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프랑스제 맥가이버 칼, 푸조 5008 2018-01-08
​PEUGEOT 5008프랑스제 맥가이버 칼이 차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공간을 품은 길쭉한 3008’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내가 잘했던 것’만 모아서 만든다. 아마 5008은 이렇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3008의 스타일, 그랜드 C4 피카소의 공간, 그리고 효율 좋은 디젤 엔진까지. 5008엔 PSA의 자랑이 한데 모였다. 덕분에 이 차는 마치 ‘맥가이버 칼’처럼 다재다능하다. 가족과 함께 여행 갈 때에도, 그리고 오붓하게 단둘이 데이트할 때에도 만족스럽다. 다만 맥가이버 칼이 대개 그렇듯, 전용 칼보다 조금씩 어설픈 건 어쩔 수 없다.​허리가 길면 몸매가 나쁘다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시승차의 키를 받아들고 문 열림 버튼을 눌렀는데, 3008의 문이 열리는 게 아닌가. 옆에 주차된 큰 차에 옆면이 가려진 모습은 영락없는 3008이었다. 그래도 차를 빼내어 보면 사뭇 달라 보이긴 한다. 허리가 길어지고 트렁크 유리창이 수직에 가깝게 세워져 큰 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3008과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는 앞모습​​트렁크 유리창이 세워지면서 뒤쪽의 날렵한 느낌이 줄었다 ​눈에 띄는 특징은 주로 휠베이스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보통 SUV를 늘린 모델은 티볼리 에어처럼 뒤쪽 오버행만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5008은 리어 오버행은 거의 그대로 두고 휠베이스만 165mm나 늘렸다. 차체 길이가 190mm 늘어났음에도 불안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비율까지 조화롭다고는 못하겠다. 3008의 날렵한 스타일이 눈에 익은 탓도 있겠지만 5008은 허리가 너무 길어 마치 닥스훈트 강아지 보는 것 마냥 우스꽝스럽다. 3008의 미래적인 스타일은 여전히 빛났지만 말이다.앞모습처럼 대시보드는 3008의 것을 그대로 옮겨왔다. 3008의 가장 큰 매력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셈. 컨셉트카 느낌 물씬 풍기는 실내는 다시 봐도 도전적이다. 운전대 사이로 계기판을 봐야 한다는 편견, 직물 장식을 쓰면 저렴해 보인다는 편견, 스티어링휠은 동그래야 한다는 편견을 모조리 깨버렸다. 신선한 스타일은 쓰기에도 좋다. 멀리 떨어진 계기판은 도로에서의 시선 이동거리가 짧은 건 물론 초점의 변화도 적고, 사선으로 배치된 버튼과 도톰한 변속레버도 몸에 맞춘 듯 편하다. 가족용 차로 쓰기엔 과분할 정도로 멋진 실내다.​  3008의 혁신적인 대시보드는 5008에서도 빛난다​뒷좌석부턴 MPV 혈통이 드러난다. 6:4로 나뉘었던 시트는 1:1:1로 나뉘는 세 개의 시트로 바뀌었고, 슬라이딩 기능과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까지 더해졌다. 시트를 조작하는 방법과 배치는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이하 피카소)와 판박이다. 덕분에 피카소가 그랬듯 손쉽게 공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다만 안락함은 오히려 3008 쪽이 앞선다. 3008과 비슷한 너비의 실내에 시트만 세 개로 나눈 탓에 둘이 앉기엔 다소 불편하다. 표준 체격의 기자가 한쪽 의자에 앉았을 때 너무 바깥쪽으로 치우쳐, 좌우로 조금만 흔들려도 천장 끝에 머리가 닿았다. 이런 단점은 피카소도 마찬가지지만, 피카소는 시원스레 뚫린 천장과 더불어 유리창 높이까지 낮아 훨씬 쾌적하다.​ 2·3열에 총 5개로 분리된 시트가 들어가 자유자재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2열까지 접었을 때 최대 2,150리터의 동급 최대 공간이 확보된다. 1열 조수석도 접을 수 있어, 최대 3.2m 길이의 짐을 수납할 수 있다 아마도 쓸 일 거의 없을 3열 시트는 간이의자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애초에 길이 4,640mm의 준중형급 SUV에 편안한 3열 좌석을 바라는 건 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시트는 아주 가끔 쓸모 있지만 평소엔 트렁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아니던가. 실제 MPV 오너들도 2열 뒤쪽 시트는 제거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실을 눈여겨 본 푸조는 레버 하나만 당겨 3열 시트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평소엔 떼어놓고 차를 널찍하게 쓰다가 가끔 필요할 때만 붙여 쓸 수 있는 셈. 게다가 밖에서도 펼칠 수 있게 만들어져 캠핑용 의자로도 그만이다. 여러모로 간이의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3열 시트는 손쉽게 떼어낼 수 있고, 밖에서 펼쳐서 사용할 수 있다 ​​푸조는 푸조다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이 묵직하게 깨어난다. 디젤 엔진 만들기에 물이 오른 푸조답게 진동과 소음은 매우 말끔하게 억제됐다. 그러면서도 디젤의 장점은 오롯이 살렸다.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1,750rpm부터 나오는 30.61kg·m의 강력한 저속 토크로 가뿐하게 차를 밀어낸다. 큰 차체에 작은 1.6L 엔진을 얹어 지레 걱정이 앞섰는데 실용 구간에선 불만이 없다.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가속페달을 더 밟는 순간 ‘아! 이 차는 저속에서부터 이미 힘을 다 쓰고 있었구나’ 할 거다. 오른발에 아무리 힘을 줘 봐야 속도계 바늘은 여전히 느긋하다. 디젤 엔진의 토크로 시속 140km까지는 꾸준히 속도를 붙이지만 그 이후부턴 120마력 출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더뎌진다. 패밀리카로 쓰기에는 적당한 수준이지만 조금이라도 속도를 즐긴다면 180마력짜리 2.0L GT 모델을 노려보는 게 나을 듯하다.​​​최고출력 120마력을 내는 4기통 1.6L 디젤 엔진​ 3008의 완성도 높은 섀시는 5008에서도 그대로다. 기다란 차체에도 소형차처럼 날쌘 핸들링은 여전했다. 특히 스티어링 록 투 록이 거의 두 바퀴일 정도로 예민하게 조율돼, 길어진 휠베이스를 느낄 새 없이 민첩하다. 유럽풍의 군더더기 없는 서스펜션과 푸조 특유의 핸들링이 어우러진 주행 만족감은 출력을 웃돈다. 출력 갈증을 섀시 성능으로 만회하는 모양새다.고속주행 성능도 마찬가지다. 3008이 그랬듯 부드럽게 잔 진동을 거르면서 큰 충격엔 팽팽하게 맞서 자세를 추스른다. 휠베이스가 길어진 만큼 3008보다도 더욱 나아졌을 터. 이 정도 안정감이라면 시속 200km까지도 무난할 것 같지만, 출력이 허락하지 않는다.​​​푸조 특유의 민첩한 주행성능이 돋보인다​​SUV의 멋과 MPV의 공간약 180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리터당 15.5km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는 12.7km/L. 분명 평소보다 더 빠르게 달렸는데도 공인연비보다 무려 2.8km나 더 나왔다. 역시 연비 좋은 디젤 엔진다운 모습이다. 차체가 커진 만큼 효율이 떨어질 거라 속단하기 쉽겠지만 5008은 3008보다 겨우 50kg(1.6L 모델 기준) 더 무거울 뿐이다. 때문에 공인연비 차이는 리터당 0.4km에 불과하며 체감효율 차이는 이보다 더 적게 느껴졌다.5008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공간을 품은 길쭉한 3008’이다. SUV의 멋과 MPV의 공간을 모두 품었다. 하지만 두 개의 음식을 섞는다고 더 맛있어지지만은 않듯이 이 차를 무조건 더 좋은 차로 정의할 순 없다. 그저 5008은 다재다능하고, 3008과 피카소는 전문 분야에 집중했을 뿐. 서로 장단점이 혼재한다. 기자의 개인적인 취향은 이것저것 섞은 것보단 날렵한 3008과 쾌적한 피카소에 더 가깝다. 5008은 글쎄, 다 좋은데 특색이 조금 흐려진 것 같달까.​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병주​   
서킷에서 먼저 만난 벨로스터 2018-01-03
HYUNDAI VELOSTER서킷에서 먼저 만난 벨로스터요란하게 위장된 신형 벨로스터가 인제 서킷에 모였다. 정식 공개 전 서킷 주행을 통해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포석. 그 빤히 보이는 속내를 알면서도 마음은 이미 기울었다. 벨로스터는 제법 짜릿하다.​​​ 운전대가 너무 가벼웠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새삼 기자의 포르테쿱에 불만이 한가득이다. 뒤쪽은 불안하고 운전대는 가볍고……. 평소엔 별로 못 느꼈던 단점들이 드러나는 걸 보니 신형 벨로스터가 확실히 나아지긴 했나 보다. 서킷을 겨우 네 바퀴 돌았을 뿐이지만 그 여운은 짧지 않았다.이날 현대차는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신형 벨로스터의 정보를 흘렸다. 서킷에 준비된 시승차는 1.6L 가솔린 터보 감마 엔진이 달린 모델. 1,5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건 아반떼 스포츠(이하 아반떼)와 같지만, 2,000~4,000rpm 구간에서 강한 힘을 몰아내는 오버부스트 기능이 더해진 게 특징이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기어비 조율 등은 이미 아반떼 발표회에서도 들었던 내용이다.설명을 듣고 나니 오히려 기대감이 줄었다. i30처럼 스타일만 바뀐 아반떼가 아닐까 지레 짐작했다. 시트에 앉았을 때도 마찬가지. 분명 시트 포지션을 낮췄다고 했는데 거의 거기서 거기다. 현대차가 만든 FF 준중형차가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별 기대 없이 시동을 걸어 서킷에 진입했다.​ ​구형 벨로스터. 신형은 장난기가 많이 줄어 안정적인 이미지다​가속은 역시나 비슷하다. 작고 가벼운 차체를 터보차저 특유의 토크로 밀어붙인다. 호쾌하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속 시원하다고 할 만하다. 그런데 소리가 다르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배기음은 아반떼와 완전히 같은데 실내에서 들리는 소리는 독일제 4기통 스포츠 세단의 그것만큼이나 우렁차다. 스피커를 통해 엔진 소리를 더한 것으로, 담당자가 영화 ‘분노의 질주’를 참고했다더니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아반떼 스포츠보다도 활기차게 달린다​이어지는 첫 코너, 벨로스터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드러난다. 가벼운 몸무게로 민첩하게 방향을 틀더니 타이어 짓이기는 소리 하나 없이 매끈하게 돌아나간다. 두터운 타이어로 육중하게 노면을 붙드는 G70과는 또 다른 감각. 기대 이상의 균형감에 속도를 높여보면 더욱 놀랍다. 기존 현대차라면 분명 언더스티어가 발생했을 상황에서 앞뒤에 무게가 균일하게 실리며 바닥에 쫀쫀하게 달라붙는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뒤가 먼저 미끄러질 정도로 FF의 한계를 잘 다듬었다.안정적인 거동은 잘 짜인 하체와 섀시 덕분이지만 고성능 타이어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계절 타이어를 끼워 질타를 받았던 아반떼와 달리 벨로스터는 미쉐린 고성능 타이어 파일럿 스포츠 4를 끼웠다. 덕분에 작은 몸집을 마음껏 휘둘러도 타이어가 충분히 관성을 버텨낸다. 성능이 개선됐다는 튜익스 브레이크 시스템도 서킷 4랩 정도는 거뜬했다. 아반떼 스포츠를 타는 동료 기자에 따르면 디스크 구경이 더 커진 것 같다고.주행을 마친 후 촬영이 일체 금지된 상태에서 눈으로만 신형 벨로스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1+2도어 비대칭 스타일은 여전하며, 지붕 실루엣이 더욱 쿠페에 가깝게 바뀌었다. 나머진 최근 현대차가 그렇듯 보닛이 길어 보이게 A필러를 살짝 뒤로 밀고 그릴 높이를 최대한 낮춰 공격적인 인상으로 다듬었다. 실내는 예상보다 평범하다. 소재나 완성도 역시 평범한 준중형 수준에 그쳤다.​​​신형 벨로스터 티저 이미지. 길어진 보닛과 쿠페에 가깝게 바뀐 실루엣을 엿볼 수 있다.​자세한 제원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대략적인 정보는 공개됐다. 1.4L 터보와 1.6L 터보 두 가지 엔진이 들어가며 모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합을 맞춘다. i30와 같은 구성. 하지만 1.6L 터보에 6단 수동변속기를 마련해 차이를 뒀다. 이 외에 드라이빙 모드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스마트 시프트’, 순간 토크와 터보 부스트압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게이지, 컴바이너 타입 HUD 등이 들어가며 전방충돌방지보조 시스템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다.섀시에 비해 엔진이 과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1세대 벨로스터는 2세대로 바뀌며 1.6L 터보 엔진의 출력을 여유롭게 소화할 만큼 일취월장했다. 1.6L 터보 모델이라면 일반도로에서 충분히 ‘펀 드라이빙’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균형 잡힌 성능을 맛보니 더더욱 고성능을 갈망하게 된다. 고성능 벨로스터 N이 기대되는 이유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
테슬라로 떠난 국토횡단 2017-12-29
테슬라로 떠난 국토횡단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신년을 맞겠다는 핑계로 장거리 여행에 나섰다. 전기차 여행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충전소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과 충전소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선설정이다. 테슬라와 함께한 1박 2일의 시간.​ ​ “윤 기자님, 주중에 저와 같이 여행이나 다녀올래요?”. 흘리듯 내뱉은 기자의 한 마디에서 이번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의 목적은 서해의 일몰과 동해의 일출을 보고 오는 것. 지는 해와 뜨는 해를 감상하며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2018년을 기념하겠다는 그럴 듯한 이유도 붙였다. 한편 기자는 보다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담기 위해 전기차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내연기관 자동차였다면 연비 테스트나 평범한 시승기에 머물렀을 테니까.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차는 아이오닉 EV, 쉐보레 볼트(Bolt), BMW i3 등 다섯 개 정도다. 하지만 지방을 다녀올 만큼 주행가능거리가 뒷받침되는 차는 완충시 380km를 달릴 수 있는 쉐보레 볼트와 470km를 달릴 수 있는 테슬라 모델S(90d)뿐이다. 쉐보레를 선호하는 동료 윤지수 기자는 자꾸만 볼트(Bolt)의 이름을 흥얼거렸지만, 몇 달 전 장거리 시승에서 경험했던 좁고 불편한 실내와 부실한 승차감이 떠올라 일찌감치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자연스레 우리의 의견은 테슬라 모델S로 모아졌다.차가 정해졌으니 이에 맞춰 세부적인 여행 계획을 꾸렸다. 일정은 서울 청담동 테슬라 매장에서 출발하여 경기도 화성 궁평항에 도착해 일몰을 보고, 다음날 새벽 강원도 한계령으로 이동해 일출을 맞이하는 것으로, 총 주행거리가 600km에 달했다. 이론상 한 번의 추가 충전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인 만큼 별다른 부담감 없이 여행길에 나설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추가 주행과 빨리 떨어지는 배터리 잔량여행 당일 오후 12시. 서울 청담동 테슬라 매장에서 시승차를 받으며 일정이 시작되었다. 모델S는 스타트 버튼이 따로 없으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것으로 주행 가능한 상태가 된다. 활성화된 계기판에서는 현재 배터리 잔량을 80%라 표시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의 주행가능거리를 기준으로 일정을 세웠기 때문에 예상보다 적은 배터리 양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시작부터 어긋난 셈이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 보호를 위해 80~90%까지 충전되며, 100%까지 충전하려면 완속 충전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완속 충전은 시간당 충전률이 8~9% 정도로 더디게 진행된다. 일몰 때까지 궁평항으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촉박하기에 서둘러 포토그래퍼가 사는 서울 도봉구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모델S가 동부간선도로에 접어들었을 즈음, 미리 사놓은 샌드위치를 차 안에서 꺼내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전동모터 소리와 함께 실내가 살짝 시끄러워졌다. 범인은 틸트 상태에 놓인 선루프였다. 공기 질을 실시간 측정하는 모델S가 샌드위치 냄새를 발 빠르게 감지해 선루프를 살짝 개방하며 환기를 시작한 것이다. 기자는 샌드위치를 편하게 먹기 위해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시켰다. 테슬라의 반자율주행은 과연 그 명성대로였다. 차선이 완전히 사라진 공사구간에서도 자율주행이 해제되는 법 없이 자연스럽게 앞 차를 쫒아갔으며 곡률이 심한 코너도 능청맞게 돌아나갔다. 테슬라 측에 따르면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서만 활성화되며 시내도로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한다. ​포토그래퍼 집에 도착하니 배터리 잔량은 71%를 가리켰다. 20km의 간선도로 주행에서 9%나 줄어든 것이다. 예상보다 크게 소모되는 배터리를 걱정하며 윤지수 기자가 기다리고 있는 소공동 조선호텔로 향했다. 윤 기자는 일을 마치고 오후 세 시 반에서야 우리와 합류했다. 이날 일몰 시간은 오후 다섯 시로 소공동에서 궁평항까지 가기에는 꽤나 빠듯한 시간이다. 이때부터는 배터리를 절약하며 주행할 수 있는 주행거리 우선모드로 차량 설정을 전환했다. 주행거리 우선모드는 에어컨과 히터의 출력을 줄이고 모터 간에 토크 분배를 조절하여 전기소모를 줄인다. 그러나 떨어지는 해보다 앞서 도착하기 위해 급가속과 고속주행을 반복하다보니 60km 거리의 궁평항에 도착했을 때는 배터리 잔량이 25%밖에 남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항구 내부를 돌아다니느라 추가적인 배터리 소모도 발생하였다. 일몰이 구름 뒤에 가려져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궁평항의 멋진 풍경과 일렁이는 파도의 절경은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궁평항의 일렁이는 파도와 전망대의 절경은 추위를 잊을 만큼 인상이 깊다​​​​배터리 아끼기 위해 히터끄고 주행하기도촬영을 마치자 어느덧 6시. 이제 남은 배터리 잔량은 20%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강원도 속초까지 논스톱으로 가서 그곳에서 충전을 마치고 남은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배터리 잔량으로는 가장 가까운 충전소까지 가는 것마저도 위태로운 상황. 테슬라의 내비게이션은 궁평항에서 약 40km 떨어져 있는 시흥 신세계 아울렛의 충전소가 가장 가깝다고 알렸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가장 가까운 충전소를 검색할 수 있다​​지체 없이 상행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충전소로 향했다. 정체된 퇴근길 도로에서 배터리 잔량은 더욱 빠르게 줄어들었다. 낮아진 기온이 배터리 성능에 영향을 미친 듯싶다. 충전소까지 주행하기 어려울 만큼 배터리 잔량은 아슬아슬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길목에 있는 송산포도 휴게소로 들어가 전기차 충전기를 찾았다. ​​​송산포도 휴게소의 전기차 충전기는 고장이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도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그러나 충전기가 고장난 까닭에 이용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전기를 많이 쓰는 히터와 시트 열선을 끄고 센터페시아의 대형 모니터 밝기마저 줄이고선 다시 시흥 신세계 아울렛으로 향했다. 오디오도 끄고 싶었지만 내비게이션 경로안내를 듣기 위해 볼륨만 줄였다. 한 시간 동안 추위에 떨며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에는 배터리 잔량이 5%에 불과했다. 시흥 신세계 아울렛에는 데스티네이션이라 부르는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1시간 반 정도 머무르며 가장 가까운 급속 충전기로 이동할 만큼의 전기만 충전하기로 했다. 저녁식사를 하는 1시간 동안 배터리 잔량은 14%로 늘어나 있었다. 이 정도면 가까운 급속 충전기가 있는 여의도 IFC까지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시흥 신세계 아울렛의 데스티네이션 충전기는 가정용 완속 충전기와 동일한 것이다​​여의도 IFC 급속충전기는 9시 정각이 다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충전기는 지하 주차장 가장 아래층 안쪽에 위치해 있지만 기둥과 벽면 곳곳에 붙은 테슬라 표지를 따라간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모델S에 충전기를 연결하자 계기판에는 70분 동안 9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며 알려왔다. 충전 시작과 함께 고주파 소리와 배터리 발열을 식히기 위한 팬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 때는 자동차 히터에서도 찬바람만 나온다. 아마도 충전에 따른 배터리 발열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여의도 IFC 지하주차장의 테슬라 급속 충전기​​주행속도에 따라 급격히 달라지는 주행가능거리배터리 잔량이 90%에 다다랐을 즈음 시계를 보니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남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동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배터리를 든든하게 채우니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그제서야 테슬라 모델S의 주행성능을 하나둘씩 살펴보게 되었다. 고속도로에서 확인한 모델S의 가속능력은 무척이나 뛰어났다. 0→시속 100km 4.4초의 가속성능은 스포츠카 못지않게 빠른 수치이며 고속에서의 추월가속 성능도 이에 못지않았다.주행감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세련된 모터제어와 배터리팩이 만들어낸 낮은 무게중심이다. 모터제어가 뛰어난 까닭에 가속감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2.23톤의 육중한 차체는 우아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모터는 발전기가 되어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회수하는 회생제동을 시작한다. 이때는 마치 숙련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 처럼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속도가 줄어든다. 움직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급하게 스티어링을 조작하며 회생제동을 사용해 보았다. 뻣뻣하게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을 차량조작이지만 낮은 무게중심의 차체와 정밀한 모터제어의 도움으로 능숙한 운전자가 모는 듯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 도착시 예상 배터리 잔량을 보여주는 모델S의 내비게이션은 장거리 주행에서 무척이나 유용했다. 주행 속도에 따른 주행가능거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지도 아래에 표시된 그래프를 통해 시속 100km와 시속 120km로 달릴 때의 주행가능거리가 20% 이상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었다. 일정이 촉박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속도를 내기 어려운 이유다. ​여의도에서 두 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급속 충전기가 있는 롯데 리조트 속초의 지하주차장이었다. 배터리 잔량은 22%. 이곳 역시 테슬라 급속 충전기 위치를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알기 쉽게 표시하고 있어 처음 가는 취재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당초 계획은 여기서 배터리 잔량을 90%까지 채우고 내일 일정을 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피로가 누적된 관계로 30분 동안 61%까지의 충전한 후 나머지는 새벽 일출을 보고 다시 돌아와 마치는 것으로 변경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도착시 예상 배터리 잔량을 그래프로 표시한다​​달릴수록 충전되는 회생제동아침에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1% 더 줄어든 60%였다. 배터리가 낮은 온도에 약간의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숙소에서 45km 떨어진 한계령까지는 고속도로와 심한 오르막이 포함된 국도로 이루어져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한계령의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반. 그러나 어제의 피곤함을 떨쳐내지 못한 일행은 늦잠을 자고야 말았고, 일출 전까지 한계령에 도착하기 위해 과속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행 속도가 높은 만큼 배터리 잔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경사가 심한 한계령 고갯길은 배터리 소모를 더욱 재촉했다. 한계령 정상에 다다르자 배터리 잔량은 29%로 줄어 있었다. 한계령 정상까지 오는 데 배터리 전력을 31%나 사용한 것이다.​​한계령 오르막길은 전기차에게도 혹독한 주행조건이다​​서둘러 일출 촬영을 끝낸 우리는 어제의 악몽이 되살아나 차를 최대한 살살 몰며 한계령을 내려왔다. 그런데 발전기가 된 전기모터가 29%였던 배터리 잔량을 오히려 30%로 늘려주었다. 내리막길 덕분일까? 롯데 리조트 속초까지 되돌아왔을 때의 잔량은 18%. 전체 용량의 약 11%의 전력만 사용한 셈이다. 같은 거리인데도 주행조건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나다니!​​​서울로 되돌아갈 전기를 충전하고 속초시장에 들렀다​서해의 일몰과 동해의 일출을 보겠다는 이번 여행 목적은 의도치 않게 전기차의 실용성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제한조건으로 작용했다. 정해진 시간까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배터리를 최대한 아끼며 주행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전기차 사용환경을 체감했고, 테슬라의 완속 충전기와 급속 충전기 역할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혔다. ​테슬라와 함께 한 장거리 여행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전국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 위치 파악과 이를 벗어나지 않는 여행 동선의 설정이다. 아직까지 급속 충전기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은 까닭에 사전조사와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이는 테슬라가 아닌 다른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충전소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이로 인한 불편함이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킬 수 있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기자가 경험했던 그 어떤 여행보다도 고생스러웠다. 무엇보다 배터리 잔량에 신경 쓰며 길바닥에서 멈추어 서진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고, 하필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여행을 나선 탓에 냉방차 안에서 한파와도 맞닥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사용의 장단점과 미래의 자동차 생활을 들여다보게 된 값진 경험이었다고 위안 삼기에는, 정말 춥고 고생스러웠다.​글 이인주 기자 사진 이병주​​​ 
포르쉐 파나메라 4S, 트랙 위의 익스큐티브 세단 2017-12-11
PORSCHE PANAMERA 4S트랙 위의 익스큐티브 세단가장 특별한 세단 파나메라가 새롭게 진화했다. 스포츠카 성능과 럭셔리 세단의 안락함, 이율배반적인 두 가지 성격이 신형 파나메라 4S 안에 가장 완벽히 녹아 있었다. ​​ 신차 행사를 치르고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서야 신형 파나메라를 마주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파나메라는 더욱 말쑥해진 모습으로 기자를 반겼다. 5도어 패스트백의 유려한 차체는 시선을 낮출수록 911카레라 실루엣으로 물들어간다.​측면 윈도우 그래픽과 군더더기 없는 볼륨은 누가 봐도 포르쉐 911에 가깝다. 차체 길이, 너비, 높이는 각각 5,049× 1,937×1,423mm로 이전보다 34mm, 6mm 늘어났고 5mm 높아졌다. 구형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수치 변화지만 완벽하게 재탄생한 루프 라인과 새로운 뼈대로 빚은 우아한 차체 비율 덕분에 드라마틱한 디자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전면부는 84개 LED로 구성된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시선을 단번에 잡아끈다. 또한 SF 분위기의 헤드램프 디테일은 718 박스터/카이맨에서 먼저 적용한 것으로 요즘 포르쉐가 새롭게 미는 패밀리룩 디자인이다.​​​​84개 LED로 구성된 매트릭스 헤드램프. 요즘 포르쉐가 새롭게 미는 패밀리룩 디자인이다​​미래지향적인 그랜드 투어러실내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그랜드 투어러로 진화했다. 포르쉐가 ‘어드밴스트 콕핏’이라 부르는 운전석공간은 다양한 LCD모니터를 동원해 디자이너 스케치를 실물로 구현한 것이다. 계기판 속 두 개의 7인치 LCD는 네 개의 가상 계기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번갈아 띄운다. ​​포르쉐가 ‘어드밴스트 콕핏’라 부르는 운전석공간. 최고급 차답게 각종 내장재는 알칸타라와 질 좋은 가죽으로 뒤덮였다 ​가운데 계기만 실물. 좌우 각각 두 개의 계기는 7인치 LCD로 구현한 것이다​​대시보드 가운데 자리잡은 12.3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T자형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일체감 있는 구성으로 시각적인 화려함을 더했다. 화질이 선명하고 UI가 간결한 까닭에 처음 조작하는 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손을 화면 근처에 가져가면 숨은 메뉴가 활성화되는 등 간단한 제스처 인식도 지원한다. 터치식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신형 파나메라의 자랑거리다. 실물 버튼이 사라지고 정보 표시창이 패널과 한 덩어리처럼 만들어져 심미적으로도 뛰어나다. 버튼을 작동하면 진동을 전해 확실한 조작감을 제공한다. 풍향, 풍속, 차폐를 전자식으로 조절하는 에어벤트도 미래적인 분위기를 낸다.​최고급 차답게 각종 내장재는 알칸타라와 질 좋은 가죽으로 뒤덮었다. 네 개의 독립식 버킷시트는 스포츠카만큼이나 포지션이 낮고 착좌감은 럭셔리 세단처럼 편안하다. 뒷좌석공간은 다른 대형 세단이 부럽지 않을 만큼 넓은 무릎공간을 갖췄는데, 이는 휠베이스가 30mm 늘어난 덕분이다. 참고로 시승차는 1열 시트에 통풍·마사지 기능이, 2열 시트에는 통풍·방석 길이 연장·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이 달려 있었다. 뒷좌석에 자리잡은 터치스크린으로 내비게이션, 음악, 좌석별 공조 설정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정도 구성이면 ‘벤츠 S클래스가 아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뒷좌석에 자리잡은 터치스크린으로 내비게이션, 음악, 좌석별 공조 설정까지 조절할 수 있다다른 대형 세단이 부럽지 않을 만큼 무릎공간도 넓다. 2열 시트는 통풍·방석 길이 연장·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 신기술이 빚은 마법 같은 승차감과 주행성능신형 파나메라는 플랫폼, 엔진, 변속기 등 모든 것이 새롭다. 뼈대가 된 것은 포르쉐가 개발한 폭스바겐 그룹의 새로운 후륜구동 모듈러 플랫폼 MSB다. 아우디가 개발을 주도한 1세대 파나메라의 MLB플랫폼보다 설계변경 자유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 신형 파나메라가 짧아진 프론트 오버행을 갖게 된 비결이기도 하다. 다이캐스팅, 프레스, 열간 성형 등 알루미늄과 스틸을 다양한 공법으로 조합한 하이브리드 섀시 덕분에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경량화(기본형 파나메라 터보는 2톤이 채 되질 않는다)를 이룰 수 있었다. 참고로 섀시의 알루미늄 사용비중은 31%에 달한다. 스티어링 5시 방향에 위치한 주행모드 다이얼은 레이시한 드라이버 감성을 충족시킨다. 스티어링에 손을 떼지 않고도 노말/스포츠/스포츠 플러스를 손쉽게 오갈 수 있고 그에 맞춰 하체 반응도 달라진다. 에어 서스펜션은 바퀴 하나당 세 개의 에어 챔버를 갖고 있다. 이전의 두 개에서 한 개 더 많아짐으로써 공기용량이 60% 늘어났다. 즉, 스프링 역할을 하는 공기의 양을 늘리고 공기실을 세분화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부드럽거나 혹은 단단하게 하체를 조일 수 있다는 얘기다.주행상황이 격할수록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스포츠(PDCC SPORTS)도 바쁘게 움직인다. PDCC는 모터가 달린 스테빌라이저를 인워적으로 비틀어 롤링을 줄이는 장치다.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방식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8V전장 시스템과도 궁합이 좋으며,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이전 파나메라 역시 승차감이 뛰어났지만 신형은 훨씬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격한 주행에서 롤링이나 피칭을 경험하기 힘들며 2톤짜리 대형 세단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립성능도 갖췄다. 스티어링 반응은 5m가 넘는 차체와 3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를 잊을 만큼 재빠르고 민첩하다. 시속 50km이하에서는 뒷바퀴를 2.8도 역위상으로 꺾어 회전반경을 줄이고, 높은 속도에선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트는 4륜조향 시스템(4WS)의 도움이 컸다. 한편 포르쉐는 정교한 손맛을 가미하기 위해 스티어링 중립 구간 기어비를 더욱 촘촘하게 매만졌다.​​​​다운사이징 엔진으로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파나메라 4S는 1세대 전기형 V8 4.8L 자연흡기에서 후기형 V6 3.0L 트윈터보로 다운사이징이 이뤄졌다. 현재는 여기서 배기량 100cc가 더 작아진 V6 2.9L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이전보다(1세대 후기형) 20마력 높은 440마력이며 56.1kg·m의 강력한 토크를 1,750rpm~5,500rpm에서 꾸준하게 뿜어낸다.​​V6 2.9L 트윈터보 엔진. 최고출력 440마력이며 56.1kg·m의 강력한 토크를 1,750rpm~5,500rpm에서 꾸준하게 뿜어낸다. 최고시속은 289km​파나메라 4S는 파나메라에서 중간 정도에 위치하지만 절대적인 성능은 여느 스포츠세단 만큼이나 파괴적이다. 5m짜리 차체를 0→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2초(스포트 크로노 패키지 적용시)에 불과하고 최고시속은 289km에 달한다. 런치 컨트롤을 통해 네 명의 승객이 깜짝 놀랄 만큼 박진감 넘치는 가속력을 펼칠 수도 있다. 비교적 적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자랑하면서도 터보지연 현상은 놀랍도록 적다.​V6실린더를 90˚ 뱅크각으로 설계했는데 넓어진 뱅크 사이 공간에 두 개의 터보차저를 얹었다. 그 결과 터빈과 연소실 경로가 짧아져 엔진 반응이 빨라졌고, 부가적으로 14kg에 달하는 무게도 걷어낼 수 있었다. 이와 맞물린 변속기는 새롭게 설계된 듀얼클러치 8단 PDK. 토크컨버터의 부드러움과 듀얼클러치의 빠른 변속, 두 가지 장점만을 취한 포르쉐 오리지널 변속기다. 더욱 촘촘해진 기어비 덕분에 시속 100km 주행시 엔진회전수는 1,250rpm에 불과하다. 그만큼 연료효율도 향상되었다(유럽 기준 11% 증가). 국내 공인연비는 8.8km/L. 차체무게와 엔진출력을 고려하면 혁신적일 만큼 뛰어난 연비 성능이다.​신형 파나메라는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것을 해낸다. 단아하고 확고한 조형으로 완성한 외관, 미래지향적인 실내, 다운사이징 엔진의 강력한 퍼포먼스, 새로운 뼈대로 빚은 단단함, 뛰어난 승차감과 혁신적인 주행성능 등 어느 것 하나 최고가 아닌 것이 없다. 911을 품은 매혹적인 익스큐티브 세단 파나메라. 스포츠카 성능과 럭셔리 세단의 안락함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두 가지 성격은 신형 파나메라 4S 안에 가장 완벽히 녹아 있었다.​글 이인주 기자 사진 이병주 ​​ 
참 좋은데 말이야, 쉐보레 크루즈 디젤 2017-12-07
CHEVROLET CRUZE DIESEL참 좋은데 말이야크루즈는 너무 잘 만들었다. 그게 문제다.​​​크루즈가 추락 중이다. 신차 효과로 훨훨 날아야 될 따끈따끈한 신차가 판매량이 뚝뚝 떨어지더니, 지난 10월에는 고작 297대 판매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출시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SM3 판매량(67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매우 심각한 상황.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쉐보레는 크루즈 디젤을 꺼내들었다. 1.4 터보 엔진만 있던 라인업에 선택지를 늘린 건 분명 환영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가격이 차급을 초월했다. 쉽지 않다.​짙게 밴 미국의 향기미국차는 ‘큰 손’으로 만든 차다. 크고 화려하지만 섬세함은 다소 떨어지는 게 여태까지 미국차의 특징이었다. 최근 들어 색깔이 옅어지고 있긴 하지만 본질은 여전하다. 크루즈도 마찬가지다. 중형 세단을 넘보는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스타일은 미국 태생다운 모습. 그리고 약 3,000만원짜리 준중형 세단에 LED는커녕 HID 헤드램프도 없고, 일반 전구타입 테일램프를 쓰는 무심함 역시 미국에서 설계된 차답다. 사실 개인적으론 자잘한 데 신경 쓰지 않고 큼직하게 멋을 낸 대담함이 맘에 들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무심함이 과연 용납될 수 있을까?​​​큰 크기와 고급스러운 장식 덕분에 중형 세단만큼 고급스럽다​​모든 사양이 들어간 풀옵션 크루즈에도 HID 헤드램프와 LED 테일램프는 없다​50만원짜리 LTZ 어피어런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18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가 달린다​그래도 덩치의 위용만큼은 중형 세단에 버금간다. 동급 최대 4,665mm의 길이는 과거 중형 세단 레간자보다 겨우 5mm 짧은 수준. 여기에 18인치 휠과 곳곳의 크롬 장식이 어우러져 중형 세단을 넘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챙겼다. 다만 길쭉하다고 중형 세단의 늘씬한 맛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길이와 함께 높이도 1,475mm로 동급 최고이기 때문에 오히려 살짝 껑충해 보인다. 이 차를 촬영한 사진 기자는 “멧돼지 같이 두꺼워 멋스럽게 찍기 힘들다”며 투덜대기도 했다. 미국 크루즈의 선택 사양인 서스펜션 로워링 킷이 새삼 부럽다.높고 긴 차체만큼 실내는 널찍하다. 낮은 의자에 앉아 바라보면 멀리 뻗어 있는 A필러와 대시보드 뒤쪽으로 넓게 둘러진 랩 어라운드 스타일 덕분에 큰 차에 앉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넓은 공간에 번쩍이는 크롬 장식과 화사한 브라운 가죽이 더해져 분위기만큼은 탈 준중형급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특히 최신 아반떼의 실내가 지루하게 바뀐 탓에 이 차의 개성 있는 실내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 화사하게 멋을 낸 실내 트렁크와 몇몇 설정이 잠기는 발렛 모드 ​ 손에 닿는 곳곳의 질감도 제법 신경 써 미국차의 호방함을 꼼꼼히 가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더 자세히 보면 손과 눈길이 자주 닿지 않는 곳엔 어김없이 거친 마감이 드러난다. 번쩍이는 센터페시아 아래 센터콘솔 연결 부위는 두텁게 벌어져 있고, USB 단자는 마치 상용차의 그것처럼 투박하다. 흔들리는 보닛 레버도 마찬가지.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런 조금의 차이가 좋은 차를 타고 있다는 자부심에 흠집을 낸다.​더 강력한 힘을 강구하는 차체시동을 걸면 디젤 엔진이 부드럽게 깨어난다. 사실 쉐보레가 ‘위스퍼 디젤’이라고 강조할 때만 해도 그 시끄러운 레간자를 ‘쉿 레간자’라며 공갈했던 전적이 있던 터라 그냥 하는 소리겠거니 했는데, 웬걸 이 엔진은 진짜로 조용하다. 엔진이 차가울 땐 일반 디젤보다 약간 더 조용한 정도인데, 엔진이 달궈지면 4기통 가솔린 엔진 못지않게 잦아든다. 서서히 움직여 봐도 엔진은 여전히 조용했다. 그런데 엔진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서스펜션 완성도다. 무른 스프링에 단단한 댐퍼가 짝지어진 듯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묵직하게 반동을 억제한다. 넓은 공간감의 실내와 말끔한 승차감이 어우러진 주행감은 확실히 준중형 세단보다 큰 차에 가깝다. 다만 주행 중 하이브리드 차의 모터 소음 같은 ‘위잉’ 소리가 들리는데, 이는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최대토크 32.6kg·m의 제원에서 엿볼 수 있듯 가속은 강력한 토크로 묵직하게 이뤄진다. 최고출력은 134마력에 불과하지만 토크가 강력해 가속감은 2.0L 가솔린 세단에 버금간다. 시속 160km까지 금방이고, 시속 200km까지도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요즘 차답게 불안한 기색은 없다. 최신 준중형 세단의 평균 수준으로 과거 대우차 특유의 착 가라앉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잘 달린다.​​ ​최고출력 134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내는 1.6L 디젤 엔진​여기까진 크루즈 성능의 맛보기였다. 이 차의 진가는 좌우로 굽이치는 고갯길을 달릴 때 비로소 드러난다. 크루즈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찾은 경기도의 한 고갯길. 경사가 심하고 헤어핀 구간이 연달아 이어지는 코스로, 먼저 오르막 구간부터 찾았다. 역시 디젤 엔진답게 힘든 기색 없이 풍부한 토크로 오르막을 박차고 올라간다. 첫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를 밟자, 다른 쉐보레가 그렇듯 부드럽게 감속한다. 앞을 숙이는 노즈 다이브도 잘 억제됐다. 이어 운전대를 꺾으면 전륜구동 차답지 않게 매끈하게 돌아나간다. 제법 잘 다져진 기본기에 속도를 더 높여봐도 주행감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특히 과속으로 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부드럽게 제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내리막 주행에선 쉐보레가 그토록 자랑하는 튼튼한 골격과 무게중심이 빛을 발한다. 앞이 무거워 당연히 언더스티어가 발생해야 할 FF 디젤 세단이 내리막 코너에서 마치 후륜구동처럼 자연스럽게 돌아나간다. 오히려 속도를 높이면 때때로 뒤가 미끄러질 정도. 이전에 탔던 말리부 2.0 터보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꽤나 빠져 있다. 덕분에 운전자는 자신 있게 코너에 차를 내던질 수 있다. 엔진출력보다 차체의 전체적인 균형이 더 빼어난 모습이다. 차체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엔 1.6L 디젤 엔진의 출력이 모자라게 느껴졌다.   ‘가성비’의 아쉬움크루즈는 정속주행 때의 말끔한 승차감에서도 차체의 완성도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승차감만으로 편안함을 논하기엔 시대가 변했다. 첨단 주행보조장치의 도움으로 운전의 긴장감까지 덜어주는 게 요즘 차의 편안함이다. 이런 점에서 첨단 주행보조장치의 부재는 못내 아쉽다. 긴급제동장치는커녕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없어 고속주행에서 발을 쉴 수 없다. 준중형 세단에서 뭘 더 바라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2,944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 정도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동급 아반떼가 더 저렴한 가격으로도 이런 장비들을 지원하니 말이다. 그래도 풀옵션 아반떼에 없는 차선이탈방지장치는 크루즈만의 장점이다.연비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총 442km를 시승하는 동안 리터당 13km의 효율을 보였다. 일상적인 주행보다 가혹했던 시승 환경을 감안하면 썩 준수한 수준. 참고로 공인연비는 리터당 15.5km다. 조금만 부드럽게 주행해도 연비가 쑥쑥 오르니 맘만 먹으면 공인연비 이상의 효율을 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크루즈는 분명 잘 만든 차다. 큰 차체와 화사한 실내, 그리고 급을 뛰어넘는 완성도의 섀시까지. 그런데 선뜻 추천할 수가 없다. 역시나 가격이 문제다. 비싼 가격만큼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쉐보레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국내 준중형차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나 편의사양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이전 크루즈처럼 고성능으로 자리매김하려 해도 멀티링크에 204마력을 내는 2,000만원짜리 아반떼 스포츠에 가로막힌다. 여러모로 진퇴양난이다. 어쩌면 지금 크루즈에 필요한 건 비싼 디젤이 아니라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1.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아닐까.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이병주​
CHALLENGERS 2017-12-05
CHALLENGERS독일차가 펼쳐놓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전지, D세그먼트 시장에 뛰어든 세 대의 스포츠 세단. 한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예리하게 날을 세운 세 개의 창은 철옹성 같은 독일 방패를 꿰뚫을 수 있을까?​​​이런 차를 비교하는 건 에디터로서 참 즐거운 일이다. 성격이 거기서 거기인 차들을 비교하다 보면 맥이 빠지기 마련인데, 오늘 모인 차들은 자장면과 파스타처럼 같은 세그먼트일지라도 맛과 향이 제각각이다. 치밀한 제네시스와 고상한 재규어, 그리고 날카로운 인피니티. 프리미엄 브랜드 입문자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겨야 할 사명을 띤 만큼 작은 몸집임에도 각 브랜드의 성격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물론 독일차에 버금가는 품질도 함께. 아, 오래된 인피니티는 한 세대 전 독일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같지만.​ ​쌩얼도 아름다운 XE재규어는 이번 비교 시승이 분명 못 미더울 거다. 한때 독일차보다 인정받던 프리미엄 브랜드가 ‘도전자’들 사이에 끼어 있다니 기분 나쁠 만도 하다. 그래도 어쩌랴. D 세그먼트 시장에서 재규어는 도전자가 맞다. 다만, 자부심에서 비롯된 당당한 스타일만큼은 도전자 레벨이 아니었다. 재규어는 세 대의 차 중 가장 수수했지만 가장 매력적이었다. 세 명의 기자가 만장일치로 재규어의 스타일을 택했을 정도. “지붕에서 트렁크 끝단까지 우아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이인주 기자는 쿠페에 가까운 우아한 실루엣을 높이 평했고, “단아한 얼굴에 강인한 카리스마가 담겨 있다”고 이수진 편집장은 잘생긴 얼굴을 칭찬했다. 필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1세대 XF의 스타일이 무르익은 XE는 단지 비율과 볼륨만으로 가장 멋스럽다. 기본이 받쳐주니 화려한 범퍼와 19인치 휠을 두른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시승단의 마음을 이끌었다. 마치 화려한 아이돌보다 수수한 배우의 모습에 마음이 가는 것처럼.​​비교적 수수한 XE의 앞모습개구부가 매우 적은 모습에서 재규어가 이 차의 강성에 얼마나 신경썼는지 엿볼 수 있다​XE가 우아한 맵시를 뽐냈다면 G70은 역동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다. 엊그제 출시한 신차답게 차체의 튀어나온 곳과 들어간 곳이 명확히 구분돼 빛과 어둠이 뚜렷하게 맺힌다. 여기에 애프터마켓 느낌 물씬 풍기는 19인치 휠과 붉은색 브렘보 브레이크 등이 긴장감을 더한다. 단, 얼굴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오늘 모인 세 명의 시승자 중 두 명이 호, 한 명이 불호였다. 잘 달릴 것 같은 강인한 인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그릴과 헤드램프, 크롬 장식 등이 조화롭지 못해 다소 조잡하다. 게다가 인피니티를 조금 닮은 구석도 있고. 참고로 불호를 던진 사람은 필자다.​​370마력의 성능만큼이나 앞부분을 화려하게 꾸몄다​오늘 모인 세 대의 차 중 가장 인상이 뚜렷하다​Q50은 두 대의 호빗 사이에서 여유를 뽐낸다. 길쭉한 휠베이스와 차체 덕분에 한 체급 위로 보일 정도. 덕분에 비율이 시원스럽다. 다소 둔해 보일 수 있는 큰 차체를 납작한 보닛과 날렵한 실루엣으로 가벼워 보이게 한 부분도 시승단의 칭찬을 자아냈다. 다만 2014년 선보인 스타일은 최근 부분변경으로 회춘을 노렸음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큼직한 19인치 휠과 4피스톤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이 들어간다​ 최근 부분변경으로 테일램프가 세련되게 바뀌었다 ​낭만과 이성, 그리고 과시세 차의 실내를 보고 있으면 ‘자존감이 낮을수록 더 과시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당당한 재규어의 실내는 가장 단아했고, 노쇠한 인피니티는 덤덤했으며, 후발주자 제네시스는 눈이 부시게 화려했다. 하지만 화려하다는 말이 곧 매력적이란 뜻은 아니다. XE는 나머지 두 대에 비하면 미니멀리즘에 가까울 정도로 단순했지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인주 기자는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낭만적이야, 게다가 오렌지 색감 실내도 이 차를 더욱 값지게 만들어”라며 XE 실내를 가장 마음에 들어 했다. 특히 재규어 특유의 문짝 위부터 대시보드 뒤쪽으로 이어지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은 이 차가 지루한 고급차가 아니라 고유의 색채를 간직한 특색 있는 고급차라는 걸 대변한다. 회전식 변속레버와 독특한 도어트림도 마찬가지. 제네시스와 인피니티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다.​​​XE는 버튼 하나하나 섬세하게 배치해 스타일의 완성도가 높다 ​ 좁지만 탈 만한 뒷좌석. 시트가 가운데로 몰린 편이어서 다섯 명이 앉기엔 부담스럽다 ​G70은 후발주자인 만큼 가장 화려하다. 스웨이드 질감의 헤드라이너와 리얼 알루미늄 장식. 퀼팅 패턴 나파가죽 시트 등은 동급에선 찾아보기 힘든 소재. 만듦새나 마감도 다른 제네시스처럼 나무랄 데 없이 치밀하다. G70을 살펴본 이수진 편집장은 “브랜드 밸류에서 밀리는 회사가 흔히 쓰는 전략이긴 하지만, G70이 동급 차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고급스럽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제네시스만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때문에 등급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감동은 없었다.​​스웨이드 질감의 헤드라이너와 리얼 메탈 장식, 그리고 퀼팅 패턴 등으로 화려하게 꾸몄다 ​XE처럼 좁지만 앉는 자세는 안락한 편이다​ Q50 역시 실내에 고급 소재를 듬뿍 썼지만 스타일은 지루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특색도 없어 한 세대 전 그랜저급 세단을 보는 느낌. 위아래로 나눈 두 개의 모니터는 당시엔 첨단이었겠으나 지금은 1세대 스마트폰을 보는 것만큼이나 어색하다. 그래도 공간만큼은 Q50이 으뜸이다. 길이가 4,810mm에 달해 뒷좌석이 가장 널찍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편안하게 탈 수 있는 공간으로 G70과 XE는 물론 3시리즈와 C클래스 등 모든 D세그먼트의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공략했다. 잘 달리는 세단을 갖고 싶지만, 뒷좌석공간도 포기할 수 없다면 Q50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터다. 참고로 XE와 G70의 뒷좌석은 거의 도토리 키 재기였다. 키 177cm 기자가 앞좌석에 탔을 때를 가정하면 무릎공간이 한 뼘 하고 조금 남는 수준. Q50을 제외한 두 차는 사이좋게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 위아래 두 개의 모니터가 들어간다 ​중형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넓은 뒷좌석​​​스카이라인의 후예 Q50세 대의 시동을 걸었다. 한쪽은 무음, 한쪽은 나지막한 진동,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덜덜덜……. 세 대의 시승차는 D세그먼트라는 터울로 모였지만, 미안하게도 파워트레인은 제각각이다. 3.3L 가솔린 터보 G70과 2.0L 디젤 XE, 하이브리드 Q50. 사실 380마력의 XE S만 가져왔더라도 좋은 그림이 됐을 텐데, 각 브랜드 사정상 이게 최선이었다. ‘차는 파워트레인이 다가 아니니까!’라고 위안 삼으며 우리는 충남의 시승 코스로 향했다.​​​먼저 인피니티 Q50에 올랐다. 전기모터가 달린 하이브리드답게 공회전 소음은 없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V6 3.5L 엔진의 잠귀가 워낙 밝아 가속 페달을 조금만 거칠게 다루면 바로 ‘우르릉’거리며 깨어난다. 주행 중 엔진출력이 연결될 때의 충격도 최신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다소 거친 편. 하지만 이후의 정숙성은 VQ 엔진답게 고요하다. 묵직하게 충격을 거르는 댐퍼와 흔들림을 여유롭게 상쇄시키는 동급 최대 휠베이스도 저속의 고요함을 방해하지 않는다.고속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다. 전기모터에 항속을 맡기고 쉬고 있던 V6 엔진이 부리나케 깨어나 힘을 보탠다. 변속기가 기어를 낮추고 엔진이 힘을 더하는 일련의 과정은 제법 일사불란하다. 가속 준비가 끝나면 367마력의 강력한 출력이 1.8톤의 차체를 가뿐하게 밀어낸다. 시속 100km까지 단 5초대 초반에 끊어버리고 시속 200km까지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속 시원한 가속감과 V6 엔진이 들려주는 풍부한 음색을 듣고 있노라면 엔진 뒤에서 열심히 돌고 있을 전기모터의 존재는 잊어버린다. 하지만 이 차가 닛산 스카이라인의 후예라는 걸 실감한 건 동력성능보다 더 대단한 안정감 때문이다. 다른 두 대의 차가 불안한 기색 없이 달리는 수준이라면, 이 차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바닥에 착 가라앉는다. 체감상 무게중심이 굉장히 낮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더욱 바닥을 움켜쥐는 느낌이다. 시속 200km에서 요철을 만나도 금세 자세를 추스르고 나아갔다. 닛산의 노하우와 앞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그리고 직진성 좋은 길쭉한 하체가 이뤄낸 하모니다.감동적인 안정감의 Q50을 뒤로하고 G70으로 갈아탔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살짝 낮은 의자 높이와 훨씬 고급스러운 실내. 현대-기아차에 물들어버린 기자는 마치 내 차에 앉은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부드러운 회전의 6기통 터보 엔진과 저속에서의 댐퍼 반응은 Q50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차이를 얘기하자면 서스펜션이 아주 조금 더 무른 정도랄까.저속 느낌은 비슷하지만, 속도를 높이면 점점 차이가 드러난다. 일단 동력 성능은 Q50을 웃돈다. 3마력 더 높은 370마력의 최고출력과 60kg 가벼운 차체 덕분에 보다 생동감 있게 속도를 높인다. 시속 200km를 넘어서면서 더뎌지는 Q50과 달리 시속 250km까지도 꾸준히 가속한다. 비슷한 출력임에도 두 차의 승패가 갈린 이유는 고속에서 힘이 빠지는 전기모터의 특성 때문일 터. 다만 앞서 얘기했듯 안정감은 Q50이 한 수 위다. G70의 고속 안정감도 훌륭한 편이지만, Q50의 가라앉는 느낌은 없다. 마지막으로 올라탄 XE는 4기통 디젤답게 덜덜 떨린다. ISG 덕분에 정차시 시동이 꺼지면 조용하긴 하지만 엔진이 켜졌을 때의 진동은 디젤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불쾌하다. 그래도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진동이 잦아들며 불쾌감이 가시고, 세 대 중 가장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우아하게 미끄러진다. Q50과 G70이 허용했던 노면의 작은 진동마저도 XE는 부드럽게 걸러냈다.다만 부드럽다고 출렁거릴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XE의 하체는 앞 더블위시본 뒤 인테그랄 링크의 가장 진보된 구성. 게다가 D세그먼트에는 과분한 알루미늄제 차체는 높은 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탄탄한 차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어우러진 감각은 매우 세련됐다. 고속 안정감은 팽팽한 서스펜션의 G70과 비교해도 더 나으면 나았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고, 승차감은 세 대 중 가장 차분하다. 184마력의 엔진출력으로 경쟁차의 짜릿한 성능을 쫓는 건 무리였지만 말이다.​​​​예상밖의 반전세 대의 스포츠 세단이 고갯길 아래 모였다. 본격적으로 ‘스포츠’ 세단의 자격을 검증할 차례. 우리는 당연히 G70과 Q50이 선두에 서고, XE가 한참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다. XE 디젤은 출력도 낮지만, 서스펜션도 가장 부드러웠으니까. 그렇게 G70, Q50, XE 순으로 주행을 시작했다.먼저 G70에 앉아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꾼 후 출발했다. 역시나 1,300rpm부터 뿜어져 나오는 52.0kg·m의 강력한 성능으로 오르막길을 매섭게 공략한다. 첫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로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긴 후 방향을 틀자, 후륜구동답게 가뿐하게 앞이 방향을 틀고 뒤가 쫓아간다. 코너 중간 즈음부턴 다시 3.3L 엔진의 매서운 가속이 이어진다. 무게중심 이동이 정확하고 타이어가 끈끈하게 바닥을 붙드는 날카로운 느낌은 이전 국산차에선 엿볼 수 없던 감각. 내리막 코너가 이어지는 다운힐에선 더욱 성능이 도드라진다. 네바퀴굴림답게 앞뒤가 균일하게 미끄러져 비교적 안정되게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연이은 코너와 직진 코스에서 룸미러 속 Q50은 자꾸만 작아졌다. 이어서 Q50에 올라탔다. Q50 역시 56.0kg·m의 성능으로 오르막을 호쾌하게 통과한다. 그렇게 첫 코너에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앞바퀴가 급브레이크에 미끄러진다. 타이어 그립이 문제가 아니라 제동이 너무 거세게 들어갔던 것. 코너를 돌아나가는 중간엔 뒤를 흘리더니 자세제어장치가 격하게 개입한다. 한 세대 전 차들의 자세제어장치가 켜질 때의 그 감각이다. 이렇게 코너에서 허둥대는 동안 직선에서 멀어졌던 XE가 Q50의 꽁무니에 바짝 붙었다. 아무래도 무거운 하이브리드 장치와 덩치 때문에 바닥을 붙들기 힘들었을 터.  자만했던 자신을 타이르며 두 번째 코너로 진입했다. 그런데 또 여지없이 앞바퀴가 바닥을 놓친다. 이건 몇 번의 코너를 더 돌아보고 느낀 건데, Q50은 브레이크 반응이 마치 계단식 같다. 브레이크를 밟아보면 중간에 페달이 무거워지는 부분에 닿는 순간 제동력이 급격히 상승한다. 부드럽게 제어해보려고 해봤지만, 이 브레이크 시스템은 격한 주행에서 부드러운 제어가 매우 힘들다. 회생제동이 더해진 하이브리드란 걸 감안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 코너에서 허둥댈 때마다 XE는 비웃기라도 하듯 바짝 붙었다. 물론 G70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우리는 두 번째 주행을 마치고 XE와 Q50의 위치를 바꾸기로 했다. Q50 때문에 XE가 제대로 달릴 수 없었으니까. 367마력의 Q50이 180마력짜리 XE에게 앞자리를 내준 것이다. XE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자, 확실히 다른 두 차보다 가속이 느리다. Q50이 자존심을 설욕하려는 듯 바짝 붙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코너. 브레이크를 밟자 부드러운 서스펜션만큼 하중이동이 크다. 제동하는 과정은 Q50에 비하면 정말 부드럽다. 그리고 매끈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분명 서스펜션은 가장 무르지만 토크 벡터링과 AWD가 어우러진 코너링 성능만큼은 선두에 선 G70보다 더 낫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코너 중간 즈음 재가속시에도 8단 변속기가 적극적으로 높은 rpm을 유지해, 43.9kg·m의 토크로 즉각 가속한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마다 Q50은 점점 멀어지고, G70은 가까워졌다. G70과 직선 구간에서 벌어진 거리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주행을 마치고 우리는 하나같이 XE를 칭찬하기 바빴다. 이인주 기자는 “XE는 운전자에게 차의 움직임을 충분히 전달해 모든 과정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덕분에 운전자는 물 찬 제비처럼 다음 코너를 대비할 수 있다”고 느낌을 표현했다. 기자의 감상으로는 운전자가 예상하는 궤적을 그리며 미끄러지는 모습에서 매우 뛰어난 밸런스를 엿볼 수 있었다. 고갯길에서의 승자는 3.3L 터보의 G70도, 하이브리드 Q50도 아닌 180마력 디젤 XE였다. 후발주자 제네시스와 인피니티가 화려한 힘을 뽐냈지만 오랜 역사로 담금질된 재규어의 노하우를 넘어서지는 못한 것이다. 380마력짜리 XE S를 가져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호사스러운 G70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린 오후 8시 무렵, 촬영과 시승이 끝났다. 이제 남은 일은 서울로 돌아가는 일뿐. 모두가 원했던 편의사양 가득한 G70은 편집장님 차지였고, 나머지 기자들은 Q50과 XE를 나눠 탔다. 필자의 차지가 된 건 XE. 승차감은 세 대 중 가장 편안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첨단장치는 없다. G70은 짧게나마 거의 반자율주행을 누릴 수 있고, Q50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발을 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첨단 주행보조장치의 완성도는 가장 최신 장비를 얹은 G70이 가장 높았고, Q50은 차선이탈방지장치의 개입이 너무 늦어 이름 그대로 이탈방지만 해주는 수준이었다. XE는 그냥 없었다. 뭐, 운전이 즐거운 스포츠 세단이니까 딱히 흠잡고 싶지는 않다.​​​하지만 편집장님은 번거로운 일을 맡아야 했다. 시승하는 동안 게걸스럽게 먹어치운 G70의 연료탱크를 다시 채워야 했던 것. 3.3L 터보 엔진의 폭발적인 가속력의 대가다. G70 3.3T AWD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8.6km. 하지만 시원하게 내달리다 보면 평균연비가 리터당 4km대로 떨어지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XE와 Q50은 서울까지 무리 없이 달렸다. 두 차의 공인연비는 각각 리터당 13.8km와 12km. XE야 디젤이니 당연히 좋겠지만 Q50은 G70에 버금갈 정도로 빠른데도 하이브리드 기술 덕분에 연비가 대단하다. 시승 중 G70만큼이나 쏘아붙였음에도 평균연비는 리터당 8km대를 유지했다. 시속 100km 정도의 고속에서 EV 모드로 엔진을 틈틈이 잠재운 결과다. 참고로 G70도 고속에서 가속 페달을 떼면 자동으로 변속기를 중립으로 바꾸는 기능이 있지만 가속할 때 기름을 워낙 많이 태워 효과는 미미했다. XE는 그런 잔기술 없이 디젤 엔진과 8단 변속기만으로 가장 멀리 달렸다.고성능과 고효율을 아우르는 인피니티 Q50, 수수하지만 완성도 높은 재규어 XE, 화려함으로 무장한 제네시스 G70. 각기 개성 뚜렷한 세 도전자의 순위를 정하는 건 쉽지 않았다. 차를 보는 각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졌으니까. 결국 평가는 갈렸고, 승자는 2:1로 어렵사리 정해졌다. 이날의 승자는 재규어 XE다. 헤리티지를 품은 우아한 스타일과 독창적인 실내, 그리고 균형잡힌 주행성능이 우리를 매료시켰다. 특히 고갯길을 전광석화처럼 누비던 재규어의 감각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재규어가 후배들 앞에서 선배의 위용을 지켜냈다. 나머지 한 표는 제네시스 G70에게 돌아갔다.​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병주​   ​​
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 마세라티 기블리 S Q4 2017-11-30
 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MASERATI GHIBLI S Q4 GRAND SPORT​디자인과 성능을 다듬은 마세라티 기블리가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까지 더해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전통적인 고급차 세계에서는 대개 오랜 역사와 희소성, 장인들에 의한 수제작 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그런데 새롭게 주목받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IT와 운전보조장비 같은 첨단 전자장비들의 존재다. 그 변화의 속도는 눈부실 정도여서 제조사나 고객 모두를 당황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구입한 지 불과 2~3년밖에 안 되는 최고급 차가 모니터 해상도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때문에 구닥다리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기계식 구조와 전자장비의 라이프 사이클 혹은 발전 속도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 메이커들은 그렇지 않아도 빡빡해진 마이너 체인지 주기를 더욱 조여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이번에 시승한 마세라티 기블리 역시 마찬가지다. 시승차를 받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드라이브 모드의 모니터 표시였다. 기블리 초기형은 물론 비교적 최근 나왔던 르반떼조차도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나타나는 ‘스포츠 현탁액 모드’라는 초월번역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어찌 보면 작은 해프닝이지만 예전 고급차라면 하지 않았을 고민. 역사와 전통의 브랜드들이 요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블리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고작 번역 하나 고쳤을 리는 없다. 디자인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부분이 개선되었다.​트림에 따라 디자인도 차별화신형 기블리는 앞뒤 범퍼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설계를 바꾸어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을 다듬었다. 바뀐 부분이 선뜻 눈에 띄지 않음에도 공기저항계수는 0.31에서 0.29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듀얼트림 전략을 도입하면서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구형을 살짝 다듬은 듯한 그란루소는 그릴과 범퍼에 크롬을 사용한 럭셔리한 모습. 아래쪽 흡기구 형태도 이전과 조금 달라졌다. 반면 시승차인 그란스포트는 흡기구를 삼분할하면서 마치 F1 머신의 윙 지지대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릴 루버는 검게 처리했고, 윙과 크롬 배기 파이프, 디퓨저로 뒷모습에도 긴장감을 더했다. 여기에 프론트 립스포일러, 리어윙은 물론 사이드미러와 B필러를 덮은 카본이 스포츠 감성을 더하는데, 시승차의 롯소에너지아 색상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헤드램프도 조사거리와 수명이 늘어난 풀 LED로 바뀌었다.​​​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 트림에 따라 얼굴을 구분했다​화려한 21인치 휠​붉은 도색과 카본 트림의 절묘한 조화​​그란룻소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로 화려함을 살린 데 비해 그란스포트는 실내 트림과 시트 등 전체적으로 검게 처리했고 센터터널의 카본 트림으로 타이트한 느낌을 강조했다. 스포트 카본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스티어링 림과 시프트패들, 도어 엔트리 가드까지 카본 장식이 더해진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감성의 트윈서클 계기판 사이에 컬러 모니터를 배치했고, 대시보드의 터치식 8.4인치 모니터에는 스마트폰 느낌의 UI를 담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팅 매뉴의 한글 번역이 보다 매끄러워졌을 뿐 아니라 MTC+(Maserati Touch Control+)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도 전반적으로 업데이트됐다.​​ 검은 바탕에 붉은 스티칭, 파란 계기판이 액센트가 된다번역오류 수정과 함께 주행보조 시스템도 업데이트되었다​​구동계에도 변화가 있었다.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S Q4는 V6 3.0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네 바퀴를 굴린다. 이전의 410마력, 56kg·m로도 충분히 힘이 넘쳤지만 이번에 430마력, 59.2kg·m로 조금 더 강력해졌다.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이 4.8초에서 4.7초로 0.1초 줄었다. 단번에 몸으로 느낄 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기블리의 달리기 성능은 여전히 힘이 넘치면서도 매끈하고, 세련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다. 가변식 댐퍼가 승차감과 코너링의 절묘한 밸런스를 추구하고, 액셀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이탈리아 특유의 뜨거운 감성을 뿜어낸다. V8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이 엔진 역시 페라리가 디자인하고 모데나 공장에서 조립되는 만큼 이탈리아 감성이 넘친다. 아울러 길이가 5m에 육박하고 차중 2톤을 넘는 4도어 모델이지만 코너를 공략할 때는 마치 스포츠카 같은 반응성과 경쾌함을 보여준다.​​​430마력으로 출력이 오른 V6 3.0L 트윈터보 엔진​기존에 제공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전방충돌경고 등 운전보조장치에 새로운 기능을 더해 보다 자율운전에 가까워졌다. 이번에 추가된 하이웨이 어시스트(HAS)는 앞차와의 거리조정, 차선유지 외에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해 차체가 보다 차선 중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새로운 차선유지 어시스트(LKA)가 디지털 카메라로 노면 표시와 주행방향을 살펴 스티어링을 스스로 조정하는 덕분이다. 이밖에도 전방충돌경고 플러스(FCW Plus)와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 보다 고도화된 주행보조 시스템들을 ADAS(Adaptive Drive Assistance System)라는 이름 아래 그러모았다. 장거리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그랜드 투어러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기술인 셈이다.그랜드 투어러라고 하면 뛰어난 달리기 성능에 더해 장거리도 안락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라 설명할 수 있다. 예전에는 스포츠카의 타이트함을 조금 덜어낸 고급스러운 쿠페들이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드라이버의 부담을 덜고 실수를 커버하는 첨단 운전보조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기블리의 마이너 체인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 신형 기블리는 전통적 기준으로도, 요즘 기준으로도 최고의 그랜드 투어러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 
조금 덜 완벽해서 좋은 럭셔리카, 캐딜락 CT6 터보 2017-11-29
CADILLAC CT6 TURBO취향고백: 조금 덜 완벽해서 좋은 럭셔리카 캐딜락 플래그십 세단 CT6가 2L 터보로 가슴을 여미고 다가왔다. 후륜구동에 따라붙은 매끄러운 주행감은 럭셔리카의 가치를 다른 것에서 논하지 않아도 좋지 않으냐고 되묻는다. ​ ​ 내가 본 그 차가 맞나? 캐딜락 CT6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가을, 미국 뉴욕 소호에 있는 캐딜락하우스였다. 당시 한국에 없던 새하얀 차를 온갖 미디어 아트로 꾸민 전시장에서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분위기에 압도당할 만한 무엇이 있었다. 어느 영화에서 본 뜨거운 야심의 ‘눈의 여왕’ 케이트 블란쳇이 사업가로 환생한다면 이 차를 타지 않을까? CT6는 크고 아름다웠으며 캐딜락 태초의 모습을 잃지 않은, 길고 긴 직선의 옆모습이 아주 강하게 남아 있는 차였다.현재 최고급 세단의 기준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다. CT6는 S클래스의 길이(5,120mm)를 뛰어 넘는 기다란 차체(5,185mm)를 가진 만큼 널찍한 실내를 제공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740kg의 가벼운 무게에 최고출력 269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강력한 힘으로 파워풀한 주행질감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갖게 했다. 그런데 이러한 힘의 원천은 작디작은 2L 터보 엔진이다. 한국에 오면서 간이 작아진 건가? 아니면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캐딜락 내 최고급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슬그머니 내려놓으려고 하는 걸까?​캐딜락다운, 넓고 단단한 첫인상  강인한 첫인상은 여전하다. 겉모습은 3.6과 크게 다를 게 없다. 1,880mm의 떡 벌어진 어깨 너비나 쭉쭉 뻗은 보닛의 라인들, 1,485mm 높이의 두툼한 팬더는 여전이 당당하며 세련된 비율을 뽐낸다. 방패 모양의 캐딜락 엠블럼에서 느껴지는 너른 가슴과 직선의 조합 역시 그대로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 라인에도 각이 서렸다. 요즘 온갖 차들이 곡선의 미학을 운운한다. 이런 차들은 하나같이 앞머리부터 꽁무니까지 둥글리며 허리 라인을 빼버리는데 CT6는 이와 달리 당당한 자세를 자랑한다. 시동을 걸면 쪼로록 아래로 빛을 내려 긋는 헤드램프는 두어 번씩 눌러 보게 될 만큼 신선하다. 이제 더는 캐딜락에 각진 리어 램프는 없다. 빨갛고 하얀 사각 얼음을 켜켜이 쌓은 듯 했던 이전과 다르다. 리어램프 속 알맹이들은 하나의 라인으로 흐르며 주홍색 젤리가 녹은 듯한 매끈한 몇 줄의 빛으로 완성되었다.​​리어램프는 주홍색 젤리가 녹은 듯한 매끈한 몇 줄의 빛으로 완성되었다 ​그 곁에 놓인 19인치 울트라 브라이트 알루미늄 휠은 14스포크 타입이다. 단순한 형태의 휠을 사용해 깔끔한 차체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효과를 노린 듯. 가볍지 않은 첫인상을 간직한 채 시작한 첫 번째 드라이브는 점심시간을 앞둔 어느 주차장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에서 만난 벤츠 E클래스는 동네에서 유난히 좁은 골목과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느긋이 내려왔다. 익숙한 길을 따라 차분한 운전을 하던 중년 여성을 몰아세우려 했던 것은 아닌데, 그녀는 CT6가 옆에 다가올 때마다 주춤거렸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건 패들시프트를 쓰건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은 다소 소박했다. 그러나 밖에서 보는 이 차의 음색이나 위세는 달랐던가 보다. 잠시 신호 앞에 나란히 섰을 때, 유리창 너머 E클래스와 나란히 보니 외려 따로 볼 때와는 확연히 다른 CT6만의 강인한 캐릭터가 다가왔다. 알 수 없는 쾌감과 함께……. 우아한 E클래스도 이 차 옆에선 왠지 나긋해 보였다. 동급 BMW나 벤츠보다는 털털한 상남자 같아 보이는 매력에, 마치 내가 상남자가 된 듯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비싸지 않은 대형 세단. 새로운 CT6 터보가 노리는 전략에 필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도톰한 두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스티어링 휠이 후륜의 뒷심과 만나 코너를 밀고 나갈 때면 마치 내가 운전을 꽤나 잘하는 듯한 착각을 안겨줬다. 뒷자리가 아주 빠르진 않아도 부담스럽지 않게 따라왔다. 너무 예민한 브레이크로 놀라게 하던 다른 독일 브랜드보다 편안함이 느껴졌다. 시종일관 부드러운 변속은 새삼 이차가 ‘from USA’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지난 수년간 많은 이들은 캐딜락을 비롯한 다른 미국 메이커가 독일차에 뺏긴 젊은 고객들을 되찾으려 이들을 따라해왔다고 주장했다. 어딘가 모르게 딱딱한 하체와 착착 들어가는 코너링 느낌으로 바뀌어왔다는 얘기다. 물론 아랫급 모델 ATS나 CTS가 그럴 수는 있다. 허나 CT6는 아직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캐딜락의 느긋한 천성이 묻어났다. 그것은 분명 딱딱한 차에 지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장점이다.​2L 터보 엔진이 전하는 기분 좋은 가벼움 서울 시내 곳곳에 뒤통수를 때리는 과속 방지턱이 수시로 나타났건만 CT6는 ‘찰랑~’ 하고 세련되게 넘어갔다. 탄탄하면서도 푸근한 가죽시트 위에서 점점 등을 더 기대고 싶게 하는 안락함이었다. 정숙성도 뛰어났다. 일반적인 주행속도에서는 노면 소음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을 만큼 조용하다. 그럴 때마다 보스 오디오의 울림을 십분 발휘하고 싶어 CDP 자리를 더듬거렸다. 하지만 CDP는 찾지 못하고, 오로지 MP3 파일에 의존한 채 어둔 밤을 더 달렸다.고속구간 역시 그저 여유로운 토크로 쓰윽 넘어간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가솔린 엔진의 미덕을 시승 내내 생각했다. 시승하는 동안 기록했던 연비는 8.9~10km/L 수준. 참고로 필자는 평소 2L 디젤 엔진 차를 몰면서도 연중 12~13km/L를 절대 넘지 못하는 운전습관을 가졌다. 이 덩치에 이 정도 연비라면 다양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겠다. 사륜에서 후륜으로, 3.6에서 2L 터보로 엔진을 바꾸며 4개였던 머플러는 2개가 빠졌다. ​​​부족하지 않은 성능과 괜찮은 연비를 뽑아내는 2L 터보 엔진 ​ ​또한 LCD 계기판을 실물 계기판으로 바꾸는 수고를 거치며 CT6 터보의 차값은 가장 저렴한 3.6 트림보다 900만원이나 더 저렴해졌다. 여유로운 보디 사이즈에 적당한 주행 성능과 재미를 적절히 버무려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차라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다시 한번 실내를 유심히 들여다보게 됐다.​​2L 터보는 3.6L의 LCD 계기판과 달리 실물 계기판이 달린다​​너무 큰 기대는 사치였음을 ‘이 정도면 괜찮지’. 처음은 그랬다. 설사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운전 중에는 내비게이션 외에는 크게 쓸 일이 없는 실용파에게 딱 맞는 차다. 너른 실내 앞뒤로 히팅시트와 송풍구 등 기본적인 편의사양이 고르게 들어찼다. 길고 넓어서 절대 운전 중 손이 닿지 않을 원목 마감 아래로는 터치로 열리는 글로브박스가 위치해 있다. 비상등을 포함한 모든 것이 터치 패널로 움직이고 애플 카 플레이 등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블루투스 성능도 매끄러웠다. 특히 운전 중 수시로 조작하는 오디오 연결이나 전화, 문자 메시지까지 읽어주는 음성명령은 최근 운전한 어떤 차들보다도 만족스러웠다. ​  없는 건 없는데 눈길을 단번에 잡아끄는 것도 없는 실내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화려하고 섬세한 계기판과 편의장치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새파란 그래픽 화면과 아이콘들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수입차라서 어쩔 수 없는 한글 폰트의 어색함은 굳이 거론하지 않겠다(영문으로 바꾸어봐도 사실 비슷하다). 다행히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놓을 수 있는 암레스트 뚜껑은 양쪽 방향 모두 열리며 주행 중 충전에 필요한 USB 단자도 바깥으로 선을 빼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등 편의성이 좋다. 게다가 널찍한 433L 트렁크는 깊기까지 해서 퉁퉁 소리를 냈지만 전혀 밉지 않았다.​ CT6의 널따란 실내. 등받이 각도조절은 안 된다​그래, 마이너한 감성이 곧 나의 취향 아니던가. 이를 인정하자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한마디로 CT6 터보는 완벽하지 않아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차를 권한다면 분명 뒷좌석의 넉넉함이 부족함을 상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운전기사를 자처해 서너 사람을 태워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각기 다른 성별과 나이대의 성인들이 전동식 리어 커버로 따가운 볕을 가리며 적당한 높이의 헤드룸과 한껏 여유로운 레그룸, 팔 높이에 맞춰 커버까지 공들인 암레스트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꼭 끝에 가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설마, 이 정도 차에 등받이 각도가 고정은 아니지?” 설마가 감흥을 잡아버렸다. 맞다. CT6의 뒷좌석 등받이는 필요할 때 앞으로 접히기만 할 뿐 각도는 고정이다. ​글 김미한 사진 최진호​ ​ 
플랫폼이 빚어낸 혁신적 변화,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2017-11-27
TOYOTA CAMRY HYBRID플랫폼이 빚어낸 혁신적 변화8세대 캠리가 등장했다. 열효율 41%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TNGA 플랫폼이 빚어낸 차체설계가 변화의 핵심이다. ​​​ 기존 캠리(7세대)는 등장한 지 불과 3년 만에 큰 폭의 부분변경을 거쳤다. 수더분한 모습에서 젊고 스포티한 분위기로 달라졌는데, 이를 위해 금형을 바꾸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으론 C필러에 플라스틱 장식을 덧붙여 가짜 유리창을 만드는 등 분위기 쇄신에 대한 조급함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현대 YF쏘나타가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자 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1년 등장한 6세대 모델의 K플랫폼을 한 번 더 사용한 모델로 무엇 하나 모자람 없는 차였지만 특색 있는 설계는 엿보이지 않았다. 또한 섀시구조가 구형과 동일했던 만큼 동급에서 가장 넉넉했던 차체 크기도 경쟁모델에게 따라잡히고 말았다. 오늘 만난 신형 캠리(8세대)가 근본부터 달라져야 했던 배경이다. ​TNGA 플랫폼이 빚은 마술 같은 차체설계신형 캠리는 개선된 주행성능과 가족용 차로서의 편안함이 녹아 있는 최신형 세단으로 변모했다. 모두 토요타의 새로운 모듈러 플랫폼 TNGA를 사용하면서 얻게 된 혜택들이다. 신형 플랫폼을 설명하기 위해선 다양한 수치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전보다 길이와 넓이가 각각 30mm, 20mm 늘어나는 등 동급에서 가장 넉넉한 차체 크기를 자랑하게 되었고,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 또한 50mm나 길어졌다. 아울러 외관은 이전보다 더욱 낮아지고 넓어졌으며 캐릭터 라인을 통한 다양한 시각적 장치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했다. 신형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저중심 설계와 주행성능 개선에 있다. 차체 플로어/1열/2열 시트 높이가 각각 20mm, 22mm, 30mm 낮아져 탑승자가 더욱 경쾌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토요타 측의 설명. 또한 더블위시본 리어 서스펜션을 사용해 주행성능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비틀림 강성은 이전보다 30% 강화되었다. 고장력 강판, 구조용 접착제, 레이저 용접을 늘린 덕분이다.​​​실내는 모니터를 품은 센터페시아로 깔끔한 눈요기를 선사하고 높이를 낮춘 대시보드는 탁 트인 전방시야를 제공한다. 실내 품질은 중형차로서 크게 모자람 없는 수준이다. 다만 방음성능이 부족하고 사용된 내장재가 중형차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하이브리드 모델은 여느 차와 다름없는 트렁크공간을 갖췄다. 그동안 한 자리 차지하던 배터리팩이 2열 시트 방석 아래로 자리를 옮기며 얻은 결과다. 그러면서도 실내공간은 이전보다 더 넓어졌다. 또한 무거운 배터리가 뒷바퀴 안쪽에 위치한 까닭에 자연스레 주행성능에 유리한 무게중심을 만들었다. 정말이지 마술이다. 파워트레인도 완전 신형으로 바뀌었다.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엔진은 주행 조건에 따라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거나 간접 분사하며 효율과 출력을 극대화한다. 렉서스 2L 터보엔진에 먼저 적용된 기술로, 이를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열효율 41%를 구현했다. 시스템통합출력은 211마력(엔진 177마력, 전기모터 120마력)으로 실제 주행에서도 넉넉한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주행질감은 기본기에 신경 쓴 모습이다. 적당한 무게감의 스티어링과 안정적인 승차감으로 편하고 단단한 중립적 특성을 보여준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주행하며 얻은 연비는 약 14.5km/L(트립컴퓨터 기준), 도심에서는 그보다 살짝 높은 15.4km/L여서 도심주행에서의 연비성능 개선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캠리는 ‘와일드 하이브리드’라는 토요타 코리아의 주장처럼 젊고 스포티한 중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TNGA 플랫폼 위에 빚어낸 스포티한 외관, 실용성과 주행성능을 개선한 차체 설계로 중형차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한 최신 차에 걸맞게 다양한 주행안전장비(차선이탈 경보장치, 자동긴급제동, 차간거리조절 크루즈 컨트롤 등)를 기본으로 갖춰 상품성도 챙겼다. 다만 4,250만원에 달하는 차값은 동급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과 비교하자면 조금 비싼 편. 예전보다 4,000만원대에서 고를 수 있는 세단과 SUV가 다양해진 점은 신형 캠리가 시장을 장악하기엔 그리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토요타 코리아​ 
THE PHEVest, 볼보 XC90 T8 엑설런스 &.. 2017-11-13
VOLVO XC90 T8 EXCELLENCE & BMW i8The PHEVest서로 다른 이상을 좇아 진화한 두 대의 수프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완전히 다른 두 대의 최상급 PHEV가 하나의 길에서 만났다.​​​ #1 한때 유럽은 네안데르탈인의 땅이었다. 다부진 체구와 쐐기형 얼굴을 지닌 이 원시인류는 타제석기를 사용했다. 지금으로부터 4만 년 전, 작살과 활을 든 크로마뇽인이 등장했다. 결국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2 한때 세상은 마차 애호가의 것 같았다. 귀부인부터 사냥꾼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마차를 즐겨 탔다. 그들은 벽을 들이받고 고철이 된 최초의 증기자동차를 비웃었다. 말이 없는 마차는 기름이 떨어지면 애물단지일 뿐이라고 조롱했다. 웃음은 길게 가지 못했다. 열기관 자동차가 혁신을 거듭하는 사이 마차는 유원지의 이색 탈것으로 전락했다.​#3 20세기를 주름잡은 내연기관은 21세기 들어 한껏 무르익었다. 힘, 효율성, 정숙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유해배기가스는 최소화한다. 전기차 대중화는 시기상조다. 설익은 EV나 애매한 HEV, PHEV는 미래를 대비해 오늘의 도로를 달리는 프로토타입일 뿐인지도 모른다.​주변인. 둘 이상의 갈등적 체계 사이에서 어느 한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 당면문화와 전통 가운데 어느 하나에도 귀속되지 못하는 문화적 잡종(Cultural Hybrid)에게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Robert Park)가 붙인 별명이다.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오늘날 자동차 세계의 주변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와 전기차 시대의 경계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채 아직 서먹한 신기술로서, 한낱 설익은 미래로서 도로 위를 달린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는 또 어떤가. 이행기에 불과한 하이브리드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전기차 세상을 잇는 가교를 자처한다. 과도기의 과도기로서, 주변인의 주변인으로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갖는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친환경 스포츠카와 쇼퍼드리븐 SUV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는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SLS, 아우디 R8에 대항할 수퍼스포츠를 내놓으리라는 세간의 기대에, BMW는 전혀 이질적인 컨셉트로 답했다. 첫 번째 컨셉트가 나온 지 5년 만에 데뷔한 BMW의 친환경 스포츠 쿠페는 생김새, 소재, 파워트레인에 이르기까지 당최 평범한 구석이라곤 없는 별종이었다. 현행 XC90은 한때 저장 질리 체제 볼보의 시금석이었다. 성공한 혁신으로 인정받는 지금에 와선 볼보의 전성기를 이끈 선구자로 평가된다. T8 엑설런스는 볼보의 개선장군 XC90 라인업의 정점에 자리한다. 볼보 역사상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SUV, 볼보 XC90 T8 엑설런스는 2015년 상하이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 CEO는 이 차를 소개하며 “볼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거창한 소개말에 비해 겉치장은 은근하다. 유난스런 꾸밈은 되레 고급감을 떨어뜨린다는 걸 잘 아는 듯. 길이 5m, 너비 2m, 높이 1.8m에 달하는 웅장한 차체를 그저 담담하게 풍부한 양감으로 빚어냈다. 천둥의 신 토르의 망치를 담은 헤드램프와 새로운 아이언 마크를 품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은 언제 봐도 참신한 요소. 풍요로우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사이드 뷰와 D필러를 타고 내려오는 테일램프는 볼보 왜건의 헤리티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i8엔 친환경과 고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BMW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량화는 고성능/고효율/저공해를 위한 만능열쇠. BMW가 카본 복합소재,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경량 소재 사용에 공을 들인 이유다. 라이프드라이브 아키텍처라 불리는 i8의 플랫폼은 엔진과 모터, 배터리, 충격흡수구조 등을 얹는 바닥 부분의 알루미늄 모듈과 카본 파이버로 만든 캐빈룸으로 이루어진다. 덕분에 i8의 무게는 1.5톤을 밑돈다. 출시된 지 3년이 지났지만, i8은 여전히 미래에서 뚝 떨어진 듯 엄청난 위화감을 선사한다. 겉모습은 일견 외계에서 온 듯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자체로 바람을 닮았다. i8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6. 외부 패널의 도움 없이 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탄소섬유 캐빈 덕분에 공기역학에 초점을 맞춘 현란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었다. ​​​i8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6. 외부 패널의 도움 없이 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탄소섬유 캐빈 덕분에 공기역학에 초점을 맞춘 스타일링이 가능했다​ 도어는 버터플라이 방식. 문을 열면 날아오를 듯 어깻죽지를 활짝 열어젖힌다. 하지만 개구부는 몸을 구겨넣어야 할 만큼 작다. 시트 구성은 2+2. 탑승인원은 두 명이 적정, 셋 이상은 만용이다. 인테리어 소재/레이아웃/장비구성은 기존 BMW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실내를 뒤덮은 가죽 내장재가 고급감을 끌어올리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스티어링 휠을 휘감은 파란색 라인이 미래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파란색 라인과 스티치, 안전벨트와 무드등이 시대를 선도하는 스포츠카로서 아쉬움 없는 인테리어를 완성한다​문을 열면 날아오를 듯 어깻죽지를 활짝 열어젖힌다. 하지만 개구부는 몸을 구겨넣어야 할 만큼 작다 뒷자리는 짐을 위한 공간이다​XC90 T8 엑설런스는 3열 시트를 없애고 뒷좌석은 좌우 독립식으로 구성한 4인승 구조. 인테리어는 아늑하고 심플하며 고급스럽다. 실내 곳곳에 자리한 우드 패널은 스웨덴 서부 해안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로 만들었다. 강한 추위를 견딘 나무가 견고함과 안정감, 심미성을 두루 충족시킨다. T8 전용 크리스털 시프트레버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 유리공방 오레포스(Orrefors)의 작품이다.엑설런스의 진가는 뒷좌석에서 나온다. 커다란 도어를 열고 2열에 들어서면 비행기 1등석 수준의 호화로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열 시트는 1열 시트와 같은 제품으로 통풍과 난방은 물론 마사지 기능까지 지원한다. 통 알루미늄을 절삭해 만든 접이식 테이블과 와인 두 병을 넉넉히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 오레포스가 만든 전용 크리스털 잔이 승객을 극진히 환대한다. 두꺼운 유리로 짐공간과 탑승공간 사이를 철저히 분리해 짐을 싣고 내리는 순간조차 VIP의 아늑함을 지켜낸다.  그 이상의 프리미엄을 원하는 이를 위해 ‘라운지 콘솔’이라 불리는 옵션도 마련돼 있다. 이 옵션엔 조수석이 생략되고 대신 VIP를 위한 접이식 테이블과 대형 모니터, 신발장이 들어간다.​​실내는 아늑하고 심플하며 고급스럽다. T8 전용 크리스털 시프트레버는 스웨덴 유리공방 오레포스의 작품​프론트와 동일한 형상과 재질의 독립형 리어 시트. 접이식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냉온장 컵홀더와 오레포스가 만든 전용 크리스털 잔이 승객을 극진히 환대한다  와인 2병을 보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냉장고​​시대를 선도하는 두 주변인i8은 미니 쿠퍼와 같은 직렬 3기통 1.5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BMW 모듈형 엔진의 막내지만, 출력(231마력)과 토크(32.7kg·m)를 바짝 끌어올린 버전이다. 앞바퀴를 굴리는 싱크로너스 모터는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낸다. 두 가지 동력원이 완전히 분리된 까닭에 시스템 총 출력과 토크는 수치를 그대로 합한 362마력, 58.2kg·m다. ​​​2.4톤 거구를 이끄는 2.0L 트윈차저 엔진과 미드십 스포츠카에 달린 1.5L 터보 엔진​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이 소리 없이 눈을 뜬다. 배터리가 바닥나거나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지 않는 한 전기모터부터 작동한다. e드라이브 모드에선 앞바퀴굴림 전기차로서 시속 120km까지 내고, 최대 37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구동방식은 주행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초반 러쉬에 강한 전기모터와 서서히 힘을 쏟아내는 가솔린 엔진이 유기적으로 힘을 보태고 나눈다. 연료탱크와 배터리를 가득 채웠을 경우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약 600km. 배터리를 가득 채우기까지 일반 가정용 전기(220V)로 약 3~4시간, 전용 충전기 i 월박스로는 약 2시간이 걸린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모드에 상관없이 엔진이 깨어나 네바퀴굴림 스포츠카로 변신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전기모터는 효율보다 속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는다. 변속기와 댐퍼 반응, 스티어링 휠과 회생제동 감도 역시 달라진다. 가상 배기음은 가속에 따라 운전자의 심장이 달음박질하도록 마련된 제세동기다. 타이어 폭이 좁아 한계는 낮지만 접지력을 넘어서는 제동에서도 여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모터와 배터리, 엔진과 연료통을 적절하게 배치해 달성한 앞뒤 50:50의 무게배분과 낮은(460mm) 무게중심이 한몫 단단히 한다.배터리가 바닥나고 나면 i8은 3기통 1.5L 미드십 후륜구동 차로 전락한다. 0→시속 100km 가속 4.4초의 맹렬함은 사라지고 매끄러운 주행감만 남는다. 사실 엔진과 모터가 온 힘을 다해 역주한다 한들 M의 흉포함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드라마틱한 도전과 치열한 사투 같은 원초적인 감동은 이 차와 어울리지 않는다.  i8을 타고 달리는 기쁨은 대개 날렵한 코너링과 산뜻한 고속주행이 주는 만족감에서 기인한다.​ 배터리가 바닥나고 나면 i8은 3기통 1.5L 미드십 후륜구동 차로 전락한다​​T8이라는 이름이 붙은 볼보는 원래 야마하가 만든 자연흡기 V8 엔진을 품었었다. 이제 그 자리에 모듈설계 직렬 4기통 2.0L 엔진이 들어간다. 실린더 개수가 절반으로 줄었지만 파워는 여전하다. 터보+수퍼차저+모터 어시스트가 만들어내는 시스템출력은 400마력. 2.4톤이나 되는 덩치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몰아붙이는 데 5.6초면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연비가 L당 14.5km나 되고, CO₂배출량은 km당 64g에 불과하다. XC90 T8의 구동방식은 i8과 비슷하지만 앞뒤 구동계 구성이 반대다. 앞바퀴는 엔진이 굴리고, 뒷바퀴는 모터만으로 돌린다. 차체 중앙에 샤프트 대신 배터리팩을 배치하고 뒤차축에 60kW(82마력, 24.5kg·m) 모터를 달았다. 앞뒤 차축이 기계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구동계와 배터리 레이아웃이 자유로울 수 있었다. 앞바퀴를 담당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XC90 T6와 동일한 트윈차저 엔진. 모터와 배터리 탓에 T6 모델 대비 무게는 240kg 늘어났지만 낮게 깔린 무게중심 덕에 하중 특성은 더 좋아졌다. 스위치를 비틀어 전원을 켜고 기어레버를 D레인지에 위치시킨 뒤 가속 페달을 밟는다. 2톤이 넘는 덩치가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나간다. 유령처럼 스르륵 가속하는 감각은 고급 대형 세단의 풍요로움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인 발진 상황에선 뒷바퀴를 굴리는 모터에 의지하지만, 강한 힘이 필요할 때나 미끄러운 노면을 만난 경우에는 앞 엔진, 뒤 모터가 힘을 합쳐 네 바퀴를 굴린다. 막대한 토크로 거구를 밀어붙이는 전기모터, 저회전에서 과급압을 빠르게 올리는 수퍼차저, 고회전에서 폭발력을 더하는 터보차저가 유기적으로 힘을 보탠다. 가속은 묵직하고 크루징은 풍요롭다. 볼보는 엑설런스 트림만을 위해 별도의 하체 방음 패키지도 달았다. 소음이 지워진 실내는 언제든 B&W 사운드 시스템으로 채울 수 있다. 오디오를 켜면 19개의 스피커와 공랭식 서브우퍼가 실내 곳곳 빈틈없이 메운다.​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면 전기차모드로 21km를 달릴 수 있다​​미래라는 알을 품고서i는 BMW의 미래를 상징한다. 겉모습부터 기존 라인업과 확실하게 구분된다. 기성차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레이아웃부터 완전히 새로 짰기 때문. 이는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비하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급진적인 시도가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가 EQ 브랜드 출범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XC90 T8 엑설런스는 쇼퍼드리븐카의 개념을 재정립한다. 볼보는 커다란 SUV로 프레스티지 세단을 대신한다. 도심, 고속도로, 험로를 안락하게 달릴 수 있는 능력과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21km를 달릴 수 있는 초능력이 그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이 차를 타는 내내 몇 번이고 되뇌었다. ‘이토록 대담한 볼보를 본 적이 있었던가.’ 모든 혁명은 한때 ‘시기상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마련이다. 껍질에 쌓인 미래란 대개 별 볼일 없어서 무시당하기 십상. 미완의 혁신은 현실감각 없는 자의 판타지로 치부되고, 비전을 증명 못한 선각자는 미치광이로 불린다. 세간의 조롱에도 아랑곳 않고 웅크려 알을 품는 바보가 있어야 새 시대는 부화한다.i8과 XC90 T8 엑설런스는 미래에서 뚝 떨어진 무언가가 아니다. BMW와 볼보가 품고 있는 알이다. 그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자동차 개념과 미래에 완성될 기술의 연결고리로서 이토록 개성 넘치는 PHEV를 내놓은 것이다. ​​​PHEV는 한낱 주변인에 불과하다. 대안이 될지언정, 대세가 되긴 어렵다. 하지만 패러다임의 시소는 서서히 기울고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을 충전한다. 블루투스 이어폰, 스마트 워치, 전자담배를 충전한다. 심지어 스마트폰 충전을 위한 보조배터리까지 충전한다. 자동차에 충전기를 꽂는 것은 생각보다 끔찍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굴러온 전기차가 박힌 내연기관차를 대신하는 시대가 오면, 우리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두 대의 최상급 PHEV가 일찌감치 우리 눈앞에 그려냈던 눈부신 비전을.​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 
2리터 전성시대- 링컨 MKZ 하이브리드 [4부] 2017-11-08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리터 전성시대 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크거나 경제적인 4대의 차를 타고 2리터 엔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이병주​       링컨 MKZ 하이브리드​이피션트 2.0   ​​어느새 해가 빨리 저문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도 제법 차다. 갑자기 찾아온 가을이 기대 없이 받은 선물처럼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이런 날은 누군가 만나야 해, 폰을 들어 연락처를 살펴보지만 마땅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다.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외로움이 슬쩍 손을 내민다. 망설인다. 오늘 하루 외롭게 보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창가로 시선을 돌리는데, 잊고 있었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외로움이 내민 손을 격하게 뿌리치고 눈에 들어온 링컨 하이브리드 MKZ 스마트키를 손에 꼭 쥐고 현관을 나선다. 오늘 밤은 이 녀석과 함께다.​잔잔한 존재감어두운 지하 주차장에 들어섰다. 차의 도어 옆에 서자 그릴 모양의 조명이 발 앞에 새겨진다. 알고 있는 기능인데도 이 환영 인사에 매번 기분이 좋다. 오늘만큼은 차가 사람보다 낫다. 2017년형부터 적용된 메쉬그릴은 이전 세대의 공격적인 느낌을 쏙 뺀 링컨의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신형 컨티넨탈에서도 볼 수 있다. LED 헤드램프를 감싸는 글래스가 곡선이 들어간 직사각형으로 다듬어져 얼굴이 전반적으로 차분해졌다. 그릴 하단을 가로지르고 좌우 흡기구를 ㄷ자 형태로 감싸는 크롬은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인상에 세련함을 더해준다. 옆에서 보면 매끈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데, 이는 B필러에서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비교적 높은 트렁크 때문이다. 차 옆에 다가가서야 낮은 전고를 알게 되는 건 도어 손잡이가 높은 벨트 라인과 함께해 시선이 올라간 덕분. 뒤태는 이전 세대와 거의 같다. 배기구를 이어주는 듯한 크롬선 하나가 눈에 띄는 정도다.​​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테일램프는 MKZ의 상징과도 같다 ​내부는 좋은 몸에 잘 재단된 수트를 꼭 맞게 입혀놓은 듯하다. 기어레버가 있던 자리가 깔끔한 수납공간이 되어 센터페시아가 하나의 독립된 작품처럼 보인다. 운전을 할 때 오른손이 자유로워진 건 덤이다. 터치식으로 조작해야 했던 센터페시아 버튼부가 누르는 물리 버튼으로 바뀐 건 환영할 만한 일. 터치버튼은 제대로 눌렸는지 확인해야 할 때가 있어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는 데 반해, 물리 버튼은 익숙하고 직관적이다. 바람세기와 오디오 볼륨 조절은 다이얼을 돌려주면 되고 온도 조절은 토글 방식이다. 버튼부 위의 터치패널을 통해서는 싱크3를 만날 수 있다. 터치 반응은 지연이 거의 없고, 화면은 쓸어서 넘길 수 있다. 음성명령 기능이 있지만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 기어레버가 없는 덕분에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고 수납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세계 최대 수준의 파노라마 글래스가 주는 개방감 ​오디오는 하만 그룹의 브랜드인 레벨의 것으로, 어떤 음악이든 풍부하게 만드는 중저음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한다. 14개의 스피커와 12채널 앰프 시스템이 기본이며 레벨 울티마로 사양을 높이면 19개의 스피커와 20채널 앰프 시스템이 소리의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앞뒤 좌석 모두 머리공간이 여유롭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미려한 옆태를 얻은 혹독한 대가다. 세계 최대 수준의 파노라마 선루프가 안겨주는 청명한 날의 상쾌함이 그 아쉬움을 조금 달래주지 않을까.​​ ULTIMA라는 네이밍이 무색하지 않은 REVEL의 오디오 시스템​​첨단의 첨병시동을 걸어본다. 정적이 깨지지 않고 유지된다. 엑셀 페달에 발을 얹으니 고요하게 차가 움직이고, 지하철이 가속할 때 나는 소리가 헤드레스트를 타고 온다. 전기모터가 작동하는 소리인데 거슬릴 수준은 아니다. 이것은 MKZ가 하이브리드임을 일깨워주는 신호. 천천히 가속하면 1.4kWh 배터리와 70kW 전기모터의 조합만으로 시속 4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50km/h 언저리에서부터 엔진이 개입되는데, 구동력의 변환은 매우 부드럽다. ​​ 앳킨슨 사이클의 원리가 녹아든 엔진​포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와 거의 동일한 직병렬식. 모터가 2개인 덕분에 엑셀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행 중에 수시로 배터리가 충전된다. 특허인 이 기술을 피해서 만든 방식 중 하나가 병렬식으로, 현대자동차가 사용하고 있다. 모터가 하나이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릴 수 없고, 전기모터가 바퀴를 굴리고 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다. 병렬 시스템에서는 회생제동을 통해서만 배터리가 충전된다. 직병렬식과 병렬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시스템이 더 좋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직병렬식이 좋은 연비를 내기에 유리하고, 고속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병렬식이 다소 유리하다. 엔진 특성에 따른 차이인데, 연비는 운전자의 주행습관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속화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내자 엔진음이 많이 들려오지만 보통의 4기통 엔진보다는 절제된 느낌이다. 가속력도 같이 절제된 듯 엑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기대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용된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 2.0L에 앳킨슨 사이클로 작동된다. 제임스 앳킨슨이 1882년에 고안했던 이 방식은 압축비보다 팽창비가 길다는 점이 핵심. 일반 엔진보다 출력과 힘은 떨어지고 구조도 복잡하지만 연비가 좋다. 포드는 앳킨슨 사이클의 원리를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 iVCT를 활용해 구현했다. 흡기 행정에서 흡기 밸브를 늦게 닫으면 팽창비보다 압축비가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이 과정에서 낮아진 출력과 토크는 전기모터와 무단변속기가 보조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앳킨슨 사이클 엔진, 무단변속기, 그리고 전기모터의 콤비네이션으로 완성됐다.똑똑하게 MKZ 하이브리드를 다루는 방법은 시야를 멀리 두는 것이다. 엑셀에서 발을 빨리 뗄수록, 또 브레이크를 길게 밟을수록 에너지 회수율이 올라가 배터리가 잘 충전된다. 이는 계기판에 나타나는 수치와 스마트 게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급제동을 하면 제동 시간이 짧아져 배터리를 충전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때문에 전방의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미리 액셀 페달에 발을 떼 전기를 만들어 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것이 좋다. ​​​외부와 차단된 듯한 느낌은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사이드미러와 다중 도어 실, 차체 전반에 고루 들어간 흡음재,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의 조합 덕분이다. 여기에 연속댐핑제어 시스템은 불필요한 진동을 잘 걸러낸다. 주행 안전성은 부족함이 없다. 고속에서 묵직해지는 스티어링 휠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려 하면 차선이탈경보 시스템이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도록 강한 복원력을 가한다. 이밖에도 사각지대정보 시스템과 충돌경고 시스템이 사각지대를 소리와 빛으로 알려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줄여준다.다시 지하 주차장. 새벽의 고요함을 깨지 않는 전기모터가 새삼 고맙다. 주차장에 잠들어 있는 어떤 차도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외출을 알지 못할 것이다. 피곤함에 자꾸 눈이 감겨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을 바라보면서 한 번 더 생각한다. 차가 사람보다 낫다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지시를 따라서 변속기와 브레이크, 가속 페달을 조절하니 차는 어느새 주차선 안에 완벽하게 들어와 있다. 시동을 껐지만 소음과 진동은 방금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완벽한 하루였다. 글 김태현 기자  ​ 
2리터 전성시대- 쌍용 G4 렉스턴 [3부] 2017-11-08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리터 전성시대 바야흐로 2리터 엔진 전성시대다. 한때 평범함의 상징이었지만 과급기와 모터를 만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강하거나 날쌔거나 크거나 경제적인 4대의 차를 타고 2리터 엔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했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이병주​​​​   SSANGYONG G4 REXTON자이언트 2.2L  ​​G4 렉스턴은 길이 4.8m의 대형 SUV지만 탑재된 엔진은 2.2L에 불과하다. 큰 차체에 작은 심장을 얹게 된 이유는 녹록지 않은 쌍용차의 현실에서 비롯되었다. 작년 쌍용차 전체 판매량은 약 16만 대. 같은 기간 현대 싼타페는 한국과 미국에서 약 21만 대가 팔렸다. 쌍용차 전체 판매대수를 다 더해도 인기차종 하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 ​길이 4.8m, 높이 2m의 우람한 차체는 G4 렉스턴의 매력 포인트​​최고출력 187마력의 e-XDi220 2.2L 디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코란도 시리즈보다 9마력 높다​​이렇듯, 회사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 엔진 개발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쌍용차는 2.2L 디젤 한 가지를 여러 차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외부 업체와 함께 개발한 유로6 대응 엔진으로 기존 유로5를 만족하던 2.0L 디젤의 개선형이다. 최고출력은 187마력, 최대토크는 42.8kg·m를 발휘하는데 대형 SUV치고는 평범한 수치다. G4 렉스턴의 근사한 외관에 반했다가 엔진 수치를 보고선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터. 하지만 타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게 자동차다. 디젤 엔진은 풍부한 토크와 특성에 따라 부족한 출력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실제 성능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과 호기심을 품은 채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소 식상하지만 넉넉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매력적이다​퀼팅 장식을 더한 대시보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크게 젖혀지는 등받이 각도, 넓은 2열 공간은 다양한 활용성을 지녔다​​만족스런 초반 가속력, 떨어지는 순발력소박한 엔진은 잔잔한 움직임과 나지막한 목소리로 잠에서 깨어났다. 예상보다 뛰어난 NVH 성능은 6기통 엔진이 아쉽지 않을 정도다. 차체만큼이나 묵직할 것으로 예상했던 초반 가속 감각은 의외로 민감한 편이다. 가속 페달을 사뿐히 밟자 무거운 차체가 촐싹맞게 걸음을 뗀다. 운전자 의도보다 과장스런 가속 페달 반응은 출력이 낮은 예전 국산차에서 흔하게 보았던 모습이다. 아마도 최대토크 발생시점 1,600rpm까지 빠르게 도달하여 부족한 힘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가속에 대한 의지는 매우 적극적이다. 오른발 힘을 살짝 더하자 변속기는 즉시 기어 단수를 한 단계 떨어트리며 재빠른 가속을 돕는다. 그러나 빠릿빠릿하던 G4 렉스턴의 움직임은 속도를 높여갈수록 눈에 띄게 둔해진다. 고속으로 달리자 늘어지는 기어비가 더해져 맥없는 가속을 펼친다. 이때부턴 자동차가 운전자의 가속의지를 무시하기 일쑤다. 토크 곡선이 내리막을 걷는 3,000rpm부터는 엔진출력에 기대어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는다.하지만 이 차의 주 타깃은 실용 구간 성능을 중시하는 평범한 중장년층. 이미 고속주행을 염두에 둔 젊은 고객들은 수많은 크로스오버 SUV로 눈을 돌렸다. 고속주행 성능은 보디 온 프레임 정통 SUV, G4 렉스턴을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하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상적인 주행조건에 들어서자 G4 렉스턴의 여유로운 성격이 제대로 드러난다. 시내와 국도에서는 부족함 없는 가속성능을 보였으며, 넘치는 출력은 아니지만 엔진 힘이 달리거나 차체를 버거워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에는 도로를 벗어나 험지로 들어섰다. 파트타임 사륜구동의 진가를 드러낼 최적의 환경. 전자식 기어레버를 조작해 4륜 Low 모드에 맞춰 주행을 시작했다. 접지면적이 넓은 대구경 타이어는 자신의 몸을 비비며 야트막한 돌무더기를 타고 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은 차체와 함께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험로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까 고속도로에서 날고 기던 크로스오버 SUV 대부분은 뱃바닥이 낮은 까닭에 과감한 오프로드 주행은 꿈도 못 꾼다.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하는 변속기도 마음에 든다. 때때로 알맞은 기어 단수를 찾지 못해 허둥대기도 했지만 G4 렉스턴에는 뻣뻣하고 절도 있는 변속 특성보다는 이쪽이 더 어울린다. ​​간선도로에서 보여준 평균연비는 약 10km/L 수준. 급가속을 반복한 주행환경과 2.1톤의 차체무게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오프로더 성격을 감안한 스티어링 조타각은 큰 편이다. 따라서 코너에 앞서 한 박자 먼저 조향에 들어가야 다른 차와 비슷하게 돌아나간다.​만족스러웠던 점은 브레이크 성능이다. 높은 속도에서 여러 차례 급감속을 반복했지만 제동거리가 길어지거나 브레이크가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가지 불만이라면 미흡한 차체구조를 꼽고 싶다. G4 렉스턴은 래더 프레임 위에 어퍼보디를 얹는다. 서로 다른 섀시가 맞닿아 하나의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결합부분이 느슨하거나 너무 단단하면 승차감이 떨어지기 쉽다. G4 렉스턴도 이 부분이 문제다. 도로에서 전달된 작은 진동은 두 섀시가 맞닿는 부분에서 크게 증폭된다. 편안한 주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 차의 타깃층에게는 호불호가 나뉠 만한 부분이다.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만난 G4 렉스턴은 여유로운 분위기, 부족함 없는 주행 성능, 넉넉한 차체가 주는 든든함을 지녔다. 여기에 세금부담 적은 2.2L 엔진을 탑재하고 중형~대형 SUV 사이 가격대를 공략하며 접근성을 넓혔다. G4 렉스턴이 품은 다양한 매력이야말로 자이언트급이 아닐까?​글 이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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