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제네시스 G80 SPORT 2016-12-06
 GENESIS G80 SPORT감성상실 스포츠 세단​  제네시스가 G80 스포츠를 선보였다. G80에 V6 3.3L 트윈터보 370마력 엔진을 얹고 안팎 디자인과 섀시를 손본 모델이다. 과격한 외모만큼 가속 성능도 화끈하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다. 갖고 싶어 안달이 날 만큼 감성적이지가 않다. B차라리 스포츠라는 말을 뺐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제네시스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각종 채널을 통해 ‘고급차 브랜드’로의 진화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경기도 하남과 부산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라는 브랜드 홍보관도 열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올해 1~10월 판매량(4만9,222대)이 전년 동기(3만 1,123대) 대비 약 58%나 증가했다. EQ900과 G80의 신 차 효과를 감안해도 의미 있는 수치임에 분명하다. 제네시스가 G80 스포츠에 거는 기대는 꽤 크다. 내심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80 스포츠는 이름그대로 G80의 스포츠 버전. 제대로 된 스포츠나 고성능 버전은 기본이 되는 일반 모델의 이미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존 현대의 신차 대부분이 그랬듯, 일단 액면으로는 합격이다. 훤칠한 외모에 370마력. E세그먼트 세단에서 이 이상 뭐가 필요할까?​눈부신 스타일링, 준수한 인테리어, 부족한 감성존재감 깡패. G80 스포츠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실물의 인상이 훨씬 더 또렷했다. G80을 베이스로 디테일만 손 본 정도인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특히 다크크롬 패널과 구석구석 장식한 구릿빛 파츠의 조화가 아주 근사하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다. 과장을 조 금 보태 5배는 비싼 차의 부품이라고 해도 믿겠다. 과격한 앞 범퍼도 꼼꼼히 살펴보면 인터쿨러/브레이크 쿨링, 에어커튼 등의 기능적인 부분에도 충실하다. 앞뒤 램프도 전용 부품이다. 표면을 살짝 그을리고 안 쪽 디자인을 다듬었다. 뒤쪽 방향 지시등은 마치 최신 아우디처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순차적으로 빛을 밝힌다. 휠은 전통적인 매시타입인데, 의외로 꽤 잘 어울린다. 아마 옆모습과 뒷모습은 조금 보수적이어서 그럴수도 있겠다. 특히 뒷모습은 네 개의 머플러 팁과 디퓨저 때문에 더 완고한 인상이다.​​​그러나 실내의 변화 폭은 적다. 림 두께와 직경을 바꾸고 시프트패들을 키운 3스포크스티어링 휠과 모서리를 바짝 세운 스포츠 시트, 그리고 우드를 대체하는 카본 패널 정도가 눈에 띈다. 머리 위를 장식한 블랙 스웨이드도 꽤 흉흉한 분위기를 내긴 한다. 그런데 생각 해 보면 이 정도가 딱 적당하다. 고성능 모델이 아닌 스포츠 모델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델은 튀지 않고 재밌는 차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다.​​  ​파워트레인은 EQ900 3.3T GDi에서 가져왔다. 최고 370마력, 52.0kg·m의 힘을 내는 V6 3.3L 트윈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마그나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은 옵션이다. 물론 가속은 EQ900보다 훨씬 더 경쾌하다. 고회전으로 갈수록 조 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어디 가서 가속 성능으로 기죽을 일은 없을 수준이다.​그런데 그게 전부다. 조금 빠른 가속 이외에는 ‘스포츠’ 모델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스티어링은 둔하고 속도를 높이면 접지마저 희미해진다. 고속안정성도 부분변경 전(현대 2세대 제네시스)과 큰 차이 없다. 피칭과 롤링이 조금 줄어들긴 했으나 심리적 불안감은 그대로다. 드라이브 모드를 바꿔 봐도 마찬가지다. 수줍음이 많은 엔진도 문제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제 존재를 절대로 드러내질 않는다. 스포츠 모드에 뒀을 때, 실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어색한 엔진 사운드는 차라리 없으니만 못하다. 여러모로 비슷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 렉서스 GS F-스포츠도 이것 보다는 쾌활하다. 일반 모델이었다면 차고도 넘칠 안정성과 정숙성이지만 스포츠 모델이라면 이보다 훨씬 더 짜릿해야 한다. 스포츠 모델은 이성이 아닌 감성을 자극하는 차다.​​제네시스(현대차) 직원들만큼, 기자도 G80 스포츠에 거는 기대가 컸다.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스포츠(또는 스포츠 성향) 모델의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아반떼 스포츠와 신형 i30가 그랬다. 물론 쏘나타, 투싼 등 ‘평범한 차’들에 담겨 있는 변화도 굉장히 뚜렷했다. 그래서 더 G80 스포츠가 아쉽다.​그런데 실망까지는 아니다. 사실, ‘스포츠’라는 말을 떼고 보면 G80 스포츠는 아주 괜찮은 차다. 게다가 G80 스포츠는 완전 신차도 아니고 ‘부분변경 개선판’ 이다. G80 스포츠와 같은 도전과 그 도전에서 얻는 경험들이 제네시스를 더욱 살찌우리라 생각한다. 내년 에 새 플랫폼으로 나올 콤팩트 세단 G70이 여전히 기대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글류민 사진최재혁​  
마세라티 222 4V 럭셔리함과 레이싱 필드의 야성이 .. 1999-07-29
​마세라티 222 4V 럭셔리함과 레이싱 필드의 야성이 살아 있는​ 이태리차 하면 스포츠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부가티, 알파로메오, 란치아, 데토마소, 치제타 모로도 등 이태리차들은 하나같이 라틴의 열정을 담고 있다. 대중적인 차에 주력해왔던 피아트조차 쿠페 피아트, 바르케타 등 경쾌한 성능을 가진 스포츠 모델을 내놓는 나라가 이태리다. 그런 이태리 명문 중 우리에게 가장 알려지지 않은 메이커가 마세라티일 것이다. 레이싱 컨스트럭터로 출발해 레이스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성능 스포츠카와 그란투리스모(GT)만을 만들어왔던 마세라티는 1926년 이태리 스포츠카의 본고장 모데나에서 마세라티 형제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현재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페라리 역시 마세라티의 역사를 뒤쫓은 것이다. 이태리 명문으로 페라리의 경쟁자 강력한 성능고급스런 분위기 지녀 마세라티의 상징은 고향인 모데나의 수호신 넵튠(그리스신화의 포세이돈)의 트라이던트( trident, 삼지창)를 형상화했다. 쥬피터(제우스)의 번개와 더불어 가장 강한 신의 무기였던 트라이던트를 상징으로 삼은 것은 마세라티의 강함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마세라티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고성능 스포츠카들을 만들어왔다. 60년대 초반까지 그랑프리를 중심으로 하는 레이스에서 페라리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60년대 이후부터는 레이스를 떠나 로드카 분야에서 페라리의 경쟁자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강력한 성능의 엔진과 고급스런 분위기로 독자적인 세계를 지켜왔던 마세라티의 역사는 그리 순탄치 못했다. 마세라티는 2차 세계대전 뒤 창업자 형제의 손을 떠나 20여 년의 침체기를 거쳐 1968년에 프랑스 시트로엥의 품으로 넘어갔다. 이 시기에 마세라티는 시트로엥의 최고급 고성능 쿠페였던 SM의 심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8년 뒤 마세라티는 다시 이태리로 돌아와 아르헨티나 레이서 출신인 알레한드로 데 토마소가 세운 데토마소그룹에 편입되었다. 그리고 다시 93년 5월 피아트그룹으로 넘겨졌고, 피아트그룹에서도 왕년의 라이벌이었던 페라리의 산하로 들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6년 전 스위스에서 84년식 콰트로포르테를 잠시 타보았고, 4년 전 마세라티 스파이더를 몰고 이태리 토리노와 밀라노를 오간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벤츠 S클래스에 버금가는 고성능 고급차였던 콰트로포르테는 시승 당시 10년이나 된 84년식 낡은 모델이어서 벤츠보다 더 고급스럽구나하는 느낌뿐이었다. 마세라티 스파이더는 이태리 스포츠카로는 너무도 평범한 스타일링이었지만 엄청난 파워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마세라티를 시승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무척이나 마음이 설레었다. 2도어 중고차라는 말만 듣고 어떤 모델을 시승하게 될지 추측해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일본에서 등록된 차라니 85년 이후에 나온 모델일 것 같았지만 2도어로 비투르보 2.5부터 222, 228, 카리프, 샤말과 기블리까지 6종류의 모델이 있고, 엔진에 따라 E, ES, SR, 4V 등이 더 있었으니 어떤 모델일지 궁금했다. 시승 전날 <자동차생활>에서 시승차가 마세라티의 주력모델이었던 222라고 알려주었다. ​파워 스티어링 고장나 핸들 무거워 비투르보의 최종형이자 최고모델 자유로에서 만난 마세라티는 93년형 마세라티 222 4V 수동기어 모델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22 4V의 컨디션은 좋지 못했다. 파워 스티어링 펌프가 고장나 파워 스티어링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파워 스티어링이 작동하지 않는 차의 스티어링 휠은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마호가니로 된 마세라티의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손에서 자주 미끄러지기 때문에 무척 신경 쓰였다. 80년대 초까지 세계적인 수퍼카 붐을 타고 이른바 이그조틱카를 내놓았던 마세라티에서 처음으로 독자적인 섀시와 엔진을 바탕으로 만든 차가 81년 등장한 비투르보(Biturbo)였다. 양산차로는 최초로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모델이었다. 데토마소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비투르보는 그간의 마세라티차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2도어 노치백 쿠페 보디는 당시 유행하던 웨지 스타일이었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마세라티답지 않게 평범한 스탕일링이었다. 당시 비투르보는 V6 2.0ℓ SOHC 엔진에 트윈 터보를 달아 정지->시속 100km 가속시간 8초, 최고시속 200km를 넘는 고성능을 자랑했다. 이 비투르보는 83년 2.5ℓ로 배기량을 키워 비투르보 2.5가 되었고, 84년에는 2천515mm였던 휠베이스를 2천600mm로 늘인 4도어 모델 425가 등장했으며, 85년에는 인테리어를 더욱 고급스럽게 꾸미고 서스펜션을 보다 단단하게 세팅한 비투르보 E가 등장했다. 87년에는 인터쿨러를 더하고 인테리어를 더욱 고급스럽게 꾸민 비투르보 ES로 바뀌었고 휠베이스를 2천400mm로 줄인 2인승 오픈모델 스파이더가 더해졌다. 비투르보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더한 마세라티는 89년 배기량을 2.8ℓ로 키워 250마력을 냈다. 이때부터 2도어 모델은 222 E, 4도어 모델은 430, 그리고 스파이더는 스파이더 자가토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 이와 함께 430의 섀시에 2도어 보디를 얹은 228이 추가되었고 스파이더 자가토에 하트톱 모델인 카리프가 더해졌다.  222 E는 다시 여러 가지 장비를 더해 90년에 222 SE로 발전했고 92년에는 에어로파츠를 더한 222 SR로 발전했다. 한편 배기량 2.0ℓ를 고비로 세금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이태리 국내시장을 겨누어 V6 2.0ℓ DOHC 엔진으로 245마력을 내는 224V를 내놓기도 했다. 222 4V는 마세라티 비투르보의 최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94년 새로운 보디를 얹은 기블리가 등장하고 비투르보의 숏 휠베이스(2천400mm) 섀시에 326마력의 V8 3.2ℓ엔진을 얹은 샤말 등도 있지만 비투르보의 섀시와 기본 보디를 그대로 쓴 모델로는 222 4V가 최종형이자 최고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너는 일본인 스포츠카 매니아 실내는 고급스러움으로 넘쳐흘러 시승차의 오너는 도쿄에서 정밀 전자기기의 플라스틱 몰드를 생산하는 50대의 기타무라 시게타다(北村重忠)씨였다. 캐주얼한 차림의 군살 없는 그의 몸매에서는 젠틀한 이미지가 풍겼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자동차와 친숙한 분위기에서 자랐다고 한다. 시승차는 그의 세 번째 마세라티이고, 이 차를 처분하는 대로 마세라티 3200GT를 살 예정이라고 했다. 시간만 나면 스즈카 서키트를 찾는다는 그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스포츠카 매니아 같았다. 그의 222 4V는 서스펜션이 낮은 이태리 내수모델이어서 유난히 차체가 낮았다. 키를 받아 차를 살펴보았다. 쥬지아로의 간결하고 균형 잡힌 스타일링에 레이싱카에 달릴 법한 거친 에어로파츠가 융화를 이룬 222 4V의 실루엣은 평범한 3박스 쿠페같이 보인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시작해 휠과 센터 페시아, 사이드 스텝, 시프트 노브 등 많은 부분에 달린 트라이던트가 마세라티임을 강조하고 있다. ​​​​보네트를 열자 드러나는 엔진룸은 예술품의 자태다. 빨간 헤드커버에는 메탈 컬러의 트라이던트가 빛나고 트윈터보에서 이어지는 크롬광택의 에어 인테이크 파이프가 대칭으로 자리잡아 280마력의 고성능과 마세라티라는 카리스마를 시각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222 4V는 최고출력 280마력/5천500rpm, 최대토크 43.9kg·m/3천750rpm라는 엄청난 수치를 자랑한다. 이처럼 고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좌우 두 개의 터빈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모아 상호유도효과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비범함은 인테리어에서도 드러난다. 가죽과 우드라는 같은 소재로 치장되었지만 여유와 고급스러움이 배어나는 영국차와 달리 마세라티에서는 스포츠카의 긴장감 넘치는 고급스러움이 풍겨 나온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자리한 금장시계는 명문 라 살(La Salle)의 것이고, 가죽 내장은 피혁제품으로 이름 높은 미소니가 손보았다. 바느질 한 뜸 한 뜸에서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세미 버켓 타입 시트가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 준다. 계기판이나 센터 페시아의 디자인이 고급스런 대신 스위치의 배열은 약간 혼란스럽다. 이태리 디자인의 특기처럼 같은 모양의 스위치를 길게 늘어놓아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트윈터보 엔진이 빚어내는 그르렁거림은 레이싱 머신이 내는 불규칙한 아이들링음과 흡사하다. 시동을 건 후 약 3분 동안은 엔진회전이 안정되지 못하고 흔들린다. 엔진반응을 높이기 위해 얇고 가벼운 플라이 휠을 쓴 스포츠 엔진에서는 가끔 일어나는 반응이다. 일반 승용차처럼 엔진회전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무거운 플라이 휠을 쓰면 순발력이 떨어진다. 280마력이라는 엄청난 출력을 감당해야 하는 클러치여서 상당히 무거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가볍다. 출발하기 전에 댐퍼의 강도를 조절했다. 222 4V의 댐퍼 감쇄력은 4단계로 조절된다. 이른바 메커니컬 액티브 서스펜션으로 222 모델 중 222 4V에만 갖춰져 있다. ​8기통 2.8ℓ트윈터보 엔진 280마력 내엄청난 성능과 환상적인 핸들링 지녀 엔진도 워밍업 시킬 겸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달려보았다. 부드럽게 달려간다. 워낙 큰 토크를 가진 차여서 낮은 회전영역에서도 여유롭고 부드러운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조용히 달릴 때까지 222 4V는 단지 고급스런 승용차일 뿐이다. 이 고급스런 차가 스포츠카로 변신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액셀 페달을 힘껏 밟기만 하면 280마력의 힘과 43.9kg·m라는 엄청난 토크가 분출되면서 로켓이 되어버린다. 급가속은 그리 오래 할 수 없다. 순식간에 터보 부스터가 레드존을 가리키기 때문에 빠르게 시프트업을 계속해야 한다. ​ ​​​0→시속 100km 가속에 6.5초라는 믿기 힘든 실력을 보여준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라지만 시승중에는 시속 210km 정도만 낼 수 있었다. 이런 엄청난 동력성능은 환상적인 핸들링과 이어진다. 파워 스티어링이 고장난 상태였지만 고속 코너링에서는 레일 위를 달리듯 드라이버가 그린 궤적대로 움직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상태를 운전자가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93년이라면 ABS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등이 대중화되었을 시점이지만 222 4V에는 이같은 장비들이 없다. 그래서 고속 코너에서 트랙션을 잃으면 큰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222 4V는 운전자가 차의 상태를 감지할 수 있어 안전하다. ​​​​그러나 마세라티 222 4V는 운전자의 실수를 너그러이 눈감아 주는 차는 아니다. 요즘 스포츠카들은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지만 마세라티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이 드라이버를 가린다. 자신을 다룰 줄 아는 드라이버는 멋진 스피드의 세계로 인도하지만 어설픈 드라이버에게는 엄청난 출력과 토크가 버겁게만 느껴질 뿐이다. 222 4V는 페라리에 버금가는 운동성능과 중형차에 가까운 공간, 그리고 애스턴 마틴에 뒤지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가진 독특한 스포츠카다. 만약 제임스 본드가 이태리인이었다면 엄청나게 비싼 애스턴 마틴 대신 마세라티를 탔을 것이다. 세련된 무드로 거친 야성을 감추고 있는 마세라티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차 중 하나다. 지난해 마세라티의 판매대수는 800대에도 못 미쳤다. 그만큼 마세라티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얘기다. 마세라티는 비싼 차다. BMW M5처럼 실용성과 스포츠성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M5의 메카트로닉스 대신 귀족주의와 멋을 지닌 매력적인 존재다.​​​ 
볼보 S90 2016-11-09
VOLVO S90SWEDISH GENTLEMAN​​​볼보의 성장을 이끌 E세그먼트 세단, S90이 국내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다. S90은 차세대 볼보의신호탄이었던 XC90처럼 세련된 외모와 고급스러운 실내, 그리고 활기차되 차분한 움직임을 뽐낸다.국내에는 2.0L 디젤 트윈 터보 엔진의 노말 버전인 D4와 고출력 사륜구동 버전인D5 AWD, 그리고 2.0L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의 T5가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2013년에는 1,960대를 팔았는데, 올해는 5,200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약 3년 만에 165% 증가한 거죠. 국내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 비율이 76%이며 그 중 E세그먼트가 36%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꽤 만족스러운 성과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E세그먼트 세단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런데, 이제 우리에게 S90이 생겼습니다.”​지난 9월 27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개최된 볼보 S90 미디어 시승회는 이런 이야기로 시작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등과 같은 중형 세단 없이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그 빈자리를 메울 S90이 생겼으니 더 큰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는 메세지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런 자신감 뒤에는 지난 5년간110억달러(약 13조원)를 쏟아부어 개발한 신차들이 있다.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XC90이 바로 그 변화의 신호탄. 이번에 선보이는 S90은 이를 널리 알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새 시대를 알리기에 흠잡을 곳 없는 구성S90은 S80의 뒤를 잇는 중형 세단이다. 숫자를 키운 만큼 몸집도 커졌다. 이전보다 108mm 길어졌는데, 그중106mm가 앞뒤 차축 안에 담겨 있다. S90은 E클래스(W213)보다 38mm, 5시리즈(F10)보다 56mm 길다. 인상 역시 이전보다 한층 더 멀끔해졌다.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헤드램프, 오목한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그릴, 간결한 엠블럼 등 XC90을 통해 선보인 새 디자인요소들이 빠짐없이 녹아들었다. 물론 세단인 만큼 짜임새는 S90이 더 높다. 구석구석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XC90과 달리 빈틈이 없다. 앞 차축과 대시보드 간의 거리가 먼 것도 S90만의 특징. 전륜구동 기반의 세단이지만 마치 후륜구동 기반의 세단처럼 긴장감이 가득하다. XC90 때도 느꼈지만 아우디,폭스바겐, 스코다 등을 거친 토마스 잉엔라트(ThomasIngenlath)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볼보의 외모가 확실히세련되어지기 시작했다.​​실내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재규어,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을 거친 로빈 페이지(Robin Page)의 손길이 닿으며 눈에 띄게 달라졌다. 변화의 핵심은 고급화. 다소보수적이지만 무게감이 넘치는 레이아웃에 은은한 광택의 알루미늄과 고급 가죽, 그리고 결이 고운 나무를 아낌없이 집어넣어 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XC90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세로배치 터치 디스플레이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실내 고급화에 일조하는 동시에 굉장히 편리하다. 내비게이션이나 멀티미디어를 띄워둔 상태에서도 공조장치 등을 쉽게 조작할수 있다. 물론 사용성, 시스템 반응, 조립 품질 등 일부 국산차에서 볼 수 있는 세로배치 터치 디스플레이와는 차원이 다른 완성도를 자랑한다.​​​​국내에서 S90은 파워트레인에 따라 D4, D5 AWD, T5등 3종으로 나뉜다. D4와 D5 AWD 모두 2.0L 디젤 트윈 터보 엔진을 얹고 있으나 D4는 190마력의 저출력(?) 전륜구동 버전이고, D5 AWD는 235마력의 고출력사륜구동 버전이다. T5는 254마력 2.0L 가솔린 싱글터보 엔진을 얹고 앞바퀴를 굴리며, 변속기는 셋 다 8단 자동이다.​​​​시승회에는 D5 AWD와 T5가 동원됐다. 두 모델 모두 시원한 가속 감각을 뽐냈지만 토크(48.9kg·m)가 보다 두텁고 트랙션이 좋은 D5 AWD가 더 매력적이었다. 2L크기의 에어탱크에 저장해둔 공기를 필요시 터보차 저임펠러에 강제로 밀어넣어 스풀업을 앞당기는 파워펄스 덕분에 터보랙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볼보의 주장처럼 6기통에 버금가는 느낌은 아니더라도 4기통에서 느끼기 힘든 반응임은 확실하다. 예전 볼보의 직렬 5기통 디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몸놀림은 차분하다. 볼보 특유의 끈끈한 맛은 조금 희석됐지만,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적인 자세는 여전하다. 논란이 될 법했던 리어 서스펜션 리프 스프링의 완성도도 흠 잡을 데가 없다. S90의 리프 스프링은 과거 철제 판 7~10매를 켜켜이 쌓아 거친 반응과 소리를 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구조. 탄소 섬유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독일 벤틀러-SGL이 핸켈의 록타이트 매트릭스 맥스2라는 신소재로 제작한 합성수지 스프링 판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배치한 후, 중심축을 고정해 위아래 움직임을 다잡는 설계로 충격에 유연하며 소음도 적다. 볼보가 이 방식을 도입한 건 스틸 코일 스프링에 비해 가볍고(-4.5kg) 공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재질과 구조는 다르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인 쉐보레 콜벳도 리프 스프링을 사용하고 있다.​​​ ​​ ​​세련된 외모와 고급스러운 실내 못지않게 장비구성도화려하다. 19개의 스피커와 1,400W 12채널 앰프 등으로 구성된 B&W 오디오를 비롯해 나파 가죽 인테리어,월넛 우드 트림, 360도 서라운드 카메라, 전좌석 독립공조장치 등이 트림에 따라 기본 또는 옵션으로 준비된다. 가장 큰 특징은 속도 또는 앞차와의 간격, 그리고 차선을 유지하며 스스로 달리는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가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되었다는 것. 독일3사의 경쟁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S90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S90의 값은 D4 5,990만~6,690만원, D5 AWD 6,790만~7,490만원, S90 T5 6,490만~7,190만원이며 판매는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글 류민 기자​​​ ​
현대 i30 2016-11-08
HYUNDAI i​30​핫해치를 향한 도전​​​i30가 3세대로 거듭났다. 외모는 이전보다 조금 수수하지만, 실내 디자인, 패키징, 주행 안정성 등이 눈부시게 개선됐다.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포드 포커스 등 유럽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경쟁자들이 두렵지 않을 수준. 조금 더 힘찬 파워트레인을 얹는다면 현대차가 주장하는 ‘핫해치’라는 말도 전혀 어색하지 않겠다.​지난 9월 23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특설무대가 꾸려졌다. 현대차가 신형 i30의 주행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슬라럼 코스를 마련한 것. 행사가 시작되자 두 대의 i30가 러버콘 사이를 헤집으며 J턴과 스핀턴 등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시범 주행에 나선 차는 코스에 맞게 최소한의 개조만 거쳤을 뿐, 시판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 주차 브레이크를 커다란 핸들이 달린 유압 기계식으로 바꾸고 리어 브레이크에캘리퍼를 하나씩 추가한 후 타이어(금호 엑스타 LE 스포츠) 정도만 갈아 끼웠었다.​​​​행사 이후 온라인에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적잖이올라왔으나, 기자는 이 시범 주행에 담겨 있던 여러 가지변화에 적잖이 놀랐다. 이전 세대 i30라면 섀시 보강 없이그런 주행을 선보이기 어려웠으리라. 최소한 롤케이지로 차체 앞뒤를 엮어 강성을 높이고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굳혔어야 선회 속도가 엇비슷했을 것이다.​무엇보다 현대차의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는 게 놀라웠다. 예전의 현대차였다면 이런 행사를 아예 기획조차 하지 않았을 게 뻔하다. 게다가 이어진 시승 코스에는 짧지만 굽이진 산길이 포함되어 있었다. 젓가락마냥 쭉 뻗은 자동차 전용도로로 점철됐던 현대차 시승코스에 꼬부랑길이라니. 코스 설명에 나선 직원도 ‘와인딩 로드’라는 단어를 유독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i30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포드 포커스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준중형(C세그먼트) 해치백들과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때 i40와 함께 PYL(PremiumYouth Lab)이라는 라인업에 소속돼 젊은 사람들을 위한 고급차로 팔리기도 했다. PYL은 라인업의 독자성전달과 판매가 저조하자 출범 초기와는 조금 다른 의미(Premium Younique Lifestyle)로 변질되었다가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골프와 308을 넘어서는 상품성이번 i30는 3세대. 이전 i30가 2011년 하반기에 데뷔했으니 약 5년 만의 세대교체다. 외모는 다소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파격적이었던 2세대와 비교하면 조금따분해보일 정도다. 현대차 스타일링이 얌전해지고있긴 하지만, 다소 무덤덤해진 폭스바겐 골프와 푸조308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선과 면을 비트는 데 재미를 붙인 현대차다운 기교는 여전하다. 이번 i30를 통해 처음 선보인 캐스케이딩 라디에이터 그릴이 대표적이다. 이전과 같은 6각형인데, 하단부를 안쪽으로 말아 넣어 한층 더 날렵해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아반떼, 아이오닉 등과 비슷한 스타일링이나 완성도는 가장 높다. 이는 이전 세대 i30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릴 일체형 범퍼를 사용하던 아반떼와 달리 분리형 범퍼로 입체감을 높이는 등 원가보단 균형과 품질을 고려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차체는 이전보다 낮게 깔린 느낌이다. 실제로도 높이가 약 15mm 낮아졌지만,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체감변화 폭은 더욱 크다. 이전보다 50mm는 더 노면에 붙어 있는 듯한 감각이다. 이전 i30가 2~3m 거리를 두고 보았을 때 가장 예뻐 보였다면, 신형 i30의 외모는 8~10m 밖에서 봐야 빛을 발한다.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 벨트 라인 등의 각도와 높이가 전부 달라졌기때문이다. 참고로 어깨선을 내리고 코끝을 세워 존재감을 높이는 스타일링은 요즘 세계적인 트랜드다.​실내 역시 아반떼에 비해 한층 더 스포티하고 고급스럽다. 장비 구성 또한 더 화려하다. 가장 큰 특징은 동급 형제들과 다른 디자인을 도입했다는 것. 기존 i30오너들의 불만 중 하나가 아반떼와 비슷한 레이아웃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죽 적용범위 축소 등 원가절감도 눈에 띈다.일부 플라스틱 패널에서는 사출 잔해도 보인다. 패키징과 조립 완성도는 눈부시게 진화했다. 시트 쿠션의 형상이나 강도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개선되고 방석 앞부분과 플로어의 간격이 미세하게 높아지는 동시에 발 놓는 곳의 각도가 완만해져 앉았을 때 자세가 한결 편해졌다. 도어나 트렁크를 여닫을 때의 진동과 소리도 이전보다 더 고급스럽다.​​​​​​파노라마 루프도 신형이다. 2단계로 나뉜 스위치를 끝까지 밀면 햇빛 가리개와 유리가 거의 동시에 열리며 작동 속도도 빨라졌다. 사진으로는 조금 어색해 보였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생각보다 이질감이 적다. 버튼을아래로 내려 달았으면 더 보기 좋았을 테지만, 이 역시스티어링 휠과 가까워 조작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인테리어의 완성도는 그 어떤 경쟁자들보다 뛰어나다. 차를 대하기 전, 여러모로 푸조 308과 비슷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전혀 다른 분위기다. 디자인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308보다 차분하고 실용적이다. 썰렁할 정도로 단조롭고 단출한 골프의 실내는 이제 비교 대상이 아니다. 뒷좌석과 트렁크 등 공간 크기역시 흠 잡을 곳이 없다.​그러나 이번 i30의 백미는 안팎 디자인이나 장비 구성이 아닌 세련된 몸놀림이다. 현대차가 신형 i30에 자신있게 ‘핫해치’라는 말을 갖다 붙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이 때문이다. 서스펜션만 조여서 단단한 느낌을 내려했던 이전 세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탄탄한 뼈대와 끈끈한 하체 덕분에 움직임이 훨씬 더 스포티하다. 조향 감각 역시 한층 더 빠릿빠릿하다. 특히 앞머리의방향에 따라 착착 달라붙는 꽁무니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네 바퀴 모두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궤적을 놓치지 않는다. 일관성 없이 차체 뒤쪽이 바깥쪽으로 흐르던 증상도 찾아볼 수 없다. 참고로 리어 서스펜션 방식은 이제 토션빔이 아닌 멀티 링크다.​가속 감각도 매끈하고 경쾌하다. 시승회에 나선 i30는1.6T. 최고 204마력, 27.0kg·m의 힘을 내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린모델이다. 폭스바겐 골프에 비해 직결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클리핑 히스테리가 확연히 적어 운전이 편하다. 참고로 1.6T는 기존 2.0(가솔린 자연흡기)을 대체하는 다운사이징 모델이다. 배기량이 약 0.4L 줄었지만 최고출력 32마력, 최대토크 6.0kg·m, 복합연비0.4km/L(구연비 기준)가 높아졌다.​대체 왜 그랬어요?현대차가 미디어 시승회에 화려한 퍼포먼스를 준비한 건, 신형 i30가 드리프트를 하는 TV 광고의 과장 논란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의도가 기자의 추측대로가 맞다면 그럭저럭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광고에서의 드리프트는 i30가 한층 더 스포티해졌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였고, 시범 주행은 기본기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줬으니 말이다.그런데 문제는 드리프트가 아니다. 신형 i30가 ‘화끈한 차’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광고에 짜 넣은 스토리와 영상이 앞뒤 개연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게 더 큰일이다. 처음에는 ‘노이즈 마케팅이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했지만, 불쾌하다는 의견이 빗발치는데도 철회하지 않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아무래도 현대차 마케팅 팀이 ‘핫해치’라는 단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시승 전에도 그랬지만, i30를 경험해보니 이 광고가 더더욱 유감이다. 신형 i30는 꽤 잘 만든 차다. 잘못 만든 광고 한 편이좋은 제품을 ‘호로록 말아먹는’ 일. 생각보다 쉽게 일어날 수도 있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류민 기자​ ​ 
링컨 MKZ 2016-11-07
LINCOLN MKZ링컨의 혁신이 녹아든 중형 세단​​​링컨이 MKZ를 큰 폭으로 뜯어고쳤다. 이전의 과장된 디테일을 보편적인 감각으로 다듬고 기존의 장점을 부각시켜상품성을 바짝 끌어올렸다. 그 결과 뛰어난 주행안정감과 호화로운 장비, 고급 소재 등이 꽤 인상적이다. 이제 남은걸림돌은 다소 높아진 값과 아직 낮은 인지도뿐이다. ​포드는 지난 몇 년간 링컨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다. 고급차 디비전이었던 링컨을 ‘링컨 모터 컴퍼니’로 바꾸고 디자인 센터를 포드로부터 분리시켜 독립성을높인 것이 대표적이다. 링컨은 포드가 PAG를 전부 분해·매각하는 상황에서도 지켜낸 유일한 고급차 브랜드다. 즉, 유럽과 일본의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와 맞서 싸워야 하는 포드의 첨병인 셈이다.​포드의 링컨 브랜드 강화 전략은 늘 중형 세단 MKZ를 통해소개됐다. ‘MK’로 시작되는 모델명과 신세대 링컨을 상징했던 ‘폭포수’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1세대 MKZ에 먼저 적용되었다. 이번 MKZ에도 이런 변화가 담겨 있다. 곧 국내에도 선보일 링컨의 새 기함, 컨티넨탈에 담긴 링컨의 차세대 디자인1 이 한발 앞서 도입된 것이다.​링컨의 차세대 디자인이 녹아든 얼굴신형 MKZ의 핵심은 새 스타일링이다. 부분변경이지만 세대교체라고 해도 좋을 만큼변화의 폭이 크다. 특히 앞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과의 연관성을 찾아보기힘들 정도. 당시 패밀리룩에 맞춘 억지스런 그릴과 작은 헤드램프 때문에 다소 옹색해 보였던 이전 MKZ와 달리 꽤 당당한 인상이다. 크리스털 조각을 수놓은 듯한 어댑티브LED 헤드램프와 육각형 패턴의 시그니처 그릴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도 강하다. 패스트백에 가까운 매끈한 루프 라인과 1.41㎡ 크기의 대형 파노라마 루프가 리어글라스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모습은 아직도 신선하다. 컨버터블에 버금가는 개방감 또한 여전하다. ‘거대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큰 선루프를 달았지만 풍절음은 거의느낄 수 없다. 사용편의를 위해 트렁크 오픈 버튼을 상단으로 옮기고 뒤 범퍼에 크롬몰딩을 덧대는 등 세세한 개선이 적지 않다.​​​스포티한 뒷모습은 여전하다​ 크리스털 조각을 수 놓은 듯한 어댑티브 헤드램프​​​​거대한 선루프를 달았지만 풍절음은 거의 느낄 수 없다​​실내 역시 많은 변화가 스몄다. 특징은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의 터치 버튼을 실제 기계식 버튼으로 되돌렸다는 점이 반갑다. 기존 터치 버튼은 디자인이 깔끔하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냈지만조작이 어렵고 반응이 더뎌 불편하다 못해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는 시간이 길어 위험하기까지 했다.​​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끌어올린 실내​​​​기계식 버튼으로 돌아온 센터페시아. 기존 터치 버튼은 조작이 어렵고 반응이 더뎌 불편했다​​센터페시아는 세밀하게 가공한 알루미늄 패널로 마감했다. 오밀조밀한 버튼들과 아주 조화롭지는 않아도 이전보다 한결 젊고 고급스러운 느낌인 것은 확실하다. 센터터널 아래쪽의 수납공간은 그대로다. 보기에 좋기도 하지만 운동화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해 쓰임새가 좋다. 참고로 이는 기계식 변속레버 대신 전자식 변속 버튼을 도입했기에 가능한 구조다.​소재나 구성은 기존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박살낼 만큼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의 멀티펑션 스위치에도 금속 장식을 덧댔고 스티어링(에어백) 커버를 질 좋은 가죽으로 씌운 후 스티치 장식까지 넣었다. 시트도 아주 고급스럽다. 등받이 세 부분과 사이드볼스터까지 조정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최상급 가죽을 씌워 포근한 착좌감을 구현하고있다. 안마 기능도 허벅지와 엉덩이, 그리고 허리 등을 제법 그럴듯하게 눌러준다. 도어트림 아래쪽마저 푹신한 우레탄 폼으로 만들고 인조가죽을 씌웠다는 사실은 링컨이 이 차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최상급 가죽을 씌워 포근한 착좌감을 구현한 시트​​​​눈에 띄지 않는 부분의 만듦새도 많이 개선되었다. 고무 패킹을 꼼꼼하게 두른 후, 5T두께의 이중접합 유리를 단 1열 도어와 19개의 스피커로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레벨 울티마 오디오 등은 정숙한 실내와 고급 오디오를 자랑하는 일본산 경쟁 모델을 의식한 흔적이다. 또한 스마트키로 원격 시동시 작동하는 외부공기 순환은 탑승 전 쾌적한 실내를 만들어내는 볼보의 CZIP(Clean Zone Interior Package)와 비슷한 배려다. ​예상을 뛰어넘는 주행 안정감​파워트레인은 이전과 같다. 직렬 4기통 2.0L 에코부스트 엔진을 기본으로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그리고 앞바퀴굴림 기반의 하이브리드 세 가지가 마련된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234마력의 앞바퀴굴림 모델. 얼마 전까지 만해도 이 정도 출력은6기통 자연흡기 엔진으로 냈지만 이제는 4기통 다운사이징 터보가 더 당연한 구성이 되었다.​​1.8톤에 가까운 차체를 가볍게 밀어낼 정도로 저회전 토크가 넉넉하다​​​다운사이징 터보화의 장점 중 하나는 토크가 넉넉해 운전이 쉽다는 점이다. MKZ역시 마찬가지로, 1.8톤에 가까운 차체를 가볍게 밀어낼 정도로 저회전 구간에서의반응이 좋다. 도심 8.4km/L, 고속 13.1km/L, 복합 10km/L의 연비 역시 차체 무게를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 그러나 손쉽게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공회전 방지장치가 빠져 있는 것은 다소 의외다. MKZ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단단한 뼈대와 세련미가 돋보이는 서스펜션에서 비롯된 안정적인 주행감각이다. ‘미국식 일본차’가 주류인 대부분의 전륜구동 준대형세단들은 그간 주행 감각이 지나치게 부드러웠으나, 이젠 브랜드의 급과 출신 국가를 막론하고 모두 탄탄한 주행감각에 신경을 쏟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형 MKZ는 밑천이 금세 드러나는 경쟁 모델보다 더 나은 주행성능을 보여준다.​유럽 포드의 영향을 받은 까닭일까? MKZ가 밑바탕 삼은 CD4 플랫폼은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주행 상황을 1초당 500회 모니터링한다는 연속 댐핑제어(CCD)는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고 차체가 과하게 기울지 않게 도와준다.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 제동을 강하게 해도 주행안정장치(ESP)가 자연스럽게 개입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뛰어나다. 또한 무게감과 반응 속도가 적당한 스티어링은 차체 크기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여준다.​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좋은 소재를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고 뒷마무리가 미흡한 부분이 구석구석 눈에 띈다. 그러나 당당한 외관과 안정적이되 탄탄한 주행 감각은 여느 경쟁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만족도가 높다. 링컨은 실제 보유 고객들의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2016년 미국소비자만족지표(ASCI)에서 87%의 고객이긍정적으로 평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 브랜드 부문 1위에 오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남은 과제는 링컨의 가치를 알리는 일링컨의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경험해보면 좋은 차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지 못해 아는 사람들만 찾는 브랜드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그동안 링컨은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고객을 유인해왔다. 그러나 신형 MKZ의 값은기존 동급 기준 약 470만원이 오른 5,250만원이다(2.0L 에코부스트 전륜구동). 개선과 더해진 장비를 생각하면 가격 상승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기존의 가격경쟁력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브랜드 접근성을 넓히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최근 링컨은 새 브랜드 전략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달라진 주행성능으로 보다 젊어졌을 뿐 아니라 컨티넨탈을 통해 자리잡을 디자인 혁신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에 비해 아직 고급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특히 MKZ는 4,000만원 중후반대에서 5,000만원대 시장으로 올라가며 더 많은 경쟁자들에게 노출된 상황. 5,000만~6,000만원대의 고급차를 사려는 이들에게 ‘링컨’의 가치를 더 많이 알게 하는 것이 MKZ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글 이인주 사진 최진호​ 
노블클라쎄 카니발 L9 2016-11-03
편안하고 호화로운 9인승 커스텀 리무진​​ 기아 카니발을 4명이 타는 초호화 미니밴으로 개조한 노블클라쎄 L4가 VIP 의전용이라면 카니발 9인승 하이리무진을바탕으로 한 L9은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에 나서고 싶게 만드는 차다. 3명이 앉는 4열 시트를 바닥에 접어 넣으면앞좌석과 독립식 2~3열 시트의 승객 6명이 모두 편안함과 호화로움을 누릴 수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물량의 투입으로 화제가 되었던 노블클라쎄 카니발이 4인승 럭셔리 미니밴 L4에 이어9인승 모델 L9을 라인업에 더했다. 미니밴의 2~4열공간을 오직 두 사람을 위한 럭셔리한 공간으로 변신시켰던 4인승 미니밴 L4와 달리 이번의 L9은 9인승을 그대로 유지했다. L4와 과연 어떤 부분이 다를까?겉모습은 같기에 속을 들여다보기 전에는 전혀 모를일이다.​​​블랙펄 브라운 투톤도장, 수직 그릴,프론트 스커트는노블클라쎄 카니발의공통적인 디자인이다​​9인승 하이리무진의 정상 진화파란을 일으켰던 L4의 등장 이후 KC노블은 꾸준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 쏠라티가 새로운 커스텀 모델로 등장했고, 카니발에도 새로운 모델이 추가되었다. 9인승의 시트배열을 그대로 살린 신모델 L9은 L4와 같은 위압감을 주는 격벽이나눈 돌아가는 전동식 가젯으로 무장한 차는 아니다.사실 9인승의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컨셉트 아래에서는 7명이 앉는 뒷좌석 2~4열을 단 두 명을 위해 꾸민 L4와 같은 충격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어렵다.​​​2열 시트의 모습.전동식 리클라이닝이나레그레스트도 충실히만들어 놓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L9의 내부는 커스텀 리무진으로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슬라이딩 도어를 두 번 노크하면 도어가 스르르 열리면서 나타나는 럭셔리한 실내는 L4의 호화로움을 변함없이 머금고 있다. 고급 요트에서나 기대할수 있었던 우드 플로어와 퀼팅 마감의 최고급 나파천연가죽 시트, 스웨이드 소재의 천장 마감도 그대로다. 곡선을 그리는 패널의 이음새는 단차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가죽은 빈틈없는 바느질로 마감처리되어 있다.​​​고급스러운 루프라이닝은 L4의호화로움을 그대로옮겨온 것이다​​발 받침대까지 갖춘 호화로운 2열 시트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감탄사가 나온다. 전용 터치스크린을 통해 자유롭게 자세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암레스트에는 터치패드로 조작하는 안드로이드 PC가내장 되어 영화나 웹서핑이 언제든 가능하다. 모든 장비는 LTE 라우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달리는중에도 고화질 IPTV 시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3열 시트도 대규모 개선이 이루어졌다. 2열에 비해 다소 좁긴 하지만 그 안락함은 일반 카니발 리무진의 2열 시트를 가볍게 뛰어넘어 버린다. 다만 편의성을 위해 센터 암레스트로 중앙 통로를 막으면서 4열 시트로의 접근성이 매우 낮아진 상태. 4열 시트는 일반 카니발처럼 평소 바닥에 수납된다. 최대 9명을 태울 수는 있지만, 4열 시트는 접어서 수납하거나 떼어내는 쪽이 이 차의 일반적인 활용방법일것이다.​​​ 각종 조작은 암레스트의 터치스크린을 통해제어한다​​​ 15.5인치 전동식모니터는 16:9가아닌 21:9의 울트라와이드 비율이다.슬라이딩 도어가열리면 자동으로올라간다​​​​퀼팅 가죽을 씌워한결 고급스러워진3열 독립식 시트. 착좌감과 편의성은일반 하이리무진의 2열 이상이다. 다만 뒤쪽의    파티션과 수납식 4열시트로인해 시트가 움직일수 있는 공간은 다소제한적이다​​​8인치 태블릿과냉온장 컵홀더.태블릿에는 통합제어 앱이탑재되어 있다​​취향에 따라 엔진을 선택할 수 있지만, 시승차는 일부러 가솔린 모델을 골랐다. 디젤 엔진이 판치는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아주 가끔 만나게 되는 V6 가솔린 모델은 주행질감이 디젤과 판이하게 다르다. 조용하고 부드럽기가 하늘과 땅 차이로 노블클라쎄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디젤과 비교하면 진동과 소음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수준이고, 필요할 때면 2톤이 넘는 무게를 매섭게 몰아붙일 힘도 충분하다. 미니밴이지만 회전이 올라갈수록 근사한 소리까지 낸다. 운전의 만족감은 최고급 세단과 비교할수 있을 정도다. 각자의 자리를 잡고 앉은 6명이나되는 사람이 이렇게 만족스러운 달리기를 공유할 수있는 차는 정말이지 많지 않다.​​정숙한 V6 3.3L 가솔린 엔진은 커스텀 리무진과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튜닝 프로그램으로도 개조할 수 있어L4가 VIP 의전용으로 적합하다면 L9은 가족과 함께주말 나들이에 나서고 싶게 만드는 차다. 자신의 카니발을 L9으로 바꾸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KC노블은 기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L9으로 개조하는 튜닝 프로그램도 준비해놓고 있다. 완성차를 파는 것 말고는 국내 규정을 만족시킬 방법이 없는 L4와 달리 승차인원의 변경 없이 기존 차량의 내장을 업그레이드하는 L9은 현행법으로 튜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몇 대의 주문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이리무진 자체의 값과 개조비용을 합친 돈이면 으레 그 돈으로 살 수 있는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 차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이미 그 가능성(이를테면 최고급 쇼퍼 드리븐 세단)을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애당초 관점 자체가 다르니 이 차의 매력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리라​* 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최진호​ ​​
르노삼성 QM6 2016-11-01
   RENAULT SAMSUNG QM6국산 중형 SUV 시장을 뒤흔들 기대주​​​​QM5가 QM6로 진화했다. 이름을 바꾼 만큼 더 듬직하고 더 화려해졌다. 상품성도 확연하게 개선됐다.세련된 외모와 균형 잡힌 운동성능, 그리고 나긋하되 정숙한 실내 등을 뽐낸다. QM6의 데뷔로르노삼성의 목표인 ‘내수 3위 탈환’의 현실 가능성이 조금 더 또렷해졌다. ​르노삼성이 QM6를 선보였다. 르노 꼴레오스의 르노삼성 버전으로 QM5의 뒤를 잇는 모델이다. QM5가 2007년 데뷔했으니 약 10년 만의 세대교체인 셈.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변화의 폭도 굉장히 크다. 이전 세대와는 연관성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해졌다. 르노삼성이 이름에서 숫자를 하나 슬쩍 올린 배경에도 바로 이런 큰 변화가 있다.​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르노삼성이 개명에 재미 붙인 것은 아니냐고. SM5의 후속 모델이나 다름없는 차가 SM6로 나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니 말이다. 하지만 QM6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실제로 이름을 바꿔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차체를 키웠다. 준중형과 중형 사이에서 애매하게 자리했던 QM5와는 확실히 다르다. 길이 148mm를 늘려 당당히 중형 SUV로 거듭났다. 실내공간 크기를 결정짓는 휠베이스도 현대 싼타페보다 5mm 길다.​​​실제보다 훨씬 커 보이는 차체. 보닛을 잔뜩 부풀리고 앞 펜더에 크롬 띠를 넣어 존재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강조했다​​이런 ‘차급 상승’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사실 이전 QM5(1세대 꼴레오스)는 르노에겐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SUV였다. 하지만 현재 르노에겐 3종의 SUV가 있다. 그동안 소형(캡처, QM3)과 준중형(카자르) SUV가 더 생겼다. 몸집을 키워 체급을 구분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르노삼성의 입김도 작용했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생각하면 차체가 더 커야한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왜 그렇게 크기에 집착하느냐고 물었죠.” QM6 발표회장에서 만난 르노삼성 관계자의 말이다.​SUV에도 어울리는 새 패밀리룩외모는 SM6와 비슷하다. SM6가 르노와 르노삼성의 새 패밀리룩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었으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ㄷ’자 모양의 주간 주행등은 예쁘기도 하거니와, 먼 곳에서도 존재감이 굉장히 뚜렷하다. QM5 때와는 달리 르노삼성 엠블럼도 조화롭게 녹아들었다. SM6처럼 보닛까지 새로 만든 건 아니지만, 그릴 안쪽면을 원형 엠블럼에 맞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사각 프로젝션 렌즈에 LED를 심은 헤드램프도 인상적이다.​옆모습과 뒷모습에는 세련미가 넘친다. 보닛을 부풀려 차체가 실제보다 커 보이게만드는 동시에 도어 위아래에 면을 살짝 비틀어 긴장감을 높였다. 테일램프가 납작하고 트렁크 리드 아래쪽 형상이 ‘八’인 까닭에 아우디 Q7이 연상된다. 심지어 차체도 Q7 못지않게 길어 보인다. 그러나 테일게이트가 지나치게 크고 이를 떠받드는 댐퍼의 압력도 강해서 테일게이트를 닫는 게 힘들다. 여성 운전자라면 여러모로 ‘발차기 오픈’을 지원하는 전동식 테일게이트 옵션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짐 공간은 넉넉하나 테일게이트가 너무 커 닫기가 어렵다​​풀 LED 헤드램프는 상당히 밝다. 대중차 브랜드의 LED 헤드램프는 효율이 높고 메인터넌스 부담이 적을지언정 기존 HID 방식보다 시야 확보 성능이 떨어지는 것들이대부분인데 QM6는 그런 아쉬움이 없다. 하향등은 물론 상향등도 밝고 패싱 속도도 빠르다. 그런데 앞 펜더에 붙인 가짜 에어벤트와 뒤 범퍼의 가짜 머플러 팁이 마음에 걸린다. 쓸데없는 장식을 배제하는 게 추세이기 때문이다.​실내 역시 SM6와 비슷하다. 단정한 대시보드에 세로배치 디스플레이를 붙여 신선한 분위기를 냈다. 계기판도 큰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단 신형이다. 그런데 운전석에 오르면 보기만큼 새롭지는 않다. SM6를 통한 사전 학습 때문이 아니다. 뒤쪽으로 살짝 기운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그리고 높직한 시트 등이 이전 SM5를 연상시켜서다. 특히 발을 조금만 들어도 무릎이 닿을 만큼 커다란 스티어링 칼럼 케이스가 문제다. 뒤꿈치를 가속과 감속 페달 사이에 두고 발목만 까딱거린다면 거슬리진 않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는 건 분명하다.​​​SM6와 같은 느낌의 실내. 신선한 분위기이지만 패키징은 새롭지 않다​​뒷좌석 역시 형상이 아쉽다.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어 앉았을 때 상체가 다소 곧추선 자세가 된다. 시트를 휠하우스 쪽으로 최대한 밀어붙인 구조인데 다리 공간을 조금희생하고 등받이 각도조절 기능을 넣었으면 더 좋았겠다. 물론 공간 크기는 넉넉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모두 여유로워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머리 위와 다리 공간 모두 넉넉하다. 리클라이닝 기능이 빠진 게 정말 아쉽다​ ​​균형 잡힌 운동성능과 나긋한 승차감현재 QM6의 파워트레인은 한 가지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kg·m를 내는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엔진과 닛산의 자회사인 자트코의 최신 엑스트로닉(무단, CVT) 변속기를 맞물려 얹는다. 트림은 옵션에 따라 SE, LE, RE, RE 시그니처 등4개로 구분된다. 특징은 LE부터 선택할 수 있는 사륜구동 옵션의 가격이 17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 현대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의 사륜구동 옵션가가 210만원이라는 걸감안하면 꽤 합리적인 편이다. 참고로 QM6의 사륜구동은 2WD, 오토, 4WD 록 등 세가지 모드를 지원하며 앞뒤 구동력을 100:0에서 50:50까지 자유자재로 배분한다. 하지만 차체는 가벼운 오프로드 정도만 소화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도심형 SUV이기 때문. 최저지상고 210mm, 접근각 19도, 이탈각 26도다.​​​2.0L 디젤 터보 엔진 은 최신 CVT와 맞물려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시킨다. 토크감 전달이 조금 부족한 것이 단점​​가속 감각은 굉장히 자연스럽다. 실제 기어를 바꾸는 것처럼 엔진회전수를 자연스럽게 올리고 내린다. 같은 변속기를 쓰는 최신 닛산 차들과 비슷한 감각이다. 가속 성능도 충분한 편. 특히 고속에서의 힘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변속기가 힘을 부드럽게 풀어내려는 특성이 지나치게 강해 디젤 엔진 특유의 두터운 토크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무단변속기의 장점을 살려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를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핸들링은 반듯하다. 움직임과 피드백에 과장이 전혀 없어 운전이 쉽고 편하다​​​실내는 정숙하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국산 동급 SUV 중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덕분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은 이름 그대로 잡음을 제어하는 장치다. 음향기술 분야에서 음장(Sound field)을다듬기 위해서 개발됐다. 원리는 간단하다. 소리가 동시에 났을 때 한쪽 소리가 묻히는 ‘음의 간섭’을 이용한다. 즉, 마이크에 소음이 감지되면 오디오 스피커를 통해 소음 주파수의 역위상 음파를 즉각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한다. 소음과 맞서는 음파는사람에겐 들리지 않는다.​승차감도 부드럽다. 뒤 서스펜션이 AM 링크가 아닌 멀티 링크라서 그럴까, 플랫폼을공유하는 SM6보다 나긋한 느낌이다. 물론 움직임은 반듯하다. 무게이동 과정과 스티어링 조작에 대한 피드백이 솔직하고 뚜렷하다. 가속과 감속, 그리고 방향을 꺾을때 생기는 무게와 자세의 변화를 운전자의 손끝과 허리로 고스란히 전달하기 때문에운전이 미숙한 사람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국내 시장 점유율 3위 탈환.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밝혀온 르노삼성의 목표다. 르노삼성은 QM6를 선보이며 SM6가 월 6,000대, QM6가 월 5,000대씩 팔려주고 나머지 모델들이 조금 더 분발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M6는 이미 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돼 9월까지 4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제 남은 건 다른 모델들의 실적이다. 특히 QM3와 QM6의 가격 간섭 해결이 시급하다. 이를 눈치챈 르노삼성이 QM3의 값을 100만원씩 내렸지만, 아직도 QM3 최고 사양과 QM6 기본형의 값 차이가 260만원에 불과하다. QM6는 어떠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국내SUV 시장의 규모와 QM6의 상품성을 따져봤을 때, ‘르노삼성이 QM6의 목표 판매량을 너무 소극적으로 잡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로터스 에보라400 2016-10-31
LOTUS EVORA 400편안하고 강력한 로터스와의 조우​ ​극한까지 경량화한 단출한 차체에 소형 엔진, 그 대신 칼날 같은 코너링을 자랑해온 로터스가 변하고있다. 에보라 400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V6 수퍼차저 엔진이 400마력을 내뿜으며자동변속기까지 선택할 수 있다.​로터스라는 존재는 참으로 특별하다. 아니 특별하다못해 유별난 구석이 있다. 로터스를 창업한 콜린 채프먼은 경량화의 신봉자로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치는사람이었다. 그는 1982년 세상을 떠났고, 회사는 여러주인을 거치다 1996년 말레이시아 프로톤 산하로 들어갔다. 여느 브랜드라면 막장 스토리의 시작이자 뻔한 ‘망테크’에 들어서도 열 번은 들어섰을 흐름. 하지만 로터스는 지금도 여전히 경량 스포츠카의 대표주자로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등장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에보라는 로터스에게 있어 이단아적인 존재다. 미드십 경량 스포츠카임에는 틀림없지만 뒷좌석을 더했고, 커진 덩치에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무려 400마력을 뽑아내는 V6수퍼차저 엔진에는 자동변속기를 짝지을 수 있다. 요즘 고성능차 시장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로터스에겐 오랜 세월 허락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과 고객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금기를 깨고 태어난 로터스가 과연 단물 빠진 흔한 존재로 전락했을지, 아니면 새로운 매력을 손에 넣었을지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신형 섀시와 400마력 엔진의 조합이글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 중이던 로터스 신차가 공개된 것이 2008년. 엘리스의 알루미늄 프레임을공유하는 2000년대 중반 로터스들과는 선을 긋는, 완전히 새로운 로터스의 탄생이었다. 신형 섀시를 사용해 차체를 키운 이 차는 안락하며 고급스러운 실내, 더욱 강력한 엔진을 얹은 2+2 미드십 쿠페였다. 로터스의 전통대로 알파벳 E자로 시작되는 이름은 에보라(Evora)였다. 치명적인 바이러스 이름(ebola)과 흡사해서 의아했지만 이는 영어권이 아닌 경우 b와 v,l과 r의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름의 어원은 진화(evolution)와 유행(vogue), 오라(aura)의 합성어. 그냥 이글로 붙였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1990년대 로터스는 대변혁의 시기였다. 물론 프로톤에 인수된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또 하나는 신형 플랫폼의 등장이었다. 당시 사용하던 백본 프레임+콤포지트 보디 구성은 소량 생산 스포츠카에 특화된 대신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었다. 반면 1996년 선보인 엘리스는 완전히 새로운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경량화와 성능, 안전성, 생산성 등의 다양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이 프레임은 이후 엘리스 시리즈 1~3과 엑시지,유로파 S, 2-일레븐 등 2,000년대 초반 등장한 모든로터스의 뼈대로 쓰였다.​13년 만의 완전 신차였던 에보라는 덩치를 키워 고급스러우면서도 더욱 강력해지고자 했다. 따라서 섀시부터 새로 손보았다. 뼈대는 알루미늄과 미드십 구성이라는 점이 공통적일 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었다. 우선 측면 높이가 낮아졌고 리벳 대신 접착제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더욱 단단해졌다. 덕분에 현행 에보라는 비틀림 강성이 엘리스의 두 배가 넘는27,000Nm/deg나 된다.​​1 리어윙은 엉덩이와 일체식이다2 중앙 배기구에 본격적인 디퓨저를 갖추었다3 리어 펜더 위쪽에 자리잡은 흡기구는 미드십의 증거4 강력한 AP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비했다​​​이름에 붙은 400이라는 숫자는 출력을 의미한다. 요즘은 네바퀴굴림 핫해치들이 300마력을 넘보는 만큼 미드십 스포츠카가 대놓고 자랑한 만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이 차는 로터스. 극한까지 무게를 줄임으로써 4기통 엔진으로 8기통, 12기통 라이벌들과 맞장을 떴던 메이커다. 따라서 V6 3.5L 수퍼차저로 400마력을 내는 로터스는 어떤 의미로는 골수팬들에게 배신에 가깝다. 90년대 말 극소수만 만들어졌던 에스프리V8(V8 3.5L 트윈 터보)조차도 출력이 350마력에 불과했으니 에보라는 도로용 로터스 가운데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인 셈이다.​​​​​뒤창 아래로 V6 3.5L 수퍼차저 엔진이 보인다​​​디자인은 우선 마름모꼴 헤드램프가 엘리스, 엑시지등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강한 첫인상을 준다. 면과 면사이에 에지를 넣은 보디는 잘록한 허리와 살짝 치켜올라간 리어윙도 매력적이다. 2+2 시트를 넣느라 길이가 4.4m 가까이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콤팩트하다.공기를 찢어발기듯 뾰족한 노즈에는 대형 흡기구와배출구가 달렸는데, 라디에이터를 식힌 공기가 보닛위로 배출되는 구조는 진짜 경주차에 가깝다. 이 때문에 노즈 아래 화물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엔진 뒤쪽에160L의 공간을 마련했다.​​​엔진 뒤에 마련된 작은 수납공간​​신형 섀시는 도어 사이드실을 낮추었다. 이 변화가가져온 차이는 적지 않은데, 가령 이제는 뻘뻘거리며 곡예하듯 엉덩이를 집어넣지 않아도 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실내는 흔한 그랜드 투어러 느낌은 아니다. 여전히 타이트하고 빡빡한 반면 기존 로터스에 비해서는 한결 고급스럽고 안락하다. 스위치 하나에도 정성을 들였고 아래쪽을 살짝 평평하게 처리한 스티어링 휠은 손에 착 감긴다. 양산차 부품을 모아 만들었던 키트카의 전통을 생각해보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실내는 한결 고급스럽고 안락해졌다​​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타입으로 전동 파워 기능은 없다. 뒷좌석은 사람이 앉기엔 무리지만 가방 수납용으로는 훌륭하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어진 2딘(DIN) 오디오는 알파엔진은 늘어난 중량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음이 강력해질 뿐인제. 내비게이션까지 달렸다면 좋았겠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으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폰을 거치할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해 볼 필요가있다.​​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2딘(DIN) 오디오​​​몸을 잘 잡아주 는 버킷 시트  뒷좌석은 가방을 넣어두기에 더 유용하다. 옵션으로 제거도 가능하다​​​​키를 돌리고 계기판 왼쪽에 달린 스위치를 누르면 엔진이 잠을 깬다. 엑시지 3세대(2012년)부터 사용해온 토요타 2GR-FE 엔진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VVTL-i를 갖추었고, 수퍼차저 과급을 통해 최고출력406마력, 최대토크 41.8kg·m를 낸다. 기본형은 스포츠 기어비의 6단 수동변속기가 달리지만 시승차는 옵션으로 준비된 6단 자동변속기였다. 알루미늄 볼이 달린 시프트레버가 사라진 자리에는 R, N, D, P의 변속버튼이 자리잡았다. 스티어링 휠 안쪽에는 시프트패들이 달린다.​ ​​6단 AT에는 시프트패들이 기본으로 달린다​​​AT와 MT의 무게 차이는 12kg에 불과하다. 1.4톤 남짓한 무게는 엑시지보다는 무겁지만 여전히 경량급. 게다가 강력한 엔진은 늘어난 중량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음이 강력해질 뿐아니라 반응성과 변속 타이밍이 빨라지고, 레드라인도 7,200rpm으로 살짝 높아진다.​예리함은 살짝 줄었지만 다른 매력을 얻다연속되는 와인딩에서는 날카로운 코너링과 즉각적인 스티어링 반응이 아드레날린을 부추긴다. 댐퍼는 승차감과 감쇄력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소 부드러워진 승차감은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을 한결 낮춰준다. 대신 로터스 특유의 칼날 같은 감각이 다소 무디어졌음은 부정할 수 없다. 수동변속기의 딸깍거리는 손맛도 아쉬웠다. 자동 시프트업을 억제해 수동 느낌을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크루징이나 시내 도로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다. 특히나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여느 로터스들과 달리 무척이나 편안했다. 게다가 고출력 엔진+자동변속기의 조합은 고속 크루징 상황에서 재미와 편의성을 보장한다. 회전수를 가리지 않고 뻗어나오는 두터운 토크는 중고속 영역에서 호쾌한 가속을제공한다.​​​​에보라 400은 기존의 로터스 영역에서 조금 벗어나있다. 사실 이 차의 가장 큰 이단적인 요소는 바로 자동변속기다. 로터스에서 금기시되었던 AT는 이제 에보라 외에 엑시지 S에도 선택이 가능한데, 시장의 요구가 있으니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고출력과 편의성의 추구는 시장의 보편적인 요구사항이다. 다만 로터스라는 메이커가 추구해온 가치가 지나치게 핀포인트였다는 점이 문제다. 이 차는 무척이나한정된, 그리고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족시켜왔던 로터스가 보다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시작했음을보여준다.​​ *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최진호​​   
VOLVO S90 2016-10-19
새로운 볼보를 이끌어갈 차세대 기함​​ ​​​스스로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데에는 약했던 볼보가 크게 변신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볼보차들은 그들의 안전과 디자인철학을 은은하게 표출했지만 이젠 이를 좀 더 세련되고 화려하게 포장해 과감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 XC90에 이어 선보인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은 전세계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 모델 앞에서도 당당한 볼보의 차세대기함으로 부족함이 없다.​​​볼보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두 번째 신작 S90이 국내에 상륙했다. 올해 초 발표된 S90은 한해 먼저 선보인XC90과 함께 새로운 볼보의 매력을 알리며 볼보자동차의 이미지를 단숨에 끌어올린 주인공들이다. XC90은 2014년 말 데뷔해 2015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고, S90은 올해 초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데뷔해 이제 막판매를 시작한 따끈따근한 새차. 볼보자동차코리아는올해 상반기 XC90을 론칭한 후 6월 말부터 인도를 시작했으며, S90은 9월 말 론칭이 계획되어 있다. S90에 앞서 XC90을 먼저 선보인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요즘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볼보자동차 그룹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2015년 4,238대를 판매해 2014년의 실적(2,976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다. 1~8월판매대수(정확히 등록대수)가 3,4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684대)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특히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한 XC90은 매월 100대 이상 꾸준히 판매되며 이전까지의 볼륨 모델이었던 S60을 제치고 단숨에 볼보차코리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질 S90은 하반기 볼보차의 판매실적 향상에 일등공신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판매상승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XC90의 성공에 힘입어 2015년 판매량이 창사 이래 최대치인 50만 대를 넘어선 볼보는 2020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80만 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기자는 볼보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스웨덴 고텐버그에서 차세대 볼보를 이끌어갈 S90의 새차 발표회에 참석했었다. S90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자리는 북미국제오토쇼(2016년 1월)였지만 이날 사전공개(프리뷰)를 통해 기자단에게 S90을 먼저 선보였다. 이를 위해 전세계 20개국에서 100여 명의 기자들과 현지담당자들이 볼보 본사를 찾았는데, 브랜드의 규모가 크지 않고 새차가 자주 나오지 않는 볼보로서는 흔치 않은 대규모 행사였다. 이는 XC90의 성공에 힘입은 볼보가S90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엿볼 수 있는 단초였다. 아쉽게도 당시 행사에서는 발표만 이뤄졌고 실내에서 차를 이곳저곳 살펴보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 S90 공개 후 개발진과 격의 없는 식사 자리가 위안이 되었다. 발표회장에서 볼보자동차 하칸 사무엘슨(HakanSamuelsson) 회장은 “지난 5년간 11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한 것은 볼보 브랜드를 재탄생시키기 위함이었다”며, “XC90으로 비전을 구체화하고 브랜드의 재탄생을 약속했다면, S90은 그 약속이 실현되었음을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XC90에 이어S90이 다시 한번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혁신과 세련, 럭셔리의 절묘한 조화스웨덴에서 만난 S90을 9개월 만에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이미 올해 상반기 XC90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볼보차코리아는 9월 말 정식으로 S90을 발표할 예정. 발표에 앞서 조금 일찍 만난 S90은 스웨덴에서 봤던 첫인상 그대로 여전히 늘씬하고 세련됐다. S90은 S80의 뒤를 잇는 기함 모델이다. 참고로 S80은 자사의 중형 세단S60을 넘어서는 준대형을 지향한 모델이었다. 그러나 요즘 차들이 갈수록 커지다보니 S80은 크기로만 볼 때 중형차 수준이 되어버렸다. 이 때문에 신형 S90은 차체 크기를 좀 더 키웠다. S90의 길이×너비×높이는 4,963×1,890×1,443mm로, S80(4,854×1,861×1,493mm)보다길고 넓으면서도 높이는 좀 더 낮춰 역동적인 비율을 만들어냈다. 특히 휠베이스가 2,941mm로 S80의 2,835mm보다 크게 늘었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 그랜저(4,910×1,860×1,470)와 제네시스 G80(4,990×1,890×1,480) 사이에 자리하는데, 실제로 보면 제네시스에 가깝게 보일정도로 당당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높이가 이들보다 낮아 한결 날렵한 인상. 수입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4,925×1,850×1,460), BMW 5시리즈(4,907×1,860×1,464), 아우디 A6(4,915×1,874×1,455)와 비교해도 가장 길고 넓으면서 높이는 오히려 낮다. 커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긴 보닛과 짧은 앞 오버행(873mm)으로S80(978mm)보다 한결 다이내믹한 비율을 뽐낸다. 특히 뒷부분을 요즘 유행하는 쿠페 스타일로 처리해 언뜻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4도어 쿠페를 연상시킨다.​​얼굴은 먼저 선보인 XC90의 세단 버전처럼 보이지만 디테일이 좀 더 강인하며 SUV보다 오밀조밀해 더 스타일리시하게 다가온다. XC90에서 선보인 이후 모든 볼보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독특한 헤드램프는 여전히 개성적이다. 실제 이 주간주행등은 굉장히 멀리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해 새로운 볼보차의 변신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토르의 망치는 이제 신세대 볼보의 상징으로 통한다​​​XC90보다 한결 도드라져 보이는 음각 형태의 프론트 그릴은 60년대 볼보의 스포츠카 P1800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인데, 세련되면서 개성적인 이미지를 뽐낸다. 최근 선보인 기아 K7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사실 이 그릴은 이미 볼보가 60년대에 먼저 선보인 바 있으며 2013년 하반기에 공개한 컨셉트 쿠페에서도 지금의 스타일이 예고되었었다.​  기아 K7과 비슷한 음각 형태의 프론트 그릴. 그러나 아이언 마크를 품은 S90의 그릴이 좀 더 강인한 느낌이다​​옆쪽에서는 짧은 앞 오버행과 긴 후드, 20인치 이상의 타이어를 품은 커다란 휠하우스, 옆구리를 가로지르는 시원한 캐릭터 라인, 쿠페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지붕 라인이 도드라진다. 쿼터글라스 뒤쪽이 살짝 올라간 모양은 제네시스와도 비슷하다.​뒷모습에서는 또 한번 S90의 강렬한 개성이 드러난다.‘ㄷ’자 모양의 리어램프가 좌우 대칭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램프 사이에는 VOLVO 영문 로고를 커다랗게 넣었고 아래쪽 가니시에는 뚜렷한 캐릭터 라인을 집어넣었다. 다소 낯선 뒷모습에 처음에는 호불호가 나뉠 듯하지만 보면 볼수록 개성적이면서도 눈에 익는다. 이 스타일 또한 이전 볼보들의 리어램프가 그랬듯이 볼보차의 강한 캐릭터가 될 듯하다.​​S90의 가장 강한 캐릭터 중 하나인 ‘ㄷ’ 자형 리어램프​​​컨셉트 쿠페를 통해 예고된 디자인사실 이 같은 S90의 디자인은 앞서 말했듯이 볼보차가 2013년 하반기에 선보인 컨셉트 쿠페에서 일찌감치 예고되었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이 컨셉트카는 전임자인 피터 호버리의 뒤를 이어 2012년 새로이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된 토마스 잉엔라트(ThomasIngenlath)가 그려낼 미래 볼보 디자인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토르의 망치’를 떠올리게 하는 파격적인 주간주행등, 60년대 스포츠카 P1800에서 차용한 독특한 모양의 그릴, 긴 후드를 바탕으로 한 날렵한 보디 비욜, ‘ㄷ’자를 양쪽으로 붙인 독특한 리어램프 등 컨셉트카의 디테일은 새로운 S90에서 거의 모두 실현되었다. S90을 베이스로 한 럭셔리 쿠페가 나온다면 바로 이 컨셉트 쿠페라고 할 만큼 신형 볼보차의 디자인을 가득 담고 있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새로운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상단의 트위터, 앞좌석을 에워싸는 트림 등 S90 디자인의 대부분이 이때 공개되었다. 물론 이러한 새 디자인은 2014년 말 선보인 XC90에도 상당 부분사용되었다.​이러한 볼보의 새 디자인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토마스잉엔라트를 수장으로 한 새로운 볼보 디자인팀이다. 토마스 잉엔라트는 아우디(91~94년), 폭스바겐(95~2000년), 스코다(2000~2006년)를 거쳐 폭스바겐의 독일 포츠담 디자인센터를 이끌었던 인물. 물론 모든 것이 그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의 휘하에서 익스테리어를 총괄하고 있는 막시밀리안 미소니(MaximilianMissoni) 역시 폭스바겐 출신으로 폭스바겐 포츠담 디자인센터에서 토마스 잉엔라트와 호흡을 맞추었던 이다.인테리어를 총괄하고 있는 로빈 페이지(Robin Page) 역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그는 재규어(87~92년), 롤스로이스 & 벤틀리(95~2001년)에 이어 폭스바겐 그룹 시절 벤틀리 인테리어를 총괄(2001~2013년)했던 수재. 벤틀리 재직 시절 그룹 내의 초호화 수퍼카 부가티를 디자인했으며(2010~2012년), 벤틀리 컨티넨탈과 뮬산의 인테리어를 총괄했고, 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헌납한 벤틀리 리무진도 그의 손을 거쳤을 정도로 호화차의 인테리어에 정통하다. 이러한 실력자들이 모인 볼보의 새 디자인팀은 다소 소박한 스칸디나비안 특유의 정서에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을 가미해 볼보차의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냈다.​폭스바겐 그룹에서 데려온 실력자들은 비단 디자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볼보의 신형 트윈 파워 엔진을 개발한 엔지니어 역시 폭스바겐에서 TSI(수퍼차저+터보차저) 엔진을 개발한 이다. 파워트레인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 다시 얘기하도록 하자.​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의 향기실내에 들어서면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에서나 맡을 수있는 고급스러운 가죽 냄새가 승객을 반긴다. 이내 눈에 들어오는 새로운 실내는 XC90에서 그랬듯이 새로움과 고급스러움으로 가득하다. 새로운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디자인에 세로 모양의 커다란 모니터를 센터페시아에 배치했다. XC90에서 본 모습이지만 세단의 비율에 맞게 좀 더 오밀조밀하고 완성도가 높다. 특히 XC90과 달리 센터 모니터 좌우의 세로형 송풍구와 조절 스위치가 꽤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XC90과 마찬가지로 대시보드 위쪽에는 B&W(Bowers & Wilkins)의 센터스피커가 멋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세로형 모니터는 요즘 몇몇 차들이 채택하는 있는데, 이로 인해 얻는 장점이 꽤 많다. S90의 스크린은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화면을 모니터에 띄운 상태에서도 하단에는 항상 공조장치 관련 터치 화면이 떠 있어 기능에 따라 화면을 일일이 변환할 필요가 없다. ​​컨셉트 쿠페를 통해 선보였던 새로운 디자인의 실내. XC90과 느낌이 비슷하다. ​실내에서 풍기는 기분 좋은  가죽 냄새가 전형적인 고급차의 그것이다​​​대부분의 조절 스위치를 모니터의 터치스크린에 넣다보니 실내공간, 특히 대시보드를 예전보다 더욱 감각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S90은 센터페시아 좌우와 도어트림에 기존보다 훨씬 넓은 면적으로 우드트림을 넣었으며, 기어 주변의 콘솔에도 대시보드와 동일한 소재의 트림을 넣어 실내를 아늑하게꾸몄다. 물론 옵션에 따라 우드트림은 얼마든지 다른 색상과 질감으로 바뀔 수 있다.  모니터 속에 다양한 조절 기능을 넣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는 모든 기능의 조작이 자연스럽다. 특히 9인치스크린의 터치 방식은 정전기 방식이 아니라 적외선을이용한 방식으로,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커다란 풀 LCD 계기판.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보기 쉽게 표시해준다  에코 모드에서는 타코미터가 사라진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가장 크게 설정하더라도 온도조절 표시가 아래쪽에 뜬다. 좌우의세로형 에어벤트 디자인도 상당히 멋스럽다​​​실내를 찬찬히 살펴보면 어느 곳이든 디테일에 굉장히많은 공을 들였고 질감이 좋은 가죽도 아낌없이 사용했다. 보이는 곳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심지어 도어포켓 안쪽까지) 정성스럽게 두른 가죽은 차의 격을 한차원 높여준다. 곳곳에 유무광 금속 장식으로 포인트를줬으며, 특히 기어노브와 엔진 스타트/스톱 스위치, 송풍구 조절 스위치 등은 마치 보석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하다. 시승차인 D5 모델에는 일반적인 가죽 기어노브가 들어갔지만 T8 등 상위 기종에는 스웨덴의 유리 제조회사인 Orrefors의 로고가 박혀 있는 크리스털로 만든 노브도 들어간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노브 상단에 기어 단수가 표시되는 가죽 정도로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기능적으로 더 편리하다.​​​시동을걸고 끄는 회전식 노브와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스위치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벤틀리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작품답게 곳곳에 럭셔리카의감성이 가득 담겨 있다​​​실내의 디자인과 꼼꼼한 마감, 높은 품질을 보고 있노라면 전세계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상급 세단과 겨루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XC90을 통해 먼저 선보인 독특한디자인의 시트 역시 매우 입체적이면서도 볼보의 전통대로 포근하고 안락하게 몸을 지지해준다. 특히 가죽의 질감이 대단히 좋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럭셔리 컨셉트와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제대로 살려낸 모습. 이전의S80보다 두어 단계는 신분이 상승한 모습이다.​​ 수백만원짜리 럭셔리 소파보다 더 안락하고 편안한 시트. 가죽의 질감이 정말 좋다 ​​영국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B&W(바우어스 & 윌킨스)의 스피커 역시 고급스러운 메탈 커버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오디오의 음질은 최근에 만난 수많은 고급차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클래식의 섬세한 선율부터 굵은 비트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높은 수준으로 재생해낸다.​​감동적인 사운드를 선사하는 B&W 오디오의 센터 스피커​​​뒷좌석 무릎 및 헤드룸 공간도 이 차급에서 평균 이상이다. 다만 전륜구동 기반이면서도 높게 솟은 센터터널이눈에 띄는데, 이는 다양한 네바퀴굴림 구동계에 대응하면서 모델에 따라 배터리를 수납하기 위함이다. 최고성능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가 이곳에 배터리를수납한다. 뒷좌석 승객을 위해서는 시가잭, 좌우 별도의 온도조절 장치, 열선, 좌우 및 뒤쪽 커튼, 3개의 3점식 시트벨트 및 헤드레스트, 3좌석 ISOFIX 등 다양한 장비를 마련했다. ​​​베이지와 블랙이 조화를 이룬 뒷좌석. 무릎과 머리공간이 모두 여유롭다 ​​다만 앞 시트 뒤쪽의 그물망 포켓이나 센터 암레스트가 이 차급으로는 조금 소박하다(컵홀더와 사물함만내장). XC90과 달리 글라스 루프가 아닌 일반적인 형태의 선루프만 달린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 파워스티어링의 위치 조정과 뒤 도어 커튼이 수동식이라는 점 외에는 고급감에 있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어느 플래그십 세단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이러한 고급진(?) 실내를 만들어낸데에는 벤틀리의 인테리어를 총괄했던 로빈 페이지의 역할이 컸음이 분명하다.​S90의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신형 S90은 총 다섯 가지의 파워트레인을 얹는다. 모두 4기통 2.0L 직분사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물린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다. 한때 5기통으로 6기통을 대신했던 볼보는 이젠 시대의 흐름에 맞춰 4기통 2.0L로 배기량을 줄였다. 그렇다고 출력이 줄어든 것은 절대 아니다. 가장 강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와 T6, T5의 세 종류 가솔린 엔진에, D5와 D4의 두 종류 디젤 엔진이 있다. 기본이되는 가솔린 T5는 직렬 4기통 2.0L 직분사 엔진에 터보를더해 254마력의 힘으로 0→시속 100km 가속 6.8초, 최고시속 230km의 성능을 낸다. T6는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모두 얹은 트윈차저 직분사 엔진으로 320마력/5,700rpm의 힘과 40.8kg·m/2,200~5,400rpm의 토크를 낸다.​ 콤팩트한 4기통 2.0L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 엔진음이 둥글게 다듬어져 있다​​​덕분에 길이 5m의 거구를 2,000cc 배기량으로 0→시속 100km 가속 5.9초의 민첩한 성능을 낸다(최고시속은250km에서 제한). 여기에 65kW 출력의 전기모터를 단 최고성능 모델 T8(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은 총 407마력의 시스템출력과 65.3kg·m의 큰 시스템토크를 낸다. 볼보는 이 파워트레인을 트윈 엔진이라 부르는데, 앞쪽(출력34kW, 무게 18kg)과 뒤쪽(출력 65kW, 무게 34kg)에 각각 전기 파워트레인을 맞물렸다. 9.2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중심을 낮추고 중량배분을 좋게 하며 트렁크 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모두 센터터널 안에 들어간다. 96개의 리튬이온 셀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게는 냉각기 포함 113kg. 240볼트로 충전시 완충에는 2.5(16A)~6시간(6A)이 소요된다. 고출력 전기 파워트레인 덕분에전기만으로도 45km를 달릴 수 있고 엔진과 전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주행도 가능하며 필요시 엔진과 전기모터를 최대한 동원해 파워풀한 성능을 낼 수도 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5.2초로 T6보다 0.7초 빠르다. 가솔린 T6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은 모두 8단 AT를 얹고 네바퀴굴림(AWD)이 기본이며 T5만 앞바퀴를 굴린다. AWD는 보그워너(BorgWarner) 5세대 제품으로, 평소 앞바퀴를 굴리다 필요시 최대 50%의 힘을 뒷바퀴로 보낸다. 연비는 유럽 복합 기준으로 T5 15.4, T6 13.9,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인 T8은 52.6km/L에 이른다.​디젤 모델인 D5는 4기통 2.0L 디젤 2스테이지 터보 엔진으로 235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48.9kg·m/1,750~2,25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8단 자동, 굴림방식은 AWD다. 특히 D5는 갑작스러운 고출력이 요구될 때 에어탱크(용량 2L)를 통해 강제적으로 공기를 주입해 반응성을 끌어올리는 파워펄스(PowerPulse)를 장비해 저회전에서의 굼뜸 현상을 줄였다. 덕분에 경쟁사의 6기통 3.0L 디젤 이상의 뛰어난성능을 끌어냈다는 게 볼보 측의 설명. 같은 배기량에 출력이 190마력으로 살짝 낮은 D4는 앞바퀴굴림 방식만얹는다. 0→시속 100km 가속은 8단 AT 기준으로 D5가7.0초, D4가 8.2초이며, 최고시속은 D5가 240km, D4가230km이다. 연비는 유럽 복합 기준 D5가 20.8km/L, D4가 22.7km/L이며, 준대형 차급임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D5와 D4 모두 127과 116g/km로 매우 낮다.​ XC90에 비해 낮고 가벼운 차체 덕분에 같은 D5라도 몸놀림이 꽤 경쾌하다​​​시승차는 D5 AWD 인스크립션으로 국내 시장에서 주력이 될 모델이다. 디젤 엔진임에도 아이들링 때의 사운드가 카랑카랑하지 않고 꽤 동글동글하다. 이는 달릴 때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실내에서의 방음 수준이 꽤 만족스럽다. 가속감은 덩치 큰 XC90 D5보다 훨씬 경쾌하다. 큰배기량으로 힘을 왈칵 쏟아내는 6기통 터보 디젤과 달리 초반에는 부드럽게 출력을 뿜어내며, 중후반 이후에는 꾸준히 상승하는 출력을 잘게 나눠 쓰는 스타일이다.S90 D5는 모두 3개의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한다. 평상시는 컴포트 모드를 사용하며 아이들링 때의 회전수는800rpm 정도. 센터콘솔 주변의 스위치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공회전수는 1,000rpm 정도로 상승하며 즉각적인 반응에 대비하고 주행 중에는 변속 타이밍을 높게 잡는 8단 변속기와 어우러져 꽤나 스포티하게 움직인다. 반대로 에코 모드에서는 변속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는 등 경제적인 운전을 돕는다.​​​ 몸놀림은 중형스포츠 세단의 그것에 가깝다​ 주차할 때는 국산차처럼 가볍던 스티어링 역시 고속에서는 꽤나 묵직해진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방식의 서스펜션과 앞뒤 255/35 R20 사이즈의 피렐리P제로가 만들어내는 주행안정성과 승차감은 동급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S90 중에서 가장 큰 20인치 휠과 255/35 사이즈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 더욱 진화한 다양한 안전장비S90은 플래그십 모델답게 최신 볼보의 다양한 첨단기술을 듬뿍 담고 있다. XC90을 통해 먼저 선보인, 도로를이탈했을 때 상해를 감소시키는 런오프 로드 프로텍션(Run-off Road Protection)은 물론이고, 세계 최초로 시속 65~140km에서 도로이탈 위험을 줄여주는 런오프로드 경감 시스템(Run-off Road Mitigation)도 장비했다. 운전자의 피로나 시야 불충분으로 도로를 벗어나 방벽과 부딪치거나 도랑에 떨어질 위험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스티어링과 제동에 개입해 도로이탈 위험성을 크게낮춰주는 장비다. 요즘 많이 늘어나고 있는 차선이탈방지 장치와는 또 다른 다른 적극적인 안전장비다.​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앞차를 따라가는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역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작동 속도를 시속 130km로 높여 이젠시내에서는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심지어 앞차가 없는상황에서도 차선을 유지하며 스스로 달릴 수 있는 2세대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 시스템을 탑재했다. 실제 30여 분의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에서 기자는 스티어링 휠에 살짝 손만 얹은 채 자율주행다운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앞쪽에 차가 있든 없든 차선을 따라 스스로 달렸고, 차선 인식률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경고를 통해 운전자의 분위기를 경각시켰다. 차선을 바꿀 때에는깜빡이를 켠 다음 운전대를 살짝 움직이기만 하면 됐고, 이후 다음 차선에서도 다시 편안하게 차선을 따라 달리는 경험을 선사했다. 한편, S90은 장애물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차를 멈추는긴급제동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도 업그레이드됐다. 저속에서 앞차와 다가오는 대향차, 자전거를 인식하는데 이어 이젠 낮은 물론 밤에도 사슴이나 말 같은 큰 동물을 인지할 수 있는 동물 탐지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장애물과의 사고위험이 있을 땐 속도를 줄여 사고를피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충돌을 피할 수 없을 땐 안전벨트를 당겨 운전자를 최대한 보호한다.​이처럼 새 차를 내놓을 때마다 새로운 장비를 선보이고있는 볼보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율주행이다. 매번 혹은 매년 새로운 장비나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자율주행차를 향해 고삐를 죄고 있는 볼보는 2017년까지 자율주행자동차 100대를 실제 도로에서 달리게 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볼보는 2020년까지 볼보를 타는 한 아무도 죽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지 않는 차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공표한 상태다.​​​ 볼보의 미래를 머금은 플래그십 세단한때 국내에서 볼보를 프리미엄 브랜드인가 아닌가로 논쟁을 벌이는 이들이 있었다. 이 논쟁에서는 독일 빅3(아우디·벤츠·BMW)만이 프리미엄이고 나머지는 아니라는이분법적인 사고가 종종 개입했다. 그러나 볼보는 예나지금이나 안전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왔으며 실내에서도 볼보의 시트만큼 편한 차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80년대 초부터 터보를 적극 활용해왔고 90년대 초에 와서는 5기통으로 엔진 다운사이징을 시대에 앞서 추구하기도 했다. 모터스포츠에 소극적인 약점이 있긴 하지만 이는 일부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도 매한가지. 대중 메이커와는분명 궤를 달리했던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임에 이견이있을 수 없고 유럽은 물론 북미에서도 분명한 프리미엄카로 통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데에는 약했던 볼보가 이젠 크게 변신했다. 이전까지 볼보차들이 그들의 안전과 디자인 철학을 은은하게 표출했다면 이젠 이를 좀 더 세련되고 화려하게 포장해 과감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 이러한 볼보의 자신감은 시장에서도 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작은 디자인 하나에도 이젠 자신감이 뚝뚝 묻어난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볼보자동차는 2015년 50만 대 돌파에 이어 2020년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80만 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더 이상 볼보는 북유럽의 소량 생산 메이커가 아니라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한때 볼보의 플래그십은 국가원수의 차로도 사용될 만큼위상이 높았다. 80년대의 760이나 90년대의 960은 각각 프레스티지, 로얄의 이름으로 쇼퍼 드리븐카 성격의 롱휠베이스 버전을 판매했다. 그러나 98년에 나온 초대S80이나 이 차의 바통을 이어받은 2세대 S80은 훌륭한 패밀리카이긴 하지만 전작들이 가진 대형 프레스티지 세단의 이미지는 다소 약했다. 물론 중국에서는 S80의 롱 휠베이스 버전인 S80L이 판매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시장용이다. 그러나 신형 S90은 이제 전세계 어디에서도 통용될 만큼 당당한 사이즈와 매력적인디자인에 첨단장비와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을 갖추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S90 롱 휠베이스 버전이나온다면 이 차 역시 전세계 프리미엄 대형차 시장에서통용될 듯하다.​전통적인 소량 생산 메이커인 볼보는 현재 유연한 플랫폼과 신형 파워트레인(4기통 엔진과 8단 AT를 기반으로 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갖고 있다. 또한 신형모듈러 플랫폼(SPA) 덕에 해치백부터 세단, SUV까지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으며, 기본이 되는 2.0L 가솔린/디젤 엔진 하나만으로 트윈차저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통해 4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뽑아낼 수 있다. 이와더불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각종 안전 및 자율주행관련 기술은 앞으로도 볼보의 미래를 환하게 비춰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성공작 XC90과 S90은 볼보의 청사진에 날개를 달아줄 것임에 분명하다.​세계 시장에서 볼보차가 선전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하고 있는 볼보자동차코리아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XC90에 이어 준대형(혹은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도 S90의 활약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되기에 볼보차코리아는 2016년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가 활기차게 돌아가면 고객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이득이 많다. 브랜드와 모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AS망 확충 등으로 실질적인 운행상의 이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규모 브랜드일 때는 여력이 없어 추진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행할수 있게 되고, 이는 소비자들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일례로 신형 XC90은 보험개발원에서 실시한 신차등급평가 결과 10등급으로 상향 평가됐다. 보험개발원의 차량등급은 1~26등급으로 나뉘며, 등급이 높을수록 자차보험료가 싸진다. 볼보는 포드,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푸조, 재규어 등과 함께 대부분의 차가 1~2등급인 불명예를 안고 있었던 대표적인 브랜드다. 때문에 새차를 구매해 자차보험료를 낼 때 다른 브랜드의 차보다 비싼 요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XC90에 자신이 있었던 볼보차코리아는 새차를 내놓으면서 보험개발원에 신차 등급평가를 신청해 XC90을 10등급으로 끌어올렸다. 2등급에서 10등급으로 상향되면 자차 보험료가 기존보다 약31% 싸지는 효과가 있다. S90을 내놓을 때 역시 볼보차코리아는 신차 등급 평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고객들이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어떤 메이커든 어떤 차든 활기차게 주목받는 모델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그런 면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있는 한국 법인의 행보와 매력적인 S90의 등장은 볼보차의 미래를 밝게 만듦과 동시에 오너들의 자부심 또한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 박지훈 편집장 사진 최진호, 최재혁​​​​​    볼보는 올해 1월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차세대 기함S90을 발표한 데 이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S90 베이스의 왜건인 V90을 발표했다. 과거 S80 베이스의 왜건을 V70으로 내놓았던 데 비해 이번에는 V90으로 세단의 숫자명과 이름을 같이 했다. 그리고 최근엔 V90 크로스 컨트리(CC)가 공개됐다. V90 CC의 공개로 볼보는 S90과 V90, V90 크로스 컨트리, 그리고XC90으로 이어지는 네 종류의 90 레인지를 갖추게 됐다. XC70이 국내에서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타는 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감안할 때 V90 크로스 컨트리역시 국내에 출시된다면 XC90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기자가 기대하는 또 하나의 차는 S90 베이스의 럭셔리 쿠페 혹은 컨버터블이다. C70 쿠페와 컨버터블의 뒤를 잇는 모델 말이다. 이미 볼보는XC90과 S90의 디자인을 예고했던 컨셉트 쿠페를201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내놓은 바 있다. 이쿠페 디자인이 지금의 XC90과 S90에 그대로 적용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 컨셉트 쿠페가 양산되지 말라는법도 없지 않은가. 볼보자동차는 2015년 50만 대 판매를 달성한 데 이어 2020년까지 80만 대 수준으로 생산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XC90과 S90의 성공으로 이 목표치는 손쉽게 달성할 수 있겠지만, 볼보가 쿠페와 컨버터블까지 생산한다면 진정 풀라인업을 갖춘 럭셔리메이커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캐딜락 CTS-V 2016-10-18
​CADILLAC CTS-V길들여지지 않는 로켓 세단 ​​CTS-V가 3세대로 거듭났다. 물론 이전보다 한층 더 강력해졌다.무려 648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뒷바퀴에 쏟아붓고 있다.그런데, 과연 그게 즐거울까? ​고성능 모델의 역할은 여러 가지다. 승용차와 스포츠카 사이의 틈새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기본이 되는 일반 모델과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CTS-V는 그동안 판매보단 브랜딩에 충실했고, 그부분에서 꽤 좋은 성과를 남겼다. 경쟁자 중 가장 강력한 엔진으로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에서 양산 세단최고기록을 찍었을 때는 캐딜락이 정말 다르게 보일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런 ‘최고’에 집착한 각종 숫자들이 흥행 성공을 끌어내진 못했다. 캐딜락도 큰 욕심은 없었을 것이다. 후발 주자로서 눈앞의 판매보단 고성능 모델의 존재를 알리는 게 더 중요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CTS-V는 3세대째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스펙이나 랩타임보다 높은 완성도로 실적을 내야 할 때가 왔다. 또한 콤팩트와 미드사이즈의사이를 파고들던 애매모호한 체급 전략도 동생 ATS의 등장으로 인해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제CTS-V는 BMW M5, 메르세데스 AMG E63 등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 더 이상 M3와 M5 사이에서 차체가 커서 또는 작아서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엔진, CTS-V의 날개이자 족쇄외모는 예상했던 그대로다. 고성능 모델에 어울리는보닛과 범퍼,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엔진룸공간을 확보하고 냉각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과격한 분위기까지 냈다. 물론 좌우 바퀴 사이의 간격도 조금더 넓히고 최저지상고도 낮췄다. 덕분에 CTS의 단점인 좁은 차체가 조금이나마 더 넓어 보인다.    캐딜락 디자인 팀의 방황은 옆모습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어색한 프로포션도 문제지만, 차체 길이에 비해 휠하우스가 작은 섀시도 문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캐딜락은 ‘아트 앤 사이언스’라는 디자인 철학을 꽤 오래전부터 내려놓고 차세대철학을 찾아 방황하는 중이다. 현행 CTS가 이전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CTS-V만큼은 CTS와 같이 주저하는 느낌이 없다. 전용 보닛과 범퍼 덕분에 아주 인상이 또렷하다. 시승차는 구석구석에 탄소섬유 패널을 붙인 카본 패키지 모델이라 한층 더 흉흉한 분위기다. 반면 실내는 일반 CTS와 비슷하다. 눈에 띄는 차이라고는 버킷 타입의 스포츠 시트, 다이나미카를 씌운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 그리고 헤드 라이너 정도가 전부다. 일반 CTS도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었기에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가죽과 금속성 패널을 나눠 쓴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은 강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레이아웃과 반응이 더딘 센터페시아 터치 패널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앞좌 석 풍경은 일반 CTS와 큰 차이 없다. 센터페시아의 터치패널은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CTS-V의 성능을 암시하는 레카로제 버킷 시트 고성능 모델답게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를 다이나미카로 씌웠다 V 엠블럼이 추가된 디지털계기판  엔진은 이전과 같은 V8 6,162cc 수퍼차저다. 하지만직분사 시스템, 단조 알루미늄 피스톤, 단조 커넥팅로드, 티타늄 흡기 밸브 등을 때려 넣은 후, 압축비를10.0:1까지 높이고 수퍼차저 용량을 1.9에서 1.7L로 낮춰 출력과 반응을 모두 끌어올린 최신형 버전(LT4)이다. 최고출력 648마력, 최대토크 87.2kg·m로 이전보다 92마력, 11kg·m 더 높다. 참고로 이 엔진은 신형쉐보레 콜벳 Z06과 카마로 ZL1에도 쓰인다.  대배기량 V8 엔진치고는 사운드가 빈약하다. 과거 AMG의 V8 수퍼차저(55K) 수준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2세대 CTS-V 때도 그랬듯, 캐딜락은 CTS-V 엔진에대한 자부심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보도자료에까지 메르세데스 벤츠의 V8 5.5L 바이터보 엔진과 BMW의 V8 4.4L 트윈 터보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다는것을 명시하고 있을 정도다.  무려 648마력을 내는 V8 수퍼차저 엔진  이런 자부심에 부응이라도 하듯 엔진은 낮은 회전수부터 엄청난 힘을 쏟아낸다. 가속 페달을 콱 밟으면 마치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양 차체를 밀어낸다. 제원표의 0→시속 60마일(약 97km) 가속시간 3.7초를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무게가 차체 뒤쪽으로 실렸을 땐 스티어링에도 생기가 깃들고, 턴 인도 상당히 빨라진다.  GM에서 드래그 또는 드리프트 세단을 원한다면 CTS-V가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CTS-V가 주는 즐거움은 딱 여기까지다. 노면상태가 조금만 거칠어도 리어 트랙션은 직선, 코너 할것 없이 급격하게 불안해진다. 한계에 다가서려하거나, 무게이동이 복잡해져도 마찬가지다. 다운시프트때 간헐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는 8단 자동변속기도조금 뜨거워질 만하면 여지없이 찬물을 끼얹는다. 무엇보다 서스펜션이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없을 만큼 까칠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시승차 타이어가 문제였을까? 직선에서마저 트랙션 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그럴 때마다 식은땀이 쏟아졌다  모든 상황이 예측한 대로 돌아갈 땐 꽤 즐겁지만,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섀시가 들썩거리기 시작하면 식은땀이 쏟아진다. 스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재규어 XFR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무게 이동과정이뚜렷하고 여유로운 XFR과는 달리, CTS-V는 그 과정이 아주 희미하고 빠듯해 운전이 까다롭다. 물론 캐딜락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들이 648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뒷바퀴에 ‘몰빵’하는 세단을 만들려고 했을 땐 이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는 건, CTS-V와 같은 구성의 판타지를 꿈꾸는 남자들을 위해서다. 그들에게CTS-V는 분명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장난감일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엔진이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저물었다. 또한 고성능 세단을 찾는 사람들의입맛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과연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경쟁자들이 출력을 높일 줄 몰라서 가만히있을까? 듀얼 클러치 변속기나 사륜구동 시스템은 바라지도 않는다. 완성차 브랜드가 3세대에 걸쳐 선보이고 있는 고성능 모델이라면 분명 결과가 좀 더 세련되어야 했다.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진호​​​
시트로엥 C4 칵투스 2016-10-14
​C4 칵투스의 특징은 파격적인 외모와 낭만적인 실내, 그리고 높은 효율로 간추릴 수 있다.단점도 분명 있지만, 당신이 스타일과 실용성에 목메는 ‘깍쟁이’라면 꼭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콤팩트 SUV. 시트로엥은 C4 칵투스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에 대해 딱히 흠 잡을 생각은 없다. SUV의 인기가 수직 상승하며 형태만 비슷하게 다듬고 SUV라고 주장하는 게 트렌드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차를 단순히 SUV라는 테두리 안에 넣어 버리는 건 꽤 아쉬운 일이다. 그러기엔 색깔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트로엥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디자인에 도가 튼 브랜드. C4 칵투스는 이런 그들의 독창성의 결정체다. 출시 2년 만에 유럽에서만 15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사실도, 각종 국제 모터쇼나 페스티벌에서 디자인상을 휩쓸었다는 사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철저하게 계획된 개성​대부분의 소형 SUV가 그렇듯, C4 칵투스도 사실 박스카에 가깝다. 기아 쏘울과 대동소이한 차체에 스키드 플레이트, 검정색 패널 등 SUV를 연상시키는 몇 가지 장치를 더하고 SUV라고 우기고 있는 쌍용 티볼리와 비슷한 전략이다. 미니 컨트리맨, 르노삼성 QM3 등도 터프한 박스카 또는 껑충한 해치백이라고 할 수 있다. ​형태만이 아니다. 실내에서의 감각 역시 ‘진짜’ SUV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어깨선은 높지만, 루프와 최저지상고가 낮고 유리가 커 승용차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물론 비슷한 크기의 해치백처럼 옹색한 느낌은 없다. 차체 크기는 티볼리와 비슷한 수준. 티볼리에 비해35mm 짧고 65mm 좁을 뿐이다.​​​높이와 최저지상고가 낮아 승용차 느낌에 가깝다 ​‘C4’라는 이름과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한식구인 C4피카소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둘은 차급과 뿌리모두 상관없는 별개의 모델이다. 재미있는 건 C4와 그이름을 단 파생 모델 4종의 관계가 전부 이렇다는 점이다. 차체 크기나 디자인은 둘째치더라도 플랫폼마저 각각 다르다. 플랫폼을 공유하고도 이름을 달리해 관계를 숨기는 게 일반적이라는 걸 감안하면 참 희한한 전략이다. 참고로 C4(해치백/세단)는 PSA PF2, C4에어크로스(SUV)는 미쓰비시 GS, C4 칵투스 미니밴은 PSA EMP2, C4 칵투스는 PSA PF1 플랫폼을 밑바탕 삼는다.​​​차체 구석구석에 붙인 검정색 패널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C4 칵투스의 백미는 독특한 스타일링이다. 차체 구석구석에 검정 패널(일부 모델은 브라운)을 덧대 개성을강조했는데, 이게 굉장히 자연스럽다. 찬찬히 둘러보면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기획된 느낌이다 코끝을 꽉 틀어막은 범퍼, 바짝 올려붙인 납작한 LED주간주행등, 검게 물들인 필러 등 다른 파격적인 요소들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다부지고 개성 넘치는 외모. 캐리어 바는 수입원에서 추가로 장착한제품이다​​범퍼 모서리와 도어에 붙는 패널에는 공기주머니(에어범프)까지 넣어 작은 차체 손상에도 대비했다. 덕분에 이제 더 이상 ‘문콕’ 등의 테러를 걱정하지 않아도된다. 패널 교환 가격도 9만3,700~9만6,300원(도어기준, 공임포함)으로 꽤 합리적이다.​​​볼록 솟아 있는 부분이 바로 공기주머니. 외부 충격으로부터 차체를 보호한다​​물론 불만의 여지도 있다. 반사판 타입의 헤드램프야차의 성격과 잘 어울리니 그렇다고 해도, 사이드미러가 다른 부분에 비해 다소 평범하게 생겼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열쇠를 꼽아야 열 수 있는 연료주입구와 미니밴의 3열 유리처럼 틸트만 되는 뒷좌석 유리 역시국내 실정과는 잘 맞지 않는 아이템이다.​​뒷좌석 유리는 승합차 3열 유리처럼 바깥쪽으로 틸트만 되는데, 그마저도 수동식이다​​낭만에 대한 집착으로 점철된 인테리어시트로엥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건, 이 독특한 컨셉트를 실내까지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폭스바겐 뉴 비틀, 닛산 큐브, 기아 쏘울(1세대) 등 널리 알려진 과거 ‘컬처카’들도 인테리어에서만큼은 상당 부분 타협을했지만, 시트로엥은 오히려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납작하게 누른 후 마음껏 비튼 대시보드, 조수석 송풍구와 선바이저 거울 등을 떼어내고 에어백을 천장으로옮겨달면서까지 고집한 여행가방(캐리어) 스타일의글러브박스, 가방 손잡이와 비슷한 모양새의 도어 핸들 등 낭만적인 분위기를 강조할 다양한 아이디어를그대로 재현했다.​​​​캐리어처럼 생긴 글러브박스. 모양도 예쁘지만 수납공간이 꽤 커 실용적이다 ​​납작한 대시보드 덕분에 여유로운 분위기다​​​​도어핸들도 낭만적이다​​벤치 타입의 앞 시트도 이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중앙의 팔걸이를 올리면 운전석과 조수석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양쪽 탑승자의 친밀도를 높여준다. 물론 과거벤치 타입 시트의 단점은 꼼꼼하게 지웠다. 등받이나방석의 형상이 평평하지 않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의 짜임새가 적당하기 때문에 몸을 지지하는 데에는전혀 문제없다. 매력적인 건 뒷좌석도 마찬가지. 등받이 각도와 무릎 공간 크기가 예상을 웃돈다. 패밀리카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뒷좌석도 예상보다 넉넉하다. 가족용 차로 써도 좋을 정도​​​변속 버튼은 편하지만 T자형 기계식 파킹레버는 작동감이 억세 불편하다​​계기판은 단출하다. 속도와 연료량, 그리고 누적거리 정도만 표시한다. 실내 컨셉트를 생각해봤을 땐 적절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PSA의 최신 버전. 내비게이션이 빠져 있긴 하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으니 크게 흠잡을 거리는 아니다. 오히려 글라스루프의 햇빛가리개가 반투명 탈부착식이라는 것과 짐 공간(358L)이 경쟁자에 비해 조금 작은 게 더 아쉽다.​​​파노라마 루프는 고마운 아이템이지만, 햇빛가리개가 반투명 탈부착식이라는 사실이 아쉽다​​ 직렬 4기통 1.5L 디젤 터보 엔진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낸다. 출력(99마력)은 낮지만 토크(25.9kg·m)가 높은데다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ETG)의 직결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속이 답답하지 않다. 기어를 바꿀 때 연료를 완전히 차단해 운전 감각이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무려 17.5km/L나 되는 복합 연비가 이런 단점을 완전히 잊게 만든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에 비해 메인터넌스 부담이 적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최고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가 높아 가속이 답답하지 않다​​몸놀림은 나긋하다. 서스펜션의 수축과 이완 과정이 언제나 부드럽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푸조 2008보다 한층 더 여유로운 세팅이다. 물론 무게이동 과정만큼은 뚜렷하게 전달한다. 즉, 항상 차의 자세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 여성 또는 초보 운전자가 많이 찾을 차라는 걸 생각하면 아주 큰 장점이다.​“예쁘네요. 이게 무슨 차에요?” 3년 전, 시트로엥 DS3를 시승할 때 어떤 여성에게서 들었던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놀라운 일이었다. 남성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여성에게 듣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C4 칵투스를 타며 똑같은 일을 겪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질문마저도 완벽하게 같았다. “예쁘네요. 이게 무슨 차에요?” ​* 글 류민 기자 사진 최재혁​​​ 
MERCEDES-BENZ E220d 2016-10-12
MERCEDES-BENZ E220d위기 극복할 최신 4기통 디젤의 매력​   ​​​​최근 풀 모델 체인지된 E클래스에 디젤 엔진이 더해졌다. 4기통 2.0L의 최신예 OM654 엔진을 얹은 E220d는194마력의 강력한 출력과 뛰어난 연비로 E클래스의 매력을 한층 높여준다.​​​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도 느꼈지만 신형 E클래스는 C나 S와 한눈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실물을 처음 접했을 때도 이런 인상은 바뀌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에 혁신을 불러온 고든 바그너는 구티 날리던 명문 메이커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물론 100%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GLE처럼 납득하기 힘든 디자인도 있었고 판박이가 되어버린 세단 3형제도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E클래스는 지극히 우아하고, 스포티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잘 부합된다. 비교적 딱딱하고 과격했던(페이스리프트 기준) 구형과 비교해 보다 완성형에 가까운 외모라는 사실에는 틀림없다.​​​달리기는 강력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가볍고도 강력해진 4기통 디젤유럽 메이커에서 패밀리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최근 C 와 E, S 클래스는 한눈에 구분이 힘들 만큼 닮았다. 신형 E클래스는 동생을 닮은 얼굴과 한결 부드러워진 몸매 때문에 덩치는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형 W212에 비해 길이나 휠베이스가 모두 늘어났다. 그런데도 헤드램프와 그릴 형태가 너무 닮았고, 트림에 따라 달라지는 그릴과 범퍼 디자인 역시 형제간 구별을 어렵게 한다. 비교적 간편한 구별법은 주간주행등으로, E클래스의 경우 두 줄기로 갈라져 있다. 헤드램프는 이제 좌우 84개씩 LED를 3열로 배치해 하이/로를 가리지않고 빛의 방향과 밝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멀티빔LED는 주변 차들이나 반사판의 눈부심을 줄이면서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한쪽 당 84개의 LED가 원하는 곳만 밝혀준다​​시승차는 데지뇨 라인의 화려한 레드 메탈릭 컬러에 대형 엠블럼을 그릴 중앙에 박아 넣은 아방가르드 트림. 익스클루시브 라인의 경우 가로줄이 얇게 들어간 고전적인 그릴에 엠블럼은 보닛 끝단에 작게 들어간다. 큰변화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전통적인 벤츠 대형차 이미지에 어울리는 근엄함이 살아난다. 이 두 트림의 차이는 생각 외로 크기 때문에 실제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실물을 보는 것이 좋다. ​광활한 대시보드와 그 중앙에 자리잡은 4련 에어벤트,초대형 모니터로 구성된 운전석은 고급스러운 가죽, 하이글로시 트림과 어우러져 화려하기 그지없다. 세부적으로 많이 간략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기함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 이 차가 어퍼미들 클래스임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 대시보드의 우드트림은 나무의 질감이 잘 살아 있고, 은 세공품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스위치류도 멋스럽다. 커맨드 시스템용 회전식 노브와 터치패드 역시 S클래스와 더욱 비슷해졌다. ​​우아한 대시보드는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다양한 기능이 담긴 커맨드 시스템 ​​쿠페처럼 루프를 매끈하게 둥글렸지만 천장을 옴폭하게 파 뒷좌석 헤드룸은 여유가 있다. 다만 공간이 남아도는 니룸(무릎 공간)에 비해 아래쪽 레그룸(다리 공간)은 그리 여유롭지 못한 편. 그래도 전반적인 거주성과 감성품질은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수준이다. 트렁크리드는 양쪽 힌지를 최대한 바깥으로 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했고 바닥 아래에도 추가 공간을 마련하는 등 세심함이 엿보인다.​​​공간을 잘 살린 트렁크 7 바나듐 실버, 5스포크 디자인의 18인치 휠​​독특한 디자인의 시트​서론이 길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실 이 차를 시승한 이유는 신형 엔진 때문이다. 올 봄부터 E클래스에 얹기 시작한 최신예 4기통 디젤 OM654는 기존 2,143cc에서 1,950cc로 배기량이 줄었다. 터보차저가 트윈에서 싱글로 줄고 압축비도 낮아졌는데 출력은 194마력으로 높아졌고 최대토크는 이전과 동일한 40.8kg·m. 15.1km/L의 연비를 발휘할 뿐 아니라CO₂ 배출량은 124g으로 줄었고, 소음과 진동이 개선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또한 중량을 덜기 위해 헤드와 크랭크 케이스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스틸 블록 부분도 실린더 사이 공간을 최소화해 부피를 줄였다. 배출가스 필터는 배기관을 따라 길게 늘어놓았던것을 엔진 가까이로 모아서 배치했다. 디젤 산화 필터(DOC)와 SCR 코팅이 들어간 분진 필터는 배출가스를더욱 까다롭게 걸러낸다.​​성능은 한마디로 놀랍다. 저속부터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신형 엔진은 9단 변속기의 섬세한 보조에 발맞추어 경쾌하게 내달린다. 2.0L도 되지 않는 배기량으로예전 6기통에 뒤지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급경사를 오르는 순간에도 여유가 넘친다. 이제 보닛을 열어놓지않는 이상 바깥에서도 아이들링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않는 수준. 서스펜션 세팅은 벤츠 특유의 안정적이고도 보수적인 느낌이다. 스티어링 반응은 직접적이지만 그렇다고 부드러움과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배기량과 덩치를 생각할 때 순발력은 놀라울 정도다​​ 디젤의 위기 속에서 디젤을 외치다 시승 내내 1L당 10km 남짓 기록한 연비는 기자의 운전습성이나 공인연비(15.1km/L)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애당초 1.7톤을 넘나드는 어퍼미들 세단으로 이만 한 순발력과 연비를 양립시키기는 결코 수월치 않다. 게다가 디젤 사태 직후 수입된 E220d는 혹시라도 인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을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벤츠는 독일 최대 자동차검사 기업인 데크라와 손잡고 실주행 연비(RDE) 측정도 실시하는 등 최근 강화된 유럽연합 배출가스 기준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주행에서 검증된 만큼 보다꼼꼼해진 국내 인증절차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수요가 바닥을 친 판국에 선보인 최신형 디젤 엔진이라니.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E클래스의 화려한 디자인과 우아한 승차감에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조화시킨 최신 디젤 엔진을 얹었다.디젤이 시장에서 멸종될 리 없는 이상 언젠가는 반등하기 마련이다. 드높은 이미지와 상품성, 검증된 실력을 갖춘 E220d는 바로 그 반격의 순간을 위한,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카드가 아닐 수 없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최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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