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CHEVROLET CAMARO SS 2016-08-30
  ​CHEVROLET CAMARO SS700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미국 머슬카의 허술한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도 좋다. 카마로 SS는 대배기량 V8의 화끈한 파워와 정교한 하체를 조합한수준 높은 스포츠카다. 아메리칸 머슬로 코너링이 즐겁고, 더구나 이런 고성능 차를 5,000만원대 초반의 값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V8 스포츠카를 국내 시판한다는 한국GM의 용단에 이미 700명이 넘는 고객이 화답했고, 그들의혜안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한국에 발매하기 전부터 신형 카마로 SS는 미국에서 화제를 몰고 다니던 차였다. 온통 칭찬일색인 미국발 기사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이 차의 코너링에 대한 감탄사들. 신형 카마로의 토대가 된 알파 플랫폼은 독일차와 진검승부를 위해 캐딜락에 쓰려고 만든 GM의 회심작으로, 그 성능은 이미 캐딜락 ATS와 CTS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카마로는 어디까지나 포니카다. 코너링이 좋은 포니카라니, 표현 자체가 모순으로 들린다. 어차피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라 생각했다. 신형 카마로에 2.0L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고했을 때는 속으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한국에서만나게 될 카마로는 이걸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생각했다. 그러던 지난 5월, GM코리아가 8기통 카마로를 시판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포드 머스탱 GT와함께 미국 포니카의 양대 산맥을 한국에서 모두 만날수 있게 된 것이다.​​​​더욱 다듬은 레트로 디자인마이너 체인지 정도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는 것 같지만 신형 6세대 카마로는 완전한 새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차다. 구형 5세대의 디자인이 너무나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외적인 변화는 디테일을 현재에 맞게 수정하는 정도에만 머물렀다. 특유의 실루엣을 위해 그린하우스를 극단적으로 줄인 신형의 디자인에서 이미 눈치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카마로 SS의 시야는 좋지 않다. 유리창이라기보다는 틈새를 통해 밖을 바라보는쪽에 가깝다. 숄더 라인은 어깨 위로 올라붙어 있고 불룩 솟아오른 계기판 카울이 안 그래도 좁은 시야를 더욱 방해한다. ​폭이 1.9m에 달하는 차는 모서리를 가늠하기 어려워 신경이 곤두선다. 주차는 후방 모니터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가능한 정도인데, 이 모니터가 아래로 기울어져 있다. 빛 반사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 이었겠지만 아래로 꺾인 모니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일은 매번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도 아이폰을쓰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나 다름없는 카플레이는 너무나 완벽해서 눈곱만큼도 불만을 느끼기 힘들다. 패키징이 엄청나게 좋아졌음은 이미 차에 오르면서 실감할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편의장비가 늘어났을 뿐만아니라 시트와 미러 같은 기본장비의 품질도 훌륭하다. 시트는 극단적인 버킷 형태가 아니어서 타고 내리기가 편하지만 막상 달려보면 착좌감이나 홀드 능력이기대 이상이다. 전동시트의 리클라이닝 각도는 제한적으로 등받이를 약간 기울일 수 있는 수준이며, 충분한공간이 있음에도 뒤로 눕히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시동 한 방에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다. 카마로 SS에 탑재된 엔진의 코드명은 LT1, GM의 스몰블록 엔진 시리즈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최신형이다. 2014년 7세대 콜벳과 사실상 같은 엔진으로배기량이 6.2L(375큐빅인치)에 이르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다. 이런 물건을 스몰블록이라 부르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함께 개발된 빅블록 엔진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붙여진 이름일뿐이다. 흡배기 밸브를 하나씩 단 2밸브 푸시로드 방식만큼은 그대로 고수하고 있지만 직분사나 가변 밸브타이밍 같은 현대적인 기술이 모두 녹아 들어 있다.​​​​​이런 대배기량 엔진의 시동에는 특유의 고양감이 있다. 무거운 크랭크 샤프트를 움직이는 육중한 크랭킹이 끝나면, 8기통 엔진의 패악질이 바로 귀청을 때린다. 행여나 순정 배기라인이 이 멋진 소리를 줄여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다. 곤한 잠을 깨운 것이 심술이라도 난 듯 투덜대는 모습은 분명한 미국제 고성능 V8이다. 엔진을 살짝 자극해본다. 이젠 온 몸을부들부들 떨며 버럭 버럭 화를 낸다. 입가에 번져가는웃음을 도저히 숨길 수가 없다.​가장 편안한 투어(tour) 모드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20인치 런플랫 타이어를 낀 차치고는 승차감이 상당히편안하다. 페달만 살살 다룬다면 제법 세단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GM의 전자제어식 댐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은 투어 모드보다는 스포츠, 트랙 모드에서 더 제 역할을 수행한다. 댐퍼 반응은 물론 스티어링과 변속 타이밍도 함께 변한다. 트랙 모드에서는 전동 어시스트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이제껏 경험해본 어떤 스포츠 모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무거운 스티어링을 선사한다. 댐퍼의 감쇄력이 최고로 올라가기때문에 서킷처럼 매끈한 노면이 아닌 곳에서는 하체가허둥거리는 경향도 보인다.​​​​이글 F1 어시메트릭 3 런플랫 타이어. 카마로 SS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굿이어의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다​하지만 트랙 모드를 선택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상태에서 트랙션 컨트롤을 두 번 누르면활성화 되는 론치 컨트롤 모드가 그것.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엔진회전수를 올린 뒤 페달에서 발을 떼면, 62.9kg·m에 달하는 토크를 변속기에 가두어 놓은 채 울부짖던 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발진한다. 시트에 패대기쳐지는 듯한 무시무시한 토크감이 몰아치며 차는 끝없이 가속을 이어간다. 4.1초의 제로백 가속능력은 그 폭발적인 사운드 덕분에 더욱스릴이 넘친다.​이게 포니카의 코너링이라고?과거 5세대는 직진에 특화된 미국제 포니카의 등식에서 크게 벗어난 차는 아니었다. 6세대의 코너링 평가가 높게 나오긴 했지만 미국 매체들이 보이는 애정의 표현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차, 정말 코너를 놀랄 만큼 잘 돌아나간다. 와인딩에서는 확실히 1.7톤이넘는 무게를 숨길 수가 없다. 하지만 스티어링과 함께 재빠르게 머리를 코너로 집어넣는 모습은 과거 포니카들의 무겁디 무거운 움직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살짝 떼는 것만으로 앞바퀴가 코너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은 보다 상급의 경량 스포츠 모델에서나 가능하던 일이다. ​​​​과도한 출력을 보낸다 싶으면 트랙션 컨트롤이 거동변화가 없을 정도로만 슬쩍 개입한 뒤 시치미를 뗀다. 개입과 해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워서 근사하게느껴질 정도다. 변속기는 재빠른 업시프트에 반해 다운시프트는 조금 굼뜨다.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모두 즉각적인 ATS-V와 동일한 변속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운시프트의 활발함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브레이크 페달은 초기 답력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막상 밟으면 정말 잘 선다. 풀 브레이킹을 거듭해보았지만 제동 성능의 저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믿음직한 브레이크를 들여다보니 역시나 브렘보 로고가박혀 있다. 막대한 토크로 차를 계속 가속시키는 능력이 탁월한데다가 초고속 순항 능력은 어지간한 독일프리미엄 스포츠와 호각을 겨룰 태세다. 수입 모델로서는 드물게 ECU에 속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황만 허락한다면 제원상의 최고속도를 찍는 것도 얼마든지가능하다.​이런 성능을 보여줌에도 카마로 SS는 고급유를 고집하지 않는다. 고급유를 써도 되긴 하지만 성능 차이는3% 미만이라고 GM에서 밝히고 있다. 먹는 걸로 까탈을 부리는 게 마초적인 머슬카 이미지는 아니긴 하다. 순항 모드에서는 4기통만을 사용하는 실린더 컷 오프기능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4기통의 연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밟지 않는다면 시내 기준으로 평균 연비는 5km/L 정도. 문제는 안 밟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V8 사운드는 마성과도 같아서 홀린 것처럼 자꾸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그들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직진만 잘하는 미국차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카마로SS는 대배기량 V8의 파워와 정교한 하체를 조합한 수준 높은 스포츠카다. 엇비슷한 경쟁차를 만들던 회사들은 이미 난리가 났다. 이 차 하나 때문의 미국산 머슬카의 기준이 훌쩍 올라가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기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고성능 차를 5,000만원대 초반의 값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6.2L 스포츠카가 한국 실정에 말이나 되냐는 염려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시판한다는 한국GM용감한 결단에 이미 700명이 넘는 고객이 화답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실차를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카마로 SS는 그만큼 확신을주는 차다.​기다림의 끝에 이 차를 손에 넣게 될 행운아들에게 부탁드린다. 카마로 SS는 놀라운 힘을 갖춘 차일 뿐더러 출력 빼고는 볼 것 없었던 과거의 포니카가 아니다. 와인딩이든 제로백이든 최고속이든 편견 없이 이 차를 다루어 보기를 바란다. 무엇을시켜도 카마로 SS는 당신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능으로 회답할 것이다. 운 좋게 이 차를 조금 먼저타볼 수 있었던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 당신의 혜안은 틀리지 않았다!​​ ​​​*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MERCEDES-BENZ SL400 2016-08-29
​럭셔리와 스포츠의 절묘한 조합​SL이 약 4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쳤다. 컨셉트는 이전과 같지만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럭셔리 로드스터와 스포츠 로드스터의 애매한 경계 어딘가를 절묘하게 짚었다.이제 SL을 다시 볼 때다.    ​당연히 AMG SL63일 줄 알았다. 그런데 차를받아보니 ‘일반’ SL이었다. 왜 착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홍보 담당자가 ‘신형 SL’이라고만 말해서 그런 것 같다(…뻘쭘). 어쩌면 그동안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AMG SL63을 주력 모델로 내세워서 그랬을 수도 있다. 꽤 오랫동안 이런 스페셜티카는 AMG 버전이진리인 것처럼 굴지 않았던가? 현재도 그들은 S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AMG 버전만 공급하고 있다. ​어쨌든, 약간의 실망감과 함께 운전석 시트에 몸을 포갰다. 트렁크 리드에 붙어 있던 엠블럼은 SL400. 예전 SL350을 대체하는 SL의 엔트리 모델이다. 엔진의 숨통을 트니 예상외로 날카롭고 묵직한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차들이빽빽이 들어찬 실내 주차장이라 그렇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건물을 벗어났다. ​그러나 기자가 글러브박스에서 등록증을 꺼내보고 차에서 내려 엠블럼을 재차 확인하는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운전 감각이 그간 알고 있던 SL400과는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조금이나마 실망했던 것이 미안할 만큼 자극적이고 빠릿빠릿했다. 분명 AMG 43(450AMG)쯤 되는 것 같은데, 등록증과 엠블럼은모두 400이었다. 그것 참 환장할 노릇. 결국기자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이차 정체가 뭐에요?”​못난 얼굴은 잊어주세요SL이 부분변경을 거쳤다. 현행 6세대(R231)가 2012년 데뷔했으니 약 4년 만의 변화다. 그간 SL의 세대교체 주기는 최소 10년. 따라서 5년은 버틸 줄 알았는데 다소 의외다. 컨셉트는이전과 같은 럭셔리 로드스터다. 하지만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 분위기와 주행 감각이 이전보다 한결 스포티하다. 기존의 GT 성향을 조금 덜어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이번 부분변경의 백미는 새 얼굴이다. 범퍼와그릴은 물론 보닛, 펜더, 헤드램프 등 윈드실드와 A필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새로 만들었다. 부분변경이 아닌 세대교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사실 변경 전의 앞모습은SL(SuperLight, 초경량)이라는 이름에 걸맞지않게 둔탁해 보였다. SL의 인기가 조금 시들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지금은 SL의 전성기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메르세데스 AMG GT처럼 매끈하고 날카롭다. ​​​​전형적인 FR 스포츠카의 비례는 그대로다. 여전히 프론트 액슬과 A필러의 간격이 아득하다. 물론 AMG GT만큼 기형적이진 않다. 같은2인승 스포츠카이긴 하지만, SL은 리트렉터블 알루미늄 루프와 제대로 된 수납공간을 갖춘 GT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때문에 뒤 차축 앞뒤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캐빈룸을 앞쪽으로조금 밀어냈다. 참고로 국내에 수입되는 신형SL400은 ‘AMG 라인’ 범퍼와 휠 등이 기본이라AMG SL63 못지않게 스포티한 느낌이다.​뒷모습 역시 한층 더 날렵해졌다. 테일램프를 붉게 물들이고 범퍼를 오밀조밀하게 다듬었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하지만 실내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한층 더 입체적인 D컷 스티어링 휠과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커맨드) 등이 눈에 띄는 전부다. 견고한 느낌의 대시보드와 제트엔진 모양의 송풍구 등 벤츠의 최신 스포츠카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이미 도입된 상태이니아마 크게 손볼 곳이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센터페시아의 정신없는 버튼들이 그대로라 조금 아쉽다.​​ 오픈 에어링과 관련된 버튼들은 변속레버 아래에 따로 몰아두었다.​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피부에 크게 와 닿는 개선들은 적지 않다. 하드톱 적재공간을 스스로 확보하는 오토매틱 부트 세퍼레이터가 대표적이다. 덕분에 지붕이 움직이지 않아 트렁크를 들여다볼 일이 크게 줄었다. 루프 개폐 도중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변화. 참고로 루프는 리모트 키로도 작동되며 열거나 닫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초다.​​​​촉촉한 가죽,탄탄한 쿠션,에어스카프등을 갖춘 시트도 SL의 안락하되 짜릿한 오픈에어링에 한몫한다​​AMG 43이나 다름없는 400엔진은 이전 SL400과 같다. V6 3.0L 가솔린 바이터보 M276이다. 하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개선됐다. 이전보다 약 34마력, 2.0kg·m더 높은 367마력의 출력과 50.9kg·m의 토크를 낸다. 흥미로운 건 AMG 43 엔진과 최고출력은 같고 최대토크는 겨우 2.2kg·m 적다는점이다. 즉, 이름만 400일 뿐 실제로는 SL에 맞게 캘리브레이션을 거친 AMG 43 엔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사실 400 엔진은 그대로 두기에는 포텐셜이 워낙 높았다. 벤츠가 바이터보M276의 다양한 버전을 만드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가속 감각은 굉장히 경쾌하다. 엔진도 엔진이지만 이런 느낌에는 신형 변속기도 한몫하고있다. 전진 기어가 7개에서 9개로 늘었고, 변속 시간도 확연하게 줄었다. 또한 다운 시프팅때는 능숙하게 회전수까지 보상한다. 덕분에 ‘터보랙’ 따위를 느낄 겨를이 없을 뿐더러 굽이진 길에서도 한층 더 즐겁다. 물론 실제 성능도 개선됐다. 0→ 시속 100km 가속을 이전보다 0.3초 줄어든 4.9초 만에 끝낸다.​사운드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기존 V6와는 차원이 다르다. 스포츠 버전의 V8과 비교해도 좋을 정도다. 엔진이 쏟아내는 날카로운 고음과 트렁크의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내뱉는 웅장한 저음의 조화가 아주 매력적이다. 기자가 이 차의 정체를 의심한 것도 바로 이 사운드와 핸들링 때문이다. 사실 기자의 몸은 10%정도의 출력 차이나 가속 성능 차이를 바로 알아챌 만큼 민감하지 않다. 비교 시승이라면 또 몰라도.​  ​신형 SL400의 비밀 병기 사운드 제네레이터. 트렁크 바닥에서 차체 뒤쪽으로 웅장한 저음을 뿜어낸다​엔진의 반응이나 사운드만큼 섀시도 탄탄하다. 완벽하게 파워트레인을 압도하고 있다. 스티어링 조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은물론, 한계를 넘어서는 시점에서도 운전자에게 무게이동 과정을 세밀하게 전달한다. 특히서스펜션의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수축 과정은 부드럽고 이완 과정은 단호해 자세 제어 능력과 승차감이 모두 훌륭하다. 이 정도라면 고성능 버전에 들어가는 공기압(에어매틱) 또는가변 유압(ABC) 방식의 서스펜션보다 SL400의 재래식(스틸 스프링) 서스펜션이 더 나을수도 있겠다. 움직임이 솔직하고 유지보수 비용도 훨씬 적게 드니 말이다.​아쉬운 점도 있다. 뒤 타이어는 노면을 간간이놓쳤고, 주행안정장치(ESP)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 물론, 타이어 길들이기마저 채 끝나지 않은 신차였다는 점과 AMG 버전이 아닌 ‘일반’ SL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흠잡을 거리가 아니기는 하다.​이제 SL을 다시 볼 시간신형 SL은 외모, 운전감각, 성능이 모두 스포티해졌다. 럭셔리 로드스터와 스포츠 로드스터의 애매한 경계 어딘가를 절묘하게 짚었다.이는 완벽한 GT를 지향하는 오픈톱 모델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곧 등장할 정통 스포츠 오픈톱 모델 AMG GT 로드스터를 의식한 결과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픈톱 모델(5종)을소유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이기에 가능한 전략인 셈이다.​한때 SL은 ‘고성능 벤츠’를 상징하는 차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슬럼프에 빠져 지냈다. 이는 SLR 맥라렌, SLS AMG에 치여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6세대(R231)부터 시작됐고, AMG GT의 등장으로 인해 심화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SL의 성격을 재정립하려 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신형 SL400에서 더욱 뚜렷하게 와 닿는다. 아마 메르세데스 AMG SL63이나 SL65를 탔다면 이를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무지막지했고 지금도 무지막지할 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애스턴마틴 DB11 2016-08-26
 애스턴마틴 새 시대의 시작ASTON MARTIN DB11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DB11을 시승했다. DB11이 위대한 이유는 경쟁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색을 고집했다는 데에 있다. 눈부신 디자인, 견고한 섀시, 영리한 파워트레인, 뛰어난 밸런스 등은 덤이다.  ​   ​“Super easy!” DB11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던 일본저널리스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좁은 국도에서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고 난 뒤의 일이었다. ‘아이 깜짝이야. 운전대 위치와 통행 방법이 일본과 달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더니, 웬 호들갑이야?’ 조수석에 앉아있던 기자는 속으로 투덜대며 그의 과장된 표현을 비웃었다. 물론, 겉으로는 친절한 미소를 지으면서.​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생각을 반성하게 됐다. 운전석에 몸을 직접 포개보니 그의 말이 ‘오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DB11은 이전 DB9보다 훨씬 더 친절했다. 신형 파워트레인은 풍부한 힘을 거침없이 풀어냈고, 차세대 플랫폼은 이를 아주 유연하게 소화했다.​사실, 기자는 DB9이 이미 애스턴마틴식 GT 스포츠카의 정점을 찍었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DB11의 성능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사채라도 땡겨서 손에 넣고 싶을 만큼(나한테는 그만큼 안 빌려 준다는 거 잘 알고 있다) 멋지지만, 운동성능은 DB9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DB11은 모든 부분에서 진화해 있었다. 디자인, 엔진, 변속기, 섀시 등의 완성도가 높아졌고, 각 요소간의 균형도 이전보다 한층 더 치밀해졌다.​​​​END OF BEGINNING​DB11을 만나러 혈혈단신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애스턴마틴 본사가 국내 언론매체를 초청한 건 이번이 최초다. 시승회는 포도주와 서정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투스카니(토스카나) 주의 시에나에서 열렸다. 참고로영국 자동차 브랜드가 자국에서 글로벌 시승회를 여는경우는 흔치않다. 차량 통행 방법이 대부분의 국가와 정반대인 까닭이다. ​서울에서 시에나로 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볼로냐 공항에 내린 후, 차를 타고 2시간을 더 달렸다. 애스턴마틴이 이번 행사의 본거지로 정한 곳은 1400년에 지어진 어느 산속의 빌라. 각 방문에 도어 잠금 장치도 없는 아주 평화롭고 은밀한 장소였다. 평온한 경치만큼 분위기도 느긋했다. 느릿느릿 흐르는 시간과 공기 사이사이에 여유가 가득했다. 가장인상적이었던 건 DB11이 이런 목가적인 풍경에도 완벽하게 녹아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DB 시리즈는 애스턴마틴의 척추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체 라인업의 근간을 이루는 플랫폼과 스타일링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밴티지, 뱅퀴시, 라피드 등 애스턴마틴의 현재 핵심 모델 모두 DB9에서 파생됐다 .DB11의 역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DB11은 애스턴마틴 변화의 신호탄. 앞으로 쏟아져 나올 애스턴마틴 신차의 표준이 될 예정이다. 애스턴마틴 또한 자신들의지난 100여 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다음 100년의 시작을 알리는 차가 바로 DB11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퍼 스포츠카에 가까운 스타일링DB9의 후속 모델이 DB11인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 DB10은 양산 모델이 아니다. 영화 007 스펙터를 위해단 10대만 만들어진 한정판 쇼카다. 하지만 이런 DB10도 DB11에게 영향을 미쳤다. 얄팍한 헤드램프와 과감하게 말아올린 리어 범퍼가 바로 DB10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다. 물론 분위기는 DB11이 훨씬 근사하다. 이전 DB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매끈하게 빠졌다. ​스타일링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다. 말로만 GT 스포츠카지, 실제로는 수퍼 스포츠카의 느낌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처럼 선을 남발하거나 면을 지나치게 비트는 흔한 방법은 최대한 자제했다. 그저 완벽한 프로포션에 집중한 후, 애스턴마틴 고유 디자인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을 뿐이다. 애스턴마틴의 디자인 디렉터 마렉 리치먼(Marek Reichman)은 이렇게 말한다. “애스턴마틴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비례와 균형입니다. DB11을 보세요. 차체의 각 치수는 물론 모든 부품이 황금비를 따르고 있습니다.”​ 참고로 DB11은 길이(50mm)와 휠베이스(65mm), 그리고 트레드(앞75mm, 뒤 43mm)를 늘이는 동시에 앞 오버행(16mm)은 줄였다. 앞으로 애스턴마틴이 선보일 다른 모델들도 이처럼 앞쪽이 짧아지고 각 바퀴 사이의 간격이 더욱 넓어질 예정이다.​​​​ ​​ 마렉 리치먼이 프로포션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이를 백지에서부터 직접 설정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디자인 디렉터라고 하더라도 섀시 치수에 간섭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스턴마틴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일인 셈이다. 차체 앞쪽 양력을 낮춰주는 사이드 벤트(컬리큐)와 차체 뒤쪽 다운포스를 늘리는 가상스포일러(에어로블레이드) 역시 디자인 팀과 섀시 설계팀의 긴밀한 협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플랫폼은 완전 신형이다. 구형 VH보다 한층 더 단단하고 가볍다. 재질은 이전과 같은 알루미늄이지만, 프레스 성형과 본드 접합 방식으로 무게 39kg을 줄이고 비틀림 강성을 15% 높였다. 레이아웃은 DB9과 같다. 엔진을 앞 차축 위에, 변속기를 뒤 차축 위에 얹어 앞뒤무게배분을 51:49에 맞췄다. 로터스에서 애스턴마틴으로 옮겨와 화제를 모았던 26년차 섀시 엔지니어 매트베커(Matt Becker)는 프로젝트 도중에 합류했기 때문에 주로 리어 프레임 설계에 집중했다.​애스턴마틴이 DB11의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알루미늄 싱글 클램셸 후드다. “자동차산업 역사상 가장 큰 보닛이에요. 우리는 이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아 헤매야 했죠. 이 거대한 원피스 알루미늄을 한방에찍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아참, ‘S 커브’를 갖춘 애스턴마틴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플라스틱이 아닌 진짜 알루미늄입니다. 그리고 헤드램프에는 현재시장에서 가장 얇은 LED 띠를 넣었어요.” 차체 앞모습을 설명할 때 마렉 리치먼은 유독 신나보였다.​​​스마트한 에어로다이내믹이란 바로 이런 것. DB11은 휠 하우스 안쪽의 공기를 사이드 벤트로 빼내 리프트를 줄이고, C필러 안쪽으로 유도한 공기로 트렁크 리드를 눌러 다운포스를 늘린다 ​​​누가 뭐래도 영락없는 애스턴마틴도어를 여는 방식은 이전과 같다. 바 타입의 핸들 앞쪽을 눌러 뒤쪽을 빼낸 후, 약간 위쪽으로 잡아당기면 된다. 댐퍼가 도어를 떠받드는 까닭에 움직임이 아주 부드럽고, 웬만해서는 저절로 닫히지도 않는다. 실내는 한결 넉넉해졌다. 무릎공간의 경우 무려 87mm나 늘어났다. 휠베이스 확장과 프레스 성형 방식을 도입한 것이 그 비결. 하지만 뒷좌석은 여전히 비좁다. 도어 개구부를 넓히고 애스턴마틴 최초로 ISOFIX를 달았으나 이차를 타면서 베이비 시트를 들일 일이 얼마나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 등 메르세데스 벤츠의 각종 전자장비를 수혈받은 것은 아주 현명한 전략이다. 두 브랜드만큼 ‘보수’ 코드가 잘 맞는 경우도 흔치 않거니와, 어차피 애스턴마틴은 이런 전자장비로 가치를 매길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으로는 AMG의 신형 V8 엔진도 가져다 쓸 예정이다. AMG GT S의 엔진을 얹은 엔트리 DB11의 데뷔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벤츠의 장비들은 거들기만 할 뿐, 실제 실내 분위기는영락없는 애스턴마틴이다. 아우디 색채가 깃든 벤틀리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운전석 풍경은 DB9에 비해딱 20년 정도 젊어졌다. 수공예품 같았던 기계식 계기판을 12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밋밋했던 스티어링 휠도 사방을 살짝 눌러 입체감을 살린 레이서 타입으로 바뀌었다. 댐퍼압력 조정과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을 운전대로 옮겨붙인 건 매우 반갑지만, 시프트패들이 여전히 칼럼에붙어 있는 건 좀 아쉽다.​​​ ​​더 영리한 파워트레인과 유연한 섀시엔진은 신형 V12 5.2L 바이터보다. 이전보다 배기량은0.8L 적지만, 두 개의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와 수랭식인터쿨러 덕분에 출력이 83마력 더 높다. 특징은 자연흡기 엔진처럼 고회전 감각을 유지하며 터보 엔진의저회전 토크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 6,500rpm에서 최고출력 600마력을 내고 1,500rpm에서 최대토크 71.4kg·m를 내는 출력 중시 세팅에는 차세대 뱅퀴시에 대한 계산도 이미 다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DB11의 이 신형 V12 엔진은 애스턴마틴이 직접 개발했다.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지금 상황에서 실린더 수를 줄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V12 엔진은 이미 정통 스포츠나 럭셔리 브랜드만의 고유 영역으로자리잡았다. 이런 거대 엔진과 실용 엔진의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으니, V12 엔진은 조만간 한층 더 소중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연 생산량 4,000대에 불과한 애스턴마틴과 같은 브랜드들에게는 더더욱.​​ ​​하지만 애스턴마틴도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는없다. 때문에 스톱 스타트 시스템(공회전방지 장치)와 실린더 디액티베이션(기통휴지 시스템)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참고로DB11의 실린더 디액티베이션은 한쪽 뱅크를 잠재워 직렬 6기통 2.6L 싱글 터보 엔진으로 전환하는데, 촉매의 온도 하강을 막기 위해 20~30초마다 작동 뱅크를 반대쪽으로 바꾼다. 이 시스템은 기본 드라이브 모드(GT)에서만 활성화되며 어디에도 작동 여부를 알 수있는 표시는 없다. 1km당 CO₂ 배출량은 기존 329g에서 265g으로 줄었다(유럽 기준).​​​ ​​엔진 시동은 이전처럼 센터페시아의 버튼으로 건다. 하지만 키리스고 도입으로 인해 더 이상 리모트키를 통째로 밀어넣을 필요가 없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시동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엔진이 조용히 깨어나고 눌렀다가 바로 떼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깨어난다는 사실이다. V12 엔진은 아이들링에서 마저 기분 좋은 진동과 소리로 자신의 존재 당위성을 알린다. 심지어 V12엔진은 스타트 모터의 회전 소음마저도 사랑스럽다.​엔진 사운드는 아주 순수하다. 인테이크 파이프와 실내를 얇은 관으로 연결해 흡기음을 강조하거나(심포저), 머플러 안에 플랩을 달아 배기음의 볼륨을 조절하고는 있지만, 스피커나 전기모터를 이용한 인위적인 증폭은 철저하게 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건 터보 엔진의 사운드 특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저음이 조금 강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애스턴마틴 특유의 매끄러운 중고음이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엔진은 어느 영역에서든 힘차다. 저회전에서 지체 현상도 없고 고회전에서 지치는 일도 없다. 8단 변속기의 반응 역시 빠르다. 토크 컨버터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듀얼 클러치 못지않게 기어를 빠르게 바꿔 문다. 기어를 두 단계 내리면 회전수를 맞추느라 애매하게 시간을 끌지 않고 우선 기어부터 연결해 운전자의 의도를 충족시키려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0→시속 100km가속 시간은 4.6초에서 3.9초로 단축됐고 최고시속은295km에서 320km로 늘어났다.​애스턴마틴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자식 스티어링도완성도가 높다. 반응이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기어비가 DB9에 비해 30% 이상, 뱅퀴시와 밴티지에 비해 15%이상 짧기 때문에 굉장히 빠릿빠릿하다. 한계를 넘어설 땐 전자식 토크 벡터링이 궤적을 다듬는다. 실제로한계까지도 스릴 넘치는 스티어링 감각을 자랑하며 그를 넘어서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DB9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DB11은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로 거칠어지지 않는다. DB9이 코너에몰렸을 때 보여주던 러프한 피드백은 사실 GT라는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무게 이동 감각 또한 아주 솔직하다. 서스펜션이 어느정도의 롤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어의 접지가 조금 약한 편이다. 특히 리어 쪽이 그렇다.스릴 또는 고유 성격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세팅했는지, 시승차가 프로토 타입이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자세제어 장치의 개입도 약간 늦는 것을 보면 의도된 세팅일 가능성이 짙다.​​​​​DB11이 위대한 이유DB11의 진화는 입체적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 단단하고 가벼운 섀시, 영리하고 힘찬 파워트레인 등 완벽에 대한 집착으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DB11이 정말 위대한 이유는 경쟁자들을 의식해 이런저런 트렌드를수용하려 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색을 고집했다는데에 있다. 애스턴마틴은 이제 독일차나 다름없는 벤틀리나 볼륨 브랜드를 꿈꾸는 재규어와 달리, 영국식GT 스포츠카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을 자신 있게 던질수 있는 거의 유일한 브랜드다. 그들은 DB11을 통해 현재 GT 스포츠카가 가야 할 길을 아주 첨예하게 제시하고 있다.​​​* 글 류민 사진 애스턴마틴​​​Marek Reichman​애스턴마틴의 CCO(Chief Creative Officer)이자 디자인 디렉터인 마렉 리치먼(MarekReichman)을 만났다. 그가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쏟아낸 애스턴마틴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 우리는 앞으로 7년간 7개의 차를 선보일 겁니다.DB11이 그 시작이고 뱅퀴시, 밴티지, DBX, 라피드 E, 라곤다, 프로젝트 RB-AM 001 등이 그 뒤를 이을 예정이죠. DBX는 애스턴마틴 최초의SUV며, 라피드 EV는 테슬라 모델 S를 겨냥한전기 세단입니다. 라곤다는 라피드보다 큰 4도어 세단으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과 경쟁하죠.RB-AM001은 아직 프로젝트 단계에 있는 미드십 스포츠카입니다. 레드불 F1 팀에서 명성을 떨친 에이드리언 뉴이가 개발에 참가하고 있죠. 신차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하며, 이 과정들을 위해모두 끌어다 쓸 수도 있습니다.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페라리와 롤스로이스의중간 어느 부분인가에 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언제나 롤스로이스의 고급스러움과 페라리의스포츠성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더 이상 스포츠카에만 집중하지 않을 것입니다.DBX와 아곤다가 바로 그 증거죠. 아마 당신들은2020년 이후 애스턴마틴 예전 차들의 디자인을떠올리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우리는 전기 자동차에도 상당한 관심을기울이고 있습니다. 2018년 라피드 EV를 발표할 계획이에요. 왜 전기차를 만드냐고요? 우리는 V12 엔진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전기차가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 가솔린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겁니다.우리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따라서 현재가 애스턴마틴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라고생각해요. 당신들은 앞으로 9개월마다 지금껏설명한 차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보게 될 것입니다. 모든 차들의 변화 폭은 DB9과 DB11의 차이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LONG TERM DRIVE ( SOUL EV )- 4.. 2016-08-24
전기차로 문제없이 다녀온 고향 나들이    ​지난 2월에는 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핸디캡인 주행거리 제한 문제를 극복하고 가족 4명과 함께 서울-오산-평택-서울의 설날 나들이를 무사히 다녀왔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이하로 달리니 주행가능 거리가 무척 늘어났고, 귀경길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급속충전을 한 번 했다.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급속충전기가 충분히 보급되면 전기자동차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있었던 2월에는 유독 장거리 주행이 많았다. 필자는 시골집이 멀지 않아 차례와 성묘를 하루 동안에 다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순조로웠던 부분이 있다. 이번 설날의고향 나들이는 서울 집에서 오산 큰아버지 댁을 거쳐 평택 작은할머니 댁을 다녀오는 코스였다. 오산 큰아버지 댁은 대형 아파트 단지로 예전에는 지상주차장에 주차했지만 이번에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추운 겨울에는 지하주차장이 바깥보다 따뜻하기 때문에 배터리 전압을 조금이라도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충전과 관련해 지하주차장을 대강 둘러보니 마땅한 콘센트가 눈에 띄지 않았고, 무단으로 충전할 경우 설날 아침부터 소란할 것 같아 충전할 생각을 거두기로 했다.​오산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 다음 평택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충전하지 않고 이동했다. 겨울철에 차를 혼자 타고 다니면 춥기 때문에 히터를 이용한 난방이 필요하지만, 우리 가족 4명이 함께 타고 이동하는 이번에는 체온 때문에 별로 춥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타 무게가 늘어났음에도 난방을 덜 하게 되어 전기소비율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이하로 경제적인 운전을 하니 주행가능 거리가 무척 늘어났다. 편도 90km를 운행했을 때 42km를 더 운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평소 출퇴근에는 상대적으로 단거리(40km)를 빠르게 다니는 편이라 평균 전기소비율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평택 작은할머니 댁은 전형적인 농촌 가옥으로 지어진 지 40년이 넘었지만 휴대용 충전기를 연결해 충전하는 데에는 아무런문제가 없었다.​평택에서 다시 차례를 지내고 선산에 올라 성묘를 마친 뒤 서울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쏘울 EV의 순정 내비게이션 실시간 정보로 검색하니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추천해주었다. 화성휴게소에 들러 급속충전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 코스를 잡았다. 휴대용 충전기로 완전히 충전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급속충전 한 번은 필수적인 상황. 하지만 지난 번 외삼촌댁 방문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급속충전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일 수 있었다. 평택에서 완속충전을 하지않았더라도 횟수에서 차이는 없다.​화성휴게소 상행선에서 급속충전을 하는 동안 휴게소명물인 회오리 감자를 사먹었는데, 명절 대목을 맞아 대기자가 많아 무려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노력에도 불구하고 덜 튀겨져서 바삭하지 않은 회오리 감자는 평소와 달리 맛이 별로였다. 회오리 감자를 기다리는 동안 급속충전을 마칠 수 있었고, 급속충전기가 주유소 옆에 설치된 까닭에 근처를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그 중 주유소 관계자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전기자동차 확산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러 충전 중인 필자의 차에 다가온 것을 보면 아직 급속충전하는 전기자동차가 그리 많지않은 모양이다.​이렇게 명절 이동에 대해 장황하게 글을 쓴 이유는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핸디캡인 주행거리 제한 문제를 극복하고 무사히 귀성·귀경을 마쳤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로 인해 배터리 전압이 저하되는 특성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대폭 줄어든다. 영호남 등 수도권에서 먼 고향으로 오가야 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 때문에 전기자동차 선택을 주저할 수 있다. 실제 쏘울 EV로 체험한 결과 겨울철(12월~3월)에는 80~90km마다 급속충전이 필요하고 여름철(4월~11월)에는 130~140km마다 급속충전을 해야한다. 급속충전은 배터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배터리 용량의 83%까지만 충전하며, 배터리의 15%는 남겨두고 재충전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주는 완전방전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급속충전기가 충분히보급되면 쏘울 EV를 비롯해 현재 출시된 전기자동차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 급속충전기 위치및 상태 조회는 충전인프라 정보 시스템(evcis.or.kr)에서 가능하고, 회원카드를 발급받아 급속충전에 사용하면 된다. 혹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이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고향이나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한번은 대전에 내려갈 일이 있어 안성휴게소-홈플러스 대전탐방점-안성휴게소를 거쳐 서울-대전 왕복을 겨울철에 성공했다. 이를 미뤄 짐작하면 2015년 2월 현재 수도권과 대전권역까지는 전기자동차로 사계절 모두 이동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쏘울EV로 실험한 결과이다.​YTN 방송에 출연한 롱텀 쏘울 EV설날 직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YTN 사이언스TV(science.ytn.co.kr)의 ‘IT 이슈 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기자동차 전문가로 출연해 달라는연락이었다. 몇 차례 TV 출연 경험도 있고 해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는데, 방송작가가 쏘울 EV도 촬영하길 원했다. 이 또한 흔쾌히 응했다. 녹화 날 아침 세차장에 들러 눈비로 더러워진 쏘울 EV를 말끔히 세차하고 상암동 YTN 방송국으로 향했다. 방송출연을 위해 얼굴과 머리에 메이크업을 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필자의 역할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여러 궁금증과 실질적인 구매혜택 등에 대한 정보를전달하는 것이었다. <자동차생활>의 장기시승기를통해 지면으로 게재되고 있는 쏘울 EV가 방송화면을 통해 전파를 타는 것이 재미있었다.​​​​방송 녹화에 앞서 MC 허준이 직접 SM3 Z.E.를 타고 시험주행을 하기도 했고, 방송 원고를 조율하는과정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방송 제작진의 오해가 풀리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특징이 올바르게나갈 수 있었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에서 탁월한 것은 물론이고 주행성능마저 만족스러운 전기자동차는 실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전기자동차의 문제점은 가격과 주행가능 거리의 한계로 모아졌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은 보조금을 통해 해결되고, 주행거리 한계 문제는 필자의 Geo-Line과같은 기업과 정부의 노력을 통해 해결되어 가고 있으니 이제 전기자동차 선택을 망설일 이유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자유롭게 다시보기가 가능하니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제5회: 소리 없이 강하다, 전기자동차’편을 시청하기 바란다.​이달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했는데 프로그램 후반부에 ‘컬러가 나를 바꾼다, 컬러의 과학’ 섹션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 권상림 대표가 오니아 제품(www.oina8.com)과 함께 출연해색상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컬러테라피 조명을 선보였다. 이런 우연도 쉽지 않을 텐데 참으로 놀랍다. 한 프로그램에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몸담고 있는 두 명의 대표가 각기 다른 주제로 함께 나왔으니말이다.​​​​ ​​ * 글 조성규
LONG TERM DRIVE ( SOUL EV )- 3.. 2016-08-24
​​ ​​충전 구역을 차지한 일반 차의 비매너​​필자가 근무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는 기아 쏘울 EV가 두 대 있다. 우연찮게 알게 된 두 사람이 2014 안산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에 응모해 모두 당첨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먼 거리의 친척집을 다녀왔는데, 친척집 근처의 마트에서 급속충전을 해결했다. 처음 들렀을 때는 충전 구역에 차가 없었는데 두 번째 들렀을 때는 일반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어 힘들게 충전해야 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는 기아 쏘울 EV가 두 대 있다. 이들 쌍둥이가 탄생한 배경은 이렇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면 약 100개 이상의 창업기업 대표와 함께 많은 것을 배우고 사업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필자가 전기자동차 충전사업을 한다는 것이 대표들 사이에 회자되었고, 사진 속의 한아름 대표도알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녀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고 특히 전기자동차 구매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자동차가 알고 싶어 자동차 공학개론책을 서점에서 구입해 독파했을 정도라고 하니 혀를내두를 따름이다. 혹시 그가 공대 출신이거나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도 있을 듯해소개하자면, 한 대표는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아리랑TV에서 리포터 활동을 하는 등 자동차와는 전혀 무관한 경력을 갖고 있다.​전기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많은 그에게 필자의 책<2025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선물했고, 이를 계기로한 대표는 오히려 필자에게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이런 저런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다. 당연히 2014 안산시전기자동차 보급사업에 대한 정보도 교류해, 결과적으로 필자와 함께 한 대표도 쏘울 EV를 구입하게 되었다. 한아름 대표처럼 주변사람에게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면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것 같다.특히 한 대표가 사업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그런 생각이 든다.​한아름 대표는 자기 회사의 제품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전문 모델 부럽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제품은 패션 마스크로 하얀색 일색의 기존 마스크를 대신해 패션을 가미한 제품이다. 봄철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에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패션을 고려한 제품이어서 위생용품이 아닌 패션 소품으로서 가치가 있다 ​마트 충전기 위치는 어디가 좋을까?전기자동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필수적으로 급속충전을 해야 한다. 특히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더 자주 급속충전을 해야 한다. 얼마 전 집에서 80여km 떨어진 외삼촌댁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겨울철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120km로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두 번의 급속충전을 하기로 마음먹고 집에서 출발했다. 겨울이 지나면 급속충전은 한 번으로 족하다(제원상 1회 충전시 주행가능 거리는 148km). 집에서 62km떨어진 용인시 기흥구 이마트 보라점에 들러 급속 충전을 했다. 급속충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무료하게 기다릴 수 없어 잠시 쇼핑을 했다. 대충 둘러보기만 했는데도 40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이마트 보라점에석 급속충전중인 쏘울 EV. 오전에는 전용 주차공간에서 충전할수 있었으나 오후에는 일반 차가 주차해놓은 바람에 어렵게 충전해야 했다​​외삼촌댁에 도착해서 친척들과 즐거운 오찬을 하고그 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 막내이모부께서 영하 50도의 추위와 싸우며 사할린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눈물 때문에 안구 속에 살얼음이 얼었던 경험과 모두 기저귀를 차고 일했다는것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가득했다. 그리고 친척들을 모시고 전기자동차 시승을 했는데 모두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다.​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올라오려는데 시골인심과 외삼촌, 외숙모의 인심이 폭발, 여러 가지 먹거리와 직접 농사지은 쌀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쏘울 EV는 트렁크 공간이 작아서 쌀은 뒷좌석에 실을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타던 현대 라비타였다면굳이 뒷좌석에 쌀을 싣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오전에 충전을 할 때에는 전용 주차구역에 정확하게주차하고 충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트를 찾는 저녁시간에 방문했을 때는 일반 차량이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쉐보레 스파크가 주차되어 있어 혹시 스파크 EV인지 확인해 보았으나, 사진처럼 머플러가 있는 일반 가솔린 모델이었다. 때문에 필자는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차를 세우고 케이블을 끌어와 급속충전을 해야 했다.​​이마트 보라점은 비교적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일반 자동차도 주차하고 싶어 할 만 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차량 주차금지가 잘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아직 전기자동차보급이 미미하기 때문에 충전하는 전기자동차를 보는 것 자체가 무척 드물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주차한것일까? 조금 외진 곳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경우에는 충전기를 찾느라 힘든 반면 그 위치에 다른 자동차가 주차돼 있지는 않다. 두 가지 모두 완전한 해답은 아니다. 좋은 위치에 두고 전기자동차를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구석진 곳에서 두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전기차 충전구역에 일반차를 주차하는 것은 매너가 없는 행동임은 분명하다.​급속충전기는 주로 대형마트 주차장에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더러는 공영주차장에도 설치되어 있다. 필자는 서울 마포 공영주차장에서 급속충전을 한 적이있었는데, 20여 분을 충전하고 주차장을 나오면서 지출한 비용은 단 700원. 일반 차량이라면 30분 주차에1,500원을 내야 하지만, 쏘울 EV 등 모든 전기자동차는 저공해자동차로 공영주차장 50% 할인이 적용된다. 물론 저공해자동차 스티커를 부착하고 이를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는 남산터널 혼잡통행료도 면제된다. 이렇게 많은 혜택을 주는 이유는 시내에서 전기자동차를 타는 것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환경보호에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중심가에서는 공해와 교통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만 시내 출입을허용하기도 한다. ​​​서울 마포 공영주차장에서 급속충전 중인 모습​글 조성규  
LONG TERM DRIVE ( SOUL EV )- 2.. 2016-08-23
전기차에 대해 쏟아지는 질문들​​​​전기차가 흔치 않다보니 지인들의 쏘울 EV에 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를 정도다. 소리 없이 달리는 것에 모두들 신기해했고정숙하면서도 경쾌하게 가속되는 성능에 또 한번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존의 박스카 이미지와 전용 드레스업 파츠, 흰색보디와 하늘색 지붕의 투톤 컬러가 조화된 민트 아이스크림 같은 외모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호감도도 높았다.​​이달에는 50여 일 동안 전기자동차를 타면서 겪었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얘기하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새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신나고 설레는 일이다. 아직 시장에 많이 팔리지 않은 신차를 구입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도 흥분되는 일이지만, 특히 전기차는 국내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이기에 지인들의 쏘울 EV에 대한 관심은 정말이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이런 관심은 쏘울 EV를 택시 드라이빙 머신으로 만들었다. 필자의 쏘울 EV를 탄 이들은 짧은 주행 동안에도 예외 없이 전기자동차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강한 인상을 받은 듯했다. 우선 시동버튼을 누르고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것에 대부분 놀랬다. 가만히 서 있을 때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지 않으면 전혀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그 이후 달릴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급가속을 할 때에는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존 준중형급 차들과 달리 호탕하게 속도를 올리는 모습, 그리고 그런 가속이 이뤄지는 순간에도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않고 묵묵하고 편안하게 가속이 되는 느낌! 바로 이 순간이 동승자들을 가장 감동하게 만들었다. 필자의 회사가 자리한청년창업사관학교에 함께 입주해 있는 20대 여성 CEO김예솔 대표는 이를 (기분 좋은) ‘가속감’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이는 마치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의느낌과 비슷하다고 했고, 조용히 미동도 하지 않고 출발한다는 점에서 KTX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듯 쏘울 EV는 친환경적인 전기차이기도 하지만 KTX의 고요한 출발과 비행기 이륙 장면을 연상케 하는 가속감을 모두 가진 야누스적인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여성들의 디자인 선호도 또한 매우 높았는데, 이는 쏘울이 가진 박스카 이미지와 EV 전용 드레스업 파츠, 흰색 보디와 하늘색 지붕의 투톤 컬러가조화를 이뤄 마치 민트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모 때문이 아닐까 싶다.​지난 호에서도 밝힌 것처럼 수도권 제1호 민간보급 전기차를 받아 많은 이들에게 전기자동차의 경험을 전달하는 전도사가 되어 무척 기쁘다. 아직도 전기차는 고속도로나 올림픽대로를 달릴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허다할 정도로 전기자동차의 성능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적어도 필자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나마 짧은 시승을 통해 이를 일소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주행가능 거리와 충전비용택시 드라이빙의 끝은 대개 지인들의 구매욕구 촉발로이어졌다. 쏘울 EV를 시승한 많은 이들이 성능, 소음,진동, 디자인 등에 만족해 구매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실제 자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이 가능한지에대한 의문이 컸다. 주행거리 질문에 대한 답은 단답형으로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일종의 조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자동차는 한 번 주유로 보통 500km를 달릴 수 있는 반면 쏘울 EV는 여름철에는 180km, 겨울철에는 120km를 달릴 수 있다고 알려주니 주행거리가 짧다는 말들이 많았다. 이에 필자가 ‘당신의 하루 주행거리는 얼마나 되는가’를 물어보면 대부분 100km 미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 하루 동안 주행하고 퇴근 후집에서 충전하는 것으로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스마트폰처럼 직장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이용해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 고속도로 휴게소 급속충전소에서 20분 정도 휴식을 하는 동안 충전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랬더니 전기자동차 사용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에 동감하는 눈치였다.​주행거리 다음으로는 충전비용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요즘같이 유가가 폭락하는 경우엔 전기차의 경제성이상대적으로 반감되지만, 그래도 그 절대적인 금액을알게 되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을 제외하고 전기요금은 보통 1kWh에 평균 10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kWh에 5~8km를 달릴 수있으니 2kWh를 휘발유나 경유 1L의 가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비교하면 전기자동차 200원에휘발유 1,500원대, 경유 1,300원대이니 연료비 비교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전기차의 괜찮은 동력성능과 그리 어렵지 않은 사용방법, 그리고 경제성까지 확인하고 나니 당장에라도전기차를 살 기세로 덤비는 이들 또한 많았는데, 차값을 얘기하면 갑자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필자가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을 얘기하면 다시 화색이 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또 다시 전기차 구입 보조금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이에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도 필자 주변의 지인들과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2015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일단 개요를 먼저 말하면 2014년도에는 10개 시도에서 약 1,000대의 전기자동차 보급을 진행했고, 올해에는 23개 시도에서 3,0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 보급 수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전기차에대한 인식 또한 개선되고 있어 차츰 경쟁이 치열해질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구매 및 구입 보조금 수령 요령​1. 구입을 위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져라 일반 자동차의 구입과 달리 전기차를 구입하고 보조금을 받으려면 여러 달을 기다려야 한다. 필자의 경우서울, 제주 등과 달리 경기도 안산시에서 상대적으로빠르게 전기차 구입이 진행됐지만, 9월 30일 공고 발표 후 실제 차량 인수까지 45일 정도가 걸렸다. 다른 시도에서는 3개월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을 수령하며 전기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2. 거주지 시도에 ‘지금’ 문의하라전기자동차를 구입 보조금을 수령해 사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에는 전기차 민간보급이 23개 시도로 확장되는데 자신의 거주지(법인의 경우 사업장 소재지)가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지급하는지역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전기자동차 보급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있기 때문. 문의할 곳은 구청이나 주민센터, 시청, 군청, 도청 등이다. 해당 관공서 홈페이지의 조직도에서 친환경교통과, 환경정책과 등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전기자동차 보급계획이 있는지 문의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3. 전년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모집공고를 사전에검토하라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모집공고를 사전에 검토하면어떤 서류와 준비가 필요한지 바로 알 수 있다. 해가바뀌더라도 구비요건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고서류 형식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미리 서류를 작성해 준비해 두면 좋다.​4. 완속충전기 설치장소를 확보하라필자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에는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 설치가 필수적이다. 완속충전기 설치 장소로 인정받으려면 합법적인 주차장에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 설치 장소 검토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이경우 대기 순번을 받은 이에게 전기차 구입 기회가넘어간다). 하지만 합법적인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으로 설득이 가능한 경우에는 탈락되지 않을 수 있으니 일단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응모에 도전해보자.​5. 완속충전기 설치 동의를 구하라완속충전기 설치장소가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면 건물주의 설치 동의가 꼭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에 대해 건물주가 거부할 수없도록 법률이 개정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 쉽게 말해 개인인 경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해야 하고 법인은 임대사업장에 설치해야 하는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어느 한 가구의소유가 아닌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즉 입주민 전체가 건물주가 되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 등의 설치 동의가 꼭 필요하다. 아직 많은 이들이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므로 설치 동의를 구하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 따라서 갑자기이야기를 꺼내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으므로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갖고 설치 동의를 이끌어내는것이 효과적이다. ​사실 4~5번 항목인 완속충전기 설치 문제는 개인의의지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필자가몸담고 있는 회사(Geo-Line)에서는 기존 전원 콘센트를 사용하면서 완속충전기 설치에 대한 어려움을없앨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솔루션은 2016년에나 보급사업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올해에는 완속충전기 설치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총 주행거리 3,911km  이달 주행거리 2,375km 평균 전기소비율 5.4km/kWh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해치백, 5명 길이×너비×높이 4140×1800×1600mm 휠베이스 2570mm 트레드  앞/뒤1576/1585mm 무게 1508kg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05/60 R16 엔진형식 전기모터 구동계 배치 앞 모터 앞바퀴굴림 모터 최고출력 81.4kW(약 111마력)  모터 최대토크 285Nm(약 29.0kg·m) 배터리 종류/위치리튬이온 폴리머/바닥  배터리 전압/용량/에너지 360V/75Ah/27kWh 완속 충전시간 4시간 20분(6.6kW 충전기100% 충전) 급속 충전시간 24분(100kW 충전기 83% 충전) 33분(50kW 충전기 83% 충전) 충전 포트 위치 앞 그릴 1회 충전 주행거리 148km 에너지소비효율 5.0km/kWh(도심 5.6, 고속 4.4) 값 4,250만원(세제혜택 후) * 글 조성규 ​
LONG TERM DRIVE ( SOUL EV )- 1.. 2016-08-23
수도권 최초의 민간보급 전기차를 받다​​​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연구하며 관련 회사까지 창업한 필자는 운 좋게도 수도권에서 처음으로민간보급 전기차를 손에 넣었다. 차종은 일전에 제주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시승 후 낙점했던기아 쏘울 EV. 앞으로 이어질 본 연재 코너에서 전기자동차를 직접 운행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자기 스스로를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색하고 불편한 구석이 있다. 필자 역시 을미년 신년호부터연재를 맡게 되어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다. <자동차생활>과의 인연은 실로 오래되었다. <자동차생활>이 2015년이면 창간 31주년을 맞는데, 필자는 1989년부터 26년 동안 <자동차생활>과 <카비전> 등 자동차 전문지를 섭렵하며 살아왔다. 자동차人이 되기 위해 관련 학과에 진학해 공부하고 한국GM과 르노삼성을 거쳤다. 이후 전기자동차 인프라 네트워크 연구소를 설립하고 ㈜Geo-Line을 창업하는 등 26년 동안 자동차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자동차생활>에는 2013년 8, 9월호에 전기자동차 관련 글을 기고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당시기고한 글은 다름 아닌 필자가 저술하고 있는 책의 일부분이었다.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책 출간이 이뤄지기 전에 기고한 후 <자동차생활> 8월호를 받아보니 개인적으로 수집한 사진보다 훌륭한 사진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래서 편집부에 부탁해 사진 사용허가를 받아 이 사진들을 필자의 책에도 실었다. 혹시라도 독자들 중에서자동차 관련 서적을 출간할 일이 있으면 <자동차생활>에문의해볼 것을 권한다.​이런 도움으로 나온 필자의 책은 1쇄가 완판되어 2쇄를제작하게 되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중 대학 진학을앞둔 고3 수험생들의 일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책을읽은 학생들이 연구소 홈페이지에 진로선택에 대한 고민을 남겨 필자가 성심껏 조언해주었는데, 소신대로 한 선택에서 다들 합격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업계 종사자로서영광스러움과 함께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전기차 엑스포에서 쏘울 EV 낙점필자는 기아 쏘울 전기자동차를 수도권에서 누구보다 빨리,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14년 수도권에서 민간보급을 시작한 전기자동차를 가장 먼저 손에 넣을 수 있었다.Geo-Line은 경기도 안산에 자리한 중소기업이다. 서울에 집을 두고 안산까지 내려와 창업한 이유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발되어 창업자금 지원과 업무공간을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멘토링을 받아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전기자동차는 220V 전원 센트로 충전할 수 있다​​Geo-Line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를 개발하고있다. 구체적으로 일반 콘센트와 이동통신전화망을 이용해 기존 건물에 별다른 투자 없이 전기자동차를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후 제품 및 서버를 개발하면서 제품을 검증해볼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필요했다. 한두 번의 시연만 필요하다면 전기자동차를렌트하거나 카쉐어링업체의 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계절의 변화와 온도, 습도, 일광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대한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의 구매가 필수적이었다.​그리하여 전기자동차를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고 차종은 일찌감치 기아 쏘울 EV로 정했다. 이유는2014년 3월에 있었던 제주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의시승 경험이 무척 좋았기 때문이다. 차종을 정하고 나니 언제 살 수 있고 얼마만큼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서울에서 열린 어느 전기자동차 세미나에서 환경부 담당자가 안산시에 문의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이후 안산시 담당자에게 연락을 한 결과 조만간 안산시에서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공고가 있을 것이라는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제품을 테스트할 전기자동차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우리 회사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다.​그런 일이 있은 후 웹브라우저의 초기화면을 안산시청공고화면으로 고정해둘 만큼 공고 게시를 기다렸는데드디어 공고가 떴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관련된 서류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안산시 소재 법인 자격으로 응모)인 우리 회사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토지대장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설치허가는 받았으나 서류 간소화를 요구받아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안산시청사이에서 행정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그러던 중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안산시 담당자와 전기자동차 보급 및 완속충전기 설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중 그가 환경부에 문의해서 완속충전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없는지 확인해보라고 일러주었다. 일찍이 이런 예외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환경부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완속충전기 미설치에 대한 각서를 작성하고 완속충전기 설치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물론 이러한 조건은 우리 회사가 충전기 개발업체로 오래 전부터 일해왔기 때문에가능한 일이었다.​9대 모집에 9대 응모제주와 서울에서는 많은 응모가 있어 추첨행사를 가지기도 했지만 안산에서는 희망자 모두 전기자동차보조금을 배정받는 행운을 얻었다.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 누구든지 자동차 구입을 결정했을 때에는 하루라도 빨리 인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보조금을 받아 구입하는 과정은 훨씬 더 복잡하기때문에 보급대상자로 확정되고 나서도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 관계자에게도 우리회사는 완속충전기 설치가 필요 없으니 하루라도 빨리 차를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11월 14일 기아 쏘울 EV를 받았다 (왼쪽이 필자)​​2014년 11월 14일. 드디어 쏘울 EV를 인수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충전기 제조사업을 하는 우리 회사가완속충전기 설치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 수월하다며 2014년 수도권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1호차를 인도해주었다. 다른 전기차는 이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늦게 차가 인도되었고 필자는 번호판 등록 및 보험 가입을 당일 마무리했기에 명백히 수도권 1호차라 할 수 있다. 차를 인수하는 장면을 기아자동차 안산지점 지하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이 사진이 이렇게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 사실 차량 인도일에만 관심이 있었지 수도권 1호차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미리 알았다면 밝은 야외나 지점에 전시된 쏘울 EV를 배경으로 더 멋진 사진을 준비했을 텐데 말이다. 더욱이 그날은 아주 맑고 온화한 가을날이었다.​앞으로 이어질 본 연재 코너에서 필자는 전기자동차를 직접 운행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더불어 전기자동차 구입 과정의 노하우와 전기자동차 업계 종사자로서 얻는 중요하고 새로운 정보들도 공유할 계획이다. ​​​​​​​                         ​​​​* 글 조성규​ 
사촌 동생의 탄생을 축하하며 (롱텀 시승기) 2016-08-22
 ​ 전기자동차를 장려하는 한 사람으로서 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쏘울 EV는 공간효율성이 높은 박스카라 이를 선호하는 필자는 매우 만족하지만 박스카는 아무래도틈새시장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매끈한 5도어 해치백 스타일에 쏘울 EV보다 가볍고효율도 크게 개선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등장은 무척이나 반갑다.​  ​​지인의 도움으로 제주도청 전기자동차 담당 공무원 몇 분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수도권에장마 비구름이 걸려 있던 날 서울을 출발했는데, 제주도에 도착하니 하늘이 마치 지난호에 소개한 히말라야의 그것과 같을 정도로 청명했다.​​​​​​제주도는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절반 가량이 보급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면 도로에서 전기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제주도청 주차장에는 급속 및 완속을 포함해 총 6대의 충전기가 있지만, 전기자동차의 수는 이미 이를 넘어섰다.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땐 완속 충전 중인 쏘울EV 두 대와 일반 주차장에 서 있는 쏘울 EV 두 대까지 모두 네 대가 있었고, 르노삼성 SM3 Z.E. 등다른 메이커의 전기자동차도 많았다. 육지에서는 이렇게나 많은 쏘울 EV를 동시에 본 적이 없다. 제주도를 찾은 시기가 절묘하게도 현대 아이오닉일렉트릭이 출시된 직후라 혹시 이 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가졌는데, 너무나도 쉽게 이 차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제주도청 주차장에서였는데, 흰색과 오렌지색 두 대나 볼 수 있었다. 과연 제주도청 주차장은 전기자동차의 종합전시장이라 부를 만했다. ​​​​​​​장족의 발전 이룬 아이오닉 일렉트릭잠시 족보 이야기를 꺼내자면, 이번에 나온 현대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내놓은 네 번째 전기자동차다. 기아 쏘울 EV 입장에서 보면 큰아버지댁 막내아들이 태어난 것이니 사촌 동생이 태어난 셈.​​​​​현대·기아차 그룹의 첫 전기자동차는 2010년 선보인 현대 블루온으로,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소량을 일부 관공서에만 공급했다가, 2011년 말 동일한 모터와 배터리를 기아 레이에 장착해 일반 판매를시작했다. 이후 필자가 타는 쏘울 EV가 개발되어2014년 판매에 들어갔다. 한동안 현대차 브랜드로는 전기자동차가 없었던 셈인데, 이번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나오면서 현대 브랜드도 전기차를 보유하게 되었다.​전기자동차를 많이 타도록 장려하는 사람으로서전기차 모델과 제조사가 늘어나는 것은 열렬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여러 번 말했듯이 주변에서 쏘울 EV의 성능에 대해서는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해주었지만, 중대형차나 SUV등 다양한 전기차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꼬집었다.​쏘울 EV는 CUV 가운데에서도 박스카라는 형태를가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쟁자가 많지 않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필자 역시 박스카가갖는 공간효율성에 반해 쏘울 EV를 선택했던 것이사실이다. 그러나 박스카는 아무래도 틈새시장을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반면 현대 아이오닉은 5도어 해치백 스타일이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하고 유리창이 두 개로 구분된 게 특이하지만 보디 형태가 낯설지 않은 소형 해치백이라 훨씬 대중을 파고들기에 유리하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뒤 유리창의 경사가 완만한 덕에 리어 와이퍼를 달지 않아도 되어 보디 스타일이 더욱 매끈하다. 참고로 필자의 쏘울 EV는 뒤 유리창이 수직에 가깝게 세워져있어 공기흐름에 불리하고 빗길 주행시에는 빗방울이 쉽게 유리창에 달라붙는다. 또한 흙먼지 길에서도 먼지가 해치게이트에 많이 달라붙는데,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그런 면에서 뒤창은 물론 해치게이트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을 것 같다.​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모터 효율이 개선되고 무게도 쏘울 EV보다 가볍다. 덕분에 상당히 뛰어난 효율을 보여준다. 2인승 마이크로 전기차 등 일부를제외하고는 양산 전기차로는 최고 수준의 전기소비효율을 보여준다. 이 부분도 상당히 고무적인데,필자는 과거 롱텀 시승기에서 이미 배터리와 모터는 효율 개선 폭이 얼마 남지 않아 발전의 여지가많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이 말을 한 것을 머쓱하게 만든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하이브리드 모델, 즉 엔진이있는 모델과 겸용 설계를 했다. 이는 쏘울 EV도 마찬가지다. 앞바퀴굴림 구동방식이기에 모터와 감속기가 차지하는 공간은 매우 적지만, 모터와 인버터 등 무거운 부품을 앞바퀴 축 부근에 배치해야 한다. 때문에 배터리를 바닥에 깐 전기차라 하더라도 엔진을 얹는 일반적인 차량처럼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임에도 흔히 말하는 엔진룸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아이오닉의 트렁크는 쏘울과 비교도 안 될만큼 깊긴 하지만 키가 큰 쏘울과 달리 높은 짐을싣기에는 어렵다. 특히 트렁크 좌우 공간이 생각보다 좁은데, 이는 콤팩트한 해치백 형태라 휠하우스가 트렁크공간을 상당 부분 침범한 때문으로보인다.​​​ ​​쏘울 롱텀 시승기는 이번 스무 번째를 끝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렇게 오랜 기간 롱텀 시승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전기자동차가 낯설고보급이 많이 안 된 탓에 독자들께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쏘울 EV보다 참신한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고객의 욕구와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전기차가 판매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동안 쏘울 EV 롱텀, 그리고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져준 많은 독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사진 조성규​
MERCEDES-BENZ SLC 2016-08-17
  ​ ​​이름과 외모는 변했지만 성격은 그대로SLC 시승은 이튿날 오전에 시작됐다. 예상했던 대로 이번 시승회는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물론 벤츠의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 더 집착했을 뿐이다. 사실상 벤츠가 처음 선보이는 것과 다름없는 모델이니 그럴 수밖에. 게다가 ‘S클래스’라는 이름의 무게도 있지 않은가.​SLC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메르세데스 벤츠가 설마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랬을까? 장사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 벤츠는 SLC를 믿고 있었을 것이다. SLC는 1996년 데뷔 이후 67만 대이상 팔려나간 인기 모델. 이미 하드톱 컨버터블라는 새시장을 개척하며 벤츠의 경량 로드스터로서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상태다. 즉, 굳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없을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그만큼 SLC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SLC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SLC는 지난 2012년 데뷔한 3세대 SLK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 이름은 벤츠의 새 모델명 체계를따른 결과다. GLK가 GLC로 거듭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름과 생김새는 변했지만 성격은 그대로다. 벤츠오픈톱 모델 기준에서는 여전히 작고, 가볍고, 스포티하다.​​​​인상은 크게 달라졌다. 앞뒤 램프와 범퍼, 그리고 그릴정도를 손본 변화인데 이전보다 한결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이제야 제 모습을 찾은 느낌이랄까. 사실 이전에는 2세대 SLK로부터 물려받은 유선형 루프와 남성미를 지나치게 강조한 보디가 조화롭지 못했다. 또한 이번 부분변경으로 최근 데뷔한 나머지 형제들과의 이질감도없어졌다. 벤츠의 신형 쿠페/컨버터블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그릴도 썩 잘 어울린다.​실내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한층 더 입체적인 보텀 플랫 스티어링 휠과 짧은 전자식 변속레버, 그리고 신형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커맨드) 등이 눈에 띄는 변화의 전부다. 견고한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제트 엔진 모양의 송풍구 등 벤츠의 최신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미리도입된 상태였으니 크게 손볼 곳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세한 변화들은 적지 않다. 루프가 열리지 않아트렁크를 들여다볼 일을 줄여주는 세미 오토매틱 부트세퍼레이터(트렁크에 짐이 없으면 파티션을 스스로 내린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나 신형 SL과는 달리 올릴 때는 수동)의 도입이 대표적이다. 또한 루프를 열거나 닫는 도중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변화다. 글라스 루프의 명암을 조절하는 매직 스카이 컨트롤이나 동급 최대 크기의 트렁크(225~335L) 등기존 SLK의 매력들은 그대로다.​스포츠카가 아닌, 바람을 가르는 로드스터현재 SLC에는 다섯 가지 엔진이 준비된다. 국내에는 2.0L가솔린 터보의 저출력 버전인 200과 고출력 버전인 300, 그리고 V6 3.0L 바이터보의 43(AMG)이 수입될 가능성이크다. 기자가 이번 시승회에서 경험한 모델은 SLK55 AMG를 대체하는 메르세데스-AMG SLC43. 실린더 두 개와 배기량 2,465cc를 줄여 연비를 약 10% 개선했음에도 이전과비슷한 성능을 내는, 제대로 된 다운사이징 모델이다.​최고 367마력, 53.1kg·m의 힘을 내는 V6 3.0L 바이터보 엔진은 E400, CLS400 등에 실리던 M276의 스포츠버전이다. 500의 V8 자연흡기가 400의 V6 바이터보로 대체되고, 다시 고출력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중형 이하 모델에서 400 엔진은 조금 더 스포티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대로 두기엔 워낙 포텐셜이 높은데다, 모델 성격에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C클래스나 SLC 같은 콤팩트 모델에서 더욱그랬다. 사실 SLK55 AMG도 이와 같은 이유로 63용 V85.5L 바이터보 엔진(M157)의 변종 자연흡기 디튠 버전인 M152 엔진을 얹었었다.​한편, ‘AMG 43’은 BMW M퍼포먼스나 아우디 S와 같은스포츠 모델이다. SLC43과 같은 엔진의 C450 AMG도곧 C43으로 바뀔 예정이다. 엔진 조립은 벤츠가 하지만검수는 AMG가 담당한다. 이는 메르세데스-AMG의 라인업이 더 화려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AMG는 4기통부터 12기통까지 모든 엔진 라인업을 커버한다.​​​​SLC43의 가속 감각은 굉장히 경쾌하다. SLK55 AMG에대한 기억이 단숨에 사라질 정도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7초로 0.1초 줄긴 했지만, 최대토크를 더 빨리 쏟아내기 때문에 운전이 훨씬 더 즐겁다. SLC처럼 빠른 리스폰스가 생명인 모델에게는 아주 중요한 변화다. 물론이런 느낌에는 항상 적정 회전수를 유지하는 9단 변속기도 한몫하고 있다. 덕분에 터보랙을 느낄 겨를이 없다.​만약 사운드가 C450 AMG 수준이었다면 기자는 SLK55AMG를 잊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SLK55 AMG의 웅장한 배기음은 그것만으로도 나름의 세계를 구축할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V8 자연흡기 엔진에 비교할수야 있겠냐만, SLC43의 사운드도 결코 실망할 수준은아니다. 특히 고막을 때리는 고음은 더욱 강해졌다. 분명한 건 M2, M3/M4 등에 얹히는 동급 BMW 엔진과는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포티하다는 사실이다.​그런데 SLC43의 백미는 엔진 반응이나 사운드가 아니다. 바로 핸들링이다. 이전보다 한층 더 빠릿빠릿해진 것은물론, 코너에서의 한계도 더 높아졌다. 아는 사람들은 안다. 프론트에서 약 110kg을 덜어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SLK55 AMG가 고속도로와 오르막 코너에서만 재미있는 차였다면, SLC43은 어디서든 재미있는 차다.​그러나 주행안정장치(ESP)의 세팅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서스펜션과 변속기의 일부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토록 생생한 엔진과 섀시를 두고 대체 왜 그랬을까? 아마 이것이 벤츠가 정의하는 SLC의 성격일 것이다. 즉, SLC는 이를 악물고 달리기보단 바람을 즐기는 차라는 이야기다. 벤츠가 생각하는 경량 로드스터는 스포츠카 자리를 무리하게 넘보는 경쟁자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이성과 감성의 조화벤츠 고객과 다른 브랜드 고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시승을 마친 후 홍보 담당자에게 물었다. “벤츠 고객의 특성이요? 아주 뚜렷합니다. 그들은 완벽주의자에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벤츠는 ‘최고가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있다. 벤츠가 고객을 길들였는지, 고객이 벤츠를 길들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벤츠와 벤츠 고객 모두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확실하다.​메르세데스 벤츠는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SLC를 통해서도 이런 철학을 확고하게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그 완벽의 의미가 우리의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이성을 만족시키는 대형 컨버터블과 감성을 자극하는 경량 로드스터. 그들은 시장의 기존 기준과는 상반된 접근을 통해 이성과 감성의 완벽한 균형을 꿈꾸고 있다. 허황된 디자인이나 소재가 진정한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이와, 한계를 넘어서는 성능이 제대로 된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관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들은 이번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것이 분명하니까.​​​ ​​​*글 류민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S-CLASS CABRIOLE.. 2016-08-16
​​이성과 감성의 완벽한 조화​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SLC. 이 두 차를 타러 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메르세데스 벤츠만큼 자신에 찬 브랜드가 또 있을까. 또 누가 신형 오픈 톱 두 대를 묶어서 시승회를 열 수있을까. 어떤 브랜드에게는 하나도 소중할 오픈 톱모델을 메르세데스 벤츠는 무려 5종이나 만들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GT 로드스터의 데뷔가 아직인데도 말이다.​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한 모델로 판매량을 늘린다. 높은 가격과 품질, 그리고 희소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벤츠 역시 새 모델을 쉬지 않고 쏟아내며 경쟁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벤츠가 누구보다도 많은 오픈 톱 모델을 소유하게 된 것도 바로이 때문이다.​사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자들의 도발에 끌려가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마치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는듯, 시장을 격렬하게 뒤흔들고 있다.​두 모델의 시승회는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에서열렸다. 코트다쥐르는 니스, 몬테카를로(모나코),칸, 생 트로페즈 등으로 이루어진 유럽의 전통적인 휴양지다. 눈부신 해안길과 매력적인 산길, 그리고 세계적인 유적지가 도처에 널려 있다. 우아한 S클래스 카브리올레와 활기찬 SLC를 하나로 엮기에 적합한 장소인 셈. 특히 유럽 귀족들이 사랑했었다는 생장캅페라(Saint-Jean Cap-Ferrat)의 한 유서깊은 호텔에서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배경을 장식했던 지중해의 석양과 그 순간 주위를 둘러쌌던 공기는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다.​​​​ ​45년 만에 복귀한 럭셔리 컨버터블일정은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시승으로 시작됐다. 아침 일찍 찾은 니스 공항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S클래스카브리올레가 부드러운 햇살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첫 만남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빈틈없는 비율. 언뜻 봐선 차급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균형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롤스로이스 던과 같은 경쟁자들처럼 차체를 크게 보이기 위한 억지가 없어서 좋았다. 커다란 크롬 패널이나 무의미하게 부풀린 펜더 같은 것 말이다. ​우리는 정신줄을 놓고선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또 만져봤다. 마치 아주 예쁜 핸드백이나 귀한 보석을 발견한 여자들처럼. 프리젠테이션이 곧 시작된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었다. S클래스, 그것도 오픈 버전을 처음으로 마주한것이니 오죽 신이 났을까. 물론 우리만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시승회는 대개 전세계 기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수일간 같은 일정을 반복한다. 다른 차수 기자들의 행동도 우리와 비슷했으리라. 벤츠 직원들이 가벼운 미소와 함께 우리를 바라보기만 할 뿐, 재촉하지 않았던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메르세데스 벤츠에게 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아주 특별하다. 벤츠를 상징하는 S클래스의 여섯 번째 식구이자, 45년 만에 선보이는 대형 오픈 톱 모델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복귀이지만, 이 장르에 대한 기술과 이해도는 충분하다. 그간 벤츠는 S클래스의 쿠페 버전을 만들며 초호화 컨버터블 시장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쿠페와 컨버터블의 관계는 아주 긴밀하다.​메르세데스 벤츠가 이 시장으로 돌아온 이유는 간단하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 동안 무시해도 될 법했던 이들이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으니 자존심 강한 벤츠가 가만히 보고 있을 리 없다. 벤츠가 CL의 이름을 S클래스 쿠페로 되돌린 것도, 마이바흐를 서브 브랜드로 정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임무는 제원표만 봐도 쉽게 알수 있다. 자체 크기가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과 롤스로이스 던 사이를 정확하게 파고들고 있다.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5,044mm, 2,945mm(63 4매틱 기준). 벤틀리보다는 각각 238mm, 199mm 길고 롤스로이스보다는 241mm, 167mm 짧다.​이런 경쟁 구도와는 별개로, 이들 셋 모두가 시장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틀림없다.길이 5m, 휠베이스 3m 안팎의 2도어 쿠페/컨버터블은 이미 멸종했어야 하는 공룡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런 초호화 컨버터블을 양산할 수있을 만큼 영향력을 지닌 브랜드는 많지 않다.물론 그 중 가장 독보적인 건 메르세데스 벤츠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대형 모델에 특화되어 있지만, 벤츠는 A클래스도 만든다.​믿을 수 없을 만큼 정숙한 소프트톱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S클래스 쿠페를 밑바탕 삼는다.하지만 부품 공유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전체의약 40%가 전용 부품이라는 것이 벤츠 측의 설명이다. 다소 의외인 부분은 옆면과 뒷면 디자인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어 펜더와 트렁크 리드 등을 다시 만들었음에도 말이다. 이에 대해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스닉(Robert Lesnik)은 이렇게 말한다. “형태를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카브리올레는 기능적인 부분도 만족시켜야 하거든요. S클래스 쿠페의 디자인은 원래 카브리올레까지 고려된 겁니다.” 즉, 처음부터 이 둘을 다르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하지만 둘의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이 거대한 컨버터블에 어울리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으나, 카브리올레가 훨씬 여성적이다. 톱의 재질과 형태가 다르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톱을 열면 그 차이는 한층더 커진다. 차체 옆면에 너울진 아름다운 선들을 뽐내며 아주 우아한 공간을 그대로 드러낸다. 호화 요트 같다는 진부한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톱은 시속 60km 이하라면 언제든 20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리모트 키의 버튼으로도 작동된다. 움직임은 물론 부드럽다. 스스로 톱 적재공간을 확보하는 오토매틱 부트 세퍼레이터도 눈여겨 볼 특징. 트렁크에짐이 없으면 알아서 파티션을 움직인 후, 톱을 접어 넣는다. 트렁크는 이 상태에서도 골프백 두 개를 실을 수있을 정도로 넉넉하다.​​​톱의 표면은 아주 매끈하다. 골격으로 인한 주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완벽주의로 점철된 벤츠가 다른 차도 아닌 S클래스의 톱이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을까. 굴곡 잡기가 최우선 목표였다는 롤스로이스 던도 S클래스 카브리올레에는 못 미쳐 보인다. 미안하지만, 이부분에서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은 비교대상이아니다. 벤틀리가 컨티넨탈 GT 컨버터블의 톱 씌운 사진을 극소수만 배포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톱을 씌웠을 때의 실내는 거룩할 정도로 고요하다. 소프트톱이 이 정도로 정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처음 알았다. 비결은 합성고무, 에어 타이트 등으로 구성된 3레이어 톱과 이중 접합 유리. 현장에서 만난 소프트톱 개발자도 쿠페와 같은 수준의 밀폐감을 실현했다고 쉴 새 없이 떠들었다. 레이어가 많아 두껍지만, 톱무게(50kg)는 E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그것보다 오히려10kg 가볍다. 뼈대를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의 경량소재로 빚어 무게를 덜어냈기 때문이다.​​​​오픈 상태에서의 실내도 벤츠답게 차분하다. 소음과 바람의 유입이 굉장히 적다. 속도를 높여도 머리카락만기분 좋게 찰랑거릴 정도. 윈드실드의 각도나 크기가 적당하기도 하지만, 바람의 궤적을 비트는 에어캡과 전동식 윈드 디플렉터의 역할이 크다. 목 주위에 따뜻한 바람을 뿜는 에어스카프, 시트와 팔걸이가 뜨거워지는 웜컴포트 패키지, 12개의 센서와 18개의 액추에이터로 실내 온도를 최적화하는 벤츠 최초의 지능형 공조장치 등 차가운 공기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해줄 장비도 빠짐없이 갖췄다.​​​실내 구성은 S클래스 쿠페와 거의 같다. 눈에 띄는 차이는 에어스카프와 센터콘솔 안의 톱 작동 버튼 정도. 햇빛과 각종 먼지는 물론 빗물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일부분을 수정할 법도 하건만,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과 야들야들한 가죽, 그리고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 특유의 고급 장비와 소재를 모두 그대로 사용했다. 물론 S클래스/S클래스 쿠페의 실내를 고스란히 옮겨왔다는 건 S클래스카브리올레의 큰 장점이다. 디자인, 레이아웃, 소재, 조립품질 등 모든 부분의 완성도가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S클래스 카브리올레에서 소프트톱 못지않게 중요한부품은 또 있다. 좌우 리어 휠하우스, 롤 오버 바 등과엮여 있는 트렁크 격벽이다. 특징은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의 이중 패널 구조로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는 것. 짐공간 확장을 위해 가운데가 트인 구조임에도 전복시 차체 무게를 모두 버텨낼 만큼 견고하다. 카브리올레가무게와 비틀림 강성을 쿠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것도 바로 이 격벽 덕분이다.​물론 고강성 경량 차체에는 알루미늄 리어 플로어와SL(R231)을 위해 개발된 알루미늄 중공 주조 맴버도 한몫하고 있다. 참고로 롤 오버 바는 기존보다 반응이 더빠른 화약 폭발 방식(파이로테크닉)이다. 그러나 리어마운트 부근이 협소해진 까닭에 오일압 가변 서스펜션은 옵션 리스트에서 제외됐다.​​​​​벤츠가 제시하는 새 기준은 ‘균형’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현재 500, 63 4매틱(AMG),65(AMG) 등 세 종으로 나뉜다. 기자가 이번 시승에서 집중한 건 국내에서 주력 자리를 꿰찰 메르세데스-AMGS63 4매틱 카브리올레. 벤츠 V8 중 가장 강력한 5.5L 바이터보 M157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최고출력(585마력)과 최대토크(91.9kg·m)는 65만 못하지만, 0→시속100km 가속은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S클래스 카브리올레 중 가장 빠른 3.9초 만에 끊는다. 이는 S63 4매틱 쿠페와 같고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벤틀리 컨티넨탈 GT컨버터블 V12 모델보다 0.2초 빠른 기록이다.​​​​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뛰어난 가속 성능에도 불구하고 성격은 꽤 온순한 편이다. 변속기도 스포티한 DCT 대신 부드러운 7단 MCT다.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의 세팅 역시 마찬가지. 쿠페보다 반응이 한결 나긋하다. 온몸을 자극하는 정통 스포츠카가 아닌, 여유로운 주행도 즐겨야 하는고성능 컨버터블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합당한 결정이다. ​물론 벤츠의 최신 모델 대부분이 그렇듯, 피드백은 빠르고 정확하다. 게다가 S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엄연AMG의 일원이다. 물 위를 떠다니는 느낌의 대형 컨버터블들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타이어가 한계를 넘어설 때마저 아주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사운드도 AMG답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없이 상냥하지만, 스포츠모드에서는 아주 자극적이다. 벤츠 역시 S63 4매틱 카브리올레를 트랙 주행까지 즐길 수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하지만 기자는 시승의 대부분을 S63 4매틱 카브리올레가 가진 여유를 즐기는 데 사용했다. 두 눈을 부릅뜨고 달리기에는 머리 위를 스치는 바람과 반짝이는 해안길이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성능에 대한 욕구는 빠르게달릴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해소됐다. 할 수 있는데안 하는 것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벤츠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대형 컨버터블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아주 독특한 시장이다. 과시욕을 충족시키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벤츠의 접근법은 조금다르다. 허황된 디자인이나 소재 대신 균형 잡힌 완성도로 승부하고 있다. 물론 벤츠가 제시한 새 기준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확실하다. 그 누구도 흠집을 낼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사실 말이다.​​​​​* 글 류민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E300 4MATIC 2016-08-11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의 새 기준 신형 E클래스는 모든 부분에서 진화했다. 디자인, 성능, 효율 등 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특히S클래스를 넘어서는 수준의 첨단장비들이 인상적이다. E300의 4기통 엔진 완성도도 기대 이상이다.구형 V6 엔진은 잊어도 좋겠다.   ​배운 대로 했다. 버튼을 누르고 주차장 사이를 천천히지나갔다. 모니터에 빈 주차공간이 떴다. 터치패드에 손을 올려 적당한 자리를 골랐다. 그리고 명령대로 후진 기어를 넣었다. 기자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그때부터 차는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을 빙빙 돌리더니 앞으로 쓱, 다시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리더니 뒤로 쓱. 좁은 공간에서의 주차를 눈 깜짝할 새에 끝냈다. 좌우 간격도 자로 잰 듯 일정했다. 그렇게기자의 첫 경험은 끝났다. 신형 E클래스의 자동주차시스템, ‘파킹 파일럿’의 신세계가.​그동안 ‘자동 주차’라는 이름을 붙인 장비는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주차 보조장비에 불과했다. 가속과 감속 페달 또는 변속레버 등을 운전자가 조작해야 했다. 게다가 작동마저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니까, 있지만 잘쓰지 않는 유명무실한 기능이었다.​​​ ​​​​​신형 E클래스의 파킹 파일럿은 이들과 차원이 다르다.주차 자리를 스캔한 후, 명령(변속)만 내리면 끝이다.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수직(전/후진)과 수평 주차를 모두 지원한다. 주차 속도 역시 현실적이다. 적어도 뒤차에게 볼멘소리를 들을 일이 없을 정도다.​기자가 파킹 파일럿을 처음 겪은 건 지난 5월 E클래스행사에서였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기자에게는 필요 없는 장비라고 여겼다. ‘명색이 자동차 기자인데, 주차 정도는 직접 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었다. 나름 운전에 자신도 있고. 그러나 이번 시승을 통해 생각이 달라졌다. 그땐 차에게 주차를 맡기고 내릴 준비를 한다는 게 얼마나 편한 건지 미처 몰랐다.​   S클래스 수준의 완성도  ​​​가장 지능적인 비즈니스 세단.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이렇게 정의한다. ‘세계 최초’ 딱지를 달고 있는 각종 장비로 무장하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파킹 파일럿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이 차는 벤츠 라인업의 중심축인 E클래스다. 우리는 첨단장비를 걷어내고 이 차의 다른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사실 신형 E클래스의 디자인은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었다. C클래스가 S클래스의 스타일링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최근 벤츠는 자신들의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이는 핵심 모델인 C, E, S클래스의책임이 한층 더 막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츠가 이 세 모델의 방향을 비슷하게 잡고, 통일성을 강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E클래스 역시 우아한 비율과 매끈한 면을 자랑한다.‘스포일러’인 다른 형제들 때문에 신선한 느낌은 조금떨어지지만, 이전보다 한결 젊은 분위기인 것은 확실하다. 형태는 전형적인 3박스 세단이다. 일부러 루프를 낮추거나 C필러를 뒤로 당기려고 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4도어 쿠페의 원조, CLS가 있으니 무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실내는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 곡선이 너울진 대시보드와 이를 가로지르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4개의 원형 송풍구 등이 고스란히 겹친다. 장비 구성이나 레이아웃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지만, 디테일은 정반대다. 까끌까끌한 질감을 살린 우드 패널과 스티치를 넣은 촉촉한 가죽 등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첨단기술과 전통의 조화. 메르세데스 벤츠가 앞으로 점점 더 강화할 인테리어 테마다. 소재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전체적인 완성도도 S클래스 수준이다. 어디 하나 빈틈을 찾을 수가 없다. ‘최상급 오너 드리븐카’라는 성격과 E클래스 마이바흐 버전을 고려한 설정으로 추측된다. C, E, S클래스 세 모델 모두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유지하며 각 모델의 성격과 등급을 구분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균형감각이 뛰어난 벤츠이기에 가능했다.   세그먼트를 이끄는 리더      시승차는 E300 4매틱. 최고 245마력, 37.7kg·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기존 E300의 V6 3.5L 엔진이 252마력, 34.7kg·m를 냈으니 실린더 2개와 배기량 1.5L 가량을 덜어내면서 도 출력과 토크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셈이다. 게다가 복합연비도 이제 10.3km/L나 된다.​​회전 감각과 가속 감각은 V6 못지않게 활기차다. 멀티실린더 엔진에 누구보다 집착하는 벤츠가 6기통 대신 만든 4기통 엔진이니 어련할까. 가속 페달을 한 번만 밟아보면 벤츠가 왜 이 차에 250이 아닌 300을 붙였는지 이해할 수 있다.​참고로 4기통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엔진이다. 터보, 직분사 시스템, 듀얼 클러치/다단화 변속기 등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6기통을 대체하는 엔진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벤츠 못지않게 고집이 강한 포르쉐가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부활시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물론, 회전 감각과 가속 감각만 뛰어난 건 아니다. 실제 성능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6.3초)이 1.1초나 단축됐다는 사실이 좋은 예다. 엔진도 엔진이지만, 이런 결과에는 9단 변속기도 한몫하고 있다. 신형 변속기는 9개의 전진 기어와 민첩한 록업 클러치 등을 무기삼아 엔진의 힘을 휠에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핸들링 특성 역시 크게 달라졌다. 신형 MRA 플랫폼을쓰는 C클래스와 S클래스가 그렇듯, 과거 벤츠의 보수적인 색채가 말끔하게 사라졌다. 빠른 반응의 스티어링과 균형 잡힌 서스펜션 덕분에 움직임이 아주 매끄럽다. 앞머리는 가볍게 돌아가며, 꽁무니는 이를 잽싸게 따라붙는다. 특히 승차감을 개선하며 접지 한계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것이 인상적이다.​​​​메르세데스 벤츠의 신기술은 보통 S클래스를 통해 소개된 후, 하위 모델에 도입된다. 하지만 이번 E클래스는 유독 S클래스를 넘어서는 수준의 여러 장비를 기본 또는 옵션으로 갖추고 있다. 앞 차를 따라 스스로 달리는 반자율주행 장비의 확장판인 드라이브 파일럿, 장애물을 더 정확하게 피할 수 있게 돕는 회피 조향 어시스트, 자동주차 장치인 파킹 파일럿, 측면 충돌시 탑승자를 가운데로 밀어넣어 상해를 줄이는 프리세이프임펄스 사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벤츠의 이런 조치는어깨가 더 무거워진 E클래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E클래스는 벤츠의 중형 세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항상 세그먼트의 기준이자,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의 진보를 이끄는 리더였다. E클래스가 지금껏쌓아온 위상이 흔들릴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디자인, 성능, 효율, 장비 등 모든 부분이 눈부시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신형 E클래스는 또 한 번 프리미엄 중형세단 시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새 기준이 될 자격이충분하다.​​​​​​*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DS DS4 CROSSBACK 2016-08-09
 이젠 소형 SUV라 불러다오   얼굴을 바꾼 신형 DS4 크로스백은 일반 DS4보다 높이가 30mm 높다. 그런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될줄이야. 예전 DS4는 SUV 성격을 가미한 크로스오버였지만 형태와 성격이 조금 애매했다. 그러나 DS4 크로스백에서는 요즘 핫한 소형 SUV의 느낌이 확 살아난다. 30mm의 마법이 제대로 통했다.​​한때 두 장르의 장점을 모은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다. 승용차에서는 주로세단(혹은 해치백)과 SUV를 접목한 크로스오버들이 많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주장하는 게 있었으니, SUV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생김새와 실내 구성에서 SUV의 특성을 가미했지만 한사코 ‘크로스오버’를강조하며 SUV이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SUV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애매한 성격의 크로스오버들은 오히려 SUV 시장에 편승되고자 하는 바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소형 클래스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콤팩트 SUV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차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트로엥, 아니 이젠 DS 브랜드의 개성적인 소형 크로스오버인 DS4가 신형으로 거듭났다. 2010년 말 베일을 벗은 DS4는 2011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크로스오버 모델.  DS3가 시트로엥C3의 3도어 버전이듯이 DS4는 애초 C4의 3도어 버전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시트로엥은 DS4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쿠페의 실루엣과 지상고를 살짝높인 크로스오버 성격을 가미한 것. 그러면서도 뒤쪽 스타일을 헤치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별도의 도어를 더해 5도어가 되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나름의실용성을 챙긴 DS4는 곧바로 유럽의 많은 디자인 관련 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30mm 높이 차이가 만들어낸 변화DS4가 국내에 들어온 건 2012년 7월의 일로, 시트로엥 브랜드로는 몇 개월 앞서 처음 데뷔한 DS3에 이은두 번째 모델이었다. 2013년 초에는 DS5가 투입되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DS4 2.0이 라인업에 더해졌다. 이후 시트로엥은 글로벌 시장에서 DS를 별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켰고, 한국에서도 올해 얼굴이 바뀐 DS5와 DS3를 DS 브랜드로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6월 중순 DS4 역시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페이스리프트한 신형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DS4에는 이름이 하나 더 붙는다. 크로스백(Crossback)이 그것이다. 시트로엥은 지난해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페이스리프트된 DS4를 선보이면서 두 가지 버전을 내놓았다. 하나는 이전과 같은 일반 DS4이고 다른 하나는 지상고를 30mm 높여 조금 더 아웃도어 분위기를 낸 크로스백이다.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았던 DS4는 이참에 DS4 크로스백 한 가지로만 수입되며, 엔진 라인업도 1.6L 디젤로통일했다. 30mm의 작은 변화이지만 결과는 상당히흥미롭다. 다소 애매하게 보였던 DS4가 이젠 확실히 뜨고 있는 소형 SUV처럼 보이기 때문이다.​DS4는 DS5와 함께 DS 라인업에서 매우 독특한 성격을 지닌 차다. DS3는 3도어 해치백의 전형을 따르지만 DS4와 DS5는 마땅히 경쟁차를 떠올리기 힘들만큼 개성적이다. DS4의 크기는 유럽 기준으로 C세그먼트에 속한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현대 아반떼나i30 등이 속한 준중형 모델. 그런데 평범함을 거부한시트로엥은 DS4를 전형적인 3도어 해치백 대신 3도어처럼 보이는 5도어에 SUV 성격을 가미했다. 요즘모든 차들이 그렇듯 DS4 역시 쿠페 실루엣을 접목했는데, 실제로 보면 쿠페보다는 오히려 해치백이 연상됐다. 그러나 지상고를 조금 높이면서 이젠 제법 소형 SUV 같은 차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 ​​신형 DS4는 DS5, DS3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눈매가 좀 더 선명해지고 그릴도 최신 DS 모델의 그것으로 바뀌었다. 구형의 마스크도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의 업그레이드도 꽤 근사하다. 구형보다 강한 눈매와 그릴이 둥그스레한 보디와 썩잘 어울린다. 이는 DS5도 마찬가지로, 마치 원래부터 디자인한 것 마냥 자연스러우면서도 DS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약간 어색해 보이는DS3는 별개로 두자). 새로운 얼굴과 30mm 높인 키, 지붕에 덧댄 루프랙 외에는 구형과 큰 차이가 없다. 크로스백의 이름을 달면서 검정색으로 도색한 휠과 사이드미러 커버, 뒤쪽의 검정색 CROSSBACK 배지외에는 플라스틱 가드를 덧댄다든지 하는 과한 치장을 하지 않았다. 그들도 매끈한 차에 덕지덕지 뭔가를 덧대고 싶지는 않았을 듯. SUV적인 느낌이 좀 더강해졌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독특하고 미려하다.​반면 실내 분위기는 겉모습만큼 독특하진 않다. C4피카소만 못하지만 앞좌석의 개방감은 좋은 편. 햇빛가리개를 위쪽으로 밀어 앞 유리창의 면적을 넓힐 수있고 별도의 선루프는 없다. 시트의 앞뒤 슬라이딩과 등받이 기울기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점이 다소번거롭긴 해도 앞좌석엔 열선에 안마 기능까지 넣어놓았다.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하는 다이얼식 레버는같은 유럽산 소형 SUV인 르노삼성 QM3만큼 작동하는 데 불편하진 않다.​​ ​​​뒷문은 도어 손잡이를 D필러 부근에 숨기는 등 말끔한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에 약점이 있으니 바로 유리창이 내려가지 않는다는것. 실제로 보면 넓은 유리창이 작은 도어 아래로 내려갈 공간이 없다. 하마터면 3도어일 뻔한 차에 뒷문을 달아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이젠 창문이 내려가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한다. 유리창을 내리기 위해서는 유리창 면적을 줄이거나 창문에 파티션을 넣어야 했을 텐데, 그랬다면 지금 같이깔끔한 스타일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창문이 안내려가는 것보다는 뒤 도어가 열리는 면적이 넓지 않아 타고 내릴 때 엉덩이 쪽이 슬쩍 걸리고 도어 끝이 뾰족해 찔릴까봐 드는 심리적인 위축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러나 타고 난 뒤에는 뒷좌석 헤드룸이나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이 급에서는 흔치 않은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도 마련해놓았다.​​​​이제야 퍼즐이 제자리를 찾은 느낌신형 DS4 크로스백은 요즘 푸조와 시트로엥처럼 싱글 클러치(푸조의 MCP, 시트로엥의 ETG) 변속기를쓰지 않고 EAT6라는 당당한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유행처럼 듀얼 클러치가 늘어나는상황에서 싱글 클러치에서 다시 일반적인 AT로 돌아오는 건 시대를 역행처럼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MCP, 아니 ETA를 몰아본 이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 오토매틱이지만 반응이 매끄럽고 빠릿빠릿해 듀얼 클러치가 부럽지 않다. 학습 효과도 뛰어나 페달을 조금만 깊숙이 밟아대면 금방 회전수를 높이며 스포티한 주행에 대비한다. AT의 기본에도 충실해 2단 출발이 가능한 윈터 모드와 스포츠 모드까지 갖춰놓았다. 요즘에는 의외로 이들 기능을 생략한 AT들이 많기에 더욱 반갑다. ​​​ ​​​1.6L 디젤 엔진은 아이들링 때나 가속할 때 들리는 소음과 진동이 독일제 프리미엄 디젤의 그것 이상으로조용하고 부드럽다(사실 독일차가 좀 시끄러운 편). 저회전에서 나오는 풍성한 토크 덕에 별달리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액셀 페달을 꾹 밟아 한계치까지출력을 뽑아 쓰면 금방 120마력과 1.6L의 밑천이 드러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오히려 박력 있는 느낌마저 든다. 차고가 30mm 높아진 것은 운전할 때에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제법 SUV스러운 자세와 시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몸놀림은 크로스오버를 지향한 일반 DS4와 다를 바 없다.​저속에서 스티어링 휠이 좀 무거운 편이지만 속도를올리면 이는 안정감의 밑천이 된다. 서스펜션은 여느 시트로엥처럼 탄탄하고 코너링 성능도 납작한 승용 해치백 수준을 뛰어넘는다. 키가 커졌음에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변함이 없다. 30mm의 변화로 잃은것 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많아 보인다.사실 DS4는 자세히 뜯어보면 단점이 많은 차다. 낮은 인지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실내 마감재의 품질은프리미엄 DS 브랜드의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 보다대중차인 시트로엥이라면 문제 삼지 않을 부분도 ‘프리미엄’이라는 잣대 아래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수도있다. 조잡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스위치를 보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그러나 DS4는 이 같은 단점을 덮어버리고도 남을 만큼 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3,000만원대 후반의 값이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해치백 같은 느낌을 줄 때보단 지금처럼 소형 SUV스러울 때 사람들이 지갑을 더 쉽게 열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수많은 소형 SUV 속에서도 DS4 크로스백은 자기만의 분명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DS4가 크로스백을 통해 제자리를 찾은것 같아 반갑다. 퍼즐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고나할까.​​​ * 글 박지훈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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