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MERCEDES-BENZ E220d 2016-10-12
MERCEDES-BENZ E220d위기 극복할 최신 4기통 디젤의 매력​   ​​​​최근 풀 모델 체인지된 E클래스에 디젤 엔진이 더해졌다. 4기통 2.0L의 최신예 OM654 엔진을 얹은 E220d는194마력의 강력한 출력과 뛰어난 연비로 E클래스의 매력을 한층 높여준다.​​​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도 느꼈지만 신형 E클래스는 C나 S와 한눈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실물을 처음 접했을 때도 이런 인상은 바뀌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에 혁신을 불러온 고든 바그너는 구티 날리던 명문 메이커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물론 100%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GLE처럼 납득하기 힘든 디자인도 있었고 판박이가 되어버린 세단 3형제도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E클래스는 지극히 우아하고, 스포티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잘 부합된다. 비교적 딱딱하고 과격했던(페이스리프트 기준) 구형과 비교해 보다 완성형에 가까운 외모라는 사실에는 틀림없다.​​​달리기는 강력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가볍고도 강력해진 4기통 디젤유럽 메이커에서 패밀리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최근 C 와 E, S 클래스는 한눈에 구분이 힘들 만큼 닮았다. 신형 E클래스는 동생을 닮은 얼굴과 한결 부드러워진 몸매 때문에 덩치는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형 W212에 비해 길이나 휠베이스가 모두 늘어났다. 그런데도 헤드램프와 그릴 형태가 너무 닮았고, 트림에 따라 달라지는 그릴과 범퍼 디자인 역시 형제간 구별을 어렵게 한다. 비교적 간편한 구별법은 주간주행등으로, E클래스의 경우 두 줄기로 갈라져 있다. 헤드램프는 이제 좌우 84개씩 LED를 3열로 배치해 하이/로를 가리지않고 빛의 방향과 밝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멀티빔LED는 주변 차들이나 반사판의 눈부심을 줄이면서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한쪽 당 84개의 LED가 원하는 곳만 밝혀준다​​시승차는 데지뇨 라인의 화려한 레드 메탈릭 컬러에 대형 엠블럼을 그릴 중앙에 박아 넣은 아방가르드 트림. 익스클루시브 라인의 경우 가로줄이 얇게 들어간 고전적인 그릴에 엠블럼은 보닛 끝단에 작게 들어간다. 큰변화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전통적인 벤츠 대형차 이미지에 어울리는 근엄함이 살아난다. 이 두 트림의 차이는 생각 외로 크기 때문에 실제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실물을 보는 것이 좋다. ​광활한 대시보드와 그 중앙에 자리잡은 4련 에어벤트,초대형 모니터로 구성된 운전석은 고급스러운 가죽, 하이글로시 트림과 어우러져 화려하기 그지없다. 세부적으로 많이 간략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기함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 이 차가 어퍼미들 클래스임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 대시보드의 우드트림은 나무의 질감이 잘 살아 있고, 은 세공품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스위치류도 멋스럽다. 커맨드 시스템용 회전식 노브와 터치패드 역시 S클래스와 더욱 비슷해졌다. ​​우아한 대시보드는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다양한 기능이 담긴 커맨드 시스템 ​​쿠페처럼 루프를 매끈하게 둥글렸지만 천장을 옴폭하게 파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가 있다. 다만 공간이 남아도는 니룸(무릎 공간)에 비해 아래쪽 레그룸(다리 공간)은 그리 여유롭지 못한 편. 그래도 전반적인 거주성과 감성품질은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수준이다. 트렁크리드는 양쪽 힌지를 최대한 바깥으로 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했고 바닥 아래에도 추가 공간을 마련하는 등 세심함이 엿보인다.​​​공간을 잘 살린 트렁크 7 바나듐 실버, 5스포크 디자인의 18인치 휠​​독특한 디자인의 시트​서론이 길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실 이 차를 시승한 이유는 신형 엔진 때문이다. 올 봄부터 E클래스에 얹기 시작한 최신예 4기통 디젤 OM654는 기존 2,143cc에서 1,950cc로 배기량이 줄었다. 터보차저가 트윈에서 싱글로 줄고 압축비도 낮아졌는데 출력은 194마력으로 높아졌고 최대토크는 이전과 동일한 40.8kg·m. 15.1km/L의 연비를 발휘할 뿐 아니라CO₂ 배출량은 124g으로 줄었고, 소음과 진동이 개선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또한 중량을 덜기 위해 헤드와 크랭크 케이스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스틸 블록 부분도 실린더 사이 공간을 최소화해 부피를 줄였다. 배출가스 필터는 배기관을 따라 길게 늘어놓았던것을 엔진 가까이로 모아서 배치했다. 디젤 산화 필터(DOC)와 SCR 코팅이 들어간 분진 필터는 배출가스를더욱 까다롭게 걸러낸다.​​성능은 한마디로 놀랍다. 저속부터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신형 엔진은 9단 변속기의 섬세한 보조에 발맞추어 경쾌하게 내달린다. 2.0L도 되지 않는 배기량으로예전 6기통에 뒤지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급경사를 오르는 순간에도 여유가 넘친다. 이제 보닛을 열어놓지않는 이상 바깥에서도 아이들링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않는 수준. 서스펜션 세팅은 벤츠 특유의 안정적이고도 보수적인 느낌이다. 스티어링 반응은 직접적이지만 그렇다고 부드러움과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배기량과 덩치를 생각할 때 순발력은 놀라울 정도다​​ 디젤의 위기 속에서 디젤을 외치다 시승 내내 1L당 10km 남짓 기록한 연비는 기자의 운전습성이나 공인연비(15.1km/L)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당초 1.7톤을 넘나드는 어퍼미들 세단으로 이만 한 순발력과 연비를 양립시키기는 결코 수월치 않다. 게다가 디젤 사태 직후 수입된 E220d는 혹시라도 인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을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벤츠는 독일 최대 자동차검사 기업인 데크라와 손잡고 실주행 연비(RDE) 측정도 실시하는 등 최근 강화된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주행에서 검증된 만큼 보다꼼꼼해진 국내 인증절차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수요가 바닥을 친 판국에 선보인 최신형 디젤 엔진이라니.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E클래스의 화려한 디자인과 우아한 승차감에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조화시킨 최신 디젤 엔진을 얹었다.디젤이 시장에서 멸종될 리 없는 이상 언젠가는 반등하기 마련이다. 드높은 이미지와 상품성, 검증된 실력을 갖춘 E220d는 바로 그 반격의 순간을 위한,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카드가 아닐 수 없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최진호​​ ​​​​ 
CHEVROLET VOLT 2016-10-10
​​CHEVROLET VOLT​전기차의 현실적인 대안​​​​​쉐보레의 ‘전기차’ 라인업 중 하나인 볼트(Volt)가 풀모델 체인지되어 한국에서 시판된다.표면적으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엔진은 발전용으로만 작동하는사실상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 모델이다. 한국 환경에서 이 차는 어느 정도의 효용성을 보여줄까?500km 남짓을 타고 달리며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전기차인가요? 아니면 하이브리드인가요?”, “볼트 (Volt)는 전기차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입니다.” ​수년 전 모 유럽 회사의 전기차 시승 행사에서의 일이 다. 아직 전기차를 발매하지는 않은 이 회사는 당시 기술 실증용 모델 몇 가지를 만들어 테스트를 하던 중이었는데 그 중에는 발전 전용 소형 엔진을 단, 이른바 주행 거리 확장형 전기차(Range Extender: 이하 REX) 모델도 있었다. 자신들의 차가 현재 유일한 REX라는 그들의 이야기에 별 생각 없이 쉐보레 볼트(Volt)도 있지 않느냐 했더니, 담당 엔지니어가 정색을 하며 한 말이었다. “사실 REX라고 하기에 저희도 차를 사서 분해해 보았습니다. 엔진 동력이 구동계로 전달되는 구성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차는 충전이 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고 불러야 맞습니다. GM 정도 되는 회사가 그런 말을 하는 건 순전히 마케팅 때문이겠죠.”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1세대 볼트는 여러가지 논란을 남긴 차였다.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라고 우기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엔진 동력이 개입하는 것을 굳이 숨기 려 했고, 1갤런으로 98마일을 달릴 수 있다는 연비표시 (한국식으로는 41.7km/L)가 사실은 외부전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한 뒤 측정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욕을 먹기도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등장 당시에는 프리우스의 태풍에 맞설 ‘미국의 무기’로 추켜세워졌지만 5년간의 판 매량은 겨우 10만 대를 넘기는 정도에 그쳤다(같은 기간 프리우스의 판매량은 200만 대에 이른다).​ 이런 과정을 거쳤음에도 2세대 볼트에서는 고유의 볼텍 (Voltec) 파워트레인에 대한 GM의 고집이 여전히 투영되어 있다. 순수전기차 볼트(Bolt) EV의 발매를 목전에 앞둔 상태에서 신형 볼트(Volt)는 연비절약형 하이브리드 시장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대중화로 가는 과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리라는 기대 또한 가득 품고 있는 듯하다.​​​​센터 패널을 통해 다양한주행 정보를 표시한다. 애플카플레이는 이제 모든 GM차들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듯. 다만 국내용 내비게이션은 탑재되지 않았다​​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8인치 모니터를 달아 각종 주행 정보를 표시한다​​​볼트(Volt)? 볼트(Bolt)? 볼트(Volt)는 쉐보레가 임팔라와 카마로에 이어 GM 에서 세 번째로 수입한 국산차(?)다. 하이브리드 이건 REX가 되었건 모터로 달리는 자동차에 붙인 볼트 (Volt)라는 이름은 꽤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다.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렇게 헷갈리는 이름을 비슷한 차에 붙이는 건 무슨 생각일까? 볼트(Volt)는 그냥 볼트라 부르고 볼트(Bolt)는 뒤 에 EV를 붙이거나, 약칭으로 V볼트와 B볼트라고 부 르기도 한다. 지금보다는 B볼트가 본격 발매되면 명칭 혼란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형 V볼트는 독일 오펠에서 개발한 GM의 신형 글로벌 준중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차다. 내년 선보일 신형 크루즈보다 한발 앞서 만나보는 신형 플랫폼이다. 동일한 준중형 모델인데다가 쉐보레의 새패밀리 룩이 담겨 있지만 실내외에서 부품을 공유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익숙한 준중형차의 비율이 그대로 담겨 있는 와중에도 공력특성을 한껏 다듬고 자잘한 디테일로 친환경차의 힌트를 살려 놓았다.​​최신의 쉐보레 디자인 컨셉트를 따른 실내. 신형 크루즈도 유사한 형태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를 둘러싼 환경은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과 별 차이가 없다. 변속레버도 변속기를 갖춘 일반적인 차와 동일하며, 다만 업/다운 시프트 기능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변속기가 없으니 당연하다). 특이한 장치라면 브레이킹시 발생하는 감속 에너지를 다시 충전에 사용하는 회생제동 장치. 보통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알아서 작동하기 마련이건만, V볼트에는 이것을 스티어링 왼쪽 뒤에 숨어 있는 패드로 수동 조작해야 한다. 감속할 때마다 브레이크대신 이걸 손으로 누르라는 것이다. 조금이 라도 거리를 늘리려면 쓰긴해야 하는데, 매번 브레이킹 때마다 조작하는 게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공간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던 앞좌석과 달리 뒷좌석은 명백하게 좁다. 승차정원은 5명으로 표시되며 인원 수에 맞춰 안전벨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4명 만 탈 수 있다.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센터 스택 때문인데, 이 속에는 볼트를 구동시키는 리튬이온 배터 리가 들어가 있다. 공력특성을 위해 루프 라인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머리를 편히 놓을 공간마저 마땅치 않다.​​믿어지지 않겠지만 5인승이다​​저 거대한 센터 스택 속에 배터리가 자리한다​​​패스트백 스타일 덕분에 트렁크 접근성이 좋다. 뒤 시트도 당연히 접힌다 ​ 볼트는 확실한 전기차다 시동을 걸면 다소 SF적인 소리와 함께 차가 ‘켜진다’. 진동과 소리 없는 감각은 자동차가 이미 전자제품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엔진이 돌지않는 조용한 실내는 다른 전기차와 완전히 동일하다. 배터리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는 에어컨을 돌리거나 라이트를 켜는 등 다소간의 부하를 주어도 엔진이 개입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 차를 올린 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이 정도의 부하라면 엔진이 개입해서 동력을 보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조용한 실내는 속도에 맞춰 풍절음만 높아질 뿐이다. 40kg·m가 넘는 모터의 토크에만 의존하는 부드러운 가속이 빠르게 이어지며 속도계 바늘은 시속 100km를 넘긴다. 이제 곧 엔진이 켜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치지 않는 가속은 계속 이어져 결국 최고속도에까지 이 르렀지만 끝까지 엔진은 묵묵부답. 엔진이 끊임없이 개입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생각했는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래서야 그냥 전기차나 다름없지 않은가. ​​​​​​자잘한 디테일은 멋부리기용이 아니다.GM의 풍동센터에서 수백 시간을 다듬은 공력특성 개선의 결과물이다​​엔진 탑재로 인해 냉각을 위한 공기흡입구가 필요하다   좌측 전방에 있는 충전포트. 연료주입구는 우측 후방에 있다​​다재다능한 볼텍(Voltec) 유닛기자는 일상의 이동수단으로 전기차를 타고 있다보니 전기차에 대한 경험이 꽤 많은 편이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빨리 방전시키는 데에는 가감속을 반복하는것 보다 높은 속도를 유지하는 쪽이 훨씬 빠르다. 70km 가량 달렸을까. 배터리 게이지가 슬슬 바닥을 드러내려는 순간 나지막하게 ‘부웅’ 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엔진이 켜진 것이다. 신형 볼트에 탑재된 4기통 1.5L 엔진은 특별한 기술이 접목된 유닛이 아니다. 고급휘발유만 넣어야 했던 1세대와 달리 2세대 모델은 일반 휘발유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이 엔진의 특징은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을 하는 것은 볼텍 유닛이라고 불리는 변속기 비슷하게 생긴 부품이다. 2개의 모터/제너레이터와 유성 기어 세트, 3개의 클러치, 파워 인버터와 종감속 기어 내장 디퍼렌셜이 결합된 이유닛은 때로는 모터로, 때로는 발전기로 부지런히 역할을 바꾸며 동력을 전달한다. 엔진은 충전된 배터리를 모두 소모한 다음에야 발전을 시작하며 달리지 않을 때는 바로 꺼진다. 회전수가 고정되어 있어 아주 나지막한 소리를 낼 뿐이며, 다른 엔진 차량의 아이들 스톱 기능처럼 요란스럽게 켜지지도 않는다. 슬쩍 켜진 뒤 필요한 만큼만 발전을 하고 꺼지기 때문에 신경 을 곤두세우지 않는다면 언제 엔진이 켜지고 꺼지는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볼텍 추진 유닛의 모습. 평범한 가로배치 전륜구동처럼 보이지만 내용물은 꽤 세련된 전기차다​​대부분의 속도에서는 엔진의 존재감을 느끼기 힘들지만, 시속 50km가 넘는 속도에서 재가 속을 할 때면 엔진의 회전수가 훌쩍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엔진의 동력이 직접 구동륜에 전달되는 시 점으로, 이때만큼은 확실히 엔진차의 감각에 가깝다. 다만 회전수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방식이 아니며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만 고정된 회전수로 휙 올라가는 움직임은 CVT의 그것에 가깝다. 시승 기간 중 외부 충전 없이 34L의 연료에만 의존하며 달린 거리는 480km. 배터리에 의존한 70km의 주행거리를 합하면 도합 550km를 달렸다. 출력을 아낌없이 쓰며 달린 거리로는 정말 나쁘지 않은 연비다. ​183kg의 배터리에 엔진까지 탑재한 볼트의 무게는 1.6톤 이 넘는다. 준중형 사이즈로는 가벼운 무게가 아니지만, 전기차 고유의 특성 또한 그대로 살아 있어 달리기가 즐겁다. 회전을 시작하면 바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모터가 빠른 가속을 돕고, 배터리로 인해 고르게 퍼진 무게중심이 준수한 코너링을 선사한다. 늘어난 하중이 만들어내는 유일한 장점인 ‘체급 이상의 승차감’도 특징. 한 가지 흠이라면 타이어 정도다. 미쉐린에서 공급한 에너지 세이버타이어는 이름 그대로 오직 연비에만 치중한 제품이다. 접지력이 형편없는 데다 조금만 하중을 줘도 바로 비명을 질러댄다. 꼭 미쉐린을 써야 했다면 프라이머시3처럼 접지력이 좋은 에코 타이어를 달았어도 좋았을 텐데……. ​​​17인치 휠과 타이어. 에너지세이버 타이어는 접지력이 떨어지는 게 흠이다​​​엔진차+전기차: 2 in 1볼트는 우리가 지금껏 경험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는 매우 다른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차다. 충전할 수 있다면 완전한 전기차로 작동하도록 만들어 졌지만, 충전할 수 없다면 휘발유를 넣고 달리면 된다. 지금처럼 충전인프라가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더 없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순수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성능, 그리고 훌륭한 경제성이 끌리지만 가끔씩 달려야 하는 장거리 운행이 신경 쓰인다면 볼트만 한 차가 없다. 충전만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80 여km에 이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 출퇴근이 가능한 데다, 충전소의 위치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설사 방전이 되어도 견인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 전기차는 이미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를 타고 있는 필자 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초기 구입비용이 높은 것은 여전히 걸림돌이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지급되는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으면 실제 차량의 구입가격을 다소 낮출 수 있다.  최근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입지를 높이고 있는 한국GM이 또다시 볼트를 파격적인 값으로 내놓는다면 지금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게 냉담했던 한국 시장에도 변화가 일지 않을까?  *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기름 한방울도 안쓰고 볼트 타기?​1.충전하기일반적인 하이브리드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충전만 잘 하면 엔진을 전혀 쓰지 않고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볼트는 완충시 86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으므로 출퇴근 거리가 편도 40km가량 된다면 매일 충전으로 휘발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달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충전은 어디서 해야 할까?   충전 인프라 사용하기국내에 보급된 표준형 전기차 완속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볼트의 충전포트는 J1772 5핀 타입1로 국내대부분의 전기차가 사용하는 충전포트와 동일하다. 볼트의 배터리 용량은 18.4kWh이며, 완속 충전기는 시간당 7kW 충전이 가능하므로 이론상으로는 2시간 반 정도면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차량이 15A(암페어) 이상을 받지못하기 때문인데, 220V 기준 충전시 시간당 충전량은 3.3kW로 떨어져 완전 충전에 6시간 가량 소요된다. 모든 볼트 구입 고객에게는 포스코ICT의 충전네트워크 서비스ChargEV(차지비)를 한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이 주어진다. 전국 이마트와 LG베스트샵 등 200여 곳에 350여 대의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별도의 앱이 충전기 위치 안내를 충실히 제공해준다. 앱에서 충전 명령만 내려도바로 작동하는 원격제어 기능은 물론 무인 예약까지 가능하다.단, 급속 충전방식은 지원하지 않으므로 환경부의 급속 충전기는사용하지 못한다.   가정용 완속 충전기 쉐보레 사이트에는 볼트의 충전 시간을 4.5시간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이것은 미국에서 팔리는 240V 전용 충전기를 사용했을 경우다.국내의 가정용 완속 충전기도 7kWh를 지원하지만 차가 3.3kWh만 지원하는 문제는 여전하며, 무엇보다도 충전기 지원금 400만원은 순수전기차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볼트는 자비로 설치해야 한다. 차라리 이동식 충전기 쪽이 실용적일 듯하다.   이동식 충전기볼트 구매시 제공되는 이동식 충전기는 가정용 전원을 사용하여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220V 10A를지원하므로 최대 2.2kWh로 충전이 가능하며 가정용 전원 사용시 완전 충전에 9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퇴근 후 차를 충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다만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충전에 민감한 곳도 많아지고 있으므로 아파트 등에서 충전할 때는 꼭 관리 주체와 협의하고, 사용하는 전원 소켓이 10A의 전류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허용전류량이 적거나 이미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선로에 갑자기 10A의 부하가 작동하면 전력 차단기가 내려갈 수도 있다.     2.기름을 오래도록 안 쓰면 변질되지 않을까?충전만 하고 다닌다면 엔진이 아주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기간이 6주가 넘어갈 경우 윤활기능 유지를 위해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 엔진을 잠시 움직인다. 휘발유의 증발로 인한 품질 변화를 막기 위해 연료통은 압력용기로 만들어졌다. 최대 보관기간은 365일이며 그 이상의 경우에는 새 휘발유를 추가로 넣은 뒤 주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CONVERTIBLE 2016-10-03
​​​​뉴에라를 쓴 새 시대의 랜드로버​​“예뻐서요.” 이보크 오너들의 구매 이유는 놀랍도록 심플했다. 어쩌면 이보크는 랜드로버를 선택하는 데 거창한 이유 따윈필요 없음을 증명한 최초의 모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보크를 처음 보고 이보다 아름다운 SUV는 없다고 칭찬했다.하지만 불과 5년 만에 더 아름답고 더 낭만적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 탄생했다.​제임스 본드는 임무를 수행한다. 격투를 벌이고 사랑을 나눈다. 벌써 54년째다. 원작소설에 따르면 그는 1922년 생, 우리 나이로 95세다. 하지만 007의 시간은 흐르지 않 는다. ‘살인번호’(1965년)부터 ‘스펙터’(2015년)에 이르기 까지 스물네 편의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그는 한결같 이 임무를 수행하고 격투를 벌이며 사랑을 나눠왔다. ​불노불사 뱀파이어와 같은 007의 롱런이 지겨워질때쯤 색다른 스파이물이 등장했다. ‘킹스맨’은 스냅백과 야구점퍼를 걸친 빈곤층 청년이 국제비밀정보기구 킹 스맨의 일원이 되어 괴짜 악당과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 다. 병맛과 엽기로 버무려진 새 시대의 스파이물은 007 이 쌓아온 클리셰를 하나하나 깨부수며 시종일관 통쾌 함을 선사한다. ​영국산 스파이 영화의 오랜 공식을 박살낸 킹스맨처럼 영국산 오프로더 명가의 68년 전통을 깨고 탄생한 별종 이 있다. 전혀 랜드로버 같지도 도통 레인지로버스럽지도 않으면서, 두 이름을 모두 짊어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그 주인공. 이보크는 등장만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각인된 랜드로버의 전형을 산산조각냈다. ​그런 이보크가 또다시 우리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었다. 기존 이보크의 루프를 떼어내고 낭만을 더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출시한 것. 랜드로버는 성공한 별종 이보크의 변종을 내놓으며, 사계절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컨버터블 SUV라 일컬었다.​별종(別種)의 변종(變種) 이보크 컨버터블은 기존 이보크의 샤프하고 진보적인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기둥 네 개와 지붕을 드러냈 으니 어색해 보일 법도 한데 어느 각도에서 보나 여전히 잘 생겼다. 처음부터 컨버터블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차라고 디자이너가 너스레를 떤대도 믿어줄 수 있을 것 만 같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최초의 컨버터블 SUV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토록 새롭게 느껴지는건, 랭글러스타일의 오픈톱 방식을 빗겨갔을 뿐만 아니라 무라노크로스 카브리올레의 디자인완성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패브릭 소재의 루프와 스포일러로 이어지는 라인이 유 려해 루프를 덮었을 때의 사이드뷰조차 뉴에라를 뒤로 쓴 듯 스타일리시하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버튼을 조 작하면 루프가 Z 형태로 접혀 깔끔하게 수납된다. 세계 적인 컨버터블 루프 시스템 업체인 베바스토(Webasto) 가 개발한 Z-폴딩 패브릭 루프의 작동 시간은 열릴 때 18 초, 닫힐 때는 21초. 작동한계의 최고시속은 48km다. ​​​Z-폴딩 루프 시스템. 루프를접었을 땐 매력적인 컨버터블의 라인을 보여주고, 루프를 펼쳤을 때조차 뉴에라를 뒤로 쓴듯 스타일리시하다​​새롭게 적용된 프레임리스 도어는 루프를 접었을 때 완 벽한 컨버터블 라인을 완성시켜준다. 커피 잔을 든 여인의 곧게 뻗은 새끼손가락처럼 작지만 우아한 스포일러와 미니 로드스터의 그것처럼 뒷면만 열리는 테일게이 트도 참신하다. 251L의 적재공간은 루프 개폐와 상관없 이 일정하며 적재함 내부엔 스키스루 기능까지 갖췄다.​​​뒷면만 열리는 테일게이트가 참신하다. 루프 적재공간과 분리되어 있어 251L의 적재공간은 루프 개폐와 상관없이 일정하다​​ 인테리어에도 군더더기 하나 없다. 깔끔한 메탈과 질감 좋은 가죽이 어우러져 강인함과 고귀함, 모던함을 담아 낸다. 굳이 스티어링 휠 위의 ‘RANGE ROVER’ 레터링을 확인하지 않아도, 간명한 인테리어 레이아웃과 소재의 고급감만으로 충분히 이 차의 품격을 알아볼 수 있다. ​​​​굳이 스티어링 휠 위의 ‘RANGE ROVER’ 레터링을 확인하지 않아도,간명한 인테리어 레이아웃과 소재의 고급감만으로 충분히 이 차의 품격을 알아볼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컨트롤 터치 플러스(InControl Touch Plus)는 새 시대의 랜드로버에 걸맞은 스마트한 매력을 지녔다. 터치 감도가 우수한 10.2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주차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11개의 스피커로 구성 된 380W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모든 음역대를 명쾌하게 해석하여 승객들에게 전달한다. ​시트는 맹수의 근육처럼 탄탄하며 찰떡 같이 쫀득하게 몸을 지지한다. 곱상하게 생겼어도 근본은 사나이의 차라서 요즘 컨버터블의 필수품인 에어스카프 따윈 없다. 시동을 켜면 고개를 내미는 로터리시프터는 다이얼방식의 공조기 조작부와 어우러져 인테리어 디자인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잠금장치가 달린 글러브박스는 루프를 연채로 차를 떠나도 안심할 수 있게 해주는 상냥한 배려다.​ 컨버터블답게 탑승 및 적재 편의성은 다소 떨어진다. 뒷좌석 헤드룸은 의외로 충분하지만 레그룸은 성인 남자 를 태우기 버거운 수준. 2열 등받이 각도도 가파른 편이라 장시간의 자동차 여행은 뒷좌석 승객과의 불화를 낳 을 수도 있을 듯.​​​뒷좌석 레그룸은 성인 남자를 태우기 버거운 수준. 2열 등받이 각도도 가파른 편이라 장시간의 자동차 여행은 뒷좌석 승객과의 불화를낳을 수도 있다​​​ 전복 위험을감지하면 0.09초 만에 튀어나오는 두 개의 알루미늄 바가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한다​​​라이벌이 없는 전지형 컨버터블 두툼한 A필러와 크게 누운 윈드실드 탓에 운전자가 느끼는 개방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진입각 19°, 탈출각 31°에 500mm의 도하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도로에서의 주행감은 여느 도심형 SUV처럼 나긋나긋하다. 록투록 2.31회전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기민하고 솔직하다. 덕 분에 운전감각은 승용차에 가깝다. ​국내에서 팔리는 이보크 컨버터블엔 2.0L 인제니움디젤 엔진만이 담긴다. 이 엔진은 기존 SD4 엔진보다 가볍고 조용하며 효율적이다. ZF 9단 자동변속기는 신속한 변속으로 적극적인 주행을 이어가다가도, 가속 페달을 살포시 밟으면 꿀이라도 바른 듯 부드럽게 달린다. 콤팩트 SUV라 불리지만 태생이 통뼈인지라 무게는 2톤 을 넘어선다. B, C필러를 대신할 보강재를 더하고 컨버 터블 루프 시스템을 얹어 이보크 3도어(1,805kg)에 성인 남자 넷이 탄 것만큼(275kg) 무겁다.​​2.0L 인제니움디젤 엔진은 가볍고 조용하며효율적이다. 하지만 180마력으로 끌기엔 2톤이 넘는 무게가 녹록치 않다 ​​​ 라인업의 막내이지만 움직임의 특성은 레인지로버답게 웅장하고 우아하다. 초반에 쏟아지는 두툼한 토크는 망 치로 내려치듯 파워풀하다. 고속영역까지 꾸준히 밀어 붙이는 멧돼지 같은 기세가 매력이다. 하지만 육중한 무게탓에 180마력의 최고출력이 그리 넉넉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스타일리시한 SUV 컨버터블로 참신함을 추구하면서도 선조로부터 이어내려온 오프로더의 혼을 지켰다. 잔디, 자갈, 눈길, 진흙 등 지형에 맞는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전자동지형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은 이 차의 혈관 속에 흐르는 오프로더 DNA를 방증한다. ​​​LAND ROVER는 LAND‘LOVER’다. 지형을 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전자동지형반응 시스템이 이 차의 혈관 속에 흐르는 오프로더 DNA를 방증한다​​컨버터블만 타도 주변 시선이 따가운데, 세단 틈바구니 에 우뚝 솟은 컨버터블 SUV, 하물며 오렌지색 컨버터블 SUV를 타노라니 이 차야말로 무대공포증 극복을 위한 최고의 명약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쑥스러움은 만족감이 되고, 과시욕은 낭만으로 변해갔다.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시스트가 되어 네 바퀴 달린 요트를 타고 도심을 유람하다보면 교통체증도 미세먼지도 그다지 근심스러울 게 없다​랜드로버는 그동안 네바퀴굴림 오프로더 메이커의 길을 우직하게 달려왔다. 최근엔 그동안 쌓아온 것에 연연하 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오프로더 정신으로 더욱 무장한 듯하다. 어찌 보면 이보크는 가장 랜드로버다운 도전정신으로 랜드로버가 쌓아온 클리셰를 혁파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국산 스파이 영화는 더 이상 영국신사의 전유물이 아 니다. 킹스맨은 스냅백을 눌러쓴 애송이도 얼마든지 인간병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세련되고 우아한 도심형 SUV가 고지식한 랜드로버를 혁신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포르쉐가(家)에 성공한 서자 카이엔과 파나메라가 있다 면 랜드로버가(家)에는 이보크가 있다. 이보크는 지난 5년간 전세계에서 50만 대 이상 팔렸다. 브랜드 연간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랜드로버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별종 이보크는 등장부터 신선한 충격이었다. 별종의 변 종 이보크 컨버터블 역시 흥미로운 파격을 선사한다. 시승중에 몇 번이나 사람들이 말을 걸었다. 보석이라도 보는 양 두 눈을 반짝이며 차 좀 구경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뉴에라를 뒤로 쓴 랜드로버는 그렇게 다시 한번 브랜드 의 새 시대(New Era)를 쓰고 있었다. ​* 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세월 앞에서도 당당한 터프가이 KORANDO SPORT.. 2016-09-18
SSANGYONG KORANDO SPORTS 2.2세월 앞에서도 당당한 터프가이    ​코란도 스포츠는 기본 골격이 10년 전에 나온 액티언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맞게 파워트레인을 바꾸고 각종 장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요즘 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대부분의 SUV들이 승용 감각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예전 SUV스러운 여유로운 감각을 품고 있는 게오히려 개성적으로 다가온다. 대한민국에 이런 차는 하나쯤 꼭 있어야 한다.​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다. 최근 이시장을 주목해 다른 메이커에서도 경쟁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코란도 스포츠가 유일하다. 사실 2012년에 출시된 코란도 스포츠는 단종된 액티언 스포츠(2006~2011년)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엔진과 미션을 바꾸고 각종 편의장비를 더했지만 기본 골격은 10여 년 전에 나온 액티언(2005~2010년)과 다를 바 없다. 얼굴은 그나마 액티언 스포츠에 비해 크게 달라져 신선한 감이 있지만 뒷모습이나 전체 비율, 특히 실내에서는 액티언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대의흐름에 맞게 파워트레인을 바꾸고 각종 장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한 결과 코란도 스포츠를 처음 타는 이들은 종종 ‘이 차에 이런 기능이 있어?’라는 놀라움을표시하기도 한다.​​​썩 괜찮아 보이는 옆태. 물론 이런 자태를 만들려면 앞 범퍼 가드와 사이드 스텝, 검은색 휠, 루프랙, 데크랙 등 옵션 장비를 잔뜩 집어넣어야 한다​​시대를 초월한 신구 메커니즘의 조화체구는 액티언 스포츠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당당하다. 동글동글한 앞모습에 각이 진 적재함을 달았던 액티언 스포츠는 사실 앞뒤 밸런스가 맞지 않았으나 얼굴을 직선으로 다듬은 코란도 스포츠는 뒤 적재함과 썩 잘 어울린다. 차체 크기(길이×너비×높이)는 4,990×1,910×1,790mm로 국내 시장에서의 SUV(픽업트럭)로는 큰 편이다. 특히 껑충하게 높은 키와 뒤쪽의 커다란 적재함 때문에 주차를 할 때는 한두 체급 위의 차로 느껴지기도 한다. 브라운 컬러는 사진으로 봐도, 실제로 봐도 꽤나 멋스럽다. 이 차를 사려는 사람에게는 강추한다. 시승차는 4WD를 기본으로 갖춘 CX7의 가장상위 트림인 비전(Vision)으로 값은 2,990만원. 여기에 앞 범퍼 가드와 검정색 휠, 데크랙 등 자잘한 옵션을 듬뿍 달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차를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니 휠 캡의 로고가 늘 수평을 유지한다. 아마 아래쪽에 액체 같은 것으로 무게추 기능을 넣은 모양인데, 이를 쌍용에서는 스피닝 휠 캡이라 부르는 모양이다.​​​검은색으로 코팅한 18인치 휠. 휠캡의 쌍용 로고는 위치와 상관없이 항상 똑바로 서 있다. 롤스로이스, 보고 있나?​​겉모습과 달리 실내의 기본 틀은 10여 년 전의 액티언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시보드의 형상에서 구태가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장비들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다만 새로 추가된 여러 장비들의 조절 스위치들을 기존의 틀에 이리저리 넣다보니 일관성이 없고 직관적이지 않다. 일례로 센터페시아 왼쪽 위아래로 자리한 운전석과 조수석의 통풍/열선 스위치는 어느 게 운전석이고 어느 게 조수석 스위치인지 계속 헷갈린다. 스티어링 휠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스위치들도 기능을 한데 묶어놓지 않아 불편하긴 매한가지. 각종 실내 마감재는 플라스틱을 적극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고 품질감도 딱 10년 전 수준이다. 틸트만 되고 텔레스코픽은 지원하지 않는 스티어링 휠도 아쉬운 부분.​​액티언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실내​​​뒷좌석은 의외로 안락하다. 등받이 기울기가 적당하고 방석도 옹색하지 않으며 3개의 분리형 헤드레스트와 센터 암레스트까지 마련해놓았다. 다만 길이가 5m에 육박하는 큰 덩치와 달리 무릎공간은 소형 SUV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뒷좌석 등받이의 기울기가 적당해 그리 불편하지않다. 다만 차체 크기에 비해 레그룸은 좁은 편​​20세기의 풍요로운(?) 승차감과 핸들링신형 코란도 스포츠의 심장은 기존의 2.0L 디젤을 대체하는 2.2L 디젤로, 코란도 C, 코란도 투리스모 등과 함께 쓴다. 유로6 배기기준을 만족시키는 2.2L 엔진은 178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출력과 토크가 기존 2.0L 디젤 엔진(155마력, 36.7kg·m)을 상회하지만 여전히 2.0L급 현대/기아의 디젤 엔진(186마력, 41.0kg·m)에는 못 미친다. 같은 배기량의 현대/기아 2.2L 디젤 엔진(200마력,44.5kg·m)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그러나 쌍용은 토크가 경쟁사보다 조금 더 낮은 회전수부터나오는 것을 적극 강조한다. 어쨌든 어느 엔진이든 토크가 40.0kg·m가 넘기 때문에 약간의 출력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 듯. 200cc의 배기량으로 인한 연간 자동차세의 차이는 4만~5만원으로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코란도 스포츠의 값싼 연간 자동차세(2만8,500원)를  감안하면 무시해도 될 수준.​​​다른 모델에 먼저 올라간 2.2L 디젤 엔진. 낮은 rpm부터 평탄한 토크를 낸다​​2.2L 엔진과 짝지은 변속기는 아이신제 6단 오토매틱이다. 아이신과 벤츠 사이를 여러 번 오갔던 변속기가 이젠 진득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일단 성능은 만족스럽다. 변속이 매끈하고 수동으로 넣으면한 단 아래 기어를 물리는 등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다만 노브 옆쪽에 달린 수동 변속 스위치는 여전히 불만이다. 위치가 애매할 뿐만 아니라 D레인지에서는 노브가 뒤로 더 물러나 있는 탓에 활용하기가 매우 불편하다.​2.2L 엔진은 무게가 2톤에 가까운 차체를 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액셀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뒷바퀴의 그립을 떨어뜨릴 정도로 큰 힘을 왈칵 쏟아낸다. 참고로 코란도 스포츠는 경쟁차들과 달리 평소 뒷바퀴를 굴리므로 FR(이륜구동)보다는 가급적이면 사륜구동을 선택하길 권한다. 1,400~2,800rpm의 낮은구간에서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저회전에서는 쌍용의 말대로 제법 힘의 여유를 논할 정도가 된다. 그러나회전수를 올려도 딱히 더 큰 힘을 내지는 않는다. 간혹 급가속시 뒤 타이어가 그립을 잃는데, 직선 구간에서 트랙션 컨트롤만 작동하면 금방 출력이 회복되지만 회전 구간에서 주행 안정장치(ESP)가 작동하고 나면 출력이 회복되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때문에 때론 운전의 흐름이 끊기기도 한다). 엔진음은 조용한 편이지만 순항 중에는 저음의 약한 디젤음이 베이스로깔린다. ​승차감이나 핸들링은 액티언의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않는다. 당시에도 쌍용 SUV들은 10년 전의 복고풍 핸들링을 보였으니 지금의 코란도 스포츠는 마치 20세기말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그게 단점이라기보다는 이 차에서는 개성으로 다가온다. 샌님 같은 요즘의SUV들이 모두 승용 감각을 추구할 때 이 차는 고스란히 20세기 SUV 같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가득 머금고 있다. 타이트한 승용 감각보다는 헐렁한 대형 SUV다운 감각으로 몰 때 더욱 가치를 발한다. 주차할 때 기어를 바꾸기 위해 저절로 오른손이 칼럼으로 올라가는것을 보고 헛웃음이 났을 정도다. 다만 18인치 휠 때문일까? 두툼한 고무(높은 편평비)가 노면 정보를 완전히 차단했던 예전의 SUV와 달리 자잘한 충격이 쉽게 실내로 전달된다. 예전 SUV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이런 차는 하나쯤 있어야 한다코란도 스포츠는 본바탕이 꽤 오래된 차다. 하지만 디테일을 꾸준히 개선해 21세기 하고도 16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쌍용차처럼 작은 메이커에서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진화의 방법이며, 불과 얼마 전까지 볼보 역시 그러했다. 그리고 모든 SUV가 승용 감각이 진하게 베어나도록 진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꽤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구식인 듯 아닌 듯, 오래된 것 같으면서도 새차 냄새가 솔솔 풍기는 코란도 스포츠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 차도 맏형 렉스턴 앞에서는 별로 폼 잡을 수준이 못 된다.​코란도 스포츠의 시작 가격은 2,168만원(2WD 수동)으로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자동기어에 4WD를 넣으면시작가는 2,582만원으로 높아지고 최고급형인 CX7 비전 트림은 값이 3,000만원에서 겨우 10만원이 빠진다. 여기에 각종 옵션을 달기 위해서는 100만~200만원은더 써야 한다. 시승차처럼 멋스런 검정색 휠이나 사이드 스텝, 스키드 플레이트, 적재함의 데크랙 등은 모두 옵션이다. 다만 현대·기아차처럼 옵션을 과도하게 패키지로 묶어놓지 않았고 각 장비들의 값도 그리 비싸진 않다. 그러나 이 차를 레저용으로 쓸 사람은 가급적이런 저런 옵션을 많이 다는 게 좋을 듯하다. 태생 때문에 자칫 레저용이 아니라 생활밀착형(?) 짐차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 투자한 만큼 코란도 스포츠는 정직하게 보답할 것이다. 다만, 지붕까지 이어지는 적재함은 개인적으로 비추다. 짐차를 애써 SUV처럼 개조한동남아 트럭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직각으로 떨어지는 뒤창과 적재함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데크랙 정도면충분하다. 픽업트럭은 역시 픽업트럭다운 모습일 때가장 멋지다. ​* 글 박지훈 편집장 사진 최재혁​​​​  ​
SUV 탈을 쓴 재규어 스포츠카 2016-09-19
 ​​​​JAGUAR F-PACESUV 탈을 쓴 재규어 스포츠카​​지난 8월 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F-페이스 시승회가 열렸다. 작년 각종 국제모터쇼와 올해 부산모터쇼를 화려하게 장식한 F-페이스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찾아온 것. 행사는 철저히 시승 위주로 치러졌다.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트랙과 주변 국도, 그리고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 등을 쉴 새 없이 달렸다.​​그렇다. 우아하고 스포티한 차만 만들 것 같던 재규어도 결국 SUV를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F-페이스다. 물론 재규어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SUV는 이제 자동차 브랜드에게 필수 품목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재규어가 SUV를 이제야 내놓은 게 더 이상하다.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한 식구가 된 지도 이미 꽤 오랜시간이 흐르지 않았나?​그러나 재규어는 첫 SUV를 내놓으면서 랜드로버에게 손을 벌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 브랜드의 성격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재규어는 스포츠성을 가장 중시하는 브랜드. F-페이스는 재규어의 최신 모듈형 플랫폼인 iQ를 활용하고 있다.재규어가 F-페이스를 ‘계절과 지형에 구애받지않는 재규어 스포츠카’라고 정의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 독자 플랫폼이 있다.​재규어 고유의 스포츠성은 그대로외모는 영락없는 재규어다. 긴 보닛, 짧은 프론트오버행, 날렵한 루프 라인 등 스포티한 FR 비율에F-타입의 고유 디자인 요소를 매끈하게 녹여냈다. 물론 기존 재규어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어떤 SUV보다도 날렵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실내는 XE를 닮았다. 납작 누른 대시보드에 도어트림상단과 윈드실드 하단 패널을 연결한 랩 어라운드 스타일을 더해 날렵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12.3인치 TFT계기판,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재규어를 상징하는 장비들도 빠짐없이 담았다. 가장 인상적인건 스포티한 운전 자세. 낮게 깔린 시트와 바짝 선 운전대 덕분에 시승 내내 SUV가 아닌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었다.​스포티한 외모와는 달리 실용성도 뛰어난 편이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모두 여유롭다. 성인 5명이 타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이다. 짐공간 크기(650~1,750L)는 평범하지만, 개구부가 넓고 바닥이 낮아 짐 싣기가 편하다. 아쉬운 점은 다소 거친 마무리. 특히 글러브박스입구 안쪽 모서리가 손 베일 듯 날카로운 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페이스에는 V6 3.0L 디젤(30d)과 가솔린 수퍼차저(35t), 그리고 직렬 4기통 2.0L 디젤(20d) 등 총 3종의 엔진이 준비된다.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며 구동방식도 모두 네바퀴굴림이다. 주력 판매 모델의 자리를 꿰찰 20d는 최고 180마력, 43.9kg·m의 힘을 내며 옵션에 따라 프레스티지, R-스포트, 포트폴리오의 세 가지트림으로 나뉜다. 최고출력 300마력의 30d는 S와 퍼스트 에디션의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며, 340마력의35t는 R-스포트 단일 트림이다.​시승회에는 20d와 30d가 나섰다. 트랙에서는 단연30d가 돋보였다. 71.4kg·m의 풍성한 토크를 바탕으로 고저차가 큰 인제 스피디움을 정신없이 헤집고 다녔다. ‘스포츠카’라는 재규어의 주장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큰 몸집을 의식하지 못할 만큼 날렵했다. 반면 주변 국도에서는 20d의 움직임이 더 인상적이었다. 30d의 출력이 그립긴 했지만, 앞머리가 더 가볍고(-150kg)서스펜션의 반응이 더 솔직해 조작과 반응에서 오는 쾌감이 한층 더 컸다. 참고로 20d 시승차는 재래식 댐퍼, 30d 시승차는 어댑티브 댐퍼를 달고 있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20d와 30d 모두 활기차게 움직였다. 최저지상고가 넉넉해 거친 돌부리도 거침없이 타고 넘을 수 있었다. ASPC(전지형 프로스레스 컨트롤) 덕분에 급경사 내리막길도 두렵지 않았다. 랜드로버의 엔트리 모델(디스커버리 스포츠)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사실 F-페이스는 랜드로버의 신차가 반드시 거치는 영국 이스트너 테스트 센터의 혹독한 오프로드 테스트를 통과한 모델. 재규어 코리아가 시승회에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2개나 끼워넣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F-페이스의 완성도는 눈부시다. 재규어 고유의 스포츠성을 잘 살리며 SUV가 가져야 할 미덕을 빠짐없이챙겼다. 처음으로 만드는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물론 높은 완성도가 흥행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격, AS 등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는 제품의 완성도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재규어 코리아는이미 승부수를 던졌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메르세데스 벤츠 GLC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더 스포티한 디자인과 움직임을, 포르쉐 마칸보다는 조금 무디지만 비슷한 가격에 더 넉넉한 차체와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산이다. 이제 시장의 반응만이 남았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재규어 코리아​​​​​ 
WHO IS SMARTER? 2016-09-07
MERCEDES-BENZ E-CLASS vs BMW 7 SERIES​ WHO IS SMARTER?     최첨단 세단 두 대를 맞붙였다. 누가 더 똑똑한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두 차에 담긴 기술의 우위를 가리는 건 꽤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철학만큼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정말 자율주행 시대가 오는 걸까? 얼마 전 TV에서 두 편의 광고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과장이 심한 현대 모비스의 광고(외계인편)는 그렇다 쳐도, 벤츠 E클래스의 광고 컨셉트가 자율주행이라는 사실에는 적잖이 놀랐다. 게다가 BMW 코리아도 최근 7시리즈로 무인주차 시범을 보이지 않았던가? 테슬라 S의오토파일럿 사망 사고를 보며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에서 가장 진화했다고 여겨지는 두 차를 불러냈다. 주인공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7시리즈. 데뷔와 동시에 각종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최첨단’ 세단들이다. 우리가 이 차들에서 집중한 장비는 두 가지다. 흔히 ‘반 자율주행 장비’라고 불리는 차선유지 지능형 크루즈컨트롤과 자동주차 시스템이다. 이 둘은 현재가장 진화한 주행보조 장비로, 자율주행으로가는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미래지향적인 벤츠와 현실에 충실한 BMW자율주행 기술은 그 수준에 따라 L0부터 L4까지 5단계로 나뉜다. L0는 수동주행, L1은 특정기능 자동주행, L2는 일부기능 통합 자동주행, L3는 조건부 자율주행, L4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현재 자동차 회사들이 선보이는 자율주행기술은 가속과 감속 페달, 그리고 스티어링 휠등을 특정 조건에서 자동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L2 수준이다.​​​1 7시리즈는 차선을 인식하면 계기판의스티어링 휠을 녹색으로바꾼다​2 BMW의 주행보조설정버튼 위치가특이하다. 비상등만큼중요하다는 뜻일까?​신호등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스스로 앞으로 가고 서는 기술은 이제 꽤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스로틀 보디 플랩 와이어에 액추에이터를 걸어 일정 속도를 유지하던 기계식 크루즈 컨트롤이 장거리 레이더와 EPB(전자식 브레이크)의 도움을 받아 앞차와의 거리까지 일정하게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진화한 지가 이미 10년도 넘었기 때문이다. 최신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은 도로 흐름에 맞춰 차를 완전히 정지시켰다가 다시 출발까지 한다. 또한, 그중 대부분은 정면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차를 정지시키는 긴급제동 시스템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차선유지 시스템은 아직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에 비해 완성도가 높지 않다. 차선인식 자체가 차간거리 인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기도 하거니와 스티어링 제어가 엮인 통합 시스템이 등장한 지 아직 5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법규도 발목을 잡고있다. 제네바 협정은 운전자가 언제든 제어할수 있다면 시스템 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지만, 스티어링 제어에 대한 법규는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운전자가 일정 시간 이상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으면 경고를 하고조치가 없으면 곧 기능을 해지시켜 버리는 로직을 채택하고 있다.​​ 3 벤츠는 전방 레이더를그릴 안쪽에, BMW는번호판 아래쪽에 단다​​​따라서 우리는 이 비교를 진행하며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보다는 차선유지 시스템에 집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차의 시스템은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때문에 일정 구간을 정해두고 직접 달리며 두 시스템을 비교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굳이 자율주행에 가까운 차를 꼽으라고 한다면 E클래스의 승리다.​E클래스의 차선유지 시스템은 현재 국내에서판매되는 어떤 양산차보다도 유연하다. 심지어 윗급인 S클래스보다도 완성도가 높다. S클래스의 시스템이 고속도로용이라면 E클래스는 시내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커버한다. 아주완만한 코너에서도 아슬아슬했던 이전과 달리 적당한 코너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특히 앞차의 궤적을 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차선이 사라지는 교차로 같은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이 인상적이다.​주목할 만한 변화가 하나 더 있다. 이제껏 차선유지 시스템의 작동시간을 ‘연장’하려면 경고메시지가 떴을 때 스티어링 휠을 약간이나마 흔들어줘야 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인식해야 작동 제한시간이 ‘리셋’되기 때문이다. 현재 S클래스와 7시리즈가 이런 방식이다. 그런데 E클래스에서는 이 과정이 한층 더 간단해졌다. 스티어링 휠에 추가된 작은 터치패드(터치컨트롤, 계기판/인포테인먼트 조작용)를 만지면 운전대를 잡았다고 인지한다. 즉,E클래스에서는 경고 메시지가 뜰 때마다 터치패드를 손가락 끝으로 ‘톡’ 치기만 하면 차선유지 시스템의 지속시간이 연장된다. 참고로 E클래스의 차선유지 시스템은 35~50초가 지난다음에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실제로 기자는 E클래스를 타고 차선유지 시스템과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에 의지해 평일 낮 12시쯤 서울 올림픽대로 강일IC에서종합운동장 분기점까지 달렸다. 경고 메시지가 뜰 때마다 터치패드만 건드렸을 뿐, 아무 조작도 하지 않았다.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완만한 코너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구간 길이는 약 14km, 소요시간은 약9분이었다. 목적지가 강남구 삼성동이 아니었다면 올림픽대로를 계속 달리는 데에는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생각된다.​​​4 E클래스의 차선유지 기능은 반자율주행수준이지만 BMW는 주행보조 수준이다​​미래지향적인 E클래스와 달리 7시리즈는현실적이다. 스스로 달리는 것보다는 안전운전을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굽이진 길에서 미리 스티어링 휠을 살짝 돌려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고(운전대가 기분 좋게 가벼워지는 건 덤이다), 차선을 바꾸는도중 앞차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스스로 앞머리를 비틀어 사고를 막는 등 ‘보조’ 역할에 충실하다.​7시리즈가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시점은 약10초다. 운전자의 존재를 자주 확인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차선유지 지속 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를 기술력 부족으로 볼 수는 없다. 차선을 인식하고 조향을 보조하는 기능이 아주 뛰어난 걸 보면, BMW는 직접 운전할 때만큼(혹은 그 이상으로) 긴장해야 하는 미완성 반자동주행에는 아직까지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운전의 즐거움을 빼앗지 않겠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다.​​​5 벤츠는 주행보조 관련 버튼을 스티어링휠 왼편에 몰아두었다. 차선이탈방지 같은 기능은 감도 조절도 가능하다​​아직은 부족한 자동주차 실력E클래스와 7시리즈는 무인 자동주차 기능을갖춘다. 차체 외부에서 스마트폰/디스플레이키로 차를 주차공간 안으로 넣거나 뺄 수 있다.그런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 시스템을 사용할수 없다. 대한민국 전파법에 맞는 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차 안에서 사용하는 자동주차, 즉 운전석에서 버튼만 누르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하는 시스템은 지금도 지원한다. 자동주차는 가감속 페달 또는 변속레버를 직접 조작해야 했던 구형 주차보조 장치들과는 다른 차원의 자유를 준다. 주차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운전자에게 환영받을 시스템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두 차의 자동주차 사용법은 비슷하다. 버튼을누르고(활성화) 빈 주차공간 옆을 지나친 후(스캔), 화면에 뜨는 주차 자리를 선택한 다음 지시(E클래스: 후진기어, 7시리즈: 방향지시등)만내리면 된다. 다만 주차가 끝날 때까지 자유로운 E클래스와 달리, 7시리즈는 변속레버 옆의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 기능에도 조금 차이가 있다. E클래스는 전/후진 수직과 평행 주차, 그리고 출차까지 지원하지만 7시리즈는 후진 수직과 평행 주차만 지원한다.​그러나 주차공간 인식능력은 7시리즈가 앞선다. 7시리즈는 빈 주차공간 6개 중 평균 3개를인식했지만, E클래스는 평균 2개를 인식했다.물론 두 차 모두 인식률이 50% 안쪽이니 아직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같은 조건에서 주차에 걸린 시간은 비슷했다. E클래스는 36.35초, 7시리즈는 38.38초를 기록했다. 7시리즈의차체가 더 크니 7시리즈가 더 빠른 셈이다. 움직임 역시 7시리즈가 한층 더 부드러웠다. E클래스는 제동시 약간의 진동과 울컥거림, 그리고 소음이 발생했다.​​​​1 E클래스의 자동주차는 기능이다양하다. 하지만 공간인식률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거칠다​​​​2 7시리즈는 공간인식률이 높고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차가 스스로주차를 하는 동안 변속레버 옆의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것이 흠이다 ​번외 테스트: 긴급제동 시스템※ 사진 속 검정색 7시리즈(750Li, 베이지 실내)는 자동주차 시스템이 빠진 초기형 모델이다.    자동주차 테스트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다른 7시리즈(740d, 브라운 실내)로 진행했음을 밝혀둔다.※ 긴급제동 테스트 조건: 크루즈 컨트롤 설정 시속 60km, 장애물 너비 230cm×높이 100cm​​​사실, 우리는 자동주차 시스템의 정확하고 안전한 비교를 위해 종이박스 80개를 준비했다. 주차 칸 양 옆에 박스로 가상의 차(장애물)를 만들고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두 차 모두 박스 사이의 공간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주차 라인도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고, 공간도 적당했는데 말이다. 주차공간 크기와 박스 높이를 여러 차례 바꿔 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두 차의 자동주차 시스템은 빈 박스를 인식하지 못했다​​이유가 궁금해진 우리는 각 제조사에 전화를걸었다. 그 중 한 담당자가 빈 종이박스가 센서신호를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레이더 신호는 모르겠지만 소나 신호는 그럴 리가 없는데, 자동주차는 소나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어쨌든 우리는 레이더가 빈 종이박스를 인식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긴급제동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결과는 사진으로 보는 것과 같다. 같은 조건에서 E클래스는 박스 약 2m 앞에서 섰고 7시리즈는 박스와  부딪혔다.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했기 때문에 페달 조작은 전혀 없었고, 결과는 두번 다 마찬가지였다. 사실 7시리즈는 테스트 전부터 레이더 고장 메시지를 간헐적으로 띄웠었다. 그러나 BMW 코리아 측에 문의한 결과 사고도, 고장도 없었던 멀쩡한 차로 확인됐다. 그래서 우리는 BMW 코리아와 긴급제동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필요하면 추가 테스트라도 진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동차생활> 9월호 마감이 끝날때까지 BMW 코리아의 연락은 없었다.​​ 7시리즈는 빈 박스를 인식하지 못했다 E클래스는 빈 박스 2m앞에서 멈춰 섰다.차체 뒤편이 들리고 몸이 앞쪽으로 쏠릴만큼 강하게 속도를 줄였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PORSCHE 718 CAYMAN 2016-09-06
​​6기통의 추억 지워버릴​4기통 포르쉐의 매력  ​​​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새로운 카이맨을 스웨덴에서 만났다. 높아진 출력과 토크를 더욱 넓은 회전수에서 발휘하는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이 새로 손질한 섀시와 맞물린 718 카이맨은 정신없이 코너가 연속되는 스트루프 서킷을 물    만난 고기처럼 헤집고 달렸다.​​​718. 포르쉐는 카이맨의 이름 앞에 숫자 718을 붙이기로 했다. 엔진까지 바꾸는 큰 수술이었다고는 하지만 풀 모델 체인지가 아닌 마이너 체인지에서 모델명에 손을 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개명이라는 선택 뒤에 뭔가 중대한 이유가 숨어 있다는 뜻이다. 718 카이맨은 기존 카이맨을 다듬은 개량형이되 폭넓은 변화를 담았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물론 이것은 카이맨의 책임도, 포르쉐의 책임도 아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필연적인 진화임에도 이처럼 조심스러운 접근을 선택한 이유는 이 차가 6기통을 버리고 4기통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4기통 터보 포르쉐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해 전부터 있었다. 2009년 폭스바겐이 공개했던 컨셉트 블루스포츠는 작고 날렵한 미드십 스포츠카로 폭스바겐, 아우디, 그리고 포르쉐로 양산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돌았다. 이 경우 가격을 고려해 직렬 4기통 엔진을 쓸가능성이 높았는데, 과연 이 4기통 엔트리 모델이 포르쉐의 정통성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그런데 역사를 되짚어보면 4기통 포르쉐는 여럿 존재했으며 개중에는 폭스바겐 엔진을그대로 얹은 것들도 있었다.​물론 718 복스터와 카이맨이 값을 낮춘 엔트리 포르쉐는 아니다. 수평대향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성능은 오히려 기존 자연흡기 6기통을 능가한다. 그럼에도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시장의 반발을 잠재우고 정통성을 부여할 수단이 필요했던 포르쉐는 옛 기록을 되짚어 적임 모델을 하나 찾아냈다. 바로 레이싱카 718이었다.​전설적인 레이싱카 550을 개량해 태어난 718은 두 가지 점에서 신형 복스터/카이맨의 정신적인 스승이다. 바로 미드십 레이아웃과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이다. 이빛나는 레이싱 포르쉐는 1957년 르망에서 데뷔했고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되어 1959년 타르가 플로리오 종합우승, 유럽 힐클라임 챔피언십 우승(1958, 59)과 르망 클래스 우승(58, 61년) 등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4기통 터보 엔진과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7단 PDK​​​6기통 대신 선택한 4기통 터보 엔진이번 변화의 핵심은 당연히 엔진이다. 벌써 탄생 20주년을 맞은 복스터는 원래 수평대향 6기통 2.5L 엔진을 얹었다가 3년 만에 배기량을 2.7L와 3.2L로 키웠다. 엔트리 모델이면서도 브랜드의 개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미드십에 얹었다는 점이 바로 복스터와 카이맨의 큰 특징이자 장점이었다. 가장 최근 3세대(981)의 경우 2.7L 265마력과 3.4L315마력, 그리고 GTS 딱지를 붙인 3.4L 330마력형 외에도 3.8L 375마력(스파이더)까지 배기량과 성능을키웠다.​카이맨은 복스터의 쿠페형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같지만 위상은 조금 달라졌다. 컨버터블인 복스터보다값이 더 비쌌던 이전과 달리(대개 쿠페보다 컨버터블이 비싸다) 가격대를 뒤집었다. 지금까지 카이맨은 복스터보다 비싼 만큼 출력도 더 높게 조정했었지만 이제 두 모델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으며 카이맨이 복스터보다 약간 싸졌다.​ ​강력해진 엔진에 맞추어 서스펜션이 전반적으로 재조정되었다​​보다 강력해진 브레이크 시스템에 다중충돌방지 시스템을 더했다​​포르쉐는 718 복스터와 카이맨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수평대향 4기통 2.0L와 2.5L의 두 가지 터보 엔진을 개발했다. 평범한 직렬 4기통이 아닐 뿐 아니라 낮은 무게중심과 포르쉐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선택이었다. 두 엔진은 동일한 스트로크(76.4mm)에 보어가 다르고(91/102mm), 2.5L형의 경우 싱글 터보에 가변 지오메트리 기술을 얹었다. 이 기술은 디젤엔진에 흔하지만 가솔린에서는 911 터보에 사용된 게 최초. 높은 과급압과 반응성을 양립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덕분에 2.0L 터보는 최고출력 300마력에 최대토크 38.8kg·m, 2.5L 터보 엔진은 최고 350마력,42.9kg·m의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2.5L형이 더 낮은 1,90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익스테리어는 의외로 많은 부분이 달라져 보다 고급스럽고 남성적인 인상이 강해졌다. 앞쪽은 흡기구 형태를 다듬으면서 사이즈를 키워 냉각성능을 개선했으며, 헤드램프에는 르망 경주차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4점식 주간주행등을 옵션인 LED 헤드램프와 짝지었다. 개구부를 키운 측면 흡기구에는 가로 핀을 하나 추가했고 도어 핸들을 단순화시켜 보다 깔끔해졌다. 겉모습의 변화는 사실 엉덩이에 집중되어 있다. 포르쉐 로고는 이제 뒤창 아래가 아니라 하이글로시 블랙스트립과 함께 팝업식 리어윙 아래에 자리잡았다. 아울러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형태가 달라지고 브레이크 램프는 붉은 띠 형태로 바뀌었다.​​​ ​실내 역시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대시보드는 기존형태를 유지하면서 에어벤트를 둥글게 다듬었고, 918스파이더에서 유래된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을 장비했다. 신형 911에도 쓰이는 이 스티어링 휠은 정교한 스포크 디자인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추월가속에 유용한 스포츠 리스폰스 스위치(PDK)가 달려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CM 역시 업그레이드되었고, 사용이 편리해진 신형 내비게이션을 갖추었다.​​​스티어링 휠과 에어벤트 디자인이 달라지고 PCM이 업그레이드되었다​ 타이트한 서킷에서 높아진 성능 발휘해시승은 숙소인 말뫼 시내와 스트루프 공항을 잇는 주변 도로에서 이루어졌다. 공항 주변의 시골길을 누비는 도로는 롤러코스터처럼 굽이치는 고저차로 드라마틱했다. 하지만 농가를 끼고 있어 시승하기에 그리 적당한 환경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 차는 보다 강력한 엔진을 얹은 카이맨 아닌가? 이런 걱정을 의식해서인지 포르쉐에서는 코너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킷도 준비해 두었다.​아침 8시 시내 숙소를 출발한 시승차 대열이 11시 반쯤 도착한 곳은 공항 근처에 위치한 작은 서킷이었다.1주 2.133km에 무려 12개의 코너가 오밀조밀 들어찬 스트루프 레이스웨이는 1972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1.1km짜리 꼬꼬마 서킷이었다고. 레저 카트로도 재미나게 탈 수 있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지만 실제 투어링카 레이스가 열리기도 한다.​​​쉴 새 없이 코너가 연속되는 스트루프 레이스웨이의 레이아웃​​인스트럭터가 모는 911 한 대당 두세 대씩의 718 카이맨이 따라붙어 코스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자들은 금세 코스 선택에 무릎을 탁 쳤다. 답답한 시골 도로에서 제 성능을 내지 못했던 718 카이맨은 물 만난고기처럼 코너를 누비기 시작했다. 미드십 포르쉐의미덕은 911마저 능가하는 코너링 능력이 아니던가. 아직 익숙지 않은 코스 레이아웃을 상기하며 아웃 인 아웃을 시도해 보지만 순식간에 다음 코너를 준비해야하는 빠른 템포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718 카이맨은 이런 와중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고, 횡가속을 온몸으로 버티는 상황에서도 여유로웠다.​10% 재빨라진 전동식 스티어링은 타이트한 헤어핀에서도 노즈를 어김없이 딱 원하는 만큼 코너 안쪽으로밀어 넣는다. 아울러 섀시는 댐퍼와 스프링 세팅까지모두 전반적으로 새로 다듬었다. 718 카이맨에 옵션으로 준비된 PASM을 선택할 경우 지상고는 20mm낮아진다. 더욱 단단하지만 승차감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지 않다. 노즈 안쪽 화물공간도 생각보다 여유가 있어 그랜드투어러로서의능력은 의외로 높았다.​서킷 주행은 매우 즐거웠지만 718 카이맨 S의 강력한토크를 즐길 만큼 직선로가 길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무려 1,900rpm부터 42.9kg·m를 토해내는 2.5L 터보 엔진은 코너에서 액셀 페달을 조금만 빠르게 밟아도 금세 뒷바퀴를 코너 바깥으로 흘려버리기 일쑤였다. 주행안정장치가 켜져 있는 상태였지만 개입이 늦어 적극적으로 테일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은 포르쉐다웠다. 이런 점에서 기본형인 718 카이맨쪽이 스트루프 레이스웨이에 더 어울렸다. 300마력,38.8kg·m의 힘은 타이트한 코스 레이아웃에 절묘하게 맞아들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액셀 페달을 밟을수 있었다. 물론 718 카이맨 S쪽이 덜 매력적이라는말이 아니다. 액셀 조작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직선로가 긴 코스라면 이는 강력한 무기로 돌변한다. 당연하겠지만 고속도로에서의 추월가속 역시 718카이맨 S가 한결 뛰어났다.​718 카이맨은 마이너체인지이면서도 많은 변화를 담았다​​​7단 PDK는 여전히 눈부실 뿐 아니라 터보 엔진과의연계 플레이 역시 정교했다. 재빠른 변속과 시프트 알고리즘은 터보 엔진의 단점을 커버하는 강력한 무기다. 포르쉐는 운전자들이 자연흡기 엔진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도록 또 하나의 필살기를 준비했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오른발에 힘을 뺐을 때작동하는 프리 컨디셔닝 기능으로, 바이패스 밸브를닫고 점화 타이밍을 늦추면서 터보의 차징 압력을 최대한 유지시켜준다. 가속 도중 발을 잠깐 뗐을 때에는다이내믹 부스트 기능이 스로틀 밸브를 계속 열어두고 연료 공급을 차단한다. 이때 공기 흡입량은 유지되기 때문에 다시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 재빠르게 출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PDK는 새로이 코스팅 모드가추가되어 특정 상황에서 엔진과의 연결을 끊어 연료소비를 최소화한다. 이 덕분에 718 카이맨 기본형의경우 L당 14.5km(PDK)를 달릴 수 있다.​ ​​당연한 변화를 당연하지 않게 완성하다시승행사의 무대가 된 스웨덴 말뫼는 ‘말뫼의 눈물’을통해 최근 국내에서 화제가 되었던 곳이다. 스웨덴 남서부 끝단에 위치한 스코네 주의 주도이자 항구도시로 1990년대 조선업의 경쟁력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아픈 역사가 있다.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 조선산업을 과감히 버리는 대신 친환경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 이제는 도시 구석구석이 활기 넘치는모습이었다. 한국에 단돈 1달러에 팔렸다는 골리앗크레인 자리에는 친환경 건물 터닝 토르소가 들어서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말뫼라는 시승지의 선택이 어디까지 노림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변화를 강요받는 것은 도시나 자동차나 다르지 않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점점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정은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 메이커에게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메이커의핵심 혈통인 911마저도 자연흡기를 포기하고 터보 엔진을 얹는 상황. 복스터와 카이맨이 배기량을 줄인 4기통 터보 엔진으로 갈아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다만 지극히 당연한 변화를 뛰어난 매력과 높은 완성도로 승화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배기량 축소라는 악재를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으로 정면돌파한 포르쉐는 이로 인해 떠안아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기술적 도전으로 해소했다. 그 결과 카이맨은 더욱강력하면서도 효율이 뛰어난 718 카이맨이 되었다.​다만 여기서 드는 생각 한 가지. 굳이 이름에 718을 끌어다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정통성을 걱정한 경영진의 판단이었겠지만 포르쉐 골수팬을 자처하는 기자조차도 기억에 가물가물했던 옛 미드십 레이싱카의 후광이 굳이 필요 없을 만큼 이 차는 강력하고도 완성도가 높았다. 결과적으로 사족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괜스레 길고 어려워진 이름을 다시 카이맨으로 되돌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 시승을 마친 순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포르쉐
HONDA HR-V 2016-09-06
​공간은 만들기 나름차가 작아도 더 이상 구조를 바꾸기 힘들어도 만들 공간은 나온다. HR-V는 자동차 공간활용의 모범사례다. 사소한 아이디어가 광대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아주 쓸모없는 물건이 아닌 이상 새로운 무엇이 나온다면 좋아할 일이다. 요즘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차를 많이 선보인 분야는 소형 SUV(또는 크로스오버, 이하 SUV)다. 성격이나 쓰임새는 제각각이고 인기도 다르지만 시장이 커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QM3, 쌍용 티볼리, 기아 니로 등의 국산차와 메르세데스 벤츠 GLA, BMW X1, 아우디 Q3, 피아트 500X,지프 레니게이드, 닛산 캐시카이, 푸조 2008 등의 수입차들이 그들이다. 시트로엥 C4 칵투스, 인피니티QX30 등 앞으로도 소형 SUV들이 줄줄이 출시 대기중이다. 이들 중 가장 최근에 선보인 차가 바로 혼다HR-V다.​HR-V의 길이는 4,295mm다. 수치로만 따지면 감이잘 잡히지 않으니 다른 차와 비교해보자. 요즘 가장잘 나가는 쌍용 티볼리가 4,195mm, 쉐보레 트랙스는 4,245mm, 최근 선보인 기아 니로는 4,355mm다.HR-V는 이들의 중간 정도 크기다.​HR-V는 터보가 아닌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가솔린 SUV다. 한데 국내 SUV 시장에서는 디젤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디젤 사태로 인기가 한풀 수그러들긴 했지만 여전히 디젤은 SUV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가솔린이라면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정도는 돼야 주목을 받는다. 일반 가솔린 모델도 팔리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불리하다. 그러나 소형급에서는사정이 좀 다르다. 디젤이 연비가 좋게 나오지만 가솔린도 차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연비가 나온다. 가솔린이라고 해도 아주 불리하지는 않다. 1.8L 가솔린 엔진을 얹은 HR-V의 공인 연비는13.1km/L로 기대 이상이다. 또한 가격에 민감한 소형 SUV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솔린의 매력이 두드러진다. HR-V 정도라면 소형 SUV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혼다 모델치고는 얌전한 스타일  혼다 모델은 대중차임에도 디자인이 튄다. 너무 앞서 나가서 기괴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HR-V는 요즘의 다른 혼다 모델에 비해 단정한 편이다. 아랫부분까지 길게 늘인 그릴을 검게 처리해 독특한 인상을연출하고, 옆면은 뒤쪽 유리 라인을 쿠페처럼 기울여서 쿠페형 SUV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도어 손잡이를 도어 끝단에 배치해서 손잡이가 없는것처럼 보이는 것도 특이하다. 이와 달리 뒷면은 무난한 스타일로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너무 심심하다거나 튀지 않는 디자인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HR-V의 매력이다.​​​​실내 디자인은 간결하다. 센터 모니터와 터치식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덕에 분위기가 깔끔하다. 공조장치는 시동을 끄면 그래픽이 사라지고 검은 화면만 남기때문에 더 깨끗하게 보인다. 동승석 송풍구는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가로로 긴 특이한 구성이다. 품질감은 보통 수준. 딱히 고급스럽지도 않고 싸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만족도는 떨어진다. 센터모니터의 경우 메뉴가 적을 뿐더러 그래픽도 촌스럽다. 계기판 우측 정보창은 옛날 전자시계에서나 볼수 있는 방식이고, 메뉴 변경도 볼펜처럼 긴 막대를눌러야 한다. 사소한 부분 몇 가지가 차를 보급형 이미지로 만들어 버린다.​​​​​​​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기본기가 탄탄하면 용서받는다. SUV의 기본기는 공간 활용이다. 앞뒤 좌석공간 여유는 소형 SUV치고는 넉넉하다. 뒷좌석 무릎과 머리공간도 여유롭다. 다만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조금 불편하다. 등받이 각도가 조절이 가능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각도는 그리 크지 않다. 트렁크공간도 적당히 여유롭고, 바닥 밑에는 사물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2열 등받이는 한 번의 조작으로 접히기때문에 공간활용이 수월하다. 트렁크는 러기지 스크린 대신 그물망 같은 가림막으로 가리게 되어 있다.홈 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인데 흐물흐물해서 선반 역할은 하지 못한다.​파워트레인의 만족도는 꽤 높다.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데, 모르고 타면 터보 엔진 차를 탄기분이 든다.​​​​​2열 매직 폴딩 시트는 평범한 소형 SUV를 독특한 공간활용의 귀재로 만드는 기능이다. 2열 시트를 수직으로 세워 2열을 짐공간으로 만드는데, 꽤 실용적이다. 시트를 올린 후 바닥을 받치는 철재 프레임을 접으면 고정된다. 공간 높이가 126cm이기 때문에 화분이나 여행용 가방, 유모차 등 큰 물건을 싣기에 좋다. 굳이 트렁크를 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짐을 가지고타고 내리기도 편하다.​​공간활용 아이디어는 매직시트만이 아니다. 꽤 깊은컵홀더 중간에 접이식 바닥을 만들어서 키가 크고 작은 컵을 상황에 맞게 집어넣을 수 있다. 또한 센터페시아 밑 부분에도 공간을 만들어서 작은 물건을 깔끔하게 수납하기에 좋다. 특히 USB와 HDMI 단자를 이쪽에 배치해서 휴대폰에 전원을 연결했을 때 어디에놓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공간활용도와 함께 파워트레인의 만족도도 꽤 높다. 1.8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출력은 143마력, 최대토크는 17.5kg·m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CVT)를 쓴다. 수치만 보면 평범한데 나가는 맛이남다르다.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데 모르고 타면 터보 엔진 차를 탄 기분이 든다. 힘 좋은 소형 해치백을타는 것처럼 움직임이 가볍고 가속이 산뜻하다. 엔진회전이 부드럽고 변속기도 CVT라서 주행감각이매끈하다. 주행 모드 변경 스위치는 따로 없다. 변속기가 D-S-L 구성이라 S에 맞추면 좀 더 힘차게 튀어 나간다. 에코 모드만 ‘ECON’이라는 별도의 스위치로 조작한다. 수동 변속 기능은 아예 없다. 일상적인 용도로 탈 차라 크게 필요하지 않다지만 동급 차들이 대부분 갖추는 기능이라 부재에 따른 아쉬움이크다.​​​​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푹신한 느낌보다는 편안한안정감을 우선시한다. 스티어링 감각도 약간 탄탄하다. 자세 유지 능력이 우수하고 움직임도 어디 하나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한다. 안정성을 바탕으로편안함을 이끌어내는 유럽차 감성을 슬쩍 내비친다.SUV이지만 바닥에 착 달라붙는 듯한 모양새가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움직임 역시 껑충한 정통 SUV와달리 재빠르고 민첩하다.​소형 SUV는 경제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HR-V의 복합연비는 13.1km/L다. 하이브리드인 기아 니로의 20.1km/L(16인치 타이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트랙스나 티볼리 디젤의 14.7km/L와 크게 차이나지않는다. 오히려 가솔린 트랙스(12.2km/L)나 티볼리(11.4km/L)보다 좋다. 수치로만 보면 일부 동급 수입디젤 SUV보다도 연비가 좋다. 실제 연비도 나쁘지않다. 제한속도를 지키며 무리하지 않고 운전하면 에어컨을 켜고 달려도 공인연비에 근접한 연비를 보인다. 계기판 가운데 속도계에는 컬러 띠가 달려 있어서 차의 주행 특성에 따라 색이 변한다. 녹색이면 연비 운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속을 급하게 하는등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붉은색으로변한다. 녹색만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연비가 제법잘 나온다.​HR-V는 공간활용성이 좋고 파워트레인도 우수해 만족도가 꽤 높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HR-V의경쟁상대는 국산차다. 요즘 국산차도 잘 나오기 때문에 수입차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하지 않다. HR-V의값은 3,190만원. 수입차치고는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국산차와 비교해 값 대비 가치를 따지면 불리해진다. 옵션이나 장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편의장비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를 찾거나 국산차는 아예 구매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있는 차다. 프로모션을 잘 활용해 2,000만원대 후반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 국산차와 격차는 더 줄어든다. 흔한 국산 소형 SUV 대신 새로운 차를 찾는 이들이라면 HR-V에 눈을 돌려보자.​​​​* 글 현성현 사진 최재혁​
1994 LANCIA DELTA HF 16v INTEG.. 2016-09-05
​학창 시절 설레던 첫사랑을 오랜시간이 지나 우연히 마주친 적이있는가? 대개 세월의 풍파에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하기마련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분명 있다. 이번에 만난 란치아델타 HF 16v 인테그랄레에볼루치오네 2가 바로 그런경우. 그동안 자동차 시장은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이차는 그 시절을 함께 추억하기에충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20세기 WRC의 전설1994 LANCIA DELTA HF 16vINTEGRALE EVOLUZIONE 2​​​코 찔찔 흘리던 어린 시절 오락실에는 ‘세가 랠리’라는 자동차 게임이 있었다. 등장 차종은 토요타 셀리카GT-4와 란치아 델타 HF 16v 인테그랄레가 전부였지만, 이 둘은 모두 당시 WRC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차였다. 인터넷도 없고 모터스포츠 중계를 보는 일도 흔하지 않았지만, 이 두 차는 아이들을 오락실로불러냈다. 광활한 대지와 눈 덮인 산악도로, 그리고흙먼지 가득한 평원을 지나서야 이 차들의 앞모습을볼 수 있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주구장창 뒷모습만 보여주던 차의 앞모습을 봤을 때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WRC 그룹 A를 휩쓴 주인공필자가 란치아 델타 HF 16v 인테그랄레 에볼루치오네2(이하 에보2)를 실제로 만난 건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나서였다. 지금의 자동차들은 당시 에보2가 데뷔했던 시절에 비해 훌쩍 커졌다. 순수함 대신 상품성이 자동차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었고 ‘오버 엔지니어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성능을 논한다는 게 소모적으로 비춰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21세기에 20세기를 대표했던 랠리카를 만난다는 것은마치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한 첫사랑을 만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스마트 기기와 전자장비로 가득한 차에 길들여진 필자가 과연 이 차를 순수하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이런 걱정은 에보2를 마주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외모에서부터 탄탄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 직선으로 딱딱 떨어지는 패널들과 육감적으로 다듬은 와이드 펜더, 그리고 깎아내린 듯 급격하게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까지 90년대를 풍미했던 랠리카의 로드 버전이 내뿜는 포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큼직한 구멍으로 냉각 효율을 높인 앞모습이나 4개의 원형 헤드라이트에는 고전미가 가득하다. 에보2의 인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강인함으로 똘똘 뭉쳐 있다.​​​​1 휠은 핀 타입에서 5스포크 타입으로 교체된 상태. 기본 휠도, 현재 휠도 모두 스피드라인 제품이다 2 고전미가 가득한 4구 헤드램프 3 에보2에는 모모 스티어링 휠이 달린다 4 클래식한 스타일의 기어노브. 각 단 사이의 스트로크가 짧고 조작 느낌이 스포티하다​​​​에보2는 란치아가 WRC 그룹B 폐지 이후 신설된 그룹A에 출전시키기 위해 제작한 호몰로게이션 모델이다.1990년대의 호몰로게이션 모델은 요즘과 다르게 출력만 조금 낮을 뿐 실제 경주차와 80% 이상 같은 구성이었다. 더군다나 WRC 역사와 맥을 함께 해온 에보2는한 시대를 풍미했던 풀비아, 스트라토스, 랠리 037, 델타 S4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델. WRC에서의 성적은 1987년부터 1992년까지 6년 연속 매뉴팩처러즈챔피언십을 차지했고, 이 중 네 번은(1987, 1988, 1989,1991년)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을 함께 차지했다.​에보2는 싱글 빅터빈 구성의 터보 엔진과 토센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마니에티 마넬리에서 다듬은 전자제어 시스템 등 경주차에 동원된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광기의 시대라 불렸던 그룹B의 폐지 원인을 제공한 란치아가 300마력으로 출력이 제한되는 그룹A를 제패하기 위해 쏟아낸 각종 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차다.​스페셜 버전을 포함해 2,500대 가량 생산된 델타 에보시리즈는 1984년에 등장한 델타 HF를 필두로 1994년의 에보2까지 이어진다. 옵션에 따라 세부 모델이 다양한에보 시리즈는 메인 터넌스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희소성이 높아 지금도 컬렉터들에게 인기 모델로 꼽힌다. 시승차는 에보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인 1994년식 에보2이며 레카로 시트, 모모 스티어링 휠, 스피드라인 휠을갖췄다. 참고로 국내에 반입된 에보2는 딱 2대이다.​실내에는 기계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속도계, 타코미터를 비롯해 유압, 유온, 부스트, 전압 등 계기판 안에아날로그 미터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마치 비행기의 콕핏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각 단 사이의 거리가 꽤짧은 변속레버도 작동 질감이 아주 스포티하다.​ ​  ​​1 향수를 자극하는 80년대 스타일의 대시보드 2 계기판은 당시 이 차가 기계적으로 얼마나 복잡한 차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 베이지알칸타라를 씌운 레카로 시트 역시 기본 사양이다 4 터보 엔진, 수랭식 인터쿨러, 에어필터, 스트럿 타워 바 등 엔진룸에는 빈틈이 없다 5 가로로 배치된 소음기. 좁은 공간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으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남성미 가득한 싱글 빅터빈 엔진시동을 걸면 특유의 4기통 터보 엔진 사운드가 으르렁댄다.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에 불을 당길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다. 타코미터의 레드존은 6,200rpm부터시작된다. 당시 WRC 경주차들이 약 7,000rpm까지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튠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다. 최고출력 215마력은 지금 기준으로는 별 것 아니지만, 90년대 초반 국산 준중형~중형차들의 최고출력이 100마력 남짓이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약5.7초로, 요즘의 고성능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가속 페달의 반응은 빠르다. 하지만 기어비는 생각보다 긴 편. 시내 주행에서는 웬만해서 2,500rpm을 넘길 일이 없다. 독일차에 비해서는 조금 부드러운 편이지만, 노면의 흐름은 빠짐없이 잡아낸다. 1.2바까지표시된 부스트 게이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급 이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민첩하다. 싱글 빅터빈 구성에 긴 기어비 때문에 터보랙이 심한 편이지만, 차체가 가볍기 때문에 경쾌한 느낌으로 와닿는다. 델타 자체가 패밀리카로 설계된 만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도 불편함이 거의 없다.​​​​부스트 게이지의 바늘은 3,000rpm을 살짝 넘기면서부터 꼼지락대기 시작한다. 과급 이전에는 그저 편안하고 잘 움직이는 느낌만 가득했지만 부스트가 뜨기시작하면 순식간에 차의 움직임이 변한다. 터보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해진 최신 터보 엔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부스트가 뜨기 시작하면 터보차저 특유의 사운드가 들려오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떼면 곧장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며 재가속 준비에 들어간다. 엔진은 약 6,200rpm까지 회전하는데, 토크밴드가 워낙 두툼해 차를 꾸준하게 밀어낸다. 확실히효율을 강조한 요즘의 터보 엔진에 비해 거칠고 공격적이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싱글 빅터보 엔진의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만 한 선택도 드물 것이다.​가속도 가속이지만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의움직임도 인상적이다. 네바퀴굴림 방식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하체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한다. 작은 차체만큼 휠베이스도 짧아 타이트한 코너에서도 불안한 기색이 없다. R값이 큰 코너에서는 운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날카롭게 파고든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약한 편이다. 제동력을 조금만 보강하면 최신 스포츠 모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에보2는 확실히 세가 랠리를 즐기던 ‘올드보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한 차다. 혹자는 ‘확실히 한시대를 풍미했으나 요즘 차들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는 차’라고 이야기하지만 에보2는 그룹B와 그룹A를잇는 WRC 간판스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물론 최근 란치아의 행보를 보면 이 차는 그저 빛바랜추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치아 마니아들은 스트라토스와 에보2를 여전히 란치아의 대표 모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21세기가 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판매량이 전부인 상황이 되자 에보2와 같은 ‘돈 안 되는 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처럼 돈 안 되는 차가 그 메이커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그런 현상이 이어지고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글 황욱익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최재혁
VOLVO V40 2016-09-05
​묠니르를 손에 넣은 고결한 해치백​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서막이다. 환경부의 철퇴를 맞은 골프가 왕좌에서 물러나자 A클래스, 1시리즈, CT, 308, DS4가 도끼눈을 뜬 채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고 있다. 바로 그때, 바이킹의 후손 V40이  전장에 뛰어들었다. 토르의 해머 묠니르가 은은한 빛을 발하자, 전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더위를 피해 카페에 앉아있었다. 옆자리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아이돌은 눈이 달라졌네, 여배우 누구는 코가 바뀌었네”에서 시작된 대화는 “어디서 했다던데. 결과가 좋았네, 나빴네”로 이어지더니 매몰법과 절개법, 실리콘과 서지폼의 장단점 분석으로 치달았다. 평소였으면 흘려들었을 이야기를 굳이 귀에 담아 두었던 건 카페 앞에 세워둔 시승차 때문이다.​성형외과에 다녀온 스웨디시 바이킹볼보의 막내가 눈, 코, 입을 손봤다. 성형외과 상담을받을 때 누구 사진을 내밀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새로운 아이언마크, 세로형 그릴, 헤드램프가 신형XC90의 그것과 판박이니 말이다.​오직 고결한 자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묠니르(Mjolnir)를 두 눈에 담은 걸 보니, 집도의는 압구정 성형외과 의느님이 아닌 아스가르드에서 온 천둥의 신토르(Thor)였던 모양이다. 새로운 망치눈은 기존 볼보차의 투박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시원하게 깨부수고 세련미와 우아미를 보는 이의 가슴 깊이 박아넣었다.​  1- 아이언마크의 화살표가 그릴을 가로지르는 대각선과 똑맞아떨어지면서시침과 분침이포개지듯 산뜻한 일체감을 준다                     2- 오직 고결한 자만이손에 넣을 수 있는 토르의 해머 묠니르                      3- 이렇게 예쁘게윙크하는데 옆차선에서 안 끼워줄리 있을까​​​프론트 그릴은 가로에서 세로로 결을 달리했다. 덕분에 무덤덤하던 표정이 사라지고 한층 적극성을 띠게됐다. 그릴 중앙에 위치한 새로운 아이언마크는 군더더기가 없어 시크한 느낌이다. 엠블럼 바탕색이 파랑에서 검정으로 바뀌고 VOLVO 레터링이 작아지면서 링 안으로 폭 담겼다. 볼보가 지나온 긴 세월을 방증하듯 아이언마크의 화살표가 1시 반에서 2시 방향으로 살짝 고개를 틀었다. 덕분에 그릴을 가로지르는대각선과 이 화살표가 똑 맞아떨어지면서 시침과 분침이 포개지듯 산뜻한 일체감으로 프론트 뷰에 화룡점정을 한다.​역시 패완얼이다. 예뻐진 얼굴 덕분에 예전 그대로인 옆모습까지 새삼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잔뜩 누운 윈드실드와 후방상승형의 벨트 라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보는 사람을 안달나게 한다. C필러를 따라 흐르는 L 모양의 테일램프와 검은 유리로 꾸며진 뒷모습은 10년 전 애플힙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C30의 앙증맞은 뒤태를 쏙 빼닮았다.​​​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핀과 소형 윙으로 구성된 개성 만점 루프 스포일러​​인테리어는 정갈하고 산뜻하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실내 구성이 화려한 건 아니지만 섬세한 터치와 높은 품질 덕에 오래두고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세 가지 디스플레이 모드에 따라 컬러와 구성을 달리하는 계기판, 베젤이 거의 없어 산뜻한 룸미러,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실용적인 중앙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센터페시아 뒤편에꼭꼭 숨겨둔 살가운 수납공간까지. 실내 구석구석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웨디시 프리미엄의 정수가담겼다.​​​​​구성과 컬러가 각기 다른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 세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감성출력, 감성연비가 한껏 오른다​​​‘실내는 부분변경 전과 똑같구나’ 했는데, 스티어링 휠 위에 앉은 새 아이언마크와 에어벤트에 새겨진 CLEANZONE 레터링이 “나 신상이야”라며 수줍게 속삭인다. 이 레터링은 신형 V40에 CZIP(CleanZone Interior Package)가 적용됐다는 의미다. CZIP는 탑승 전에 차 안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기능이다. 외기 온도가 10°C 이상일 때 리모컨 키를 통해 잠금해제하면 실내 환기 사이클이 시작된다. 덕분에 한여름에 차에 탈 때도 숨 막힐 듯 답답한 공기를 마시지않아도 된다.​​​​1- 뒷자리의 아이가리모컨을 자꾸누른다면센터페시아 뒤편수납공간에숨겨두는 것도 좋은방법이다​2- 넉넉하지도빠듯하지도 않은알찬 2열 공간​3- 긴급제동 시스템은더 이상 볼보의전유물이 아니다.하지만 여전히볼보의 상징이다​4- 올해부터 전 모델에적용된 리모컨덕분에 뒷좌석에서도인포테인먼트 기능을조절할 수 있다​​2,645mm의 휠베이스는 폭스바겐 골프(2,640mm)와비슷한 수준. 실내공간이 보기보다 넓어 성인남자가타더라도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이 빠듯하지 않다. 6:4분할 폴딩이 가능한 뒷좌석 등받이는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평평해져 큰 짐을 깊이 밀어 넣기에 좋다.트렁크 매트를 A 모양으로 세워 칸막이로 사용할 수있다는 점 역시 단순하지만 솔깃한 장점이다.​심장을 두드리는 토르의 해머D3, D4, T5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Intelligent-Accuracy RefinementTechnology)가 적용된 볼보의 드라이브 E 디젤 엔진은 인젝터 하나하나에 달린 센서가 각각의 실린더에 필요한 연료를 세밀하게 나눠 분사하도록 조정해준다. 때문에 하나의 센서로 정보를 받아 모든 실린더에 같은 양의 연료를 분사하는 다른 디젤 엔진에 비해 출력과 연료효율에 이점이 있다.​​​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엔진.인젝터 하나하나에 센서를 달아 각 실린더당 최적의 연료가 분사된다​​시승차는 직렬 4기통 디젤 싱글터보 엔진의 D3 모델.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내고, 16.0km/L의 연비를 기록한다. 요즘 디젤 승용차를 시승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지만 소음과진동을 잘 걸러내 실내로는 거의 들이치지 않는다. 공회전 중에도 겔겔거림이나 덜덜거림이 없어 ‘디젤’이라는 말에 긴장했던 고막과 엉덩이가 한시름 놓는다.​진중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은 두루두루 고급스럽다.강성이 높은 든든한 섀시 덕에 기본기가 탄탄한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 각 부분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달리기 실력에 있어서만큼은 전과목 8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6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는 엔진과 유기적으로 동작하며 두터운 토크를 매끈하게 앞바퀴로 전달한다.​기어레버를 운전자 쪽으로 당겨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V40은 운전자의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는 듯 기민하게 치고 나가며, 더 세게 밟아달라는 듯 구성진 곡조를 뱉어냈다. 디젤 엔진치고는잘 정돈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젠틀하면서도 쫀득한 주행질감은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충분하며, 스포츠 주행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겉치장이 화려하지 않고 ‘럭셔리, 프리미엄, 최고급’이란 말로 덕지덕지 포장하지도 않았지만주행질감만으로 볼보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안전의 볼보, 수많은 모델 중에서도 V40은 특별하다.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을 달고나온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보행자 에어백은 안전을 향한 볼보의 의지에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술이다. 물론 2016년 8월 현재 국내 판매 중인 V40에는 보행자에어백 적용 모델이 없다(부분변경 전과 마찬가지로,V40 R디자인에 달려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볼보 V40이라는 이름 속에는 ‘2012 유로 NCAP 충돌테스트에서 사상 최고 점수를 획득한 차’라는 빛나는 훈장이 숨겨져 있다.​당연한 듯 긴급제동 시스템(시티 세이프티)과 사각지대경고 시스템(BLIS)이 기본 적용된다. 이러한 안전장비는 더 이상 볼보의 전유물이 아니지만 여전히 볼보의 상징이며, 그들이 오랜 시간동안 더 안전한차를 만들기 위해 고심해왔다는 증표다.​기존 볼보차는 강인하고 듬직하되,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차였다. 다시 말해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가 망치를 꺼내 든 이유다. 2006년부터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부사장을 맡았고2012년부터 지금까지 볼보자동차의 디자인 수장을맡고 있는 그는 기존 볼보의 이미지를 깨부수고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가고 있다.​부분변경을 거친 V40은 옛 볼보와 요즘 볼보의 경계에서 두 시대의 가치를 한몸에 품었다. 기존 모델로부터 볼보 고유의 안전과 신뢰라는 유산을 넘겨받았으며, 신세대 볼보 디자인의 멘토 XC90과 S90으로부터 아름다운 얼굴을 물려받았다.골똘히, 그리고 신중하게 새 얼굴을 감상했다. 등에맺힌 땀이 어느새 식어 있었다.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모컨 키로 도어 잠금을풀자, 묠니르가 은은하게 빛을 발했다. 성형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여자들의 시선이 V40으로 향했다.바이킹은 기다렸다는 듯 해머를 높이 들어, 젊은 소비자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CITROËN C4 CACTUS​ 2016-09-04
​CITROËNC4 CACTUS​​​​빛나는 개성의 프렌치 SUV​​​SUV 시장에 다소 미적지근했던 프랑스 메이커들의 ‘색다른’ 반격이 시작되었다.시트로엥 C4 칵투스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좋은 연비를 겸비한 도심형 SUV로답답한 한국 도시 풍경에 신선한 충격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프랑스 자동차에 대한 인상은 ‘평범하지 않은 개성’으로 대변된다. 이것은 프랑스라는 나라가 가지는 예술성, 남과 같음을 불허하는 독창적인 심미안에서 기인된 것이리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그런 특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글로벌화된 오늘날에는 점차 희박해져 가는 추세인 듯하다.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무난함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 독일차에 비해 개성이 강한 프랑스차들은 시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확실히 요즘 푸조나 르노를 보면 1950~70년대 수준의 색깔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반면 시트로엥은 그런와중에서도 여전히 프랑스 색채를 유지하고 있는 메이커. 물론 꾸준히 그랬다는 말은 아니다. 90년대 국내에서 팔렸던 XM은 얼굴이 에스페로와 닮았다는 이유로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두 차 모두 베르토네 디자인이어서 닮은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참신한 디자인의 대형 세단 C6나 작으면서도 고급스러운 DS 라인 등 새로운 시도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시트로엥 가풍 이어받은 신선한디자인 푸조에 비해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가풍은 시트로엥의 개성이자 강점이다. 그런 시트로엥 중에서도 최근가장 눈에 띄는 모델이 바로 C4 칵투스. 2014년 시장에 나온 이 콤팩트 SUV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시트로엥 오리지널 디자인의 첫 도심형 SUV(1970년대의네바퀴굴림 메아리를 제외한다면)이라는 점이다. 이보다 앞서 팔리기 시작한 C-크로서와 후속작 C4 에어크로스는 모두 미쓰비시와의 합작품이었다. 반면 C4 칵투스는 C3, 푸조 2008의 PF1 플랫폼을 바탕으로 뼛속까지프랑스 향기로 채운 파리지앵이다. 물론 일본색 없는 프랑스차가 상품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프렌치 레스토랑에 왔다면 퓨전보다는 본격프랑스 요리를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 스시에 프렌치 소스를 부은 퓨전요리가 취향 저격이 아니라면 말이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던 C4 칵투스는 그 독특한디자인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연말쯤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어져 1년이 훌쩍 넘고 말았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기자는 파리로 날아가 현지에서 직접 C4 칵투스를 만나볼 수밖에 없었다. 시승차가 있는 시트로엥 본사(Citroen, seige social)는 파리 순환도로 북쪽,삼성전자 프랑스 건물과 접해 있었다. 전기 컨버터블 E-메아리의 대형 간판이 걸려 있어 순환도로를 달리면서도 금세 눈에 띄었다. 파리에서도 악명이 높은 슬럼가가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 하나를 두고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헤드램프 부분에 조명을 박아 넣은, 시트로엥의 센스 넘치는 광고 패널 덕분인 듯했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건물 1층 안쪽 시승차를 위한 공간에서 젤리 레드 색상의 C4 피카소를 만날 수 있었다. 블루HDi 100 디젤 엔진에 변속기는 수동 기반의 싱글 클러치 자동인 ETG6의 조합. 불과 하루 전 있었던 항공기 추락사고 때문에 샤를 드골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만도 1시간가까이 허비된 상태였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시간 아슬아슬하게 차를 받은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도 거른 채 빨리 도심을 벗어나 숙소가 있는 파리 남서부 샤를 파스쿠아 쪽으로 향했다.  작은 차체에 넘치는 개성을 담다본격적인 시승은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했다. 지인을 통해 추천받은 코스는 숙소를 떠나 서남쪽으로 이동, 상 헤미 레 슈브후즈를 거쳐 샤토 드 람부이에를 돌아나온 후 파리 시트로엥 본사로 복귀하는 100여 km의 루트였다. 지도에 온통 푸른색으로 칠해진 이 지역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오뜨 발레 드 슈브르즈라는 지방 국립공원의 일부로, 우거진 숲 사이사이 얼굴을 빼꼼 내미는 소박한 마을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토요일 아침이라 아직 통행량은적었지만 자전거가 의외로 많았고, 점심시간이 가까울수록 여행객들이 눈에띄게 늘어나 유명 관광지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 차를 찬찬히 살펴 볼 시간. 앞서 이야기했듯이C4 칵투스의 첫 번째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외모다.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아이덴티티 중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다. 한때 상징적인 기술이었던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을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후로 차별화가 힘들어진 때문인지 디자인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듯하다.  칵투스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거의 10년 전인 2007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였다. C-칵투스 컨셉트는 C4 플랫폼을 바탕으로 애완동물을 연상시키는 타원형 헤드램프에 해치백과 패스트백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제시했다. 길이 4.2m로 양산형 C4 칵투스와 비슷했지만 디자인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5년 후인 2013년에 칵투스 컨셉트라는 이름으로 양산형 디자인이 공개되었는데, 외형만큼은 양산형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대개 컨셉트카에서 양산화 과정을 거치면 디자인이 단순화되거나 개성이 옅어지게 되지만 이 차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헤드램프 위에 주간주행등을 얹는 방식은 C4 피카소와 공통.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느 쪽이 진짜 눈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게다가SUV라는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헤드램프 주변을 검은색 범퍼로 감싼 덕분에 진짜 눈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범퍼 아래부터 휠 하우스 주변을 거쳐 뒤 범퍼로 이어지는 검은색의 프로텍터는 이 차가 MPV가아니라 SUV를 지향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 컨셉트카에는 없었던 B필러가 생긴 것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 대신 창문 안으로 숨겨 매끈하게 처리했다. 그 밖에 특징적인 C필러 형태나 장식적인 루프레일, 사각형의 휠 디자인(17인치 크로스 휠) 등 2013년컨셉트카에서 많은 부분을 그대로 가져왔다. 차체 크기는 길이 4,157mm, 너비 1,729mm, 높이 1,480mm에휠베이스 2,595mm로 쌍용 티볼리와 비슷하다. 그런데도 딱히 앙증맞다거나 귀엽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의외로 당당한 인상이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옆구리 에어범프다. 매일같이 당하게 되는 문콕 테러를 위한 최고의장비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옆구리 에어범프다. 일종의 범퍼 프로텍터를 차체 측면에 두른 에어범프는열가소성 우레탄으로 만들었다. 볼록볼록한 부분 안에는 공기가 들어 있는데, 한국에서 매일같이 당하게 되는 문콕 테러를 위한 최고의 장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측면 범퍼는 보통은 얇고 긴 형태에 차체 도색과 통일해 드러나지 않게 하지만 시트로엥은 도어 면적 상당부분을 덮는 디자인으로 보호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승화시켰다.프랑스 메이커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발상이다.    차체 색상은 모두 11가지. 여기에 헤드램프 주변과차체 측면 에어범프를 다른 색(블랙/그레이/초콜릿/듄)으로 고를 수도 있어 20여 가지의 다양한 색조합이 가능하다. 실제 거리에서 만난 C4 칵투스들역시 흰 바탕에 초콜릿 범퍼나 검은 바탕에 모래색범퍼 등 과감한 색 조합이 자주 눈에 띄었다. 여기에인테리어 색상조합까지 더하면 다양성은 더욱 배가된다. 물론 국내 시장의 특성상 유럽 수준의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몸에 착 감기는 시트실내는 모던한 디자인의 가구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약간 낮고 평평한 대시보드에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용 LCD 모니터를 세워놓은 간결한 운전석은 시트로엥이 제안하는 프랑스풍 미니멀리즘의 극치. 그런가운데에서도 개성과 세련미를 챙겼다. 스티어링 휠사이로 들여다보이는 작은 계기판은 눈에 확 띄는 디지털 속도계를 중심으로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한다. 대시보드 중간에 달린 7인치 모니터는7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오디오 등을 조절하기위한 터치스크린. 도어 잠금과 주행안정장치, 비상등과 자동주차 등 사용빈도가 높은 스위치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모니터를 통해 컨트롤한다. 극도로 단순화된 C4 칵투스의 운전석  타코미터마저 없는 간결한 디지털 계기판  앞좌석 중간에 코브라 목처럼 보이는 것은 변속레버가 아니라 파킹 브레이크. 변속은 그 앞에 달린 스위치(D/R/N)로 한다. 최근 이런 디자인이 부쩍 늘어나는추세인데, 기자처럼 80년대에 운전을 배웠던 사람들은 아직 적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시프트패들이 있기때문에 사용상의 불편함은 없었다.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버튼 수를 줄였다  C4 칵투스를 시승하면서 의외로 인상적이었던 것이바로 시트다. 시승차는 Feel 트림의 직물시트로 블랙/레드 직물을 씌운 것이었는데 단순한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 앉아보면 엉덩이에 착 감기는 것이 승객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줬다. 뒷좌석 역시 마찬가지. 이 시트덕분에 짧은 휠베이스에 비해서는 실내 거주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뒤 도어의 창문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미니밴처럼 틸트식으로 만든 것은 조금 아쉽다. 플라스틱 부품들의 감촉이나 조립 정밀도도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평평해 보이는 뒷좌석은 의외로 편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화물칸은 1,170L로 늘어난다   실내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브박스였다. 조수석 대시보드 아래쪽에 달리는 보통의 형태를 버리고 대시보드 위에 커버를 달아 사용편의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흔한 자동차 실내가 아니라 멋진 인테리어 소품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보통은 조수석 에어백이 달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시트로엥은 에어백 위치를 천장 쪽으로 옮겨 문제를 해결했다. 트렁크공간은 기본 358L에 6:4로 접히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1,170L로 확장된다.  위로 열리는 글러브박스  시승차의 엔진은 블루HDi 100이라 불리는 1.6L 직분사디젤로 최고출력 100마력에 최대토크 25.9kg·m를낸다. 칵투스는 3기통 1.2L 가솔린 터보 한 가지로 75마력과 82마력, 110마력의 세 가지 출력 세팅을 제공하며 디젤은 100마력 블루HDi 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e-HDi 92마력형이 있다.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대부분의 프랑스차와 마찬가지로 칵투스 역시 가솔린엔진은 국내에 들여오지 못한다. 따라서 수입 가능한카드는 디젤뿐.  ETG6와 조합된 100마력 디젤 엔진은 연비가 좋은 대신 무난하다  시승차의 제원상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11.2초,최고시속 182km로 무난한 반면 복합연비는 29.4km/L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89g. 출력과 토크 숫자에서 짐작할 수있듯이 가속성능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1톤을 살짝 넘는 가벼운 차체와 함께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 ETG6가 맞물려 이 차에 딱 적당한 동력성능을 제공한다. 의외로 경사로에서 답답하지 않고 중저속 영역에서는 반응성이 좋다. 반면 고속도로에 들어서 시속 130km를 넘기니 추월가속이 눈에 띄게 더뎌졌다. 다만 L당 30km 가까이 달리는 좋은 연비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부분. 사실 싱글 클러치를 사용하는 반자동 변속기들은 국내에서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DSG로 대변되는 듀얼 클러치식에 비해 가격상승을 막을 수 있을 뿐아니라 만약의 경우 수리비 폭탄에 대한 걱정도 적은편. 따라서 이 모든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있다. 가속시의 울컥거림은 클러치가 떨어졌다 다시연결되는 변속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기 때문인데, 변속 타이밍에 맞추어 액셀 페달을 살짝 떼어주면 한결부드러워진다. 듀얼 클러치나 일반적인 AT를 달지 않는 것은 결국 돈 문제다. 콤팩트하고 가벼우면서 동력손실도 적은 자동변속기는 가격표가 결코 친절할 리없기 때문이다. 좋은 연비와 실용성 자랑하는 구동계시트로엥은 푸조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비슷할것 같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날렵한 핸들링의 푸조에비해 시트로엥은 움직임이 부드럽고 승차감이 더 좋다. C4 칵투스 역시 이런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바퀴굴림(FF) 기반의 SUV로 철저히 도심 주행에 중점을 두었고, 살짝 높은 지상고를 통해 비포장 노면에서의 대응능력을 살짝 높인 수준. 미쓰비시 기반의 C4 에어크로서와 달리 구동방식이 FF뿐인 점도 이 차가 험로 지향 모델이 아님을 보여준다. PF1 플랫폼을 공유하는 푸조 208이나 시트로엥 C3 등 해치백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 롤은 약간 더 있지만 휘청거리거나 불안정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엔진출력이 넉넉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프랑스차 특유의 핸들링 기본기는 분명 살아 있다. 그동안 북미 시장에 무관심했던 프랑스 메이커들은SUV 라인업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을 마냥 무시할 수는없었다. C4 칵투스는 왜건과 해치백을 높이는 1차원적인 접근법을 버리고 프랑스적 심미안으로 다듬어낸시트로엥 오리지널의 첫 도심형 SUV다. 게다가 그 디자인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예술 도시 파리의 도심 거리에서도 전혀 빛이 바래지 않았다. 높은 실용성과 빛나는 개성으로 빚어낸 프랑스풍 SUV가 다소 칙칙한 한국 거리에 몰고 올 신선한 충격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글, 사진 이 수 진 편 집 위 원 
NISSAN MURANO vs LEXUS NX300h 2016-08-31
 체급을 넘나드는 타이틀 매치차종이 적은 분야는 경쟁 구도도 정석을 벗어나기 마련이다. 닛산 무라노 하이브리드는 렉서스 NX300h와RX450h를 동시에 상대한다. 크기와 가격을 공통분모로 앞세워 두 체급의 동시 석권을 노린다. ​   ​심해에 사는 생물은 알려진 종류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발견된 해양생물보다 더 많은 수가 심해에 산다고한다. 자동차도 심해만큼 미지의 세계다. 전세계 자동차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이 중 우리나라에 들어온 차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모든 차들이 들어오려면 아직도 멀었고 그렇게 되기도 힘들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차종이 늘면서 체계가 잡힌 듯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혼돈의 세계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대표적인 미지의 세계다. 차종이 적기 때문에 경쟁 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 크기와 성능, 가격, 특성 등을 고려해 경쟁 모델을 짜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결국 임시방편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진다. 언뜻 보기에는 불합리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공정하다. 체급이달라도 실력이 비슷하면 맞붙을 수 있고, 나이가 어려도 지능이 우수하면 중·고등학교를 건너뛰고 바로 대학에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무라노와 NX300h는 크기 차이는 나지만 값이 비슷하고, RX450h는 가격 격차가 벌어지지만 크기가 비슷하다. 따라서 무라노가 두 체급을 동시에 상대하는 경쟁 구도가 이뤄진다.​국내 SUV 시장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하이브리드 모델은 닛산 무라노다. 길이 4.9m의 준대형급에 값은 5,490만원이다. 딱 맞는 경쟁 모델은 없다. 대중 브랜드 SUV중 의외로 하이브리드 모델(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제외)이 없다. 국산차는 최근에 나온 소형급 기아자동차 니로가 유일하다. 수입차는 중형급 토요타 라브4뿐이다. 럭셔리로 눈을 높이면 몇 대가 눈에 들어온다. 렉서스 NX300h와 RX450h, 인피니티 QX60,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 정도. 닛산이 대중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무라노는 ‘인피니티의 탈을 쓴 닛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의 모델과 한번 승부를 펼쳐볼 만하다. 인피니티 QX60은집안싸움이니 제외하고, 레인지로버는 가격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논외로 치면 결국 남는 모델은 렉서스NX300h와 RX450h다. NX300h는 크기 차이는 나지만 값이 비슷하고, RX450h는 가격 격차가 벌어지지만 크기가 비슷하다. 무라노가 두 체급을 동시에 상대하는경쟁 구도가 이뤄진다. 비슷한 경쟁차가 많이 들어온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구도가가장 합리적인 경쟁 관계다.​​​ ​공간과 가격에서 앞서는 무라노​NX300h의 값은 5,550만원(수프림)과 6,250만원(이그제큐티브) 두 종류다. 수프림 모델이 무라노(5,490만원)와 가격에서 맞먹는다. 무라노와 NX300h의 가장 큰차이는 크기다. 길이는 무라노가 4,900mm, NX300h가 4,630mm로 27cm나 차이가 난다. 중형급과 준대형급 정도의 차이다. 실내공간의 척도가 되는 휠베이스는 각각 2,825mm와 2,660mm로 무라노가 16.5cm 길다. 크기 차이로 인한 공간 여유는 확실히 무라노가 앞선다. 체급이 비슷한 RX450h는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4,890mm와 2790mm다. RX450h와 비교해도 무라노가 조금 더 여유롭다.​​NISSAN MURANO​​​스티어링은 그립감도 좋고 감촉도 좋다​​뾰족하게 갈라진 헤드램프가 개성적이면서 역동적이다​​사방을 볼 수있는 어라운드뷰는 쓸수록 가치를 발한다​​저중력 시트는 은근히 편하다. 포근하게 몸을 감싼다.​당연하지만 사람이 앉는 공간은 물론이고 짐공간도 NX300h보다 무라노가 크다. 2열을 접으면 격차는 더커진다. 용도와 생활 패턴에 따라 짐공간에 가치를 매기는 척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짐 싣는 일이 적고 혼자 타는 일이 많다면 차체 크기가 작은 NX300h가 알맞다. 가족차로 주로 쓰고 짐 실을 일이 많다면 무라노가 제격이다. 2열 편의성은 무라노가 우세하다. 등받이 각도 조절 폭이 커서 다양한 자세를 연출할 수 있다.​​​LEXUS NX300h​금속의 비율이 높아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뾰족한 선으로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외부의 파격적인 선처리가 실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화사한 무라노와 달리 NX는 역동적인 감성을 강조한다NX300h는 등받이 조절 폭이 작고 등받이만 움직인다. 무라노는 시트에 슬라이딩 기능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때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좀 더세밀한 자세 잡기가 가능하다. NX300h에 파노라마 루프가 없는 것도 의외다. 뒤쪽 개방감은 파노라마 루프가 달린 무라노가 더 좋다.실내 분위기에서 품질 차이는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NX300h는 고급 브랜드의 모델답게 기본적으로 고급성을 깔고 있다. 무라노는 닛산 브랜드이지만 고급스럽게 단장했다. 실내만 보여준다면 인피니티라고 착각할 정도다. 특히 무라노는 화사함이 포인트다. 가죽과 플라스틱, 우드트림 등을 밝은 베이지 톤으로 처리했다. 개성을 강조한 외모와 달리 실내는 간결하고 단순한 분위기를 추구해 아늑하다. 반면 NX300h는 검정색을 주로 사용하고 시트 가죽을 붉은색으로 마감해 강렬한 대비를 표현했다. 파격적인 외모 컨셉트를 실내에도 도입해 굴곡이 많고 선들이 현란하다. 아늑한 무라노와 달리 역동성이 두드러진다.​스타일은 보는 이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어느쪽이 낫다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무라노는 초대 모델 때부터 각진 SUV에서 탈피해 날렵한 크로스오버 분위기를 유지해왔으며, 현행 모델인 3세대로 접어들면서 닛산의 다른 모델과 디자인을 통일했다. 맥시마나 알티마 세단과 분위기가 비슷해 정체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측면 플로팅 루프의 경우 지붕과 차체를 분리한듯한 효과를 내고, 앞에서 뒤로 물결치듯 흐르는 라인들로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잘 표현했다. 무라노 디자인도 범상치 않지만 NX300h도 꽤 파격적이다. 이는 렉서스 최신 모델들의 한결같은 특징으로 매끄러운 면과 날카로운 선이 조합을 이뤄 독특한 개성과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이 둘이 맞붙는 가장 큰 공통분모는 하이브리드다. 무라노와 NX300h 모두 우연의 일치인지 직렬 4기통2.5L 엔진을 얹는다. 차이라면 무라노 엔진은 수퍼차저를 결합해 출력이 더 높다. 233마력 수퍼차저 엔진에20마력 전기모터를 결합해 종합 출력이 253마력에 이른다. 반면 NX300h는 자연흡기 방식으로 152마력 엔진에 143마력과 68마력의 전기모터 두 개를 집어넣어(AWD 모델은 뒷바퀴 구동을 위한 모터가 하나 더 달린다) 199마력의 종합 출력을 낸다.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더 큰 힘이 필요한 무라노에 과급기가 붙는 게 당연지사. 그런데 무게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무라노와 NX300h의 무게는 각각 1,915kg과 1,900kg으로차이가 크지 않다. 무게와 출력을 따진다면 무라노가역동성 면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다.​​​​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따른 주행 감성의 차이무라노는 모터가 한 개만 결합하고 엔진의 기본 출력이 높아서 역동적인 가속에 충실하다. 무라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 한 개와 클러치 두 개가 결합하는 구조다. 닛산은 이를 ‘인텔리전트 듀얼 클러치 컨트롤’이라고 부르는데 ‘엔진-클러치-모터-변속기-클러치’ 식의 구조다. 상황에 맞게 두 개의 클러치가 작동하면서 엔진의 작동을 차단하거나 모터의 구동과 배터리 충전 등이 이뤄짐으로써 동력을 효과적으로 맺고 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NX300h는 충전과 발전용, 앞바퀴와 뒷바퀴 구동용 모터 등 세 개 모터가 작동하는 만큼 엔진의 힘보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역할이 큰데, 이는 주행 감성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이브리드의 이질감이 덜한 차를 원하면 무라노가 낫고, 하이브리드에 익숙하면 NX300h도 거부감 없이 탈 수 있다.​두 차 모두 2.5L 하이브리드 구동계에 CTV를 얹고 네바퀴를 굴린다. 변속이 부드러워서 가속도 매끈하다. 안정성은 막상막하. 자세 유지 능력은 둘 다 평균 이상이다. 길이에 따른 특성 차이가 거동의 변화로 이어질뿐이다. 길이가 긴 무라노는 묵직하고 진중하게 움직이고 상대적으로 짧은 NX300h는 가뿐하고 경쾌하다. 하이브리드에 있어서 연비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무라노의 복합연비는 11.1km/L. V6 3.5L급의 힘을 내면서 이 정도 연비면 좋은 편이다. 무라노 가솔린 모델(미국 기준)과 비교하면 17% 정도 높다. NX300h는 1L로 12.6km를 달린다. 수치 면에서는 NX300h가 앞서지만 크기를 고려하면 연비 차이는 줄어든다. 하이브리드 메커니즘으로 인한 특성은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에서도 드러난다. 도심 연비는 무라노와 NX300h가 각각 10.2와 13.0km/L로 차이가 벌어지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2.4와 12.2km/L로 오히려 무라노가 앞선다.​​ ​안전 및 편의장비도 값 대비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요소다. 무라노는 특히 안전장비가 풍성하다. 전방충돌예측경고, 전방비상브레이크,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 어라운드뷰 모니터, 이동물체감지, 운전자주의경보, 사각지대경고, 후측방경고 등의 다양한 장비를 갖췄다. NX300h는 이그제큐티브와 수프림 트림 사이의 장비 차이가 크다. 6,250만원인 이그제큐티브 트림도 무라노에는 없는 장비들이 있다. 가격대가 비슷한 수프림 트림과 값 대비 가치 차원에서 보자면 무라노가 좀 더 낫다.​RX450h는 가장 아래 모델이 7,740만원으로 무라노와가격 차이는 2,000만원 이상 벌어진다. 힘과 연비는RX450h가 소폭 앞서지만 공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안전 및 편의장비에서도 격차는 크지 않고 오히려 무라노가 가격 대비 더 충실하다.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다면 2,250만원의 가격 차이를 고려할 때 무라노가 더나은 선택일 수 있다.​하이브리드 시장이 활발하게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온전한 경쟁을 펼치기가 어렵다. 시장이 커지면서 보다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모델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나 가격,브랜드 등에서 어떤 것이 우수하다고 단정짓기가 쉽지 않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따져봐야 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이야말로 가장 큰 만족을 가져다줄수 있다. 마찬가지로 무라노와 NX300h의 비교에서도정해진 규칙은 없다. 다만, 무라노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과 비교하더라도 당당할 만큼 훌쩍 성장한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 글 현성현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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