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SUV 탈을 쓴 재규어 스포츠카 2016-09-19
 ​​​​JAGUAR F-PACESUV 탈을 쓴 재규어 스포츠카​​지난 8월 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F-페이스 시승회가 열렸다. 작년 각종 국제모터쇼와 올해 부산모터쇼를 화려하게 장식한 F-페이스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찾아온 것. 행사는 철저히 시승 위주로 치러졌다.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트랙과 주변 국도, 그리고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 등을 쉴 새 없이 달렸다.​​그렇다. 우아하고 스포티한 차만 만들 것 같던 재규어도 결국 SUV를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F-페이스다. 물론 재규어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SUV는 이제 자동차 브랜드에게 필수 품목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재규어가 SUV를 이제야 내놓은 게 더 이상하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한 식구가 된 지도 이미 꽤 오랜시간이 흐르지 않았나?​그러나 재규어는 첫 SUV를 내놓으면서 랜드로버에게 손을 벌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 브랜드의 성격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재규어는 스포츠성을 가장 중시하는 브랜드. F-페이스는 재규어의 최신 모듈형 플랫폼인 iQ를 활용하고 있다.재규어가 F-페이스를 ‘계절과 지형에 구애받지않는 재규어 스포츠카’라고 정의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 독자 플랫폼이 있다.​재규어 고유의 스포츠성은 그대로외모는 영락없는 재규어다. 긴 보닛, 짧은 프론트오버행, 날렵한 루프 라인 등 스포티한 FR 비율에F-타입의 고유 디자인 요소를 매끈하게 녹여냈다. 물론 기존 재규어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어떤 SUV보다도 날렵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실내는 XE를 닮았다. 납작 누른 대시보드에 도어트림상단과 윈드실드 하단 패널을 연결한 랩 어라운드 스타일을 더해 날렵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12.3인치 TFT계기판,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재규어를 상징하는 장비들도 빠짐없이 담았다. 가장 인상적인건 스포티한 운전 자세. 낮게 깔린 시트와 바짝 선 운전대 덕분에 시승 내내 SUV가 아닌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었다.​스포티한 외모와는 달리 실용성도 뛰어난 편이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모두 여유롭다. 성인 5명이 타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이다. 짐공간 크기(650~1,750L)는 평범하지만, 개구부가 넓고 바닥이 낮아 짐 싣기가 편하다. 아쉬운 점은 다소 거친 마무리. 특히 글러브박스입구 안쪽 모서리가 손 베일 듯 날카로운 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페이스에는 V6 3.0L 디젤(30d)과 가솔린 수퍼차저(35t), 그리고 직렬 4기통 2.0L 디젤(20d) 등 총 3종의 엔진이 준비된다.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며 구동방식도 모두 네바퀴굴림이다. 주력 판매 모델의 자리를 꿰찰 20d는 최고 180마력, 43.9kg·m의 힘을 내며 옵션에 따라 프레스티지, R-스포트, 포트폴리오의 세 가지트림으로 나뉜다. 최고출력 300마력의 30d는 S와 퍼스트 에디션의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며, 340마력의35t는 R-스포트 단일 트림이다.​시승회에는 20d와 30d가 나섰다. 트랙에서는 단연30d가 돋보였다. 71.4kg·m의 풍성한 토크를 바탕으로 고저차가 큰 인제 스피디움을 정신없이 헤집고 다녔다. ‘스포츠카’라는 재규어의 주장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큰 몸집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날렵했다. 반면 주변 국도에서는 20d의 움직임이 더 인상적이었다. 30d의 출력이 그립긴 했지만, 앞머리가 더 가볍고(-150kg)서스펜션의 반응이 더 솔직해 조작과 반응에서 오는 쾌감이 한층 더 컸다. 참고로 20d 시승차는 재래식 댐퍼, 30d 시승차는 어댑티브 댐퍼를 달고 있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20d와 30d 모두 활기차게 움직였다. 최저지상고가 넉넉해 거친 돌부리도 거침없이 타고 넘을 수 있었다. ASPC(전지형 프로스레스 컨트롤) 덕분에 급경사 내리막길도 두렵지 않았다. 랜드로버의 엔트리 모델(디스커버리 스포츠)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사실 F-페이스는 랜드로버의 신차가 반드시 거치는 영국 이스트너 테스트 센터의 혹독한 오프로드 테스트를 통과한 모델. 재규어 코리아가 시승회에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2개나 끼워넣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F-페이스의 완성도는 눈부시다. 재규어 고유의 스포츠성을 잘 살리며 SUV가 가져야 할 미덕을 빠짐없이챙겼다. 처음으로 만드는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물론 높은 완성도가 흥행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격, AS 등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는 제품의 완성도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재규어 코리아는이미 승부수를 던졌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메르세데스 벤츠 GLC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더 스포티한 디자인과 움직임을, 포르쉐 마칸보다는 조금 무디지만 비슷한 가격에 더 넉넉한 차체와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산이다. 이제 시장의 반응만이 남았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재규어 코리아​​​​​ 
WHO IS SMARTER? 2016-09-07
MERCEDES-BENZ E-CLASS vs BMW 7 SERIES​ WHO IS SMARTER?     최첨단 세단 두 대를 맞붙였다. 누가 더 똑똑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두 차에 담긴 기술의 우위를 가리는 건 꽤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철학만큼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정말 자율주행 시대가 오는 걸까? 얼마 전 TV에서 두 편의 광고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과장이 심한 현대 모비스의 광고(외계인편)는 그렇다 쳐도, 벤츠 E클래스의 광고 컨셉트가 자율주행이라는 사실에는 적잖이 놀랐다. 게다가 BMW 코리아도 최근 7시리즈로 무인주차 시범을 보이지 않았던가? 테슬라 S의오토파일럿 사망 사고를 보며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에서 가장 진화했다고 여겨지는 두 차를 불러냈다. 주인공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7시리즈. 데뷔와 동시에 각종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최첨단’ 세단들이다. 우리가 이 차들에서 집중한 장비는 두 가지다. 흔히 ‘반 자율주행 장비’라고 불리는 차선유지 지능형 크루즈컨트롤과 자동주차 시스템이다. 이 둘은 현재가장 진화한 주행보조 장비로, 자율주행으로가는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미래지향적인 벤츠와 현실에 충실한 BMW자율주행 기술은 그 수준에 따라 L0부터 L4까지 5단계로 나뉜다. L0는 수동주행, L1은 특정기능 자동주행, L2는 일부기능 통합 자동주행, L3는 조건부 자율주행, L4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현재 자동차 회사들이 선보이는 자율주행기술은 가속과 감속 페달, 그리고 스티어링 휠등을 특정 조건에서 자동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L2 수준이다.​​​1 7시리즈는 차선을 인식하면 계기판의스티어링 휠을 녹색으로바꾼다​2 BMW의 주행보조설정버튼 위치가특이하다. 비상등만큼중요하다는 뜻일까?​신호등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스스로 앞으로 가고 서는 기술은 이제 꽤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스로틀 보디 플랩 와이어에 액추에이터를 걸어 일정 속도를 유지하던 기계식 크루즈 컨트롤이 장거리 레이더와 EPB(전자식 브레이크)의 도움을 받아 앞차와의 거리까지 일정하게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진화한 지가 이미 10년도 넘었기 때문이다. 최신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은 도로 흐름에 맞춰 차를 완전히 정지시켰다가 다시 출발까지 한다. 또한, 그중 대부분은 정면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차를 정지시키는 긴급제동 시스템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차선유지 시스템은 아직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에 비해 완성도가 높지 않다. 차선인식 자체가 차간거리 인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기도 하거니와 스티어링 제어가 엮인 통합 시스템이 등장한 지 아직 5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법규도 발목을 잡고있다. 제네바 협정은 운전자가 언제든 제어할수 있다면 시스템 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지만, 스티어링 제어에 대한 법규는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운전자가 일정 시간 이상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으면 경고를 하고조치가 없으면 곧 기능을 해지시켜 버리는 로직을 채택하고 있다.​​ 3 벤츠는 전방 레이더를그릴 안쪽에, BMW는번호판 아래쪽에 단다​​​따라서 우리는 이 비교를 진행하며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보다는 차선유지 시스템에 집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차의 시스템은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때문에 일정 구간을 정해두고 직접 달리며 두 시스템을 비교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굳이 자율주행에 가까운 차를 꼽으라고 한다면 E클래스의 승리다.​E클래스의 차선유지 시스템은 현재 국내에서판매되는 어떤 양산차보다도 유연하다. 심지어 윗급인 S클래스보다도 완성도가 높다. S클래스의 시스템이 고속도로용이라면 E클래스는 시내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커버한다. 아주완만한 코너에서도 아슬아슬했던 이전과 달리 적당한 코너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특히 앞차의 궤적을 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차선이 사라지는 교차로 같은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이 인상적이다.​주목할 만한 변화가 하나 더 있다. 이제껏 차선유지 시스템의 작동시간을 ‘연장’하려면 경고메시지가 떴을 때 스티어링 휠을 약간이나마 흔들어줘야 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인식해야 작동 제한시간이 ‘리셋’되기 때문이다. 현재 S클래스와 7시리즈가 이런 방식이다. 그런데 E클래스에서는 이 과정이 한층 더 간단해졌다. 스티어링 휠에 추가된 작은 터치패드(터치컨트롤, 계기판/인포테인먼트 조작용)를 만지면 운전대를 잡았다고 인지한다. 즉,E클래스에서는 경고 메시지가 뜰 때마다 터치패드를 손가락 끝으로 ‘톡’ 치기만 하면 차선유지 시스템의 지속시간이 연장된다. 참고로 E클래스의 차선유지 시스템은 35~50초가 지난다음에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실제로 기자는 E클래스를 타고 차선유지 시스템과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에 의지해 평일 낮 12시쯤 서울 올림픽대로 강일IC에서종합운동장 분기점까지 달렸다. 경고 메시지가 뜰 때마다 터치패드만 건드렸을 뿐, 아무 조작도 하지 않았다.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완만한 코너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구간 길이는 약 14km, 소요시간은 약9분이었다. 목적지가 강남구 삼성동이 아니었다면 올림픽대로를 계속 달리는 데에는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생각된다.​​​4 E클래스의 차선유지 기능은 반자율주행수준이지만 BMW는 주행보조 수준이다​​미래지향적인 E클래스와 달리 7시리즈는현실적이다. 스스로 달리는 것보다는 안전운전을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굽이진 길에서 미리 스티어링 휠을 살짝 돌려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고(운전대가 기분 좋게 가벼워지는 건 덤이다), 차선을 바꾸는도중 앞차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스스로 앞머리를 비틀어 사고를 막는 등 ‘보조’ 역할에 충실하다.​7시리즈가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시점은 약10초다. 운전자의 존재를 자주 확인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차선유지 지속 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를 기술력 부족으로 볼 수는 없다. 차선을 인식하고 조향을 보조하는 기능이 아주 뛰어난 걸 보면, BMW는 직접 운전할 때만큼(혹은 그 이상으로) 긴장해야 하는 미완성 반자동주행에는 아직까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운전의 즐거움을 빼앗지 않겠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다.​​​5 벤츠는 주행보조 관련 버튼을 스티어링휠 왼편에 몰아두었다. 차선이탈방지 같은 기능은 감도 조절도 가능하다​​아직은 부족한 자동주차 실력E클래스와 7시리즈는 무인 자동주차 기능을갖춘다. 차체 외부에서 스마트폰/디스플레이키로 차를 주차공간 안으로 넣거나 뺄 수 있다.그런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 시스템을 사용할수 없다. 대한민국 전파법에 맞는 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차 안에서 사용하는 자동주차, 즉 운전석에서 버튼만 누르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하는 시스템은 지금도 지원한다. 자동주차는 가감속 페달 또는 변속레버를 직접 조작해야 했던 구형 주차보조 장치들과는 다른 차원의 자유를 준다. 주차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운전자에게 환영받을 시스템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두 차의 자동주차 사용법은 비슷하다. 버튼을누르고(활성화) 빈 주차공간 옆을 지나친 후(스캔), 화면에 뜨는 주차 자리를 선택한 다음 지시(E클래스: 후진기어, 7시리즈: 방향지시등)만내리면 된다. 다만 주차가 끝날 때까지 자유로운 E클래스와 달리, 7시리즈는 변속레버 옆의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 기능에도 조금 차이가 있다. E클래스는 전/후진 수직과 평행 주차, 그리고 출차까지 지원하지만 7시리즈는 후진 수직과 평행 주차만 지원한다.​그러나 주차공간 인식능력은 7시리즈가 앞선다. 7시리즈는 빈 주차공간 6개 중 평균 3개를인식했지만, E클래스는 평균 2개를 인식했다.물론 두 차 모두 인식률이 50% 안쪽이니 아직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같은 조건에서 주차에 걸린 시간은 비슷했다. E클래스는 36.35초, 7시리즈는 38.38초를 기록했다. 7시리즈의차체가 더 크니 7시리즈가 더 빠른 셈이다. 움직임 역시 7시리즈가 한층 더 부드러웠다. E클래스는 제동시 약간의 진동과 울컥거림, 그리고 소음이 발생했다.​​​​1 E클래스의 자동주차는 기능이다양하다. 하지만 공간인식률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거칠다​​​​2 7시리즈는 공간인식률이 높고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차가 스스로주차를 하는 동안 변속레버 옆의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것이 흠이다 ​번외 테스트: 긴급제동 시스템※ 사진 속 검정색 7시리즈(750Li, 베이지 실내)는 자동주차 시스템이 빠진 초기형 모델이다.    자동주차 테스트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다른 7시리즈(740d, 브라운 실내)로 진행했음을 밝혀둔다.※ 긴급제동 테스트 조건: 크루즈 컨트롤 설정 시속 60km, 장애물 너비 230cm×높이 100cm​​​사실, 우리는 자동주차 시스템의 정확하고 안전한 비교를 위해 종이박스 80개를 준비했다. 주차 칸 양 옆에 박스로 가상의 차(장애물)를 만들고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두 차 모두 박스 사이의 공간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주차 라인도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고, 공간도 적당했는데 말이다. 주차공간 크기와 박스 높이를 여러 차례 바꿔 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두 차의 자동주차 시스템은 빈 박스를 인식하지 못했다​​이유가 궁금해진 우리는 각 제조사에 전화를걸었다. 그 중 한 담당자가 빈 종이박스가 센서신호를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레이더 신호는 모르겠지만 소나 신호는 그럴 리가 없는데, 자동주차는 소나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어쨌든 우리는 레이더가 빈 종이박스를 인식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긴급제동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결과는 사진으로 보는 것과 같다. 같은 조건에서 E클래스는 박스 약 2m 앞에서 섰고 7시리즈는 박스와  부딪혔다.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했기 때문에 페달 조작은 전혀 없었고, 결과는 두번 다 마찬가지였다. 사실 7시리즈는 테스트 전부터 레이더 고장 메시지를 간헐적으로 띄웠었다. 그러나 BMW 코리아 측에 문의한 결과 사고도, 고장도 없었던 멀쩡한 차로 확인됐다. 그래서 우리는 BMW 코리아와 긴급제동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필요하면 추가 테스트라도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동차생활> 9월호 마감이 끝날때까지 BMW 코리아의 연락은 없었다.​​ 7시리즈는 빈 박스를 인식하지 못했다 E클래스는 빈 박스 2m앞에서 멈춰 섰다.차체 뒤편이 들리고 몸이 앞쪽으로 쏠릴만큼 강하게 속도를 줄였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PORSCHE 718 CAYMAN 2016-09-06
​​6기통의 추억 지워버릴​4기통 포르쉐의 매력  ​​​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새로운 카이맨을 스웨덴에서 만났다. 높아진 출력과 토크를 더욱 넓은 회전수에서 발휘하는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이 새로 손질한 섀시와 맞물린 718 카이맨은 정신없이 코너가 연속되는 스트루프 서킷을 물    만난 고기처럼 헤집고 달렸다.​​​718. 포르쉐는 카이맨의 이름 앞에 숫자 718을 붙이기로 했다. 엔진까지 바꾸는 큰 수술이었다고는 하지만 풀 모델 체인지가 아닌 마이너 체인지에서 모델명에 손을 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개명이라는 선택 뒤에 뭔가 중대한 이유가 숨어 있다는 뜻이다. 718 카이맨은 기존 카이맨을 다듬은 개량형이되 폭넓은 변화를 담았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물론 이것은 카이맨의 책임도, 포르쉐의 책임도 아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필연적인 진화임에도 이처럼 조심스러운 접근을 선택한 이유는 이 차가 6기통을 버리고 4기통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4기통 터보 포르쉐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해 전부터 있었다. 2009년 폭스바겐이 공개했던 컨셉트 블루스포츠는 작고 날렵한 미드십 스포츠카로 폭스바겐, 아우디, 그리고 포르쉐로 양산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돌았다. 이 경우 가격을 고려해 직렬 4기통 엔진을 쓸가능성이 높았는데, 과연 이 4기통 엔트리 모델이 포르쉐의 정통성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그런데 역사를 되짚어보면 4기통 포르쉐는 여럿 존재했으며 개중에는 폭스바겐 엔진을그대로 얹은 것들도 있었다.​물론 718 복스터와 카이맨이 값을 낮춘 엔트리 포르쉐는 아니다. 수평대향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성능은 오히려 기존 자연흡기 6기통을 능가한다. 그럼에도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시장의 반발을 잠재우고 정통성을 부여할 수단이 필요했던 포르쉐는 옛 기록을 되짚어 적임 모델을 하나 찾아냈다. 바로 레이싱카 718이었다.​전설적인 레이싱카 550을 개량해 태어난 718은 두 가지 점에서 신형 복스터/카이맨의 정신적인 스승이다. 바로 미드십 레이아웃과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이다. 이빛나는 레이싱 포르쉐는 1957년 르망에서 데뷔했고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되어 1959년 타르가 플로리오 종합우승, 유럽 힐클라임 챔피언십 우승(1958, 59)과 르망 클래스 우승(58, 61년) 등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4기통 터보 엔진과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7단 PDK​​​6기통 대신 선택한 4기통 터보 엔진이번 변화의 핵심은 당연히 엔진이다. 벌써 탄생 20주년을 맞은 복스터는 원래 수평대향 6기통 2.5L 엔진을 얹었다가 3년 만에 배기량을 2.7L와 3.2L로 키웠다. 엔트리 모델이면서도 브랜드의 개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미드십에 얹었다는 점이 바로 복스터와 카이맨의 큰 특징이자 장점이었다. 가장 최근 3세대(981)의 경우 2.7L 265마력과 3.4L315마력, 그리고 GTS 딱지를 붙인 3.4L 330마력형 외에도 3.8L 375마력(스파이더)까지 배기량과 성능을키웠다.​카이맨은 복스터의 쿠페형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같지만 위상은 조금 달라졌다. 컨버터블인 복스터보다값이 더 비쌌던 이전과 달리(대개 쿠페보다 컨버터블이 비싸다) 가격대를 뒤집었다. 지금까지 카이맨은 복스터보다 비싼 만큼 출력도 더 높게 조정했었지만 이제 두 모델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으며 카이맨이 복스터보다 약간 싸졌다.​ ​강력해진 엔진에 맞추어 서스펜션이 전반적으로 재조정되었다​​보다 강력해진 브레이크 시스템에 다중충돌방지 시스템을 더했다​​포르쉐는 718 복스터와 카이맨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수평대향 4기통 2.0L와 2.5L의 두 가지 터보 엔진을 개발했다. 평범한 직렬 4기통이 아닐 뿐 아니라 낮은 무게중심과 포르쉐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선택이었다. 두 엔진은 동일한 스트로크(76.4mm)에 보어가 다르고(91/102mm), 2.5L형의 경우 싱글 터보에 가변 지오메트리 기술을 얹었다. 이 기술은 디젤엔진에 흔하지만 가솔린에서는 911 터보에 사용된 게 최초. 높은 과급압과 반응성을 양립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덕분에 2.0L 터보는 최고출력 300마력에 최대토크 38.8kg·m, 2.5L 터보 엔진은 최고 350마력,42.9kg·m의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2.5L형이 더 낮은 1,90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익스테리어는 의외로 많은 부분이 달라져 보다 고급스럽고 남성적인 인상이 강해졌다. 앞쪽은 흡기구 형태를 다듬으면서 사이즈를 키워 냉각성능을 개선했으며, 헤드램프에는 르망 경주차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4점식 주간주행등을 옵션인 LED 헤드램프와 짝지었다. 개구부를 키운 측면 흡기구에는 가로 핀을 하나 추가했고 도어 핸들을 단순화시켜 보다 깔끔해졌다. 겉모습의 변화는 사실 엉덩이에 집중되어 있다. 포르쉐 로고는 이제 뒤창 아래가 아니라 하이글로시 블랙스트립과 함께 팝업식 리어윙 아래에 자리잡았다. 아울러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형태가 달라지고 브레이크 램프는 붉은 띠 형태로 바뀌었다.​​​ ​실내 역시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대시보드는 기존형태를 유지하면서 에어벤트를 둥글게 다듬었고, 918스파이더에서 유래된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을 장비했다. 신형 911에도 쓰이는 이 스티어링 휠은 정교한 스포크 디자인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추월가속에 유용한 스포츠 리스폰스 스위치(PDK)가 달려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CM 역시 업그레이드되었고, 사용이 편리해진 신형 내비게이션을 갖추었다.​​​스티어링 휠과 에어벤트 디자인이 달라지고 PCM이 업그레이드되었다​ 타이트한 서킷에서 높아진 성능 발휘해시승은 숙소인 말뫼 시내와 스트루프 공항을 잇는 주변 도로에서 이루어졌다. 공항 주변의 시골길을 누비는 도로는 롤러코스터처럼 굽이치는 고저차로 드라마틱했다. 하지만 농가를 끼고 있어 시승하기에 그리 적당한 환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 차는 보다 강력한 엔진을 얹은 카이맨 아닌가? 이런 걱정을 의식해서인지 포르쉐에서는 코너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킷도 준비해 두었다.​아침 8시 시내 숙소를 출발한 시승차 대열이 11시 반쯤 도착한 곳은 공항 근처에 위치한 작은 서킷이었다.1주 2.133km에 무려 12개의 코너가 오밀조밀 들어찬 스트루프 레이스웨이는 1972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1.1km짜리 꼬꼬마 서킷이었다고. 레저 카트로도 재미나게 탈 수 있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지만 실제 투어링카 레이스가 열리기도 한다.​​​쉴 새 없이 코너가 연속되는 스트루프 레이스웨이의 레이아웃​​인스트럭터가 모는 911 한 대당 두세 대씩의 718 카이맨이 따라붙어 코스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자들은 금세 코스 선택에 무릎을 탁 쳤다. 답답한 시골 도로에서 제 성능을 내지 못했던 718 카이맨은 물 만난고기처럼 코너를 누비기 시작했다. 미드십 포르쉐의미덕은 911마저 능가하는 코너링 능력이 아니던가. 아직 익숙지 않은 코스 레이아웃을 상기하며 아웃 인 아웃을 시도해 보지만 순식간에 다음 코너를 준비해야하는 빠른 템포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718 카이맨은 이런 와중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고, 횡가속을 온몸으로 버티는 상황에서도 여유로웠다.​10% 재빨라진 전동식 스티어링은 타이트한 헤어핀에서도 노즈를 어김없이 딱 원하는 만큼 코너 안쪽으로밀어 넣는다. 아울러 섀시는 댐퍼와 스프링 세팅까지모두 전반적으로 새로 다듬었다. 718 카이맨에 옵션으로 준비된 PASM을 선택할 경우 지상고는 20mm낮아진다. 더욱 단단하지만 승차감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지 않다. 노즈 안쪽 화물공간도 생각보다 여유가 있어 그랜드투어러로서의능력은 의외로 높았다.​서킷 주행은 매우 즐거웠지만 718 카이맨 S의 강력한토크를 즐길 만큼 직선로가 길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무려 1,900rpm부터 42.9kg·m를 토해내는 2.5L 터보 엔진은 코너에서 액셀 페달을 조금만 빠르게 밟아도 금세 뒷바퀴를 코너 바깥으로 흘려버리기 일쑤였다. 주행안정장치가 켜져 있는 상태였지만 개입이 늦어 적극적으로 테일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은 포르쉐다웠다. 이런 점에서 기본형인 718 카이맨쪽이 스트루프 레이스웨이에 더 어울렸다. 300마력,38.8kg·m의 힘은 타이트한 코스 레이아웃에 절묘하게 맞아들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액셀 페달을 밟을수 있었다. 물론 718 카이맨 S쪽이 덜 매력적이라는말이 아니다. 액셀 조작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직선로가 긴 코스라면 이는 강력한 무기로 돌변한다. 당연하겠지만 고속도로에서의 추월가속 역시 718카이맨 S가 한결 뛰어났다.​718 카이맨은 마이너체인지이면서도 많은 변화를 담았다​​​7단 PDK는 여전히 눈부실 뿐 아니라 터보 엔진과의연계 플레이 역시 정교했다. 재빠른 변속과 시프트 알고리즘은 터보 엔진의 단점을 커버하는 강력한 무기다. 포르쉐는 운전자들이 자연흡기 엔진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도록 또 하나의 필살기를 준비했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오른발에 힘을 뺐을 때작동하는 프리 컨디셔닝 기능으로, 바이패스 밸브를닫고 점화 타이밍을 늦추면서 터보의 차징 압력을 최대한 유지시켜준다. 가속 도중 발을 잠깐 뗐을 때에는다이내믹 부스트 기능이 스로틀 밸브를 계속 열어두고 연료 공급을 차단한다. 이때 공기 흡입량은 유지되기 때문에 다시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 재빠르게 출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PDK는 새로이 코스팅 모드가추가되어 특정 상황에서 엔진과의 연결을 끊어 연료소비를 최소화한다. 이 덕분에 718 카이맨 기본형의경우 L당 14.5km(PDK)를 달릴 수 있다.​ ​​당연한 변화를 당연하지 않게 완성하다시승행사의 무대가 된 스웨덴 말뫼는 ‘말뫼의 눈물’을통해 최근 국내에서 화제가 되었던 곳이다. 스웨덴 남서부 끝단에 위치한 스코네 주의 주도이자 항구도시로 1990년대 조선업의 경쟁력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아픈 역사가 있다.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 조선산업을 과감히 버리는 대신 친환경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 이제는 도시 구석구석이 활기 넘치는모습이었다. 한국에 단돈 1달러에 팔렸다는 골리앗크레인 자리에는 친환경 건물 터닝 토르소가 들어서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말뫼라는 시승지의 선택이 어디까지 노림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변화를 강요받는 것은 도시나 자동차나 다르지 않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점점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정은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 메이커에게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메이커의핵심 혈통인 911마저도 자연흡기를 포기하고 터보 엔진을 얹는 상황. 복스터와 카이맨이 배기량을 줄인 4기통 터보 엔진으로 갈아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다만 지극히 당연한 변화를 뛰어난 매력과 높은 완성도로 승화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배기량 축소라는 악재를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으로 정면돌파한 포르쉐는 이로 인해 떠안아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기술적 도전으로 해소했다. 그 결과 카이맨은 더욱강력하면서도 효율이 뛰어난 718 카이맨이 되었다.​다만 여기서 드는 생각 한 가지. 굳이 이름에 718을 끌어다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정통성을 걱정한 경영진의 판단이었겠지만 포르쉐 골수팬을 자처하는 기자조차도 기억에 가물가물했던 옛 미드십 레이싱카의 후광이 굳이 필요 없을 만큼 이 차는 강력하고도 완성도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사족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괜스레 길고 어려워진 이름을 다시 카이맨으로 되돌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 시승을 마친 순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포르쉐
HONDA HR-V 2016-09-06
​공간은 만들기 나름차가 작아도 더 이상 구조를 바꾸기 힘들어도 만들 공간은 나온다. HR-V는 자동차 공간활용의 모범사례다. 사소한 아이디어가 광대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아주 쓸모없는 물건이 아닌 이상 새로운 무엇이 나온다면 좋아할 일이다. 요즘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차를 많이 선보인 분야는 소형 SUV(또는 크로스오버, 이하 SUV)다. 성격이나 쓰임새는 제각각이고 인기도 다르지만 시장이 커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QM3, 쌍용 티볼리, 기아 니로 등의 국산차와 메르세데스 벤츠 GLA, BMW X1, 아우디 Q3, 피아트 500X,지프 레니게이드, 닛산 캐시카이, 푸조 2008 등의 수입차들이 그들이다. 시트로엥 C4 칵투스, 인피니티QX30 등 앞으로도 소형 SUV들이 줄줄이 출시 대기중이다. 이들 중 가장 최근에 선보인 차가 바로 혼다HR-V다.​HR-V의 길이는 4,295mm다. 수치로만 따지면 감이잘 잡히지 않으니 다른 차와 비교해보자. 요즘 가장잘 나가는 쌍용 티볼리가 4,195mm, 쉐보레 트랙스는 4,245mm, 최근 선보인 기아 니로는 4,355mm다.HR-V는 이들의 중간 정도 크기다.​HR-V는 터보가 아닌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가솔린 SUV다. 한데 국내 SUV 시장에서는 디젤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디젤 사태로 인기가 한풀 수그러들긴 했지만 여전히 디젤은 SUV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가솔린이라면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정도는 돼야 주목을 받는다. 일반 가솔린 모델도 팔리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불리하다. 그러나 소형급에서는사정이 좀 다르다. 디젤이 연비가 좋게 나오지만 가솔린도 차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연비가 나온다. 가솔린이라고 해도 아주 불리하지는 않다. 1.8L 가솔린 엔진을 얹은 HR-V의 공인 연비는13.1km/L로 기대 이상이다. 또한 가격에 민감한 소형 SUV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솔린의 매력이 두드러진다. HR-V 정도라면 소형 SUV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혼다 모델치고는 얌전한 스타일  혼다 모델은 대중차임에도 디자인이 튄다. 너무 앞서 나가서 기괴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HR-V는 요즘의 다른 혼다 모델에 비해 단정한 편이다. 아랫부분까지 길게 늘인 그릴을 검게 처리해 독특한 인상을연출하고, 옆면은 뒤쪽 유리 라인을 쿠페처럼 기울여서 쿠페형 SUV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도어 손잡이를 도어 끝단에 배치해서 손잡이가 없는것처럼 보이는 것도 특이하다. 이와 달리 뒷면은 무난한 스타일로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너무 심심하다거나 튀지 않는 디자인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HR-V의 매력이다.​​​​실내 디자인은 간결하다. 센터 모니터와 터치식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덕에 분위기가 깔끔하다. 공조장치는 시동을 끄면 그래픽이 사라지고 검은 화면만 남기때문에 더 깨끗하게 보인다. 동승석 송풍구는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가로로 긴 특이한 구성이다. 품질감은 보통 수준. 딱히 고급스럽지도 않고 싸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만족도는 떨어진다. 센터모니터의 경우 메뉴가 적을 뿐더러 그래픽도 촌스럽다. 계기판 우측 정보창은 옛날 전자시계에서나 볼수 있는 방식이고, 메뉴 변경도 볼펜처럼 긴 막대를눌러야 한다. 사소한 부분 몇 가지가 차를 보급형 이미지로 만들어 버린다.​​​​​​​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기본기가 탄탄하면 용서받는다. SUV의 기본기는 공간 활용이다. 앞뒤 좌석공간 여유는 소형 SUV치고는 넉넉하다. 뒷좌석 무릎과 머리공간도 여유롭다. 다만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조금 불편하다. 등받이 각도가 조절이 가능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각도는 그리 크지 않다. 트렁크공간도 적당히 여유롭고, 바닥 밑에는 사물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2열 등받이는 한 번의 조작으로 접히기때문에 공간활용이 수월하다. 트렁크는 러기지 스크린 대신 그물망 같은 가림막으로 가리게 되어 있다.홈 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인데 흐물흐물해서 선반 역할은 하지 못한다.​파워트레인의 만족도는 꽤 높다.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데, 모르고 타면 터보 엔진 차를 탄기분이 든다.​​​​​2열 매직 폴딩 시트는 평범한 소형 SUV를 독특한 공간활용의 귀재로 만드는 기능이다. 2열 시트를 수직으로 세워 2열을 짐공간으로 만드는데, 꽤 실용적이다. 시트를 올린 후 바닥을 받치는 철재 프레임을 접으면 고정된다. 공간 높이가 126cm이기 때문에 화분이나 여행용 가방, 유모차 등 큰 물건을 싣기에 좋다. 굳이 트렁크를 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짐을 가지고타고 내리기도 편하다.​​공간활용 아이디어는 매직시트만이 아니다. 꽤 깊은컵홀더 중간에 접이식 바닥을 만들어서 키가 크고 작은 컵을 상황에 맞게 집어넣을 수 있다. 또한 센터페시아 밑 부분에도 공간을 만들어서 작은 물건을 깔끔하게 수납하기에 좋다. 특히 USB와 HDMI 단자를 이쪽에 배치해서 휴대폰에 전원을 연결했을 때 어디에놓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공간활용도와 함께 파워트레인의 만족도도 꽤 높다. 1.8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출력은 143마력, 최대토크는 17.5kg·m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CVT)를 쓴다. 수치만 보면 평범한데 나가는 맛이남다르다.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데 모르고 타면 터보 엔진 차를 탄 기분이 든다. 힘 좋은 소형 해치백을타는 것처럼 움직임이 가볍고 가속이 산뜻하다. 엔진회전이 부드럽고 변속기도 CVT라서 주행감각이매끈하다. 주행 모드 변경 스위치는 따로 없다. 변속기가 D-S-L 구성이라 S에 맞추면 좀 더 힘차게 튀어 나간다. 에코 모드만 ‘ECON’이라는 별도의 스위치로 조작한다. 수동 변속 기능은 아예 없다. 일상적인 용도로 탈 차라 크게 필요하지 않다지만 동급 차들이 대부분 갖추는 기능이라 부재에 따른 아쉬움이크다.​​​​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푹신한 느낌보다는 편안한안정감을 우선시한다. 스티어링 감각도 약간 탄탄하다. 자세 유지 능력이 우수하고 움직임도 어디 하나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한다. 안정성을 바탕으로편안함을 이끌어내는 유럽차 감성을 슬쩍 내비친다.SUV이지만 바닥에 착 달라붙는 듯한 모양새가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움직임 역시 껑충한 정통 SUV와달리 재빠르고 민첩하다.​소형 SUV는 경제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HR-V의 복합연비는 13.1km/L다. 하이브리드인 기아 니로의 20.1km/L(16인치 타이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트랙스나 티볼리 디젤의 14.7km/L와 크게 차이나지않는다. 오히려 가솔린 트랙스(12.2km/L)나 티볼리(11.4km/L)보다 좋다. 수치로만 보면 일부 동급 수입디젤 SUV보다도 연비가 좋다. 실제 연비도 나쁘지않다. 제한속도를 지키며 무리하지 않고 운전하면 에어컨을 켜고 달려도 공인연비에 근접한 연비를 보인다. 계기판 가운데 속도계에는 컬러 띠가 달려 있어서 차의 주행 특성에 따라 색이 변한다. 녹색이면 연비 운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속을 급하게 하는등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붉은색으로변한다. 녹색만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연비가 제법잘 나온다.​HR-V는 공간활용성이 좋고 파워트레인도 우수해 만족도가 꽤 높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HR-V의경쟁상대는 국산차다. 요즘 국산차도 잘 나오기 때문에 수입차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하지 않다. HR-V의값은 3,190만원. 수입차치고는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국산차와 비교해 값 대비 가치를 따지면 불리해진다. 옵션이나 장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편의장비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를 찾거나 국산차는 아예 구매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있는 차다. 프로모션을 잘 활용해 2,000만원대 후반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 국산차와 격차는 더 줄어든다. 흔한 국산 소형 SUV 대신 새로운 차를 찾는 이들이라면 HR-V에 눈을 돌려보자.​​​​* 글 현성현 사진 최재혁​
1994 LANCIA DELTA HF 16v INTEG.. 2016-09-05
​학창 시절 설레던 첫사랑을 오랜시간이 지나 우연히 마주친 적이있는가? 대개 세월의 풍파에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하기마련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분명 있다. 이번에 만난 란치아델타 HF 16v 인테그랄레에볼루치오네 2가 바로 그런경우. 그동안 자동차 시장은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이차는 그 시절을 함께 추억하기에충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20세기 WRC의 전설1994 LANCIA DELTA HF 16vINTEGRALE EVOLUZIONE 2​​​코 찔찔 흘리던 어린 시절 오락실에는 ‘세가 랠리’라는 자동차 게임이 있었다. 등장 차종은 토요타 셀리카GT-4와 란치아 델타 HF 16v 인테그랄레가 전부였지만, 이 둘은 모두 당시 WRC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차였다. 인터넷도 없고 모터스포츠 중계를 보는 일도 흔하지 않았지만, 이 두 차는 아이들을 오락실로불러냈다. 광활한 대지와 눈 덮인 산악도로, 그리고흙먼지 가득한 평원을 지나서야 이 차들의 앞모습을볼 수 있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주구장창 뒷모습만 보여주던 차의 앞모습을 봤을 때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WRC 그룹 A를 휩쓴 주인공필자가 란치아 델타 HF 16v 인테그랄레 에볼루치오네2(이하 에보2)를 실제로 만난 건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나서였다. 지금의 자동차들은 당시 에보2가 데뷔했던 시절에 비해 훌쩍 커졌다. 순수함 대신 상품성이 자동차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었고 ‘오버 엔지니어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성능을 논한다는 게 소모적으로 비춰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21세기에 20세기를 대표했던 랠리카를 만난다는 것은마치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한 첫사랑을 만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스마트 기기와 전자장비로 가득한 차에 길들여진 필자가 과연 이 차를 순수하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이런 걱정은 에보2를 마주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외모에서부터 탄탄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 직선으로 딱딱 떨어지는 패널들과 육감적으로 다듬은 와이드 펜더, 그리고 깎아내린 듯 급격하게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까지 90년대를 풍미했던 랠리카의 로드 버전이 내뿜는 포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큼직한 구멍으로 냉각 효율을 높인 앞모습이나 4개의 원형 헤드라이트에는 고전미가 가득하다. 에보2의 인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강인함으로 똘똘 뭉쳐 있다.​​​​1 휠은 핀 타입에서 5스포크 타입으로 교체된 상태. 기본 휠도, 현재 휠도 모두 스피드라인 제품이다 2 고전미가 가득한 4구 헤드램프 3 에보2에는 모모 스티어링 휠이 달린다 4 클래식한 스타일의 기어노브. 각 단 사이의 스트로크가 짧고 조작 느낌이 스포티하다​​​​에보2는 란치아가 WRC 그룹B 폐지 이후 신설된 그룹A에 출전시키기 위해 제작한 호몰로게이션 모델이다.1990년대의 호몰로게이션 모델은 요즘과 다르게 출력만 조금 낮을 뿐 실제 경주차와 80% 이상 같은 구성이었다. 더군다나 WRC 역사와 맥을 함께 해온 에보2는한 시대를 풍미했던 풀비아, 스트라토스, 랠리 037, 델타 S4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델. WRC에서의 성적은 1987년부터 1992년까지 6년 연속 매뉴팩처러즈챔피언십을 차지했고, 이 중 네 번은(1987, 1988, 1989,1991년)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을 함께 차지했다.​에보2는 싱글 빅터빈 구성의 터보 엔진과 토센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마니에티 마넬리에서 다듬은 전자제어 시스템 등 경주차에 동원된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광기의 시대라 불렸던 그룹B의 폐지 원인을 제공한 란치아가 300마력으로 출력이 제한되는 그룹A를 제패하기 위해 쏟아낸 각종 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차다.​스페셜 버전을 포함해 2,500대 가량 생산된 델타 에보시리즈는 1984년에 등장한 델타 HF를 필두로 1994년의 에보2까지 이어진다. 옵션에 따라 세부 모델이 다양한에보 시리즈는 메인 터넌스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희소성이 높아 지금도 컬렉터들에게 인기 모델로 꼽힌다. 시승차는 에보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인 1994년식 에보2이며 레카로 시트, 모모 스티어링 휠, 스피드라인 휠을갖췄다. 참고로 국내에 반입된 에보2는 딱 2대이다.​실내에는 기계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속도계, 타코미터를 비롯해 유압, 유온, 부스트, 전압 등 계기판 안에아날로그 미터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마치 비행기의 콕핏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각 단 사이의 거리가 꽤짧은 변속레버도 작동 질감이 아주 스포티하다.​ ​  ​​1 향수를 자극하는 80년대 스타일의 대시보드 2 계기판은 당시 이 차가 기계적으로 얼마나 복잡한 차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 베이지알칸타라를 씌운 레카로 시트 역시 기본 사양이다 4 터보 엔진, 수랭식 인터쿨러, 에어필터, 스트럿 타워 바 등 엔진룸에는 빈틈이 없다 5 가로로 배치된 소음기. 좁은 공간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으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남성미 가득한 싱글 빅터빈 엔진시동을 걸면 특유의 4기통 터보 엔진 사운드가 으르렁댄다.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에 불을 당길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다. 타코미터의 레드존은 6,200rpm부터시작된다. 당시 WRC 경주차들이 약 7,000rpm까지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튠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다. 최고출력 215마력은 지금 기준으로는 별 것 아니지만, 90년대 초반 국산 준중형~중형차들의 최고출력이 100마력 남짓이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약5.7초로, 요즘의 고성능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가속 페달의 반응은 빠르다. 하지만 기어비는 생각보다 긴 편. 시내 주행에서는 웬만해서 2,500rpm을 넘길 일이 없다. 독일차에 비해서는 조금 부드러운 편이지만, 노면의 흐름은 빠짐없이 잡아낸다. 1.2바까지표시된 부스트 게이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급 이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민첩하다. 싱글 빅터빈 구성에 긴 기어비 때문에 터보랙이 심한 편이지만, 차체가 가볍기 때문에 경쾌한 느낌으로 와닿는다. 델타 자체가 패밀리카로 설계된 만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도 불편함이 거의 없다.​​​​부스트 게이지의 바늘은 3,000rpm을 살짝 넘기면서부터 꼼지락대기 시작한다. 과급 이전에는 그저 편안하고 잘 움직이는 느낌만 가득했지만 부스트가 뜨기시작하면 순식간에 차의 움직임이 변한다. 터보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해진 최신 터보 엔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부스트가 뜨기 시작하면 터보차저 특유의 사운드가 들려오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떼면 곧장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며 재가속 준비에 들어간다. 엔진은 약 6,200rpm까지 회전하는데, 토크밴드가 워낙 두툼해 차를 꾸준하게 밀어낸다. 확실히효율을 강조한 요즘의 터보 엔진에 비해 거칠고 공격적이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싱글 빅터보 엔진의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만 한 선택도 드물 것이다.​가속도 가속이지만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의움직임도 인상적이다. 네바퀴굴림 방식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하체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한다. 작은 차체만큼 휠베이스도 짧아 타이트한 코너에서도 불안한 기색이 없다. R값이 큰 코너에서는 운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날카롭게 파고든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약한 편이다. 제동력을 조금만 보강하면 최신 스포츠 모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에보2는 확실히 세가 랠리를 즐기던 ‘올드보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한 차다. 혹자는 ‘확실히 한시대를 풍미했으나 요즘 차들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는 차’라고 이야기하지만 에보2는 그룹B와 그룹A를잇는 WRC 간판스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물론 최근 란치아의 행보를 보면 이 차는 그저 빛바랜추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치아 마니아들은 스트라토스와 에보2를 여전히 란치아의 대표 모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21세기가 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판매량이 전부인 상황이 되자 에보2와 같은 ‘돈 안 되는 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처럼 돈 안 되는 차가 그 메이커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그런 현상이 이어지고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글 황욱익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최재혁
VOLVO V40 2016-09-05
​묠니르를 손에 넣은 고결한 해치백​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서막이다. 환경부의 철퇴를 맞은 골프가 왕좌에서 물러나자 A클래스, 1시리즈, CT, 308, DS4가 도끼눈을 뜬 채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고 있다. 바로 그때, 바이킹의 후손 V40이  전장에 뛰어들었다. 토르의 해머 묠니르가 은은한 빛을 발하자, 전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더위를 피해 카페에 앉아있었다. 옆자리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아이돌은 눈이 달라졌네, 여배우 누구는 코가 바뀌었네”에서 시작된 대화는 “어디서 했다던데. 결과가 좋았네, 나빴네”로 이어지더니 매몰법과 절개법, 실리콘과 서지폼의 장단점 분석으로 치달았다. 평소였으면 흘려들었을 이야기를 굳이 귀에 담아 두었던 건 카페 앞에 세워둔 시승차 때문이다.​성형외과에 다녀온 스웨디시 바이킹볼보의 막내가 눈, 코, 입을 손봤다. 성형외과 상담을받을 때 누구 사진을 내밀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새로운 아이언마크, 세로형 그릴, 헤드램프가 신형XC90의 그것과 판박이니 말이다.​오직 고결한 자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묠니르(Mjolnir)를 두 눈에 담은 걸 보니, 집도의는 압구정 성형외과 의느님이 아닌 아스가르드에서 온 천둥의 신토르(Thor)였던 모양이다. 새로운 망치눈은 기존 볼보차의 투박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시원하게 깨부수고 세련미와 우아미를 보는 이의 가슴 깊이 박아넣었다.​  1- 아이언마크의 화살표가 그릴을 가로지르는 대각선과 똑맞아떨어지면서시침과 분침이포개지듯 산뜻한 일체감을 준다                     2- 오직 고결한 자만이손에 넣을 수 있는 토르의 해머 묠니르                      3- 이렇게 예쁘게윙크하는데 옆차선에서 안 끼워줄리 있을까​​​프론트 그릴은 가로에서 세로로 결을 달리했다. 덕분에 무덤덤하던 표정이 사라지고 한층 적극성을 띠게됐다. 그릴 중앙에 위치한 새로운 아이언마크는 군더더기가 없어 시크한 느낌이다. 엠블럼 바탕색이 파랑에서 검정으로 바뀌고 VOLVO 레터링이 작아지면서 링 안으로 폭 담겼다. 볼보가 지나온 긴 세월을 방증하듯 아이언마크의 화살표가 1시 반에서 2시 방향으로 살짝 고개를 틀었다. 덕분에 그릴을 가로지르는대각선과 이 화살표가 똑 맞아떨어지면서 시침과 분침이 포개지듯 산뜻한 일체감으로 프론트 뷰에 화룡점정을 한다.​역시 패완얼이다. 예뻐진 얼굴 덕분에 예전 그대로인 옆모습까지 새삼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잔뜩 누운 윈드실드와 후방상승형의 벨트 라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보는 사람을 안달나게 한다. C필러를 따라 흐르는 L 모양의 테일램프와 검은 유리로 꾸며진 뒷모습은 10년 전 애플힙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C30의 앙증맞은 뒤태를 쏙 빼닮았다.​​​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핀과 소형 윙으로 구성된 개성 만점 루프 스포일러​​인테리어는 정갈하고 산뜻하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실내 구성이 화려한 건 아니지만 섬세한 터치와 높은 품질 덕에 오래두고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세 가지 디스플레이 모드에 따라 컬러와 구성을 달리하는 계기판, 베젤이 거의 없어 산뜻한 룸미러,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실용적인 중앙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센터페시아 뒤편에꼭꼭 숨겨둔 살가운 수납공간까지. 실내 구석구석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웨디시 프리미엄의 정수가담겼다.​​​​​구성과 컬러가 각기 다른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 세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감성출력, 감성연비가 한껏 오른다​​​‘실내는 부분변경 전과 똑같구나’ 했는데, 스티어링 휠 위에 앉은 새 아이언마크와 에어벤트에 새겨진 CLEANZONE 레터링이 “나 신상이야”라며 수줍게 속삭인다. 이 레터링은 신형 V40에 CZIP(CleanZone Interior Package)가 적용됐다는 의미다. CZIP는 탑승 전에 차 안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기능이다. 외기 온도가 10°C 이상일 때 리모컨 키를 통해 잠금해제하면 실내 환기 사이클이 시작된다. 덕분에 한여름에 차에 탈 때도 숨 막힐 듯 답답한 공기를 마시지않아도 된다.​​​​1- 뒷자리의 아이가리모컨을 자꾸누른다면센터페시아 뒤편수납공간에숨겨두는 것도 좋은방법이다​2- 넉넉하지도빠듯하지도 않은알찬 2열 공간​3- 긴급제동 시스템은더 이상 볼보의전유물이 아니다.하지만 여전히볼보의 상징이다​4- 올해부터 전 모델에적용된 리모컨덕분에 뒷좌석에서도인포테인먼트 기능을조절할 수 있다​​2,645mm의 휠베이스는 폭스바겐 골프(2,640mm)와비슷한 수준. 실내공간이 보기보다 넓어 성인남자가타더라도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이 빠듯하지 않다. 6:4분할 폴딩이 가능한 뒷좌석 등받이는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평평해져 큰 짐을 깊이 밀어 넣기에 좋다.트렁크 매트를 A 모양으로 세워 칸막이로 사용할 수있다는 점 역시 단순하지만 솔깃한 장점이다.​심장을 두드리는 토르의 해머D3, D4, T5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Intelligent-Accuracy RefinementTechnology)가 적용된 볼보의 드라이브 E 디젤 엔진은 인젝터 하나하나에 달린 센서가 각각의 실린더에 필요한 연료를 세밀하게 나눠 분사하도록 조정해준다. 때문에 하나의 센서로 정보를 받아 모든 실린더에 같은 양의 연료를 분사하는 다른 디젤 엔진에 비해 출력과 연료효율에 이점이 있다.​​​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엔진.인젝터 하나하나에 센서를 달아 각 실린더당 최적의 연료가 분사된다​​시승차는 직렬 4기통 디젤 싱글터보 엔진의 D3 모델.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내고, 16.0km/L의 연비를 기록한다. 요즘 디젤 승용차를 시승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지만 소음과진동을 잘 걸러내 실내로는 거의 들이치지 않는다. 공회전 중에도 겔겔거림이나 덜덜거림이 없어 ‘디젤’이라는 말에 긴장했던 고막과 엉덩이가 한시름 놓는다.​진중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은 두루두루 고급스럽다.강성이 높은 든든한 섀시 덕에 기본기가 탄탄한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 각 부분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달리기 실력에 있어서만큼은 전과목 8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6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는 엔진과 유기적으로 동작하며 두터운 토크를 매끈하게 앞바퀴로 전달한다.​기어레버를 운전자 쪽으로 당겨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V40은 운전자의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는 듯 기민하게 치고 나가며, 더 세게 밟아달라는 듯 구성진 곡조를 뱉어냈다. 디젤 엔진치고는잘 정돈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젠틀하면서도 쫀득한 주행질감은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충분하며, 스포츠 주행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겉치장이 화려하지 않고 ‘럭셔리, 프리미엄, 최고급’이란 말로 덕지덕지 포장하지도 않았지만주행질감만으로 볼보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안전의 볼보, 수많은 모델 중에서도 V40은 특별하다.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달고나온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보행자 에어백은 안전을 향한 볼보의 의지에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술이다. 물론 2016년 8월 현재 국내 판매 중인 V40에는 보행자에어백 적용 모델이 없다(부분변경 전과 마찬가지로,V40 R디자인에 달려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볼보 V40이라는 이름 속에는 ‘2012 유로 NCAP 충돌테스트에서 사상 최고 점수를 획득한 차’라는 빛나는 훈장이 숨겨져 있다.​당연한 듯 긴급제동 시스템(시티 세이프티)과 사각지대경고 시스템(BLIS)이 기본 적용된다. 이러한 안전장비는 더 이상 볼보의 전유물이 아니지만 여전히 볼보의 상징이며, 그들이 오랜 시간동안 더 안전한차를 만들기 위해 고심해왔다는 증표다.​기존 볼보차는 강인하고 듬직하되,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차였다. 다시 말해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가 망치를 꺼내 든 이유다. 2006년부터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부사장을 맡았고2012년부터 지금까지 볼보자동차의 디자인 수장을맡고 있는 그는 기존 볼보의 이미지를 깨부수고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가고 있다.​부분변경을 거친 V40은 옛 볼보와 요즘 볼보의 경계에서 두 시대의 가치를 한몸에 품었다. 기존 모델로부터 볼보 고유의 안전과 신뢰라는 유산을 넘겨받았으며, 신세대 볼보 디자인의 멘토 XC90과 S90으로부터 아름다운 얼굴을 물려받았다.골똘히, 그리고 신중하게 새 얼굴을 감상했다. 등에맺힌 땀이 어느새 식어 있었다.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모컨 키로 도어 잠금을풀자, 묠니르가 은은하게 빛을 발했다. 성형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여자들의 시선이 V40으로 향했다.바이킹은 기다렸다는 듯 해머를 높이 들어, 젊은 소비자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CITROËN C4 CACTUS​ 2016-09-04
​CITROËNC4 CACTUS​​​​빛나는 개성의 프렌치 SUV​​​SUV 시장에 다소 미적지근했던 프랑스 메이커들의 ‘색다른’ 반격이 시작되었다.시트로엥 C4 칵투스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좋은 연비를 겸비한 도심형 SUV로답답한 한국 도시 풍경에 신선한 충격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프랑스 자동차에 대한 인상은 ‘평범하지 않은 개성’으로 대변된다. 이것은 프랑스라는 나라가 가지는 예술성, 남과 같음을 불허하는 독창적인 심미안에서 기인된 것이리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그런 특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글로벌화된 오늘날에는 점차 희박해져 가는 추세인 듯하다.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무난함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 독일차에 비해 개성이 강한 프랑스차들은 시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확실히 요즘 푸조나 르노를 보면 1950~70년대 수준의 색깔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반면 시트로엥은 그런와중에서도 여전히 프랑스 색채를 유지하고 있는 메이커. 물론 꾸준히 그랬다는 말은 아니다. 90년대 국내에서 팔렸던 XM은 얼굴이 에스페로와 닮았다는 이유로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두 차 모두 베르토네 디자인이어서 닮은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참신한 디자인의 대형 세단 C6나 작으면서도 고급스러운 DS 라인 등 새로운 시도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시트로엥 가풍 이어받은 신선한디자인 푸조에 비해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가풍은 시트로엥의 개성이자 강점이다. 그런 시트로엥 중에서도 최근가장 눈에 띄는 모델이 바로 C4 칵투스. 2014년 시장에 나온 이 콤팩트 SUV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시트로엥 오리지널 디자인의 첫 도심형 SUV(1970년대의네바퀴굴림 메아리를 제외한다면)이라는 점이다. 이보다 앞서 팔리기 시작한 C-크로서와 후속작 C4 에어크로스는 모두 미쓰비시와의 합작품이었다. 반면 C4 칵투스는 C3, 푸조 2008의 PF1 플랫폼을 바탕으로 뼛속까지프랑스 향기로 채운 파리지앵이다. 물론 일본색 없는 프랑스차가 상품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프렌치 레스토랑에 왔다면 퓨전보다는 본격프랑스 요리를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 스시에 프렌치 소스를 부은 퓨전요리가 취향 저격이 아니라면 말이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던 C4 칵투스는 그 독특한디자인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연말쯤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어져 1년이 훌쩍 넘고 말았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기자는 파리로 날아가 현지에서 직접 C4 칵투스를 만나볼 수밖에 없었다. 시승차가 있는 시트로엥 본사(Citroen, seige social)는 파리 순환도로 북쪽,삼성전자 프랑스 건물과 접해 있었다. 전기 컨버터블 E-메아리의 대형 간판이 걸려 있어 순환도로를 달리면서도 금세 눈에 띄었다. 파리에서도 악명이 높은 슬럼가가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 하나를 두고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헤드램프 부분에 조명을 박아 넣은, 시트로엥의 센스 넘치는 광고 패널 덕분인 듯했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건물 1층 안쪽 시승차를 위한 공간에서 젤리 레드 색상의 C4 피카소를 만날 수 있었다. 블루HDi 100 디젤 엔진에 변속기는 수동 기반의 싱글 클러치 자동인 ETG6의 조합. 불과 하루 전 있었던 항공기 추락사고 때문에 샤를 드골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만도 1시간가까이 허비된 상태였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시간 아슬아슬하게 차를 받은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도 거른 채 빨리 도심을 벗어나 숙소가 있는 파리 남서부 샤를 파스쿠아 쪽으로 향했다.  작은 차체에 넘치는 개성을 담다본격적인 시승은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했다. 지인을 통해 추천받은 코스는 숙소를 떠나 서남쪽으로 이동, 상 헤미 레 슈브후즈를 거쳐 샤토 드 람부이에를 돌아나온 후 파리 시트로엥 본사로 복귀하는 100여 km의 루트였다. 지도에 온통 푸른색으로 칠해진 이 지역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오뜨 발레 드 슈브르즈라는 지방 국립공원의 일부로, 우거진 숲 사이사이 얼굴을 빼꼼 내미는 소박한 마을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토요일 아침이라 아직 통행량은적었지만 자전거가 의외로 많았고, 점심시간이 가까울수록 여행객들이 눈에띄게 늘어나 유명 관광지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 차를 찬찬히 살펴 볼 시간. 앞서 이야기했듯이C4 칵투스의 첫 번째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외모다.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아이덴티티 중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다. 한때 상징적인 기술이었던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을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후로 차별화가 힘들어진 때문인지 디자인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듯하다.  칵투스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거의 10년 전인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였다. C-칵투스 컨셉트는 C4 플랫폼을 바탕으로 애완동물을 연상시키는 타원형 헤드램프에 해치백과 패스트백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제시했다. 길이 4.2m로 양산형 C4 칵투스와 비슷했지만 디자인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5년 후인 2013년에 칵투스 컨셉트라는 이름으로 양산형 디자인이 공개되었는데, 외형만큼은 양산형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대개 컨셉트카에서 양산화 과정을 거치면 디자인이 단순화되거나 개성이 옅어지게 되지만 이 차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헤드램프 위에 주간주행등을 얹는 방식은 C4 피카소와 공통.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느 쪽이 진짜 눈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게다가SUV라는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헤드램프 주변을 검은색 범퍼로 감싼 덕분에 진짜 눈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범퍼 아래부터 휠 하우스 주변을 거쳐 뒤 범퍼로 이어지는 검은색의 프로텍터는 이 차가 MPV가아니라 SUV를 지향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컨셉트카에는 없었던 B필러가 생긴 것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 대신 창문 안으로 숨겨 매끈하게 처리했다. 그 밖에 특징적인 C필러 형태나 장식적인 루프레일, 사각형의 휠 디자인(17인치 크로스 휠) 등 2013년컨셉트카에서 많은 부분을 그대로 가져왔다. 차체 크기는 길이 4,157mm, 너비 1,729mm, 높이 1,480mm에휠베이스 2,595mm로 쌍용 티볼리와 비슷하다. 그런데도 딱히 앙증맞다거나 귀엽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의외로 당당한 인상이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옆구리 에어범프다. 매일같이 당하게 되는 문콕 테러를 위한 최고의장비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옆구리 에어범프다. 일종의 범퍼 프로텍터를 차체 측면에 두른 에어범프는열가소성 우레탄으로 만들었다. 볼록볼록한 부분 안에는 공기가 들어 있는데, 한국에서 매일같이 당하게 되는 문콕 테러를 위한 최고의 장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측면 범퍼는 보통은 얇고 긴 형태에 차체 도색과 통일해 드러나지 않게 하지만 시트로엥은 도어 면적 상당부분을 덮는 디자인으로 보호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승화시켰다.프랑스 메이커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발상이다.    차체 색상은 모두 11가지. 여기에 헤드램프 주변과차체 측면 에어범프를 다른 색(블랙/그레이/초콜릿/듄)으로 고를 수도 있어 20여 가지의 다양한 색조합이 가능하다. 실제 거리에서 만난 C4 칵투스들역시 흰 바탕에 초콜릿 범퍼나 검은 바탕에 모래색범퍼 등 과감한 색 조합이 자주 눈에 띄었다. 여기에인테리어 색상조합까지 더하면 다양성은 더욱 배가된다. 물론 국내 시장의 특성상 유럽 수준의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몸에 착 감기는 시트실내는 모던한 디자인의 가구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약간 낮고 평평한 대시보드에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용 LCD 모니터를 세워놓은 간결한 운전석은 시트로엥이 제안하는 프랑스풍 미니멀리즘의 극치. 그런가운데에서도 개성과 세련미를 챙겼다. 스티어링 휠사이로 들여다보이는 작은 계기판은 눈에 확 띄는 디지털 속도계를 중심으로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한다. 대시보드 중간에 달린 7인치 모니터는7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오디오 등을 조절하기위한 터치스크린. 도어 잠금과 주행안정장치, 비상등과 자동주차 등 사용빈도가 높은 스위치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모니터를 통해 컨트롤한다. 극도로 단순화된 C4 칵투스의 운전석  타코미터마저 없는 간결한 디지털 계기판  앞좌석 중간에 코브라 목처럼 보이는 것은 변속레버가 아니라 파킹 브레이크. 변속은 그 앞에 달린 스위치(D/R/N)로 한다. 최근 이런 디자인이 부쩍 늘어나는추세인데, 기자처럼 80년대에 운전을 배웠던 사람들은 아직 적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시프트패들이 있기때문에 사용상의 불편함은 없었다.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버튼 수를 줄였다  C4 칵투스를 시승하면서 의외로 인상적이었던 것이바로 시트다. 시승차는 Feel 트림의 직물시트로 블랙/레드 직물을 씌운 것이었는데 단순한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 앉아보면 엉덩이에 착 감기는 것이 승객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줬다. 뒷좌석 역시 마찬가지. 이 시트덕분에 짧은 휠베이스에 비해서는 실내 거주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뒤 도어의 창문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미니밴처럼 틸트식으로 만든 것은 조금 아쉽다. 플라스틱 부품들의 감촉이나 조립 정밀도도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평평해 보이는 뒷좌석은 의외로 편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화물칸은 1,170L로 늘어난다   실내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브박스였다. 조수석 대시보드 아래쪽에 달리는 보통의 형태를 버리고 대시보드 위에 커버를 달아 사용편의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흔한 자동차 실내가 아니라 멋진 인테리어 소품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보통은 조수석 에어백이 달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시트로엥은 에어백 위치를 천장 쪽으로 옮겨 문제를 해결했다. 트렁크공간은 기본 358L에 6:4로 접히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1,170L로 확장된다.  위로 열리는 글러브박스  시승차의 엔진은 블루HDi 100이라 불리는 1.6L 직분사디젤로 최고출력 100마력에 최대토크 25.9kg·m를낸다. 칵투스는 3기통 1.2L 가솔린 터보 한 가지로 75마력과 82마력, 110마력의 세 가지 출력 세팅을 제공하며 디젤은 100마력 블루HDi 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e-HDi 92마력형이 있다.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대부분의 프랑스차와 마찬가지로 칵투스 역시 가솔린엔진은 국내에 들여오지 못한다. 따라서 수입 가능한카드는 디젤뿐.  ETG6와 조합된 100마력 디젤 엔진은 연비가 좋은 대신 무난하다  시승차의 제원상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11.2초,최고시속 182km로 무난한 반면 복합연비는 29.4km/L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89g. 출력과 토크 숫자에서 짐작할 수있듯이 가속성능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1톤을 살짝 넘는 가벼운 차체와 함께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 ETG6가 맞물려 이 차에 딱 적당한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의외로 경사로에서 답답하지 않고 중저속 영역에서는 반응성이 좋다. 반면 고속도로에 들어서 시속 130km를 넘기니 추월가속이 눈에 띄게 더뎌졌다. 다만 L당 30km 가까이 달리는 좋은 연비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부분. 사실 싱글 클러치를 사용하는 반자동 변속기들은 국내에서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DSG로 대변되는 듀얼 클러치식에 비해 가격상승을 막을 수 있을 뿐아니라 만약의 경우 수리비 폭탄에 대한 걱정도 적은편. 따라서 이 모든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있다. 가속시의 울컥거림은 클러치가 떨어졌다 다시연결되는 변속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기 때문인데, 변속 타이밍에 맞추어 액셀 페달을 살짝 떼어주면 한결부드러워진다. 듀얼 클러치나 일반적인 AT를 달지 않는 것은 결국 돈 문제다. 콤팩트하고 가벼우면서 동력손실도 적은 자동변속기는 가격표가 결코 친절할 리없기 때문이다. 좋은 연비와 실용성 자랑하는 구동계시트로엥은 푸조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비슷할것 같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날렵한 핸들링의 푸조에비해 시트로엥은 움직임이 부드럽고 승차감이 더 좋다. C4 칵투스 역시 이런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바퀴굴림(FF) 기반의 SUV로 철저히 도심 주행에 중점을 두었고, 살짝 높은 지상고를 통해 비포장 노면에서의 대응능력을 살짝 높인 수준. 미쓰비시 기반의 C4 에어크로서와 달리 구동방식이 FF뿐인 점도 이 차가 험로 지향 모델이 아님을 보여준다. PF1 플랫폼을 공유하는 푸조 208이나 시트로엥 C3 등 해치백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 롤은 약간 더 있지만 휘청거리거나 불안정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엔진출력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프랑스차 특유의 핸들링 기본기는 분명 살아 있다. 그동안 북미 시장에 무관심했던 프랑스 메이커들은SUV 라인업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을 마냥 무시할 수는없었다. C4 칵투스는 왜건과 해치백을 높이는 1차원적인 접근법을 버리고 프랑스적 심미안으로 다듬어낸시트로엥 오리지널의 첫 도심형 SUV다. 게다가 그 디자인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예술 도시 파리의 도심 거리에서도 전혀 빛이 바래지 않았다. 높은 실용성과 빛나는 개성으로 빚어낸 프랑스풍 SUV가 다소 칙칙한 한국 거리에 몰고 올 신선한 충격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글, 사진 이 수 진 편 집 위 원 
NISSAN MURANO vs LEXUS NX300h 2016-08-31
 체급을 넘나드는 타이틀 매치차종이 적은 분야는 경쟁 구도도 정석을 벗어나기 마련이다. 닛산 무라노 하이브리드는 렉서스 NX300h와RX450h를 동시에 상대한다. 크기와 가격을 공통분모로 앞세워 두 체급의 동시 석권을 노린다. ​   ​심해에 사는 생물은 알려진 종류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발견된 해양생물보다 더 많은 수가 심해에 산다고한다. 자동차도 심해만큼 미지의 세계다. 전세계 자동차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이 중 우리나라에 들어온 차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모든 차들이 들어오려면 아직도 멀었고 그렇게 되기도 힘들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차종이 늘면서 체계가 잡힌 듯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혼돈의 세계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대표적인 미지의 세계다. 차종이 적기 때문에 경쟁 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 크기와 성능, 가격, 특성 등을 고려해 경쟁 모델을 짜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결국 임시방편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진다. 언뜻 보기에는 불합리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공정하다. 체급이달라도 실력이 비슷하면 맞붙을 수 있고, 나이가 어려도 지능이 우수하면 중·고등학교를 건너뛰고 바로 대학에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무라노와 NX300h는 크기 차이는 나지만 값이 비슷하고, RX450h는 가격 격차가 벌어지지만 크기가 비슷하다. 따라서 무라노가 두 체급을 동시에 상대하는 경쟁 구도가 이뤄진다.​국내 SUV 시장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하이브리드 모델은 닛산 무라노다. 길이 4.9m의 준대형급에 값은 5,490만원이다. 딱 맞는 경쟁 모델은 없다. 대중 브랜드 SUV중 의외로 하이브리드 모델(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제외)이 없다. 국산차는 최근에 나온 소형급 기아자동차 니로가 유일하다. 수입차는 중형급 토요타 라브4뿐이다. 럭셔리로 눈을 높이면 몇 대가 눈에 들어온다. 렉서스 NX300h와 RX450h, 인피니티 QX60,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 정도. 닛산이 대중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무라노는 ‘인피니티의 탈을 쓴 닛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의 모델과 한번 승부를 펼쳐볼 만하다. 인피니티 QX60은집안싸움이니 제외하고, 레인지로버는 가격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논외로 치면 결국 남는 모델은 렉서스NX300h와 RX450h다. NX300h는 크기 차이는 나지만 값이 비슷하고, RX450h는 가격 격차가 벌어지지만 크기가 비슷하다. 무라노가 두 체급을 동시에 상대하는경쟁 구도가 이뤄진다. 비슷한 경쟁차가 많이 들어온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구도가가장 합리적인 경쟁 관계다.​​​ ​공간과 가격에서 앞서는 무라노​NX300h의 값은 5,550만원(수프림)과 6,250만원(이그제큐티브) 두 종류다. 수프림 모델이 무라노(5,490만원)와 가격에서 맞먹는다. 무라노와 NX300h의 가장 큰차이는 크기다. 길이는 무라노가 4,900mm, NX300h가 4,630mm로 27cm나 차이가 난다. 중형급과 준대형급 정도의 차이다. 실내공간의 척도가 되는 휠베이스는 각각 2,825mm와 2,660mm로 무라노가 16.5cm 길다. 크기 차이로 인한 공간 여유는 확실히 무라노가 앞선다. 체급이 비슷한 RX450h는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4,890mm와 2790mm다. RX450h와 비교해도 무라노가 조금 더 여유롭다.​​NISSAN MURANO​​​스티어링은 그립감도 좋고 감촉도 좋다​​뾰족하게 갈라진 헤드램프가 개성적이면서 역동적이다​​사방을 볼 수있는 어라운드뷰는 쓸수록 가치를 발한다​​저중력 시트는 은근히 편하다. 포근하게 몸을 감싼다.​당연하지만 사람이 앉는 공간은 물론이고 짐공간도 NX300h보다 무라노가 크다. 2열을 접으면 격차는 더커진다. 용도와 생활 패턴에 따라 짐공간에 가치를 매기는 척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짐 싣는 일이 적고 혼자 타는 일이 많다면 차체 크기가 작은 NX300h가 알맞다. 가족차로 주로 쓰고 짐 실을 일이 많다면 무라노가 제격이다. 2열 편의성은 무라노가 우세하다. 등받이 각도 조절 폭이 커서 다양한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LEXUS NX300h​금속의 비율이 높아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뾰족한 선으로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외부의 파격적인 선처리가 실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화사한 무라노와 달리 NX는 역동적인 감성을 강조한다NX300h는 등받이 조절 폭이 작고 등받이만 움직인다. 무라노는 시트에 슬라이딩 기능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때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좀 더세밀한 자세 잡기가 가능하다. NX300h에 파노라마 루프가 없는 것도 의외다. 뒤쪽 개방감은 파노라마 루프가 달린 무라노가 더 좋다.실내 분위기에서 품질 차이는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NX300h는 고급 브랜드의 모델답게 기본적으로 고급성을 깔고 있다. 무라노는 닛산 브랜드이지만 고급스럽게 단장했다. 실내만 보여준다면 인피니티라고 착각할 정도다. 특히 무라노는 화사함이 포인트다. 가죽과 플라스틱, 우드트림 등을 밝은 베이지 톤으로 처리했다. 개성을 강조한 외모와 달리 실내는 간결하고 단순한 분위기를 추구해 아늑하다. 반면 NX300h는 검정색을 주로 사용하고 시트 가죽을 붉은색으로 마감해 강렬한 대비를 표현했다. 파격적인 외모 컨셉트를 실내에도 도입해 굴곡이 많고 선들이 현란하다. 아늑한 무라노와 달리 역동성이 두드러진다.​스타일은 보는 이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어느쪽이 낫다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무라노는 초대 모델 때부터 각진 SUV에서 탈피해 날렵한 크로스오버 분위기를 유지해왔으며, 현행 모델인 3세대로 접어들면서 닛산의 다른 모델과 디자인을 통일했다. 맥시마나 알티마 세단과 분위기가 비슷해 정체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측면 플로팅 루프의 경우 지붕과 차체를 분리한듯한 효과를 내고, 앞에서 뒤로 물결치듯 흐르는 라인들로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잘 표현했다. 무라노 디자인도 범상치 않지만 NX300h도 꽤 파격적이다. 이는 렉서스 최신 모델들의 한결같은 특징으로 매끄러운 면과 날카로운 선이 조합을 이뤄 독특한 개성과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이 둘이 맞붙는 가장 큰 공통분모는 하이브리드다. 무라노와 NX300h 모두 우연의 일치인지 직렬 4기통2.5L 엔진을 얹는다. 차이라면 무라노 엔진은 수퍼차저를 결합해 출력이 더 높다. 233마력 수퍼차저 엔진에20마력 전기모터를 결합해 종합 출력이 253마력에 이른다. 반면 NX300h는 자연흡기 방식으로 152마력 엔진에 143마력과 68마력의 전기모터 두 개를 집어넣어(AWD 모델은 뒷바퀴 구동을 위한 모터가 하나 더 달린다) 199마력의 종합 출력을 낸다.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더 큰 힘이 필요한 무라노에 과급기가 붙는 게 당연지사. 그런데 무게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무라노와 NX300h의 무게는 각각 1,915kg과 1,900kg으로차이가 크지 않다. 무게와 출력을 따진다면 무라노가역동성 면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다.​​​​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따른 주행 감성의 차이무라노는 모터가 한 개만 결합하고 엔진의 기본 출력이 높아서 역동적인 가속에 충실하다. 무라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 한 개와 클러치 두 개가 결합하는 구조다. 닛산은 이를 ‘인텔리전트 듀얼 클러치 컨트롤’이라고 부르는데 ‘엔진-클러치-모터-변속기-클러치’ 식의 구조다. 상황에 맞게 두 개의 클러치가 작동하면서 엔진의 작동을 차단하거나 모터의 구동과 배터리 충전 등이 이뤄짐으로써 동력을 효과적으로 맺고 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NX300h는 충전과 발전용, 앞바퀴와 뒷바퀴 구동용 모터 등 세 개 모터가 작동하는 만큼 엔진의 힘보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역할이 큰데, 이는 주행 감성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이브리드의 이질감이 덜한 차를 원하면 무라노가 낫고, 하이브리드에 익숙하면 NX300h도 거부감 없이 탈 수 있다.​두 차 모두 2.5L 하이브리드 구동계에 CTV를 얹고 네바퀴를 굴린다. 변속이 부드러워서 가속도 매끈하다. 안정성은 막상막하. 자세 유지 능력은 둘 다 평균 이상이다. 길이에 따른 특성 차이가 거동의 변화로 이어질뿐이다. 길이가 긴 무라노는 묵직하고 진중하게 움직이고 상대적으로 짧은 NX300h는 가뿐하고 경쾌하다. 하이브리드에 있어서 연비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무라노의 복합연비는 11.1km/L. V6 3.5L급의 힘을 내면서 이 정도 연비면 좋은 편이다. 무라노 가솔린 모델(미국 기준)과 비교하면 17% 정도 높다. NX300h는 1L로 12.6km를 달린다. 수치 면에서는 NX300h가 앞서지만 크기를 고려하면 연비 차이는 줄어든다. 하이브리드 메커니즘으로 인한 특성은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에서도 드러난다. 도심 연비는 무라노와 NX300h가 각각 10.2와 13.0km/L로 차이가 벌어지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2.4와 12.2km/L로 오히려 무라노가 앞선다.​​ ​안전 및 편의장비도 값 대비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요소다. 무라노는 특히 안전장비가 풍성하다. 전방충돌예측경고, 전방비상브레이크,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 어라운드뷰 모니터, 이동물체감지, 운전자주의경보, 사각지대경고, 후측방경고 등의 다양한 장비를 갖췄다. NX300h는 이그제큐티브와 수프림 트림 사이의 장비 차이가 크다. 6,250만원인 이그제큐티브 트림도 무라노에는 없는 장비들이 있다. 가격대가 비슷한 수프림 트림과 값 대비 가치 차원에서 보자면 무라노가 좀 더 낫다.​RX450h는 가장 아래 모델이 7,740만원으로 무라노와가격 차이는 2,000만원 이상 벌어진다. 힘과 연비는RX450h가 소폭 앞서지만 공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안전 및 편의장비에서도 격차는 크지 않고 오히려 무라노가 가격 대비 더 충실하다.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다면 2,250만원의 가격 차이를 고려할 때 무라노가 더나은 선택일 수 있다.​하이브리드 시장이 활발하게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온전한 경쟁을 펼치기가 어렵다. 시장이 커지면서 보다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모델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나 가격,브랜드 등에서 어떤 것이 우수하다고 단정짓기가 쉽지 않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따져봐야 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이야말로 가장 큰 만족을 가져다줄수 있다. 마찬가지로 무라노와 NX300h의 비교에서도정해진 규칙은 없다. 다만, 무라노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과 비교하더라도 당당할 만큼 훌쩍 성장한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 글 현성현 사진 최진호 
CHEVROLET CAMARO SS 2016-08-30
  ​CHEVROLET CAMARO SS700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미국 머슬카의 허술한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도 좋다. 카마로 SS는 대배기량 V8의 화끈한 파워와 정교한 하체를 조합한수준 높은 스포츠카다. 아메리칸 머슬로 코너링이 즐겁고, 더구나 이런 고성능 차를 5,000만원대 초반의 값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V8 스포츠카를 국내 시판한다는 한국GM의 용단에 이미 700명이 넘는 고객이 화답했고, 그들의혜안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한국에 발매하기 전부터 신형 카마로 SS는 미국에서 화제를 몰고 다니던 차였다. 온통 칭찬일색인 미국발 기사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이 차의 코너링에 대한 감탄사들. 신형 카마로의 토대가 된 알파 플랫폼은 독일차와 진검승부를 위해 캐딜락에 쓰려고 만든 GM의 회심작으로, 그 성능은 이미 캐딜락 ATS와 CTS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카마로는 어디까지나 포니카다. 코너링이 좋은 포니카라니, 표현 자체가 모순으로 들린다. 어차피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라 생각했다. 신형 카마로에 2.0L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고했을 때는 속으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한국에서만나게 될 카마로는 이걸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생각했다. 그러던 지난 5월, GM코리아가 8기통 카마로를 시판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포드 머스탱 GT와함께 미국 포니카의 양대 산맥을 한국에서 모두 만날수 있게 된 것이다.​​​​더욱 다듬은 레트로 디자인마이너 체인지 정도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는 것 같지만 신형 6세대 카마로는 완전한 새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차다. 구형 5세대의 디자인이 너무나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외적인 변화는 디테일을 현재에 맞게 수정하는 정도에만 머물렀다. 특유의 실루엣을 위해 그린하우스를 극단적으로 줄인 신형의 디자인에서 이미 눈치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카마로 SS의 시야는 좋지 않다. 유리창이라기보다는 틈새를 통해 밖을 바라보는쪽에 가깝다. 숄더 라인은 어깨 위로 올라붙어 있고 불룩 솟아오른 계기판 카울이 안 그래도 좁은 시야를 더욱 방해한다. ​폭이 1.9m에 달하는 차는 모서리를 가늠하기 어려워 신경이 곤두선다. 주차는 후방 모니터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가능한 정도인데, 이 모니터가 아래로 기울어져 있다. 빛 반사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 이었겠지만 아래로 꺾인 모니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일은 매번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도 아이폰을쓰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나 다름없는 카플레이는 너무나 완벽해서 눈곱만큼도 불만을 느끼기 힘들다. 패키징이 엄청나게 좋아졌음은 이미 차에 오르면서 실감할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편의장비가 늘어났을 뿐만아니라 시트와 미러 같은 기본장비의 품질도 훌륭하다. 시트는 극단적인 버킷 형태가 아니어서 타고 내리기가 편하지만 막상 달려보면 착좌감이나 홀드 능력이기대 이상이다. 전동시트의 리클라이닝 각도는 제한적으로 등받이를 약간 기울일 수 있는 수준이며, 충분한공간이 있음에도 뒤로 눕히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시동 한 방에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다. 카마로 SS에 탑재된 엔진의 코드명은 LT1, GM의 스몰블록 엔진 시리즈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최신형이다. 2014년 7세대 콜벳과 사실상 같은 엔진으로배기량이 6.2L(375큐빅인치)에 이르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다. 이런 물건을 스몰블록이라 부르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함께 개발된 빅블록 엔진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붙여진 이름일뿐이다. 흡배기 밸브를 하나씩 단 2밸브 푸시로드 방식만큼은 그대로 고수하고 있지만 직분사나 가변 밸브타이밍 같은 현대적인 기술이 모두 녹아 들어 있다.​​​​​이런 대배기량 엔진의 시동에는 특유의 고양감이 있다. 무거운 크랭크 샤프트를 움직이는 육중한 크랭킹이 끝나면, 8기통 엔진의 패악질이 바로 귀청을 때린다. 행여나 순정 배기라인이 이 멋진 소리를 줄여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다. 곤한 잠을 깨운 것이 심술이라도 난 듯 투덜대는 모습은 분명한 미국제 고성능 V8이다. 엔진을 살짝 자극해본다. 이젠 온 몸을부들부들 떨며 버럭 버럭 화를 낸다. 입가에 번져가는웃음을 도저히 숨길 수가 없다.​가장 편안한 투어(tour) 모드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20인치 런플랫 타이어를 낀 차치고는 승차감이 상당히편안하다. 페달만 살살 다룬다면 제법 세단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GM의 전자제어식 댐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은 투어 모드보다는 스포츠, 트랙 모드에서 더 제 역할을 수행한다. 댐퍼 반응은 물론 스티어링과 변속 타이밍도 함께 변한다. 트랙 모드에서는 전동 어시스트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이제껏 경험해본 어떤 스포츠 모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무거운 스티어링을 선사한다. 댐퍼의 감쇄력이 최고로 올라가기때문에 서킷처럼 매끈한 노면이 아닌 곳에서는 하체가허둥거리는 경향도 보인다.​​​​이글 F1 어시메트릭 3 런플랫 타이어. 카마로 SS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굿이어의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다​하지만 트랙 모드를 선택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상태에서 트랙션 컨트롤을 두 번 누르면활성화 되는 론치 컨트롤 모드가 그것.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엔진회전수를 올린 뒤 페달에서 발을 떼면, 62.9kg·m에 달하는 토크를 변속기에 가두어 놓은 채 울부짖던 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발진한다. 시트에 패대기쳐지는 듯한 무시무시한 토크감이 몰아치며 차는 끝없이 가속을 이어간다. 4.1초의 제로백 가속능력은 그 폭발적인 사운드 덕분에 더욱스릴이 넘친다.​이게 포니카의 코너링이라고?과거 5세대는 직진에 특화된 미국제 포니카의 등식에서 크게 벗어난 차는 아니었다. 6세대의 코너링 평가가 높게 나오긴 했지만 미국 매체들이 보이는 애정의 표현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차, 정말 코너를 놀랄 만큼 잘 돌아나간다. 와인딩에서는 확실히 1.7톤이넘는 무게를 숨길 수가 없다. 하지만 스티어링과 함께 재빠르게 머리를 코너로 집어넣는 모습은 과거 포니카들의 무겁디 무거운 움직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살짝 떼는 것만으로 앞바퀴가 코너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은 보다 상급의 경량 스포츠 모델에서나 가능하던 일이다. ​​​​과도한 출력을 보낸다 싶으면 트랙션 컨트롤이 거동변화가 없을 정도로만 슬쩍 개입한 뒤 시치미를 뗀다. 개입과 해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워서 근사하게느껴질 정도다. 변속기는 재빠른 업시프트에 반해 다운시프트는 조금 굼뜨다.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모두 즉각적인 ATS-V와 동일한 변속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운시프트의 활발함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브레이크 페달은 초기 답력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막상 밟으면 정말 잘 선다. 풀 브레이킹을 거듭해보았지만 제동 성능의 저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믿음직한 브레이크를 들여다보니 역시나 브렘보 로고가박혀 있다. 막대한 토크로 차를 계속 가속시키는 능력이 탁월한데다가 초고속 순항 능력은 어지간한 독일프리미엄 스포츠와 호각을 겨룰 태세다. 수입 모델로서는 드물게 ECU에 속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황만 허락한다면 제원상의 최고속도를 찍는 것도 얼마든지가능하다.​이런 성능을 보여줌에도 카마로 SS는 고급유를 고집하지 않는다. 고급유를 써도 되긴 하지만 성능 차이는3% 미만이라고 GM에서 밝히고 있다. 먹는 걸로 까탈을 부리는 게 마초적인 머슬카 이미지는 아니긴 하다. 순항 모드에서는 4기통만을 사용하는 실린더 컷 오프기능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4기통의 연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밟지 않는다면 시내 기준으로 평균 연비는 5km/L 정도. 문제는 안 밟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V8 사운드는 마성과도 같아서 홀린 것처럼 자꾸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그들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직진만 잘하는 미국차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카마로SS는 대배기량 V8의 파워와 정교한 하체를 조합한 수준 높은 스포츠카다. 엇비슷한 경쟁차를 만들던 회사들은 이미 난리가 났다. 이 차 하나 때문의 미국산 머슬카의 기준이 훌쩍 올라가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기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고성능 차를 5,000만원대 초반의 값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6.2L 스포츠카가 한국 실정에 말이나 되냐는 염려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시판한다는 한국GM용감한 결단에 이미 700명이 넘는 고객이 화답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실차를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카마로 SS는 그만큼 확신을주는 차다.​기다림의 끝에 이 차를 손에 넣게 될 행운아들에게 부탁드린다. 카마로 SS는 놀라운 힘을 갖춘 차일 뿐더러 출력 빼고는 볼 것 없었던 과거의 포니카가 아니다. 와인딩이든 제로백이든 최고속이든 편견 없이 이 차를 다루어 보기를 바란다. 무엇을시켜도 카마로 SS는 당신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능으로 회답할 것이다. 운 좋게 이 차를 조금 먼저타볼 수 있었던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 당신의 혜안은 틀리지 않았다!​​ ​​​*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MERCEDES-BENZ SL400 2016-08-29
​럭셔리와 스포츠의 절묘한 조합​SL이 약 4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쳤다. 컨셉트는 이전과 같지만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럭셔리 로드스터와 스포츠 로드스터의 애매한 경계 어딘가를 절묘하게 짚었다.이제 SL을 다시 볼 때다.    ​당연히 AMG SL63일 줄 알았다. 그런데 차를받아보니 ‘일반’ SL이었다. 왜 착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홍보 담당자가 ‘신형 SL’이라고만 말해서 그런 것 같다(…뻘쭘). 어쩌면 그동안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AMG SL63을 주력 모델로 내세워서 그랬을 수도 있다. 꽤 오랫동안 이런 스페셜티카는 AMG 버전이진리인 것처럼 굴지 않았던가? 현재도 그들은 S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AMG 버전만 공급하고 있다. ​어쨌든, 약간의 실망감과 함께 운전석 시트에 몸을 포갰다. 트렁크 리드에 붙어 있던 엠블럼은 SL400. 예전 SL350을 대체하는 SL의 엔트리 모델이다. 엔진의 숨통을 트니 예상외로 날카롭고 묵직한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차들이빽빽이 들어찬 실내 주차장이라 그렇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건물을 벗어났다. ​그러나 기자가 글러브박스에서 등록증을 꺼내보고 차에서 내려 엠블럼을 재차 확인하는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운전 감각이 그간 알고 있던 SL400과는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조금이나마 실망했던 것이 미안할 만큼 자극적이고 빠릿빠릿했다. 분명 AMG 43(450AMG)쯤 되는 것 같은데, 등록증과 엠블럼은모두 400이었다. 그것 참 환장할 노릇. 결국기자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이차 정체가 뭐에요?”​못난 얼굴은 잊어주세요SL이 부분변경을 거쳤다. 현행 6세대(R231)가 2012년 데뷔했으니 약 4년 만의 변화다. 그간 SL의 세대교체 주기는 최소 10년. 따라서 5년은 버틸 줄 알았는데 다소 의외다. 컨셉트는이전과 같은 럭셔리 로드스터다. 하지만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 분위기와 주행 감각이 이전보다 한결 스포티하다. 기존의 GT 성향을 조금 덜어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이번 부분변경의 백미는 새 얼굴이다. 범퍼와그릴은 물론 보닛, 펜더, 헤드램프 등 윈드실드와 A필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새로 만들었다. 부분변경이 아닌 세대교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사실 변경 전의 앞모습은SL(SuperLight, 초경량)이라는 이름에 걸맞지않게 둔탁해 보였다. SL의 인기가 조금 시들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지금은 SL의 전성기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메르세데스 AMG GT처럼 매끈하고 날카롭다. ​​​​전형적인 FR 스포츠카의 비례는 그대로다. 여전히 프론트 액슬과 A필러의 간격이 아득하다. 물론 AMG GT만큼 기형적이진 않다. 같은2인승 스포츠카이긴 하지만, SL은 리트렉터블 알루미늄 루프와 제대로 된 수납공간을 갖춘 GT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때문에 뒤 차축 앞뒤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캐빈룸을 앞쪽으로조금 밀어냈다. 참고로 국내에 수입되는 신형SL400은 ‘AMG 라인’ 범퍼와 휠 등이 기본이라AMG SL63 못지않게 스포티한 느낌이다.​뒷모습 역시 한층 더 날렵해졌다. 테일램프를 붉게 물들이고 범퍼를 오밀조밀하게 다듬었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하지만 실내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한층 더 입체적인 D컷 스티어링 휠과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커맨드) 등이 눈에 띄는 전부다. 견고한 느낌의 대시보드와 제트엔진 모양의 송풍구 등 벤츠의 최신 스포츠카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이미 도입된 상태이니아마 크게 손볼 곳이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센터페시아의 정신없는 버튼들이 그대로라 조금 아쉽다.​​ 오픈 에어링과 관련된 버튼들은 변속레버 아래에 따로 몰아두었다.​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피부에 크게 와 닿는 개선들은 적지 않다. 하드톱 적재공간을 스스로 확보하는 오토매틱 부트 세퍼레이터가 대표적이다. 덕분에 지붕이 움직이지 않아 트렁크를 들여다볼 일이 크게 줄었다. 루프 개폐 도중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변화. 참고로 루프는 리모트 키로도 작동되며 열거나 닫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초다.​​​​촉촉한 가죽,탄탄한 쿠션,에어스카프등을 갖춘 시트도 SL의 안락하되 짜릿한 오픈에어링에 한몫한다​​AMG 43이나 다름없는 400엔진은 이전 SL400과 같다. V6 3.0L 가솔린 바이터보 M276이다. 하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개선됐다. 이전보다 약 34마력, 2.0kg·m더 높은 367마력의 출력과 50.9kg·m의 토크를 낸다. 흥미로운 건 AMG 43 엔진과 최고출력은 같고 최대토크는 겨우 2.2kg·m 적다는점이다. 즉, 이름만 400일 뿐 실제로는 SL에 맞게 캘리브레이션을 거친 AMG 43 엔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사실 400 엔진은 그대로 두기에는 포텐셜이 워낙 높았다. 벤츠가 바이터보M276의 다양한 버전을 만드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가속 감각은 굉장히 경쾌하다. 엔진도 엔진이지만 이런 느낌에는 신형 변속기도 한몫하고있다. 전진 기어가 7개에서 9개로 늘었고, 변속 시간도 확연하게 줄었다. 또한 다운 시프팅때는 능숙하게 회전수까지 보상한다. 덕분에 ‘터보랙’ 따위를 느낄 겨를이 없을 뿐더러 굽이진 길에서도 한층 더 즐겁다. 물론 실제 성능도 개선됐다. 0→ 시속 100km 가속을 이전보다 0.3초 줄어든 4.9초 만에 끝낸다.​사운드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기존 V6와는 차원이 다르다. 스포츠 버전의 V8과 비교해도 좋을 정도다. 엔진이 쏟아내는 날카로운 고음과 트렁크의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내뱉는 웅장한 저음의 조화가 아주 매력적이다. 기자가 이 차의 정체를 의심한 것도 바로 이 사운드와 핸들링 때문이다. 사실 기자의 몸은 10%정도의 출력 차이나 가속 성능 차이를 바로 알아챌 만큼 민감하지 않다. 비교 시승이라면 또 몰라도.​  ​신형 SL400의 비밀 병기 사운드 제네레이터. 트렁크 바닥에서 차체 뒤쪽으로 웅장한 저음을 뿜어낸다​엔진의 반응이나 사운드만큼 섀시도 탄탄하다. 완벽하게 파워트레인을 압도하고 있다. 스티어링 조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은물론, 한계를 넘어서는 시점에서도 운전자에게 무게이동 과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특히서스펜션의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수축 과정은 부드럽고 이완 과정은 단호해 자세 제어 능력과 승차감이 모두 훌륭하다. 이 정도라면 고성능 버전에 들어가는 공기압(에어매틱) 또는가변 유압(ABC) 방식의 서스펜션보다 SL400의 재래식(스틸 스프링) 서스펜션이 더 나을수도 있겠다. 움직임이 솔직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훨씬 적게 드니 말이다.​아쉬운 점도 있다. 뒤 타이어는 노면을 간간이놓쳤고, 주행안정장치(ESP)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 물론, 타이어 길들이기마저 채 끝나지 않은 신차였다는 점과 AMG 버전이 아닌 ‘일반’ SL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흠잡을 거리가 아니기는 하다.​이제 SL을 다시 볼 시간신형 SL은 외모, 운전감각, 성능이 모두 스포티해졌다. 럭셔리 로드스터와 스포츠 로드스터의 애매한 경계 어딘가를 절묘하게 짚었다.이는 완벽한 GT를 지향하는 오픈톱 모델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곧 등장할 정통 스포츠 오픈톱 모델 AMG GT 로드스터를 의식한 결과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픈톱 모델(5종)을소유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이기에 가능한 전략인 셈이다.​한때 SL은 ‘고성능 벤츠’를 상징하는 차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슬럼프에 빠져 지냈다. 이는 SLR 맥라렌, SLS AMG에 치여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6세대(R231)부터 시작됐고, AMG GT의 등장으로 인해 심화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SL의 성격을 재정립하려 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신형 SL400에서 더욱 뚜렷하게 와 닿는다. 아마 메르세데스 AMG SL63이나 SL65를 탔다면 이를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무지막지했고 지금도 무지막지할 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애스턴마틴 DB11 2016-08-26
 애스턴마틴 새 시대의 시작ASTON MARTIN DB11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DB11을 시승했다. DB11이 위대한 이유는 경쟁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색을 고집했다는 데에 있다. 눈부신 디자인, 견고한 섀시, 영리한 파워트레인, 뛰어난 밸런스 등은 덤이다.  ​   ​“Super easy!” DB11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던 일본저널리스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좁은 국도에서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고 난 뒤의 일이었다. ‘아이 깜짝이야. 운전대 위치와 통행 방법이 일본과 달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더니, 웬 호들갑이야?’ 조수석에 앉아있던 기자는 속으로 투덜대며 그의 과장된 표현을 비웃었다. 물론, 겉으로는 친절한 미소를 지으면서.​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생각을 반성하게 됐다. 운전석에 몸을 직접 포개보니 그의 말이 ‘오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DB11은 이전 DB9보다 훨씬 더 친절했다. 신형 파워트레인은 풍부한 힘을 거침없이 풀어냈고, 차세대 플랫폼은 이를 아주 유연하게 소화했다.​사실, 기자는 DB9이 이미 애스턴마틴식 GT 스포츠카의 정점을 찍었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DB11의 성능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사채라도 땡겨서 손에 넣고 싶을 만큼(나한테는 그만큼 안 빌려 준다는 거 잘 알고 있다) 멋지지만, 운동성능은 DB9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DB11은 모든 부분에서 진화해 있었다. 디자인, 엔진, 변속기, 섀시 등의 완성도가 높아졌고, 각 요소간의 균형도 이전보다 한층 더 치밀해졌다.​​​​END OF BEGINNING​DB11을 만나러 혈혈단신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애스턴마틴 본사가 국내 언론매체를 초청한 건 이번이 최초다. 시승회는 포도주와 서정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투스카니(토스카나) 주의 시에나에서 열렸다. 참고로영국 자동차 브랜드가 자국에서 글로벌 시승회를 여는경우는 흔치않다. 차량 통행 방법이 대부분의 국가와 정반대인 까닭이다. ​서울에서 시에나로 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볼로냐 공항에 내린 후, 차를 타고 2시간을 더 달렸다. 애스턴마틴이 이번 행사의 본거지로 정한 곳은 1400년에 지어진 어느 산속의 빌라. 각 방문에 도어 잠금 장치도 없는 아주 평화롭고 은밀한 장소였다. 평온한 경치만큼 분위기도 느긋했다. 느릿느릿 흐르는 시간과 공기 사이사이에 여유가 가득했다. 가장인상적이었던 건 DB11이 이런 목가적인 풍경에도 완벽하게 녹아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DB 시리즈는 애스턴마틴의 척추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체 라인업의 근간을 이루는 플랫폼과 스타일링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밴티지, 뱅퀴시, 라피드 등 애스턴마틴의 현재 핵심 모델 모두 DB9에서 파생됐다 .DB11의 역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DB11은 애스턴마틴 변화의 신호탄. 앞으로 쏟아져 나올 애스턴마틴 신차의 표준이 될 예정이다. 애스턴마틴 또한 자신들의지난 100여 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다음 100년의 시작을 알리는 차가 바로 DB11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퍼 스포츠카에 가까운 스타일링DB9의 후속 모델이 DB11인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 DB10은 양산 모델이 아니다. 영화 007 스펙터를 위해단 10대만 만들어진 한정판 쇼카다. 하지만 이런 DB10도 DB11에게 영향을 미쳤다. 얄팍한 헤드램프와 과감하게 말아올린 리어 범퍼가 바로 DB10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다. 물론 분위기는 DB11이 훨씬 근사하다. 이전 DB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매끈하게 빠졌다. ​스타일링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다. 말로만 GT 스포츠카지, 실제로는 수퍼 스포츠카의 느낌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처럼 선을 남발하거나 면을 지나치게 비트는 흔한 방법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저 완벽한 프로포션에 집중한 후, 애스턴마틴 고유 디자인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을 뿐이다. 애스턴마틴의 디자인 디렉터 마렉 리치먼(Marek Reichman)은 이렇게 말한다. “애스턴마틴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비례와 균형입니다. DB11을 보세요. 차체의 각 치수는 물론 모든 부품이 황금비를 따르고 있습니다.”​ 참고로 DB11은 길이(50mm)와 휠베이스(65mm), 그리고 트레드(앞75mm, 뒤 43mm)를 늘이는 동시에 앞 오버행(16mm)은 줄였다. 앞으로 애스턴마틴이 선보일 다른 모델들도 이처럼 앞쪽이 짧아지고 각 바퀴 사이의 간격이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 마렉 리치먼이 프로포션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이를 백지에서부터 직접 설정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디자인 디렉터라고 하더라도 섀시 치수에 간섭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스턴마틴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일인 셈이다. 차체 앞쪽 양력을 낮춰주는 사이드 벤트(컬리큐)와 차체 뒤쪽 다운포스를 늘리는 가상스포일러(에어로블레이드) 역시 디자인 팀과 섀시 설계팀의 긴밀한 협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플랫폼은 완전 신형이다. 구형 VH보다 한층 더 단단하고 가볍다. 재질은 이전과 같은 알루미늄이지만, 프레스 성형과 본드 접합 방식으로 무게 39kg을 줄이고 비틀림 강성을 15% 높였다. 레이아웃은 DB9과 같다. 엔진을 앞 차축 위에, 변속기를 뒤 차축 위에 얹어 앞뒤무게배분을 51:49에 맞췄다. 로터스에서 애스턴마틴으로 옮겨와 화제를 모았던 26년차 섀시 엔지니어 매트베커(Matt Becker)는 프로젝트 도중에 합류했기 때문에 주로 리어 프레임 설계에 집중했다.​애스턴마틴이 DB11의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알루미늄 싱글 클램셸 후드다. “자동차산업 역사상 가장 큰 보닛이에요. 우리는 이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아 헤매야 했죠. 이 거대한 원피스 알루미늄을 한방에찍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아참, ‘S 커브’를 갖춘 애스턴마틴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플라스틱이 아닌 진짜 알루미늄입니다. 그리고 헤드램프에는 현재시장에서 가장 얇은 LED 띠를 넣었어요.” 차체 앞모습을 설명할 때 마렉 리치먼은 유독 신나보였다.​​​스마트한 에어로다이내믹이란 바로 이런 것. DB11은 휠 하우스 안쪽의 공기를 사이드 벤트로 빼내 리프트를 줄이고, C필러 안쪽으로 유도한 공기로 트렁크 리드를 눌러 다운포스를 늘린다 ​​​누가 뭐래도 영락없는 애스턴마틴도어를 여는 방식은 이전과 같다. 바 타입의 핸들 앞쪽을 눌러 뒤쪽을 빼낸 후, 약간 위쪽으로 잡아당기면 된다. 댐퍼가 도어를 떠받드는 까닭에 움직임이 아주 부드럽고, 웬만해서는 저절로 닫히지도 않는다. 실내는 한결 넉넉해졌다. 무릎공간의 경우 무려 87mm나 늘어났다. 휠베이스 확장과 프레스 성형 방식을 도입한 것이 그 비결. 하지만 뒷좌석은 여전히 비좁다. 도어 개구부를 넓히고 애스턴마틴 최초로 ISOFIX를 달았으나 이차를 타면서 베이비 시트를 들일 일이 얼마나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 등 메르세데스 벤츠의 각종 전자장비를 수혈받은 것은 아주 현명한 전략이다. 두 브랜드만큼 ‘보수’ 코드가 잘 맞는 경우도 흔치 않거니와, 어차피 애스턴마틴은 이런 전자장비로 가치를 매길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으로는 AMG의 신형 V8 엔진도 가져다 쓸 예정이다. AMG GT S의 엔진을 얹은 엔트리 DB11의 데뷔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벤츠의 장비들은 거들기만 할 뿐, 실제 실내 분위기는영락없는 애스턴마틴이다. 아우디 색채가 깃든 벤틀리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운전석 풍경은 DB9에 비해딱 20년 정도 젊어졌다. 수공예품 같았던 기계식 계기판을 12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밋밋했던 스티어링 휠도 사방을 살짝 눌러 입체감을 살린 레이서 타입으로 바뀌었다. 댐퍼압력 조정과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을 운전대로 옮겨붙인 건 매우 반갑지만, 시프트패들이 여전히 칼럼에붙어 있는 건 좀 아쉽다.​​​ ​​더 영리한 파워트레인과 유연한 섀시엔진은 신형 V12 5.2L 바이터보다. 이전보다 배기량은0.8L 적지만, 두 개의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와 수랭식인터쿨러 덕분에 출력이 83마력 더 높다. 특징은 자연흡기 엔진처럼 고회전 감각을 유지하며 터보 엔진의저회전 토크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 6,500rpm에서 최고출력 600마력을 내고 1,500rpm에서 최대토크 71.4kg·m를 내는 출력 중시 세팅에는 차세대 뱅퀴시에 대한 계산도 이미 다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DB11의 이 신형 V12 엔진은 애스턴마틴이 직접 개발했다.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지금 상황에서 실린더 수를 줄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V12 엔진은 이미 정통 스포츠나 럭셔리 브랜드만의 고유 영역으로자리잡았다. 이런 거대 엔진과 실용 엔진의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으니, V12 엔진은 조만간 한층 더 소중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연 생산량 4,000대에 불과한 애스턴마틴과 같은 브랜드들에게는 더더욱.​​ ​​하지만 애스턴마틴도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는없다. 때문에 스톱 스타트 시스템(공회전방지 장치)와 실린더 디액티베이션(기통휴지 시스템)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참고로DB11의 실린더 디액티베이션은 한쪽 뱅크를 잠재워 직렬 6기통 2.6L 싱글 터보 엔진으로 전환하는데, 촉매의 온도 하강을 막기 위해 20~30초마다 작동 뱅크를 반대쪽으로 바꾼다. 이 시스템은 기본 드라이브 모드(GT)에서만 활성화되며 어디에도 작동 여부를 알 수있는 표시는 없다. 1km당 CO₂ 배출량은 기존 329g에서 265g으로 줄었다(유럽 기준).​​​ ​​엔진 시동은 이전처럼 센터페시아의 버튼으로 건다. 하지만 키리스고 도입으로 인해 더 이상 리모트키를 통째로 밀어넣을 필요가 없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시동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엔진이 조용히 깨어나고 눌렀다가 바로 떼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깨어난다는 사실이다. V12 엔진은 아이들링에서 마저 기분 좋은 진동과 소리로 자신의 존재 당위성을 알린다. 심지어 V12엔진은 스타트 모터의 회전 소음마저도 사랑스럽다.​엔진 사운드는 아주 순수하다. 인테이크 파이프와 실내를 얇은 관으로 연결해 흡기음을 강조하거나(심포저), 머플러 안에 플랩을 달아 배기음의 볼륨을 조절하고는 있지만, 스피커나 전기모터를 이용한 인위적인 증폭은 철저하게 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건 터보 엔진의 사운드 특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저음이 조금 강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애스턴마틴 특유의 매끄러운 중고음이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엔진은 어느 영역에서든 힘차다. 저회전에서 지체 현상도 없고 고회전에서 지치는 일도 없다. 8단 변속기의 반응 역시 빠르다. 토크 컨버터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듀얼 클러치 못지않게 기어를 빠르게 바꿔 문다. 기어를 두 단계 내리면 회전수를 맞추느라 애매하게 시간을 끌지 않고 우선 기어부터 연결해 운전자의 의도를 충족시키려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0→시속 100km가속 시간은 4.6초에서 3.9초로 단축됐고 최고시속은295km에서 320km로 늘어났다.​애스턴마틴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자식 스티어링도완성도가 높다. 반응이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기어비가 DB9에 비해 30% 이상, 뱅퀴시와 밴티지에 비해 15%이상 짧기 때문에 굉장히 빠릿빠릿하다. 한계를 넘어설 땐 전자식 토크 벡터링이 궤적을 다듬는다. 실제로한계까지도 스릴 넘치는 스티어링 감각을 자랑하며 그를 넘어서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DB9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DB11은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로 거칠어지지 않는다. DB9이 코너에몰렸을 때 보여주던 러프한 피드백은 사실 GT라는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무게 이동 감각 또한 아주 솔직하다. 서스펜션이 어느정도의 롤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어의 접지가 조금 약한 편이다. 특히 리어 쪽이 그렇다.스릴 또는 고유 성격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세팅했는지, 시승차가 프로토 타입이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자세제어 장치의 개입도 약간 늦는 것을 보면 의도된 세팅일 가능성이 짙다.​​​​​DB11이 위대한 이유DB11의 진화는 입체적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 단단하고 가벼운 섀시, 영리하고 힘찬 파워트레인 등 완벽에 대한 집착으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DB11이 정말 위대한 이유는 경쟁자들을 의식해 이런저런 트렌드를수용하려 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색을 고집했다는데에 있다. 애스턴마틴은 이제 독일차나 다름없는 벤틀리나 볼륨 브랜드를 꿈꾸는 재규어와 달리, 영국식GT 스포츠카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을 자신 있게 던질수 있는 거의 유일한 브랜드다. 그들은 DB11을 통해 현재 GT 스포츠카가 가야 할 길을 아주 첨예하게 제시하고 있다.​​​* 글 류민 사진 애스턴마틴​​​Marek Reichman​애스턴마틴의 CCO(Chief Creative Officer)이자 디자인 디렉터인 마렉 리치먼(MarekReichman)을 만났다. 그가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쏟아낸 애스턴마틴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 우리는 앞으로 7년간 7개의 차를 선보일 겁니다.DB11이 그 시작이고 뱅퀴시, 밴티지, DBX, 라피드 E, 라곤다, 프로젝트 RB-AM 001 등이 그 뒤를 이을 예정이죠. DBX는 애스턴마틴 최초의SUV며, 라피드 EV는 테슬라 모델 S를 겨냥한전기 세단입니다. 라곤다는 라피드보다 큰 4도어 세단으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과 경쟁하죠.RB-AM001은 아직 프로젝트 단계에 있는 미드십 스포츠카입니다. 레드불 F1 팀에서 명성을 떨친 에이드리언 뉴이가 개발에 참가하고 있죠. 신차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하며, 이 과정들을 위해모두 끌어다 쓸 수도 있습니다.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페라리와 롤스로이스의중간 어느 부분인가에 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언제나 롤스로이스의 고급스러움과 페라리의스포츠성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더 이상 스포츠카에만 집중하지 않을 것입니다.DBX와 아곤다가 바로 그 증거죠. 아마 당신들은2020년 이후 애스턴마틴 예전 차들의 디자인을떠올리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우리는 전기 자동차에도 상당한 관심을기울이고 있습니다. 2018년 라피드 EV를 발표할 계획이에요. 왜 전기차를 만드냐고요? 우리는 V12 엔진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전기차가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 가솔린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겁니다.우리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따라서 현재가 애스턴마틴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라고생각해요. 당신들은 앞으로 9개월마다 지금껏설명한 차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보게 될 것입니다. 모든 차들의 변화 폭은 DB9과 DB11의 차이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LONG TERM DRIVE ( SOUL EV )- 4.. 2016-08-24
전기차로 문제없이 다녀온 고향 나들이    ​지난 2월에는 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핸디캡인 주행거리 제한 문제를 극복하고 가족 4명과 함께 서울-오산-평택-서울의 설날 나들이를 무사히 다녀왔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이하로 달리니 주행가능 거리가 무척 늘어났고, 귀경길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급속충전을 한 번 했다.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급속충전기가 충분히 보급되면 전기자동차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있었던 2월에는 유독 장거리 주행이 많았다. 필자는 시골집이 멀지 않아 차례와 성묘를 하루 동안에 다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순조로웠던 부분이 있다. 이번 설날의고향 나들이는 서울 집에서 오산 큰아버지 댁을 거쳐 평택 작은할머니 댁을 다녀오는 코스였다. 오산 큰아버지 댁은 대형 아파트 단지로 예전에는 지상주차장에 주차했지만 이번에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추운 겨울에는 지하주차장이 바깥보다 따뜻하기 때문에 배터리 전압을 조금이라도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충전과 관련해 지하주차장을 대강 둘러보니 마땅한 콘센트가 눈에 띄지 않았고, 무단으로 충전할 경우 설날 아침부터 소란할 것 같아 충전할 생각을 거두기로 했다.​오산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 다음 평택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충전하지 않고 이동했다. 겨울철에 차를 혼자 타고 다니면 춥기 때문에 히터를 이용한 난방이 필요하지만, 우리 가족 4명이 함께 타고 이동하는 이번에는 체온 때문에 별로 춥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타 무게가 늘어났음에도 난방을 덜 하게 되어 전기소비율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이하로 경제적인 운전을 하니 주행가능 거리가 무척 늘어났다. 편도 90km를 운행했을 때 42km를 더 운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평소 출퇴근에는 상대적으로 단거리(40km)를 빠르게 다니는 편이라 평균 전기소비율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평택 작은할머니 댁은 전형적인 농촌 가옥으로 지어진 지 40년이 넘었지만 휴대용 충전기를 연결해 충전하는 데에는 아무런문제가 없었다.​평택에서 다시 차례를 지내고 선산에 올라 성묘를 마친 뒤 서울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쏘울 EV의 순정 내비게이션 실시간 정보로 검색하니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추천해주었다. 화성휴게소에 들러 급속충전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 코스를 잡았다. 휴대용 충전기로 완전히 충전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급속충전 한 번은 필수적인 상황. 하지만 지난 번 외삼촌댁 방문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급속충전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일 수 있었다. 평택에서 완속충전을 하지않았더라도 횟수에서 차이는 없다.​화성휴게소 상행선에서 급속충전을 하는 동안 휴게소명물인 회오리 감자를 사먹었는데, 명절 대목을 맞아 대기자가 많아 무려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노력에도 불구하고 덜 튀겨져서 바삭하지 않은 회오리 감자는 평소와 달리 맛이 별로였다. 회오리 감자를 기다리는 동안 급속충전을 마칠 수 있었고, 급속충전기가 주유소 옆에 설치된 까닭에 근처를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그 중 주유소 관계자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전기자동차 확산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러 충전 중인 필자의 차에 다가온 것을 보면 아직 급속충전하는 전기자동차가 그리 많지않은 모양이다.​이렇게 명절 이동에 대해 장황하게 글을 쓴 이유는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핸디캡인 주행거리 제한 문제를 극복하고 무사히 귀성·귀경을 마쳤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로 인해 배터리 전압이 저하되는 특성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대폭 줄어든다. 영호남 등 수도권에서 먼 고향으로 오가야 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 때문에 전기자동차 선택을 주저할 수 있다. 실제 쏘울 EV로 체험한 결과 겨울철(12월~3월)에는 80~90km마다 급속충전이 필요하고 여름철(4월~11월)에는 130~140km마다 급속충전을 해야한다. 급속충전은 배터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배터리 용량의 83%까지만 충전하며, 배터리의 15%는 남겨두고 재충전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주는 완전방전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급속충전기가 충분히보급되면 쏘울 EV를 비롯해 현재 출시된 전기자동차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 급속충전기 위치및 상태 조회는 충전인프라 정보 시스템(evcis.or.kr)에서 가능하고, 회원카드를 발급받아 급속충전에 사용하면 된다. 혹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이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고향이나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한번은 대전에 내려갈 일이 있어 안성휴게소-홈플러스 대전탐방점-안성휴게소를 거쳐 서울-대전 왕복을 겨울철에 성공했다. 이를 미뤄 짐작하면 2015년 2월 현재 수도권과 대전권역까지는 전기자동차로 사계절 모두 이동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쏘울EV로 실험한 결과이다.​YTN 방송에 출연한 롱텀 쏘울 EV설날 직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YTN 사이언스TV(science.ytn.co.kr)의 ‘IT 이슈 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기자동차 전문가로 출연해 달라는연락이었다. 몇 차례 TV 출연 경험도 있고 해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는데, 방송작가가 쏘울 EV도 촬영하길 원했다. 이 또한 흔쾌히 응했다. 녹화 날 아침 세차장에 들러 눈비로 더러워진 쏘울 EV를 말끔히 세차하고 상암동 YTN 방송국으로 향했다. 방송출연을 위해 얼굴과 머리에 메이크업을 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필자의 역할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여러 궁금증과 실질적인 구매혜택 등에 대한 정보를전달하는 것이었다. <자동차생활>의 장기시승기를통해 지면으로 게재되고 있는 쏘울 EV가 방송화면을 통해 전파를 타는 것이 재미있었다.​​​​방송 녹화에 앞서 MC 허준이 직접 SM3 Z.E.를 타고 시험주행을 하기도 했고, 방송 원고를 조율하는과정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방송 제작진의 오해가 풀리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특징이 올바르게나갈 수 있었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에서 탁월한 것은 물론이고 주행성능마저 만족스러운 전기자동차는 실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전기자동차의 문제점은 가격과 주행가능 거리의 한계로 모아졌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은 보조금을 통해 해결되고, 주행거리 한계 문제는 필자의 Geo-Line과같은 기업과 정부의 노력을 통해 해결되어 가고 있으니 이제 전기자동차 선택을 망설일 이유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자유롭게 다시보기가 가능하니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제5회: 소리 없이 강하다, 전기자동차’편을 시청하기 바란다.​이달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했는데 프로그램 후반부에 ‘컬러가 나를 바꾼다, 컬러의 과학’ 섹션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 권상림 대표가 오니아 제품(www.oina8.com)과 함께 출연해색상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컬러테라피 조명을 선보였다. 이런 우연도 쉽지 않을 텐데 참으로 놀랍다. 한 프로그램에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몸담고 있는 두 명의 대표가 각기 다른 주제로 함께 나왔으니말이다.​​​​ ​​ * 글 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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