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4세대 레인지로버의 만추 (晩秋) , 오토바이오그래피 2020-01-23
4세대 레인지로버의 만추 (晩秋) , 오토바이오그래피 첫인상이 예사롭지 않은 이 차의 풀 네임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V 오토바이오그래피 다이내믹 V8 5.0 수퍼차지드(이하 SVA). 재규어-랜드로버의 특별 주문 부서인 SVO에서 좀 과하다 싶을 만큼 고급스럽게 꾸민 레인지로버에 SVR 엔진을 더했다. 영국차의 우아함을 전방위로 표현한 럭셔리 오너드리븐카다. 온-오프로드 성능의 균형에 프레스티지성까지 그 어떤 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꼭 한번 눈여겨볼만하다.오토바이오그래피의 뿌리 SVO오토바이오그래피는 사전적으로 자서전(自敍傳)을 의미한다. 레인지로버중 궁극의 럭셔리를 담은 오토바이오그래피의 역사는 1993년 런던 모터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롤스로이스-벤틀리가 커스텀 오더 전략으로 하이엔드 럭셔리 시장에 군림했었다. 실용성을 추구했던 랜드로버지만 고객들은 롤스로이스처럼 커스텀 오더가 가능한 레인지로버를 원했다. 지금처럼 모든 메이커에 럭셔리 SUV가 즐비했던 시절이 아니다. 그래서 랜드로버는 기존 브로셔의 옵션 외에 내-외장 컬러와 소재 하나하나 고객의 취향을 담을 수있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쇼카를 내놨다. 센터페시아의 듀얼 모니터 ‘인컨트롤 터치프로 듀오는 모바일 커넥티비티를 위해 준비된 시스템이다 다행히도 반응은 좋았다. 여기에 탄력 받아 V8 4.2L 엔진의 레인지로버를 SVO 부서로 옮겨와 고객이 원하는 데로 스페셜 휠, 보디 키트, 맞춤 페인트를 입혔다. 아울러 코널리 가죽과 고급 패브릭을 장인의 손끝으로 마감했다. 이와 같은 특별한 모델을 딱 26대만 제작했다. 일종의 커스텀 오더 프로그램인 오토바이오그래피는 세대를 거듭하며 어느덧 최고급 레인지로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연유로 초기형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가 컬렉터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가 많다. 세미아닐린 가죽과 하이글로시 블랙, 금속직조 패턴의 카본파이버 및 알루미늄 트림 피니셔 등 다양한 소재가 아낌없이 쓰였다  이렇듯 오토바이오그래피와 랜드로버의 특별 주문 부서인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는 처음부터 뗄 라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비공식적으로 존재했던 SVO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건 2015년. SVO 테크니컬 센터는 영국 코벤트리 근교에 위치해있다. SVO는 오토바이오그래피 외에도 다양한 랜드로버 모델을 제작한다. 재규어-랜드로버 합병 후 2년이 지나 SVO에서 퍼포먼스와 럭셔리, 오프로딩을 아우르는 모델들을 잇따라 내놓았다.게다가 고성능 럭셔리와 클래식카 복원 및 VIP 경호와 같은 특별 주문까지 전담한다. SVO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건 SVR 배지를 단 재규어-랜드로버부터다. 고급 지향의 SVA(SV Autobiography)는 퍼포먼스 지향형인 SVR(SV Racing)과 함께 현재 SVO의 주력 라인이다.뒷좌석 에어 벤트와 에어컨 조절 스위치 패널에 이만큼 공들여 디테일을 강조한 차는 흔치 않다  럭셔리 SUV의 선구자요즘은 죄다 고성능 프리미엄 SUV 개발과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사실 럭셔리 SUV를 처음으로 만든 것은 레인지로버다. 그래서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레인지로버는 세대를 거듭하며 다듬은 아이코닉한 비율과 측면 실루엣, 클램셸 보닛과 스플릿 테일 게이트, 곧게 뻗은 웨이스트라인 등 기능적이고도 우아한 디자인으로 오리지널리티를 뽐낸다. 테일 게이트에 붙은 ‘SV autobiography’ 엠블럼이 말해주듯 이 차엔 다른 레인지로버보다 훨씬 간결하고 대담한 디자인에 VIP를 만족시킬 다양한 소재와 섬세한 디테일로 안팎을 차별화했다. 화이트 보디와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블랙 루프, 사이드미러 캡, 사이드 벤트(실제 벤트의 기능을 하지는 않음), 21인치 5 스플릿 스포크 스타일 5005 알로이 휠에 두루 적용한 다크 그레이 메탈릭 컬러 스킴이 길이 5m, 폭 2m 거구임에도 샤프해 보인다. 여기에 다이아몬드 널링을 형상화한 후드, 테일 게이트 레터링, 헥사곤 패턴의 크롬 그릴, DRL의 고휘도 픽셀 레이저 LED 헤드램프, 듀얼 머플러 팁 등이 자칫 과한 디테일로 보이지만 고고한 느낌을 준다.다기능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 버튼과 메탈 패들 시프터의 손맛이 좋다  묵직한 도어를 열면 B필러의 SV 배지가 이 차의 특별함을 상기시킨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손에 닿는 부분이 퀼팅 세미 아닐린 가죽과 하이글로시 블랙, 카본제와 알루미늄 이외에도 10여 종 이상의 소재가 두루 쓰였다. 이차의 인테리어를 보고 있노라면 익스테리어는 심심한 수준이다. 콕핏과 캐빈을 아우르는 실내 전반에 영국 특유의 악센트의 고급스러움이 넘쳐난다.널링 패턴의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 시동 버튼과 앞뒤 온도조절 스위치, 전동식 센터 암레스트 및 글러브박스 오프너 스위치 등의 전용 디테일이 메탈의 차가운 터치를 귀금속 세공품을 어루만지는 즐거움이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의 조작계는 대부분 사실 한 번 쓸까 말까 하겠지만 오프로드에서는 유용하다. 게다가 현존하는 4스포크 스티어링 휠 중 레인지로버가 단연 최고의 디자인이다. 아울러 알루미늄제 패들 시프터는 변속할 때마다 명쾌한 타격감이 일품이다.12.3인치 고해상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1열 가죽시트는 24 방향 조절과 포지션 메모리 기능이 지원된다. 냉온 기능은 물론 운행 중 피로를 풀어줄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다. 2열의 상석에서는 조수석을 최대한 밀고 조수석 등에 달린 풋 레스트에 발을 올려놓으면 1등석 부럽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다. 2열을 풀 플랫 하면 트렁크 용량 최대 1,728L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지능형 시트 적재 모드(Intelligent Seat Cargo Mode) 및 컨비니언스 폴드가 상당히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그밖에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경로를 표시하는 12.3인치의 LCD 클러스터, 19개의 듀얼 서브우퍼와 스피커로 구성된 1,700W의 메리디안 오디오가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게다가 1열 헤드레스트에 달린 10인치 디스플레이는 VIP에게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빈티지 탠 & 에보니 조합의 인테리어 스킴이 콕핏에 화려함을 더한다 여기에 보다 특별한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의 퀼팅 가죽, 또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상감(象嵌) 세공한 그랜드 블랙 트림도 옵션으로 마련했다. 높은 안목의 소유자라면 누구도 생각지 못한 조합으로 안팎에 나만의 컬러와 소재, 마감을 지정하거나 개인의 필요에 따른 추가 옵션을 얼마든지 넣을 수 있다. 레인지로버 SV 오토바이오그래피의 커스텀 오더 프로그램은 한계가 없다. 다만 걸림돌은 가격일 뿐. 안목과 재력을 겸비한 고객이라면 레인지로버가 제공하는 비스포크의 매력에 빠지면 웬만해선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측면에서 SVA는 단순히 미래 지향을 넘어 이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상당히 안정적으로 변모했다. 레인지로버가 자랑하는 인컨트롤(InControl) 초기에는 혁신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잔고장이 많아 실망감을 주었다. 하지만 꾸준한 개선을 통해 직관성은 높이고 오작동을 줄였다. 여기에 인텔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힘입어 터치 반응도 빨라져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생활의 일부가 된 요즘 자연스럽게 모바일 폰 미러링을 구사하는 확장성도 갖췄다.레인지로버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팝업식 로터리 기어 셀렉터는 실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기계식에 비해 급발진이나 오작동의 위험 감소에도 도움 주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간혹 팝업이 되지 않는 오작동으로 기어 조작을 할수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정교하지 못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팝업식 기어 셀렉터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 차는 꾸준한 개선을 거쳐서 그런지 시승하는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B필러의 SVO 배지는 문을 열 때마다 이 차가 특별한 차임을 상기시킨다  SVR과 차별화한 섀시와 파워트레인3세대(L322)까지 오토바이오그래피의 엔진은 V8 5.0L 수퍼차저뿐이었는데 4세대(L405)들어 8기통, 6기통(SDV6 하이브리드) 디젤 등 세 가지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효율과 견인능력 그리고 정숙성과 민첩한 기동 등 각각의 니즈를 커버하는 포석이다. 시승차는 그중 숙성을 거듭한 SVR의 V8 5.0L 수퍼차저 565마력이 장착됐다. 이미 검증이 완료된 ZF제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마력 당 하중은 4.64kg 수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는 5.4초, 최고속도는 225km/h에 제한된다. 기존보다 성능은 좋아지면서도 실제 연비는 1.5~2km/L 정도 올라간 것을 체감할 수있었다. 연료탱크 용량은 104L로 항속거리 역시 150km 이상 늘어났다.노멀 휠베이스지만 뒷좌석 시트에서 충분히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보어와 스트로크의 길이가 같은 스퀘어 엔진 특유의 빠른 반응과 경쾌한 회전이 특징이다. 다소 구식이지만 그만큼 개량을 거듭해 높은 신뢰성으로 마니아들을 매료시킨다. 그런데 같은 엔진인 SVA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 두 차에 쓰인 세팅과 방향이 약간은 다르다. SVR이 하드코어 스포츠 주행에 비중을 뒀다면 SVA는 같은 속도로 달려도 좀 더 부드러운 질감이다.출력 전달 과정과 섀시 세팅 전반에 운전자와 탑승자의 우아함과 쾌적함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 차의 최고시속을 225km로 묶어놓은 것만 봐도 SVA의 성향을 알 수 있다. 2.7t에 육박하는 무게지만 넘치는 파워를 정교하게 다뤄 부드럽게 리드한다. 캐빈에서는 귀청을 때리는 날선 사운드는 이중 접합유리에 의해 절제된다. 그렇다고 정숙한 편은 아니다.2열을 풀 플랫하면 최대 1,700L에 달하는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스티어링 감각은 가볍고 매끈하다. 동급 출력 스포츠 성향의 SUV에 비해앞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긴 편이라 약간 신경이 쓰였는데 의외로 선회는 쉽다. 여기에 에어 서스펜션 세팅은 모든 메이커 통틀어 거의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랙션 확보를 잘하고 롤 제어가 뛰어나 거구의 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SVA는 온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에어 서스펜션 세팅으로 주행 조건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디퍼렌셜과 섀시 제어를 유기적으로 관장하는 터레인 리스폰스 2, 적극적으로 롤에 대응해 승차감과 안정감을 확보하는 다이내믹 리스폰스등 첨단 주행 안정화 시스템을 힘입었다. 결과적으로 자세 제어 능력과 저속 유연성 및 고속 안정감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높은 전고임에도 롤과 피치가 기존보다 나아졌다. 덕분에 좁은 와인딩 로드에서도 속도를 높여도 한없이 편안했다. 이 차의 옥에 티는 타이어다. 순정 굿이어 이글 F1 에이시메트릭 SUV-4X4 타이어는 빗길 접지력 확보 및 제동성능은 훌륭하지만 마른 노면에서는 이 차의 성능을 받쳐주지 못했다. 레인지로버 4세대도 이제 계절로 치면 가을과 겨울 사이에 접어들었다. 숙성에 숙성을 거듭한 플랫폼과 꾸준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데이트로 완성도를 높였다. SVA는 쇼퍼드리븐을 염두에 두었지만 오너드리븐카로도 손색없다.탁 트인 시야로 바깥세상을 내려다보는 우월한 뷰를 느끼고 싶거나 스트레스 없이 호쾌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면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수준 높게 집약 시킨 차가 필요하다면 더 이상의 선택은 없을 것이다.  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SUV 리더의 새로운 기준, VOLKSWAGEN TOU.. 2020-01-22
SUV 리더의 새로운 기준VOLKSWAGEN TOUAREG폭스바겐은 페이톤을 시작으로 야심찬 프리미엄화 전략을 시도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와 많은 부품을 공유하고 드레스덴에 전용 공장도 지었다. 하지만 오랜 대중차 메이커 이미지를 뿌리부터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막대한 자본을 퍼붓는다고 누구나 고급 메이커로 인정받을 수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의외의 모델에서 가능성을 찾아냈다. 페이톤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SUV 투아렉이 의외로 반응이 좋아 프리미엄 미드사이즈 SUV의 교본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투아렉은 페이톤이 빠진 고급 라인업의 공백을 훌륭히 매꾸며 벌써 3세대를 맞이했다.위대한 내구성2002년 발표된 1세대 투아렉은 다소 거친 오프로더의 성향이 있었다. 그래서 특이한 이력도 있다. 투아렉은 2005년에 ‘익스피리언스 360°’ 프로젝트를 통해 6개 대륙 76,650km를 달려 고장 없이 완주했다. 대부분 비포장도로를 말이다. 또 하나는 자동차 최초로 해발 6,081m에 달하는 오호스 델 살라도를 오른 것이다. 고산지대에서는 디젤 엔진의 출력이 평소보다 10~20% 떨어지는 걸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다. 트랜스포터 T4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세로 배치로 개조한 것이 바로 1세대 투아렉의 플랫폼(PL71)이다.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공유되었다. 투아렉의 튼튼한 뼈대가 유명해진 계기가 또 있었다. 독일 육군의 레오파드 2A5(Leopard2 A5) 전차 시연회에서 무려 60t에 육박하는 덩치로 투아렉을 눌렀음에도 투아렉의 캐빈은 그대로 형태를 유지하는 극강의 강성을 자랑했다.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이노비전 콕핏 2세대 투아렉은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아졌지만 디젤 게이트에 휘말려 부침을 겪었다. 이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지구상 가장 혹독한 레이스인 다카르 랠리에서 투아렉으로 3년 연속 우승 타이틀(2009~2011)로 역사를 쓰기도 했다. 물론 T2 클래스라 이름만 투아렉일뿐 실제 양산차와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다카르 랠리 우승차는 대부분이 이런 모습이다.2018년 등장한 3세대는 MLB EVO 플랫폼으로 변경되었다. 이 뼈대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에도 쓰인다. 모노코크 거의 절반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기존보다 106kg, 1세대에 비해서는 200kg이나 가벼워졌다. 엔진은 여전히 세로로 배치한다. 전장 4,880mm와 전폭 1,985mm로 기존보다 차체가 커졌지만 전고는 1,670mm로 낮아져 역동적인 왜건에 가까운 모습이다.4WD 시스템에 디퍼렌셜 록을 더했다 빈틈없는 구성의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사촌지간인 카이엔, Q7에 비해 기교를 부리지 않았던 투아렉은 신형에서 세련미와 화려함으로 무장했다. 아마도 중국 시장을 의식한듯하다. 실제로 이 차는 2018년 3월, 상하이에서 첫 선을 보인 바있다. 프론트는 크롬 창살이 헤드렘프와 그릴을 감싸 입체적이면서 위엄이 넘친다. LED DRL과 크롬을 적절히 조합해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을 담으면서도 기존의 심심한 인상에서는 탈피했다. 측면은 금형을잘 다루는 폭스바겐답게 캐릭터 라인에 예리한 각을 줘 투아렉이 고급차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뒤쪽은 트렁크 도어가 큰 편이어서 짐 적재가 용이하다.12.3인치 모니터형 클러스터 실내는 이노비전 콕핏(Innovision Cockpit) 적용으로 12.3인치 모니터형 클러스터와 그 옆에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한데 모은 고해상도 15인치 터치스크린 ‘디스커버 프리미엄’이 달렸다. 기존 아날로그 콕핏은 추세에 맞추어 디지털 콕핏으로 대체했다. 디스커버 프리미엄은 내비게이션, 전화, 인포메이션 센터, 유저 인터페이스 뿐만 아니라 공조 시스템도 조작도 담당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앱 커넥트(App Connect), 미디어 컨트롤(태블릿 통합), 4개의 USB 포트(앞 2, 뒤 2), 최대 8개 기기까지 연결 가능한 와이파이 핫스팟 등을 제공한다.매트릭스 LED가 달린 헤드램프 MIM(Modular Infortainment Matrix)을 기반한 디스커버 프리미엄은 MIM2+High로 개선이 되어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에서 상태 표시 바, 온도계, 시계, 시트 기능 조절 등을 커스텀 설정할 수 있다. 가상의 홈 버튼을 누르면 메인화면으로 복귀하도록 해 조작 편의성을 제공한다. 아울러 최대 7개의 프로파일 생성 기능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성향에 맞게끔 세팅을 저장할 수 있다. 윈드실드에는 대형 HUD(217mm X 88mm)로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80W 앰프가 기본. 직경 65mm의 트위터 4개와 도어 트림에 자리잡은 200mm 우퍼 4개가 있다. 덴마크의 명품 스피커 브랜드 다인오디오(Dynaudio)도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다. 730W 파워앰프가 서브 우퍼와 12+1 스피커를 강력하게 구동한다. 아울러 LED 앰비언트 라이트가 다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발군의 온-오프 능력엔진은 뛰어난 견인력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V6 3.0L와 V8 4.0L 디젤 유닛을 선택할 수 있다. 3.0L는 최고출력 286마력과 최대토크 61.2kg·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6.1초, 최고속도는 238km/h다. 4.0L는 422마력과 91.8kg·m, 정지상태에서 4.9초 만에 시속 100km 가속을 끝내고 최고시속은 250km를 발휘한다. 다운사이징이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V8 디젤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시야 확보가 안될 때 유용한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 사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조치가 없으면 직접 차를 멈춰 세운다  기어 노브 아래쪽은 두 개의 로터리 셀렉터가 있다. 좌측 셀렉터를 왼쪽으로 돌리면 4가지의 온로드, 오른쪽으로 돌리면 3가지의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할 수있다. 우측 셀렉터는 차고조절을 담당한다. 4코너 에어 서스펜션과 전동식 댐핑 컨트롤 옵션이 준비되어 있다. 개선된 에어 서스펜션은 반응이 빠르면서 부드럽게 작동한다.게다가 온도와 기압의 영향을 받지 않아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한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에서 15mm, 짐을 내릴 때 최대 40mm까지 낮추고, 오프로드에서는 25mm를 높인다.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15인치 터치스크린 옵션인 오프로드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최대 70mm까지 지상고를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센터 디퍼렌셜 록이 달린 4WD 시스템이 접지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적절히 힘을 배분해 험지 주행을 돕는다. 투아렉은 안락함과 역동성을 양립시키기 위해 구동 장치의 많은 부분을 새롭게 바꿨다. 경량 알루미늄과 강철을 조합한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48V 전동식 액티브 안티 롤바가 결합된다. 제법 큰 HUD가 달려 쾌적한 주행을 돕는다 벤테이가에도 달린 액티브 안티 롤바는 모터가 롤바를 비틀어 차체 롤링을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장비. 아울러 AWS 시스템도 품었다. 중저속에서는 뒷바퀴를 역방향으로 틀어 회전반경을 줄이고, 반대로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틀어 주행 안정감을 높인다. 한편 오프로드에서는 양쪽의 연결을 끊어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확보해 준다. 여기에 차동 기어장치 도움으로 앞바퀴에 최대 70%, 뒤쪽은 80%의 구동을 보낸다.시속 60km 이하에서도 작동하는 ‘트래픽잼 어시시트’ 안전에도 내실을 다져폭스바겐 최초로 야간 주행 보조 시스템인 나이트 비전(Night Vision)이 들어갔다. 나이트 비전의 열화상 카메라는 생명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을 감지한다. 위험 정도에 따라 흑백과 노란색 혹은 붉은 색을 클러스터와 HUD에 표시한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까지 결합하면 위험상황을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도로와 도로의 가장자리까지 보행자를 감지해 가벼운 제동을 걸고 경고음을 알린다. 사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안전벨트를 미리 당기고, 그래도 조치가 없으면 직접 차를 멈춰 세운다. 오프로드 모드에서의 에어 서스펜션  후진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의 조짐이 보이면 윈도와 파노라마 루프를 자동으로 닫아 만일의 사고로부터 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한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인 유로 앤캡(Euro NCAP) 4개 카테고리(성인, 어린이, 안전 보조 시스템, 교통약자)에서 모두 고득점을 얻어, 대형 오프로드 부문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해 안전성을 입증했다.후륜 조향과 액티브 안티 롤바가 민첩성과 안정성을 높여준다  일상에서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차선유지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한다. 두 기능을 조합한 것이 바로 트래픽잼 어시스트. 시속 60km 이하에서도 앞차와의 간격을 맞추고 차선을 유지해 막히는 도로나 국도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무게는 덜면서 뛰어난 강성의 섀시 R-라인 디자인 패키지V6와 V8 모델에만 제공되는 R 라인 패키지 옵션도 있다. 이 패키지를 통해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차별화할 수 있다. 역동성과 디테일을 강조하는 R 라인 전용의 프론트 범퍼, 21인치 스즈카 알로이 휠, 휠 패널, 리어 범퍼 등으로 남다른 아우라를 뽐낸다.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를 열면 도어 스테인레스 스틸 도어 씰 플레이트에도 R 라인 로고가 새겨져 있다. 스티어링 휠 하단 스포크 사이에도 알루미늄제 R 라인 로고가 박힌다. 사보나 가죽을 덮은 에르고컴포트(ErgoComfort) 시트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편안함을 제공한다.폭스바겐 최초로 적용된 나이트 비전 폭스바겐에서 유일하게 프리미엄화에 성공한 투아렉은 3세대에 이르러 첨단 장비, 전천후성, 온-오프로드 성능, 프리미엄성 등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진화를 이루었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높은 완성도로 늘 기대되는 모델이 있는데 투아렉 역시 그 중 하나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와 뼈대부터 파워트레인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성비를 지닌 투아렉은 그야말로 궁극의 럭셔리 SUV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글 맹범수 기자 사진 폭스바겐
NISSAN MAXIMA, 전륜구동 스포츠 세단 최후의.. 2020-01-15
NISSAN MAXIMA전륜구동 스포츠 세단 최후의 보루북미 시장에서 닷선 240Z의 성공에 힘입어 동일한 파워트레인 구성의 4도어 세단 810을 출시한 지 43년, 그후 맥시마는 꾸준히 4도어 스포츠카의 노선을 걸어왔다. 8세대 역시 현역 스포츠카 370Z의 디자인 요소와 VQ 엔진, 스포티한 세팅을 바탕으로 Z와의 끈끈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스포츠카를 한 단어로 정의하는 건 어렵다. 2인승 또는 2+2 쿠페나 컨버터블, 로드스터처럼 우리가 인정하는 스포츠카들의 공통점을 찾아 정리하는 쪽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역동적인 성능(즉 핸들링)에 최적화시켜 설계했는지 혹은 드라이빙 스릴, 즐거움이 강조됐는지, 운송 수단으로서의 기능보다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는지 같은 부분이 우리가 자동차에 기대하는 ‘스포츠성’을 정의하는 도움이 된다. 세단과 앞바퀴 굴림(FF)은 스포츠성과 관련이 적어 보이지만 앞바퀴 굴림 세단의 스포츠 세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스포츠 세단, 그중에서도 전륜구동 스포츠 세단은 후륜 구동(FR) 자동차보다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며 구조적으로 간결하다. 또한 기후조건에 상관없이 다루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장르가 뜨고 지며 장르간 혼합이 쉴 새 없이 이뤄지는 자동차 업계에서 전륜 4도어 스포츠카 컨셉트가 이제는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신형 맥시마에겐 여전히 진지한 이슈다.  리어 에어벤트. 뒷좌석에도 2단계 조절 히팅기능과 USB 타입 A,C 포트를 지원한다 흔하디흔한 게 스포츠 세단이고 이를 앞세운 모델은 많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빈약한 심장을 갖췄거나 세단의 미덕을 간과하고 그 어느 한쪽에 치우쳐 균형 잃은 차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므로 취향에 맞춰 골라 타면 되는 일. 문제는 요즘 누구도 그 벤치마크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캐릭터가 강하면 시장에서 ‘대박’ 아니면 ‘쪽박’인데 전반적으로 팔방미인을 원하는 시장 트렌드 때문에 외면받기 일쑤다. 이런 배경 탓에 전륜 구동 스포츠 세단 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이 쪽 노선을 분명히 한 맥시마를 시승하면서 그확실한 성격에 만족스러웠다. 안락성과 스포츠성, 역동성과 효율, 강인함과 섬세함, 심플함과 다양한 기능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과연 전륜구동 세단 맥시마가 추구하는 가치와 균형은 무엇일까? 시동 버튼과 7단 수동 변속모드를 지원하는 시프트 레버, 디스플레이 커맨드 다이얼, 스포츠 모드 버튼, 통풍기능 조절 다이얼  Z에서 파생된 맥시마의 역사닛산이 북미 시장에서 스포츠 세단 개념을 처음 사용한 건 40년이 넘은 일이다. 닷선 240Z(내수명 페어레이디)의 성공에 힘입어 동일한 2.4L 125마력형 엔진을 조합한 4도어 세단 ‘닷선 810’을 출시한 것이 1977년이었다. ‘맥시마’의 이름을 쓴 건 1981년(G910)부터. 운행 중 각 도어의 열림이나키 꽂혀있음, 연료량 부족 등을 음성 안내하는 혁신적 기능을 탑재했다. 1985년(PU11, 2세대) 구동방식을 바꿔 보다 넉넉한 실내공간에 300ZX용 V6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갖춘 전륜구동 스포츠 세단의 벤치마크가 됐다.1989년(J30, 3세대)부터는 190마력형 DOHC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조합해 ‘4DSC’ 즉, ‘4-Door Sport Car’를 마케팅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1995년(A32, 4세대)에는 디자인을 다듬고 190마력/28.3kg·m의 3.0L VQ 엔진을 얹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V6 엔진에 수동변속기를 단 전륜구동 모델은 상당히 드물었다.스포티한 분위기의 운전자 중심 콕핏, 스위치와 다이얼 버튼 배치에 신경을 썼다 2000년대 초반(A33B, 5세대)은 맥시마에게 최고의 전성기였다. 배기량을 3.5L로 키우고 6단 수동 변속기를 옵션으로 마련했다. 2004년(A34, 6세대)부터 북미 시장 전용 모델이 된 맥시마는 출력을 265마력으로 높이고 스포티한 SE와 고급 사양의 SL로 나눠 판매하다 후기형인 2007년부터 아예 수동변속기 옵션을 없앴다. 2009년(A35, 7세대)에는 큰 폭의 변화를 반영한 디자인에 크기도 더 키웠고 옵션도 대폭 고급화했다. VQ 엔진의 출력은 당시 전륜구동차로는 한계라 여겼던 300마력 언저리(290마력)를 찍으면서 한동안 쓰지 않았던 ‘4DSC’ 슬로건도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변속기는 무단변속기뿐이고 디자인과 주행성능 면에서 역대 맥시마보다 똑 부러지게 스포티한 성향도 아니어서 주목도는 떨어졌다.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기능을 탑재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와 사각지대 경고등 코드네임 A36의 8세대 맥시마는 2015년 뉴욕 오토쇼에서 데뷔했다. 닛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반영한 스포츠 세단 컨셉트(2014) 디자인을 빼닮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컨셉트카가 8세대 맥시마의 프리뷰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 이번에 소개할 뉴 맥시마는 지난해 익스테리어 디테일과 옵션 구성을 다듬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북미시장 위주 모델답게 미국 테네시주 북부 스머나(Smyrna) 공장에서 생산된다.독특한 새틴 버드아이 메이플(단풍나무) 패시티드 트림과 스티치한 인조가죽으로 감싼 도어트림 4도어 스포츠카(4DSC) 디자인화사한 화이트 펄 컬러의 시승차는 한결 스포티해진 느낌이다. 정면에서 보면 곧고 날카롭게 다듬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보닛 캐릭터 라인까지 그대로 연결돼 더 선명하고 커다란 V자를 완성하며 이를 중심으로 프로젝션 안개등과 하이글로시 블랙 가니시를 품은 묵직한 신형 범퍼 하단, 선명한 부메랑 모양의 DRL 등 주변부를 통해 닛산 패밀리 룩인 ‘V 모션’의 모티프를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초기형보다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매의 풀 LED 헤드램프 등 더욱 샤프한 디테일의 앞모습은 370Z와 GT-R 같은 닛산 스포츠카와도 닮았다.실시간 연비와 평균 연비를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평균 속도’가 아니라 평균 연비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측면 디자인은 그대로다. 하지만 필러를 전부 블랙 마감한 플로팅 디자인 루프와 킥업(kick up) 웨이스트라인은 나온 지 4년이 넘은 지금 봐도 여전히 신선하다. 길이 4.9m, 폭 1.86m에 달하는 덩치를 쿠페 못지않은 날렵한 실루엣으로 만들어 준다. 한 치수 커진 19인치 다이아몬드 컷 휠 또한 스포티한 분위기에 일조한다. 후면은 클리어 렌즈로 바꿔 미등의 부메랑 형상과 방향지시등, 제동등의 섬세한 디테일을 잘 살려냈다. 대형 쿼드 크롬 머플러 팁-실제로는 범퍼 일체형 트림-에 균형을 맞춰 면적을 키운 리어 범퍼 가니시와 디퓨저로 더 스포티하면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갖췄다.8세대 맥시마는 디자인이 독특해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메랑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 형상은 거의 악평 일색. 의미를 알 수 없는 과한 디자인이라는 게 이유다. 그런데 42년 전 240Z의 인기에 힘입어 탄생한 4도어 세단 닷선 810처럼 뉴 맥시마 또한 370Z(Z34)와의 끈끈한 연대를 디자인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게 된다면 조금은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실제로 Z의 헤리티지와 궤를 함께한 4도어 스포츠카(4DSC)가 바로 뉴맥시마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8인치 터치스크린에 미러링 된 애플 카플레이는 반응이 빠르고 다루기 쉽다 닛산의 디자인 언어 ‘글라이딩 윙’을 반영한 운전공간은 수평 레이아웃의 단조로움을 없애고 입체감을 높여 일본 동급 라이벌보다 스포티한 분위기. 두툼한 림의 D컷 스티어링 휠과 그에 맞춰 이상적으로 설정한 시프트 레버의 높이와 위치, 상당히 낮춘 시트와 운전자 쪽으로 7° 정도 기울인 센터페시아등 실내 곳곳에 운전자 중심의 설계가 돋보인다. 크래시패드 상부와 도어트림 그리고 센터콘솔 등을 두루 인조가죽으로 감싸고 스티칭으로 마무리했다.앞좌석은 닛산의 자랑 저중력 시트. 밀도가 다른 세 겹의 폼으로 골반부터 가슴까지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피로 누적을 줄여준다. 양쪽 모두 수동식 쿠션 익스텐션이 적용된 스포츠 스타일로 든든한 서포트가 특징이다.닛산의 자랑 저중력 시트, 스포츠 스타일 수동 쿠션 익스텐션이 달렸다  편의와 안전, 쾌적성 업그레이드페이스리프트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장착해 모바일 연결성을 살렸다는 점이다. 또 스포츠모드 버튼과 자세제어장치 OFF 버튼을 디스플레이 커맨드 다이얼 아래쪽에 나란히 모으는등 사용 빈도 높은 기능 버튼을 재배치했다. 옵션에서 기본으로 바뀐 닛산 세이프티 쉴드 버튼도 달렸는데, 레이더로 전방을 살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직접 차를 세우는 지능형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 외에 지능형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방지 경고, 후측방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지능형 운전자 각성등 총 여섯 개의 기능을 통합해 주변 360°를 살피고 사고 예방을 돕는 첨단 패키지다.DRL LED 헤드램프 디테일 덕분에 더 날카로운 눈매를 갖췄다  또한 11 스피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본 오디오 튜닝은 저음과 고음 위주의 듣기 부담 없는 방향으로 보스 시스템을 쓰는 다른 차종에 비해 짜임새가 좋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능동식 소음 제거 기술(Active Noise Canceling)로 불필요한 소음을 억제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원래이 기술은 전투기 조종사들의 소음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 증상을 덜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보스가 선구적으로 민간 상용화에 뛰어들어 현재 헤드폰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밖에 앞뒤좌석에 고속충전이 가능한 타입 A, 타입 C USB 포트 네 개를 달았고, 동승석 전동 시트 조절 기능도 기존 4방향에서 6방향으로, 뒷좌석에 2단계 조절식 열선 기능을 추가한 것도 눈에 띈다.19인치 다이아몬드 컷과 245/40 R19 타이어 뉴 맥시마의 스포티함, VQ 엔진과 엑스트로닉뉴 맥시마의 엔진은 워즈오토(Wards Auto)가 선정한 세계 10 베스트 엔진에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연속, 게다가 2016년에도 선정되었을 정도로 명기 중의 명기 VQ 엔진이다.  크게 스포츠카를 위한 고회전 위주의 HR과 저속 토크를 강조한 DE 버전으로 나뉘며 범용성을 강조한 모델답게 DE(DOHC, 전자연료분사방식) 버전에 흡기포트 형상을 다듬고 배기 밸브의열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중공 나트륨 봉입밸브를 썼다. 밸브 체인도 신형이고 아노다이징 피스톤 스커트, 다이아몬드 코팅 피스톤 링을 비롯해 60% 넘는 부품이 저 마찰 설계를 거쳤다.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해 고급유 주유를 권장합니다”-VQ라면 당연하다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kg·m를 내는 3.5L VQ35DE 자연흡기 엔진은 시동 때부터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스포츠 모드 급가속으로 4천 rpm을 넘기면 여지없이 토크 스티어를 일으킬 만큼 힘을 뿜어내는 가로배치 구동계는 한때 구형 SM7을 매만지며 쏘다니던 아재의 향수(鄕愁)를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실질적 동력성능을 가늠하는 마력당 하중은 5.52kg. 현대 그랜저(3.3 트림은 5.75kg)를 약간 앞선다. 물론 변속기 조합과 세팅이 차이가 커 참고만 할 일이다.부메랑을 닮은 테일램프는 디테일이 뛰어나다  X트로닉은 무단변속기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뉴 맥시마의 성격에 맞춰 고회전 주행에 스포티한 가속을 돕는 7단 D-스텝 로직을 적용해 효율 위주인 CVT 특유의 단점을 상당부분 만회하고 있다. 변속비(Spread ratio)도 커져 보다 호쾌한 가속력과 적극적인 다운 시프트가 가능해졌다. 스포츠를 표방하는 맥시마에 시프터 패들이 빠진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비교적 완만한 중 고속 와인딩 코스에서 레버를 매뉴얼 모드에 놓고 써보니 레드존 부근인 6,500rpm 부근까지 꾸준히 가속돼 나름 만족스럽다.내장형 대형 쿼드 크롬 머플러 트림과 가니시  스포츠성에 목마른 운전자가 제일 먼저 적응해야 할 것은 노멀 모드에서 매끄러운 회전수와 보조를 맞춰 가속되는 CVT 특유의 작동감각이다. VQ 엔진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믿었던 시승 연비 5km/L대, 7km/L 이상의 실연비가 CVT의 아쉬움을 보상하고 남는다. 스탑 앤 고나 실린더 휴지기능의 도움 없이 이뤄낸 것이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커버로 꼼꼼하게 감싼 트렁크. 시트 6:4 폴딩으로 적재 활용성을 높였다  D컷 스티어링 휠은 혹시 공기압이 빠졌나 재차 확인할 정도로 매우 묵직하다. 조향이나 서스펜션 댐핑이 숨김이나 과장 없이 솔직하지만 큰 충격을 부드럽게 받아넘기면서도 노면 정보를 착실히 전달한다. 19인치 타이어를 쓴대형 세단임을 고려하면 요철의 킥백을 잘 거르는 편. 뒤쪽에 ZF 작스의 모노 튜브 댐퍼 덕분에 과감하게 물결치듯 울렁이지 않는 탄탄함을 보여준다. 동급 FF 모델이 주는 편안함과 민첩함을 웃돈다. 길지 않은 시승 중에도 스트레스에 취약한 모습을 쉽게 드러낸 브레이크는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그밖에 계기판 중앙의 7인치 디스플레이에 어색하게 번역된 평균 연비라든지 국산 라이벌에 비해 부족한 편의장비 등 소소한 아쉬움도 남았다. 물론 4,630만 원의 가격표가 만들어 내는 뛰어난 가성비가 이를 상쇄하고 남겠지만 말이다.뒷좌석 레그룸은 충분. 보통 성인 남자는 헤드룸이 빠듯하다 뉴 맥시마는 확실한 성격의 전륜구동 스포츠 세단으로 닛산 스포츠카 370Z와 엔진과 디자인, 주행감성에서 완벽히 연결된 4도어 스포츠카를 표방한다. 차고에 ‘깔맞춤’한 뉴 맥시마와 370Z를 나란히 세워두고 일상과 레저를 번갈아가면서 즐기는 모습은 다른 메이커 자동차 오너가 부러워할 만한, 그리고 좀처럼 시도하기 힘든 조합이다. 닛산만이 그려내고 제안할 수 있는 큰그림이다. 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MERCEDES-BENZ EQC 400 4MATIC, .. 2020-01-13
MERCEDES-BENZ EQC 400 4MATICEV시대에도 빛나는 세꼭지별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파리에서 공개된 제네레이션 EQ 컨셉트를 통해 EV 시대로의 진입을 알렸다. 2020년까지 EQ라는 이름으로 10대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첫 모델인 EQC의 양산을 위해서는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이름만 발표한 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이듬해부터 메르세데스 F1 머신에 EQ라는 명칭을 넣었고, 양산 하이브리드 모델도 EQ 부스트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룹 내에서 일찍 전기차를 출시했던 스마트 역시도 기존의 일렉트릭 드라이브(ED)를 EQ로 부르기 시작했다.MBUX를 도입한 조작계는 안전운전에도 도움이 된다  공기 저항을 철저히 줄인 SUV 보디EQ가 우리 눈과 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첫 전용 모델인 EQC가 등장했다. 이름 끝에 C와 SUV 실루엣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GLC 플랫폼을 활용한 모델이었다. 휠베이스도 GLC와 동일하다. 3년 전 컨셉트카를 거의 그대로 살린 디자인은 EV에서 필요 없어진 프론트 그릴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으면서도 다소 전통적인 형태를 고수했다.그릴 자체는 커다란 벤츠 엠블럼이 아니어도 메르세데스 벤츠 패밀리룩을 확인할수 있다. 그러면서도 Progressive Luxury라는 EQ 브랜드만의 디자인 철학을 녹여냈다. 차체 비율이나 측면 실루엣은 GLC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지붕 뒷부분을 살짝 낮추면서 D필러와 뒷 창 각도를 날렵하게 눕혀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전기차에서 공기저항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나 지붕이 높은 SUV에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GLK 시절 0.34였던 공기저항계수(Cd)는 최신 GLC에서 0.31 그리고 EQC에서는 0.28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에어로 패키지를 선택하면 0.27까지 낮출 수 있다.인테리어는 GLC가 아니라 최신 GLE를 닮았다. 계기판과 센터 모니터를 통합한, 가로로 긴 더블 모니터 배치는 최신 메르세데스 벤츠 인테리어의 공통점. 모든 정보를 모니터로 전달하는 동시에 대화하듯 조작이 가능한 MBUX를 담았다.메르세데스 벤츠는 터치식 모니터 도입이 늦어 마치 기술 도입에 뒤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운전 중 신경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집에 가깝다.대신 차세대 기술인 AI에 주력해 MBUX를 빠르게 도입했다. 이제는 운전하면서 손가락을 더듬을 필요 없이 말로 볼륨을 키우고,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변속 스위치가 없는 점은 예전부터 칼럼식 레버를 사용해 왔기에 다르지 않다.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라면 파란색으로 빛나는 시동 버튼과 황금색으로 장식한 공기 출구 정도일까?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마련된 전용 충전공간  출력 408마력에 토크도 강력하지만……구동계는 모터 2개를 앞뒤에 하나씩 달아 네 바퀴를 굴린다. 그리고 배터리를 실내 바닥에 배치한 지극히 일반적인 전기차 레이아웃. 다만 이 차의 경우 앞쪽 모터는 저부하~중부하에서 효율에 우선해 작동하고, 뒤쪽 모터는 다이내믹한 달리기에서 위력을 발휘하도록 세팅했다. 두 모터가 만들어 내는 시스템 출력은 408마력, 최대 토크는 77.4kg·m에 이른다. 덕분에 2.4t이 넘는(2,440kg) 차체를 불과 5.1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킨다.전기를 넣자마자 최대토크가 나오는 모터는 네 바퀴 트랙션과 맞물려 강력한 가속을 제공한다. 액셀 페달에 대한 반응은 매끄러우면서도 강력하다. 또한 전기차 답게 주행 소음은 거의 없다. 사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구동계 소음이 절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고급차 브랜드라면 차별화를 위해 보다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묵직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전혀 버겁지 않고 오히려 산뜻하다. 고속 영역에서는 벤츠 특유의 안정성이 돋보인다. 다만 시속 100km대 중반을 넘어서면 액셀 반응이 급격히 둔감해진다. 408마력이라면 내연기관차에서 꽤 강한 축에 속하지만 전기차는 기어비가 고정식이라 중속 이상에서 조루 현상이 빠르게 찾아온다. EQC만의 문제는 아니고 EV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다. ‘전기차도 기어박스를 달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출력을 높이기 위해 모터 개수를 늘리는 게 일반적인 전기차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해법이다. EV 시대에 우리가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다.메르세데스 벤츠에서는 전용 충전 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해 놓았다 프리미엄 EV에 어울리는 서비스EQC는 전기차 시대를 향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고급차 시장은 전기차 도입이 상대적으로 빠르다. 가격이 높은 데다 자율주행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려면 아무래도 대중차보다는 고급차가 어울린다. 내연기관 자동차 역사의 상징적인 존재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EQ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은 내연 기관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패러다임이 바뀔 때 대권구도 역시 크게 요동 치는 법. 그렇다고 기존의 성공 공식이 전부 소용없는 것은 아니다.메르세데스 벤츠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성과 안전기술을 자랑하며, EQC에는 액티브 차간 거리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액티브 조향 어시스트, 교차로 제동 어시스트, 충돌 회피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프리세이프 등이 달려 있다. 다만 구동계 특성이 평준화되는 EV 시대에 남과 어떻게 차별화시킬 지는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다.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EQ 브랜드 출범에 맞추어 충전 솔루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시승 행사 도중에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마련된 메르세데스 벤츠 충전존에서 들러 급속 충전을 시연해 볼 수 있었다. 구매 고객에게는 전국 대부분의 공용 충전소에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를 제공한다. 또한 종합 충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EQ 스마트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1:1 코치를 배정해 충전기 설치 등에 대한 도움을 주고 차량 사용 패턴에 따른 최적의 충전 방식도 제안해 준다. 고급 EV 출시를 앞둔 다른 메이커들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심장 뛰는 디자인, KIA K5 2020-01-10
심장 뛰는 디자인KIA K5기아 디자인 혁신의 시작이었던 K5가 3세대로 진화했다. 세단과 쿠페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보디라인과 강렬한 얼굴은 전작들의 매력을 뛰어넘는다. 쏘나타와 플랫폼부터 파워트레인, 각종 기술을 공유하며 음성인식을 통해 대화하듯 조작이 가능하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램프 디자인도 멋지지만 달리기 성능과 첨단 기능도 나무랄 데 없다.K5가 기아에서 가지는 의미와 존재감은 남다르다. 90년대 콩코드와 크레도스를 거쳐 현대 소속이 된 후 쏘나타 플랫폼을 활용한 로체가 그 뒤를 이었다. 당시의 기아 디자인은 도저히 좋게 보아주기 힘들었다.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굳이 개성을 살리려 터치를 하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당시 국산차의 디자인은 그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던 때였다.그렇다 보니 2010년 등장한 K5는 충격이었다. 뜯어보면 로체 후기형과 닮았으면서도 디자인 완성도는 훨씬 높았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라인은 당시 국산차 중 최고였다. 감성품질이나 성능 등에서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 YF에 약간 뒤쳐졌지만 외모가 주는 매력은 거부하기 힘들었다. 레드닷 디자인 수상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2015년 2세대에서는 기본 감성을 유지한 채 약간의 터치를 더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전 디자인이 워낙 인기였기에 예상했던 결과다. 그래서인지 2세대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소 보수적인 변화, 쏘나타의 반격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요즘 세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패밀리카로서의 지위를 SUV가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중형 세단들은 쿠페 느낌의 매력적인 디자인이나 펀 투 드라이브 등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애쓴다. 높은 기대감을 만족시키는 디자인기아 디자인 혁신을 주도해 온 K5는 시장의 기대감과 눈높이 역시 높기 마련이다. 2세대의 변화가 다소 보수적이었기에 이번 3세대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기대를 뛰어넘었다. 전반적인 완성도는 물론 개성, 세련미까지 단연 돋보인다.얼굴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기존 K5와 전혀 닮지 않았다. 노즈 선단은 예각으로 꺽어 날카롭게 다듬었고 헤드램프와 노즈는 납작하게 눌러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릴은 호랑이 코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비늘 같은 패턴을 사용했다.  프리런칭 행사에서 본 하이브리드형은 기본형과 그릴 패턴이 달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장 박동(Heart Beat)을 연상시키는 주간주행등. 헤드램프 아래쪽에서 시작해 급격하게 아래위로 꺽이다가 보닛 라인을 따라 위로 뻗어나간다. 범퍼의 형태는 수중익선(Hydro Foil)이 파도를 가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인데, 다소 장황하고 과도한 표현이지만 실제 차를 보면 굳이 문제 삼고 싶지 않을 만큼 멋지다. 보디는 루프라인 뒤쪽을 조금 더 연장했다. 2세대가 아주 짧은 트렁크 리드가 있었다면 3세대는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져 패스트백 같은 몸매다. 이번에도 A필러부터 루프, 뒤창을 연결하는 굵직한 크롬 몰딩으로 차체 라인을 강조했다. 2세대보다 전장 50mm, 휠베이스는 45mm 늘어났으며 폭도 늘어났다. 반대로 전고는 20mm 낮아져 전체적으로 와이드&로 느낌을 강조했다. 좌우를 연결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달라진 부분. 중간에 브레이크 등을 점점이 박고 양 끝을 꺽은 형태는 K7을 연상시킨다.강렬한 인상의 램프 디자인  꼼꼼한 인테리어, 똑똑한 AI인테리어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와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다. 일단 디지털 클러스터와 와이드 모니터, 에어벤트 위치 등 기본 레이아웃은 비슷한 편. 스티어링 휠은 보다 스포티한 3스포크 D컷 디자인이고 대시보드 형태도 조금 더 입체적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우드 패턴 장식은 진짜 나무는 아니지만 생생한 느낌을 주고, 도어 트림의 날개처럼 튀어나온 돌출부는 조금 어색하다. 변속 스위치는 버튼이 아니라 로터리식. 휠을 돌려 R, N, D, 중앙에 버튼을 누르면 파킹 모드다. 그 아래로 스타트-스톱과 오토 홀드, 전자식 파킹 스위치를 놓았고, 시트 히터/통풍은 레버,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로터리식으로 만들어 운전하면서 손가락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배려했다.버튼식인 쏘나타와 달리 K5는 회전식 시프트 노브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장비가 센터 콘솔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무선충전기다. 세로로 넣는 방식인데, 작은 문을 만들어 꽂아 넣으면 거칠게 운전하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을 확실하게 잡아 준다. 공간 활용에 유리할 뿐 아니라 조금 큰 기기를 충전할 때를 위해 홀더 부분을 분리할 수 있게 만든 것도 마음에 든다.인포테인먼트용 대형 모니터  대화하듯 조작하는 음성인식 기능은 카카오와 손잡고 만들었다. ‘창문 열어줘’나 ‘시원하게 해줘’ 같은 말을 알아듣는다. ‘창문 절반만 열어줘’ 같은 복합적인 명령은 아직 처리가 힘들지만 AI 발전 속도를 볼 때 다음 세대 K5에서는 충분히 구현 가능하지 않을까? 운전하면서 시선과 주의을 분산시키지 않는것만으로도 음성인식 기능은 유저 인터페이스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내비게이션 조작도 한결 편해졌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증강현실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심각한 길치인 기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이밖에도 실시간 날씨에 따라 화면을 바꾸는 테마 클러스터와 실내 공기 질을 능동 제어하는 공기청정 시스템 등 인터렉티브 기술에 많은 공을 들였다.버튼과 노브 등 형태를 달리해 손가락으로 쉽게 구분된다  성능 좋은 플랫폼과 터보 엔진의 만남이 차의 뼈대는 알려진 대로 현대 3세대 플랫폼. 스마트스트림 엔진 라인업 역시 쏘나타와 공유한다. 따라서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연스런 핸들링과 민첩한 반응, 탄탄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전동 파워 시스템은 랙 구동형(R-MDPS). 한 박자 느린 조향 반응이나 급제동 시 출렁거리는 피시테일, 급격한 하중이동 같은 것들은 옛이야기가 되었다.세로로 꽂아 넣는 충전 거치대는 안정적이고 공간 활용성도 좋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1.6L 직분사 터보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 최신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180마력의 최고출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면서도 연비는 13.2km/L(18인치 기준)나 된다. 2.0 자연흡기에 비해 두터운 토크를 1500~4500rpm의 넓은 토크 영역에서 발휘하기 때문에 저rpm부터 머뭇거림 없이 호쾌하게 가속한다. 사실 스펙 자체는 구형과 거의 변함이 없지만 연비가 개선되었다. 고성능과 연비를 이 정도로 양립시킬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가변밸브 시스템인 CVVD 덕분이다. 넉넉한 트렁크  캠샤프트 안에 특이한 링크 기구를 삽입해 캠의 회전 각속도를 조절, 동일 회전수에서도 밸브 여닫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사운드인데, 새로운 CVVD의 링크구조 때문인지 특이한 소음이 들린다. 귀에 거슬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꾸준히 사용할 기술인만큼 사운드 튜닝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스마트키로 좁은 공간에서 전후진 원격 조작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후방 교차 충돌방지, 안전하차 보조, 후측방 보니터 등 최신 운전보조 기능을 빠짐없이 갖추었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는 디지털키와 원격 주차보조 시스템(RSPA)도 갖추었다. 원격시동은 물론 문을 열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이라도 RC카 운전하듯 버튼을 눌러 차를 움직일 수 있다.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유독 거친 운전자가 많다는 K5에 대한 인상이 더 악명을 더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젊은 스피드광을 유혹할 만큼 멋진 외모이기에 붙은 이미지일 터. 하지만 당분간은 여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멋진데 잘달리기까지 한다면 누구라고 잠시 속도의 마력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현대자동차
가장 헌신적인 올라운더 SUV VOLVO XC90 T6 2020-01-03
가장 헌신적인 올라운더 SUV VOLVO XC90 T6중국 저장지리 자동차에 매각된 후 볼보는 제대로 된 날개를 달았다. 과거 고리타분한 디자인에서 에지 있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단숨에 중형 SUV 시장의 주역이 되었다. 직렬 4기통 2.0L 트윈 차저 엔진(터보차저+수퍼차저)은 저회전과 고회전 영역에서 모두 선택적으로 과급압을 올려 넓은 토크밴드를 자랑한다.양산차 최고의 내구성스웨덴은 매우 척박하고 추운 곳이다. 가혹한 환경에서는 튼튼하고 믿음직한 자동차가 필수다. 겨울날 외딴곳에서 한밤중 차가 퍼진다면 여러모로 큰일이다. 휴대폰 신호도 안 잡히고 몇 시간 내로 구조가 안 될 경우 동사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혹한의 지형에서 살아가는 현지인들이 배터리 방전으로 동사했다는 토픽 뉴스를 접할 때면 끔찍하고 비참한 상황이 떠오른다. 이런 연유로 스웨덴 메이커들은 단순함과 실용성, 안전성에 주력해 온 것은 아닐까.이들은 복잡한 구조나 공예품의 관점으로 차를 만들지 않는다. 1960년대 볼보의 2도어 쿠페 P1800은 지금도 여전히 멀쩡하게 돌아다닌다. 이 차의 개량형인 P1800S는 최장 주행거리 기네스 기록(약 525만 km)을 갖고 있다. 2008년 중국 저장지리에 매각된 볼보는 다시금 P1800을 모티프한 컨셉트카를 2013년에 공개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지금의 볼보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포드 산하에서 태어난 XC90 1세대만 하더라도 사실 지금처럼 잘생긴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릴과 테일램프의 유사성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미의식이 다소 부족했다. 그럼에도 국내의 성골 볼보 마니아들은 해외 가격보다 비싼 XC90을 샀다. 외모가 특출나지 않아도 안전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다만 나중에 나온 기아 스포티지 2세대(2004년 출시)가 이 차를 쏙 빼닮아 다소 손해를 보기도 했다.세련된 우드그레인과 가죽, 바워스&윌킨스 메탈 트위터가 백미다 점잖은 페이스리프트시승차는 2세대 XC9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최근 현대차의 파격적인 페이스리프트와 달리 부분변경인데도 뭐가 바뀌었는지 도무지 티가 나지 않는다. 차를 좀 안다는 사람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랫동안 XC90을 탄 오너라면 개선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신형은 마세라티와 유사한 입체적인 크롬 그릴을 부각시킨 익스테리어가 특징이다. 실내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파워트레인도 동일하다. 그렇다고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볼보의 로드맵은 전기차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XC90 T6는 순수 내연기관 중 가장 강력하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T8도 물론 훌륭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 성능 저하와 보증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입체적인 그릴과 DRL LED 헤드램프는 디자인을 완성하는 포인트 게다가 전기 모터와 배터리 때문에 무게가 늘어나 높아진 출력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 적어도 성능만 보면 두 차의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T6가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더 낫다. 아울러 볼보 디젤의 고질병인 에어 호스 고장 이슈는 아직도 개선이 안 되는 걸 보면 가솔린인 T6를 선택하는 쪽이 여러모로 속이 편하다.옥의 티, 시티 세이프티XC90 외관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디자인은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멋지다. 요란하지 않은 헤드램프 하우징과 T자를 형상화한 DRL이 눈을 사로잡는다. 테일램프는 후미를 따라오는 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뛰어난 시인성을 갖고 있다. 캐릭터 라인은 군더더기 없이 프론트 펜더에서 꽁무니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져 시원하면서도 질릴만한 부분이 없다.잘 만든 모노코크 섀시와 프론트 더블 위시본은 찰떡궁합이다 이 차는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다소 투박했지만 이제는 미니멀하고 세련미가 넘친다. 묵직한 도어를 여니 넉넉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시트 포지션은 SUV 치곤 낮으면서 홀드성이 좋다. 가죽은 1억 원에 육박하는 차답게 뛰어나지만 냄새는 호불호가 있는 듯하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S60과 S90에 비해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사용 시 유용하다. 터치가 굼뜨지 않고 직관적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장년층은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듯하다. 반 자율 주행은 스티어링휠 조작계에서 편하게 다룰 수 있다. 2열은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자랑하며 시트 역시 운전석처럼 편안하다. 7인승 구성으로 다인 가족이 이용하기에도 쓸 만하지만 3열 승하차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트렁크로 활용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뒤따르는 차에게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하는 테일램프시동을 거니 가솔린 직분사 엔진치고 정숙하다. 전통적인 원형 스티어링 휠은 늘 친숙하다. 패들 시프터가 안 달렸지만 굳이 필요가 없다. 시트 포지션을 바닥까지 내리니 거의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다. 액셀 페달을 누르자 저속에서부터 막강한 토크가 나온다. 저회전에서 수퍼차저가 작동하며 휘이익~ 하는 소리를 낸다. 다소 호불호가 있지만 질주본능을 깨우는 소리다. 더욱이 SUV에서는 듣기 쉽지 않은, 이질적인 소리다. 얌전한 외모에 폭발적인 심장을 품은 이 차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칭호가 딱들어맞는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뽑아내기 위해 터보차저가 고회전, 수퍼차저가 저회전을 담당한다.패밀리카에 걸맞은 여유로운 2열 공간 근래 시승했던 S90의 스포츠 성향 브레이크 페달과 달리 노멀한 편이라 제동을 걸 때 조작이 편했다. 그래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바로 차를 멈춰 세운다. 볼보가 자랑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반응 민감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볼보의 모든 차종을 탔지만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접촉사고가 예상될 경우 차를 멈추는 기능인데, 차선 변경을 할 때위험한 상황이 아님에도 간혹 생뚱맞게 급제동을 해 놀란 적이 많았다. 그래서 시승할 때마다 민감도를 ‘늦게’로 놓게 된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위한 강력한 안전시스템인 건 분명하지만 예상치 못한 빈번한 제동은 스트레스가 된다. 게다가 뒤따르는 차에 추돌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7명이 탈 수 있지만,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하는 편이 더 낫다 4기통 2.0L의 마이스터겨우 4기통 2.0L 엔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연비지만 실제 경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기량 수치는 의미가 없다. 터보차저와 수퍼차저가 결합된 엔진은 대배기량에 필적하는 파워를 뽐내기 때문이다. 반면 연료는 많이 들어간다. 다양한 방식으로 700km를 달리는 동안 8km/L대 연비를 유지했다.다이내믹 모드로 고정하고 마음껏 달리면 6km/L대 까지 내려간다. 노면이 많이 상한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다가 런 오프 로드 프로텍션(Run-off Road Protection)이 작동했다. 이 기능은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 오프로드로 접어들때 안전벨트를 당겨 운전자를 시트에 밀착시킨다. 사고 시 운전자에게 가해질 데미지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노면의 그립을 놓치면 어김없이 벨트를 조이는 모습에서 볼보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섀시에서는 단단하면서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고장력 보론 강철을 운전석 주변과 필러에 사용했다. 단순히 단단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소재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강성과 복원력, 경량화까지 도모했다. 모노코크지만 과감히 험지로 이동했다. 도심형 SUV지만 오프로드 모드에 놓으면 가벼운 비포장도로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한다.요즘 2.0L를 주력으로 삼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즐비해 딱히 단점이라 느껴지지 않는 파워트레인. 게다가 볼보는 개량을 거듭해 신뢰도가 높다비가 많이 온 직후라 깊숙이 패인 길을 시속 30km 달리는데 주저함이 없다. 바퀴 하나가 붕 뜨는 노면에서도 유연하고 강하게 버티는 섀시는 흡사 프레임 보디라 해도 믿을 정도다. 축구 선수로 치면 벨기에 출신의 다재다능한 케빈 데 브라이너 같다. XC90은 그야말로 헌신적인 올라운더 그 자체다.아쉬운 시티 세이프티 기능과 고급유를 넣는 것만 빼면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그 외에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감을 주었다. 엔진은 요즘 2.0L를 주력으로 삼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즐비해 딱히 단점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개량을 거듭한 볼보의 파워트레인은 신뢰도가 높다. 타보지도 않고 소배기량 고급차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이라도 막상 이 차를 타보면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중후한 멋, 스포티한 속내 아우디 A6 45 TFSI .. 2019-12-12
중후한 멋, 스포티한 속내아우디 A6 45 TFSI QUATTRO아우디(AUDI)라는 단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베스트 모델을 꼽으라면 이 차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많은 아우디 중에서도 A6는 안전성, 승차감, 연비 등 두루두루 좋지 않은 것이 없다. 과거와 현재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아우디만의 뉴트로를 선보이는 A6의 8번째 모델. 중후한 멋을 아는 이들에게 추천한다.달리기는 이렇게 하는 거야꽉 막힌 도심을 빠져나왔다. 뻥 뚫린 도로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오른쪽 다리가 찌릿찌릿했다. ‘밟겠다’는 메시지다. 4기통 터보 엔진이 발휘하는 252마력은 사실 앞바퀴 굴림(아우디의 2WD 모델은 앞바퀴를 굴린다)으로 살짝 불안할 만한 출력이다. 하지만 시승차는 네바퀴를 굴리는 콰트로. 요즘 일반화된 기술이라지만 순수 기계식 시절부터 쌓아 온 콰트로 노하우는 라이벌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내공이 있다. 오른발에 힘을 주니 안정적인 트랙션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속도계가 날뛰기 시작한다. 밟으면 즉각적인 반응이 느껴진다. 가속은 물론 감속을 할 때도 굼뜨지 않고 신속하게 반응한다. 그 뛰어난 응답성은 시승 내내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아우디의 뒤태 아우디는 1970년대에 AWD 시스템의 개발을 시작, 1980년 콰트로(quattro)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면서 승용차 시장에 4WD 바람을 몰고 왔다. 콰트로는 라틴어로 ‘4’를 의미하는데, 특히 WRC에서의 빛나는 활약으로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우디를 말하면서 콰트로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건 마치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콰트로는 아우디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콰트로가 실제 양산차에 적용된 건 그가 사망한 지 29년이 지난 1980년이 되어서다. 상표에서 파생된 명명법으로 콰트로라는 단어의 표기법은 이전에 사용된 명칭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항상 소문자 ‘q’로 표시한다.18인치 타이어는 더욱 스릴 넘친 속도감과 안정성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신형 A6에는 울트라 콰트로 기술을 사용했다. 이름에서는 뭔가 고성능 냄새가 나지만 사실 연비 효율을 더 쥐어짜기 위한 기술이다. 네바퀴 굴림은 센터 디퍼렌셜(혹은 다판 클러치) 외에도 앞뒤로 동력을 전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동계 무게와 저항이 늘어난다. 그래서 많은 차가 상황에 따라 2WD 모드를 마련해 연비를 개선하지만 아우디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바퀴만 굴릴 때 굳이 회전할 필요가 없는 프로펠러 샤프트로 가는 동력을 끊는 전자제어식 클러치를 더했다. 앞바퀴만 굴릴 때는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직렬 5기통 TFSI 엔진은 뛰어난 속도감과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터보 엔진이 주는 맛도 달리는 즐거움을 더했다. 2.0 TFSI 엔진은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매거진이 2005~2006년 올해의 최고 자동차 엔진으로 뽑아그 우수성이 입증됐는데,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을 대표하는 간판 엔진이기도 하다. 터보 직분사 엔진은 토크와 출력을 높이면서 배기가스의 배출은 낮췄다. 252마력의 최고출력, 37.7kg·m의 최대 토크로 어퍼미들 클래스의 A6 차체에서도 제 기량을 뽐냈다.530L나 되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만족할 만하다 뉴트로와 신세대 감성의 공존솔직하게 말하자면, 실내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약간 1990년대, 뉴트로 감성을 연출한 듯한 분위기다. 반면 센터패시아의 디자인은 마치 SF 영화에서 보던 우주선을 탄 느낌이다. 터치스크린을 상단과 하단으로 나누면서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 패드로 바꿨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내비게이션을 활용할 때다.센터패시아의 디스플레이는 상하단으로 나눠 하단에는 손글씨 인식 기능도 넣었다 상단에 지도가 나오고, 하단의 터치스크린에서 글씨를 입력할 수 있다. 글씨 입력 또한 한/영 자판은 물론 손 글씨 입력이 가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조금 날림 글씨도 정확하게 인식되는 게 놀랍다. 터치할 때마다 살짝 진동이 느껴지는 햅틱 피드백은 밋밋하기 쉬운 터치 방식의 단점을 개선해 조작성을 높여준다.더욱더 널찍한 실내에 수평의 라인을 살려 공간감을 확장했다콘솔박스를 열면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나오고, SD카드와 SIM카드 그리고 2개의 USB 포트가 준비됐다. 콘솔박스는 많은 것을 넣을 수는 없고, 카드나 잔돈, 충전기 등을 겨우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채 5cm가 안 되는 듯했다. 중앙에 샤프트가 지나가는 콰트로 모델이라고는 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센터터널 쪽의 수납공간이 거의 없었고, 글로브박스나 도어포켓을 사용해야 했다.센터패시아는 듀얼 스크린을 사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늘렸다 시동을 켜고 안전벨트를 매려고 센터콘솔 쪽을 쳐다보았더니, 클립 입구의 테두리에 불이 들어왔다. 어두울 때 굳이 실내등을 켜지 않아도 안전벨트를 체결하기가 쉬울 듯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주 꼼꼼하게 챙기는 아우디의 세심함에 놀랍다. 콘솔박스 뒤쪽의 2열 승객을 위한 에어컨과 시트 온도 조절 컨트롤이 더욱 빛나 보인다. 여기에 이전 세대보다 35mm가 길어지고, 너비도 10mm가 넓어져서 여유 공간도 충분하다.클러스터 화면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뛰어난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제공한다 그 외에는 아쉬움이 크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의 손잡이, 도어트림, 좌석까지 색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거로 회귀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외관 디자인은 듬직하면서도 배짱 좋은 느낌이고, 센터패시아와 클러스터 화면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데, 유독 왜 나머지 부분들은 마음에 안드는지 모르겠다.도어트림에는 시트 메모리 기능이 적용된다 다양한 스마트한 기능의 조화인테리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운전에 열중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총 5단계로, 속도는 최소 시속 30km에서 최대 210km까지 설정할 수 있다.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도 정확도가 높다. 주행 중에 옆차선에서 자동차가 다가오면, 아웃사이드 미러 안쪽의 램프에서 불이 깜빡여서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사각지대 감지장치도 있다. 2열 승객을 위한 에어컨과 시트 온도 조절 컨트롤이 센터터널 뒤에 배치됐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거리 경고 시스템, 아우디 프리 센스, 사이드 어시스트, 교차로 보조 시스템, 하차 경고 시스템 등 6개다. 특히 아우디 프리센스 360°는 출발할 때나 10km/h 이하로 서행할 때 시스템 한도 내에서 좌회전 시 제동 개입으로 운전자의 차가 마주 오는 차와의 충돌을 막아주고, 후진 시에도 측면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와의 충돌 가능성을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주차 공간에서 빠져나갈 때도 레이더 센서로 후방과 측면의 차를 모니터링한다.시트는 전반적으로 편안하지만 가죽은 영 아쉽다 얼짱 각도는 45°정면에서 마주한 A6의 모습은 무게감 있고 날라리같은 느낌은 아니다. 여기에 양쪽에서 아우디 로고를 향해 모이듯 주간주행등의 불빛이 날카로운 느낌을 뿜어내 때때로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전 7세대 모델보다는 가로의 폭이 늘어난 라디에이터 그릴은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전면 프론트 그릴은 좌우 두 개의 라인을 만들며 뒷바퀴로 이어지고, 이는 트렁크 중심과 리어램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은빛 라인과 이어지면서 완성된다. 트렁크 상단의 아우디 로고를 떠받치는 은빛 라인은 리어램프를 가르면서 햇살을 받아 더욱 밝게 빛난다. 스포츠카도 아닌 정직한 모범생 같은 A6의 내면에 스포티한 정체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리어램프는 날렵한 A6의 본질을 그대로 디자인으로 심고 은빛 라인으로 방점을 찍었다아우디 A6 외관의 부드러우면서도 기품있는 곡선을 맛보는 가장 좋은 각도는 전면부의 보닛과 아웃사이드 미러 사이 45° 되는 각도에 섰을 때다. 고운 선으로 마무리되는 보닛과 옆 라인을 따라 내려오는 두 개의 라인이 만나며 더욱 아우디다운 모습이 느껴진다.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는 0→시속 100km 가속을 6.3초에 끝내고 최고속도 210km/h가 가능하다. 시승차는 2.0L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었지만 45라는 모델명을 사용한다. 최근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배기량이 줄어들고, 동일 엔진에 출력 세팅을 바꾸어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전과 같은 모델명으로는 차의 그레이드를 제대로 나타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우디는 2014년부터 중력 가속도 기준으로 새로운 넘버링 기준을 세웠다. 지구 중력 가속도(1g)를 100으로 했을 때 45만큼의 가속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가속 성능이 더 좋다는 의미다. 드라이빙의 진정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A6를 타보는 게 어떨까? 아울러 중력가속도 45%만큼의 가속성능도 느껴볼 수 있다.글 김영명 기자 사진 최진호
MERCEDES-AMG GT S V8, 엔진 몰고 질주.. 2019-12-09
MERCEDES-AMG GT S V8엔진 몰고 질주하는 쾌감커다란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얹고 뒷차축 바로 앞에 운전석을 배치한 메르세데스-AMG GT.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로 FR 스포츠카의 개성을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의 첫 전용 모델이다. 출력을 522마력으로 높인 고성능형 GT S는 날렵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운동성능, 강력한 출력과 어우러지는 강렬한 사운드까지 매력으로 가득하다.얼마 전 메르세데스 벤츠는 EQC를 국내에 런칭하고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팔기 시작했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 등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고성능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EV 수퍼카에는 그다지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다.1천 마력을 넘는 엄청난 스펙에도 불구하고 모터 개수와 배터리 용량, 충전 규격에서 메커니즘 설명이 끝나니 개성이 없다. 어차피 기성품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데다 레이아웃마저도 판박이처럼 비슷한 전기차는 수퍼카라도 특별함을 기대하기란 어렵다.인테리어는 고성능차와 고급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배치하라내연기관 자동차의 구동계를 설계하는 데는 여러 제약사항이 있다. 반면 이런 부분이 특유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어떤 엔진을 어디에 얹어 어느 바퀴를 구동할지가 중요하다. 전기차라면 할 필요 없는 고민이다. 구동할 바퀴 쪽에 모터를 달면 그만이다.넓직한 센터 터널에는 각종 스위치와 시프트 레버, 수납공간을 몰아놓았다 반대로 메르세데스-AMG GT S에서는 내연기관 개발자들의 고민이 짙게 배어 있다. 비교적 콤팩트한 차체 앞쪽에 V8 엔진을 얹으면서 무게배분을 고려해 최대한 차체 중심에 가깝게 배치했다. 이른바 프론트 미드십 레이아웃. 대신 운전석이 거의 뒷바퀴 가까이 밀려났다.4련 에어벤트는 승용 라인업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의 첫 전용 모델이다. 5년쯤 전,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선보였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외에 고성능의 메르세데스-AMG, 초호화 메르세데스-마이바흐로 브랜드를 3원화했다. 원래 벤츠 튜너였다가 인수된 AMG는 당초 고성능 튜닝 버전이었지만 지금은 독립 브랜드가 되었다. 이번에 시승한 AMG GT S는 기본형의 성능을 높인 522마력 버전. 성능이 더 높은 GT C나 GT R도 있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손에 넣기는 힘들다.가죽 위에 양각으로 새긴 AMG 로고개인적으로 AMG GT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016년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이다. 당시 BMW M6, 아우디 R8과 벤틀리 컨티넨탈, 포르쉐 911 등을 제치고 AMG GT가 시상대를 싹쓸이 했는데, 그 중 한 대가 하리보 스폰서였다. 검은 바탕에 커다란 곰 캐릭터를 그려 넣은 귀여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라이벌을 제치고 당당히 종합 3위를 차지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홀드성이 뛰어나면서도 지나치게 타이트하지 않은 시트 고성능차와 고급차의 특징 두루 갖춰수퍼카와 스포츠카가 무한 경쟁을 벌이는 GT 레이스에서는 미드십, FR, RR이 뒤섞여 달린다. 무게배분이나 운동성 측면에서 미드십이 유리하다지만 그렇다고 미드십이 독주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으로는 미드십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페라리나 아우디, 포드 등 많은 메이커가 미드십 모델을 투입하고 쉐보레는 최근 오랜 전통을 버리고 콜벳을 미드십으로 진화시켰다. 반면 메르세데스는 수퍼카 SLR과 후속작 SLS은 물론 AMG GT마저도 FR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다.비상등과 시트 열선 없다고 당황하지 말자이 차의 보디라인은 롱노스 숏데크의 전형이다.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배치하느라 앞바퀴 한참 뒤에 도어가 있다. 얼굴은 SLS보다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느낌을 강하게 품고 있다. 노즈 중앙의 삼각별 엠블럼과 헤드램프의 형태는 무척 눈에 익지만 긴 노즈와 짧은 엉덩이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고정식 리어윙이 달린 리어 해치 게이트를 열면 넓지는 않아도꽤 유용한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시트 바로 뒤에 차체 강성을 높여주는 스트럿바가 보이고, 강렬한 급제동시 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가림막이 달렸다.시승차의 타이어 상태가……인테리어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그랜드 투어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은색으로 휘감은 4련 원형 에어벤트, 그위에 모니터 배치는 무척 익숙한 벤츠 감성. 변속기를 감싸듯 실내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 터널이 상당히 위압적이다. 여기에는 조그마한 시프트 레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노브와 터치패드 외에 시동과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물론 공조 스위치, 수납공간까지 한데 모아 놓았다. 시승차는 강렬한 붉은색 가죽과 카본 트림이 한데 어우러져 강한 여운을 남긴다화물칸에는 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칸막이도 달렸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흔드는 것은 사운드다. 요즘 자동차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대배기량 고성능차의 포효 말이다. 아이들링부터 거친 숨을 토해내고 액셀 페달을 밟는데 따라 ‘부르르릉’하는 배기음에 ‘쉬리리링’과 ‘휘리리링’하는 소리들이 뒤섞여 마치 대편성 오케스트라처럼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낸다.성능은 더 아찔하다. 자연흡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반응성이 뛰어나면서도 회전수를 가리지 않고 막강한 토크를 쏟아내 운전자의 등을 때린다.벤츠 느낌이 강한 헤드램프 디자인 미드십 만능주의에 반기를 들다V8 엔진 M178은 배기량 4.0L에 트윈터보 과급으로 522마력의 출력과 68.5kg·m의 토크를 낸다. BMW N63 엔진처럼 터보차저를 V뱅크 사이에 배치했는데, 이 방식은 배기 통로 거리를 극단적으로 줄여 반응성에서 유리하다. 출력이나 토크는 AMG 65 라인업에 쓰이는 V12 6.0L 트윈터보 M275가 좋겠지만 너무 무거워 차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쉽다. AMG의 고향 아팔터바흐 공장에서 장인 한명이 책임지고 조립한 M178 엔진의 상면 커버에는 조립자의 이름과 사인이 자랑스럽게 각인되어 있다.아팔터바흐 공장에서는 장인 한 명이 엔진 한 기를 책임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한다미드십이 스포츠카의 성배인 것처럼 숭배받기도 하지만 FR은 오랜 세월 고성능차의 스탠다드로 사랑받아 왔다. 지나치게 민감해지기 쉬운 미드십에 비해 밸런스가 뛰어날 뿐 아니라, 가속시에도 엔진이 앞바퀴를 눌러 안정적인 앞바퀴 그립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시승차에서는 어째서인지 원래와 다른 사이즈, 다른 제품 라인(앞 한국 벤투스 R-S3, 뒤 벤투스 RS4)의 타이어를 끼운데다 상당히 닳아버린 상태라 과하게 몰아붙이기는 다소 부담스러웠다.S 버전은 출력을 522마력으로 높인 고성능형이다AMG GT S의 운동특성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지향이면서도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끈을 놓지 않는다. AMG를 붙였다지만 브랜드의 기본 성향이 어디 쉽게 사라지겠는가? 모터스포츠 활동까지 고려해 스포츠 모델을 만들면서도 FR을 끈질기게 고집하고, 강렬한 사운드와 파워 속에서도 고급차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메르세데스-AMG GT S의 매력이다. 아울러 수십 년 후에는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게 될, 내연기관 시대에 누릴 수 있는 호사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 고성능차라면 누구나 비슷한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뒷차축 위에 걸터앉아 멀티 실린더 엔진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주행은 각별하다. 소중히 아끼고 즐겨야 할, 내연기관 시대의 아름다운 유산이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쏘나타 센슈어스 스마트 센세이션, 즐기기만 하자 2019-11-28
SONATA SENSUOUS 스마트 센세이션, 즐기기만 하자쏘나타 센슈어스. 이 차의 본질은 ‘르 필 루즈(Le Fil Rouge)’다. 르 필 루즈는 현대가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제시한 컨셉트카로 자동차 안에서의 소통, 자동차 밖에서의 새로운 연결에 의미를 두었다.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자동차의 역할을 뿌리부터 바꾸려는 시도였다. 기술과 디자인, 고객경험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아이콘을 의미하는 르 필 루즈. 여기에 바탕으로 나온 게 쏘나타 8세대(DN8)이다. 올봄 첫 트림과 7월에 하이브리드에 이어 지난 9월에는 센슈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DN8 트리오의 완성이다. 20~30대 젊은 감성 녹여내1985년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34년을 한결같이 이어오며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이다. 여느 브랜드, 모델이 다 그렇듯 초창기에는 조금 어수룩했지만 세월에 따라 발전하며 어느덧 놀라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슈어스 전용 에어덕트와 18인치 타이어는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사람이든 자동차든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쏘나타는 개인적으로 느낄 때 7세대부터 그 첫인상이 확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전면부가 더욱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르 필 루즈 컨셉트카를 보면서 8세대를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강한 인상의 그릴, 한데 모아주는 양쪽의 라인이 더욱 날렵한 인상을 준다 “이게 현대차야?” 시승 기간 잠깐 자리를 비울 때나, 지인들이 차를 볼 때, 지나가는 사람들조차도 센슈어스가 내뿜는 아우라에 으레 눈길을 보낸다. 내가 아닌 센슈어스에. 외관에서는 센슈어스(sensuous)다움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주간주행등은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보닛과 헤드라이트를 아우른다. 프론트 그릴은 더욱 대범해졌다. 쏘나타(DN8)에서 단순한 평행선의 조합이었다면, 센슈어스는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된다.DN8에 공통 적용된, 그라데이션 느낌을 주는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가로세로 격자형에서 탈피해 원석을 기하학적 형태로 깎은 듯한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이다. 터보 모델은 엔진 특성상 열이 많이 나는데, 이를 안전하게 소화하려는 기능적인 면도 있다. 더욱 넓어진 프론트 그릴, 범퍼와 안개등이 한데 모여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기본형과 비교했을 때 범퍼가 정면 전 부분에 걸쳐 있고, 기존 안개등이 부메랑 같이 날렵한 모양을 본떴다면 센슈어스는 더욱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1.6 터보 엔진을 품은 센슈어스의 심장은 언제 어디서나 강하고 빠르다뒤태를 보는 건 잔잔히 어둠이 내린 이후가 최고의 타이밍이다. 테일 램프는 현대 로고와 ‘S O N A T A’ 알파벳 사이를 가로지르며 떠받드는 느낌이다. 살짝 올라간 테일 게이트 끝은 날렵 보디 라인의 방점을 찍는다. 배기구를 살짝 감춘 기본형과 달리 센슈어스는 싱글 트윈팁 머플러를 대놓고 드러낸 것도 차이점이다.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은 열을 소화하는 역할과 디자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외관에서 가장 폼 나는 건 앞바퀴 펜더 아래의 에어덕트 그리고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이다. 또한 후방 범퍼 밑 부분에 난 4개의 작은 돌기는 달리면서 앞부분에서 아래위로 갈린 바람이 뒤쪽으로 빠져나가면서 그 흐름의 유도를 돕는다. 그리고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위에 난 6개의 에어로 핀 역시 공기 흐름을 최적으로 조율한다.외관의 완성은 센슈어스 전용 리어 디퓨저와 싱글 트윈팁 머플러다 개성 살리고 편의성 높이고운전자석에 앉으면 먼저 스티어링 휠은 물론 센터패시아와 약간 경사진 공조 스위치 패널 등 운전자를 향하고 있다. 넓고 직관적인 실내 디자인에 넘치는 개성 그리고 편의성이 눈에 띈다. 나파 가죽 시트에 멜란지 니트 내장재는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쏘나타 이름표만 떼면, 럭셔리 브랜드가 연상될 정도로 피부에 닿는 느낌이 좋다. 아니, 이미 쏘나타는 기존의 대중차 이미지에서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환골탈태했다. 실내는 소음 유입이 적어 조용하고 안락하다. 고속에서도 거슬릴 만한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다양한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한데 모았다 변속기도 쏘나타의 기어노브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센슈어스는 마치 테트리스 게임처럼 P, R-N-D를 헛갈리지 않게 잘 세팅했다. 처음 접하면 어색하지만 조금만 타보면 익숙해진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아무리 싫어도 익숙해져야 할 모습이다.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에 최적화돼 시인성이 뛰어나다. 전자식 기어노브 바로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이 있다. 그 바로 옆에 있는 뷰 버튼을 누르면 전방과 상향에서 비치는 자동차의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어, 운전자의 시각과 반사경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한다. 510L의 트렁크는 골프가방 등 많은 양의 짐을 실어도 거뜬하다.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을 중심으로 주정차 시에 필요한 기능을 한데 모았다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진정한 러너터보 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강한 출력과 넓은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토크다.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엔진을 얹은 센슈어스는 역시나 가속이 매력적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을수록 열정을 듬뿍 담아 맹렬히 돌진한다.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은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 공법을 확대해 강도를 10% 이상 높이면서도 무게는 55kg 이상 감량했다. 운동능력도 한층 개선된 만큼 출시 초기부터 강력한 엔진과의 조합이 기대되었다.넓고 편한 2열은 편안한 승차감과 넓은 개방성을 느끼게 한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세계 최초 개발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등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품었다. 이는 엔진 성능과 연비를 올리며 배출 가스는 줄이는 신기술로, 현대 모델 중에서 최초로 적용된 차가 바로 쏘나타 센슈어스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꽤 정확하다 여닫히는 타이밍과 리프트만 조절하던 기존의 가변밸브 기술들과 달리 이 신기술은 더 빨리 열리기 시작해 늦게 닫히게 만들 수 있게 됨으로서 제어 영역이 한층 늘어났다. 덕분에 강력한 출력을 내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자연흡기 2.0 엔진보다 뛰어난 13.7km/L(17인치 타이어 기준)가 되었다.오버헤드 콘솔 램프에는 선루프 사용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자연흡기 2.0의 스마트스트림 G20 엔진이 160마력, 20.0kg·m 힘을 냈는데, 센슈어스는 180마력에 토크는 27.0kg·m에 이른다. 게다가 토크밴드가 1,500~4,500rpm이나 된다. 아이들링을 살짝 넘는 1,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내기 때문에 사실상 터보 레그는 거의 느끼기 힘들다. 드라이브 모드는 커스텀, 스포츠, 컴포트, 에코, 스마트가 있는데, 스포츠와 스마트 모드를 번갈아 바꾸니 부드러움과 민첩함이 느껴진다. 다만 하나 아쉬운 건 조금 과하게 밟으면 귀 근육이 찌릿하고 느껴지는 미세한 소음이다. 터보 특유의 흡기음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소음이겠지만 터보 엔진 애호가들에게는 매력이 된다.실내는 넓고 시원한 디자인에 시각적인 느낌이 더해져 운전하는 내내 편했다참고로 시승차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 4계절용 235/45 R18 사이즈였다. 피렐리를 대표하는 고성능 타이어 라인업으로 시승 내내 뛰어난 제동력과 접지력을 제공했다. 예전 같았으면 ‘쏘나타에 P제로를 끼웠다고?’라면서 거품을 물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쏘나타는 충분히 어울리고도 남는 존재가 되었다.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는 주행의 다양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게 디자인했다 터보 엔진으로 더해진 매력시승 중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다. 설정한 속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라인도 잘 지킨다. 전방충돌방지보조 기능도 뛰어나다. 1~1.5m 정도가 사정권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앞차와의 상대속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경고를 한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선은 물론 점선이나 흐릿한 선에서도 정확하게 반응하는 차로이탈방지 보조시스템은, 나날이 인식률이 높아지는 듯하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와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등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전방 차량 출발 알림과 운전자 주의 경고등도 있다. 운전자의 실수나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전자를 돕거나 보호하는 시스템이 이렇게 많다니 든든하다.도어트림에는 운전석 시트 메모리 기능을 넣어 다양한 편의성을 더했다 짧았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마음껏 느꼈던 시간이었다. 시승차는 강렬한 플레임 레드 색상을 입어 달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눈에 띄게 됐다. 비단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제품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색상이다. 그래서 외장색이 중요하다. 정말 외관에서 엠블럼만 제거하면 수입차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이미 많은 쏘나타가 거리에 굴러다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기존 쏘나타에서 이미지 변신을 했다는 뜻이다.조수석 시트 조절 스위치를 옆에 달아 혼자 운전할 때도 움직일 필요가 없다2008년, 현대자동차는 1세대 플랫폼을 완성해 YF 쏘나타에 적용했다. 2015년에는 LF 쏘나타가 2세대 플랫폼을 달고 나왔다. 그리고 올해 들어 3세대 플랫폼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진화한 8세대 쏘나타에서 방점을 찍었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으로 태어나 보다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려고 애쓴다. 쏘나타 역시 1세대 소나타에서는 다소 미숙했지만 DN8에 이르러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센슈어스는 스마트스트림 터보 엔진의 강력한 힘 덕분에 뛰어난 주행능력과 편안한 승차감까지 두루 챙겼다. 머지않은 날, 쏘나타 센슈어스에 몸을 싣고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꿈에 젖어 보았다. 글 김영명 기자 사진 최진호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디젤, ‘믿거’ 마세라티 아닌가요.. 2019-11-26
MASERATI QUATTROPORTE DIESEL‘믿거’ 마세라티 아닌가요? 응 아니야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콰트로포르테 디젤을 시승했다. 멋진 배기 사운드는 웬만한 가솔린차 부럽지 않다. 배기 사운드가 가솔린보다 다소 약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마세라티는 과감히 아니라고 말한다. 뛰어난 연비 대비 단점이 분명한 디젤 엔진이지만 마세라티 디젤은 그 모든 것을 상쇄할만한 장점으로 가득하다.마세라티 앞에서는 다들 츤데레고급 메이커인데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메이커도 고객도 손해다. 개인적으로 마세라티를 좋아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골처럼 우려먹는다 폄하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런 비판 대부분은 아마도 실제 타본 적 없는 사람들의 여론인 듯하다.마세라티는 모든 이들의 드림카지만 막상 사려고 하면 주변의 만류로 독일 3사 차 중 하나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한다면 마음 한편에 삼지창이 자리 잡아 언젠가는 마세라티를 사게 되지 않을까. 특히 반골 기질 다분한 유복한 사람이라면 제격이다. 주변 의견은 결국 남의 의견일 뿐이다.신기술에만 열광하는 이들에게 마세라티의 긴 모델 주기와 옵션의 부재는 단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모델 교체 주기가 빠른 메이커는 자기 차가 쉽게 구형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옵션의 부재 역시 큰 문제가 안 된다. 고성능 차를 몰면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답시고 조잡한 인터페이스를 만지작거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으면 마세라티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콰트로포르테 디젤 역시 마찬가지다.F 세그먼트 중 가장 아름다운 세단시승차는 콰트로포르테 6세대 모델로 2013년에 출시됐다. 기존에는 이탈리안 메이커 특유의 단차 문제로 조립품질이 엉망이었던 반면에 신형은 이런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이 차의 플랫폼은 코드네임이 다르지만 기블리의 것이다. 현재 마세라티 모델 전부 공통으로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이플랫폼을 좋아하는 이유는 후륜 기반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프론트 미드십에 가까운 레이아웃으로 전통적인 고급차의 비율이라서 아름답다. 여기에 아가미를 형상화한 사이드 벤트까지 더해져 백미다. 이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가 된 이 디자인은 콰트로포르테 5세대부터 쓰였다. 마세라티는 한때 경영난 문제로 여러 기업을 옮겨 다니던 암울한 시기가 있어서 그런지 콰트로포르테 1세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멋이 없다. 5세대부터 비교적 괜찮아지더니 현행 모델에 와서 완성에 도달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이탈리안 특유의 미의식과 감성이 담겼다. 타 메이커는 구현할 수 없는 관능적인 선이 단연 돋보인다.보통의 대형 세단은 위엄 있게 보이려 그릴을 상단에 배치하는데 콰트로포르테는 그보다 아래에 있다. 지면에 가까운 그릴과 볼륨감 있는 앞 팬더를 시작으로 후면 트렁크까지 이어진 미려한 선이 압권이다. 이러니 마세라티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게 아닐까.리어 범퍼 하단에서 트렁크 상단까지의 길이는 다소 짧아 F 세그먼트의 경쟁 모델 대비 꽁무니가 슬림하다. 기블리는 뒤 팬더 라인을 높게 잡았지만 콰트로포르테는 그보다 낮아 중후하다. 이쪽이 보수적이고 확실히 고급차답다. LED DRL이 더해진 후기형 헤드램프는 또렷한 눈매가 멋져 전기형 오너들이 개조하는 경우도 있다.스쿠데리아팀 역대 최고의 미캐닉이 조율한 엔진콰트로포르테의 디자인과 배기 사운드는 최고로 치지만 파워트레인 역시 수작이다. 당연하겠지만 페라리에는 디젤 엔진이 없다. 실질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엔진 전문 기업 VM 모토리의 A630 DOHC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튜닝을 거쳐 마세라티의 심장으로 변모시켰다. 당시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을 이끌던 파올로 마르티넬리는 한때 슈마허와 함께 페라리에게 수많은 F1 우승을 안겨줬던 엔진계의 마이스터.좋은 가죽 냄새 풀풀 나는 실내를 들어설 때 삼지창 엠블럼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뿌듯하다지프와 크라이슬러 등 FCA 그룹에도 A630 계열 엔진이 많이 쓰이지만 마세라티 디젤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강력한 성능과 함께 매력 넘치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V6 3.0L 싱글 터보 구성으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6.4초의 성능을 낸다. 노멀 모드로 약 1,000km를 달리면서 평균 연비가 13km/L대 수준이 나왔다.정체구간에서는 12km/L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을 정도로 효율이 뛰어났다. 2,00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와 도심지에서도 쾌적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300km를 가혹하게 다뤘지만 10km/L 대의 연비를 유지했다. 공인 연비보다 높은 수치다.페라리에서 마이클 슈마허와 전성기를 보냈던 미캐닉이 조율한 심장사운드를 위해서는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테크놀로지를 개발했다. 테일 파이프 근처에 더해진 2개의 액추에이터가 상황에 따라 작동하며 소리를 조율하는데, 일반적인 디젤 엔진에서 느껴보기 힘든 매력적인 배기음이 드라이빙의 감동을 제공한다.디젤마저 환상의 사운드도어를 열고 콰트로포르테에 올랐다. 이 차는 그란루쏘 트림으로 곳곳에 고급 패브릭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가죽을 더 선호하지만 좋은 패브릭은 좋은 가죽 못지않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마세라티 가운데 가장 예쁘다.클래식하면서 화려함을 놓치지 않은 구성이다. 의외로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이어서 헤드룸이 좁지만 180cm 초반 70kg대 기자에게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우드 그레인은 다소 호불호가 있으나 실제로는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었다. 기존에는 터치스크린의 두꺼운 베젤에 은색으로 조화롭지 못했는데, 신형은 얇고 검은 이너 베젤에 큰 화면으로 깔끔해졌다. 2열은 풀사이즈 세단답게 레그룸이 여유롭고 시트는 몸을 잘 고정시켜 와인딩은 물론 쇼퍼 드리븐으로도 손색없다.클래식과 화려함 모두 충족시키는 대시보드 레이아웃 시동을 거니 새차라 그런지 진동이 거의 없다. 노멀 모드에서는 소음이 없어서 가솔린차인지 헷갈릴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하니 걸걸한 소리가 실내로 유입된다. 두 개의 액츄에이터가 작동하며 배기 사운드가 증폭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 메이커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지만 마세라티는 디젤임에도 기가 막힌 사운드다. 최근 마세라티의 로드맵은 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향한다. 다들 마세라티에서 배기 사운드 빼면 뭐가 있냐고 하지만 걱정이 안 된다. 앞으로는 스피커를 사용해 오히려 다양한 소리를 낼수 있으니 특히 마세라티라면 환상적인 사운드를 제공할 것임에 틀림없다.고정식 두툼한 알루미늄제 패들 시프터의 조작감은 독일 메이커에서 느껴볼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다시 노멀로 고정하고 액셀 페달을 밟았다. 폭이 2m에 육박하는 차체는 신기하게도 중형차를 다루는 느낌이다. 큰 차를 탈 때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 게다가 2t 이하의 무게로 콰트로포르테 중 가장 가볍다. 잘 조율된 대배기량 엔진과 훌륭한 섀시는 연속된 타이트 코너를 매끄럽게 탈출한다. 아울러 롤 제어까지 뛰어나 강원도의 와인딩 로드를 2시간 넘게 타는데도 편안하다. 2열 승객 역시 몸이 잘 고정되어 멀미가 나지 않아 온 가족의 컨디션을 쾌적하게 유지해 주었다.점점 레어한 후륜구동 세단현재 국내에서 이 차의 라이벌은 S클래스 350d 4매틱과 BMW 730Ld X 드라이브로 모두 디젤에 네바퀴굴림이다. AWD 시스템이 장점이라지만 미끄러운 길이 아니라면 굳이 네바퀴굴림이 필요치 않을 출력이다. AWD 시스템은 복잡하고 무거운 데다 구동계 저항도 늘어나 연비와 운동성, 정비성에서 감점이다. 후륜 구동이 미끄러운 길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가벼운 구동계로 연비와 운동성에서 명백한 장점이 있다. 기자가 콰트로포르테 디젤을 마세라티 최고의 차로 꼽는 이유 역시 아름다운 디자인과 파올로 마르티넬리가 손본 파워트레인 그리고 후륜구동이라는 점 때문이다.제아무리 차가 훌륭하더라도 마세라티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의 선입견과 선민의식으로 비판만 한다면 소용이 없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우선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주변인 중마세라티 안티(한 번도 안 타본 카더라 맹신자)를 위해 이좋은 차를 조만간 시승 신청해야겠다.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탈리아 현지시승] 람보르기니 아벤 타도르 SVJ 2019-11-22
인종차별주의자 마저 경외하게 만드는 람보르기니 LAMBORGHINI AVENTADOR SVJ 아벤타도르 SVJ를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볼로냐 일대에서 시승했다. 아벤타도르의 최종형인 SVJ는 ALA 공력 시스템과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해져 공기저항과 열 스트레스를 줄여 시종일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게다가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의 맹렬한 회전 질감과 싱글 클러치 기어박스의 전율을 경험하면 EV 수퍼카 시대를 거부할 수밖에 없게 된다.희망은 좋은 것이탈리아에서 람보르기니를 만났다. 무려 아벤타도르 SVJ(이하 SVJ)다.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꽃의 도시 플로렌스를 뒤로하고 렌터카를 타고 볼로냐로 향했다. 목적지는 산타가타 볼로네제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 인근 호텔. 일생일대의 기회라 SVJ를 만나기 앞서 최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루틴이 필요했다. 보통은 이탈리아의 석양을 바라보며 지방주를 입에 털어 넣는다. 굉장히 교양 없고 야만적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여행지에 오면 빨리 취하는 걸 즐긴다. 더욱이 장거리 운전을 한 직후라 술부터 찾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SVJ를 타야 하니 술을 단 한 모금도 안 마시게 된다. 그건 환상적인 수퍼카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어마어마한 고성능 차를 다루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이 필수다.ALA 시스템 작동상태를 실시간 클러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잠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먹구름이다.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하필 운명의 날에 좋았던 날씨가 나빠지니 짜증이 났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었는데 시승차 생각에 잠이 안 온다.모든 아벤타도르를 타보았지만 하드코어 퍼포먼스 최종 버전인 SVJ라서 더그런 듯하다. 이건 마치 캠퍼스나 직장 내 최고의 퀸카와 온종일 데이트할 수있는 찬스와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흠모하는 걸로 그치지만 간혹 염원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때는 뇌에 도파민이 거의 풀로 채워져 온 우주를 다 가진 기분이 된다. 그래서 사람은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한다고 하는 모양이다.최고의 그립을 선사하는 스티어링 휠, 고정식 패들 시프터의 타격감 역시 예술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절친 레드에게 보내는 편지에 “희망은 좋아, 좋은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딱어울리는 말이다. 그래서 SVJ는 뮤즈와도 같다. 이 차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물론 세상에는 SVJ보다 더 비싼 한정판이 많지만 SVJ 만큼 멋지고 자극적인 차는 무척 드물다. 람보르기니의 전통성과 집념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 제원표와 가격만 줄줄 외우는 사람들에게 SVJ는 그저 평범한 수퍼카일 수도 있다. 실제 타 볼 수 없는 사람 기준에서는 말이다.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그린 하우스. 도어 트림은 모두 카본제첫 만남아침이 밝았다. 7시에 조식을 하러 내려갔다. 3성급 호텔로는 드물게 메뉴가 다양하다. 보통 이탈리아 3성급 호텔 조식은 질의 차이가 상당하다. 리뷰와 평점에 혹해서 선택을 했다가 실망하는 때가 많다. 그런데 이 호텔은 메뉴가 다양할 뿐 아니라 맛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산미가 없는 지독히 진하고 쓴맛이라 정신이 번쩍 들어 취향에 맞았다. 기분 좋게 호텔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람보르기니 본사로 향했다.산타가타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는 무채색 건물로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걸작을 내놓는 메이커라 그런지 데스크의 직원마저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로 채워졌다. 안내를 받으며 시승차 서류에 사인을 하는 평범한 과정인데도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한국에서 람보르기니를 시승했는데 본고장에서 SVJ를 볼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감개무량했다. 응접실에서 센테나리오의 포스터를 구경하고 있는데 담당자 릴리가 마중을 나왔다. 릴리 역시 끝내주는 미녀였다. 그녀는 박물관과 팩토리 투어 안내까지 자처해 박물관과 공장 구석구석 정보들을 기자에게 알려줬다. 1,700대 한정인 SVJ 쿠페와 로드스터 라인업은 완판되었지만 생산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벤타도르 자체가 수작업이 대부분이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출고를 기다리는 오너의 마음은 희망고문에 가깝지 않을까. 한참 대화를 하는데 흥미롭게도 그녀의 남자친구가 람보르기니 오너란다.  사내커플은 아니다. “맙소사. 남자친구 차가 람보르기니라고! 맘에 들어?” 물어보니 손사래를 친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타는 차는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 타본 아벤타도르 S의 시트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SVJ 사면 전동 시트 옵션 꼭 넣을 거야.”라고 하니 그제서야 릴리가 웃는다.기존보다 커진 사이드 덕트 안에 대용량 라디에이터가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는 분명 뼈를 깎는 고통으로 입체적인 디자인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사옥 밖에서 묘한 매트 그린 컬러의 SVJ가 대기하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도 흡사 살아있는 맹수 같다. 건너편에 주차된 우라칸 에보, 우루스와는 차원이 다른 아우라가 주변 모든 차를 단숨에 평범하게 만든다.내비게이션을 세팅하고 상태 점검을 마쳐 이제 떠나면 된다. 도어를 열고 콕핏에 앉았다. 쿠션이 없는 버킷시트는 홀드성이 뛰어났다. 볼스터는 호화롭게 가죽으로 마감했다. 그 외의 부분은 알칸타라다. 도어트림은 모두 카본제다. 제아무리 비싼 수퍼카라도 이렇게 전체를 카본으로 해주는 경우는 드물다.구경하겠다고 SVJ의 후미를 바짝 붙여서 좇아가는 순간 인생이 고달파지니 피하는 게 상책 레이시스트를 ‘분노조절 잘해’로 만드는시동을 거니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우렁찬 사운드를 토해낸다. 클러스터 그래픽 디자인은 센테나리오에서 그대로 갖고 왔다. 드라이브 모드를 우선 스포츠로 고정했다. 낮은 지상고를 리프팅 해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창문을 내려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정문 출구에서 좌측 도로로 빠져 긴 직선로로 들어섰다. 낮 온도는 22℃로 간헐적으로 햇빛이 비쳤다. 이곳 사람들은 분명 람보르기니를 숱하게 볼 텐데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운 시프트로 백프레셔 사운드를 내니 다들 그렇게 좋아한다. 국내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많아 피하게 되는데 반면 여기는 되려 축복하는 분위기다. 어디를 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가운데 덕트를 통해 리어윙으로 공기가 들어간다. 상황에 따라 플랩을 조절해 뒤쪽 슬롯으로 공기가 빠져나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기 오기 전까지 시트로엥 C1 렌터카를 타고 시골동네를 달릴 때면 가끔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때가 있었다. 메이커 초청 일정에서는 느끼기 힘들지만 유색인종이 홀로 외딴곳을 여행할 때는 누구나 쉽게 경험하게 된다. 한 번은 시에나 근처 시골 스낵바에서 음료 주문을 하는데 치아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청년이 계속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말을 걸었다.못 알아들으니 폰을 건네서 번역기에 입력을 하게 했다. “일본인, 당신은 여기를 전부 사야만 웃을 수 있습니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욕을 퍼붓고 가게를 나왔던 적도 있었다. 백인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상황을몇 번 경험해보니 눈빛과 기운만으로도 인종차별주의자를 알아보는 감각이 생겨났다. 반면 SVJ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굉장히 달랐다. 더군다나 평민의 삶을 살아왔던 기자로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존재 자체가 축복인 이차는 속 좁은 인간들의 눈마저 선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프론트 역시 다운포스와 공기저항 모두 최적화 시켰다. 게다가 비싼 차답게 깜박이가 토파즈를 박아놓은 듯하다 원정에서도 환호 받는 존재감스낵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한참을 이동하는데 어느새 마라넬로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바르셀로나 거리를 배회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길을 재촉했다. 그런 와중에도 동네 사람들은 다들 넋 놓고 이차를 바라본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거리에서 메시를 발견하고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는 그런 느낌이다. 한참을 흉포한 맹수를 다뤄서 그런지 허기가 느껴져 주차가 용이한 길거리 케밥집에 들어갔다. 이 차를 소유한 사람은 주차가 편한 곳만 갈 것 같다. 흥미롭게도 SVJ는 옥탄가가 높은 고급유만 먹지만 정작 오너는 스낵바에서 파니니, 케밥으로 때울 때가 많지 않을까.테라스에 앉아 케밥을 먹는데도 음식 맛은 관심에 없다. 이 차가 주는 마음의 풍요는 고통마저 감내하고 즐기는 경지로 이끈다. 커피를 마실 때조차 눈 밖을 벗어나면 불안하기에 담배를 안 피우는데도 쌀쌀한 카페 밖 테라스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럼에도 행복하다.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역대 최고 람보르기니에만 허락되는 SVJ사실 모터스포츠에 뚜렷한 족적이 없는 람보르기니지만 양산형 스포츠카만큼은 늘 최고였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 기록이 좋은 차 기준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최근 고성능 차의 지표로 여겨지다 보니 람보르기니 역시 그에 걸맞은 성능으로 개선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SVJ는 양산차 최고속 랩타임 기록을 세워서(포르쉐 GT2 RS MR이 지난해 갱신했지만 양산차는 아니다) 멋과 성능 모두를 양립시켰다.아이들이 갑작스럽게 뛰어들어도 강력한 제동력으로 차를 금세 멈춰 세운다SVJ는 Super Veloce Jota의 약자로 매우 빠른 이오타라는 뜻이다. 최초의 이오타는 1970년에 미우라 P400을 바탕으로 딱 한 대만 제작되었다. 당시 FIA의 경주차 규정 부칙 J조항에 맞추어 개발된 이오타는 레이스 활동보다는 미우라 성능 개선을 위한 선행연구 목적이 컸다. 이탈리아어는 J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페인어에서 비슷한 모양의 이오타를 가져왔다. 이오타는 람보르기니 모터스포츠 활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듬해 사고로 대파되었다.하차할 때는 꼭 브루스 웨인이 된 것 같다. 운전자의 또다른 페르소나 SVJ. 콕핏에 있으면 과거 따위는 지워진다 사실 미우라를 이야기하려면 전설적인 엔지니어이자 테스트 드라이버였던밥 월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람보르기니의 원년 멤버인 그는 350GT의 생산을 돕는 미케닉에 불과했다. 그런데 람보르기니 실세들에게 눈에 띄어 수석 테스트 드라이버 겸 개발 담당자로 승진했다. 당시 람보르기니의 성능 테스트는 대부분 고속도로와 외곽의 와인딩 로드에서 이루어졌다. 때로는 인근 서킷을 가기도 해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테스트 드라이버들과도 비공식 경쟁이 빈번히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회사의 전폭적 지지를 받던 월레스는 1965년에 파올로 스탄자니와 함께 미우라(P400)를 개발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P400에 이어 성능을 높인 S, SV가 순차적으로 출시됐다.미드십 수퍼카의 타이트한 엔진룸은 방열이 가장 중요하다 이오타 역시 밥 월레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P400을 기반으로 출력을 높이고 무게를 덜면서 공력 성능 키트까지 더해 멋진 외관을 자랑했다. 이 차는 도로용이지만 앞서 서술한 부칙 J의 규정을 충족시켰다. 그 멋진 모습에 반한 고객들의 염원으로 P400 SV를 기반으로 한 SVJ가 극소수 제작되었다. 이차는 총 5대만 만들어져 희소가치가 높다. 디아블로에도 SE30 이오타가 있었지만 SVJ라는 이름은 미우라에서만 존재했다. 지금의 아벤타도르 SVJ가 사실상 미우라 SVJ에 이은 2번째 적통인 셈이다. 그 상징성과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또 다른 페르소나, SVJ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리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처럼 SVJ의 반납 시간이 임박했다. 키를 데스크에 건네고 본사 근처 마을에서 낮에 봤던 사람들 앞에서 기자의 민낯을 보여주려니 괜히 신경이 쓰였다. 있는 척하지 말자가 기자의 좌우명이었는데 SVJ는 든든한 빽이나 절세 미녀와 같아 옆에 둘때 자랑하고픈 욕구가 용솟음쳤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동안 수퍼스타의 하루를 체험했다. 그 자극은 매우 강렬했다. 이 차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지만 12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이 차와 함께 하면서 수많은 영감과 특별한 경험을 얻었기에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다. 가르침이나 깨달음은 책이나 스승의 가르침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너무나 비현실적인 SVJ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네는 파란색 약과 같다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볼로냐 역에서 코르사 모드로 바꾸고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볼로냐 역 앞은 많은 인파의 시선이 이 차에 쏠렸다. 게다가 거리는 전부 회랑이라서 배기 사운드는 한껏 증폭되었다. 신호 대기 중스위스 번호판을 단 458 스페치알레 오너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서 사진 찍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SVJ와 함께 할 때면 세상은 한없이 여유롭고 친절했다. 목적지를 다시 산타가타 람보르기니 본사로 찍고 외곽 도로를 탔다.완연한 가을 해가 지면서 노을빛이 대지를 적셨다. 캐빈 안에도 석양이 묻어 황홀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국땅, 수퍼카의 성지, 람보르기니 본진이 있는 곳에서 SVJ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로또 복권과 비슷한 확률이 아닐까. 하지만 어느덧 마법이 풀릴 시간이다.기자에게 가을은 낙엽을 보면 그저 싱숭생숭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기억밖에 없었다. 게다가 머나먼 타국에서 인종차별까지 겪으니 그 외로움과 설움은더 증폭이 되었다. 그런데 아벤타도르 SVJ를 몰고 볼로냐 일대를 떠들썩하게 다니고 나니 나쁜 기억은 어느새 모두 사라져 버렸다. 환상적이면서도 황홀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졌다.글, 사진 맹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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