저 인터페이스 한마디로 모든 것의 집약체다. 미디어, 카메라, 지도, 전화 같은 전통적인 기능 외에도 인터넷 브라우징과 배터리 제어, 차량 설정 같은 모든 것을 간단하게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할 수 있다. 화면이 크기 때문에 상하를 분할해서 위아래의 기능을 따로 집어넣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iOS를 연상하게 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는 특별히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차의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다. 드래그 앤 드롭, 프레스 앤 홀드 같이 태블릿을 사용하는 방식 그대로 다루면 의도한 대로 움직이고 바뀐다. 차를 타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도량형을 마일에서 킬로미터로, 온도를 화씨에서 섭씨로 바꾼 것. 이것만으로 자동차 안의 모든 표시가 한꺼번에 익숙한 숫자로 표시되기 시작한다. 마치 스마트폰 설정을 내게 익숙한 것으로 바꾼 것처럼. 메르세데스 벤츠모델 S의 실내에서 ‘어디서 많이 보던 스위치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벤츠 매니아다. 도어패널에 떡하니 자리잡은 사진 속의 스위치는 이젠 구형이 된 W212 E클래스 스위치가 맞다. 테슬라는 일찌감치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휴관계를 맺은 뒤 벤츠의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신 벤츠가 지분 5.1%를 사주었다. 그 일환으로 스위치류는 모두 벤츠에서 사다 쓴다. 도어패널의 스위치는 물론이고 깜빡이레버, 크루즈 컨트롤 스틱이나 변속레버까지 물리 버튼은 모두 벤츠의 양산 파츠를 그대로 재활용한 것이다. E클래스의 것이 대부분이지만 컵홀더는 GLE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거주성호주의 시트전문회사 퓨처러스(Futuris)가 공급하는 시트는 착좌감이 좀 딱딱한 편. 이것만 빼면 실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엔트리 모델임에도 천장을 알칸타라로 모두 감싸 놓았고 대시보드는 가죽으로 감싼 뒤 박음질로 마무리했다. 굴곡 하나 없이 완전히 평평한 바닥까지 가세한 실내는 넓다 못해 좀 황량하다는 느낌마저 받을 정도. 엔진과 변속기, 트랜스 액슬이 전혀 없기 때문에 5m가 안 되는 차의 휠베이스를 3m까지 늘일 수 있었다. 다리를 쭉 펴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뒷좌석에서 유일한 흠은 낮은 루프 라인. 183cm의 키로는 목을 곧추 세우고 앉아 있기가 불편할 지경이었다.  달리기조용하고 쾌적한 것은 여느 전기차와 다를 바 없다. 회생제동시의 반응도 매우 자연스러워서 내연기관 차와 크게 다른 점을 느끼기 힘들 정도. 모터 소음은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다소 큰 편으로 회전한계로 다가가면 조금 거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성능은 넘쳐난다. 엔트리급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382마력에 45kg·m에 달하는 출력이 모자랄 리 없다. 0→시속 100km 가속은 5.8초면 해치우고 최고시속은 230km에 달한다. 회전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가속감은 숫자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다가온다. 승차감은 유럽 고급 세단에 가깝다. 단단한 편이지만 막상 큰 충격이 있을 경우 바운싱 없이 잘 걸러내며, 비포장도로의 잔 진동도 서스펜션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시승차는 상급 모델의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 있지 않은 일반적인 코일스프링과 오일댐퍼를 썼다. 놀라운 것은 코너링. 대부분의 전기차들의 운동성능은 동일 클래스에서도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이 차는 세단으로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가장 무거운 배터리가 모두 바닥에 깔려 있다 보니 무게중심이 극단적으로 낮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반적인 세단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무게중심의 높이는 고작 490mm.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중량물이 특정한 곳에 몰려 있지 않기 때문에 회전관성의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 것도 한몫한다. 횡가속은 0.9G까지 버텨낼 정도다. 때문에 주행 중 전복사고가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 배터리 모듈은 그 자체로서 하부 플로어 기능을 하기 때문에 차체 강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며 충돌시 운전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덕분에 딱 1년 전 포르쉐 911 GTS로 달렸던 LA 근교 국유림의 와인딩을 그때와 같은 페이스로 달릴 수 있었다.글, 사진변성용 객원기자
크기와 출력은 더 이상 잣대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2016-06-08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에 쿠페 라인이 추가되었다. 세단의 뒤 도어를 날려버리는 평범한 접근 대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아름다운 쿠페. 더 놀라운 것은 그 달리기의 방식이다. 엔트리급 C클래스 사상 최강의 스포티한 핸들링을 만났다. 요즘 메르세데스 벤츠는 C나 E, S와 상관없이 모두 비슷비슷하다. 앞모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그러하다. 비 오는 저녁 도심 정체길, 얼핏 C클래스가 아닐까 싶었던 옆 차가 실은 S클래스였음을 깨닫고 당황한 적도 있다. 클래스에 따라 분명한 디자인 차별을 두던 회사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 단지 패밀리룩 때문일 리가 없다. 작은 것이 싸고 커질수록 비싸진다던 상품 논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필요에 따라 크기를 결정하라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메시지로 들린다. 뭘 골라도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이 오만한 자신감 앞에서 딱히 덤벼들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세계의 맹주가 새로 내놓은 C클래스 쿠페 앞에서 이런 생각은 확신에 가까워진다. 세단과는 분명히 다른 길  C200 쿠페는 구조적으로 C클래스 세단과 완벽하게 동일한 차다. 엔진은 C200의 2.0L 터보 엔진을 그대로 쓰며, 변속기는 각 단의 기어비는 물론 최종감속비까지 똑같다. 심지어 길이와 너비, 휠베이스는 1mm도 다르지 않다. 쿠페이기 때문에 높이만 25mm 낮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단과는 단 한 장의 보디패널도 공유하지 않는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기존 부품을 차용하는 방식 대신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 결과물은 확실히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C클래스 세단에서는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일상의 자취를 깨끗이 걷어낸 자리에는 S클래스 쿠페에서나 기대할 법한 글래머러스함으로 가득 채웠다. 기다란 보닛, 흐르듯이 떨어지는 루프 라인, 세단과는 전혀 다른 최신 메르세데스 쿠페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뒷모습에 AMG의 익스테리어 패키지까지 더한 이 차의 모습은 여유 넘치는 고급 쿠페의 모습 그 자체다.  실내로 들어서도 이 고급감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는다. C클래스 세단과 파츠를 공유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소재는 분명한 차이를 두는 것으로 훌륭하게 차별화했다. AMG 인테리어 패키지로 들어간 베이지색 가죽과 알루미늄 가니시, 블랙 애시우드 트림의 품질감은 상급 모델인 E나 S클래스에 비해 조금도 꿀리지 않는다. C클래스 세단에서는 상급 스포츠모델에나 들어갈 AMG 전용 D컷 스티어링 휠이나 스포츠 페달, 전용 계기판까지 달려 있어 럭셔리와 스포츠를 훌륭하게 버무려 놓았다. S클래스 쿠페를 사려 했지만 그 거대한 덩치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품질감이다. 구분 안 가는 디자인에 스며든 자신감까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다. 발군의 달리기 실력 이 차에 올라간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와 7단 AT. 신형차라 9단 변속기가 들어갈 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다. 184마력에 30.6kg·m의 토크는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차들 사이에서 충분한 출력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등급 구분을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세팅으로 타사의 최신 2.0L 터보 수준의 출력은 C250이라는 상급 모델에 따로 마련해 놓았다(아쉽게도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강성 확보를 위해 세단보다 85kg 정도 무거워졌기 때문에 무게는 1,590kg에 달한다. 정지가속을 시작하면 얼마간은 1.6톤에 달하는 무게를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크 밴드 안에서의 출력은 숫자에 걸맞은 힘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중속 이상에서의 가속감은 200마력 중반대의 엔진이라 해도 믿을 정도. 토크감이 좋고 변속기로 인한 딜레이가 거의 없어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힘이 모자라다는 생각은 빠르게 사그라진다. 엔트리급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차의 성격을 바꿔주는 다이내믹 셀렉트를 달아 놓아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C450이나 C63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각 모드별 차이는 또렷하게 전달된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편안하고 조용한 달리기는 의심할 바 없는 안락한 벤츠이지만, 최고 레벨인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제법 성격이 바뀐다. 스티어링은 무거워지고 하체는 바짝 죄여지며 보디 롤을 빨아들인다. C450이나 C63만큼은 아니지만 변속 때마다 바라락~ 배기음을 토해내는 것까지 구현해 놓았다. 이 상태로 와인딩을 달리기 시작한 차의 움직임은 C200 세단과는 도저히 비교불가 수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정도일 것이라곤 상상하지 않았다. 분명히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한 차임에도 불구하고 C200 세단과는 거동 특성이 완전히 다르다. C200은 일상 영역에서는 뛰어난 차이지만 무른 하체가 와인딩을 덤벼들기에는 부담스러운 차다. C450과 C63 세단의 경우는 좋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고출력에 따른 피곤함도 감내해야 하는 차들이었다. 과한 출력에 날뛰는 차를 달래가면서 코너를 돌아가는 과정이 매번 즐거울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차의 184마력은 ‘통제 범위 내의 출력’을 다루면서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이 출력에는 조금 과한 게 아닌가 싶던 19인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는 달리면서 그 명성만큼의 성능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타이어와 하체의 한계가 높은 탓에 어지간히 몰아붙여도 전자제어 시스템이 개입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작은 조작에도 스티어링은 또렷하게 반응하고, 뒷바퀴는 흐트러짐 없이 앞바퀴를 따라 깨끗한 궤적을 그리며 달린다. 디스크가 벌겋게 달아오를 지경까지 달렸지만 브레이크는 페이드를 일으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두 체급 위의 스포츠 모델과 함께 달려 보았지만 직선에서만 뒤처질 뿐 코너링 스피드만큼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핸들링과 흐트러짐 없는 거동에서 이 차의 달리기에 어마어마한 신뢰감을 느끼게 된다. 엔트리급 벤츠에서 이런 찰진 코너링을 느끼는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아름다움과 성능을 겸비한 쿠페 찰진 코너링. 이건 솔직히 경쟁사의 대명사로 통해오던 이미지다. 반대편에 선 메르세데스 벤츠는 오랫동안 중도를 벗어나지 않는 브랜드로 이미지를 쌓아온 회사였고 이건 핸들링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 메르세데스 벤츠가 수년 전부터 Agility(민첩성)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경쟁사에 필적하는 ‘즐거운 코너링’을 차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금씩 바뀌어온 변화의 현 단계는 C200 쿠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쿠페는 그저 예쁘기만 한 차가 아니며 그 스타일에 걸맞은 달리기 실력도 지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차는 세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일상적인 아름다움에, 상급차를 넘보는 품질감, 그리고 뛰어난 달리기 성능까지 갖추었다. 출력? 더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모자라지도 않는다. 출력은 차를 판단하는 수많은 기준 중 하나라는 것을 C200 쿠페는 자신의 달리기로 증명하고 있다.  글변성용 객원기자사진임근재 
특별한 고성능 모델들: MERCEDES-AMG C63 .. 2016-06-21
메르세데스 AMG C63 S 에디션1과 BMW M4 컨버터블. 여기 고성능을 그저 부수적인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 두 대의 차가 있다. 이들에게 담겨 있는 가치가 필요 이상이든 아니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둘 다 아주 특별하다는 사실은 틀림없으니까. 용납할 수 있는 잉여들잉여 스펙. 요즘 들어 많이 쓰이는 말이다. 사회 곳곳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몸값을 높이기 위해 실력을 키우지만, 이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당장은 쓸모없더라도 능력을 키워 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과, 불필요한 시간낭비라는 비난이 대립의 각을 세운다. 양쪽 다 일리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는 힘들다. 그저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할 뿐이다. 자동차 시장은 잉여 스펙이 난무하는 곳이다. 이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차만으로도 충분하다. 크게 잡아 2.0L 중형 세단만 돼도 자동차 생활을 영위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그렇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 이상의 차들이 차고 넘친다. 강한 차를 타고 싶은 욕구, 남들보다 좋은 차를 탄다는 과시, 평범한 것은 거부하는 희소성 추구 등 이런저런 이유들이 잉여 스펙의 양산을 부추긴다.고성능 차는 잉여 스펙의 대표주자다. 일상에서 그렇게 강력한 힘을 제대로 누리며 탈 수 있는 경우는 1년 365일 중 며칠에 불과하다. 또한 성능을 100% 끌어낼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운전자는 극히 드물다. 제대로 즐기려면 서킷 같은 곳에 가야 한다. 이래저래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불편한 차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성능 차에 열광한다. 역동적인 감성에서 비롯된 흥분과 희열이 일반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고성능은 그저 거들 뿐여기 잉여에 잉여를 더한 두 차가 있다. 고성능 오픈톱 모델 BMW M4 컨버터블과 고성능 세단 메르세데스 AMG C63 S 에디션1이다. 컨버터블은 일상용 차와는 거리가 멀다. 혼자 또는 둘이서 탄다면야 크게 문제 될 일 없지만 가족용 차로 쓴다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1년 중에 루프를 열고 타는 날이 과연 며칠이나 될까? 톱 오픈 기능은 근사하지만 몇 번 작동하지 않을 잉여 스펙이다. 컨버터블은 탑승인원도 적고 트렁크공간도 있으나 마나 해 활용도가 아주 낮은 잉여 자동차다. M4 컨버터블은 여기에 M이라는 고성능 배지까지 달았으니 잉여에 잉여가 아닐 수 없다. C63은 C 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이다. 게다가 시승차는 ‘S’가 하나 더 붙고 그것도 모자라 ‘에디션1’까지 더한 ‘특별+특별판’이다. 넘치는 힘은 둘째 치고 화려함에 눈이 멀 지경이다. ‘일반’ C 클래스의 고급스러움과는 차원이 다르다.뚜껑 열리는 것만으로도 잉여 기질이 강한데 성능까지 막강한 M4 컨버터블. 고성능만으로는 부족해서 화려함으로 최고를 추구하는 C63 S 에디션1. 과연 이런 잉여에 잉여가 필요할까? 두 대의 차를 타는 내내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고민 없이 받아들이면 깔끔하게 끝나지만 자동차란 물건이 어디 그런가? 큰 돈 들여 선택하면 떠나보내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기능도 있었으면 싶고, 저 기능도 갖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굳이 두 가지 특성이 필요할까?’라고 반문하게 된다. M4 컨버터블은 0→시속 100km 가속을 4.4초 만에 끊는다. 루프를 열고 가속하다가 머리카락이 다 뽑혀나갈지도 모를 가속력이다. 다행히 최고시속은 250km로 제한해 놓았다. 컨버터블은 지붕을 열면 속도감이 두세 배 커진다. 그런데 오픈 에어링의 감성을 즐기기에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컨버터블은 ‘낭만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유유자적 여유롭게 달리며 오픈 에어링의 참맛을 느끼는 차다. M4의 딱딱한 서스펜션과 격렬한 배기음(컴포트 모드는 그나마 좀 낫지만 일반 모델에 비하면 그다지 편하지도 않다)은 낭만을 방해하는 요소다. 게다가 시승차는 M퍼포먼스 배기 시스템 사양이라 더더욱 심했다. 국내 판매 모델 기준으로는 428i만 되어도 컨버터블의 낭만을 즐기기엔 충분하다.하지만 ‘낭만+격렬함’이라는 상반된 요소만으로 이 차를 평가하는 건 너무 편협한 시각이다. ‘역동성 배가’ 측면에서 본다면 이만한 차도 없다. 지붕을 열어젖힌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강하게 느껴진다. 트릭을 써서 배기음을 더 크게 조절하듯, 루프를 여는 행위를 통해 일반적인 움직임이 한층 더 격렬한 몸짓으로 바뀐다. 물론 이건 착시효과다. 컨버터블은 쿠페에 비해 무겁고 무르기 때문에 역동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지붕을 열면 쿠페보다 더 격한 역동성을 체감할 수 있다. M4를 뛰어넘는 ‘MMM4’ 정도의 성능 체감지수 상승효과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M4 컨버터블은 꽤 쓸 만한 잉여다. C63 S 에디션1은 초고성능 세단이다. 일반 C63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463마력, 66.3kg·m인 데 반해 C63 S는 510마력, 71.4kg·m다. 0→시속 100km 가속은 4초 만에 해치운다. 다른 것 다 제쳐놓고 가속 성능만으로도 100% 만족을 주는 차다. 순수 스포츠카는 비움을 미덕으로 삼는다. 오로지 달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히 생략한다. 그런데 C63은 비움의 미덕은커녕 꽉꽉 눌러 담고 화려함으로 치장했다. 온갖 기능이 다 들어 있고 소재와 분위기는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C클래스 중에서는 물론 동급 경쟁자 중에서도 최고다.이 차를 보고 있으면 고성능차에 고급성을 더한 건지, 고급차에 고성능을 추가한 건지 헛갈린다. 그 말이 그 말이지만 분명 차이는 있다. 고성능차에 고급성을 더했다면 잉여에 잉여다. 잘 달리기만 하면 되는 차를 굳이 고급스럽게 치장해서 차 값만 더 비싸졌다. 예전 AMG는 스포티한 실내 분위기로 차별화를 꾀했다. 하지만 지금의 AMG는 고급차에 고성능을 추가한 모델이라고 봐야 한다. 최고급차는 성능까지 최고를 지향한다. C200을 더 고급스럽게 꾸민다고 해서 최고급차로 보지는 않는다.  M4 컨버터블과 C63 S 에디션1은 고성능을 컨버터블로 만들었다거나 고성능을 고급스럽게 치장한 차가 아니다. 컨버터블에 고성능을 더해 체감 역동성을 극대화한 모델이고, 최고급 D세그먼트 세단이 되기 위해 이에 걸맞은 고성능을 녹여 넣은 모델이다. 고성능을 차의 주요 특성이 아닌, 부수적인 용도로 쓴 것이다. 두 가지 특성이 합해져 잉여 중의 잉여라는 인상을 풍기지만 이런 성격이라면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 잉여다.자극적인 고성능과 미래지향적인 고성능 미안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용납할 수 있든 없든 M4 컨버터블과 C63 S 에디션1이 잉여들이라니. 이들은 고성능 모델이라는 자신의 성격에 지극히 충실했을 뿐이다. 어차피 고성능 모델은 스포츠카를 동경하는 동시에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을 위한 물건. 스포츠카만큼 즐거우면서 더 쾌적해야 한다. 게다가 이 둘은 몸값도 비싸다. 분명 성능 이외의 가치에도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물론 이들이 조금 지나친 차들이라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이제 대중차 브랜드의 사륜구동 해치백도 0→시속 100km 가속을 5초 언저리에 끊는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넘어오면 4초대의 해치백도 적지 않다. 아울러 경쟁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렉서스, 캐딜락, 재규어, 인피니티 등이 이 시장을 보며 군침을 흘리는 중이다. 최근에는 숨죽이고 있던 알파로메오도 이 대열에 끼어들었다. 별 수 없다. 제 아무리 대표주자들이라고 해도 변화를 꾀할 수밖에. M4 컨버터블과 C63 S 에디션1은 이런 변화의 정점에 있는 차들이다. M4 컨버터블은 경쟁자 중 가장 자극적이고, C63 S 에디션1은 가장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이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상반된 가치를 하나에 담아내는 것.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서로 다른 방향, 강점 강화와 새 기준 제시BMW는 고성능 D세그먼트 컨버터블의 선두주자다. 1982년의 첫 M3(E30)부터 오픈톱 버전을 선보였다. 운전의 즐거움을 핵심 가치로 삼는 BMW에게 ‘오픈 에어링+고성능’은 아주 매력적인 조합이었을 것이다. M3의 컨버터블 버전은 E36, E46, E93 등 그 명맥을 쉬지 않고 이어왔다. M4 컨버터블은 이전 세대처럼 접이식 하드톱을 사용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하드톱 컨버터블은 톱 오픈 여부에 따라 운전감각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앞뒤 무게배분을 목숨처럼 여기는 BMW, 그것도 M 디비전이 왜 이를 선택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쿠페와 컨버터블 사이를 완벽하게 넘나들 수 있어서다. 무게(소재)를 다루는 실력이 늘고 차체 강성 확보에 대한 자신이 생겼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M4 컨버터블은 한마디로 더 완벽해졌다. 알루미늄 패널, 카본 프로펠러 샤프트 등으로 무게를 덜어내고(-60kg) 댐핑 변화 폭을 늘려 톱 오픈 여부가 운전 감각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였다. 루프를 열었을 때 무게가 조금 뒤로 쏠리긴 하지만 불안한 기색은 전혀 느낄 수 없다. 그저 조금 여유가 생기는 정도. M3/M4를 위해 설계된 직렬 6기통 3.0 트윈 터보 엔진의 과격한 힘을 마음껏 꺼내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강점 강화에 집중한 BMW와는 달리 메르세데스 벤츠는 고성능 D세그먼트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우려 하고 있다. BMW가 M3로 오랫동안 지배해온 바로 그 시장에서 말이다. 벤츠는 C63 S 에디션1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D세그먼트는 원래 이렇게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C63 S 에디션1은 눈부시게 화려하다. 그간의 D세그먼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 급 위에서도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백미는 실내 분위기. 버킷시트, D컷 스티어링 휠, 카본 패널 등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촉촉한 가죽과 격자 패턴 스티치, 알루미늄 패널 등으로 이 차가 그저 그런 고성능 모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IWC 시계와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의 역할도 같은 맥락이다. 편의 및 안전장비는 S클래스 수준이다. 인텔리전트 라이트, 360도 카메라, 차선유지 어시스트 등은 물론 앞차를 따라 스스로 달리는(부분적인 자동 운전을 경험할 수 있는) 디스트로닉 플러스와 스티어링 어시스트도 갖춘다. 독립공조장치까지 마련된 편안한 뒷좌석과 넉넉한 트렁크, 그리고 뛰어난 정숙성도 이 차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M4 컨버터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오픈 에어링과 M 특유의 짜릿한 운전 재미다. 머리 위를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칼 같은 스티어링 반응과 경쾌한 가속 감각을 즐기다보면 그 어떤 고성능 모델이나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다. 트랙 랩타임이야 M4 쿠페만 못하겠지만, 즐거움만큼은 M4 컨버터블이 훨씬 크다. 아쉬운 게 있다면 사운드 정도. 예전 직렬 6기통 자연흡기처럼 섹시하지도, V8만큼 터프하지도 않다. BMW 코리아가 M4 컨버터블에 M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을 추가하기로 결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C63 S 에디션1 역시 마찬가지다. 절대적인 성능은 곧 데뷔할 C63 S 쿠페에 못 미칠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도로에서는 이 이상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특히 폭력적인 가속 감각은 중독성이 아주 짙다. 사운드는 황홀한 수준. 고성능 V8 사운드의 표본이라 할 만큼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나 피가 끓어오를 때쯤 한 번씩 찬물을 확 끼얹는 보수적인 자세제어장치는 다소 불만이다.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조금 더 느슨해도 좋겠다. BMW는 M4 컨버터블을 통해 자신들의 핵심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있다. 센터콘솔에 자리잡은 핸드 브레이크와 MDM(M 다이내믹 모드)으로 어느 정도의 외도를 허락하는 자세제어장치가 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부자들의 안전을 위해 안정적인 세팅을 고집하는 경쟁자들과는 달리, M4 컨버터블은 언제든 화끈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즉, 낭만만 추구하는 오픈톱 모델이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 M4 컨버터블은 온전히 4명이 탈 수 있는 ‘오픈카’ 중 가장 짜릿한 차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게 바로 M4 컨버터블의 존재 당위성이다. 만약 C63 S 에디션1의 운동 성능이 이전 C63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면 우리는 쉴 새 없이 불만을 늘어놨을 것이다. 우리가 입 다물고 이 차의 다른 부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 운동 성능과 관계된 모든 부분이 눈부시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각 요소간의 팽팽한 균형이 인상적이다. 엔진이 전체를 주도하던 이전 C63과는 확연히 다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제시한 새 기준의 방향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설득력이 높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 시간 가량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를 정신없이 달린 후 바로 올라탄 고속도로에서 디스트로닉 플러스의 도움으로 운전대에서 양손을 모두 떼었을 때, ‘미래의 고성능 모델이 바로 이런 걸까?’라는 엉뚱한 상상까지 했으니 말이다. 글류민 기자, 현성현사진최진호 
존재의 소중한 가치 : BMW 650i 컨버터블 2016-06-22
존재의 소중한 가치 : BMW 650i 컨버터블​650i 컨버터블은 강력한 달리기 성능과 지붕을 열고 달릴 때의 낭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차다. 컨버터블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이때,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크다.​ 컨버터블의 계절이 돌아왔다. 춥지도 않고 햇살이 뜨거워지기 바로 직전인 4~6월이 컨버터블 타기에 딱 좋은 시기다. 업체들은 컨버터블을 사계절 내내 탈 수 있는 차라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지붕을 덮으면 일반 차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계절용 차라고 해도 기분 내기에 좋은 시기는 엄연히 존재한다. BMW 650i를 타고 시승을 하는 날 때맞춰 비가 내렸다. 컨버터블을 타면서 지붕을 열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대신 사계절용 차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확인했다. 지붕을 닫은 650i의 실내는 꽤 조용하다. 소프트톱이라 밀폐성이 떨어지리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늑하다. 비가 좀 거세게 내렸는데 빗방울이 소프트톱에 떨어지는 소리가 독특하다. 마치 드럼 채로 북 두드리는 소리 같다. 철판 지붕과는 다른 낭만과 감성이 넘치는 소리다. 지붕을 닫고 조금만 달리다보면 이 차가 컨버터블인지 쿠페인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지붕을 닫으면 여느 차와 다를 바 없다. 단점은 공간이다. 650i는 컨버터블 중에서 큰 편에 속한다. 길이는 4.9m이고 4인승이다. 4명이 함께 타고 다니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지만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다. 키 180cm인 성인이 앞좌석을 불편하지 않게 최대한 당겨 앉은 상태에서도 뒷좌석 무릎공간이 빠듯하다. 반면 지붕을 닫았을 때의 머리공간은 여유롭다. 쿠페든 컨버터블이든 동일한 크기 세단만큼 뒷좌석을 확보한 차는 드물다. 편하게 앉으려면 대형급은 되어야 한다. 650i 컨버터블도 그 정도 크기는 아니다. 아이들을 앉히기 적합한 공간이다. 그러나 뒷좌석으로 드나들기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손잡이를 잡아당겨 등받이를 젖힌 후 전동 스위치를 눌러 앞으로 당기면 된다. 트렁크는 300L가 넘어 컨버터블치고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컨버터블을 가족차나 퍼스트카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공간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혼자서 타는 퍼스널카의 대표 모델이 컨버터블이다. 혼자 또는 둘이 탄다면 여유와 넉넉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다이내믹과 낭만의 공존 몸매는 잘 빠졌다. 넓고 낮은 자세에 앞을 뾰족하게 다듬어서 매끈하고 날렵하다. 보닛이 상당히 길어 보이는데 클래식 스포츠카의 비율을 보는 듯하다. 20인치 거대한 휠을 끼운 덕분에 자세도 당당하다. 지붕을 닫은 모습 또한 매력적이다. 검정색 소프트톱이 클래식한 멋을 풍긴다. 하드톱과 달리 수납의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지붕 라인이 자연스럽다. 지붕을 접었을 때 톱의 수납부위는 마치 배트맨의 뿔처럼 보인다. 디자이너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요소다. 누군가는 6시리즈 컨버터블이 BMW 모델 중에서 가장 멋있다고 말한다. 대부분 공감하는 말이다. 실내는 6시리즈의 특색이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BMW 상위 모델답게 분위기는 고급스럽지만 그냥 늘 보는 BMW 실내 그대로다. 지붕을 닫았을 때 느낌이 조금 다를 뿐이다. 지붕을 열면 그제서야 컨버터블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 개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톱은 열 때는 19초, 닫을 때는 24초가 걸린다. 시속 40km 이하라면 달리는 중에도 작동한다. 컨버터블은 지붕을 덜어냈기 때문에 쿠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성이 떨어진다. 보강작업을 거치는 만큼 무게도 늘어난다. 650i 컨버터블의 무게는 1,930kg으로 1,795kg인 쿠페보다 135kg 무겁다. 무게는 더 나가지만 이로 인해 움직임이나 가속이 손해볼 것 같지는 않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은 느끼겠지만 보통 운전자라면 그 차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0→시속 100km 가속은 쿠페와 컨버터블이 4.6초로 같다. 650i에 50이라는 숫자가 암시하듯 엔진은 강력하다. V8 4.4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의 출력은 449마력이다. 최대토크는 66.3kg·m로 2,000rpm부터 솟구쳐 나온다. 변속기는 자동 8단. 시동을 걸 때 ‘그르릉~’ 터져나오는 엔진 소리가 은근히 과격하다. 편하게 달리면 V8의 여유로운 힘이 부드럽게 차체를 이끈다. 449마력의 힘을 지닌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순하고 나긋나긋하게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컨버터블은 그랜드 투어러 성격이 딱 들어맞는 차다. 650i 컨버터블은 넉넉한 힘으로 편안하고 여유롭게 장거리를 달리기에 알맞다.  650i의 성능은 지붕을 열어젖히고 낭만을 즐기는 자동차라고 하기에는 차고 넘친다. 지붕을 닫았을 때 스포츠 쿠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동성을 한껏 키워놓았다. 주행모드는 연료를 절약하는 에코 프로, 편안한 주행을 추구하는 컴포트+와 컴포트, 역동성을 강화한 스포트와 스포트+ 다섯 가지다. 컴포트와 컴포트+는 지붕을 열고 달릴 때 알맞은 모드로, 하체가 부드러워지고 운전이 편해진다. 스포트와 스포트+ 모드에 돌입하면 온순하던 성격이 거칠게 변한다. 가속 페달의 반응이 빨라지며 스티어링은 긴장도가 높아지고 예리해진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을 활성화해서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더 크게 남겨 놓는다. 좀 더 적극적으로 차체를 제어하려면 DSC를 오프로 전환하면 된다. 모드마다 퍼포먼스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 힘이 강하기 때문에 달리는 쾌감은 어느 모드에서나 평균 이상이다. 초반부터 막강하게 밀어붙이는 통에 급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앞머리가 들리며 돌진해나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속도가 빨라서 전체적인 반응성을 한층 높인다. 더블 클러치 변속기 못지않게 만족스럽다. 안정감도 우수하다. 차체는 스티어링 움직임에 정확하게 반응하고 주행안정장치는 흐트러짐을 허용하지 않는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뒷바퀴굴림의 특성을 슬쩍 슬쩍 드러낸다. 격하게 다루면 뒤를 살랑살랑 흔들며 흥분하게 만든다. 느슨하게 풀어주다가 한계다 싶을 때 확 낚아채 제자리로 돌아온다.쿠페보다 더 진한 느낌의 역동성 비가 잦아진 틈을 타서 지붕을 내렸다. 비 내린 숲 속의 상쾌한 기운이 차 안으로 순식간에 파고든다. 느긋하게 달리면 느긋한 대로 낭만과 여유가 넘친다.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속도감이 아주 크다. 컴포트나 컴포트+ 모드에 놓고 달려도 스포트 모드인 것 같은 역동성이 느껴진다. 빠르게 달려도 바람은 덜 들이친다. 은근히 쾌적하다. 보다 아늑하게 달리려면 창문을 모두 올리면 된다. 바람 소리는 좀 크지만 컨터버블이라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엔진이나 배기음은 좀 더 자극적이다. 지붕을 닫았을 때에는 성능에 비해 사운드가 점잖았는데 지붕을 여니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려퍼진다. 시끄러울 정도로 격하지 않은 딱 듣기 좋은 소리다. 퍼포먼스에 아주 민감하지 않다면 굳이 쿠페가 아니어도 스포츠 드라이빙의 쾌감을 경험하기 충분하다. 지붕을 열면 컨버터블의 장점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으니 두 대 역할을 동시에 잘 해낸다. 컨버터블은 대표적인 특수 차종이다. 타는 인원의 한계나 작은 짐공간 때문에 섣불리 선택할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수요층이 좀 있었는데 요즘에는 실용적인 차로 몰리는 추세 때문인지 컨버터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 업체들도 컨버터블 출시에 소극적이다. 컨버터블의 입지가 점점 작아지는 이때, 650i 컨버터블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큰 차다. 글현성현사진임근재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대주, 쉐보레 말리부 2016-06-23
변화. 한국GM이 신형 말리부를 소개하며 강조한 단어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차라는 의미에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형 말리부는 시장을 뒤흔들 만큼 뛰어난 상품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말리부가 세대교체를 거쳤다. 지난해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신형의 국내 판매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말리부는 1964년 데뷔한 쉐보레의 대표 중형 세단. 국내에서는 두 번째 모델이지만, 미국에서는 무려 9세대에 해당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름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유명 휴양지에서 따왔다.GM 본사와 한국GM이 이번 말리부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이전 모델이 평균 이하의 성적을 내는 바람에 변경 시기를 크게 앞당겼기 때문이다. 한국GM이 신형 말리부를 소개하며 ‘변화, 말리부로부터’라는 의미심장한 슬로건을 내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참고로 이전 세대교체는 2012년이었다. 슬로건의 의미는 문장 그대로다. 말리부가 변화의 시작이라는 뜻. 신형 말리부에는 쉐보레의 새 디자인과 플랫폼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등장할 쉐보레의 신차에도 이러한 변화가 스밀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크루즈, 아베오 등이 이런 흐름을 받아들였다.또한 이는 국내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GM은 말리부를 새 유행의 선도자(New trend setter)라고 표현한다. 현대와 기아가 장악하고 있는 중형 세단 시장을 흔들겠다는 의미다. 이런 자신감의 중심에는 말리부의 신형 파워트레인이 있다. 쉐보레는 아베오, 트랙스, 크루즈 등으로 터보 엔진 보급에 앞장서온 브랜드. 1.5L 터보와 2.0L 터보를 주력으로 하는 신형 말리부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즉, 현대 쏘나타 터보, 기아 K5 터보 등 터보를 고성능 이미지로 활용해 고가 정책을 펼쳐왔던 경쟁자들과는 다른 전략을 펼치겠다는 이야기다. 사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배기량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이 트렌드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중형 세단 시장이 특히 심하다. 적어도 2.0L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한국GM은 이런 고정관념을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하는 신형 파워트레인으로 깰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빈틈없는 디자인과 스마트한 플랫폼하지만 중형 세단 시장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괜찮은 파워트레인’ 하나만으로 쉽사리 장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편타당성이 중요하다. 디자인, 공간 크기, 장비 구성, 운전 감각 등 전체적인 균형을 잘 잡아야한다. 특히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소비자는 입맛이 까다롭다. 아무리 힘 좋고 연비가 좋아도 작고 못생기면 외면해버린다. 한국GM이 이렇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건 말리부의 상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일단 차체 크기부터가 압도적이다. 길이(4,925mm)는 동급에서 가장 길다. 쏘나타는 물론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보다도 5mm 길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쏘나타보다 30mm 길고 그랜저보다 10mm 짧은 2,835mm다. 너비(1855mm)도 그랜저와 엇비슷한 수준. 이 정도라면 쏘나타가 아닌 그랜저와 경쟁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몸집은 커졌지만, 차체는 이전보다 더 가볍고 단단해졌다. 무턱대고 비싼 소재를 쏟아부어 얻은 결과가 아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조가 취약한 부분을 찾아내고, 여기에 적절한 소재를 투입해 강성을 높이는 동시에 금속 낭비와 무게 증가를 막았다. B필러 하단에 압축 경화 강판을, C필러 아래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섀시 무게를 45kg, 공차중량도 최대 130kg 줄였다. 1.5 터보 모델의 무게는 1,400kg으로 경쟁자 중 가장 가볍다. 덩치야 그렇다 치자. 풍족함은 원래 ‘미국차’의 특징이니까. 그런데 무게까지 가장 가볍다니, 태생을 생각하면 조금 의아하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로, 몸집만 큰 북미형 세단과는 거리가 멀다. 크기를 생각하면 구석구석 빈틈이 있을 법한데, 짜임새가 굉장히 뛰어나다. 인상도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납작하게 누른 헤드램프와 듀얼포트 그릴 덕분에 한결 날렵하다. 뾰족한 눈매와 굴곡진 보닛 등 얼핏 카마로와 비슷한 분위기도 난다. 이런 느낌은 뒷모습으로도 이어진다. 트렁크 리드 중간을 바짝 접어올리고 범퍼 아래쪽을 검게 처리해 긴장감을 살렸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다르겠지만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는 건 확실하다. 특히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실제로는 꽤 균형잡힌 모습이다. 오밀조밀하게 면을 비튼 범퍼의 완성도도 짐작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옆모습이다. 근사한 캐릭터 라인과 루프 라인 덕분에 세련미가 넘친다. 특히 앞 펜더에서 뒤쪽 휠 아치로 이어지는 선이 우아하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루프와 트렁크 리드를 향해 힘차게 떨어지는 C필러는 아우디 A7과 같은 스포트백 느낌을 낸다. 독일제 프리미엄 5도어 쿠페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분위기. 루프와 리어 글라스의 틈새를 파고든 보조 브레이크 램프, 크롬 띠를 얇게 두른 도어 핸들 등 북미형답지 않은 세심한 터치도 구석구석에서 찾을 수 있다.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도 한층 더 넉넉해졌다. 특히 뒷좌석공간은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리공간을 33mm 늘리고 센터터널을 낮춰서 얻은 결과다. 쿠페와 같은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머리위공간도 여유롭다. 트렁크도 골프 투어백과 보스턴백을 4개씩이나 삼킬 정도로 광활하다. 여차하면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긴 짐도 넣을 수 있다. 불만이 있다면 등받이 각도가 조금 곧추서 있다는 것과 리어시트 열선의 부재 정도. 앞쪽 풍경은 좌우대칭 대시보드가 주도한다. 센터페시아 위쪽으로 머리를 삐쭉 내민 디스플레이 모니터와 양쪽 끝으로 뻗어나간 알루미늄 패널, 그리고 가운데를 마감한 가죽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하다. 대시보드 앞 패널과 도어 핸들 아래에는 간접 조명도 심었다. 편의장비도 충실한 편이다. 특히 스마트키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은 대기 고객들에게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가 될 듯. 2.1A USB 포트를 4개나 마련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세부적인 마무리가 조금 투박한 편이긴 하지만, 나머지 구성이 워낙 좋아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마이링크 역시 대대적인 개선을 거쳤다. 터치감, 반응속도, 화면 해상도 등 흠잡을 곳이 없다. 기능도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길 정보까지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졌고,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한다. 다만 오디오 등 다른 기능을 조작하면 지도가 사라진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면서 애플 아이폰은 사용할 수 없는 qi 방식 무선 충전 슬롯을 준비해 두었다는 것도 조금 생뚱맞긴 하다.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대중화신형 말리부에는 현재 1.5L 터보와 2.0L 터보 엔진만 준비된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2.0L 자연흡기 엔진을 완전 배제했다는 점에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보급에 대한 쉐보레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언뜻 배수의 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신형 말리부의 엔진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복합연비 17.1km/L로 인증을 마친 1.8L 하이브리드 유닛도 곧 선보일 예정이며 이전 말리부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던 2.0L 디젤 유닛의 도입도 점쳐진다. 참고로 사전계약 비율은 1.5L 터보가 약 70%, 2.0L 터보가 약 30%다. 1.5L 터보 엔진에는 GM의 최신기술이 녹아 있다. 최고 950도의 온도를 견디는 알루미늄 주조 배기하우징과 콤팩트한 신형 직분사 유닛 등이 좋은 예다. 특징은 뛰어난 정숙성과 높은 효율. 상황에 따라 역위상 음파를 쏘는 ANC(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와 공조장치 작동상황에 관계없이 공회전 방지장치를 적극 활용하는 에코 모드 등으로 소음과 엔진 저항을 줄인다. GM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의 동급 엔진인 EA211보다 6dB 더 조용하고 연비는 국내 동급 경쟁자 중 가장 좋다.참고로 말리부 1.5 터보의 복합연비는 12.5~13.0km/L이며 K5 1.6 터보의 복합연비는 12.2~12.8km/L다(신연비 기준). 현대 쏘나타 1.6 터보는 아직 구연비 기준이라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으나 신연비로 전환될 때의 평균 낙폭을 따져보면 말리부는 물론 K5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세금도 말리부 1.5 터보의 장점이다. 소형차(1,490cc)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급 라이벌 중 가장 저렴하다. 2.0L 터보는 한식구인 캐딜락에서 가져온 엔진이다. 최고출력 253마력을 5,300rpm에서, 최대토크 36.0kg·m를 2,000~5,000rpm에서 낸다. 캐딜락(272마력)보다 출력이 조금 낮은 건 휘발유 품질에 따른 출력 편차를 줄이기 위한 세팅 때문으로 추측된다.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ATS와 CTS의 2.0L 터보 엔진은 고급 휘발유에 최적화되어 있다.변속기는 북미와 국내 사양이 다르다. 북미에서는 아이신제 8단 자동을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전처럼 보령 공장의 6단 자동을 얹는다. 국내 도로 환경에는 이 조합이 효율 면에서 더 유리하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개선을 거쳤다는 게 한국GM 측의 설명이다. 한국GM은 이전 변속기를 1세대, 신형 변속기를 3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3세대 변속기는 뷰익 리갈에도 사용된다. 시승차는 말리부 2.0 터보 모델. 엔진은 굉장히 정숙하다. 회전수를 올렸을 때도 소음과 진동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다. 배기 사운드는 물론 터보차저 특유의 사운드도 거의 들을 수 없다. ‘고성능’이 아닌 ‘다운사이징’ 엔진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가속 감각은 굉장히 사납다. 253마력이라는 수치가 고스란히 피부에 와 닿는다. 출력 특성은 영락없는 터보 엔진. 회전수가 무르익으면 힘을 와장창 쏟아낸다. 그러나 출력 상승 곡선에 모난 부분이 없어 운전이 까다롭지 않다. 오히려 아주 통쾌하다. 8단 변속기에 대한 미련은 남는다. 회전수를 띄워야 비로소 제 힘을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속 페달 조작에 따른 반응이 빠릿빠릿하기에 크게 아쉽진 않다. 수동 모드에서는 회전이 제한되는 7,000rpm에서도 운전자의 명령을 기다리고, 다운 시프트 때는 회전수를 보상하기도 한다. 한국GM의 주장대로 이전 6단 변속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드라이브 모드는 따로 없다. 변속기에만 스포츠 모드(L)가 있다. 이 급의 차들이 지닌 드라이브 모드가 대개 기분만 부추기는 용도이기에 별 불만은 없다. 변속기 노브 위에 붙인 수동 변속 버튼 역시 마찬가지. 사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이 차의 원래 성격과 용도를 생각하면 트집 잡을 거리는 아니다. 스티어링은 보쉬 R-EPS다. 하드웨어도 좋지만 세팅도 이에 못지않게 훌륭하다. 자잘한 피드백은 거르고 큰 움직임은 명확하게 전달한다. 서스펜션의 성격 역시 마찬가지다. 수축 과정은 부드럽고 이완 과정은 단호하다.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운전 감각이 탄탄하기에 조금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안정적인 감각은 초보 운전자에게 더 중요하다.가벼운 차체는 온몸으로 느껴진다. 움직임이 아주 경쾌하다. 불필요한 거동이 없기에 고속 안정성도 상당히 뛰어나다. 가장 인상적인 건 꽁무니의 움직임이다. 휠베이스가 긴 편인데도 앞머리를 놓치지 않고 충실하게 따라붙는다. 자세제어 장치는 코너에서 안쪽 바퀴 회전수를 제한해 언더스티어를 확실하게 줄여준다. 다양한 안전장비 또한 말리부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카메라, 장/단거리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이용하는 9개의 능동적 안전장비를 옵션 또는 기본으로 준비된다.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긴급제동 시스템, 보행자감지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것보단 조금 거칠긴 하지만,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을 갖춘 덕분에 앞차와의 거리 및 차선 유지를 차에게 맡길 수도 있다.중형차 시장 4파전의 신호탄 사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은 예전의 활기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을 주도하던 쏘나타와 K5가 안이한 변화를 거듭하는 사이 준대형 세단과 SUV, 그리고 여러 수입차들이 소비자를 조금씩 빼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르노삼성 SM6가 ‘상품성 개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이 시장에 불을 지핀 것이다.신형 말리부는 이 불길을 키울 ‘휘발유’이자 국내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대주다. 가장 크고 가벼운 차체, 짜임새 높은 디자인,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하는 파워트레인,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 등의 눈부신 진화를 거쳤기 때문이다. 신형 말리부의 높은 상품성은 실수요자가 더 빠삭하게 꿰뚫고 있다. 사전계약 개시 8일 만에 무려 1만 대나 계약됐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글류민 기자사진최진호 
대체 불가능한 매력의 시티카, 스마트 포투 & 포포 2016-06-24
지난 봄, 신형 포투에 이어 신형 포포가 한국 땅을 밟았다. 스마트 코리아가 이제야 새 라인업을 제대로 구축하게 된 셈이다. 이번 포투와 포포는 서로 디자인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때문에 한 차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컨셉트만큼은 확연히 다르다. 이름처럼 포투(ForTwo)는 2도어/2인승 숏 버전, 포포(ForFour)는 4도어/4인승 롱 버전이다. 스마트는 단순한 패션카가 아니다. 예쁘기는 하지만 정통 마이크로카 또는 시티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이디어는 시계회사 스와치의 모기업인 SMH 그룹에서 나왔다. 하지만 시계회사가 자동차를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 SMH는 제작 방법을 모색하다 결국 메르세데스 벤츠와 손을 잡았다.두 회사는 1994년 MCC라는 합작 회사를 만들었다. 지분은 SMH 49%,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 51%로 나눴다. 스마트(SMART)라는 이름은 스와치의 ‘S’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M’에 ‘아트(ART)’를 붙여서 완성했다. 그러나 SMH는 스마트가 첫 모델을 출시하던 해에 MCC에서 손을 뗐다. 막대한 추가 비용 발생과 벤츠와의 의견 충돌 등이 원인이었다. 다임러는 MCC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했다. 그렇게 스마트는 벤츠의 식구로 거듭났다. 하지만 스마트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벤츠의 높은 기준에 맞춘 까닭에 값이 비쌌기 때문이다. 스마트가 흑자 기업으로 돌아선 건 유가상승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소형차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2007년 즈음이다.별개의 모델에서 형제 모델로스마트의 대표 모델은 포투다.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고 가장 판매량이 많기 때문이다. 포투는 1998년 시티 쿠페로 데뷔했다. 시티 쿠페는 2인승 초소형차. 판매는 적었지만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에는 충실했다. 특히 주차난이 심한 유럽의 대도시에서 주목을 받았다. 길이(2,500mm)가 중형 세단 절반 수준이었기에 주차 칸 하나에 두 대를 세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2007년에 나온 2세대는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영역 확장에 나섰다. 마침 소형차 붐이 일어 판매도 늘었다. 데뷔 초기 스마트는 유럽 8개국에서만 팔렸으나 현재는 전세계 4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포포는 2004년 등장했다. 시티 쿠페가 포투(ForTwo)로 개명한 것도 포포가 데뷔하면서부터다. 포포(ForFour, 4명을 위한)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4인승을 지향했다. 포투와는 형태도 달랐다. 포포는 미쓰비시의 콜트를 밑바탕 삼은, 길이 3,752mm의 5도어 해치백이었다. 엔진과 레이아웃 역시 딴판이었다. 포투는 0.6~1.0L 엔진을 차체 뒤쪽에, 포포는 1.1~1.5L 엔진을 차체 앞쪽에 얹었다. 이처럼 포투와 포포는 서로 연관성을 찾기 힘든 별개 모델이었다. 하지만 신형은 디자인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엔진 역시 두 모델 모두 차체 뒤쪽에 얹는다. 때문에 이젠 한 차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포투는 2인승의 숏 버전, 포포는 4인승의 롱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번 시승에 나온 신형 스마트들은 포투는 3세대, 포포는 2세대에 해당된다.참고로 신형 포투/포포의 플랫폼은 스마트와 르노가 함께 개발했다. 르노의 신형 트윙고가 포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공동 개발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 실현. 2007년 단종됐던 포포가 부활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 덕분이었다. 다임러 그룹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최근 여러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피니티 Q50, Q30 등에서 벤츠의 부품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상용밴 벤츠 시탄과 르노 캉구의 실루엣이 비슷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신형 포투와 포포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다. 오버행을 더 빠듯하게 줄여 1박스에서 1.5박스로 거듭났다. 기존의 장난감 같은 이미지는 상당 부분 옅어졌지만 훨씬 더 안정적이다. 앞뒤 트레드를 100mm씩 넓힌 것도 이런 느낌에 한몫하고 있다. 또한 LED 주간주행등, 육각 무늬 그릴 등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하지만 크기에서 비롯된 고유의 깜찍한 분위기는 그대로다. 포투는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하다. 포투의 길이는 2,720mm. 현대 아반떼의 휠베이스와 비슷한 크기다. 물론 포포의 길이는 3,530mm로 포투보다 무려 810mm나 더 길다. 그러나 이 역시 국내 경차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실내는 눈부시게 화려하다. 디자인, 소재, 조립품질 등 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기차 우등석 수준의 품질이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항공기 일등석 수준이다. 포투와 포포가 플랫폼을 통일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두 모델의 빼어난 실내는 ‘잘 만들어 나눠쓰자’는 전략의 결과물인 셈이다. 특히 송풍구를 대시보드 위에 얹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또는 오디오)을 앞으로 잡아 빼 입체감을 살린 것이 매력적이다.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하다. 단, 두 명만 탔을 때의 이야기다. 포포의 뒷좌석은 비상용에 가깝다. 그래도 도어 네 개 모두가 90도에 가깝게 열려 드나들기는 수월하다. 시티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포투와 포포는 아주 목적의식이 뚜렷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짐공간 크기는 포투(260L)가 포포(185L)보다 크다. 물론 포포는 뒤 시트를 모두 접으면 730L까지 늘어난다. 두 차 모두 2인분의 짐을 싣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 바닥에는 엔진이 숨어 있다. 바닥 패널을 떼어내면 얼굴을 드러낸다. 참고로 앞 후드 안쪽에는 냉각수 보조 탱크, 워셔 탱크, 브레이크 오일 주입구, 배터리 등이 있다. 그런데 도어를 잠가도 후드를 열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1.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딱 배기량만큼의 힘을 낸다. 최고출력 71마력에, 최대토크는 9.3kg·m다. 하지만 가속감각은 수치를 웃돈다.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힘을 빠짐없이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 재미는 포투가 앞선다. 차체가 가벼워 더 경쾌한데다 스티어링 감각도 더 빠릿빠릿하다. 특히 도심에서 즐겁다. 짧은 휠베이스와 오버행을 무기 삼아 복잡한 골목길도 사정없이 헤집는다. 스티어링 휠을 일정 수준 이상 돌리면 바퀴를 안쪽으로 더 비틀기 때문에 두 개의 차로 안에서 유턴을 할 수도 있다. 조향을 담당하는 앞바퀴가 구동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에 가능한 일. 스마트는 신형 포투를 공개하며 연석 기준 6.95m, 벽 기준 7.3m의 짧은 회전반경을 자랑스레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포투의 재미는 딱 시속 100km까지다. 그 이상에 이르면 조종안정성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반면 포포는 상대적으로 긴 휠베이스 덕분에 안정적이다. 정숙성은 두 차 모두 굉장히 뛰어나다. 소음과 진동, 승차감 모두 만족스럽다. 국산 경차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 웬만한 고급 소형차보다도 더 안락하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완성도포투와 포포는 신형으로 거듭나며 컨셉트를 바꿨다. 작은 차체와 RR 구조(뒤 엔진 뒷바퀴굴림)의 한계를 인정하고 화려한 실내와 고급스러운 승차감, 그리고 뛰어난 도심 기동성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고급 시티카라는 장르에서만큼은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경차 기준의 너비(1,600mm)를 초과해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건 별로 중요치 않다. 당신이 제대로 된 시티카의 매력에 빠졌다면 스마트를 대체할 수 있는 차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이들은 국내 경차보다 약 50% 이상 좋은 연비를 뽐낸다. 글류민 기자사진최진호 
THE GENERALIST, 폭스바겐 파사트 2016-06-27
폭스바겐은 평범한 것들을 뭉쳐 비범한 것을 완성했다. 신뢰를 잃은 브랜드가 만들어낸 믿음직한 자동차. 파사트는 특출한 것이 없으면서도 두루 만족스러운 완성도로 자신의 가치를 납득시킨다. 철저한 기본기로 폭스바겐이 어떤 브랜드였는지 호소한다. 단 한 대의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가장에게 파사트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철옹성이 함락되었다. 대학동기 모임에서 여자 친구 하나가 청첩장을 건넸다. 예비신부는 대학시절부터 대시하는 남자마다 거절해 철벽녀로 악명 높았던 친구. 신중한 그녀가 어떻게 예비신랑을 남편감으로 낙점했는지 궁금했다.“허세가 없어. 성실하고 진실하고 믿음직해. 대단한 매력 때문은 아니야. 오히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단점이 없어서 평생 함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집에 돌아오는 내내 그녀의 말을 곱씹었던 건 운전 중인 자동차가 주는 인상이 그녀가 한 말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단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두루 준수해 신뢰감을 주는 차, 꾸밈없이 담백해 믿음직한 차. 기자는 2016년형 폭스바겐 파사트를 타고 있었다.태평양을 건너온 독일차 2016년형 파사트는 미국 테네시 주에서 생산되는 북미형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북미형 파사트를 들여오는 건 같은 값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한 선택. 북미형 파사트는 유럽형에 비해 길이가 101mm, 휠베이스가 12mm 길다. 부분변경 이후 국내에는 1.8 TSI 단일 엔진으로 판매되며, 디젤 모델은 당분간 들어오지 않는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폭스바겐 미국 공장이 디젤 엔진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변화의 폭은 크지 않으나 효과는 만점이다. 보닛에 캐릭터 라인을 더하고 주간주행등을 품은 LED 헤드램프를 달았을 뿐인데 인상이 한결 힘차고 또렷해졌다.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에 멸치육수 한 스푼으로 감칠맛을 더한 격이다. 트렁크에 추가한 크롬 스트립은 LED 테일램프와 조화로운 뒤태를 완성한다. 사이드뷰는 온 가족을 품겠다는 듯 듬직하며, 채터누가 알로이 휠은 가벼운 발걸음을 암시하는 듯 산뜻하다. 인테리어에서는 폭스바겐 특유의 단정함이 묻어난다. 스티어링 휠을 신형으로 바꾸고 우드트림에 금속 테를 더해 젊은 감각을 입힌 것을 제외하면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 계기판과 공조계, 센터페시아가 주는 통일감이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직선을 테마로 한 간결함 덕분에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새롭게 적용된 프레임리스 리어뷰 미러는 전방시야 속에 후방시야를 한 조각 떼어붙인 듯 산뜻한 감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유로운 실내는 북미형 파사트의 큰 장점. 앞뒤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은 물론 어깨공간도 넉넉하다. 적재공간은 529L, 4개의 골프백과 4개의 보스턴백을 실을 수 있는 크기다. 뒤 범퍼 아래 발을 뻗어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트렁크 이지 오픈 기능과 6:4 분할 폴딩 및 스키스루를 지원하는 2열 시트 덕에 적재편의성이 우수하다. 깔끔한 대시보드 너머 슬쩍 보이는 펜더(Fender) 엠블럼은 단정한 신사의 가슴 속에 숨겨진 록 스피릿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다. 일렉트릭 기타 메이커로 널리 알려져 있는 펜더는 그 이름에 걸맞은 선명한 사운드로 기대에 부응한다. 10채널 디지털 앰프와 9개의 스피커를 통해 즐길 수 있는 펜더 오디오 시스템은 폭스바겐, 펜더, 파나소닉이 함께 개발했다. 이밖에 지니 내비게이션, DMB,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크루즈 컨트롤, 레인센서와 파크파일럿, 지능형 충돌반응 시스템(ICRS)과 다중충돌방지 브레이크(MCB)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기본형(시승차)보다 480만원 더 비싼 R라인을 선택하면 R라인 로고가 부착된 프론트 그릴, 블랙 색상의 액센트가 더해진 R라인 프론트 범퍼, R라인 사이드 스커트와 19인치 살바도르 알로이 휠,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디퓨저와 크롬 배기파이프가 추가된다. 또한 패들시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어시스트, 프론트 어시스트 및 시티 이머전시 브레이크 등의 화려한 편의 및 안전장비도 손에 넣을 수 있다.보편성을 뭉쳐 만든 특별함 2014년 이후 기존의 5기통 2.5L 가솔린 엔진을 대체하고 있는 최고출력 170마력의 4기통 1.8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3세대 EA888)은 배기량은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은 높인 다운사이징의 좋은 예. 배기량만 낮을 뿐 7세대 골프 GTI(북미형)의 엔진과 같은 유닛이다. 1,500rpm에서 끌어낸 25.4kg·m의 최대토크를 4,750rpm까지 꾸준히 밀고 가도록 세팅되어 있다. 터보랙이 거의 없고 큰 힘을 오랫동안 고르게 낸다. 가속감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출력이 일정하게 오르는 점잖은 감각이지만 답답하진 않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볍게 튀어오른 속도계 바늘이 100km/h 눈금을 돌아 150km/h을 지나도록 말끔한 원을 그린다. 변속속도가 빠르고 직결감이 뛰어난 6단 자동변속기(팁트로닉)의 실력도 한몫했다.주행감은 지루할 만큼 심심하지도, 피곤할 만큼 자극적이지도 않다. 조향감각, 제동력, 승차감 모든 면에서 탄탄한 기본기가 빛난다. 스티어링에 따른 거동은 무척 정확하고 단호하며, 급격한 가감속이나 선회에도 쉽사리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하체는 탄탄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무르지 않다. 안락한 승차감을 원하는 사람이나 스포티한 주행감을 중시하는 사람 모두 문제 삼지 않을 만한 교묘한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파사트는 스페셜리스트와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매사에 두루 능통한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 때문에 만족감은 파사트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균형에서 온다. 잠깐의 경험만으로는 파사트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곁에 두고 오래 타다보면 일상 속에서 그 진가가 드러날 것이다. ‘스타일까지 생각하는 까다로운 아빠의 선택.’ 폭스바겐 코리아는 새로운 파사트를 이렇게 설명한다. 실제 타보니 과연 단 한 대의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가장에게 파사트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파사트는 폭스바겐으로서도 최선의 선택이다. 모험을 할 여력이 없는 지금의 폭스바겐에게 있어 글로벌 누적판매 1,500만 대에 빛나는 파사트와 워즈오토(Ward's Auto) 세계 10대 엔진(2015년)으로 선정된 가솔린 터보 엔진은 두드려보지 않고도 건널 만한 돌다리인 셈이다. ‘Das Auto’(자동차)라는 의미심장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폭스바겐의 패기는 디젤게이트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파사트는 여전히 패밀리카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또한 준수한 기본기로 폭스바겐이 어떤 브랜드였는지 증명하고 있다. 누가 타도 만족할 만한 차로서 완성도 높은 보편성을 구현한 파사트는 되레 매우 특별하게 느껴졌다. “허세가 없어. 성실하고 진실하고 믿음직해. 대단한 매력 때문은 아니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단점이 없어서 평생 함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파사트를 타는 내내 여자 동기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단정한 몸가짐, 세련된 승차감, 믿음직한 주행안정성에 만족하면서도 핸들 위에 새겨진 엠블럼을 보면 왠지 모르게 쓴웃음이 지어졌다. 부디 그녀의 남편감에게는 조작된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달려 있지 않기를 기원한다.글김성래 기자사진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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