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마지막 퍼즐 조각 V8, 메르세데스 벤츠 GLS 500.. 2017-08-16
​MERCEDS-BENZ GLS 500 4MATIC마지막 퍼즐 조각 V8​​​​마지막 퍼즐 조각은 V8이었다. GLS에 V8을 끼워넣자, 육중한 몸집은 가뿐해졌고 널찍한 실내엔 고요함이 찾아왔다. 빈틈없이 짜인 하체도 제 짝을 만났다. 이제 GLS란 이름이 당당하다. 사막의 S클래스라 불리기에 손색없다. ‘고속도로의 제왕 벤츠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2.6톤의 자동차를 시속 250km로 질주한다는 건 미친 짓이다. 머리로는 이미 알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때 동승자가 입을 열었다. “우와, 안정적이네!”사실 GLS는 시속 250km로 질주할 때도 흐트러짐 없었다. 단지 이 차의 무거움을 알기 때문에 두려웠을 뿐 엉덩이는 안심했다. 그러니 이 덩치를 250km까지 내몰았을 터. GLS는 V8 엔진의 모든 힘을 포용했다. 고성능 엔진을 넣었더니 이미 고성능이던 섀시와 맞물려 균형이 딱 맞아떨어졌다.​ ​​ 벤츠 SUV의 정점 사진으론 이 차의 위용을 담을 수 없다. 사진 속 18인치처럼 보이는 휠은 사실 큼직한 21인치다. 길이만 5,145mm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가 상대적으로 휠을 작아 보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 큰 덩치를 검은색 페인트로 칠해 미국 경호원이 탈 것 같은 묵직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거대한 검은색 GLS는 주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 듀얼머플러를 통해 V8 엔진의 풍요로운 배기음이 울려퍼진다GLS 500의 21인치 휠. GLS 350d와 크기는 같지만 더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둔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AMG 스타일 덕분이다. 거대한 그릴과 속 시원하게 뚫린 범퍼는 강력한 엔진을 암시하고, 21인치 AMG 휠과 펜더는 탄탄한 하체를 대변한다. 차체 아래 번쩍이는 크롬을 덧붙여 시각적 무게를 덜어낸 것도 특징. 마지막으로 트렁크 한쪽에 붙은 GLS 500 엠블럼이 고성능 V8 엔진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종지부를 찍는다.실내를 보기 위해 두터운 문짝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열었다. 뒤따라 나오는 건 안도의 한숨. 사실 이전에 탔던 GLS 350d의 실내는 SUV의 S클래스라 불리기엔 부족했다. 2012년 공개된 GL클래스의 그림자가 역력했기 때문. 하지만 GLS 500은 벤츠 최고급 사양 디지뇨 익스클루시브를 받아들여 예전 그림자를 화사하게 걷어냈다. 특히 마름모꼴 재봉선의 퀼팅 패턴은 이 차가 벤츠 SUV의 정점임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휘감은 고급 나파 가죽과 부드러운 스웨이드 천장도 S클래스 못지않게 화려하다.​​ 디지뇨 익스클루시브 실내가 적용돼 화려하다​​ 6개의 주행모드를 갖춘 다이내믹 셀렉트 7명의 성인이 앉아도 넉넉할 만큼 넓다​​하지만 제아무리 S클래스라도 GLS의 광활한 공간은 부러울 거다. 시트를 다 펴면 7명의 성인이 넉넉히 앉을 수 있고, 모두 접으면 2,300L의 널찍한 짐칸이 펼쳐진다. 최고 수준의 고급스러움을 만끽하면서 5명이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셈. 캠핑을 하든 탐험을 떠나든 모든 짐은 넉넉한 짐칸이 해결해줄 터다.​포효하지 않는 V8 최고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내는 V8 4.7L 트윈터보 엔진. AMG의 거친 배기음이 들려올 것 같은 성능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부드럽다. 시동을 걸면 우아하게 출발 준비를 마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여유롭게 미끄러진다. 이 차에 AMG 엠블럼이 붙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느리다는 소리가 아니다. 나비처럼 날다가도 언제든 벌처럼 쏠 수 있다. 아니 벌보단 육중한 호랑이가 더 어울리겠다. ​​​GLS를 완성한 V8 4.7리터 바이터보 엔진​여유로운 움직임은 강자의 여유다. 1,800rpm부터 71.4kg·m의 최대토크가 흘러나오니 2.6톤의 거대한 덩치가 나비처럼 가뿐하다. 9단 자동변속기도 높은 토크를 파악하고 미리미리 높은 기어를 바꿔 문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회전수는 겨우 1,250rpm. 이렇게 낮은 rpm에서도 8기통 특유의 풍부한 음색이 귀와 발을 즐겁게 한다.풍요로운 산책은 가속페달을 건드리는 순간 끝이 났다. 재빨리 낮은 기어를 바꿔 문 V8 엔진이 모든 힘을 쏟아내면 뒤통수가 시트에 파묻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3초. 거대한 덩치 덕분에 스포츠카의 날렵한 기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돌진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거칠 것 없는 도로 위 파괴자가 된 느낌. 3,000rpm 너머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8기통 사운드까지 더해지면 가솔린과 함께 스트레스까지 화끈하게 녹아버린다.​​   ​180, 220, 240, 그리고 250km. 455마력의 무자비한 출력은 이 차를 금세 최고속도로 올려놨다. 그런데 최고속도에서 인상적인 건 넘치는 힘보다 든든한 골격과 서스펜션이었다. 웬만한 사람 키보다도 큰 1,895mm 높이의 건장한 SUV가 시속 250km에서 안정적이라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거워진 운전대와 팽팽하게 조여진 에어 서스펜션은 2.6톤의 쇳덩이를 앞만 보고 달리게 만든다. 특히 도로의 너울을 넘는 솜씨가 일품이다. 서스펜션이 묵직하게 눌렸다가 차분하게 펴지며 자세를 다잡는다. 3m가 넘는 길쭉한 휠베이스와 관성, 든든한 댐퍼가 어우러진 하모니다.이제 GLS의 선회 성능을 엿볼 차례.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고갯길로 접어들었다. 완만한 코너 구간에선 여전히 안정적이다. 서스펜션은 약간의 쏠림을 허용하며 살짝 눌린 후 팽팽하게 굳는다. 부드러운 승차감에서 탄탄한 고성능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셈. 295mm 너비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도 든든하게 관성을 버텨낸다.  하지만 보다 급격한 코너에서는 끈끈한 타이어와 서스펜션도 2.6톤의 무게에 굴복한다. 조금만 속도를 높여도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코너 바깥쪽으로 밀려났다. 미끄러질 때의 기본 성향은 언더스티어. 하지만 주행안정장치(DSC)가 재빠르게 개입하기 때문에 금방 자세를 추스른다. 덩치와 무게를 고려해 DSC가 다소 예민하게 조율됐다. DSC는 오프 버튼을 눌러도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미끄러짐을 허용하다가 과하다 싶으면 금세 가속 페달을 먹통으로 만들어 안전을 도모한다. V8의 힘은 충분했지만, 기자의 실력으론 드리프트 흉내내기도 어려웠다.​키 큰 쇼퍼드리븐이토록 빠르지만, GLS는 스포츠 SUV가 아니다. 그저 여유로운 주행을 위해 커다란 엔진을 넣었을 뿐. 격한 주행에서도 시종일관 조용하던 V8 엔진이 그 증거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면 빠릿했던 서스펜션은 한층 느긋해지고 변속기는 높은 단수를 바꿔 물어 크루징을 준비한다. 덕분에 부드럽게 운전할 때는 시선만 좀 높을 뿐 최고급 세단처럼 여유롭다. 특히 3,075mm의 길쭉한 휠베이스가 GLS를 항상 품위 있게 만든다. 여기에 V8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더해져 그랜드 투어러로 쓰기에도 손색없다.​    느긋한 주행에 몸의 긴장도 함께 풀고 싶다면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을 켜면 된다. 설정한 속도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정하고 차선을 이탈하기 전 운전대도 알아서 돌려준다. 덕분에 왼발과 두 팔의 힘이 스르륵 빠진다. 여기에 커맨드 컨트롤러를 돌려 안마기능까지 켜면 쇼퍼드리븐 뒷좌석이 따로 없다. 편안함에 눈꺼풀마저 무거워지려던 찰나, 별안간 경고음이 잠을 쫓는다. 계기판에 운전대를 잡으라는 메시지가 뜨며,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이 아직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보조장치라는 걸 일깨운다.뒷좌석 승차감은 동승자를 통해 간접 체험했다. 퇴근 후 GLS를 집에 가져갔더니 아버지께서 군침을 흘리신다. 사 드리지는 못할망정 태워드리는 게 문젤까. 지친 몸을 이끌고 아버지와 함께 다시 야간 주행에 나섰다. 소프트 클로징으로 뒷문을 닫아드리자 출발 전부터 이미 흡족해하신다. 차 가격, 성능, 승차감 등을 이야기하며 자유로를 달렸다. “드르렁~~.” 달린 지 15분이 채 되기 전 뒷좌석에서 들려온 소리다. 결국 또 한 시간 가량을 혼자 외롭게 달려야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꿈속에서 시승한 아버지의 동승 소감은 대략 “운동장처럼 넓다, 세단처럼 편안하다. 그리고 너무 편해서 한 번도 안 깼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시속 250km의 대가        연료게이지만 보면 이 차의 연비가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략 서울에서 광주까지 거리인 350km를 주행하고도 1/4이나 남았으니 아직도 100km는 더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이걸로 연비가 좋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GLS의 연료탱크는 무려 100리터에 달한다. 352km를 주행하면서 대략 75리터를 꿀꺽한 셈.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리터당 4.2km. 2.6톤의 4륜구동 차를 시속 250km로 내던진 대가는 가혹했다. 정속주행만 했다면 이보다는 연비가 훨씬 높게 나왔을 테니 말이다. 참고로 GLS 500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6.7km다.​GLS는 V8 엔진을 통해 완성됐다. 부드러운 회전질감으로 고급스러움을 챙겼고, 넉넉한 힘으로 육중한 무게를 극복했으며, 풍요로운 소리로 벤츠 SUV 정점의 위용도 지켰다. V8의 과격한 힘도 고성능 섀시와 균형을 이뤘다. 이제야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았다. 오래된 스타일만 바꾸면 이제 더할 나위 없겠다.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재혁​
오랜만에 보는 국산 파티션 리무진 - 2017 노블클라.. 2017-08-10
2017 NOBLEKLASSE EQ900L오랜만에 보는 국산 파티션 리무진국산 플랫폼을 바탕으로 재기 넘치는 커스텀 모델을 속속 선보여온 KC노블이 미니밴과 버스에 이어 선택한 세 번째 플랫폼은 파티션 리무진.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노블클라쎄 EQ900L이 정식 시판에 들어갔다. 앞좌석과 완벽하게 차단된 뒷좌석은 절묘한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고품질이 돋보인다. ​ ​ 외환위기의 기운이 엄습하던 1997년 가을, 현대의 다이너스티와 기아 엔터프라이즈 기반의 리무진이 한꺼번에 출현했다. 이들은 현대도 기아도 아닌 국내 카로체리아가 들고 나온 작품이었다. B필러를 늘이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차체를 절단한 뒤 C필러를 250mm씩 직접 늘이는 대공사 끝에 만들어낸 차였다. 뒷좌석을 위한 파티션은 물론 테이블, 카폰과 소형냉장고, TV와 비디오를 내장한 호화로운 국산 리무진은 여러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진기록을 남겼다. 하필이면 때를 잘못 만났던 이 차들은 <자동차생활> 1998년 3월호에서 자세한 디테일과 함께 다뤄지기도 했다(www.carlife.net에서 ‘프로토 에쿠스 리무진’을 검색하면 당시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3년 뒤인 2000년, 신형 에쿠스를 기반으로 한 호화 리무진이 다시 출현한다. B필러를 늘인 현대의 시판 리무진을 가져다가 C필러를 300mm 연장한 차는 압도적인 공간감을 자랑했다. 특별한 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주문제작방식으로 리무진을 제공했던 이 회사의 이름은 프로토 모터스, 지금도 카니발과 솔라티 베이스의 호화로운 커스텀 차량을 만드는 한국 유일의 카로체리아 ‘KC노블’의 전신이다. 엄밀히 따지면 노블클라쎄 EQ900L은 그들의 네 번째 리무진 모델인 셈이다. ​​파티션이 추가된 EQ900L노블클라쎄의 새로운 리무진은 제네시스 EQ900의 스트레치드 리무진 EQ900L을 베이스로 한다. 시중에서 마주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데다가 현대차가 따로 미디어 시승용 차량을 제공한 적도 없으니 EQ900L이 기사로 다뤄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리무진 개조회사가 직접 휠베이스를 늘여야 했던 과거에 비해 EQ900L은 시판차량의 차체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일반 EQ900보다 B필러를 250mm, 뒷문을 40mm 늘여 총 290mm가 길어졌다. 휠베이스만 3,450mm에 이르다 보니 딱히 차를 더 늘일 필요가 없었다고. 노블클라쎄의 손길이 닿은 곳은 투톤 도장과 보디키트, 그리고 내부공간을 나눈 센터 파티션까지다. ​​​B필러와 뒷도어가 늘어나면서 휠베이스도 290mm 늘어났다 ​전면부의 인상은 동일하다. 추가한 프론트 립스포일러가 보인다 ​리무진 전용 휠을 그대로 사용하되 횔캡만 변경했다. 타이어는 245/45 R19의 컨티넨탈 프로컨택트​운전석과 기능은 EQ900의 최고급 사양 모델과 다를 바 없다. 빈틈없이 들어찬 버튼과 주행 보조장비만으로도 이 차가 플래그십 모델임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V8 엔진은 시동 때 아주 약간의 진동을 전한 뒤에는 마냥 고요함을 유지한다. 나직하게 아이들링을 유지하는 차에서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변속충격은 전무하며 낮은 엔진음의 변화로 변속을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정도다. 외부환경과 완벽하게 분리된 고급차 특유의 쾌적함이 분명하게 전해진다.​​​425마력의 8기통 5.0L 엔진. EQ900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국산 최대 배기량 엔진이다​ 운전은 자연스레 조심스러워진다. 스티어링 기어비를 넓혀 놓았기 때문에 조향시의 반응은 빠릿함과는 거리가 멀다. 5.5m나 되는 길이 때문에 코너를 돌 때마다 후륜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차체가 천천히 회전을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는 심정으로 운전하게 된다. 파티션과 장비 때문에 무게가 80kg 가량 늘어났지만 이 정도는 차량의 성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5.0L V8의 출력과 4륜구동의 트랙션에 힘입어 0→시속 100km 가속을 5.8초 만에 주파하는 준족이지만, 가속감은 강렬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부드럽게 차를 밀어올리는 쪽에 가깝다. ​​도로에서의 존재감은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는다​​모든 것이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급할 것 없이 일어난다. 한마디로 고급 리무진으로서의 필수 덕목은 모자람 없이 갖추고 있다. 운전을 동료에게 넘기고 뒷좌석으로 향한다. 커다란 뒷문이 열리면서 나타난 좌석은 직업상 온갖 수입차를 다 겪는 기자도 눈이 휘둥그레질 지경이었다.​국내 유일의 파티션 리무진눈앞에 자리한 격벽의 품질은 대단하다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분명히 새로 추가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테리어와의 결합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콘솔의 기능은 빠짐이 살려 놓았고, 깊숙이 자리한 송풍구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운전석의 기능과 구조는 순정 그대로다​​추가된 파티션의 디자인과 품질은 순정을 능가한다​​독립식 뒷좌석 가운데 암레스트에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파티션에 장착된 개인용 모니터는 원래 앞 시트 뒤에 붙어 있던 것이지만 파티션에 옮겨진 모습이 마치 원래부터 그런 모습이었던 듯 자연스럽다. 천장의 스웨이드나 파수비오 나파 가죽의 내장, 심지어는 우드그레인마저 EQ900L의 출고 옵션과 똑같이 맞추어 놓았다. 이것이 출고 후 작업이라고 말해주면 모두 눈이 동그레지곤 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천장에 설치된 스마트 글래스와 기사 호출용 인터폰 버튼​바닥과 발판까지 모두 파수비오 나파 가죽으로 마감했다. 마감 품질은 제네시스 순정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다​​트렁크 용량은 484L.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들어간다​ 푹신한 시트에 몸을 기댄 채, 인터폰을 눌러 출발을 부탁한다. 파티션의 차음 능력은 기대 이상. 뒷좌석에서 고함을 질러도 앞좌석에서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을 정도다. 운전석에서 한참 통화중인 동료의 음성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 이상의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면 스마트 글래스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거대한 유리격벽이 순간 우윳빛으로 불투명하게 바뀌어 버린다.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 잠시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진 채 고요히 흐르는 세상을 바라보는 감흥은 어떤 고급차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기밀성이 대단히 높은 프리스티지 모델의 뒷좌석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다. ​ ​파티션에 설치된 스마트 글래스. 스위치 하나로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다​시트는 등받이 각도조절은 물론 다리를 받쳐줄 풋레스트까지 모두 원터치로 작동한다. 일반 모델이었다면 조수석이 앞으로 젖혀지며 넓은 다리공간을 확보해 주겠지만, 파티션이 생긴 지금 어떻게 처리할지가 궁금했다. 결과물은 아주 근사했다. 앞좌석이 스스륵 밀려나가면서 접혀 있던 풋레스트 공간이 오르간처럼 펼쳐진다. 다리를 쭉 편 채 휴식을 취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문을 여는 순간 좌석은 재빠르게 원래의 위치로 돌아간다. ​  뒷좌석의 풋레스트 확보시 조수석 시트가 접힌 모습 ​뒷좌석 풋레스트를 펼친 이미지. 앞좌석이 접히면서 별도의 발 공간이 생긴다​​한정된 사람을 위한 차소수의 열망이 담긴 비현실적인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카로체리아라 부른다. 카니발은 물론 솔라티까지, 노블클라쎄가 선보인 차는 모두 카로체리아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결과물이었다. 다만 이 차들의 호화로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국산 최고가의 승용차량이지만 고객층은 노블클라쎄의 모델 중 가장 분명하다​​확장된 B필러에 추가된 앰비언트 로고​노블클라쎄의 EQ900L은 완성차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비용을 지불한다면 이미 보유한 차를 튜닝해주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차의 고객층이 시판 EQ900나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 파티션까지 갖춘 스트레치드 리무진은 전문기사가 필요한 쇼퍼드리븐 모델이며, 자신을 노출하지 않은 채 이동 중에 발생하는 정보와 대화를 통제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다. 고객층이 기업집단의 최상위 임원들로 국한되며, 실제로 이 차를 구매한 사람의 면면이 그러하다. 목적에 부합한다면 돈은 부차적인 문제인 고객층인 셈이다. 20여 년 전, 외환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30여 대 이상의 리무진이 주인을 찾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때도 지금도, 이 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노블클라쎄의 가치에 주목할 것이다.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4면에 추가한 전용 보디키트와 투톤 컬러가 존재감을 더욱 강조한다  
2.0L 터보 중형차, 그 존재의 이유 2017-08-10
2.0L 터보 중형차, 그 존재의 이유 팬층이 두터운 두 대의 중형차가 만났다. 두 차의 팬들은 상대 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까닭에 늘 싸움판을 벌인다. 이들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브랜드의 자존심이 걸린 고성능 중형차이기 때문. 팬심으로 똘똘 뭉친 두 기자가 직접 확인에 나섰다.  *구성 이인주 기자 사진 최재혁​​​​#1 2.0L 터보 중형차는 예전 6기통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이다. 평범한 차에 차고 넘치는 엔진을 얹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일상에선 여유롭고 가끔은 호쾌하게 달리기 위함이다. 고성능 중형차의 등장 배경은 부드러운 질감과 여유 있는 출력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비롯됐다.#2 미국발 경제위기로 기름값의 변동 폭이 커졌고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까지 겹쳤다. 그 사이 6기통 중형차는 4기통 터보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스포츠’ 분위기를 양념처럼 끼얹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배기량 넉넉한 중형차가 고성능 중형차로 진화한 이유다.  그들의 속마음이인주 두 차 중에 고른다면 난 쏘나타를 선택하겠어. 32년 전, 엄마가 처음 산 첫차도 쏘나타였고 25년 전 할머니께서 처음 사신 차도 쏘나타였거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내 첫차도 물론 쏘나타였지. 30년에 이르는 헤리티지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윤지수 겨우 30년 가지고 헤리티지 운운하는 건 말리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말리부의 역사는 무려 53년이나 됐다고.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지. 비록 국내에 소개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말이야. 이인주 거긴 미국이고 여긴 한국이라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사랑받은 차는 쏘나타야. 누가 타도 만족할 수 있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쌓았어. 많이 팔린 만큼 고치기 쉽지. 내구성도 인정받아 택시로도 많이 팔렸어.  윤지수 무슨 소리야? 내 차가 택시로 보인다는 건 기분 좋지 않은 일이야. 강력한 성능을 원해 2.0 터보 중형 세단을 샀건만 택시 취급이라니. 이 가격이면 준대형 세단과 맞먹어. 택시는 커녕 LPG 엔진도 없는 말리부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을 걸?​​모든 것이 특별한 터보 쏘나타모두의 예상을 깼다. 이 정도면 쏘나타 스포츠라고 불러도 되겠다.​​​​쏘나타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랜저에 눌리고 경쟁 차에 치인다. 세단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관심이 SUV로 몰린 까닭이다. 쏘나타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LPi 등 총 여섯 가지 엔진을 마련했다. 고객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오늘 만난 2.0L 터보는 고성능 엔진으로 특별함을 더한 모델이다. 판매량이 적어 존재감은 떨어지지만 쏘나타의 이미지를 이끌 모델로서는 부족함이 없다.​반면 말리부는 비교적 여유로워 보인다. 데뷔 이래 판매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법인 대량 판매를 제외한 순수 자가용 판매에서 SM6와 함께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하고 특별할 것 없는 구성으로 괜찮은 성적을 보인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인기몰이는 아니다. 무엇보다 30년간 이어온 쏘나타 천하를 흔들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쏘나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엔진을 늘어놓고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성의 있게 꾸민 쏘나타, 실내 품질 미흡한 말리부이런 쏘나타의 위기감은 스타일링에서도 알 수 있다. 터보 모델은 이런저런 작고 큰 차이로 일반 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우선 인상부터 다르다. 평범해 보이는 가로 바 그릴 대신 벌집무늬 그릴을 사용해 날렵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또한 옆 창문 몰딩을 비롯한 몇몇 마감 패널은 다크 크롬으로, 사이드미러 커버는 블랙 하이글로시로 마감해 묵직한 느낌을 냈다. 아울러 터보 모델에는 전용 컬러까지 준비된다. ​​평범해 보이는 가로 바 그릴 대신 벌집무늬 그릴을 사용해 날렵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도어캐치를 비롯, 헤드램프에서 창문까지 이어지는 몰딩을 어둡게 처리해 한결 묵직한 느낌을 준다​​말리부는 미국식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넉넉한 차체가 장점이다. 그랜저(4,930mm)와 비슷한 길이(4,925mm)는 길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넉넉함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유혹한다. 게다가 휠베이스도 쏘나타보다 25mm나 길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C 필러나 봉긋 솟은 트렁크 리드는 쏘나타보다 한결 세련된 느낌을 낸다. ​하지만 실내에선 말리부의 부족함이 눈에 띈다. 특히 기어 패널과 센터콘솔을 잇는 내장재가 불만이다. 조립 상태나 사출 품질은 20년 전 중형차가 떠오를 만큼 열악하다. 크러시 패드와 도어 트림을 비롯한 실내 구성 역시 평균에 못 미친다. 반면 쏘나타는 소소한 품질 개선이 이채롭다. 부분 변경을 하며 눈이 많이 가는 실내 내장재가 더욱 오밀조밀하게 잘 다듬어진 까닭이다. 시트 밑, 전원 커넥터가 나뒹구는 말리부와 비교하니 더 빛이 난다. ​​ 쏘나타는 실내품질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단단해진 쏘나타, 손맛 좋은 말리부그렇다면 실내품질이 앞서는 쏘나타가 주행성능 역시 만족스러울까? 이 부분은 쉽게 결론내리기 어렵다. 두 차 모두 표현방법이 달라서다. 2.0L 터보 쏘나타는 쏘나타 안에서 가장 화끈한 만큼 서스펜션도 바짝 조였다. 그 결과 동급 중형차 가운데 가장 단단해졌다. 그런데 현대 역시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나보다. 출고용 타이어로 승차감 좋기로 유명한 미쉐린 MXM4를 사용했다. 스포츠 모델이라 생각하면 ‘미스캐스팅’이지만 알고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 터보 전용 머플러 팁으로 성능을 강조했다  하체가 단단한 까닭에 승차감 지향 타이어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조향기구는 손맛이 좋다는 R-EPS(랙 타입 전동 파워스티어링)를 2.0L 터보에만 사용했다. 이 역시 C-EPS(칼럼 타입 전동 파워스티어링)를 사용하는 저출력 모델과 차이를 둔 것인데 중립 구간에서 피드백이 부족한 건 여느 쏘나타와 다를 바 없다. 주행 성향은 전형적인 앞바퀴굴림 승용차의 모습이다. 코너에서 한계치까지 내던지면 뒷바퀴가 움찔거리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  반면 말리부의 2.0L 터보는 비교적 낭창낭창한 서스펜션을 사용해 가족 모두 편하게 타는 차로 완성했다. 게다가 주행완성도는 쏘나타 보다 더 높다. 팽팽하게 당기고 조이는 스티어링은 생동감이 느껴지고 코너에서는 안쪽 머리를 살짝 밀어넣어 운전의 재미도 챙겼다. 앞바퀴굴림 세단에서 보기 드문 성향이다. 든든한 차체를 사용했기에 한계성능도 높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말리부의 압승이라 생각되지만 한 박자 늦고 헐렁한 변속기가 발목을 잡는다. 이미 패들시프트 자리에 버튼도 마련해 놓았건만 오디오 조작버튼으로 만들어 놓아 더욱 아쉽다.​직결감 좋은 8단 자동변속기와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운전자 의도를 재빠르게 파악하던 쏘나타와 비교가 된다. 사실 이번 비교시승이 이뤄진 것도 쏘나타가 정성스레 조율한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했기에 가능했다. 다만 시승 내내 말리부보다 부족하던 연비성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자, 이제 결론을 내릴 시간이다. 변속기를 제외한 나머지 주행완성도는 말리부가 좋았고 주행성능과 실내품질을 포함한 중형차의 완성도는 쏘나타가 앞섰다. 스포츠 성격을 성의 있게 포장한 것 역시 쏘나타로 마음이 기우는 이유다. 사실 쏘나타는 다른 중형차와 경쟁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가장 큰 적수, 바로 자신과 싸우고 있다. 글 이인주 기자​ 이곳은 말리부의 영역마니아에게 대중적인 건 독이다. 그게 택시라면 더더욱.​​​​내 차엔 강력한 2.0리터 터보 엔진이 숨 쉬고 있다. 운전할 때마다 언제든 ‘뻥’하고 튀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언제나 당당하다. 그런데 아까부터 나에게 손짓하는 저 아리따운 아가씨는 누굴까? 설레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꺾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택시!~”​쏘나타 2.0 터보를 보며 문득 떠오른 상상이다. 실제로 저런 일이 많진 않겠지만, 분명 자동차 마니아에게 내 차가 택시로 보인다는 건 기분 좋지 않은 일이다. 강력한 성능을 원해 2.0 터보 중형 세단을 샀건만 택시 취급이라니, 이 가격이면 준대형 세단과 맞먹는데 말이다. 택시는커녕 LPG 엔진도 없는 말리부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실제 판매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명확히 드러난다. 전체 판매는 쏘나타가 더 많을지언정, 2.0 터보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말리부 총 5,497대, 쏘나타 총 323대(구형 포함)로 쏘나타를 완전히 압도한다. 쏘나타 2.0 터보가 1대 팔릴 때 말리부 2.0 터보는 17대가 팔려나간 셈. 이미 시장은 말리부 2.0 터보의 손을 들었다.​고루한 쏘나타 신선한 말리부두 차를 가만 놓고 보면, 쏘나타는 교과서처럼 생겼고 말리부는 도전적으로 보인다. 이유는 실루엣 때문. 쏘나타의 비율은 다른 대중적인 중형 세단과 크게 다를 게 없는 모양새다. 게다가 6세대(YF)에서 7세대(LF)로 바뀔 때도 헤드램프나 유리창 모양 등은 바뀌었지만 실루엣은 거의 그대로였고, 지난 3월 출시된 쏘나타 뉴라이즈도 실루엣만은 바뀌지 않았다. 9년간 같은 실루엣을 보고 있자니 새로울 리 만무하다.    ​반면 말리부는 새롭다. 길이를 그랜저만큼 늘이고 지붕선을 쿠페처럼 재조정하면서 실루엣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높이가 확 낮아진 헤드램프와 길쭉한 뒤 오버행(뒷바퀴 중심에서 뒷범퍼 끝까지의 거리)이 4,925mm에 달하는 길이와 어우러져, 미국 머슬카를 연상케 한다. 앞바퀴 뒤쪽 문짝에 붙은 클래식한 말리부 레터링도 마찬가지.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는 19인치 휠은 이 차를 한 체급 윗급으로 보이게 한다.​​ 근육질이 느껴지는 말리부의 보닛 ​말리부의 화려한 19인치 휠과 클래식한 분위기가 풍기는 레터링 ​​이런 분위기는 실내로 이어진다. 두 차에 번갈아 오를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시트 높이 차이다. 쏘나타는 높고 말리부는 낮다. 좁은 곳에서 운전하기엔 높은 쏘나타가 편하겠지만, 빠른 주행을 할 땐 낮은 말리부가 움직임을 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역동적인 주행을 위해 2.0 터보를 고를 자동차 마니아에겐 말리부가 더 매력적인 셈. 대시보드 스타일도 말리부는 입체적인 스타일로 도전적인 반면, 쏘나타는 평면적인 스타일로 진중하다. 다만 쏘나타의 오르간식 페달과 높게 솟은 볼스터(운전자가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시트 양옆 쿠션)는 다소 부럽긴 하다. ​​​입체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실내  ​말리부는 시트 높이가 낮아 차의 운동성을 느끼기 좋다 ​​무게가 승패 갈랐다결론부터 얘기하면 쏘나타는 서스펜션이 팽팽했고, 말리부는 차체가 균형잡혔다. 쏘나타가 부드러운 세단을 팽팽하게 튜닝한 느낌이라면, 말리부는 스포츠 세단의 팽팽한 승차감을 살짝 풀어준 모양새다. 두 차 모두 각각 개성이 있지만, 운전재미는 골격부터 다른 말리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엔진은 두 차 모두 2.0리터 가솔린 터보다. 제원상 성능은 말리부가 최고출력 253마력으로 245마력인 쏘나타보다 8마력 더 높다. 토크도 완전히 같으니 거의 비슷한 셈. 하지만 무게가 승패를 가른다. 공차중량 1,565kg의 쏘나타에 비해 말리부는 95kg이나 더 가벼운 1,470kg에 불과하다. 약 100kg이나 가벼운 덕분에 말리부는 항상 쏘나타 앞에 설 수 있었다. ​​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내는 말리부의 2.0리터 터보 엔진​​큰 무게 차이는 코너에선 더 크게 벌어진다. 말리부는 마치 한 체급 아래 차처럼 잽싸게 코너를 공략했다. 코너 진입 전 무게를 앞에 실어 운전대를 감으면, 마치 후륜구동 차처럼 앞이 가뿐하게 방향을 틀며 뒤가 끈끈하게 쫓아온다. 앞이 가볍고 뒤가 길쭉한 탓인지, 과한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오버스티어(뒷바퀴가 코너 바깥쪽으로 미끄러지는 현상)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언더스티어(앞바퀴가 코너 바깥쪽으로 미끄러지는 현상)가 기본 성향이지만, 균형잡힌 몸매 덕분에 신나게 코너를 휘저을 수 있었다. 쏘나타는 더 팽팽한 서스펜션과 고급 타이어(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X) 덕에 제법 재밌게 달렸다. 하지만 주행 성향은 전형적인 전륜구동 중형 세단을 벗어나지 못했다. 급격한 코너가 연달아 이어지는 다운힐 구간에서 균형잡힌 말리부의 주행감을 쫓기엔 무리였다.​이렇게 말리부가 압승하는 듯했지만, 변속기가 점수를 깎아먹었다. 직선 주행에선 불만이 없지만, 변속이 잦은 산길에선 변속이 좀 굼뜨다. 게다가 수동 조작도 힘들고 패들시프트도 없다. 쏘나타의 8단 자동변속기는 마치 듀얼클러치 변속기처럼 명민한데 말이다. 미국산 말리부에 달린다는 신형 8단 변속기를 하루빨리 가져와야 하는 이유다.​중형 세단의 가치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두 차를 느긋하게 몰았다. 말리부는 2,830mm에 길쭉한 휠베이스 덕에 움직임에 여유가 배어 있다. 비교적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나긋나긋하게 회전하는 엔진도 마찬가지. 균형잡힌 골격으로 성능을 잡고, 낭창낭창한 서스펜션으로 승차감도 만족시킨다. 쏘나타는 튼튼한 골격, 팽팽한 서스펜션이 인상 깊지만 편안한 주행에선 다소 거칠다. 말리부보다 듣기 좋은 소리를 냈던 엔진은 서서히 달릴 때도 지나치게 활기찼다.​​​​연비는 전반적으로 말리부가 앞섰다. 시승 중 쏘나타는 리터당 7~8km 대를 유지한 반면, 말리부는 8~9km 대를 유지했다. 특히 정속 주행할 때 말리부의 연비가 대단하다. 저녁 10시 서울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22km를 이동하는 동안 말리부의 연비는 리터당 17.9km에 달했다. 다만 같은 구간에서 쏘나타의 연비를 재보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중형 세단 시장의 강자는 여전히 쏘나타다. 하지만 그건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얘기고, ‘재밌는 차’의 영역, 2.0 터보 시장은 오롯이 말리부의 영역이다. 역사와 개성이 녹아든 생김새, 가볍고 튼튼한 골격에서 비롯된 주행감은 자동차 마니아의 발길을 이끌기에 충분했다.글 윤지수 기자   ​ 
늑대가 나타났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익스피리언스 2017-08-09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익스피리언스늑대가 나타났다!언제부터 SUV가 이렇게 순했나. 산과 들을 누비던 터프한 녀석들은 다 어디 가고, 이제 도로 위엔 센 척하는 순한 SUV가 판친다. 이 차들은 도로에 길들여져 흙 밟는 법을 잊어버렸다. 하지만 여기 여전히 야성 넘치는 SUV가 있다. 도로에 갇힌 애완견 같은 요즘 SUV와 달리 흙 위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늑대 같은 차,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다. ​​​신형 디스커버리가 달갑지 않았다. 기자가 차를 좋아하는 계기가 된 깍둑깍둑 각진 디스커버리가 너무 날렵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컨셉트카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설마 아니겠지’라며 애써 외면했건만, 결국 그 모양 그대로 나왔다. 그래서 신형 디스커버리를 대하는 마음은 마치 수수함이 사라진 옛 첫사랑을 보는 것처럼 오묘했다. 하지만 웬걸. 직접 만나보니 이 차는 내가 사랑하던 그 디스커버리가 맞다. 처음 디스커버리2에서 느꼈던 그 강렬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6월 마지막 주, 랜드로버가 준비한 디스커버리 익스피리언스 행사장을 찾았다. 철제 구조물 오프로드 체험과 실제 오프로드, 그리고 도로 주행까지 디스커버리를 자세히 살필 수 있는 행사다. 오전 일정은 철제 구조물 체험. 꽤 재밌게 만들어놨지만, 솔직히 구형 프리랜더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난이도다. 신형 디스커버리에겐 장난스러운 코스인 셈. 예상대로 수월하게 통과했다. 굳이 감상을 적자면, 바퀴가 헛도는 순간 운전자가 느낄 새도 없이 재빠르게 동력을 나눈다는 점, 차체를 빨래 짜듯 비트는 구간에서도 삐거덕 소리 한 번 없었다는 점 등이 인상 깊다. 그런데 이 정도는 랜드로버라면 기본이다.​​​랜드로버가 준비한 구조물은 디스커버리에게 식은 죽 먹기다​오전에 몸을 푼 디스커버리는 오후에 진짜 오프로드에 들어섰다. 시승차는 TD6 HSE. 6기통 엔진이 들어간 가장 저렴한 9,420만원짜리 모델이다. 오프로드 진입 전 에어서스펜션 차고를 높이자 앞뒤가 차례로 쑥쑥 높이를 올린다. 기존보다 최대 75mm 높인 것으로, 이때 최저지상고는 283mm다. 높아지는 차고와 함께 자신감도 덩달아 올랐다. ​​​ 차고를 올리면 최대 75mm나 높아진다​첫 코스는 흙길에 날카로운 돌이 이리저리 박혀 있는 오르막길이다. 지상고가 워낙 높다보니 이 정도는 전혀 문제없다. 이런 노면에서도 승차감은 제법 괜찮다. 일반 SUV라면 분명 ‘쿵쿵’거릴 길이었지만, 디스커버리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기분 좋게 둥글려 ‘툭툭’하면서 지나갔다. 랜드로버의 오랜 노하우가 느껴지는 부분. 덕분에 돌길에서 속도를 높여 기분 좋게 통과했다. 다만 운전대 잡은 기자는 괜찮은데, 동승한 기자는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산 정상까지 올랐다. SUV에 앉아 편하게 드넓은 들판을 내려다보노라니 마치 좋은 무기를 앞세운 정복자가 된 기분이다. 그런데 이 정도 길은 디스커버리한테 시시한 것 아닌가?​​​차 안에 앉아 내려다보면, 마치 정복자가 된 기분이다​​늑대의 놀이터지금까지 오른 길은 4륜 바이크용 코스였다. 디스커버리에겐 시시할 수밖에 없는 셈. 오프로드 명가의 후손이 겨우 이 정도로 만족할 리 있겠는가. 역시나 랜드로버는 산 중턱에 디스커버리를 위한 전용 놀이터를 마련해놨다. 놀이터 입구는 약 90cm 깊이의 도강 코스다. 90cm.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1m에서 겨우 10cm 빠진 깊이다. 일반 차라면 흡배기관으로 물이 들어와 시동이 꺼질 만한 수준이다. 가속 페달에 힘을 줘 서서히 진입하자 보닛이 흙탕물 속에 푹 꼬꾸라진다. 헉, 그릴이 잠겼다. 흡기가 걱정될 찰나, 뒤쪽도 함께 물속에 잠기면서 보닛이 다시 솟구쳐 오른다. 물은 딱 바퀴가 모두 잠길 정도로 찼다. 운전석에서 보면 엉덩이 높이까진 물이 찬 것 같은데, 차는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나아간다. 사실 차보다 발쪽으로 물이 스며들 것 같은 기분이 더 공포스럽다. 더 두려워지기 전에 서둘러 물길을 탈출했다. ​​​타이어가 완전히 잠길 정도의 물길을 헤쳐나가는 디스커버리​이어서 굴삭기로 바닥을 푹 파놓은 인공 범피 구간이다. 오른쪽 앞바퀴와 왼쪽 뒷바퀴가 눌리면서 차체를 비트는 코스다. 아무리 봐도 어딘가 닿을 깊이인데 디스커버리는 흔들거리며 의연하게 통과했다. 물론 바퀴는 이쪽저쪽 한 번씩 번갈아가며 떴다가 눌리기를 반복한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어 쭉 늘어났다가도, 눌릴 때는 휠하우스 안으로 쑥 들어간다. 어릴 적 봤던 디스커버리2의 감동적인 휠트레블이 떠올랐다.  ​​​서스펜션이 쭉쭉 늘어난다마지막 코스는 급격한 내리막 구간. ‘내리막이야 브레이크만 살살 조절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오프로드에선 흙과 돌이 무너져 내려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물론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경사가 가장 심한 곳에 들어서자 여지없이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HDC(내리막 주행장치)의 반응이 꽤 재밌다. 미끄러지면 당연히 네 바퀴 모두에 제동이 걸릴 것 같았는데, 각 바퀴에 따로따로 제동을 걸며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내려왔다. 그저 바퀴를 멈추는 단순한 제동장치가 아니라 내리막 속도 유지 장치라고 불리는 이유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이렇게 오프로드 체험 주행이 모두 끝났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디스커버리는 오프로드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듯 사뿐사뿐 달린다.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거르는 모습이 주행성능보다 승차감에 집중한 패밀리 SUV답다. 물론 유럽차답게 노면의 정보까진 거르지 않는다. 전문 오프로더가 온로드에서 불편하다는 선입견은 이제 디스커버리 앞에서는 옛말이다. 디스커버리엔 경직된 프레임 골격의 불쾌한 꿀렁거림도, 프레임과 차체 사이 고무 부시의 털털거림도 없다. 비싼 돈 들여 만든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가 단단한 강성과 승차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디스커버리는 여전했다. 어릴 적 동경했던 대륙을 건너고 사막에서 모래바람을 휘날리던 디스커버리의 매력은 그대로였다. 3세대로 바뀌며 프레임 골격과 리지드 액슬(양쪽 바퀴가 연결된 견고한 구동축)을 버렸고, 5세대로 바뀌며 각진 차체 디자인에서도 벗어났지만, 모험가 정신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더 편하고, 세련되게 진화했으면서도 언제든 지붕에 타이어와 기름통을 얹고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윤지수​​​
BMW 430i 컨버터블 2017-08-02
BMW 430i CONVERTIBLEEVEN NUMBER7월말 공식 출시를 앞둔 부분변경 4시리즈 컨버터블을 한 발 앞서 맛봤다. BMW, 그리고 컨버터블이 응당 지녀야 할 매력은 더욱 짙어졌다. 3의 놀라운 완성도에 낭만을 한 스푼 더한 4. 그 숫자 안엔 독보적인 풍미와 브랜드 컬러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스내퍼 록스(Snapper Rocks). 호주 동부 골드코스트에 있는 이름난 서퍼포인트의 이름이다. 스내퍼 록스 블루는 그곳 바다색을 본따 만든 푸른빛일 터. 너무 깊지 않아 누구라도 쉽게 몸을 내던질 만한 옅은 물빛이 4시리즈 컨버터블을 휘감고 있었다. 서퍼의 쾌감을 싣고 달리는 푸른 파도처럼 드라이버를 짜릿하게 만들 차라는 방증이다. 빛과 어둠을 머금은 정도에 따라 다른 언어로 말하는 오묘한 겉옷의 색채와는 달리 네 개의 시트는 너무도 분명하게 빨강. 날렵한 쿠페 실루엣을 가진 차가 단 20초 만에 톱을 홀딱 벗어젖혔을 때, 그렇게 새빨간 속살을 만천하에 드러냈을 때, 그 도발적 관능에 눈을 빼앗기지 않을 이는 아마 없을 게다. 새빨간 실내를 품은 파란 BMW 4시리즈 컨버터블이 세상에 던질 수 있는 유혹이란 이토록 강렬하다. ​코로나 링의 종언천사의 눈빛 따윈 없었다. 소위 ‘엔젤 아이’라 불리던 헤드램프 속 둥근 링이 자취를 감췄다. 물론 5시리즈와 부분변경 3시리즈를 통해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반쯤 잘린 육각형 LED 주간주행등 안엔 첨단과 야만이 동시에 담긴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LED 라이트를 이식하고 앞 범퍼 하단 흡기구를 키워 앞뒤 인상이 한층 짙고 또렷해졌다.   놀라운 변화는 없었다. 소소한 외형의 수정조차 2012년 발표된 BMW 컨셉트 4시리즈 쿠페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구현해낸 것. 컨셉트카와 종전 4시리즈의 싱크로율이 80%였다면, 새 4시리즈는 이를 95%까지 끌어올렸다. 새로워진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LED 그래픽, 그리고 범퍼 하단 에어인테이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BMW가 얼마나 정교하게 비전을 따르고 있는지 실감하면서.​​천사의 눈빛 따윈 없다. 반쯤 잘린 육각형 LED 주간주행등 안엔 첨단과 야만이 동시에 담긴다 ​테일램프도 LED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부 그래픽은 컨셉트 4시리즈 쿠페에 한 발 다가섰다파란 차체, 파란 엠블럼, 파란 M 퍼포먼스 브레이크까지. 깔맞춤의 정석이다​창틀이 없는 커다란 문을 열고 시트에 몸을 기대면 익숙한 전경이 펼쳐진다. 실내는 기존 4시리즈 그대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6개의 타일 아이콘 인터페이스만이 새롭다. 세 가닥 스포크가 또렷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두께와 쿠션이 적당해 손 안에 기분 좋게 들어찬다. 손끝에 와 닿는 패들시프트의 곡면을 어루만지다 보면 이 차가 선사할 풍요로운 드라이빙을 일찌감치 기대하게 된다. ​ 세 가닥 스포크가 또렷한 M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무늬가 들어간 금속 패널이 경쾌한 달리기 실력을 짐작케 한다​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6개의 타일 아이콘 인터페이스가 새롭다 ​다이내믹이 강조되는 모델인 만큼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아닌 핸드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간다. 낭만을 중시하는 컨버터블인 만큼 오디오에도 신경썼다 뒷좌석에 윈드 디플렉터를 설치하면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이라도 충분히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윈드 디플렉터와 윈도만으로 실내로 들이치는 난기류를 대부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를 타는 이에겐 한번쯤, 더 많은 일행과 좀 더 깔끔한 헤어스타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실내공간은 성인 넷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 정도. 뒷좌석은 결코 옹색하지 않다. 루프를 접어 넣은 상태로 뒤를 돌아보면 보트 갑판처럼 드넓은 트렁크 덮개가 펼쳐져 있다. 그 위로 부서지는 빛과 반영을 보노라면 물보라 일으키며 크루징하는 쾌속선을 탄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 앞좌석 헤드레스트 하단엔 뒷목에 입김을 불어줄 넥 워머가 달렸다. 안전벨트는 등받이 어깨 부분에 달려 뒷좌석 승하차를 방해하지 않는다 ​ 뒷좌석은 성인 둘이 앉기 충분하다​트렁크공간은 지붕을 덮었을 때 370L, 지붕을 접었을때 220L. 짐이 많을 땐 뒷좌석공간을 빌려써야 한다​​3+1= SHEER DRIVING PLEASURE4시리즈는 3시리즈에서 기원한다. 하지만 4시리즈가 3시리즈와 나눠 쓰는 보디패널은 단 하나, 보닛뿐이다. 차체 사이즈도 사뭇 다르다. 4시리즈가 더 길고 넓고 낮다. 특히 높이는 최대 52mm나 더 낮다. 4시리즈 컨버터블은 금속제 접이식 루프 가동구조물 탓에 다른 4시리즈(쿠페, 그란쿠페)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3시리즈에 비해선 20mm 더 낮다. 바닥에 착 깔려 달리는 감각은 여기서 나온다. 덕분에 드라이빙은 조금 더 짜릿해진다. 코너를 서둘러 돌거나 갑자기 브레이킹을 해도 우왕좌왕하는 법이 없다.국내에 선보일 오픈톱 4시리즈는 430i(시승차)와 M4 두 가지. 기존 428i를 대체하는 430i의 보닛 아래에는 여전히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이 담긴다. 기존 모델 대비 최고출력은 살짝(7마력) 올랐지만, 최대토크와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그대로다. 하체 보강재와 루프 구조물로 인한 무게 증가는 컨버터블의 숙명. 4시리즈 컨버터블 역시 쿠페보다 200kg 가량 무겁다. 하지만 가속감은 여전히 호쾌하다. 잘 조율된 터보차저 덕분에 숨고르기 없이 시원시원하게 치고나간다. ​ 가슴팍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이 담긴다​​​가장 큰 내면의 변화는 서스펜션에 있다. 최신 댐핑 기술과 업그레이드된 스티어링 설정을 덧입혀 핸들링 감각이 한층 좋아졌다. 롤링이 줄고 직진 안정성이 향상됐으며 코너링은 보다 뉴트럴해졌다.  함께하는 내내 고민했다. 이 차가 주는 설렘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창틀이 없는 커다란 문일까?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푸른빛? 세 조각으로 쪼진 뒤 다시 포개져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지붕? 아니면, 풍요롭고 유쾌한 달리기 감각?이 모든 것의 근원에 하나의 숫자가 있었다. 트렁크리드 위에서 반짝이는 4. 이 차의 비범함은 짝수 시리즈 BMW라는 정체성에서 비롯한다. BMW는 늘 공격적이었다.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운전하는 감각도 그랬다. 하지만 지킬 게 많아 고민이 늘어난 홀수 시리즈는 나날이 대중적인 차가 되어가고 있다. 설렘을 잃은 누군가 하품을 하며 BMW에게서 고개를 돌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눈앞엔 어김없이 짝수 시리즈 BMW가 서 있을 것이다. 은하수처럼 촘촘한 BMW의 최신 라인업 가운데 브랜드 특성을 가장 잘 녹여낸 모델은 단연 3시리즈다. 오랜 시간 세그먼트 벤치마커로 군림해온 3시리즈에 쿠페와 컨버터블의 매력을 더하면 감칠맛 나는 4시리즈가 된다. 가장 완벽한 숫자 3에 낭만을 한 스푼 더한 4, 그 속엔 독보적인 풍미와 브랜드 컬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4시리즈 컨버터블은 그렇게 세상을 유혹한다. 경쾌하고 여유로우며 어딘가 서정적인 드라이빙 질감. 단 20초 만에 속살을 드러내는 거부 못할 관능. 너무 깊지 않아 누구라도 쉽게 몸을 내던질 만한 옅은 물빛. 푸른 엠블럼에 다시금 설렘이 담긴다.​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코나, 지각한 우등생 2017-07-31
코나, 지각한 우등생현대의 소형 크로스오버 코나가 등장했다. 진작에 나왔어야 할 차가 너무 늦게 나왔다.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 경영진조차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의 지각생임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늦은 만큼 제대로 준비했다”며 코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파주를 오간 짧은 시승코스에서 보여준 코나의 능력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탄탄한 주행성능과 높은 실내완성도에, 잘 짜여진 상품 구성까지 갖추었다. 고객들이 다른 차로 빠져나갈 틈을 꼼꼼히 틀어막았다.​​​ 우리가 잊고 있던 사실 한 가지가 있다. 현대가 소형차를 잘 만드는 회사라는 거다. 국내에서는 중대형차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반떼는 연간 700만 대 가까이 팔리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중 하나이며, 러시아에서는 ‘쏠라리스’가 국민차로 사랑받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품질과 내구성까지 갖췄다. 동남아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본차와 달리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골고루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에 만난 코나(Kona)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소형 크로스오버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의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느라 등장이 늦었다.​개도국은 크레타, 선진국은 코나로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불과 얼마 전까지 유럽 시장은 SUV에 무관심했고 미국 시장도 서브콤팩트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두 대륙 SUV 시장이 커지고 그 인기가 소형급까지 내려오면서 다양한 소형 크로스오버가 등장했다. 국내에서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든 차는 르노삼성 QM3와 쉐보레 트랙스다. 무늬만 국산차인 QM3는 전량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까닭에 약간 높은 가격표를 달고 나왔음에도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회사 전략을 수정할 만큼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2015년 등장한 쌍용 티볼리는 차급을 뛰어넘는 실내공간과 풍부한 편의사양을 무기삼아 소형 크로스오버의 판을 키우며 소비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티볼리가 아반떼로 대표되는 준중형차 고객 대부분을 뺏어오면서 준중형차 시장은 전년 대비 점유율이 20% 이상 줄었다. 가격이 비슷한 준중형차가 소형 크로스오버의 먹잇감이 된 것이다. ​현대차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사실 코나 이전에도 현대의 소형 크로스오버 HB20X와 크레타가 존재했지만 이들은 저렴한 설계비용과 낮은 원가를 목표로 만들어진 개도국 전용 차량이었다. 따라서 현대는 크레타를 그대로 출시하기에는 안전규정과 배기가스 규제를 포함한 선진국의 법적만족과 고객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소형 크로스오버, 코나가 등장한 배경이다. ​독창적인 외모, 풍부한 편의장비코나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기반으로 스타일, 성능, 안전성, 편의성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외관은 상하로 분리된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여기에 검은색 플라스틱 가니시(현대는 ‘바디아머’라 부른다)를 한 바퀴 둘렀다. 실내는 동급 최고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 단단하고 잘 짜인 크러시패드 가운데에는 플로팅 타입 8인치 내비게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준중형차에도 없는 조수석 8웨이 전동시트 등 고급 편의장비도 아낌없이 넣었다. 물론 안전장비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초음파주차센서와 전방거리감지센서, 전방카메라를 이용한 다양한 주행안전보조장치를 마련했고 미국 IIHS 스몰오버랩 충돌시험까지 고려한 차체설계도 녹아 있다. 특히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의 완성도가 무척이나 높았다. 자유로의 굽이진 도로에서조차 스스로 조향할 만큼 사용시간과 범위가 넓어졌다. 물론 이런 사양들이 고스란히 차값에 반영되지만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유럽차같은 주행품질 돋보여여의도와 파주를 왕복하는 짧은 시승에서 보인 코나의 주행성능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시승차는 177마력 1.6L 터보 엔진으로 7.6초 만에 0→시속 100km에 도달한다. 확실한 성능 우위를 무기삼아 경쟁자들에게 결정적 한방을 날리겠다는 현대의 노림수다. 여기에 직결감을 높인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려 연비성능과 주행품질을 끌어올렸다. 다만 한 박자 쉬고 움찔하는 터보지연 현상과 기대보다 부족한 가속성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체를 비롯한 차량 구성은 유럽차에 가깝다. 코너에서 탄탄하게 차체를 지탱할 뿐만 아니라 굴곡진 노면에서 빠르게 자세를 다잡는다.​ ​​​코나는 기존 소형 크로스오버의 평균을 끌어올렸다. 거기에 잘 짜인 상품 구성을 더해 가망고객이 다른 차로 빠져나갈 틈을 꼼꼼히 틀어막았다. “늦은 만큼 제대로 준비했다”던 현대 임원의 말에 머리가 끄덕여진다. 코나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이유다.글  이인주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 
기아 스팅어- 국산 본격파 그랜드 투어러의 탄생 2017-07-28
국산 본격파 그랜드 투어러의 탄생KIA STINGER ​​기아 스팅어는 아마도 그랜드 투어러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최초의 국산차가 아닐까 싶다. 맹렬한 코너링과 안락한 크루징이 모두 가능한 이 차는 조금 비싼 가격표를 수긍시킬 만한 매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스팅어 타봤어? 어때?”요즘 들어 기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자동차 기자라면 신차가 나올 때 여기저기서 질문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칭 마니아라는 족속들로부터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국산차가 또 있었던가 싶다. 물론 마니아들의 관심이 꼭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패밀리카와 펀 투 드라이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가 그리 많지 않고, 국산차로 한정시킨다면 거의 처음이라는 점에서 스팅어의 존재감은 남다른 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의 등장에 열광하는 이유다. ​4개의 도어를 가진 리프트백 디자인기아는 2년 전 컨셉트카 GT4 스팅어를 선보였지만 양산형 스팅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디자인의 예고편은 사실 6년 전 프랑크루프트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GT 컨셉트다. 당시 기아는 새로운 치프 디자이너로 취임(2006년)한 피터 슈라이어의 지휘 아래 K5와 3세대 스포티지, 시드 등 디자인을 대폭 뜯어고치던 시기. GT 컨셉트가 비록 매력적인 쿠페형 세단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당시 기아 브랜드 이미지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그런대 6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기아 패밀리로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기아의 디자인도 브랜드 성격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바늘, 침을 뜻하는 스팅어를 자동차 이름에 사용한 것은 기아가 처음은 아니었다. 1989년 폰티액은 쿠페와 SUV를 혼합한 매력적인 크로스오버 컨셉트카에 스팅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기준으로 다소 파격적이었던 이 차는 양산에 이르지 못했고, 폰티액마저 모기업 GM의 위기에 2010년 문을 닫았다. 덕분에 기아 차지가 된 스팅어는 새로운 퍼포먼스 세단 이름이 되었다.스팅어는 4개의 도어를 가졌으되 일반적인 세단은 아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른바 4도어 쿠페. 게다가 뒷부분은 해치백이 달렸으면서도 완만하게 경사진 리프트백 디자인이다. 구동계는 가로배치 FF가 아니라 세로배치 FR이고, 네바퀴굴림도 선택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BMW 4시리즈 GT나 아우디 A5 스포트백 등 비슷한 모델이 있지만 국산차 중에서는 무척이나 낯선 존재다.​​​화려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의 얼굴​LED 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빼곡히 넣은 눈 깜박이와 센서를 담은 사이드 미러​​ 이 차의 몇 안되는 단점인 엠블럼​디자인은 패밀리룩과 스포츠 캐릭터라는 기본 조건을 훌륭하게 만족시킨다. 타이거 노즈 그릴은 육각 패턴이면서도 수평 부분만 크롬장식을 넣은 도트 디자인. 삼각형의 눈 안에는 풀 LED 헤드램프와 9조각의 턴시그널, LED 주간주행등을 빼곡이 넣었다. 범퍼나 옆구리의 에어 인렛/아웃랫 디자인은 스포츠 캐릭터를 원하는 자동차에서 장식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스팅어는 그중 대부분이 실제로 기능한다. 범퍼 양옆에서 흡입된 공기가 앞바퀴를 감싸듯 공기의 벽을 치는 에어커튼 디자인은 와류 발생이 많은 앞바퀴 부근 공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유도한다.​​​보닛 마저도 분위기 넘친다 에어 아웃랫은 장식물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력 파츠다​AWD 로고와 트윈 머플러가 의미심장하다​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세단과 쿠페의 경계선에 있는 스팅어의 성격에 충실했다. 4도어 세단으로서의 안락함과 쿠페, GT에 어울리는 스포티한 감각을 고급스럽게 버무렸다. 시승차의 인테리어는 브라운 원톤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검은색과 붉은색 시트/도어 트림이 조화된 다크 레드 팩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GT 패키지라 아래쪽이 평평한 D컷 스티어링과 렉시콘 오디오가 달렸다. D컷 스티어링은 원래 실내가 좁은 레이싱카 등에서 무릎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요즘은 스포츠 이미지를 위한 디자인 요소로 많이 쓰인다. 사실 스팅어는 차체 크기가 넉넉하고 휠베이스도 2.9m가 넘어 거주성이 좋다. 루프 라인은 쿠페를 지향하면서도 뒷좌석 헤드룸이 옹색하지 않아 패밀리 세단으로도 안성맞춤이다.​​운전석은 세단과 쿠페의 성격을 모두 아우른다 ​ 조작계를 최대한 모아놓은 스티어링 휠 ​ 뒤에서도 앞좌석 등받이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V6 3.3L 터보 엔진엔진 라인업은 가솔린 2.0L 터보와 V6 3.3L 트윈터보, 그리고 디젤 2.2L 202마력의 세 가지. 구동방식은 FR이 기본에 네바퀴굴림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시승차는 3.3L 터보 GT의 네바퀴굴림이었다. V6 3.3L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은 현대가 제네시스 G80에 얹었던 람다 계열 유닛으로 무려 370마력의 최고출력과 52.0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터보 엔진임에도 1,300rpm부터 최대토크를 낼 뿐 아니라 4,500rpm까지 평탄한 토크가 이어진다. V8 엔진에 필적하는 강력한 힘은 뒷바퀴 혹은 네 바퀴로 노면에 전한다. 4WD는 기어박스 끝단에서 트랜스퍼를 통해 출력을 뽑아내 앞바퀴로 보내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는 제네시스의 HTRAC과 동일하다. ​​ 370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감당하기 위해 섀시 보강에도 공을 들였다​무게 밸런스를 위해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 배치했다​출력과 토크는 여느 고성능차 부럽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오른발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은 정교한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국산차에서 흔히 느껴보지 보지 못했던 강렬한 가속감과 풍성한 토크가 인상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출력에 지지 않을 만큼 잘 다듬어진 서스펜션이다. 뉘르부르크링과 KIC(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장시간 테스트를 거쳤다는 설명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 전자제어식 댐퍼를 단단히 조이면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자체 한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마치 레일 위를 달리듯 코너를 헤집는다. 적당히 묵직한 핸들감각은 유격이 거의 없고, 약간의 조작으로도 노즈 반응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FR 베이스인 네바퀴 굴림이라 코너링 감각은 거의 뉴트럴에 가깝다. 펀 투 드라이브에 심취해 계기판에 내장된 가속도계 기능을 자꾸만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한동안 와인딩을 달리고 나니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가 과연 국산차가 맞는지 문득 의문이 든다. 구조용 접착제와 스트럿바로 보강한 모노코크는 코너에서도 단단한 강성감이 느껴지고, 스트럿/멀티링크에 가변식 댐퍼를 조합한 하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19인치 타이어의 그립을 최대한 끌어낸다. 브램보 브레이크의 빨간색 캘리퍼는 연속된 급제동에서도 믿음직스럽고 출력이 넘치는 엔진은 언제라도 드리프트를 시작할 수 있다며 으르렁거린다. 조금 낯설지만, 너무나도 기분 좋은 감각에 자꾸만 오른 발에 힘이 들어간다. ​펀투 드라이브와 안락함의 조화스팅어는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갖춘 그랜드 투어러다. 문이 4개 달렸을 뿐 아니라 긴 휠베이스로 거주성도 좋다. 거칠게 몰아붙이면 마치 운전자의 기량을 테스트라도 하는 듯 능숙하게 받아주면서도 크루징 상황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추스른다. 드라이브 모드가 엔진과 변속기는 물론 댐퍼와, 스티어링 휠, 배기 사운드까지 부드럽게 바꾸어 다양한 운전 상황에 대응한다. 국산차 중에서 이만큼 고성능과 안락함을 겸비한, 다채로운 성격의 자동차가 있었던가 싶다. 게다가 밸런스와 레벨이 놀랄 만한 수준이다.  ​​홀드성이 좋은 시트. 인테리어 색상은 블랙/레드쪽이 조금 더 좋아 보인다 ​​ 뒷좌석 거주성도 충분히 좋다 ​ 렉시콘 오디오를 품은 도어 ​ 뒷부분이 해치백이기 때문에 화물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스팅어는 새로운 매력과 가치를 내세운다. 그동안 대부분의 국산차에서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고성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유럽 취향의 독특한 패키징으로 무장했다. 덕분에 기본가격 3,500만원은 K7을 능가하고, 최고급형의 경우 기함인 K9에까지 육박한다. 그런데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도 슬슬 이런 차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고 다양해졌다. 평범한 국산차들 사이에 툭 불거져 나온 돌연변이가 아니라 글로벌화 과정에서 태어난 자연스런 결과물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그 결과물이 멋지고, 세련되며 운전하기에 즐겁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래서 이제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스팅어 좋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이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럭셔리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 BMW M760 & .. 2017-07-11
BMW M760Li xDrive & LAND ROVER RANGE ROVER 5.0 V8 SC SVA DYNAMIC럭셔리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 최대의 안락함과 최고의 분위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럭셔리의 최정점에서는 다른 차들과 구분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여기 각기 다른 방식으로 럭셔리를 표현하는 두 차가 있다. BMW M760Li 엑스드라이브와 레인지로버 5.0 V8 SVA 다이내믹. BMW M760Li는 럭셔리에 12기통 엔진의 강력한 성능을 조화시켰고, 레인지로버 5.0 V8 SC SVA 다이내믹은 최고급 SUV를 스포츠 감성으로 다듬어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두 차를 만나보았다.​​​​BMW M760Li xDrive 정장 입은 독일대표 육상선수배고픈 여우가 높이 달린 포도송이를 보며 말했다. “저것은 신 포도가 분명해.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의 이야기다. 배고픈 여우처럼 소유하지 못할 대상을 어림잡아 폄하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오늘 함께 한 BMW M760Li 역시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신 포도로 보일 수 있다. 2억2,300만원을 주고 최고출력 609마력에 0→시속 100km 가속을 3.7초 만에 끝내버리는 수퍼 리무진을 구매하는 사람은 결코 없으리라 단정짓는 것처럼 말이다. ​​​M760Li에 오르기 전까지는 기자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5.2m 넘는 기다란 차체에 12기통 엔진을 달았다 한들 M 배지의 이름값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리라는 선입견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차고 넘치는 배기량, 극한의 부드러움, 정교한 메커니즘은 브랜드의 자부심이자 상징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M760Li는 갈수록 조여오는 환경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역사상 가장 빠른 BMW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비현실을 현실로 만든 차M760Li의 곧게 뻗은 차체 위에는 긴장감이 스몄다. 옆면에서 보이는 전통적인 3박스 구성은 잘 차려 입은 신사의 느낌, 여기에 디테일의 날을 세워 평범한 7시리즈와 구분지었다. 검정색 하이글로시 사이드윈도 몰딩과 주름을 더한 사이드 로커패널은 M퍼포먼스 모델의 특징. 반광 소재의 사이드미러 커버와 키드니 그릴은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다. 반면 실내는 일반 7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시승차는 4인승 옵션을 제외한 모든 편의장비가 들어가 있어 기사를 부리는 용도로도 훌륭했다. 평소라면 이 차에 들어간 가죽과 오디오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사치스러운가를 이야기했을 테지만 오늘은 아니다. M760Li가 과연 신 포도인지 빨리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반광 재질의 크롬가니쉬와 키드니 그릴, 사이드미러 캡은 M760Li xDrive만의 고유디테일​M760Li의 6.6L V12는 롤스로이스에서 가져왔다. 최고출력이 살짝 줄었을 뿐 12개의 실린더가 자잘하게 쪼갠 회전감각은 운전자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다. 컴포트 모드로 달리면 일반적인 7시리즈와 다를 바 없다. 새롭게 손질한 에어서스펜션은 뒷좌석에 있는 오너의 심기를 거스르진 않을까 시종일관 나긋나긋하며 엔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요하다. M760Li의 압권은 단연 가속감이다. 가속 페달 절반만 밟아도 여유 있는 출력으로 축지법 쓰듯 소리 없이 순간이동을 펼친다. 일반 자동차의 전력질주와 맞먹는 가속력과 전기차 같은 가속감은 과속을 부추긴다.​ ​뒷좌석 모니터와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춘 당당한 쇼퍼드리븐이다 ​V12의 오케스트라 엔진음은 자극적이면서도 우아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시트 양옆을 조이고 배기구의 가변플랩이 열리며 거친 음색을 내뿜는다. 후륜조향 기능을 갖춘 가변비 스티어링 휠은 보다 묵직하고 민첩해진다. 오른발에 힘을 주자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어 도로를 집어삼킨다. 시속 200km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싱거울 만큼 쉽고 그 속도에서 재가속하는 것 또한 터무니없이 빠르다. 불안감 없는 움직임과 노면을 움켜쥐는 주행성능은 더 밟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330km까지 표시된 속도계는 허풍이 아니다. BMW가 밝힌 최고속도는 시속 305km, 기세등등한 성능으로 짐작컨대 도로조건만 확보된다면 최고속도까지도 손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초고속 영역에서의 차체거동은 빠르고 안락했다. 급하게 제동을 걸면 노면을 움켜잡고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속도를 줄인다. 굴곡진 노면에서 2.3톤 차체가 붕 떴다가 착지하며 한 번에 자세를 잡는 솜씨를 보노라니 BMW의 지난 100년간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다. ​ ​C필러에 자리잡은 V12 엠블럼​​​스포츠와 럭셔리, 두가지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M760Li시승을 끝내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럭셔리 세단에 바라는 성능에 대한 욕심이 한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M760Li는 어느 속도에서건 기함에 걸맞은 편안함을 지녔고 12기통의 강력한 퍼포먼스도 보여주었다. 뒷자리에 앉아 쇼퍼 드리븐으로 사용할 수 있고 운전석에 앉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도로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 스포츠와 럭셔리, 두 가지 모두를 얻고자 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 양 끝단의 최정점에 선 M760Li는  두 가지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M760Li를 신 포도라 한다면 그것은 경험하지 못한 자의 질투 섞인 조롱일 것이다.​ ​​LAND ROVER RANGE ROVER 5.0 V8 SC SVA DYNAMIC남성미 넘치는 럭셔리 SUV갖가지 종류와 다양한 크기의 SUV가 등장했지만 럭셔리 SUV의 판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표차라면 누가 뭐래도 레인지로버다. 레인지로버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다. 프리미어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가 호시탐탐 왕좌를 넘봤지만 아직 이에 필적할 만한 차는 없는 상황. 그러나 하나 둘 등장하는 도전자를 의식한 까닭일까? 레인지로버는 후발주자를 피해 더 높은 자리로 오르려 한다. 그리고 4세대에 이른 레인지로버는 기존의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상위 0.1%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보디와 엔진, 실내 구성을 세분화해 수제작에 버금가는 희소성과 브랜드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쇼퍼드리븐&오너드리븐 모두 겨냥한 레인지로버오늘 만난 SVA(오토바이오그라피) 다이내믹은 운전자를 자극하는 스포츠 감성이 녹아 있다. 시승차는 숏휠베이스 차체에 금속 펄이 들어간 검정색으로 꾸며져 더욱 짱짱한 인상을 자랑한다. 강력한 출력을 뒷받침하는 네 개의 원형 테일파이프와 1cm 낮아진 차고, 브렘보 브레이크를 달아 시각적 만족감도 높였다. ​​​네 개의 테일파이프는 오토바이오그라피만의 전용 아이템이다​​실내에 들어서면 검고 붉은 가죽이 탑승자를 반긴다. 퀼팅 처리한 빨간색 시트패드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고 가죽으로 뒤덮은 헤드라이너는 고급차 만들기에 도가 튼 영국차 고유의 사치스러움을 잘 표현했다. 어지간한 프리미어 브랜드조차 흉내내기 어려울 만큼 고급스런 꾸밈새도 엿보인다. 일반적인 고급차는 부분적으로나마 인조가죽을 사용하거나 금속과 나무를 흉내낸 플라스틱을 쓰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레인지로버는 진짜 가죽과 나무, 금속을 사용해 이들과 선을 그었다. 물론 다이내믹한 주행경험을 살리는 빨간색 금속 패들시프트는 이 차가 마냥 고급스럽게만 꾸민 차는 아니라고 말한다. ​​​​빨간색과 검은색 가죽으로 장식한 실내는 럭셔리-스포츠라는 차량 성격이 녹아있다운전자의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패들시프트​엔진은 기존 510마력 5.0L V8 트윈 수퍼차저를 기본으로 재규어-랜드로버 고성능 담당, Special Vehicle Operations의 손질을 거쳐 최고출력 550마력으로 거듭났다. 수퍼차저는 엔진 동력에 직접 연결해 구동하므로 낮은 엔진회전수부터 출력증강이 이루어져 발진감각이 자연스럽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5.4초, 기대보다 낮은 수치에 실망할 수 있지만 탑승자가 느끼는 가속감은 위력적이다.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이 빠르게 회전하며 내뿜는 두터운 토크는 디젤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그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재규어XJ와 공유하는 550마력 V8 5.0SC엔진​​오프로더 성격을 간직한 까닭에 승용차 같은 몸놀림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직선구간이 여유 있게 확보된다면 최고속도까지 도달하는 일은 매우 쉽다. 육중한 차체를 원하는 만큼 가속시키는 강력한 엔진과 레인지로버 특유의 높고 탁 트인 시야가 만나 도로 위의 왕이 된 듯한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도로에서 만난 이런 종류의 차들이 미련하고 뻔뻔스럽게 운전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나보다. ​​​오토바이오-그라피는 SVO에서 만든 재규어-레인지로버의 최상급 트림이다​​다양한 캐릭터로 왕좌를 지키는 레인지로버대형 세단과 경쟁하는 4인승 롱휠베이스 모델부터 다이내믹한 주행경험을 주는 SVA다이내믹에 이르기까지, 레인지로버가 표현하는 럭셔리는 방법과 능력 면에서 1인자다운 노련함이 느껴진다. 박력 있고 강인한 외관, 믿음직한 차체에서 펼쳐진 강력한 가속성능은 레인지로버가 가진 다양한 성격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하다. 평범한 세단에서 벗어나 더 높은 곳에 앉아보면  달라진 시야만큼이나 럭셔리를 보는 안목도 올라갈 것이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재혁    ​ 
모든 걸 다 가진 미니 - 미니 쿠퍼 SD 컨트리맨 올.. 2017-07-05
MINI COOPER SD COUNTRYMAN ALL4모든 걸 다 가진 미니모든 걸 다 가지려 했다. 이미 갖고 있는 재미와 스타일을 손에 쥔 채, 공간과 남성미까지 욕심냈다. 이런 걸 모두 눌러 담다 보니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부푼 덩치엔 매력이 꾹꾹 눌러 담겨 있다.​​​작고 당돌해야 미니다. 넉넉한 차는 미니라고 부르기 민망하다. 그런데 미니 중 가장 큰 미니, 컨트리맨이 또 커졌다. 길이가 4,299mm로 이제 웬만한 소형 SUV보다 크다. 걱정이 앞섰다. 이 차를 미니라 부를 때 민망해질까 봐. 다행히 직접 본 컨트리맨은 여전히 작고 당돌했다. 이 조그마한 미니는 크기에 비해 욕심이 아주 많다.커진 덩치부터 이미 욕심쟁이다. 미니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더 넓은 공간, 더 안락한 승차감을 탐하며 크기를 키웠다. 길이 4,299mm, 너비 1,822mm, 높이 1,557mm의 크기는 여전히 소형 SUV 수준이지만 역대 미니 중 가장 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스타일이 이 차를 여전히 미니로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두툼한 크롬 장식의 비밀미니답다는 건 작고 앙증맞다는 것. 미니는 컨트리맨을 작아 보이게 하려고 차체에 붙어 있는 것들을 키웠다. 상대적 착시효과를 노린 셈.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두른 두툼한 크롬 장식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휠도 18인치 즈음으로 예상했겠지만, 무려 19인치. 덕분에 컨트리맨은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해 보인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굵직한 크롬을 둘러 더 커 보이게 했다차를 작아 보이게 하는 거대한 19인치 휠​​문짝 아래를 두툼하게 부풀린 것도 모자라 휀더에 근육질을 더했다​“별로 안 큰 걸?” 실제로 만난 컨트리맨은 생각보다 작아 보였다. 특히 들어갈 곳은 움푹 들어가고, 튀어나올 곳은 확실하게 튀어나와 입체적이다. 소형 SUV 주제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것도 특징. 유리창 아래 두텁게 튀어나온 문짝 얘기다. 이건 공간 넉넉한 큰 차들이나 할 수 있는 스타일인데 컨트리맨은 공간을 멋에 양보했다. 덕분에 한층 작아 보임은 물론, 당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문짝이 겉으로만 튀어나온 게 아니다. 번쩍이는 크롬 손잡이를 당기면 두꺼운 문짝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체 실내공간은 어쩌려는 건지, 문짝 안쪽에도 굵직한 내장재가 붙었다. 덕분에 운전석에 앉으면 살짝 답답하다. 대시보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A 필러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이런 게 미니다. 마치 꼭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랄까.   몸에 맞춘 듯한 실내. 여유롭진 않다부드러운 가죽으로 둘러싼 운전대클래식한 분위기의 토글스위치는 여전하다  사실 이것도 미니 중에선 가장 넓은 편이다. 특히 신형 컨트리맨은 뒷좌석이 넓어졌다. 키 177cm의 기자가 앉으면 머리와 무릎공간이 적당히 남는다. 이제 성인 네 명이 여행을 떠나도 불편할 일은 없을 듯하다. 게다가 세 개로 쪼개진 뒷좌석 등받이와 앞뒤로 움직이는 슬라이딩 기능까지 더해 어떤 모양의 짐이든 마음껏 실을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이 450리터로 아주 크지는 않지만 뒷 시트를 모두 접으면 1,390리터까지 늘어난다. 이것도 부족하면 트렁크 아래에 마련된 한 뼘 깊이의 큼직한 수납공간을 활용하면 된다.  ​​전동으로 조절되는 가죽시트뒷좌석공간이 한층 여유롭다​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시트 덕분에 공간활용성이 좋다​​다재다능을 품은 미니시동을 걸면 2.0리터 디젤 엔진이 굵직한 숨을 토해내며 깨어난다. 엔진 잘 만드는 BMW 출신답게 듣기 좋은 음색을 내고 진동도 작은 편. 시승차는 컨트리맨 중에서도 강력한 디젤 엔진이 달렸다는 SD다. 1,675kg의 무게에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내니 1마력당 무게비는 8.81로 충분한 수준이다.​ ​2.0리터 디젤 엔진. 강성을 위한 스트럿바도 달렸다​가속페달을 밟자마자 느껴지는 건 역시 넉넉한 토크다. 최대토크가 1,750rpm에서부터 뿜어져 나와 웬만한 상황에선 rpm 게이지가 솟을 일이 없다. 8단 자동변속기도 높은 토크에 맞춰 알아서 재빠르게 높은 기어로 바꿔 문다.느긋한 주행에서도 컨트리맨은 확실히 미니다웠다. 스티어링 휠은 유격이란 걸 모르는 듯 묵직하고, 서스펜션은 도로의 생김새를 솔직하게 전달한다. 몸에 꼭 맞는 운전석에 앉아 묵직한 운전대를 잡고 흔들리는 기분이 역시 미니답다. 라인업 중 가장 덩치 큰 SUV이면서도 ‘고카트 필링’이 남아 있다.이윽고 느릿느릿한 도심을 나와 고속도로에 올랐다. 이제 최고출력 190마력의 힘을 만끽할 차례. 가속 페달을 끝까지 짓누르자 순식간에 저단 기어에 맞물리며 돌진한다. 가속감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진 아니고 딱 속 시원하다고 느낄 만한 수준. 더 인상적인 건 소리다. 고회전에서 듣기 싫게 갈라져야 할 4기통 디젤 엔진의 소리가 제법 묵직하다. 약간 과장을 보태면, 고성능 가솔린 엔진을 5,000rpm 정도에서 변속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소리 때문에 디젤 엔진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 정도라면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저속에서 솔직했던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빛을 발한다. 작은 충격은 효과적으로 거르면서 든든하게 차체를 떠받친다.​ ​​​저속에서 솔직했던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빛을 발한다. 작은 충격은 효과적으로 거르면서 든든하게 차체를 떠받친다. 덕분에 속도를 계속 올려봐도 안정감이 상당하다. 여태까지 타본 소형 SUV 중 단연 발군이다. 이러면서도 큰 너울에선 서스펜션이 충분히 움직여 부드럽게 통과하니 놀라울 따름. 성능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승차감을 기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잘 조율했다. 흔히 말하는 쫀득한 승차감이 바로 이런 거다.명색이 SUV이니 가벼운 오프로드도 달려봤다. 세단으로 가면 바닥이 닿을 듯 말 듯한 수준의 길이다. 앞뒤로 동력을 자유자재로 배분한다는 4륜구동 시스템 ‘올4’를 체험할 계획이었지만 길이 생각보다 험하지 않아 휠스핀 한번 해보지 못했다. 그래도 서스펜션은 비포장길을 온몸으로 느꼈다. 온로드 위주의 세팅이라 덜컹거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부드럽게 달린다. 노면의 모양새를 솔직하게 전달하면서도 날카로운 충격을 둥글게 걸러서 전해준다. 보면 볼수록 맘에 드는 서스펜션이다.​​​미니 컨트리 타이머. 주행환경에 따라 화면 속 미니가 바뀐다​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긴장을 풀고 정속주행으로 돌아왔다. 든든한 서스펜션과 2,670mm의 비교적 길쭉한 휠베이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8단 자동변속기에 맞물린 엔진은 잔잔한 음색을 들려준다. 동승한 기자는 한참 전부터 꿈나라를 헤매는 중이다. 몇 시간 전엔 굉음을 내며 시속 200km를 넘나들던 컨트리맨이지만, 긴장을 풀자 중형 세단처럼 너그러이 달렸다.​다 가진 미니, 치러야 할 대가시승 중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4.2km다. 다소 가혹하게 주행했지만, 고속주행이 꽤 있었음을 감안하면 리터당 13.1km(도심 11.9km/L, 고속 14.9km/L)인 공인연비만큼 나온 셈이다. 1.7톤에 가까이 육중해진 덩치에 4륜구동 시스템을 얹고도 연비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효율 좋은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 결과다.컨트리맨은 모든 걸 다 가진 미니다. 미니의 재미와 당돌한 스타일을 손에 쥔 채, 공간을 탐하고 빠른 성능을 욕심냈으며, 4륜구동에 연비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셈. 이제 좁거나 불편하다고 미니를 외면할 일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욕심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 미니 쿠퍼 SD 컨트리맨 올4의 가격은 5,540만원이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농익은 탐험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2017-06-30
LAND ROVER DISCOVERY농익은 탐험가다목적 SUV의 대명사인 디스커버리가 5세대로 진화했다. 세련미를 더한 생김새, 온오프로드 모두를 아우르는 운동성능, 넉넉한 적재공간 등을 갖춘 농익은 탐험가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에 모자람이 없다. ​​​지난 1989년, 랜드로버는 저렴한 값을 내세운 일본산 SUV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레인지로버 플랫폼을 활용한 1세대 디스커버리를 내놨다. 합리적인 값에 럭셔리 SUV 기술력이 적용된 상품성은 많은 이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전세계적으로 12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1~4세대가 쌓아올린 굳건한 토대 위에 등장한 코드명 L462의 최신 디스커버리는 고급과 실용, 그리고 기술의 적절한 접목으로 모두가 우러러볼 만한 비약적인 발전을 일궜다. 정교함을 더한 디자인, 견고한 보디와 한몸을 이루는 드라이브트레인,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여러 기능 등은 신형이 브랜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이번에 만나본 시승차는 프리미엄 메탈릭 나미브 오렌지 컬러를 입은 퍼스트 에디션. 새로운 디스커버리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특별 버전이다. 트림 라인업 정점에 서 있는 이 모델은 전세계적으로 2,400대 한정 생산되고, 국내에는 40대만 수입된다.​​​​각을 덜고 부드러움을 더하다새로운 디스커버리는 균형잡힌 비율은 그대로지만 각을 세우던 생김새는 부드럽게 다듬어진 차체 아래로 자취를 감췄다. 2014년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된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을 그대로 따른 모양새다. 구형의 담백함에 익숙한 이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새롭게 바뀐 조형미는 의외로 설득력이 강하다. 깊은 경사각의 윈드 스크린과 날렵하게 치켜올라간 벨트 라인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드러내고, 랜드로버 최신 디자인 언어를 재해석한 LED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가 이전에 보지 못하던 강렬한 빛을 밝힌다. 진중함은 줄었지만 이를 보완하고도 남을 세련미가 담겨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레인지로버가 한데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랜드로버 최신디자인 언어를 재해석한 LED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이전에 보지 못한 강렬한 빛을 발한다​​루프 라인, C필러, 트렁크 도어 넘버 플레이트 형태는 이전 모델의 디자인을 계승, 정체성을 이어간다. 특히 1세대부터 유지된 계단식 루프 라인은 그대로 남아 있다.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도 지켜나가야 할 것은 쉽게 바꾸지 않은 셈. 랜드로버 디자인 디렉터 게리 맥거번(Gerry McGovern)이 강조한 ‘전통의 현대적인 미학’이 익스테리어 곳곳에 녹아들었다. 퍼스트 에디션의 경우 21인치 10스포크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달리고 옵션으로 스포티한 22인치 5스포크 휠이 제공된다. B필러에 부착된 퍼스트 에디션 음각 배지는 특별함을 더하는 장식. 블랙 콘트라스트 루프는 나미브 오렌지 익스테리어 컬러를 선택한 경우 제공되는 사양이다.​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 4,970×2,073×1,888mm, 휠베이스 2,923mm로 구형에 비해 길이 135mm, 너비 158mm, 높이 3mm, 휠베이스 38mm가 늘어났다. 풍채는 당당해지고 실내는 넉넉해졌다는 얘기.​​​​B필러에 부착된 퍼스트 에디션 배지​인테리어는 현행 레인지로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센터페시아 각도와 레이아웃 모두 낯익다. 가죽, 알루미늄, 플라스틱 마감재로 구성된 각각의 패널이 꼼꼼하게 맞물렸고 화이트 스티치도 어긋난 곳 없이 촘촘히 박음질됐다. 퍼스트 에디션에만 적용된 카토 그래피 알루미늄 마감재는 탐험의 여정을 알려주는 듯한 그래픽으로 차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특별함을 살린다. 인테리어 컬러는 블랙, 베이지, 브라운 중 선택할 수 있다. ​ ​실내는 현행 레인지로버 인테리어와 비슷하다​시트 구성은 2/3/2다. 디스커버리 특유의 계단식 루프는 2열과 3열 탑승자에게 넉넉한 헤드룸을 제공하고 긴 휠베이스는 2열 954mm, 3열 851mm의 넉넉한 레그룸으로 높은 거주성을 부여한다.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는 몸을 포근히 감싸고, 특히 3열 시트의 착좌감은 단순히 의자의 형태만 갖추고 있던 구형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히팅/쿨링 시스템도 전 좌석에 들어간다. 시트 베리에이션은 유연하고 다채롭다. 운전자 1명에 탑승자 6명을 태우거나 선택적으로 시트를 접어 여러 짐을 무리 없이 실어 나를 수 있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리모트 인텔리전트 시트 폴딩 시스템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스위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한 터치만으로 시트를 접었다 펼 수 있다. 힘들이지 않고 모든 시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1, 2, 3열 시트 모두 몸을 편안히 감싸준다. 특히 3열은 단순히 의자의 형태만 갖추고 있던 구형에 비해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꼈을 때 분명한 발전을 일궜다​옵션으로 제공되는 리모트 인텔리전트시트 폴딩 시스템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스위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간단한 터치만으로 시트를 접었다 펼 수 있다​​적재 용량은 2, 3열 모두 접은 상태에서 2,406L, 3열만 접은 상태에서도 1,137L다. 7시트를 모두 펼쳤을 때 용량은 258L로, 기내용 캐리어 세 개 정도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발동작만으로 트렁크 도어를 여닫을 수 있는 제스처 테일게이트 시스템은 HSE 럭셔리 트림부터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밖에도 센터콘솔박스와 센터페시아 보관함, 그리고 위아래로 나눠진 글러브박스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3열의 경우 측면 패널에 자그마한 보관함이 자리한다. ​​​시트를 모두 펼쳤을 때 적재용량은 285L고, 3열만 접었을 때는1,137L다. 2, 3열모두를 활용하면 2,406L까지 확장된다​터치 기능이 내장된 10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인컨트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해 존재한다. 빠른 반응 속도를 가능케 하는 쿼트 코어 프로세서 덕분에 내비게이션, 폰 커넥티비티, 시트 베리에이션 등 여러 기능이 신속·정확하게 작동된다. 이 중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못지않은 속도와 정확성으로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폰 커넥티비티 및 배터리 충전을 위한 USB 포트는 실내 곳곳에 아홉 개가 마련돼 있으며, 12V 시거잭은 여섯 개가 들어간다. 7명이 동시에 쓰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구성이다. ​ 10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는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명품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14개 스피커와 듀얼 채널 서브우퍼를 통해 825W의 출력을 낸다. 구형 대비 스퍼커가 두 개 줄었지만 중후한 저음과 맑은 고음은 입체적인 음장감은 만들어내고, 실내 잡음을 부드럽게 순화시키는 다이내믹 볼륨 컨트롤이 음색을 항상 고르게 조율한다. 듣는 맛이 좋으니 운전도 즐겁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온오프로더5세대 디스커버리는 현행 레인지로버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뼈대를 물려받았다. 덕분에 프레임 보디의 구형보다 몸집이 커졌음에도 무게는 480kg 줄었다. 여전히 공차중량은 2톤을 넘지만, 몸놀림은 한결 가벼워졌다는 얘기. 퍼스트 에디션에 장착된 엔진은 개선된 V6 3.0L 직분사 디젤. SE, HSE, HSE 럭셔리 트림에도 달리는 유닛이다. 수냉식 인터쿨러를 더한 싱글 터보차저에 세라믹 볼 베어링을 장착했고, 8노즐 인젝터를 갖추어 재빠르면서도 부드럽게 출력을 뽑아낸다. 최고출력 258마력/3,750rpm, 최대토크 61.2kg·m/1,750~2,250rp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8.1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09km. 연비 9.4km/L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8g/km다.​​​퍼스트 에디션에 장착된 엔진은 V6 3.0L 디젤로 최고출력 258마력을 발휘한다​Td6 유닛을 품은 신형 디스커버리는 공차중량을 덜고 엔진 성능을 향상해서인지 확실히 구형 대비 달리기 실력이나 효율 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 동일한 엔진을 품은 디스커버리4의 최고출력은 25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61.2/2,000rpm. 0→시속 100km 가속은 9.3초, 최고시속 180km에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8.6km/L, 237g/km이었다.  V6 3.0L 디젤과 함께 디스커버리 엔진 라인업을 구성하는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디젤은 시퀀셜 트윈 터보차저가 들어가 출력을 매끄럽게 끌어낸다. 또한 인젝터 유량이 32.5% 향상된 솔레노이드 인젝터를 달아 강력하면서도 경제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최고출력 240마력/4,000rpm, 최대토크 51.0kg·m/1,500rpm을 내고, 0→시속 100km 가속 8.3초에 연비는 12.8km/L. 성능과 효율 모두를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알맞은 유닛이다. 이 엔진은 SE, HSE, HSE 럭셔리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180마력의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디젤과 340마력의 V6 3.0L 가솔린 엔진은 국내에 제공되지 않는다. ZF의 2세대 전자제어식 8단 자동변속기는 촘촘하게 세팅된 기어비에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가벼워진 무게, 강력한 엔진, 똑똑한 변속기가 만들어낸 삼위일체는 큼직한 체구를 상쇄할 만큼 빠릿빠릿한 운동신경을 선사한다. 시내 주행시 연료 소모를 억제하는 공회전 제어장치는 깔끔한 개입을 자랑한다. 아스팔트 위에서 신형 디스커버리의 몸놀림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갈 때 거동은 토크를 줄이거나 안쪽 휠에 제동을 가해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를 적극 방지하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에 힘입어 안정적이다. 조향도 기대 이상으로 즉각적이며, 휠베이스가 길어졌음에도 앞머리가 굼뜨지 않고 잘 따라준다. 이외에 고속주행시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 소리나 노면의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방음에 노력한 티가 역력하다.  69년의 노하우가 담긴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은 전 트림에 공통 사양. 퍼스트 에디션에 한해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와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이 들어간다. 두 기능은 디스커버리 역사상 최초로 장착되는 사양이기도 하다. 일반/눈길/진흙/모래/암반/자동으로 구성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는 미끄러짐이 발생하기 전에 액슬을 잠그고 토크를 앞뒤 50:50으로 분배하는 전자식 센터 디퍼렌셜을 기반으로 한다. 까다로운 주행 조건에서도 정밀한 제어를 뽐내는 것이 특징. 자동 모드의 경우 시스템 스스로 주행 조건을 확인하고 노면에 가장 적합한 주행 모드를 임의로 선택해 접지력을 잃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 4WD 트랙션 시스템, 제동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은 시속 2km부터 30km 사이에서 크루즈 컨트롤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험난한 노면 위에서 운전자가 조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반/눈길/진흙/모래/암반/자동으로 구성된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신형 디스커버리의 접근 각도는 34.0°고, 이탈 각도와 램프 각도는 30.0°, 27.5°다. 험로를 능숙하게 넘나들기 위한 최대 지상고는 500mm. 물길은 수심 900mm까지 통과할 수 있다. 강을 통과할 때 활성화되는 도강 수심 감지 장치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고, 사이드미러에 달린 센서를 통해 실시간 도강 정보를 전달한다. 참고로 구형의 접근 각도는 36.2°, 이탈 각도와 램프 각도는 25.4°, 27.3°, 최대 통과 수심은 700mm였다.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와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 덕분에 어떤 길도 손쉽게 주파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에 에어 댐퍼를 조합, 여러 지형을 다스리기 위해 단단함과 유연함을 넘나든다. 탑승자 모두가 손쉽게 하차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자세를 낮추기도 하는데, 정차 후 시동을 끄거나 안전벨트를 풀면 차고가 15mm 내려가고, 더 나아가 도어를 열면 추가로 25mm가 더 내려간다. 이외에 고속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달릴 경우, 차고를 13mm 낮추어 공기저항을 줄인다. 신형 디스커버리의 다재다능함은 노면을 슬기롭게 읽어내는 하체에서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상고를 최대로 낮췄을 때와 높였을 때의 차이​차가 의도치 않게 차선을 벗어날 경우 작동되는 레인 킵 어시스트, 시속 16km부터 작동되고 앞차 속도에 따라 스스로 속도를 조정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를 활용해 사각지대를 살피는 블라인드 스팟 어시스트 등은 주행 안전을 돕는 기술들.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 등 여러 환경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 다른 시작이자 정점에 서 있는 SUV랜드로버는 테스트카로 294대의 신형 디스커버리를 사용했고, 100만km 이상의 혹독한 시험주행을 마쳤다. 또 이를 통해 차를 구성하는 3만5,000여 개의 부품 완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5세대로 거듭난 다목적 SUV는 한 차원 높은 상품성을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디자인, 플랫폼, 드라이브트레인, 안전편의품목 등 여러 부문이 치밀하게 조율되고 설계됐다. BMW X5, 아우디 Q7, 볼보 XC90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게다가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지난 28년의 세월을 통해 쌓은 독보적인 존재감까지 갖췄다. 값도 7,330만~1억230만원으로 책정돼 꽤나 합리적이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의 또 다른 시작이자 정점에 서 있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농익은 탐험가는 현실의 정점에 서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에 충분한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 글 문서우 기자 사진 최진호​​​​
다운사이징이 반가운 혼다 CR-V 2017-06-28
HONDA CR-V TURBO다운사이징이 반가운 혼다 CR-V다운사이징 1.5L 터보엔진은 쉽게 출력을 뽑아 쓸 수 있으면서 높은 효율성을 갖췄다. 편안한 주행감각은 5년 연속 북미 SUV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낮고 넓은 실내, 실용성을 강조한 준중형 SUV를 찾는다면 혼다 CR-V에 주목하자.​​​수입차 업체가 공격적인 판매정책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10여 년 전, 혼다는 합리적이고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국산차의 대안으로 등장하며 수입차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 그리고 그 선두에 어코드와 CR-V가 있었다. 어코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중형차의 베스트셀러, 쏘나타에 익숙한 국내 고객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CR-V는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급 위치를 절묘하게 파고들었고, 혼다의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실용성을 무기 삼아 한국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5세대 혼다 CR-V 터보는 요란한 신차행사 하나 치르지 않은 가운데서도 한 달 만에 500대 가까이 팔리며 2000년대 베스트셀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막내에서 벗어난 CR-V현재 한국에서 혼다의 SUV, RV는 총 네 가지. CR-V를 중심으로 막내 HR-V가 작년에 등장했고 대형 패밀리 SUV 파일럿과 미니밴 오딧세이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막내가 등장하면서 CR-V의 신분상승이 이루어졌다. 엔트리급 SUV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중간급 위치로 올라서 운신의 폭이 커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차체 크기에서도 드러난다. 기존 4세대 모델보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를 각각 50mm, 40mm 키우며 더욱 당당해졌다. 해가 지날수록 커져가는 경쟁모델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이 정도의 신체변화는 꼭 필요했을 터. 차체가 커지긴 했지만 한층 더 날렵해진 인상은 새로운 패밀리룩 디자인에서 비롯됐다. CR-V의 전면부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이다. 일자형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은 NSX에도 쓰인 최근 혼다 차의 공통된 얼굴. 측면부가 돌출된 리어램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CR-V는 철저히 실용성 위주로 디자인되었다. 사실 CR-V의 차명은 편하게 탈 수 있는 자동차라는 뜻의 ‘Comfortable Runabout - Vehicle’의 약자에서 비롯됐다. ​ 풀LED 헤드램프를 장비했다  범퍼 좌우에 듀얼머플러와 터보 배지를 달았다​ 1세대 CR-V의 데뷔 당시 대부분의 도시형 SUV는 래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구조를 사용했는데, 튼튼한 대신 주행성능이 낮고 실내가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혼다는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승용차의 플랫폼(시빅)을 빌려왔다. 승용 플랫폼으로 차바닥을 낮추기로 한 것. 그러자 여러 장점이 생겨났다. 무게중심이 낮아져 주행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승하차가 편하고 실내가 넓어졌다. ​​센터페시아에 변속기를 달아 공간활용성을 높였다​조수석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카메라를 달아 주행정보를 제공하지만 활용도가 낮다​​신형 CR-V 역시 선대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트렁크 바닥은 성인남자 무릎높이에 불과한데 이는 크기를 줄인 리어 서스펜션과 연료탱크용량 축소로 가능해진 결과다. 6:4분할로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는 소형 미니밴 부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2단계로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기능 또한 갖췄다. 직각으로 열리는 뒷좌석 문은 아이들의 승하차와 베이비시트가 드나드는 것까지 고려한 세심한 배려다.​​직각으로 열리는 뒷좌석문은 아이들의 승하차와 베이비시트까지 배려한 결과다6:4분할로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는 소형 미니밴 부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2단계로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기능 또한 갖췄다​​​성인 무릎높이에 불과한 트렁크바닥 높이는 연료탱크와 서스펜션 공간을 줄이면서 가능했다​​부지런한 1.5L 터보엔진그동안 CR-V는 2.4L 4기통 자연흡기를 주력 엔진으로 사용해왔다. 미국이 주력 시장인 까닭이었다. 혼다를 비롯한 경쟁모델이 4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즐겨 사용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4기통 치고 비교적 넉넉한 배기량에서 나오는 풍부한 저회전 토크는 일반적인 운전상황에 알맞고 가속이 수월해 운전이 쉬워져 차량성격과도 걸맞다. 또한 연료효율이 나쁘지 않아 1.5톤 내외의 차체를 끌기에 적합하다. 아울러 구조가 단순하므로 제조비용이 낮아 가격경쟁력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잘 가다듬은 4기통 엔진도 한계는 있었다. 단순한 구조와 비교적 큰 배기량으로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연비규제와 출력갈증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터보엔진으로도 엄격한 미국의 대기환경규제법을 통과하면서 다운사이징에 인색했던 일본차들도 하나둘씩 이 흐름에 동참하는 추세다. 새롭게 바뀐 신형 CR-V의 4기통 1.5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3마력을 내뿜는다. 작은 엔진에서 나오는 높은 출력은 자칫 자극적인 엔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24.5kg·m의 최대토크에서 알 수 있듯이 어디까지나 기존 2.4L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 최대토크는 운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2,000~5,000rpm의 실용구간에 발휘된다. ​​​다운사이징 1.5L 터보엔진이 CR-V변화의 핵심​가속 페달을 지그시 누르면 작은 엔진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차체를 가속시킨다. 한국에 수입되는 CR-V는 AWD를 기본으로 달았다. CR-V의 AWD는 온로드 주행이 많은 차의 성격을 고려했다. 직진 때는 앞/뒤에 비슷한 구동력을 배분하지만 코너를 만나면 안쪽 바퀴에 약한 제동력을 가함과 동시에 바깥쪽 바퀴에 더 큰 구동력을 주어 코너를 깔끔하게 통과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어설프면 순간적으로 스티어링휠의 무게가 변하거나 부자연스런 움직임을 보이지만 CR-V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CR-V의 AWD는 온로드 주행이 많은 차의 성격을 고려했다​​​ 그러나 호평받던 이전 세대 CR-V의 명성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탓일까? 쾌활한 가속감각과 핸들링 이외에는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했다. 대부분의 이유는 타이어에서 비롯됐다. CR-V에 적용된 출고용 타이어는 단면폭 235mm 한국타이어 키너지GT,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다른 차의 출고용 타이어보다 그립성능이 현저히 떨어졌다. 거친 운전상황에서는 종종 위험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급제동 성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순정 타이어 키너지GT는 주행안전성 부족의 원인이 되었다​ 저렴한 유지비를 강조하는 CR-V혼다가 성능을 조금 포기하면서까지 친환경 타이어를 사용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운사이징에 걸맞은 연비성능을 확보해 세일즈 포인트로 삼기 위해서다. 혼다는 이번 CR-V를 발표하면서 경쟁모델과 예상 유지비 지출내역을 공개했다. 비교대상은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티구안은 2.0L디젤 엔진을 탑재해 상대적으로 자동차세가 비싸지만 연비가 좋고 연료가격이 싼 경유를 사용한다. 반면 1.5L 엔진을 사용하는 CR-V는 자동차세가 저렴한 대신 연료가격이 비싼 휘발유를 사용한다. 그러나 자동차세를 포함한 두 차의 유지비 차이는 연간 1만5,000Km를 달릴 경우 티구안 199만9,000원, CR-V 208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휘발유차는 막연히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는 결과다. 갈수록 짧아지는 한국인의 평균 주행거리와 새 정부의 연료가격 정책이 불투명한 지금의 상황에서 혼다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진작 나왔어야 할 기아의 스포츠 세단- 기아 스팅어 2017-06-28
KIA STINGER진작 나왔어야 할 기아의 스포츠 세단진작 나왔어야 할 차다.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기아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차가 필요했다. 벨로스터도 현대가 아니라 기아 브랜드로 내놓았어야 했다. 지나친 프리미엄에 발목을 붙잡힌 현대와 달리 기아의 분위기는 좀 더 젊고 밝다. 그들을 공략할 기아 색깔이 진한 차가 필요한데, 스팅어가 바로 그런 차다.​​​ 올해 초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베일을 벗은 후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공개됐던 스팅어가 5월 11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후 같은 달 23일 공식 출시행사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기자단 시승회는 지난 6월 8일 서울 워커힐 호텔과 원주 뮤지엄 산을 오가는 편도 84km 코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수십 대의 스팅어가 준비되었다. 제한된 수요층을 노리는 스포츠 모델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스팅어에 거는 기아의 기대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시승회는 코스 대부분이 광주-원주 고속도로인 데다 달리는 차들도 많아 스팅어의 가속력과 주행안정성을 체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와인딩 구간이 전무해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능력을 가늠하는 데에도 제약이 있었다. 짧고 제한된 상황에서의 시승이었지만 스팅어가 작정하고 잘 만든 스포츠 세단임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장거리를 고속으로 빠르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GT 성격만큼은 글로벌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실력이었다. 실질적인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능 검증은 다음에 있을 단독 시승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대략적인 첫인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하자.​제원만큼 커 보이지 않는 쿠페 스타일스팅어는 기아의 디자인과 기술역량이 총동원된 스포츠 세단이다. 뉘르부르크링 구 서킷을 1만km 이상 달리면서 주행안정성과 내구성을 시험했고, 국내 인제스피디움에서도 성능을 담금질했다. 기아차가 자체적으로 기록한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은 8분20.46초로 대중 브랜드의 양산 세단으로는 꽤 빠른 편이다. 한 세대 전 포르쉐 복스터S에 비해서도 4초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기아차가 행사장에서 밝힌 스팅어의 경쟁상대는 BMW M4와 아우디 A5다. 왜 쿠페형 세단이 아니라 실질적인 쿠페(M4)를 지목했는지, S5가 아니라 A5를 지목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스팅어의 길이×너비×높이는 4,830×1,870×1,400mm, 휠베이스는 2,905mm로 M4(4,638×1,825×1,389, 2,810mm)나 A5(4,712×1,850×1,390, 2,810mm)보다 다소 크다. 덕분에 실내공간, 특히 2열 공간이 훨씩 넉넉하며, 트렁크공간 역시 406L로 M4(396L)나 A5(368L)보다 크다.​길이가 4.8m가 넘지만 실제로 보면 제원만큼 커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실물이 사진보다는 확실히 낫다. 공기저항계수(Cd)는 0.30으로 앞 범퍼의 휠 에어커튼을 통해 들어온 공기를 펜더 가니시를 통해 뽑아내 앞바퀴 주변 공기흐름을 다듬었고, 리어 디퓨저로 뒤쪽 공기흐름을 매끄럽게 유도한다.플랫폼은 새로 개발한 후륜구동 전용 아키텍처로 고출력 엔진 탑재를 염두에 두고 낮은 무게중심과 높은 강성, 경량화에 주력했다. 덕분에 기존 플랫폼보다 파워트레인을 뒤쪽으로 옮기고 무게중심도 일반 세단보다 좀 더 낮출 수 있었다. 아울러 배터리를 트렁크 쪽으로 옮겨 앞뒤 무개배분을 조율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강화된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반영한 덕에 차체 강성과 충격흡수 및 분산 능력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새로운 플랫폼에 맞게 서스펜션도 다시 개발했다. 앞 서스펜션의 지오메트리를 최적화하고 가상 조향축 및 듀얼로어암 구조를 적용해 스티어링의 민첩성과 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렸다. 멀티링크(5링크) 타입의 뒤 서스펜션 역시 링크 배치와 지오메트리 최적화로 코너링 중의 지지력과 응답성, 한계 선회 안정성을 끌어올렸다.실내에 들어서면 납작한 스포츠 세단치고는 개방감이 좋다. 기아차가 의도적으로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낮고 넓게 설계한 덕분이다. 그러나 후방 시야는 보통의 세단보다 타이트하다. 부족한 후방시야 확보를 위해 주행 중 후방 상황을 모니터로 보여주는데, 실제로 많이 활용될지는 의문이다. 앞 시트는 공압식 사이드 볼스터와 앞쪽으로 연장되는 방석, 전후상하 네 방향의 럼버 서포트 등 16방향 조절이 가능해 드라이버와의 밀착감을 높일 수 있다.​​​ 작정하고 만든 GT 성격의 스포츠 세단스팅어에는 V6 3.3L 가솔린 직분사 트윈터보와 4기통 2.0L 터보, 4기통 2.2L 디젤의 세 가지 엔진이 올라간다. 준비된 시승차는 가장 고성능 모델인 3.3T 2WD. 이 차는 기아가 제로백 4.9초의 성능을 내세우는 스팅어의 간판 모델이다. 0→시속 100km 가속 4.9초의 성능은 옥탄가가 높은 고급휘발유를 넣고 론치 컨트롤을 작동시켰을 때에나 얻을 수 있는 수치. 최고시속 270km도 마찬가지다. 실제 주행에서는 5초대의 감각으로 느껴지며 가속감이 생각보다 격하지 않다. 하드코어 성향의 스포츠카가 아니라 GT를 표방한 스팅어의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주행모드는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5가지이며 기본 모드는 컴포트다. 스마트는 주행습관 및 주행상황을 고려해 자동으로 변환되는 모드이고, 스포츠와 에코는 이름 그대로 목적에 충실한 모드다. 커스텀은 세부 사항에 따라 운전자가 미리 설정해놓을 수 있다. 기본 설정을 ‘컴포트’로 표시한 것 역시 GT스러움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까?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 간의 성격 차이는 비교적 뚜렷하며 뒷좌석에서도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실제 엔진음과 실내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가상 엔진음이 합쳐진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ASD)을 체험할 수 있는데, 소리가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오히려 조금 더 박력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뒷좌석은 쿠페형 세단치고는 헤드룸이 좁진 않다. 레그룸도 그다지 타이트하진 않지만 앞좌석 아래 발을 뻗을 공간이 없어 상대적으로 빡빡하게 느껴진다. 엔진룸 속에는 당당한 V6 3.3L 트윈터보 엔진(물론 커버만 보인다)과 4개의 스트럿바가 자리하고 있다. 이 중 뒤쪽 2개는 플라스틱 커버에 가려 있다. 트렁크도 쿠페형 세단치고는 기대 이상이다. 뒷좌석을 접어 짐공간을 늘릴 수 있는 실용성도 챙겼다.속도와 핸들링을 즐기는 스포츠 세단이지만 기아의 다른 중형 이상 모델처럼 장비는 화려하다. 720W에 15개 스피커를 갖춘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은 물론 유보(UVO)와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 등으로 편의성을 챙겼다. 스포츠 세단에 들어가는 작은 선루프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스팅어에 맞는 넓은 선루프도 별도로 개발했다. 덕분에 개방 면적이 크지 않은 여느 스포츠 세단들과 달리 충분한 개방성을 제공한다. 그 밖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뷰 모니터, 나파 가죽시트, 전동식 파워 테일게이트, 전자식 변속레버 등 다양한 프리미엄급 장비를 갖췄다. 고속도로주행보조,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이탈방지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포함하는 드라이브 와이즈도 모든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스팅어의 초기 계약 2,700대(5월 11일~6월 7일)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남성이 84%로 압도적으로 많고 연령대는 40대(34.5%)와 30대(30.6%)가 주를 이뤘다. 50대도 15.8%에 달해 비교적 경제력이 있는 층이 스팅어를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엔진별로는 3.3T(49.8%)가 2.0T(42.7%)보다 많았고 디젤인 2.2는 7.5%에 그쳤다. 3.3T 중에서는 GT, 2.0T 플래티넘과 마찬가지로 고급 트립 선택 비율이 높았다. 계약자의 절반(50.4%)이 AWD를 선택했고, 고성능 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4와 브렘보 브레이크의 조합은 68.2%, 드라이브 와이즈의 선택 비율도 66.2%로 높았다. 광고에 나오는 주력 색상이 레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택 색상은 흰색이 28.1%로 가장 많았고 쥐색(27.0%)과 검정색(21.1%)이 그 뒤를 이었다. 레드(13.2%)와 블루(7.7%)의 유채색 비율은 높지 않았고 실버 색상은 2.9%로 선호도가 가장 떨어졌다. 역시 국내에서는 스포츠 세단이라도 유채색보다는 무채색이 진리인 것일까? 글 박지훈 편집위원 사진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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